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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165)-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65)-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논어의 미자(微子)편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장저와 걸닉이란 두 사람이 나란히 밭을 갈고 있었다.공자는 그들 곁을 지나다가 자로(子路)를 시켜 그들에게 나루터가 있는 곳을 물어보게 하였다.자로가 가까이 가니,장저가 먼저 물었다. ‘저 수레에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이 누구요?’ 자로가 대답하였다. ‘공구라는 분입니다.’ ‘노나라의 공구란 말이오.’ ‘그렇습니다.’ ‘그는 나루터가 있는 곳을 알고 있소.’ 이번에 걸닉에게 물으니 걸닉이 말하였다. ‘당신은 누구시오.’ ‘중유(仲由)라는 사람입니다.’ ‘그럼 당신은 노나라 공구의 제자로군요.’ ‘그렇습니다.’ 자로가 대답하자 걸닉이 웃으며 말하였다. ‘지금 세상은 온통 물이 도도히 흐르는 것과 같은데 그 누가 강물의 방향을 바꿀 수가 있겠소.또한 당신도 사람을 피해 다니는 사람(공자)을 따르기보다는 차라리 세상을 피해 사는 선비를 따르는 게 어떻겠소.’ 그러면서도 그들은 밭갈이를 멈추지 않았다.” 이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공자는 자신의 정치이상을 현실정치에 접목시키기 위해 많은 제후국들을 주유하였으나 결국 벽에 부딪쳐 사람들을 피해 도망쳐 다니고 있었다.그러나 장저와 걸닉은 아예 세상을 피해 밭갈이의 은둔생활을 하는 노자의 제자로 ‘도도히 흐르는 강물과 같은 세상의 물줄기를 바꾸려는 공자’를 비웃고 있는 것이다.그들의 눈으로 보면 나루터도 모르는 공자가 어떻게 강물의 방향을 바꾸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나 이 말을 전해들은 공자는 언짢은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논어는 기록하고 있다. “자로가 돌아와서 이 사실을 고하자 공자께서는 언짢은 듯이 말하였다. ‘새나 짐승과 같이 어울려 살 수는 없는 일이다.내 천하의 사람들과 어울려 살지 않고,그 누구와 더불어 살겠는가.천하에 도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개혁하려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 而誰與 天下有道 丘不與易也)’”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공자가 언짢은 표정(憮然)으로 새나 짐승과 어울려 사는 은둔생활보다 사람과 더불어 살며,사회의 제도를 개혁하려고 애쓰는 자신의 사상에 대해 처연한 변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인간미 넘치는 공자의 참모습을 엿보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자에 대한 불만이 또다시 계속되는데 그것에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자로가 숨어사는 노인을 만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자로가 공자를 수행하다 뒤처져 있을 때 막대기에 대바구니를 매달아 걸머지고 걸어가는 노인을 만났다.자로가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께서 저희 선생님을 못 보셨습니까.’ 노인이 말하였다. ‘사지를 움직이지 않고 오곡도 분별하지 못하는데 누가 선생이란 말이오.’ 그리고 노인은 지팡이를 땅에 꽂아 놓고 밭의 풀을 뽑았다.자로는 손을 모아잡고 공손히 서 있었다.노인은 자로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 머물게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대접하고,또 자기의 두 아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다음 날 자로가 공자를 만나서 모든 사연을 이르자 공자는 ‘숨어사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시고는 자로로 하여금 되돌아가 노인을 찾아보도록 하였다.그러나 자로가 가보니 노인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여기에서도 숨어사는 사람으로 표현된 노인은 도가사상을 따르는 은자(隱者)임이 분명하다.그의 눈으로 보면 밭갈이와 같은 노동도 하지 않고,오곡도 분별하지 못하는 공자가 무슨 스승이 될 수 있겠느냐고 신랄하게 비웃고 있는 것이다.
  • [논술비타민] 인간과 동물

    제시문은 웃음의 유발과 관계된 것이다.각각의 경우 웃게 되는 이유와 그 의미를 분석하고,적절한 예를 통해 그와 같은 웃음의 사회적 기능을 논술하시오.(1700자 안팎으로 쓰시오.) -2004 연세대 논술고사 문제(인문계) (가) 소크라테스:(등장하며)숨결과 혼돈과 대기에 맹세코 나는 아직도 저렇게 무능하고 어리석은 멍텅구리는 본 적이 없어.까마귀 고길 먹었나.한두 마디도 못 외우고 금세 잊어버리니…….어쨌든 저 자를 여기 해가 쬐는 곳으로 불러내자.스트레프시아데스,이불을 가지고 나와! 스트레프시아데스:벼룩 놈들 저항이 만만치 않은데요.(스트레프시아데스,집에서 이불을 들고 등장) (…) 스트레프시아데스:소크라테스 선생! 소크라테스:뭐야? 스트레프시아데스:이자(利子)를 안 낼 방법이 떠올랐어요. 소크라테스:말해봐. 스트레프시아데스:이건 어떻습니까? 소크라테스:뭐가? 스트레프시아데스:테살리아의 무당을 불러서 밤중에 달을 끌어내려요.그러고는 달님을 둥근 투구함에 넣어 두는 거죠.거울처럼. 소크라테스:그게 무슨 소용이야? 스트레프시아데스:무슨 소용이냐고?나 참,달님이 아무 데도 뜨지 않으면 이자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거든요. 소크라테스:왜지? 스트레프시아데스:왜라니,이자는 달로 계산하니까. 소크라테스:근사하군.또 하나 문제를 내지.(…)증인이 없어 불리할 때는 어떻게 상대의 고소를 걷어치우지? 스트레프시아데스:식은 죽 먹기죠. 소크라테스:말해 봐. 스트레프시아데스:이렇게 하는 거예요.내가 불려가기 전,다른 재판을 하고 있는 사이에 달려가서 목을 매지요. 소크라테스:바보 같은 소리. 스트레프시아데스:천만에,그게 아녜요.내가 죽으면 아무도 기소하지 못 한다 이겁니다. 소크라테스:잠꼬대 같은 소리.꺼져!이제 가르치는 것도 진저리난다! (아리스토파네스,(구름)) (나) 가르가멜이 어린애를 낳게 된 상황과 방식은 다음과 같다.만일 여러분이 그것을 믿지 않는다면,항문이 빠져버릴 일이다. 2월 3일 저녁,고드비요(gaudebillaux)를 너무 먹은 나머지 가르가멜의 항문이 빠져버리고 있을 때였다.고드비요란 쿠아로(coiraux)의 기름기 있는 내장 요리를 말한다.쿠아로란 여물통과 프레 기모(prez guimaulx)에서 살찌운 소의 고기를 말한다.프레 기모란 일년에 두 번 풀이 나는 곳을 말한다.이들 중 367,014마리를 잡아,사육제 마지막 날 소금에 절인다.봄이 왔을 때,소금기 있는 고기를 기림으로써 술판을 더 잘 벌이기 위해서이다.(…) 선량한 그랑구지에는 이것을 너무 즐긴 나머지 모든 음식마다 한 국자 가득 청했다.그러면서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는 이 모든 내장 요리가 그다지 권할 만하지 못한 만큼,조금만 먹으라고 했다.“똥자루를 먹는다는 건,그만큼 똥을 먹고 싶다는 거지.”라고 그는 말했다.그런 충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열여섯 가마 두 말 여섯 되를 먹었다.오,그 얼마나 사랑스러운 배설물이 그녀 몸 안에서 부풀어 오르고 있었던가!(…) 얼마 후 가르가멜은 숨을 몰아쉬며 울고 소리 지르기 시작하였다.그러자 갑자기 사방에서 산파들이 몰려와 아래에 손을 대보았는데,맛없고 더러운 오물 덩어리가 나온 것을 보고는 어린애인 줄만 알았다.하나 그것은 위에 말한 바와 같이 내장 요리를 너무 많이 먹은 까닭에 여러분이 ‘직장(直腸)’이라 부르는 곧은창자가 늘어나면서 빠져나온 항문이었다.(…) 이 불행한 사건 때문에 자궁의 태반엽이 늘어나 버렸고,그래서 태아는 대신 공정맥(空靜脈) 안에 파고들어 횡경막을 따라 올라가 어깨 근처까지 이르게 되었다.정맥이 두 가닥으로 나뉘는 그 부분에서 왼쪽 길을 택한 태아는 급기야 왼쪽 귀를 통해 나오고야 말았다. 애는 태어나기가 무섭게 보통 애처럼 “앙!앙!” 하고 울지 않고,목청껏 “술!술!술!” 하며 모든 사람에게 한 잔 하라는 듯 부르짖었으니,심지어 뵈스(Beusse)나 비바루아(Bibarois) 지방에서조차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여러분은 이처럼 괴이한 출생을 그다지 믿지 않을 것이다.믿지 않아도 걱정될 건 없지만,선량하고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면 들은 말이나 책에서 읽은 말을 믿는 것이 당연하다.그것이 우리의 법규나 신앙이나 이성이나 성서에 어긋나기라도 한단 말인가? 나로서는 성서에서 그런 일에 반대되는 그 무엇도 발견할 수 없다.가령 하느님의 뜻이 그러했다 할진대,여러분은 하느님이 그렇게 하실 리가 없다고 하겠는가? 제발,그런 헛된 생각으로 정신이 흐리멍텅어리둥절해지는(emburelucocquez) 일 없기 바란다.여러분에게 고하노니,하느님에게 불가능이란 없다.그러므로 만일 하느님이 원하기만 하신다면,여자들은 이제부터 그처럼 귀로 애를 낳게 될 것이다. (라블레,(팡타그뤼엘의 아버지인 위대한 가르강튀아의 소름끼치는 이야기)) (다) 언젠가 어느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그림과 소설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라.” 그의 말에 비춰 보면,우리는 우스개라는,‘웃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달팽이가 거북이 등에 올라타고는 뭐라고 했을까? “이랴!” 거북이가 한 무리의 달팽이 갱들에게 습격을 당해,가지고 있던 것들을 몽땅 털렸다.신고를 받고 나타난 경찰이 악당들의 인상착의를 묻자 거북이는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느 날 저녁,한 남자가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는 듯한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문을 열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바닥에 달팽이 한 마리만 꼬물거리고 있었다.그는 아무렇지 않게 녀석을 집어서는 정원의 잔디밭 저편으로 멀리 던져 버렸다.일 년 후,그는 대문 두드리는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문을 열자,이번에도 사람은 없고 달팽이 한 마리만이 바닥에 붙은 채 이렇게 씩씩대고 있었다. “이봐요,좀 아까 왜 그런 거지? 제길,이유나 알고 갑시다.” (T.코헨,(조크: 조크에 대한 철학적 사고)) 1.사오정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삼장 선생 집에 일찍 도착한 사오정과 저팔계는 낄낄대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야! 어떤 아빠가 아들이 받아온 성적표를 봤는데 거의 모든 과목 성적이 ‘가’이고 미술 한 과목만 ‘양’이더래.그 성적표를 받아든 아빠가 심각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너는 너무 한 과목에만 너무 치중하는구나.’하고 말했대.”“하하하!” 사오정의 말에 저팔계는 박장대소했다.“나도 재미있는 얘기 해줄게.어떤 학생이 ‘삼장법사가 손오공,저팔계,사오정을 만나면서 겪은 모험담을 쓴 책의 이름은 무엇인가?’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날아라 슈퍼보드’라고 대답했대.이 학생이 국어 시간에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여럿이 힘을 합하면 못할 것이 없다.’라고 대답했대.웃기지?”“하하하! 정말 재미있다.” “뭐가 그리 재미있니?” 삼장 선생이 들어오며 물었다.“재미있는 얘기하며 놀고 있었어요.” “그랬구나.무슨 일인가 했다.많이 웃는 모습을 보니 참 좋구나.웃음은 참 좋은 거란다.오하이오 주립대의 낸시 레커 교수는 ‘웃음은 참으로 좋은 약이다.’라면서 웃음은 힘을 주고 극복할 능력을 주며,상호간에 대화와 마음의 통로를 열어주기도 하고 긴장감을 완화시켜 주기도 한다고 했다.또한 웃음은 분노를 몰아내고 공격성을 없애줄 뿐 아니라 학습효과를 높여주고 기억력을 증진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고 말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하루에 한 번만 신나게 웃어도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된다니 웃음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 수 있다.어쨌거나 오늘 문제를 한번 풀어 보자.공교롭게도 오늘 논제가 웃음에 관한 것이니 그 의미나 효능을 한번 잘 정리해 놓기 바란다.” 사오정과 저팔계는 열심히 답안을 작성하였다. 2.논달 선생 칭찬하다 “모두 잘 썼구나.요즘은 너희들이 일정한 수준에 올라선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삼장 선생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한번 정리해 두기로 하자구나.이 문제는 웃음과 연관된 제시문의 내용을 통하여 각 제시문에 나타난 웃음의 이유와 그 의미를 분석하고 적절한 예를 통하여 웃음의 사회적 기능을 논술하라는 것이다.논제를 잘 읽으면 답안에 포함되어야 내용을 알 수가 있지? 웃게 되는 이유 서술,그 의미 분석,웃음의 사회적 기능을 논술하면 된단다. 서론은 웃음에 관한 정의나 사례 제시,웃음과 관련된 속담 등을 실마리로 하여 웃음의 효능이나 사회적 기능에 관한 문제 제기를 하는 내용으로 꾸미면 좋을 듯하구나.본론에서는 주어진 논제,곧 각 제시문에 나타난 웃음의 이유,그 의미 분석,사회적 기능을 서술해 나가면 된다. 따라서 본론 1에서는 제시문 (가),본론 2에서는 제시문 (나),본론 3에서는 제시문 (다)에 나타난 웃음의 이유와 그 의미 분석을 하고,본론 4에서는 적절한 예를 통해 그와 같은 웃음의 사회적 기능을 논술하는 정도의 구성으로 체계화하면 무난한 답안 작성이 가능할 것이다. 3.삼장 가르쳐주다 “참! 너희들 인간만이 웃을 수 있다는 거 알고 있니?” 갑작스러운 질문에 사오정과 저팔계는 서로를 쳐다보았다.“웃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고 한단다.이 때문에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웃는 동물’이라고도 말한 바도 있단다.웃음은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단다.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인간이란 무엇인가?’하는 문제에 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란다.인간과 동물의 대비 분석을 통하여 인간의 본질이나 특성을 잘 정리해 놓으면 다양한 논술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단다. 현대 산업 사회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류에게 편리한 생활과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그러나 동시에 고도로 기계화된 산업 사회 체제 속에서 인간은 그 윤리적 삶의 측면에서는 많은 문제를 안게 되었다.인간 소외 현상,사치 향락 풍조의 만연,반성적 지혜의 결여,인구 및 공해 문제 등이 그것이다.그리고 이런 문제는 산업 사회 자체에 대한 회의나,인류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바르게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즉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것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미래에 대해 올바른 전망을 갖는 것은 이제 시대적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결국 현대를 사는 우리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피할 수 없다. 현대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어디서 출발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인간’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의문은 결국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이어진다.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동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잘 정리해 놓아야 한다.인간을 규정하고 특징지을 수 있는 개념이나 현상들을 꼼꼼히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가령 언어의 관점에서 보면 흔히 인간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그런데 어떤 침팬지는 50여 어휘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이 가능했다는 연구 결과 보고가 있단다.오리는 울음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인간의 언어는 동물의 언어와 어떻게 다른가 하는 점 등을 세부적으로 정리해 놓지 않으면 ‘인간은 말하는 동물’이라는 특성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단다.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지.이런 점들을 세밀하게 정리해 놓지 않으면 인간의 특성을 서술하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느니라.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4.사오정,썰렁해지다 “예,잘 알겠습니다.” 둘은 큰 소리로 대답했다.“수고들 많았다.이제 집으로 돌아가야지? 가기 전에 저녁 식사라도 하겠느냐?”“아니오.”“그럼 여기가 안이지 밖이냐?” 삼장 선생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오정과 저팔계는 일순 말을 잃고 서로를 쳐다보다가 박장대소했다.“선생님! 썰렁하게 뭐예요! 아이고 추워라! 얼른 가자!” “허허! 이 녀석들이 웃자고 간만에 한 마디했는데,호응을 안해 주는구나.그래 미안하다.앞으로는 썰렁한 얘기 안 하마.허허허!” 다음 주에는 ‘미디어가 폭력이라니?’라는 제목의 강좌가 진행됩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더 늦기전에 수상레포츠 배워볼까

    더 늦기전에 수상레포츠 배워볼까

    “끼∼약 난다,날아.”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북한강변에 메아리 친다.더위는 물론 스트레스까지 날려 버리는 목소리다.즐기는 사람들뿐 아니라 듣는 사람까지 들뜨게 한다. 어렵게 배우지 않아도 속도감과 짜릿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플라이피시(일명 나는 가오리)를 비롯, 땅콩보트,바나나보트를 타고 물 맑은 북한강에 빠져보자.스트레스 없다∼. 어려워 보이지만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도 도전하자.20분만 교육받으면 누구나 물위를 달리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더욱이 뜨거운 날씨로 덥혀진 북한강물은 10월까지도 따뜻해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지금이 초보가 배우기엔 딱 좋다.사람들도 한물 빠져나가 개인 코치도받을 수 있다. 내년 시즌에 멋진 모습으로 북한강의 주인공이 돼 물살을 가르는 나를 꿈꾸며,지금 북한강변으로 달려가 보자. ■ 이젠 타보자 수상스키 이글거리는 태양이 작열하는 8월의 오후 북한강 초입에 있는 바투 종합레져(031-584-5353)를 찾았다.물위에 떠 있는 바지선에 들어서자마자 낮은 음이지만 힘이 있는 소리로 ‘부릉 부릉’ 출동 준비를 하고 있는 멋진 모터보트 3척이 눈에 들어온다. 마침 권형민(27·법률사무소 직원)씨와 김신아(25·학생)씨가 커플로 수상스키를 즐기기 위해 출발을 하고 있었다.모터보트가 ‘왜앵’하며 굉음을 뿜고 출발하자 줄이 짧아 앞에 있던 신아씨가 물 속에서 솟구쳐 오르며 물살을 가르고 곧이어 형민씨도 솟아올라 뒤를 따랐다.연인인 두 사람이 서로 합쳐졌다가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며 그려내는 물보라가 정말 멋졌다.10여분 동안을 아름다운 북한강변을 달리다 바지선으로 들어왔다.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수상스키 2년차인 형민씨는 “최곱니다.시속 60㎞까지 달리는 스피드감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노라면 몸 속의 세포가 하나하나 살아있는 느낌이죠.”라고 이야기한다.여자 친구인 신아씨도 “짜릿한 스피드 감이 최고”라며 “물살을 온몸으로 맞으며 하는 레포츠라 칼로리 소모가 높아 다이어트에 그만”이라며 수상스키를 자랑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권혁준(27·자영업)씨가 “어느모로 보나 웨이크보드가 수상레포츠의 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수상스키에 비해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모터보트가 만들어 내는 파도를 이용하여 점프,회전 등 다양한 묘기를 부릴 수 있어 훨씬 더 재미있다.”고 주장한다.또한 형민씨는 “수상레포츠 하면 사람들은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보통 주중 저녁에 친구들 만나서 술 먹고 노는 돈을 아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면서 “웨이크를 하루에 3번을 타면 힘이 들어서 더 이상 탈 수가 없다.한번 타고나면 의자에 앉아서 쉬거나 2층에서 선탠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1∼2시간 후에 타기 때문에 하루 5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업체의 바지선에는 2층에 선탠시설과 간단한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아이들은 바지선 옆에서 수영을 하며 물놀이를 즐긴다.빵이나 간단한 음료를 사 가지고 가도 된다.바투수상레저에는 물위에 떠 있는 부표를 밟고 목표지점까지 가는 워터레이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TV ‘출발 드림팀’에서 경기용 소품으로 사용한 적이 있는 놀이기구로 중심을 못 잡으면 물에 빠지게 된다. 바투수상레저의 이해춘(39)사장은 “요즘은 바나나보트나 플라이피시를 타러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가족끼리 단합도 되고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고자 한다면 여기로 오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 출출할땐 메기찜 먹을까 수상레포츠를 하면 배가 고파진다.북한강에서 직접 잡은 자연산 메기와 붕어찜 요리가 맛있는 ‘어부의 노래’(031-584-6399)가 레포츠마니아들이 가는 집.주인 오범석씨가 매일 북한강으로 배를 타고 나가서 잡은 물고기를 이용해 신선하다.특히 살아있는 메기를 이용한 메기찜이 별미.무와 시래기를 깔고 그 위에 살아있는 메기를 올려서 쪄냈기 때문에 입에서 살살 녹는다.4인용이 2만원,6인용은 3만원으로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하다.붕어찜과 모래무지찜도 맛있다. ■ 골라해보자 수상레저 ●웨이크보드는 물위에서 즐기는 스노보드.X게임의 하계종목 중 하나로 신세대 수상레포츠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고출력의 모터보트가 만들어 내는 파도를 넘나들며 점프,360도 회전 등의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수상스키가 ‘스피드’라면 웨이크보드는 ‘기술’.웨이크보드는 스노보드와 유사한 보드의 구조상 부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처음에는 배우기 쉽다.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점프나 회전 등 고난도의 기술을 구사하려면 전문강사의 지도 아래 수개월 동안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한다.다만 공중기술을 부리고 착지할 때의 충격으로 무릎과 허리를 다칠 수 있다.체험강습비는 5만원정도.30분 정도 지상교육을 받고 2회에 걸친 강에서 교육을 통과하면 초보딱지는 떼게 된다.그 다음부터는 1회에 1만 8000원. ●수상스키는 누구나 다 아는 여름 수상레포츠.10분만 타도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의 운동효과와 물위를 질주할 때 일어나는 물보라가 마사지 효과를 일으켜 저절로 살이 빠져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허리를 쭉 펴고 약간 뒤로 누워 보트를 끌어당기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팔을 절대로 굽히면 안된다.스키는 양발에 신는 ‘더블스키’와 외발스키 ‘슬라롬스키’가 있다.체험강습비용은 5만원.지상교육과 2회 강에서 직접 스키를 탄다.그 이후는 1회 1만 5000원. ●플라이피시는 바나나보트의 스피드와 패러세일링의 스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신종 수상레포츠.마니아들은 ‘나는 가오리’라고도 부른다.공기주입식 튜브가 병렬로 연결된 형태로 보통 6인승이다.하지만 좀 더 속도감과 스릴을 느끼기 위해 2명이 타는 것이 제일 좋다.한번 즐기는 데 2만원.그 이외 7명이 정원인 바나나보트는 1인당 1만원.2명이 정원인 땅콩보트도 1인당 1만원이다. ■ 삼겹살 구워먹는 야외수영장 90년대만 해도 야외수영장을 가면서 ‘부르스타’라 불리던 야외용 가스레인지와 삼겹살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참 수영하다 배가 고플 때면 어머니는 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입에 쏙 넣어주시곤 했다.정말 ‘꿀맛’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런 풍경이 사라졌다.대부분의 야외수영장에 취사는 물론 음식물 반입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물론 청결유지를 위해서 이는 옳았다.그러나 수영장의 맛도 없고 비쌌다. 90년대를 추억하며,수영하며 삼겹살을 구워먹을 수 있는 야외수영장을 찾아라. 서울에선 태릉 육군사관학교 근처의 워터캐슬이 취사가 가능한 유일한 수영장이다.1만 5000평 규모에 물의나라,숲의나라,꽃의나라 등 테마로 꾸며져 있다.숲의나라에서 그늘막이나 텐트를 설치해 취사가 가능하다.토끼,꿩이 있는 미니 동물원은 아이들이 먹이를 주거나 만질 수 있다.그외 어린이 놀이터,선탠베드,운동장도 있다. 경기도 광주의 금원농원은 좀 특별한 수영장이다.수영장 바로 옆 2000여 평의 소나무 숲에서 돗자리를 펴고 산림욕을 즐기다 밥을 해먹을 수도 있다.하루 1만원을 내면 텐트를 치고 숙박도 가능하다.10만여 평의 농원에 운동장,어린이 놀이터,자연학습장,산책로,사슴목장 등을 갖추고 있다.중부고속도로 경안IC에서 빠져 팔당댐 방향으로 20여분 가거나 미사리 팔당대교를 거쳐 팔당댐을 건너 좌회전을 해서 15분 정도 가면 된다. 고양시 풍동에 있는 YMCA 일산수영장은 지정된 취사지역에선 음식을 해 먹을 수도 있다.골프연습장 아래 위치해 연습장 그물이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수영장 수심이 낮아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다.일산 백마역 부근 애니골에 위치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군 장흥면 일대에 있는 야외수영장들은 모든 곳이 취사가 가능하다.장흥유원지 내 뉴파라다이스 수영장과 오뚜기 수영장은 수영장 바로 옆,천막에서 취사가 가능하다.또 유아풀이나 간단한 미끄럼틀이 있어 가족나들이로 제격이다. 수원 팔달구 원천유원지내 파도수영장은 파도풀,유수풀,워터슬라이더 등을 갖추고 있고 삼겹살을 실컷 구워 먹을 수도 있다.경부선 수원IC나 동수원 IC에서 빠져 아주대학교쪽으로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6
  • [마니아] 호러영화 동호회 ‘익스프레스’

    [마니아] 호러영화 동호회 ‘익스프레스’

    아기 울음과 흡사한 고양이의 울부짖음을 뒤로한 채 단정한 차림의 긴 머리 여자가 고개를 숙이고 다가온다.여자가 고개를 드는 순간 여자의 눈이 먼저 보인다.검은 자위도 흰 자위도 없다.다만 핏빛일 뿐이다.’ ‘전설의 고향’에 나온 한 장면일 수도 있고,매년 여름 으레 봐 왔던 호러영화의 한 장면일 수도 있다. 이런 유의 장면들은 전혀 평범하지 않은 설정인데도 아주 익숙한 것처럼 사람들 뇌리에 기억돼 있다.이것이 호러영화의 특징이다. “호러영화에는 아주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무서워서 소리를 지르면서도 다시 보게 되고,두 눈을 질끈 감지만 결국 실눈이라도 뜨고 보게 되죠.” 호러영화 마니아들이 모여 만든 동호회 ‘호러 익스프레스’(http:///www.horrorexpress.co.kr) 김종철(33)회장은 호러영화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한 번 호러영화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시 찾게 된다는 것이다. ●호러영화에 관한 한 넘버 원 ‘호러 익스프레스’는 당초 5만여명의 회원을 자랑하던 국내 최대 동호회 ‘호러존’을 모태로 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동호회 내부 문제로 인해 지난해 2월 1일 재편돼 ‘호러 익스프레스’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현재 이 동호회에는 약 3000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회원들은 주로 온라인 상에서 호러영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 받거나 토론을 펼치는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또한 국내에 개봉되지 않은 영화나 호러장르의 고전 등을 상영회를 통해 감상하기도 한다. 회원의 주 연령 층은 30∼40대다.다른 영화관련 동호회가 20대의 젊은 회원들이 주축인데 비해 비교적 ‘중후한’편이다. 김 회장은 “우리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영화 이외의 글은 철저히 배제하고 이를 어길 경우 회원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경책을 쓰기 때문에 20대가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20대가 적고 30∼40대가 많은 만큼 영화 이야기는 수준이 높은 편이다.더불어 ‘호러 익스프레스’의 웹사이트에는 동호회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호러웹진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서 호러영화에 관한 한 국내 최고라고 자부할 정도다. 그래서인지 웹사이트 초기 화면에도 ‘NO.1-HORROREXPRESS’라는 이름을 달아놨다. ●무서움을 잘 타는 사람이 오히려 마니아 동호회 운영자 중 한사람인 하종은(26·회사원)씨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외국 호러영화를 동호회원들끼리 함께 보는 재미에 빠져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 ‘샤이닝’을 가장 무섭게 봤어요.귀신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와 주인공 잭 니컬슨의 연기가 얼마나 섬뜩했던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쳐요.” 하씨는 호러영화 마니아들이 오히려 더 무서움을 잘 탄다고 말한다.호러영화는 무서워야 제맛인데 무서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마니아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하씨는 호러영화는 여러사람이 모여 같이 봐야 재밌다고 조언한다. “공포는 전염성이 강하죠.옆사람의 공포가 내게 전해오는 순간 무서움은 배가 됩니다.” ●공포영화 즐기기-사방에 거울 설치하라 동호회원들은 호러영화를 재밌게 보는 각 자의 노하우들도 갖고 있다.5∼6년전부터 동호회 활동을 해 온 한청남씨는 “호러영화가 무서운 장면만으로 공포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공포 생산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소리”라고 강조했다.때문에 한씨는 호러영화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집안에 최고의 음향시설을 갖춘 ‘홈시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씨는 또 호러영화를 볼 때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하면 몇 배 더 무서워진다고 한다. 한씨의 경우 일본 호러영화 ‘링’을 보던 중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된 나머지 귀신이 텔레비전 화면에서 기어 나오는 장면에서 갑자기 뒷걸음질을 쳤을 정도라고 한다. 최근수(33) 씨는 호러영화를 즐기는 독특한 방법을 귀띔하기도 했다.영화를 보기전 방안 사방에 거울을 걸어 놓는 것이다. 한개의 화면이 4개로 늘어나 사방에서 보여지는 만큼 공포의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 여름엔 수작 눈에 안띄어 “올 여름 한국 호러영화는 예년 수준에 못 미치는 것 같아요.‘장화,홍련’만큼의 작품성 있는 호러영화가 매년 이어져야 하는데 안타까워요.” 김 회장은 올 한국 호러영화에 대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한결 다양해진 소재나 새로운 표현기법 등은 한국 공포물의 장래에 기대를 걸만 하다고 봅니다.” 김 회장은 호러영화 마니아로서 동호회를 통해 애정어린 관심과 비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동호회원들이 본 최근 호러영화 반 헬싱(스티븐 소머즈 감독) 옛날 드라큐라 영화 팬이라면 감독에 대한 실망이 클 것이다.영화는 007 시리즈와 비슷한 플롯을 따라가고 있지만,대신 007 시리즈의 단점을 다 갖고 있다.(작성자:엄다인) 인형사(정용기 감독) 관절인형의 복수라는 설정은 나름대로 참신했지만 역시나 한국 호러영화의 문턱은 너무 높았나 보다. 줄줄이 욕먹는 한국 호러영화 중 누가 승자가 될진 불투명하지만 어째 갈수록 매너리즘이 더해가는 느낌이다.(작성자:이준) 착신아리(미이케 다카시 감독) 착신아리는 충분히 무서운 공포영화다.‘링’‘주온’ 등에 단련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는 끔찍하고 오싹한 장치들은 감독의 탁월한 재능과 맞물려 기막히게 관객들을 압도한다. 착신아리는 다른 공포영화와는 달리 영화가 진행될 수록 힘이 붙는다.(작성자:살인교수) 분신사바(안병기 감독) 분신사바는 지금까지 나온 안병기 감독의 영화들 중 가장 밋밋하다.‘가위’나 ‘폰’은 그나마 좀 낫다.‘분신사바’는 영화가 끝나고 나면 도대체 뭘 봤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이다.(작성자:듀나) 자료제공 호러 익스프레스
  •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진정한 남자’로 한 세상 멋있게 살다가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명예를 얻는 것도,아름다운 여자를 여럿 거느리는 것도 아니다.‘남자됨’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한 여자의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고 내 아이의 자상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두란노아버지학교(www.father.or.kr)에서 ‘아버지 됨’의 참 의미를 배우러 오는 아버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다.서초구 양재동에 본부를 두고 있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1995년 문을 열어 올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지난 10일 토요일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제2기 졸업식이 있었던 구로구 개봉동 남현교회의 ‘눈물의 졸업식’ 현장을 스케치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아버지학교 동문’ 오후 2시 남현교회 2층 예배당.아버지학교를 이미 마친 ‘선배 아버지들’ 중 도우미를 자처한 3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이들은 다니는 교회와 교파,사는 지역은 모두 다르지만 아버지 학교에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온 스태프들이다. 스태프들은 행사진행에 필요한 음향과 주변기기를 점검하고,졸업식에 알맞게 책상을 배열하고 후배들과 그 가족들이 마실 음료를 나르는 등 능숙한 솜씨로 테이블을 세팅한다.‘사랑하조’,‘아버지짱’,‘짱아빠’,‘이천사’ 등 14개 조의 이름을 쓴 팻말을 각각 테이블 위에 얹고 ‘눈물의 졸업식’의 필수품인 티슈를 챙기는 것으로 테이블 세팅 마무리. 오후 4시30분.구로·광명아버지학교 2기 수강생 90여명이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모이기 시작했다.같은 조에서 한 달이상 함께한 동문들에게 한주간의 안부를 물으며 밝은 웃음을 건넨다.아버지학교 수강생과 가족 160여명이 예배당을 가득 메우자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와 신나는 율동으로 졸업식이 시작됐다.첫 식순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써온 러브레터 읽어주기.조별로 조장의 진행에 따라 조원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편지를 읽는다. 14조 공태희(33)씨는 남편 고재수(33)씨에게 읽어줄 편지를 꺼내자마자 눈물을 글썽인다.“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연애를 했고 부부가 될 때까지 한번도 변치 않고 날 사랑해줘서….” 한줄도 미처 못읽고 눈물부터 흘리는 공씨에게 남편 고씨는 아내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며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했다. 13조 예비아버지 윤충렬(29)씨는 뱃속에 있는 아이와 아내 김명자(27)씨에게 편지를 썼다.“이제 4개월된 뱃속 축복이에게…”로 운을 뗀 윤씨는 “이 세상에 온 내 아내와 내 아이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고는 결국 눈물을 글썽이며 아내를 끌어안았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후 7시.예배당 조명이 어두워지고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아빠가 매일 마시는 술엔 아빠의 슬픈 눈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압니다.아버지라는 이름 때문에 편히 울지도 못하시는 것도 잘 압니다.”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 서연(17)이는 이번 아버지학교 참가자인 김학면(47)·공이자(46)씨 부부의 딸이다.서연이는 아버지가 아버지학교에 다니는 동안 자신에게 써준 편지의 답장을 이날 졸업식에서 직접 읽어드렸다.무대 위로 달려나온 김씨 부부는 여러 차례 사업 실패로 방황했던 아버지를 보며 가슴에 상처를 받았을 딸을 끌어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보 당신을 사랑합니다.’ 밤 9시30분.스태프들은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준비하느라 양동이와 대야에 물을 퍼나르기 시작했다.90여명의 남편들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수건 한장씩을 들고 90여명의 아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남자·여자로 만나 한때 사랑했던 순간은 덧없이 흘러가고 삶의 힘겨움만큼 굳은 살 깊이 밴 아내들의 발 앞에서 남편들은 굵은 빗줄기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배모(40)씨는 아내 김모(40)씨의 발을 씻기며 “여보 용서해줘.”라며 그간 아내에게 말하지 못했던 미안한 감정을 토해냈다.지난 94년 결혼해 특별한 일자리도 없이 8년간 술만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았던 배씨는 2년전 아내와 이혼했었다.배씨는 아버지학교를 계기로 새출발하려는 자신을 믿어주고 다시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해준 아내가 고마웠다. 올 3월 유방암 선고를 받고 8차례 항암치료를 받아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박영애(54)씨는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남편 정인하(61)씨를 끌어안고 “우리 행복하게 오래살자.”며 통곡했다.박씨는 너무도 힘겹고 지겨운 투병생활을 함께 버텨내려 아버지학교에 등록한 남편이 한없이 미덥고 고마웠기에 세상떠나는 그날까지 남편과 함께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세족식을 마치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깊이 그리고 오래도록 끌어안는 ‘허깅’을 마지막으로 졸업식은 끝이 났다. 2기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스태프 대표를 맡았던 정재풍(40)씨는 “아버지학교의 가르침을 3개월 만에 잊는 사람들도 많지만 졸업식의 감동을 느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며 “졸업 후에도 바른 아버지가 되도록 스스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두란노 아버지 학교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총 5주 과정으로 서울·수도권지역 23개 교회에서 토요일 오후 4시45분∼밤 10시30분 진행된다.매주 숙제가 주어지며 일주일 동안 숙제를 마친 뒤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아버지 학교를 이미 마친 변호사,의사,교사 등의 경험담을 1시간가량 듣고 난 뒤 조원간의 토론과 고백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교회 상황에 따라 한 기수에 80∼100여명을 선발하며 한 조는 8∼10명으로 구성한다.아버지학교 수료생 1명이 각 조의 조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조원들이 전체 수업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수강료는 10만원이다. ●첫째주 아버지의 영향력 나는 나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그리고 지금 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인지 생각하는 시간이다.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내 아버지의 모습을 싫어했으면서 혹시 지금 나는 그 모습을 따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아내와 아이들에게 소황제로 군림하며 윽박지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의 모습을 조원들 앞에서 고백한다. 첫째주 숙제는 두가지다.먼저 나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아버지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이나 아버지를 속상하게 했던 일 등을 쓰고 아버지에게 화해와 용서를 구한다.두번째는 자녀들에게 편지를 쓴다.자녀들에게 소홀했거나 부족했던 점을 적고 앞으로 자녀들에게 바라는 소망도 쓴다. ●둘째주 아버지의 남성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남성문화를 되짚어보는 시간이다.당장 카드 연체료를 못내 쩔쩔매면서도 술자리에서는 폼나게 카드를 긁는 ‘체면문화’,결혼 기념일에도 아내의 생일에도 열심히 일만 하는 모습이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일문화’,술없이는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없고 ‘사나이의 통은 술통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음주문화’,여자를 몇명 거느리느냐로 남자다움을 평가하는 ‘섹스문화’,낚시과부,골프과부,테니스과부 등이 의미하듯이 남성중심의 ‘레저문화’,‘여자와 북어는 때려야 맛이 난다.’고 믿는 ‘폭력문화’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자기가 살아온 방식을 반성한다.둘째주 숙제는 자녀와 아내에게 편지쓰기다.자녀와 아내가 사랑스러운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적어야 한다. ●셋째주 아버지의 사명 ‘남자’라는 신분의 최고는 대기업의 간부가 되거나 수십억원의 재산을 가진 갑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됨’이라는 것을 가르친다.아버지는 자녀가 나아갈 바를 보여주는 삶의 롤모델이 돼야하며 자녀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셋째주 숙제는 자녀들과 일대일 데이트하기다.떡볶이 집,놀이동산,카페 등 적당한 장소를 정해 아버지와 자녀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넷째주 아버지의 영성 하늘이 이 땅에 보내주신 소중한 자녀를 내가 대신해서 키우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네번째 수업의 숙제는 아내와 데이트하기와 ‘인생사명서’ 쓰기다.아내와 연애시절 자주 들렀던 카페나 추억의 장소를 찾아 ‘아내를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들려줘야 한다.또한 앞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내 아이들의 아버지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다짐하는 ‘인생사명서’를 쓴다. ●마지막주 졸업식 다섯번째 주 졸업식에는 아내와 아이도 함께 참석한다.집에서 손수 준비해온 도시락과 과일 등을 조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로 나눠먹으며 아버지 학교와 각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졸업식에서는 아내와 남편이 서로에게 써온 편지를 읽어주고 아버지학교 5주 동안 변화된 모습을 이야기한다.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남편은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내의 발을 씻겨주며 앞으로 바른 아버지와 바른 남편으로 살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아버지학교 세운 하용조목사 “기업의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몇차례의 시험을 치릅니다.선발 후에도 수습과정을 거치며 교육시키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본 후 신중히 채용합니다.기업에서 사람을 뽑아도 교육을 시키는데 국가의 기본이 되는 한 가정을 꾸릴 가장을 만드는데는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지난 1995년 10월 처음 문을 연 아버지학교는 온누리교회 하용조(58)목사와 뜻을 같이하는 몇몇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하 목사는 목회활동을 하면서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한 가정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느껴왔었다.그는 지난 93년 당시 온누리 교회 황은철(46) 부목사와 그의 부인 도은미(46)씨에게 이런 고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고,신도였던 김성묵(56) 장로와 함께 이 고민을 발전시켜 아버지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95년 용산구 서빙고동 두란노서원에서 교인 63명을 대상으로 과거 내 아버지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첫 세미나를 열었고 효과는 대단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정말 좋은 아버지였다고 생각합니다.가정의 행복을 위해 나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고,술·담배 안하고 나쁜 짓 안 하고 가정과 회사밖에 모르는 훌륭한 아버지라고 생각한 것이죠.그러나 참된 아버지의 모습은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 목사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아버지로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감동적인 순간을 보며 자신도 눈시울을 붉힐 때가 많았다고 한다.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던 아버지학교는 2년 만에 자리를 잡아 97년부터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과 다른 종교를 가진 일반인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아버지학교는 현재 서울·수도권지역에 23곳,전국 58곳,해외 12개국 45개 지역에 개설됐으며 지난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아버지학교를 마친 뒤 자발적으로 아버지학교의 도우미로 참여하고 있는 스태프만도 서울·수도권지역 1000여명,전국 3500명에 이른다. 하 목사는 “지금은 한발짝 물러나서 아버지 학교의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아버지학교를 꾸려가는 스태프들과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오늘날 아버지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모든 아버지들이 최종학력을 아버지학교라고 적을 수 있을 때까지 아버지 학교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진정한 남자’로 한 세상 멋있게 살다가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명예를 얻는 것도,아름다운 여자를 여럿 거느리는 것도 아니다.‘남자됨’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한 여자의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고 내 아이의 자상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두란노아버지학교(www.father.or.kr)에서 ‘아버지 됨’의 참 의미를 배우러 오는 아버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다.서초구 양재동에 본부를 두고 있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1995년 문을 열어 올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지난 10일 토요일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제2기 졸업식이 있었던 구로구 개봉동 남현교회의 ‘눈물의 졸업식’ 현장을 스케치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아버지학교 동문’ 오후 2시 남현교회 2층 예배당.아버지학교를 이미 마친 ‘선배 아버지들’ 중 도우미를 자처한 3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이들은 다니는 교회와 교파,사는 지역은 모두 다르지만 아버지 학교에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온 스태프들이다. 스태프들은 행사진행에 필요한 음향과 주변기기를 점검하고,졸업식에 알맞게 책상을 배열하고 후배들과 그 가족들이 마실 음료를 나르는 등 능숙한 솜씨로 테이블을 세팅한다.‘사랑하조’,‘아버지짱’,‘짱아빠’,‘이천사’ 등 14개 조의 이름을 쓴 팻말을 각각 테이블 위에 얹고 ‘눈물의 졸업식’의 필수품인 티슈를 챙기는 것으로 테이블 세팅 마무리. 오후 4시30분.구로·광명아버지학교 2기 수강생 90여명이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모이기 시작했다.같은 조에서 한 달이상 함께한 동문들에게 한주간의 안부를 물으며 밝은 웃음을 건넨다.아버지학교 수강생과 가족 160여명이 예배당을 가득 메우자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와 신나는 율동으로 졸업식이 시작됐다.첫 식순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써온 러브레터 읽어주기.조별로 조장의 진행에 따라 조원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편지를 읽는다. 14조 공태희(33)씨는 남편 고재수(33)씨에게 읽어줄 편지를 꺼내자마자 눈물을 글썽인다.“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연애를 했고 부부가 될 때까지 한번도 변치 않고 날 사랑해줘서….” 한줄도 미처 못읽고 눈물부터 흘리는 공씨에게 남편 고씨는 아내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며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했다. 13조 예비아버지 윤충렬(29)씨는 뱃속에 있는 아이와 아내 김명자(27)씨에게 편지를 썼다.“이제 4개월된 뱃속 축복이에게…”로 운을 뗀 윤씨는 “이 세상에 온 내 아내와 내 아이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고는 결국 눈물을 글썽이며 아내를 끌어안았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후 7시.예배당 조명이 어두워지고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아빠가 매일 마시는 술엔 아빠의 슬픈 눈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압니다.아버지라는 이름 때문에 편히 울지도 못하시는 것도 잘 압니다.”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 서연(17)이는 이번 아버지학교 참가자인 김학면(47)·공이자(46)씨 부부의 딸이다.서연이는 아버지가 아버지학교에 다니는 동안 자신에게 써준 편지의 답장을 이날 졸업식에서 직접 읽어드렸다.무대 위로 달려나온 김씨 부부는 여러 차례 사업 실패로 방황했던 아버지를 보며 가슴에 상처를 받았을 딸을 끌어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보 당신을 사랑합니다.’ 밤 9시30분.스태프들은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준비하느라 양동이와 대야에 물을 퍼나르기 시작했다.90여명의 남편들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수건 한장씩을 들고 90여명의 아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남자·여자로 만나 한때 사랑했던 순간은 덧없이 흘러가고 삶의 힘겨움만큼 굳은 살 깊이 밴 아내들의 발 앞에서 남편들은 굵은 빗줄기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배모(40)씨는 아내 김모(40)씨의 발을 씻기며 “여보 용서해줘.”라며 그간 아내에게 말하지 못했던 미안한 감정을 토해냈다.지난 94년 결혼해 특별한 일자리도 없이 8년간 술만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았던 배씨는 2년전 아내와 이혼했었다.배씨는 아버지학교를 계기로 새출발하려는 자신을 믿어주고 다시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해준 아내가 고마웠다. 올 3월 유방암 선고를 받고 8차례 항암치료를 받아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박영애(54)씨는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남편 정인하(61)씨를 끌어안고 “우리 행복하게 오래살자.”며 통곡했다.박씨는 너무도 힘겹고 지겨운 투병생활을 함께 버텨내려 아버지학교에 등록한 남편이 한없이 미덥고 고마웠기에 세상떠나는 그날까지 남편과 함께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세족식을 마치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깊이 그리고 오래도록 끌어안는 ‘허깅’을 마지막으로 졸업식은 끝이 났다. 2기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스태프 대표를 맡았던 정재풍(40)씨는 “아버지학교의 가르침을 3개월 만에 잊는 사람들도 많지만 졸업식의 감동을 느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며 “졸업 후에도 바른 아버지가 되도록 스스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두란노 아버지 학교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총 5주 과정으로 서울·수도권지역 23개 교회에서 토요일 오후 4시45분∼밤 10시30분 진행된다.매주 숙제가 주어지며 일주일 동안 숙제를 마친 뒤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아버지 학교를 이미 마친 변호사,의사,교사 등의 경험담을 1시간가량 듣고 난 뒤 조원간의 토론과 고백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교회 상황에 따라 한 기수에 80∼100여명을 선발하며 한 조는 8∼10명으로 구성한다.아버지학교 수료생 1명이 각 조의 조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조원들이 전체 수업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수강료는 10만원이다. ●첫째주 아버지의 영향력 나는 나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그리고 지금 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인지 생각하는 시간이다.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내 아버지의 모습을 싫어했으면서 혹시 지금 나는 그 모습을 따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아내와 아이들에게 소황제로 군림하며 윽박지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의 모습을 조원들 앞에서 고백한다. 첫째주 숙제는 두가지다.먼저 나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아버지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이나 아버지를 속상하게 했던 일 등을 쓰고 아버지에게 화해와 용서를 구한다.두번째는 자녀들에게 편지를 쓴다.자녀들에게 소홀했거나 부족했던 점을 적고 앞으로 자녀들에게 바라는 소망도 쓴다. ●둘째주 아버지의 남성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남성문화를 되짚어보는 시간이다.당장 카드 연체료를 못내 쩔쩔매면서도 술자리에서는 폼나게 카드를 긁는 ‘체면문화’,결혼 기념일에도 아내의 생일에도 열심히 일만 하는 모습이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일문화’,술없이는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없고 ‘사나이의 통은 술통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음주문화’,여자를 몇명 거느리느냐로 남자다움을 평가하는 ‘섹스문화’,낚시과부,골프과부,테니스과부 등이 의미하듯이 남성중심의 ‘레저문화’,‘여자와 북어는 때려야 맛이 난다.’고 믿는 ‘폭력문화’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자기가 살아온 방식을 반성한다.둘째주 숙제는 자녀와 아내에게 편지쓰기다.자녀와 아내가 사랑스러운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적어야 한다. ●셋째주 아버지의 사명 ‘남자’라는 신분의 최고는 대기업의 간부가 되거나 수십억원의 재산을 가진 갑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됨’이라는 것을 가르친다.아버지는 자녀가 나아갈 바를 보여주는 삶의 롤모델이 돼야하며 자녀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셋째주 숙제는 자녀들과 일대일 데이트하기다.떡볶이 집,놀이동산,카페 등 적당한 장소를 정해 아버지와 자녀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넷째주 아버지의 영성 하늘이 이 땅에 보내주신 소중한 자녀를 내가 대신해서 키우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네번째 수업의 숙제는 아내와 데이트하기와 ‘인생사명서’ 쓰기다.아내와 연애시절 자주 들렀던 카페나 추억의 장소를 찾아 ‘아내를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들려줘야 한다.또한 앞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내 아이들의 아버지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다짐하는 ‘인생사명서’를 쓴다. ●마지막주 졸업식 다섯번째 주 졸업식에는 아내와 아이도 함께 참석한다.집에서 손수 준비해온 도시락과 과일 등을 조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로 나눠먹으며 아버지 학교와 각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졸업식에서는 아내와 남편이 서로에게 써온 편지를 읽어주고 아버지학교 5주 동안 변화된 모습을 이야기한다.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남편은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내의 발을 씻겨주며 앞으로 바른 아버지와 바른 남편으로 살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아버지학교 세운 하용조목사 “기업의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몇차례의 시험을 치릅니다.선발 후에도 수습과정을 거치며 교육시키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본 후 신중히 채용합니다.기업에서 사람을 뽑아도 교육을 시키는데 국가의 기본이 되는 한 가정을 꾸릴 가장을 만드는데는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지난 1995년 10월 처음 문을 연 아버지학교는 온누리교회 하용조(58)목사와 뜻을 같이하는 몇몇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하 목사는 목회활동을 하면서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한 가정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느껴왔었다.그는 지난 93년 당시 온누리 교회 황은철(46) 부목사와 그의 부인 도은미(46)씨에게 이런 고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고,신도였던 김성묵(56) 장로와 함께 이 고민을 발전시켜 아버지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95년 용산구 서빙고동 두란노서원에서 교인 63명을 대상으로 과거 내 아버지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첫 세미나를 열었고 효과는 대단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정말 좋은 아버지였다고 생각합니다.가정의 행복을 위해 나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고,술·담배 안하고 나쁜 짓 안 하고 가정과 회사밖에 모르는 훌륭한 아버지라고 생각한 것이죠.그러나 참된 아버지의 모습은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 목사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아버지로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감동적인 순간을 보며 자신도 눈시울을 붉힐 때가 많았다고 한다.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던 아버지학교는 2년 만에 자리를 잡아 97년부터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과 다른 종교를 가진 일반인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아버지학교는 현재 서울·수도권지역에 23곳,전국 58곳,해외 12개국 45개 지역에 개설됐으며 지난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아버지학교를 마친 뒤 자발적으로 아버지학교의 도우미로 참여하고 있는 스태프만도 서울·수도권지역 1000여명,전국 3500명에 이른다. 하 목사는 “지금은 한발짝 물러나서 아버지 학교의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아버지학교를 꾸려가는 스태프들과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오늘날 아버지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모든 아버지들이 최종학력을 아버지학교라고 적을 수 있을 때까지 아버지 학교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찬조금 14억거둬 2억만 학교에

    ‘운동부 후원금은 전지훈련 경비 및 코치들의 인건비,불법찬조금은 교사들의 회식비나 교사 선물비….’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체육고 1개교와 13개 초·중·고교의 불법 후원금 및 찬조금 모금 사례를 적발,관계자들을 징계 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 S체육고는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21개 운동부 후원회에서 14억 2800여만원을 거둔 뒤 2억 600여만원만 학교발전기금으로 내고 나머지 대부분은 코치 인건비와 출전 지원비,개인용도 등으로 사용했다.‘각급 학교 운동부 관리 운영 지침’은 후원금을 학교발전기금에 기탁한 뒤 지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또 일부 운동부 감독교사는 같은 항목으로 학교예산과 후원금을 통해 지원받거나 지출금액을 간이 영수증에 임의 기재한 데다 개인 용도로 쓰기도 했다. 교육청은 후원금 조성 및 집행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하고 예산과 후원금을 중복 집행한 체육고 관계자 4명을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4명을 견직·감봉 등의 경징계,16명을 경고 조치했다. 또 학부모회 임원들로부터 불법 찬조금을 할당 모금해 물의를 빚은 13개 초·중·고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모두 3억 700여만원을 모금한 사실을 확인,잔액 2억 200여만원을 해당 학부모들에게 돌려주도록 지시했다.학부모 단체들이 모금한 불법 찬조금은 수학여행 때 교사들의 간식비,스승의 날 선물비,학교 청소 용역비 등 학생 지원경비와 교사들의 회식비 등으로 사용됐다. 교육청은 불법 찬조금 모금에 대한 지도 등을 물어 학교 관계자 4명을 경징계,16명을 경고,17명을 주의 조치했다.특히 불법 찬조금으로 물의를 빚은 학부모 단체는 학교장 책임 아래 모두 해체토록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서해교신 기밀 유출 파문] 박승춘 정보본부장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사건과 관련,당시 상황일지 등을 일부 언론에 유출시켜 물의를 빚고 있는 박승춘 국방부 국방 정보본부장은 군단장으로 있다가 지난 5월 장성급 정기인사 때 군 정보의 최고 직위에 올랐다.군 체제의 특성에 따라 합참 정보본부장도 겸하고 있다.지난해 제55주년 국군의 날 행사 때는 제병 지휘관을 맡아 군 통수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사를 총지휘했다. 강원도 강릉출신으로 리더십이 뛰어나고 전격전(電擊戰)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서해교신 기밀 유출 파문] 박승춘 정보본부장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사건과 관련,당시 상황일지 등을 일부 언론에 유출시켜 물의를 빚고 있는 박승춘 국방부 국방 정보본부장은 군단장으로 있다가 지난 5월 장성급 정기인사 때 군 정보의 최고 직위에 올랐다.군 체제의 특성에 따라 합참 정보본부장도 겸하고 있다.지난해 제55주년 국군의 날 행사 때는 제병 지휘관을 맡아 군 통수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사를 총지휘했다. 강원도 강릉출신으로 리더십이 뛰어나고 전격전(電擊戰)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논술 비타민]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

    제시문(가)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 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 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가)와 (나)의 지문(지난 6월29일자와 동일)을 읽고 사이버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 1.사오정 고민하다 ‘아,참!” TV 축구중계를 보던 사오정은 화들짝 놀랐다.축구에 정신이 팔려 과제를 깜빡 잊은 것이다.부랴부랴 논술 답안을 고친 사오정은 황급히 삼장 선생에게로 갔다.“죄송합니다.축구를 보다가 그만….” “축구? 무슨 축구?” 저팔계가 물었다.“오늘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A매치가 있는 날이잖아.” “그래.결과는 어떻게 되었느냐?” “당연히 우리가 이기고 있죠.상대팀이 개인기는 좋은데,우리 조직력을 당해내지 못하더라고요.” 사오정은 마치 자기가 선수라도 된 듯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래? 참 잘 됐구나.그건 그렇고 숙제는 했느냐?” 사오정은 고친 논술 답안을 내밀었다.내용을 유심히 살피던 삼장 선생은 “서론은 지난번에 가르쳐준 대로 잘 고쳤구나.그런데 본론이 문제구나.한국 축구를 본받아야겠다.저팔계의 것과 비교해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 보렴.” 2.저팔계 도움말 주다 ‘한국 축구를 본받으라고? 무슨 소리지? 대충 내용은 비슷한 거 같은데….’사오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근데 내용이 좀 정리가 덜 된 느낌이 들어” 저팔계가 한마디 거들었다.“그래? 하긴 어떤 때는 내용이 정리가 잘 되고 어떤 때는 잘 안되고 그렇더라고….” “너,혹시 본론 쓸 때 단락 개념 없이 쓰는 거 아니야?” “단락 개념이 뭐야? 대충 글이 길어지거나 내용이 바뀌는 것 같은 부분에서 나눠주면 되는 거 아니야?” 사오정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큰일 날 소리! 단락은 대충대충 구성하면 안돼.형식과 내용이 엄격히 규정돼 있는 개념이야.” “어떻게든 할 얘기를 다 하면 되는 거 아냐?”5.사오정 드디어 깨닫다 사오정은 단락이 단순히 글이 길어지면 대충 나누는 그런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축구만 조직력이 중요한 게 아니군요.글쓰기에서도 조직력이 중요하네요.” 사오정은 시야가 훤해진 느낌이 들었다. 3.논달선생 삼장 꾸짖다 “그래,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 밖에서 들어온 삼장 선생이 물었다.둘은 단락 전개가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삼장 선생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제대로 짚었구나.왜 내가 너희들에게 문제를 스스로 찾아보라고 하는지 아느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야만 고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이번 답안은 할 얘기들이 모두 제시됐지만 정리가 제대로 안돼 있어서 문제다.아까 한국 축구팀이 어떻게 해서 이겼다고 했지?” “조직력이 뛰어나서….” 삼장 선생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사오정은 잠시 당황했다.“그래! 조직력은 팀의 승리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소란다.글쓰기에서도 전체 구성이나 문장들 간의 조직력이 필요한데,네가 쓴 글에는 그게 없구나.중구난방으로 글을 쓰고 말았으니 조직력이 생기겠느냐?” ‘글의 조직력?’ 사오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군대를 예로 들어보자.병사들이 여기저기 오합지졸로 뒤섞여 있으면 대장이 ‘공격!’하고 소리쳐 봐야 대장 주변 병사들만 공격을 하고 나머지는 우왕좌왕하게 되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법이다.때문에 군대는 각자 역할을 정해주고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끼리 묶어서 중간 조직체를 구성한단다.이러한 중간 조직체들이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는 것이지.마찬가지로 글에서도 중간 조직체가 필요한데,그것이 바로 단락이란다.동일한 주제를 지향하는 내용들을 한 군데에 모아서 조직화해 주어야 설득력 있고 일관된 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런데 너의 글을 보면 둘째 단락에 포함되어야 할 얘기가 셋째 단락에서 다시 제시되고,셋째 단락에 포함되어야 할 얘기가 둘째 단락에서 미리 제시되는 경우도 있으니 조직력이 제대로 생기겠느냐?” 삼장 선생의 설명에 사오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글쓰기에서 단락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단락 개념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와 단락 개념이 없이 막연하게 전체 주제만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그 결과는 천양지차임을 명심하려무나.축구에서만 조직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글쓰기에서도 조직력이 중요한데,글에서의 조직력은 단락을 얼마나 제대로 구성했는지 여부에 달린 거란다.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도록 하려무나.” 4.삼장 선생 핵심을 찌르다 일반적으로 본문을 구성하는 단락을 일반 단락이라고 한다.일반 단락은 그 형식과 내용이 엄격히 규정되어 있는 글의 중간 조직체로서,항상 하나의 소주제문과 여러 개의 뒷받침 문장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법이다.물론 소주제문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단다.제일 앞에 있으면 두괄식 단락이 되는 것이고,제일 뒤에 주제문이 나오면 미괄식,제일 앞과 뒤에 나오면 양괄식,중간에 나오면 중괄식,생략되면 무괄식 단락이 된다.일반적으로 중괄식과 무괄식은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괄식,미괄식,양괄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단다.특히 논술 답안에서는 두괄식이나 양괄식을 권장하고 싶구나.다음의 예를 읽어 보려무나. 하지만 사이버 공간이 언제나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1)정신을 위한 공간이면 정신을 편안하게 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사이버 공간은 오히려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든다.그 예가 급속도로 늘어가는 음란,폭력 사이트이다.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 사이트도 정신적인 편안함을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2)이 뿐만 아니라 익명성을 이용한 특정 인물의 비방,국가기밀 등 중요한 정보에 대한 해킹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3)그리고 사이버 공간은 물질적인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아바타라는 것은 실제 돈을 갖고 인터넷상의 자신을 꾸미는 것인데 그 정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리니지라는 게임에서는 몇 십만 원짜리 무기와 장식품이 순식간에 다 팔리고 고액에 재거래되기까지 한다.이와 같은 문제점이 있는 한 글쓴이가 주장한 사이버 공간의 유용성은 100%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2004년 이화여대 논술 모의고사 우수 답안 중에서) 윗글은 우수 답안으로 예시한 답안의 본론 중 한 단락이다.‘사이버 공간이 언제나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소주제를 제시하고,이 소주제문을 ‘(1)정신의 황폐화,(2)익명성 악용,해킹 등의 여러 문제,(3)물질 세계의 문제 상존’의 세 가지 내용으로 뒷받침하고 있고,마지막에서 다시 소주제문을 재강조한 양괄식 단락이란다.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본론인 일반 단락이 갖춰야 할 형식과 내용을 어느 정도는 잘 갖춘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나은 답안이 되려면 더욱 치밀한 단락 구성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위의 본론의 경우 (1),(3)의 내용은 예시를 들면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지만 (2)의 내용은 한 줄로 끝내고 만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2)의 경우에도 자세히 예시를 하거나,그냥 한 줄로 제시하는 것으로 충분한 부수적인 내용이면 제일 마지막으로 위치를 바꾸어서 (1)-(3)-(2) 정도로 구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또한 일부분에서 문장 구성이나 연결이 어색한 경우들도 눈에 띄는데,그런 사소하게 생각되는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사오정아! 네 답안의 가장 큰 문제는 위와 같은 단락에 ‘사이버 공간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셈이다.읽는 사람이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겠지? 다른 서술 내용들이 사이버 공간이 늘 유용한 것은 아니라는 목표를 향하고 있는데,‘사이버 공간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끼어 있으면 조직력이 와해될 수밖에 없는 법이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다음주에는 ‘결론 쓰기’에 대한 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논술 비타민]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

    제시문(가)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 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 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가)와 (나)의 지문(지난 6월29일자와 동일)을 읽고 사이버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 1.사오정 고민하다 ‘아,참!” TV 축구중계를 보던 사오정은 화들짝 놀랐다.축구에 정신이 팔려 과제를 깜빡 잊은 것이다.부랴부랴 논술 답안을 고친 사오정은 황급히 삼장 선생에게로 갔다.“죄송합니다.축구를 보다가 그만….” “축구? 무슨 축구?” 저팔계가 물었다.“오늘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A매치가 있는 날이잖아.” “그래.결과는 어떻게 되었느냐?” “당연히 우리가 이기고 있죠.상대팀이 개인기는 좋은데,우리 조직력을 당해내지 못하더라고요.” 사오정은 마치 자기가 선수라도 된 듯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래? 참 잘 됐구나.그건 그렇고 숙제는 했느냐?” 사오정은 고친 논술 답안을 내밀었다.내용을 유심히 살피던 삼장 선생은 “서론은 지난번에 가르쳐준 대로 잘 고쳤구나.그런데 본론이 문제구나.한국 축구를 본받아야겠다.저팔계의 것과 비교해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 보렴.” 2.저팔계 도움말 주다 ‘한국 축구를 본받으라고? 무슨 소리지? 대충 내용은 비슷한 거 같은데….’사오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근데 내용이 좀 정리가 덜 된 느낌이 들어” 저팔계가 한마디 거들었다.“그래? 하긴 어떤 때는 내용이 정리가 잘 되고 어떤 때는 잘 안되고 그렇더라고….” “너,혹시 본론 쓸 때 단락 개념 없이 쓰는 거 아니야?” “단락 개념이 뭐야? 대충 글이 길어지거나 내용이 바뀌는 것 같은 부분에서 나눠주면 되는 거 아니야?” 사오정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큰일 날 소리! 단락은 대충대충 구성하면 안돼.형식과 내용이 엄격히 규정돼 있는 개념이야.” “어떻게든 할 얘기를 다 하면 되는 거 아냐?” 5.사오정 드디어 깨닫다 사오정은 단락이 단순히 글이 길어지면 대충 나누는 그런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축구만 조직력이 중요한 게 아니군요.글쓰기에서도 조직력이 중요하네요.” 사오정은 시야가 훤해진 느낌이 들었다. 3.논달선생 삼장 꾸짖다 “그래,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 밖에서 들어온 삼장 선생이 물었다.둘은 단락 전개가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삼장 선생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제대로 짚었구나.왜 내가 너희들에게 문제를 스스로 찾아보라고 하는지 아느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야만 고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이번 답안은 할 얘기들이 모두 제시됐지만 정리가 제대로 안돼 있어서 문제다.아까 한국 축구팀이 어떻게 해서 이겼다고 했지?” “조직력이 뛰어나서….” 삼장 선생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사오정은 잠시 당황했다.“그래! 조직력은 팀의 승리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소란다.글쓰기에서도 전체 구성이나 문장들 간의 조직력이 필요한데,네가 쓴 글에는 그게 없구나.중구난방으로 글을 쓰고 말았으니 조직력이 생기겠느냐?” ‘글의 조직력?’ 사오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군대를 예로 들어보자.병사들이 여기저기 오합지졸로 뒤섞여 있으면 대장이 ‘공격!’하고 소리쳐 봐야 대장 주변 병사들만 공격을 하고 나머지는 우왕좌왕하게 되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법이다.때문에 군대는 각자 역할을 정해주고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끼리 묶어서 중간 조직체를 구성한단다.이러한 중간 조직체들이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는 것이지.마찬가지로 글에서도 중간 조직체가 필요한데,그것이 바로 단락이란다.동일한 주제를 지향하는 내용들을 한 군데에 모아서 조직화해 주어야 설득력 있고 일관된 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런데 너의 글을 보면 둘째 단락에 포함되어야 할 얘기가 셋째 단락에서 다시 제시되고,셋째 단락에 포함되어야 할 얘기가 둘째 단락에서 미리 제시되는 경우도 있으니 조직력이 제대로 생기겠느냐?” 삼장 선생의 설명에 사오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글쓰기에서 단락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단락 개념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와 단락 개념이 없이 막연하게 전체 주제만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그 결과는 천양지차임을 명심하려무나.축구에서만 조직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글쓰기에서도 조직력이 중요한데,글에서의 조직력은 단락을 얼마나 제대로 구성했는지 여부에 달린 거란다.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도록 하려무나.” 4.삼장 선생 핵심을 찌르다 일반적으로 본문을 구성하는 단락을 일반 단락이라고 한다.일반 단락은 그 형식과 내용이 엄격히 규정되어 있는 글의 중간 조직체로서,항상 하나의 소주제문과 여러 개의 뒷받침 문장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법이다.물론 소주제문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단다.제일 앞에 있으면 두괄식 단락이 되는 것이고,제일 뒤에 주제문이 나오면 미괄식,제일 앞과 뒤에 나오면 양괄식,중간에 나오면 중괄식,생략되면 무괄식 단락이 된다.일반적으로 중괄식과 무괄식은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괄식,미괄식,양괄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단다.특히 논술 답안에서는 두괄식이나 양괄식을 권장하고 싶구나.다음의 예를 읽어 보려무나. 하지만 사이버 공간이 언제나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1)정신을 위한 공간이면 정신을 편안하게 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사이버 공간은 오히려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든다.그 예가 급속도로 늘어가는 음란,폭력 사이트이다.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 사이트도 정신적인 편안함을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2)이 뿐만 아니라 익명성을 이용한 특정 인물의 비방,국가기밀 등 중요한 정보에 대한 해킹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3)그리고 사이버 공간은 물질적인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아바타라는 것은 실제 돈을 갖고 인터넷상의 자신을 꾸미는 것인데 그 정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리니지라는 게임에서는 몇 십만 원짜리 무기와 장식품이 순식간에 다 팔리고 고액에 재거래되기까지 한다.이와 같은 문제점이 있는 한 글쓴이가 주장한 사이버 공간의 유용성은 100%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2004년 이화여대 논술 모의고사 우수 답안 중에서) 윗글은 우수 답안으로 예시한 답안의 본론 중 한 단락이다.‘사이버 공간이 언제나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소주제를 제시하고,이 소주제문을 ‘(1)정신의 황폐화,(2)익명성 악용,해킹 등의 여러 문제,(3)물질 세계의 문제 상존’의 세 가지 내용으로 뒷받침하고 있고,마지막에서 다시 소주제문을 재강조한 양괄식 단락이란다.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본론인 일반 단락이 갖춰야 할 형식과 내용을 어느 정도는 잘 갖춘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나은 답안이 되려면 더욱 치밀한 단락 구성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위의 본론의 경우 (1),(3)의 내용은 예시를 들면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지만 (2)의 내용은 한 줄로 끝내고 만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2)의 경우에도 자세히 예시를 하거나,그냥 한 줄로 제시하는 것으로 충분한 부수적인 내용이면 제일 마지막으로 위치를 바꾸어서 (1)-(3)-(2) 정도로 구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또한 일부분에서 문장 구성이나 연결이 어색한 경우들도 눈에 띄는데,그런 사소하게 생각되는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사오정아! 네 답안의 가장 큰 문제는 위와 같은 단락에 ‘사이버 공간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셈이다.읽는 사람이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겠지? 다른 서술 내용들이 사이버 공간이 늘 유용한 것은 아니라는 목표를 향하고 있는데,‘사이버 공간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끼어 있으면 조직력이 와해될 수밖에 없는 법이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다음주에는 ‘결론 쓰기’에 대한 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 유전자시대의 적들/존 설스턴·조지나 페리 지음

    인간유전체 프로젝트가 완성된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오늘날 생명공학에서 유전체 프로젝트는 이미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고,이른바 포스트-게놈 계획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도 오래이다.그런데 왜 다시 인간유전체 프로젝트를 둘러싼 과학자,정치가,기업가들의 암투가 문제인가? 이 책은 철 지난 논의를 공연히 되풀이하려는 것이 아닌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이 책은 인간유전체 프로젝트를 둘러싼 정치야말로 우리 시대의 과학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단면임을 제시하고 있다.그 까닭은 오늘의 과학이 지금도 인간유전체 프로젝트의 연장선 위에 있고,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과학,특히 생명공학은 날로 그 규정력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한마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인간유전체 프로젝트의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무엇을 문제로 삼는가? 우선 이 책을 집필한 두 사람중 실질적인 제1저자인 존 설스턴은 영국의 분자생물학자로 영국에서 의학과 생물학 분야에 가장 많은 연구기금을 투자하는 비영리 단체인 ‘웰컴 트러스트’와 영국의학연구협회(MCR)가 1993년에 공동으로 설립한 생어 센터의 소장을 맡은 인물이다. 이 센터는 인간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국제 컨소시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따라서 저자는 이 프로젝트의 당사자로서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고,프로젝트 수행에서 대다수를 차지했던 미국인이 아니라 영국인이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객관적으로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였다. 설스턴의 눈을 빌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몇가지 새로운 특징이 대두되었음을 살펴볼 수 있다.하나는 1990년에 공식적으로 발족한 인간유전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전통적인 과학의 이미지가 크게 바뀌었다는 사실이다.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인간유전체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거대과학의 사례이다.거대과학의 가장 큰 특징은 연구의 목표를 설정하고 주제를 잡는 주체가 과학자 개인이 아니라 국가나 자본과 같은 거대조직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마치 일벌처럼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 부분으로 전락하게 된다.자연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개인 연구자들이 주도하던 연구관행은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셈이다. 또한 유전체 프로젝트에서 처음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과학자들 사이의 ‘경쟁’이다.흥미로운 것은 국제적인 컨소시엄에 속해 있던 크레이그 벤터라는 과학자가 따로 독립해서 셀레라 게노믹스라는 회사를 만들었고,이후 국제 컨소시엄이 일개 사기업과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 벌어졌다는 점이다.크레이그 벤터는 10분의1의 비용으로 목표 시한을 훨씬 앞당겨 염기분석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자극적인 발표를 했고,이후 양 진영 사이에서 치열한 시한 앞당기기 경쟁이 벌어졌다.이것은 전통적인 과학연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과도한 경쟁은 분석 결과의 신뢰성에 대해 많은 의문을 낳았다. 세 번째 특징은 과학의 사유화와 상업화이다.셀레라 게노믹스는 분석이 끝난 후,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상업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서 큰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이후 유전체와 그 정보는 특정 집단에 의해 독점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유산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기는 했지만.이미 생물 특허와 일부 유전자에 대한 특허가 허용되는 추세 속에서 그동안 공공재로 간주되어온 과학연구는 빠른 속도로 사유화되고 있다.저자들은 특히 이 대목에서 유전정보가 일부 국가나 다국적 기업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과학지식의 사유화와 상업화가 결국 “모두에 대한 위협”인 것이다.1만 8000원. 김동광(고려대 강사·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소장)˝
  • [나눔세상] 필리핀 오지서 5년째 의료·시설지원 중앙대봉사단에

    커다란 타월도 소용없었다.가만히 있어도 줄줄 흐르는 땀은 펌프 주변의 돌위에 비처럼 후두둑 떨어졌다. 그러나 조용태(26·경제 2년)씨 등 봉사단 용수팀원들이 누구 하나 공동우물에 펌프를 설치하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공동우물도 2㎞나 떨어졌습니다.이곳 주민들이 느끼는 물의 소중함은 한국과 다릅니다.아예 여기에 뼈를 묻고 갈 겁니다.(웃음)” 중앙대 해외자원봉사단(단장 백우진 생화학과 교수)이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7일까지 무료진료 등 필리핀 시골마을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로 5년째.그동안 무료진료를 받은 주민들만도 1만명에 달한다. 26일 첫 봉사지는 세부섬 론다 지역의 랑잉마을.25일 현지에 도착해 열대야 속에서 밤잠을 설친 단원들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봉사활동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학생대표 오승환(25·경영 3년)씨는 “한국과는 느끼는 절박함의 정도가 다르다.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곳 초등학교에 임시진료소를 설치한 임호경 소아과 교수 등 의료봉사팀들도 몰려드는 환자에 “밥 먹을 시간조차 아깝다.환자 한 명이라도 더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필동병원 외과의사 박준석(31)씨는 “첫 날 180여명,둘째날 340여명 등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의 환자가 찾아왔다.”면서 “약간의 위생상식과 기본의약품만 있어도 완치됐을 환자가 많은데….”라고 안타까워했다. 학교 공터에서는 태권도팀과 사물놀이팀,어린이지도팀 등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한국문화 전파에 여념이 없었다. 손뼉을 치며 태권도 이단옆차기 등을 관람하던 1학년 카스텔리오(9)양은 “동작이 커서 멋지다.”며 즐거워했고,교사 에스트레일리아 마가초(64·여)는 “(사물놀이의) 리듬이 낯설지 않다.아이들에게 즐거운 경험이 된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필리핀 보이스카우트의 호세 리잘(42) 사무총장은 “중앙대 봉사단의 활동은 필리핀 사람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형제국 사람들의 우정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백우진 단장은 “도착한 다음날,론다 주민 100여명이 ‘깜짝선물’로 환영 공연을 열어주는 등 우리는 언제나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아간다.”면서 “학생들이 ‘서로 나눔’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가치있는 소득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글 사진 론다(필리핀)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아는 여자’ 25일 개봉-웃기는 ‘3개월 시한부 삶’

    진지한 표정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언의 재주에 더욱 무게가 실리곤 한다.25일 개봉하는 ‘아는 여자’(제작 필름있수다)도 그런 차원에서 묘미를 전달하는 영화다. 말 비틀기,동문서답,역설적 해설 등으로 허를 찌르는 웃음을 빚는 데 능숙한 장진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특유의 장기를 맘껏 발휘한다.거기에 순애보를 통해서 되돌아보게 하는 ‘사랑에 대한 단상’이라는 잔잔한 감동을 얹어 영화의 매력을 높인다. 이야기의 얼개는 간단하다.고교시절 인기 정상의 투수였지만 지금은 프로야구 2군에 소속된 별 볼일 없는 선수인 동치성(정재영).하필이면 실연당한 날 엎친데 덮친 격으로 ‘3개월 시한부 생명’ 판정을 받는다.혼돈에 빠진 그에게 다가온 여자는 치성의 집에서 “39발자국 더 가면 나오는 집”에 사는 한이연(이나영).어릴 적부터 치성을 짝사랑해 왔다.영화는 시한부 생명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방황하는 치성이 잇따라 벌이는 해프닝에 그를 “영리하거나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착한 사람”이라며 쳐다보고 사는 이연의 순박한 감정이 포개진다. 이 단순한 사연을 흥미롭게 끌고 가는 장치는 영화 전반에 스민 장진 감독 특유의 탁월한 유머 감각이다.장 감독은 자유로운 발랄함과 능청스러움으로 영화 곳곳에 ‘웃음 지뢰’를 심어 놓았다. 웃음의 원천은 ‘3개월 시한부’라는 상황 설정.9인조 은행강도를 만나도 눈썹하나 까딱 않는 그는 “니들이 야구단이냐.”며 “니들은 살려고 강도짓을 하지만 나는 죽으려고 돈을 빌린다.”며 되레 덤빈다.생애 첫 완봉승 게임을 눈앞에 두고도 야구공을 관중석으로 던지는 기행 역시 죽기 전 모든 것을 시험하려는 심리에서 나온다. 물론 지나친 면도 있다.장물아비로 몰린 치성의 집에 들른 이연이 신분을 묻는 형사에게 “아는 여잔데요.”라고 대답하는 것이며 “그럼 나는 모르는 형사인가?”라는 식의 언어 유희의 남발.그리고 수다에 가까운 지나친 말장난,과다한 ‘들고 찍기’기법은 영화속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그렇다고 이 흠이 ‘아는 여자’를 보는 재미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그만큼 ‘장진식 유머’를 뿜어내는 대사는 싱싱하다.몸 망가뜨리기, 배설물 이용 같은 엽기 코드에 기대지 않고서도 웃음의 결을 잘 살려냈다. 멜로나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유머를 받쳐주는 장점도 여전하다.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 속 인물의 말을 인용하면서 모자이크로 모은 ‘사랑에 대한 단상’은 지나친 비틀기로 흩어진 마음을 추스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지난해 ‘실미도’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정재영은 모자라 보일 만큼 순박한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하면서 연기 폭을 넓혔다.다양한 감정 선을 자연스러우면서도 생생하게 발산하는 이나영의 영글어가는 연기를 보는 것도 재미중 하나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흐르는 강물처럼…플라이낚시

    강물 속에 몸을 담그고 초록색 나무와 맑은 계곡물,그리고 그 속에 사는 물고기들의 숨소리를 느끼며 대화를 나눈다.‘플라이낚시’란 모조 미끼를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스포츠 피싱으로 줄을 돌려서 날리기 때문에 플라이(fly)라는 이름이 붙었다. 플라이 낚시는 자연과 내가 하나됨을 느끼게 해준다.한번만 해보면 다음 휴일을 기다리게 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영국에서는 승마,춤과 함께 플라이낚시가 신사가 갖추어야 할 3대 덕목으로 꼽힌다.국내에서도 플라이낚시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평범한 낚시가 아니다.좀 특별한 여가생활을 즐기고 싶은,남들과 똑같은 삶이 싫다는 사람이라면 플라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앞뒤로 리듬을 타며 낚싯대를 흔들자 푸른색 낚싯줄이 아름다운 선을 그리며 허공에 굽이친다.목표를 향해 줄을 던지자 솜털 모양의 인조 미끼가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 위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이것이 플라이낚시의 캐스팅(낚싯줄을 강물로 날려보내는 행위)을 하는 장면이다.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의 포스터가 생각났다.아름다운 몬태나 협곡에서 장로교 목사였던 아버지가 아들인 폴(브래드 피트)과 노먼(크레이그 셰퍼)에게 낚시를 가르쳐주며 인생의 아름다움과 슬픔,고독 등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가게 하는 영화였다.이제서야 아들에게 플라이낚시를 가르친 이유가 마음에 와닿았다.‘머리’로 다 아는 자연의 진리와 섭리를 ‘몸’으로 느끼고 하나가 되어보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지난 10일 플라이낚시 동호회 ‘좋은 친구들’의 회원들과 인제 내린천으로 출조에 나섰다. 오전에 서울에서 출발했지만 내린천 상류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3시가 넘었다.길은 멀미가 날 정도로 꼬불꼬불 끝도 없었다.포장길이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버스에서 내리자 팔 벌려 기다리는 내린천의 아름다움에 멀미는 사라졌다.분재를 해놓은 듯한 계곡들이 계속 이어졌다.열목어는 1급수에서만 산다고 하더니 정말 물 좋고 산 좋은 곳에 사는 물고기가 부러울 정도였다. 여기는 ‘열목어’가 많이 나온다.우리는 열목어를 천연기념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정암사와 경북 봉화군에 있는 봉화 석포면의 열목어 서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그곳에서는 잡지 못한다.하지만 강원도 내린천이나 금강 지수리 등 다른 곳에서는 가능하다. 회원들의 도움으로 웨이더(가슴까지 올라오는 특수바지장화)를 입고 계곡으로 들어가려하는데 박원범(68·약사)씨가 “한 기자,벌써 물에 들어가면 어떻게 해.물 온도,벌레들의 움직임,미끼 선택을 하고 가야지.”하며 불러세운다.“지금은 물의 수온이 16도야.내린천에 사는 열목어들은 냉수어종이라 물 온도가 낮아야만 활동이 활발해.지금은 손맛 보기가 쉽지 않겠는걸.” 그의 설교는 이어졌다. “좀 큰 미끼를 골라야겠어.그래야 놈들이 움직일 것 같아.”하며 훅 박스(모조 미끼를 모아놓은 상자)를 열더니 하루살이 성충 모양의 ‘메이프라이’와 날도래의 성충을 흉내낸 ‘캐디스’를 꺼낸다. 옆에 있던 한성호(30·음악인)씨가 한마디 거들었다.“플라이 낚시는 단순히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닙니다.계절에 따른 계곡의 변화,물고기의 습성,강 벌레들의 종류,움직임 등을 공부하지 않으면 절대로 손맛을 볼 수 없습니다.” 진정한 ‘꾼’이라면 생태학자를 능가할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박씨는 ‘물고기들이 내 미끼는 왜 안 무나.어떻게 하면 놈들을 속일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에 90년부터 플라이를 시작했다.“철저한 머리싸움입니다.저기 바위 뒤에 숨어 있는 놈이 내 미끼를 물게끔 만드는 것이 플라이의 재미입니다.” ‘그렇구나.자연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물고기들에 대한 연구 없이는 모조 미끼로 놈들을 속일 수 없구나.그래서 낚시의 마지막 과정이 바로 ‘플라이’라고 이야기하는구나.’ 기초학습을 마무리하고 회원 3명과 드디어 강물에 몸을 담갔다.시원함과 상쾌함에 몸의 세포가 하나씩 살아나는 것 같았다.영화에서 본 것처럼 앞뒤로 낚싯대를 흔들다 강 안쪽으로 줄을 날렸다.그런데 플라이 훅(인조 미끼)이 날아가지 않고 줄이 엉켰다.창피한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한번 시도했다.‘이번에는 좀 세게 흔들었다 던져야지.’ 속으로 생각했다.이번에는 아예 플라이 훅이 내 어깨에 걸려 줄이 목에 감겼다.“저기요,이것 좀 풀어주세요.”하고 도움을 청하자 협회 사무장 이석훈(41작가)씨가 “대어를 낚으셨네요.”하고 웃으며 다가왔다. 줄이 너무 엉켜 낚싯줄 끝부분을 클리퍼로 잘라내야만 했다.“어차피 하루만에 캐스팅을 한다는 것은 무리예요.보통 1∼2개월은 연습을 해야 제대로 할 수 있어요.”라며 “물 밖에서 캐스팅 연습이나 하세요.”라고 말하며 ‘초짜’ 낚시꾼을 강에서 ‘뽑아냈다’. 그 순간 앞에 있던 오재선(40·건축설계사)씨의 낚싯대가 휘청했다.재빠른 손놀림으로 릴을 감았다.족히 20㎝가 넘어 보이는 열목어였다.“우∼와 힘 좋네.”하며 바늘을 빼더니 바로 놓아주는 것이 아닌가.속으로 ‘저거 회 떠먹으면 죽이겠는데 왜 놓아주지.’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볼멘소리를 했다.“아니 바로 놓아줄 거면 뭐 하러 잡아요.” 오씨의 답은 명쾌했다.“진정한 플라이꾼은 물고기를 잡으러 오지 않고 ‘만나러’ 옵니다.플라이 낚시에는 ‘캐치 앤드 릴리스’라는 미덕이 있어요.손맛만 보고 자연으로 바로 보내주지요.” 플라이낚시는 친환경적인 스포츠 피싱이다.인조 미끼를 쓰기 때문에 강이 더럽혀지지도 않고,어족자원을 보호하기위해 철저하게 잡은 고기는 돌려보내주는 정신,그것이 여느 낚시와는 달라보였다. 이씨는 “우리의 계곡에는 투망과 배터리 등 무분별한 포획으로 고기의 씨가 마르고 있습니다.또한 낚시인들이 남기고 간 각종 쓰레기로 낚시터 주변 환경이 망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외국처럼 하루빨리 ‘낚시면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휴지 한 조각 남기지 않고 ‘저녁장’(해질녘이면 물고기들이 활동성이 강해져 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다는 뜻의 은어)을 보러 인제 합강으로 향했다. ●가볼만한 플라이낚시터 플라이낚시는 계곡·강 등 물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다.그러나 물의 온도가 8∼14℃가 적당하고 먹이가 풍부하고 포말이 많이 발생해 산소량이 많은 곳이 좋다.플라이낚시를 즐기기 좋은 포인트 4곳을 소개한다. 삼척 덕풍계곡 응봉산(998m),중봉산(739m),삿갓대(1119m) 등 3개의 고산준봉들이 협곡을 이루고 있는 첩첩산중 오지다.1급수보다 더 맑은 특급수가 흐르는 이곳 계곡이 국내 최고의 플라이낚시터다.그러나 2002년 태풍 루사의 피해로 계곡이 망가져 휴장하고 있는 상태로 올 하반기에 다시 개장한다. 정식개장 때까지는 특별한 통제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반기부터는 회원에 가입을 해야만 계곡에서 낚시를 할 수 있다.회비는 정회원의 경우 10만원(유효기간 3년),준회원은 5만원(1년),일반회원은 2만원(1개월)을 내야 회원자격을 가지게 된다.낚시는 플라이낚시 외 어떤 방식의 낚시도 허용되지 않는다.회원가입에 관한 문의는 삼척시 관광개발과(033)570-3543,www.samcheok.go.kr. 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삼척까지 간 다음,국도로 다시 원덕에 도착한 후 태백시 통리로 향하는 지방도 416번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한계령 오색천 한계령을 동쪽으로 넘어 국립공원 경계를 막 벗어난 물레방아 휴게소 앞부터 낚시가 허용된다.휴게소부터 약 8㎞ 구간에 놓인 3개씩의 보와 다리 주변이 포인트.휴게소에서 백암리까지는 산천어,하류쪽은 송어가 많이 나온다. 홍천강 마곡·모곡 홍천강의 모곡(한덕)과 마곡 유원지는 ‘강의 폭군’이라 불리는 ‘끄리’가 많이 나와 유명하다.서울에서 1시간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주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의 휴양지로도 적합한 곳이다. 가는 길은 서울에서 춘천방면 46번 경춘국도로 가다가 대성리를 지나 신청평대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홍천방면 37번 국도이다.이 도로를 따라 약 10㎞ 가면 신천리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측의 86번도로를 타고 13㎞ 정도 가면 모곡초등교를 지나 모곡교에 다다른다.이곳 모곡교에서 강 건너편이 마곡유원지다.미곡유원지는 모곡유원지에 들어가기 약 2㎞ 직전 좌측에 밤벌유원지 이정표 방향으로 들어가다 보면 푯말이 보인다. 금강 지수리 지수리는 충남 옥천군 안남면에 있으며 대청댐의 상류이다.예전에는 쏘가리 터로 유명했으나 요즘에는 ‘끄리’가 많이 나온다.충청권에서 플라이 낚시를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곳 중 하나다.가는 길은 경부 고속도로 옥천 IC에서 보은 방면으로 가다가 인포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안남으로 진입한다.안남면 안남 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지수리로 갈 수 있다. ●초보용 장비 플라이낚시의 장비와 복장은 좀 특별하다.제대로 갖추려면 만만찮은 비용이 들지만 초보자용 장비는 30만∼50만원이면 무난히 구입할 수 있다. 전문숍이나 동우회에 들러 전문가급 선배의 조언을 듣는 것이 필수다. 장비는 크게 낚싯대·릴·줄·미끼와 바지장화 정도로 나뉜다. 초보자용으로 낚싯대는 7만∼12만원,릴은 2만 5000∼7만원이다. 낚싯대와 릴은 국산이 있지만 줄은 전량 수입품이다.줄은 여러가지인데,보통 물 위에 완전히 뜨는 ‘플로팅 타입’을 주로 사용한다.플로팅 타입에는 루프(캐스팅할 때 그려지는 곡선)가 아름다운 ‘DT’와 끝이 화살촉처럼 생겨 멀리 날아가는 ‘WF’(웨이트 포웨드)가 가장 많이 쓰인다.가격은 4만∼8만원선. 미끼는 초보자의 경우 타잉(바늘과 털 가위 등이 구비된 키트를 구입하여 만드는 것)을 하기보다는 전문숍에서 하나에 2000∼3000원 정도 하는 것을 사서 쓰는 것이 좋다. 주로 계류에서 낚시를 하기 때문에 계류화와 웨이더(가슴까지 올라오는 바지장화)가 중요하다.각각 1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낚시재킷,편광안경,부력제 등 나머지 장비들은 필요에 따라 구입하면 된다. ●어떻게 배울까 플라이낚시 전문숍이 온·오프라인에 많다.하지만 직접 방문해서 전문가에게 교육받고 인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판교에 있는 ‘앵글러스리버’는 초보자용 장비부터 200만원이 넘는 낚싯대까지 갖추고 있고 주인이 친절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www.ezfly.co.kr,(031)715-7555. 인터넷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플라이동우회로는 ‘좋은 친구들’이 유명하다.20년이 넘는 꾼부터 초보까지 회원층이 다양해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www.fly.or.kr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흐르는 강물처럼…플라이낚시

    흐르는 강물처럼…플라이낚시

    강물 속에 몸을 담그고 초록색 나무와 맑은 계곡물,그리고 그 속에 사는 물고기들의 숨소리를 느끼며 대화를 나눈다.‘플라이낚시’란 모조 미끼를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스포츠 피싱으로 줄을 돌려서 날리기 때문에 플라이(fly)라는 이름이 붙었다. 플라이 낚시는 자연과 내가 하나됨을 느끼게 해준다.한번만 해보면 다음 휴일을 기다리게 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영국에서는 승마,춤과 함께 플라이낚시가 신사가 갖추어야 할 3대 덕목으로 꼽힌다.국내에서도 플라이낚시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평범한 낚시가 아니다.좀 특별한 여가생활을 즐기고 싶은,남들과 똑같은 삶이 싫다는 사람이라면 플라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앞뒤로 리듬을 타며 낚싯대를 흔들자 푸른색 낚싯줄이 아름다운 선을 그리며 허공에 굽이친다.목표를 향해 줄을 던지자 솜털 모양의 인조 미끼가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 위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이것이 플라이낚시의 캐스팅(낚싯줄을 강물로 날려보내는 행위)을 하는 장면이다.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의 포스터가 생각났다.아름다운 몬태나 협곡에서 장로교 목사였던 아버지가 아들인 폴(브래드 피트)과 노먼(크레이그 셰퍼)에게 낚시를 가르쳐주며 인생의 아름다움과 슬픔,고독 등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가게 하는 영화였다.이제서야 아들에게 플라이낚시를 가르친 이유가 마음에 와닿았다.‘머리’로 다 아는 자연의 진리와 섭리를 ‘몸’으로 느끼고 하나가 되어보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지난 10일 플라이낚시 동호회 ‘좋은 친구들’의 회원들과 인제 내린천으로 출조에 나섰다. 오전에 서울에서 출발했지만 내린천 상류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3시가 넘었다.길은 멀미가 날 정도로 꼬불꼬불 끝도 없었다.포장길이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버스에서 내리자 팔 벌려 기다리는 내린천의 아름다움에 멀미는 사라졌다.분재를 해놓은 듯한 계곡들이 계속 이어졌다.열목어는 1급수에서만 산다고 하더니 정말 물 좋고 산 좋은 곳에 사는 물고기가 부러울 정도였다. 여기는 ‘열목어’가 많이 나온다.우리는 열목어를 천연기념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정암사와 경북 봉화군에 있는 봉화 석포면의 열목어 서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그곳에서는 잡지 못한다.하지만 강원도 내린천이나 금강 지수리 등 다른 곳에서는 가능하다. 회원들의 도움으로 웨이더(가슴까지 올라오는 특수바지장화)를 입고 계곡으로 들어가려하는데 박원범(68·약사)씨가 “한 기자,벌써 물에 들어가면 어떻게 해.물 온도,벌레들의 움직임,미끼 선택을 하고 가야지.”하며 불러세운다.“지금은 물의 수온이 16도야.내린천에 사는 열목어들은 냉수어종이라 물 온도가 낮아야만 활동이 활발해.지금은 손맛 보기가 쉽지 않겠는걸.” 그의 설교는 이어졌다. “좀 큰 미끼를 골라야겠어.그래야 놈들이 움직일 것 같아.”하며 훅 박스(모조 미끼를 모아놓은 상자)를 열더니 하루살이 성충 모양의 ‘메이프라이’와 날도래의 성충을 흉내낸 ‘캐디스’를 꺼낸다. 옆에 있던 한성호(30·음악인)씨가 한마디 거들었다.“플라이 낚시는 단순히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닙니다.계절에 따른 계곡의 변화,물고기의 습성,강 벌레들의 종류,움직임 등을 공부하지 않으면 절대로 손맛을 볼 수 없습니다.” 진정한 ‘꾼’이라면 생태학자를 능가할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박씨는 ‘물고기들이 내 미끼는 왜 안 무나.어떻게 하면 놈들을 속일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에 90년부터 플라이를 시작했다.“철저한 머리싸움입니다.저기 바위 뒤에 숨어 있는 놈이 내 미끼를 물게끔 만드는 것이 플라이의 재미입니다.” ‘그렇구나.자연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물고기들에 대한 연구 없이는 모조 미끼로 놈들을 속일 수 없구나.그래서 낚시의 마지막 과정이 바로 ‘플라이’라고 이야기하는구나.’ 기초학습을 마무리하고 회원 3명과 드디어 강물에 몸을 담갔다.시원함과 상쾌함에 몸의 세포가 하나씩 살아나는 것 같았다.영화에서 본 것처럼 앞뒤로 낚싯대를 흔들다 강 안쪽으로 줄을 날렸다.그런데 플라이 훅(인조 미끼)이 날아가지 않고 줄이 엉켰다.창피한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한번 시도했다.‘이번에는 좀 세게 흔들었다 던져야지.’ 속으로 생각했다.이번에는 아예 플라이 훅이 내 어깨에 걸려 줄이 목에 감겼다.“저기요,이것 좀 풀어주세요.”하고 도움을 청하자 협회 사무장 이석훈(41작가)씨가 “대어를 낚으셨네요.”하고 웃으며 다가왔다. 줄이 너무 엉켜 낚싯줄 끝부분을 클리퍼로 잘라내야만 했다.“어차피 하루만에 캐스팅을 한다는 것은 무리예요.보통 1∼2개월은 연습을 해야 제대로 할 수 있어요.”라며 “물 밖에서 캐스팅 연습이나 하세요.”라고 말하며 ‘초짜’ 낚시꾼을 강에서 ‘뽑아냈다’. 그 순간 앞에 있던 오재선(40·건축설계사)씨의 낚싯대가 휘청했다.재빠른 손놀림으로 릴을 감았다.족히 20㎝가 넘어 보이는 열목어였다.“우∼와 힘 좋네.”하며 바늘을 빼더니 바로 놓아주는 것이 아닌가.속으로 ‘저거 회 떠먹으면 죽이겠는데 왜 놓아주지.’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볼멘소리를 했다.“아니 바로 놓아줄 거면 뭐 하러 잡아요.” 오씨의 답은 명쾌했다.“진정한 플라이꾼은 물고기를 잡으러 오지 않고 ‘만나러’ 옵니다.플라이 낚시에는 ‘캐치 앤드 릴리스’라는 미덕이 있어요.손맛만 보고 자연으로 바로 보내주지요.” 플라이낚시는 친환경적인 스포츠 피싱이다.인조 미끼를 쓰기 때문에 강이 더럽혀지지도 않고,어족자원을 보호하기위해 철저하게 잡은 고기는 돌려보내주는 정신,그것이 여느 낚시와는 달라보였다. 이씨는 “우리의 계곡에는 투망과 배터리 등 무분별한 포획으로 고기의 씨가 마르고 있습니다.또한 낚시인들이 남기고 간 각종 쓰레기로 낚시터 주변 환경이 망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외국처럼 하루빨리 ‘낚시면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휴지 한 조각 남기지 않고 ‘저녁장’(해질녘이면 물고기들이 활동성이 강해져 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다는 뜻의 은어)을 보러 인제 합강으로 향했다. ●가볼만한 플라이낚시터 플라이낚시는 계곡·강 등 물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다.그러나 물의 온도가 8∼14℃가 적당하고 먹이가 풍부하고 포말이 많이 발생해 산소량이 많은 곳이 좋다.플라이낚시를 즐기기 좋은 포인트 4곳을 소개한다. 삼척 덕풍계곡 응봉산(998m),중봉산(739m),삿갓대(1119m) 등 3개의 고산준봉들이 협곡을 이루고 있는 첩첩산중 오지다.1급수보다 더 맑은 특급수가 흐르는 이곳 계곡이 국내 최고의 플라이낚시터다.그러나 2002년 태풍 루사의 피해로 계곡이 망가져 휴장하고 있는 상태로 올 하반기에 다시 개장한다. 정식개장 때까지는 특별한 통제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반기부터는 회원에 가입을 해야만 계곡에서 낚시를 할 수 있다.회비는 정회원의 경우 10만원(유효기간 3년),준회원은 5만원(1년),일반회원은 2만원(1개월)을 내야 회원자격을 가지게 된다.낚시는 플라이낚시 외 어떤 방식의 낚시도 허용되지 않는다.회원가입에 관한 문의는 삼척시 관광개발과(033)570-3543,www.samcheok.go.kr. 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삼척까지 간 다음,국도로 다시 원덕에 도착한 후 태백시 통리로 향하는 지방도 416번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한계령 오색천 한계령을 동쪽으로 넘어 국립공원 경계를 막 벗어난 물레방아 휴게소 앞부터 낚시가 허용된다.휴게소부터 약 8㎞ 구간에 놓인 3개씩의 보와 다리 주변이 포인트.휴게소에서 백암리까지는 산천어,하류쪽은 송어가 많이 나온다. 홍천강 마곡·모곡 홍천강의 모곡(한덕)과 마곡 유원지는 ‘강의 폭군’이라 불리는 ‘끄리’가 많이 나와 유명하다.서울에서 1시간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주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의 휴양지로도 적합한 곳이다. 가는 길은 서울에서 춘천방면 46번 경춘국도로 가다가 대성리를 지나 신청평대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홍천방면 37번 국도이다.이 도로를 따라 약 10㎞ 가면 신천리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측의 86번도로를 타고 13㎞ 정도 가면 모곡초등교를 지나 모곡교에 다다른다.이곳 모곡교에서 강 건너편이 마곡유원지다.미곡유원지는 모곡유원지에 들어가기 약 2㎞ 직전 좌측에 밤벌유원지 이정표 방향으로 들어가다 보면 푯말이 보인다. 금강 지수리 지수리는 충남 옥천군 안남면에 있으며 대청댐의 상류이다.예전에는 쏘가리 터로 유명했으나 요즘에는 ‘끄리’가 많이 나온다.충청권에서 플라이 낚시를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곳 중 하나다.가는 길은 경부 고속도로 옥천 IC에서 보은 방면으로 가다가 인포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안남으로 진입한다.안남면 안남 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지수리로 갈 수 있다. ●초보용 장비 플라이낚시의 장비와 복장은 좀 특별하다.제대로 갖추려면 만만찮은 비용이 들지만 초보자용 장비는 30만∼50만원이면 무난히 구입할 수 있다. 전문숍이나 동우회에 들러 전문가급 선배의 조언을 듣는 것이 필수다. 장비는 크게 낚싯대·릴·줄·미끼와 바지장화 정도로 나뉜다. 초보자용으로 낚싯대는 7만∼12만원,릴은 2만 5000∼7만원이다. 낚싯대와 릴은 국산이 있지만 줄은 전량 수입품이다.줄은 여러가지인데,보통 물 위에 완전히 뜨는 ‘플로팅 타입’을 주로 사용한다.플로팅 타입에는 루프(캐스팅할 때 그려지는 곡선)가 아름다운 ‘DT’와 끝이 화살촉처럼 생겨 멀리 날아가는 ‘WF’(웨이트 포웨드)가 가장 많이 쓰인다.가격은 4만∼8만원선. 미끼는 초보자의 경우 타잉(바늘과 털 가위 등이 구비된 키트를 구입하여 만드는 것)을 하기보다는 전문숍에서 하나에 2000∼3000원 정도 하는 것을 사서 쓰는 것이 좋다. 주로 계류에서 낚시를 하기 때문에 계류화와 웨이더(가슴까지 올라오는 바지장화)가 중요하다.각각 1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낚시재킷,편광안경,부력제 등 나머지 장비들은 필요에 따라 구입하면 된다. ●어떻게 배울까 플라이낚시 전문숍이 온·오프라인에 많다.하지만 직접 방문해서 전문가에게 교육받고 인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판교에 있는 ‘앵글러스리버’는 초보자용 장비부터 200만원이 넘는 낚싯대까지 갖추고 있고 주인이 친절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www.ezfly.co.kr,(031)715-7555. 인터넷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플라이동우회로는 ‘좋은 친구들’이 유명하다.20년이 넘는 꾼부터 초보까지 회원층이 다양해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www.fly.or.kr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결혼하고 싶은 여자(오후 9시55분) 신영은 취재중 돌발 상황으로 준호 어머니 환갑에 참석하지 못하고,준호는 일에 빠져있는 신영을 이해하지 못한다.신영은 일과 결혼 사이에서 고민한다.지훈은 신영에게 프러포즈를 하지만 신영은 냉담하다.한편 신영은 준호의 부모님을 찾아뵙기로 한 날,사기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사이언스+(오전 8시30분)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산업자원부의 2004년 산업기술개발사업 및 기반조성사업 시행계획을 알아본다.더불어 산업자원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성장동력의 기술개발 중점 추진방향 등을 산업자원부 임채민 국장에게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일과 사람들(오후 8시20분) ‘생생 직업속으로’ 코너에서는 친환경적 농법을 통해 청정 농산물의 성공 수확을 기원하는 농민들과 함께 한다.충청남도 논산시에서 황토한방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주시준씨와 서울 시민의 식수원인 경기도 양수리 팔당호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쌈채를 재배하는 농민 이윤재씨를 찾아간다. ●인생극장(오후 10시50분) 광나루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며 우정을 맹세하는 희정과 정옥 앞에 나타난 긴 머리의 얼굴 없는 여인과 비명소리.그 날 이후 계속해서 소녀들은 악몽을 꾸게 된다.과연 두 소녀가 본 것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악몽 같은 기억 속에 30년이 지나고,희정이는 또 다른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오픈 스튜디오(오후 4시10분) 전통 풍수(風水)를 집안 인테리어에 적용하는 ‘풍수인테리어’가 각광받고 있다.풍수지리의 측면에서 살기 좋은 아파트의 위치와 지리적 조건을 알아보고,인기를 끌고 있는 주상복합은 과연 비싼 만큼 좋은지를 알아본다.또한 내 집을 명당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테리어 노하우를 알아본다. ●아름다운 유혹(오전 9시) 정희 집까지 찾아온 성필은 세희가 일부러 재혁에게 접근한 것 같다고 정희에게 말하고,재혁을 만난 정희는 자신도 세희의 결혼을 반대한다고 말한다.민우는 부모님 앞에서 나경과 이혼하겠다 하고,정희 집에 찾아온 민우모는 기태에게 아내 단속 잘하라고 소리친다. ●환경스페셜(오후 10시) 청주 구룡산 일대,두꺼비 핵심 서식지가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택지 개발로 인해 원흥이 방죽 위에 법원과 검찰청이 들어서기로 한 것이다.두꺼비의 집단산란지는 원흥이 방죽이며,서식지는 그 주변 구룡산 일대다.두꺼비들의 산란여정과 15만마리 새끼 두꺼비들의 대이동을 밀착취재한다. ˝
  • “네덜란드 46년뒤 사라질수도”

    |본 AFP 연합|급속한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로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가 점점 더 큰 홍수의 피해를 입게 될 것이며 2050년까지 네덜란드를 비롯한 많은 섬나라들이 지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유엔의 홍수 전문가가 1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야노스 보가르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물사업국장은 독일 본에 유엔환경대학과 인류안전연구소가 개설되기 하루 전인 이날 성명을 통해 2050년까지 전세계 20억 인구가 홍수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도 전세계 인구의 6분의1인 10억명이 큰 홍수가 날 경우 피해를 입을 처지에 있으며 근본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이같은 숫자는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보가르디 국장은 “특히 작은 섬나라들이 가장 큰 위협을 받아 존망이 위태로운 지경”이라며 “홍수와 관련된 다른 사태로 네덜란드를 비롯한 일부 섬나라들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해수면 상승이 강물의 수위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현상과 해수면 상승,숲 면적 감소,인구증가로 인한 홍수 위험지역 노동자 증가 등을 꼽았다.홍수 위협에 가장 취약한 아시아는 지난 20년 동안 해마다 약 4억명이 홍수에 노출됐고 87년부터 97년까지 피해액이 1360억달러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대형 홍수 발생 횟수는 해마다 꾸준히 늘어 50년대에는 연간 6번이었으나 60년대 7번,70년대에는 8번으로 늘었다가 80년대에는 18번,90년대에는 26차례로 급증했다.˝
  • [위협받는 식탁] 15년째 신선재료 고집 “파동후 손님 늘었어요”

    ‘쓰레기 만두’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지만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의 백일홍 만두집은 오히려 손님이 늘었다.주문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오는 바람에 만두를 빚을 시간이 없을 지경이다.작은 가게지만 정직하게 상도(商道)를 지킨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선기씨 부부 비싸도 국산만 사용 주인 장선기(49)씨는 “날씨가 더워지면 비수기에 들어가지만,뜻밖에 만두파동 이후 주문이 15%나 늘었다.”면서 “우리 부부가 만들 수 있는 만두는 한정되어 있는 만큼 주문을 사절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주방일에서 배달까지 하는 장씨는 15년 전부터 백일홍 만두집을 운영하고 있다.만두와 찐빵을 만드는 비법(?)은 친구의 아버지 정창영씨로부터 전수받은 것.1995년 작고한 정씨가 65년전 만두를 빚기 시작한 이후 변함없는 맛을 내고 있다.백일홍집이 불황을 모르는 것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만두속에 들어가는 부추,당근,돼지고기 등은 그날 그날 구입한 것만 사용한다.무는 겨울에 대량 구입해 저장했다가 생무를 채썰어 사용한다.찐빵에 들어가는 팥앙금도 값싼 중국산의 유혹을 뿌리치고 3배나 비싼 국산만 고집한다.그것도 하루 팔 것만 그날그날 삶아 쓴다. 부부의 정성이 깃든 백일홍 만두는 겉은 부드러우면서 졸깃졸깃하고 속은 담백하면서 고소하다.8개 일인분이 2500원으로 값도 부담이 없다. ●맛·정성 듬뿍… 代이어 오는 손님 많아 전북도청 제2청사 뒤편 백일홍집은 새벽 5시30분이면 불이 켜진다. 장씨 부부가 만두속과 반죽을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재료준비가 끝나면 8시30분부터 부부가 함께 만두와 찐빵을 빚기 시작한다.9시쯤이면 첫 제품이 나온다.한솥에 찔 수 있는 만두와 찐빵은 겨우 50개.아침부터 주문이 들어오지만 전날 예약한 손님부터 차례차례 배달을 시작한다. 백일홍집은 장씨 부부와 두 아들이 살고 있는 방 2개가 붙어 있는 8평짜리 허름한 가게지만 전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부모님부터 대를 잇는 손님도 적지 않다.가장 주문이 밀리는 시간은 오후 3∼4시.비나 눈이 오는 날은 특히 주문이 많다. “요즘 배달을 가면 ‘이집 만두는 괜찮지요?’라는 물음이 많습니다.우리 집 만두를 한두해 드셨느냐는 말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장씨는 “작은 가게지만 맛과 품질로 전주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만두를 빚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정직하지 않은 상인은 결국 소비자로부터 버림받는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이라며 물의를 일으킨 ‘만두 동업자’들을 꼬집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위협받는 식탁] 15년째 신선재료 고집 “파동후 손님 늘었어요”

    [위협받는 식탁] 15년째 신선재료 고집 “파동후 손님 늘었어요”

    ‘쓰레기 만두’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지만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의 백일홍 만두집은 오히려 손님이 늘었다.주문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오는 바람에 만두를 빚을 시간이 없을 지경이다.작은 가게지만 정직하게 상도(商道)를 지킨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선기씨 부부 비싸도 국산만 사용 주인 장선기(49)씨는 “날씨가 더워지면 비수기에 들어가지만,뜻밖에 만두파동 이후 주문이 15%나 늘었다.”면서 “우리 부부가 만들 수 있는 만두는 한정되어 있는 만큼 주문을 사절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주방일에서 배달까지 하는 장씨는 15년 전부터 백일홍 만두집을 운영하고 있다.만두와 찐빵을 만드는 비법(?)은 친구의 아버지 정창영씨로부터 전수받은 것.1995년 작고한 정씨가 65년전 만두를 빚기 시작한 이후 변함없는 맛을 내고 있다.백일홍집이 불황을 모르는 것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만두속에 들어가는 부추,당근,돼지고기 등은 그날 그날 구입한 것만 사용한다.무는 겨울에 대량 구입해 저장했다가 생무를 채썰어 사용한다.찐빵에 들어가는 팥앙금도 값싼 중국산의 유혹을 뿌리치고 3배나 비싼 국산만 고집한다.그것도 하루 팔 것만 그날그날 삶아 쓴다. 부부의 정성이 깃든 백일홍 만두는 겉은 부드러우면서 졸깃졸깃하고 속은 담백하면서 고소하다.8개 일인분이 2500원으로 값도 부담이 없다. ●맛·정성 듬뿍… 代이어 오는 손님 많아 전북도청 제2청사 뒤편 백일홍집은 새벽 5시30분이면 불이 켜진다. 장씨 부부가 만두속과 반죽을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재료준비가 끝나면 8시30분부터 부부가 함께 만두와 찐빵을 빚기 시작한다.9시쯤이면 첫 제품이 나온다.한솥에 찔 수 있는 만두와 찐빵은 겨우 50개.아침부터 주문이 들어오지만 전날 예약한 손님부터 차례차례 배달을 시작한다. 백일홍집은 장씨 부부와 두 아들이 살고 있는 방 2개가 붙어 있는 8평짜리 허름한 가게지만 전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부모님부터 대를 잇는 손님도 적지 않다.가장 주문이 밀리는 시간은 오후 3∼4시.비나 눈이 오는 날은 특히 주문이 많다. “요즘 배달을 가면 ‘이집 만두는 괜찮지요?’라는 물음이 많습니다.우리 집 만두를 한두해 드셨느냐는 말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장씨는 “작은 가게지만 맛과 품질로 전주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만두를 빚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정직하지 않은 상인은 결국 소비자로부터 버림받는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이라며 물의를 일으킨 ‘만두 동업자’들을 꼬집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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