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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으로 잡는 건강] 자기 전 스트레칭 다리 쥐 줄여줘요

    격렬한 운동을 하다 보면 갑자기 장딴지 근육이 굳으며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흔히 ‘쥐가 난다’고 말하는 증상이다. 근육 경련의 일종으로 근육이 멋대로 수축하면서 생긴다. 근 경련을 ‘쥐가 난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과거 죄인을 심문하며 주리를 틀 때 다리가 오그라드는 모습이 근 경련과 흡사해 ‘주리’가 ‘쥐’의 어원이 됐다고도 하고, 경련이 생길 때 근육이 단단해지고 멍울이 생긴 모습이 쥐를 닮았다 해서 ‘쥐가 난다’라는 표현을 쓰게 됐다는 얘기도 있다. 95%가 살면서 한 번쯤 쥐가 나는 증상을 경험할 정도로 근 경련은 흔한 질환이다.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잠을 자다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한다. ‘야간성 하지 근 경련’으로 불리는 이 증상은 성인의 50~60%, 특히 50세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 심혈관계질환, 간경화, 척추관 협착증, 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에게서 잘 발생하고, 특정 이뇨제, 철분주사제, 결합형 에스트로겐 등 일부 약물의 부작용으로 밤에 쥐가 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의학에서는 외부의 습열(濕熱)이 다리에 침범하거나 내부에서 습열이 만들어지면 다리가 뒤틀리고 경련이 일어난다고 본다. 실제로 1900년대 초반 증기 기관선이나 탄광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다리 경련이 많았다는 보고가 있다. 덥고 습한 환경, 탈수, 전해질 이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하체 순환이 안 돼 다리 근육에 충분한 기혈이 공급되지 않아도 쥐가 날 수 있다. 또 노화로 활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폐경으로 호르몬 분비량에 변화가 생기면 열기는 위로 뜨고 냉기는 가라앉는 상열하한(上熱下寒) 상태가 계속돼 하체 순환이 부족해지면서 다리에 쥐가 나게 된다. 체온과 기온이 모두 떨어지는 밤에는 양기가 잘 순환되지 않아 심장에서 가장 멀리 있는 장딴지 근육에 주로 경련이 일어난다.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하려면 자기 전 종아리 근육을 스트레칭하고 주무르면 된다. 또 평소에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한다. 그래도 다리에서 계속 쥐가 난다면 가까운 한방 병·의원을 찾아가 하체 순환을 돕는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한의학에선 침, 뜸 치료로 하체 순환을 돕고 작약감초탕이나 영강출감탕, 우차신기환과 같은 한약 치료를 한다. ■도움말 이승훈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침구과 한의학박사
  • [문화 마당] 공감 흉내/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 마당] 공감 흉내/김재원 KBS 아나운서

    ‘뷰티풀 마인드’는 잘 만들어진 의학 드라마다. 미국 드라마 ‘닥터 하우스’를 떠올리며 달달한 사랑 얘기에 큰 관심 없는 중년 남성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주인공 이영오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앓는 신경외과 의사다. 자신을 입양한 의사 아버지의 도움으로 장애를 숨기고 보통 사람처럼 살려고 노력한다. 타인의 감정에 관심이 없고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가르침으로 다른 사람의 표정과 행동을 관찰해 학습한 대로 감정을 읽는다. 입 모양, 눈꼬리, 손의 위치, 표정의 세밀한 변화까지 살펴서 환자와 공감하고 사랑을 느끼는 반응을 보인다. 공감을 흉내 내는 것이다. 어린 시절 그는 늘 아버지에게 이렇게 물었다.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저도 느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흉내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처럼 말이에요.” 공감(sympathy)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심 파토스’(sym pathos)로 함께 고통을 느낀다는 뜻이다. 드라마 속 대사처럼 가까운 경쟁자의 고통은 분명 내게는 달콤한 그의 약점이다. 또한 길거리 약자의 어려움은 옆 사람만 없으면 팽개치고 싶은 부담스런 짐짝이다. 그나마 짐으로라도 느끼면 적어도 공감 능력은 있는 사람이다. 한 고위 공무원이 국민을 동물에 비유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를 보면 그들은 어쩌면 서민의 고통 따위는 아무 상관없는 모양이다. 그 고위 공무원은 고향 어르신들이 개, 돼지, 소를 얼마나 아끼고 식구처럼 지내는지도 모르는 채 그런 망언을 뱉었다. 그의 공감 대상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지난 11일 인구의 날 기념식을 진행했다. 각종 표창과 공모전 시상식이 이어졌다. 긴 시상의 끝 무렵 포스터 공모전에서 수상한 어린이가 무대에 올라 상을 주는 차관 앞에 섰다. 시상자는 아이와의 거리를 직감하고 얼른 무릎을 꿇었다. 눈높이를 맞춘 것이다. 긴 시상식에서 잦아들었던 박수 소리가 유난히 커졌다. 그 무릎은 아이가 상을 다 받고 등을 돌린 다음에야 펴졌다. 물론 무릎 꿇어 눈높이를 맞춘 비슷한 상황은 영상을 통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무릎 꿇은 시상자의 진심의 진위를 떠나 적어도 공감을 표현했고, 그 행동은 큰 박수를 불렀다. 나도 ‘6시 내 고향’을 진행하면서 고향 어르신들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며 위로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줄곧 도시에서 살아온 내가 그분들의 마음을 얼마나 알겠는가. 청년 시절 농촌 활동 몇 년 다닌 것으로는 턱도 없다. 그래도 나는 진심 어린 흉내를 낸다. 그 흉내가 작은 위로가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방송을 하고 나니 이제야 서서히 진심을 담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아침 방송의 장수 진행자가 교체되면서 시청자들이 무척 아쉬워했다. 그녀야말로 경청과 공감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일상에서 보여 주는 공감도 비교적 훌륭하지만 생방송 때만큼 열렬하지는 않다. 과도한 동작과 가식적인 표정으로 일부 비난도 받아 왔던 그녀도 아마 공감을 흉내 내고 있었으리라. 흉내라 해도 시청자들의 감동을 끌어내기에는 충분했다. 세금 안 내는 부자들에게 사기를 치는 드라마 ‘38사기동대’가 인기를 끌고, 조선시대 탐욕에 찌든 관리에게 사기를 치는 ‘봉이 김선달’이 관객을 꽤 모았다. 그만큼 우리는 사기꾼을 통해서라도 그들을 혼내 주고 싶은 모양이다. 그들이 도무지 우리들과 공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진정 우리와 공감할 수 없다면 흉내라도 내 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분명 겨자씨만 한 진심이라도 담길 날이 올 것이다. 보통 사람들처럼 말이다.
  • 프로야구 KIA 유창식 경찰 조사서 승부조작 한건 더 드러나

    프로야구 KIA 유창식 경찰 조사서 승부조작 한건 더 드러나

    프로야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를 받는 KIA 타이거즈의 좌완 투수 유창식(24)이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2건의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창식은 25일 오전 9시쯤 구단 관계자와 함께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출석해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14년 4월 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개막전 승부조작 가담 혐의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7시간 동안 받았다. 유창식은 이날 조사에서 삼성과의 대전구장 홈 개막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초 2아웃 후 상대 3번 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준 사실을 인정했다. 이는 ‘첫 이닝 볼넷’을 조작하려는 의도에서 내준 고의사구로 드러났다. 유창식은 이 경기 승부조작에 가담해 브로커 전직 프로야구 선수 출신 A씨로부터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유창식이 자진 신고한 경기 외에 다른 승부조작이 더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한 끝에 같은 달 19일 LG전에서도 똑같이 1회에 타자 조시벨을 상대로 고의사구를 던져 진루시키고 1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현재 유창식 이외,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더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곧 브로커 A씨와 A씨로부터 승부조작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불법 스포츠도박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일반인 3명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KBO 통보를 받기 전 유씨의 승부조작 관련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으나 유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되면서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중 유창식이 승부조작 사실을 자수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유창식은 영구 실격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승부조작 자진신고를 독려한 KBO의 약속에 따라 자수한 첫 선수다. 유창식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먼저 팬들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양심에 찔리고 승부조작 경기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심리적 부담을 갖게 돼 자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안락사 앞둔 반려견…함께 지낸 17년을 돌아보다

    안락사 앞둔 반려견…함께 지낸 17년을 돌아보다

    한 여성이 안락사를 앞둔 반려견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사진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미국 동물전문 매체 ‘더 도도’는 19일(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LA) 동물구호단체 ‘홈도그 LA’가 공개한 헤수시타와 반려견 솔로비노의 사연을 소개했다. 스페인 출신으로 LA 에코파크에 사는 헤수시타는 17년 전 자택 현관문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던 솔로비노의 모습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 그녀는 길을 잃고 헤매다 자신을 찾아온 어린 강아지의 표정을 떠올리며 “자신을 구해달라고 말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헤수시타 역시 혼자 살면서 형편이 녹록지 않고 영어도 잘 못했지만, 이런 점은 불쌍한 강아지를 구하는데 중요하지 않았다. 이렇게 헤수시타와 솔로비노는 함께 살게 됐고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깨우쳤다. 강아지는 그녀와 함께 살며 언제나 곁에 있으려 했다. 이 때문에 그녀는 강아지에게 스페인어로 ‘머무른 자’라는 의미를 가진 ‘솔로비노’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솔로비노는 헤수시타와 함께 산책하려고 집에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렇게 지난 17년간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하지만 행복은 영원하지 않았다. 솔로비노는 나이가 들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어했고 관절염까지 생기고 말았다. 게다가 노인성 질환까지 더해져 통증이 심해졌다. 그래도 솔로비노는 헤수시타와 함께 다니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솔로비노는 결국 더는 걸을 수 없게 되고 말았다. 문제는 솔로비노의 나이가 너무 많고 노쇠해 이제 이렇다 할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솔로비노는 괴로워했다. 헤수시타는 그런 솔로비노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인도적 안락사를 통해 그만 솔로비노를 떠나보내기로 했던 것이다. 인도적 안락사는 솔로비노와 같이 나이가 너무 많고 치료할 수 없는 병에 걸린 반려동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 사실 헤수시타와 같이 가난한 사람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 같은 이유로 그녀는 인도적 안락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도그 LA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지난주 홈도그 LA의 한 담당자 샌드라 새딕이 헤수시타의 집을 방문하면서 이들의 이별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날 이들은 함께 햄버거를 나눠 먹고 이별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솔로비노를 떠나 보내기 위해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사진=홈도그 L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앗, 내 전화기’…지하철·버스 분실물 하루 435개

    서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깜빡하고 두고 내리는 물건이 하루 평균 43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물건은 휴대전화였다. 10명 중 8명꼴로 분실물을 돌려받았고, 지하철, 버스, 택시 순으로 되찾을 확률이 높았다. 최판술 서울시의원(국민의당·중구1)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교통수단별 분실물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버스·택시에서 습득한 분실물은 총 15만 8천812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8% 증가한 수치다. 교통수단별로는 지하철에서 습득한 물건이 12만 4천627개로 전체의 7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버스 분실물이 3만 2천592개로 21%를 차지했고, 택시 분실물은 1천593개(1%)로 나타났다. 분실물 발생은 지하철에서 전년보다 9% 증가했고, 버스는 76%나 크게 늘었다. 택시 분실물은 전년보다 6% 줄었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물건은 단연 휴대전화·통신기기였다. 지하철 승객 분실물의 25%, 버스 분실물의 33%, 택시 분실물 52%가 휴대전화·통신·전자기기였다. 그 뒤를 가방, 지갑, 쇼핑백 등이 따랐다. 물건을 잃어버린 시민이 물건을 되찾은 비율은 82%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전년과 같았다. 교통수단별로는 지하철에서 물건을 잃어버린 시민이 물건을 돌려받은 경우가 85%로 가장 높았고, 버스는 72%, 택시는 59%였다. 지하철에서 분실물을 되찾은 비율은 전년보다 1%포인트 높아졌고, 버스와 택시는 각각 3%포인트, 5%포인트 낮아졌다. 가장 많은 분실물이 발생하는 지하철의 경우 분실물을 습득하면 즉시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서울시메트로9호선 등 해당 홈페이지에 등록해 알리고 있다. 분실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으면 본인에게 연락해 전달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음 날 유실물센터로 넘겨 보관한다. 유실물센터는 시청역, 충무로역, 왕십리역, 태릉입구역, 동작역에 운영하고 있다. 택시에 물건을 놓고 내렸을 땐 택시 영수증에 있는 차량 번호와 사업자 전화번호를 이용해 분실물을 찾을 수 있다.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의 대중교통 통합분실물 센터에서도 기사가 올린 분실물을 확인할 수 있다. 법인택시(☎ 02-2033-9200), 개인택시(☎ 02-2084-6300) 등 전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 나향욱 파면 의결… “가장 센 공무원 징계”

    중앙징계위원회가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나향욱(47·국장급)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해 파면을 의결했다. 인사혁신처는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징계위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처분에 불복할 땐 30일 이내에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소청심사위는 청구를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정을 내리되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 소청심사위 결정에도 불복할 땐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중앙징계위는 의결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징계 의결을 하게 돼 있지만 사건의 파장을 감안해 6일 만에 회의를 열었다.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징계위엔 나 전 기획관도 참석해 입장을 밝혔다. 고위공무원이 품위유지의무 위반(부적절한 언행)을 이유로 파면이라는 중징계 의결을 받은 건 처음이다. 중앙징계위는 위원장인 인사혁신처장과 민간위원 5명을 포함해 9명으로 이뤄졌다. 중앙징계위는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킨 점, 고위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크게 손상시킨 점 등을 고려해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에 대한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 가운데)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을 내리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징계위는 의결 결과를 20일 교육부에 송부한다. 교육부 장관은 의결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징계처분을 내려야 한다. 교육부에서 파면이 확정되면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고, 공무원연금과 퇴직수당도 절반으로 깎인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김영탁의 시식남녀] 가난과 억척의 맛, 부산

    [김영탁의 시식남녀] 가난과 억척의 맛, 부산

    부산의 전철 안에는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이 가사 없는 선율로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곳곳에서 시끌시끌한 경상도 사투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처럼 느껴졌다. 목련 빛 바바리를 걸친 영화배우 같은 김종미 시인을 비롯해 최영철, 김종미, 고명자, 김다희, 김성배, 김요아킴, 김예강, 정온, 신정민 시인 등 부산에서 시 쓰는 이들이 많이들 모였다. 박효운 사장이 15년 째 운영한다는 '부광돼지국밥'은 부산시인들의 단골식당이라 한다. 투박하고 오래된 뚝배기국밥에 국물보다 돼지고기를 수북하게 쌓아 내온다. 큰 스테인레스 함지박에 담은 부추를 함께 내준다. 아무쪼록 국밥은 뜨거운 김 후후 불어가며, 입천장도 살짝 데어가며 먹어야 제맛이다. 국밥이 입으로 들어오는지 코로 들어오는지 모르쇠로 퍼먹다가 국그릇이 바닥이 보일 때쯤 소주잔을 채워 건배를 했다.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 그것도 모자라 정구지 마늘 양파 새우젓이 있다/ 푸른 물 뚝뚝 흐르는 도장을 찍으러 간다/(중략)/ 히죽이 웃는 대가리에서 야성을 캐다/ 홀로 돼지국밥을 먹는 이마에서 야성은 빛나다'(최영철, '야성은 빛나다') '전쟁 직후 검은 솥바닥 같은 부산/ 산을 타고 오르는 좁은 골목엔/ 피난민의 눈물로 끓여낸/ 국물이 있다// 뜨거운 돼지국밥과/ 차가운 가야밀면이/ 온도가 똑같다면// 그것은 눈물의 온도/ 버리고 온 피의 온도'(김종미, '슬픈 음식') 야성에 유혹되지 않고 야성을 연마함으로써 극복하는 행위로 국밥을 먹는 최 시인이야말로 진짜 부산 사내인 듯하다. 또한 돼지국밥 한 그릇에서 눈물과 피를 건져내는 김 시인은 민족과 지역의 역사를 견뎌온 사람들의 슬프고도 힘겨운 삶을 고스란히 시에 담았다. 부산 중앙동은 옛 냄새가 났다. 거리 곳곳에 문화유산이나 유적지를 잘 복원하였다. 국밥집 곁에는 나선 형태라 이름 붙여진 '소라 계단'이 있다. 층층이 나가는 길이 있고, 사람과 오토바이도 함께 다니는 조심스럽지만, 재미있는 계단이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탄생한 부산은 산과 바다 사이의 땅이 좁으미 산을 깎아 집을 지었고, 그러다보니 중간중간 도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계단을 다 올라와 ‘40계단 문화관’으로 들어갔다. 아련한 근현대의 역사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유산을 모아 낳은 보물창고라 할 만하다. 갖은 옛 음식들이 모형으로 즐비한 음식 코너에는 꿀꿀이죽이 눈길을 끈다. 일명 ‘유엔탕’이라고 불린 것은 이름으로나마 격을 높게 부르고 싶은 탓일 테다. 먹을 것이 너무나 귀한 시절, 유엔군 병사들이 먹다 남긴 음식과 난민구제회에서 나눠주던 강냉이가루를 함께 넣고 끓인 게 꿀꿀이죽이며 ‘유엔탕’이었다. 어쩌다 기름진 쇠고기 살점이 나오는 날이면 운수 좋은 날이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부산은 계단의 도시다. 아래위를 잇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계단이 곳곳에 산재한다는 것은 부산이 그만큼 경사진 도시라는 얘기다. 땅만 경사진 것이 아니라 부산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칠 할이 경사라는 게 최영철 시인의 설명이다. 작은 포구였던 시절부터, 일제의 수탈을 거쳐 한국전쟁의 아수라까지 한몸에 받아낸 지역이니 부산은 언제나 늘 가파랐고, 사람들의 삶 역시 자칫 발을 헛디딜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승과 하강을 거듭했다. '그냥 엎어질 걸 그랬다// 그날 밤 꽃무늬 팬티를 내릴까 말까/ 망설이다 돌아선 젊은 그 밤/ 식은 밥처럼 굳은/ 계단을 내려오며 골목을 돌며/ 여전히 여관 이름만 만지작거렸지// 지금은 모처럼 화창한 봄날/ 황급히 여관을 빠져나오다 엎어진 여인의/ 코피처럼/ 맞은편 철쭉이 비리다/ 아니 쌉싸름하다'(정온, '화춘장') 정온 시인은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부산으로 귀화했다. 그가 발견한 ‘40계단’ 초입에 화춘장여관이라니. 사실 우리는 여관 앞 화단에 흐드러지게 핀 붉은 철쭉을 바라보며 탄성을 연발했다. 부끄러워 급하게 여관을 빠져나오다 엎어진 여인의 코피 맛은 비리고 쌉싸름하다. 활달하고 분방한 시는 진퇴(進退)를 잘 알고 있다. 정 시인은 화춘장과 철쭉을 식재료로 한편 맛있는 시를 버무렸다. 터벅터벅 걸어갈만한 거리에 보수동 헌책방골목이 있다. 어림잡아 보니 쇠락해 가는 서울의 청계천 헌책방보다 대여섯 배나 많은 헌책방들(47개)이 즐비했고 책을 사거나 팔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책 안 읽는 한국인이라고 세계 독서통계에도 부끄러운 낙인이 찍혔지만 최소한 이곳은 책에 대한 갈증과 아름다운 책 향기로 가득했다. 보수동 헌책방골목은 6․25전쟁이 터지면서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었을 때, 함경북도에서 피난 온 부부가 최초로 헌 잡지 등을 팔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보문서점(현 글방쉼터)을 시작으로 1970년대 70여 점포가 들어설 정도로 흥성했다. 피난 온 예술인들은 용두산을 오르내리는 게 일과였고 보수동 헌책방골목을 단골로 드나들었다. 하여 보수동 헌책방골목은 문화와 추억의 거리로 기억됐다. 헌책이 새 주인을 만나 재탄생되는 창조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집 한 권을 반값에 사고/ 나머지는 보수동 헌책방골목/ 소문난 찹쌀도너츠를 책장에서/ 방금 튀겨 나온 향기를 따라/ 문장 곱씹은 시가 오물거린다'(김성배, '헌책과 찹쌀도너츠')한참을 걸어서인지 약간의 시장기를 느끼고 있던 차에 김종미 시인이 찹쌀 도넛을 사서 일행들에게 나누어준다. 이 골목에서 도넛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명물집 '유진스넥'이다. 김성배 시인이 시 한편을 뚝딱 토해낸 배경이다. 용두산 공원 밑 광복동에 위치한 40년 된 고갈비집 '남마담'이 있다. 고갈비는 큰 고등어를 숙성하여 구워서 먹는데 고등어도 뼈가 있으니 갈비라 할 만하다.80년대까지만 해도 고갈비로 알려진 고등어구이는 주머니 가벼운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던 '소박한 호사'였다. 고갈비는 자갈치에서 막 들여온 고등어에 소금간을 하고 숙성을 한 다음 연탄불에 올려서 바싹하게 굽는데, 요즘은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남마담'이란 애초에 남자가 요리를 하고 마담 구실을 했다는 뜻이다. 고갈비의 원조로 고갈비 골목을 형성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할매집'과 두 곳만 남았고 사람들의 왕래도 뜸해 보였다. '날 선 세상에 저 멀리 잘려나간/ 한 줌의 희망마저 그려보지 못한 창백한 아가미/ 파르르 저며 떠는 잔비늘들의 서걱거림/ 끝내 버둥거렸던 긴 꼬리의 외마디 침묵'(김요아킴, '자갈치 횟집에서') 김요아킴 시인의 목을 메이게 한 건, 우리들에게 바다의 쫄깃한 맛으로 허기진 저녁 뱃속을 위로할 회 몇 점이었다. 아마도 김 시인은 수족관에서 유영하는 그 맑은 두 눈을 마주쳤을 것이고, 회를 뜨는 광경을 목격했을 터. 그러나 날 선 세상에 저 멀리 잘려나간 한 줌의 희망은 시인의 몸으로 들어오면서 연민과 함께 피가 되고 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 줌의 희망과 외마디 침묵은 김 시인에게 육화되면서 시로 살아났다. 자갈치시장 안팎은 싱싱함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눈에 들어오는 부두와 밤바다를 불빛으로 몸을 나타내는 묵직한 배의 윤곽들이 그림 같다. 다음날 영도다리를 보기 위해 택시를 탔다. 영도다리엔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버스와 사람들로 보슬비가 내리는데도 북적였다.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굳세어라 금순아' 노래를 듣다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우람한 몸체를 뽐내며 상판 일부를 끄떡 들어 올린 영도대교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경계라인을 넘으려는 사람들을 제지하는 경비는 연신 호루라기를 불었다. 가장 큰 유산이었던 다리 난간의 낙서들, 거기 베인 눈물과 한숨, 그리운 이름들을 애타게 부르던 흔적들은 사라지고 이제는 관광객만 몰려오고 있다. 여기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민족의 비극 6․25전쟁과 가난한 시절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래도 값진 유산일 것이다. 가난과 눈물, 흥청거림과 억척스러움, 그리고 돼지국밥과 간밤에 남긴 회 몇 점을 뒤로 하고 부산버스터미널에서 서울행 버스에 올라탔다.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맨발의 아프리카 아이에게”…운동화 3만켤레 기부한 독지가

    서울에 사는 익명의 사업가가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에게 보내달라며 운동화 3만 켤레를 내놓았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곤 아동을 돕는 단체인 ‘아프리카·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는 한 달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신발을 만드는 한 업체의 사장이 맨발로 다니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도와달라며 기부한 운동화 3만 켤레를 후원회에 전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직원들은 후원회가 만들어진 1994년 이래 접수된 가장 큰 기부 규모에 놀랐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구리의 한 창고에 신발이 도착하던 날 직원들은 또 한 번 놀랐다. 신발 상자를 가득 실은 25t 트럭 두 대가 도착한 뒤 나머지 신발 10t을 실은 트럭이 한 대 더 들어오고 나서야 기부 물품을 다 접수할 수 있었다. 운동화 20켤레가 들어있는 신발 상자는 모두 1천500개에 달했다. 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 익명의 사업가는 이미 여러 차례 비영리단체에 물품을 기부한 적이 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데 관심이 많은 분이어서 현지를 방문해 직접 아이들을 돕기도 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업체 홍보를 위해 회사명을 공개할 법도 했지만, 그는 자신의 기부 활동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한사코 이름 등을 밝히지 않았다고 공동모금회는 전했다. 후원회는 이 사업가가 기부한 신발을 이달 말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공화국으로 보낼 계획이다. 후원회 회장인 권이종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1950년대 맨발로 논두렁길을 걸어 초등학교를 다니던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며 “감사한 마음에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파독 광부 출신으로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하는 인물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권 교수는 “지도자의 꿈을 품은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는 데 기부 물품이 쓰일 것”이라며 “교육을 통해 아프리카의 변화를 이끄는 후원회 활동에도 더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국내 반발 높은데 또?...주한 日대사관, ‘자위대 행사’ 올해 12일 연다

    국내 반발 높은데 또?...주한 日대사관, ‘자위대 행사’ 올해 12일 연다

    과거 국회의원 등 참석으로 물의 주한 일본대사관이 오는 12일 서울 시내의 모 호텔에서 자위대 창설 62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관 측은 최근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우리 정부 당국자를 비롯한 국내 각계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주한 일본대사로 임명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가 행사 당일까지 부임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져 기념행사는 스즈키 공사가 대사대리 자격으로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일본대사관 측은 그동안 1954년 7월1일 일본 자위대 창설을 기념하는 ‘자위대의 날’ 기념행사를 매년 개최해왔다.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서울 시내 호텔에서 하는 것은 3년 만이다. 주한일본대사관은 자위대 창설 60주년이던 2014년 7월에는 당초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내 반발 여론이 높아지자 롯데호텔 측에서 행사 하루 전에 장소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주한일본대사 관저로 장소를 바꿔 개최했다. 주한일본대사관 측은 지난해에도 전년도의 논란을 의식한 듯 자위대 창설 61주년 기념행사를 대사 관저에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5년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삼성전자 등 25개사, 최하위 ´보통´ 홈플러스 등 21개사

    2015년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삼성전자 등 25개사, 최하위 ´보통´ 홈플러스 등 21개사

     동반성장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15년 동반성장지수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25개 기업이 최상위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홈플러스·하이트진로·금호석유화학 등 21개사는 최하위인 ‘보통’ 등급이 매겨졌다.  동반성장위는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제41차 회의를 열고 133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2015년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동반성장지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생을 위한 대기업의 노력 지수를 각 항목별로 평가해 계량화 한 지수다. 가장 높은 등급 ‘최우수’부터 ‘우수’ ‘양호’, 최하위인 ‘보통’ 등 네 등급으로 나뉜다.  이번에 최우수 등급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텔레콤 등 25곳이고, 가장 낮은 등급인 보통은 홈플러스, 하이트진로, 금호석유화학 등 21곳이다.  최우수 등급은 전년(19곳) 대비 2곳이 늘었고 ‘보통’ 등급은 작년(14곳)에 비해 7곳이 늘었다. KCC가 두 단계 등급이 상승했고, CJ제일제당, 롯데백화점 등 26개사는 한 단계 등급이 올라갔다. 에스앤티모티브와 태광산업, 한국쓰리엠, 한솔테크닉스 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가장 낮은 등급인 ‘보통’을 받았다. 올해 발표 대상 기업 중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대형마트 3사 중 롯데마트는 공정위로 부터 감점을 받은 기업이 ‘우수’이상의 등급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우수’에서 ‘양호’로 강등됐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해에도 ‘양호’와 ‘보통’ 이어서 등급이 유지됐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협약이행 실적을 동반위에 제출하지 않아 최하등급인 ‘보통’을 받았다. 이번에 동반성장지수 대상 기업에 처음 포함된 네이버는 ‘우수’ 등급을 받았다. 식품 부문에서는 지수 평가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CJ제일제당이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또 백화점은 4곳 가운데 3개사가 ‘우수’ 등급을 받았고, 홈쇼핑사는 4곳 가운데 1곳이 ‘우수’, 3곳이 ‘양호’ 등급을 받는 등 유통 부문에서도 상생 노력이 돋보였다고 동반위는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백화점의 경우 1곳이 ‘우수’ 등급을 받았고 홈쇼핑사는 ‘우수’ 등급이 없었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은 “동반성장지수는 ‘패널티’ 개념이 아닌 동반성장문화를 확산하는데 장려하고 격려하자는 취지”라면서 “사회적 물의나 범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다섯번째 등급인 ‘미흡’을 신설해 사후 강등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강신명 청장, 대국민 사과 “국민께 송구···여고생 성관계 경찰 2명 면직 취소”

    강신명 청장, 대국민 사과 “국민께 송구···여고생 성관계 경찰 2명 면직 취소”

    경찰청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에 퇴직한 부산 학교전담경찰관(SPO) 2명의 의원면직 처리를 취소하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2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비위 조사를 받는 사람은 의원면직이 될 수 없으므로 이날 오전 (의원)면직 발령을 취소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재직 시 중대한 하자를 범하고도 이를 속이고 이뤄진 면직은 취소할 수 있다는 서울고법 판례를 토대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경찰청은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부산 사하경찰서 SPO 김모(33) 경장(지난 15일 퇴직)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환수하기로 했다. 부산 연제경찰서 SPO 정모(31) 경장(지난달 17일 퇴직)의 퇴직금은 주지 말도록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요청했다. 강 청장은 물의를 일으킨 해당 경찰관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 사건과 관련있는 경찰에 대한 형사처벌 및 징계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SPO의 윤리·행동 강령이 정확하게 (일선에) 자리잡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 전면 재교육 등도 약속했다. 다만 “여자 대상자(학생)에겐 여성 경찰관을 (배치)하는 게 맞지만, 현재 전국 고교 중에 남녀공학이 87%에 달한다”면서 “가급적이면 남녀 혼성 (SPO) 편성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날 강 청장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강 청장은 사과문을 통해 “부산 학교전담경찰관 사건 관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 “어린 학생을 돌봐야 할 경찰관이 책무를 어기고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성관계 경위와 보고 과정에서의 은폐 의혹 등 관련한 모든 사안을 원점에서 철저히 조사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경찰은 전날 김 경장과 정 경장을 출석시켜 이 사건을 조사했다. 이들은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강제성이나 대가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아직 이들을 입건하지 않은 채 내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도 의원면직 처분이 취소되면 공무원 신분이 회복되므로 대기발령을 내리고서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물어 징계하겠다는 것이 경찰청의 방침이다.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최고 ‘파면’까지 가능하다. 한편 경찰청 감찰담당관은 이달 초 연제경찰서 정 경장 사건을 인지하고도 경찰청장과 감사관에게 보고하지 않아 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강 청장은 이 사건이 페이스북에 폭로된 이후인 지난 25일에야 전후 사정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담당관은 “당시 판단이 소홀했다”며 “곧바로 보고하지 않아 저도 감찰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훈처, ‘5·18 투입’ 軍 11공수여단 전남도청 퍼레이드 계획 철회

    보훈처, ‘5·18 투입’ 軍 11공수여단 전남도청 퍼레이드 계획 철회

    국가보훈처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인 옛 전남도청 앞에서 제11공수특전여단(11공수여단)이 참여하는 제66주년 6·25 기념 시가행진을 계획했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했다. 11공수여단은 1980년 5월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부대이다. 19일 5·18기념재단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열린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 참가자들은 ’2016 호국보훈 한마음 퍼레이드’ 개최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긴급 안건으로 올려 의결했다. 퍼레이드는 6·25전쟁 66주년을 맞아 참전 유공자, 시민, 학생, 군인, 경찰이 오는 25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옛 전남도청까지 도심 1.4㎞를 행진하는 행사이다. 광주지방보훈청, 육군31보병사단, 광주시가 공동 주관한다. 광주지방보훈청이 관계 기관에 발송한 협조 요청 공문의 계획안에 따르면 행진에는 육군 31사단 소속 장병 150명과 11공수여단 요원 50명 등 군인 200명이 참여한다. 전남 담양군으로 이전하고 ‘황금박쥐 부대’라고 알려진 제11공수특전여단은 5·18 당시 금남로에서 집단 발포하고, 주남마을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전력이 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광주가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보훈처가 6·25 기념행사를 명분 삼아 5·18을 조롱하려 한다”며 “민주의 거리에 군홧발이 들어오는 것은 광주 시민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광주지방보훈지청 관계자는 “11공수여단의 퍼레이드 참여 계획을 철회했다”며 “행진 경로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5·18역사왜곡대책위는 또 20대 국회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 추진을 환영하고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다음달 중 5·18단체, 시민사회, 전문가, 교수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지원하기로 했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바뀌면서 없어진 옛 전남도청 건물의 총탄 자국 복원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책위는 ‘입장문’을 내고 “5·18의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 보존공간의 원형을 없애고 예술관으로 변모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옛 도청 상황실과 방송실,건물 내·외부 총탄 자국을 복원하지 않으면 임시개관을 포함한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로 축구 잉글랜드와 러시아 2차전 앞둔 랑스와 릴에서는?

    유로 축구 잉글랜드와 러시아 2차전 앞둔 랑스와 릴에서는?

     팬들의 폭력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잉글랜드와 러시아가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있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러시아(1무)가 우리 시간으로 15일 밤 10시 프랑스 북부 릴에서 슬로바키아(1패)와 B조 2차전을 벌인다. 16일 같은 시간에는 랑스에서 잉글랜드(1무)와 웨일스(1승)가 대영제국의 전통적 앙숙으로서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다른 날, 다른 곳에서 경기하는데 무슨 걱정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잉글랜드가 경기를 펼치는 랑스는 릴에서 남서쪽으로 30여㎞ 밖에 떨어져 있다. 많은 잉글랜드 팬들이 훨씬 큰 도시인 릴을 찾아 묵을 것으로 예상된다. 릴은 랑스로 가는 길에 들러야 하는 곳이다. 프랑스 당국은 이에 따라 릴에 배치되는 경찰 인력을 4000명으로 늘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술을 판매하는 가게들은 17일까지 문을 닫고 350곳의 주점은 이날 오전부터 다음날까지 폐업하기로 했다. 방송에 따르면 전날부터 거리 곳곳에서 경찰에게 항의하는 축구 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릴 도심의 한 바 앞에서 러시아 서포터들이 의도적으로 잉글랜드와 웨일스 팬들에게 시비를 걸어 격분한 남성이 의자를 집어던지며 다투는 장면도 목격됐다.    BBC의 한 기자는 릴의 분위기가 폭풍 전야처럼 고요한데 이날 정오를 넘겨 러시아 서포터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영국 당국은 자국민들에게 가급적 릴이나 랑스에 가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러시아는 나흘 전 선수들이 잉글랜드와 1-1 극적인 무승부를 이룬 것보다 경기장 안에서 거칠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서포터들을 폭풍처럼 진압(?)해 유명세를 떨쳤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러시아 서포터들이 또다시 그 같은 폭력 사태를 일으키면 자동으로 실격패를 선언,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러시아축구협회는 자국 팬들에게 “법에 복종하고 상대 팀과 팬들을 존중하라”고 당부했다.    옛소련은 1960년 초대 대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는 단 4팀만이 본선을 치렀다. 최근 대회 성적 중 가장 뛰어났던 것이 2008년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것이었다.    체코와 분리된 이후 처음 유로 대회에 나선 슬로바키아는 첫 승이 간절한 상황이다. 두 나라는 진땀 나는 명승부를 연출한 최근의 흐름을 갖고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예선 두 경기 모두 무승부를 이뤘고, 6년 뒤 유로 2012 예선에서도 각자 원정 경기를 1-0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2년 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슬로바키아를 1-0으로 꺾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미얀마 농촌에 새마을노래…“다른 마을 안 부럽죠”

    미얀마 농촌에 새마을노래…“다른 마을 안 부럽죠”

     “새마을, 아웅 민 파 세이(성공).”  지난 7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인 네피도 외곽에 있는 칸타르 마을 입구에서는 주민들의 힘찬 구호가 울려 퍼졌다. 우기를 앞두고 마을 길을 새로 깔기 위해 주민들이 모인 자리였다. 한글로 ‘새마을’이란 문구가 새겨진 녹색 조끼를 입은 주민들은 자갈길 위에 모래를 흩뿌리고 불도저로 길을 다졌다. 길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한국어로 ‘새마을노래’가 흘러나왔다. 이곳은 미얀마 전국에 지정된 100개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중 하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014년부터 미얀마의 새마을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주민들이 주체가 돼 사업을 발굴·진행하는 방식으로 농촌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2019년까지 이 사업에 총 2200만 달러(약 257억원)를 투입한다. 칸타르 마을은 올해 새로 사업을 시작한 곳으로 주민들의 참여 열기가 상당히 뜨거웠다. 새마을회장인 우 뉜 쉐(54)는 “새마을운동을 하며 협동력도 높아지고 생활도 발전하고 있다”며 “다른 마을 대표들도 여길 와 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새마을운동은 박근혜 정부 들어 공적개발원조(ODA) 모델로 수출되면서 국내의 정치적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미얀마에서는 효율적인 농촌공동체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담당자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문상원 코이카 미얀마사무소 부소장은 “중요한 건 개발의 중심을 외국 전문가가 아닌 마을 주민들에게 뒀다는 것”이라며 “이 사업을 꼭 새마을운동이라 부르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은 미얀마 신정부의 국가개발 프로젝트인 ‘100일 계획’에도 포함됐다. 코이카의 미얀마 ODA 사업은 농촌 개발에 집중돼 있다. 인구 5500만명의 70%가 농민인 이 나라에서 농촌 개발은 곧 경제개발을 뜻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네피도 농업기술연구국 부지 내에서 착공식을 개최한 ‘수확후 관리기술연구소’도 농가소득 확대가 목표다. 미얀마는 농산물의 저장 및 가공 기술이 미미해 쉽게 썪는 과일이나 채소는 유통 과정에서 상당량이 버려진다. 윤기호 코이카 자문관은 “내년 6월 연구소가 완공돼 관리기술이 개발되면 버리는 농산물의 양이 줄어 결과적으로 농업 생산력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이카는 미얀마 바간에서는 ㈔푸른아시아와 함께 숲 조성 사업을, 양곤에서는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사업의 일환으로 여성능력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해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하며 전 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ODA 분야에서도 주요 사업 대상국으로 부상해 일본의 경우는 전체 ODA 예산의 10%를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얀마를 ‘중점 협력국’으로 지정하고 올해 2358만 달러(약 276억원)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일본의 10분의1 수준밖에 안 된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봉사단원들의 평균 활동 기간이 22개월로 일본 등에 비해 길어 사업 이해도가 높다는 게 강점이다. 또 미얀마도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져 우수한 현지 인재들이 코이카에서 활동하며 양국 협력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김인 코이카 전략기획이사는 “지난 20년간 베트남이 우리의 원조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면 이제는 미얀마가 ‘넥스트 베트남’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글·사진 양곤·네피도·바간(미얀마)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굶주린 아이 생명 구할 옥수수 부자 식탁 오를 가축이 먹었나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굶주린 아이 생명 구할 옥수수 부자 식탁 오를 가축이 먹었나

    무분별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이 감기만큼이나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는 현실에서 먹거리가 부족해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다. 하지만 이미 수 년 전부터 전문가들은 전 지구에 식량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식량 위기는 더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엔 산하의 인도적 식량 원조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세계 인구의 6분의1에 이르는 1억 2000만명이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렸으며 이 숫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개발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먹거리가 부족하게 된 상황에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는데, 그중 하나로 심각한 이상기후 현상이 꼽힌다. ●사상 최악 슈퍼 엘니뇨, 작황에 직접 영향 특히 올해 사상 최악의 슈퍼 엘니뇨 현상(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생하는 기후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는 물 부족난뿐만 아니라 쌀과 옥수수 등의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식량부족 현상이 심각해졌다. 해수면 온도의 비정상적인 상승은 태풍이나 폭우 혹은 극심한 가뭄을 야기하고, 이러한 이상기후가 작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동남아를 포함해 이미 세계 곡물시장에도 엘니뇨 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에서는 홍수로 대두 수확량이 줄었고, 옥수수 최대 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옥수수 생산량이 급감해 1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으로부터 옥수수를 수입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엘니뇨 직격탄 공습을 피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도 전에 전문가들은 올여름 라니냐의 공습을 예보하고 나섰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달리 뜨거워졌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뜻하며, 마찬가지로 세계 농수산물 작황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제 농산물 가격이 출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인류의 고기 사랑·곤충 수 급감도 원인 식량부족 사태의 원인을 인류의 지나친 육류 소비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로 소고기 1㎏을 얻기 위해서는 소에게 옥수수 10㎏을 먹여야 한다. 돼지와 닭 역시 해당 고기를 얻는 대가로 그만큼의 곡물을 소비해야 한다.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서 먹거리를 위해 기르는 닭과 돼지, 소 등 가축의 수는 500억 마리를 웃도는데, 이는 유엔이 정한 ‘지구에서 기를 수 있는 가축 수’ 기준치의 2배가 넘는다. 일각에서는 개발도상국에서 굶주리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식량을 부자들의 식탁에 오를 가축들이 먹어 치운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인류의 ‘고기 사랑’이 곡물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식량부족 사태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무분별한 삼림 개발 및 환경오염으로 인해 곤충 개체수가 급감하는 현상 역시 식량부족 사태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의 마크 윈스턴 박사는 자신의 저서인 ‘사라진 벌들의 경고’에서 “꽃가루를 옮겨 수정을 돕는 벌의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면서 “독성 물질이 함유된 농약이 벌의 생태환경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 2006년 미국 양봉장에서 벌의 25∼40%가 자취를 감추는 ‘군집 붕괴’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는 양봉의 규모가 커지고 기계화되면서 더 많은 농약을 사용한 결과로 보인다”면서 “식량자원의 3분의1은 곤충에 의해 수정이 이뤄지는데, 그중에서도 80~90%는 꿀벌이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의 벌의 급감은 곧 작물 생산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식량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씨앗 저장소 만들어 곡물 종자 보존 노력 식량부족 사태가 소행성 충돌이나 기후 변화, 핵전쟁 등과 함께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인류는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중 하나는 특정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씨앗을 보관한 ‘스발바르 씨앗 저장소’다. 노르웨이의 북극권 스발바르제도 스피츠베르겐 섬에 있는 스발바르 씨앗 저장소는 일종의 씨앗 금고다. 2004년 유엔은 급변하는 세계 위기에서 후손과 자연을 위해 다양한 곡물 종자를 보존하기 위해 세계곡물다양성재단(GCDT)을 설립하고 씨앗 저장소를 운영해 왔다. 일명 ‘최후의 날 저장고’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총 120개국 이상이 이용 중이며, 식물 종자 총 42만종, 82만 5000개의 씨앗 샘플이 빼곡하게 저장돼 있다. 두께 1m의 콘크리트로 축조돼 있고 영하 18℃의 일정한 기온으로 유지되며 모든 알루미늄 상자는 방수 기능이 있어 씨앗을 보호한다. GCDT의 전문가인 메리 하가는 “다양한 종의 종자를 보존하는 것은 곡물의 생산 및 발전에도 도움이 되며 특히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 및 생산 중단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면서 “전 세계의 공통적인 이슈 중 하나는 식량 부족으로 인한 굶주림이다. 만약 이대로 계속 간다면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식량 생산 감소 빛 식량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가 기아에 신음하는 사태에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과학기술을 이용해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움직임도 있다. 영국의 한 연구소는 인류의 4대 주식 작물 중 하나인 감자의 게놈(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를 말하며 유전체라고도 한다)지도를 완전히 해독하는데 성공했으며,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공대 연구소는 실험실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나오지 않는 이상 모든 인류는 연령과 성별, 국적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식량을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 조건인 식량이 충족되지 않아 목숨을 잃고 있으며, 이러한 사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미래의 후손뿐만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위해서라도 식량위기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6] 우유는 정말 몸에 좋은 식품일까 (상)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6] 우유는 정말 몸에 좋은 식품일까 (상)

    흔히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불린다. 그만큼 성장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예전에 이런 신문 광고 카피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이는 것은 미래를 위해 가장 값진 투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우유의 폐해를 지적하는 가설과 지론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유는 생각처럼 정말 몸에 좋을까, 혹시 다른 부작용은 없을까,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적극적인 대답인 셈이다. ‘완전식품’이라는 과장된 용어(엄밀하게 말해 지상에 완전식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용어는 미국 낙농협회가 소비 촉진을 위해 지어낸 광고 카피였는데, 여기에 미국 농무부가 가세하면서 한 순간에 정설로 포장됐다.)에서 보듯이 우리는 지금 우유에 대한 상반된 견해의 중간에서 다소 어정쩡하게 우유를 대하고 있다. ‘어쩌면 완전식품이 아니라 독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가진 부류가 있는가 하면 ‘우유만한 게 어딨어?’라거나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 낫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류가 엄존한다. 이런 논란은 의료계에서도 진행형이다. 한 쪽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우유를 섭취할 경우 유방암 등 특정 암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하는가 하면 “우리가 아는 우유의 효능은 과장됐다.”는 지견이 있는 반면 “그래도 마셔서 얻는 건강상의 이점이 마시지 않아서 잃을 수 있는 문제를 상쇄하므로 마시는 게 이득이다”고 주장한다. ●우유에 대한 기억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세계 질서는 이전의 서유럽 중심에서 미국과 소련(러시아)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이른바 냉전시대의 시작이다. 이런 냉전 실서는 세계의 각국을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으로 이해했고, 미국과 소련은 적극적으로 내 편 만들기에 나섰다. 이 와중에 미국이 우리에게 베푼 시혜 중에 ‘탈지분유 무상지원’이라는 게 있었다. 자기 편 우방국을 위해 자국에서 다 소비하지 못하는 가공 우유를 나눠주는 일종의 빈곤퇴치 프로그램이었다. 탈지분유란 우유의 지방 성분을 상당량 제거한 뒤 가루 형태로 가공한 우유를 말한다. 초등학교 시절, 종례시간에 담임선생님이 과제를 내주셨다. “내일부터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등교할 때 개인 컵과 소금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엄명이었다. 그 날부터 내 책보자기에는 낡은 양철 필통과 함께 소금 봉지를 넣은 양철컵이 같이 싸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전교생이 반별로 줄을 지어 소사(小使) 아저씨가 운동장 한 켠에 큰 가마솥을 걸고 끓여낸 우유를 한 컵씩 받아들고는 삼삼오오 흩어져 후후 거리며 마셨다. 닝닝해 시쳇말로 ‘엣지’가 없는 맛이니 가져온 소금으로 간을 맞춰서 마셨다. 선생님들도 함께 마셨다. 첫 날 오후, 몸에 좋다는 우유를 받아마셨는데, 교실에서는 난리가 났다. 낯빛이 노랗게 떠서 배가 아프다며 뒹구는 놈, 참다 못해 화장실로 달려가 물찌똥을 쏟아내는 놈, “뱃속에서 ‘구라파전쟁’이 벌어진 것 같다”며 연신 방귀를 뀌어대고 트림을 해대는 놈 등등 한 마디로 희한한 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한 시간 45분 수업에 담임 선생님도 너 댓 번을 들락거렸는데, 모르긴 해도 변소행이었을 것이다. 다음날도 학교에서는 끓인 분유를 학생들에게 나눠줬으나 대부분이 마시는 척 하고는 돌아서서 땅바닥에 쏟아버렸다. 선생님이 “우유 안마시고 버리는 놈은 다 가려내 청소 시킨다”고 엄포를 놨지만, 아이들은 배앓이에 설사 벼락을 맞는 것보다 청소가 낫다고 여겨 굳이 그걸 마시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이 어림잡아 열에 여덞, 아홉이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본 어른들은 우유에 쇠기름이 많아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유병’의 원인은 ‘락타제 결핍’ 우유에는 쇠기름이 많아서 설사를 한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정설로 통했다. 우유에서 기름을 뺀 탈지분유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이런 생각은 1965년 미국의 존스 홉킨스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그랬다. 사실, 존스 홉킨스병원에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의 원조 담당자들의 불평이 적지 않았다. 우방국을 굶주림과 집단 영양실조 상태에서 구제하기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배정해 우유를 원조하는데, 설사니 배앓이니 하며 불평한다고 못마땅해 한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우유가 기아나 영양실조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았어도 ‘인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유를 소화 흡수하지 못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런 마당에 ‘우유를 마시면 나타나는 설사나 복통 등 특이한 장애는 우유에 포함된 당분을 소화시키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는 존스 홉킨스의 연구 결과는 많은 것을 설명해 주기에 충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락토우즈’라고 불리는 이 다당류는 거의 모든 포유동물의 젖 속에 들어있는데, 분자 구조가 너무 복합적이어서 소장에서 흡수rk 안 된다. 소장에서 정상적으로 혈관에 흡수되어 대사 과정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체내에서 분비하는 소화효소에 반응해 단당류인 ‘글루코즈’와 ‘갈락토즈’로 분해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작용하는 젖당 분해효소인 ‘락타제’가 부족하거나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백인은 전체의 20% 가량이 락타제 결핍이고, 흑인은 무려 75%가 부족하다. 한국인의 경우 우유를 소화시키는 락타제 효소가 충분하게 분비되는 사람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며,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유 한, 두 잔 정도 감당할 수 있는 락타제를 가진 사람은 2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보다 먼저 미제 분유가 공급된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에서도 예외 없이 말썽이 생겨 ‘우유병’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보다 앞서 미국 정부가 제공한 우유와 분유를 섭취한 인디언보호구역의 인디언들도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으나 정부 관리들은 “우유는 문제가 없다. 아마도 그들이 우유를 섞어 마신 물이 문제였을 것이다.”며 딴전을 부렸으나, 그 관리들이 악의를 가졌다고 볼 수도 없다. 원인을 모르기는 그들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가공된 신화 ‘완전식품’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류학자인 미국 컬럼비아대 마빈 헤리스 교수는 그의 저서 ‘음식문화의 수수께끼’(한길사)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미국의 낙농업자와 농무부, 미국의사협회가 ‘우유는 완전식품’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낸 과정을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하루에 1쿼트(약 1.14ℓ)의 우유를 마셔라. 모든 학교의 점심 급식에 우유를 넣어라. 식사 전에, 식사를 하면서, 식간에, 그리고 밤참으로 우유를 마셔라. 우유를 살 때는 마개가 달린 플라스틱 용기에 든 것을 갤런 단위로 사라.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우유를 마셔라. 위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종기를 치료하기 위해, 설사를 그치게 하기 위해, 신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그리고 불면증을 완화하기 위해 우유를 먹어라. 우유는 절대로 해롭지 않다.’ 이 같은 우유에로의 유인 정책이 범사회적으로 이뤄졌고, 당연히 다른 나라에도 전파됐다. 다른 나라 전파는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흉내내기를 해대는 후진국의 정책 관계자와 미국 유학생들이 주도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숙면을 위해 자기 전에 적당량의 따뜻한 우유를 마시라고 권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아무리 우유의 효능과 순기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하더라도 근거를 밝히지도 않고 정부부처나 의사단체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의아하기도 하다. 미국 사례의 데자뷰 같은 의아함이라고 해두자. 이렇게 해서 우유는 ‘영양상의 이점이 많은 식품’에서 졸지에 ‘완전식품’으로 둔갑했다. 프랑스의 대중적인 저널리스트인 티에라 수카르는 그의 저서 ‘우유의 역습’에서 이런 맹목을 신랄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과학적인 증거와 신뢰할 수 있는 연구들을 통해 보건 당국에서 권장하는 대로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 오히려 만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우리 식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우유가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는커녕 되레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암과 당뇨병, 심근경색 등을 유발한다. 물론, 이런 논의는 다양한 시각의 한 가지이고, 많은 주의·주장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점검은 해봐야 한다. 식탁과 먹거리에 대한 우유의 지배력이 말 한, 두 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우유는 정말 좋은 식품일까-2’가 이어집니다.] jesh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세계가 식량위기에 대처하는 자세

    [송혜민의 월드why] 세계가 식량위기에 대처하는 자세

    무분별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이 감기만큼이나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는 현실에서, 먹거리가 부족해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다. 하지만 이미 수 년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 지구에 식량부족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식량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엔 산하의 인도적 식량 원조 기구인 세계 식량 기구(WFP)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세계 인구의 6분의 1에 이르는 1억 2000만 명이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렸으며 이 숫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개발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먹거리가 부족하게 된 상황에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는데, 그중 하나는 심각한 이상기후 현상이 꼽힌다. 특히 올해 사상 최악의 슈퍼 엘니뇨 현상(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생하는 기후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는 물 부족난뿐만 아니라 쌀과 옥수수 등의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식량부족현상이 심각해졌다. 해수면 온도의 비정상적인 상승은 태풍이나 폭우 혹은 극심한 가뭄을 야기하고, 이러한 이상기후가 작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동남아를 포함해 이미 세계 곡물시장에도 엘니뇨 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에서는 홍수로 대두 수확량이 줄었고, 옥수수 최대 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옥수수 생산량이 급감해 1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으로부터 옥수수를 수입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엘니뇨 직격탄 공습을 피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도 전에 전문가들은 올 여름 라니냐의 공습을 예보하고 나섰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달리 뜨거워졌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뜻하며, 마찬가지로 세계 농수산물 작황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제 농산물 가격이 출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식량부족사태의 원인을 인류의 지나친 육류소비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로 쇠고기 1㎏을 얻기 위해서는 소에게 옥수수 10㎏을 먹여야 한다. 돼지와 닭 역시 해당 고기를 얻는 대가로 그만큼의 곡물을 소비해야 한다. 세계 식량 기구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서 먹거리를 위해 기르는 닭과 돼지, 소 등 가축의 수는 500억 마리를 웃도는데, 이는 UN이 정한 ‘지구에서 기를 수 있는 가축 수’ 기준치의 2배가 넘는다. 일각에서는 개발도상국에서 굶주리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식량을 부자들의 식탁에 오를 가축들이 먹어치운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인류의 ‘고기 사랑’이 곡물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식량부족사태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무분별한 삼림 개발 및 환경오염으로 인해 곤충 개체수가 급감하는 현상 역시 식량부족사태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의 마크 윈스턴 박사는 자신의 저서인 ‘사라진 벌들의 경고’에서 “꽃가루를 옮겨 수정을 돕는 벌의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면서 “독성물질이 함유된 농약이 벌의 생태환경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 2006년 미국 양봉장에서 벌의 25∼40%가 자취를 감추는 ‘군집 붕괴’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는 양봉의 규모가 커지고 기계화되면서 더 많은 농약을 사용한 결과로 보여진다”면서 “식량자원의 3분의 1은 곤충에 의해 수정이 이뤄지는데, 그중에서도 80~90%는 꿀벌이 담당하고 있다. 때문의 벌의 급감은 곧 작물 생산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식량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부족사태를 대비하는 방법 식량부족사태가 소행성 충돌이나 기후 변화, 핵전쟁 등과 함께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인류는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중 하나는 특정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씨앗을 보관한 ‘스발바르 씨앗 저장소’다. 노르웨이의 북극권 스발바르 제도 스피츠베르겐 섬에 있는 스발바르 씨앗 저장소는 일종의 씨앗 금고다. 2004년 UN은 급변하는 세계 위기에서 후손과 자연을 위해 다양한 곡물 종자를 보존하기 위해 세계곡물다양성재단(GCDT)을 설립하고 씨앗 저장소를 운영해 왔다. 일명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총 120개국 이상이 이용 중이며, 식물 종자 총 42만종, 82만 5000개의 씨앗 샘플이 빼곡하게 저장돼 있다. 두께 1m의 콘크리트로 축조돼 있고 영하 18℃의 일정한 기온으로 유지되며 모든 알루미늄 상자는 방수 기능이 있어 씨앗을 보호한다. GCDT의 전문가인 메리 하가는 “다양한 종의 종자를 보존하는 것은 곡물의 생산 및 발전에도 도움이 되며 특히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 및 생산 중단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면서 “전 세계의 공통적인 이슈 중 하나는 식량 부족으로 인한 굶주림이다. 만약 이대로 계속 간다면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식량 생산 감소 빛 식량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가 기아에 신음하는 사태에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과학기술을 이용해 위기를 모면해보려는 움직임도 있다. 2011년 영국의 한 연구소는 인류의 4대 주식 작물 중 하나인 감자의 게놈(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를 말하며 유전체라고도 한다)지도를 완전히 해독하는데 성공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연구진 역시 당근의 게놈 해독에도 성공하면서 인류가 직면할 수 있는 먹거리 과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나오지 않는 이상, 모든 인류는 연령과 성별, 국적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식량을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조건인 식량이 충족되지 않아 목숨을 잃고 있으며, 이러한 사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미래의 후손뿐만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위해서라도 식량위기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 열어보니 개 276마리가 한 공간에…동물학대 충격

    문 열어보니 개 276마리가 한 공간에…동물학대 충격

    애완견을 향한 잘못된 사랑으로 학대를 이어 온 부부로부터 무려 276마리의 개가 구출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동부 뉴저지주에 사는 찰린 핸드릭스와 요셉 핸드릭스 부부는 일명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로 불린다. 동물을 잘 돌보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최근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핸드릭스 부부의 집에서 불쾌한 냄새가 날뿐만 아니라 개가 짓거나 벽 또는 문을 긁는 소리가 심하게 난다는 제보를 접한 뒤 집을 방문했다. 보호단체가 집에 들어갔을 때 집안 전체는 개의 배설물로 뒤덮여 있었으며, 환기가 되지 않아 공기의 질도 매우 나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이 집에서 키우고 있던 애완견의 상태였다. 무려 276마리에 달하는 개가 한 집에 살고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태어난 직후부터 최근까지 단 한번도 집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개들은 우리에 갇혀 있거나 침대 아래의 좁은 공간에 갇힌 채 지내다시피 했으며, 위생 및 건강상태도 우려할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보호단체 측은 곧장 200여 마리에 달하는 개를 집 밖으로 옮기기 시작했는데, 이 작업은 다음 날 아침까지 계속됐다. 이 중에는 임신 중기 혹은 초기에 있는 어미개들도 있어 전문가들의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했다. 보호단체 측은 “충격적인 수준의 상황에 놓인 개들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다행스럽게도 건강이 악화되거나 아예 죽은 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개들이 공포를 느끼고 있었으며 사람과의 접촉 자체가 거의 없어 보이는 개들도 있었다”면서 “현장에서 즉시 산고공급을 받기도 했으며 현재는 보호센터로 이동돼 수의사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핸드릭스 부부가 비인도적인 거주환경에서 동물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은 대가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이 잘 모르는 ‘천연 진통제’ 음식 6가지

    당신이 잘 모르는 ‘천연 진통제’ 음식 6가지

    일 하느라 혹은 공부 하느라 너무 자리에 오래 앉아 있게 되면 허리는 물론 목과 같은 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오래 전 운동을 하다가 다친 뒤로 그 부위가 수시로 아플 수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는 온몸이 쑤시고 아픈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 같이 느껴지는 통증을 줄이고자 매번 진통제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진통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면 여러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영양학자 살마 칸 박사는 특정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면서 이런 음식은 또한 여러 진통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마저 없다고 말한다. 다음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살마 칸 박사가 소개한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 6가지다. 대부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니 진통제에 의지하기 보다 평소 이런 음식을 섭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체리=강력한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을 포함한다. 이는 염증을 줄이고 아스피린 등 일부 진통제처럼 통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여러 연구는 운동 선수들이 운동 경기에 앞서 정기적으로 타르체리 주스를 마신 경우 근육통을 덜 경험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블루베리=체내에서 열충격단백질(HSP)이라는 화합물 수치를 높이는 효능이 밝혀진 뒤, 통증 완화 특성을 인정 받았다. 여기서 열충격단백질은 온도나 여러 형태의 스트레스가 갑자기 증가했을 때, 자연적으로 세포에서 일시적으로 합성되는 단백질을 말하며, 이는 열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구실을 하며 생물의 생존에 필수적인 구실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런 반응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또한 블루베리는 항염증 효과가 있으며 부종을 줄여주는 탄닌을 포함하고 있으며 강력한 항상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의 원천이기도 하다. 흥미롭게도, 스웨덴 연구자들은 블루베리가 대장염의 고통스러운 증상과 대장 일부인 결장의 통증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부분적으로 블루베리가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의 공급원이라는 사실에 기인할 수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내에 그대로 남아 수분을 보충하고 원활한 장운동의 촉진을 돕는다. ◆셀러리 씨앗=아피제닌 성분을 포함한 여러 항염증 물질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때문에 셀러리 씨앗은 관절염과 통풍으로 인한 통증에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셀러리 씨앗은 두 가지 방식으로 통풍과 싸울 수 있는데 첫째는 염증 감소이며, 둘째는 종종 통풍 통증의 주된 원인이 되는 요산 수치를 낮추는 것이다. 요산을 낮추는 약물도 존재하지만, 이는 종종 메스꺼움이나 구토, 궤양, 출혈과 같이 불쾌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생강=소화를 돕고 면역력을 증진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 유망한 연구에서는 생강 추출물을 주사하면 관절염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생강에서는 특정 통증을 완화하는 물질이 발견됐으며, 여기에는 진저롤, 파라돌, 쇼가올, 진저론이 포함된다. 이런 물질은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과 비슷한 특정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생강은 염증을 줄일 뿐만 아니라 효소를 통해 주된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통증을 줄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강황=인도와 태국의 카레 요리에 흔히 쓰이는 이 향식료는 항염증 특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강황의 주성분인 커큐민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한 연구는 커큐민이 고통스러운 붓기를 줄여 관절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태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강황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크게 줄이며 이는 이부프로펜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카옌페퍼=고추의 일종으로, 향신료로 쓰이는데 캡사이신으로 불리는 강력한 항염증 성분을 포함한다. 여러 연구에서는 캡사이신이 각 신경계에서 뇌로 통증 신호를 보내는 주요 화학물질을 감소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카옌페퍼는 우리가 흔히 먹는 고추처럼 날 것이나 가루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고추 역시 캡사이신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니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늘 여기저기 아프다면? 진통제 역할하는 6가지 음식

    늘 여기저기 아프다면? 진통제 역할하는 6가지 음식

    일 하느라 혹은 공부 하느라 너무 자리에 오래 앉아 있게 되면 허리는 물론 목과 같은 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오래 전 운동을 하다가 다친 뒤로 그 부위가 수시로 아플 수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는 온몸이 쑤시고 아픈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 같이 느껴지는 통증을 줄이고자 매번 진통제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진통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면 여러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영양학자 살마 칸 박사는 특정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면서 이런 음식은 또한 여러 진통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마저 없다고 말한다. 다음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살마 칸 박사가 소개한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 6가지다. 대부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니 진통제에 의지하기 보다 평소 이런 음식을 섭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체리=강력한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을 포함한다. 이는 염증을 줄이고 아스피린 등 일부 진통제처럼 통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여러 연구는 운동 선수들이 운동 경기에 앞서 정기적으로 타르체리 주스를 마신 경우 근육통을 덜 경험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블루베리=체내에서 열충격단백질(HSP)이라는 화합물 수치를 높이는 효능이 밝혀진 뒤, 통증 완화 특성을 인정 받았다. 여기서 열충격단백질은 온도나 여러 형태의 스트레스가 갑자기 증가했을 때, 자연적으로 세포에서 일시적으로 합성되는 단백질을 말하며, 이는 열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구실을 하며 생물의 생존에 필수적인 구실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런 반응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또한 블루베리는 항염증 효과가 있으며 부종을 줄여주는 탄닌을 포함하고 있으며 강력한 항상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의 원천이기도 하다. 흥미롭게도, 스웨덴 연구자들은 블루베리가 대장염의 고통스러운 증상과 대장 일부인 결장의 통증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부분적으로 블루베리가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의 공급원이라는 사실에 기인할 수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내에 그대로 남아 수분을 보충하고 원활한 장운동의 촉진을 돕는다. ◆셀러리 씨앗=아피제닌 성분을 포함한 여러 항염증 물질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때문에 셀러리 씨앗은 관절염과 통풍으로 인한 통증에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셀러리 씨앗은 두 가지 방식으로 통풍과 싸울 수 있는데 첫째는 염증 감소이며, 둘째는 종종 통풍 통증의 주된 원인이 되는 요산 수치를 낮추는 것이다. 요산을 낮추는 약물도 존재하지만, 이는 종종 메스꺼움이나 구토, 궤양, 출혈과 같이 불쾌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생강=소화를 돕고 면역력을 증진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 유망한 연구에서는 생강 추출물을 주사하면 관절염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생강에서는 특정 통증을 완화하는 물질이 발견됐으며, 여기에는 진저롤, 파라돌, 쇼가올, 진저론이 포함된다. 이런 물질은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과 비슷한 특정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생강은 염증을 줄일 뿐만 아니라 효소를 통해 주된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통증을 줄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강황=인도와 태국의 카레 요리에 흔히 쓰이는 이 향식료는 항염증 특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강황의 주성분인 커큐민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한 연구는 커큐민이 고통스러운 붓기를 줄여 관절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태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강황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크게 줄이며 이는 이부프로펜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카옌페퍼=고추의 일종으로, 향신료로 쓰이는데 캡사이신으로 불리는 강력한 항염증 성분을 포함한다. 여러 연구에서는 캡사이신이 각 신경계에서 뇌로 통증 신호를 보내는 주요 화학물질을 감소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카옌페퍼는 우리가 흔히 먹는 고추처럼 날 것이나 가루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고추 역시 캡사이신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니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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