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물의 나라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마지막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30가구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유로존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티셔츠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154
  • 새끼 눈꺼풀에 ‘실명’ 실험…어미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새끼 눈꺼풀에 ‘실명’ 실험…어미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새끼 원숭이의 눈꺼풀을 봉합해 1년간 실명 상태로 두고, 갓 출산한 어미 원숭이에게 새끼를 떼 놓고 봉제 인형을 내밀었다. 미국 하버드 의대 마거릿 리빙스턴의 연구실이 행한 실험에 학자들은 연구윤리 위반이라며 논문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동물보호단체는 실험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하버드대는 “인류의 이익을 위해 연구하는 과학자에게 인신공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낸 채 일부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르몽드가 22일(현지시간) 동물보호단체 PETA가 고발한 연구내용을 상세하게 전했다. PETA에 따르면 새끼를 빼앗긴 어미 원숭이는 1년간 좁은 공간에서 봉제인형만을 보고 지냈다. 어미 원숭이는 새끼 원숭이가 사라진 뒤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태어나자마자 떨어진 이들은 우리 안에서 반복적으로 원을 그리면서 돌아다니며 좌절감과 스트레스를 나타냈다. 연구실은 영장류가 무생물에도 애착을 느끼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라며 지난 9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그 내용을 실었다. 연구실은 이 실험이 인간의 모성 유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유산이나 사산을 겪은 여성의 심리적 회복에 필요한 개입을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물 실험윤리에 관한 미국 농무부와 학내 규정, 동료들의 평가 등을 거쳤다며 모성 애착 실험을 계속하겠다고도 했다. 새끼 원숭이의 눈꺼풀을 봉합해 1년간 실명시킨 것에 대해 하버드대는 “실명 실험이 시각 장애, 뇌 발달 등에 대한 중요한 지식을 제공하고 알츠하이머, 뇌암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두둔했다.그러나 동물행동학자와 영장류 학자가 주축이 된 과학자 250명은 해당 실험들이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지난 17일 PNAS에 논문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대 영장류학자인 캐서린 호바이터는 PNAS에서 보낸 편지에서 “1960년대 이후 우리는 모성 분리에 의존하는 실험이 극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른 방식으로도 실험을 더욱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PETA 역시 “실험은 잔인할 뿐만 아니라 결함도 많다”며 “하버드대는 이 끔찍한 실험실을 폐쇄하고 원숭이 관련한 모든 사진, 비디오, 진료기록 등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경학자이자 프랑스 국립보건의료연구소 윤리위원장인 에르베 쉬네바이스는 과거 동물 실험을 언급하며 “요즘은 동물의 고통에 대한 민감도가 많이 바뀌었다”며 “과학이 우리의 관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서 예외대상이 될 수 없으며 (과학자들의 방법론이 시대와 맞지 않다면) 대안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에 칩이식 해 죽자 “안락사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016년 설립한 뇌신경 과학 벤처기업 뉴럴링크 역시 원숭이 학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뉴럴링크는 돼지와 원숭이의 뇌에 이 칩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해 왔으며 동물시험 결과 긍정적인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에는 유튜브에 AI 마이크로 칩을 뇌에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퐁’이라는 비디오게임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그러나 뉴럴링크의 이러한 실험 과정에 대해 최근 동물권 보호단체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 위원회(PCRM)’은 뉴럴링크가 동물복지법을 위반했다며 미국 연방정부 조사를 요구했다. 원숭이 뇌에 칩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극도의 고통을 안겼고 실험에 참가한 원숭이 23마리 중 15마리도 후유증으로 숨졌다는 것이다. PCRM은 “정보 공개 청구 소송을 통해 약 700장의 원숭이 실험 기록과 부검 보고서를 확보했고 이 문서를 토대로 뉴럴링크와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가 위법한 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뉴럴링크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숨진 원숭이 중 상당수는 시체에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연구와 관련 없는 안락사 관련 조건을 만족한 원숭이를 안락사시킨 후 진행됐다고 밝혔다. 부적합한 특수 수술용 접착제를 써서 원숭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뉴럴링크는 1마리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접착제인 ‘바이오글루’를 사용한 후 수술 합병증으로 안락사됐다고 밝혔다. 원숭이들이 스트레스로 손가락을 자르는 등 자해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실험에 쓰인 붉은털 원숭이의 습성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붉은털 원숭이는 서로 공격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뉴럴링크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동물에게 그러한 부상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모든 새로운 의료기기와 치료법은 윤리적으로 인간에게 시험되기 전에 동물에게 시험되야 하고 뉴럴링크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나이키를 바꾼 건 소비자였다… SPC의 약속, 끝까지 감시하라/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나이키를 바꾼 건 소비자였다… SPC의 약속, 끝까지 감시하라/오터레터 발행인

    2013년 4월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약 20㎞ 떨어진 사바르에서 8층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우리나라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이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무려 1134명이고 부상자는 2500명에 달한다. 현대사에서 최악의 구조물 붕괴 사고로 기록된 이 사고는 건물의 불법 구조 변경 등 각종 비리가 얽혀 만들어 낸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이렇게 많은 사상자가 난 이유는 무너진 건물(라나 플라자)이 의류 공장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밀집된 공간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공장에서는 프라다와 구찌, 베르사체, 몽클레어, 베네통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내로라하는 브랜드가 망라된 이 공장에서 한 기업만은 찾을 수 없었다. 세계 1위의 의류업체인 나이키다.자사의 고가 제품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브랜드들은 쏟아지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지만 나이키는 ‘열외’가 돼 브랜드 이미지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우연히 주어진 행운이 아니었다. 선진국의 유명 의류 브랜드가 자국에서 옷을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절은 오래전에 끝났고, 세계화의 진전으로 해외에 생산기지를 세워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거의 모든 제조업의 기본적인 사업 모델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활용한 기업이 1980년대에 급성장한 나이키다. 1989년에 세계 최대의 스포츠웨어 기업으로 등극한 나이키가 원래 사용한 생산기지는 한국과 대만이었지만 이 두 나라의 임금이 오르면서 공장을 인도네시아와 중국, 베트남으로 옮기게 됐다. ●한국 업체가 관리한 끔찍한 노동환경 하지만 그렇게 동남아에 지은 공장을 관리한 것도 한국 업체였다. 현재 애플의 제품을 만드는 대만의 폭스콘이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였던 셈이다. 그런데 한국의 노동운동가 전태일을 낳았던 한국 의류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동남아로 고스란히 전해져서 저임금 착취 노동이 이들 공장의 작동 방식이었다.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점심 식사 외에는 꼼짝없이 컨베이어벨트 앞에 앉아 일해야 했고, 심지어 화장실 다녀올 시간도 주어지지 않아 기계 밑에서 소변을 보는 끔찍한 노동환경이었다. 심지어 여성 노동자들을 상대로 성추행도 흔했다. 참다못한 인도네시아의 나이키 공장 직원들이 1992년 9월에 파업을 하면서 이 문제가 바다 건너 미국에도 알려지게 됐다. 마이클 조던 같은 스타에게는 수백만 달러를 주는 나이키가 정작 신발을 직접 만드는 노동자들에게는 하루에 1달러 25센트를 주고 일을 시킨다는 사실, 그런 노동자들이 하루 14시간씩 꼼짝 못하고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이키는 “가장 더러운” 브랜드로 전락했다. 당시 나이키를 경영하던 창업자 필 나이트는 억울했다. 하청을 준 기업이 한 일이었고, 아무리 적은 임금이라고 해도 당시 인도네시아의 평균 임금으로 치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내 여론은 그런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옷과 운동화가 나이키의 브랜드를 달고 만들어지면 최종적인 책임은 나이키에 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나이키와 미국 소비자들 사이의 길고 긴 싸움이 시작됐다. 생산 공장의 상황을 폭로하는 보고서가 나왔고,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나이키를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그래도 나이키는 버텼다. 다른 기업들도 다 똑같이 하는데 나이키만 비난하는 게 억울했을 것이다. 나이키는 마지못해 노동자 처우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의 성에 차지 않았다. 그리고 그 비판은 나이키라는 기업에 그치지 않고 마이클 조던 같은 스포츠 스타에게도 쏟아졌다. 직접 나서서 나이키에 압력을 넣지 않으면 당신도 똑같은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나이키를 괴롭힌 것은 주요 고객층인 학생들이 주도면밀하게 벌인 불매운동이었다. 이윤을 내야 하는 기업에 매출 감소만큼 확실한 징벌은 없었다. 1998년이 되자 나이키는 직원을 해고해야 할 만큼 상황이 악화됐고 필 나이트는 항복했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옳다고 인정하고 그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노동환경과 기업 문화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나이키의 제품이 노예 임금과 강제 야근, 가혹행위와 동의어가 됐다”며 미국의 소비자들이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했다. 수년 동안 노동자와 소비자의 요구를 무시했지만 더이상 버틸 수 없게 되자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작업 환경을 개선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이런 개선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고 시민단체의 감시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투명성 확보에 있었다. 임금 인상과 처우, 작업 환경 개선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이를 외부에서 감시할 수 있게 허용할 경우 변화는 지속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무릎을 꿇은 지 20년이 넘은 지금, 나이키는 완전히 다른 기업이 됐다. 자사의 제품을 만드는 해외 공장의 노동환경에 대한 감시와 개선뿐 아니라 인종과 여성 문제 등 각종 사회적 이슈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노력은 젊고 진보적인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충성스러운 고객을 만들어 내는 선순환을 일으킨다.●SPC는 과연 변할 수 있을까 나이키의 변화를 보면서 한국의 기업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이키가 개선하라는 요구를 받았던 그 공장이 한국의 하청기업에 의해 운영됐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한국 기업의 문화와 노동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세상의 누구보다 우리 국민이 더 잘 알고 있다. 지난 15일 파리바게뜨를 소유한 SPC 그룹의 계열사 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숨진 사고는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그 후에 기업이 보여 준 태도는 더 끔찍하다. 피해자의 시신 수습을 동료 직원이 해야 했다는 사실, 충격에 빠진 동료 직원들에게 상담치료를 제공하기는커녕 바로 같은 공장에서 작업을 계속하게 했다는 것, 그리고 사망한 직원의 장례식장에 자사 브랜드의 빵을 보냈다는 사실은 이 사고가 단순한 안전사고를 넘어 기업이 노동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이런 기업도 변할 수 있을까? 가능하지만 기업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나이키의 사례에서 보듯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사회적 압력 없이는 변하지 않는다. 사고 직후 무성의하게 대응하던 SPC가 태도를 바꿔 허영인 회장이 사과를 한 것은 분노한 여론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조짐이 보인 뒤였다. 여기에 실마리가 있다. 허 회장의 사과가 불충분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관심의 초점이 기업인의 “진심 어린 사과”에만 맞춰진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가 된 기업인의 사과가 진심이냐, 아니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는 그들의 연기력 향상만 보게 된다. 기자회견을 하면서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조아리고, 큰절을 하는 것은 그들에게 가장 값싸고 손쉬운 해결책이다. SPC는 앞으로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는 재발 방지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언론에서는 이 액수가 기업 영업이익의 절반이라는 걸 강조했지만 이 금액의 집행을 감시할 시스템이 없다면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가령 여기에는 설비 자동화에 들어가는 돈도 포함돼 있다. 이는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기업이 어차피 사용할 금액인데도 마치 이윤을 희생하는 “뼈를 깎는 노력”인 것처럼 포장한다는 의심이 든다. 물론 작업장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큰 투자가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금액을 밝힌 것이겠지만 변화의 노력과 강도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1000억원이라는 숫자밖에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피하기 힘들다. 더 아쉬운 건 사고 직후에는 별다른 발표가 없다가 여론이 악화된 후 단 며칠 만에 각종 대책을 뚝딱 만들어 들고 나오는 태도다. 기업이 제대로 변하겠다면, 그 변화에 진심이라면 대책 마련도 신중해야 하고 많은 자문을 거쳐야 한다. 그런 과정 없이 눈에 확 띄는 액수와 급히 만든 듯한 개선안을 보면 이 기업에 구조적인 변화가 가능할지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이키도 처음에는 허술한 대책으로 일관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빨리 난처한 상황을 빠져나갈 생각만 했던 나이키를 좋은 기업으로 바꿔 놓은 건 소비자들의 집요한 요구와 지속적인 불매운동 그리고 감시였다. 우리나라 기업도 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작업을 기업에만 맡겨 둔다면 진정한 변화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 상상놀이, 수돗물 놀이터 ‘아리수 나라’… 키즈카페 같은 체험장

    상상놀이, 수돗물 놀이터 ‘아리수 나라’… 키즈카페 같은 체험장

    5~9세 맞춤형 12년 만에 리모델링대형 놀이시설·체험관·포토존 갖춰 ‘아리수 스토리텔러’ 학교 방문도강사 12명 121개교·기관 찾아 강의 “학생들이 탄산음료 적게 먹고아리수에 대한 편견도 바뀌어” 뚝도 1정수장 ‘수도박물관’ 탈바꿈상수도 114년 역사 담은 학습의 장지난 14일 서울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 내에 있는 ‘아리수 나라’. 3~5세 아이 40여명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이 ‘특별한 나라’를 가득 메웠다. 아이들은 거대한 수도관처럼 생긴 대형 놀이터에서 최대 높이 3.8m의 수도관 미로를 따라 오르내리다가 그물망 위를 걸어 다녔다. 스크린을 터치하면서 ‘우리 집 물 도둑’을 잡는 게임을 하거나 커다란 물방울이 그려진 종이에 자유롭게 색칠하는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겉으로 보기에 대형 키즈 카페 같은 이곳은 아이들이 온몸으로 서울 수돗물 ‘아리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어린이들에게 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아리수 나라는 개관 후 12년 만에 새로 단장해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공간의 콘셉트를 ‘상상을 트는 아리수 무한 상상 놀이터’로 정하고 주 관람객인 어린이(5~9세)의 눈높이에 맞는 시설과 콘텐츠를 마련했다. 대형 놀이 시설과 동작에 따라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영상 체험관, 트릭 아트 포토존 등 어린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의 키에 맞게 설치한 아리수 음수대와 귀를 대면 물소리가 들리는 수도관 모양의 설치물도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단장을 하기 전에는 체험 시설이 오래돼 고장이 잦았고 콘텐츠 역시 어른용과 어린이용이 혼재돼 있어 주 관람객이 누구인지 불분명했다”며 “주 관람 대상을 어린이로 설정하고, 어린이들이 아리수와 친근해질 수 있는 놀이터와 게임 같은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체험 위주의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어린이집 단위의 단체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로 재개관한 이후 지난 9월까지 두 달간 누적 관람 인원이 2만 2390명이나 됐다.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회차별로 이용 인원을 제한하지만 방문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말까지 예약이 거의 마감된 상황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놀기 좋은 널찍한 공간’으로 소문이 난 덕에 반응이 좋다”며 “최근 시설을 교체한 이후 마치 ‘무료 키즈 카페’ 같다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이들과 처음 이곳을 방문했다는 여의도유치원의 한 교사는 “공간 내부에 있는 시설물이 둥글둥글한 모양이어서 시각적으로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체험 활동이 다양해서 좋다”면서 “사실 아이들이 수돗물 정화 과정을 이해하기는 어려운데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갖춰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 시설물이 많은 만큼 무엇보다 안전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언제 방문해도 이용자들이 쾌적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유지·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밖에도 상수도사업본부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물과 환경의 가치를 익힐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수돗물 전문 이야기 강사가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를 방문해 아리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리수 스토리텔러’도 그중 하나다. 문화·체육·레크리에이션 분야 경력자들이 강사로 참여해 이야기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지난 8월 선발된 강사진 12명이 9월 기준 121개 학교·기관에서 2600여명을 대상으로 강의했다. 50분간 이어지는 수업에서는 물의 중요성, 아리수 생산 과정, 아리수 수질 관리, 정수기 물 대신 수돗물을 마셔야 하는 이유, 물 절약하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직접 수질 실험을 하면서 잔류 염소를 검출하고 pH 농도를 측정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무료 출장 강의에 대한 수강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실험을 통해 시각적으로 아리수의 상태를 알 수 있었고, 더 나아가 탄산음료의 안 좋은 점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었다”며 “학생들이 탄산음료를 적게 섭취하고 물을 더 많이 마시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수강생은 “아리수를 먹는 것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수업을 듣고 나니 아리수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겠다고 느꼈다”는 소감을 남겼다. 상수도사업본부가 운영하는 상수도 전문 박물관에서도 물과 환경, 상수도의 역사에 대해 깊이 체험할 수 있다.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수도박물관’은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시설을 복원·정비해 2008년 개관했다.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은 1908년 9월부터 우리나라 최초로 수돗물을 생산·공급한 역사적인 장소다. 뚝도수원지 일부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완비한 뚝도아리수정수센터로 변환해 24시간 수돗물을 생산·공급하고 있으며, 일부는 수도박물관으로 조성했다. 수도박물관은 상수도 114년 역사와 아리수 생산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상설 전시가 열리는 등 학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수도박물관은 건축물 자체가 지닌 의미도 남다르다. 붉은색 벽돌과 화강석을 사용해 만든 르네상스풍의 수도박물관 본관과 본관 옆에 있는 완속여과지는 근대 건축물로서의 특징과 역사적 의미가 담긴 만큼 서울시 유형문화재 72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완속여과지는 모래층과 자갈층에 한강 물을 통과시켜 불순물을 걸러 내던 정수 시설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1908년 5지(池)를 설치하고 1938년 1지를 증설해 현재 총 6지가 남아 있다.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완속여과지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908년부터 1990년까지 사용됐다고 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 자체도 아리수와 상수도에 대한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근대 건축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통령실, 용산시대 맞아 ‘자유·평화·번영’의 새 CI 공개

    대통령실, 용산시대 맞아 ‘자유·평화·번영’의 새 CI 공개

    대통령실이 기존 청와대 로고를 대체할 새로운 상징체계(CI·사진)를 23일 공개했다. 새 CI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 건물을 배경으로 봉황이 대통령실 청사를 감싸고, 청사 중앙에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배치한 모습이다. CI 글꼴은 한글 창제기 글꼴(훈민정음해례본)을 현대 서체 스타일로 도안한 것으로, 현재 대한민국 정부조직에 공동으로 사용되는 ‘대한민국 정부 상징체’가 적용됐다. 남청색을 주 색상으로 하고 황금색 등을 보조 색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의 새로운 CI는 대한민국의 자유·평화·번영을 상징한다”며 “오랫동안 대한민국 수장을 상징해 온 봉황과 나라꽃인 무궁화의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동시에 대통령실 건물의 형상화를 통해 용산 시대의 개막과 힘찬 도약을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을 상징하는 기존의 대통령 휘장은 그대로 사용된다. 대통령실은 새 CI 공개와 함께 홍보 기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전체가 방송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또 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회견을 홍보하는 유튜브 영상을 최근 잇달아 제작했고, ‘가짜뉴스’ 대응을 위해 홈페이지에 오보 대응 및 설명을 위한 ‘사실은 이렇습니다’(사이다)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 대통령실, 용산시대 맞아 ‘자유·평화·번영’의 새 CI 공개

    대통령실, 용산시대 맞아 ‘자유·평화·번영’의 새 CI 공개

    대통령실이 집무실 용산 이전에 따라 기존 청와대 로고를 대체할 새로운 상징체계(CI·사진)를 23일 공개했다. 새 CI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 건물을 배경으로 상서로운 새인 봉황이 대통령실 청사를 감싸고, 청사 중앙에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배치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CI에 적용한 글꼴은 한글 창제기 글꼴(훈민정음해례본)을 현대 서체 스타일로 도안했으며 현재 대한민국 정부 조직에 공동으로 사용되는 ‘대한민국 정부 상징체’가 적용됐다. 색상은 남청색을 주 색상으로 하고 황금색 등을 보조 색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새 CI는 ‘용산 시대’ 개막에 따라 새 정부의 정체성과 국정철학을 담은 상징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대통령실 새로운 CI는 대한민국의 자유·평화·번영을 상징한다”며 “오랫동안 대한민국 수장을 상징해 온 봉황과 나라꽃인 무궁화의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동시에 대통령실 건물의 형상화를 통해 용산시대의 개막과 힘찬 도약을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새 CI의 크기와 색상 등 사용에 관한 제반 규정을 정하고 안내하는 최종 작업을 거쳐 오는 11월부터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비롯해 내·외부 홍보물과 기념품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대통령실이 아닌 대통령을 상징하는 기존의 대통령 휘장은 그대로 사용된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취임 5개월여 만에 새 CI를 공개한 것과 더불어 대통령실은 최근 홍보 기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윤 대통령 주재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전체가 방송에 생중계될 예정인데, 약 85분간 진행되는 회의에는 경제 부처 장관들이 총출동해 거시·미시 경제 현안을 각각 전·후반부로 나눠 다룰 예정이다. 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출근길 문답인 약식회견을 홍보하는 유튜브 영상을 최근 잇따라 제작했고, ‘가짜뉴스’ 대응을 위해 홈페이지에 오보 대응 및 설명을 위한 ‘사실은 이렇습니다’(사이다)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 조선 3대누각 밀양 영남루서 시민모델 한복 패션쇼

    조선 3대누각 밀양 영남루서 시민모델 한복 패션쇼

    경남 밀양시는 우리나라 대표 누각인 영남루에서 22일 ‘2022년 밀양시민모델 한복패션쇼’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밀양시민모델 한복패션쇼는 ‘한복문화 지역거점 지원 공모’에 연속으로 선정돼 개최하는 행사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년 한복문화주간’과 연계해 열린다. 22일 오후 2시 30분부터 영남루에서 ‘아름다운 한복, 전통에서 퓨전까지’를 주제로 23벌의 전통한복과 19벌의 생활한복을 일반모델 및 밀양시민모델 42명이 선보인다. 8세에서 70세까지 다양한 연령층 시민 모델 30명이 무대에 오른다. 밀양시는 지난 9월 시민모델을 선발해 6주간 자세 교정과 걷기 훈련 등을 실시했다.이 밖에도 해설이 있는 한복콘서트, 한복 및 공예체험, 밀양의 역사적 인물의 복식 전시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양기규 밀양시 관광진흥과장은 “올해 한복패션쇼는 시민과 함께 밀양다움을 담은 행사로 준비했다”며 “우리 옷의 가치와 매력을 널리 알리고 관광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마가렛 설리번의 책 ‘뉴스룸 비밀’, 기자들은 나라에 경고해야 한다

    마가렛 설리번의 책 ‘뉴스룸 비밀’, 기자들은 나라에 경고해야 한다

    18일(현지시간) AP 통신의 책 소개 기사를 원문 그대로 옮긴다. 우리 국내 사정도 엇비슷한 점이 적지 않아 반면교사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문장을 최대한 우리말로 쉽게 옮기려 했으나 역량 부족으로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럽다.마가렛 설리번은 어느날 워싱턴 포스트(WP)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비평가 카를로스 로자다가 회고와 선언이 뒤섞인 책에 대해 격분하는 트윗을 올렸을 때 움찔했다. 그녀가 쓰던 책이 딱 그랬기 때문이었다. 설리번이 쓴 책 ‘뉴스룸 비밀’(Newsroom Confidential)은 버팔로 뉴스에서 뉴욕 타임스(NYT)와 WP에 이르는 자신의 경력을 추적하는 내용이지만 트럼프 시대의 동료 언론인들에게 던져진 어려움을 먹잇감으로 삼고 있었다. 그녀는 기자들이 트럼프 재임 기간 민주주의에 던진 위협을 인식하는 데 느려 터진 것을 너무 많이 봐왔고, 지금은 트럼프가 재집권 준비를 하고 있고 추종자들이 그의 큐 사인을 따르는 현상이 빚어지는데도 기자들이 준비되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전히 공화당을 비롯하 기득권층을 불쾌하게 하고 싶지 않고, 트럼프 공화당을 불쾌하게 하고 싶지 않고, 오히려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정상으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난 그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몇몇 언론사들은 이제 선거 과정에 대한 위협을 다루는 특별한 비책들을 갖고 있다. 설리번은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 있는 라디오 방송 WITF를 칭찬했는데 2020년 대통령선거 결과를 부인하는 지역구 의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정기적으로 청취자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그녀는 앞으로 언론인들은 진실을 옹호하고 그것을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정치인들의 말을 확성기처럼 옮기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지난 주말 CNN 방송의 데이나 배시가 공화당의 애리조나주 지사 후보였던 카리 레이크와 힘겨루기를 했을 때 드러났듯 사라지지 않았다. 배시는 가짜 사기 보도들에 대해 반복적으로 물었고, 레이크에게 자신의 선거 결과를 받아 들일 것인지 여부를 압박했는데 레이크는 배시가 낡은 뉴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설리번은 “난 그것이 공격적인 것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난 그것이 사물의 프레임을 다르게 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판돈 많은 정치를 게임으로 보지 않으며, 경마로 보지 않으며, 오락 거리로 보지도 않는다. 우리는 그것이 극도로 많은 파장을 낳으며 우리 눈앞에서 전개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언론에 대한 비판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 이전 언론의 성과는 널리 비난 받았다고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칼럼니스트 윌 번치는 말했다. 그러나 우려를 제기하는 많은 사람들이 설리번 같은 위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번치는 “이런 비판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며 “그것은 여러 면에서 궁극적인 내부자로부터 나온다. 최고 수준의 사람들은 마가렛과 같은 사람과 함께 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과 대응해 뭔가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둘”이라고 인정했다. 우려되는 것은 언론에 대한 적대감이 돌아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여부다. 설리번은 너무 많은 미국인들이 진실보다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거나 더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둘 모두 아주아주 골칫거리”라고 말한 뒤 “우리가 너무 멀리 사라져버린 것 같다고 생각하느냐고?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뉴욕 라카와나 근처에서 태어나 자란 설리번은 1980년에 지금은 버팔로 이브닝 뉴스라고 불리는 곳에서 여름방학 때 인턴으로 일했다. 그녀는 뉴스룸에서 계속 성장해 1999년 편집장이 됐다. 그녀는 나이 많은 남성 편집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로채 공로를 인정받은 것 같은 성차별을 묘사했다. 그들이 신문사 일을 하는 데 좋은 세월이었다. 그녀는 “저널리즘은 실행 가능한 직업 경력을 제공했다”며 “아마도 부자가 되는 썩 좋은 방법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살아갈 수 있는 임금을 얻는 방법이었다. 일종의 보너스로 그것은 날 아주 멋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2012년 뉴욕 타임스의 퍼블릭 에디터 자리가 비었을 때 주저하지 않았으며 열심히 추구했다. 지역신문들은 위축되고 있었고, 그녀는 버팔로 뉴스를 위축된 상태에서 키를 잡을 만한 배짱이 없었다. 퍼블릭 에디터는 고맙다는 인사를 듣는 자리가 아니다. 여러분은 뉴스룸에 자리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작업을 공개적으로 평가한다는 지청구를 듣고 있다. 저널리즘의 최고 수준에 있는 사람이든 여러분에게 커피를 타주는 사람이든간에 비판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설리번은 그곳에서 일한 내내 NYT에 대해 과감한 필봉을 휘두른 것으로 유명해졌다. 믿을 만한 소식통을 남용했고,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보도 및 국가안보 이슈 같은 문제까지 다뤘으며, 스타일 섹션에서 선전하는 소위 패션 트렌드를 놀림거리로 삼았다. 그녀는 그렇게 4년 동안 하루도 마음 편히 보낸 적이 없었다고 적었다. 그녀는 한 인터뷰를 통해 “난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내게 중요하다. 난 NYT에서 아웃사이더였고, 내가 조금씩 잃는 것처럼 느껴졌을 때 -난 더 오래 있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난 이들이 친구 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자신의 의지를 벗어났고 그것이 건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NYT는 그녀의 뒤를 잇는 퍼블릭 에디터를 한 명 임명했지만 그 뒤 그 자리를 없애버렸다. 그녀는 동의하지 않지만 결정이 뒤집힐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녀는 미디어 칼럼니스트를 맡아 WP로 이직했는데 그 때만 해도 트럼프와 규범을 파괴하는 대통령에 관해 글을 쓰는 데 그렇게나 많은 시간을 할애할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5년 뒤 칼럼 쓰는 일에 번아웃이 왔고, 그녀는 다시 움직일 때라고 느꼈다. 그녀는 로컬뉴스의 쇠퇴에 관한 책을 썼고 자신이 그런 유형의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WP를 사직하고 ‘뉴스룸 비밀’을 썼으며 다음 단계로 듀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설리번이 남긴 것은 가장 퉁명스러운 경고다. 그녀는 미국 언론인들이 “사이렌을 울리고 빨간불을 번쩍여 나라에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적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도깨비바늘, 쇠무릎… 식물의 동물 이용법/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도깨비바늘, 쇠무릎… 식물의 동물 이용법/식물세밀화가

    우리 가족의 일원 중에는 강아지가 있다. 나는 일 때문에 외출을 하거나 강의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강아지와 함께 보낸다.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동물 출입이 가능한 식물원과 정원이 하나둘 생기고 있어 일 때문에 식물을 찾거나 미팅을 나설 때에 강아지와 동행하는 경우도 있다. 강아지와의 나들이는 혼자만의 산책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강아지의 속도에 맞춰 천변과 공원, 길가를 걷다 보면 혼자 산책할 때 눈에서 놓치는 식물을 오래 들여다보게 되고, 지금처럼 열매가 무르익는 계절에는 강아지 몸에 달라붙어 딸려 온 씨앗들을 떼며 우리가 산책한 장소의 식생을 돌아보게 된다.오늘도 작업실 앞에 새로 조성된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온 강아지의 몸에는 도깨비바늘 씨앗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강아지 털에 붙은 씨앗들을 떼어 내며 뒤늦게나마 공원에 도깨비바늘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구에서 동물과 식물은 더불어 살아간다. 더불어 산다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지만 가장 원시적인 행위로 동물은 식물을 에너지원 삼아 먹고, 식물은 그런 동물을 이동 수단 삼아 번식해 살아간다. 이맘때 숲에는 참나무속 식물들이 떨군 도토리가 많다. 멧돼지와 다람쥐, 청설모 같은 숲의 동물들은 도토리로 겨울을 나기 위해 도토리를 주워 자신들이 만든 땅속 보물 상자에 보관한다. 그러나 동물들이 그 사실을 잊고 먹지 못한 경우 방치된 도토리는 이듬해 그 자리에서 새싹을 피워 낸다. 개미는 제비꽃의 씨앗에 붙은 달콤한 성분, 엘라이오솜을 먹기 위해 씨앗을 자신의 집으로 가져간다. 그런데 그들은 열매에 묻은 엘라이오솜만 먹고 씨앗은 집 근처에 버린다. 씨앗에서는 새로운 제비꽃이 피어난다. 이것이 제비꽃이 번식하는 방법 중 하나다. 동물 매개 식물에 한해 동물의 욕망이 나아가는 거리만큼 식물도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식물 중에는 동물의 먹이로서가 아닌, 동물의 털이나 깃털에 열매와 씨앗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멀리 번식하는 것들도 있다. 이런 식물이 동물의 털과 깃털에 잘 붙기 위해 고안한 방법은 씨앗을 가시나 갈고리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도깨비바늘, 도꼬마리, 쇠무릎, 미국가막사리, 도둑놈의갈고리, 짚신나물 그리고 우엉…. 지금 이맘때와 같이 열매가 무르익는 계절이 되면 식물의 열매껍질에서는 씨앗이 쉽게 분리되고, 씨앗은 동물의 몸에 붙어 동물을 이동 수단 삼아 혼자서는 갈 수 없던 먼 거리를 이동한다. 그리고 동물이 몸을 털거나 어딘가에 문지르면 씨앗은 동물에게서 분리돼 닿는 땅에 박혀 번식한다. 씨앗은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사는 반려동물의 몸에 부착돼 인간의 집으로 도달하기도 한다. 물론 인간도 동물이란 점에서 예외는 아니다. 가시, 갈고리 형태의 씨앗은 인간의 옷과 신발에도 잘 달라붙는다. 나는 산책할 때 웬만하면 스웨터는 입지 않는다. 스웨터에는 씨앗과 건조한 줄기와 열매 등이 유난히 잘 달라붙기 때문에 산책 후 떼어 내기가 꽤 귀찮다.1941년 스위스의 엔지니어인 조르주 드메스트랄은 강아지와 숲을 산책하다가 강아지의 털과 자신의 바지에 도꼬마리 씨앗이 달라붙은 것을 보고 도꼬마리 가시를 흉내 내어 돌기 형태의 접합 장치를 개발한다. 그리고 이것에 벨벳과 크로셰의 합성어인 벨크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벨크로는 우리가 늘 신는 운동화부터 국제우주정거장의 장비에까지 널리 이용된다. 우리는 자주 착각한다. 인간이 지구의 모든 동식물을 거느리는 왕이며 구원자라고. 그러나 소풍 가서 먹다 뱉은 수박과 참외의 씨앗이 번식해 새로운 열매로 성장할 때, 집에서 먹다 버린 복숭아 씨앗이 쓰레기 매립지 근처에서 나무가 돼 자랄 때, 외국 여행을 다녀온 이의 신발에 붙은 외래식물이 귀화식물이 됐을 때 우리는 비로소 깨달아야 한다. 인간은 식물이 더 멀리 또 많이 번식하도록 돕는 매개 동물일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는 가끔 인간이 식물에게 이용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식물이 지구에서 약 4억년간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새로운 장소에 자손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었다. 우리가 전적으로 식물의 향기와 약효, 아름다움을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곳에 고정돼 있는 식물은 반대로 자신의 효용성을 이용하는 동물의 이동력을 이용해 살아온 것이다. 우리 머리 꼭대기에서 언제라도 먼저 발을 내디딜 준비가 돼 있는 식물은 그 누구보다 간절히 인간이 지구의 더 넓고 깊숙한 땅에 도달하길, 우주 밖 화성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 손닿을 듯 아스라한 금강산… 묵직하게 저려오는 평화[권다현의 童行]

    손닿을 듯 아스라한 금강산… 묵직하게 저려오는 평화[권다현의 童行]

    군인 아빠의 영향인지 두 아들은 어릴 때부터 전쟁이나 무기에 관심이 많았다. 또래 남자아이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우리 집 녀석들은 독일군과 일본군 등 꽤 구체적인 역할을 정해 전투를 벌였다. 생일 선물로 총을 사 달라고 할 때도 몇 년도에 어느 나라 군대가 사용했던 무기인지 콕 집어서 요구했다. 이쯤 되니 전쟁의 참혹함과 무기의 잔인함을 단순한 흥미의 대상으로 여기는 건 아닐까, 엄마는 걱정이 된다. 오랜만에 떠난 강원 고성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금강산이 아스라한 이곳에서 아이들이 전쟁보다는 평화를, 무기보다는 이해와 공존의 힘을 직접 느껴 보길 바랐다.고성 통일전망대는 찾아가는 길부터 분단국가의 현실이 피부로 느껴진다. 예약은 필요 없으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출입신고소에 먼저 들러야 한다. 표지판을 무시하고 달렸다간 검문소에서 되돌아오는 불편을 겪는다. 가족이 함께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대표자의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하고 차종과 차량 번호, 탑승 인원까지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안보 교육도 이어진다. 8분짜리 영상물을 시청하는 게 전부지만 아이들에겐 낯선 풍경일 수밖에 없다. 교육관을 나서도 개별 출발은 금지다. 정해진 시간에 먼저 온 순서대로 차량이 출발하고, 검문소에 도착하면 출입신고서를 제출한 뒤 출입증을 받아 차량 전면에 비치한다. 군인들이 직접 눈을 맞추며 인원을 확인하자 긴장한 듯 아이들 표정이 잔뜩 굳었다. 검문소에서도 5분여를 더 달린 후에야 언덕 위에 우뚝 솟은 고성통일전망타워가 눈에 들어왔다.●“정말 금강산 맞아요?” 아이가 물었다 2018년 12월에 새롭게 문을 연 고성통일전망타워는 기존 통일관을 압도하는 34m 높이에 비무장지대(DMZ)를 상징하는 ‘D’자 형태의 외관이 독특하다. 1층 테라스와 2층 전망교육실,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하는 3층 관람실에서 모두 북녘땅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정면으로 보이는 구선봉은 우람한 바위산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홉 신선이 바둑을 두고 놀았다는 구선봉은 금강산 가장 동쪽에 자리해 일만이천봉의 마지막 봉우리로 여겨진다. 오른쪽으로는 만물상과 부처바위 등 해금강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맑은 날에만 볼 수 있다는 외금강의 수려한 산자락이 육안에 들어온다. 첫째 아이는 이름으로만 들었던 금강산이 실제로 눈앞에 있으니 몇 번이나 “저기가 정말 금강산 맞아요?” 믿기지 않는 얼굴로 묻는다.●北 레이더기지 위치한 국지봉 선명 조선 최고의 비경으로 꼽혔던 금강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구선봉 뒤로 북한군 레이더기지가 위치한 국지봉이 선명하고, 외금강 바로 앞에 자리한 초소 풍경도 서늘하다. 일행 중 한 명이 과거 육로를 이용해 금강산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북쪽으로 쭉 뻗은 도로를 바라보니 감회가 깊은 모양이다. 삼촌에게 금강산 여행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몇 마디 설명하는가 싶더니 “그땐 언제든 다시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금강산을 찾았던 다른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내가 금강산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해 왔다.타워에 전망시설만 있는 건 아니다. 2층 전망교육실 옆에 통일홍보관이 자리하는데 규모는 작지만 전시 내용이 꽤 알차다. 먼저 ‘남과 북, 두 개의 고성’이라는 주제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분단도(道)이자 분단군(郡)인 고성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휴전 당시 고성 주민 대부분은 이북 출신 피난민이었고, 1980년대까지도 인구의 77%가 실향민이었다. 여기서 북한 고성군까지 3.8㎞ 거리라고 하니 우리가 지나온 출입신고소보다 가까운 셈이다. 첫째는 북한에도 강원도 고성군이 있다는 게 놀라운 모양이다. 하긴 교과서에 실린 몇 줄 글로 한 명 한 명이 감당해야 할 분단의 상처가 어찌 다 설명될 수 있을까. ●“기차 타고 유럽 가즈아!” 잠시나마 통일된 미래를 꿈꿔 볼 수 있는 공간도 이어진다. 북한 지역에 매장된 풍부한 자원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남한의 다양한 기술, 북한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유라시아철도의 시작점이 될 고성 제진역 이야기가 아이들의 관심을 모은다. 통일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던 첫째도 전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더니 통일의 염원을 적는 코너에 “기차 타고 유럽 가즈아!”라고 썼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6·25전쟁체험전시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선 한국전쟁의 참상과 당시 상황을 사진과 영상, 유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겁이 많은 둘째는 일부 전시관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 걸음을 망설였다. 하지만 뼈만 앙상하게 남은 전사자 유해 앞에선 저 어린아이도 마음이 아픈지 한참 들여다보고 섰다. 그렇게 전쟁이 남긴 묵직한 비극을 아이들은 제법 진지하게 마주했다.통일전망대와 함께 민통선 내에 자리한 DMZ박물관도 놓쳐선 안 된다. 한반도 DMZ의 탄생 과정부터 치열했던 냉전의 흔적, DMZ의 역사적·생태적 가치를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우리와 비슷한 분단의 아픔을 겪었던 독일의 통일 역사를 되짚어 보는 공간도 마련돼 더 넓은 시야에서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았던 첫째는 베를린장벽을 뚫고 자유를 찾아왔던 동독의 국민차 트라반트를 실제로 보고 무척 반가워했다. 마침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원하는 특별전 ‘금강산을 그리다’도 열리고 있어 아이들은 물론 엄마 아빠들도 흥미롭게 관람했다. 야외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1960년대 동부전선 DMZ 남방한계선에 실제 설치됐던 철책을 비롯해 대북 심리전에 활용된 확성기, 2011년 북한 주민 21명이 목숨을 걸고 서해를 넘어올 때 탔던 목선 등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 또 베를린장벽 붕괴를 기념한 카니 알라비와 카스라 알라비 형제의 벽화, 독일 뫼들라로이트 국경박물관에서 기증받은 분단 시기 철책 등 하나하나 뜻깊은 전시 작품들이 가득하다. DMZ를 주제로 한 에코가방과 티셔츠 만들기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특히 다른 박물관에선 보기 어려운 인식표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남자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아빠의 군번줄을 내내 부러워했던 둘째는 자신의 이니셜을 새긴 인식표를 완성해 지금껏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통일전망대에서 나오는 길에 화진포에 들렀다. 예부터 수려한 풍광을 자랑했던 이곳에 우리나라 현대사를 뒤흔들었던 김일성과 이승만, 이기붕의 별장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민통선 지역도 아니고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에 김일성 별장이 있다니 아이들은 신기한 모양이다. 앞서 박물관에 들렀던 효과인지 “여기가 예전에는 북한 땅이었던 거야”라며 첫째가 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꽤 의젓하다. 실제 화진포가 북한에 속했던 1948년, 김일성은 가족들과 함께 공산당 간부 휴양소였던 이곳에서 여름을 보냈다고 한다. 어린 김정일이 소련군 자녀들과 함께 별장 입구에서 찍힌 사진이 그 증거다. 무엇이 사진 속 이 천진한 표정의 아이를 독재자로 만들었을까 새삼 씁쓸해진다.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진 이 건물의 실제 주인은 선교사였던 셔우드 홀이다. 부인과 함께 해주에서 선교 활동을 펼쳤던 그는 결핵치료 자금을 모으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 윌리엄 제임스 홀은 평양에서 청일전쟁 희생자들을 돌보다 과로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로제타 셔우드 홀은 조선 최초의 어린이병원과 여성병원, 맹인학교를 건립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박 에스더를 탄생시킨 후원자 역시 그녀다. 대를 이어 이 땅에서 가장 약한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가족은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함께 안장됐다.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의 별장도 멀지 않다. 담박하지만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이곳 별장은 1954년에 지어졌던 것을 1997년에 재건축해 1999년부터 전시관으로 활용 중이다. 독립운동가에서 정치가로 변신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그의 생애를 한자리에 정리해 뒀다. 이승만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기붕의 별장은 선교사들이 지은 건물을 활용해 건축양식이 김일성 별장에 가깝다. 규모는 작지만 아늑한 마당과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별장다운 정취가 오롯이 묻어난다. 이들 별장을 품은 화진포도 느긋하게 돌아보기 좋다. 동해안 최대 규모의 석호답게 다채로운 풍광과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져 걸음이 절로 느려진다. 둘레길도 잘 다듬어져 있고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김일성 별장에서 바라본 화진포해수욕장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 아이들은 잘 여문 가을볕에 늦은 물놀이를 만끽했다. 바다와 호수 사이에 자리한 덕분인지 파도도 얌전하고 모래는 부드러웠다.고성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 삼은 예술공간도 있다. 조각가 김명숙이 운영하는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이다. 채소를 키우던 땅과 울산바위를 넘어온 높새바람, 드넓은 동해를 주제로 삼은 미술관은 그 자체가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느껴진다. 특히 가까이에 설악산이, 멀리 금강산이 바라보이는 고성에서 돌은 가장 중요한 오브제였다. 대관령 터널 공사장에서 걷어 온 쇄석과 원암리의 돌덩이가 어울려 ‘돌의 정원’이 완성됐고, ‘물의 정원’과 ‘잔디 정원’에는 거푸집에 돌을 깨어 넣고 콘크리트를 부어 낡은 듯 허름한 담을 둘렀다. 미술관 이름이 바우지움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볼거리도 알차다. 먼저 근현대조각관에서는 조각계의 대가 김영중을 비롯해 근대조소 1세대로 꼽히는 김경승,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며 예술문학기사 훈장을 받은 문신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각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명숙조형관에서는 여체의 아름다움을 생동감 넘치는 석조와 청동으로 작업한 결과물들이 이어진다. 분기별로 새로운 작가의 기획전시가 열리는 아트스페이스는 다양한 개성을 만나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는다. 여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나만의 컵 만들기 프로그램도 상설 운영된다. 미리 예약하면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색채심리상담도 가능하다.고성에 왔다면 막국수도 맛봐야 한다. 강원도 특유의 구수한 풍미를 자랑하는 메밀 면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넣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 지역에선 수육을 주문하면 명태식해를 함께 내는데, 매콤하면서도 달착지근함이 매력이다. 푸짐하게 속을 채운 메밀만두나 갓 부쳐 낸 전병을 곁들여도 훌륭한 한 끼가 된다. 고성 특산물인 문어를 활용한 숙회나 국밥도 아이들과 먹기 좋은 별미다. 여행작가
  • 마산만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은 질식사였다

    마산만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은 질식사였다

    경남 창원시 마사만 일대에서 20일째 이어지고 있는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은 바닷물속 ‘산소부족’으로 결론났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마산만 정어리떼 폐사 현상을 다각적으로 조사한 결과 원인은 산속부족에 따른 질식사로 결론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수산과학원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집단폐사 원인 규명을 위해 지난 2일부터 7일까자 현장조사, 생물분석, 해양환경, 해양물리, 적조, 수산자원 변동 등 여러 항목을 조사했다. 수과원 조사결과 마산만 일대 정어리떼 폐사현장에서 그동안 수거된 정어리 폐사체는 몸 길이 14∼16㎝ 크기 정어리가 대부분이었다. 멸치와 돔류 등이 극히 일부 섞여 있었다. 수과원은 발견된 정어리 폐사체 대다수는 입을 벌리고 죽은 상태였으며 이는 산소 부족으로 폐사할 때 나타나는 특이 증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정어리떼 대량 폐사가 발생한 마산합포구 해양누리공원(마산만)과 진동만 북부해역에서는 현장조사 당시 용존산소 농도가 3㎎/L 이하의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수심 4m층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됐다. 빈산소수괴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농도가 3㎎/L 이하인 물덩어리로, 어·패류 호흡활동을 방해한다. 빈산소수괴는 여름철 수온이 높아지면 밀도 차이 때문에 바닷물 상층부와 저층부 사이에 밀도 약층이 형성돼 바닷물이 섞이지 못해 상층부로부터 산소공급이 차단되면서 저층의 용존산소가 고갈돼 발생한다. 수산과학원은 생물분석에서는 정어리 대량 폐사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폐사체에서 자연어에 보통 검출될 수 있는 병원체가 발견됐으나 이 때문에 대량폐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근육 중 중금속 농도도 식품의 허용기준치 이하로 안전한 수준이었다. 분석결과 납 0.065mg/kg, 카드뮴 0.117mg/kg, 수은 0.006mg/kg 등으로 모두 수산물 식품 기준(납 0.5mg/kg, 카드뮴 0.2mg/kg, 총수은 0.5mg/kg) 이하로 나타났다. 또 해양환경 조사 결과에서도 유해적조 생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수중 미량금속 농도도 양호했다. 수과원은 해저퇴적물 내 유기물, 황화물 등 오염도는 비교적 높았지만 어류의 집단폐사를 일으킬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과원은 정어리떼 폐사가 발생한 해역에서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발생한 점과 산소부족으로 폐사할 때 나타나는 특이증상인 입을 벌린 폐사체가 다수 발견된 점, 집단 폐사를 일으킬 만한 전염병원체나 유해적조생물 및 유해물질 등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이번 마산만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은 ‘산소부족에 따른 폐사’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수과원은 대학교수 및 연구원으로 구성된 민간 자문단에서도 수산과학원과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정어리는 다른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높은 어종으로 미국(2011년), 인도네시아(2016년), 칠레(2022년) 등에서도 용존산소 부족으로 정어리가 대량 폐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에 우리나라 마산만 등에서 정어리가 대량 발생한 이유는 남해 동부 연안 및 제주 동부 해역에서 산란된 개체의 유입 증가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우동식 수산과학원 원장은 “수산생물의 대량 폐사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어장환경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마산만 일대에서는 지난달 30일 부터 정어리 집단 폐사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18일까지 수거한 죽은 정어리는 모두 202t으로 집계됐다.
  • 같은 바다 수산물인데 ‘그때그때 달라요‘… 허점 많은 원산지표시제

    같은 바다 수산물인데 ‘그때그때 달라요‘… 허점 많은 원산지표시제

    “같은 바다에서 잡은 고기가 선박 국적에 따라 원산지가 달라지는 게 말이 되나요.” 내년 4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앞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산물의 원산지와 유통 과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전북도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수산물은 어획한 해역에 따라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공해상에서 어획한 수산물은 선박 국적에 따라 원산지가 달라진다. 실제로 서해에서 많이 잡히는 조기의 경우 대한민국 국적 어선이 잡은 조기는 국산 대접을 받지만 바로 옆에서 중국배가 잡은 조기는 중국산으로 취급된다. 남태평에서 잡은 참치도 국내 선적 어선이 잡으면 단순하게 원양산으로 표시되지만 다른 나라 어선이 잡으면 국적 표시를 해 원산지 표시가 달라지게 된다. 이는 선박 국적에 따라 원산지 표시가 달라지는 선박기국주의 때문이다. 특히 수산물을 가공하지 않고 제3국을 거쳐 유통할 경우 원산지는 최종 수출국으로 세탁된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해역의 수산물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먹거리로 우리 식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산 수산물도 유통 과정에서 원산지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남 흑산도 어선이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홍어를 잡아 신안 흑산도수협에 위판할 경우 값비싼 흑산도홍어로 둔갑할 수 있다. 영광굴비도 영광 앞바다에서 잡힌 조기가 아니라 영광에서 가공된 조기를 뜻한다. 소비자들은 “국내산 수산물은 어느 바다에서 잡았는지, 수입산은 어떤 유통 과정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반응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출하게 되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수산물을 고를 때 ‘어디서 잡았느냐’가 가장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출될 경우 수산물 소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게 분명하기 때문에 원산지 표시와 수입수산물유통이력관리제에 대한 보강이 시급하다. 전북도 관계자는 “수산물을 잡은 장소는 같지만 국내 선적 어선과 타국 어선은 냉동·냉장시설이 다르기 때문에 원산지를 달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입수산물은 소비자들이 정확한 원산지와 유통 과정을 확인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 당정, 양곡관리법 반대 재확인… 野 19일 농해수위 처리 방침

    당정, 양곡관리법 반대 재확인… 野 19일 농해수위 처리 방침

    국민의힘과 정부는 18일 당정 협의를 열고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1시간 30여분에 걸쳐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했다. 당정은 반대 의사를 다시 한번 표명하고 야당 설득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은 19일 국회 농립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여야 간 진통이 예상된다.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쌀의 공급 과잉 구조를 더욱 심화하고 재정 부담을 가중해 미래 농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것에 정부와 여당이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개정안에 반대하면서도 야당과의 협상 여지는 열어뒀다. 성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개정 없이도 쌀 수급 경영 및 쌀값 안정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도록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양곡법 처리에 아직 시간이 남았다”며 “당의 여러 공식 채널을 통해서도 민주당과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설득 작업에도 민주당이 법안 통과를 강행할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여야 협상이 남아있어 노력해야 한다. 거기까지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에 ‘이재명 구하기’ 등을 위한 민주당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입장이다. 성 정책위의장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민주당의 양곡관리법은 대한민국을 위한 법이 아니라 민주당의 농정 실패를 덮고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한 정략적 법안에 불과하다”며 “나라의 미래와 농업이 아닌 자신들의 정략적 이익을 위해 양곡관리법을 일사천리로 처리하며 의회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해당 법안이 농업 발전에 무익하다고 지적하면서 전략 작물 생산 확대 등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정 장관은 “현재의 양곡법 체계에서도 정부의 정책적 기지로 쌀값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데 농업 미래에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개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시장격리 의무화는 미래 농업 발전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걸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가루쌀, 밀, 콩과 같은 전략 작물의 생산 확대를 통해 쌀 수급 균형과 식량안보 강화를 추진해나갈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수급 불안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올해와 같이 선제적이고 과감한 수급 안정 대책으로 쌀값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9일 오전 11시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이 처리될 예정”이라면서 “농해수위에서 어렵긴 하지만 (법안이) 통과됐고 더 이상 미룰 과제가 아니다”라며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되면 수산물 어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되면 수산물 어쩌나

    “같은 바다에서 잡은 고기가 선박 국적에 따라 원산지가 달라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지요. 소비자들은 어느 바다에서 잡았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수산물은 원산지 표시와 유통구조에 허점이 많아 피해가 우려됩니다” 내년 4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수산물의 원산지와 유통 과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18일 전북도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수산물은 어획한 해역에 따라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공해상에서 어획한 수산물은 선박 국적에 따라 원산지가 달라진다.실제로 서해에서 많이 잡히는 조기의 경우 대한민국 국적 어선에게 잡힌 조기는 ‘국산’ 대접을 받지만 바로 옆에서 중국배가 잡은 조기는 ‘중국산’으로 취급된다. 남태평에서 잡은 참치도 국내 선적 어선이 잡으면 단순하게 ‘원양산’으로 표시되지만 다른 나라 어선이 잡으면 국적 표시를 해 원산지 표시가 달라지게된다. 이는 선박 국적에 따라 원산지 표시가 달라지는 선박기국주의 때문이다 특히, 수산물을 가공하지 않고 제3국을 거쳐 유통할 경우 원산지가 최종 수출국으로 세탁된다. 이때문에 일본산 수산물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먹거리로 우리 국민의 식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에 대해 소비자들이 소비를 꺼려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산 수산물도 유통 과정에서 원산지가 달라질 우려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전남 흑산도 어선이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홍어를 잡아 전남 신안 흑산도수협에 위판할 경우 값 비싼 흑산도홍어로 둔갑할 수 있다. 영광굴비도 모두 전남 서해에서 잡힌 조기가 아니라 그 지역에서 가공된 식품이다. 이에대해 소비자들은 “국내산 수산물은 어느 바다에사 잡았는지, 수입산은 어떤 유통 과정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며 제도적 장치 보강이 시급하다는 반응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출하게 되면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고를 때 ‘어디서 잡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선택 요건이기 때문이다. 주부 A씨는 “같은 해역에서 잡은 수산물의 원산지가 어선에 따라 달라지고 원산지가 세탁될 위험이 있는 유통구조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출될 경우 수산물 소비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질 것에 대비해 원산지 표시와 수입수산물유통이력관리제에 대한 보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수산물을 잡은 장소는 같지만 국내 선적 어선과 타국 어선은 냉동·냉장시설이 다르기 때문에 원산지를 달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입수산물은 소비자들이 정확한 원산지와 유통과정을 확인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 ‘킹덤2’ 들고 부산 찾은 사토 신스케 “내 열정 바닥 나는 일 없을 것”

    ‘킹덤2’ 들고 부산 찾은 사토 신스케 “내 열정 바닥 나는 일 없을 것”

    현실에서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을 스크린에 옮기는 데 천재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일본 감독 사토 신스케(52)는 모든 것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감독이란 이미지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영화학도 이미지가 강했다. 그의 이름을 국내에 알린 것은 ‘아이엠 어 히어로’(2016)였다. 21만명이 관람했다. 보잘것 없는 고교생이 좀비들이 판치는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인데 원작 만화의 캐릭터를 실감나게 스크린에 옮겼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2020)은 어느날 문득 인류의 운명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된 노인과 젊은이의 대결이란 황당한 설정을 스크린에 실감나게 옮겼다.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나중에 진시황이 되는 영정(요시자와 료)이 대장군을 꿈꾸는 소년 신(야마자키 겐토)과 손잡고 천하통일을 이루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린 하라 야스히사의 만화 원작을 영화로 옮긴 ‘킹덤’(2019)으로 국내 팬에게도 낯익은 사토 감독이 ‘킹덤 2: 아득한 대지로’를 들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 시네마’ 섹션 시사회를 지난 11일 밤 가졌다. 원작 만화는 2006년부터 지금도 연재 중이며 누적 판매부수 9200만부를 넘겼다. 다음달 16일 국내 개봉하는 ‘킹덤 2’는 10억엔의 제작비로 57억엔을 벌어 들였고, 일본에서만 두 편 합쳐 100억엔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해운대구의 한 레지던스 응접실에서 만난 사토 감독은 50분 내내 다소곳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본인의 답이 통역을 통해 충분히 전달되는지 눈여겨 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두세 번에 나눠 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년 한 작품을 빠지지 않고, 어떤 해는 두 편을 내놓기도 하며, 애니메이션 감독, 시나리오 작가, 게임 제작자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원동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1편이 넷플릭스에 있으니 미리 보고 2편을 꼭 극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터뷰는 그의 영화철학과 세계관을 엿보는 데 치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몇 번째 한국과 부산 방문인지 궁금하다. “서울은 자주 찾아왔지만 부산은 처음이다. ‘아이 엠 어 히어로’ 가운데 좀비들이 아웃렛에 출몰하는 장면을 경기도 파주에서 한달 반 정도 걸려 촬영했다. 일본에서는 좀비물이라고 하니까 손사래를 쳤다. 마침 파주에 맞춤한 장소가 있어서 촬영할 수 있었다. 서울에는 친구 결혼식 등으로 여러 차례 다녀왔는데 부산은 처음이다.” -시사회를 가진 ‘킹덤 2-아득한 대지로’를 직접 소개한다면. “1편은 천하대장군이 되겠다는 목표로 노예로 태어난 주인공 신이 마을을 나와 꿈을 향해 모험을 떠나 내란을 해결하는 내용이었는데 2편은 신이 실제로 대장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병사로서 전쟁에 참가하고 수행하는 부분에 집중해 얘기가 진행된다.” -매년 거르지 않고 작품을 내놓고 다방면으로 활약한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이유와 원동력이 궁금하다. “작품을 만드는 것 자체를 너무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계속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게 원동력인 것 같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면 이제 그것을 영화로 접목해서 연결하게 되고,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까 끊임없이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 것 같다.” -일하다 보면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는다거나 수고한 것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안 돼 답답하거나 짜증이 나거나 그럴 때도 있을 것 같은데. “당연히 그런 부분도 있지만 작품을 만드는 일 자체가 다음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작품을 하다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여러 만남을 갖게 되고, 기대하지 않은 것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주 많다. 그것이 내 인생이기도 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열정이 없어지는 날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의 한 영화평론가는 ‘아이 엠 어 히어로’를 보고 단순히 원작 만화를 코스프레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살아있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고 평가했다. 일본 영화가 드디어 정신 차렸다고 평가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원작을 활용해 실사로 만드는 일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만화가 원작인 경우가 많았다. 만화와 영화는 비슷한 것 같지만 격이 다르고 미디어도 다르다. 영화와 만화가 일치해서도 안 되고 아주 달라도 안 되며 영화로 표현하기 어려운 구석도 있다. 원작은 존중하지만 살아 있는, 인간성을 지닌, 실제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100% 만화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그 인간성을 중심으로 실사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평론가의 지적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킹덤2’에서도 실제 주인공이 여행을 하면서 인생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여정을 해나가는지 영상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손수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거나 배우가 총을 든 각도까지 지도하더라. 어떻게 영화를 구성하고 준비하는지. “배우들의 움직임이라든지 표현이라든지 미리 정해서 하는 유형이다. 배우가 줄거리에 맞춰 문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을 찍는다면 그 캐릭터에 맞춰 이런 식으로 문을 열지 않을까 세세한 부분까지 배우와 얘기하며 미리 정하는 편이다. 물론 배우 스스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놔둘 때도 있지만 배우들의 움직임까지 어느 정도 제어를 해야만 감독만의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영화를 영어로 ‘모션 픽처’라고 한다. 사람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큰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미세한 움직임으로도 그의 느낌 같은 것들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의 완성도도 빠뜨릴 수 없는데 꼭 이쪽에서 찍고 싶다, 저쪽에서 찍고 싶다, 맞춰가면서 작업한다.”-다른 감독들과 비교해 영화를 빨리 찍는 편이라고 생각하는가. “TV 드라마 촬영 현장에 가본 적이 있는데 너무 빨리 촬영해 놀란 적이 있다. 그와 비교하면 나는 당연히 느리겠지만 정해진 장면을 딱 필요한 만큼 완성도 높게 찍고 끝내기 때문에 나중에 편집으로 잘라내는 촬영분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한마디로 느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대한 철학, 다른 감독과 영화를 만드는 방법의 차이는. “같은 말을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은 여러 가지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아주 작은 것도 크게 될 수 있고, 그래서 테마를 넓히는 것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된다. 작은 것 하나가 세상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처럼 영화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영화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관객은 아주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제 그런 여지까지 염두에 두고 작업하게 된다. 나는 사회문제를 직접 다루지는 않고 판타지나 엔터테인먼트로 즐기는 영화를 만드는데 미학과 예술성에 약간 집중하는 편이다. 그런 영화들에도 여러 숨은 의미가 있는데 그런 의미를 찾아내 만드는 것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도 아주 재미있게 봤다. 만들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그 영화도 어쩌면 있을 수 없는, 상상 속의 세상이다. 로봇이 짓는 슬픈 표정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표현하는 일이 아주 어려웠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정말 몇 컷밖에 안되는 장면들을 만드느라 엄청난 시간과 공력을 들여야 했다. 할아버지와 고교생 대결 구도는 사회 문제로 부상되는 세대 갈등과 대립을 조명하고 싶어서였다. 작품으로 잘 전달돼 만족한다.”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일본도 많은 문제를 갖고 있고 영웅의 출연을 기대하는 그런 잠재심리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현실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데 만화의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이 매우 힘들었을 것 같다. “절대로 현실에서는 영웅이 될 수 없는 인물이 한 순간 영웅으로 변신하는 일을 영화로 만들어 영웅이란 존재가 도대체 뭘까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영화다. 개인적으로도 재미있었다.” -한국 팬들의 반응을 들을 수 있었는지, 일본과 한국 팬들의 반응에 차이가 있는지. “한국 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하지는 못했다. 한국영화 작품이나 정보를 많이 접하는데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일본을 앞서고 이게 영향을 줘 영화도 많이 발전했다고 느낀다. 우수한 한국영화를 많이 접한 한국 팬들이 사랑해준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기쁜 일이다. 내 영화는 일상에서 그려내는 판타지라 많이들 좋아해 주신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작품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위안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나도 완성된 작품을 보고 약간 그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로 감정이 공유된다. 다른 나라 국민들도 내 영화를 보고 그런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해외에서 방영되지 않더라도 그런 점을 염두에 두며 작업한다.”-할리우드나 외국 제작자들이 관심을 표명하는지. “10년 정도 사이에 인터넷을 통해 외국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늘어났다. 일본은 다양한 경로로 얻은 정보를 접한 뒤 작품을 보지만 해외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영화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좋다고 생각한다. 있는 곳이 다르다 해도 영화를 본 느낌은 공유되니까 좋다. ‘아이 엠 어 히어로’ 때는 한국 스태프들이 함께 했고, ‘킹덤2’에는 중국인 스태프들이 힘을 합쳤다. 서로 배우고 각자 다른 대목에 놀라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렇게 영화 제작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고, 내 의식이나 세계관도 넓어졌다고 느낀다.” -언어나 자막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팬들을 만나고 싶은 갈망이 있을텐데. “나도 여러 아이디어가 있고 해보고 싶은 여러 일들이 있는데 일본 시장만 겨냥해 여럿 중에 한 작품을 골라 왔다. 그런데 글로벌 마켓을 지향하면 선택의 폭이나 기회가 넓어진다. 시장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글로벌 마케팅의 장점이라고도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에서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영화가 있다는 말인가. “예산 문제도 있고, 아주 많은 장벽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만 해도 3년 만에 정상화됐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용하게 됐고, 언어와 자막의 한계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는 방식으로 영화가 발전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2가 12월에 공개된다. 상영관의 한계가 자꾸 보이는 것 같은데 이를 뛰어넘으려면. “영화는 상영관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예전 영화를 곧바로 찾아 볼 수 있는 점은 좋지만 스크린으로 봐야만 ‘어떻게 이걸 못 봤지 ’ 하는 대목을 찾을 수 있다. 음악도 레코드나 CD 등 여러 미디어가 있지만 결국 라이브 공연 관람이 가장 좋다. 영국과 일본의 연극 업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코로나 영향은 있었지만 라이브나 연극을 통해 실물의 가치를 본다면 없어지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스크린으로 봐야 된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매우 진지하게 임하는 것 같다. 영화 제작에 매달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즐기는지 궁금하다. “CF도 TV도 출연하지 않고 오직 영화만 하고 있다. 예전에는 영화 일을 하지 않으면 다른 일, 예를 들어 책을 보거나 산에 가 그림 그리는 일, 여행을 간다든지 했는데 이제는 코로나 영향도 있어서 그러지 못해 아쉽다.”
  • “인류 종말 대비해 종자 보관 늘리자” … 소병훈 의원 지적

    “인류 종말 대비해 종자 보관 늘리자” … 소병훈 의원 지적

    현직 국회의원이 인류 종말을 대비해 ‘시드볼트’의 종자 수와 점을 늘리기 위한 현실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 했다. 시드볼트는 종자를 뜻하는 시드(Seed)와 금고를 뜻하는 볼트(Vault)의 합성어로서, 자연재해 및 종말 등에 대비해 주요 식물의 멸종을 막고 이를 보전하기 위한 종자 보전 시설을 의미한다. 현재 전 세계에 단 2개의 시드볼트가 있는데, 하나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시드볼트이고, 다른 하나가 2015년에 설립된 우리나라의 백두대간 수목원 시드볼트이다.더불어민주당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경기 광주시갑)은 14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관리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의 종자 수와 점을 늘리기 위한 현실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시드볼트에는 2021년 기준 107만 종이 넘는 종자가 보관돼 있으나, 야생 식물 종자를 위주로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백두대간 수목원 시드볼트에는 지난 8월 기준 4950종 만을 보유하고 있다. 백두대간 수목원 시드볼트가 더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외 기탁을 받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소 위원장의 지적이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제출한 ‘백두대간 수목원 시드볼트 국내·외 기탁 건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외 기탁 건수는 9건에 불과했고 국외 기관과 MOU를 체결한 날짜도 2019년 6월이 마지막이었다. 국내 기관도 마찬가지였다. 기탁 건수는 147회로 국외에 비해 많았으나, 마지막으로 MOU를 체결한 날짜가 2020년 5월이 가장 최근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기탁 건수를 늘리려는 추가적인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백두대간수목원 홈페이지에서는 시드볼트와 관련한 소개 내용을 찾을 수 없었으며 보관 중인 종자 수에 대한 정보 현황도 제대로 관리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스발바르 시드볼트는 현재 세계 각지에서 기탁을 받고 있으며, 시설의 역사, 기탁 과정, 종자의 수 등이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표기돼 있다.소병훈 위원장은 “시드볼트는 보안시설로 분류돼 향후 인류의 생존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시설인데, 국내에서 이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스발바르 시드볼트와 함께 양대 시드볼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실 있는 종자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매달린 여자들에게/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매달린 여자들에게/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그녀는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임대아파트 콘크리트 창틀을 꼭 붙든그녀 손이 하얗게 눌려 있다. 시카고동부 13층 창문에 매달린 그녀 머리 위새들이 빙빙 돌며 난다. 새들은 후광이될 수도 있고 곧 그녀를 바수어 버릴유리 폭풍이 될 수도 있다. 그녀는 자기가 해방될 거라 생각한다. ―조이 하조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 중 코로나가 한창인 때 미국의 계관시인이 돼 지친 이들에게 희망을 노래한 하조는 북아메리카 원주민 시인이다. 인디언으로 불리던 아메리카 원주민들. 광활한 미 대륙에 깃들여 살며 공생의 삶을 추구했지만 유럽에서 온 백인들에게 떠밀려 땅도 목숨도 빼앗긴 이들. 학살의 역사를 지나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낮은 계급을 이루어 사는 이들. 10월 둘째 월요일을 지나며 원주민의 시를 꼭 읽어야겠다 싶었다. 미국은 문명의 이름으로 자행된 죽음 위에 세워진 나라다. 노예를 해방한 대통령으로 잘 알려진 링컨조차도 원주민의 역사에서는 학살 명령을 내린 비정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역사 속에는 국가권력의 이름으로, 문명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수많은 과오가 있고 그 속에서 죽어 간 이들도 많지만, 해를 가한 쪽이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원주민 학살의 역사를 미국의 뼈아픈 과오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도 20세기 중반이 지나서였다. 10월 둘째 월요일 콜럼버스의 날을 원주민의 날로 바꾸어 기리는 주가 이즈음 미국에서 늘고 있는 건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1983년 발표된 하조의 시는 극적이다. 첫 줄부터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라. 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그녀는 자기가 해방될 거라 생각한다”를 한 연으로 처리하고 시인은 이렇게 이어 간다. “시카고 동쪽의 13층 창문에 매달린 그 여자는 혼자가 아니다. / 그녀는 아이들의 여자, 아기의 여자 카를로스 / 마거릿 또 제일 맏이 지미의 여자. / 그녀는 어머니의 딸이자 아버지의 아들. / 그녀는 한때 남편이었던 두 남자 사이 / 여러 조각들. 그녀를 지켜보며 / 자신을 보면서 서 있는 아파트 건물의 모든 여자들이다.” 13층 창문에 매달린 그 여자. 그로부터 39년이 지났지만 그 여자는 여전히 우리 시대, 우리 곁의 여자다.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이혼을 결심하고도 대낮에 남편의 흉기에 찔려 죽은 여자. 직장 동료의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근무 중 바로 그 동료에게 살해당한 여자. 남자의 평등한 파트너가 되지 못하고 부서지는 여자. 시에서 그 여자는 어찌 됐을까. 창문에 매달린 여자는 운다. 밑에서 지켜보던 여자들도 운다. 울다가 13층에서 떨어지는지, 안간힘으로 기어오르는지 시인은 밝히지 않는다. 다만 시카고 지평선 위로 떨어지는 태양을 본다고 한다. 오늘도 매달린 여자들이 너무 많다. 이 시를 그들에게 전하면서 혼자가 아니라고, 기어이 버텨 다시 기어올라야 한다고 말하는 것 외에 나는 아직 다른 말을 찾지 못한다.
  • 韓 전기차 ‘운명의 한달’… 美, 차별 조항 손보나

    韓 전기차 ‘운명의 한달’… 美, 차별 조항 손보나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명시된 대로 세부지침 마련을 위해 각국의 의견 수렴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법상 지침 마련 범주에 포함되지 않은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에 대한 의견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달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언급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친서에서 명시된 것처럼 ‘한미 간 협의 강화’로 돌파구를 찾을지 이목이 쏠린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5일(현지시간) “IRA에는 배터리 부품 비율에 대한 세부지침 규정이 명시돼 있는데 이번에 재무부가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인 ‘북미 최종 조립’ 조건 등에 대한 의견도 수렴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공지에서 다음달 4일까지 IRA에 대한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향후 몇 주간 라운드테이블(공청회)도 연다. 의견 수렴 범주는 에너지·신용·주택·차량·제조 등 IRA의 주요 부문을 망라한다. IRA에 이미 명시된 ‘북미 최종 조립 전기차에만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북미’라는 지역 개념과 ‘최종 조립’의 정의 등에 대해 구체화가 필요한지 등의 의견도 구한다. IRA는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의 북미산 부품 비율과 배터리 내 핵심광물의 미국 및 대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생산 비율을 충족해야 3750달러씩 총 7500달러의 혜택 부여를 규정하고, 재무부 장관이 올해 말까지 이에 대한 세부지침을 발표토록 했다. 따라서 재무부가 의견 수렴 영역을 확대한 데는 동맹 및 미국 산업계의 불만을 감안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국, 독일, 영국, 스웨덴,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불만인 데다 자국 전기차 업계도 희토류 등 배터리 핵심광물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건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미는 이미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을 협의하는 장관급 채널을 운영 중이나, 주로 비공식 협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업계는 이번 절차에 공식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전기차 세액공제의 ‘북미 최종 조립’ 조건이 캐나다·멕시코 등 미 인근 대미 FTA 체결국들을 배려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역시 대미 FTA를 맺은 우리나라 전기차에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완공한 후인 2026년으로 해당 조항을 유예하는 의견 등이 개진될 전망이다.
  • [단독]美 재무부, IRA법 요구안한 ‘한국산 차별 조항’도 의견수렴

    [단독]美 재무부, IRA법 요구안한 ‘한국산 차별 조항’도 의견수렴

    인플레이션 감축법, 세부지침 제정 범주에 전기차 배터리 부품의 북미산 비율 등만 한정 반면 재무부, 한국산 차별 등 광범위 의견수렴동맹국·자국산업계의 다양한 불만 작용한 듯우리 정부, 대미FTA체결국 세액공제 포함독소 조항의  3년 유예 등 공식의견 낼듯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명시된대로 세부지침 마련을 위해 각국의 의견수렴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법상 지침 마련 범주에 포함되지 않은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에 대한 의견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달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언급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친서에서 명시된 것처럼 ‘한미 간 협의 강화’로 돌파구를 찾을지 이목이 쏠린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5일(현지시간) “IRA에는 배터리 부품 비율에 대한 세부지침 규정이 명시돼 있는데 이번에 재무부가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인 ‘북미 최종 조립’ 조건 등에 대한 의견도 수렴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날 발표한 공지에서 다음달 4일까지 IRA에 대한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향후 몇 주 간 라운드테이블(공청회)도 연다. 의견 수렴 범주는 에너지·신용·주택·차량·제조 등 IRA의 주요 부문을 망라한다. IRA에 이미 명시된 ‘북미 최종 조립 전기차에만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북미’라는 지역 개념과 ‘최종 조립’의 정의 등에 대해서 구체화가 필요한지 등의 의견도 구한다. IRA는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의 북미산 부품 비율과 배터리 내 핵심광물의 미국 및 대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생산 비율을 충족해야 각각 3750달러씩 총 7500달러 혜택 부여를 규정하고, 재무부 장관이 올해 말까지 이에 대한 세부지침을 발표토록 했다. 따라서 재무부가 의견수렴 영역을 확대한데는 동맹 및 미국 산업계의 불만을 감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국, 독일, 영국, 스웨덴,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불만인데다 자국 전기차 업계도 희토류 등 배터리 핵심광물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건 힘들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실은 최근 접수한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에 “IRA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한미 간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는 이미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을 협의하는 장관급 채널을 운영중이나, 주로 비공식 협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업계는 이번 절차에 공식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전기차 세액공제의 ‘북미 최종 조립’ 조건이 캐나다·멕시코 등 미 인근 대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들을 배려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역시 한미 FTA가 있는 우리나라 전기차에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전기차공장을 완공한 후인 2026년으로 해당 조항을 유예하는 의견 등이 개진될 전망이다.
  • 시작도 끝도 ‘오빠’ 양조위… 부산 밤 달구는 ‘화양연화’

    시작도 끝도 ‘오빠’ 양조위… 부산 밤 달구는 ‘화양연화’

    방탄소년단(BTS)보다 열흘 먼저 홍콩의 ‘영원한 오빠’ 량차오웨이(양조위·60)가 부산의 밤을 달군다. 국내 팬들 사이에 “량차오웨이가 오면 부산 가고 안 오면 안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게 했던 그가 14일까지 이어지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초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량차오웨이는 5일 밤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전날 밤 김해국제공항에 2008년 결혼한 부인 류자링과 함께 나타나 눈길을 모았다.18년 만에 부산을 찾는 량차오웨이는 이번 영화 축제에 상영할 자신의 출연작 여섯 작품을 손수 골랐다. ‘동성서취’, ‘해피투게더’, ‘암화’, ‘화양연화’, ‘무간도’, ‘2046’이다. ‘해피투게더’와 ‘화양연화’, ‘2046’ 등 세 작품은 리마스터링 필름이고 ‘암화’는 국내 처음 소개돼 기대를 부풀린다. 량차오웨이가 직접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관객과 대화하는 GV 프로그램을 갖는데 다만 어떤 작품들인지 밝히진 않았다. ‘2046’과 ‘무간도’가 일찌감치 매진됐는데 팬들의 예상이 들어맞을지 주목된다. 이란 감독 하디 모하게흐가 연출한 ‘바람의 향기’가 개막작이고 이시카와 게이 감독의 일본 영화 ‘한 남자’가 폐막작이다. 량차오웨이 말고도 ‘한 남자’의 주인공 쓰마부키 사토시와 2018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으로 널리 얼굴을 알린 안도 사쿠라도 부산을 찾는다. ‘태국의 원빈’으로 불리는 마리오 마우러와 ‘국민배우’ 나타폰 떼미락, 할리우드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로 낯익은 인도 배우 아딜 후세인 등 아시아 스타들도 함께 레드카펫을 빛낸다. 김상경과 함께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 이영애는 ‘액터스 하우스’에 참여해 자신의 작품과 연기에 대한 얘기를 관객과 나눈다. 강동원·하정우·한지민도 무대에 나선다. 송강호·이병헌·유지태·정해인·류준열 등도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번 영화제는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객석 100%를 가동한다. 지난해만 해도 객석을 70% 정도만 열었다. 71개국 353편의 장·단편이 상영된다. 이 영화제에서 최다 상영작을 보여 줬던 2009년(355편)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칸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을 비롯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카를라 시몬 감독의 ‘알카라스의 여름’과 심사위원대상작인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 등에 눈길이 쏠린다. ‘대세 스타’ 티모테 샬라메가 주연한 베니스 초청작 ‘본즈 앤 올’도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영화로는 정지영 감독이 1999년 삼례 나라슈퍼 강도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소년들’이 선보인다. 김유정 주연의 청춘 로맨스 ‘20세기 소녀’와 라미란의 휴먼 가족극 ‘고속도로 가족’ 등도 관객을 만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도 새 작품을 소개한다. 넷플릭스는 ‘썸바디’와 ‘글리치’, 티빙은 이준익 감독의 ‘욘더’, 왓챠는 ‘오늘 좀 매울지도 몰라’, 디즈니+는 ‘커넥트’ 등을 상영한다. 2009년 ‘아바타’의 속편으로 12월 개봉을 앞둔 ‘아바타: 물의 길’을 15분 분량으로 미리 공개하는데 존 랜도 프로듀서가 관객과 직접 만나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온라인으로 함께한다. 오픈토크, 동네방네 비프, 커뮤니티 비프, GV 등 모든 행사를 정상 운영한다. 아시아콘텐츠 & 필름마켓도 문을 열며 세계 최초의 지식재산권(IP) 세일즈 마켓인 부산스토리마켓이 새롭게 출범한다. 국내외 주요 콘텐츠 기업 및 기관들이 참여해 도서, 웹툰, 웹소설 등 영화 제작의 출발점인 스토리를 거래한다.
  • BTS보다 먼저 부산의 밤 달구는 양조위 오빠!

    BTS보다 먼저 부산의 밤 달구는 양조위 오빠!

    방탄소년단(BTS)보다 열흘 먼저 홍콩의 ‘영원한 오빠’ 량차오웨이(60)가 부산의 밤을 달궜다. 국내 팬들 사이에 “량차오웨이가 오면 부산 가고 안 오면 안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게 했던 그가 14일까지 이어지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초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량차오웨이가 5일 밤 개막식이 열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레드카펫 앞에 멈춰선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 함성이 행사장을 들썩일 정도로 커졌다. 흰색 셔츠에 베이지색이 감도는 재킷 차림의 그는 은은한 미소와 함께 한 손을 흔들어 보이며 환호에 답했다.  행사장 밖 시민들은 레드카펫 옆에 세워진 펜스 뒤에 붙어 까치발을 한 채 스타들의 모습을 눈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기다란 셀카봉에 휴대폰을 고정하고 레드카펫 행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중계하는 이들도 있었다.  스타들도 관중들도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축제 분위기에 무척 설레는 표정이었다. 한예리는 한 쪽 어깨를 우아하게 드러낸 드레스를 입고 객석을 향해 두 손을 흔들어 보였다. 대부분의 스타가 검정색 의상을 선택한 가운데 전종서는 순백의 드레스로, 김규리는 보라색이 감도는 짙은 파란색의 드레스로 눈길을 끌었다. 구혜선은 미니 드레스로 포인트를 줬다.  사회를 맡은 류준열과 전여빈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레드카펫을 걸었고, ‘커넥트’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배우 정해인, 김혜준은 작품의 콘셉트에 맞춰 다 같이 한쪽 눈을 손으로 가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산’의 김한민 감독과 박해일, 변요한, 옥택연이 등장할 때는 관객 함성이 유난히 커졌다.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이 채령 여사와 레드카펫을 밟을 때는 객석 곳곳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개막식은 지난 5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의 추모 영상으로 시작돼 고인의 아역 시절 모습과 고인을 사랑했던 영화인들의 추모사가 흘러나올 때는 장내가 숙연해졌다. 이어 ‘모가디슈’와 ‘자산어보’의 방준석 음악감독, ‘헬프리스’와 ‘유레카’를 연출한 아오야마 신지 감독, 누벨바그 운동을 주도해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프랑스 거장 장뤼크 고다르 감독 등 올해 세상을 떠난 국내외 영화인을 추모하는 영상도 상영됐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고인들을 추모하면서 “투병 생활을 하는 저희의 수호천사이자 천하대장군이신 안성기 배우님의 쾌유를 바라고, (프랑스에서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윤정희 여사님 등 많은 분이 다시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과 마주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량차오웨이는 “영광스러운 상”이라며 “부산에 와서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날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개막식이 끝난 뒤 이란 감독 하디 모하게흐가 연출한 ‘바람의 향기’가 야외 상영됐다. 폐막작은 이시카와 게이 감독의 일본 영화 ‘한 남자’다.  전날 밤 김해국제공항에 2008년 결혼한 부인 류자링과 함께 나타나 눈길을 모은 량차오웨이가 부산을 찾은 것은 18년 만의 일이다. 그는 이번 영화제에 상영할 자신의 출연작 여섯 작품을 손수 골랐다. ‘동성서취’, ‘해피투게더’, ‘암화’, ‘화양연화’, ‘무간도’, ‘2046’이다. ‘해피투게더’와 ‘화양연화’, ‘2046’ 등 세 작품은 리마스터링 필름이고 ‘암화’는 국내 처음 소개돼 기대를 부풀린다. 량차오웨이가 직접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관객과 대화하는 GV 프로그램을 갖는다. 다만 어떤 작품들인지 밝히지 않았다. ‘2046’과 ‘무간도’가 일찌감치 매진됐는데 팬들의 예상이 들어맞을지 주목된다.  량차오웨이 말고도 ‘한 남자’의 주인공 쓰마부키 사토시와 2018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으로 널리 얼굴을 알린 안도 사쿠라도 부산을 찾는다. ‘태국의 원빈’으로 불리는 마리오 마우러와 ‘국민배우’ 나타폰 떼미락, 할리우드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로 낯익은 인도 배우 아딜 후세인 등 아시아 스타들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상경과 함께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 이영애는 ‘액터스 하우스’에 참여해 자신의 작품과 연기에 대한 얘기를 관객과 나눈다. 강동원·하정우·한지민도 무대에 나선다. 송강호·이병헌·유지태·정해인 등도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71개국 353편의 장·단편이 상영된다. 최다 상영작을 보여 줬던 2009년(355편)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칸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을 비롯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카를라 시몬 감독의 ‘알카라스의 여름’과 심사위원대상작인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 등에 눈길이 쏠린다. ‘대세 스타’ 티모테 샬라메가 주연한 베니스 초청작 ‘본즈 앤 올’도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영화로는 정지영 감독이 1999년 삼례 나라슈퍼 강도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소년들’이 선보인다. 김유정 주연의 청춘 로맨스 ‘20세기 소녀’와 라미란의 휴먼 가족극 ‘고속도로 가족’ 등도 관객을 만난다.  2009년 ‘아바타’의 속편으로 12월 개봉을 앞둔 ‘아바타: 물의 길’을 15분 분량으로 미리 공개하는데 존 랜도 프로듀서가 관객과 직접 만나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온라인으로 함께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도 새 작품을 소개한다. 넷플릭스는 ‘썸바디’와 ‘글리치’, 티빙은 이준익 감독의 ‘욘더’, 왓챠는 ‘오늘 좀 매울지도 몰라’, 디즈니+는 ‘커넥트’ 등을 상영한다.  오픈토크, 동네방네 비프, 커뮤니티 비프, GV 등 모든 행사를 정상 운영한다. 아시아콘텐츠 & 필름마켓도 문을 열며 세계 최초의 지식재산권(IP) 세일즈 마켓인 부산스토리마켓이 새롭게 출범한다. 국내외 주요 콘텐츠 기업 및 기관들이 참여해 도서, 웹툰, 웹소설 등 영화 제작의 출발점인 스토리를 거래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