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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각료 38명 성평등교육 불려간다

    佛각료 38명 성평등교육 불려간다

    프랑스 장관들이 줄지어 성평등 교육에 불려 가고 있다. 나라를 구한 여전사 잔다르크, 여성 사상가 시몬 드 보부아르 등 ‘페미니스트 아이콘’들을 배출한 프랑스.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남녀 동수의 ‘성평등 내각’을 꾸린 프랑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佛총리 45분 강의 ‘필참’ 엄명 이달 초 스테판 르폴 농업장관의 망언(?)이 장관 성평등 교육의 빌미를 제공했다. 르폴 장관은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은 전문적인 일에 적합한 두뇌를 지니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정확한 코멘트는 “우리 업무는 매우 전문적이지만 최대한 많은 여성들을 승진시키려 한다.”였다. 이에 장마르크 에로 총리가 결단을 내렸다. 성평등부에 각료들을 대상으로 한 성차별 방지 교육을 마련하라고 특단의 지시를 내린 것이다. ‘성평등 감수성 기르기’라는 이름으로 회당 45분간 진행되는 이 연속 강좌는 이미 ‘만원’이다. 38명의 장관 모두가 등록을 했거나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고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셸 사팽 노동장관, 크리스티안 토비라 법무장관 등 10여명의 장관들은 벌써 교육을 받았다. 이 강의에서 장관들은 정치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피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성 불평등을 가려내는 훈련을 받게 된다. 프랑스 내 성불평등 실태를 보여주는 통계 등을 동원해 성에 대한 관념이 유년기 때부터 어떻게 고착화하는지도 보여준다. 강의 기획자인 카롤린 드 하스는 프랑스 방송에 등장하는 정치인 80%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 경계하지 않으면 불평등은 생겨나게 돼 있다. ‘프랑스가 양성평등을 이뤘다’는 ‘착각’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장관들에 대한 성평등 교육은 고위직 남성들이 여성 동료·부하직원을 무시하거나 추근대는 관행과 더불어 프랑스 정계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져온 성차별적 언행을 뿌리 뽑으려는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지난 7월에는 세실 뒤플로 주택장관이 꽃무늬 드레스를 입고 업무보고에 참석하자 남성 의원들이 휘파람을 불며 환호를 보내 언론의 눈총을 받았다. 지난해 갖가지 성추문으로 낙마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전 총재는 여성들을 성희롱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결국 지난 8월 새 성희롱방지법 제정으로까지 이어졌다. 프랑스 시민들은 정부의 용단을 반기고 있다. 파리 시민 니콜레트 코스트(33)는 “자랑스럽진 않지만 이런 교육이 이뤄진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분단국에서 여성리더십은 시기상조” 발언 논란 프랑스의 이번 조치는 지도층 인사들의 성차별·성희롱 언행이 위험 수위에 이른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지난 6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분단국가에서 여성 리더십은 시기상조”라고 말해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수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평등문화정책센터장은 “프랑스의 예는 정치 지도자의 결단으로 성평등 개념에 대한 인식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일부 의원들도 성희롱, 성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는 등 올바른 성평등 개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가족부 산하 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국회의원 등을 교육대상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2012년, 공화국의 가을/박찬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2012년, 공화국의 가을/박찬구 정치부장

    비가 내리면, 으깨진 은행 열매 위로 덜 익은 낙엽, 수없이 뒹군다. 빗물은 낙엽의 자유의지를 용납하지 않고 아스팔트에 침착시킨 채, 한갓진 뒷거리로 낙엽을 떠민다. 스스로 버리면서 아름답게 불 타는 낙엽은, 제대로 거리를 덮어보지도 못한 채 이리저리 쓸려 다니고 흘러 다니다 철이 바뀌면 존재가 잊히곤 한다. 하지만 계절이 돌아오면, 낙엽은 또다시 도심 곳곳에서 스멀스멀 불타오른다. 떨어져도 돋아나고 날려 가도 되살아나는, 낙엽은 민초(民草)를 닮았다. 권력과 가진 자에 묻히고 소외되다가도, 때가 되면 만산을 뒤덮을 기세로 떨쳐 일어나 존재를 알리는 그런 민초의 얼굴을, 낙엽은 떠올리게 한다. 바람…. 광풍이 불면, 몇 계절 전 폐업 알림판을 내건 거리의 텅 빈 매장은 문을 안으로 더욱 굳게 잠가 버린다. 매장 바닥에 널브러진 반쯤 찢긴 차림표에는, 기억이 먹먹한 돈가스 집 주인네의 얼굴처럼 주름이 가득하다. 그래도 아침마다 오토바이는 전화번호가 뚜렷한 일수 명함을 매장 출입문 아래에 착착 꽂아 넣는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파트 입구에는 오늘도 신장개업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얼마나 많은 스티커의 주인들이 ‘5분 바로대출’에 목을 매다, 하나 둘 거리를 떠날까. 비바람에 서대문 우체국 앞 자전거 보관소 빈터의 노을 술판은 자취를 감춘다. 일상의 피곤함에 찌든 얼굴들이지만, 서로의 가진 것을 탐하거나 선의를 범하지 않고 일회용 종이컵에 소주 한잔으로 하루살이를 위안하고 보듬는 이웃들이다. 한여름 부채로 장단 맞추며 수다를 떨던 그이도, 가사나 곡조는 분명치 않지만 귀에 익은 타령을 불러대던 그녀도, 다리가 불편한 노점 청년 옆에 앉아 인생 설교를 해대던 노인도, 비바람에 어디론지 흩어진다. 우리네 이웃들은 언제쯤 다시, 빗물 말릴 한 자락 볕을 쬘 수 있을까. 비오는 날이면 한우 고깃집 건물의 한 모서리, 세로로 길게 뻗은 5층짜리 고시원 앞에는 운동복에 헝클어진 머리를 한 사내 두엇 담벼락 옆에서 잠을 깨운다. 나이로 보면 고시생 삼촌뻘 됨직하다. 공치는 날에 고시원은 더 붐빈다. 2012년 가을, 정치권은 대목이다. 대선 후보들의 언변은 화려하고, 동선은 분방하다. 따르는 자들의 위세도 당당하다. 계절만 바뀌면 금세 세상을 바꿀 것처럼, 모든 이들의 삶이 바뀔 것처럼, 그네들은 거침없다. 따지고 보면, 수천년 터전에서 세상을 사람답게 바꾸려 하고,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 이들은 지배층도, 정치인도, 권력자도 아니었다. 12세기 무신 권력에 항쟁한 민초는 원나라 침략에 맞서는 주역이 되고, ‘모이면 도적이고 흩어지면 백성’이라던 갑남을녀는 16세기 지배층의 무능과 부패에 온몸으로 항거했다. 왜란과 호란에서 터전을 지켜낸 민초는 19세기 가렴주구의 삼정(三政)에 다시 떨쳐 일어난다. 19세기 말 동학농민전쟁과 반일 의병투쟁에서 기상을 떨친 민초의 DNA는 4·19 혁명과 6월 민중항쟁으로 오롯이 계승된다. 승자와 패자(覇者)의 역사는 때로 이들을 모반으로 기록하지만, 이 땅의 민초는 들판의 잡초처럼 긴 세월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어쩌면 텅 빈 매장의 스티커 주인, 빈 터에 웅크리고 담벼락에서 비를 피하는 이웃들, 낙엽 같은 그이들이 수백년 전 민초의 후손이며, 이 시대 변화의 주체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연출된 선거 이벤트에서 금과옥조를 읊조리는 후보들이 경외하고 섬겨야 할 대상은 권력도, 언론도, 가진 자도 아닌, 바로 이들 민초일 테다. 현대사에서 대한민국 헌법은 이들을 국민이라 일컫는다. 헌법 제1조는 적시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主權)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유권자는 국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선거에서 표를 모아, 사람다운 세상, 살기 나은 사회를 도래케 할 이들은 낙엽같이 거리를 뒤덮는 민초, 유권자들이다. 변혁의 뿌리와 그 시작은, 지나온 우리 역사에서 보듯 이들로부터이다. 2012년 공화국의 가을, 낙엽의 군무(群舞)를 꿈꾼다. ckpark@seoul.co.kr
  • 태국 끄라비- Wild Coast KRABI

    태국 끄라비- Wild Coast KRABI

    파카사이 리조트 Pakasai R Wild Coast KRABI 어느 계절이든 마음이 항상 바다를 표류하는 사람들에게 태국은 속살거린다. 이 태양의 나라에서는 푸껫, 파타야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이다. 방콕에서 남쪽에 자리한 끄라비는 ‘진짜 바다’의 위용으로, 엽서 속에 박제된 해변을 압도한다. 글·사진 전은경 기자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블루풀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섬에 끌리는 마음이 조금은 유별난 편이다. 그 본질은 조금 더 외지고, 조금 더 수고스러운 장소를 찾아가려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 섬은 때때로 비행기를 몇 번이나 갈아탄 후, 또다시 배를 타고, 한참을 지프로 내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태국 끄라비로 향하는 길 역시 조금은 번거롭다. 인천에서 방콕으로, 방콕에서 다시 끄라비로 비행하고서도 육로를 따라 한참 달려가야 한다.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대부분의 지역이 이러한 여정을 거치긴 하지만, 끄라비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한국인에게 매력요소가 덜 알려진 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끄라비가 여태까지 뭍의 때를 덜 입은 섬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실 휴양지를 기대하며 도착한 끄라비는 처음부터 반전을 안겼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준비된 보트가 30분 만에 리조트에 실어다주는, 손만 뻗으면 칵테일이든 맥주든 양껏 마실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파라다이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끄라비의 가장 큰 미덕은 아기자기 꾸민 테마파크가 아닌,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향취를 풍기는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은밀히 감춰둔 청명함을 만나다 섬에 대해 주절거리긴 했지만, 오해하지 말길. 끄라비는 섬이 아니다. 파탸야나 피피처럼 반나절투어로 금세 둘러볼 수 있는 섬이 아니라는 것이다. 크고 작은 섬 약 130여 개 정도가 오밀조밀 모인 섬들의 집합체, 그것들을 통틀어 끄라비 군도라 부른다. 그 섬 중에는 흔히 푸껫의 일부로 알고 있는 피피섬도 속해 있는데, 끄라비 주도州都에서 스피드보트를 통해 40여 분이면 도착하는 정도의 거리지만 마주하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피피섬이 <더 비치The Beach>의 디카프리오와 함께 상승가도를 달리는 동안 끄라비는 ‘뭘 좀 아는’ 배낭족과 유러피안의 러브콜에 응하며 은밀하게 그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끄라비로의 여행이 여타 휴양 여행과는 다를 것이라는 말은 결코 호들갑이 아니다. 끄라비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7,500 년 전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는 ‘태국의 가장 오래된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끄라비 전역에 산재한 석회암 동굴과 기암괴석, 맹그로브 정글을 남겨 주었다. 덕분에 끄라비에서는 ‘돈의 맛’이 나지 않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명소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울창한 숲속에 위치해 삼림욕과 수영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리스탈 폰드Crystal Pond가 대표적이다. 크리스탈 폰드는 오로지 감상만 가능한 블루풀Blue Pool, 수영이 가능한 에메랄드풀Emerald Pool로 구성돼 있다. 특히 에메랄드풀은 어깨 너머로 산을 끼고, 오감으로 물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다. 수심은 고작 1.5m에 불과하지만, 발원을 알 수 없는 오묘한 에메랄드빛을 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울창한 숲을 따라 800m 가량을 올라가는 수고가 필요하다. 사전정보를 통하면 ‘가볍게’ 도보 약 30분 정도 거리. 그런데 어쩐 일인지 새 샌들은 진흙으로 물들었고 긴 머리는 온통 땀에 절었다. 평균 습도가 약 70%에 육박하는 태국의 우기(5월부터 11월까지)를 간과한 탓이다. 다행히도 격렬한 산행은 예고대로 30분 만에 끝났고 에메랄드풀을 알리는 표지판에 다다랐다. 우거진 나무로 가득했던 시야가 이내 탁 트이는가 싶더니 망망대해의 부표처럼 둥실, 몇몇 얼굴들이 물 위로 떠올랐다. 그 얼굴 아래를 오롯이 감싸고 있는 것은 가장 투명하게 정제한 물에 한 방울 우유를 떨어뜨린 것만 같은 에메랄드빛의 호수. 질척함의 끝에 만난 청명함. 웰메이드 휴양지에서 길들여진 감탄과는 급이 다른 감동이었다. 언제든 뛰어들 준비가 돼 있던 수영복차림의 이들은 그 청명함에 이끌려 곧장 호수로 뛰어들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서울스타일’을 벗지 못한 옷차림을 원망하며 그저 그들을 질투하는 수밖에 없었다. 1 에메랄드풀은 수심이 낮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다 2 산을 따라 흘러든 물이 고여 호수를 형성했다 4 크리스탈 폰드를 오를 때는 운동화가 필수. 길목에 진흙 지뢰가 산재해 있다 홍 아일랜드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물이 빠져 나간 자리에는 곱디 고운 모래가 물결을 담은 그림을 그린다 석회암이 만들어낸 역동적인 섬 끄라비에서의 여행은 하루 또는 반나절 동안 대표 섬 4군데를 돌아보는 ‘4섬 투어4 island tour’로부터 시작한다. 섬 개수만 130여 개에 달하니 취향별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의 간택을 받은 4개 섬은 ‘카르스트 지형’이라는 끄라비의 지형적 특성과 연관이 있다. 카르스트 지형은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의 용식 작용으로 형성된 지형’을 총칭하는 말인데, 간단하게는 ‘석회암’이라는 세 글자와 동일시해도 무방하다. 끄라비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 세 글자를 무수히 반복 학습한 덕에 이미 뇌리에는 깎아지른 기암절벽이 선명하고, 어딜 가도 가장 먼저 석회암부터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끄라비 바다의 진면목은 ‘4섬 투어’의 마지막 관문인 홍 아일랜드Hong Island에서 드러난다. 스피드보트를 타고도 한참을 들어가야 도착하는, 끄라비 중심가에서도 외따로 위치한 홍 아일랜드는 오로지 해변이 가진 매력만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그 흔한 리조트 하나, 상점 하나 없지만 오로지 태양의 후광만으로도 홍 아일랜드를 순례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일정이 여유로운 여행자라면 4개 섬을 한번에 둘러보는 것보다 홍 아일랜드에서만 종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보다 ‘끄라비스러운’ 여행이 될 것이다. 1 뭇남성들의 은밀한 시선을 독차지한 미녀 4인방 2 끄라비에서는 초보를 위한 등반 교육도 이뤄진다 3 탐복크라니 국립공원을 둘러보는 최고의 방법은 카약을 이용하는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KRABI Activity 질투의 온도 핫스트림 선녀의 날개옷을 감췄다는 나무꾼이라도 불러오고 싶었다. 에메랄드풀에서 발동한 질투심이 핫스트림Hot Stream에 도착해서는 관음증으로 변하고 말았으니까. 언뜻 우리네 노천탕과 비슷한 이 온천은 산세를 따라 흐르던 물이 돌연 온수를 뿜어내 형성됐다. 울창한 산 속에 위치한 계단식 온천에서 남녀 구분 없이 몸을 담그고 있는 모습이 꽤나 이색적이다. 온도는 40℃ 정도지만 태국의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서는 체감온도는 되려 낮은 편이다. 크리스탈 폰드에서 차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바위의 정복자 암벽등반 ‘4섬 투어’의 첫 번째 행선지인 라일레이 비치Railay Beach는 석회암 절벽에서 즐긴다는 록클라이밍으로 유명해 끄라비를 이 분야 명소로 만들 정도다. 라일레이의 서쪽 프라낭 비치에서는 록 앤드 파이어 국제 콘테스트Rock and Fire INternational Contest라는 암벽대회가 열리기도 하는데, 올해는 지난 4월에 5회째 대회가 열렸다. 아쉽게도 대회는 끝난 시점이지만, 다행히 이곳에서는 사계절 내내 최소한의 장비로 절벽에 매달린 클라이머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시작 단계의 클라이머들이 즐겨 찾는다. 에코의 답을 찾다 탐복크라니 국립공원 끄라비에는 수많은 국립공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탐복크라니 국립공원은 다양한 생태체험의 총체라 할 수 있다. 끄라비 시내에서 약 40분 정도 떨어진 이 공원은 특히 에코투어리즘을 가장 밀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카누를 타고 국립공원을 도는 동안 우리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눈앞의 태양, 바람, 바다이지만, 이 환경을 지탱하는 저변은 수많은 석회암 동굴과 기암괴석, 맹그로브 정글임을 이내 알 수 있다. 특히 거대한 맹그로브 정글은 자연정화의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마구잡이로 엉킨 뿌리가 빈번한 쓰나미에서도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태국 정부에서는 지속가능한 관광, 즉 에코투어리즘의 일환으로 맹그로브를 심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려는 투어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활동들이 시사하는 바는 여행자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기나긴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렇듯 끄라비를 끄라비답게 만드는 것은 ‘날 것’의 자연 그대로라는 것. 자체 발광하는 아름다움은 훼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말이다. ▶travie info 호핑투어 하루에 4개 섬 또는 5개 섬을 돌아보는 호핑투어가 가장 일반적이다. 투어 시작은 보통 오전 8시30분부터이며 2시 또는 3시까지 이뤄진다. 4개 섬을 둘러보는 투어는 약 1,200바트(한화 약 4만3,000원). 라일레이 비치 외에도 바다 물길이 열려 두 개 섬을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기적의 섬’인 탈레외 아일랜드, 치킨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여 치킨 섬이라 불리는 꼬까이, 홍아일랜드 등에 들르는 일정이다. 점심 식사로 간단한 볶음밥과 음료 등이 제공된다. 교통편 끄라비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방콕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통해 이동하거나 푸껫에서 육로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푸껫에서 육로로 약 2시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중간에 피피섬(스피드보트로 1시간 소요)을 들르는 푸껫-피피-끄라비-푸껫 일정도 가능하다. 10월6일부터 12월15일까지 비즈니스에어는 인천에서 끄라비로 직항하는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일정 중 끄라비에서 푸껫까지 육로로 이동한 후 돌아올 때는 푸껫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오게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새해소원은 명박 급사” 김광진 리트위트 논란

    “새해소원은 명박 급사” 김광진 리트위트 논란

    김광진(31) 민주통합당 의원의 ‘트위터 막말 리트위트’가 26일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이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의 ‘급사’(急死)를 언급한 글을 리트위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김 의원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트위터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해학과 풍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뒤늦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동시에 그는 “문재인 후보에게 부담주지 않겠다.”며 청년특보실장직 등 캠프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해 소원은 뭔가요. 명박 급사”라는 글을 리트위트했다. 그러면서 “꼭 동의해서 알티(RT·리트위트)하는 건 아니지 않다는 확신을 저는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이중부정’의 말장난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김 의원의 리트위트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1일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남북 간 비밀접촉과 관련, ‘북 비밀접촉 이례적 공개 파장일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리트위트하면서 “언젠가부터 북한이 더 믿음이 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3일에는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와 관련, “나경원의 취미가 아이와 놀아주기래.”라는 글을 리트위트하면서 “알몸으로 벗겨 놓고.”라고 남겨 물의를 일으켰다. 이 때문에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4·11 총선 당시 ‘김용민 막말’ 파문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은 김 의원에게 일단 사과할 것을 주문하며 진화에 나섰다. 진성준 대변인은 “부적절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인이 되기 전의 일이었던 것으로 안다. 김 의원 본인이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국회의 품격을 떨어뜨린 김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하고 즉각 사과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1981년생인 김 의원은 민족문제연구소 전남동부 사무국장 출신으로, 4·11 총선에서 청년 비례대표 경선에서 1위를 차지,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8일 북한군 병사의 ‘노크귀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쟁점화하기도 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격변의 동북아, 강원도의 향방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격변의 동북아, 강원도의 향방

    빙하가 녹으면서 쇄빙선의 도움 없이 북극해를 항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강원도 동해안에서 유럽의 로테르담과 북미의 뉴욕으로 가는 거리와 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축되어 물류혁명이 예고되고 있다. 북극권 동토에 묻힌 엄청난 양의 석유, 석탄, 천연가스 채굴의 경제성이 높아졌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며 우리나라와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수출을 추진하면서 남진(南進)하고 있다. 주요 2개국(G2)으로 도약한 중국은 동북 3성의 본격 개발에 이어 태평양 진출을 위해 북한의 나진·선봉을 조차하면서 동진(東進)에 나섰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쓰나미와 원전사고를 겪으면서 일부 일본의 기업과 개인들은 한국으로 눈길을 돌리며 서진(西進)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교역비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며, 북극항로가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남방의 자원에만 의존하던 우리 경제에 북극권의 자원은 새로운 활력소로 부상했다. 남방자원-남방무역로라는 단선구조로 세계 5위 무역국가를 지향해야 하는 취약성을 북방자원-북방무역로가 보완할 수 있게 되었다. 안정적 복선구조를 찾아 우리나라는 북진(北進) 모드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시베리아를, 중국이 두만강 하구를 중시하는 가운데 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린다. 포스코가 중국이 독점해온 마그네슘을 강릉에서 생산하면서 동해안권 자유경제지대가 설치되고 있다. 사방의 기운이 동북아의 내해(內海) 동해로 몰리고, 길목에 위치한 강원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북한은 지하자원 강국이며, 상당량이 강원도와 이웃하여 묻혀 있다. 세계 마그네사이트의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라늄 매장량 또한 세계 1위이다. 금은 세계 1위인 남아공의 3분의1, 철광석은 세계 1위인 브라질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양이 매장되어 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7배에 상당하는 7000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경제가 어려워 채광권이 다량 중국으로 넘어갔다. 남한이 저출산·고령사회로 접어든 반면, 인구 2500만명의 북한은 출산율이 높고 많은 노동력을 지닌 커다란 잠재적 소비시장이다. 중단 전까지 약 200만명이 찾은 금강산관광이나 약 5만명의 북한근로자를 고용해 연 15억 달러 이상을 생산하는 개성공단은 남북협력의 시너지와 타당성을 잘 설명한다. 특히 북의 지하자원과 남의 기술·자본이 결합한 비철 줄기물질의 생산은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며, 자원의 역외 유출을 막는다. 요동치는 동북아에서 때를 만난 강원도에 큰 시대적 소명이 부여되었다. 환동해시대 주도권의 확보, 시베리아 천연가스의 인수, 강원철도의 시베리아철도 연결, 북극항로 전진기지의 구축, 북한광물의 남북 공동개발, 남북평화산업단지의 건설, 금강산관광 재개, 설악-금강 국제관광지대 조성, 평창올림픽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 발진 등을 동시에 추진해 나가야 한다. 통일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남북일제(南北一制)와 같은 장치를 유일 분단도인 강원도가 시도해 나가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 같은 세기적 과제 풀이의 핵심은 중앙 정책과 지방 역할의 조화에 있으며, 현실적으로는 비무장지대 통행·통상의 실현이 관건이다. 남북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어 있다. 어려울수록 현장에서 답을 찾으면 보다 쉽게 해법이 나올 수 있다. 실용적 대북 교류의 경험과 실적이 많은 강원도가 저밀도·저긴장의 영역에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현장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지역의 권능을 키우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5+2 광역경제체제의 구현을 위해 이미 제주도에 특별자치도의 지위를 부여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여름부터 강원도가 바라는 평화자치 기능을 허여하는 것은 균형에도 맞고 미래지향적인 시도로 보인다.
  • [문화마당] 변사, 그 시청각적 체험/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변사, 그 시청각적 체험/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세계영화사에서 발성영화가 시작된 시점은 1927년이다. ‘재즈 싱어’(The Jazz Singer)라는 영화를 시발로 삼고 있다. 그 이전은 음악은 있으나 배우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는 무성영화 시기였다. 무성영화는 배우 목소리의 부재를 자막으로 해결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나 일본 등지에서는 좀 더 독특한 방식으로 무성영화에 접근했는데, 바로 변사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변사는 영화해설자이자 목소리 연기자이다. 그래서 변사의 존재는 무성영화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듣는 것’으로 만들어준다. 시각적 연행양식인 셈이다. 예전 우리 영화의 마지막 변사 신출 선생이 해설하는 ‘검사와 여선생’을 본 적이 있다. 또한 그의 변사로서의 삶에 대하여 구술 채록하는 일에 참여한 바 있는데, 독특한 억양과 톤으로 내레이터로서뿐만 아니라 남녀의 목소리를 아우르며 영화 속 인물의 대사를 전달하는 품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변사 공연이 지난주까지 서울역에서 열렸다. 문화역 서울 284(구 서울역사)에서 9월 2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청춘의 십자로’(안종화 감독)라는 무성영화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우리 극영화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1934년작이다. 1935년 ‘춘향전’(이명우 감독)이 우리 발성영화의 시작을 알렸으니 무성영화시기 막바지에 제작된 영화인 셈이다. 2008년 복원된 ‘청춘의 십자로’는 현존 최고(最古)의 무성영화라는 역사성과 보존 필요성이 인정되어 문화재(제488호)로 지정되었으며, 부산 등 몇몇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영상자료원은 2008년 ‘청춘의 십자로’ 복원기념 상영에서 이 영화가 무성영화인 점을 감안해 변사 공연을 기획하였는데, 이때 총연출은 ‘가족의 탄생’과 ‘만추’를 감독한 김태용이, 변사는 연기자 조희봉이 맡아 공연하였다. 일단 김태용과 조희봉의 조합은 예상치 않은 지점에서 변사 공연이 수반된 무성영화 관람이라는 진기하고 재미있는 체험을 선사한다. 변사 공연 상황은 신문이나 기록물 등 문헌자료에 나타난 바와 같이 재현되어 한국영화사를 연구하는 필자에게도 유용하였고, 입담 좋은 조희봉의 해설은 변사가 왜 무성영화시대의 ‘스타’였는지 가늠케 할 만한 팁이 되었다. 기실 무성영화는 원대본이 있다 해도 변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변사는 관람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말을 첨삭하거나 스토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이상 표현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 이는 변사가 구술(口述)문화, 즉 이야기하기나 이야기 전달하기의 연장선상 혹은 영화적 변형으로 여겨지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로써 변사는 격정적인 어조로 객석을 들썩이게도 하고, 구슬픈 탄식으로 눈물짓게도 하며 때로 재담과 능청으로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조희봉은 그와 같은 변사 역할을 십분 해냈고, 김태용은 변사 대본부터 연주와 노래까지를 영화의 이미지와 결합하는 데 재능을 보였다. 영화는 약혼녀를 마을 유지에게 빼앗긴 남자(이원용)가 상경하여 경성역에서 짐꾼으로 일하며 겪게 되는 사건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남자는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연인(김연실)과, 자신을 찾아 경성으로 온 여동생(신일선)이 마을 유지와 그 패거리에게 유린당할 위기에 처하자 패거리를 응징하고 연인과 여동생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제목의 분위기대로 신파적이고 꽤 비극적 코드를 가지고 있으나, 이번에 변사 공연과 함께 상영된 ‘청춘의 십자로’에서는 영화의 비극적 정조가 약화된 대신 당시 생활상과 인물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 있어서는 코믹함이 추가되었다. 코믹함의 동력은 상당 부분 변사의 입담과 풍자에서 나왔다. 소리가 넘쳐나는 시대, 영화적 테크놀로지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시대에 무성 흑백영화를 본다는 것, 더구나 고답적인 변사 공연을 함께 본다는 것은 흥미롭고 유쾌한 경험이다. 그것은 또한 옛 우리 영화문화를 재구성하여 새롭게 체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 韓·中 EEZ내 어업규모 처음으로 같아져

    한국과 중국이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내년 어업 규모를 똑같이 맞추기로 했다. 양국의 어업 규모가 같아진 것은 2009년 관련 협의가 시작된 이래 4년 만이다. 하지만 폭력·무허가 어선에 대한 처벌 방법이나 오징어 어획 할당제 실시 여부는 중국 측의 강한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1일 제주에서 열린 제12차 한·중 어업공동위원회에서 내년 EEZ 어업 규모를 어선은 1600척, 어획량은 6만t으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2000년 한·중 어업협정이 처음 체결될 때 EEZ 내 어선 수는 중국이 2796척, 우리나라가 1402척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중국 측 어업 규모 축소를 지속적으로 유도해 온 결과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중국의 불법 어업을 좀 더 강하게 단속할 근거도 마련됐다. 우선 양국 단속기관 간 핫라인을 구축했다. 단속 공무원이 상대 국가의 선박에 타서 단속활동을 벌이는 교차승선도 연 1회에서 3회로 늘렸다. 양동엽 농식품부 어업교섭과장은 “(중국 측은) 자국 공무원이 한국 단속선에 타는 것을 치부를 드러내는 일처럼 생각해 그동안 완강히 반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단속 명령에 불응해 도주한 선박은 상대방 국가가 구체적인 불법어업 증거수집자료를 제공하면 사실 여부를 조사한 후 처벌하기로 했다. 하지만 ▲폭력을 써 집단으로 저항하는 무허가 어선에 대한 처벌 ▲오징어 어획할당량제 실시 ▲어획보고 대상어종 조정 등은 중국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내년 10월부터는 중국 선망어업(여러 선박이 물고기 떼를 그물로 둘러싸 잡는 어업) 선박의 자동위성항법장치(GPS) 항적기록을 보존하는 시범사업도 한다. 조업금지 구역에서 조업하거나 GPS를 끄면 바로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에 불법 조업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망어업(그물을 쳐서 지나가는 물고기를 잡는 어업) 어선에 대해서는 올해 어구실명제 도입에 이어 내년부터 어구사용량 제한제를 도입한다. 그물에 붙은 부표에 이름을 적도록 한 데 이어 그물의 길이를 줄여 마구잡이 어획을 막겠다는 취지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비염

    [Weekly Health Issue] 비염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코가 막히거나 연신 흘러내리는 콧물과 재채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증상이 비슷해 감기라고 여기기 쉽지만 이들의 상당수는 비염 환자다.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콧속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비염을 초기 감기로 오인해 엉뚱한 약을 쓰거나 계절이 바뀔 때면 나타나는 일과성 증상이라고 여겨 방치하곤 한다. 그러나 이런 대처가 비염을 만성화시켜 더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지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국민 10명 중 2명꼴로 갖고 있다는 비염에 대해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 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먼저 비염이란 어떤 질환인가. 콧속을 덮고 있는 점막조직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하며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비염의 발생 추이는 어떤가. 전체 비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알레르기비염은 세계적으로 흔한 질병 가운데 하나로, 최근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인구의 20% 이상이 알레르기비염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현재 국내 인구의 15∼20%가 알레르기비염 환자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년 분석에 따르면 2007년에 8.5%, 2008년 8.0%이던 유병률이 2009년에는 12.1%로 증가했다. ●비염은 어떻게 구분하며 유형별 원인은 무엇인가. 비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은 흔히 감기라고 말하는 감염성 비염이다. 만성은 원인에 따라 다양한데 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비염이다. 코의 구조적인 이상도 비염을 유발한다. 콧속을 좌우로 나누는 연골인 비중격이 휜 비중격만곡증이 있으면 비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비중격만곡증 때문에 콧속 공기 흐름이 막혀 점막에 쉽게 염증이 생기고 잘 낫지도 않는다. 이 밖에 호르몬 이상이나 특정 약물도 비염을 유발한다. 특히 세균이 원인인 감염성 만성비염은 급성기 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특성을 보인다. ●그렇다면 알레르기비염과 여타 비염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알레르기비염은 코 점막을 자극하는 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 때문에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코 점막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면 민감하게 반응해 재채기나 콧물이 나오게 된다. 대표적인 원인은 집먼지진드기로, 약 80%의 비염 환자가 여기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꽃가루, 곰팡이, 동물의 털과 비듬 등 항원이 무척 다양하다. 따라서 특정 물질에 노출될 때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유형별 증상의 차이는 무엇이며 감기와는 어떻게 다른가. 대부분의 만성 비염은 증상의 정도만 다를 뿐 양상은 비슷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코막힘으로, 보통 좌우가 교대로 막히나 심하면 양쪽이 모두 막혀 코로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 또 염증으로 점막이 부어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증상은 코감기와 비슷해 많은 사람들이 감기로 오인하게 된다. 그러나 감기 증상은 1∼2주면 회복되는 데 비해 비염은 몇 달 혹은 몇 년씩 지속된다. 또 감기는 열이 나거나 온몸이 쑤시고 아픈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을 보이지만 비염은 이런 증상이 거의 없다. 콧물도 다르다. 감기는 초기에 맑은 콧물이 나오다 점차 누런 콧물로 변하지만 비염은 계속 맑은 콧물만 나온다. ●비염이 만성화될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가. 비염을 초기에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돼 증상이 악화되고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흔한 합병증이 바로 축농증이다. 축농증은 코 점막의 염증이 콧속의 빈 공간인 부비동까지 확산돼 점막이 붓고 고름이 고이는 질환이다. 천식이나 기관지염도 알레르기비염의 흔한 합병증이다. 이런 비염은 코막힘이나 콧물, 재채기가 심해 집중력을 크게 떨어뜨리므로 학생의 경우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또 알레르기비염을 오래 앓은 아이들은 발육도 더디다. 염증이 호흡의 통로를 막아 신선한 공기를 폐에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데다 코막힘이 숙면을 방해해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알레르기비염은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및 수술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회피요법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물질을 피하는 치료법이나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워 보통 약물치료와 병행한다. 약물로는 콧속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증상에 따라 처방한다. 환자를 원인물질에 직접 노출시켜 치료하는 면역요법은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하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 문제는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이 만성화돼 1년 내내 코가 막히고 잠잘 때도 숙면을 이루지 못하는 중증 상태다. 이런 경우에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레이저나 코블레이터로 콧속 점막을 태워 코 점막의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수술이 효과적이다. 비중격만곡증이 같이 있을 경우 이를 교정하는 수술도 병행하는데 이런 수술은 코의 성장이 끝나는 17세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각 치료법의 예후와 장단점도 짚어 달라. 회피요법은 알레르기비염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지만 항원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한계다. 주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약물요법은 재채기나 콧물에는 효과적이지만 코막힘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수술은 효과가 지속되지만 환자 5% 정도는 효과가 없어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게 문제다. 면역요법은 이론상으로는 확실한 치료지만 여러 항원에 동시에 반응할 경우 이 치료법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2D서 3D영상 변환, 3배 빠르고 쉬워진다

    2D서 3D영상 변환, 3배 빠르고 쉬워진다

    노준용(42)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2차원(2D) 영상을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내키드’라는 이름의 이 기술은 영상 속에서 각각의 형상이 차지하는 영역의 경계를 인식해 입력하는 방식으로 털이나 머리카락 등의 미세한 차이, 지형이나 건물의 특징 등을 분석해 냄으로써 ‘깊이 정보’를 생성한다. 노 교수는 “기존에 3D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두 대 이상 배치해 촬영하고 촬영 후 보정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했지만 내키드를 이용하면 한 대의 카메라로 3D 효과를 구현할 수 있고 기존에 2D로 제작된 영상도 3D로 쉽게 변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등에 쓰이고 있는 다른 나라의 3D 변환기술보다 제작 속도가 3배 이상 빠르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국내 기업에 3건의 관련 기술을 이전했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7광구’의 3D 효과에 이 기술을 일부 적용했다. 노 교수는 “인도, 중국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3D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뉴스 WHO] 中 민중의 척박한 삶 해학적 필체로 증언

    [뉴스 WHO] 中 민중의 척박한 삶 해학적 필체로 증언

    “중국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탄다면 그것은 모옌이다.”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인 ‘모옌’(莫言·57)이 11일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수상은 이미 예고된 것과 다름없었다. 관머우예(管謀業)가 본명인 모옌은 1981년 작가로 등단했다. 중국의 문학평론가인 왕더웨이는 “모옌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는 필명을 붙였지만, 그의 붓끝은 천만 마디가 모자랄 지경”이라고 평가했다. 환상적 사실주의의 경향을 나타내는 그의 작품은 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을 그리면서도 개별적 인물의 삶에서 근원적 보편성을 이끌어냈다는 문단의 평가를 받아왔다. 모옌은 수려한 필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갖춘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다. 시대의 흐름을 날카롭게 낚아채는 관록을 품고, 고향의 전설을 바탕으로 역사의 궤적을 생생한 필체에 담아냈다. 자신이 농민이자 노동자였기에 진솔하게 동시대 민중의 척박한 삶을 그려낼 수 있었다. 산둥성 가오미현 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그는 중국의 격변을 고스란히 겪었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공포를 작품에 담는다. 소설 속 인물들이 보이는 외로움과 굶주림, 공포는 어린 모옌의 자전적 모습이기도 하다. 문화대혁명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수년간 농촌을 전전하며 생활하다 18세에 면화 가공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로 일했다. 21세 때는 인민해방군에 입대했고, 이후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와 베이징 사범대, 루쉰 문학창작원에서 문재(文才)를 갈고닦았다.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한 그는 자신의 소설 ‘훙가오량 가족’ 일부를 1988년 영화화한 장이머우 감독의 ‘붉은 수수밭’이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해 유명해졌다. 중국 다자문학상, 이탈리아 노니로 문학상, 홍콩 아시아문학상,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등을 받으며 중국작가 중 가장 널리 알려졌다. 그는 작품 속에서 관료사회에서 민중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무시와 수모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했다. 상사나 관료의 거짓 약속에 묵묵히 당하는 모범 노동자 딩 사부(‘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나, 소들을 진심으로 보살피면서도 간부에게 냉대와 무시를 당하는 두씨 영감(‘소’), 오른발을 먼저 내디뎠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우파로 몰린 주충런(‘삼십 년 전의 어느 장거리경주’)이 그런 인물이다. 이들은 노동자·농민을 위한다는 중국 공산주의 체제의 허위를 폭로한다. 최근에는 중국 산아제한 정책 탓에 강제 낙태수술을 해야만 했던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개구리’로 중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모옌은 인간이 지닌 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희망을 굳게 믿는 작가이다. 그래서 비인간적인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인물들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그의 작품은 20여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각국에 출판되고 있다. 국내에도 10여권이 번역돼 출간됐다. 한편 모옌은 대표적인 중국 내 ‘지한파’ 작가로 불린다. 200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선 “고구려의 문화는 한국의 문화가 분명하다.”면서 “문제가 커진다면 (결국) 한국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1955년 중국 산둥성 가오미현 출생 ▲1973년 면화가공공장 노동자로 취업 ▲1976년 인민해방군 입대.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 졸업. 베이징 사범대학·루쉰 문학창작원 문학 석사학위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 ▲1987년 장편 ‘훙가오량 가족’ 발표. 장이머우 감독이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2011년 중국의 대표 문학상 ‘마오둔(茅盾) 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톈탕 마을 마늘종 노래’(1988), ‘술의 나라’(1993), ‘풀 먹는 가족’(1993), ‘풍유비둔’(1995), ‘맹그로브숲’(1999), ‘탄샹싱’(2001), ‘열세 걸음’(2003), ‘사십일포’(2003), ‘인생은 고달파’(2006), ‘달빛을 베다’(2006), ‘개구리’(2009)
  • [CEO 칼럼] 동남아시아를 다시 보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CEO 칼럼] 동남아시아를 다시 보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영국의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은 최근 세계 151개국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와 기대수명, 환경오염 등을 평가해 국가별 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를 발표했다. 1위는 코스타리카, 2위는 베트남이었다. 국내총생산(GDP) 1위인 미국은 하위권인 105위였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 주요 선진국들도 대부분 40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중간수준인 63위이다. 반면에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20위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우리 농식품 수출 촉진과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대비한 대책 마련을 위해 동남아시아를 다녀왔다. 잘 알다시피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들의 경제는 우리나라의 1960년대나 1970년대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의 천연자원이나 넓은 땅은 식량생산기지로서의 무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도 활력이 넘친다. 아직 품종이나 재배기술 등 영농기술이 많이 낙후되어 있고 배수 개선, 경지 정리 등 농업 기반시설도 매우 열악한 것이 동남아지역 농업의 공통적인 현실이다. 그러나 기후나 농지면적, 인력 등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보였으며 우리의 기술 및 자본과 잘 결합한다면 성공적인 국제협력 모델을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동남아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잠재적 곡물수입처로서의 역할이다. 동남아시아는 열대와 아열대 기후에 속하기 때문에 쌀을 비롯한 여러 작물을 3모작하고 있어 농작물 생산증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가 동남아에서 안정적인 곡물 조달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세계적인 곡물 위기에 대비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곡물수입국이다. 지난해 수입량은 1446만t, 금액은 53억 달러에 이른다. 이 중 60%인 870만t이 사료곡물이다. 국내산 양질 조사료(粗飼料) 공급비율이 35% 정도로 낮아 많은 물량의 사료곡물을 해외 수입에 의존한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바로 사료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축산농가의 부담이 증대된다. 국내 사료곡물의 해외수입이 불가피한 현 시점에서 동남아 지역의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지 장기 계약재배, 해외기지 건설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야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곡물의 안정적 확보는 간단하지 않다. 그간 동남아, 연해주 등에 많은 기업이 참여하여 농지 개발과 곡물 생산을 해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4년간 11개국에 28개 업체가 해외 농업 개발을 실시하였으나 국내 도입량은 0.4%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성 분석, 유통망 구축 등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흡한 성과를 거울삼아 면밀한 시장분석, 유통망 확보,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인력 및 기술 개발 등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동남아 국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6·25전쟁 파병, 베트남전 참전 등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지역이 동남아시아다. 최근 우리 농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문화가정의 주류도 동남아 국가이다. 한류도 동남아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종자, 비료, 농기계 등 우리의 우수한 영농기술과 현지 생산, 유통망이 잘 결합된다면 획기적인 생산 증대를 기할 수 있다. 필자가 농촌진흥청장으로 재직할 때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여러 나라에 해외농업기술센터(KOPIA, Korea Project on International Agriculture)를 설치하여 현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유전자원 교환, 농업자문관 파견, 농식품 인력 교류협력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동남아시아는 다가오는 곡물 위기에 대비하여 우리의 식량안보를 튼튼히 하는 후방 병참기지가 되어야 한다. 우리 농업 발전과 식량 안보, 그리고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동남아 국가에 대한 교류협력을 강화하자.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6) 취재 기자와 전문가 좌담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6) 취재 기자와 전문가 좌담

    ‘음란물 없는 e세상 속으로’ 시리즈는 사이버 음란물 근절을 위해 시작됐다.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음란물의 실태와 폐해,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와 시민들의 움직임 등을 소개했다. 시리즈는 음란물 근절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좌담으로 마무리한다. 좌담은 4일 오전 서울신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매체환경과장, 이진식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장, 양청삼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윤리팀장,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 청소년보호법 개정 청원에 동참한 남준근 배재고 3학년 학생이 참석했다. 문화부·방통위는 이날 정책 배너광고 동참으로 서울신문의 사이버 클린 운동에 화답하고 나섰다. 진행 박현갑 사회부장 →음란물 근절을 위해 각 부처에서 여러 정책을 폈다. 이에 대한 자체 평가와 향후 추진 방향은. 김성벽 청소년매체환경과장 여가부에서는 인터넷상의 유해 광고 등에 대한 제재를 해왔다. 청소년보호법상 일반 일간지는 심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데, 그 이유는 언론이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보기 때문이다. 언론 스스로가 자율적인 노력과 규제를 기울일 것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그 배경이었다. 하지만 최근 언론 시장이 격화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여가부에서는 고발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활용하기 보다는 모니터링을 통한 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언론사에서는 광고를 외주업체에 맡기다 보니 스스로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선은 개선 권고를 하고, 개선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사법당국에 수사의뢰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시적으로만 개선이 된다는 것이다. 법으로 처벌할 수도 있겠지만 법적 규제보다는 언론사 자체의 강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진식 미디어정책과장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기간행물이 1만 3268개가 등록돼 있다. 이 중 인터넷신문이 3153개사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우리나라 언론시장은 8대2 정도로 구독료보다는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데, 디지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음란성 광고 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다. 건전한 언론을 육성·진흥해야 하는 문화부로서는 언론을 직접 제재하기는 어렵다. 기사를 매개로 정부가 심의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율규제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문화부에서는 인터넷 매체, 광고주, 포털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윤리강령과 심의기구를 만들어서 심의결과에 따라 지원사업 등에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문윤리를 강화하기 위한 예산 증액도 고려 중이고, 유해 광고 게재 사이트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도 논의 중이다. 양청삼 네트워크윤리팀장 방통위에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심의와 여러 가지 음란물 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 윤리교육 등을 맡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 기기가 보급되면서 무선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유통이 다양화됐다는 점이다. 방심위의 모니터링 요원만 30여명이지만 우리가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없는 해외사이트가 적게 잡아도 600만개 정도나 된다. 결국 우리가 모두 단속할 수는 없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P2P나 웹하드 등을 주로 점검하지만,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단속이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예산을 확보해서 모니터링 요원을 배로 증원할 생각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300만명 정도 되는데, 청소년 이용자들의 계약 시 이동통신사가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서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단속을 하더라도 음성화될 여지는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시민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언론에도 인터넷 활용에 대해 역발상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전 세계 언론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만 그걸 외주 광고를 통해서만 해결하려는 건 손쉬운 발상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처럼 자기만의 온라인 정체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민선 사무국장 자율 규제를 말씀하셨는데, 사업자 입장에서만 볼 게 아니라 수용자 입장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콘텐츠 생산자뿐 아니라 시민단체 등 수용자 측에서도 자율 규제에 참여해야 한다. 남준근 학생 현재 방심위의 심의규정에 따르면 아주 변태적인 수준의 심각한 내용에 대해서만 제재를 하고 있다. 요즘은 유치원생부터 인터넷을 하는데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단속과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나. 이 과장 음란물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 어디까지가 음란물인지, 음란물이 없는 게 좋은 세상인지도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음란물에 대한 의학적 접근 등 다른 시각도 있다. 이런 것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해서 사회적 인식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김 국장 음란물과 성인물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성인물에 대한 제한적 접근은 허용한다고 해도, 음란물은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본다.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간단히 성인인증이 가능한 것도 문제다.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보다 정확한 수단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유해성 광고라는 표현을 사용하던데, 음란성 광고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낫지 않나. 김 과장 행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법률이 필요하다. 현재는 소지만 해도 처벌되는 아동음란물, 소지는 되지만 유포는 안 되는 일반음란물, 성인들에 한해 유통을 허락한 성인물이 있다. 이외 유해할 수 있는 것들을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 정의에 따라 규제나 시정 조치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렇게 구분할 수밖에 없다. 김 국장 기본적으로 음란물은 범죄라고 본다. (정부는)경계선에 있다고 해서 수위를 낮추는 듯한 표현을 하는데 저희는 그냥 음란광고라 부른다. 어른이 판단하는 음란물이 아니라 청소년들 시각에서 봐야 한다. 청소년들이 그걸 봤을 때 이게 얼마나 유해할지에 대한 인식을 해야 한다. 어른들은 ‘이 정도는 괜찮은데’라는 인식이 너무 팽배하다. 아이들은 그걸로 인해 음란물에 더 무뎌지기도 하고 나쁜 영향을 받기도 한다. 청소년들의 시각, 국민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본다. 아이들의 접근성을 따져 유해하다고 판단되면 미리 차단하는 방안을 고민해줘야 한다. →음란물 단속에 있어 부처 간 협조는 어떻게 보나. 같은 정책을 여러 부처에서 중복 집행한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 과장 정부에 정책 협의체가 있다. 정부에서도 노력은 하지만 중요한 점은 정부가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톱다운(top-down) 식으로만 할 수는 없다. 사회적 운동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차원에서다.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문화부에서는 네거티브 정책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걸 더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과장 부처 간 협조보다도 적극적인 단속과 처벌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 기본적인 관련 법들은 마련돼 있는 상태다. 예를 들어 검찰에서 앞으로는 아동청소년음란물을 한번만 내려받더라도 처벌하겠다고 했는데, 거꾸로 말하면 지금까지는 방치했다는 얘기 아닌가. 풍선효과가 생길지언정 엄정하게 단속하면 적어도 청소년들이 접하는 건 줄일 수 있다. →서울신문 특별기획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양 팀장·김 국장·김 과장·이 과장 음란물 실태를 다양하게 짚었다고 본다. 특히 경찰과 방통위 등 실제 모니터링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다뤄준 게 인상 깊었다. 언론사의 광고 문제 등 스스로 매를 맞는 일에 나서줬다. 일회성 기획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으면 한다. 남 학생 언론도 상업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 이해하지만 윤리적인 측면도 봐주길 바란다. 어른들이 확실한 의식을 가지고 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리 김정은·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공직열전 2012] (42)농림수산식품부 (하)주요 과장

    [공직열전 2012] (42)농림수산식품부 (하)주요 과장

    ‘농림 쪽 직원은 꼼꼼하고 계획적이다. 시기에 맞게 파종하고 수확하는 농민을 닮았다. 수산 분야 직원들은 선이 굵다. 한 번 조업으로 목돈을 손에 넣는 어민 같다. 식품 쪽은 상인·기업인들을 자주 만나 깔끔하고 셈에 밝다.’ 농림수산식품부 내에서 농담 반, 진담 반 오가는 얘기지만 자기 업무에 충실한 공직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장 55명 중 행정직 절반 안돼 농식품부는 과장(55명) 가운데 행정직(26명)은 절반이 안 된다. 농업직(16명)·수산직(8명) 등 기술직의 비중이 늘고 있고 비(非)고시 출신도 18명(32.7%)에 이를 만큼 출신보다는 전문성이 강조되는 부처다. 식품 분야가 2008년 조직개편 때 편입되면서 올해 농식품부에 배정된 5급 공채 15명 가운데 11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윤동진(행정고시 35회) 기획재정담당관은 지난해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수석 과장’인 농어촌정책과장을 맡았다. 윤 과장은 농어촌 마을 개발에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에 총괄계획가 제도를 도입했다. 시장·군수가 바뀌고,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농어촌 5감(感) 경관 만들기’는 지역개발에서 소득증대뿐 아니라 마을 경관, 생태, 환경, 문화도 함께 보존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김인중(행시 37회) 농어촌정책과장은 2010년 2월부터 올 3월까지 기획재정담당관으로 농식품부 살림살이를 기획했다. 기획재정담당관을 2년 넘게 맡았다는 것은 농림수산행정에 대한 거시적 안목과 대외협상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최근 김 과장이 추진하는 ‘색깔 있는 마을’ 사업은 전북 임실 치즈마을처럼 각 마을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늘리는 사업을 통해 마을 사람들을 전문가·활동가로 키우는 정책이다. 남태헌(행시 37회) 축산정책과장은 2009년 2월~2011년 9월 2년 7개월 동안 농업금융정책과장을 맡았다. 반발이 심했던 농협 신경(신용·경제사업) 분리 업무의 최일선에서 뛰었다. 그 공으로 지난해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김정희(행시 38회) 수산정책과장에게는 ‘최초’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여성 고시 출신 중 농식품부에서 가장 선배이고 2005년 농림부 역사상 첫 여성과장, 첫 여성 총무과장(현 운영지원과장)을 맡았다. 지난해 농림·수산의 융합 인사로 수산정책실 선임과장을 맡아 ‘수산 분야 10대 전략품목’ 선정 등 내수 중심이었던 수산물의 수출 가능성을 넓혀 놓았다는 평을 받는다. ●‘女최초’ 별칭 붙은 김정희 과장 강인구(행시 36회) 어업정책과장은 연근해 어업에 상생 개념을 도입했다.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로 이뤄지지 못했던 연안과 근해의 조업구간을 조정하며 ‘작은 배는 육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큰 배는 좀 더 먼 곳에서’라는 상식을 담은 조정안을 6월 발표했고,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종이로 만든 어업허가증 등을 전자허가증으로 통합·변경하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김태융(7급 특채) 방역총괄과장은 수의사면서 국제수역사무국(OIE) 우리나라 수석대표다. 서규용 장관이 “방역장관”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우리나라 방역 분야 1인자다. 예방접종 미실시 농장 기준 강화, 축산 관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김 과장이 펼친 행정이 지난해 4월 이후 구제역 미발생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참에 올겨울도 무사히 넘겨 2014년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되찾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네덜란드 선원 36명 조선살이는 참 가슴 아픈 이야기

    “한국인이 하멜의 이야기를 평정심을 갖고 읽기는 쉽지 않다. 조선 조정이 그들의 표착을 계기로 넓은 세상에 눈을 뜨고 미래를 준비했더라면 조선의 역사는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나가사키에 네덜란드 상관을 열어주고 왕성한 무역을 하며 세계정세를 판독한 왜국(일본)과 조선을 비교하면 ‘운명은 17세기 나가사키에서 갈렸구나’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6쪽)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가 쓴 장편 ‘소설 하멜’(중앙북스 펴냄)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팩션’에 가깝다. 헨드릭 하멜과 사라 얀스트의 가슴시린 연애담이나 몇몇 가공인물의 ‘픽션’을 제외하면, 오히려 잘 정리된 역사서를 읽는 듯하다.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8년 만에 일궈낸 소설은 취재 대상에 심층적으로 접근해 주관적 해석을 덧씌우는 ‘곤조 저널리즘’을 닮았다. 대기자의 눈에는 1653년 조선 효종 때 제주에 표착한 네덜란드 선원 36명의 조선살이가 국운을 가른 안타까운 사건으로 비쳤을 터다. “(그들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다.”면서 “기술과 지식을 알아보지 못했던 조선 국왕과 신료들의 몰이해를 생각하면 하멜 이야기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이야기”라고 단정짓는다. 청나라에 삼전도의 굴욕을 설욕하려던 효종은 하멜 일행을 훈련도감에 배치해 무기의 제조·개량, 축성, 조선, 천문, 의술에 관련된 일을 시켰다. ‘홍이포’란 첨단무기를 중국에 수출한 네덜란드 기술자들을 알아보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들은 군졸이 돼 고작 마을 순찰을 돌거나 임금의 행차에 호위병으로 내몰린다. 대갓집에 불려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 얻은 푼돈으로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 지방 군영으로 내쫓긴 뒤에는 아예 풀을 뽑고 돌을 고르는 잡부로 전락한다. 무능한 군주와 정쟁에 물든 신료에게 북벌은 ‘자주’나 ‘개혁’의 도구가 아닌, 청나라를 치고 명나라를 일으켜 은혜를 갚기 위한 사대사상의 도구였다. “선조에서 효종까지 조선의 역사를 읽는 것은 고통”이라던 작가의 생각은 소설 곳곳에 복선처럼 깔려 있다. 운명은 정해졌다는 ‘평행이론’은 사실일까. 파란만장한 조선 억류 생활을 기록한 하멜 표류기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로 하여금 조선과의 직접 교역을 위해 1000t급 ‘코레아호’를 건조토록 했으나 일본 막부의 반대로 코레아호는 끝내 조선으로 향하지 못했다. 소설은 김 대기자가 2005년 ‘문학사상’ 10월호에 발표한 단편 ‘은행나무의 전설’이 단초가 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빌보드 차트 조작설/노주석 논설위원

    7080세대에게 빌보드는 일종의 ‘캘리포니아 드림’이었다. TV보다 라디오가 더 보편적이던 시절 FM 전파를 통해 흘러나오던 팝송은 청춘의 분출구였다. 이제는 전설이 된 두 팝 DJ 김기덕과 김광한의 해석이 곧 지침이었다. 김기덕은 MBC 라디오에서 ‘2시의 데이트’를 36년간 진행했고, 김광한은 KBS 라디오 ‘골든 팝스’ 등을 45년 동안 진행했다. 대부분 두 명의 팝 전도사 덕분에 빌보드를 접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빌보드 차트가 DJ들의 밥줄이었다. 차트 순위가 모든 것을 좌우했기 때문이다. 빌보드 차트는 당시 이 나라 청춘들의 심장을 지배했다. 빌보드 차트는 1894년 미국 뉴욕에서 창간된 음악주간지 빌보드지가 발표하는 대중음악 인기 순위표를 말한다. 할리우드, 디즈니랜드와 함께 미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3대 아이콘으로 꼽힌다. 1940년부터 차트를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1958년부터 장르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 있는 100곡을 선정해 싣는 ‘빌보드 핫100’을 발표해 왔다. 앨범 판매량에 따른 앨범순위인 ‘빌보드 200’과 비교해 ‘핫100’을 싱글차트 혹은 메인차트라고 부른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올랐다. 싸이는 지난 13일 64위로 차트에 처음 진입한 이후 20일 11위를 거쳐 3주 만인 27일 2위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빌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1위 곡인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와의 종합점수 차이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어 다음 주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6일 1위는 ‘떼어 놓은 당상’으로 보인다. 싸이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면 유튜브, 아이튠스에 이어 세계 3대 팝차트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비영어권 노래로는 사상 7번째이며, 아시아권에서는 1963년 일본의 엔카가수 사카모토 큐에 이어 두 번째 정상등극이다. 일부 일본 네티즌이 빌보드 순위 조작설을 유포해 ‘배 아픈 이웃’의 심보를 드러냈다. 빌보드 차트는 50년 넘게 최고의 권위와 흠집 없는 공신력을 자랑한다. 순위는 싱글판매량,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 1000여개 방송사 방송횟수의 조합을 통해 정한다. 순위를 정하는 3가지 요인의 비율은 발표하지 않는다. 1990년대 말 머라이어 캐리 등 대형 가수의 기획사들이 매스컴 조작을 통해 1위 데뷔 곡을 만들어내 물의를 빚으면서 집계방식을 바꿨다. 일본은 동아시아 침략과정에서 한국 독도와 중국 댜오위다오를 강제 편입해 자기 영토라고 강변한다. 외려 조작은 일본의 주특기 아닌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기고] 9·28 서울 수복과 박정모 소위/민병원 국립대전현충원장

    [기고] 9·28 서울 수복과 박정모 소위/민병원 국립대전현충원장

    대전현충원은 대한민국의 역사다. 독립과 호국이라는 역사의 두 수레바퀴 속에서 조국을 세우고 만들기 위해 목숨을 던진 이 땅의 영웅들이 잠들어 있는 곳, 통곡과 회한의 눈물로 비석을 닦는 유가족들의 발길이 연중 멈추지 않는 곳, 이곳의 아픔과 영광을 모른 채 개개인의 정체성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것이 태극기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원동력으로 조국을 영원토록 약진·번영으로 이끈다는 천마웅비상 밑에는 가로 9m, 세로 6m의 거대한 태극기 화단이 조성돼 있다. 조각상 뒤로 150m의 거리에 대형태극기 50개가 펄럭이고 있다. 태극기를 보고 있으면 6·25전쟁 당시 서울 한복판인 중앙청에 희망의 깃발을 내걸고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박정모 대령이 떠오른다. 미국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공훈’이라는 내용의 표창장을 받은 인물로 용감한 해병의 상징이다. 고인의 묘소에는 그날의 기쁨을 기억하듯 소형 태극기가 가을의 햇살에 빛나고 있다. 상석에는 ‘중앙청 태극기 게양 그 벅찬 감격의 순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필승’이라고 써 있다. 서울은 전쟁이 발발한 지 사흘 만에 함락됐다. 그러나 9월 15일 유엔군 총 7만여 명의 병력과 260여척의 함정으로 감행된 인천상륙작전은 전세를 역전시키며 9월 28일 서울을 수복했다. 시민들은 중앙청에서 휘날리는 대형태극기를 보고 서울을 되찾았음을 알고 양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불렀다. 극적인 중앙청 태극기 게양은 3명의 해병대원에 의해 이뤄졌다. 스물네 살의 해병대 소위 박정모, 이등병조(현 병장) 양병수, 견습해병(현 이병) 최국방이 바로 그들이다. 9월 25일부터 서울 시가지 전투가 전개돼 26일 서울 시청에 들어선 뒤 스탈린과 김일성 초상화를 내리고 인공기를 불태웠다. 해병대원들은 서울의 상징인 중앙청 수복은 반드시 우리 손으로 해야 한다는 각오로 북한군의 극렬한 저항을 뚫고 중앙청에 도착했다. 27일 새벽 3시 박 소위는 대형 태극기를 온몸에 감고 장대를 들고 태극기를 게양하기 위해 중앙청 건물 위로 올라갔다. 폭격과 총탄으로 벌집이 되어버린 중앙청 건물의 돔은 철제 사다리가 파괴돼 오르기가 힘겨웠다. 박 소위는 대원들의 허리띠를 연결해 로프를 만들어 올라갔다. 북한군에 점령된 지 꼭 89일 만에 다시 중앙청에 태극기가 휘날린 것이다. 박 소위는 ‘내가 온 국민이 소원하는 우리나라 심장부에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직접 꽂았다.’는 벅찬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 서울 탈환에 앞장섰던 미 해병대는 한국 해병대가 태극기를 올리도록 양보함으로써 돈독한 혈맹관계를 보여줬다. 박 소위가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승리의 감동과 대한민국의 혼을 보여줬다. 그러나 승리의 뒷면에는 많은 희생이 있었다. 인천상륙작전과 서울 수복을 위해 국군과 유엔군 사상자가 4000여명이 발생했다. 9월 28일 서울수복을 기념하면서 오늘 우리는 자유와 평화가 유엔군과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희생 위에 꽃피웠음을 잊지 말고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는 날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파주 장남교 붕괴… 또 인재

    파주 장남교 붕괴… 또 인재

    지난 22일 파주 임진강 장남교 붕괴 사고는 교량건설 선진국인 우리나라의 체면을 구긴 ‘인재형 사고’다. 감리는 물론이고 공법 적용까지 의심받고 있다. 이 사고로 근로자 17명 중 14명이 15m 다리 아래로 추락해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장남교는 파주 적성면과 연천 장남면을 연결하는 길이 539m 다리로, 이 중 파주 적성면과 접한 55m짜리 상판 1개가 붕괴됐다. 23일 현장 검증이 실시됐으나 정확한 사고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나오는 다음 달 15일쯤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2008년 2월 착공해 2013년 4월 완공 예정인 장남교는 경기도 도로사업관리소가 발주해 태영건설 컨소시엄(코오롱글로벌, 한양, 태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태영건설이 45%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KG엔지니어링과 평화엔지니어링이 감리를 맡았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가설물의 지지대 부실 ▲콘크리트 타설 불균형 ▲지지대 변형 등이 사고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선 다른 구간과 다르게 적용된 공법이 사고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다른 구간은 상판을 80m씩 차례로 연결하는 ILM공법(일명 밀어내기 공법)이 도입됐지만 사고 구간은 55m 길이의 상판을 세 가닥으로 나눠 하나씩 현장에서 직접 타설하는 공법이 사용됐다. 이는 장남교가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설치돼 군 협의 과정에서 유사시 다리를 폭파하기 쉽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직접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상판 양측의 무게 불균형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장남교는 ‘혼합공법’이 적용된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공사라는 점에서 공법적용 적절성에 대한 빈틈없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가설물의 지지대가 부실하게 시공돼 상판이 자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됐다는 추정도 나온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사설] 수입쌀 위험물질 기준치 정교하게 마련하라

    음식물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식인 쌀에 관해서라면 더더욱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미국산 쌀에서 무기비소가 8.7㎍ 검출돼 우리 정부가 수입과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쌀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국민건강을 고려한 당연한 조치다. 농촌진흥청은 비소 검사를 최대한 조기에 실시해 수입·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무기비소는 농약이나 살충제에서 발견되는 위험물질이 아닌가. 물이나 음식물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와 쌓이면 방광, 피부, 신장, 폐 등에 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고혈압, 당뇨, 출생 결함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어린이 지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소비자 정보지 컨슈머리포트가 무기비소 검출 결과를 발표하면서 어린이는 되도록 쌀을 먹지 말라고 권고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어른은 1주일에 두번 이상 쌀 섭취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컨슈머리포트의 자체 조사에서 무기비소가 검출된 대상은 미국 남부지역이고 미국산 수입쌀은 모두 캘리포니아산이어서 무기비소 검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영국 애버딘 대학 연구진이 미국에서 팔리는 쌀의 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중남부지역 쌀은 평균농도가 270ppb, 캘리포니아산 쌀은 160ppb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쌀의 비소 기준조차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비소 함량 허용기준치를 정해 놓은 나라는 유럽연합(EU),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중국 정도에 불과하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연말에 무기비소 허용기준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임을 감안하면 비소를 비롯한 위험물질에 대한 경각심은 한시도 늦출 수 없다. 정부는 차제에 위험물질 허용기준치를 정교하게 만들어 국민의 먹거리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중국 변방 소도시 지안은 옛 고구려의 수도 국내성

    우리나라 국토의 끝이 향한 곳은 어디일까. 바다? 절반은 맞다. 국토의 남쪽 끝이 바다니까. 그럼 북쪽 경계는 어디일까. ‘비무장지대’라고 답한다면 가차없이 ‘땡’이다. 백두산과 그 옆을 흐르는 두만강, 압록강 등 두 개의 강이 현재 우리나라의 북쪽 끝이다. 중요한 건 이들이 대륙과 연결돼 있다는 것. 더 오래전엔 대륙 자체가 우리나라의 최북단이었다. 역사는 우리에게 속하되, 소유권은 중국이 갖는 묘한 상황 탓에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이처럼 북쪽으로 향한 공간이 단절된 탓에 우리의 사고 또한 한반도, 특히 남한에 머무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옛 지도를 들고 우리 역사의 수도를 걷다’(이현군 지음, 청어람미디어 펴냄)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역사에 대한 시각을 폭넓게 키우는 기술, 이른바 지리적 상상력을 줄곧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 고려 등의 역사 수도를 종횡하며 지리적 상상력을 한껏 키운다. 답사지를 수도로 택한 것은 당대 문화와 문물의 정수가 모여 있는, 또 당대 역학 관계의 꼭지점이었던 곳이 수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종류의 옛 지도를 따라 고도를 돌면서 당시 수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왜 그곳을 수도로 정했는지 등을 세세하게 전한다. 저자가 첫 번째 코스로 꼽은 곳은 중국 지린성의 지안(集安)이다. 고구려의 수도였을 당시엔 국내성(國內城)으로 불렸던 곳이다. 현재 구도로 판단하면 수도로서의 모습이 선뜻 그려지지 않는다. 북한 쪽에서 보든, 중국 쪽에서 보든 변방의 소도시에 불과하니 말이다. 하지만 당대의 세력권을 표시한 지도를 보면 고개가 주억거려진다. 라이벌이었던 백제 등 삼남을 굽어보고, 대륙을 째려볼 수 있는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압록강을 끼고 있으니 수도로 삼기엔 그만이었을 게다. 저자는 이처럼 대륙을 향했던 고구려의 국내성(지안)과 평양, 백제의 공주(웅진)와 부여(사비), 신라의 경주(서라벌), 고려의 개성(개경) 등 역사 수도 6곳을 옛 지도와 함께 돌아본다. 다만 고구려의 남쪽 수도였던 평양, 고려의 수도 개성 등은 답사가 불가능해 ‘대동여지도’나 ‘해동지도’ 등의 옛 지도와 ‘동국여지승람’, ‘택리지’ 등 옛 문헌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평양은 곧잘 서울과 비교된다. 북한산 아래 한강을 따라 자리 잡은 서울과 금수산 아래 대동강변에 세워진 평양이 형태상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반만년 역사를 지닌 한반도에서 역사와 문화가 지층처럼 남아 있는 역사수도는 서울만이 아니다.”라며 “옛 수도를 큰 틀에서 봄으로써 지리적 상상력과 역사를 보는 시각을 확장할 때”라고 지적했다. 1만 45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리뷰]매력적인 승려 원효와 의상 ‘쌍화별곡’으로 재탄생

    [리뷰]매력적인 승려 원효와 의상 ‘쌍화별곡’으로 재탄생

    “태어난 자는 필멸하니, 피할 수 없는 죽음이란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가까이 보면 처참하고 잊으려 하면 생생하고 지나고 보면 허망하네. 죽음이란 무엇인가.” 백제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탄생과 죽음,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했던 화랑 ‘원효’. 그가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운 신라의 대표 승려 ‘의상’. 뮤지컬 ‘쌍화별곡’은 한 시대를 풍미했으며 현재까지 그 위상을 잃지 않고 있는 두 인물의 젊은 시절을 그렸다. 해골물 일화로도 유명한 원효와 의상의 ‘쌍화별곡’은 원효가 낭도 시절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고 탄생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다 불교에 귀의하면서 시작한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했지만 인간의 고뇌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현대인들은 여전히 생사(生死)의 관계에 의문을 품고, 사랑과 이별의 이중성에 고민하며, 숱한 유혹과 질투와 미움에 사로잡혀 산다. 역시 이에 번뇌한 원효와 의상은 과거를 대표하는 고승이자 현재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번뇌는 마음에 있으며 번뇌를 버리는 것 역시 마음에 달려 있다는 불교적 철학이 원효와 의상의 노래 가락과 몸짓으로 쉴 새 없이 파고든다. 심오한 사상을 다룬 탓에 자칫 극 전체가 무겁고 어두워질 수 있지만, ‘쌍화별곡’은 이를 소박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전달하면서 관객의 종교와 나이의 제한을 타파한다. 원효와 요석공주(김춘추의 딸), 의상과 당나라유학 중 만난 여인인 선묘낭자의 사랑이야기 역시 그들이 천년 역사의 신라를 대표하는 촉망받는 고승이기 이전에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과 다르지 않은 중생임을 일깨워주면서 친근함을 전달한다. 초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완벽한 뮤직넘버로 관객을 사로잡은 ‘쌍화별곡’은 무용가, 안무가, 배우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활동해 온 이란영의 첫 연출작이다. 여기에 국악 타악기와 일렉트로니카의 결합으로 극에 꼭 맞는 음악적 옷을 입힌 작곡가 장소영과 ‘깨어있으라, 새벽처럼’ 등 주옥같은 가사로 원효와 의상을 표현해 낸 작사가 이희준 등 ‘쌍화별곡은’ 한마디로 실력파 여성 3인방이 만들어낸 아름답고 웅장한 서사시다. 무대를 가득 메운 두 개의 회전무대는 관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김다현, 박완, 김호영, 정선아 등 뮤지컬계 톱스타들의 열연은 단 한 순간도 다른 생각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의 극 몰입도를 가져다준다. 국내 창작뮤지컬의 수준을 한층 높여준 ‘쌍화별곡’은 9월 30일까지 서울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오는 11월까지 부산과 대구, 중국 등에서 무대를 이어간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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