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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계석] “재산권-경영권 상속 동일시 안된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는 기업 경영권이 시장경쟁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경영권의 상속과 증여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20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대학’에서 ‘기업가 정신과 기업지배 구조’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개인 재산 상속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이나 기업경영권을 상속하거나 증여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대주주가 절대지분을 갖지 않고 있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배구조를 갖춰야 하는 상장기업은 경영권이 사유물이 될 수 없다.”면서 “사유재산의 이전은 당연하나 경영권 세습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장 교수의 이런 지적은 최근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이 경영권을 세습하려다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대주주들의 재산 상속과 경영권 상속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장 교수는 또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으나 기업발전과 시장경제의 동력인 경영권은 경쟁의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창업자나 우리나라 사람만 경영권을 가져야 하고 외국인 투자자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받아야 된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장 교수는 국내 재벌그룹의 ‘오너’ 경영 체제와 관련,“중소기업이나 초기 창업기업은 오너가 많으나 대기업은 지분구조상 오너라고 불릴 만한 재벌총수가 없다.”면서 “그런데도 총수들이 오너처럼 행동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이 그룹들이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이 기업들의 오너들이 자신에 대한 도전이나 경영권 경쟁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경영권에 대해서는 시장경제원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외국자본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 기업의 경영권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는 것은 국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사고”라면서 “기업 경영권도 시장 경쟁의 대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폐쇄적이고 아전인수격 시장경제 인식으로는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외국 자본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지분을 가져야 하는데 기관투자가들을 포함해 정작 우리는 우리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아울러 “외국인의 직접 투자는 선이고 주식 투자는 악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제한된 수요를 갖는 국내 시장에 외국기업이 들어오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고 기업들에 돈만 주고 경영을 맡기는 주식투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소버린의 SK㈜ 주식 투자를 예로 들며 “소버린이 SK 주식을 2년 4개월 보유했다.”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주식 보유기간이 평균 6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소버린의 투자를 투기라고 비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경제 관료조차 기득권화돼 있는 등 기득권 세력의 개혁 저항이 만만치 않다.”면서 “경쟁을 제한하고 폐쇄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기득권 보호로는 선진 시장 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
  • [녹색공간] 환경사업 불신비용을 줄이자/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필자가 환경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과목 중에는 ‘환경양론’이란 게 있다. 환경오염물이 발생원에서 퍼져나가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면 그 오염물의 물질수지와 에너지수지를 알아야 한다. 환경양론은 오염물이 어떤 경로로 얼마만큼 이동해서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배우는 과목이다. 환경양론을 가르치며 항상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예제가 있다. 미국의 어느 도시에 A와 B라는 공장이 나란히 있었다. 어느 겨울에 지역 환경단체가 갑 공장을 오염물질 배출 위반 혐의로 해당 지자체에 고발하였다. 그리고 증거로 A공장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나오는 사진을 찍어 제출하였다. 사진에 같이 나온 B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A공장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을 찍은 날의 공장 운영일지를 검사하고 혹시 어떤 사고가 있었는지 조사하였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B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보이지 않고 A공장에서만 하얀 연기가 보이는 이유를 조사하였다.A공장은 보일러 연료로 비싸지만 친환경적인 천연가스를 사용하고,B공장은 석탄을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A공장이 B공장보다 더 깨끗한 연기가 굴뚝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나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수소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아 수증기를 많이 발생시킨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하얀 연기로 보이는 것이다. 갑 공장의 기술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근주민, 환경단체, 담당공무원, 기자들에게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과학적인 사실을 이해 당사자들이 이해하고 서로 신뢰하였기 때문이다. 도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로에서 나오는 연소가스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시설에는 상당한 투자비가 들어간다. 또한 주민들의 민원을 줄이기 위하여 굴뚝에서 무해한 수증기가 응결되어 나오는 하얀 연기를 보이지 않게 하기위하여 백연처리장치를 상당한 추가 예산을 들여 설치하는 곳도 있다. 주민들에게 하얀 연기가 무해한 수증기라는 설명을 해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이나 사업을 신뢰하지 않아서 낭비하는 예산을 불신비용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국책사업에 천문학적인 불신비용이 들어간다. 민간기업도 상당한 불신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공장에서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보다 환경민원을 처리하는 데 더 많이 신경쓰는 공장장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불신비용이 우리 정부와 기업의 경쟁력을 낮추고 있다.1990년 초 원주가 광역쓰레기매립장 건설사업의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여러 자치단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한 지역에 매립장을 설치하여 공동으로 사용하자는 취지다. 원주권 광역쓰레기매립장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 정부가 어떻게 지역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형식적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후보지를 선정하는지를 필자는 경험하였다. 또한 청계천복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시행처가 제시한 설계자료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여러 번 겪었다. 주민공청회에서 흔히 보는 주민들의 실력행사는 정부의 조사결과에 신뢰를 갖지 못하는 배신감과 좌절감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받은 용역기관이 정부의 의도대로 작성한 전문적인 조사내용을 주민들이 짧은 공청회 기간에 토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주민들이 선정한 전문가가 참여해도 조사내용을 검토하고 검증할 충분한 시간과 경비를 주지 않아서 정부 측 전문가의 논리를 반박하기 어렵다. 그래서 주민들이나 시민단체들이 공청회에서 무력시위를 행사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다. 선진국의 경우 정부는 사업 초기부터 주민들과 NGO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위원회에 충분한 예산을 제공한다. 따라서 위원회는 정부의 용역기관이 수행하는 조사결과를 병행하여 독립적으로 검증한다. 또한 그 진행과정을 수시로 주민들에게 보고하고 공청회에 참여하여 정부측 전문가와 토론한다. 이런 방법이 정부사업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사업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도 환경 불신비용을 줄여야 국가경쟁력이 살아난다.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온몸으로 여름을 느끼며 휴가를 즐기는 곳이 어디 바다, 산, 계곡뿐이랴. 듣고 보고 만지고 익히며 배우는 곳도 좋은 휴가지다. 수목원, 박물관, 문화거리로 떠나보자. 초·중학생 아이들에게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 연인과 함께라면 사랑이 몽글몽글 솟아나고, 친구와 같이 가면 우정이 추억으로 물든다. 여행을 가는 길에, 또는 잠시 짬을 내서 들어가보자. 자연과 문화 속으로…. ■ ‘지상의 낙원’ 수목원 아름답고 예쁜 것을 보면 우리의 마음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후텁지근한 날씨에 짜증날때 가족들과 꽃구경을 하러 가보자. 예쁜 야생화, 갖가지 향기로운 향을 뿜어내는 허브, 물가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연꽃. 이들 모습에 흠뻑 취한다면 마음은 저절로 상쾌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85) 아이들 천국, 포천뷰식물원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유동리의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잡은 포천뷰식물원은 잘 가꿔진 정원 같아서 좋다. 뷰식물원의 특징은 다양한 꽃을 조금씩 심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에 한 가지 꽃만 심어, 보는 이로 하여금 꽃 세상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현재 빨강, 분홍, 흰색의 숙근코스모스, 가우라 등이 방긋 웃음을 짓고 있고 색깔이 다양한 후룩스가 식물원을 오색빛깔로 물들이고 있다. 또한 이곳은 아이들이 편히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흔히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은 물론 산책로와 꽃밭을 구분하는 울타리조차 없어 아이들이 꽃과 함께 할 수 있다. (031)534-1136,www.viewgarden.co.kr (86) 거대한 꽃나라, 한택식물원 동양 최대의 종합식물원인 한택식물원은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은 식물원으로 총 20만평에 이른다.8300여종,730여만 본의 식물이 자라는 거대한 꽃나라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아담한 계곡을 따라 펼쳐진 1000여 종의 우리나라 자생 식물이 자라고 있는 자연생태원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자랑거리. 하늘매발톱과 금낭화, 족도리풀 등 처음 보는 꽃들이 즐비하다. 또 자연생태원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위쪽의 전망대에 오르면 월가든, 암석원, 유리온실 등 동화의 나라 같은 식물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한택식물원에서 오는 29일부터 8월27일까지 숲생태 곤충탐험전이 열린다. 곤충을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숲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체험하는 살아 있는 학습장이다.(031)333-3558,www.hantaek.co.kr (87) 꿈 속의 그곳, 아침고요수목원 영화배우 박신양이 죽음을 앞두고 꽃을 가꾸며 살았던 영화 ‘편지’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경기도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은 꽃과 나무의 에덴동산이다. 수목원에는 지금 나무의 진초록을 배경으로 온갖 색깔의 꽃들이 피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계절·주제별로 다양한 꽃과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원이 20여곳. 특히 주목, 산수유, 단풍나무, 회양목 등 나무 사이로 꽃창포, 튤립, 무늬옥잠화 등의 꽃의 자태가 너무 곱다.(031)584-6703,www.morningcalm.co.kr (88) 메밀꽃 필 무렵엔 평창 허브나라농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태기산 자락.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유명한 평창에 허브나라농원이 자리잡고 있다. 물 맑은 흥정계곡과 1250m의 태기산이 지척이라 단순히 허브만 보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가벼운 산행이나 계곡의 물놀이 또한 허브나라농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다. 어린이정원, 향기정원, 셰익스피어정원, 모네정원 등 13개의 테마로 잘 정돈된 정원을 천천히 걷다보면 향기로운 허브향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팻말에 허브의 학명·원산지·개화기 등이 자세히 적혀 있어 혼자서도 돌아보는 데 무리가 없어 좋다.(033)335-2902,www.herbnara.com (89) 유럽을 갖다 놓은 듯, 팜 카밀레 충남 태안에 위치한 허브농장인 팜 카밀레. 낮은 산의 곡선을 그대로 살려 조성한 야외 허브정원과 멋진 해송 군락, 풍차 등에 마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유럽 시골마을에 온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라벤더를 비롯한 120종의 허브와 150종의 야생화가 철따라 피고 지는 야외 꽃동산이 만드는 황홀경에 더위도 싹 달아난다. 꽃과 잎에서 은은한 사과향이 나는 국화꽃 모양의 캐모마일 가든과 보라색의 라벤더 가든, 그리고 분홍색의 애플 제라늄과 로즈마리 등을 심어놓은 보테니컬 가든에서 풍기는 은은한 허브향이 온 몸을 감싼다. 또 허브비누, 향초 등의 허브 공예와 허브 스킨, 로션 만들기 강좌 등 다양한 허브 체험 교실도 있다. (041)675-3636,www.kamille.co.kr (90) 오감 대만족, 상수허브랜드 충북 청원에 자리하고 있는 상수허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허브를 대규모로 가꾸기 시작한 곳으로 2만여평 규모의 큰 허브농장이다.16년 된 팔뚝만한 로즈마리가 쑥쑥 자라고 있고,550여종의 갖가지 허브가 숨쉬는 실내정원을 거닐며 허브를 직접 만져보고 향기도 음미하면 어느덧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얻는다. 천년 묵은 소나무 분재와 특이한 모양의 공룡바위도 방문객을 반긴다. 또 허브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허브터널과 맨발로 밟아볼 수 있는 허브잔디, 그리고 향치료 효과(아로마테라피)를 직접 체험 할 수 있다. 보라·흰색을 자랑하는 제비꽃과 강렬한 주황색 한련화(나스터튬), 흰 베고니아 등이 예쁘게 장식된 허브 꽃밥은 먹기 아까울 정도. 허브 강의와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하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043)277-6633,www.sangsooherb.com ■ 3가지 테마로 떠나는 박물관 여행스케치 박물관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다. 풍부한 역사를 한자리에서 느끼고, 세계 문화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독특한 발명품들을 경험할 기회도 갖는다. 올 여름, 박물관에서 문화적 소양을 한껏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하면 더욱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91) 지도 직접 만들어봐요… 경희대 혜정박물관 대학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대부분 관람료가 없다. 교육적인 프로그램에는 실비 정도로 참여가 가능하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만큼 교육적인 주제가 뚜렷하고 알차다. 각 대학의 특성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목표를 심어주기에도 그만이다. 경희대 수원캠퍼스의 혜정박물관은 박물관 견학을 하면서 지도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김혜정 관장이 세계 각국에서 모은 15∼20세기 동·서양의 이색적인 옛 지도와 지도첩, 지도 관련 사료, 고문헌 등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곳. 특히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시한 최초의 지도,1655년 제작된 중국지도,1737년 프랑스 지도제작자 당빌이 만든 우리나라 전도, 동해를 ‘COREAN SEA’로 표기한 지도(1794년) 등이 눈에 띈다. 주요 고지도를 탁본하거나 간단한 지도 제작원리를 체험하고, 종이퍼즐이나 영상게임 형식으로 지도 맞추기를 하는 등 재미도 더한다.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위한 문화교실도 운영할 예정(참가비 2만 5000원).(031)201-2012∼4,oldmaps.khu.ac.kr (92) ‘우리나라 최초’ 고려대 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는 고려대 박물관은 10만여점이라는 방대한 양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100년사 전시실, 역사 민속자료실, 고미술전시실, 현대미술전시실 등 3개층에 걸쳐 유물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눈으로 보는 유물도 가치가 있지만 고려대 박물관의 장점은 교육프로그램. 대부분 무료로 운영하고, 일부 답사일정만 교통비 정도를 참가비로 받고 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8월27일까지 ‘조선시대의 위대한 유산-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라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2)3290-1514,museum.korea.ac.kr (93) 동서양 의복 한자리… 숙명여대 자수박물관 숙명여대 정영양 자수박물관은 동서양의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놓았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주요 자수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해외 자수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단순히 여성들이 취미로 하거나, 옷을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복식·생활·감상용으로 다채롭게 활용된 예술적인 작품을 볼 수 있다.(02)710-9133∼4,museum.sookmyung.ac.kr (94·95) 과학의 시대가 온다… 로봇·별난물건박물관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로봇박물관이 있다. 미래 관심사인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았다. 명지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백성현 교수가 10여년 동안 수집한 3500여점의 로봇이 테마별로 전시돼 있다. 전세계 40여개국 초기로봇,‘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로봇 틴맨(1900년대),‘메트로폴리스’에 출연한 마리아로봇(1920년대), 아톰(1950년대), 토종로봇 로봇태권V(1970년대) 등 볼거리가 한가득이다.3D입체영상실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로봇을 직접 조종하는 공간도 있다.(02)741-8861,www.robotmuseum.co.kr 상천외한 물건들을 보고 싶다면 별난물건박물관에 가보자. 담배 연기를 마시면 기침을 하는 재떨이,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스누피 인형,“이봐, 손씻는 거 잊지마!”라고 말하는 변기 모양 비누통, 큰 소리를 치면 부들부들 떠는 강아지, 동물모양 손톱깎이, 눈뭉치를 만들어주는 집게 등 독특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 등 다섯 가지 테마. 서울·부산·경기 파주 영어마을 세 곳에 있다. 서울관 (02)792-8500, 부산관 (051)740-4858, 파주관 (031)956-2211,www.funique.com (96 98 97) 세계 문화를 찾아서… 아프리카·중남미·티베트박물관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그대로 제주도에 옮겨놓은 아프리카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 중에 하나인 서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의 젠네대사원(이슬람 사원)의 모습을 재현한 외관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18∼20세기초의 아프리카 조각과 가면, 생활용품, 장신구, 악기 등 1000여점을 시기별로 전시 하고 있다. 매일 3차례 아프리카 전통 민속 공연이 열린다. 아이들을 위해 아프리카 전통 문양 페이스페인팅, 찰흙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장소가 될 듯. (064)738-6565,www.africamuseum.or.kr 경기 고양시에 있는 중남미문화원박물관은 중남미 지역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30년간 중남미 외교관을 지낸 이복형씨가 지난 1997년 개관했다. 멕시코, 중미, 카리브해역 등에서 수집한 각종 토기, 가구, 석기, 가면, 민속품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안에서 볶음밥인 파에야(2만 5000원), 스낵인 타코(6000∼8000원) 등을 즐길 수 있다.(031)962-7171,www.latina.or.kr 서울 종로에 도심 속의 작은 티베트인 티베트박물관이 있다. 신비로운 베일에 싸인 티베트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 가정 주택을 개조한 듯한 아담한 전시장에 티베트의 불교미술품과 12∼19세기 생활용품,12세기 라마승의 법의(法衣) 복식 등 문화·민속자료 등이 있다. 소장품 1200여점 중 30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3개월마다 전시물을 교체한다. 전문해설자 2명과 자원봉사자 3명이 티베트 문화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02)735-8149,www.tibetmuseum.co.kr (99) 예술인의 혼이 가득한 헤이리 경기도 파주 헤이리는 일일나들이 코스로 단연 으뜸이다. 자연친화적이고 나지막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복합문화 공간. 아이들과, 연인과, 또는 친구와, 그 누구와 함께 가도 좋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북하우스’는 음악, 미술, 책, 음식에 대한 갈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어른, 아이 모두를 위한 책들이 빼곡하고,1층에 햇살 좋은 식당이 있다. 매달 토요일 오후에는 작은 음악회도 연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나라’에서는 동화책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전시회를 마련한다. 오래된 서점의 낡은 책 냄새와 허브향이 어우러진 ‘북카페 반디’도 아늑하다. 가장 큰 전시공간인 ‘93MUSEUM’은 국내 최초의 인물미술관.‘식물감각’에서는 식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보고, 꽃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헤이리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한향림갤러리’는 도자기 전문갤러리로, 우리 항아리의 고전적인 멋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폭 빠져버리는 공간은 쌈지에서 운영하는 ‘딸기가 좋아’다. 딸기, 똥치미 등 캐릭터들과 한 데 어울려 논다. 어른이 향수를 느끼기에 좋은 공간은 맞은편 ‘타임캡슐’이다. 옛 생활 박물관으로, 조선시대부터 어릴 적에 한번쯤 본 물건들이 가득하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는 인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5개국에서 수집한 600여개의 악기가 전시돼 있다.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이국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www.heyri.net ■ 가는길:자유로→통일전망대→고가도로 아래로 지나자마자 성동IC→예술마을 헤이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첫번째 성동사거리에서 좌회전→헤이리 1·4번 게이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1·2번 출구에서 200번,2200번 버스가 각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 (100) 예술작품 힐끔 차 한잔 홀짝,양평 편안한 차림으로 경기도 양평의 강가로 떠나보자. 예술적·생리적 허기짐을 마음껏 해결할 수 있다. 양평읍 초입에 ‘양평 맑은물사랑 미술관 및 창작스튜디오’는 군청에서 관내 예술인을 위해 마련한 전시·창작공간이다. 작가의 개인전이 다양하게 열린다. 서종면 ‘문화의집’은 지역 아이들을 위해 전시·음악행사를 여는 장소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니아들이 몰려오는 인기 장소가 됐다. ‘갤러리아지오’는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띄는 곳. 건물 안 갤러리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한 부족인 쇼나(Shona)의 유명한 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 옆 작은 카페에는 커피, 국화차, 산딸기홍차 등 20여가지 차를 맛볼 수 있다. 전시실, 카페, 아트숍을 한 데 모은 ‘몬티첼로’나 작은 창고 모양의 ‘인더갤러리’도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바탕골 예술관’을 꼭 들러보자.8700여평의 대지에 예술극장, 전시관, 도자기·금속공방 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다. 두달마다 주제를 바꿔 소장품 위주로 기획 전시를 한다. 도자기 공방에서 흙을 마음껏 만지고, 흙그림을 그리고, 그릇을 구울 수도 있다. 체험료는 1만∼2만 5000원선. 홈페이지(www.batangol.com)에 회원가입을 하고 쿠폰을 받으면 체험료·관람료를 할인해 준다. ■ 가는길:올림픽대교→강일IC→미사리→팔당·양평 방면 이정표를 따라 팔당대교를 건너 6번국도 진입→양수대교→양수리→양평 ■ 여행정보:45번 국도를 따라 연세중학교 앞에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567-4070)에서는 살얼음이 뜬 국물의 동치미국수(4000원)가 무더위를 녹인다.. 서울종합촬영소로 가는 ‘초원’(031-576-8941)은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맛있다.88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만나는 생선구이전문점 ‘해마’(031-771-9202)나 맞은편 프랑스 레스토랑 ‘라리아’(031-774-9717)도 추천하는 식당. (101) 강북의 문화 일번지 삼청동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향기를 뿜어내는 곳이 서울 삼청동이다. 갤러리현대, 금호미술관, 학고재, 국제갤러리 등 미술관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총리공관 주변으로 맛집이 들어섰고, 다양한 패션·액세서리 숍이 생겨 강북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삼청동 하면 떠오르는 ‘삼청동수제비’를 비롯해 ‘서울에서 둘째로 잘 하는 집’(찻집) ‘눈나무집’(국수·떡갈비) ‘라마마’(퓨전일식) 등 소문난 음식점이 많다. 또 ‘청’ ‘공리’ ‘쿠얼라이’ 등 고급스러운 퓨전중식당도 들어섰다.‘까브’ ‘로마네꽁띠’ 등은 삼청동 산책을 우아하게 마무리할 만한 유명한 와인바. 와인이 부담스럽다면 한가롭게 차를 즐겨도 좋다. 별미케이크전문점 ‘아루’나 노천카페 ‘어린왕자’, 북카페 ‘진선북카페´도 추천할 만한 곳. 최근 1∼2년 사이 삼청동은 ‘패션1번지’로도 변신했다. 국제갤러리에서 삼청동 길로 진입하는 초입 ‘전통한복 김영석’ 매장을 시작으로 ‘홍조’ ‘소현갤러리’ ‘수담’ ‘지아갤러리’ ‘더 슈’ ‘드레스업’ ‘보스코’ ‘파르베’ 등 열거하기에도 벅차다. 액세서리, 빈티지 스타일의 고가 수입브랜드, 구두매장, 맞춤옷, 손뜨개 전문점 등 종류도 다양해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 쇼핑을 즐기면 된다. ■ 가는길:서울시청→광화문교차로에서 우회전→경복궁교차로에서 좌회전→삼청터널 방향으로 직진 (102) 정통 중국음식을 찾아 떠나는 인천 차이나타운 시내 곳곳에 퓨전중식당이 성황을 이룬다. 벽에 홍등을 걸어 화려함을 더하고, 빨간색과 중국식 앤티크 식탁으로 치장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끈다. 정통 중국음식을 즐기는 데는 인천 차이나타운만 한 곳을 찾기 힘들다. 세계 어디서나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탑 모양의 ‘패루’. 이것을 지나면 바로 중국으로 빠져든다. 101년전 자장면을 처음 선보인 ‘공화춘’은 간판만 남아 있다가 올해 초 근대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외에 10여개의 음식점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음식맛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자금성’. 서울 특급호텔 중식당 조리장을 지낸 화교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자장면으로 유명하다. 40년째 한자리를 지킨 ‘풍미’, 세련된 인테리어의 ‘부엔부’, 베이징식 음식을 내놓는 ‘상원’, 새롭게 문 연 ‘공화춘’ 등 청요리집이 즐비하다.‘원보’와 ‘미식세계’에서는 다양한 중국식 만두를,‘복래춘’에서는 속이 텅 빈, 일명 공갈빵을 맛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 곳곳에 토산품점에서는 오량액 마오타이주 칭다오맥주 등 중국산 술과 우롱차 보이차 등 중국차, 그림 도자기 수정조각품 중국의상 등 중국문화가 물씬 풍기는 상품도 만날 수 있다. 제3패루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벽화가 있다. 인천화교중산학교 담장에 있는 삼국지를 소재로 한 150m의 담장벽화는 삼국지를 읽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www.ichinatown.or.kr ■ 가는길: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끝(인천항)에서 월미도방향→인하대병원→옹진군청→인천경찰청→자유공원광장. 지하철 1호선 인천행을 타고 인천역 하차.
  • 개항 ‘관문도시’들의 어제와 오늘

    개항 ‘관문도시’들의 어제와 오늘

    인천과 중국 상하이, 일본 요코하마는 공통점이 있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서구 근대문물을 받아들인 대표적인 관문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는 개항 후 어떻게 변했을까.1946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인천광역시립박물관이 2년4개월에 걸친 증개축 공사를 마치고 최근 재개관하면서 11일부터 9월1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관 60주년 기념 특별전 ‘도시기행-상하이, 요코하마 그리고 인천’을 개최한다. 인천시립박물관측은 지난해 상하이시 역사박물관과 요코하마 개항자료관, 요코하마 도시발전기념관과 협의해 개항 당시 각 도시와 관련된 유물과 각종 문서·지도 등을 대여하고, 자체 소장유물 등 모두 300여점을 파노라마식으로 전시한다. 주제별로 보면 개항 전 도시풍경을 시작으로 도시의 형성과 개항과정, 조계(租界·외국인 치외법권 구역)의 형성과 확대, 근대건축과 도시풍경, 도시기반시설, 상공업과 무역 발전, 외래 문물의 전래, 도시의 외국인, 도시의 위기와 부흥 등으로 이뤄진다. 특히 관람객이 이들 도시를 구경하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배를 타고 개항도시로 들어간 뒤 도시 모습을 살펴보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편소인 찍기, 인력거 등 체험코너와 사진 촬영 코너 등도 마련됐다. 동아시아 대표적인 개항도시인 이들 세 도시는 개항과정과 이후 변모하는 모습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동시에 서로 다른 도시별 특색도 보인다. 인천은 1883년, 상하이는 1843년, 요코하마는 1859년 서구 열강세력의 식민지 확대 경쟁에 의해 개항을 강요 당했다. 개항 시기는 다르지만 이들은 각국의 근대문물 수용의 창구이자 세계인이 공존하던 국제도시였다. 또 항만과 철도, 전기와 통신, 도로구획 등 도시기반시설과 영사관·은행·상사·외국인 주택·교회 등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발전과정을 밟았다. 제국주의 침탈의 교두보이자 식민도시라는 굴욕에다가 전쟁·지진 등도 겪었지만 동북아 중심도시로 도약했고 스스로 제2의 개항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성인 400원)는 8월 말까지 무료다.(032)440-6127.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7·26 재보선 3黨3色] 한, 공천파문 수습 ‘맹형규카드’ 꺼내

    “죽어야 산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기 위해 의원직을 던졌던 맹형규 전 의원을 ‘7·26 재·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불러들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10일 오후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를 열어 ‘7·26 재·보궐선거 서울 송파갑 후보로 맹형규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오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맹 전 의원이 강력히 고사하면서 보류되자 지도부가 설득 작업에 나서 ‘결심’을 받아낸 것이다. 맹 전 의원은 “당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면서 “불출마 결심을 번복하는 데 심적 부담이 컸지만 당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당인으로서의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당초 이 지역에 정인봉 전 의원을 공천했으나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때 ‘성접대’ 문제로 물의를 빚자 공천을 철회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재·보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맹 전 의원을 대신할 만한 인사를 찾기 어려웠다.”고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송파갑의 원주인인 맹 전 의원은 지난 1월 말 서울시장 당내 경선을 위해 의원직을 던졌다. 이어 시장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를 이끌었으며, 이번 재·보선에서도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공천신청을 포기해 ‘젠틀 맹’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통신기자 출신으로 15대 총선 때 정계에 입문한 뒤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했으며, 당에선 대변인·총재비서실장·기획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거쳤고 17대 국회 전반기엔 산업자원위원장을 역임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태풍·장마철 ‘저전압 감전’ 주의보

    [세이프 코리아] 태풍·장마철 ‘저전압 감전’ 주의보

    제3호 태풍 ‘에위니아(EWINIAR)’가 전국을 휩쓸었다. 우리나라에 습기를 몰고오는 장마와 태풍은 감전사고를 유발하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평소보다 전기가 20배 이상 잘 통할 뿐만 아니라, 태풍으로 생긴 침수지역은 언제 전기가 흐를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신체노출 잦고 인체저항 약해” 10일 소방방재청과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해마다 감전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 수는 70∼90명, 부상자 수는 그 10배에 달한다. 또 감전사고의 30∼40%, 감전으로 인한 사망자의 절반 정도가 각각 6∼8월 여름철에 집중된다.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동안 발생한 감전사고 2373건 중 35.1%인 832건, 감전사고 사망자 230명 가운데 49.6%인 114명이 각각 여름철에 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감전사고는 높은 전압의 전기가 흐르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전기용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생활 주변의 감전사고 위험이 더 높아지고 있다. 2003년의 경우 감전사고 사상자 764명 가운데 가정용 전압인 220V 이하에 감전된 사람이 489명으로 고압에 감전된 275명보다 1.8배 가까이 많았다.2004년에는 감전사고 사상자 757명 중 저압 감전자가 513명으로 고압 감전자 244명에 비해 2.1배나 됐다. 전기는 20mA(미터암페어·초당 전력의 세기)만 돼도 체내에 1분 이상 흐르면 호흡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다. 또 50mA 이상이면 심장을 멈출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50mA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220V의 30W 형광등에 흐르는 전류 136mA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여름철에 감전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습도가 높아져 쉽게 누전현상이 빚어지기 때문”이라면서 “또 신체 노출이 많아지고, 땀으로 인한 인체 저항이 약해지는 것도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불법시설물 잠기면 ‘전기장판’될 수도 이처럼 감전사고가 여름철에 집중되고 있지만, 대비는 미흡한 실정이다. 예컨대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서 인도를 점령하고 있는 불법 포장마차와 노점, 입간판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노점상과 입간판 등이 도시미관을 해친다고 여겨질 뿐, 감전사고의 위험요소로 간주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설물은 일반적으로 인근 상가에서 전기를 끌어다 쓴다. 이 때문에 인도 위에 널려 있는 전깃줄에서 절연물질이 벗겨질 경우 물에 잠긴 인도를 ‘전기장판’으로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이들 시설물의 콘센트 부분은 비닐봉지나 페트병 등을 이용, 물기가 닿는 것을 형식적으로 막아놓아 미봉책에 불과하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이들 시설물은 감전사고를 막기 위한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어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노점상이나 입간판 자체가 대부분 불법 시설물이어서 안전기준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침수지역에서는 가로등이나 신호등과 같은 공공시설물도 감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감전사고의 책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어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2004년 8월에 내려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물에 잠긴 가로등에서 전기가 흘러나와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전기를 공급한 한국전력공사가 아니라, 시설물 관리를 담당하는 지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감전사고 예방·대응요령 감전사고를 예방하려면 태풍이나 홍수철이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 차례는 누전차단기를 점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누전차단기는 집안 배선에서 전기가 샜을 때 차단하는 장치이다. 흔히 두꺼비집으로 부르는 현관 분전반의 적색 또는 녹색의 누전차단기 버튼을 눌렀을 때 ‘딱’소리가 나면서 스위치가 내려가면 정상이다. 누전차단기가 없다면 세탁기나 식기건조기 등 물기가 많은 곳에서 쓰는 전기기구에 접지선을 설치해야 한다. 접지선은 누전된 전류를 땅속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또 전선이나 콘센트, 플러그 등이 손상됐는지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젖은 손으로 가전제품을 만지는 행동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가전제품에 손을 대면 찌릿찌릿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기기나 전선에 물기가 스며들어 누전되기 때문”이라면서 “가정에서 누전현상이 일어나면 즉시 차단기를 개방하고 전기공사업체나 한국전기안전공사(1588-7500)로 점검을 의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폭우로 집이 물에 잠겼을 때는 물에서도 전류가 흐를 수 있다. 전원을 차단한 뒤 물을 퍼내고 건조시킨 다음 전문기관에 점검을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바람으로 전선이 끊어지거나 전봇대가 넘어졌을 때도 접근하지 말고 즉시 전기고장신고(국번없이 123)를 해야 한다. 아울러 휴가를 떠날 때는 불필요한 전원 플러그는 모두 뽑고, 전등 스위치도 끄는 것이 안전하다. 방범을 이유로 전깃불을 켜 놓으면 과열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굳이 켜 두려면 조도 감지장치가 있어 어두워졌을 때만 켜지는 조명등을 쓰는 것이 좋다.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감전사고가 나면 먼저 두꺼비집을 내린 뒤 사고를 당한 사람을 전선이나 기구에서 떼어 놓아야 한다.”면서 “전류가 흐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의식·호흡·맥박상태를 살핀 뒤 인공호흡이나 심장마사지 등 응급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녹색공간] 식품산업의 하이엔드 경향/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최근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현황과 수출입 구조를 살펴보면, 추세적으로는 원재료 즉 ‘가공되지 않은 재료’에 대한 수입에 비해서 ‘가공식품’의 비율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양으로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하는 반면 금액으로는 미국 식품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즉 값싼 농산물은 중국에서 많이 유입되고 값비싼, 소위 고부가가치 식품의 수입은 미국산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영국과 호주 혹은 덴마크의 제품들도 생각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식품시장도 이른바 ‘하이엔드’ 경향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 하이엔드 마켓은 약간의 품질 향상을 위해 대단히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스피커나 앰프와 같은 하이파이보다 고가의 시장을 하이엔드라고 지칭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약간의 음질 향상을 위해 오디오 마니아들이 추가적으로 지불하게 되는 비용은 수천만원 이상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의 식품산업도 점차적으로 이러한 하이엔드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식품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은 돈을 지불하는 ‘품질’은 맛과 안전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미식가들이란 새로운 맛 혹은 원래의 맛을 느끼는 데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급스러운 퓨전 레스토랑은 시장이론으로 따지자면 이런 새로운 맛을 중심으로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안전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하이엔드 마켓은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이유식 시장과 같은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국내산 친환경 농산물은 국내 총공급의 3% 정도를 구성하고, 실제 유기농은 1%가 채 안 된다. 그러므로 안전한 음식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국내 공급체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높아지는 사회적 인식을 따라갈 수 없다. 자연히 수입산이 그 빈 자리를 채우게 된다. 최근의 국내 유기농가공품 역시 원재료나 중간재료가 상당부분 수입산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식품을 수입한다고 해서 그 자체를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유통기한의 문제나 소위 지역순환형 물질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아무래도 국산이 여러 모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 공급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걸 어쩔 것인가! 수입이라도 하는 수밖에…. 아직까지는 위험한 수준을 넘어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수입하면 싸진다.”는 일반적인 농산물에 대한 상식 대신 고가수입품으로 전환되고, 국내 생산기반을 잃은 국내산 농산물은 전형적인 하이엔드 마켓의 현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매우 값비싼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안전한 국내 유기농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아마 구매에 필요한 소득을 확보한 소수에 한정될 것이다. 이처럼 극소수에게만 국내의 안전한 농산물이 공급될 수 있는 상황은 전체 국민의 처지에서는 그리 행복한 균형이 아니다. 그렇다고 농민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만을 마냥 늘리라고 하기도 여의치 않다. 우선 농업의 특성상 생산량을 공산품처럼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돈 된다고 생산이 특정부문에 집중되면 시소현상에 의해서 농민들만 눈물흘리는 일이 벌어진다. 이래저래 1년 혹은 6개월 단위로 공급되는 농산물의 조정에 관한 정책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과제이다. 미국의 식품산업계는 한국을 중요한 수출시장 중의 하나로 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시장에 진출할 때 대체로 비가공식품보다는 가공식품으로, 성인시장보다는 유아와 아동용 시장에 집중하는 게 좋다는 기본전략을 가지고 있다. 무서운 일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매우 큰 지불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훤하게 꿰뚫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과제에 대한 미세조정이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식품산업의 하이엔드 마켓이 미래에 대한 위험한 징후로 느껴지기도 한다. 장기적 안목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한국민 쌀 정서 알고 있다”

    “한국민 쌀 정서 알고 있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이 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려 본격적인 밀고당기기식 협상이 진행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속에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두 나라는 공산품과 농수산물의 품목별 관세철폐나 인하 수준을 결정하는 상품 양허(개방허용)안과 서비스·투자 유보안을 도출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의 최대 취약 분야인 농업과 미국측의 열세 분야인 섬유를 놓고 두 나라 사이에 접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우리 정부는 쌀 등 민감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최고 10년 정도의 장기적 이행기간이 확보되도록 양허단계를 마련, 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업 분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상품·섬유와 한데 묶어 일괄적으로 양허안을 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오후 대한항공 KE094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모든 이슈가 다 쟁점이며 17개 협상분과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구체적인 양허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쌀 개방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점을 안다.”면서 “쌀 개방 문제 역시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혀 예상대로 쌀을 포함한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의 개방 압력이 거셀 것임을 예고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는 1차 협상 때 작성된 통합협정문을 토대로 상품 양허안과 서비스·투자 유보안을 작성, 주고 받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1차 협상에서 협정문 작성에 실패한 농업·위생검역, 무역구제, 섬유 분과는 양측의 기본적인 입장 차이가 커 쟁점 위주로 협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정부는 정부조달의 경우 학교급식과 중소기업 보호조항을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주요 협상 분야 가운데 하나인 금융은 오는 9월 미국에서 열릴 3차 본협상 때부터 다뤄진다. 서비스의 경우 간호사와 정보기술(IT) 전문가, 기술자 등 양국 전문직 자격증의 상호 인정과 함께 전문직의 취업비자쿼터 인정도 적극 요구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교역이나 경제규모 등을 감안해 미국이 싱가포르에 인정한 연간 5600명선 이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전수천의 ‘움직이는 드로잉’

    “백색 천으로 감싼 400m 길이의 기차는 거대한 미국대륙을 캔버스 삼아 움직이는 하나의 붓이었다. 숲을 지날 때는 녹색으로, 맑은 하늘 아래서는 파랗게, 노을이 비치는 저녁 무렵에는 붉은 이미지를 연출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어나갔다.” 지난해 9월 광대한 미국 대륙을 대상으로 7박8일간 초대형 퍼포먼스를 벌였던 작가 전수천. 뉴욕을 출발해 워싱턴, 시카고, 캔자스시티, 가든시티, 알부쿼키, 그랜드 캐니언을 거쳐 로스앤젤레스까지 장장 5500㎞. 흰색 천을 두른 열차가 미 대륙을 횡단하며 그려지는 선 드로잉을 통해 예술의 조형미와 민족 정체성 읽기를 시도해 화제를 모았던 그가 프로젝트 진행과정과 작업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을 갖는다. 오는 1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백색 열차가 그려냈던 수많은 드로잉을 담은 사진과 비디오작품이 당시의 감동을 재현한다. 또 줄곧 선이라는 소재를 통해 예술의 조형미와 다양한 대상들의 정체성 문제를 탐구해온 작가의 신작들도 선보이는 자리다. 설치, 영상, 사진 등 프로젝트 기록물과 그 이후 작업 결과물인 신작 200여점이 전시된다. 촬영용 헬리콥터와 차가 열차를 따라다니며 담은 영상 기록물은 인간과 자연이 예술을 통해 융합된 듯한 거대한 다큐멘터리다. 기차가 달리면서 그려내는 흰색의 무한한 선은 도시와 도시, 사람과 사람 사이 소통 매개체 역할을 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과 어우러져 새로운 조형세계를 보여준다. “‘왜 미국에서 흰색 열차가 달리는가’란 물음은 사실 예술적 의미를 뛰어넘는 답변을 요구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것은 ‘정체성’의 문제였고, 흰색열차는 결국 한국인의 정신적 깃발같은 것이었다고 강조한다. 이런 측면에선 세계 심장부로 성장한 다인종국가 미국 대륙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한 민족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싶다는 작가의 객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전시장 앞 야외공연장엔 1량 정도의 기차가 재현된다. 기차 안에선 지난해 프로젝트에 초대객으로 동승했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관람객들과 만나 각기 준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건축가 황두진, 음악가 노영심, 영화평론가 오동진, 풍수지리학자 조용헌, 소설가 신경숙, 사진평론가 진동선 등이 참가한다. 대륙횡단 프로젝트 이후 작가는 ‘움직이는 선’을 바코드에 적용시킨 작업을 해왔다. 상품 또는 사물의 가치를 선과 공간 그리고 숫자에 의해 책정하는 기호 즉 바코드를 통해 각 대상물의 정체성을 다룬 작품들이다.200여개의 각 나라의 국기를 그 나라의 이미지로 간주하고, 거기에 바코드를 접목시켜 그 나라의 가치를 재평가함으로써 모든 국가의 가치가 균등하길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있다.30일까지.(02)720-102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국회의원 지자체 간섭 심하다

    ‘특정지역 특정정당 국회의원의 간섭이 해도 너무 심하다. 자치단체장을 공천하더니 이제는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에도 개입, 자기 사람을 앉혔다. 자치단체를 손에 넣고 쥐락펴락하겠다는 속셈이 아닌가.’ 민선 4기 지자체의 출범과 동시에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의 인사개입과 자의적인 예산배정 요구 등 자치단체에 대한 의원의 전횡과 간섭을 배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경남도의회를 비롯한 도내 시·군의회 의장단 선출 결과를 보면 그동안 소문으로 나돌던 국회의원의 개입설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형은 민주적인 절차를 밟았지만 대부분 사전에 짜놓은 각본에 따라 만장일치로 선출했으며, 일부에서는 편가르기로 대리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4일 박판도 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 그동안 나돌던 소문을 확인시켰다. 지난달 18일 창원시내 음식점에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4명과 박 의원, 다른 도의원 1명 등이 함께 식사한 직후 “전반기 의장은 박 의원, 후반기는 이모 의원이 맡기로 합의됐다.”는 소문이 나왔다. 물론 당사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결과는 소문 그대로였다. 사천시의회는 지난 5일 국회의원이 낙점했다고 파다하게 소문났던 의장과 부의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하동군의회도 의장·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3명을 일사천리로 뽑았다. 진주시의회는 국회의원들의 힘겨루기로 눈총을 받았다.지역출신 국회의원 2명이 각각 ‘대표주자’를 내세워 대리전을 벌였다. 이들은 시장 공천과정에서도 대립,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박모(46·진주시 중안동)씨는 “주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할 지방의원들이 국회의원의 거수기로 전락한 것이 안타깝다.”며 “국회의원들은 풀뿌리 정치를 바라는 주민들의 열망을 짓밟는 행위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YMCA 김일식 사무총장은 “이는 정당공천제의 폐해와 지방의회의 무용론을 확인시켜 주는 사례”라며 “사전담합과 편가르기식 의장단 선거를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대륙별 스타일 ‘한눈에’

    여기 30년 가까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10만여점의 예술품을 수집한 사람이 있다. 가치 있는 물건을 찾아 떠돌아다니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수집가가 됐다는 김민석 ㈜솔로몬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가 그동안 모은 수집품 가운데 60여개국에서 건져올린 400여점을 엄선, 처음으로 책으로 묶었다. 나라별 독특한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수집품들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세계의 모든 스타일’(디자인하우스 펴냄)은 그의 30년 수집 인생에서 묻어나는 취향과 안목, 세계 각국의 역사와 전통, 지구촌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선물 보따리를 선사한다.●귀족·실용·용맹 등…. 수집품을 통해 본 나라별 독특한 스타일 198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집한 ‘사막의 장미석’을 계기로 시작된 그의 수집 인생은 어느새 대륙별 스타일을 대표할 만한 오브제를 모두 갖추기에 이르렀다.유럽·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 등 4개 대륙 60여개 국가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화려함의 극치인 베네치아풍 가면과 중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영국 빅토리안 스타일의 가구, 견고함의 상징인 1900년대 독일의 대형 카메라, 에로틱한 느낌의 네덜란드·덴마크 장식품,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묻어나는 아시아 예술품들, 세계 빈티지의 전시장인 캐나다의 실용품들, 에티오피아·줄루·말리·자리에·앙골라 등 그동안 많이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프리카 오브제 등이 눈길을 끈다.저자는 “오랜 역사를 지닌 문명·국가들의 오브제는 다듬어져 정제된 이미지만 살아남아 하나의 패턴으로 존재한다.”면서 “벽화에서 가구의 손잡이, 건축물의 기둥, 전통 의상의 패브릭 등 각 스타일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각양각색의 이미지에 얽힌 흥미로운 경험과, 수집품과 관련된 지구촌 사람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의 상상의 나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여행도, 수집도 가치 중요`오브제란 그것을 만들고 오랫동안 유지한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의 투영´이기에 수집 중에 만난 현지인들과의 끈끈한 인연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또 낯선 곳에서 겪은 해프닝, 밀수꾼으로 오해를 받는 등 청천벽력과도 같았던 아찔한 순간들도 고백한다. 수집을 위해 많은 설움과 배고픔을 겪었지만 구입 후 가치의 상승으로 수익을 안겨준 수집품에 대한 경험, 주목을 받지 못하던 변방국가들을 여행하는 도중 눈에 띄어 산 것이 현재 인테리어 트렌드의 중심이 된 기쁨 등이 자신을 위해 돈을 써보지 못한 저자의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듯하다. 20대에 단돈 20달러로 시작한 호기심 가득한 수집 인생도 시행착오가 많았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저자는 “안목도 재산인 시대가 됐으며, 여행과 수집도 발품을 팔고 투자를 해야 어떤 물건이 가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 마지막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11가지 조언’도 눈여겨 볼 만하다.2만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론] 도난 문화재 회수 성과 거두려면/ 최정필 세종대 대학원장 국제박물관 협의회 한국위원장

    [시론] 도난 문화재 회수 성과 거두려면/ 최정필 세종대 대학원장 국제박물관 협의회 한국위원장

    유형유산(유물과 유적)은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역사의 징표이다.. 따라서 한번 창조된 이후에는 유적지를 비롯한 원래의 문화공간에 영구 보전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불가피할 경우에는 박물관으로 옮겨져 보존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은 도굴과 절도행위로 말미암아 밀거래를 통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물의를 빚고 있는 불교문화재가 대표적 예다. 전남과 경남지역 사찰소유의 문화재가 도난당한 뒤 한 사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유물을 돌려 달라는 사찰 측의 요구를 박물관이 거부했다는 점이다. 즉, 박물관은 이를 적법하게 구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앞으로 문제해결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국제박물관 협의회(ICOM)의 윤리강령에 의하면 비록 박물관이 적법하게 구입한 문화재라도 후에 법적으로 신고가 된 도난품으로 밝혀질 경우 반드시 돌려주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박물관의 유물수집에 대한 문제점은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 저명한 박물관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그 소장유물들은 현대 박물관의 윤리강령에서 본다면 대부분이 불법으로 수집된 것이다. 근대 박물관의 초석이 된 왕실과 부호들의 유물수집은 호고주의(好古主義)에서 출발하였다. 그 이후, 제국주의 열강세력이 대두되면서 식민지역의 유물들을 무자비하게 약탈하여 오늘날 세계 유명 박물관과 개인소장품이 되었다.20세기 자본주의의 본격적인 출현으로 유물은 바로 금전과 직결되어 자산의 축적은 물론, 생계수단으로 등장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공립박물관을 제외한 다른 박물관과 개인소장품의 수집은 아직도 박물관 종사자들이 의식하지 못한 채 불법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오늘날 문화재의 범죄에는 도굴·절도 그리고 모조품제작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범죄행위는 밀거래를 통해 범죄자의 목적달성이 이루어진다. 특히 전문 학자들이 가장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 유적지에서 행해지는 도굴과 절도 행위이다. 사찰을 비롯한 유적지에 노출되어 있는 유물을 훔쳐서 밀거래를 통해 수장가의 수중으로 넘기기 때문에 행정당국과 문화재관계 인사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절도행위의 경우 예방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유네스코와 국제박물관협의회는 유물의 밀거래를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반출과 반입은 물론 수장가의 명의변경을 금지하는 협약을 1995년에 발표하였다. 그리고 2000년에는 국제세관협의회 및 인터폴과 의정서를 체결하여 밀거래 방지를 막으려 하고 있다. 물론 밀거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도난품의 체계적인 사진과 목록작성이 필수적이다. 작성된 도난품목록은 박물관과 수집가, 그리고 골동품 시장에 즉시 배포되어야 한다. 수년전에 유명한 이라크 국립박물관의 집단 유물강탈사건이 발생하자 국제전문가들이 참가하여 강탈당한 유물의 목록을 만들어 세계도처에 알렸다. 이로써 유물을 회수하는데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도난당한 유물의 적색목록을 작성하여 미리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배포했다면, 이번 사건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도난 유물에 대한 소유권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유적지 또는 사찰에서 도난당한 문화재들이 원위치로 돌아올 때 민족의 역사적 징표가 바로잡히게 된다. 최정필 세종대 대학원장 국제박물관 협의회 한국위원장
  • [씨줄날줄] 민들레/임태순 논설위원

    생물의 본능은 종족보존이다. 화려한 꽃이나 수목들도 생존경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 벚나무 아래에는 클로버 등 쌍잎 풀을 발견하기 어렵다. 벚나무 향기의 주성분인 크마린이 클로버에 치명적인 독이 되기 때문이다. 또 호두나무 근처에는 잡초가 자라지 못한다. 호두나무 잎에서 분비되는 유글론이 빗물을 타고 땅속으로 스며들어 뿌리 근처의 잡초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움직일 수 없지만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무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민들레는 4∼5월이면 우리나라 산과 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야생화다. 노란꽃은 화려하지 않고 수더분해 친근감이 간다. 민들레 꽃은 200여개의 낱꽃이 모여 이루어져 두상화(頭狀花)라고 한다. 민들레하면 홀씨가 떠오른다. 많은 씨가 모여 공 모양을 이루고 씨에는 깃털이 있어 멀리 날려 흩어진다. 번식력이 강해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한다. 그래서 민들레를 두고 ‘무수한 발길에 짓밟힌대도 민들레꽃처럼 살아야 하고,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민들레는 자생민들레와 서양민들레가 있다. 꽃주머니로 구분되는데 뒤로 젖혀지는 것이 서양민들레, 그렇지 않은 것이 자생민들레다. 서양민들레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유입경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전래 서양식물의 상당수가 서양과 교류를 일찍 시작한 일본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미루어 개화기때 일본을 경유해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양민들레는 생식력이 강하다. 종자생성률이 높고 꽃피는 시기가 길고 꽃가루 없이도 생식이 가능하다. 또 자생민들레에 자신의 유전자를 침투시켜 잡종으로 만들기도 한다. 반면 자생민들레는 꽃가루가 있어야지만 생식할 수 있을 정도로 번식력이 약하다. 이 때문에 서양민들레가 전체 민들레의 90% 이상을 차지할 지경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서양민들레가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오는 등 별다른 피해는 일으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환경부는 고유 유전자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서양민들레를 제거하는 등 관리를 해 나가기로 했다. 자생민들레에 서양민들레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27일 개봉 ‘괴물’ 주연 변희봉

    27일 개봉 ‘괴물’ 주연 변희봉

    영화 ‘괴물’(제작 청어람)의 포인트는 괴물이 아니다. 괴물 때문에 들통난 요지경 세상사에 대한 재기 넘치는 크로키여서다. 그렇기에 육감적인 괴물은 코스요리로 치자면 에피타이저다. 메인요리로는 봉준호 감독이 빚어낸 다채로운 인간군상을 꼽을 만하다. 주·조연은 물론 단역들까지 제각각의 생김새를 고스란히 내미는 통에 풍성한 야생화 한다발 같다. 그래도 중심은 있다. 바로 한강변 매점 주인 ‘희봉’역을 맡은 배우 변희봉이다. “이제 방학이고 12세 관람가까지 받아놨으니 가족끼리 이 영화를 많이 봐줬으면 해요. 그냥 한번 보고 말 영화는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거 너무 자화자찬인가요? 으허허허….”(드라마 웃음소리하고 정말 똑같다) “배우에게 만족이란 없다.”더니 결국 본색(?)을 드러낸다. 그만큼 흡족한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부터 제대로 된 ‘아버지’ 역할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영화를 해보고 싶던 터였다. 가족끼리 보라는 말도 적당히 오락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함께 보면 가족에 대해 얘기할 거리가 많을 것이라는 의미다.“무심히 넘어가다가 어느 순간 희봉의 대사 가운데 하나가 귀에 걸리거들랑 그 뜻을 찬찬히 살펴보세요.” 그래서 의욕적으로 설정도 했다.‘젊은 시절 껌 좀 씹었던’ 이미지를 넣기 위해 이에다 보철을 꼈고, 늙고 쪼그라든 뒤에는 곰살맞은 아줌마처럼 변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배에다 깃털뭉치를 한가득 넣었다. 희봉은 둘째 남일(박해일)에게까지 무시당하는, 얼빠진 첫째 아들 강두(송강호)를 끝까지 감싸는 캐릭터다. 졸지에 딸 현서(고아성)를 잃은 아비 심정을 헤아리라면서. 강두가 그리된 것도 젊은 시절 넋 놓고 살았던 자신 때문이라면서.‘컵라면 팔아 대학 보낸´ 남일에게 형을 이해하라고 한다. 그런 넋두리 속에 슬쩍슬쩍 끼어드는 대사가 보통이 아니긴 하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괴물과 맞섰을 때, 그렇게 감싸안았던 강두의 바보짓 때문에 죽으면서도 맥풀린 손짓으로 ‘어여 가.’,‘너라도 살아.’라고 말하는 듯한 그 표정은 참 잊기 힘들다. 그런데 촬영 때는 꽤나 애먹었던 장면이란다.“‘아버지’라는 것 때문에 출연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정말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감독이 많이 자제시켰어요. 몇번이나 다시 찍었죠. 그런데 시사 때 보니까 그렇게 자제시킨 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가 폭발해버리면 관객들이 스며들지를 못하거든요.” 그러고보니 봉 감독과는 인연이 깊다. 그가 찍은 영화(‘플란다스의 개’·‘살인의 추억’) 모두에 출연했다. 둘의 인연은 80년대 찍었던 단막드라마까지 줄줄 꿰면서 ‘당신 연기를 정말 눈여겨 봤다.’고 봉 감독이 청하면서 시작됐다. 변희봉이라고 영화를 생각 안 했던 건 아니다.80년대 이런저런 연기상을 받을 적에 시나리오도 꽤 받았다. 그러나 그 시절 영화계에는 ‘변강쇠·애마부인·어우동’이 노닐고 있었기에 “방송 나가는 사람이 어떻게….”하며 모두 접었다. 봉 감독이 접근했을 때도 “뭐 별거 있겠냐. 늘그막에 무슨….”하는 생각에 거절하다 ‘초짜’감독이 저리 애쓰는데 싶어 마지못해 승낙했다. 워낙 기대가 없었기에 신경도 안 쓰다 봉 감독 손에 이끌려서야 극장으로 갔다. 물론 맨정신으로는 힘들 거 같아서 소주 2병도 비웠다.“그렇게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서야 아∼ 정말 한국영화가 달라졌구나, 봉 감독 참 대단하구나 하고 무릎을 쳤지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인연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영화 전반에 흐르는 정치적 코드에 대해 물었다.‘괴물’ 도입부는 미군의 한강 포르말린 방류사건이다. 결말부에 ‘에이전트 오렌지’(베트남전 때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가 등장한다. 그것도 높은 곳에 대롱대롱 매달린 것이 괴물이 처음 등장할 때의 모습과 똑같다.“안 그래도 ‘반미’냐는 질문이 있던데 전혀 상관없습니다. 처음으로 괴물을 등장시키는 영화다 보니 어떤 사실적인 기반이 있지 않으면 어필하기 힘들겠다는 판단에 따라 넣은 ‘설정’입니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김봉석 영화평론가 1. 괴물을 인정하자. 현실에는 없는 괴물. 하지만 있다면 세상 모든 질서와 규범을 바꿀 수 있는 괴물은, 단순히 공상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어둠이기도 하다. 미군기지에서 버린 독극물로 태어난 괴물은 공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악과 부조리를 상징한다. 2. 낙오자가 괴물을 물리친다. 강두의 가족은 그 누구도 정상에 올라보지 못했던, 초라한 소시민이다. 하지만 괴물에게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기 위해 최고의 전사가 된다. 그들의 싸움은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3. 봉준호의 유머를 즐겨라.‘괴물’은 썰렁한 듯하면서도 기묘하게 가슴을 울리는 유머들이 인상적이다. 봉준호 특유의 캐릭터와 유머가 ‘괴물’을 이끌어가는 주요 활력이다. 변희봉·송강호·박해일·배두나의 불협화음 같지만 너무나 절묘하게 맞물리는 개그 앙상블과 탁월한 연기가 두드러진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처장 ‘괴물’은 환경재단에서 개최하는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메시지가 분명한 환경영화다. 게다가 환경영화가 이렇게 재밌고 감동적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준 걸작이다. 누군가 무심코 내버린 독극물·오염물질, 그로 인해 훼손한 자연 때문에 나와 내 아이와 이웃이 돌연변이 괴물의 발톱에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환기했으면 한다. 봉준호 감독이 시사회장에서 말은 안 했지만, 그가 평소부터 생명과 환경에 투철한 철학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쑥스럽지만 부탁드린다. 환경재단 홍보대사 해주실래요. ●정혁현 목사·영상문화연구소 케노시스 대표 ‘괴물’이란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괴물이 두려운 것은 그 통제불가능한 힘의 연원이 감추어진 존재, 그러면서 동시에 가공할 파괴력을 행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괴수영화의 전개 과정은 괴물이 정체를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화 ‘괴물’이 색다른 것은 이 지점이다. 괴물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방류된 독극물로 인한 유전자 변이체이다. 미국은 괴물의 배후이자 그 괴물에 대처하는 과정에도 개입하여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흉으로 설정된다. 그렇다면 괴물의 정체는 우리나라의 대미 종속이 낳는 치명적인 문제의 징후일까.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영화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 가족의 사투를 중심에 놓는데, 그 싸움은 두 겹으로 진행된다. 괴물과 싸우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안전관리 시스템 그 자체와도 더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해결책은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길을 찾는 것임에도 시스템은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 괴물이 사라진 뒤에도 영화의 풍경은 평화롭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욱 불길하다. 이들의 사회적 위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녹색공간] 물 한잔의 행복/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

    예쁜 아이들이 맑고 깨끗한 개울에서 물장난을 치며 웃고 떠드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가끔씩 본다. 물은 마심으로 갈증해소를, 뿌림으로 깨끗함을, 흐름으로 즐거움을, 다시 비가 되어 내림으로 생명력을 선사하는 완전한 존재이다. 옛말에 돈을 물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물은 헤프게 쓸 수 있었던 대표적인 물건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물이 돈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수자원 쟁탈을 위한 전쟁이 날 것이라는 미래학자의 예측도 있다.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마을 앞 개울물을 길어다 먹는 집들이 제법 있었을 것이다. 어느 틈엔가 그 개울물은 물항아리를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고, 더이상 멱감는 아이와, 소금쟁이, 물방개를 찾아볼 수 없는 개울이 되었다. 낙동강을 시작으로 팔당을 비롯한 상수원의 수질이 점차 악화되고, 주변의 개발로 오염원이 늘어간다는 보도에 국민들은 불안해졌다. 굳이 실험실에서 분석하지 않더라도 물이 죽어가고, 생태계가 달라지는, 눈에 보이는 변화를 누군들 모를 리 없다. 최근 우리가 먹다 버린, 그래서 환경중으로 흘러 들어간 의약품이 먹는 물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열진통제, 강심제, 위궤양 치료제, 정신신경치료제, 심장병치료제, 설파제 등이 우리나라 하천에서 검출되고 있고, 이들 환경의약품에 의한 독성 및 위해성의 우려를 낳게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약이 아닌 한잔의 물을 처방하는 의사가 코믹하게 그려진 외국 만화가 문제의 심각성을 희화화하고 있다. 게다가 어떤 의약품은 내분비 교란의 가능성도 있음을 학술 논문을 통하여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 원치 않는 의약품을 항상 복용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는데, 의약품 칵테일을 마심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독성영향은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경우보다 다섯 혹은 열(10)이 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 환경의약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금년부터 환경의약품오염 용역연구사업을 선정하여 조사하고 있다니 그 결과가 기대된다. 수일 전 강의를 위하여 서울시 상수도연구소를 방문하였다. 아리수(서울 수돗물의 이름)를 병에 담아 제공하고 있었다.2006년 서울시 수도사업특별회계 예산이 8000억원을 넘고 있고, 환경부의 하수도 수질관리 예산이 1조 8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아리수 수질검사 성적이 매우 우수함에도 전반적인 수돗물에 대한 인식은 크게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미지의 유해물질의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리라 본다. 과거와 달리 국민의 요구는 날로 높아져 현재 55개 검사항목으로도 부족하고, 더욱 높은 수준의 음용수 수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설과 인력, 궁극적으로 예산이 늘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더구나 모든 국민이 만족할 만한, 믿을 수 있는 수돗물을 되찾는 일이 검사와 관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부 국가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선진외국이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200여 검사항목을 추가하는 일만으로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을까? 깨끗한 물 한잔의 행복은 우리 모두의 몫이고, 이 행복을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사람도 우리 모두여야 하듯이, 환경의약품에 대한 국민 모두의 인식제고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제도적 뒷받침, 관계기관의 협조 또한 절실하다. 일부 환경단체의 폐의약품 수거운동이 애처롭기만 한데, 환경의약품의 오염을 방지하는 해법을 놓고 오염배출자인 이익단체 간에 또 다른 이익확보를 위한 논리의 하나로 환경의약품 문제가 논의되고 있음이 안타깝다. 물 한잔의 행복을 위해 모르는 게 약이 아닌, 물 한잔이 행복약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아직도 환경의약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는 오염배출자와 의약품 생산과 유통을 관리하는 기관들의 관심의 폭이 유연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
  • [명문대 교육혁명] (11) 미국 MIT

    [명문대 교육혁명] (11) 미국 MIT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 이도운특파원|매사추세츠공대(MIT)는 모든 것이 숫자로 통하는 곳이다. 학생들의 대화에서는 “오늘 10-250에서 18.02가 있고,2-102에서 5.111이 있다.”는 식의 말을 자주 듣는다.10-250은 10번 건물의 2층 50호 강의실이고 2-102는 2번 건물의 1층 2호실이다.MIT는 학교 건물에 일련번호를 붙여 부른다. 물론 건물의 명칭이 따로 붙여진 곳도 있지만 숫자가 사실상의 ‘공용어’이다. 수업 이름도 마찬가지다.‘기초화학’이라는 클래스 명칭 대신 5.111이라는 ‘암호’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일상어로 쓰이고 있다. 모호성이 담긴 말이 아니라 딱딱 떨어지는 숫자로 커뮤니케이션하는 MIT는 그만큼 실사구시(實事求是)적인 대학이다. MIT의 관문과 같은 7번 빌딩으로 들어서 강의실과 연구실을 돌아보면 “이곳이 과연 세계 최고의 대학인가?”라는 의문이 저절로 든다. 건물과 시설이 매우 낡았기 때문이다. 컴퓨터공학과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함께 전공하는 사라는 “학생들의 생활에서도 군더더기가 빠져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나 예일 등 다른 명문대학들은 인종이나 출신국 등을 고려해 다양한 학생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기숙사를 배정한다. 그러나 MIT에서는 연구 중심, 문화 교류 중심 등 기숙사의 성격만 정해주면 학생들이 자기가 마음에 맞는 기숙사를 찾아간다는 것이다. 룸메이트도 학생들이 정할 수 있다. 또 기숙사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있지만 학교에서 운영하는 식당도 없다.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 근처에서 밥을 사먹는다. 또 도서관도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종합도서관 대신 각 단과대학별로 필요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사라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학생들끼리는 “커뮤니티칼리지(미 각 지역의 소규모 대학)에 다니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다른 곳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강의와 연구에 ‘올인’한다고 말했다. 또 MIT의 한 관계자는 “교수든 학생이든 학교내에서 ‘잘난 척’하는 사람은 볼 수가 없다.”면서 “모두가 상대가 스마트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각자의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 MIT의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MIT는 2차대전과 냉전 초기에 미사일과 항공기의 항해 장치 등 방위산업을 위한 연구에 공헌하면서 눈부시게 성장했다. 그런 전통에 따라 MIT의 미래에도 산학 협력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토머스 매그난티 엔지니어링스쿨 학장은 말했다. MIT의 산학 협력을 대표하는 연구소가 미디어랩이다. 미디어랩은 과학을 실생활에 접목시키는 연구에서 다른 대학과 연구소들을 압도하고 있다. 또 MIT의 경영대학원인 슬로운 스쿨도 하이테크를 경영기법에 응용하는 교육으로 정평이 나있다. MIT의 연구는 대부분 인텔이나 GM, 모토롤라,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의 지원을 받는다. 또 연구를 지원하는 기업들은 반드시 연구원들을 파견한다. 미디어랩의 정혜민 연구원은 “기업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연구에 참여하기보다는 첨단기술의 흐름이 어떤 쪽으로 흘러가는가를 파악해서 회사에 보고하는 것이 주임무”라고 설명했다. dawn@seoul.co.kr ■ 토머스 매그난티 학장 “기술발전 적극 수용이 대학·기업의 성공열쇠”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 이도운특파원|토머스 매그난티 매사추세츠공대(MIT) 엔지니어링 스쿨 학장은 “대학이나 기업이나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라면서 “MIT는 그런 시대의 선두에 선 교육기관”이라고 강조했다. 1971년부터 MIT 교수를 지내온 매그난티 학장은 엔지니어링과 경영을 접목시키는 연구에 헌신해온 ‘테크노 경영’의 대가이다. ▶MIT 엔지니어링 스쿨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나. -첫째는 사람의 힘이다. 우수한 교수와 우수한 학생들이 있다. 두번째는 교육과 연구의 질을 최고로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외부 환경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리더십과 혁신 정신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엔지니어링 스쿨에서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알파벳 O로 끝나는 4개의 분야다. 우리는 ‘Big Four O’라고 부른다. 생명공학(Bio), 나노공학(Nano), 정보공학 (Info), 그리고 매크로공학(Macro)이다. ▶바이오의 경우 연구와 윤리 문제를 어떻게 조절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와 윤리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따라서 연구자들이 윤리 문제를 끊임없이 토론하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이나 야후를 배출한 스탠퍼드 공대가 많이 부각되고 있다. 경쟁의식은 없나.(매그난티 학장은 스탠퍼드 출신이다.) -두 학교를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구글이나 야후를 얘기하지만, 사실 MIT 졸업생들이 스탠퍼드 졸업생들보다 더 많은 회사를 창립해 운영하고 있다.MIT 졸업생들이 창업한 회사를 모두 합치면 세계에서 24번째로 큰 나라의 경제 규모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한국 공과 대학들에 해주고 싶은 조언은. -한국은 첨단기술의 강국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공대들은 미국 학교들의 혁신이 어떻게 이뤄졌는가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대학과 기업·산업간의 밀접한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MIT 공대에 입학하기를 희망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MIT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신을 ‘차별화’하는 것이다. 본인이 갖고 있는 장점과 개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신문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된다면 어떻게 운영하겠는가. -현대는 첨단기술 시대이다. 따라서 기술 발전에 따라 언론사의 기사 전달 메커니즘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종국적으로 기술 융합을 통해 오디오 버전의 신문도 나올 것이다. 뉴스의 작성과 정보 전달 패턴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awn@seoul.co.kr ■ 존 폴 포츠 미디어 담당자 “대학 강의는 공공서비스” 1400개수업 일반에 공개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 이도운특파원|“매사추세츠공대(MIT)의 강의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MIT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에서 이뤄지는 강의의 대부분을 공개하는 열린강좌(Open Course Ware)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강의별로 수업의 개요와 연구 과정, 과제, 팀 프로젝트, 관련 정보 등이 제공된다. 열린강좌의 대부분은 문서파일 형태로 볼 수 있고 일부 강의는 동영상으로도 제공된다. 예를 들어 항공천문학과의 열린강좌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학부 수업 17개, 대학원 수업 32개, 학부·대학원 공동 수업 3개의 자료가 올라와 있다. 대부분이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이뤄진 수업들이다. MIT는 현재 1400개의 수업을 공개중이며, 내년까지 1800개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열린강좌 프로그램의 미디어 담당자인 존 폴 포츠는 말했다. 포츠는 “열린강좌 프로그램은 MIT가 미국과 세계에 주는 선물”이라며 “‘공공 서비스’라는 MIT의 교육 철학을 반영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올해 열린강좌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예산은 500만달러(약 50억원). 지금까지 모두 3500만달러(약 350억원)가 투자됐다고 한다. 예산의 대부분은 휼렛패커드 재단, 앤드루 멜론 재단 등 외부의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열린강좌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MIT 직원은 포츠를 포함한 30명. 대부분이 열린강좌를 인터넷에 올리고 자료를 보존하는 작업을 한다. 포츠는 열린강좌의 하루 이용자가 3500∼4000명 정도이며 수강자는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40%로 가장 많고, 아시아 지역은 15∼17%, 유럽 등 나머지 지역은 43∼45% 정도라고 한다. 포츠는 한국은 중국, 인도 등과 함께 ‘5대 이용국’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열린강좌 프로그램에서 인기 있는 수업은 컴퓨터 사이언스, 수학, 물리학,MIT의 경영대학원(MBA) 과정인 슬로운 스쿨의 강좌들이라고 한다. 열린강좌 이용자들의 ‘수업 태도’는 놀랄 정도로 진지하다고 포츠는 전했다. 열린강좌팀은 수업과 관련해서 하루에 30∼40명 정도가 이메일을 통해 ‘피드백’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일부 ‘수강자’는 수업 내용과 관련, 교수들과의 직접 접촉을 원하지만 열린강좌는 교수에게 접근이 안 되고, 학점도 받을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포츠는 열린강좌의 미래와 관련,“다른 파트너(학교, 기업)들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규모를 키워갈 것”이라며 “인터넷을 통해 양질의 교육 내용을 무료로 제공하는 거대한 움직임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포츠는 또 미국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인터넷 친구 만들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닷컴을 벤치마킹해서 마이오픈스페이스닷컴이라는 사이트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 사이트의 콘텐츠는 대부분 교육으로 채워지게 된다. dawn@seoul.co.kr ■ 로봇연구팀은 미래 일구는 ‘상상공장’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 이도운특파원|매사추세츠공대(MIT) 15호 빌딩은 미래를 위한 ‘상상공장’이라는 미디어랩 연구소를 위한 공간이다. 이 건물의 485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봇 연구팀이 있다. 미디어랩 홍보담당자인 알렉산드라 칸의 안내로 로봇 연구실에 도착하자 유리 도자기와 철로 만든 듯한 꽃과 식물들로 입구가 장식돼 있었다. 언뜻 의외라는 표정을 짓자 칸은 “사실은 저것들도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기업의 전시회를 위해 만들었다는 ‘화초 로봇’은 사람이 지나가는 상황에 따라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소리도 낸다고 한다. 연구실로 들어서자 코리 키드 연구원이 반갑게 맞았다.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키드는 키가 훤칠한 미남으로 연구보다는 ‘할리우드’가 더 어울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드뿐만 아니라 로봇 연구실의 연구원들은 대부분이 ‘공부 벌레’보다는 ‘멋쟁이’라는 느낌을 줬다. 이들이 바로 세계 최초로 ‘감정을 표현하는 로봇’이라는 레오나르도를 창조해낸 사람들이다. 로봇 연구실의 구조는 매우 독특했다.50평 정도로 다소 좁아 보이는 연구실에서는 ‘첨단’보다는 ‘어수선함’이 먼저 느껴졌다. 연구실에는 5개 정도의 커다란 책상이 배치돼 있었다. 각 책상에는 3∼5개의 책상이 동그랗게 배치됐다. 이곳에서 쓰는 컴퓨터들의 종류와 사양을 묻자 키드는 “일반인들이 쓰는 것보다 조금 좋은 정도”라고 말했다. 공간의 한쪽에는 칸막이가 돼 있었고 그 안에 레오나르도가 놓여있었다. 연구실에서는 ‘레오’라고 불렀다. 레오는 전형적인 로봇의 모습이 아니라 개와 고양이의 중간 모습을 한 인형과 같았다. 레오는 단순히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과 언어적, 감정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키드는 마침 레오를 수리중이어서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그 대신 바로 옆에 놓인 대형 스크린을 통해 레오가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녹화된 화면에서 한 연구원이 “안녕. 레오, 오늘 어때?”라고 말하자 레오는 “안녕. 좋아.”라고 답변했다. 다시 연구원이 “그런데 날씨가 꿀꿀하네. 꿀꿀한 게 뭔지 알아?”라고 묻자 레오는 두 눈을 깜빡거리며 “그게 뭐지?”라고 되물었다. 연구원이 ‘꿀꿀하다는 것은 날씨가 좋지 않아 몸에도 활기가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해주자 레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키드는 “인간의 사회에 통합되어 생활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내는 것이 연구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레오와 같은 첨단 로봇을 만들기 위해 로봇팀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들로 팀을 구성하고 있다. 신개념 기계 디자인과 센서 테크놀로지, 능동적 시각·청각·촉각 지각 시스템, 언어 인식 및 합성, 감정표현, 사회적 교육, 심리 모델 전문가들이 연구팀에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레오의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영화 쥐라기 공원의 공룡과 터미네이터의 인조인간을 디자인했던 할리우드의 스탠 윈스턴 스튜디오와 공동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dawn@seoul.co.kr
  • 여름휴가 알뜰피서

    여름휴가 알뜰피서

    가족끼리 알뜰하고 편안한 여름휴가를 즐기려면 서울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휴양소’가 제격이다. 성수기에도 숙박비가 일반 숙박시설의 절반 이하 수준에 불과한 데다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과 동반 가족이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충남 태안군에 있는 서초휴양소와 동작구휴양소는 서해안 유명 해수욕장과 함께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해 여름 휴가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지역은 해수욕장 수심이 얕고 갯벌이 잘 발달해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에게는 더없이 좋다. 그러나 자치구 휴양소들은 객실이 많지 않은 탓에 1개월전에 사전 예약을 받고 있어 휴양소를 이용하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 서초구휴양소 ●기분좋은 자연속의 팜스테이 “처음에는 큰 기대없이 갔는데 훌륭한 시설에 멋진 주변 환경, 직원들의 친절함 등 모처럼 기분 좋은 여행을 즐겼습니다. 멀지 않은 주변에 장길산 세트장, 염전, 바닷가 등이 있어 잊지 못할 추억을 안고 돌아왔습니다.”(구민 이규방씨) “폐교를 리모델링해서 그런지 첫인상은 시골 학교의 단아함과 편안함으로 고향집처럼 반가웠습니다. 특히 다른 곳에서 우리 구 마크를 보자마자 너무 반갑고,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네요.”(구민 손은정씨) 서초구 홈페이지 휴양소(www.seocho.go.kr/Resort)에는 이같은 휴양소를 이용했던 구민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구민을 위해 운영하는 시설이어서 직원들의 친절함과 깨끗함은 기본이고, 일반 콘도시설에 비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47실의 깔끔한 객실 서초구가 지난 5월 충남 태안군 남면 진산리 18의2에 문을 연 서초휴양소가 주민들의 인기 휴양소로 자리잡았다. 이 지역 폐교 부지를 매입해 만든 콘도식 휴양시설로 4695평 부지에 연면적 1499평으로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지었다.9평형(이용정원 4인) 31실과 14평형(이용정원 8인) 16실 등 객실 47실을 갖췄다. 객실은 온돌형으로 주방기구와 샤워시설이 있다. 식당은 60명이 이용가능하며,50평형의 남녀 사우나와 150명 수용가능한 강당,PC방, 바비큐장, 어린이놀이터, 운동장, 옥상 휴게쉼터 등을 갖추고 있다. ●60세 이상 구민은 성수기 1박에 2만원 휴양소 이용은 3박4일 이내가 원칙이며, 예약은 이용일 1개월 전에 해야 한다. 성수기(7월10∼8월20일)를 기준으로 1박당 9평형은 60세 이상 구민이 2만원, 타지역 주민 4만원이며,60세 이상 노인 동반자와 등록장애인 동반가족은 구민 3만원, 타지역 주민 5만원이다. 일반인은 구민 4만원, 타지역 주민 6만원이다.14평형의 경우 60세 이상과 60세 이상 동반가족은 9평형보다 각각 1만원씩 많다. 일반인도 구민은 6만원, 타지역 주민은 9만원으로 차등 운영하고 있다. ●풍성한 주변 볼거리 휴양소 인근에는 서해안의 명소 만리포해수욕장과 몽산포해수욕장을 비롯해 고려 충렬왕때 백화산 정상에 축성된 백화산성과 안흥성, 안면송림 등이 있다. 또 신두리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최대 사구지대로 사막처럼 펼쳐진 넓은 모래 벌판을 만날 수 있다. 안면송림은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자란 소나무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IC나 홍성IC를 이용하면 2시간이면 갈 수 있다.041)673-8470∼3. ■ 동작구휴양소 ●자연속에서의 안락한 휴식 “잘 놀다 왔습니다. 직원들이 친절하고 깨끗해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고, 편하게 쉬다 왔습니다. 다음에 또 가고 싶어요.”(구민 김연진씨) 동작구가 지난 2001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신야리 123의 2일대 폐교한 초등학교 건물을 사들여 만든 동작구 휴양소(www.dongjak.go.kr/pub/les)는 구민들의 인기 명소로 자리잡았다. 기초 자치단체가 폐교를 사들여 휴양소를 만든 것은 동작구가 처음이다. 전국 다른 기초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01년 문을 열 당시에는 12평형(이용인원 7∼8인) 10실,24평형(이용인원 8∼10인) 6실 등 16실을 만들었으며, 지난해에는 펜션동을 신축해 11평형 3실,15평형 2실,18평형과 27평형 각 1실씩 모두 7실을 추가했다. 휴양소에는 식당과 강당, 맨발지압로, 운동장, 바비큐 그릴, 가족 노래방 등을 갖췄다. 객실은 콘도형으로 편리하고 안락하다. ●일반 콘도의 절반 이하 이용료 휴양소는 구 홈페이지를 통해 1개월전에 예약할 수 있다. 성수기(7월10∼8월20일)를 기준으로 동작구민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소년소녀 가장 등은 12평형 1만 5000원,24평형 3만 5000원이다. 60세 이상 동반 가족 및 등록장애인은 12평형 2만 5000원,24평형 6만원 등이며, 일반 구민은 12평평 3만원,24평형 9만원이다. 타지역 주민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은 12평형 2만 5000원,24평형 6만원이며,60세 이상 동반가족은 12평형 3만원,24평형 9만원이다. 일반주민은 12평형 5만원,24평형 12만원이다. ●안면도의 붉은 낙조와 함께 안면도에 위치해 주변 볼거리가 풍성하다. 꽃지·샛별·방포·안면해수욕장 등 14개의 해수욕장이 있으며, 자연휴양림과 방포, 백사장 포구 등이 있다. 태안 마애삼존불상과 란도 괭이갈매기 번식지, 내파수도 등도 인근에 있다. 먹을거리로는 생선회, 꽃게, 바지락, 낙지탕, 대하, 김, 마늘, 전복구이, 주꾸미 철판구이 등이 유명하다. 가는 길은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나와 A·B방조제를 지나 안면도 샛별 해수욕장 가는 길로 가다 보면 나온다.3시간 정도 소요되며 교통이 불편한 만큼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문의 (041)673-7907∼8.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남한산성 유원지 서울 시계에서 송사리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남한산성 유원지이다. 서울 송파사거리를 지나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서 10분거리에 위치한 남한산성유원지는 성남시가 1995년부터 주민휴식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시작한 뒤 새로운 모습으로 주민곁에 다가갔다. 남한산성 유원지는 남한산성 정상보다 휴게시설이 다양하고 삼림욕장까지 갖춰져 전형적인 자연공원의 모습이다. 또한 유원지 입구에 조성된 대형주차장 옥상에는 1000여평 규모의 무료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조성돼 주말 가족나들이로 그만이다. 이 유원지의 가장 큰 특징은 남한산성 정상에서부터 이어지는 계곡이다. 등산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은 남한산성 서편 계곡과는 달리 음식점이나 휴게시설이 전혀 없어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1㎞이상 뻗어내린 계곡은 바위를 감싸 돌며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깨끗해 송사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초여름 물놀이에 그만인데다 등산을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계곡 인근에는 큰 암반과 자갈밭, 그리고 곳곳에 운동시설이 마련돼 있다. 등산로를 따라 약사사와 영도사, 덕운사, 백련사, 칠보암 등 5곳의 사찰이 자리잡고 있으며 차량으로 남한산성을 오를 경우 통행료를 지불하는 동문까지 연결돼 있다. 가파른 등산로는 시가 다리를 놓거나 목재계단으로 조성해 놓아 산행에 어려움이 없다. 등산로를 따라 숲이 우거져 대낮에도 하늘을 보기 힘들 정도다. 삼림욕장은 이 가운데 특히 나무가 많은 등산로 중간지역에 500여평 크기로 마련돼 평상과 벤치 등이 설치됐다. 등산로 곳곳에 자연학습장도 꾸며져 야생화와 수목을 관찰할 수도 있다. 인근에는 400여점의 돌탑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탑공원이 있다. 유원지 곳곳에 마련된 발지압장은 자갈크기별로 조성돼 아이들도 사용이 가능하다. 등산후 발의 피로를 푸는 데 안성맞춤이다. 입구 인근에 조성된 비둘기광장에는 수백마리의 비둘기들이 날아들고 분수대는 제철을 만나 한낮에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 유원지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약수터. 청담과 검단, 산성, 고당, 중원, 옹달샘 등 나름대로 이름이 지어진 모두 6개의 약수터는 시가 최고의 수질을 보장한다. 평일은 물론 주말 등산객 대부분이 약수를 떠오기위해 물통을 들고 산을 오른다. 유원지내에는 공예전시장도 자리잡고 있다.3층건물의 이 전시장에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통공예품들이 전시돼 있고 판매도 한다. 수시로 사진전과 연주회 등도 열린다. 공원내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CCTV도 설치돼 있다. 신구시가지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매년 열리는 성남시민의 날 행사도 이곳에서 맨먼저 터를 잡는다. 자전거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유원지 입구에 제일 먼저 자전거보관대가 자리잡고 있다. 등산로변에 설치된 생태학습장과는 별도로 3000여평 규모의 우리나무와 꽃동산도 조성돼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저지대 국가 네덜란드의 치수정책

    [세이프 코리아] 저지대 국가 네덜란드의 치수정책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조덕현 특파원|둑에 난 구멍을 몸으로 막아 마을을 구했다는 소년 한스의 이야기는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에 사는 네덜란드인의 어려움을 대변해 준다. 그들은 범람하는 바닷물과, 강물을 막기 위해 수문과 제방을 쌓고 풍차를 만들어 물과 싸웠다. 그 결과 국토의 65%가 저지대인 네덜란드는 총 연장 1만 7000㎞의 댐과 제방을 갖췄다. 그러한 네덜란드가 최근 들어 정책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책의 일부는 우리나라와 유사해 관심을 끌게 한다. ●물흐름 억제 지양… 범람 공간 마련 네덜란드에 있는 유네스코 수문·수리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재해 관련 공무원들이 연수차 방문했을 때 “네덜란드 정부는 홍수 방어와 관리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를 극복하려고 제방을 쌓거나 수문을 만드는 것에서 ‘홍수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자연재해의 규모가 어디까지 커질지 예측하기 힘든 데다,‘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네덜란드가 ‘물과의 전쟁’에서 ‘물과의 공생’이란 발상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천의 기능을 홍수방어의 수단뿐만 아니라 운하, 자연성 복원, 레크리에이션, 농업 등 여러 기능을 통합한 개념으로 바꾸고 있다. 홍수 대비도 제방을 쌓아 막는 것에서 흘러 보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수에 대비해 물이 잘 흐르도록 하천 공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천변에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둑으로 돼 있던 철로도 교량으로 바꾸어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 정부는 주요 운하 인근의 농지와 공장부지 등을 사들이고 있으며 이렇게 확보된 토지가 유사시 범람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한다. 홍수가 발생했을 때 이 지역을 완충 지역으로 해 범람으로 인한 더 큰 피해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모래 언덕이나 늪지대 갯벌 같은 ‘자연 방벽’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하천 한 가운데에 생태섬을 조성하는 등 자연성 복원작업도 추진 중이다. 건설업자들을 중심으로 평상시에는 지상에 고정돼 있지만 홍수가 났을 때는 물 위에 뜰 수 있는 ‘수륙 양용’ 주택의 보급도 구상 중이다. 또 홍수 조기 예·경보시스템과 홍수보험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해수면보다 낮은 매립 간척지에 대한 비상시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침수 예방지역에 대한 개발제한 대책도 검토 중이다. ●지반 침하 가속… 발상의 전환으로 대비 네덜란드가 이처럼 자연재해 대응의 입장을 전환한 것은 지구 온난화가 네덜란드에 훨씬 크고 장기적인 위험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북유럽의 강수량이 1990년대 이후 40% 정도 증가하면서 강 하류지역인 네덜란드의 제방 턱밑까지 차오르는 물 때문에 수십만명이 대피하는 일이 빈발하면서 치수전략을 수정하게 된 것이다. 도시화, 산림황폐, 기후변화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수위가 올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쌓아 놓은 제방과 수문 등이 200∼1만년 빈도로 설계돼 미래의 재난에 대해 대비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진흙과 토탄으로 구성된 육지의 침하도 네덜란드를 불안하게 한다. 네덜란드는 900년대부터 지반이 꾸준히 침하되고 있다.1500년대부터 해수면이 육지보다 높고, 계속 육지가 침하되고 있다. ●물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네덜란드 국민들은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서 지금도 물과 ‘더불어’ 살아간다. 주택가 곳곳에서 소규모 하천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하천엔 어김없이 소규모 유람선이 서 있다. ‘화훼의 나라’답게 유리 온실이 많은데 온실 사이 사이에도 물이 흐른다. 암스테르담 등 주요 도시에선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하에 유람선을 운영해 짭짤한 외화를 벌어들인다. 험난한 자연환경을 관광자원화한 것이다. hyoun@seoul.co.kr ■ 국토의 65% 해수면보다 낮아 53년 대재앙 후 홍수대비 ‘올인’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조덕현 특파원|네덜란드는 전체 국토의 65%가 해수면보다 낮다. 국토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이 해발 322.5m에 불과하다. 최고 낮은 곳은 해수면보다 6.7m 아래에 있다. 이처럼 전체 국토의 대부분이 해수면과 비슷하거나 낮다 보니 네덜란드 국민들은 물과 친숙하면서도 물과 관련된 재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네덜란드(Netherlands)란 이름 역시 ‘nether(low·낮음)+lands(땅들)’즉,‘물보다 낮은 땅’이란 것에서 유래됐다.‘암스테르담’이란 이름도 13세기에 어민들이 암스텔 강에 둑을 쌓고 정착한 데서 비롯됐다. 네덜란드의 자연재해는 태풍, 폭풍, 집중호우로 인한 것은 별로 없다. 산림지대가 8%에 불과하기 때문에 산사태 위험도 없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해수로 인한 밀물과 호우로 인한 하천 침수로 인한 피해가 많다. 국토의 65%가 해수면 밑에 있어 바닷물의 유입이 우려된다. 또한 라인강 등 3개 하천의 하류에 있다 보니 홍수에 대한 우려도 항상 안고 있다. ●1956년부터 수문과 제방 쌓아 네덜란드는 1956년부터 전 국토에 대한 홍수 방어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왔다. 해안선 부근에는 홍수방어 수문과 폭풍해일 방벽을 설치했다. 북해에서 해일이 밀려 오면 해수면이 낮은 네덜란드에 직격탄이 되기 때문이다. 내륙의 주요 지역에도 둑을 둘러쳤다. 임시방편이 아니라 엄청난 강도의 재난에도 버틸 수 있도록 철벽을 친 셈이다. 라인강 등 하천 하류지역은 125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을 정도의 홍수에도 버틸 수 있도록 든든한 둑을 쌓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지대는 200년에 한 번 생길 수 있는 홍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천과 해안 홍수가 함께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은 ‘2000년 빈도’로 설계됐다. 북쪽 해안 및 남쪽 섬지역은 ‘4000년 빈도’로,1953년 대홍수가 발생했던 북해쪽 서해안 지역은 1만년 빈도로 방벽을 쌓았다. 이 때부터 라인강과 뮤즈강 하류의 로테르담과 지랜드 등에 10여개의 댐과 방조제가 건설됐는데 이것이 ‘델타프로젝트’이다. ●1953년 대재앙이 원인 네덜란드가 이처럼 해일과 홍수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은 1953년의 대재앙이 원인이 됐다. 해수면보다 4m가 넘는 폭풍해일이 북해로부터 덮쳐 북부와 남부의 섬과 해안선 지역 13만 6500㏊가 물에 잠겼다. 기존에 만들어져 있던 바닷가의 제방 162㎞도 붕괴됐고 1836명이 숨지고,75만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또 1만개의 빌딩이 파손됐고,3만 7300개의 빌딩이 침수되고 3만 4000여마리의 소가 유실되는 엄청난 재앙이었다. hyoun@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는 행복하다/박강문 대진대 초빙교수

    지난 일요일은 6·25동란 발발 56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공식적인 기념행사는 없었다.‘햇볕’ 정권에서 ‘좌파’ 정권을 거치면서 공식적인 6·25 기념행사가 흐지부지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젠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로 시작하는 노랫말도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이런 결과는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져서인가? 그렇지는 않다. 가해측의 참회와 사죄가 없었으므로 용서와 화해의 단계도 없었다. 올해 6월은 월드컵 광풍의 달이었다. 밤낮 없이 모든 지상파 텔레비전은 “이래도 축구 안 볼래?”하면서 축구공 놀이 하나에 전국민을 몰아넣었다.1950년의 6월25일을 상기하게 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축구 축제와 6·25 비극은 함께 걸기에 어울리는 그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역사적 대사건을 그렇듯 철저히 외면한다는 것은 너무하다. 한국 축구단이 24일 새벽 스위스에 0대2로 지면서 월드컵 광풍은 끝났지만,25일 당일조차 텔레비전은 일요일의 오락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을 즐겁게 해줄 뿐이었다. 대한민국 짜자작 짝짝. 너와 나의 챔피언. 우리에게 6월은 행복한 달이었다. 월드컵이 없었어도 우리 텔레비전은 6월의 우리를 충분히 행복하게 해 주었을 테지만. 6일 현충일에는 국영방송이 마오쩌둥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긴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국군과 국제연합군이 압록강변까지 전진해 국토 단일화가 눈앞에 보일 때 중공군이 얼어붙은 강을 넘어 대거 쳐들어 왔다. 아군은 무수한 희생자를 내면서 눈물의 1·4후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국토 수복 기회를 짓밟았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가 현충일 프로그램의 자랑스러운 주인공이 되었다. 옛날 일은 흘러간 일, 오늘 우리는 그저 행복하다. 지금 우리가 중국과 국교를 트고 광범하게 교류하고 있는 세상이 되어 있다 해도 이럴 수는 없다. 대학생을 가르치는 나는 월드컵으로 모두 미쳐 돌아가는 6월 어느 날 ‘6·25동란’ 비디오를 틀어 주고 감상문을 쓰도록 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이 비디오를 보고서야 그토록 처참한 전쟁이었음을 처음 실감했으며 전쟁의 원인과 과정 역시 처음 알게 되었다고 적었다.6·25동란을 ‘민족해방전쟁’이니 ‘미완의 통일전쟁’이니 떠드는 학자들이 나오고, 교단에서 “군대 가지 말아라. 군대는 살인기술을 가르치는 데다.”하고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있으니, 학생들이 제대로 이 전쟁에 관해 배웠을 리가 없다. 초등 및 중등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좀 가르쳐 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고 개탄하게 되는 일면도 있지만, 이런 걱정은 수천년 전의 진흙판 문서에도 있는 것이다. 세계의 다른 아이들과 견주어 보면 우리 아이들은 훨씬 건실하고 예의바르다. 이런 아이들한테 국기에 경례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못된 어른들이 있는 것이 문제다. 감수성이 예민할 때 머릿속에 잘못 심어 놓은 것을 나중에 고쳐 주기는 힘들다. 6월에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는 행사를 요란하게 하면서 6·25 기념행사를 외면하는 것은 잘못이다. 과거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현재에 할 일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국민을 무작정 행복하게 만드는 역사왜곡, 교육왜곡의 폐해가 심각하다. 통일작업은 진정한 화해 과정 없이는 신뢰가 쌓이지 않아 어느 한계선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연방제나 경제협력 등은 기술적인 문제일 뿐이다. 정신의 융합이 함께 가지 않는 기술적인 통일은 성취된다고 해도 분란의 씨앗을 뿌린다. 우리가 젖어 있는 환상에서 이따금 깨게 해서 실상을 다시 살펴보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라고도 하고, 또 무엇이 어찌되면 “전국이 전쟁 화염에 휩싸일 것이다.”라고도 말한다. 이런 폭언은 우리 천진한 꿈을 깨우는 역설적인 교훈의 효과가 있다. 그래도 우리는 그저 행복하다. 너와 나의 챔피언, 대한민국. 낙관주의자들의 나라. 박강문 대진대 초빙교수
  • 당신의 송금내역 미국이 훔쳐본다

    미국 정부가 전세계 은행의 해외 송금(트랜스퍼) 내역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베이스(DB)에 몰래 접근해 손금 보듯 고객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미 재무부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9·11테러 몇주 뒤부터 테러 단체의 자금원을 추적한다는 명목으로 세계 금융기관의 신경망이라 할 수 있는 브뤼셀의 세계 은행간 금융통신망(SWIFT) DB에 접근해 위험 인물의 해외 송금 내역 등을 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SWIFT 망은 지난 1973년 텔렉스 메시지를 대체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민감한 나라를 포함,200여개국 이상의 금융기관 7900개가 참여하고 있다. 고객 이름은 물론 계좌번호까지 포함, 하루 1270만개 정보를 처리하는 엄청난 DB망이다. 이날 뉴욕타임스도 이같은 DB망 접근은 2001년 이후 미국 안팎의 테러를 조사하는 데 알려지지 않은 기여를 했으며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테러를 주도한 리두안 이사무딘 함발리를 체포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됐다는 정부 관리들의 주장을 전했다.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담당 차관은 SWIFT망이 개인 정보에의 접근을 제한하는 미국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 운용은 합법적이며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LA타임스의 전날 폭로에 대해 “이 정보의 값어치를 과장하면 곤란하다.”고 파장 확대에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SWIFT측은 성명을 통해 테러 방지 이외의 목적으로 정보가 악용되는 일을 막기 위해 미국 관리들이 철저하게 통제했으므로 신상 정보가 누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NYT는 정부로부터 이 프로그램의 존재가 알려질 경우 효율적인 테러 대처에 영향받을 수 있다며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받았지만 아무리 신중하게 조사 대상을 제한했다고 하더라도 국제 금융정보에 미국 정부가 아무런 제한없이 접근한 것은 공공의 이익에 관련된 사안이라 판단해 보도하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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