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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블로그] 전략 없는 日·아베 규탄 결의안

    12일 국회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결의안과 조선인 강제 징용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안 등 2건이 채택됐습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침략 역사 및 위안부에 대한 반성 없는 일본 아베 총리 규탄 결의안’은 재석 인원 238명의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아베 총리 규탄 결의안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고 인신매매 희생자로 물타기 하는 그의 행동을 국회가 총의를 모아 정면 비판했다는 점에서 통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주요 외교 상대국 정상의 이름을 결의안에 올리는 ‘실명 규탄 결의안’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상대가 있는 외교 관계에서는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국회가 일본과 관련해 발의한 규탄 결의안은 총 36건입니다. 그중 본회의에서 가결된 건 이번까지 모두 13건입니다. 이 정도면 국회 규탄 결의안 자체가 남발되는 수준입니다. 이번 실명 규탄 결의안은 신사 참배나 망언 등 특정 행위를 소재로 하기보다는 지난달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등 방미 일정에서 ‘반성을 표하지 않은’ 아베 총리의 포괄적인 태도 자체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의안에는 ‘일말의 사죄도 없었다는 점에 개탄’,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는 반인권적 행태’라는 두루뭉술한 표현들만 나열돼 있습니다. 아베 총리를 실명 규탄하면서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지극히 우리 식 정서에만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심재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7일 대표발의한 ‘유엔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일 지정 촉구 결의안’과 같은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결의는 한 달째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소위에서 낮잠만 자고 있습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일제강점기 전범 기업에 의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특례법안 처리가 두 달째 미뤄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국회 규탄 결의안은 진정성 없는 립서비스”라고 동료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막말과 독설 사이, ‘당대포’ 정청래 ‘독설정치’ 어디까지…

    막말과 독설 사이, ‘당대포’ 정청래 ‘독설정치’ 어디까지…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8일 정청래 최고위원과의 설전 끝에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 최고위원의 ‘직설화법’에 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2월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당시 “당대포가 되겠다”면서 강력한 대여(對與) 공세 및 선명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강경한 발언, 또는 가벼운 언사로 ‘설화(舌禍)’를 빚어내기도 했다. 그는 SNS에서 가장 활발하게 대중들과 소통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매일 SNS를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공식 석상에서 하지 못했던 발언들을 쏟아낸다. 특히 대통령은 물론 여권 실세들을 향한 저격수 역할에 앞장서고 있다. 다만 기존 정치인들과 비교해 가벼운 표현, 과격하고 직설적인 발언에 정 최고위원의 지지자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반응이 잇따른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야당 의원 답게 거침 없는 발언이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좀 더 정제된 표현을 썼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소통과 품격, 막말과 독설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정 최고위원의 직격 발언들을 모아봤다.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 치는 것이 더 큰 문제” (5월 8일) 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지난 4·29 재보선 패배와 관련 친노 세력의 패권주의를 지적한 것을 두고 정 최고위원은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문제”라며 정면으로 부딪혔다. 정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지난 6일에도 트위터에 “뭐 뀌고 성내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김무성 대표, 비겁하고 남자답지 못해” (5월 8일)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이 통과되지 못한 데 대해 정 최고위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여야 합의 및 사회적 대타협기구, 행정자치부, 인사혁신처 학자들까지 합의한 것을 청와대 헛기침 한 방에 꼬리내렸다”면서 “그럼 여당 대표답게 잘못을 인정해야지 왜 야당 책임으로 덮어씌우냐”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참 비겁하고 남자답지도 못하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굿바이~ 다음 타겟은?” (5월 4일) 정 최고위원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한 뒤부터 꾸준히 비판을 해왔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연루되자 더욱 더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그동안 홍 지사를 향해 남겼던 트위터를 모두 모아서 올렸는데 50여개에 달했다. 또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향해서도 저격수 역할을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이완구, 홍준표 저격을 마치고 다음 순번을 골라야겠다”면서 “다음은 누구를 타겟팅으로 할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물타기하다 개망신 당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여권 정치인들에게 불법 선거·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정황이 담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뒤 일주일 남짓 지나자 야권 인사들도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정 최고위원은 ‘물타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단군 이래 최악성 권력형 부패스캔들 쓰나미가 박근혜 정권을 덮치고 있다. 가히 쓰나미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그 강렬함이 정권을 통째로 집어 삼키려는 기세”라면서 “이럴 때 흔히 권력은 여야 동반자살의 물타기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물타기 잘못하다 더 큰 개망신을 당할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최고위원은 “오늘 하루종일 여의도 정가에는 미확인 여야 동반 리스트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 하다”면서 “허위 사실 유포자들은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개망신에 패가망신까지 각오들 하시라. 동료 의원들에 대한 부당하고 비열한 공격에 당대포로서 대신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금 장난치십니까?”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관련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던 상황이라 회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 전 총리의 거취에 대해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말하자 정 최고위원은 “다녀와서 결정할 거면 다녀와서 만나지. 온 국민 귀 쫑긋하게 만들어 놓고 이게 뭡니까? 장난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오전에도 “하필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늘 꼭 해외에 나가셔야 했습니까?”라면서 “해외순방이 아니라 해외도피처럼 느껴집니다”라고 지적했다. ●”김무성, 얼굴 참 두껍다” (2월 14일) 지난 2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두고 정 최고위원은 “두 얼굴의 사나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면서 “여기서는 이 말, 저기서는 저 말, 진정성 결핍증을 앓고 있는 양심불량자는 현직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같은 편 박 대통령도 노여워하시고….”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참 얼굴 두껍다. 노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으로 인정도 안 하고 지난 대선 때 반말로 ‘노무현이가 NLL을 포기했다’며 부산 유세장에서 저주와 증오의 허위사실 유포하고선…”이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닉슨 대통령은 하야…박근혜 대통령은?” (2월 13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선 개입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자 정 최고위원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비교하며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결국 닉슨 대통령은 하야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겠다. 과연 어떻게 정치생명을 책임질 것인지 대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대인이 히틀러 묘소 참배할 수 있느냐” (2월 10일) 정청래 의원은 지난 2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립현충원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두고 “독일이 유대인 학살을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히틀러 묘소를 참배할 수 있겠느냐,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우리가 천황 묘소에 가 절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돼지 눈에 돼지만 보인다더니…” (2013년 8월) 지난 2013년 8월 국정원의 선거개입 관련 청문회에서 당시 민주당 간사였던 정 최고위원은 김태흠 새누리당을 향해 “막말 대마왕”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당시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이 제시했던 경찰청 CCTV 동영상을 두고 “민주당이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청래 의원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만날 조작하고 왜곡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는 줄 아느냐”고 반발했다. ●”바뀐 애는 방 빼, 바꾼 애들 감빵” (2013년 7월) 정 최고위원은 지난 2013년 7월 ‘정치공작 규탄 및 국가정보원 개혁촉구 당원 보고대회’를 소개하며 “바뀐 애는 방 빼, 바꾼 애들은 감빵으로”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바뀐 애’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선거 개입으로 인해 대선 결과가 바뀌었다는 뜻의 비하하는 말로,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용어로 쓰인 바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막말과 독설 사이, ‘당대포’ 정청래 설화 어디까지…거침 없는 직격발언들

    막말과 독설 사이, ‘당대포’ 정청래 설화 어디까지…거침 없는 직격발언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8일 정청래 최고위원과의 설전 끝에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 최고위원의 ‘직설화법’에 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2월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당시 “당대포가 되겠다”면서 강력한 대여(對與) 공세 및 선명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강경한 발언, 또는 가벼운 언사로 ‘설화(舌禍)’를 빚어내기도 했다. 그는 SNS에서 가장 활발하게 대중들과 소통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매일 SNS를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공식 석상에서 하지 못했던 발언들을 쏟아낸다. 특히 대통령은 물론 여권 실세들을 향한 저격수 역할에 앞장서고 있다. 다만 기존 정치인들과 비교해 가벼운 표현, 과격하고 직설적인 발언에 정 최고위원의 지지자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반응이 잇따른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야당 의원 답게 거침 없는 발언이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좀 더 정제된 표현을 썼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소통과 품격, 막말과 독설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정 최고위원의 직격 발언들을 모아봤다.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 치는 것이 더 큰 문제” (5월 8일) 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지난 4·29 재보선 패배와 관련 친노 세력의 패권주의를 지적한 것을 두고 정 최고위원은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문제”라며 정면으로 부딪혔다. 정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지난 6일에도 트위터에 “뭐 뀌고 성내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김무성 대표, 비겁하고 남자답지 못해” (5월 8일)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이 통과되지 못한 데 대해 정 최고위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여야 합의 및 사회적 대타협기구, 행정자치부, 인사혁신처 학자들까지 합의한 것을 청와대 헛기침 한 방에 꼬리내렸다”면서 “그럼 여당 대표답게 잘못을 인정해야지 왜 야당 책임으로 덮어씌우냐”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참 비겁하고 남자답지도 못하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굿바이~ 다음 타겟은?” (5월 4일) 정 최고위원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한 뒤부터 꾸준히 비판을 해왔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연루되자 더욱 더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그동안 홍 지사를 향해 남겼던 트위터를 모두 모아서 올렸는데 50여개에 달했다. 또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향해서도 저격수 역할을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이완구, 홍준표 저격을 마치고 다음 순번을 골라야겠다”면서 “다음은 누구를 타겟팅으로 할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물타기하다 개망신 당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여권 정치인들에게 불법 선거·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정황이 담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뒤 일주일 남짓 지나자 야권 인사들도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정 최고위원은 ‘물타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단군 이래 최악성 권력형 부패스캔들 쓰나미가 박근혜 정권을 덮치고 있다. 가히 쓰나미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그 강렬함이 정권을 통째로 집어 삼키려는 기세”라면서 “이럴 때 흔히 권력은 여야 동반자살의 물타기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물타기 잘못하다 더 큰 개망신을 당할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최고위원은 “오늘 하루종일 여의도 정가에는 미확인 여야 동반 리스트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 하다”면서 “허위 사실 유포자들은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개망신에 패가망신까지 각오들 하시라. 동료 의원들에 대한 부당하고 비열한 공격에 당대포로서 대신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금 장난치십니까?”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관련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던 상황이라 회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 전 총리의 거취에 대해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말하자 정 최고위원은 “다녀와서 결정할 거면 다녀와서 만나지. 온 국민 귀 쫑긋하게 만들어 놓고 이게 뭡니까? 장난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오전에도 “하필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늘 꼭 해외에 나가셔야 했습니까?”라면서 “해외순방이 아니라 해외도피처럼 느껴집니다”라고 지적했다. ●”김무성, 얼굴 참 두껍다” (2월 14일) 지난 2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두고 정 최고위원은 “두 얼굴의 사나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면서 “여기서는 이 말, 저기서는 저 말, 진정성 결핍증을 앓고 있는 양심불량자는 현직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같은 편 박 대통령도 노여워하시고….”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참 얼굴 두껍다. 노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으로 인정도 안 하고 지난 대선 때 반말로 ‘노무현이가 NLL을 포기했다’며 부산 유세장에서 저주와 증오의 허위사실 유포하고선…”이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닉슨 대통령은 하야…박근혜 대통령은?” (2월 13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선 개입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자 정 최고위원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비교하며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결국 닉슨 대통령은 하야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겠다. 과연 어떻게 정치생명을 책임질 것인지 대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대인이 히틀러 묘소 참배할 수 있느냐” (2월 10일) 정청래 의원은 지난 2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립현충원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두고 “독일이 유대인 학살을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히틀러 묘소를 참배할 수 있겠느냐,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우리가 천황 묘소에 가 절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돼지 눈에 돼지만 보인다더니…” (2013년 8월) 지난 2013년 8월 국정원의 선거개입 관련 청문회에서 당시 민주당 간사였던 정 최고위원은 김태흠 새누리당을 향해 “막말 대마왕”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당시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이 제시했던 경찰청 CCTV 동영상을 두고 “민주당이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청래 의원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만날 조작하고 왜곡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는 줄 아느냐”고 반발했다. ●”바뀐 애는 방 빼, 바꾼 애들 감빵” (2013년 7월) 정 최고위원은 지난 2013년 7월 ‘정치공작 규탄 및 국가정보원 개혁촉구 당원 보고대회’를 소개하며 “바뀐 애는 방 빼, 바꾼 애들은 감빵으로”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바뀐 애’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선거 개입으로 인해 대선 결과가 바뀌었다는 뜻의 비하하는 말로,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용어로 쓰인 바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구본영 칼럼] 교도소 담장 위의 ‘소용돌이 정치’

    [구본영 칼럼] 교도소 담장 위의 ‘소용돌이 정치’

    1960년대 초 주한 미 대사관 문정관 그레고리 핸더슨은 문제적 인물이었다. 동양미술 애호가라며 국보급 우리 문화재를 헐값에 미국으로 밀반출했다. 다만 ‘한국, 소용돌이 정치학’이란 책에서 격동기 한국 정치의 후진성은 잘 꼬집었다. 모든 구성원들이 정치권력을 좇아 소용돌이치듯 몰려드는 한국 사회에서는 어떤 이슈든 정쟁으로 비화한다는 요지였다. 핸더슨의 모멸적 진단이 아직도 유효한 건가. 자원개발 비리로 수사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면서 정치판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그가 남긴 메모로 금권정치의 썩은 뿌리의 일단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를 도려내야 할 당위성이 새로운 정쟁을 부르고 있다. 메모 속 8인에 수사를 국한하라는 야권과 물타기 논란과 함께 비리의 근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자는 여권이 부딪치면서다. 자연인으로서 성 전 회장의 비극은 참 안타깝다. 물려받은 재산도, 변변한 학연도 없이 돈으로 엮은 인맥으로 기업을 키우고 살리려 발버둥쳤던 그다. 하지만 마지막 구명을 호소하는 순간 모두가 등을 돌렸다니…. 그러나 공적인 영역에서 성완종 파문이 드리운 그늘은 짙다. 경남기업이 무너지면서 1조 30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회수할 길도 묘연해져 국민 혈세인 공적 자금으로 메워야 할 판이다. 당사자들이야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메모 속 8인이 성완종 로비 리스트의 전부라면 역설적으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경선 캠프의 허태열 의원에게 줬다는 7억원을 포함해 16억~17억원 정도가 다라면 국민의 입장에선 그나마 위안 삼을 만하다는 뜻이다. 그가 미처 뿌리지 못한 비자금을 찾아낼 길이 있을 터이기에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럴 리는 없을 것 같다. 애당초 빨아먹어도 탈 날 것 같지 않은 성 전 회장의 지갑으로 정치권 인사들이 진딧물처럼 꾄 게 성완종 게이트의 본질이라면.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세 정부에 걸쳐 모래성을 쌓아 온 그였다. 성 전 회장이 여야를 넘나들며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게 국민 일반의 인식이다. 금권정치의 촉수가 보수·진보를 가려서 뻗칠 리도 없다. 노무현 후보 캠프에 정치자금 3억원을 낸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에서 경남기업을 인수하고 행담도 비리에 연루되는 걸 지켜보면서 얻은 학습 효과다. 새정치민주연합의 4·29 재·보선 전패도 보통 국민은 다 아는 이런 뻔한 사실을 간과한 데서 비롯됐을 수 있다. 문재인 대표가 성완종 사건은 호재라고 여기면서 그가 참여정부에서 두 번이나 특별사면을 받은 걸 문제 삼자 ‘물타기’라고 간단히 무시하면서다. 목소리 큰 진영과 한쪽 편만 보는 ‘주창 저널리즘’에 취해 조용한 다수와 눈높이를 못 맞춘 참패였다. 돈이 전혀 안 드는 정치는 불가능한 탓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해 정치인들이 1급수 어종일 수는 없다. 서방의 한 얼치기 기자가 예수와 닮았다고 칭송한 ‘혁명가’ 체 게바라의 일화를 보라. 볼리비아 정글에서 체포된 후 그의 주머니에서 나온 건 롤렉스 시계 2개와 1만 5000달러였다. 이완구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에게 3000만원을 받은 혐의나 한명숙 전 총리가 정치자금 9억원을 받았다는 2심 재판 결과의 최종 결론은 속단키 어렵다. 분명한 건 돈 많이 드는 정치가 고질화했다는 사실이다. 수사 진전에 따라 이 땅의 정치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직업이라는 슬픈 현실을 확인할 듯싶다. 해당 인사들에겐 안 된 말이지만, ‘돈 많이 쓰는 정치’와 결별하려면 거기에 익숙한 정치인들이 죄다 바닥을 쳐야 한다. 이참에 정치권 부패 사슬을 뿌리 뽑을 수만 있다면 전화위복이다. 비리를 캐자면서도 ‘일부만 하자’, ‘전모를 밝히자’는 식으로 또 다른 정쟁만 벌인다면 한국 정치에 희망은 없다. 후진적 소용돌이 정치를 끝내려면 박근혜 대통령부터 남 말하듯 정치개혁만 주문할 게 아니다. 친박 실세들이 리스트에 오른 만큼 내 수족을 자를 각오로 공정한 수사를 보장해야 한다. 여야도 상대의 고름 흐르는 살만 도려내자며 수사에 선을 그어선 안 된다. 친박·친이든, 친노·비노든 정략을 버리고 썩어 가는 내 뼈부터 발라 내려는 자세라야 한국 정치는 나아진다.
  • [서울광장] 운명의 여신은 승자만 기억한다/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운명의 여신은 승자만 기억한다/문소영 논설위원

    “문재인 대표는 친구 잘 만나서 부귀영화를 누린 운 좋은 사람 아닙니까. 제 실력으로 이룬 것이 없어요. 실력으로 자신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문 대표가 19대 대선 후보가 되긴 어려울 거에요.” 새누리당 소속으로 호남 출신인 한 정치권 인사는 이런 논평을 했다. 이어 그는 정동영·천정배의 탈당 원인인 당내 경선을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문 대표가 ‘친노’(친노무현)라는데,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2001년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따라나선 유일한 현역의원”이라며 그가 배제된 것을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29 재·보궐선거 4곳 모두 패배했다. 지난 4월 9일 “나는 친박(친박근혜)”이라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기춘·허태열·이병기 등 박근혜 정부의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등 모두 8명의 이름과 정치자금 액수를 적은 ‘성완종 리스트’를 남기고 자살한 대형 폭탄이 터졌지만 선거 결과와는 거의 무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며 ‘물타기’를 한 탓일까. 그러나 그것만으로 ‘전패’를 설명할 수는 없다. 1988년 국회의원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래로 27년간 현재의 야당이 당선되던 서울 관악을에서 패배한 것은 새정치연합에 뼈아프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성향의 김희철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통합진보당이 38.2%를 얻어 승리한 지역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 후보의 득표율은 여당에 약 10% 포인트나 졌다. ‘전략적 투표를 할 것’이라며 믿었던 광주 서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전 의원이 당선됐으니 호남발 야당 재편 가능성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 새정치연합이 전패한 이유로 일부에서는 “국민이 경제를 선택해서”라고 주장하던데 과연 그럴까? 그보다 참패의 원인을 새정치연합의 실력과 정체성에서 찾아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130석을 가진 거대한 제1야당이다. 의원이 그리 많은데도 지난 2년간 한국정치의 골치 아픈 문제를 거의 해결하지 못했다. 그 사례로 세월호 참사를 해결하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여당과의 협상을 2번이나 뒤집어야 했던 새정치연합의 협상 능력은 수준 이하였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만든 ‘세월호 시행령’도 정부의 월권인데도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 외교 비리를 조사하라고 했더니 노무현 정부까지 끼워넣었고, 실제로 성과 없이 활동이 유야무야됐다. ‘식물 야당’ 같다. 친노니, 비노(비노무현)니 하면서 당내 권력 투쟁을 일삼는 것도 꼴 보기 싫다.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행태도 혐오스럽다. 문 대표는 지난 4월 28일 서울 관악을 마지막 유세에서 “이번 선거로 야당 분열을 종식시켜달라”고 했는데, 정동영 후보를 견제하려는 것이었지만, 제1야당의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친노가 장악한 야당도 싫고 ‘도로 호남당’으로 돌아가는 것도 싫은 야당 지지성향의 민심은 야권 재편인데, 이런 요구와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무엇보다 새정치연합이 집권한다면 한국이 어떻게 달라질지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니 국민은 여야가 똑같이 부패했고, 또 누가 집권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새누리당의 노력이 가상하다. 실체에 변함이 없더라도 간판을 바꿔 신장개업도 하고, 레드 콤플렉스인 한국에서 빨간 앞치마도 두른다.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는 “도와달라”고 애걸도 했다. 새누리당은 홍보전문가를 영입해 적잖은 효과를 보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진정성은 우리에게 있다”며 뻣뻣하기 짝이 없고, 거만하다. 동요하는 민심을 얻기 위한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16세기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고대 로마의 정치인 키케로가 “불의는 폭력과 기만에서 비롯된다”고 말한 것을 비판하며 “군주는 모름지기 사자와 여우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리더십에서 도덕적 자질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나약함과 부도덕함을 잘 관리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간파한 것이다. 또 마키아벨리는 운명의 여신은 승자만을 기억한다고 했다. 민심도 패배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작은 승리들이 쌓여야 그것을 자산으로 더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문 대표가 지도력을 발휘하고 능력을 입증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symun@seoul.co.kr
  • [야당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친노는 왜 민심을 얻지 못했나

    [야당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친노는 왜 민심을 얻지 못했나

    4·29 재·보궐선거에서 친노무현계의 좌장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체제가 대패했다. 문 대표는 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된 뒤 탕평인사로 친노 견제에 대한 당내 불협화음을 봉합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친노에 대한 견제와 위기감이 적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왜 그럴까. 우선 친노 세력의 ‘폐쇄성 또는 배타성’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친노 지도부는 공천 과정에서 철저하게 ‘자기 사람 심기’에만 집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이번 재·보선에서 전략 공천을 실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오히려 “친노계 지역위원장을 공천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재·보선 과정 국면마다 문 대표 주변의 ‘비선 라인’이 작동했다는 의구심도 여전하다. ‘국민지갑지킴이론’을 통해 경제 이슈를 이끌고 간다는 선거 프레임이 ‘성완종 파문’을 계기로 정권심판론으로 전환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주장한 노무현 정부 시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 특혜 의혹 ‘물타기’에 휘말리는 오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있다. 다음으로 친노 세력이 여전히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의 ‘도덕적 우월성’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선민의식이 결정적 순간에는 당내 분열을 야기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친노 세력은 당의 주류로 등장한 이후 치러진 두 차례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패배했다. 그럼에도 친노 세력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혁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특히 이념 지형이 예전과 달라졌는데도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0일 “2008년 이후에는 보수가 40%, 중도가 35%, 진보가 25%일 정도로 이념 지형이 보수화됐는데 친노는 민심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정치 개혁에 앞장섰다는 우월감이 여전히 현장에서 통용될 거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는 친노 세력이 ‘정책적 대안 없는 비판’만 한다는 것이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참모 출신인 문 대표가 ‘노무현 지키기’에만 치중하다가 정작 중요한 정책 대안 제시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한다.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에 치중하기보다는 경제민주화 또는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된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에 대한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문 대표가 주장했던 유능한 경제정당론조차 당내에서는 알맹이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능한 경제정당론도 결과적으로는 국민에게 먹히지 않았다”면서 “당 밖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정책 대안 제시가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김윤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은 더이상 국민적인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서 ”국민적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민생과 관련된 정책 대안 중심으로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재보궐 선거 끝… 檢, 속도 내는 ‘성완종 리스트’ 3대 포인트

    재보궐 선거 끝… 檢, 속도 내는 ‘성완종 리스트’ 3대 포인트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결 발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통상 정치권 수사가 선거 시기와 맞물리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수사 속도를 조절해 왔다. 그런 걸림돌이 사라진 현재, 검찰의 향후 수사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3대 포인트를 짚어 봤다. ●이완구 비서관 조사 등 수사 박차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리스트에 등장하는 유력 정치인 8명 중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관련 의혹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단서가 가장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양측의 일정 담당 비서를 불러 조사했던 수사팀은 30일에도 이 전 총리 측 신모 비서관을 불러 조사하는 등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수사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사팀은 상대적으로 단서가 부족한 나머지 6명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라 진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남기업 측이 빼돌린 내부 자료를 확보해 성 전 회장이 메모지와 인터뷰에서 거론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그리고 서병수 시장으로 추정되는 부산시장과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다. 이는 금품 공여자가 사망한 ‘서울 강서구 재력가 피살 사건’에서 다소간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1991년부터 22년간 재력가 송모(67)씨의 금품 로비 내역이 상세히 기록된 장부를 확보했지만 김형식 서울시의원 1명에 대해서만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김 의원의 경우 금융계좌 거래내역, 차용증,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가 단순히 ‘리스트’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정치권 금품 전달 사건은 수수자가 한 명에 그치는 경우가 드물다. 한 명이 꼬리를 잡히면 추가 수수자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성 전 회장이 홍문종 의원에게 건넨 2억원은 ‘2012년 대선 박근혜 캠프의 선거 자금’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대선 때 홍 의원이 (캠프에서) 같이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돈을) 해줬다.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냐,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언급했다. 수사팀은 리스트 수사를 통해 수사 범위를 불법 대선자금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 사건은 공여자가 살아 있더라도 혐의 입증이 매우 어렵다. 결국 리스트 수사에는 실패하더라도 더 큰 파괴력을 지닌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 ‘성공한 수사’로 매듭짓겠다는 게 수사팀 복안이다. ●檢, 특별사면 수사 착수 시기 저울질 정치권에서 불거진 ‘특별사면 특혜 의혹’ 규명도 결국 검찰 몫이 될 전망이다. 야당은 ‘친박 게이트’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여당의 물타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 28일 참여정부에서 이뤄진 성 전 회장에 대한 두 차례 특별사면 과정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튿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수사 필요성을 언급, 사실상 검찰이 저울질할 수 있는 것은 수사 착수 시기뿐이다.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된 것은 아닌지, 청탁과 금품이 오간 것은 아닌지 등이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도 있지만 범죄 단서가 나온다면 수사를 해 처벌하는 게 검찰의 의무가 아니겠냐”며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하버드대 뒷문으로 들어간 아베의 방미 행보

    예상했던 대로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비뚤어진 과거사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방미 둘째 날인 그제(현지시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 피해자’로 표현했다. 강연장 밖에서 휠체어에 앉아 ‘침묵의 마스크’를 쓴 채 시위 중이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나왔음은 물론이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된 여성들은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설명할 수 없는 피해를 봤다”면서 “이 문제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강제 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정면으로 직시, 인정하기는커녕 제3자인 양하며 교묘하게 ‘물타기’한 것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것을 알아서 그랬는지 아베 총리는 강연장인 하버드대에 정문 아닌 뒷문을 통해 입장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와 하버드대생들이 치켜든 ‘역사를 직시하라’는 플래카드도 외면했다. 그의 귀에 “떳떳하다면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야지 왜 뒤로 돌아 몰래 들어가느냐”는 이 할머니의 외침이 들렸을 리도 만무하다. 0.1%의 가능성일지라도 그의 입을 통해 사과와 반성의 진솔한 얘기를 듣고 싶어 했던 세계인들의 기대를 아베 총리는 무참하게 저버렸다. 위안부 강제 동원을 포괄적으로나마 인정한 고노 담화를 지지한다고 태연하게 언급한 대목에서는 분노감마저 치밀어 오른다.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한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위안부 강제 동원을 비롯한 과거사 반성과 식민지배 및 침략 행위에 대한 사과 없이 전쟁 추모 시설을 찾은 ‘꼼수’가 읽혀지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유체이탈’식 방미 행보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에서조차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아베 총리의 진심이 무엇이든 간에 그는 인류애적 관점에서 크나큰 죄업을 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찍이 독일의 유대계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 학살이송 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을 “선과 악을 구분할 줄 모르며 관료제적 타성에 젖은 ‘명령 수행자’”로 규정했다. 사유 무능력, 특히 타인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선조들의 전쟁 범죄에 대한 사죄와 반성에 인색한 아베 총리 역시 사유 무능력 상태인 것은 아닌가. 동북아 평화와 한·일 관계 개선을 언급하면서도 피해 당사국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아베 총리의 ‘이중성’은 그 자체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근원일 뿐이다.
  • [사설] 靑 성역 없는 공정 수사에 정치적 명운 걸어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진상 규명 의지를 천명했다. 와병 중이라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누적된 부정과 비리를 척결해 정치개혁을 이뤄 내겠다는 메시지도 내놓았다. 다만 파문 전반에 대해 확실한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국민의 눈높이로 볼 때 유감스런 대목이지만, 입에 발린 사과보다는 앞으로 진실을 가려내 추상같이 단죄하는 게 더 중요하긴 하다. 청와대는 성역 없는 공정 수사에 정치적 명운을 걸기 바란다.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중 성완종 파문은 확산일로였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에 이목이 쏠린 배경이다. 그래서 “심려를 끼쳐 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박 대통령의 어정쩡한 유감 표명이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구체적 증거 없는 의혹만으로 대통령이 무작정 사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중론도 일리가 없진 않다. 하지만 지금 무죄추정 원칙 같은 법논리를 따를 계제인가. “시저의 부인은 부정하다는 의심을 받아서도 안 된다”는 경구도 있지 않나. 사실 여부를 떠나 정권 핵심 인사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나라가 혼란에 빠진 상황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범여권은 정공법으로 임해야 한다. 전·현 비서실장이든, 전 총리든 성역 없이 조사해 합당하게 책임을 묻고 단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할 때 박 대통령이 밝힌 대로 켜켜이 쌓여 온 부패구조를 청산해 정치문화를 바꿀 명분도 생길 게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을 위한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검찰의 독립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보장해 파문을 제대로 수습하란 얘기다.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지켜본 후 국민적 의혹이 남는다면 여야가 합의해서”라며 특검 수사 의지를 피력한 것은 그런 점에서 다행이다. 당연히 검찰은 성완종 메모에 적힌 실세 8인에게 먼저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다만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어디까지 번질지는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 성 전 회장이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세 정부에 걸쳐 기업을 키우고 살리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벌인 정황은 이미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정치개혁 등을 언급하며 물타기를 하는 건 잘못된 인식”(전병헌 의원)이라고 방어벽을 치고 있다. 하지만 물타기 수사 주장은 새정치연합이 아닌, 국민이나 제3당이 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을 인수하고, 행담도 비리에 연루되거나 베트남의 랜드마크72 빌딩 건축을 위해 막대한 융자를 받기 시작한 시점이 참여정부 때다. 더욱이 노무현 후보 측에 정치자금 3억원을 낸 그가 두 번씩 이상한 사면을 받았다면 국민의 눈엔 미심쩍을 수밖에 없다. 성 전 회장의 메모 속 8인이 한결같이 부인하지만 국민은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성 전 회장이 구명 로비를 벌이다 목숨을 끊은 것은 비극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 정치권의 광범위한 부패 사슬이 드러났다면 정치개혁의 호기로 삼는 건 온당하다. 이는 정파를 떠나 상대의 썩어 가는 뼈만 발라내자고 할 게 아니라 고름이 흐르는 내 살부터 도려내는 자세로 임할 때만이 가능함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문재인, 선거 중립 위반 비판 “대통령이 몸통…사과하라”

    문재인, 선거 중립 위반 비판 “대통령이 몸통…사과하라”

    문재인, 선거 중립 위반 비판 “대통령이 몸통…사과하라” 문재인, 선거 중립 위반 비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면 논란에 대한 진실규명을 언급한 것과 관련 “대통령은 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사건의 본질을 가리며 정쟁을 하는 여당의 편을 듦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여당의 선거를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 중원 보궐선거 지원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선거 중립도 위반했다”며 “이렇게 물타기로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나서는 건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사면을 말하면서 이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또 직접 정쟁을 부추기고 나서는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또 “이번 사건의 본질은 ‘성완종 리스트’가 폭로한 정권 최고 실세의 부정부패사건”이라며 “차기 정권의 대통령을 배려한 퇴임 대통령의 사면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게 지금 이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나. 같은 지위에 놓고 다룰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국민은 대통령을 뽑을 때 신뢰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거짓말쟁이, 거짓말만 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박 대통령은 솔직한 태도로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고 공정수사를 보장, 자신의 생살까지 도려낸다는 각오로 한국정치를 깨끗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국민신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유감’을 말했는데, 국민은 대통령의 말이 유감이다. 두루뭉술하게 유감을 표할 게 아니라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공정성이 보장되는’ 특검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사퇴 등 수사 장애요인 제거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문대표는 또 박 대통령에게 “대통령 자신이 몸통이고 수혜자인 최고 측근실세들의 불법 정치·경선·대선자금 수수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하며, 수첩인사로 인한 거듭된 인사실패로 초래된 국정혼란과 공백을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긴 리스트와 마지막 진술은 고도의 증거능력이 있음에도,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며 사건을 호도했다”며 “이 사건의 핵심은 리스트의 진위를 가리는 게 아니라 리스트에 부합하는 증거를 제대로 수집해 장본인들을 처벌하게 만들고, 나아가 그 대가성을 분명하고 그 자금의 용도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민들은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를 듣고 싶어 한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어제 새벽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 앞에는 국정 과제들이 쌓여 있다. 박 대통령은 식물총리였던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했지만, 제대로 된 새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운 10여일 동안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노동구조 개혁 문제는 여전히 해답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 놓여 있다.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열린 반둥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을 갖는 등 동북아 정세 역시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순방 중 과로로 건강이 상한 박 대통령은 어느 하나도 마음 편하게 다룰 사안이 없다. 박 대통령이 화급을 다툴 문제는 무엇보다 성완종 파문을 하루빨리 잠재우고 국정의 정상화를 이루는 일이다. 이번 사태는 현직 국무총리와 현 정권의 전·현직 비서실장은 물론 이른바 친박 실세 등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힘겨운 청문회를 거쳐 어렵사리 임명한 총리가 사실상 역대 최단명 재임이라는 오명 속에 퇴진하게 됐다. 아직까지 확실한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자칫 정권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자신은 아무리 떳떳하고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총리가 사퇴할 정도로 측근에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 12일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힌 대목이나 “정치개혁 차원에서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발언은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다. 세월호 사태나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 당시에 보였던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이 이번에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 상당수 국민들의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검찰의 ‘물타기 수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대거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거론된 것만으로도 먼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엄정 수사를 지시하는 것이 순리다.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야당의 속성상 당연한 일이지만 야당의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박 대통령의 진솔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조차도 “국민은 대통령의 정직한 목소리를 듣기를 원한다.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한 말씀을 기대한다”며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성완종 파문에 따른 민심의 이반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은 사과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성완종 파문이 국정 현안을 모두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 스스로 겸허한 마음으로 진솔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시급한 국정 현안의 처리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 [씨줄날줄] 암묵지(暗默知)/문소영 논설위원

    암묵지(暗默知·Tacit knowledge)는 학습과 경험을 통해 개인에게 체화돼 있지만, 언어 등으로 표현할 수 없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을 말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언어나 문서 등에 의해 밖으로 표출되는 지식은 명시지(明示知·Explicit Knowledge) 또는 형식지((形式知)라고 부른다. 빙산을 예로 들자면 물 밖으로 드러난 작은 빙산은 명시지이고,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빙하 아랫부분은 암묵지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물리화학자인 마이클 폴러니가 과학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 구분했다. 요즘은 일반적인 지식의 공유와 수준을 설명할 때도 이용한다. 강연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자신이 아는 내용의 10분의1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가 잦은데 그것은 지식 대부분이 암묵지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 드러내기 어려운 암묵지는 쓸모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명시지가 암묵지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구분이 낯설고 어려운 개념이지만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미 그 차이를 이해하고 있다. 낯선 누군가의 몇 마디 발언을 듣고 “똑똑하다”거나 “어리석다”거나 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는 암묵지에 대해 서로 이해가 깔려 있는 덕분이다. 그 발언 뒤에 더 많은 정보와 더 깊은 사고와 더 넓은 인식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회계 처리가 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뿌렸다는 ‘성완종 리스트’에 적힌 정부·여당 관계자 8명이 최초에 내놓은 해명에 국민 대부분은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대부분 ‘차떼기’로 표현되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떠올렸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국민 84%가 ‘성완종 리스트가 사실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2012년 홍문종 의원에게 2억원을 건넸다고 육성을 남겼는데 당시 홍 의원은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이었다. 메모된 이완구 국무총리는 새누리당 충남선대위 명예위원장, 유정복 인천시장은 당시 직능총괄본부장, 서병수 부산시장은 당무조정본부장이었다. 현재 검찰은 성완종 측근들을 구속하고, 홍준표 경남지사의 혐의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변죽을 올릴 뿐 부정부패 근원을 도려낼 의지를 읽기는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과거부터 현재까지 완전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정치개혁 차원의 수사”라고도 했다. 발언 자체로는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의 8명 중 7명이 소위 ‘친박’이다. 역사적 학습과 경험으로 체화된 관점에서 보면 박 대통령의 발언은 검찰에 ‘물타기 수사를 하라’는 지침처럼 해석될 수 있다. 황교안 법무장관은 “8명만 조사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국인에게 비극적 수순으로 진행되는 이런 수사 과정을 지켜보는 한국 주재 외교관들은 “정말 재미있다”고 한단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아베 “美와 함께 평화의 새 시대 열 것”

    아베 “美와 함께 평화의 새 시대 열 것”

    ‘하와이 진주만은 안 가고 워싱턴DC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가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방미길에 올랐다. 아베 총리는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강한 연대를 살려 21세기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방미 소감을 전했다. 오는 2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대해서는 “일본이 미국과 함께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세계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는 일본 총리로선 9년 만의 공식 방문이다. 아베 총리는 2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안보협력 강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촉진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미국 주요 도시를 방문한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행보는 여러모로 이중적이다. 예를 들면 27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은 뒤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한다.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상징적 제스처로 보인다. 그러나 1941년 12월 7일 기습 공격한 하와이 진주만에는 가지 않는다. 교묘한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다.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도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대한 물타기 성격이 짙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전쟁에 대한 사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모르쇠다. 그럼에도 미국은 국빈급의 파격적인 예우를 하는 등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24일 아베 총리 방미 관련 브리핑에서 “미·일 동맹은 아·태 지역 동맹·파트너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다”며 “아베 총리의 이번 방문은 일본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중심이라는 사실과 안보·번영에 대한 일본의 끊임없는 기여를 확인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일의 신(新)밀월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아베 총리가 보스턴에 도착한 26일 존 케리 국무장관의 보스턴 자택에서 열리는 비공개 만찬이다. 미·일은 27일 뉴욕에서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열어 방위지침협력 개정에 합의할 예정이다. 국빈 방문에 준하는 공식 방문인 만큼 백악관 의전도 파격적이다. 방문 기간도 6박 8일로 정상들의 통상 체류 기간보다 길다. 특히 공항 영접 행사와 백악관 환영 행사, 공식 만찬 등은 국빈 방문 수준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은 28일 공식 만찬 때 자신이 디자인·선정 과정에 참여한 오바마 정부의 자기 그릇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아베 총리 방미의 백미는 29일 오전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 이뤄지는 상·하원 합동연설이다. 40분간 진행되는 이번 연설은 생중계될 예정인데,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가 예상된다. 한 의회 소식통은 “아베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고 한층 강화된 미·일 동맹 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 매체들도 아베 총리의 방미를 자세히 보도하며 “그가 어떤 역사관을 보여 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관영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일본 총리가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은 초유의 일로, ‘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며 “침략 행위를 부정해 온 그의 역사 인식에 변화가 있을지와 미국과의 동맹 관계가 얼마나 깊어질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보도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사죄한 역대 일본 정부의 태도를 계승해 과거의 잘못을 끊고 미래를 열어 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문재인 기자회견 靑 발끈 “野대표가 수사 영향력 미칠까 우려”

    문재인 기자회견 靑 발끈 “野대표가 수사 영향력 미칠까 우려”

    문재인 긴급 기자회견 문재인 기자회견, 靑 “야당 대표가 수사 영향력 미칠까 우려” 발끈한 이유가? 청와대가 23일 성완종 파문을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으로 규정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세번째 방문국인 칠레에서 브리핑을 통해 “야당 대표가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면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역공을 가한 것이다. 청와대는 당초 이날 오후에 진행된 문 대표의 회견 이후 이렇다할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마침 박 대통령이 체류 중인 칠레는 새벽시간대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칠레 현지 시간으로 오전이 되자 문 대표 회견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히 문 대표 회견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민 대변인은 기다렸다는 듯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문 대표가 회견에서 특검 카드를 내세워 2007년 대선 라이벌이었던 박 대통령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정조준하고, 정치개혁안을 요구한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이미 출국 전에 성역없는 수사를 하라고 강조했다. 특검도 마찬가지로 진실 규명에 도움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분명히 말씀했다”고 받아친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 때 두차례 이뤄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사 배경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는 시점에서 문 대표의 특검 요구 등은 오히려 현재의 검찰 수사에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비판의 뉘앙스까지 담았다. 청와대의 이러한 반응에는 박 대통령이 최근 성완종 파문에 대해 정치개혁과 사회개혁 등 개혁 바람몰이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야당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박 대통령 자신의 스케줄과 의지 대로 정국을 주도해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 대표가 성완종 파문을 현 정부의 정통성과 직결되는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규정지은 반면, 청와대는 비리 기업인이 과거 정권부터 시작해 여야 정치권을 향해 무차별적인 구명 로비를 벌인데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표명을 보고받은 뒤 “정치개혁 차원에서 모든 것을 밝혀달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성완종 비리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향후 정국을 각종 개혁과제의 수위를 높여가는 드라이브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권 차원의 불법정치자금”이라며 특검을 통한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대통령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이든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의 불법대선자금 수수의혹이든 검은 돈의 입구와 출구를 정확히 밝혀야 하나 이대로 가다가는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법대선자금 수사의 경우 더더욱 돈의 용처를 밝혀야 하고 반드시 특검에 맡겨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돈정치와 결별하고 부패정치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특검을 도입하더라도 검찰 수사가 중단돼선 안 되며, 특검 작동 때까지 검찰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특검의 공정성이 담보되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특검의 대전제”라며 덧붙였다. 문 대표는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낭비·탕진을 이대로 지나칠 수 없다”면서 “진실을 밝히고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이 사건은 상설특검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기 바란다”면서 “박 대통령에게 답변을 구걸할 생각이 없다. 요구를 외면한다면 부패와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단언컨대 참여정부 청와대에는 더러운 돈을 받고 사면을 다룬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한 뒤 여당 일각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전형적 물타기”라면서 “새누리당이 사면을 갖고 저를 타깃으로 상정하고 있다면 더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기자회견, 靑 “야당 대표가 수사 영향력 미칠까 우려” 발끈한 이유가?

    문재인 기자회견, 靑 “야당 대표가 수사 영향력 미칠까 우려” 발끈한 이유가?

    문재인 긴급 기자회견 문재인 기자회견, 靑 “야당 대표가 수사 영향력 미칠까 우려” 발끈한 이유가? 청와대가 23일 성완종 파문을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으로 규정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세번째 방문국인 칠레에서 브리핑을 통해 “야당 대표가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면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역공을 가한 것이다. 청와대는 당초 이날 오후에 진행된 문 대표의 회견 이후 이렇다할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마침 박 대통령이 체류 중인 칠레는 새벽시간대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칠레 현지 시간으로 오전이 되자 문 대표 회견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히 문 대표 회견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민 대변인은 기다렸다는 듯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문 대표가 회견에서 특검 카드를 내세워 2007년 대선 라이벌이었던 박 대통령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정조준하고, 정치개혁안을 요구한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이미 출국 전에 성역없는 수사를 하라고 강조했다. 특검도 마찬가지로 진실 규명에 도움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분명히 말씀했다”고 받아친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 때 두차례 이뤄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사 배경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는 시점에서 문 대표의 특검 요구 등은 오히려 현재의 검찰 수사에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비판의 뉘앙스까지 담았다. 청와대의 이러한 반응에는 박 대통령이 최근 성완종 파문에 대해 정치개혁과 사회개혁 등 개혁 바람몰이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야당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박 대통령 자신의 스케줄과 의지 대로 정국을 주도해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 대표가 성완종 파문을 현 정부의 정통성과 직결되는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규정지은 반면, 청와대는 비리 기업인이 과거 정권부터 시작해 여야 정치권을 향해 무차별적인 구명 로비를 벌인데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표명을 보고받은 뒤 “정치개혁 차원에서 모든 것을 밝혀달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성완종 비리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향후 정국을 각종 개혁과제의 수위를 높여가는 드라이브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권 차원의 불법정치자금”이라며 특검을 통한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대통령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이든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의 불법대선자금 수수의혹이든 검은 돈의 입구와 출구를 정확히 밝혀야 하나 이대로 가다가는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법대선자금 수사의 경우 더더욱 돈의 용처를 밝혀야 하고 반드시 특검에 맡겨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돈정치와 결별하고 부패정치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특검을 도입하더라도 검찰 수사가 중단돼선 안 되며, 특검 작동 때까지 검찰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특검의 공정성이 담보되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특검의 대전제”라며 덧붙였다. 문 대표는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낭비·탕진을 이대로 지나칠 수 없다”면서 “진실을 밝히고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이 사건은 상설특검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기 바란다”면서 “박 대통령에게 답변을 구걸할 생각이 없다. 요구를 외면한다면 부패와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단언컨대 참여정부 청와대에는 더러운 돈을 받고 사면을 다룬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한 뒤 여당 일각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전형적 물타기”라면서 “새누리당이 사면을 갖고 저를 타깃으로 상정하고 있다면 더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여야, ‘성완종 수사’에 더이상 정략적 접근 말라

    이미 고인이 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는 ‘망인의 진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시작됐다. 금품 공여의 당사자로부터 로비와 관련된 추가적인 진술이 나올 수 없어 수사 전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자들이 작심하고 입을 닫는다면 수사는 출구 없는 막다른 골목에 갇혀 버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수사는 미지를 탐험하듯 조심스럽게 실체적 진실에 접근해야 작은 성과라도 낼 수 있다. 떠벌리고 훈수하며 혼선을 자초했다간 어떤 성과도 내기 어렵다. 검찰 특별수사팀장인 문무일 검사장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일성을 내지른 것도 이런 어려움과 고민을 에둘러 표현한 것일 게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의 행태는 어떤가. 처음부터 감 놔라, 배 놔라 하더니 이젠 아예 사방에서 노를 잡고 산으로 방향을 틀 기세다. 정략만 난무할 뿐 정치권 로비 의혹의 진실 규명에는 애당초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정략이 충돌하면 죽도 밥도 안 되게 마련이다. 우리는 이미 정략적으로 충돌했다가 얼렁뚱땅 타협하고, 진실을 묻어 버린 예를 숱하게 지켜봐 왔다. 수순은 엇비슷하다. 서로 선명성을 주장하며 상대를 헐뜯는다. 자기들의 주장만이 지고지선(至高至善)인 양 상대측 해명이나 주장에는 귀를 닫는다. 당장 결판이라도 낼 듯 온갖 주장을 쏟아낸다. 그러곤 끝이다. 그 사이 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쳐 버리기 마련이다. 그쯤 되면 이미 실체적 진실은 오간 데 없게 된다. 이용호 게이트를 비롯한 각종 게이트와 대북 송금 사건이 그랬고, 삼성 비자금 사건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정치권은 처음부터 정략적으로 이번 사건을 마주하고 있다. 야권은 4·29 재·보선의 최대 호재로 삼아 ‘친박 게이트’로 규정하고 총공세를 펼쳐 왔다. 여권도 마찬가지다. 야권 인사 연루설을 주장하며 ‘물타기’를 시도하더니 노무현 정부의 성 전 회장 특별사면 특혜 의혹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어제 “누가 사면 요청을 했든지,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밝히면 되지 않느냐”며 가세했다. 앞서 문 대표는 그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번 사건을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규정한 뒤 “특검을 통한 진실 규명을 요구한다”며 특검제 도입을 주장했다. 당초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에서 특검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오로지 하나뿐이다. 부도덕한 기업인 겸 정치인이었던 성 전 회장과 정치인들 간의 검은 거래다. 그 부패의 고리를 있는 그대로 파헤쳐 도려내면 된다. 리스트 속 8인은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 표적 수사를 의심하며 자신이 희생양이라고 생각한 성 전 회장은 자신을 해친 현 정권에 치명타를 입히고 싶어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리스트에 여권 핵심 실세들만 담긴 이유로도 해석된다. 그렇다 해도 야권 인사 연루설 등 예단은 금물이다. 진실을 규명하는 건 수사기관의 몫이다. 검찰이든, 특검이든 일단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여든 야든, 하물며 청와대든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 여야가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순간 수사는 망칠 수밖에 없다. 그런 종결을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 [사설] 성완종 특별사면 경위 제대로 밝혀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두 차례의 특별사면을 받은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 말기인 2007년 12월에 이뤄진 특별사면을 놓고 말이 많다. 특별사면 자체가 대통령 고유권한인 만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나 친노 세력 측이 주도했다는 주장과 새로운 권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의 압력으로 특사가 실현됐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권성동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청와대가 특사를 주도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이호철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박성수 법무비서관 등은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전부터 한나라당의 사면 요청이 있었고, 당선 후에는 인수위 요청이 있었고 탕평 차원에서 야당 인사가 포함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반인들에겐 언감생심인 특별사면이 특정인에게 두 번씩이나 돌아갔다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더욱이 노무현 정권 말기에 이뤄진 두 번째 특사(2007년 12월 31일)의 경우 형이 확정된 지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당시 정성진 법무부 장관은 네 번이나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당초 1차 명단에서 빠진 성 전 회장이 특사 발표 직전에 2차 명단에 들어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런 논란 속에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고 당 지도부도 신중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이 특혜 논란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박근혜 정부 실세들의 금품수수 의혹을 희석시키기 위한 물타기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을 상대로 물귀신 작전이나 펼쳐선 안 된다. 단언컨대 참여정부의 청와대에는 더러운 돈을 받고 사면을 다룬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문 대표는 현 정권 실세들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다. 우리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조사가 특사 공방으로 주춤하거나 길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무총리와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은 물론 친박 권력 실세들이 의혹에 연루된 만큼 성완종 파문의 본질은 권력형 게이트임이 분명하다. 본질을 호도하는 어떠한 권력의 시도도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 둔다. 동시에 성 전 회장이 두 차례나 특사 명단에 들어간 사실 역시 정상적인 법치국가라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임이 틀림없다. 문 대표나 친노 인사들은 한 점 의혹이 없다면 ‘물타기 주장’만 반복하지 말고 사실 규명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가 내세운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가 공약(空約)이 아님을 증명할 기회도 된다. 여당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청와대가 성 전 회장 2차 특사를 주도한 결정적 증거를 갖고 있다”는 주장에 머물지 말고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국회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국정조사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사실에 입각한 진실만이 국민들의 지지와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문재인 성완종 입장표명 “朴대통령, 귀국하면 특검 수용 확답해야”

    문재인 성완종 입장표명 “朴대통령, 귀국하면 특검 수용 확답해야”

    문재인 성완종 입장표명 “朴대통령, 귀국하면 특검 수용 확답해야” 문재인 성완종 입장표명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4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 도입을 제안한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귀국과 함께 약속한 특검 수용에 대해 확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4·29 재보선이 열리는 서울 관악을 지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이번 사건은 권력의 불법정치자금, 대선자금과 직접 관련된 사건이자 대통령이 수사받아야 할 피의자들의 뒤에 서 있는 사건”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이 특검 수용을 거부한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로, 반성과 성찰은 고사하고 진상규명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은 의혹 해소를 위해 어떤 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며 특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새누리당 지도부도 마찬가지 취지로 말해왔는데 이제와 딴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이 아니면 받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사정대상 1호가 사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파헤치기 위해선 공정성이 담보된 제대로 된 특검을 해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대통령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보장되는 특검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특히 “사건 당사자인 청와대 비서실장 사퇴와 함께 법무장관, 민정수석이 수사에 관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이 또한 새누리당이 거부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수사에 개입하고 사건과 무관한 야당을 끌어들여 물타기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야당 인사를 끌어들여 선거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도 있다”며 “정권의 불법정치자금 사건이라는 본질을 왜곡하고 야당 죽이기로 나선다면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울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파문] 여야, 특검 포화 속으로… ‘成리스트 의혹’ 초점 흐리기?

    [성완종 리스트 파문] 여야, 특검 포화 속으로… ‘成리스트 의혹’ 초점 흐리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특검 도입을 요구했지만 여야 간 ‘동상이몽’으로 인해 지루한 공방만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특검을 둘러싼 대립으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제기한 의혹의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한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혹 당사자들을 자진 사퇴시킬 것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특검 도입을 통해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자는 것이다. 이는 사면 특혜 의혹으로 번지는 국면을 차단하는 동시에 사건의 본질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의 금품 수수 의혹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문 대표의 특검 제안이 ‘수싸움’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여권에 비리 사건이 터지면 야당이 특검을 주장하는 게 정상인데,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오히려 먼저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조속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자 이에 대한 맞불 성격의 제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여권이 주장한 특검의 대상도 정치권 전반을 겨냥해 야당과는 결이 다르다. 검찰 수사가 야권으로 확대되는 것보다는 특검으로 바로 가는 게 낫다는 계산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견에서 문 대표는 성완종 파문에는 상설특검법이 아닌 별도 특검을, 해외자원개발 비리사건에는 상설특검법을 적용하는 ‘투트랙’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무원칙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크다. 검찰 수사를 조기에 특검으로 전환하자는 것도 검찰 수사를 건너뛰고 특검으로 직행하면 그만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특검 공방을 통해 사안의 주도권을 쥐고 여권에 대한 부패 이미지가 각인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여야 양 진영에서 특검 방식을 놓고 힘겨루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런 구도와 셈법 속에서 문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논란에 대한 여권의 ‘물타기’ 공세가 극에 달했다는 판단도 기자회견을 통한 정면 돌파를 고려하게 된 이유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작심한 듯 “사면을 두고 정쟁을 유발하지 말라”는 물타기 비판과 함께 ‘부메랑 경고’를 내놓았다. 문 대표 입장에서는 여권이 자신에 대한 사면 책임론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국면 반전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문 대표가 오전에 열린 친박게이트대책위원회에서 입장을 밝히려다가 기자회견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문 대표의 경고를 일제히 깎아내렸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계속 의혹을 낳으니 방어적 차원에서 회견을 한 것 이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문재인 특검으로 진실규명 “더러운 돈 받고 사면해준 적 없다” 반격

    문재인 특검으로 진실규명 “더러운 돈 받고 사면해준 적 없다” 반격

    문재인 특검으로 진실규명 문재인 특검으로 진실규명 “더러운 돈 받고 사면해준 적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3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권 차원의 불법정치자금”이라며 특검을 통한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대통령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이든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의 불법대선자금 수수의혹이든 검은 돈의 입구와 출구를 정확히 밝혀야 하나 이대로 가다가는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법대선자금 수사의 경우 더더욱 돈의 용처를 밝혀야 하고 반드시 특검에 맡겨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돈정치와 결별하고 부패정치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특검을 도입하더라도 검찰 수사가 중단돼선 안 되며, 특검 작동 때까지 검찰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특검의 공정성이 담보되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특검의 대전제”라며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검 결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우리 당은 정통성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특히 “의혹 당사자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현직에 있어선 진실을 밝힐 수 없으며, 법무장관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수사에 관여해도 진실을 밝힐 수 없다”면서 “의혹 당사자들은 스스로 물러나 수사를 받게 해야 하며,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도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이 진실규명과 함께 부패청산 및 정치개혁을 위한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실현가능한 방법을 제시한다면 우리 당도 기꺼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낭비·탕진을 이대로 지나칠 수 없다”면서 “진실을 밝히고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이 사건은 상설특검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기 바란다”면서 “박 대통령에게 답변을 구걸할 생각이 없다. 요구를 외면한다면 부패와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노무현 정부 임기 말인 2007년만에 이뤄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 특혜 의혹과 관련, “정쟁으로 몰아가거나 야당을 상대로 물귀신 작전을 펼쳐선 안 된다”면서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고려한 사면의 적절성 여부가 이번 사건의 본질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언컨대 참여정부 청와대에는 더러운 돈을 받고 사면을 다룬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한 뒤 여당 일각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전형적 물타기”라며 “새누리당이 사면을 갖고 저를 타깃으로 상정하고 있다면 더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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