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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검사 면담권, 성범죄 피해자 반복 진술 고통 줄여야”

    정청래 “검사 면담권, 성범죄 피해자 반복 진술 고통 줄여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새로 담긴 ‘사실관계 확인’ 절차, 이른바 검사의 면담권이 성범죄 피해자 등의 반복 진술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가 경찰 수사부터 검사의 공소제기 판단, 재판에 이르기까지 같은 진술을 반복하며 겪는 고통을 줄이도록 제도를 세밀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인권 강화 방안’ 토론회 질의응답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것도, 재판을 받는 것도 고통”이라며 “경찰 수사도 고통스러운데 면담권으로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 또 한 번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확인은 해야 하고 가해자는 엄정히 처벌해야 한다”며 피해자의 부담을 줄일 방안을 패널들에게 물었다. 경찰 수사심의위원인 박지영 변호사는 “면담은 조사와 성격이 다르고 더 포괄적인 이야기가 오갈 수 있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며 “면담의 개념을 정확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성범죄와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에서는 반복 조사를 최소화하는 실무 관행이 있지만, 면담이 사실상 조사로 변질되지 않도록 그 개념과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면담뿐 아니라 검사가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보완수사요구도 피해자의 진술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 후보는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가 수사와 기소, 재판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일을 겪지 않도록 보완수사요구 과정에 잘 반영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국회에서 표결할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검사의 수사권 폐지에 따른 보완 장치로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신설됐다.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다만 검사가 이 절차를 통해 취득한 진술 등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한편, 정 후보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늦은 만큼 공소청에 수사관이 잔류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는지 항상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공소청 출범 이후 검찰 수사권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선태, 논란 끝에 ‘돈선태’ 하차…“리센느 대표·멤버에 직접 사과”

    김선태, 논란 끝에 ‘돈선태’ 하차…“리센느 대표·멤버에 직접 사과”

    ‘충주맨’으로 명성을 얻고 유튜버로 전향한 전직 공무원 김선태가 웹 예능에서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에게 ‘무섭노’ 질문으로 추가 논란을 일으킨 끝에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 김선태는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제가 좀 욕심이 있었나 보다. 공중파 방송 단독 MC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해 보니까 사실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리센느에 ‘무섭노’ 언급하며 무리한 진행 비판받아 앞서 김선태는 KBS 유튜브 오리지널 웹 예능 ‘돈선태: 성공시대’ 선공개 영상에서 게스트로 초대된 원이에게 ‘무섭노’ 사투리 논란을 재차 짚었다. 앞서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는 한 콘텐츠에서 “무섭노”라고 말했다가 해당 표현의 의미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주장과 경상도 방언이라는 반론이 맞섰다. 원이는 “저도 사실 너무 놀랐다. 하루아침에 뉴스에 나오니까 너무 무서운 거다”라고 말했다. 해당 문제를 조심스럽게 질문할 수는 있었으나 이어진 김선태의 언급이 논란을 키웠다. 김선태는 “(이번 논란이) ‘일종의 바이럴(입소문을 통한 홍보)이다’라고 말한 사람은 혹시 없었나”라고 물었고, 사투리로 “정치판에 내 얘기가 왜 나오노”라고 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원이가 “저는 뉴스에 나온다는 게 우리 그룹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이 너무 많이 됐다”고 답했는데도 김선태와 제작진이 무리한 요구를 이어갔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KBS는 해당 영상의 쇼츠 버전에 홍명보, 이재용, 최태원, 민희진, 뉴진스, 이재명, 한동훈 등 영상 내용과는 관련 없는 유명인들의 이름을 태그해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비판이 거세지자 현재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고, 채널 ‘케백수 오리지널’ 역시 채널 자체를 비공개한 상황이다. “제 능력 부족 탓…리센느 소속사와 멤버에 직접 사과”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사과를 했던 김선태는 이날 2차 사과 영상에서 “제가 능력이 부족하고 사실 소속사 없이 혼자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제 탓이다. 단독 MC로서 방송을 이끌어가는 것에 대해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면서 ‘돈선태’에서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계약도 있고, 방송국에서 정규 편성도 한 상황에서 자진 하차 결정이 사실 쉽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리센느 측에도 직접 사과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선태는 “어제 리센느 소속사(더뮤즈엔터테인먼트) 대표님과 통화를 했고, 대표님과 멤버들에게 직접 사과를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제가 연락하기 전에 멤버분들이 먼저 저를 걱정해 주셨다고 한다. 그래서 두 번, 세 번 다시 더 죄송하고, 제가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제가 진짜 좀 초심을 잃었나 그런 생각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선태는 “이번 일로 불편하셨던 분들, 저희 구독자분들에게도 신경 쓰게 해 드려서 정말 죄송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선태는 전날 사과 영상에서 “선공개 영상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무책임했다. 방송국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업로드 영상에 대해 어떠한 사전 검토나 사전 공개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셨던 게스트에 대한 무리한 언급을 했던 것 또한 명백한 저의 잘못이다. 첫 촬영이어서 촬영 당일 대본 소화에 급급해 현장에서 대본의 문제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 AI 농기계로 벼베고 모내고…폭염 뚫은 햅쌀 ‘빠르미’ 수확

    AI 농기계로 벼베고 모내고…폭염 뚫은 햅쌀 ‘빠르미’ 수확

    ‘국내 최단’ 빠르미 수확·이앙 등 한 번에AI로 자율주행 콤바인·무인 트랙터 등이앙기 뒤로 드론이 따라가며 비료 살포박수현 지사 “농촌 곳곳에 AI 적용”김기재 당진시장 “현장 기술 지도 최선” 충남 당진에서 폭염을 이겨낸 국내 최단기간 재배 벼 품종인 ‘빠르미2’가 수확을 시작했다. 폭염이 한창인 들녘에서는 AI 농기계로 동시 수확과 이앙이 이뤄지면서 농업에도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적용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31일 당진시 신평면 논에서 ‘AI 자율주행 농기계 활용 빠르미향 벼 수확·이앙 행사’를 개최했다. 박수현 지사와 김기재 당진시장, 농업단체 회원, 농가, 유관 기관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햅쌀 기부, 빠르미향 특성 보고, AI 농기계 수확·이앙 시연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도가 개발한 빠르미는 80일 안팎으로 △노지 이기작(빠르미+빠르미) △노지 이모작(옥수수·감자·강낭콩+빠르미, 빠르미+감자·배추 등) △시설하우스 삼모작(수박+빠르미+오이 등) △한 번 모내기로 두 번 수확하는 움벼 재배 등이 가능하다. 수확한 빠르미는 지난 5월 6일 모내기를 실시한 뒤 86일이 경과했다. 빠르미는 농자재와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물 사용량은 53%, 비료 10%, 농약 50% 절감 효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과 비료, 농약 사용 저감은 지구 온난화 원인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물질인 메탄가스를 32% 줄이며 탄소중립도 뒷받침한다. 이날 행사는 자율주행 콤바인이 수확한 논을 AI 트랙터가 갈아엎는 동시에, 무인 로봇 운반차가 나른 모판을 옮겨 실은 직진자율주행 이앙기가 모내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류 퇴치 드론은 스테이션을 이륙해 논 구석구석 미리 정해둔 경로를 비행하며 조류가 싫어하는 소리를 내보내 참새 등을 쫓았다. 이어 투입한 자율주행 콤바인은 3단계 자율작업 기능을 탑재해 작업자가 직접 운전해 농경지 외곽을 한 바퀴 돌면 이후부터는 스스로 수확부터 곡물 배출까지 전 과정을 진행했다. 무인으로 땅갈이 작업을 펼친 트랙터는 기기 자체에서 판단·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하고 있다. 작업자가 스마트폰을 한 번 터치하자 경로 생성과 작업 등을 스스로 진행했다. 벼베기·땅갈이 작업 옆, 빠르미를 미리 수확해 만들어 둔 무논에서는 직진자율주행 이앙기가 모내기 작업을 펼쳤다. 이앙기 뒤로는 드론이 따라가며 비료를 살포하고 이앙기로의 모판 운반은 무인 로봇 운반차가 맡았다. 박수현 지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생산되는 쌀인 빠르미처럼,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농업에 AI를 적용해 첨단 기술로 인한 이윤과 혜택이 농촌 곳곳에 스며들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재 당진시장은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쌀을 재배할 수 있도록 현장 기술 지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기록적인 더위에 부산항만도 비상 ‘근로자 폭염 노출 최소화’

    기록적인 더위에 부산항만도 비상 ‘근로자 폭염 노출 최소화’

    부산항만공사는 항만 운영 및 건설 종사자를 폭염 위한 안전 캠페인과 온열질환 예방 지원 활동을 강화한다고 31일 밝혔다. 공사는 우선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경우 근로자에게 매 2시간 이내에 20분 이상 휴식을 보장토록 했다 또 현장 여건에 따라 해당 기준을 강화해 매시간 15분씩 휴식하거나 작업 시작 시각을 앞당겨 한낮 옥외작업을 최소화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토록 했다. ‘물, 냉방장치, 휴식, 보냉장구, 119 신고’ 등 폭염안전 5대 기본 수칙 홍보도 강화하는 한편 각 운영·건설 관련 사업장의 온열질환 예방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얼음물, 이온 음료, 냉각제품, 체감온도 측정기 등 2천여점을 지원했다. 온열질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냉각 용품과 응급 대응 물품을 담은 폭염 응급키트도 지원했다. 건설 현장 안전모에 부착하는 온열질환 예방 스티커도 배포했다. 이 스티커는 폭염 노출시간에 따른 변색 여부로 온열질환 위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공사는 화물자동차 운전자를 대상으로도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안내하고 예방 물품을 지원하는 등 부산항만 관련 종사자 전반으로 폭염 안전망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
  • 유명 男배우, 김혜수 ‘란제리룩’ 보더니…“상식 밖” 놀란 이유

    유명 男배우, 김혜수 ‘란제리룩’ 보더니…“상식 밖” 놀란 이유

    배우 김지훈이 김혜수의 철저한 자기관리에 감탄하며 “내 상식 밖의 인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끈다. 30일 유튜브 채널 ‘피디씨 by PDC’에 공개된 영상에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의 주연 배우 김혜수, 조여정, 김지훈, 김재철이 출연해 작품과 촬영 비하인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네 사람은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를 “연쇄 추돌 블랙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극 중 노출 장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조여정은 김지훈에게 “너무 멋있어서 집중이 안 됐다”며 “그 장면 때문에 몸을 준비한 거냐”고 물었다. 이에 김지훈은 “평소에도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체중이 정말 똑같다. 작품을 할 때나 쉬고 있을 때나 입금 전후가 거의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김혜수는 “나는 진짜 다른데”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김혜수의 자기관리로 이어졌다. 김지훈은 “촬영하면서 놀란 게 혜수 선배가 정말 많이 드신다는 점이었다”며 “드라마를 보면 란제리를 입은 실루엣이 나오는데 배가 전혀 없다”고 했다. 김재철도 “‘타짜’의 정마담이 떠올랐다”며 공감했다. 김지훈은 “너무 늘씬하고 길쭉하다. 선배님을 보면서 ‘내가 아직 사람 인체를 잘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상식 밖의 신체를 가진 분이라 정말 인상 깊었다”고 극찬했다. 이에 김혜수는 다소 민망한 듯 웃으며 “연기가 인상 깊어야 하는데”라고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가 불륜조차 하찮아질 만큼 감당할 수 없는 비밀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연쇄 추돌 블랙 코미디다.
  • 김혜수, 또 미담…강의 하러 간 대학에서 “우아하게 쏘고 가셨다”

    김혜수, 또 미담…강의 하러 간 대학에서 “우아하게 쏘고 가셨다”

    배우 김혜수의 훈훈한 미담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며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9일 SBS 라디오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는 김혜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 중 한 청취자는 “성균관대 앞 카페에서 알바하는데 김혜수 교수님이 학생들 우르르 끌고 와서 저한테 카드를 주시며 아주 우아하게 화끈하게 쏘시고 가셨다”고 미담을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청취자의 사연을 접한 김혜수는 “제가 잠깐 한 학기 동안 성대에서 강의한 적이 있었다”며 과거 대학 강단에 섰던 사실을 밝히며 “연기 강의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혜수는 당시 제자들과 관련된 특별한 인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때 제 학생 중 한 분이 이민정 씨, 황제성 씨였다”며 “그 두 분은 학생 때도 여러 학생 중 굉장히 눈에 띄었다. 제성 씨는 연기를 굉장히 잘했다. 그래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 민정 씨는 그때도 너무 예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김혜수의 미담은 여러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방송인 하지영은 과거 인터뷰에서 우연히 집밥이 그립다고 말한 자신을 기억하고 김혜수가 직접 연락처를 물어 집으로 초대해 밥을 차려 준 일화를 전했다. 또 배우 유선은 연극 관람 후 김혜수에게 예상치 못한 금일봉과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받은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수 조권도 군 복무 중 자신을 대신해 김혜수가 투병 중이었던 어머니의 병간호와 경제적 지원을 해 줬던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김혜수는 7월 31일 오후 8시 첫 공개를 앞둔 쿠팡플레이 새 드라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 “여성 발 담근 물 1만원”에 우르르…바닥에 누워 입 벌린 中 남성들 [핫이슈]

    “여성 발 담근 물 1만원”에 우르르…바닥에 누워 입 벌린 中 남성들 [핫이슈]

    중국의 한 대형 애니메이션 행사에서 여성 코스프레 참가자들이 맨발을 담근 레몬물을 한 컵에 약 1만원을 받고 팔아 논란이 일었다. 일부 남성 관람객은 바닥에 누워 발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으려 하거나 발을 직접 핥기도 했다. 지난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파이어플라이 코믹 컨벤션’에서 여성 코스프레 참가자 여러 명이 이른바 ‘발 주스’를 판매했다. 이들은 레몬 조각을 띄운 대형 통에 맨발을 담근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함께 온 일행은 일회용 컵으로 통 안의 물을 떠 관람객에게 건넸다. 한 컵 가격은 50위안으로 약 1만원이다. 판매 장소에는 “오락을 위한 활동일 뿐 부적절한 행위를 유도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안내문도 붙었다. 그러나 소문을 들은 관람객들이 몰려들면서 현장은 빠르게 혼잡해졌다. 일부는 물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고, 다른 관람객들은 사진과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공개된 영상에는 남성 관람객이 바닥에 누워 입을 벌린 채 여성의 발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으려는 모습도 담겼다. 일부 남성은 여성의 발을 붙잡고 직접 핥았다. 다만 물을 산 사람들이 실제로 이를 모두 마셨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행사 주최 측은 논란이 커지자 관련 참가자들에게 현장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주최 측은 해당 활동이 운영 규정을 어기고 공공질서와 행사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행사 모방한 ‘발 주스’…中 온라인도 발칵 이번 행위는 지난 5월 미국의 한 애니메이션 행사에서 등장한 ‘발 주스’ 판매를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참가자들은 발을 담갔던 물을 한 컵에 10~30달러를 받고 팔아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광저우 행사 영상도 중국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이해할 수 없다”, “병원 감염내과에 도전하는 것이냐”, “공공장소에서 허용할 행동이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특히 피부와 직접 닿은 물을 불특정 다수에게 음료처럼 판매했다는 점에서 위생 우려가 컸다. 일부는 실제 음용 목적보다 관심을 끌기 위한 퍼포먼스에 가깝다고 봤지만, 행사장에서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연 400회 넘는 中 코믹 행사…과격한 행동 잇따라 중국에서는 최근 애니메이션과 코스프레 행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는 연간 400개가 넘으며, 대형 행사에는 최대 40만 명이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 층에는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대표적인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관람객의 관심과 온라인 조회수를 노린 부적절한 행동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광저우의 다른 행사에서는 한 여성 코스프레 참가자가 차량 위에서 사진을 찍자 남성들이 몰려들어 그의 발을 만졌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지난 6월 광둥성 중산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한 촬영업체가 미성년자 2명에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히고 선정적인 공연을 시켰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업체가 온라인 관심을 끌기 위해 미성년자를 이용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행사 규모가 커지는 만큼 주최 측이 위생 문제나 선정적인 퍼포먼스, 관람객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현장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서울 한복판에 바퀴벌레 ‘우글우글’…서울로7017 무슨 일 [라이프+]

    서울 한복판에 바퀴벌레 ‘우글우글’…서울로7017 무슨 일 [라이프+]

    서울역 인근 고가 보행로인 ‘서울로 7017’에서 바퀴벌레가 무더기로 돌아다니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바퀴벌레 개체 증가를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자료만으로 개체 수 변화나 이동 범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로 7017에서 바퀴벌레가 대거 목격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 6월 공개된 영상에는 밤이 되자 화단과 시설물 틈에서 나온 바퀴벌레들이 보행로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서울시는 전문업체를 투입해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조사하고 긴급 방역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서울로 7017의 구조와 환경이 바퀴벌레가 살기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보행로 곳곳에 조성한 화단에 꾸준히 물을 공급하면서 습도가 높아졌고, 방문객이 흘린 음식물도 먹이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도 바퀴벌레의 성장과 활동을 촉진한다.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에 40개 이상의 알을 낳을 수 있어 서식 환경이 갖춰지면 짧은 기간에도 수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실제 개체 수 늘었나…“판단할 자료 없어” 다만 현재 자료만으로 서울로 7017 일대의 바퀴벌레 개체 수가 실제로 늘었는지, 활동 범위가 달라졌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현재 서울에는 지역별 바퀴벌레 개체 수를 장기간 조사한 자료가 없다. 증가 여부를 판단하려면 같은 장소에서 수년에 걸쳐 개체를 채집하고 과거 자료와 비교해야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통계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지역에서 바퀴벌레가 많이 발견됐다고 해서 다른 지역의 개체 수도 함께 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바퀴벌레의 비행 거리는 길어야 15~20m 정도여서 러브버그처럼 서울 전역으로 날아가 퍼질 가능성도 낮다. 방역 민원은 크게 늘었다. 서울시가 집계한 올해 1~6월 바퀴벌레 관련 민원 접수·처리 건수는 6158건으로, 지난해 전체 1만1789건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관련 민원은 2021년 2379건에서 2024년 7241건, 지난해 1만1789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민원 증가가 곧바로 실제 개체 수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서울로 7017 영상이 화제가 된 뒤 시민들이 바퀴벌레에 더 관심을 두면서 이전보다 자주 발견한다고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폭염·폭우에 하수구 밖으로…틈새 차단해야 최근 이어진 폭염과 폭우도 바퀴벌레가 눈에 자주 띄는 원인으로 꼽힌다. 많은 비가 내리면 하수구와 맨홀에 살던 바퀴벌레가 물과 습기를 피해 지상으로 이동한다. 장마철을 앞두고 진행하는 하수구 청소의 진동도 이동을 부추길 수 있다. 도심의 녹지 확대 역시 곤충의 서식 공간을 늘린다. 이 과정에서 반복적인 방제에도 살아남은 개체가 살충제 내성을 갖추면서 퇴치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서울로 7017의 대형 화분과 벤치, 콘크리트 틈 등에서 서식지를 확인하고 별도의 바퀴벌레 방역을 진행했다. 서울로 7017에서 진드기나 모기가 아닌 바퀴벌레만을 대상으로 방역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전문가들은 약제를 무분별하게 뿌리기보다 먹이와 물을 제거하고 유입 경로를 막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밀폐하고 배관과 하수구, 창문, 주방 후드와 환풍구 주변의 틈을 차단해야 한다. 잘못된 약제를 사용하면 내성만 키울 수 있어 반복해서 나타날 경우 전문업체의 진단을 받는 편이 낫다.
  • ‘20kg 감량’ 악뮤 수현, 운동 근황…“7kg 더 뺄 것” [셀럽 건강]

    ‘20kg 감량’ 악뮤 수현, 운동 근황…“7kg 더 뺄 것” [셀럽 건강]

    20kg을 감량해 화제가 된 그룹 ‘악뮤(AKMU)’의 멤버 이수현이 추가 감량 목표를 밝혔다. 지난 30일 기안84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악뮤 수현의 하루’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영상에서 기안84는 수현을 향해 “회사 차렸다던데”라며 최근 근황을 언급했고, “찬혁이가 ‘나 혼자 산다’에 나와서 안다”며 친오빠인 이찬혁과의 인연을 전했다. 이에 수현은 “저는 ‘나 혼자 산다’ 못 나간다. 오빠랑 같이 산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후 본격적인 운동을 위해 이동하던 중 수현은 철저한 건강 관리 루틴을 공개했다. 그는 “주 5일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 5회 꾸준히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안84가 “원하는 체중이 있냐”고 묻자 수현은 “7kg 더 빼고 싶다”고 솔직하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자 기안84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실례가 안 된다면 지금 몸무게가 몇 kg이냐”고 물었고, 수현은 곧바로 “아니, 완전 실례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날 두 사람이 함께 찾은 운동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협동형 피트니스 종목인 하이록스(HYROX)였다. 고강도 운동을 앞두고 기안84는 “본의 아니게 함께 운동하게 됐다”고 말했고, 수현은 “운동은 언제쯤 재밌어질까. 재밌는 운동이 없다”고 현실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그래도 관리한 결과물을 보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또 수현은 앞서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만의 구체적인 다이어트 식단 비결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식단 조절을 할 때는 야채 찜을 잔뜩 먹는다”며 참소스나 와사비에 곁들여 먹는다고 식단 관리 팁을 전수하기도 했다. 야채찜은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주며 소화 흡수가 원활해 체중 감량과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수현은 지난해 ‘악뮤’의 멤버이자 친오빠인 이찬혁과 합숙을 하며 운동과 식단으로 20kg 감량에 성공해 화제가 된 바 있다.
  • 주가 불안 58% “정부 경제정책 탓”…이준석 “경제라인 전면 재점검해야”

    주가 불안 58% “정부 경제정책 탓”…이준석 “경제라인 전면 재점검해야”

    최근 주식시장 불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목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나왔다. 아울러 응답자의 61%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개혁신당 산하 개혁연구원이 지난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ARS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응답률 1.73%)를 실시한 결과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경제 정책’을 꼽은 응답은 58.2%로 집계됐다. 이어 ‘미국 등 해외 경제 변화’ 14.8%, ‘앞서 주가가 많이 올라서 빠지는 것’ 13.1%, ‘개인 투자자의 투자’ 3.5% 순이었다. 김 실장이 최근 주가 변동의 원인으로 개인 투자자의 활발한 투자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75.5%로 ‘적절하다’(16.6%)를 앞섰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부적절하다’가 54.2%, ‘대체로 부적절하다’가 21.3%였으며, ‘매우 적절하다’와 ‘대체로 적절하다’는 각각 5.2%, 11.4%였다. 김 실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 교체해야 한다’는 응답이 61%로 집계됐다. ‘정책 일관성을 위해 유임해야 한다’는 응답은 18.4%였고, ‘잘 모르겠다’는 20.6%였다. 교체 의견은 남성(67.3%)이 여성(54.9%)보다 높았으며, 18~29세(65.3%), 30대(65.1%), 40대(64.4%) 등 모든 연령대에서 유임 의견을 앞섰다. 이준석 대표는 조사 결과와 관련해 “국민 4명 중 3명이 주가 하락을 개인 투자자 탓으로 돌린 (김 실장의) 설명을 부적절하다고 답했다”며 “시장의 불안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인식으로는 어떤 대책도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은 주가 불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목했다”며 “대통령은 경제 라인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선거여론조사가 아닌 사회 현안 조사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신고 대상은 아니다.
  • “모르는 男이 女 비키니 상의 슬쩍 내려”…‘헌팅포차’ 된 한강수영장 [라이프+]

    “모르는 男이 女 비키니 상의 슬쩍 내려”…‘헌팅포차’ 된 한강수영장 [라이프+]

    서울 한강공원 수영장이 저렴한 입장료와 야간 디제잉 행사로 젊은 층의 인기를 끌면서 성추행 피해 호소와 불법 촬영, 흡연·음주 등 각종 민폐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이달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을 찾았다가 모르는 남성이 자신의 신체에 밀착하는 일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영장 한가운데서 다른 여성들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중 주변 남성들이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뒤에 있던 남성이 갑자기 내 배를 잡고 몸을 밀착했다”며 “사람이 너무 많고 물보라까지 일어 제대로 대응할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풀장을 빠져나온 A씨는 또 다른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도 목격했다고 했다. 해당 여성은 지인과 통화하며 모르는 남성이 실수인 척 자신의 비키니 상의를 내렸다고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모르는 이성에게 물을 뿌리거나 전화번호를 묻는 사람도 많았다며 “분위기가 헌팅포차를 방불케 했다”고 주장했다. ‘5000원 워터밤’ 입소문…12일 새 11만명 몰려 서울시가 운영하는 한강 수영장의 성인 입장료는 5000원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자음악에 맞춰 물놀이를 즐기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이른바 ‘가성비 워터밤’으로 불리고 있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개장한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에는 지난 26일까지 38일간 26만2433명이 다녀갔다. 이용객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개장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누적 이용객은 14만9988명이었지만 26일에는 26만2433명으로 늘었다. 불과 12일 사이 11만2445명이 추가로 찾은 셈이다. 특히 여의도 수영장에는 젊은 이용객이 몰리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여의도 수영장 이용객은 4만90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인파는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야간 시간대에 집중된다. 여의도 수영장은 금·토·일요일 저녁 디제잉 행사를 열고 있다. 이용객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도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인스타그램에서 ‘한강수영장’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지난 29일 기준 약 4만5000개에 달했다. 다만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가족 중심의 휴식 공간이 유흥 공간처럼 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법촬영 남성 입건…흡연·음주 민폐까지 경찰은 한강 수영장에서 벌어진 불법 촬영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7일 여의도 한강 수영장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남성을 입건했다. 금연·금주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일부 이용객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이용객들은 안전과 이용 환경이 나빠졌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수질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27일 수영장을 찾은 B씨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물 위에 이물질이 떠다니고 물속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지난해 가족과 방문했을 때의 쾌적한 분위기가 그립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 6곳에 실시간 모니터링용 폐쇄회로(CC)TV 138대를 설치하고 안전요원 58명을 배치했다. 대장균과 탁도 등 수질을 매일 검사하고 매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검사도 맡기고 있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불법 촬영 예방 현수막을 설치하고 경찰과 합동 점검을 벌이는 한편 현장 안전요원도 늘렸다고 밝혔다. 다만 야간 행사와 인파가 이어지는 만큼 성범죄 예방과 흡연·음주 단속, 혼잡 관리 대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돋보기] 폭염에 밖에 둔 생수 마셨다가…“1군 발암물질 나올 수도”

    [돋보기] 폭염에 밖에 둔 생수 마셨다가…“1군 발암물질 나올 수도”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편의점이나 마트 밖에 쌓아둔 생수를 구매할 때는 보관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페트병이 고온과 강한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포름알데히드와 안티몬 등 유해물질이 물에 녹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부터 ‘먹는샘물 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 등을 개정해 시행한다. 개정안은 생수를 실내에 보관하고, 창문이 있는 경우 차광시설을 설치해 직사광선을 막도록 했다. 실외 보관이 불가피할 때도 덮개 등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새 보관 기준에는 2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영세사업장에 보관 공간과 관련 시설을 마련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고온과 자외선에 노출된 생수의 위험성은 정부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감사원이 2022년 공개한 ‘먹는 물 수질관리 실태’에 따르면 국내 생수 3종과 수입 생수 1종을 50℃에서 여름철 오후 수준의 자외선에 15일 또는 30일간 노출하자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안티몬이 검출됐다. 실험 전에는 나오지 않았던 물질들이다. 감사원은 실험실에서 15일간 노출한 조건이 자연환경에서 약 3.9개월 동안 야외에 보관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포름알데히드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사람에게 발암성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검출량은 국내 수돗물 기준에는 못 미쳤지만 수입 생수 1종은 일본 기준을 초과했다. 당시 국내에 별도 수질기준이 없었던 안티몬도 국내 생수 2종과 수입 생수 1종에서 호주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야외에 보관된 생수가 곧바로 암을 유발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발암물질 분류는 해당 물질 자체의 위험성을 뜻하며, 실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노출량과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감사원 실험 역시 일반적인 실내 유통 환경이 아니라 고온과 강한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한 조건에서 진행됐다. 일반 생수를 모두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폭염 속 햇볕에 오래 방치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문제는 한여름 유통·보관 과정에서 실험과 비슷한 고온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차량 안에 생수를 장시간 방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외부 기온 35℃에서 차량을 직사광선에 4시간 노출한 결과 대시보드 온도는 최고 92℃까지 치솟았다. 조수석과 뒷좌석은 62℃, 트렁크도 51℃까지 올랐다. 따라서 생수를 구매할 때는 햇볕 아래 장시간 쌓여 있거나 따뜻하게 데워진 제품보다 실내에 보관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병이 심하게 찌그러지거나 변형됐다면 고온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구입한 생수는 베란다나 창가가 아닌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한 실내에 보관해야 한다. 차량 안에도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다. 개봉한 생수는 가능한 한 빨리 마셔야 한다. 입을 대고 마시면 침 속 미생물이 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남은 물을 장기간 보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회용 페트병을 물통처럼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사용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흠집에 오염물질이 남거나 세균이 번식할 수 있고, 입구가 좁아 내부를 깨끗하게 세척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이번 개정으로 먹는샘물의 유통기한 상한을 2년으로 정했다. 반복해서 사용하는 10L 이상 대용량 물통은 제조일로부터 최대 10년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유통 단계의 관리도 강화한다. 정부는 여름철을 포함해 연 4회 이상 시중 생수를 수거해 검사할 방침이다.
  • 李대통령에게 남극 방문 요청한 칠레 대통령…“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李대통령에게 남극 방문 요청한 칠레 대통령…“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칠레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나전칠기 일월오봉도 등 기념 선물을 전했다. 나전칠기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 국왕의 상징이던 일월오봉도를 전통 아전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청와대는 “올해 3월 취임한 카스트 대통령이 현명한 리더십으로 새롭게 국정을 이끌어 칠레의 번영을 이루길 기원하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칠레가 세계적 와인 산지인 점을 고려해 전통 유기로 제작한 와인잔 세트도 선물했다. 마리아 피아 아드리아솔라 영부인에게는 한국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화장품과 백자 서양식기세트를 선물했다. 칠레 측은 이 대통령 부부를 위해 칠레의 특산품인 청금석으로 제작한 보석함과 알파카 담요, 커피 드립세트, 칠레산 와인을 선물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며 “한국과 칠레의 핵심광물 교류 역시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칠레 국민들은 K팝이나 방탄소년단(BTS)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더 가까이하고 있다”며 “청년들도 한국어 공부 및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하는 일 등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분야 관련 산티아고 인근에 있는 세종 과학기지에서 이뤄지는 남극에 대한 연구에 양국이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교류를 한 단계 더 나아가려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 연장선에서 이 대통령이 남극에 한 번 방문해달라”고 초청하기도 했다. 또 카스트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칠레에 방문해 준 것에 대해 다시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며 “칠레를 이 대통령의 집인 것처럼 생각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감사를 드린다”며 “카스트 대통령도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을 하셔서 한국에서 꼭 뵙게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 마른 장마에 극한의 폭염까지… 영호남 가뭄 ‘비상’

    마른 장마에 극한의 폭염까지… 영호남 가뭄 ‘비상’

    비 없는 마른 장마에 이은 극한 폭염으로 영호남에 가뭄이 심각하다. 들녘에서는 농심이 타들어가고 대구·경북 지역은 생활용수마저 위협받고 있다. 3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5일 올해 장마가 공식적으로 종료됐지만 광주전남, 전북, 대구·경북, 경남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훨씬 적어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저수율이 80% 안팎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여기에 40도를 넘는 역대급 불볕 더위까지 겹쳐 농작물 피해가 예상되자 지방자치단체마다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 지역의 경우 569개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이 42.6%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시기 75.8%, 평년 73.1%에 크게 밑돈다. 저수량은 1억 1058만t으로 급격히 줄고 있다. 경남 지역의 가뭄이 심각한 것은 6~7월 두 달 간 강수량이 162㎜로 평년 483㎜의 33.5%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밀양은 장마 기간 전국에서 가장 적은 29.4㎜의 비가 내렸을 뿐이다. 40개 저수지 중 39곳에서 농업용수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다. 밀양, 창녕, 양산에 농업·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밀양댐의 저수율은 34.2%로 떨어져 가뭄 위기 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됐다. 울산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6~7월 내린 비가 111㎜에 그쳤다. 지난 1일 26.5㎜가 내린 뒤 29일째 비 소식이 없다. 상수원인 회야댐 저수율이 25.6%에 지나지 않아 울산시는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 역시 6~7월 강수량이 165.1㎜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411.7㎜)의 40% 수준이다. 대구·경북 지역 주요 댐별 저수율은 보현산댐 16.3%, 김천부항댐 25.4%, 운문댐 27.3%, 군위댐 29.6% 등이다. 특히, 대구 지역 상수원인 운문댐은 가뭄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관리 중이다.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 영천시, 청도군, 칠곡군 등은 낙동강과 금호강을 활용한 대체 용수 공급 대책을 마련했다. 경북 동남부권도 비가 오지 않아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포항시는 형산강 수위 저하와 해수 역류로 유강정수장 취수원의 염도가 높아지자 취수원을 영천댐과 임하댐으로 변경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폭염과 가뭄 등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가 맞춤형 재해예방 시설 지원에 나섰다. 저수지와 하천, 배수로 등 가용 수원을 활용해 물 채우기를 추진하고 용수 부족 지역에는 제한·순환급수, 수계 간 용수 연계, 긴급 급수 등을 시행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호남 평야의 젖줄인 섬진강댐의 저수율이 28%로 떨어져 요일별로 급수를 제한하는 등 방류량을 줄였다. 가뭄이 장기화하면 서남권 주민에게는 진안 용담댐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 [세종로의 아침] 어쩔 수가 없다

    [세종로의 아침] 어쩔 수가 없다

    맞벌이 부모들이 두려워한다는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방학 첫날부터 아이의 질문은 나를 당황하게 했다. “아빠, 왜 방학인데 달라지는 게 없어? 학교도 똑같이 가고.” 선뜻 답하지 못했다. “그럼 방학은 뭐라고 생각하는데”라고 물었더니 아이는 여행도 가고, 치킨도 마음껏 먹는 것이 방학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 방학에도 학교 돌봄 프로그램에 가고, 학원을 오가며 하루를 보낼 것이다. 방학이지만 부모는 출근을 하고, 아이의 하루는 또 다른 시간표에 맞춰 흘러간다. “어쩔 수가 없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다. 아이를 키우는 제도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출산휴가 3개월과 최장 1년 6개월의 육아휴직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대상도 만 8세 이하에서 만 12세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로 확대됐다. 육아휴직 급여 상한은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올랐고, 배우자 출산휴가도 10일에서 20일로 늘었다. 방학이거나 갑자기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한 단기 육아휴직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대체인력 지원금과 동료 업무 분담 지원도 확대돼 사업주의 부담을 덜어 주는 장치까지 마련됐다. 지자체도 손을 놓고 있지 않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탄생 응원 서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아픈 아이 일시돌봄, 병원 동행, 긴급 보육 어린이집 등 양육 공백을 메우는 정책을 확대해 왔다. ‘양육 부담은 줄이고, 일·생활 균형은 높인다’는 목표 아래 아이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그런데도 대다수 부모에게 제도는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6%는 출산휴가를, 46.7%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없다고 답했다. 여성 비정규직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65.9%가 출산휴가를, 70.2%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제도가 있어도 사업장 규모와 고용 형태, 임금 수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 갈리는 것이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근로자에게는 가능한 선택이 영세 사업장과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권리일 수 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조차 눈치를 보며 써야 하는 현실이라면, 새롭게 도입되는 여러 지원제도 역시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설령 휴가·휴직 제도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아이는 여전히 어린데 부모는 다시 출근해야 한다. 경기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편도에만 한 시간 이상을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이는 도대체 몇 시에 어린이집에 가야 하고, 몇 시까지 그곳에 있어야 하는가. 결국 돌봄 공백을 메우는 마지막 안전망은 다시 가족의 몫이 된다. 부모의 육아휴직이 끝나면 조부모가 아이를 맡는다. 하지만 그 부담 역시 가볍지 않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서는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의 53.3%가 원하지 않지만 자녀 사정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는 ‘비자발적 돌봄’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부모를 대신할 사람을 계속 찾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남은 과제는 제도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제도를 부모 누구나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육아휴직을 써도 눈치를 보지 않고, 복직 뒤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으며,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도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돌봄 정책도 부모를 대신할 사람을 찾는 데 머무르지 않고 부모가 아이 곁에 있을 시간을 지키는 정책으로 완성될 수 있다. 방학인데도 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미안한 마음으로 “어쩔 수가 없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그것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이미 만든 제도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 부모의 일과 삶,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서로를 희생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부모와 아이에게 “어쩔 수가 없다”가 아닌 다른 답을 건네는 출발점일 것이다. 이범수 사회2부 기자
  • 낱낱의 공간, 겹겹의 시간… 그 여름 묵호는 잔잔했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낱낱의 공간, 겹겹의 시간… 그 여름 묵호는 잔잔했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첫날 태풍을 만나지 않았다면, 감사함이 이리 컸을까. 잔잔한 묵호항과 두둥실 그림처럼 떠 있는 구름이 마음에 평화를 안겨줬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잠시 멈췄다가 내쉬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순간이 영원이 되었다.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처럼, 잊고 있던 내가 거기에 있었다. 채지형 ‘언제라도 동해’ 중에서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말은 익숙하다. 그런데 이 말은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하는 순간 마음에 콕하고 별처럼 박힌다. 잊고 있던 나는 꿈꾸는 나일 수도, 어느 한철의 뜨거운 생일 수도 있어서, 우리는 그 사실을 두 번 잊지 않으려 낱장의 마음 모서리를 표시 나게 접어두곤 한다. 겹과 겹의 시간이 쌓인 묵호에는 그런 표식이 많아서 걸음을 멈추고 거리의 풍경을 읽는 시간이 길었다. ●차곡차곡 쌓인 묵호의 시간 기차를 탔다. 묵호 가는 길이다. 막 정동진역을 지났다. 차창 밖으로 바다가 흐른다. ‘바다다!’ 하며 별일 아닌 척하지만 들뜬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이미 ‘와~’하며 기차 밖으로 뛰쳐나갈 기세다. 바다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움튼다. 채지형 작가는 2020년 3월 동해시립발한도서관 강의를 위해 묵호를 찾았다. 처음 방문한 건 아니었는데 동해의 속삭임이 유독 크게 들렸다. 9월에는 묵호 논골담길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한 달의 첫날, 작가를 맞이한 건 ‘덜컹거리는 문, 방파제를 넘나드는 파도 소리, 그리고 바람의 울음소리’였다. 푸른 바다가 아닌 태풍의 ‘소리에 점령당한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은 거짓말처럼 맑고 고요했다. 결국 한 달 살기를 두 번 더 연장해 석 달을 살았다. 다음 해에는 ‘한 달’을 뗀 살기를 시작했다. 사진작가인 남편 브루스와 집을 구하고 ‘잔잔하게’라는 이름의 책방도 열었다. 어느새 5년째다. 그날, 작가가 논골담길 바람의언덕에서 만난 ‘잊고 있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묵호는 2020년만 해도 인기 있는 여행지는 아니었다. KTX가 개통되며 막 여행자들이 찾기 시작하던 시기다. 불과 6년이 지났을 뿐인데 묵호의 여행 열기는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그럴 만도 하다. 묵호역에서 바다가 보이는 도째비골스카이밸리까지 고작 1.5㎞다. 바다가 이처럼 가까운 KTX역은 많지 않다. 더구나 번화하던 묵호의 옛 도심에 새로 자리 잡은 카페와 소품 가게가 역과 바다를 잇는다. 시간이 혼재한 거리는 이채롭기 그지없다. 두 사람은 여전히 묵호에 산다. ‘언제라도 동해(푸른향기)’는 여행기라기보다 그 여정의 기록에 가깝다. ●한의원 옆 소품 가게 동해시는 1980년 강릉시 묵호읍과 삼척시 북평읍이 합쳐 탄생했다. 그래서 묵호와 북평을 중심으로 큰 시가를 이룬다. 묵호는 동해시가 생기기 이전부터 이미 동해를 대표하는 항구였다. 일제강점기이던 1930~40년대에는 태백과 삼척의 무연탄이 기차로 옮겨진 후 묵호항에서 일본으로 빠져나갔다. 1963년에는 묵호등대가 불을 밝혔고 다음 해 묵호항은 국제항으로 승격했다. 명태와 오징어가 풍요를 더했다. 개들이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고 발한삼거리 땅값이 ‘강원도에서 으뜸’이었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90년대 이후로는 과거의 영화만이 낡은 네온사인처럼 길 위에 머물렀는데, 벽화마을을 지나 바다까지 걸어가다 보면 동해의 20세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 같은 풍경이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었나 보다. 묵호역에서 발한삼거리를 잇는 거리부터 독특하다. 실상 4차선 도로가 지나니 걷기 좋은 길이라기에는 폭이 넓다.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이나 전북 군산시 근대역사문화거리는 좀 더 촘촘하고 호젓한 편이다. 대신 묵호역에서 묵호항까지 신호등이 없다. 사람들은 좌우를 살핀 후 횡단보도로 넘나들고 차들은 그에 맞춰 속도를 줄인다. 또한 여행과 삶, 옛것과 새것이 어울린 전경을 빼놓을 수 없다. 굳이 횡단보도를 건너게 하는 건 할머니와 손주처럼 나란한 상점들 때문이다. 묵호의 생활이 뒤섞인 낡은 상가에 카페와 소품 가게가 숨은그림처럼 존재한다. 묘한동해는 한의원 옆에 있고 작은 클래식 공연장 페르마타 2층에는 ‘노래빠’가 있다. 111호 프로젝트와 끼룩 등은 뉴월드상가 1층에 오밀조밀하다. 등대 모형이 있는 발한삼거리는 그 정점이다. 회전교차로 북쪽 건물은 ‘발리 관광룸클럽’이라는 큰 글자가 두드러진다. 지난 시절의 유흥을 상징하는 간판은 당당히 삼거리의 랜드마크다. 반면 건너편 서쪽 2층 타로 카페 이름은 ‘김수영을 위하여’다. 투명한 천장 위로 물결이 일렁이는 티룸 도야하우스의 옆인데, 1층 계단 입구에는 ‘정오가 조금 못되어 우리는 폐허를 지나 바닷가의 작은 카페로 돌아온다’라는 알베르 카뮈의 글이 적혔다. 동쪽 모퉁이에는 라운드어바웃 동해가 여행자의 핫플로 부상했다. 창밖으로 ‘발리 관광룸클럽’이 보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옛날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읽힌다. 김수영이라는 이름조차 그러할 것이다. 1960~70년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위대한 시인이고 저항의 아이콘일 테지만, 21세기를 사는 누군가에게는 그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카페의 이름일 따름이다.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거리에서, 서로의 시간을 읽어가며 이렇듯 어울리고 있다.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해도(그래봐야 발한삼거리에서 2.8㎞다) 어달삼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채 작가가 책을 쓸 때는 무심히 지나는 바다 곁의 길이었다. ‘이렇게 좋은데 왜 모를까’ 했던 동네의 명소는 이제 동해 여행의 성지다. 길 끝에 펼쳐지는 푸른 바다가 마치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장면 같다. ●괘종시계로 이어진 공간 채지형 작가와 브루스의 여행책방 ‘잔잔하게’도 묵호의 일상에 밀착한다. 발한삼거리 못미처 은행365코너와 헤어숍의 사이의 책방은 안쪽으로 길쭉해 밖에서 보는 입면이 앙증맞다. 책 속의 지혜는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두는 법이라는 은유일까. 잔잔하게 앞서 들른 만능열쇠기공이라는 가게 역시 그러했다. 묵호사거리 지하도의 출구 모퉁이에 자리해 지나치기 쉽다. 그럼에도 기어이 문을 연 건 쇼윈도에 적힌 ‘72년 기능올림픽 은메달(강원지방대회)’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한 까닭이다. 묵호에 아파트가 줄줄이 지어지던 1977년 문을 연 열쇠 가게에서는 열쇠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기의 작은 부속품이 박상희 씨의 손에서 고쳐지고 만들어졌다. 피서철에는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린 여행객의 주문이 폭주해 덩달아 성수기였다고. 가게 벽면에는 이빨을 새기지 않은 원물의 열쇠가 종과 열을 맞춰 늘어서 있다. 그 가운데 옛날 자동차 열쇠가 여럿 보인다. 괘종시계와 악기도 시선을 끈다. 시계와 악기의 부품을 수리하는 것 역시 그의 일이었다. 정시가 되자 괘종시계는 시간을 맞춰 울렸다. 이제는 들을 수 없는 시간의 소리를, 시침처럼 멈춰 서서 여운이 사라지기까지 귀 기울인다. 만능열쇠기공을 나올 때는 복둥이(개)와 별이(고양이)가 무뚝뚝하게 배웅했다. 같은 해에 태어난 개와 고양이는 11년째 부부처럼 산다. 건너편 묘한 동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 건 열쇠 가게의 별이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묘한 동해는 여행을 기억할 수 있는 다채로운 기념품과 소품을 판매한다. 대부분 고양이를 주제로 한 것들이다. 사람이 빚은 세상 모든 고양이의 형상을 한곳에 모은 듯하다. 묘한의 ‘묘(猫)’는 고양이를 이르는 말일 텐데 이 거리에서 동해는 한층 묘한 도시가 된다. 묘한 동해를 나와서는 이웃한 농산물 유통업체의 ‘먹을 복 福‘이라는 글자 앞에 멈춰서 웃고 말았다. 두 가게가 영락없이 복둥이와 별이인 셈이다. ●오늘도 여행의 날들 여행책방 잔잔하게는 묘한 동해에서 멀지 않은 길 건너편이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좌우를 살핀다. 묵호 사람에게는 익숙한 일상일 테지만 여행자에게는 무단횡단만큼이나 낯설다. 책방에서 역시 책보다 괘종시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제 막 익숙해진 시간의 소리, 괘종의 여운 탓이다. 여행책방 ‘잔잔하게’를 이루는 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여행책이다. 책방의 슬로건은 ‘책과 함께 당신의 동해 여행이 시작되는 곳’. 채 작가와 브루스는 책방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해변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때 어울리는 책들을 책장에 큐레이션한다. 하지만 여행은 각자가 다르므로 여행자의 시선이 다시 큐레이션 주제로 돌아오기도 한다. 또 하나는 시간과 사연이 깃든 물건이다. 괘종시계는 채 작가 엄마의 약국에서 이미 한 생을 살았다. 괘종시계 옆에 놓인 카세트 플레이어는 그녀의 아버지가 쓰시던 것이다. 앞선 세대에게 카세트 플레이어는 여행의 필수품이었다지. 맨 안쪽 작은 방에는 채 작가가 여행에서 수집한 인형이 가득하다. 인형은 그 나라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 그러니 이곳은 여행책방이지만 ‘여행+책방’이기도 하다. 거기에 묵호의 바다가 일상으로 스민 셈이다. 이를 표현한 말이 ‘잔잔하게’다. 채 작가는 “꽃이 참 잔잔해서 예쁘다”던 엄마의 말을 떠올려 책방 이름을 지었다. 잔잔한 파도, 잔잔한 음악 돌이켜보니 잔잔한 일들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잔잔하게를 나와서는 동쪽바다중앙시장 북문을 지나 바다정원길을 오른다. 묵호의 벽화마을은 논골담길이 유명하지만 동쪽바다중앙시장부터 이미 벽화의 골목은 시작한다. 별빛마을전망대를 지나 묵꼬양치유카페까지, 묵호항과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기슭을 오르내린다. 누군가의 생활 터를 지날 때는 발소리를 죽인다. 묵꼬양치유카페에서는 동쪽으로 논골담길 전경이 선물처럼 펼쳐진다. 묵호등대와 채 작가가 ‘태풍의 다음 날’을 맞은 바람의언덕이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이룬다. 그 너머에 도째비골스카이밸리와 도째비골해랑전망대 또 어달삼거리가 있을 것이다. 그리 이어진 풍경 안에서 마을과 바다는 다정한 이웃이자 삶의 동지다. 채 작가는 해가 지고 논골담길에 하나둘 불이 켜지는 순간을 무척 좋아한다 했다. 기슭에 촘촘한 집들 위로 별들이 고요히 내려앉은 듯한 시간, 저마다 다른 생김과 다른 사연을 간직한 반짝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풍경은 삶의 터전이 된 묵호에서 변함없는 여행의 날들을 선물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테지. 그러고 보면 여행은 풍경의 발견이 아닌 생활의 발견, 태도의 변화일 수 있겠다. 날 선 감각은 지우고 낯선 감각을 불러내며, 드러나지 않게 시간과 공간의 사연을 잇대는 여정, 순간이 영원이 될 수는 없지만 현재를 누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테다. 그래서 여행은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된다. 잊고 있던 어제의 내가 오늘은 거기에 있을지 모를 일이다.
  • 멈춰 선 日반도체 심장… 여진 공포 속 공급망 걱정에 ‘발 동동’

    멈춰 선 日반도체 심장… 여진 공포 속 공급망 걱정에 ‘발 동동’

    TSMC·소니 등 가동 못하고 점검만미세 흔들림에도 생산 차질 가능성2016년엔 재개하는 데 3개월 걸려물류 타격에 공급 불안 장기화 우려사망자 34명… 1만여명 대피소 생활 지난 28일 발생한 규모 7.1의 구마모토 강진으로 일본의 ‘실리콘 아일랜드’가 멈춰 섰다. 주요 반도체와 자동차 업체들은 지진 발생 이틀째인 30일까지도 재가동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채 설비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밤에도 규모 5.8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지진 활동이 계속되면서 업계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처럼 더 큰 지진이 뒤따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 제1공장의 생산 재개에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물 안전성과 용수·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강한 흔들림을 받은 제조 장비의 재점검과 정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일시 중단했던 제2공장 건설은 재개했다. TSMC 인근에서 이미지센서를 생산하는 소니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도 핵심 생산 거점인 ‘구마모토 테크놀로지 센터’의 가동을 멈추고 피해를 점검하고 있다. 반도체는 수백 개 공정을 거치는 초정밀 산업으로 건물에 큰 피해가 없더라도 장비의 미세한 흔들림만으로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웨이퍼 투입부터 출하까지 통상 3개월가량 걸려 생산 중인 제품이 손상되면 폐기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마모토를 핵심 거점으로 한 규슈는 TSMC와 소니 등 반도체 관련 사업장 743곳이 밀집한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린다. 업계는 2016년 규모 6.5 전진 이틀 뒤 규모 7.3 본진이 발생해 피해가 커졌던 전례를 주시하고 있다. 당시 소니 공장이 정상 가동을 재개하는 데는 약 3개월이 걸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공장 피해뿐 아니라 물류·수송 인프라 차질까지 겹쳐 일본 반도체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도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도요타는 후쿠오카현 도요타규슈 3개 공장, 혼다는 구마모토제작소의 생산 중단을 각각 31일까지 연장했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는 부품 공급망 차질로 도요타 생산라인의 약 90%가 멈춘 바 있다. 이번 강진으로 규슈자동차도와 미나미규슈자동차도, 규슈중앙자동차도 등 고속도로 총 110㎞ 구간이 통제됐고, 반도체용 고압가스와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남규슈 유일의 항만인 야쓰시로항에서는 액상화와 지반 침하, 균열이 발생했다. 구마모토공항은 활주로 운영을 재개했지만 일부 항공편 결항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구마모토현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지진 관련 사망자가 34명이라고 발표했다. 현재도 지역 대피소 400여 곳에서 1만여 명이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 ‘소형기지국 해킹’ 사고 KT… 과징금 540억 부과

    ‘소형기지국 해킹’ 사고 KT… 과징금 540억 부과

    1만 6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한 KT가 540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조사 과정에서 로그 기록을 삭제하고 거짓 자료를 제출하며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도 받게 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0일 KT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539억 7900만원과 시정명령·개선 권고·공표 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해커는 KT의 유실된 소형기지국 ‘펨토셀’을 통해 KT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용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이용해 결제 인증 문자메시지를 빼돌려 무단으로 소액결제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 1만 6647명의 휴대전화 번호와 단말기 식별번호(IMEI)가 유출됐고, 총 368명이 약 2억 4000만원의 소액결제 피해를 입었다. KT는 펨토셀의 보안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접속 인터넷프로토콜(IP)을 제한하지 않았고, 관리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우회 접속 경로도 발견됐다. 해커가 침투했을 때 대응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커가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11개월간 KT 내부망에 접속했음에도 소액결제 피해 민원이 발생한 뒤에야 해커의 비정상적인 접속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악성코드 감염 사고가 일어난 사실도 확인됐다. KT는 2024년 3월 로밍렌탈서비스 홈페이지로 해커가 침투해 38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다수의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신고하지 않았다. 아울러 개인정보위는 당국이 조사에 나서기 전 미리 서버를 폐기한 LG유플러스도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KT는 “개인정보위의 처분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고객과 국민께 심려와 불안을 끼쳐드린 점을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T는 개인정보위 의결서를 수령한 뒤 처분 사유와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같은 사안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별도의 해명이나 법적 대응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 축구협회 청문회도 ‘전술 부재’… 정몽규 배려 문자로 발칵

    축구협회 청문회도 ‘전술 부재’… 정몽규 배려 문자로 발칵

    윤용근 의원 “정 선배한테서 연락”정 “신경써줘서 감사합니다” 답장언급된 ‘정 선배’는 정진석 前 실장질의 대부분 1년 10개월 전과 비슷홍 “빵집면접, 특혜 요구는 없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졸전을 계기로 열린 국회 청문회가 결국 결정적 ‘한방’ 없이 이미 사퇴한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을 겨냥한 ‘망신 주기’로 끝났다.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는 ‘월드컵 참패의 원흉’으로 지목된 정 전 회장과 홍 전 대표팀 감독이 증인으로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두 사람이 국회 증인으로 함께 선 건 2024년 9월 문체위의 축구협회 현안 질의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여야 의원들은 태업과 전술 부재 등으로 경질됐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에 이은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을 비롯해 협회 행정 전반에 대해 따져 물었다. 다만 질의 대부분은 2024년 현안 질의에서 다뤘던 사안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정 전 회장과 문체위 소속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대화가 서울신문 보도로 알려지면서 청문회 분위기가 급변했다. 윤 의원은 정 전 회장에게 “회장님,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입니다. 어제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습니다. 더 잘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정 전 회장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자리 말고 다른 자리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정몽규 드림”이라고 답했다. 윤 의원 의원실은 문자에 등장하는 ‘정 선배’가 누구인지를 묻는 본지 취재에 “정몽규 회장을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여당 의원들의 청문회 질의를 통해 거짓으로 드러났다. 정 전 회장은 이재정 문체위원장이 “문자에 언급된 ‘정 선배’가 누구냐”라고 묻자 “제가 이 자리에서 그런 것까지 말씀드릴 법적인 의무가 있느냐”라고 반문한 뒤 “현재 놀고 계신 분이다. 청문회 관련해서 특별한 부탁이나 편의를 요청한 사실은 전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맞느냐”라고 추궁하자 “프라이버시다. 말씀 못 드리겠다”라고 답했지만, 노 의원의 거듭된 압박에 “(정 전 실장과는) 학부는 같지만, 학번은 (그가) 선배다. 평소 뵐 일은 없었다”고 시인했다. 정 전 실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79학번, 정 전 회장은 같은 학교 경영학과 80학번으로 동문이다. 한편 홍 전 감독은 ‘심야 빵집 면접’ 논란과 고액 연봉 수령 의혹 등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2024년 당시 감독 추천 권한이 없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밤 11시에 빵집에서 면접하듯 만났다”라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집 앞(빵집)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국민께서 불투명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어떤 특혜나 이익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홍 전 감독은 ‘프로 감독 시절 15억원대였던 연봉이 대표팀에선 38억원으로 늘었다’라는 지적에는 “세전으로도 38억원엔 미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 [서울광장] 내국세 20.79%, 누구를 교육할 것인가

    [서울광장] 내국세 20.79%, 누구를 교육할 것인가

    숨이 턱에 차서야 겨우 한 발을 뗄 수 있는 개혁들이 있다. 내국세 수입의 20.79%를 자동으로 배정해 초·중등 교육예산으로 쓰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가 그런 자리에 섰다. 학령인구는 2016년 596만명에서 올해 492만명으로 줄었는데 같은 기간 교부금은 43조원에서 76조원으로 배 가까이 불었다. 학생 한 명 몫의 연간 교부금은 10년 새 625만원에서 1528만원으로 뛰었다. 이 재원이 늘어나면서 과거 학부모에게 은근히 요구되던 육성회비가 없어졌다. 학용품과 교구를 풍족하게 채우던 단계를 넘어 이제 학생마다 태블릿을 나눠 주고 교통카드까지 사준다. 그러고도 남으면 교육지원청 새 청사를 올렸다. 감사원은 지난 2023년 이를 ‘방만 재정’이라고 규정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초 정부는 1972년 교부금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재정당국과 교육당국의 장관을 한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논의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오가는 이야기는 오래된 평행선 그대로여서다. 유아교육에도 교부금을 쓰자는 주장은 유보통합의 흐름 속에서 이미 진행 중인 정책 방향에 속도를 내자는 정도의 제안이다. 고등교육, 즉 대학에 투입하자는 견해는 이미 지난 정부에서 시도했다가 형평성 시비 때문에 제한적 시행에 그쳤던 카드를 보완 없이 다시 꺼낸 것에 가깝다. 교육당국의 새 용처 찾기가 여의치 않자 재정당국은 아예 내국세 연동 비율 자체를 낮추자고 나섰으나, 그 방안이 한국 사회의 오래된 정서에서 용인될지는 검증된 바 없다. 교육교부금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내국세 일정 비율을 교육에 먼저 떼어놓는 법제는 주요 선진국 어디에도 없다. 한국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옮겨간 유일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교육열을 재정으로 뒷받침한 제도다. 이승만 정부가 반공만큼 문맹퇴치에 국력을 쏟고 박정희 정부가 경부고속도로와 소양강댐을 지을 돈보다 먼저 교육예산을 확보하려 노력한 결과로 나온 세제다. 당장의 식량보다 지식의 식량을 먼저 채우겠다는 건 가난했던 한국엔 도박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새마을운동을 배우려는 나라들도 이 담대한 세제만은 끝내 따라하지 못했다. 교부금 내국세 비율 조정이 우리 정서에 맞는지 의문스러운 건 그래서다. 고속도로, 항만, 반도체 공장마저 교육 예산을 빼내 지을 만큼 긴요한 건지 한국인이라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이런 맥락에서 물어야 할 것은 20.79%를 몇 퍼센트로 깎을지, 기존 쓰임에서 부족한 곳을 더 발굴할지가 아니다. 이 세제를 만들었던 그때만큼 절실한 교육의 당면 과제가 무엇인지, 더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다. 주된 일자리에서의 평균 퇴직 연령 52.9세와 희망 근로 연령 73.4세 사이의 20년 공백, 그리고 정규직 궤도를 20대에 못 올라타거나 그 궤도를 한번 놓치면 좀처럼 돌아갈 수 없는 노동시장. 한국인의 생애를 조여 오는 모순들은 각종 자원을 학령기에 몰아쓰는 교육제도와 무관하지 않다. 필자는 지난 대선 무렵 40세 이상의 성인 국민이 직업 재교육, 정서적 회복, 관계와 건강의 재구성을 원할 때 국가가 3년 치의 교육과정과 비용을 교육교부금 재원으로 제공하자는 정책 제안서 ‘세컨찬스’를 썼는데, 책의 제목을 이렇게 부연하곤 했다. 광복 이후 80여년 동안 한국인이 단 한 번도 보장받지 못한 권리, 그것이 세컨찬스라고. 지금 필요한 건 ‘모두의 세컨찬스’다. 아이나 부모 돌봄으로 몇 해를 비웠더니 기술이 낡아버린 사람, 숙련공으로 살아왔는데 그 산업이 사라진 40대, 자영업으로 버티다 폐업한 뒤 다시 이력서를 쓰는 50대의 이야기다. 궤도 이탈이 두려워 첫 직장에서 평생 버텨야 하나 막막해진 청년들에게 세컨찬스는 “40세까지만 버텨보자”는 숨통이 되고, 인공지능(AI) 재교육이 급한 기업들에는 활로가 된다. 중장년들이 세컨찬스로 직업이동에 성공하면, 그들이 떠난 자리에 청년 일자리가 열린다. 우리 헌법 제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교육받을 권리에 연령의 벽은 애초에 없었다. 내국세 20.79%의 새 길, 기왕 숨이 턱까지 찬 김에 더 담대하게 접근해 볼 일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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