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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멸의 국힘…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도덕’이란 무엇인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자멸의 국힘…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도덕’이란 무엇인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지한파’ 오구라 기조 日 교토대 교수“한국은 도덕의 잣대로 모든 것 판단도덕 쟁취 위해 자기선전에 필사적”한국인의 성향, 조선 성리학이 ‘뿌리’국힘, 사실 아닌 ‘윤리’로 한동훈 제명유생들, 도덕 무기로 정적 공격 연상“정당의 당대표로서 자신의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건이 최초 제기되고 이를 인식한 순간부터, 가족의 중대한 해당 행위와 일탈 행위에 윤리적 책임을 지는 것이 ‘우리가 한 조직의 수장에게 기대하는’ 보통의 통상적인 윤리적, 직업윤리적 감정에 비추어 볼 때 상식에 부합한다.” 지난 1월 14일 새벽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발표한 결정문의 한 대목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이 당내 익명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을 비방하는 글을 썼다며 불거진, 이른바 ‘국민의힘 익명 당원게시판 사건’이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본 것이다. 윤리위원회는 그 판단에 의거해 한 전 대표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다. 한 정당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였다.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 이 징계는 과정과 결과 모두를 두고 큰 논란을 불러왔다. 한밤중까지 회의가 이어지고 새벽에 결정문이 나온 것부터 통상적이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제명 결정문을 내놓은 지 9시간 만에 “긴급하게 작성, 배포된 결정문인 것을 감안해 달라”며 사실관계 정정이 있었다. “당원게시판 글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을 징계의 근거로 삼았다가 “(한 전 대표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는지는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럼에도 징계가 철회되거나 수위가 조절되는 일은 없었다. 징계의 근거가 ‘사실’이 아닌 ‘윤리’였기 때문이다.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 한 일일지라도, 심지어 가족의 소행인지도 분명치 않더라도, ‘모름지기 한 조직의 수장이라면’ 책임지는 것이 윤리인데 한동훈의 태도는 그 윤리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단 칼집에서 뽑힌 칼은 쉽게 칼집으로 들어가지 않는 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임명한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른바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향해 ‘윤리의 칼’을 주저 없이 휘둘렀다. 그동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속절없이 떨어져 2월 26일 현재 17%까지 추락해 있다. 도덕이 정치의 무기가 되어 휘둘러지는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로는 외부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 서울대 철학과에서 8년간 한국철학을 연구하고 귀국해 교토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지한파 지식인 오구라 기조의 책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를 펼쳐볼 때다. 일본에서 1998년 출간되었지만 한국에는 19년이 흐른 2017년에 번역 출간된 이 책은 주자학적 사고의 틀이 현대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이다. 한국은 확실히 도덕 지향적인 나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한국인이 언제나 모두 도덕적으로 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 지향적’과 ‘도덕적’은 다른 것이다. ‘도덕 지향성’은 사람들의 모든 언동을 도덕으로 환원하여 평가한다. 즉 그것은 ‘도덕 환원주의’와 표리일체를 이루는 것이다.” 책의 1장 1절 첫 번째 문단부터 등장하는 도발적인 주장이다. 풀어서 설명해 보자.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 도덕적이고 또 부도덕하다. 한국인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 사람, 가령 일본인에 비해 특별히 더 도덕적이거나 부도덕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인은 도덕을 ‘지향’한다. 본인의 삶이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 역시 도덕적인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전제한다. 그렇게 도덕의 잣대로 모든 사람을 판단하는 ‘도덕의 나라’가 되어 버린다. 여기서 당연한 의문이 든다. 모든 사람은 나름의 방식대로 도덕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기독교 문화권에 속한 사람이라면 십계명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테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선지자 마호메트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칠 테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도덕과 윤리가 존재하는 것과 모든 것을 도덕으로 ‘환원’하는 것은 다르다. 한국은 도덕의 잣대로 바라볼 일이 아닌 것까지 도덕과 윤리로 묻고 따지는 ‘도덕 환원주의’ 국가이며 그 점에서 다른 나라, 가령 일본과 분명히 다르다. ●스포츠 스타·연예인도 ‘도덕적 판단’ 오구라에 따르면 이런 차이는 심지어 TV 드라마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본 드라마 속의 연인들은 감정이 어긋났다는 이유로 헤어진다. 반면 한국 드라마의 연인들은 각자가 지니고 있는 ‘올바른 사랑과 관계’의 당위적 규정을 상대방에게 설교한다. 그것은 단순한 사랑싸움을 넘어 세계관의 격돌이다. 일본 드라마에 비해 한국 드라마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한국인은 술을 마실 때도 ‘예의 바르게 따르는 법’을 따진다. 노래를 부르러 노래방에 가도 ‘매너’를 찾는다. 스포츠 스타도 아이돌 가수도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의 기준에 맞춰 기부와 선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심지어 탈옥수 신창원마저도 체포되어 언론 앞에 서자 ‘어렸을 때 나한테 착하다고 해 준 선생님이 한 명만 있었다면 삐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덕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오구라는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국 사회는 사람들이 화려한 도덕 쟁탈전을 벌이는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다.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흥분은 항상 여기에서 유래한다. 사람들은 도덕을 쟁취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필사적으로 자기선전을 하고 있다. (중략) 이것이야말로 도덕 지향성의 본령이다. 자기 자신의 사욕만 생각해도 결코 규탄받지 않는 일본의 선수나 연예인과는 다르다.” 오구라에 따르면 한국인의 이런 성향은 조선을 지배한 유학자들의 지배 이념인 성리학에서 비롯했다. 성리학은 사람을 비롯한 만물의 보편적인 규범이자 도덕성이며 원리인 리(理)가 내재해 있다고 본다. 반면 사람과 사물에 각기 달리 주어진 물질성, 기(氣)는 탁하고 치우쳐 있다. 기의 영향으로 인해 리가 온전히 발현되지 못하므로 세상에는 악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기를 이겨내고 리를 회복해야 할 도덕적 책무를 진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이들이 수백년간 지배 계층을 형성하며 한국인의 심성 구조를 틀 지웠다. 그러므로 도덕 환원주의 국가 한국은 ‘하나의 철학’인 것이다. 흥미로운 주장이다. 성리학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철학사적 지식과 맞느냐는 논점을 별개로 친다면 더욱 그렇다. 오구라는 이러한 관점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해석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되는 대목이 더 많다. ●성리학적 사고에 묶여 있는 국힘 국민의힘 익명 게시판 사건, 혹은 한동훈 제명 사건을 설명함에 있어서도 그렇다. 애초에 익명 게시판은 정치적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존재하는 사이버 공간이다.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윤 전 대통령이나 다른 인사를 향해 품고 있는 불만을 거칠게 표현한 것이 사실이라 해도 그 비난 가능성은 심각한 수준으로 높지 않다. 다른 정치인과 그 가족의 경우를 전수조사해 보면 비슷한 활동 내역을 보이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정치가 도덕을 상실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덕이 정치의 무대에서 몽둥이처럼 휘둘러지고 있는 풍경은 더욱 생뚱맞고 당혹스럽다. 한 차례 징계문이 정정된 후 2시간 만에 또 정정 안내가 나올 정도로 정돈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오직 도덕과 윤리가 근거인 처벌이 이루어졌다. 도덕 지향성을 품고 있는 도덕 환원주의자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정치 행태가 전적으로 정당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도덕과 윤리를 무기 삼아 정적을 공격하며 권력을 지켰던 조선시대 유생들이 21세기 대한민국 국회에서 버젓이 살아 숨쉬는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 지경이다. 이렇게 성리학적 사고방식에 묶여 있는 국민의힘이 17% 지지율로 주저앉는 사이,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재명 대통령은 60%가 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만끽하며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입법권과 행정권을 휘두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야당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잘못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한국도 ‘파란 하늘’ 좀 보려나…中 “미세먼지 더 엄격히 관리” 선언 [핫이슈]

    한국도 ‘파란 하늘’ 좀 보려나…中 “미세먼지 더 엄격히 관리” 선언 [핫이슈]

    중국이 대기오염 감소를 위해 더욱 엄격한 미세먼지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25일(현지시간) “생태환경부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전날 새로운 대기질 평가 기준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의 1급(청정지역) 기준치는 1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로, 2급(일반지역) 기준치는 25㎍/㎥로 조정한다. 또 PM2.5 일평균 농도 1급 기준치는 25㎍/㎥, 2급 기준치는 50㎍/㎥로 조정하기로 했다. 더불어 당국은 오는 3월 1일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를 대기오염 감소를 위한 ‘1단계’로 지정하고 PM2.5의 연평균 농도는 30㎍/㎥, 일평균 농도는 60㎍/㎥ 내에서 관리한다고 밝혔다. ‘2단계’인 2031년 3월 1일부터는 개정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때부터는 미세먼지(PM10), 이산화황, 이산화질소의 기준 농도도 강화된다. 중국 환경 부처는 장·단기 관리 체계를 마련해 미세먼지뿐 아니라 다른 대기 오염물질에 대한 전반적 모니터링과 억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대기질 평가 기준을 이전보다 훨씬 엄격하게 설정함으로써 오염 저감을 체계적으로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단계가 실시되는 2031년 이후에는 강화 기준이 완전 시행되며 국내 기업과 지방정부 모두 새로운 대기질 목표를 준수하도록 행정력과 기술 지원이 강화될 예정이다. ‘파란 하늘’ 이어지는 베이징중국의 이 같은 노력으로 수도 베이징의 대기질은 크게 개선됐다. 베이징시 당국에 따르면 2024년 PM2.5 연평균 농도는 38µg/㎥로, 2013년 대비 64.2% 감소했고 ‘좋음’ 일수도 증가했다. 최근에는 지난해 베이징의 공기질 우수·양호 일수가 311일로 전년 대비 21일 증가했으며, 비율은 85.2%로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뿐 아니라 베이징-천진-허베이, 장강삼각주 등 여러 도시권의 PM2.5 농도가 2013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는 통계도 있다. 생태환경부 관계자는 정부의 탈탄소 전환 정책과 함께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이어질 다양한 오염물질 배출 감축 조치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70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청정 난방 감당 못하는 농촌 노인들다만 중국의 대기질 개선 정책은 주로 도시·산업단지 중심으로 설계·집행되어 온 탓에 농촌 지역은 모니터링과 관리 체계가 상대적으로 덜 촘촘한 편으로 알려졌다. 공식 대기질 관측소 대부분이 도시·준도시 지역에 설치되어 있어 농촌 데이터가 부족한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도심보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농촌의 노인들은 비교적 저렴한 석탄 난방을 주로 사용하다가 정부 정책으로 보조금을 통해 가스 난방으로 교체했지만, 비싼 가스 난방 사용료를 감당하지 못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1월 “허베이성 지역의 가구당 난방비가 하루 63~94.5위안(약 1만 3160~2만원)에 달한다”며 “겨울철 총비용은 7560~1만 1340위안(약 158만~237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농민일보는 “허베이성 농촌 가정의 겨울철 난방비는 수천 위안 수준이지만, 이들 가구의 연소득은 1만~2만 위안(약 209만~418만원)에 불과하다”며 “허베이성 농촌의 난방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석탄을 태우더라도 추위에 떨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녜후이화 인민대 교수는 같은 시기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베이징 정부가 허베이성에 보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허베이성의 희생과 베이징 대기질 개선이 연관이 있는지 인과관계가 규명된다면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미세먼지, 한국 대기질에도 영향한편 중국의 미세먼지는 한국의 대기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위도 지역에 있는 한국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데, 중국 동부 산업지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나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봄이나 겨울에 대기가 정체되면 외부에서 들어온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해 대기 오염물질 농도가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엄격한 대기 관리가 한국의 맑은 하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한국 하늘의 대기질이 전적으로 중국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한·중·일 공동 연구 및 한국 환경당국 분석에 따르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약 30~50% 정도가 국외(주로 중국) 영향이며, 나머지 50~70%는 국내 산업, 차량 배출, 난방, 발전 등 내부 요인이다. 기상 조건에 따라서도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
  • 안전조치 완료한 한강버스… 3월부터 전 구간 다시 달린다

    안전조치 완료한 한강버스… 3월부터 전 구간 다시 달린다

    서울시는 잇따른 기계 결함과 바닥 걸림 사고 등으로 일부 구간만 운행하던 한강버스를 오는 3월 1일부터 전 구간 운행 재개한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문제가 됐던 부분의 안전 조치를 완료했으며, 운항 재개 이후에도 현장 점검을 지속해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한강버스는 지난해 11월 15일 잠실 선착장 인근에서 선체가 강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마곡~여의도 구간만 부분 운항을 해 왔다. 시는 이번에 한남대교 북단 항로 8.9㎞ 구간(압구정~잠실 선착장)에 대한 정밀 수심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심 미확보 구역 준설과 강물 속 이물질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원인이었던 항로 이탈 문제 개선을 위해 항로를 이탈하면 경보가 작동하는 항로 이탈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 발생 구간 부표를 기존 1.4m에서 4.5m 높이로 교체해 시인성을 높였다. 지난 11월 정부 합동 점검에서 지적된 120건 중 운항 안전과 직접 관련된 사항을 포함한 96건의 조치를 완료했고, 남은 24건에 대해서는 상반기 내에 조치를 마칠 계획이다. 노선은 이번에 여의도 선착장을 중심으로 분리 운영한다. 기존에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선착장을 연결해 운항하던 방식에서 동부(잠실~여의도)와 서부(마곡~여의도) 구간으로 나눠 운항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는 한강버스 운항 차수를 늘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탑승 수요가 가장 많았던 여의도(2025년 9·11월 기준 탑승률 23%)를 중심으로 동부와 서부 각각 16항차로 총 32항차를 운항한다. 노선 분할로 여의도에서 동·서부 환승 비용은 면제하고 여의도 선착장에는 승객 대기 및 편의 공간을 추가로 확대한다. 오는 4월부터는 출퇴근 시간대 잠실~여의도~마곡을 연결하는 급행 노선도 추가 운영한다. 서울숲에서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5월에는 서울숲 임시 선착장도 운영할 예정이다. 박진영 미래한강본부장은 “이용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에도 현장 점검 및 개선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며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으로 시민에게 신뢰받는 한강버스가 되도록 운영사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 걸을 때 운동화 ‘삑삑’ 소리 왜 날까[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걸을 때 운동화 ‘삑삑’ 소리 왜 날까[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새로 산 신발을 신고 복도를 걷는데 아기 신발처럼 삑삑거리는 소리가 나서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농구장처럼 매끄러운 바닥에서 운동화가 미끄러지면서 내는 날카로운 소리 때문에 신경이 거슬릴 때도 있다. ●밑창 표면의 마찰로 폭발적 파동 미국 하버드대 응용과학·공학부, 영국 노팅엄대 공학부, 프랑스 르망대 음향학 연구실, 이스라엘 히브리대 물리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운동화가 내는 소리는 부드러운 소재가 표면과의 마찰로 순간적으로 미세 변형돼 물결파를 만들면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런 효과를 조절하는 방법도 찾았다. 재료 간 마찰력을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2월 26일 자에 실렸다. 합성 소재부터 지질학적 단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스템에서 마찰 현상은 발생한다. 부드러운 소재가 단단한 표면 위를 미끄러질 때 삑삑대거나 ‘끼익’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생긴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표면 간 상호작용과 마찰을 조사한 기존 연구들은 두 물질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스틱-슬립’ 현상에서 진동이 생성되기 때문에 소음이 발생한다고 봤지만, 이는 저속 이동 상황만 살펴봤을 때 나온 결론이라는 한계가 있다. ●신발 단단할수록 거슬리는 소리 이에 연구팀은 빠른 속도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표면 간 상호작용을 밝혀내기 위해, 농구화가 매끄러운 유리판에 부딪히고 미끄러지면서 소리를 내는 장면을 초고속 촬영해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화 고무 밑창 변형이 표면을 가로질러 폭발적 파동 형태로 퍼져나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때 발생하는 소음의 높낮이(피치)는 파동이 발생하는 빈도와 일치하고, 신발 밑창의 단단함(강성)과 두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진·타이어 마찰 등 제어에 도움 연구팀은 추가 실험에서 부드러운 표면이 매끄러운 밑창과 마찰을 일으킬 경우는 파동이 불규칙하게 발생해 뚜렷한 소리가 나지 않지만, 운동화 바닥 패턴처럼 요철이 있는 표면은 일정한 파동 주기를 생성해 높은음의 거슬리는 소리를 낸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카티아 베르톨디 하버드대 교수(응용물리학)는 “이번 연구는 미끄러짐과 마찰의 본질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농구화 제작뿐만 아니라 지진 연구, 타이어나 기계 부품의 마찰, 스마트 기기 표면 질감 제어를 통한 햅틱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설] 이물질 백신 접종이라니, 국민안전 관리 이래도 되나

    [사설] 이물질 백신 접종이라니, 국민안전 관리 이래도 되나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사용된 백신에 대한 당국의 관리가 소홀해 이물질이 포함됐거나 유효기간이 지났는데도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병이 언제든 다시 창궐할 수 있는 상황인데, 국가의 백신 관리가 이렇게 부실할 수 있는 것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감사원이 어제 공개한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2021년 3월~2024년 10월 의료기관으로부터 1285건의 코로나19 백신 이물 신고를 접수하고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하지 않았다. 제조사에만 알려 준 뒤 그 조사 결과만 회신받아 처리했다. 상당 사례에서 ‘동일 제조번호 백신’의 접종이 끝난 뒤에야 조사 결과가 나온 바람에 이물 신고 후에도 동일 제조번호 백신 1420만회분이 계속 접종됐다. 당시 신고된 이물은 백신 사용법 문제로 발생한 고무마개 파편이 대다수(835건)였고 곰팡이·머리카락·이산화규소 등 ‘위해 우려’ 이물 신고도 127건이었다. 질병청은 또 유효기간이 끝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오접종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접종 증명서를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2023년 2703명이 유효기간이 만료된 백신을 접종했고 백신 오접종자에게도 515건의 증명서가 발급됐다. 당시 국내에 백신이 없어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통해 도입된 백신 중 131만회분이 2021~2024년 제조번호별로 품질을 검증하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사용됐다니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2020년 질병관리본부였다가 청으로 승격한 질병청이 인력을 대폭 늘리고서도 백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은 뼈저리게 반성할 대목이다. 게다가 당시 질병청장이었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로 장관에까지 오르지 않았나. 지금도 독감이 유행인 데다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이 언제 또 덮칠지 모른다. 백신 접종·관리 체계를 강화해 재발을 막아야만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 10% ‘트럼프 관세’ 발효… “대법 판결로 장난치는 국가엔 더 부과”

    10% ‘트럼프 관세’ 발효… “대법 판결로 장난치는 국가엔 더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전 세계에 부과한 새로운 관세가 24일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계기로 무역 합의를 불이행하는 국가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연방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 하는 나라는 최근에 합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체결한 대미 투자 협약을 번복하거나 보류할 경우 보복을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 비준 절차를 연기하고, 인도가 무역회담 일정을 미룬 것 등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바탕으로 각국에 10%의 관세를 매긴 행정명령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1분을 기해 발효됐다. 트럼프발 ‘관세전쟁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그는 이 관세를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터라 조만간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세는 미국 의회 동의가 없는 한 최장 150일 동안 유지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다른 법 조항을 적용해 관세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형 배터리·주철 및 철제 부품·플라스틱 배관·산업용 화학물질·전력망·통신장비 등 6개 산업 분야에 대해 신규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전자담배는 괜찮다고?…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

    전자담배는 괜찮다고?…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

    액상도 벤젠 등 발암물질 많아연초에 없는 화학물도 80여종중복 흡연 시 폐질환 위험 3.9배‘무니코틴’ 일부 제품, 독성 더 강해형태·성분 불문 모든 담배 끊어야 새해를 맞아 ‘완전 금연’을 선언했던 직장인 이모(45)씨는 한 달도 못 가 백기를 들었다. 그가 새로 손에 쥔 것은 매캐한 연기 대신 달콤한 향이 나는 액상형 전자담배였다. 연초보다 냄새가 덜하니 건강에도 덜 해롭지 않겠느냐는 자기 위안이었다. 이씨와 같은 선택을 하는 이들이 늘면서 담배 시장의 흐름도 바뀌고 있다. 23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반 연초 담배 흡연율은 남녀 모두 감소했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오히려 증가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률은 50대 남성에서 3.0%포인트, 궐련형 전자담배는 40대 남성에서 6.9%포인트 상승했다. 담배를 끊는 대신 제품만 바꾸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냄새는 피하고 싶지만 니코틴은 놓지 못하는 이들에게 전자담배는 손쉬운 대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생각은 착각에 가깝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담배규제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주요 액상 제품 44종을 분석한 결과 벤젠, 에틸벤젠 등 발암물질과 메탄올, 톨루엔 등 독성물질이 다수 검출됐다. 전자담배 에어로졸에서는 연초에는 없던 80여종 이상의 새로운 화학물질도 확인됐다.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해 성분 모니터링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유해 물질 ‘타르’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되기도 했다. 조유선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흰 기체를 단순한 수증기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니코틴과 중금속, 발암물질이 섞인 에어로졸”이라며 “가열 코일에서 용출되는 미세 금속 입자가 폐포 깊숙이 침투해 만성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안전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가열 코일을 제거한 초음파 전자담배 역시 기존 기기와 유사한 수준의 독성 물질을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건강 위해성은 지표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담배 관련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사용자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1.53배 높았다. 과거 흡연력이 있는 경우 그 위험은 2.52배까지 증가했다. 뇌졸중 위험 역시 1.73배 높았다. 니코틴이 혈압과 심박수를 높이고 에어로졸 속 미세입자가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떨어뜨려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중복 흡연’이다. 액상형 사용자 3분의 2 이상이 연초나 궐련형을 함께 사용하는 ‘다중 사용자’로 조사됐다. 이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위험은 비사용자 대비 3.9배 급증한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유사 니코틴 제품도 우려를 키운다. 시중에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 니코틴(메틸니코틴 등) 제품이 ‘무니코틴’을 표방하며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대표적인 유사 니코틴인 6-메틸니코틴(6MN)은 일반 니코틴보다 독성이 강하고 뇌 수용체에 더 강하게 결합해 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유사 니코틴이 청소년의 주의력, 기억력 등 두뇌 발달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텀블러나 우유갑을 본뜬 디자인의 전자담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청소년에게 노출되고 있지만 정작 사용자 상당수는 자신이 무엇을 흡입하는지조차 모른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조사에 따르면 액상 니코틴 종류를 모른 채 사용하는 비율은 여성 41.7%, 남성 29.7%에 달했다. 상당수 사용자가 성분조차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제품을 소비하고 있다. 조 교수는 “독성 화학물질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형태와 성분을 불문하고 모든 종류의 담배를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열린세상] 압축사회의 주름살을 펴야 할 때

    [열린세상] 압축사회의 주름살을 펴야 할 때

    대한민국의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참으로 극적인 현대사의 증인들이다. 1970년생인 필자는 유년 시절 호롱불 아래서 숙제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마을 이장댁에서 출발한 전기라는 문명의 혜택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받게 되었다. 초가지붕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고 버스의 뒤꽁무니를 쫓아 다니게 됐다. 도구의 삶에서 기계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문명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그 세대가 장년이 되어 손안의 스마트폰에 AI와 로봇이 공존하는 초고도 문명사회를 살고 있다. 불과 반세기 만에 서구 사회가 수백년간 겪은 변화를 압축적으로 통과한 것이다. 이들은 80년대 PC 보급, 90년대 인터넷 혁명, 2000년대 벤처 붐과 스마트폰 혁명을 모두 겪으며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을 체득한 ‘디지털 원주민’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의 돌봄을 기대할 수 없는 첫 세대인 ‘마처 세대’로서, 서구 사회가 단기간에 겪은 변화를 단 50년 만에 통과한 ‘압축 사회’의 주역이자 고독한 관찰자로 서 있다. 한마디로 ‘압축 인간’인 것이다. 이 압축 성장의 속도는 눈부셨으나 그 가속도가 만들어 낸 원심력은 우리 사회 곳곳에 치명적인 독소를 비산시켰다. ‘더 빨리’ 가기 위해 선택한 효율성은 ‘승자 독식주의’를 시대의 정의로 둔갑시켰고, ‘함께’라는 가치는 ‘나만 잘살면 된다’는 개인주의와 ‘돈이 곧 인격’이라는 자본 만능주의에 자리를 내주었다. 이러한 의식 구조의 파괴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점은 바로 ‘주택’이다. 압축 사회를 살아온 70년대생은 초가집, 슬레이트 블록집, 다가구·다세대, 빌라를 전전하며 지하층, 옥탑방, 고시원을 체험하고 결혼 이후에는 아파트라는 목표를 향해 몸과 마음을 바쳤다. 그사이 인간이 몸을 뉘고 삶을 일궈야 할 아늑한 주거 공간을 손에 쥔 이들도 있고, 아직까지 무주택자로서 천정부지로 폭등한 집값을 견디며 세입자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어느덧 투기와 재산 증식의 유일한 수단으로 전락한 주택 가격의 유례없는 앙등은 단순한 경제지표 상승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돌이키기 힘든 우리 사회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기성 세대가 자산 증식의 축배를 들며 ‘부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동안 그 천문학적인 비용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부채로 전가되고 있다. 오늘날 주택은 계급을 나누는 잣대가 되었고 성실하게 일해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절벽’이 되었다. 높은 집값을 견디지 못한 젊은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사치를 넘어 ‘공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삶의 터전 밖으로 계속해서 내몰리는 청년들의 좌절은 세대 간 불신과 갈등을 낳았고, 이는 공동체의 존립을 흔드는 근본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모두의 욕망이 된 아파트는 끊임없이 진화해 화려한 상품이 되었으나,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앞세운 담장 안 아파트는 유례없이 취약해진 ‘압축된 인간’들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압축 사회는 우리에게 서늘한 질문을 던진다. 물질적 풍요와 성장을 위해 인간다움을 유보했던 우리가 이제는 ‘모두의 실패’라는 쇠퇴의 과정마저 압축하려 하는 것은 아닌가. 그동안 우리는 ‘돈’이라는 거대한 압력 아래 이러한 소중한 가치들을 구겨 넣고 압축된 채 살아왔다. 하지만 우리가 결코 압축해서도, 압축되어서도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공동체를 향한 사랑, 이웃을 향한 배려, 그리고 후손의 미래를 염려하는 정신의 고귀함이다. 이제 압축 성장의 그래프가 아닌, 삶의 질과 존엄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키를 틀어야 한다. 주택이 누군가의 배를 불리는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의 안식처가 되는 사회, 미래 세대의 희망을 가불해 현재의 풍요를 연명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그 압력 속에서 겹겹이 구겨진 인간의 마음과 정신의 주름을 활짝 펼 때이다. 유창수 전 서울시 부시장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케빈 윌슨 지음, 박중서 옮김, 허블) “내 머릿속에는 작은 목소리가 있었고, 나더러 뭘 쓰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이 작은 목소리, 이 조그맣고 끈질긴 목소리가 하느님도 아니고, 어떤 뮤즈도 아니고, 이 세상에서 나를 제외한 다른 누구도 아니라는 것은 나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가장자리는 판자촌, 금 탐방꾼 우글거리고, 우리는 도망자, 법은 우리를 잡으려고 잔뜩 허기졌지.’”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닌 두 청소년이 장난으로 만든 포스터가 거대한 소요 사태를 낳았다. 익명성 뒤에 숨어 소문과 미신이 퍼졌고, 공포와 선동이 동반됐다. 20년 후 우연한 계기로 사건을 떠올리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내면의 상처와 화해하려는 시도와 치유의 과정으로 흘러간다. 청소년의 내면을 세밀하게 조명한 책은 2020년 출간 후에도 꾸준히 회자되며 케빈 윌슨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352쪽, 1만 7000원. 전설의 가래떡(한라경 지음, 민승지 그림, 보랏빛소어린이) “괜찮아, 이럴 때도 있는 거지. 조금만 더 가면 도착이야. 우리 다 같이 가자. 나도 너희들이랑 같이 꼭대기에 가 보고 싶어.” 떡국떡 모양 슉슉이와 힘 센 탄탄이, 유연한 말랑이, 기다란 길쭉이는 모두 가래떡 태생인데도 매일 자기가 최고라고 싸운다. 보다 못한 돌돌할매가 소란을 잠재우려 ‘가래떡 산에 가장 먼저 도착하면 신비한 조청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다들 조청을 얻겠다며 떡국 바다를 건너고 떡볶이 용암을 지나며 회전하는 소떡소떡 다리를 건넌다. 가래떡으로 만든 세계에서 각자의 장점을 살려 친구들을 돕는 이야기가 귀엽다. 56쪽, 1만 7000원. 얽힘의 사건(허희 지음, 작가) “하지만 김정환이 긍정한 “고도의 전문 기능을 요구하지는 않는” 시민판화정신은 애초에 정교한 예술적 완성도 추구와는 관련이 없었다. 요점은 엘리트 지식인이 민중 대신 발화하는 형태가 아니라, “민중들의 목소리”를 스스로 내게 한다는 데 있었다. …이후 김정환은 시민판화 작품과 자신의 시를 결속하여, “시와 일상 삶과의 거리를 없애자”는 ‘시와 경제’ 동인의 선언을 수행하였다. 그것은 충분히 고평할 만한 결단이다.” ‘시의 시대’라 불렸던 1980년대 한국 시를 신유물론으로 재해석한 평론집. 민중시, 여성시, 도시시 계열의 시인으로 김정환, 김혜순, 최승호를 호출해 시와 시집, 시인과 시단, 그를 둘러싼 시대와 사건을 추적했다. 시를 둘러싼 환경을 파헤치고 엮으면서 물질적 조건들이 어떻게 시적 의미를 달라지게 했는지 풀어내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326쪽, 2만원.
  • [마감 후] ‘쓰레기 원정 소각’ 정부가 나설 때

    [마감 후] ‘쓰레기 원정 소각’ 정부가 나설 때

    1990년대는 대한민국의 쓰레기 처리 역사의 전환점이 된 정책 변화가 집중된 시기다. 1993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옛 ‘난지도’로 쓰레기 반입이 중단됐다. 1978년 이래 15년 동안 서울의 쓰레기를 감당해 오던 난지도는 침출수와 악취 등 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폐쇄 요구가 이어지던 터였다. 15년 동안 쌓인 쓰레기가 높이 90m짜리 2개의 산을 이뤘다. 당시 중앙정부가 적극 나섰다. 환경청(현 기후에너지환경부)이 1987년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인천시 서구)을 광역 쓰레기 매립지로 지정했고, 1991년 수도권매립지운영관리조합(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을 설립했다. 이듬해부터 제1매립장에 서울시는 물론 경기도와 인천시의 쓰레기 반입이 시작됐다. 이즈음 서울시는 쓰레기 소각장(자원회수시설) 설립을 추진했다. 1991년 ‘기본 폐기물 처리 계획’에 따르면 시는 총 11곳의 소각장 설치를 추진했다. 하루 1만 6500t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처리시설 건립이 최초 목표였다. 결과적으로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 지역 주민의 반발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이옥신 등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유해 물질에 대한 우려로 주민들은 강하게 반대했고, 결국 시가 소각장을 건립한 곳은 양천구(1996년), 노원구(1997년), 강남구(2001년), 마포구(2005년) 등 4곳에 그쳤다. 현재 하루 소각하는 쓰레기는 양천 400t, 노원 800t, 강남 900t, 마포 750t 등 총 2850t이다. 이는 1991년 시 목표의 17.3%에 불과하다. 올해부터 시행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에 따라 기존 소각장에서 처리하던 분량 외에 추가로 소각·처리해야 하는 쓰레기 양만 21만t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의 각 자치구는 급한 대로 경기·충청·강원 등의 민간 소각장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런 ‘원정 소각’ 소식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후부는 뒤늦게 공공소각시설 설치 기간 단축 방안을 내놨다. 국고 보조를 확대하고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통상 12년이 걸리는 설치 기간을 최대 8년까지 줄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는 절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나 안다. 1991년 이후 35년 동안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4곳의 소각장을 짓는 데 그친 서울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1990년대에 시행된 대한민국 쓰레기 정책의 큰 전환점은 하나 더 있다. 1995년 전국적으로 시행된 쓰레기 종량제다. 도입 당시 혼란과 반발도 있었지만 김영삼 정부는 제도 시행과 동시에 환경처를 환경부로 승격시키는 등 제도 정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1995년 412만 6690t이었던 재활용 처리 폐기물은 2005년 994만 3695t으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지 올해로 31년째다. 중앙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쓰레기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낼 때다. 박재홍 사회2부 기자
  • “불안은 전환의 신호… 절제해야 무너지지 않는다”[박상숙의 호모픽투스]

    “불안은 전환의 신호… 절제해야 무너지지 않는다”[박상숙의 호모픽투스]

    물질주의·양극화 심화에 AI까지혼란기에는 변화를 읽는 힘 필요주역은 고난을 건너는 방향 제시흉을 견디게 하는 건 ‘정한 마음’주역, 수천 년 검증 거친 사유체계‘위편삼절’ 공자에 보어·융도 매료법학도에서 역학자 변신은 ‘운명’미신 아닌 학문 체계 정착이 목표 요즘 사람들은 막연한 불안을 말한다. 경제는 성장했고 기술은 발전했지만 마음은 더 조급해졌다. 자산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빚은 늘어나며, 경쟁은 더 거세졌다. 속도는 빨라졌지만 방향은 또렷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일터 깊숙이 파고들면서 ‘내 자리는 안전한가’라는 질문이 일상의 불안으로 번졌다. 직업의 의미와 인간의 역할을 다시 묻게 되는 시대, 능력의 기준마저 흔들린다. 정치권의 분열과 사회적 신뢰의 균열, 돈을 둘러싼 과열은 그 불안을 더욱 키운다. 우리는 많은 것을 얻었지만 동시에 더 깊이 흔들리고 있다.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지금의 열기가 기회인지 위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대다. ●변화의 질서 알면 대비할 수 있어 역학자인 강기진 태극사상연구소 소장은 이 불안을 몰락의 신호가 아니라 전환의 신호로 읽는다. “불꽃은 꺼지기 직전에 가장 거세게 타오릅니다.” 팽창이 극에 달하면 응축이 시작되고, 양이 차오르면 음이 뒤따른다. 그래서 그는 지금이야말로 주역을 읽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변화의 질서를 모르면 막연한 공포가 되지만, 이해하면 두려움은 대비로 바뀐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인생은 길과 흉이 7대3이다. 사람은 흔히 흉을 더 오래 기억하고 크게 체감하지만, 전체를 놓고 보면 길이 더 많다. 그렇기에 흉은 끝내야 할 불운이 아니라 건너야 할 구간에 가깝다. “흉을 견디게 해주는 건 정(貞), 즉 올곧은 마음입니다.” 주역은 흉을 없애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왜 이 고비가 왔는가, 이 시간을 어떻게 지나야 하는가. 그의 삶 또한 그런 물음과 무관하지 않았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그는 사법시험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법학은 맞지 않았고 경제학에 몰두했다. 경기순환 이론과 파동은 세상을 설명하는 강력한 틀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주역을 접했다.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음과 양이 번갈아 작용하는 것이 곧 도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망치로 맞은 듯했다고 회상했다. 경제학이 경기순환을 ‘악(惡)’으로 규정하는 반면 주역은 상승과 하강을 세계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방식, 곧 도(道)로 본다는 깨달음이 진로를 바꿨다. 그는 이를 의지의 결단이라기보다 ‘운명’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주역은 단순한 점서 아니다 주역은 유교의 삼경 가운데 하나인 ‘역경’으로 오랫동안 핵심 경전으로 자리해 왔다. 공자의 ‘위편삼절(韋編三絶)’은 우연한 일화가 아니다. 역경을 반복해 읽다가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역이 점치는 책에 그쳤다면 그런 독법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출발이 점복이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주역의 기원은 고대 중국 은(殷)나라의 점복 전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점은 단순한 주술이 아니었다. “은나라에서는 점을 가장 잘 치는 사람이 왕이 됐습니다. 틀리면 권위를 잃었습니다.” 점은 통치이자 생존의 문제였다. 맞는 것은 남고 틀린 것은 버려졌다. 그렇게 오랜 축적과 검증을 거치며 하나의 사유 체계로 다듬어졌다. 이런 이유로 그는 주역을 단순히 비과학적이라고 치부하는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게 다듬어진 사유는 후대에도 이어졌다. 조선의 사상가들 역시 주역을 단순한 점서로 읽지 않았다. “역을 잘 알면 점을 치지 않는다”는 말이 이를 보여 준다.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역경을 읽은 뒤 일상의 ‘기미’를 살피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점이 아니라 흐름을 읽는 힘이었다. 강 소장은 이순신 장군의 사례도 들었다. 전쟁을 앞두고 점을 쳤지만, 운에 기대려는 행위는 아니었다. 여기서 그는 진인사대천명의 뜻을 주역의 관점으로 풀어낸다. “먼저 기미를 읽고, 도에 맞게 행동하고, 정(貞)을 지키는 것이 인간의 몫입니다. 그걸 다한 뒤에야 천명을 묻는 겁니다.” 주역의 괘가 가능성을 제시한다면,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인간의 실천이다. 서양에서도 주역은 질서의 철학으로 읽혔다. 영어로는 ‘북 오브 체인지스(Book of Changes)’로, 변화의 법칙을 담은 책이라는 뜻이다. 독일 신학자 리하르트 빌헬름의 번역본이 가장 널리 읽혔고, 스위스 정신의학자 카를 융이 책에 깊이 매료돼 서문을 썼다. 융은 주역의 문장이 무의식을 자극하는 상징체계라고 봤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닐스 보어는 상보성 원리를 정립한 뒤 태극 문양을 문장에 넣었다. “우리는 점이라 하지만, 그들은 철학과 과학으로 읽었다”는 그의 말은 동서의 인식 차이를 요약한다. 주역이 미신이라는 오명을 벗고 학문적 체계로 자리 잡게 하는 것, 그것이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서강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은나라의 역사와 사상, 갑골문을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이론을 현실과 연결하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정보기술(IT) 기업과 협업해 ‘사상체질과 마음건강’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 펴낸 ‘원효의 마음공부’ 역시 역학의 틀을 보완하려는 작업이다. 주역이 변화의 원리를 다룬다면 인간의 마음과 본성을 밝히는 작업은 원효의 한마음(一心) 사상이 이어받는다고 그는 말한다. “주역에는 인간의 성(性)을 직접 밝히는 대목이 없습니다. 그 공백을 보완하는 것이 원효의 사상이죠.” 그는 저술뿐 아니라 왕성한 강연 활동을 통해 주역을 전파하고 있다. “불안한 시대일수록 주역을 읽어야 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주역이 연구자들만의 학문이 아니라 삶을 고민하는 이들이 함께 읽는 고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의 문제의식은 개인의 공부를 넘어 공동체의 현실로 향한다. ●한류의 힘은 정서적 공감 강 소장은 오늘 우리가 겪는 혼란을 분명한 위기의 징후로 읽는다. 정치의 분열과 과열된 물질주의, 심화되는 양극화가 그 단서다. 그러나 그것을 몰락으로 단정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큰 과도기인 대과(大過)괘의 국면에 들어와 있을 뿐입니다.” 한 국면에서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소용돌이라는 설명이다. 전환의 기류는 문화 영역에서도 감지된다고 했다. “‘오징어게임’은 일본의 데스게임 설정을 차용했지만 그 안에 ‘정(情)’이라는 정서를 담았습니다. 극단적 경쟁의 서사 속에서도 관계와 연민을 놓지 않는 감정이 세계의 공감을 얻은 거라고 봅니다.” 한류가 세계 무대에서 힘을 얻는 배경에도 물질문명의 경쟁 논리를 넘어서는 정서적 공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물질문명이 저물고 정신문명의 가치가 부각되는 흐름 속에서, ‘정’을 바탕으로 한 문화의 힘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그 배경을 우리 역사에서 찾는다. 동학 운동, 일제강점기, 전쟁과 독재. 숱한 고난을 통과하며 우리의 정신은 오히려 굳세졌다. “겨울이 추울수록 봄 농사에 쓸 씨앗이 더 단단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고난은 상처만 남긴 시간이 아니라 관계와 연민, 공동체 감각을 축적한 시간이었다는 해석이다. 그렇게 벼려진 힘이 오늘의 문화적 역량을 떠받치는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축적된 정신을 한 글자로 설명하면 ‘정(貞)’이다.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태도, 과하지 않은 힘이다. 이야기는 결국 절제로 수렴된다. 절제는 금욕이 아니라 거리 두기다. “행복의 비결은 멀리서 보는 것입니다.” 멀리서 본다는 것은 욕망과 공포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흐름을 읽는다는 뜻이다. 그는 공자의 말을 덧붙였다. “군자는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잊지 않으며, 생존했을 때 망할 것을 잊지 않으며, 다스려질 때 어지러움을 잊지 않는다.” 좋을 때 다음 국면을 생각하고, 안정 속에서도 변화를 읽는 태도다. 주역은 ‘과(過)’를 경계한다. 지나침은 균형을 무너뜨리고, 균형이 깨지는 순간 국면은 급격히 바뀐다. 음이 극하면 양이 오고, 양이 극하면 음이 온다. 거스르지 않되 휩쓸리지 않는 것. 멀리 보고 한 걸음 물러서 판단하는 힘이 결국 고난을 건너게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절제하는 자만이 어떤 변화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강기진 소장은 서울대 법과대학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사상체질연구소 소장과 한국작명교육협회 회장도 맡고 있으며 주역의 학문적·사상적 가치를 정립하기 위해 꾸준한 집필과 강연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유림방송 ‘강기진의 주역산책’, EBS 교양강좌 ‘평생학교’ 등에 출연했으며 저서로는 ‘오십에 읽는 주역’, ‘주역 독해’, ‘원효의 마음공부’ 등이 있다. 하루 10시간씩 2년간 매달려 완성한 ‘주역 독해’를 대표작으로 꼽는다. 박상숙 논설위원
  • [책꽂이]

    [책꽂이]

    대한민국 금융위기(홍종학 지음, 이콘) 금융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재난이 아니다. 오랜 시간 누적된 정책 선택과 구조적 방치가 일정한 경로를 따라 쌓일 때 위기가 현실이 된다.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맡았던 저자는 하이먼 민스키의 금융불안정성 이론을 배경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조건과 구조를 한국 경제의 사례에 맞게 정리한다. 책은 위험 요인들이 중첩되고 증폭돼 어떻게 대형 금융위기로 이어지는지 국내외 사례를 통해 자세하게 분석한다. 464쪽, 2만 4000원. 우주는 어디에서 왔을까(크리스 페리·게라인트 F. 루이스 지음. 김주희 옮김, 시공사) 누구나 한 번쯤 밤하늘을 보며 궁금증을 가졌던 우주에 대한 질문을 양자물리학과 천문학이라는 두 언어로 풀어낸다. 빅뱅과 원소의 탄생에서 시작해 별의 생애와 블랙홀의 운명을 거쳐 물질의 변화까지 우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하나의 질문으로 엮는다. 과학 대중화에 힘쓰는 두 과학자는 복잡한 수식 대신 직관적인 비유와 이야기로 가장 현대적인 우주관을 펼친다. 272쪽, 2만원. 고서의 은밀한 매력(이재정 지음, 푸른역사) 고서를 대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으로 고서의 표지, 제목, 본문과 주석의 배치, 글자 크기, 문단 나누기, 띄어쓰기, 본문 밖 여백, 소장자의 흔적에 주목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조선 시대 금속활자와 고서를 전시하고 연구해 온 저자는 ‘화엄경’, ‘월인천강지곡’, ‘조선왕조실록’ 등의 책을 골라 각 고서의 물성에 최적화된 형식,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지면 배치 방식, 디자인 감각 등을 관찰하고 설명한다. 416쪽, 2만 7900원.
  • 현대차 로봇개 ‘스폿’, 英 핵시설 해체 현장 ‘특급 도우미’ 됐다

    현대차 로봇개 ‘스폿’, 英 핵시설 해체 현장 ‘특급 도우미’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스폿’(일명 로봇개)이 영국에서 원자력 시설 해체 작업 중 ‘특급 도우미’로 활약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1일 영국의 원자력 시설 해체 공기업인 셀라필드가 2021년 시험 운용을 시작으로 스폿을 핵시설 해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폿은 방사선 영향과 복잡한 내부 구조로 사람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구역에서 네 발로 걸어 다니며 자료 수집과 원격 점검을 수행했다. 원자력 시설 해체 및 방사성폐기물 관리 현장이 거친 지형과 계단을 포함한 복잡한 구조물로 이뤄져 있음에도 스폿은 안정적으로 이동했다. 360도 영상 촬영과 3D 라이다(레이저 기반 거리·형상 인식 센서) 스캐닝을 통해 현장 구조를 파악하며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으로 관리자에게 원격으로 상황을 전했다. 방사성물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사선 특성화’ 작업에도 투입됐고 시설 내 방사성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시료 채취 시험 작업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19년부터 7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로버트 플레이터(63)가 오는 27일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후임 선임 전까지 어맨다 맥마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 직무대행을 맡는다. 플레이터 CEO는 스폿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등을 탄생시킨 아버지로 평가받는다.
  • 삼성 “최고 기술” vs SK “실리 전략”… 더 격해진 HBM 전쟁

    삼성 “최고 기술” vs SK “실리 전략”… 더 격해진 HBM 전쟁

    삼성 “HBM4 우리가 최고”강력한 ‘원스톱’ 일괄 공급 역량에칩끼리 직접 붙인 ‘HCB’ 기술 더해단순 제조사 넘어 설계자로 거듭나SK하이닉스 “선두 수성”성능·전력효율·집적도 특화 제품고객사 필요성에 맞춰 달리 공급AI 활용·새 낸드 공정에 효율도 ‘업’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혁명에 힘입어 이르면 올해 연간 매출 1조 달러(약 1450조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구조 혁신’과 ‘맞춤형 대응’이라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맞붙었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HBM4 기술에 있어서는 (우리가) 사실상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 전략의 핵심으로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일괄 공급) 역량을 꼽으며 “특별하고 강력한 삼성 반도체만의 시너지를 보여 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대응했던 삼성의 ‘원래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선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맞춤형 메모리 ‘cHBM’(커스텀 HBM)과 차세대 아키텍처 ‘zHBM’을 내세웠다. 메모리 스스로 기초 연산을 처리해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칩 사이의 범프를 없애 직접 붙이는 하이브리드 코퍼 본딩(HCB) 등을 통해 단순 제조사를 넘어 시스템 설계에 관여하는 ‘아키텍트’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설계부터 생산까지 아우르는 삼성의 ‘원스톱 솔루션’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 등은 삼성전자가 바이트댄스와 AI 칩 위탁생산 및 메모리 공급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뒷받침했다. 시장의 선두인 SK하이닉스는 고객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실리 전략’으로 응수했다. 이강욱 SK하이닉스 패키지개발담당 부사장은 이날 AI 서밋에서 “차세대 제품으로 갈수록 고객의 맞춤형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HBM B·T·S’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했다. 이는 고객의 필요에 따라 밴드위스(B·성능), 열 방출(T·전력효율), 면적 효율(S·집적도)에 특화된 제품을 각각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 부사장은 “20단 이상의 초고적층 제품에서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도입이 필수적일 것”이라며 선두 수성을 위한 기술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공정 및 연구개발(R&D) 부문에서도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성훈 SK하이닉스 R&D 공정 담당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기술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변곡점에서는 기존 인력 투입 중심의 R&D는 한계가 있다”며 AI 모델을 통해 물질 탐색 기간을 400분의 1로 줄이는 등 ‘AI 기반 R&D’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아울러 차세대 낸드 공정인 ‘AIP’(All-In-Plug) 기술을 통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 HBM에서 쌓은 노하우를 수익성 강화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엔비디아의 티머시 코스타 총괄 역시 ‘AI 팩토리’를 화두로 던지며 설계 주기를 단축하고 수율을 높이는 ‘스마트 제조’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기술 경쟁의 이면에는 우군 확보를 위한 경영진의 분주한 행보도 이어졌다.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은 엑셀리스(Axcelis), TEL 등 협력사 부스를 직접 찾아 생태계 다지기에 힘을 실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세미콘 코리아 2026은 13일까지 진행된다. 전 세계 550여개 반도체 기업이 참여했고 사전 등록자는 7만 5000명에 달했다.
  • 부산, 입체 교통망 구축… 물류난·정체 풀어 동서 균형 발전

    부산, 입체 교통망 구축… 물류난·정체 풀어 동서 균형 발전

    만덕~센텀 대심도 터널 개통전 차종 통행 국내 첫 지하고속도로 42분 걸린 동서 부산 11분대에 연결남해·동해고속도로 잇는 최단거리간선도로 평균 속도 45% 증가할 듯착공·추진하는 도로 개설 사업가덕대교~송정IC, 신공항·신항 대비낙동강 교량 연결 땐 서부산 하나로반송터널, 중·동부산 최단거리 연결의성로~남해고속도 잇는 길도 건설 부산 교통망이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도심 지하를 관통하는 대심도 터널을 비롯해 각종 기반 시설이 들어서면서다. 부산은 산이 많고 바다를 낀 지형에다 6·25 전쟁 때 비계획적으로 형성된 도시인 탓에 정체가 일상이었지만 교통 지도가 입체적으로 재편되면서 시민 일상이 쾌적해지고 동·서 균형 발전으로 도시 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10일 0시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를 개통했다. 북구 만덕동과 해운대구 재송동을 잇는 총연장 9.62㎞의 도로는 부산 첫 대심도 터널인 동시에 전 차종이 이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 첫 대심도다. 대심도는 지하 40m 이상 깊이에 건설된 지하도로를 말한다. 그간 만덕에서 센텀으로 가려면 만덕대로와 충렬대로를 거쳐야 했다. 이 구간은 부산에서 정체가 가장 심한 곳으로 도로 용량 대비 서비스 수준(LOS)이 6단계(A~F) 중 최하급인 E, F였다. 작은 장애에도 정체가 발생하거나 교통량이 용량을 초과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는 뜻이다. 실제 출퇴근 시간 평균 시속은 10~20㎞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심도 개통으로 약 42분 걸리던 만덕~센텀 이동 시간이 11분 수준으로 30분 이상 단축된다. 시민 1명당 매일 왕복 1시간,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40시간의 출퇴근 스트레스를 줄이고 그만큼 삶의 질을 높이게 된 셈이다. 통행 시간 단축과 공회전 감소에 따른 운행비 절감, 대기오염 물질 배출 감소 등 사회적 비용 절감액도 연간 6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상 도로 교통량의 약 25%를 대심도가 흡수해 주요 간선도로의 평균 속도도 최대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덕~센텀 대심도는 부산 주요 중심지와 거점을 연결하는 내부 순환망의 마지막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동·서부산을 10분대로 연결해 단절됐던 생활권을 하나로 묶고 실질적인 균형 발전을 이끄는 기반으로 주목받는다. 또 남해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잇는 최단 경로를 확보하게 돼 화물 운송 시간 단축과 물류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신공항·신항 물류·여객 효율 향상 기대 신공항 개항에 대비하는 기반인 ‘가덕대교~송정교차로(IC) 고가도로’ 건설 사업도 최근 기공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정에 들어갔다. 강서구 송정동 가덕대교와 송정IC를 직결하는 이 고가도로는 왕복 4차로, 총연장 2.72㎞ 규모로 조성된다. 신공항 개항과 부산항 신항 개발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통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건설하는 도로다. 이 도로가 지나는 녹산국가산업단지 일대는 현재 상습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2030년 고가도로가 완공되면 도로 입체화에 따른 용량 증대로 신공항과 신항을 오가는 물류·여객 효율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고가도로와 현재 추진 중인 대저·엄궁·장낙대교 등 낙동강 횡단 교량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낙동강이 갈랐던 서부산 권역이 하나로 합해져 명지, 에코델타시티 등 신도시 인구 유입이 촉진되고 물류 흐름도 원활해져 큰 생산 유발 효과를 낼 전망이다. 최근에는 제5차 대도시권 교통혼잡 도로 개선사업 계획(2026~2030년)에 시가 제출한 4개 사업이 반영돼 국비 2527억원을 확보하면서 간선축을 강화하고 도심과 외곽 간의 연계를 높이는 도로 건설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주목할 부분은 금정구 회동동과 해운대구 송정동을 잇는 반송 터널이다. 이 터널은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1~4차 대도시권 교통혼잡 도로 개선사업 계획에서 모두 탈락했지만 주변 개발에 따른 교통수요 증가 등을 강조한 덕에 이번에는 반영됐다. 터널이 개통되면 중·동부산이 최단 거리로 연결돼 지금처럼 해운대로, 반송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통행 시간이 26~35분 단축된다. 이와 함께 남해고속도로 교통수요를 분산하고 북구 의성로의 혼잡을 줄이는 ‘의성로~남해고속도로 연결도로’도 계획에 반영됐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차량 소통을 개선하는 ‘해운대로 지하차도 건설’도 포함됐다. ●가락 요금소-서부산IC 통행료 무료 추진 부산시는 최근 ‘유료도로 천국’이라는 오명도 조금씩 씻어내고 있다. 부산은 바다와 강을 끼고 산이 많은 지형 때문에 터널과 교량으로 도로를 이어 오면서 전국에서 유료 도로가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예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터널·교량 건설비용을 민간 자본으로 조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 가계와 기업 물류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시는 순차적 무료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시는 서부산에 있는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의 출퇴근(오전 6~9시, 오후 5~8시) 시간 통행료(각 1400·1500원)를 지난해 11월부터 면제했다. 이 도로 주변은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우회로를 이용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 시민들이 유료 도로를 타는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오는 6월부터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가락 요금소에서 서부산교차로(IC) 구간 통행료도 지원된다. 이 구간은 부산의 주요 산업단지와 부산신항을 잇는 구간으로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해 시내 도로와 다름없지만 통행료를 내야 해 시민과 녹산·화전·미음 산단 등 13개 산단 내 3000개 기업에는 적잖은 부담이 됐다. 이에 시는 지난해 9월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한국도로공사가 제공하는 출퇴근 시간 할인 외 금액을 시가 지원해 오전 6~9시, 오후 5~8시 통행료를 사실상 무료화했다. 시 관계자는 “대심도 개통 등 최근의 성과는 단순히 도로를 잇는 것을 넘어 지리적 단절을 극복하고 동서 균형발전을 이끄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겨울철 최강자… 두피 홈케어 ‘네옵타이드 엑스퍼트’

    겨울철 최강자… 두피 홈케어 ‘네옵타이드 엑스퍼트’

    겨울철 건조한 대기와 급격한 온도 차는 두피 유·수분 균형을 무너뜨리고 모근을 약화시킨다. JW신약은 겨울철 약해진 두피와 모발을 위한 홈케어 솔루션으로 프랑스 듀크레이의 ‘네옵타이드 엑스퍼트(Neoptide Expert)’를 제안한다. 유럽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듀크레이가 선보인 이 제품은 모발이 자라는 토양인 두피와 모근 관리에 집중했다. 핵심 성분인 ‘앵커레인(Anchorane™)’은 밀크씨슬 추출물로, 가늘고 힘없는 모발 뿌리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모근의 지지력을 높여 머리카락이 쉽게 탈락하지 않도록 돕는 원리다. 또한 모발 성장주기 연장을 돕는 ‘레스페데자’ 성분과 두피 장벽을 보호하는 항산화 물질 ‘망갈리돈’이 포함되어 풍성하고 건강한 모발 환경을 조성한다. 사용 편의성도 뛰어나다. 끈적임 없는 산뜻한 세럼 타입으로 개발되어 두피에 직접 도포해도 모발이 뭉치거나 떡지지 않는다. 사용 시에는 하루 한 번 건조한 두피에 분사한 뒤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마사지하여 흡수시키면 영양 성분이 더욱 깊숙이 전달된다. 특히 모발 이식 등 전문 시술 후 예민해진 두피를 관리하는 애프터 케어 용도로도 활용도가 높다. JW신약 관계자는 “겨울철 모발 관리는 얼굴 피부처럼 꾸준한 보습과 영양 공급이 핵심”이라며 “검증된 성분과 기술력을 담은 네옵타이드 엑스퍼트로 집에서도 손쉽게 두피와 모발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 암도 고치고 비밀번호도 뚫는다고?…양자컴퓨터의 두 얼굴 [핵잼 사이언스]

    암도 고치고 비밀번호도 뚫는다고?…양자컴퓨터의 두 얼굴 [핵잼 사이언스]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과학자들이 차세대 컴퓨팅 기술로 불리는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암 치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동시에 전 세계 금융·군사 보안 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의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IonQ) 연구진은 기존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 프로세서를 개발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그들은 이 기술이 신약 개발 속도를 크게 높여 암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신약 개발 속도 끌어올리는 계산 능력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작동 방식부터 다르다. 현재의 컴퓨터는 한 번에 하나의 값만 처리하는 ‘비트’(bit)를 사용하지만,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표현하는 ‘중첩 상태’를 만들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한다.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연산 능력은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큐비트 1개는 두 가지 상태를 표현하지만, 10개만 되어도 1024가지 조합을 동시에 계산한다. 이 때문에 양자컴퓨터는 복잡한 화학 반응이나 분자 구조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과학자들은 이 능력을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과 암세포 간 반응을 가상 실험으로 먼저 계산하려 한다. 연구진은 임상시험 이전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보만 골라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아이온큐 측은 양자컴퓨터가 완성되면 기업들이 물류 경로를 최적화하고 자동차 설계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몇 분 만에 비밀번호 뚫을 수도” 하지만 이 기술은 큰 위험도 함께 가져온다.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재의 암호 체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암호 기술은 방대한 경우의 수를 하나씩 대입해야 한다. 그래서 기존 컴퓨터는 해독에 수년에서 수십 년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는 수많은 경우를 동시에 계산해 몇 분 만에 암호를 풀 수도 있다. 이 경우 해커나 적대 세력은 은행 계좌, 정부 데이터베이스, 의료 기록 등 디지털 정보 대부분에 접근할 수 있다. 군사 분야에서도 암호 체계가 무너지면 기존 무기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온큐 경영진은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양자 인터넷과 ‘해독 불가능한’ 양자 암호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 “AI처럼 갑자기 등장할 수도” 전문가들은 실용적인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까지 최소 1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양자컴퓨터가 산업적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기존 컴퓨터 성능을 실제로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상용화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인공지능(AI)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회의적인 시선을 받았지만, 챗GPT 등장 이후 일상 기술로 자리 잡은 것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온큐 측은 “어느 날 갑자기 양자컴퓨터로 암을 치료했다는 소식을 듣게 될 수도 있다”며 “그 시점이 생각보다 가까울 수 있다”고 밝혔다.
  • “중국, 극비리에 초대형 핵실험…폭발 감추려 ‘이것’까지” 충격 주장 사실? [핫이슈]

    “중국, 극비리에 초대형 핵실험…폭발 감추려 ‘이것’까지” 충격 주장 사실? [핫이슈]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초대형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폭탄 주장이 나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머스 디낸노 미 국무부 군비 통제 차관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중국이 2020년 6월 22일 비밀 핵시설인 로프누르에서 수백 t 규모의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당시 폭발 사실을 감추기 위해 국제 지진 감시 시스템까지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미 정보당국이 중국의 핵실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정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디낸노 차관은 “러시아 역시 핵무기 비축을 위한 핵분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둠스데이(심판의 날)’ 무기로 불리는 무인 수중 핵 드론 ‘포세이돈’과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디낸노 차관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미·러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뉴스타트)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배경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과 러시아가 비밀 실험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은 핵무기 실험을 즉시 재개하라”고 명령했다. 미국은 1992년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 후에 핵실험이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디낸노 차관은 “러시아의 반복적인 (핵 협약) 위반, 전 세계 핵 비축량 증가, 뉴스타트의 결함 등은 미국이 과거 시대의 위협이 아닌 현재의 위협에 대응하는 새로운 체계를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백악관은 러시아와의 양자 협정을 넘어서는 보다 광범위한 협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국 등 다른 핵보유국들을 포괄하는 협정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핵무기 국제지도 바뀔까미국과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 수를 제한하는 뉴스타트는 양국이 연장에 합의하지 않으면서 지난 5일 공식 만료됐다. 상대국의 전략핵무기 수량을 제한하고 상호 검증하는 것이 핵심인 뉴스타트는 2010년 4월 8일 체코 프라하에서 체결돼 2011년 2월 5일 발효됐다. 양국은 2021년 당시 5년 연장에 합의하면서 조약의 만료 시점은 올해 2월이 됐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시작한 뒤 1년여 뒤인 2023년 ‘조약 참여 중단’을 선언했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해당 조약을 1년 더 연장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갱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SNS에 “과거의 낡은 협정 대신 현대화된 새로운 협정을 원한다”며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포함된 거대 핵 통제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다음 날 국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과거의 스타트가 아닌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곧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핵 경쟁국에 직면할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조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보여준 급격하고 불투명한 핵무기 확대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양자 합의에 기반한 과거의 군비 통제 모델을 구식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러시아와 중국은 자신들이 의무를 회피하고 핵전력을 증강하는 동안 미국이 가만히 서 있을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 비축량이 미국과 러시아보다 훨씬 적은 상태에서 주요 강대국들과의 균형에 접근하기 전까지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루비오 장관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이후 핵무기 비축량을 200기에서 600기 이상으로 늘렸다. 중국은 이 추세대로라면 2030년까지 핵탄두 1000기 이상을 보유하게 된다.
  • 깨끗해지는 부산 수돗물… 정수장 현대화 추진

    부산시가 더 깨끗하고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노후 정수장 4곳에 초고도 정수처리 공정을 도입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덕산, 화명, 명장, 범어사 등 정수장 4곳의 시설·공정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사업은 2050년까지 5단계로 나눠 진행하며 총 2조 5700억원을 투입한다. 초고도 정수처리 공정이 도입되면 오존 소독, 활성탄 정수를 하는 고도 공정에 막 여과 과정까지 더해져 기존 방법으로는 제거가 어려웠던 과불화화합물 등 미량의 오염 물질도 제거할 수 있다. 과불화화합물은 인체에 축적되면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고된 인공 합성 물질이다. 정수 능력이 강화되면서 원수 질 변화와 관계없이 더 안정적이고 균일한 고품질 수돗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정수장 운영체계도 함께 도입해 원수 질과 공정 운영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관리한다. 이에 따라 오염물질 유입 등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선제 대응도 가능해진다.
  • 오존에 노출된 개미, 서로 못 알아보고 공격… 대기오염, 사회 불안정까지 부른다

    오존에 노출된 개미, 서로 못 알아보고 공격… 대기오염, 사회 불안정까지 부른다

    독일 막스 플랑크 화학 생태학 연구소 진화 신경 곤충학 연구부, 사회 행동 연구그룹, 막스 플랑크 차세대 곤충 화학 생태학 연구센터, 중국 선전 농업 유전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이 증가하면 개미 같은 사회적 동물 군집의 의사소통에 문제를 일으켜 공격성을 높인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2월 3일 자에 실렸다. 앞선 연구들에서는 오존이 곤충의 성(性)페로몬에 존재하는 탄소 이중 결합을 분해해 구애 신호를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존에 노출된 수컷 초파리가 암컷과 다른 수컷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종(種)간 교미 장벽을 없애버려 생식 능력이 없는 잡종 후손을 낳는 것도 관찰했다. 이에 연구팀은 사회성 높은 곤충에게 대기오염물질인 오존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내기 위해 6종의 개미를 100ppb 농도의 오존에 20분 동안 노출한 다음 둥지로 돌려보내고 행동을 관찰했다. ppb는 10억분의 1로, 1ppb는 전체 10억 개 중 특정 입자가 1개 포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ppb는 더운 여름철 대기 오염이 심할 때 종종 측정되는 오존 수치다. 그 결과, 6종 중 5종의 개미 집단에서는 오존에 노출됐다가 집으로 돌아온 개미들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미는 종 특유의 탄화수소 혼합물을 생성해 동료를 인식하는데, 증가한 오존은 이 혼합물을 분해해 같은 종의 개미들이 서로를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클론 공격 개미’로 불리는 우세라에아 비로이(Ooceraea biroi) 종의 개미는 오존에 노출된 다음에도 동료에게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비로이 종은 여왕개미 없이 암컷인 일개미만 있고 스스로 알을 낳아 번식하는 무성생식을 하며, 다른 개미들과는 달리 공격성도 낮은 특성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설명됐다. 연구를 이끈 마르쿠스 크나덴 막스 플랑크 화학 생태학 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오존에 오염된 성체 개미들이 있는 군집은 오존에 노출되지 않은 군집보다 유충 폐사도 많은 것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크나덴 수석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개미가 생태계에서 해충 방제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대기 오염 물질 때문에 개미 군집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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