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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취임 2주년 맞은 김영종 종로구청장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취임 2주년 맞은 김영종 종로구청장

    “얼마 전 깜짝 놀랄 만한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종로구가 서울에서 가장 시원한 도시라는 내용이었죠. 1인당 공원면적이 가장 넓은 도시이고 도심재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전통문화가 살아있고 옛 상권이 살아나는 살기 좋은 도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7일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꿈이고 소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쓰레기를 치워 텃밭을 만들고, 북촌과 인사동의 상권을 옛모습으로 회복하는 등 ‘도심재생’에 구정의 방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노인 자살률이 낮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주민 소통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는데. -어떤 때는 듣기 거북할 정도로 ‘되는 것은 빨리하고 불가능한 것은 방향을 바꾸도록’ 시원하게 얘기했다. 대화로 풀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드리고 가능과 불가능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인왕산 수성동 계곡 복원과 윤동주 문학관에 대한 주민 관심이 뜨겁다. -인왕산 아래 계곡을 옛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 시멘트 조각을 손으로 떼어낼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겸재 정선 선생이 그린 진경산수화의 모습 그대로 다리를 복원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됐다. 윤동주 문학관은 불과 198㎡(60평) 크기의 작은 공간이지만 땅속의 물탱크를 재활용해 놀랄만한 건축물이 탄생했다. →집중적으로 추진한 교육 정책은. -학생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 지원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해 조례를 개정해 상한선을 총 예산의 3%에서 5%로 늘렸다. 취임 직후 종로에 구립도서관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래서 첫해에 작은도서관 2곳을 만들고 올해 6~7곳을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의 복지 정책은. -첫번째 목표로 잡은 것이 자살률 낮추기다. 노인의 말벗이 돼 드리고 식사도 제공하면서 노인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 1%가 될 수도 있고 5%가 될 수도 있겠지만 복지로 노인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주민의 상권·관광 활성화 열망이 높다. -초현대적으로 개발할 곳은 개발해야겠지만 옛것과 현대가 조화롭게 융합하도록 해보고 싶다. 특히 종로구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중국산 제품을 구매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북촌과 인사동을 고급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상권을 살리려면 상인들도 노력해야 한다. 호객꾼을 없애고 깨끗한 음식 문화를 만드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문화와 상권을 얼마나 조화롭게 운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별을 노래하던 젊은 시인… 오늘, 다시 만날 윤동주

    별을 노래하던 젊은 시인… 오늘, 다시 만날 윤동주

    ‘별 헤는 밤’으로 잘 알려진 민족 시인 윤동주(1917~1945)를 기념하기 위한 문학관이 종로구 청운동에 들어섰다. 종로구는 25일 오후 5시 청운동 자하문 쪽에 자리한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윤동주 문학관 개관식’을 갖는다. 행사에는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교수와 문학계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인은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거주하며 ‘별 헤는 밤’, ‘자화상’, ‘쉽게 쓰여진 시’ 등 주옥 같은 작품을 남겼다. 이런 인연으로 종로구는 ‘윤동주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인왕산 자락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조성하고 시비도 세웠다. 구는 시인의 순수했던 삶을 표현하기 위해 90㎡ 규모의 가압장과 벽돌로 된 약 66㎡의 물탱크 시설 2개를 그대로 활용해 문학관으로 재탄생시켰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 차례의 검토 작업을 거쳐 건축설계를 완료했으며, 시인이 살았던 당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1전시실은 ‘시인채’라는 이름을 붙여 순결한 시심(詩心)을 상징하는 순백의 공간으로 창조했다. 시인의 일생 사진 자료와 친필 원고 영인본이 전시된다. 제2전시실인 ‘열린 우물’은 용도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해 중정(中庭)을 조성했다. 침묵하고 사색하는 공간인 제3전시실 ‘닫힌 우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실 위쪽에는 ‘별뜨락’이라는 이름의 휴식 공간도 마련됐다. 김영종 구청장은 “시인의 일생과 아름다운 시를 만날 수 있는 윤동주 문학관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인근에 윤동주 문학관과 연계한 한옥 문학도서관도 건립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지역녹색성장사업 30개 특별교부세 15억 지원

    행정안전부는 12일 부산 동구의 ‘폐물탱크 재활용 옥상 이동 텃밭 조성 사업’과 대전 대덕구의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프로젝트’ 등 11개 시·도, 19개 시·군·구의 30개 사업을 지역녹색성장 활성화 사업으로 선정하고 총 15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42개 사업 가운데 시·도의 1차 심사와 행안부 및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선정됐다. 음식물쓰레기 저감 처리 등 녹색생활 실천 시설, 도시 농업 확대 등 녹색공간 확충 시설, 태양열 등 녹색성장 체험 시설, 녹색교육 홍보 사업 등으로 선정된 지자체는 각각 5000만원 안팎의 특별교부세를 받게 된다. 특히 부산 동구의 물탱크 텃밭 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과거 고지대 주택 옥상마다 설치됐던 FRP물탱크는 수도 공급 능력이 좋아지면서 활용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버리는 것도 돈이 드니 처치 곤란이다. 하지만 지역 청년 예술가 등의 손길로 물탱크를 예쁘게 꾸미고 꽃과 채소를 심어 옥상을 녹색으로 산뜻하게 꾸밀 수 있게 된다. 노인을 농업 기술 인력으로 양성해 일자리도 제공할 수 있다. 심보균 행안부 지역발전정책국장은 “녹색성장은 일상생활 속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발적 실천이 가장 중요한 만큼 시민들의 관심과 이해가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환경플러스]

    [환경플러스]

    변기·수도꼭지 절수기준 새달 강화 다음 달부터 수도법 개정에 따라 신축건물에 설치되는 절수형 변기·수도꼭지 등의 설비와 물 사용량 기준이 강화된다. 기존에는 변기·수도꼭지 제품에 대해 신축건물, 숙박업, 목욕장업, 골프장업 등 업종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업종 구분을 없애고 제품별 기준으로 단일화된다. 따라서 양변기의 경우 회당 사용 수량을 최대 15L(리터)에서 6L로, 소변기는 기존 최대 4L에서 2L로 강화된다. 또한 수도꼭지와 샤워기도 분당 최대 수량을 기존 7.5~9.5L에서 5~7.5L로 낮췄다. 다만 물탱크가 부착된 ‘로탱크형 양변기’는 제조업계 여건을 고려해 2013년 말까지 최대 7L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도록 유예 기간을 두었다. 법 개정으로 다음 달부터 신축되는 모든 건물과 시설은 바뀐 기준에 따라 절수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건축주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공사소음 양봉피해 3200만원 배상”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강형신)는 교량 철거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인해 양봉 피해배상을 요구한 분쟁조정 건에 대해 시공사가 총 3200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건은 전남 화순군에서 양봉업을 하는 주민이 양봉장 인근 지방도로 확·포장을 위해 기존교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으로 양봉피해를 입었다며 8500만원의 피해배상을 요구한 사건이다. 신청인은 “30년 전부터 같은 위치에서 양봉업을 해왔는데 2011년 8월부터 양봉장 인근 도로에서 방음벽도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해 꿀벌의 폐사, 산란중지, 로열젤리 생산 감소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25~27일 과천청사 환경생태사진展 환경부 환경생태사진모임회(CoP)를 통해 촬영한 사진 전시회를 25~27일 정부과천청사 5동 1층에서 개최한다. 전시회는 ‘물소리로 새벽을 깨우는 우포늪’(김순희 작품) 등 4계절의 풍광을 담은 작품 37점이 공개된다. 환경생태사진모임 이지윤 회장(보건정책과장)은 “아마추어들이 담아낸 사진이라 부족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4계절을 담은 작품을 통해 환경보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더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춘천 캠프페이지, 공원화 전에 산책로 활용

    61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강원 춘천의 옛 미군부대 ‘캠프페이지’ 터가 조만간 철조망 울타리를 모두 걷어 내고 시민들 산책로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춘천시는 20일 근화동 일대 67만㎡의 넓은 캠프페이지 옛 터를 따라 설치된 콘크리트와 철조망 울타리를 늦어도 내년까지 모두 걷어 내고 본격 개발이 이뤄지는 3, 4년 뒤까지 시민들의 산책로와 꽃길 등 경관지역으로 임시 조성한다고 밝혔다. 철조망 울타리는 길이만 3.8㎞에 달하고 콘크리트 담장 높이는 3m에 이르는 등 반세기 넘게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줘 왔다. 시는 이 같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캠프페이지 땅이 이달 중에 국방부로부터 시 땅으로 귀속되는 즉시 울타리 제거 작업부터 한 뒤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울타리 철거에 5억여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국방부에서 철거 비용을 부담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이를 검토 중이다. 특히 캠프페이지 반환과 관련해 격납고 2곳과 물탱크, 조종사 기숙사 등 4개 건물은 그대로 남겨 재활용된다. 활용가치가 높은 격납고 2개 건물 중 큰 건물은 체육관으로 개조하고 작은 격납고에 대해서도 활용 방안을 찾기로 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 ‘물주기 본부’ 출동

    100여년 만의 가뭄에 시달리는 서울시에서 19일 ‘가뭄 물주기 대책본부’가 첫발을 뗐다. 문승국 행정2부시장을 본부장으로 공원녹지국, 소방방재본부, 상수도사업본부, 기후환경본부 등이 참여한다. 25개 자치구도 부구청장을 본부장으로 대책본부를 구성한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지역 강우량은 10.6㎜로 예년 같은 기간 평균인 173.9㎜의 6.1%에 그쳤다. 때문에 서울시 전체면적의 18%에 이르는 114㎢의 공원과 산, 가로수 28만 그루, 띠녹지 339㎞ 구간, 마을마당, 녹지대, 옥상공원 등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시는 자치구 녹지급수차량 80대, 소방차 119대, 도로 물청소차 237대, 상수도본부 물차 8대 등 급수차량 444대와 민간 물차 55대를 확보해 지원에 나섰다. 시는 행정력으로 100%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체 빌딩 앞의 가로수와 띠녹지 내 나무 물주기에 주변 주민, 상가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오전 5~9시, 오후 6~9시에 물을 줘야 한다. 특히 키 작은 나무의 경우 햇볕이 쨍쨍한 낮엔 피해야 하고, 물이 그냥 흘러내리지 않도록 가급적 물을 담을 수 있는 구덩이를 파거나 물주머니를 달아 서서히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하면 좋다. 시는 우면산 산사태복구 녹화 지역 69만㎡에도 급수차를 하루 17대 투입하고 물탱크 5개를 설치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충남, 모든 마을 상수도 보안시설 설치

    충남 홍성 배양마을 상수도 독극물 투약 사건이 터진 지 40일을 맞고 있다. 아직 단서조차 찾지 못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충남도는 도내 모든 마을상수도에 보안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29일 홍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사건 발생 직후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상수도 집수장 물탱크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농약 구입자 1500명을 300명으로 압축하고 구입 시기, 목적, 사용처 등에 대해 심층면접을 벌이고 있으나 현재까지 혐의를 둘 만한 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이 마을 앞산의 30t급 물탱크 안에서 발견된 농약은 액체 제초제인 ‘근사미’와 가루 살충제 ‘파단’이다. 경찰은 또 물탱크 관리계약이 30일로 끝나는 점을 중시해 기존 업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 관계자나 올해 초 전년도 결산 과정에서 수도세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주민을 상대로 수사를 펴고 있으나 별 진척이 없다. 정신지체자 등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이웃 11개 마을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500만원의 신고보상금까지 내걸었다. 오세윤 홍성경찰서 수사과장은 “요즘은 농번기여서 탐문수사를 하려면 일일이 논밭을 찾아다녀야 해 어려움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문제의 물탱크를 말끔히 청소한 뒤 예전대로 114가구 250여명의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으나 불안감에 식수로 잘 사용하지 않고 빨래 등 주로 허드렛물로 쓰는 실정이다. 충남도는 주민 불안이 가시지 않자 내년까지 도내 모든 마을상수도에 보안시설을 설치하고 노후시설을 교체하기로 했다. 국비 등 850억원을 들여 마을상수도에 폐쇄회로(CC)TV, 개폐감지장치,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하고 낡은 상수도는 허물고 신축한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지방시대] 소외된 자들을 위한 디자인 필요하다/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소외된 자들을 위한 디자인 필요하다/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소외된 자들을 위한 디자인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사회적 책임이 있고, 지속 가능하며, 인도주의적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 전문적인 디자인 공동체, 디자인 학교, 공과대학 그리고 건축학과들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은 빈곤을 퇴치하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더 나은 수준의 삶을 제공하고자 개인과 단체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에딧드 월드 대표 김정태씨의 ‘적정기술 총서’에 따르면 적정기술이란 ‘해당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그 사용이 환경이나 타인에게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인도에서 3달러에 팔리는 텃밭용 소형 관개시설, 스위스의 한 그룹이 개발한 수인성 전염병을 막기 위한 휴대용 정수기, 나이지리아의 엔지니어가 디자인한 세라믹 쿨러를 이용한 신선한 야채운반기구, 카트리나 재해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재해 잔해 가구를 이용한 소규모 가구공장 프로젝트, 일용직 노동자를 위한 이동식 텐트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필요를 충족시키고자 디자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디자인 제품 혹은 프로젝트들은 무엇보다 크기를 축소하고, 가격을 낮추며, 제품이 무한대로 확장된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도 디자인이라는 것이 구매능력이 있는 소수를 위한 디자인에 봉사해 왔다는 자성에서 출발한 이러한 움직임들은 좀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공공디자인에 대한 논의를 거쳐, 이제는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의 논의가 도시 재생의 영역으로 진화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지형 특성상 구릉지가 많은 도시구조에다가 일본강점기 도시 개발의 흔적으로 인한 철로변 틈새 마을이 많다. 그렇다 보니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극복하기 위한 구릉지형 건축디자인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으로,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사하구의 감천마을의 경우 수천가구가 구릉지에 밀집하면서도 앞집은 뒷집을 가리지 않는 배려의 디자인을 50여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형성하며 살아왔다. 또 시내 원도심 지역은 수천 채의 폐·공가가 늘어나면서 범죄와 안전 등 사회문제화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고자 저렴한 이동식 텃밭상자를 활용한 도시농업 기법도 하나의 대안적 디자인으로 실험되고 있다. 이 밖에 산복도로 서민 주거 밀집마을 일대의 안전 취약 지역에는 저렴하고 유지비가 적게 드는 LED 등을 활용, 안전과 경관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조명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도 소소하지만 좁은 골목길을 최대한 활용해 빨래를 널 수 있는 소형디자인 기술, 지붕 위 물탱크를 활용한 지붕 정원 조성디자인 수법, 경사형 타운하우스 설계기법 등 다양한 수요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들은 아주 작은 시도에 불과하다. 아직 수많은 서민적 필요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소외된 디자인의 배려와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한해 수많은 건축·디자인 전문가들이 배출되지만, 이들을 다 흡수하기에는 기존의 업계 여건이 녹록지 않다. 따라서 청년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안정적인 취업기회를 확보했으면 좋겠지만 이처럼 소외된 자들을 위한 디자인과 건축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나 다양한 창업의 기회도 무궁무진한 도전영역이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부산大 운동장에 ‘대형 물탱크’ 설치

    부산 도심에 국지성 집중 폭우에 대비, 빗물을 임시 저장하는 ‘대형 물탱크’(우수저류조) 설치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금정구 장전동의 부산대 운동장에 대한 개발제한구역관리계획안이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침수방지용 지하물탱크 조성 사업(장전유수지)을 본격화한다고 24일 밝혔다. 장전유수지는 운동장 아래에 4125㎡ 규모로 건설된다. 최대 2만 2600t을 저장할 수 있다. 총 사업비 99억원(국비 56억원,시비 43억원)이 투입돼 올 연말 완공예정이다. 금정구청은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국토부의 승인절차 등으로 인해 터파기 등 기초적인 공사만 해왔었다. 시는 장전 유수지가 완공되면 매년 집중호우 시 범람으로 침수피해를 입었던 지류인 온천천 범람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산불화재 소방용수 및 온천천 유지용수로 사용할 수 있어 연간 5억여원의 예산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해 7월 국·시비 95억 6000만원을 투입해 저지대인 해운대구 우1동 올림픽공원 지하에 1만 8200t의 센텀지구 우수저류조(너비 40m, 길이 95m, 높이 6m)를 완공했다. 우수저류조는 당시 집중호우 때 첫 가동에 들어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당시 해운대에는 시간당 평균 63㎜ 등 총 168㎜의 비가 내렸으며 하수관이 처리하지 못한 빗물 4180t을 우수저류조에 저장한 덕분에 물난리를 피했다. 이 지역은 2009년 7월 두 차례의 집중호우로 도로 등 1만 8000㎡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시는 앞으로 금정구 부산외국어대 신축 캠퍼스 부지(2만 7000t)와 금정초등학교 운동장(1만 1040t), 연제구청 주차장 및 공원(7만t), 부산경찰청 주차장 및 공원(3만 2900t) 등 4곳에 우수저류조를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홍성 공동 상수도 독극물 투입 누가

    지난 20일 발생한 충남 홍성군 마을 공동 상수도 독극물 투입 사건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으나 아직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22일 홍성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 30분쯤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의 30t급 상수도 집수장 물탱크 안에서 농약병과 살충제 봉지들이 물속에 있는 것을 청소업체 E사 직원 최모(30)씨가 발견했다. 최씨는 “청소를 하려고 오전 9시쯤 단수를 하고 현장에 가보니 물탱크 안에 독극물이 녹아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액체 제초제인 ‘근사미’ 300㎖ 플라스틱 병 3개가 뚜껑이 열린 채 떠 있었고 가루 살충제 ‘파단’ 3㎏짜리 3봉지는 뜯겨 반쯤 녹아 있었다. 발견 당시 물탱크 주변을 둘러친 철조망 80㎝ 정도가 절단기 등으로 잘려 있었고 물탱크 문을 잠그는 경첩도 부서져 있었다. E사는 지난달 12일 물탱크를 소독한 데 이어 이날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독극물을 발견했다. 이 물탱크의 물은 114가구 주민 250여명이 식수로 쓰고 있다. 마을에서는 한달 전후로 이 물을 먹은 주민 몇 명이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복통과 식욕 상실 등을 호소했다. 주민 유종근(76)씨는 “20여일 전부터 우리 부부 모두 밥맛이 없고 장딴지가 가려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월 마을에서 수도 요금 문제를 놓고 주민 간 말다툼이 벌어지는 등 마을에서 ‘왕따’나 갈등 등으로 원한을 가진 내부 주민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물탱크의 물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울시 2014년까지 노후수도관 모두 교체 “아리수 안심하고 드세요”

    서울시가 수돗물 브랜드 ‘아리수’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2014년까지 노후 수도관을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수질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옥상 물탱크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내년까지 상당수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는 수돗물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주부 위주의 ‘수돗물 시민 평가단’도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리수 음용률 높이기’ 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시민들이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수질에 대한 불만보다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옥내 급수환경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리수는 2009년과 201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병물 기준에 적합하다는 인증을 받았지만 서울시민 수돗물 음용률은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공사비 부담으로 급수관 교체를 못하고 있는 소규모 주택 8만 가구에 대해 529억원을 투입해 2014년까지 노후 수도관을 전량 교체할 계획이다. 중·대형 주택 14만 가구에 대해서는 노후 수도관의 실태를 적극적으로 알려 자율적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소형 옥상 물탱크를 이용하는 5층 이하 건물 가운데 직접 급수 방식으로 교체 가능한 건물 6700여곳과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옥상 물탱크 보유 건물 1만 8000곳에 대해서는 35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물탱크를 전량 철거할 예정이다. 옥상 물탱크는 낮은 수압 등 급수 사정이 좋지 않았던 시기에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현재는 상수도 시설이 개선돼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조류나 청소불량으로 인해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상·하반기 각 1회 구별 25곳씩 총 625곳에 대해 실시했던 위생관리 점검 대상을 구별 60곳, 총 3000곳으로 대폭 늘려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후배관이 많은 1994년 3월 이전에 지어진 500가구 이상 아파트 318단지, 4676동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자치구 합동 점검을 하는 등 특별관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는 서울시 424개 동별로 시민 5명씩 2120명으로 구성된 수돗물 시민평가단이 활동한다. 이들은 수돗물 수질 평가와 노후 급수관 실태조사 및 개량유도, 아리수 홍보 등의 역할을 맡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녀석이 톱밥 속으로 숨어들었다. 녀석은 밀크셰이크처럼 어감이 달콤한 밀크스네이크 종이다. 먹이 줄 것과 따뜻하게 해 줄 것, 간단한 러시아 단어로 적어 놓은 메모지를 들여다보았다. 이반이 출항하기 전 남긴 글이다. 이반은 녀석의 등을 쓰다듬고 마지막 선물처럼 케이지를 앞에 내려놓았다. 한국 사람과 러시아 사람은 닮은 구석이 많아, 이반은 러시아 사람들도 개나 고양이, 새 같은 애완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뱀이라니, 나는 검정 바탕에 노랑, 빨강 줄무늬가 있는 이국의 낯선 뱀에게서 멀찍이 떨어졌다. 러시아에서 뱀은 집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다고 생각해. 녀석을 보고 놀란 나에게 위로라도 하려는지 이반은 한국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는 걸 어디선가 들었다고 했다. 명자, 이반은 내 이름을 부르고 입으로 휘이휘이 휘파람 부는 흉내를 냈다. 그러면 집안이 텅 비게 돼, 녀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종종 휘파람을 불던 내게 이반은 러시아 속담을 빗대 말했다. 나는 멀찍이 녀석을 내려다보며 이반의 익살에 웃음을 내보였었다. 이반을 만난 것은 클럽 로즈에서였다. 로즈는 P시에서 속칭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외국인 거리에 있었다. 예전에는 주로 미군들이 드나들었는데 미군이 철수하고 러시아 선원과 상인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날도 나는 로즈에서 맥주를 마시며 립스틱이 번지지 않았는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때 젊은 러시아 청년 하나가 보드카를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마담 장 앞에서 한국 얘기를 듣던 선원 중 하나였다. 술을 마실 때 거울을 보면 안 돼요, 아름다움까지 먹어버리거든요, 귓불에 입술을 갖다 대며 그가 속삭였다. 흔한 작업멘트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그의 나긋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반이라고 했다. 그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처음 출발하는 곳이 고향이라고 말했다. 나는 시베리아 열차가 끝없이 달리는 드넓은 숲과 초원을 떠올렸다. 그에게 러브 오브 시베리아란 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양손을 허공에 올려 내 얼굴을 길게 그려보였다.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왼쪽 손목에 새겨진 푸른색 돛이 펄럭였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내가 여주인공과 닮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그린 얼굴이 허공에 그대로 떠 있는 것처럼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러시아 사람과 첫 대면을 할 때 영화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면 사람들은 영화 속 여주인공을 만난 것처럼 이국의 여자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대개 영화 속 지명이나 주인공의 이름을 들먹이는 선에서 끝이 났다. 러시아말로도, 한국말로도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순간에 이르면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가 턱을 괴고 조용히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눈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여행지처럼 나를 설레게 했다. 음악이 흘렀고, 클럽 로즈는 마치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을 품고 있는 대합실 같았다. 그의 손목에 새겨진 푸른 돛 때문이었을까, 나는 문득 그라면 함께 여행을 떠나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같이 여행을 떠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월요일만 아니라면 언제라도 좋아요, 월요일 여행은 불행하거든요, 러시아 속담이에요. 느닷없는 제안이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나는 벽면에 붙은 러시아 달력을 바라보았다. 그날은 금요일이었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마치 오래 전에 만난 사람처럼 손을 잡고 아무 손님도 잡지 못한 나타샤를 지나쳐 거리로 나왔다. 밤하늘에는 만국기가 꽃잎처럼 나풀거렸고 만국기의 행렬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는 입을 맞추었다. 두 블록 떨어진 내 숙소로 걸어올 때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지금도 이반이 러시아 속담을 말하며 내 입술에 입을 맞출 것만 같다. 시계가 밤 아홉시를 넘겼다. 녀석은 원색의 몸을 감춘 채 아직 기척이 없다. 나는 열선을 펴서 케이지 크기만큼 접었다. 그 위에 타월을 깔고 케이지를 얹었다. 사람 옷 입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판매원이 열선 까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겨울철, 스스로 온도 조절을 하지 못하는 녀석에게 열선은 생명줄과 다름없다고 했다. 녀석에게 25도의 체온으로 이국의 땅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불행일 수 있었다. 나는 콘센트에 코드를 꽂고 케이지에서 멀찍이 물러섰다. 거실의 불을 낮추고 이반이 남긴 메모지를 냉장고에 붙였다. 주방 창가로 가서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북향으로 나 있는 주방에서 밖을 보면 아래층에 있는 중국집 ‘홍루’의 뒤꼍이 훤히 보였다. 홍루 뒤꼍에 가로등 빛이 희미하게 새들었다. 쥐라도 쫓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담자락을 타고 지나간다. 지난봄, 가게의 주인이 바뀌면서 홍루(紅樓)라는 간판이 내걸렸다. 홍루는 붉은 다락방이라는 뜻이지만 이곳에 사는 화교들은 늙은 기생의 방이라는 별칭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나는 변두리 사거리의 허름한 중국집 이름 홍루를 몇 번이고 되뇌었다. 거리는 스산할 정도로 빛이 꺼져 가고 휑하니 바람만 몰아 불었다. 멀리 텍사스 거리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등 뒤로 손을 넘겨 자주색 민소매 드레스의 지퍼를 올렸다. 목선이 등 뒤로 깊게 파인 드레스였다. 이반을 만났을 때 이 드레스를 입었다. 이반이 긴 허리를 굽히고 마른 등에 입술을 댈 때면 나는 수줍은 소녀처럼 간지러움을 참아내곤 했다. 나는 거울을 보며 빨강 립스틱을 덧바르고 귓불 뒤에 향수를 뿌렸다. 구제를 구입해 수선한 밍크를 꺼내 걸치고 자투리로 만든 밍크 모자를 머리에 비스듬히 얹었다. 진주 귀걸이를 하고 장갑을 꼈다. 은색 스팽글이 촘촘하게 박힌 카우치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몹시 차가웠다. 텍사스촌에 접어들자 겨울 내내 공중에 걸려 있던 해진 만국기가 바람에 나풀댔다. 그 아래, 술에 취한 러시아 선원 두 명이 러시아 혁명가 스텐카 라진을 부르며 지나갔다. 나는 시애틀 노래주점을 지나고 캄차카 노래방을 지나 클럽 로즈로 걸음을 옮겼다. 로즈에는 러시아 민요인 백만 송이 장미가 흐르고 있었다. 낮고 고혹적인 중년 여가수의 목소리가 담배 연기와 흐린 불빛에 섞여 들었다. 손님이라고는 한국 선원 두 명과 러시아 선원 두 명이 전부였다. 마담 장이 표정 없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이반을 만났던 자리에 앉아 장갑을 벗어 테이블 위에 얹었다. 한국 선원과 함께 있던 나타샤가 다가와 서툰 한국어로 언니, 마셔? 라고 물었다. 나는 보드카와 러시아 닭 꼬치인 샤실릭을 시켰다. 담배를 피워 물고 천천히 로즈 안을 둘러보았다. 마담 장이 무료하게 하품을 해댔다. 필리핀에서 온 구잘은 러시아 선원과 섞여 백만 송이 장미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음악이 끝날 무렵 나타샤가 보드카와 샤실릭을 내왔다. 나는 담배를 끄고 보드카를 한 잔 따랐다. 보드카를 한 모금 마시자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목까지 치닿았다. 이반은 보드카를 마시는 순간이면 고향을 떠났다는 것도, 추운 바다 위를 떠돈다는 것도 모두 잊는다고 했다. 나는 열기가 되뿜어져 나오는 목을 진정시키기 위해 샤실릭 꼬치에서 닭 가슴살 한 점을 빼 마요네즈에 찍어 입에 넣었다. 내가 보드카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미군이 철수하고 나서였다. 러시아 선원들이 골목을 차지하고 거리의 젊은 여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짐을 꾸려서 떠났다. 고작 러시아 선원의 비위나 맞추며 살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마담 장도 미군을 따라 미국으로 갔던 여자였다. 나는 미군 대신 러시아 선원을, 맥주 대신 보드카를, 영어 대신 러시아어를 몸에 익혔다. 이 거리에 나타샤와 구잘이 찾아들었다. 나타샤는 러시아에서 발레리나였고 구잘은 필리핀에서 가수였다고 했다. 그렇게 누군가는 꿈을 찾아 이곳을 떠났고 또 누군가는 또 다른 꿈을 좇아 이곳으로 왔다. 하지만 텍사스촌으로 되돌아 온 사람들은 좀체 이 거리를 다시 벗어나지 못했다. 마담 장이 러시아 민요 대신 빠른 행진곡으로 음악을 바꾸었다. 선원들이 경쾌한 해군의 노래에 맞춰 무릎과 팔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보드카 병이 순식간에 비어 갔다. 시계는 벌써 열한 시를 넘겼다. 한국 선원이 나타샤의 뺨을 비비며 등줄기를 훑었다. 선원 하나가 그녀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는 순간 그녀가 마담 장에게 눈짓을 보냈다. 마담 장이 전화를 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아가씨가 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는 여자였다. 계산을 마친 그들이 클럽 안을 빠져 나갔다. 손님은 이제 러시아 선원만 남았다. 유난히 손님이 없는 밤이었다. 살집이 많은 러시아 선원 하나가 보드카를 마시며 계속 나를 주시했다. 눈이 마주치자 선원은 보드카 병을 쥐고 일행을 벗어나 내 쪽으로 걸어왔다. 구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비틀거리는 선원보다 구잘이 먼저 내 테이블 앞에 와 선다. 러시아 선원이 들으라는 듯 러시아말로 이번에도 손님을 채 가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선원이 멈칫거리는 사이 구잘이 밖으로 나갔다. 선원이 내 앞에 앉는다. 그는 잔에 보드카를 따르며 자신의 고향 이야기로 말을 건넸다. 나는 그에게 이반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깨를 추켜올리며 자신이 이반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주색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며 슬쩍 어깨를 감싸 쥐었다. 해군의 노래가 끝나고 러시아 혁명가가 시작되었다. 구잘이 필리핀 친구와 함께 나타났다. 구잘의 친구가 러시아 선원의 팔을 꿰찼다. 멍청이! 저 언니 나이 많아, 주름 많아, 구잘이 선원에게 하는 말이 들려왔다. 구잘의 말에 선원이 내 앞에 앉은 선원에게 손짓을 보냈다. 동료가 만류하는 손짓을 무시하듯 선원이 지갑을 꺼내 보드카와 샤실릭 값의 두 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지켜보고 있던 구잘이 거칠게 다가왔다. 언니 년 나빠! 그녀가 내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놀란 선원이 성급히 일어났다. 그리고 테이블의 돈을 챙겨 일행 쪽으로 가버렸다. 망할 년! 어린 년이! 마담 장이 구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언니 년, 나빠! 구잘이 악다구니 끝에 손을 풀었다. 그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샤실릭 꼬치가 꾸들꾸들 말라갔다. 러시아 혁명가가 끝나고 경쾌한 아코디언 연주와 함께 새로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유난히 손님이 없는 밤이었다. “이 짓도 이제 지긋지긋해, 러시아 년들을 한국 놈들에게 붙이고 필리핀 년들은 러시아 놈에게 붙이고, 이렇게 갈보 년들 불러대는 것도 신물이 난다구!” 그녀가 보드카를 마시며 넋두리를 해댔다. 쿨럭쿨럭, 천식 때문인지 잔기침이 뒤따랐다. “그래도 옛날에 이 바닥에서 명자, 하면 알아줬는데, 사내들을 홀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지, 그 시절에는 먹물 튄 년이 드문 때였으니…….” 그녀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 흐릿한 불빛을 타고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거에 혹해서 사내놈들이 많이 찝쩍댔지…… 그때 한 놈 잡아 떠나지, 무슨 미련이 있다구…….” 그녀의 목소리는 무대 위에 홀로 앉은 재즈가수의 독백처럼 한없이 낮았다. “너나 나나, 진즉에 이 바닥을 떴어야 하는데……, 사나운 팔자는 이래도 저래도 막히니…….” 그녀는 마치 거울을 보듯 나를 보고 있었다. 손님은 더 이상 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코트를 걸쳤다. 카우치 백을 열어 계산을 마치고 조용히 로즈를 나왔다. 홍루의 간판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나는 홍루 앞에서 머리를 손으로 빗어 넘기고 모자를 반듯하게 썼다. 보드카 때문인지 속에서 열이 올랐다. 어두운 계단을 지나 2층 현관문을 열었다. 녀석은 아직도 톱밥 속에 파묻혀 있다. 녀석에게 다가가 케이지 밑에 조심스럽게 손을 갖다 댔다. 따뜻했다. 월요일에 길을 떠나면 여행이 불행하게 된다고 했던 이반은 정작 월요일에 떠났다. 이반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건 단순히 그가 월요일에 떠났기 때문이리라. 나는 욕실로 들어가 화장을 지우고 드레스를 벗었다. 거울에 깡마른 몸이 드러났다. 이반이 명자, 라고 이름을 부른 뒤 커다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그려 보이면 나는 러시아 회화 책을 뒤지듯 그가 허공에 그려낸 그림을 꼼꼼히 살폈다. 이반은 종종 그렇게 자신이 탈 배가 지나갈 곳을 손으로 그려 보여주었다. 그럴 때마다 이반의 손목에 새긴 푸른 돛이 허공에서 움직였다. 이반은 지금 어느 바다를 지나고 있을까, 나는 깡마른 몸에 샤워기의 물을 뿌렸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깬 것은 녀석 때문이었다. 문득 녀석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반이 떠나고 녀석을 제대로 본 적도 없다. 나는 가운을 걸치고 거실로 나갔다. 케이지에서 멀찍이 떨어져 톱밥 위를 보았다.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반이 떠나고 녀석은 줄곧 톱밥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일까, 나는 케이지 안을 살폈다. 톱밥의 곡선이 흐트러짐 없이 처음 그대로였다. 나는 냉동실 문을 열고 이반이 사 놓은 먹이를 하나 꺼냈다. 먹이는 알루미늄 포장지에 싸여 있었다. 개수대에 따뜻한 물을 받아 포장된 먹이를 그대로 담갔다. 재스민 차를 우려내 창가로 간다. 눈이 흩날렸다. 홍루 지붕에는 엘피 가스통 4개와 물탱크, 남자의 것으로 보이는 작업복과 면장갑, 깨진 그릇이 나뒹굴었다. 그 낡은 지붕 아래 자장면과 짬뽕 옆으로 적힌, 익숙하나 한 번도 맛을 본 적 없는 횡서 끝자락의 낯선 메뉴를 떠올린다, 어쩌면 남자가 만들어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감조차 잃어버렸을지도 모를 그 메뉴 밑으로 삐뚤삐뚤하게 적힌 러시아 음식들. 흑빵과 함께 홍루의 남자는 육개장과 비슷한 쌀단까나 빈대떡과 비슷한 블린 같은 러시아 음식도 만들었다. 종종 러시아 사람들이 중국 음식 중에 끼어 있는 러시아 음식을 주문하였다. 눈이 내려앉는 홍루 뒤꼍에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가 등을 보이고 양파 껍질을 벗기기 시작한다. 내가 보는 것은 언제나 남자의 등이다. 남자는 마치 그림 속에 들어 있는 사람처럼 묵묵히 앉아 양파를 깠다. 넓은 고무 대야를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물에 붇고 있는 양파 껍질을 벗겨 낸다. 인조털이 달린 두툼한 점퍼에 가려진 남자의 양 옆 어깨가 끊임없이 움직인다. 나는 껍질과 뒤섞인 혼탁한 물에 한 쪽 손을 깊숙이 집어넣고 남은 양파 알을 찾는 남자의 기울어진 어깨를 본다. 언뜻언뜻 삐져나오는 남자의 붉고 물에 불은 손. 남자는 허리를 펴고 위를 올려다보는 법이 좀체 없다. 남자의 등 뒤로 살금살금 나타샤가 다가간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허리를 익살스럽게 굽히고 남자의 등 뒤에 몰래 다가섰다. 나타샤가 두 손으로 남자의 눈을 가린다. 남자가 양파 껍질이 묻은 젖은 손을 차마 나타샤 손에 포개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나타샤가 손을 풀었다. 나는 뒤돌아보고 멋쩍어하는 남자의 표정을 바라보며 식어가는 찻잔을 볼에 대고 눌렀다. 나타샤가 남자 앞에 턱을 괴고 앉는다. 분홍색 털 스웨터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클럽에서와는 달리 앳돼 보였다. 남자가 양파 껍질을 벗기는 일을 멈추었다. 나타샤가 일어서더니 뒤꿈치를 모으고 양발을 벌려 발레의 폴리에 자세를 취한다. 두 팔을 뻗어 머리 위로 올리고 천천히 발 앞굽을 세워 잔걸음으로 뒤꼍을 옮겨 다녔다. 한눈에 봐도 그녀가 백조의 동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타샤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총총걸음으로 뒤꼍을 돌아 남자 앞에 섰다.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동그랗게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나는 남자를 향해 웃고 있는 나타샤를 보며 식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개수대에 던져놓은 녀석의 먹이가 녹았다. 먹이를 건져서 접시에 담고 알루미늄 포장지를 벗겨냈다. 손가락 한 마디를 좀 넘긴 연한 핑크색 먹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나는 숨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쥐가 녀석의 먹이라니. 처음 기지촌에 왔을 때처럼, 처음 러시아 선원을 만났을 때처럼 무섭고 낯설었다. 나는 숨을 가다듬었다. 집게로 새끼 쥐를 집어 올려 녀석에게로 갔다. 톱밥 위는 아직도 텅 비어 있었다. 케이지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고 먹이를 내려놓았다. 휘파람을 분다. 녀석이 나타나기를 바라며 휘파람을 분다. 어릴 적 나는 늘 혼자였다. 혼자 있는 시간이면 아무도 없는 집 마루에 앉아 허공을 향해 휘파람을 불어대곤 했다. 설령 어른들의 말처럼 뱀이 나온다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휘파람을 불면 곁에 누가 있는 것처럼 무서움이 가셨다. 이반의 말대로 휘파람을 불어서 집이 비었는지 집이 비어서 휘파람을 불었는지 지금도 알 수는 없었다. 나는 케이지에서 시선을 거두고 소파에 앉아 여행자를 위한 러시아 회화 책을 폈다. 90쪽 ‘거리’에서부터 120쪽 ‘모자 가게’까지는 이반이 떠나기 전 러시아어로 읽어주었다. 151쪽 기차여행 편을 한글로 따라 읽는다. ‘그제야 마구 쎄스츠 나 보예즈제?’ 어느 기차에 타야 합니까? 홍루 뒤꼍으로 함박눈이 쌓였다. 나는 눈을 밟으며 홍루로 갔다. 홍루에는 나타샤와 한국인 두 명만이 앉아 있었다. 주방 안으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종업원에게 이반이 즐겨 먹었던 쌀단까와 흑빵을 주문했다. 종업원 대신 나타샤가 내 쪽을 힐금거리며 주방 입구로 갔다. 그리고 주방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주문을 받아 전해준다. 나는 낮은 선반 위에 펼쳐진 러시아 회화 책을 잠시 쳐다보았다. 남자도 틈틈이 회화 책을 뒤지며 러시아 말을 익히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습관처럼 폴리에 자세로 발을 벌리고 서 있는 나타샤의 뒷모습이 왠지 서글퍼서 고개를 돌렸다. 쌀단까와 흑빵이 나왔다. 이반은 홍루의 쌀단까 맛이 고향의 맛과 같다고 했지만 홍루의 쌀단까 맛은 육개장과 별반 다름없는 맛이었다. 천천히 흑빵을 뜯어 입에 넣었다. 흑빵이 입안에서 거칠게 씹혔다. 나는 반쯤 뜯어 먹은 흑빵을 남기고 홍루를 나왔다. 케이지 안에 먹이가 그대로 있었다. 녀석이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나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케이지의 뚜껑을 열고 먼지떨이를 거꾸로 찔러 넣어 천천히 톱밥을 휘저었다. 녀석은 나타나지 않았다. 막대기로 커다랗게 원을 그은 뒤 안으로 조금씩 좁혀가며 톱밥을 감아 올렸다. 녀석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반이 곁에 있었다면 아마도 내가 휘파람을 불어 모든 게 텅 비어버린 거라고 말했을 것이다. 녀석은 어디로 간 것일까. 눈이 녹고 있었다. 녀석이 사라진 지 일주일째, 부두에 배가 들어왔다. 텍사스 거리는 러시아 선원들과 보따리 상인들로 붐볐다. 나는 클럽 문을 열었다. 로즈도 러시아 선원들로 북적였다. 여전히 러시아 음악 백학이 흘러나왔고 조명은 더 흐려 있었다. 나는 이반을 만났던, 거울이 걸린 자리에 앉았다. 장갑을 벗어 테이블 위에 올리고 카우치 백에서 담배를 꺼냈다. 언니 머? 구잘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나는 보드카와 샤실릭을 주문했다. 마담 장이 새로운 선원들을 앞에 두고 예전 텍사스 거리에 몰려들었던 미군들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선원들이 이야기를 채근하듯 마담 장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 시절 마담 장의 사랑을 구하려는 한 미국 병사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털어 백만 송이 장미를 사다가 거리에 뿌렸노라고 말하자 선원들이 속았다는 듯 몸을 털며 허탈한 웃음을 웃었다. 러시아에 전해 내려오는 백만 송이 장미에 얽힌, 가난한 화가의 슬픈 사랑이야기란 것을 이내 알아챈 모양이었다. 마담 장은 배가 들어올 때마다 선원들을 앞에 두고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곤 했다. 선원들은 이국의 낯선 이야기에 자신들 나라의 이야기가 섞여 든 것을 알아채자 긴장이 풀렸는지 보드카를 연거푸 마셨다. 마담 장이 의자를 돌려 몸을 반쯤 틀고 있는 러시아 선원들을 달래듯 두 손을 들어 허공을 다독였다. 선원들이 다시 마담 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나타샤는 한국인 선원들 사이에 섞여 있었고 이미 취해 보였다. 한국인 선원이 길고 곧은 나타샤의 등줄기를 더듬어 내려가다 허리를 감싸 안고 일어섰다. 마담 장이 재빠르게 나타샤와 눈길을 주고받았다. 나타샤와 한국인 선원이 계산을 마치고 클럽 밖으로 나갔다. 홍루의 남자가 클럽에 들어선 것은 내가 두 번째 담배에 막 불을 붙일 때였다. 남자는 이곳이 처음인 듯 두리번거리며 자리를 찾아 앉았다. 다소 들뜬 표정으로 구잘에게 주문을 했다. 그의 테이블에 맥주와 마른안주가 올려졌다. 나는 보드카를 한 모금 마셨다. 마담 장이 음악을 바꿨다.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었다. 러시아 선원들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한다. 러시아인들의 춤은 마치 목각 인형이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처럼 무릎과 팔이 절도 있게 꺾어졌다. 격렬하면서도 율동 사이사이에 강한 매듭이 있는 러시아 춤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정신이 맑아졌다. 춤이 격렬하면 할수록 더 그랬다. 나는 선원들이 원무를 이뤄 추는 가팍을 보며 이반을 떠올렸다. 이반도 어디선가 함성을 지르며 저들처럼 가팍을 추고 있을까, 나는 보드카를 마시고 샤실릭을 한입 베어 물었다. 바에 앉아서 계속 몸을 흔들고 있던 마담 장이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육중한 그녀의 몸이 빠른 리듬에 맞춰 민첩하게 움직였다. 선원들의 함성이 추임새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졌다. 음악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들의 춤은 자정까지 계속될 것이다. 구잘이 나타샤가 없는 빈자리를 대신하여 분주히 움직였다. 마담 장은 점점 술에 취하고 흥에 취해갔다. 가끔 이렇게 마담 장이 흥에 취해 선원들과 춤을 추면 그녀가 어김없이 해 오던 일, 러시아 아가씨를 한국 선원에게 붙이고 필리핀 아가씨를 러시아 선원에게 붙이는 일을 잊었다. 더불어 나의 존재도 잊었다. 그녀가 잊는 것은 단지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의 천식처럼 오래된 이 거리의 모든 것들, 그녀를 되돌아오게 만들었던 익숙한 모든 것들, 그녀의 생 모두를 잊을 것이었다. 이반의 말대로 휘파람을 불면 무언가 텅 비게 되는 것처럼 그녀도 텅 비어가는 것이리라. 원무에 끼어 점점 격렬하게 몸을 흔들 때마다 그녀가 한줌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기라도 할 듯 깡마른 손을 허공에 내밀었다. 홍루의 남자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남자는 무릎 사이에 손을 찔러 넣고 눈은 줄곧 나타샤를 찾았다. 나는 마지막 보드카를 입에 털어 넣었다. 남자가 취했는지 점점 고개를 떨궜다. 녀석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문득 잊고 있던 녀석을 떠올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남자가 고개를 든다. 거짓말처럼 녀석을 찾은 것은 소파 밑에서였다. 환전소에 가기 위해 러시아 동전을 지갑에 넣는 중이었다. 소파 밑으로 굴러들어간 동전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누렇게 바랜 벽지에 노랑 빨강 검정 색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소파 안쪽 벽 틈에 일자로 붙어 있었다.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 가만히 녀석을 지켜보았다. 녀석도 움직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먹이를 꺼내 따뜻한 물에 담근 다음 물기를 닦아 소파 입구에 놓았다. 집게를 들고 소파 위에 웅크리고 앉아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녀석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숨을 삼켰다. 먹이 앞까지 조심스럽게 다가간 녀석이 고개를 들며 혀를 날름거렸다. 녀석의 여린 혀가 재빠르게 입속을 반복해서 드나들었다. 녀석이 먹이 앞으로 다가가 먹이를 덥석 무는 순간 집게로 녀석을 집어 케이지에 넣었다. 녀석의 입에는 삼키다 만 새끼 쥐의 여린 몸이 반쯤 물려 있었다. 로즈 앞에는 며칠째 클로즈라는 안내판만 달려 있었다. 겨울이면 도지는 마담 장의 천식 때문에 잠시 문을 닫았다고 했다. 나타샤도 가끔씩 목욕탕이나 환전소에서 마주치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에 한국 선원을 따라 이곳을 떠났다는 말도 있었고 임신을 해서 로즈에서 쫓겨났다는 소문도 있었다. 텍사스 거리는 다 해진 만국기를 걷어내는 상인들로 분주했다. 나는 만국기가 끝나는 곳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이반을 처음 만났던 날, 이반의 달콤한 입술이 나의 입술에 닿던 순간, 나는 내 여행이 이대로 끝이 나길 간절히 바랐었다. 이반은 지금 어느 바다를 지나고 있을까? 나는 만국기가 걷히는 하늘을 바라보며 블라디보스토크 행 비행기표 판매소를 지나 환전소로 갔다. 마지막 남은 먹이를 녀석에게 넣어주었다. 녀석이 조심스럽게 먹이에 다가간다. 잠시 목을 추켜세우더니 슬그머니 방향을 틀었다. 또 먹이를 먹지 않을 모양이었다. 온수에 목욕을 시키면 좀 도움이 될 겁니다. 수의사는 전화로 간단하게 처방을 내렸다.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정상적으로 탈피를 하기 힘들어진다고도 했다. 대야에 온수를 받아 케이지 옆에 놓았다. 케이지 뚜껑을 열고 널브러지듯 몸을 길게 풀고 있는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집게를 들다가 내려놓았다. 녀석의 외피에 손을 조심스럽게 갖다 댔다. 녀석의 차가운 체온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천천히 선을 그으며 머리 쪽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녀석의 입을 지나 턱쯤에 손가락이 닿았을 때 녀석이 감미로운 몸동작으로 손에 감겨든다. 소름인지 전율인지 무언가 몸속으로 울려들었다. 나는 녀석을 안듯 들어올려 온수에 담갔다. 녀석이 천천히 물속으로 스며든다. 나는 물끄러미 녀석을 보다가 물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미끄러지듯 내 손을 비켜나가는 녀석의 꽁무니를 따라가며 손을 저어 작은 물보라를 일으켰다. 녀석이 점점 생기를 찾은 듯 작은 원을 그리며 빠르게 움직였다. 잠시 뒤 작은 수건으로 민첩하게 손아귀를 벗어나는 녀석을 떠내 마른 수건을 깔아놓은 그릇에 옮겨 담았다. 녀석을 재빨리 수건 위에 굴린 뒤 케이지 안으로 털어 넣었다. 명자, 아주 잘했어, 이반이 보았더라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는 홍루를 지나고 로즈를 지나 도로 건너편에 있는 수족관으로 갔다. 파충류 먹이 있음. 간판 옆에 적힌 글씨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점원이 햄스터 케이지를 열다가 내 쪽을 본다. “뭘 드릴까요? 손님.” 점원이 케이지 안에서 햄스터를 꺼내며 물었다. “밀크스네이크 종인데……먹이 좀 사려고요.” 나는 나무토막을 기어오르는 비단뱀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뱀을 키운 지 오래되셨나 봐요. 처음 키우는 사람은 그렇게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거든요.” 점원이 손에 쥔 햄스터를 비단뱀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이렇게 한창 클 때는 녀석도 산 먹이를 찾아요, 그래야 탈피를 제대로 할 수 있거든요.” 나무막대를 기어오르던 녀석이 슬그머니 방향을 틀며 혀를 날름거렸다. 케이지에 던져진 햄스터가 꾸물꾸물했다. 움직임을 감지한 녀석도 먹이를 견준 채 꼼짝 하지 않다가 입을 벌리고 먹이를 물어 삼켰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점원에게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온다는 말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런 속담이 있었나요?” 점원은 손에 묻은 햄스터 털을 털어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손님, 냉동 쥐로 드릴까요?” 점원이 물었다. 나는 햄스터의 하얀 몸이 비단뱀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점원은 케이지에서 꿈틀거리는 분홍색 새끼 햄스터 한 마리를 꺼냈다. “녀석들이 종종 냉동 먹이를 먹지 않는데…… 그건 아마도 탈피를 하려고 그럴 겁니다. 제대로 크고 있다는 증거죠.” 나는 점원에게서 새끼 햄스터를 받아 골목으로 돌아왔다. 날이 풀리고 있었다. 곧 부두에 배가 들어온다고 했다. 나는 문이 닫힌 로즈를 지나 홍루에 들러 쌀단까와 흑빵을 시켰다. 남자는 여전히 등을 보이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탁자 위에는 너덜너덜해진 러시아 회화 책과 비닐도 뜯지 않은 발레 슈즈가 올려져 있었다. 나는 흑빵을 뜯어 쌀단까에 적셔 먹었다. 맞은편 거울에 흑빵을 씹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밥을 먹을 때 거울을 보면 안돼요, 아름다움까지 먹어버리거든요, 이반이 내 귓불 뒤에 입술을 갖다 대며 속삭일 것 같았다. 홍루의 간판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 전북 소방차 31% 내구연한 넘겨

    전북도 내 소방차량의 노후율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소방차 352대 가운데 내구연한(5~15년)을 넘긴 차량이 31% 109대에 이르고 있다. 전국 평균 17%보다 훨씬 높고,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심각하다. 펌프차가 60대로 가장 많고 구급차 14대, 화학차 8대, 물탱크차 6대 등이다. 도는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부터 5년 동안 소방차량 187대를 연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하지만 253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소방장비 구입에 대한 국고보조 지원을 확대하고 보조비율도 상향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도 관계자는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을 119 구조장비에서 재난지원 소방장비로 확대하고, 현재 50%인 국고보조 비율도 자치단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50~80%까지 차등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영동지역 다기능 첨단헬기 배치

    영동지역 다기능 첨단헬기 배치

    산불 진화는 물론 병충해 방제까지 가능한 다기능 최첨단 중형헬기 1대가 강릉산림항공관리소에 새로 배치됐다. 산림항공본부는 5일 첨단 기능을 갖춘 산림헬기 AS-350B2 기종의 중형헬기 취항식을 갖고 동해안 지역의 산불임무에 본격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배치된 헬기는 프랑스 유로콥터가 제작한 기종의 7인승으로 엔진 출력이 최대 732마력, 시속 180㎞이며 비행시간은 최대 3시간 20분이다. 인양 능력은 750㎏에 이르고, 800ℓ와 500ℓ짜리 물탱크도 장착돼 있어 산불진화는 물론 항공방제에도 효과적이다. 이 헬기는 산불조심 기간에는 주로 산불발생 취약지역 감시활동 및 공중 계도방송에 이용되며, 실제 산불발생 시에는 공중 지휘기로, 평상시에는 소나무 재선충과 밤나무 항공방제에 투입된다. 김주현 강릉산림항공관리소장은 “이번 중형기 배치가 내년 봄 대형산불 예방은 물론, 초기 진화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전국 지자체 개발도상국 지원 잇따라

    전국 지자체 개발도상국 지원 잇따라

    최근 부산에서 열린 ‘세계원조대회’를 계기로 국제원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전국 자치단체들이 개발도상국 지원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지원 규모와 형태가 폐현수막 재활용가방, 중고컴퓨터, 소방차 등 물품은 물론, 교육·의료 및 선진 어업기술 지원 등 다양하다. 특히 지자체들이 그동안 일회성이고 단기적인 개발사업에서 벗어나 지원국가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지속 가능한 원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교육협력원을 지원, APEC 회원국 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과 연수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또 캄보디아 프놈펜에 한글학교를 지원하는 한편 의료·문화봉사단을 매년 파견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지의 환경 분야 공무원을 초청해 선진기술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시 소방본부는 교류협력 증진과 선진 소방기술 전수를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에 소방차 9대를 지난달 17일 지원했다. 펌프차 2대, 물탱크차 4대, 구급차·이동급식차·조명차 각 1대씩으로, 이들 차량은 얼마전까지 부산지역 일선 소방서와 119안전센터에서 운행되던 차량이다. 지난 7월에는 연제구가 폐현수막을 이용해 만든 재활용 현수막 가방 1300여개를 인도와 필리핀, 캄보디아 등 3개국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학용품과 함께 전달했다. 가방은 수거된 폐현수막을 깨끗이 빨아 말리고 나서 글자 부위는 손잡이로, 그림이나 색깔 부위는 몸통으로 재단해 제작됐다. 부산시는 세계원조대회 총회에서 ‘부산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바 있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농수산식품을 활용해 필수섭취 영양소 부족으로 질병에 시달리는 태평양 도서국과 아프리카 내륙국에 대한 영양 공급과 질병치료 프로젝트다. 매년 부산시와 정부가 50대50으로 투자해 부산지역에서 확보한 미역과 다시마, 농수산식품을 활용해 지원한다. 부산시는 일회성 제안으로 그친 과거 원조와 달리 프로젝트 수행 후 1~2년마다 평가회의를 열어 원조의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경북도는 내년부터 5년간 국제협력기금 100억원을 조성하고 ‘경북 국제화 그랜드 플랜’을 추진한다. 경북도는 ‘경북형 공적개발원조(ODA) 발전포럼’을 운영하며 개발협력·문화 한류·농업개발·지식교육 등 4대 사업을 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 홍강개발협력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곡개발과에 홍강개발지원팀을 신설했다. 자매결연을 한 하노이시 공무원이 방한했다가 잘 가꿔진 한강을 보고 홍강개발사업을 서울시에 요청하면서 이루어진 일종의 원조개발사업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이 국제사회에서 원조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장·단기 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저소득층 빈곤 극복·일자리 창출” 매년 170여명 ‘홀로서기’ 돕는다

    “저소득층 빈곤 극복·일자리 창출” 매년 170여명 ‘홀로서기’ 돕는다

    “사람은 죽는 날까지 성장한다지요. 그래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2004년부터 간병 일을 하다가 광진구 자양동 광진지역자활센터 내 사회적기업인 ‘늘푸른돌봄센터’ 노인서비스팀 코디로 활동하는 이건복(59·구의1동)씨는 치매나 뇌졸중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달려간다며 5일 이같이 말했다. 가정형편 탓에 중고교를 검정고시로 마친 이씨는 2009년 구에서 운영하는 인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미래를 꿈꾸었고, 지역자활센터인 늘푸른돌봄센터 일자리를 구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2008년 자활공동체로 출범한 늘푸른돌봄센터는 재가요양보호, 산후도우미, 노인 돌봄, 장애인활동보조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 146명을 뒀다. ●지난해 7월까지 116명 자활 도와 광진지역자활센터는 200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광진자활후견기관으로 지정되고 구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주민의 빈곤 극복, 복지,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센터장을 포함해 사회복지사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 170명이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해 7월까지 수급자 116명의 홀로 서기를 도왔다. 광진자활센터는 깔끄미(건물 물탱크 청소), ㈜리스타트(컴퓨터 조립판매), 서울장애통합보조교육원(장애통합 교육보조), 행복기프트(행사 판촉물 제작판매) 등 5개 자활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구는 자활센터 10주년을 맞아 다음 달 한달 동안 ‘함께 만드는 아름다운 자활’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행사를 펼친다. 특히 자활생산품인 유기농 채소와 판촉 및 행사 물품 등을 판매하고, 이·미용 등 자활사업을 홍보할 예정이다. ●새달 2일 기념식전 마련 또 17~18일 충남 서천군 공무원연수원에서 자활 참여자와 가족 180명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갖고 향후 10년 비전과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의 길을 짚어 본다. 20일에는 자활사업 10년 발자취와 평가, 향후 과제, 실무자와 참여자 글과 사진 등으로 구성된 기념자료집을 500권 발간한다. 다음 달 2일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는 자활참여자를 대상으로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사진전도 연다. 김기동 구청장은 “일방적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혜택을 주는 복지가 아닌 경제효율성과 사회통합을 모색하는 생산적인 방향의 복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광진자활센터를 그런 차원에 부합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높이 3m·지름 2m’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잔

    “자이언트 커피 한 잔 어때요?” 거인국에서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이언트 커피잔이 만들어졌다. 페루가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잔을 제작해 기네스에 등재됐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루 리마에서 제작된 커피잔의 크기는 높이 3m, 지름 2m. 한 번에 커피 1만4000리터를 담아 마실(?) 수 있다. 종전 기네스기록은 커피 8000리터를 담을 수 있는 잔을 만든 코스타리카가 갖고 있었다. 커피잔 제작은 건설공사처럼 진행됐다. 잔을 제작한 설계자도 건축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이다. 현지 언론은 “산마르코스 대학 스타디움으로 자재를 옮겨 1주일 동안 15명이 작업한 끝에 자이언트 커피잔을 완성시켰다.”고 보도했다. 커피잔 제작에는 설계한 학생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설회사 직원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자이언트 커피잔은 모양만 진품같은 허술한 작품이 아니다. 스테인레스로 제작된 물탱크를 기본 모델로 사용하고 저항을 넣어 엄청난 커피를 담아도 차가 쉽게 식지 않도록 했다. 커피잔이 완성된 후 스타디움에선 축하공연이 열렸다. 참석자들에겐 커피 5만6000잔(1만4000리터)이 무료로 제공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주말 하이라이트]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0분) 모든 초등학교의 아침조회 시간에는 태극기에 대한 맹세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2007년 ‘조국과 민족’ 대신 채택된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현재는 수억원의 돈이 주어진다면 감옥에라도 가겠다는 청소년이 절반을 넘고 있다. 과연 현실에서 아이들이 꿈꾸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어떤 세상일지 함께 알아 본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이스탄불의 명동 거리인 이스티크랄 거리. 신문에 보도될 정도로 유명한 카페에서는 커피로 점을 치는 특이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다 마시고 남은 커피 잔을 받침대에 엎은 뒤 받침대에 묻어나는 에스프레소의 형상으로 점을 치는 것이다. 담당 PD가 직접 나섰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오작교 형제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복자와 창식은 자은의 비위를 살살 맞추며, 농장에서 함께 살 것을 제안한다. 제안을 받아들인 자은은 복자에게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요구한다. 그 모습에 복자는 분통이 터지지만 꾹 참아낸다. 수영은 공들여 진 의원의 아내를 설득한 끝에 단독 인터뷰의 기회를 얻게 되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10분) 2002년 6월 5일, 포르투갈과 미국의 한·일 월드컵 조별 예선이 벌어진 날, 엄마가 사라졌다. 아들이 발견한 건 어질러진 거실과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다 만 흔적뿐이었다. 경찰은 단순한 가출로 생각해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 한달 뒤 옥상 물탱크실을 열고 아들이 발견한 건 부패한 엄마의 시체였다. ●한국 현대사 증언 TV자서전(KBS1 일요일 오전 7시 10분) 김대중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이희호 여사에게 직접 듣는 반세기간의 동행. 여성학자를 꿈꾸던 소녀, 대한민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되다. 숱한 위기의 순간에도 그녀는 DJ의 곁을 굳건히 지켰다. 시련과 영광을 넘어 남편에 대한 애틋한 마음까지, 두 달간에 걸쳐 이루어진 밀착 인터뷰를 통해 들어본다. ●드라마 스페셜(KBS2 일요일 밤 11시 25분) 부녀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두 달 전에 출소한 최경록이 용의자로 체포된다. 형사 상원은 오랜 파트너인 대우가 한낱 잡범으로 보이는 최경록을 범인으로 확신하고 서둘러 수사를 종결지으려는 것이 어쩐지 못미덥다. 대우의 수사기록을 검토하던 상원의 의심은 점점 커져간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20년 만에 떠오른 기억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살인자로 몰았던 딸이 있었다. 그녀의 증언들은 당시 사건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하는데…. 기억 속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는 무엇일까. 과연 딸의 기억속에 아버지가 왜 살인자로 기억되었는지 함께 들어본다.
  • [4대강 성적표] 4대강별 사업 현황

    이번 장마를 겪으며 4대강 사업지마다 사정이 엇갈렸다. 장마 때마다 남한강 지천인 곡수천이 범람해 일대의 농경지가 저수지처럼 변했지만 올해는 수해를 입지 않았다. 한강살리기 3공구 사업의 하나로 경기 여주군 대신면 남한강 둔치에 농경지로 이용되던 땅을 7m 깊이로 파서 저류지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축구장 259개에 해당하는 185만㎡에 조성된 여주저류지는 1530만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일종의 대형 물탱크인 셈이다. 세종시를 가로지르는 금강살리기 행복지구 1공구 현장은 산책로와 데크 등 폭우로 인한 일부 피해가 있었지만 보완하면 크게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충북 영동·옥천지역의 8-1공구 사업장은 공사장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산책로가 움푹 파이고 조경수가 뿌리째 뽑혀 나갔다. 재정비가 시급한 상태다. 주민들은 준설이나 보 공사보다 성급히 산책로를 만든 결과라고 주장한다. 공사 당국은 완공 전 이례적인 폭우 탓에 발생한 피해라고 해명했다. 1905년 만들어진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의 상판과 교각이 붕괴되면서 칠곡군은 다리 출입을 통제하고 옆에 임시보행로를 만들었다. 구미시 고아읍 괴평리의 구미정수장 상수도관이 파손돼 보수 작업이 한창이다. 상주보 건설 현장에선 둑이 150m 붕괴됐고 구미 비산취수장 임시 물막이는 지난 4월에 이어 이번 장마에도 또 붕괴됐다. 환경단체들은 강바닥 준설로 유속이 빨라져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자원공사는 워낙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온 데다 강폭이 500m가량 넓어지면서 큰 피해가 없었다. 준설로 영산강 수위도 1.5~2.5m가량 낮아졌다. 보 설치, 준설, 수변생태공간 조성, 농경지 리모델링 등 대부분의 공정이 마무리됐고 임시물막이, 공사용 도로가 거의 철거돼 물 흐름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청주 남인우기자·전국종합 niw7263@seoul.co.kr
  • 화장실서 아이 낳고 ‘이곳’에 버린 잔혹 10대

    화장실서 아이 낳고 ‘이곳’에 버린 잔혹 10대

    화장실 변기에 앉아 아이를 출산 한 뒤 끔찍한 방법으로 살해한 중국의 10대 산모와 남자친구의 재판 결과가 공개됐다. 광저우일보 등 현지 언론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올해 19살인 A양은 2008년 겨울 당시 21세 남자친구와 열애 끝에 아이를 가졌지만,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태아를 키워왔다. A양은 “우리 둘 모두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아이를 키울 능력이 되지 않았지만, 임신사실을 알았을 당시 이미 21주가 넘은 상태였고, 낙태 수술을 받을 돈도 없어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2010년 6월 14일 새벽, A양은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꼈고 이내 출산이 다가온 것을 느꼈다. 하지만 병원에 갈 용기가 나지 않았던 A양과 남자친구는 인근의 한 피시방으로 이동했고, A양은 피시방이 있는 건물 화장실에서 진통을 견뎌냈다. 약 20분 뒤 A양은 여자아이를 출산했다. 당시 아이는 약한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고 A양은 다른 사람이 아이울음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화장실 휴지로 입을 틀어막았다. 이후 두 사람은 화장실 내에 있던 물탱크에 울고 있는 아이를 내던졌고, 잠시 동안 울린 아이의 비명소리가 그치자 태반 등을 휴지에 싸 버리고 화장실을 떠났다. 이날 아침, 화장실에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경비원이 영아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고, 아이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10일 뒤 두 사람은 살인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법원은 최근 재판에서 “아이의 생명을 확인하고도 고의로 버린 것은 명백한 살인죄에 해당한다.”면서 “A양에게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며 그의 남자친구에게는 징역 1년 6개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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