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물의 나라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실험성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30가구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소환장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카네코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154
  • 못생겨 천대받던 아귀?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귀한 몸!

    못생겨 천대받던 아귀?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귀한 몸!

    인천에서는 아구(표준어 아귀)를 ‘물텀벙’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인천의 어부들이 조업하다 그물에 모양이 워낙 흉측하고 살이 적은 아귀가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며 곧바로 물에 ‘텀벙’ 소리 나게 던져 버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버리기커녕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귀하고 비싼 음식으로 변해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천과 서울, 마산 등지에는 아귀 음식거리가 형성돼 있을 정도다.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귀에도 해당되는 것 같다. 아귀는 못생긴 모습과는 달리 다양한 맛을 내는 살을 가졌고 아가미, 지느러미, 알집, 간, 꼬리,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저열량·저지방·고단백 식품… 인천 ‘물텀벙’ 유명 아귀는 다소 깊은 바다에서 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잡힌다. 아귀는 몸에 비해 머리가 크고 입 주변에 살이 많다. 배의 절반가량은 내장인데 특이한 맛이 있어 버릴 게 많지 않다. 아귀는 보통 탕과 찜으로 만들어 먹는데 인천에서는 생물 아귀로 만드는 탕이 유명하고, 마산에서는 주로 말려 찜을 한다. 아귀는 저열량,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100g당 칼로리는 60㎉, 지방 함량은 0.6g, 단백질 함량은 14,4g에 달한다. 아귀는 주독을 해소하는 데 좋고 당뇨병·동맥경화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한 살에는 타우린이 풍부하고 비타민D도 다량 들어 있다. 쫄깃쫄깃한 껍질에는 비타민B2와 콜라젠이 풍부해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천의 물텀벙이 유명해진 데는 사연이 있다. 우씨(82) 할머니가 1972년 인천항에서 가까운 남구 용현동에 조그만 음식점을 차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물텀벙에 미나리와 콩나물 등을 넣고 푹 끓여 팔았는데 얼큰하면서도 담백해 부두 노동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값이 당시 다른 생선에 비해 싼 데다 국물은 진하고 시원해 소주 안주로는 그만이었다. 이 때문에 값싼 술국에 불과했던 물텀벙은 이때부터 인천의 별미로 떠올랐다. 우씨 할머니가 운영하는 ‘성진물텀벙’이 유명세를 타자 인근에 물텀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식점이 10여곳 늘어나면서 1980년대에 인천 남구에 의해 ‘물텀벙 특화음식거리’로 지정됐다. 성진물텀벙이 1997년 이름을 ‘성진아구탕’으로 바꾸고 가게를 크게 키워 연수구 옥련동으로 이전한 뒤 다른 음식점들도 줄어들기 시작해 지금은 4곳만 남았다. 대신 물텀벙 거리 음식점들과 비슷한 맛을 내는 식당들이 인천지역 곳곳에 생겨났다. 인천의 아귀 음식점들은 까다롭게 요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생물만 고집할 뿐 아니라 가장 맛있다는 4∼5㎏짜리 아귀를 주로 쓴다. 또 냉동된 아귀를 취급하는 곳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내장 부분의 밥주머니와 간, 이리(정액 덩어리) 등을 골고루 섞어 준다. 다른 지역 아귀 음식점들이 찜을 주종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인천에서는 탕이 주류를 이룬다. 아귀에 미나리·콩나물·미더덕·쑥갓·깻잎·냉이·호박 등 10여 가지 재료를 듬뿍 넣고 끓이면 쫀듯하고 개운한 맛이 우러난다. 고기보다 먼저 익는 미나리와 콩나물을 간장에 겨자를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훌륭한 애피타이저가 된다. 탕에 들어가는 육수는 아귀뼈를 우려낸 물에다 멸치·새우 등을 고아 만들기 때문에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고기를 다 먹은 뒤 남은 국물에 쫄면사리를 넣어 끓여 먹거나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아귀탕은 주로 남성들이 술안주로 즐기는 데 비해 아귀찜은 대체로 여성들이 선호한다. 깨끗하게 다듬은 콩나물·미더덕·새우 등을 고추와 마늘양념에 비벼 아귀살과 함께 쪄 내는데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먹다 보면 콧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맛있게 매운맛에 빠지게 된다. 아귀찜에는 콩나물이 유달리 많이 들어가는데 아귀와 아삭한 콩나물의 조화가 관건이다. 찜 자체가 반찬이다 보니 다른 반찬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아귀는 특이하게 생겼듯이 부위도 잘 골라 먹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순살보다는 뼈에 붙은 살이 맛있다. 물렁뼈에 붙어 있는 부드럽고 쫄깃한 속살을 입에 넣으면 씹히는 맛이 특이하다. 아귀뼈는 굵어 마치 소갈비를 연상시킨다. 유별나게 큰 아귀 입 주변 볼살과 꼬리, 껍질도 맛이 좋다. 이리는 고소한 맛에 술꾼들이 즐겨 찾는데 특수부위인 만큼 아주 적은 양만 제공된다.●아귀찜 원조 경남 마산… 마산어시장 인근 아귀찜거리도 경남 마산은 아귀찜 원조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마산 바닷가 한 갯장어 식당에서 최초로 찜으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게 시초라고 전해진다. 당시 마산항을 드나들던 어부들은 주변 식당에 아귀를 공짜로 갖다 줄 테니 요리해 보라고 권했지만 식당마다 가치 없는 생선이라고 거들떠보질 않았다. 그러던 중 갯장어 식당 주인이 바닷가 담장 위에 마른 상태로 버려져 있던 아귀에 된장과 고추장, 콩나물, 미나리, 파 등을 넣고 찜으로 만들어 어부들 술상에 안주로 올렸더니 반응이 좋자 아귀를 다루는 음식점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마산어시장 근처 오동동 일대에 있는 아귀찜거리에는 전문 식당 20여곳이 길 양쪽에 쭉 늘어서 있다. 창원시는 이곳을 ‘마산 아구찜거리’라고 이름 붙이고 입구에 간판 조형물을 세워 놨다. 아귀찜거리 음식점들은 찜을 비롯해 탕, 수육, 불고기, 포 등 아귀를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한다. 전국적으로도 상호에 ‘마산’을 넣은 아귀찜 식당들이 많이 생겨났다. 마산 아귀찜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갓 잡은 아귀를 바람이 잘 통하는 바닷가에서 말려서 쓴다. 아귀를 20∼30일간 수시로 뒤집어 가며 골고루 말려야 일년 내내 신선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고 고유의 맛도 유지된다.마산 아귀찜거리에서 ‘오동동 아구할매집’은 원조 식당으로 꼽힌다. 시할머니(안소락) 때 시작해 시어머니(김삼연)를 거쳐 현재 며느리(한유선)에 이르기까지 3대째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창원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들과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김삼연(73)씨는 “대통령께서 ‘아귀 요리를 개발하고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전국에 알리는 데 노고가 많았다’며 격려해 줬다”고 말했다. 인천의 아귀 요리 원조인 ‘성진아구탕’에는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창원시는 2009년 마산 향토음식인 아귀찜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5월 9일을 ‘아구데이’로 선포하고 해마다 이날을 전후로 아동동 일대에서 ‘아구데이축제’를 개최한다. 글 사진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글 사진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예술의 예술을 위한 -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예술의 예술을 위한 -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헤이리 헤이리 어허야 “산천 경계로 구경을 가자아 / (중략) / 에헤 어리 헤이리 어허 어허야” ‘헤이리’라는 마을 이름 하나는 기막히게도 잘 지었다. 서울 위쪽, 그러니까 고양시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파주에는 예로부터 특이한 노동요 하나가 내려오고 있다. 바로 ‘헤이리 소리’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메기고 되받아치는 형식의 노래로 혼자서도 부르고, 논 맬 때도 부른다. 내용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시간이 흘러 늙어가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꽃다운 청춘에 님의 허리를 덥썩 안고 산천 경계로 구경’을 가자는 내용이다. 우리도 구경거리 가득한 파주 헤이리 예술 마을로 가 보자.파주 탄현면에 위치한 헤이리 예술마을은 넓다. 생각보다 크다. 15만평이다. 이와 더불어 볼거리와 쉴거리, 먹을거리, 들을거리도 많다. 무궁무진하다. 한두 시간 슬렁슬렁 걸어 다닐 요량이라면 애당초 헤이리에 오면 안 된다. 시작은 이러했다. 헤이리 예술 마을은 1998년에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미술인,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 380여명의 국내의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공간이다. 이 곳에는 실제 작가들이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의 문화예술공간과 아울러 방문객들을 위한 여러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기도 하다.# 2009년 12월, 문화지구로 지정되다. 처음 헤이리 예술 마을이 들어섰을 때는 작가들이 많이 모여 사는, 서울 외곽에 위치한 전원마을 정도로 여겨졌다. 실제로도 외부 관람객들을 위한 시설들은 거의 전무하였다. 고작 딸기 캐릭터 체험관이나 작은 카페나 식당 등이 마을 조성 단지의 고즈넉한 풍경이었다. 그러다 2009년 12월에 정부가 이 곳을 문화지구로 지정한다. 한 마디로 서울 도심의 인사동이나 대학로처럼 나라가 헤이리 마을을 관리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이다.문화지구로 지정이 되면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가 있는 데 박물관, 미술관, 서점 등의 권장시설에 대해서는 취득세, 재산세 등을 50% 감면을 받는다. 또한 건물을 새로 짓거나 기존 건축물을 개보수하는 경우에도 융자금이나 이자 감면의 혜택을 볼 수가 있다. 바로 이런 정부의 넉넉한 지원을 바탕으로 헤이리 예술 마을의 외양은 2011년부터 비약적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게 된다.현재 헤이리 마을의 모든 건축물의 60%는 문화 시설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또한 페인트를 쓰지 않고 지상 3층 이상의 건물은 짓지 않는다는 마을 규정에 따라 될 수 있는 한 생태친화적인 풍광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헤이리 예술 마을이 조성 초기에 가졌던 정체성보다는 상업적 공간의 이미지가 짙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 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럼에도 다정한 연인, 아니면 혼자라도 서울 외곽의 조용한 거리를 거닐고픈 사람들에게는 아직은 추천하고픈 공간, 헤이리 마을이다. <파주 헤이리마을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파주에 갈 일이 있다면, 방문 적극 추천. 2. 누구와 함께? - 연인들. 데이트 코스 3. 가는 방법은?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 합정역에서 좌석버스 2200번 / 파주 시내버스 900번 4. 감탄하는 점은? - 아직은 남아있는 창립초기 가졌던 예술 마을로서의 흔적들. 갤러리.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중, 주말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6. 관람방법은? - 걸어서 다니는 것보다는 매표소에서 패키지 티켓을 구매하여 전기버스인 ‘도나도나 버스’를 타고 다는 것이 제일 낫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커피와 머핀 ‘카메라타’,‘커피공장’, 파스타 ‘잇탈리’, 피자 ‘라치오 비엘’, ‘인스퀘어’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heyri.net/blog/heyri/index.a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도라산역, 제 3땅굴, 임진각, 파주 출판단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너무 많은 갤러리, 공방, 카페 등이 있기 때문에 블로그나 기타 헤이리 마을 방문 관련 정보를 미리 보고 가는 것이 좋다. 헤이리에 어울리지 않는 공간도 최근에 많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서울 근교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는 편. 방문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울산 2030년 세계 최고 ‘수소 도시’ 도약… 10대 프로젝트 ‘시동’

    울산 2030년 세계 최고 ‘수소 도시’ 도약… 10대 프로젝트 ‘시동’

    울산이 ‘2030년 세계 최고 수소테크노시티’를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전 세계는 수소경제 사회를 선점하려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소경제의 성패는 수소를 얼마나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생산하느냐에 달려 있어 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울산은 국내 최대 수소 생산량을 비롯해 이송 배관망 구축, 수소타운 조성, 수소전기차 첫 생산 등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달 울산에서는 정부 주관으로 ‘수소경제 로드맵’까지 발표됐다. 울산시는 이를 구체화할 ‘글로벌 수소산업 육성 10대 프로젝트’를 내놓는 등 수소경제 주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19일 산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수소는 우주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원소지만, 홀로 존재하지 않아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 수소 생산은 석유정제 과정에서 얻는 ‘부생’ 방식과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로 분해해서 얻는 ‘천연가스 개질’ 방식이 대부분이다. 물의 전기분해로 생산하는 수전해 방식은 아직 효율이 떨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 분야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가 목표”라고 밝혔다. 여기에 발맞춰 울산시도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수소 관련 산업 육성 및 지원을 통해 2030년 세계 최고의 수소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울산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날 현대자동차, SK가스, S-OIL, 두산, 효성중공업 등 13개 기업·기관과 ‘울산 수소경제 연관산업 고용·투자 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후속 조치로 지난 15일에는 이들 기업·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시청에서 ‘수소경제 연관산업 후속 발굴사업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대책회의에서는 수소경제 활성화 계획 실현을 위한 ‘수소모빌리티 생산 및 보급 확대’, ‘수소 제조·저장 능력 확대’, ‘수소 공급망 및 충전 인프라 구축 계획’ 등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또 ‘수소 및 소재부품산업 육성방안’도 협의했다. 시 관계자는 “13개 협약사를 중심으로 수소산업 육성협의체를 구성하고 수소 연구개발·실증화 사업추진, 수소 전문기업 집적화, 수소융복합밸리 조성 등을 통해 ‘2030년 세계 최고 수소테크노시티 구현’ 목표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울산시는 세계 최고의 수소테크노시티 실현 방안으로 최근 ‘글로벌 수소산업 육성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0대 프로젝트는 현재 361대인 수소전기차를 2030년 6만 7000대로 늘리고, 수소충전소도 5기에서 60기로 확충하는 계획을 담았다. 수소 배관망도 120㎞에서 200㎞까지 확충한다. 이와 함께 수소차 생산을 현재 3000대 수준에서 2030년까지 50만대 수준으로 늘리고, 수소연료전지도 현재 3.5㎿에서 250㎿로 늘릴 계획이다. 또 신성장동력인 수소전기차 관련 부품생산기업의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 자동차시장을 선점해 국내 자동차 및 관련 부품산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 아니라 수소 수요 확대에 따른 수소 생산, 저장·수송, 활용 등 전주기 연관산업의 동반성장도 예상된다. 수소융복합밸리 조성도 관심사다. 수소융복합밸리에는 수소 소재 부품산업단지와 수소산업 종합연구지원단이 들어설 전망이다. 시는 융복합밸리에 대학, 기업, 기업지원시설, 임대형 공장, 파일럿 플랜트 등을 집적화해 연구부터 산업화까지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수소 생산과 저장 능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은 초기 수소산업 형성에 필요한 부생수소 생산능력이 있지만, 앞으로 활성화를 대비한 확대가 필수적이다. 국내의 연간 수소 생산량은 총 164t이고, 이 중 82t을 울산에서 담당한다. 생산량이 늘어나는 만큼 수소 배관망과 충전소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소경제 사회의 한 축을 이룰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시는 울산지역 대학·연구기관과 연계해 산학연 수소차 및 연료전지 등 수소산업 관련 기술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시는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400억원을 들여 연구개발을 이끌 ‘수소산업진흥원’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수소산업진흥원은 울산시를 비롯해 부산, 대구 등에서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시는 수소산업진흥원 설립 및 운영에 대한 연구용역을 울산테크노파크에 의뢰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수소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수소산업진흥원은 수소경제 정책 수립, 수소 관련 연구개발, 연관산업 육성, 수소 생산·충전, 보급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양성 등을 진행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수소경제 사회를 선도하고 수소산업을 효율적·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수소산업진흥원을 울산에 설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빙하 녹는 속도 빨라져… 한국 100년 뒤 서울 면적 1.6배 바다로

    [글로벌 인사이트] 빙하 녹는 속도 빨라져… 한국 100년 뒤 서울 면적 1.6배 바다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 지구촌 빙하 지역의 최후 보루라는 남극 대륙뿐 아니라 그린란드 빙하의 유실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이젠 인류가 무엇인가 하기에 너무 늦었을 수 있다’는 최후통첩성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빙하를 본 적도 없는 우리에게는 정말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과연 남극의 빙하와 우리 생활이 연관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도대체 지구촌 반대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봤다.●170년 새 美 탠지어섬 66%가 해수면 아래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최근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빙하 유실 속도가 2003년 이후 4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남극 대륙에서 사라지는 빙하의 양이 지난 40년 사이에 6배나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에 이어 과학계에 큰 충격을 줬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에릭 리그놋 교수는 “전체적인 남극 빙하 유실량이 늘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빙하가 녹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던 남극 동부에서도 얼음이 녹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인류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넘었다”고 말했다. 리그놋 교수는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적응하거나 추가적인 기온 상승을 완화하는 것이지만 너무 늦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면서 “(빙하 유실이 늘어나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더욱 빙하의 유실 속도를 빠르게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빙하가 유실되면서 해수면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해안을 따라 삶의 터전을 잡고 있다. 미국 인구의 절반 정도가 해안에서 80㎞ 이내에 살고 있다. 또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인구의 40%가량이 해안 지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해수면의 상승은 곧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는 아직 큰 영향이 없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는 갠지스강 저지대 마을 주민들이 급격하게 유입되면서 안전과 주거 등 사회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해수면이 높아져 담수 공급이 어려워지고 토양의 염분이 증가해 농사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국제이주기구(IMO)는 “다카에 몰려든 이주민 중 70% 이상이 환경적 어려움 때문에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미 버지니아 체서피크만 탠지어섬도 1850년 대비 3분의1밖에 남지 않았으며, 대서양 남쪽 해안 지역인 루이지애나 남부 해수면은 해마다 9㎜ 이상 상승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삶의 터전을 갉아먹고 있다. ●100년 후엔 이탈리아 베네치아 바다에 잠겨 한국도 앞으로 100년 뒤 서울 면적(약 605㎢)의 1.6배인 968㎢가 바닷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했다. 한반도의 해안 마을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특히 항구 도시인 부산은 해수면이 1m 상승한다면 해수욕장이나 항만시설, 산업공단 등이 모두 침수 위험에 처하게 된다. 태풍으로 인한 높은 파도로 부산은 재난영화인 ‘해운대’가 실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워싱턴의 한 과학자는 “한국은 해수면 상승에 인한 피해가 아직 없지만 다음 세대쯤에는 분명히 영향권에 들 것”이라면서 “인터넷 사이트인 ‘인포메이션 이스 뷰티풀’이 시각화한 ‘해수면의 공격’이라는 인포그래픽을 보면 해수면 상승의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의 공격이라는 인포그래픽은 그린란드의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이 6.5m 상승하고,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 73m를 상승하는 것을 가정해 해마다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도시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100년 후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200년 후 해수면이 3m 상승하면 독일 함부르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미 뉴욕 맨해튼의 저지대 등이 사라지게 된다. 또 400년 후 해수면이 6m 높아진다면 중국 상하이도 수중 도시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온난화로 이상기온·재난… 바다 생태계 교란 현재 남극과 북극 해빙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겨울 수영 선수’이자 귀여운 북극곰이다. 과학자들은 2050년 북극곰이 멸종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빙과 북극곰의 삶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북극곰은 먹이 사냥과 짝짓기, 새끼 낳기 등에 모두 바다를 떠다니는 유빙을 이용한다. 북극곰은 얼음이 없으면 살 수 없다. 특히 부빙(浮氷)에 구멍을 뚫고 숨 쉬러 올라오는 바다표범을 잡아먹을 수도 없고, 빙산과 빙산 사이를 헤엄쳐 다닐 수도 없다. 따라서 굶주린 북극곰이 동족을 잡아먹는 경우나 인근 마을의 쓰레기장을 뒤지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북극곰은 따뜻한 계절에 겨울 사냥을 위해 지방을 축적해야 하지만 봄과 여름이 길어지면서 겨울 전의 활동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따라서 겨울 사냥에 쓸 충분한 에너지를 비축하지 못한다. 또 사냥할 장소도 부족하고, 어렵게 이동하더라도 쓸 힘이 없게 됐다. 그래서 수영 선수인 북극곰이 익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북극곰은 20여㎞까지 쉽게 헤엄치고, 일부는 최고 160㎞까지도 수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거리가 100㎞ 이상으로 늘어나면 탈진과 저체온증으로 인해 높은 파도를 이겨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얼음 면적이 줄어 부빙 간의 거리가 늘어날수록 먹이 구하기는 물론 기본적인 이동도 어려워진다. 체력 고갈로 짝짓기가 어려워지고 결국에는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줄리엔 베트로스 교수는 과학잡지 네이처에 “북극곰, 바다표범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종은 빙하에 큰 영향을 받는 생물”이라고 지적했다. 빙하의 감소는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 하얀 빙하는 태양 에너지를 다시 우주로 돌려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빙하의 감소로 우주로 보내지던 태양 에너지를 바다가 흡수하게 된다. 흡수된 태양 에너지는 바닷물을 데우고 다시 더 많은 빙하를 녹인다. 빙하가 녹아 바다의 면적이 커지면서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는 해빙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뿐 아니라 바닷속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케빈 애리고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북극해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2015년 연간 해조류 생산량이 1997년에 비해 47% 늘었다고 지적했다. 해조류는 북극해 먹이사슬의 첫 단계다. 새우와 새뿐 아니라 물개와 고래, 북극곰 등 상위 포식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명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제라도 종이컵 줄이고 온난화 늦추기 실천을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리그놋 교수의 지적처럼 ‘벌써 늦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일’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집에서 안 쓰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일 등을 실천해 빙하를 지키는 일이 건강한 지구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첫 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나는 독립운동가들의 100년 전 뜨거운 함성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나는 독립운동가들의 100년 전 뜨거운 함성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한다면,/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하략)’ 독립운동가이자 소설가·시인인 심훈(1901~1936)은 시 ‘그날이 오면’에서 조국의 광복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노래했다.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심훈처럼 독립을 간절히 염원했던 선열들의 항일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화재청이 마련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이다. 이번 전시는 19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옥사에서 열린다. 1910년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과 선열들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18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천 황현 선생의 유물, 이봉창 의사의 선서문 및 의거자금 송금증서 등 살아있는 자료들을 통해 항일 독립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총 3부로 구성된다. 도입부에서는 조선말기 우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의 유물이 눈에 띈다. 1910년 경술국치에 항거하는 황현의 결연한 뜻을 담은 칠언절구 4수의 한시 ‘절명시’를 비롯해 황현의 후손들이 100년 넘게 소장해온 또다른 자료 ‘사해형제’(四海兄弟)와 신문 자료를 모아놓은 ‘수택존언’(手澤存焉)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특히 ‘사해형제’에는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한용운이 황현의 죽음을 기리며 쓴 애도시 ‘매천선생’(梅泉先生)이 수록돼 있어 눈길을 모은다. 홍영기 순천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한용운이 1913년 ‘조선불교유신론’을 간행한 뒤 전국 유명 사찰을 순회하며 강연을 했다”면서 “구례 화엄사에 갔을 때 황현의 동생을 만나 이 시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1부 ‘3·1운동, 독립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등록문화재 제730호인 ‘일제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를 만나볼 수 있다. 안창호, 윤봉길, 유관순, 김마리아 등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4857명에 대한 신상카드가 소개된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지역 3·1운동 수감자와 여성 수감자의 활동 상황도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각각 등록문화재 제713호와 제738호로 등록된 이육사의 친필 원고 ‘편복’과 ‘바다의 마음’도 전시된다.2부 ‘대한민국임시정부, 민족의 희망이 되다’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관련한 다양한 유물이 소개된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인 조소앙이 ‘삼균주의’(三均主義)를 바탕으로 독립운동과 건국의 방침 등을 정리한 등록문화재 제740호 ‘대한민국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과 두터운 천 위에 일본 국왕을 처단할 의지를 맹세한 ‘이봉창 의사 선서문’ 등이다. 나라의 광복과 환국의 긴박했던 상황을 조명하는 3부 ‘광복, 환국’에서는 백범 김구가 1949년에 쓴 붓글씨 ‘신기독’(愼其獨·‘홀로 있을 때도 삼가다’는 뜻)과 1945년 11월 초판 발행된 등록문화재 제576호 ‘한중영문중국판 한국애국가 악보’가 공개된다. 다만 문화재청은 유물의 보존 환경을 고려해 복제본을 전시하기로 했다. 전시 개막일인 19일과 3월 1일, 4월 11일에만 유물 원본을 전시한다. 이밖에도 문화재청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22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항일문화유산의 현황과 보존·활용’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열고, 3월 1일부터 31일까지는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에서 ‘100년 전, 고종 황제의 국장’(가제)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10주기 추모도 낮게…약자의 손잡던 바보가 그립습니다

    10주기 추모도 낮게…약자의 손잡던 바보가 그립습니다

    노동 인권·민주화 등 현대사 질곡 관통 ‘세상 속 교회’ 기치로 민주적 가치 실현 분열된 사회, 자비·사랑으로 포용 실천 선종 후 ‘바보 정신’ 재단 통해 유지 이어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여야 4당이 문제 발언을 한 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역사전쟁으로까지 치닫는 분위기다. 그 와중에 5·18 민주화운동 유족들과 광주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정치적 입장을 앞세운 발언이라지만 민주화운동 폄훼와 왜곡은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 5·18 민주화운동을 놓고 김수환 추기경은 이런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무슨 보복이나 원수를 갚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섭니다. 책임자는 분명히 나타나야 하고 법에 의해 공정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어디 5·18 민주화운동뿐인가. 김 추기경은 생전 약자 편에 선 채 불의에 강하게 맞선 쓴소리와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위정자도, 국민도, 여당도, 야당도, 부모도, 교사도, 종교인도 모두 이 한 젊은이의 참혹한 죽음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1987년 1월 26일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미사 강론 중 일부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들이 생길 때마다 많은 이들은 김 추기경을 떠올린다. ‘김 추기경이 계셨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 16일은 김 추기경이 선종한 지 10주기가 되는 날. 그날을 중심으로 추기경의 사랑과 배려 정신을 되새겨 실천으로 옮기자는 행사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추모 미사(16일 오후 2시 명동성당), 추모 사진전(23일까지 명동성당 지하 1898광장), 유품 전시회(16일~6월 20일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기념 음악회(18일 오후 8시 명동성당), ‘내 기억 속의 김수환 추기경’ 토크콘서트(17일 오후 5시 명동대성당 꼬스트홀)…. 그런데 이어지는 그 추모의 몸짓들이 요란하지 않다. 천주교의 최대 지도자, 시대의 사표, 민족의 양심…. 그 막중한 수식어들만 보더라도 성대한 행사가 있을 법한데 영 딴판이다. 그 조용하고 잔잔한 추모 열기를 놓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들은 귀띔한다. “일회성 행사가 아닙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본받아 우리 삶 안에서 하루하루 살아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그분의 가르침’은 무엇일까. 김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을 맡은 30여년간 서울대교구는 48개 본당 신자 14만여명에서 197개 본당 신자 121만여명으로 무려 8배 넘게 교세가 불어났다. 그 종교적 위업에서 비롯된 존경과 추모만일까. 김 추기경의 어록을 다시 뒤져 보았다. “교회가 모든 것을 바쳐서 사회에 봉사하는 ‘세상 속 교회’가 되어야 한다”(1968년 서울대교구장 취임 미사), “항상 가난한 사람들 속에 들어가 살고 싶은 열망을 갖고 살았지만 그러지 못해 답답했다. 추기경이란 직책 때문이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1998년 서울대교구장 퇴임 소견)김 추기경은 그랬다. 인류 구원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약자들 편에 기꺼이 서야 한다고 믿었다. 단순히 종교지도자에 머물지 않고 현대 시민사회의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으며 각 개인의 양심을 일깨워 주고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 인권과 노동, 생명 사랑의 족적은 너무 혁혁하다. 경제성장이 지상의 과제였던 1960, 1970년대 추기경은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쏟았다. 1967년 5월 강화도 심도직물의 노조원 해고 사태 당시 김 추기경의 건의에 따라 주교회의는 사회 정의와 노동자 권익 옹호를 위한 교단 공동 성명서을 발표했다. 이 사건은 김 추기경이 처음으로 대사회 메시지를 던진 사건이다. 이것 말고도 유사한 노동 탄압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추기경은 노동자 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에게 더 적극적인 사목을 펼쳐야 한다.’ 서울 상계동 철거 사태 등 정부 주도의 반강제적 철거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빈민으로 전락하던 무렵 추기경은 스스로 빈민들의 삶의 현장을 수시로 방문했다. 직접 도시 빈민 문제 해결을 위한 공청회에 참가해 당시 정부의 정책이 빈민을 양산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1987년 4월 28일 도시빈민사목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지금의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는 바로 그 추기경의 의지를 담아 탄생한 단체다. 그렇게 현대 한국 천주교회를 이끈 주역이었지만 그는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유신독재,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외면하지 않고 한가운데서 뚫고 나갔다. 1987년 6월 13일 밤 경찰력 투입을 통보하러 명당성당에 들어온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 던진 말은 아직도 쩌렁쩌렁하다. “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다음 시한부 농성 중인 신부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당신들이 연행하려는 학생들은 수녀들 뒤에 있습니다.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그런가 하면 1971년 12월 24일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성탄 자정 미사에선 이렇게 소리쳤다. “비상 대권을 대통령에게 주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 유익한 일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한테 막강한 권력이 가 있는데, 이런 법을 또 만들면 오히려 국민과의 일치를 깨고 그렇게 되면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고 평화에 해를 줄 것입니다.” 또 1972년 10월 유신 개헌 소식을 로마에서 접하곤 큰소리로 외쳤다. “10월 유신 같은 초헌법적 철권통치는 우리나라를 큰 불행에 빠뜨릴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랬던 추기경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이런 기도를 남겼다. “이제 대통령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주님 앞에서 박정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스스로를 ‘바보’라 부르면서 ‘밥이 되고 싶다’고 외쳤던 김 추기경의 아호는 옹기다. “옹기는 먹는 것도 담지만 더러운 것도 담는다. 우리 자신도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웃었던 추기경의 유지와 정신을 이은 사랑과 봉사의 물결은 추기경 선종 이후 도도히 흐르고 있다. 박신언 몬시뇰이 설립을 건의해 김 추기경이 사재를 털어 2002년 설립된 옹기장학회와 김 추기경의 바보 정신을 이어받아 2010년 설립된 (재)바보의나눔은 대표적인 단체들이다. 갈라지고 분열된 세상을 사랑과 자비로 포용하려는 김 추기경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옹기장학회는 통일 이후 북녘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제 양성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현재 북한과 중국은 물론 아시아 선교에 뜻을 둔 신학생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놓고 있다. (재)바보의나눔은 종교와 지역, 계층을 초월해 국내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한다. 형편이 어려운 아동과 청소년 돌봄이 필요한 노인, 편견에 휘청이는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을 돕고 있다.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 한편 신자와 국민을 위해 눈물 흘리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지도자.’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김 추기경이다. 물신주의 팽배와 경쟁 심화, 고통을 호소하는 가난한 사람들…. 그 어두운 모습 탓에 김 추기경이 더 그리워지는 게 아닐까.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김 추기경의 마지막 유언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평남 서울시의원, ‘서울시 노후인프라의 지진 재난안전 및 복원력 강화를 위한 포럼’ 토론자로 참석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김평남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남2)은 지난 13일 서울특별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노후인프라의 지진 재난안전 및 복원력 강화를 위한 포럼」행사에 토론자로 참석하여 서울시의 지진 대비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방안을 제시하였다. 서울특별시와 서울특별시의회가 주최하고, 서울기술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포럼은 서울시의 지진 안전 및 노후시설물의 복원력을 향상하기 위해 관계 전문가들과 서울시 관련 부서원 등의 의견을 수렴, 지진 재난안전 연구계획에 활용하고자 마련되었다. 이날 포럼은 ▲ 서울시 도시인프라 노후화와 지진환경 ▲ 사회기반시설 내진 성능 확보를 위한 미래핵심 과제 ▲ 내진설계기준 및 지반-구조물 상호작용 ▲ 교량 등 구조물의 내진안전 및 시설물 유지관리 ▲ 서울시의 지진환경 분석 및 대응시스템 연구 ▲ 초고층·복합시설 지진 재난·재해 대응 통합 CPS 구축 등에 대한 내진전문가들과 관계 교수들의 주제발표 후 ▲ 서울시 노후시설물의 지진 재난 안전 및 복원력 향상에 대한 서울시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토론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 의원은 “2016년 경주 및 2017년 포항에서의 지진발생으로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이나 지난 올해 2월 10일 포항에서 발생한 4.1규모의 지진에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상태였다”라고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먼저, 지진발생시 대피요령을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수준별 교육과 체험중심의 교육·훈련을 실시하여 시민 개개인의 지진대응 능력을 제고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김 의원은 “지진은 순식간에 발생하여 광범위한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피해복구에 많은 시간과 복구비용이 소요된다”라고 설명하며 “지진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시설물의 내진설계 도입과 내진보강을 위한 서울시의 내진보강 사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 하였다. 김 의원이 제시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내진보강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우선순위를 재정립하여, SOC, 학교 등 주요시설물들이 조기에 내진보강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조치할 것, 현행 공공건축물에만 적용하고 있는 지진안전성 표시제를 민간건축물에 도입·운영하여 시민들의 자발적인 내진설계 및 내진보강을 유도하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 지진특성에 맞는 최적의 내진설계 기법과 기술개발을 이루는 것 등을 역설하며 시민중심의 정책마련과 안전정책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 서울시 공무원, 대한토목학회, 한국지반공학회 등의 내진 전문가들과 서울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진행되어, 전문가 및 토론자들의 열띤 토론으로 마감되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의 전령, 우리 땅의 미선나무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의 전령, 우리 땅의 미선나무

    입춘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복수초와 매화의 개화 소식이 들려온다. 머리론 아직 봄이 멀었다는 걸 알면서도, 한편 꽃들도 피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봄이 빨리 오지 않으려나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는 계절이다. 매실나무,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저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봄꽃 나무들이다. 그중엔 미선나무도 있다. 국립수목원에서 일할 때 좋아하던 관목원 언덕배기에는 미선나무 서너 그루가 있었다. 이름도 미선. 초등학교 때 가장 친했던 나의 친구 이름과 같아 어쩐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미선’은 사실 열매가 ‘미선 부채’와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수목원의 미선나무는 흰 꽃을 피웠다. 전국적으로 종종 분홍빛이거나 상아색을 띠는 개체도 있으나 수목원의 것은 미색에 가까운 흰색이었다. 이들은 어느 해엔 3월에 꽃을 피우기도, 또 어느 해에는 4월에야 꽃을 피우기도 했다. 꽃이 희고 작아 눈에 띄지 않을 것만 같으면서도, 이 계절에는 다른 모든 것이 흑빛이라 그 안에서 이들의 백색 개화가 유독 빛나 보였다. 미선나무의 진한 꽃향기가 퍼지듯 수목원 내에 이들 꽃이 피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미선나무 꽃을 보러 산책을 나왔다. 그러면 꽃 주위를 뱅 둘러싸고 사진을 찍거나 가만히 들여다보곤 했다. 미선나무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1속 1종의 한국특산식물이고, 그래서 연구자들에게 유독 애틋하게 여겨졌다.내 외장 하드에도 2009년부터 매해 찍어 둔 미선나무 꽃 사진이 있다. 한국특산식물이니 언젠가는 그려야 하겠지란 일념으로 기록해 둔 것이다. 미선나무의 꽃은 꽃잎이 보통 다섯 개지만 여섯 개인 것도 있다. 암술은 1개, 수술은 2개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나리처럼 암술이 수술보다 긴 장주화와 암술이 수술보다 짧은 단주화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다른 식물들이 연둣빛 잎을 틔우고 화려한 봄꽃을 피울 즈음이면 미선나무 꽃은 지고, 여름이 되면 연둣빛 열매가 옅은 분홍색으로 익기 시작한다. 장주화와 단주화가 고르게 있어야 열매가 많이 달린다. 다들 미선나무의 꽃을 좋아하지만 나는 여름의 열매를 가장 좋아한다. 아름답다기보다는 곱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색. 옅은 연두와 분홍의 열매는 가을이 되면 갈색으로, 그 안에는 두 개의 종자가 익는다. 안타까운 건 이들의 내역을 잘 아는 사람이나 연구자 외에는 수목원의 미선나무를 그냥 지나치기 일쑤란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띌 만큼 나무가 거대하거나 꽃이 화려하지도 않고, 우리 음식이나 약으로 활용되는 일도 없어 아직 사람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식물일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층위에서 미선나무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산식물 대부분은 희귀식물임과 동시에 멸종위기식물이기 때문에 보존을 위한 증식부터 자원화 연구까지 연구자 외에도 비전문가와 지자체 등에서 이들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미선나무 자생지 중 5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존· 관리되고, 주 자생지인 충북 괴산군에서는 매해 미선나무 축제가 열린다. 이런 노력 덕분에 미선나무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점점 알려지고, 대량 증식 연구 끝에 도시 관상수로도 종종 볼 수 있게 됐다. 현재는 관상식물로서의 가치를 넘어 화장품이나 세제 원료로 활용되기 위한 연구, 음식 냄새를 없애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품으로서의 연구 등 미선나무의 기능성을 증명해 도시로 가져오는 데에 몰두하는 중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 360종 중 미선나무는 가장 적극적인 연구의 대상인 셈이다. 언젠가 이탈리아 정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사회자가 이탈리아 북부의 한 식물원에 있는 거대한 담벼락을 소개하며 원래 처음 식물원을 만들었을 때는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아 담을 만들지 않았으나, 식물원 식물의 약용 효과가 하나둘 연구되고, 그 내용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식물원에 식재된 식물들을 훔쳐 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나중에 담을 세웠다고 했다. 이 정도는 과하지만, 언젠가 사람들이 수목원의 미선나무나 그 옆의 매자나무, 앵도복사나무의 존재를 알아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달 말 미선나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특산식물에 관한 산림청 주최 심포지엄도 열린다. 삼월엔 괴산미선나무축제도 있다. 한국특산식물은 우리나라에만 있기에 우리는 이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반대로 우리는 이 식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행운 또한 가진 셈이다. 세계 어디에도 없을 미선나무축제에서 우리는 이들을 보고 즐길 수 있는 행운을 가졌으니, 그 행운을 많이 누리길 바란다.
  • 포스코대우 ‘우크라 곡물 터미널’ 인수… 국가식량안보 구축

    포스코대우 ‘우크라 곡물 터미널’ 인수… 국가식량안보 구축

    포스코대우가 식량사업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발표한 식량사업 육성 방안의 일환이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세계적인 식량 파동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식량안보’ 구축 차원이다. 포스코대우는 13일 우크라이나 물류기업인 오렉심그룹이 보유한 곡물 수출터미널 지분 75% 인수 계약을 체결, 해외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출터미널은 곡물을 선적하기 전에 저장하는 일종의 창고다. 수출터미널이 있으면 가격이 낮을 때 곡물을 비축했다가 수요가 급증할 때 푸는 등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대우는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수매·검사·저장·선적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제하고 효율적인 곡물 재고 관리도 가능해졌다. 오렉심그룹은 수출터미널뿐 아니라 하역업 2개사, 물류업 2개사를 운영하는 종합물류회사로 우크라이나에서 해바라기씨유 수출 1위 기업이다. 수출터미널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최대 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프항에 있다. 올해 7월 준공되면 연간 250만t 규모를 출하할 수 있다. 주로 옥수수, 밀, 대두 등을 취급한다. 우크라이나에는 미국의 카길과 스위스의 글렌코어 등 곡물 메이저가 이미 자리잡고 있으며, 중국의 중량집단유한공사와 일본 종합상사인 스미토모 등도 최근 진출했다. 포스코대우는 터미널 인수가 국내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쌀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10% 미만이다. 대부분의 곡물 수급은 수입에 의존한다. 옥수수, 밀의 자급량은 1% 수준이다. 2017년 옥수수 약 1000만t, 밀 약 500만t을 수입했다. 결국 기후변화나 작황 문제로 수급 불안정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와 밀 수출에서 세계 4위, 6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7년 약 7500만t의 곡물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주요 곡창지대다. 더욱이 최근 비유전자변형 곡물 선호가 늘고, 물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아시아 수출이 확대된 것도 이번 계약의 한 배경이 됐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그동안 해오던 곡물 거래를 넘어 농장·가공·물류 인프라에 이르는 식량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 식량자원 연 1500만t을 취급하는 한국 최대의 식량자원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독과점 해소 vs 좌석 효율성…항공업계 ‘대어’ 한-몽골 운수권 향방은

    독과점 해소 vs 좌석 효율성…항공업계 ‘대어’ 한-몽골 운수권 향방은

    연초 ‘대어’로 불리는 한-몽골 노선 운수권을 두고 국내 항공사들이 치열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몽골 노선은 1991년 첫 개설 이후 30년 만에 얻은 복수 취항 기회인 데다 항공사의 성장동력이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완전한 독과점 해소’와 ‘좌석 운영 효율성’ 등을 내세우면서 운수권 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과 몽골은 지난 1월 16~17일 서울서 열린 항공회담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항사를 2개로 늘리고, 공급석도 1656석에서 2500석으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공급석 범위 내에서 2개 항공사가 최대 9회까지 운항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진에어 제외한 4파전 가능성 취항 가능한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제주항공과 같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을 따지면 진에어는 배분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사망, 실종 등 중대사고가 발생하거나 항공사 또는 임원이 관세포탈, 밀수출입 범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는 최대 2년간 운수권 신규 배분 신청자격을 박탈한다”는 개선방안에 따라 국토부에서 경영혁신이 이뤄질 때까지 신규노선 취항 등 제재를 받고 있는 탓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주 6회 운항을 하고 있어 두 항공사를 제외한 다른 항공사에 취항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현재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은 에어부산이 회당 162석을 한도로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이를 주 3회, 좌석제한 195석으로 확대할 수 있지만, 스케줄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증가분을 다른 항공사가 신청할 가능성은 작다. 에어부산이 운항횟수와 공급석을 확대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 다른 항공사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에 주목하는 이유다. ●LCC “독과점 해소” vs 아시아나 “좌석 효율과 편익” LCC 업체는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에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 운항이 확대된다면 같은 계열이 아닌 항공사에 운수권을 배분하는 것이 형평에 맞다는 입장이다. 시장구조도 독과점에 가까워 운수권 배분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이들 계열사인 5개 항공사가 점유율은 2018년말 기준 국제선 76%, 국내선은 66%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부산-울란바토르를 에어부산(아시아나 자회사)가 차지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마저 아시아나 항공에 배분이 이뤄질 경우 이런 독과점 해소를 위한 노력의 의미가 퇴색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가 신생 항공사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기로 하고, 3월 이전 면허 발급 방침을 세운 것도 독과점 해소가 궁극적인 목표인만큼 특정 계열 항공사에 노선이 집중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시아나는 추가로 확보한 좌석 844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회당 280석 공급이 가능한 항공기를 보유한 자신들이 최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LCC의 경우 보유 항공기가 189석 수준으로, 주 3회 운항하더라도 567석밖에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 전제가 됐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항공 운수권은 나라의 재산과도 같은데, 추가한 좌석 규모에서 277석을 줄이게 되는 선택이 국익면에서 옳은 일은 아닌 듯하다”면서 독점적 구조 개선보다 국익과 수요자 편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어 “아시아나는 취항지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아름다운 교실’ 같은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양국 관계 개선과 상생에도 도움이 될 저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몽골 노선 운수권을 가져할 항공사는 이달말쯤 가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은 국토교통부 규칙에 따라 법률·경영·경제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된다. 위원회는 안정과 보안, 이용자 편의,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공공성 제고 등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황후의 품격’ 장나라-오아린, 애틋 모녀 포옹 “그깟 황태녀가 뭐라고”

    ‘황후의 품격’ 장나라-오아린, 애틋 모녀 포옹 “그깟 황태녀가 뭐라고”

    ‘황후의 품격’ 장나라와 오아린이 펑펑 쏟아지는 눈물 속 애틋한 ‘모녀 포옹’으로 안방극장을 촉촉이 적실 전망이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43, 44회분은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12.7%, 15.2%, 최고 시청률 16.6%를 기록하는 가하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화제성 부문’에서도 당당히 1위에 등극하는 등 수목 동시간대 왕좌의 위엄을 확고히 했다. 특히 지난 방송분에서는 황후 오써니가 황태제 이윤(오승윤)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한 유모 서강희(윤소이)를 아리공주(오아린)가 거짓으로 변호해주는 모습이 담겼다. 오써니가 아픈 척하며 누워있던 서강희 목에서 손톱에 긁힌 상처를 발견하고 몰아세우자, 아리공주가 오써니에게 자신이 간호를 했다는 주장을 했던 것. 하지만 오써니가 자리를 뜬 후 아리공주는 유모를 향해 “황태제가 다쳤다는데 무슨 하늘이 도와줘? 유모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깟 황태녀가 뭐라고!”라면서 글썽이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 13일 방송분에서는 장나라와 오아린이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서로를 부둥켜안는, 애틋한 ‘모녀 상봉’의 모습이 담긴다. 극중 아리공주가 황후 오써니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토로하자 오써니가 따뜻하게 포옹하며 달래주는 장면. 뚝뚝 떨어지는 아리공주의 눈물에 오써니는 안쓰러워하며 꼭 끌어안고, 아리공주는 오써니 품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열한다. 이어 흐느끼는 아리공주의 등을 연신 토닥이며 결연한 의지를 눈빛으로 드러낸 오써니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오써니의 ‘복수 전면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장나라와 오아린의 감동 폭발 ‘모녀 포옹’ 장면은 충청남도 부여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추운 날씨 속에서 연기를 펼쳐야하는 오아린을 걱정한 장나라는 동시에 촬영에 대한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오아린의 손을 꼭 잡은 채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곧이어 촬영 시작이 임박하자 두 사람은 감정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말수를 줄인 후 진중한 모습으로 준비에 임해, 현장을 초집중하게 만들었던 상황. 이내 눈물을 머금은 채로 촬영을 시작한 두 사람은 순식간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극적 감정선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디테일한 감정을 살린 두 ‘눈물의 여신’에게 극찬이 쏟아졌다. 제작진 측은 “황실의 정의를 찾고자 노력하는 사이다 황후 오써니, 그리고 오써니를 그리워하는 아리공주의 애처로움이 폭발하는 장면”이라며 “과연 오써니가 극악무도한 황실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어른들의 삐뚤어진 욕망으로 인해 희생양이 된 아리공주를 지켜줄 수 있을지, 13일 방송분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SBS ‘황후의 품격’ 45, 46회 분은 13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눈으로 말해요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눈으로 말해요

    얼마 전 한 동물보호 단체가 보호하던 개들을 불법적으로 안락사시켰다고 해 온 나라가 분노한 적이 있다. 필자도 지인의 강아지를 잃어버려 안락사까지 이르게 한 아픈 경험이 있어 공감하는 바가 컸다. 요즘 많은 가정에서 개는 인생을 함께하는 가족과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 ‘고양이 집사’로 자신을 대변하는 분들에게는 좀 죄송하지만 역시 반려동물의 으뜸은 개다. 최근 들어 ‘개냥이’(개처럼 애교만점인 고양이)들이 등장해 개의 영역을 힐끔 넘보고는 있지만, 수만 년을 유지해 온 개와 인간의 끈끈한 관계에 끼어들기는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사람이 유난히 개와 친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들어 그럴 법하면서도 재미있는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선 인간과 개는 뇌 구조가 비슷하다고 한다. 울고 웃는 감정과 관련된 소리를 인식하는 방식에 대해서 개와 사람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비교해 보니 개와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방식이 매우 유사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개와 사람은 그야말로 주파수가 딱 맞는 절친인 셈이다. 그리고 유독 사람과 개만 눈에 흰자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 흰자위가 있는 커다란 눈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감정을 교환한다는 주장도 재미있다. 정말 그런지 개들한테 물어볼 수는 없지만, 인간과 개가 사냥감을 추격할 때 서로의 눈동자를 움직여 은밀한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서 유독 개의 흰자위가 발달했다는 설명이다. 개가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시대부터이고 늑대가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개가 되었다는 것은 이제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고고학 자료 중 개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시베리아와 벨기에 등지의 동굴에서 발견된 개 두개골로 약 3만 3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 요르단에서는 1만 1500년 전의 초기 신석기유적에서 사람들이 던져 주는 먹이를 개가 받아먹고 배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뼈들이 발견되었다. 발굴팀은 이 시기의 개가 토끼나 여우 같은 작은 동물을 사냥하는 데 이용됐다고 보고 있다. 한편 개의 유전자 분석 결과 사람 세계로 들어온 개들은 그동안 먹지 못했던 탄수화물에 대한 소화능력까지 키우는 놀라운 적응력으로 완전히 사람 세계에 적응할 수 있었다는 연구도 있다. 어느 날 우연히 구석기 사람들과 함께하게 된 개는 마치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정찰기처럼 사냥감을 찾아내 주고 맹렬히 적진을 향해 돌진해 사냥감의 숨통을 죄는 탱크와도 같은 첨단무기였다.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개를 길들여서 개와 함께 사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고 보니 그야말로 개와 사람 사이는 혈맹의 관계와 같다고도 하겠다. 기회가 된다면 강아지들의 흰자위가 가득한 커다란 눈동자를 지그시 쳐다보는 경험을 해 보시기 바란다. 개와 사람은 눈으로 말하는, 주파수가 통하는 그런 사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시론] 케어 사태 이후 생각해야 할 것들/하재영 작가

    [시론] 케어 사태 이후 생각해야 할 것들/하재영 작가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4년 동안 230여 마리의 개를 안락사시켜 온 사실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었다. 케어 사건은 구조지상주의의 위험성, 동물보호단체가 담보해야 할 윤리, 번식견·유기견·식용견의 악순환 속에 놓인 한국 개산업의 총체적 문제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사건과 관련한 여러 사안 중 보호소와 안락사에 관한 문제를 살펴보려 한다. 먼저 일러 두고 싶은 것은 보호소의 종류다. 유기 동물을 보호하는 시설을 흔히 ‘보호소’라 칭하지만, 지자체가 운영하는 보호소(이하 ‘공설보호소’)와, 케어와 같은 민간이 운영하는 보호소(이하 ‘사설보호소’)는 전혀 다른 곳이다. 또한 공설보호소는 지자체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직영보호소’와 개인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위탁을 주는 ‘위탁보호소’로 나뉜다. 이와 관련해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공설보호소의 일상화한 안락사 문제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사설보호소의 안락사는 허용하지 않지만, 공설보호소의 안락사는 허용한다. 공고 기간이 끝나면 어리든 건강하든 죽인다. 공설보호소가 유기동물을 안락사시키는 이유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동물들을 감당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원래 의미대로라면 안락사는 동물의 이익을 고려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그러나 보호 중인 동물에 대해 충분한 홍보도 하지 못하고, 수용 능력의 한계를 보완할 시스템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안락사는 수많은 공설보호소의 일상화된 죽음을 부를 뿐이다. 둘째, 일부 공설보호소의 ‘안락사 아닌 안락사’ 문제다. 동물보호법 제22조는 안락사를 시행할 때 ‘인도적인 방법으로 처리’할 것을 규정하고, 관련 시행규칙에서는 마취제 사용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설 위탁보호소’의 경우 이 같은 지침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자체의 직영보호소와 달리 위탁보호소에서는 법률보다 소장 개인의 판단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위탁보호소는 마취제 비용을 아끼기 위해 마취 없이 독극물을 단독으로 주사해 동물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며 죽게 만든다. 서류에는 안락사로 처리한 유기견을 식용 개 농장으로 팔아넘기는 일, 약품값과 사료값을 아끼려고 굶겨 죽이는 일 등 위탁보호소에서 발각된 비인도적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위탁보호소를 직영보호소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사설보호소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다. 사설보호소는 케어와 같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개인이 운영한다. 사설보호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동물 보호에 뜻을 둔 이들이다. 투잡, 스리잡을 뛰어 마련한 사비로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개들을 마지막까지 보살피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동시에 사설보호소는 법의 사각지대나 마찬가지다. 전국에 몇 개의 사설보호소가 있는지, 개체수는 몇 마리인지 정부는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사설보호소는 ‘애니멀 호더’(자신의 능력을 벗어날 만큼 동물을 많이 길러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 경향을 보이며 열악한 환경에 수백, 수천 마리의 동물을 방치한다. 보호소라는 간판 아래 또 다른 학대의 장이 존재하는 셈이다. 사설보호소의 현황을 파악하고 지침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가 이 같은 상황에 마주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해결하지 않으면 보호소의 동물복지 문제도, 일부 동물단체의 일탈 행위도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버려진 개들의 삶과 죽음을 다룬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이라는 책을 쓰기 위해 내가 번식장, 보호소, 식용 개농장 등을 취재하며 느낀 가장 시급하고도 절박한 문제는 이 모든 상황의 시작점인 ‘동물생산업’, 그리고 종착점인 ‘개식육업’이다.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을 쏟아내는 동물생산업은 우리가 한 해 10만 마리의 유기견을 마주하게 된 근원이다. 번식장의 폐견이든, 외곽 지역의 방치견이든, 아무도 찾지 않는 유기견이든 한국 사회에서 쓸모없어진 개들은 언제든 식용으로 전환된다. 이 악순환을 끝내려면 반려동물 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과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동물보호단체들이 구조 이후의 보호, 치료, 입양의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감당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공론의 장도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미국산 농축산물에 상계관세 부과해야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미국산 농축산물에 상계관세 부과해야

    지난해 말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로 농업인 초청 간담회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한 소년 농부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대통령에게 햅쌀을 선물했다. 대통령은 농민의 헌신은 마땅히 보상받아야 한다는 말로 농민을 위로하고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농업의 청사진을 재천명했다. 하지만 농업 현장의 모습은 어떨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축산물 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다. 겨울철 대표 작물인 배추 가격은 평년보다 33% 떨어졌고 무 가격 하락세도 두드러진다. 농업에서 비중이 가장 큰 돼지고기 가격도 폭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전년 대비 20%대의 하락으로 양돈 농가는 마리당 7만원의 손실을 입으며 출하하는 상황이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소농을 시작으로 잇단 파산이 예견된다. 최근 농축산물 가격 변동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대외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여름 배추 가격 폭등은 여름철 폭염이 주원인이었고, 최근 배추 가격 폭락은 여름철 이후 배추 재배가 늘고 중국산 김치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산 배추 수요가 감소한 데 기인한다. 기후변화에 기인한 농업의 불확실성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업의 4차 산업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최근 돼지고기 가격 폭락은 미·중 무역 마찰에 기인한 바가 크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미국에 맞대응해 미국산 농축산물에 고율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돼지고기를 필두로 미국산 농축산물의 대중국 수출은 급감했다. 지난 7월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농가 손실 보전과 보호를 위해 120억 달러의 긴급 예산을 편성하고 2억 달러의 수출시장 확대 자금을 조성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2억 9000만 달러의 정부 보조를 받는 미국산 돼지고기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고,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은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돼지고기 총공급 증가량의 40%를 미국산 돼지고기가 차지했으니, 국내 돈가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증가다.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해 정부는 ‘상계관세 부과’라는 합당한 대안을 갖고 있다. 상계관세는 외국의 공급자가 공급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또는 장려금을 지급받아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물품이 수입됨으로 인해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보조금 범위 내에서 해당 물품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국내 산업의 공정 경쟁을 도모하고 관련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제도다. 최근 급증하는 미국산 농축산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결국 정부는 자국 농민 보호를 위해 응당 취해야 하는 적법한 조치를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위세에 눌려 정부는 공정 경쟁과 자국 산업 보호 의무를 포기하고 중국산 김치 수입량 증가에 무대책으로 일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 처지가 그렇게 궁색하다면 적어도 농가에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게 정부가 할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한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부는 민관 합동 TF를 구성해 수출 활력 제고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한 정부의 발빠른 대응과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에 대해 사실상 방관자로 손을 놓고 있는 정부의 모습은 서글픈 대조를 이룬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전 정부의 농정, 농업의 6차 산업화도 좋고 현 정부의 4차 산업화도 좋다. 하지만 이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인 농축산 농가는 농정에서 대통령이 천명한 평등과 공정과 정의가 어디 있는지 되묻고 있다.
  • 왜 여성화장실 붐비나 했더니…남성 변기의 62% 불과

    왜 여성화장실 붐비나 했더니…남성 변기의 62% 불과

    1대1 비율 지키는 지자체 1곳도 없어강원·대구는 남성 변기 60%에도 미달 설날, 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휴가철에 고속도로 휴게소 여성화장실 앞은 늘 길게 늘어선 대기자로 붐빈다. 조사 결과 공용화장실의 여성용 변기 수는 남성용 변기의 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화장실법은 공용화장실의 여성 변기 수를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수 이상으로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지방자치단체는 1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작성한 ‘공용화장실의 여성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남성 대·소변기는 36만 6879개, 여성 변기는 22만 7952개로 여성용이 6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 기준으로 공공데이터포털(www.data.go.kr)의 ‘전국공중화장실표준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수치다. 지역별로 공용화장실의 여성 변기 비율은 세종이 84.0%로 가장 높았고 울산(73.3%), 부산(73.1%), 전남(70.8%), 서울(70.7%) 등이 뒤를 이었다. 강원과 대구는 각각 59.0%와 57.3%로 60%에도 미달했다. ●최소 비율 법 있지만 유명무실 공중화장실법 제7조는 공용화장실의 여성 변기 수가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수용인원이 1000명 이상인 공연장, 야외극장, 공원, 연평균 1일 편도 교통량 5만대 이상인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는 여성 변기 수를 1.5배 이상이 되도록 규정했다. 정재환 정치행정조사실 안전행정팀 입법조사관보는 “조사 결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의 화장실 사용시간이 남성보다 1.5배에서 3배 많다고 알려져 있다”며 “2008년 한국화장실협회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소의 여성화장실 사용시간이 남성보다1.88배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9월 화장실 최소 변기 설치 규정이 삭제된다는 점이다. 공중화장실법 시행령은 남녀 변기 수를 1대1로 규정한 화장실에 대해 대변기 2개 이상과 소변기 3개 이상, 여성화장실은 대변기 5개 이상을 설치하도록 했다. 1대1.5 비율을 적용하는 시설은 남성화장실에 대변기 2개 이상과 소변기 3개 이상, 여성화장실은 대변기 8개 이상을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령을 개정했고 올해 9월 최소 의무설치 규정이 삭제된다. ●남성화장실 변기 수 줄이는 ‘편법’ 우려 반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이 공연장, 쇼핑몰, 도서관 등의 여성 변기 수를 남성용의 1.5~2배로 높이는 등 여성 변기 수를 늘리는 것은 국제적인 추세다. 정 조사관보는 “규정이 삭제되면 여성 의무 설치 비율 규정만 남게 된다”며 “그러면 건물을 증·개축할 때 여성화장실 변기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남성화장실 변기 수를 줄이는 편법이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조사관보는 “건물의 용도나 입점 시설의 종류에 따라 방문객의 주요 성별이나 이용자 수가 차이나고 화장실 사용 빈도도 다르다. 그런데도 최소 설치 의무 수량과 남녀별 비율만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준은 해외 주요국 사례와 비교해도, 일반적인 통념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용화장실 변기 설치 규정을 시설의 용도별로, 이용자수에 따라 세분화해 정할 필요가 있다”며 “여성 변기 비율이 낮은 지자체는 보다 면밀한 원인 진단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난방 끊긴 서울대 도서관 두고 ‘파업권’vs‘학습권’ 논쟁

    난방 끊긴 서울대 도서관 두고 ‘파업권’vs‘학습권’ 논쟁

    점거 파업으로 도서관 등 시설 3곳 난방 중단총학, “파업권 존중하나 도서관은 빼달라”일각에선 “가장 중요한 곳 마비시키는 게 파업 전술”서울대 교내에서 기계·전기 설비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도서관 난방 중단을 두고 논쟁이 불붙었다. 이 대학 총학생회가 “파업권을 존중한다”면서도 공부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이유로 “도서관은 난방 중단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구해서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조합원 200여명은 오세정 신임 총장 취임식이 열린 8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정부의 정규직 전환 지침에 따라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됐지만, 학교 측이 여전히 2년 전 비정규직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게 파업 이유다. 노조원들은 하루 전인 7일 정오쯤 대학 본부와 행정관 등 3개 건물의 기계실에 들어가 난방 장치를 끄고 점거했다. 이 때문에 중앙난방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중앙도서관과 행정관 건물 일부의 난방이 중단됐다. 한파 속에 교직원들은 가지고 있던 개인용 난방기구와 털 실내화 등 보온용품에 의지해 정상근무했고,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두꺼운 옷차림으로 공부 하거나 다른 건물로 발걸음을 돌렸다. 파업을 이끄는 이성호 일반노조 기계·전기 분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서관 난방이 중단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학생들이 우리 입장을 이해해주고 대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서울대 총학 측도 “노조의 파업은 존중한다”면서도 시험, 취업 등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해 도서관은 난방 중단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총학은 이날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공지 글을 통해 “총학생회장단이 7일 오후 일반노조를 방문해 파업 대상에서 중앙도서관의 본관과 관정관은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8일에도 일반노조에 도서관을 파업 대상 시설에서 빼달라는 뜻을 재차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총학 측은 “근시일 내 예정된 시험, 취업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비롯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총학 입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파업권을 침해하는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는 청소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사람들이 쓰레기를 모아서 시장 집 앞에 버리는 운동을 벌인다”면서 “서울대 총학의 입장은 파업하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우리집 쓰레기만 치워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파업 때는 가장 중요한 곳을 마비시키는 것이 현명한 전술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파업하는 노동자들에게 따질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파업하게 만드는 자본가들에게 따지는 것이 사회 전체에 유익하고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김다민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은 “(도서관 난방 중단과 관련해) 총학생회에 접수된 불만이 많았다”면서 “우리도 노조 파업을 존중하고 파업을 왜 하는지 공감한다”고 말했다. 총학 측은 2~3월 공인회계사 1차 시험 등 각종 국가 고시가 몰려있기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이 특히 많다고 설명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전북산림환경연구소 희귀식물 도감 펴내

    전북지역에 자생하는 것이 확인된 산림청 지정 멸종위기종은 21종으로 집계됐다. 거문도 닥나무, 광릉요강꽃, 날개하늘나리, 남바람꽃, 노랑붓꽃, 독미나리, 미선나무, 백양더부살이, 백운란, 복주머니란, 석곡, 애기천마, 으름난초, 청사조 등이다. 멸종위기종은 해당 종이 ‘긴박한 미� ?� 절멸할 위험에 처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는 144종이 있다. 위급하지는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자생지에서 멸종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위기종은 19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깽깽이풀, 대흥란, 두메닥나무, 만주바람꽃, 모데미풀, 물고사리, 백양꽃, 산개나리, 연잎꿩의다리, 위도상사화, 전주물꼬리풀, 진노랑상사화, 흰참꽃나무 등이다. 전국적으로는 122종이 있다. 여기에 취약종과 약관심종, 자료부족종을 포함한 희귀식물은 도내에 모두 153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2010년부터 현장 조사와 문헌 조사 등을 통해 밝혀낸 것이다.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는 이 가운데 사진 자료가 확보된 멸종위기종 14종과 위기종 13종, 취약종 30종 등 모두 100종의 희귀식물을 수록한 ‘전북 희귀식물’ 도감을 최근 펴내고 전국의 수목원과 식물원, 도내 학교 등에 보급하기로 했다. 도감에는 각 식물의 특징과 분포지, 자생지 현황 등이 실려있다.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희귀식물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도감을 발간했다”고 설명하고 “이를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대량증식법 개발과 서식지 복원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목포(木浦), 근대를 기억하다 - 목포 근대역사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목포(木浦), 근대를 기억하다 - 목포 근대역사관

    # 목포는 현재 ; 거두절미(去頭截尾), 전화위복(轉禍爲福), 도청도설 (道聽塗說) 목포는 현재 진행형이다. 뜨겁다. 아이러니다. 연일 쏟아 부어주던 날선 언론의 관심조차도 목포 구도심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는 반갑기(?) 그지없다. “사람들이 그짓말을 해싸요. 으찌 한 번도 목포에 안 온 사람들이 그라면 안 돼요” 목포 유달동에서 20여 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모처럼 분주해진 식당 앞 오거리가 반가운 듯 연신 주변을 둘러본다. 목포 구도심을 대표하는 유달동 골목길에서 다시금 목포를, 목포의 시간을 찾는다. 목포 근대역사관이다.목포의 근대 시간을 간략히 살펴보자. 사실 목포는 우리 근대 항구 문화의 시작점이었다. 1897년 10월 1일에 개항한 목포는 일본의 상업도시인 나가사키와 후쿠오카에서 출발한 상선들이 중국으로 들어가기 전 거쳐야 할 길목으로 일찌감치 일본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一黑(김), 三白(쌀, 소금, 면화)’이라 하여 호남의 거의 모든 물산이 목포에 집결하였고, 이를 중계 무역하고자하는 일본인들의 거류지가 자연스레 목포에는 들어서게 된다. 더구나 1914년 호남선이 개통되자 목포는 본격적인 근대 무역항으로서 입지를 완전히 다진다. 1920년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이 들어서면서 목포는 국내 제일의 면화 수출항구로 자리를 잡는다. 이 당시 기록에 남은 목면 공장은 26개로 이 곳에 취업하고자하는 노동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고, 그 중 특히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비율도 꽤 높았다고 한다. 1935년에 발표된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에 담겨진 ‘부두의 새악씨 아롱젖은 옷자락 /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이라는 가사의 배경은 정확히 근대 목포를 나타내고 있다. 이 후 해방까지 목포는 조선 면화의 수탈지로, 호남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 남게 되었다.# 1900년, 시간이 퇴적되다. 현재 목포 구도심에 자리 잡은 근대역사관은 1관과 2관으로 나뉘어 있다. 근대역사관 1관, 혹은 본관으로 불리는 이 건물은 예전 ‘구 목포 일본영사관’(사적 제289호)으로 역사부터가 만만하지 않다.목포에서 단연 제일 오래된 건물로 1898년 10월에 목포에 영사관이 설치되자 1900년 12월에 완공한 건물이다. 우리나라 1900년 이전 근대 대표 건축물로는 1892년 약현성당, 1897년 독립문, 1898년 명동성당, 1898년 정동교회가 있는데 이 다음으로 오래된 건물이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지방에 위치한 건축물 중에서는 120년 시간을 지닌, 존재감 하나는 확실한 건물인 셈이다. 해방 후에는 목포시청, 목포문화원 건물로 사용되다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보수 후 개관하였다.현재 근대역사관 1관에는 근대를 대표하던 도시였던 목포에 관한 모든 것을 돌아 볼 수 있도록 1, 2층으로 나누어 총 7개의 주제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근대역사관 1관 뒤에는 일본이 전쟁준비를 한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방공호(防空壕)가 있다. 높이와 폭이 2미터 가량, 길이는 82미터로 관람객이 입구에 들어가면 사이렌이 울리고, 안쪽에 굴을 파기위해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해 놓았다.근대역사관 2관은 근대 역사관 1관 바로 아래편에 위치하고 있다. 1921년에 건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건축물로서 현재 남아 있는 2곳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중 한곳으로 부산의 동척에 비해 규모면에서 앞선다고 전해진다. 현재 근대역사관 2관에서는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일제 침략사진을 비롯하여 독립을 향한 우리 민족의 치열한 구국 운동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진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목포 근대역사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목포의 근대를 담고 있는 역사관이다. 목포 구도심을 여행한다면 필수 코스 2. 누구와 함께? -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 3. 가는 방법은? - 영산로29번길 6 (대의동2가) / 유달산 우체국 뒤 - 주차시설이 없기 때문에 건물 아래편 주차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 7번 버스, 유달산 우체국 앞 4. 감탄하는 점은? - 1900년에 지어진 건물의 외양, 방공호.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110년이 훌쩍 지난 시간을 아직도 담고 있다. 언론의 관심 이후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근대역사관 면화 방적 기계, 방공호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한정식 ‘옥정궁중한정식’, 꼬리곰탕 ‘대양’, 한식 ‘한미르’, ‘안골정’, ‘김정림 선지해장국’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mokpo.go.kr/tour/attraction/museum?mode=view&idx=7449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목포자연사박물관, 이훈동정원, 연희네슈퍼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전국적인 관심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끌고 가길 바란다. 120년의 스토리가 있고, 근대 건축물이 아직 남아 있는 거리.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구제역·AI 발병국 축산물 국내 반입 급증

    구제역·AI 발병국 축산물 국내 반입 급증

    지난해 중국, 베트남 등 구제역 발병국으로부터 쇠고기, 돼지고기 등 불법 휴대축산물 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류독감(AI) 감염이 우려되는 닭고기, 오리고기 등의 불법 반입도 급증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3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최근 5년간 불합격 휴대 축산물이 반입된 적이 있는 국가(145개)에서 불법 반입된 통계자료를 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중국, 베트남, 몽골, 태국, 러시아 등 구제역이 발병한 57개 나라로부터 휴대 반입된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구제역 전파 위험이 큰 축산물의 불합격 실적은 2014년 2만 102건, 2만 9349㎏에서 2017년 2만8907건, 4만 2962㎏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들어 3만 7681건, 5만 4735㎏으로 집계됐다. AI 위험 축산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이집트, 러시아 등 34개 나라로부터 휴대 반입된 닭고기, 오리고기, 거위고기, 계란, 오리알, 가공란 등 AI를 옮길 수 있는 축산물의 불합격 실적은 2014년 2만 2102건, 2만 9349㎏에서 2017년 2만 8907건 4만 2962㎏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만 7681건에 걸쳐 5만 4735㎏으로 조사됐다. 구제역 위험 축산물 반입량을 국가별로 살펴 보면 중국 2만 2298㎏, 베트남 1만 2827㎏, 몽골 8772㎏, 태국 3563㎏ 순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불법 휴대 축산물 적발건수는 모두 43만 2295건이다. 반면 실제 과태료 부과건수는 9747건(2.3%)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불법 휴대축산물 과태료를 1회 위반 30만원, 2회위반 200만원, 3회위반 이상 5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각각 50만원, 500만원, 2000만원으로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해서 최대 1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과태료 상한선을 올려서라도 불법 축산물 휴대반입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필리핀 불법 수출 쓰레기 3일 평택항 도착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폐기물 중 일부가 3일 평택항을 통해 우리나라로 반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필리핀에서는 한국의 쓰레기 수출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의 반환 촉구 시위가 잇따르며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에 반입되는 폐기물은 필리핀 민다나오섬 카가얀데 오로항 내 컨테이너 51대에 보관돼 있던 약 1200t이다. 필리핀 수입업체 부지에 보관 중인 5100t은 국내반입을 위한 시기 및 상세절차를 필리핀 정부와 협의 중이다. 환경부는 평택세관과 합동으로 7일 국내로 반입된 컨테이너 중 일부 물량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로 반입된 폐기물은 관련법(폐기물관리법)에 정해진 방치폐기물 절차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다. 평택시가 수출업체에 대해 폐기물 처리 조치명령을 내리는 데 업체가 조치명령을 미이행시 구상권 청구를 포함한 대집행 등 종합적인 처리 계획을 수립 중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불법 수출업체에 대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수출신고) 혐의로 수사을 진행 중인 가운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 송치 등 후속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폐플라스틱 수출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거쳐 2월 중 폐기물 불법 수출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