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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태양의 서커스와 공시생/윤창수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태양의 서커스와 공시생/윤창수 사회2부 기자

    천막 지붕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은 꽃, 동물 등 온갖 무늬를 만들어 낸다. 뱀으로 분장한 소년은 머리와 무릎을 붙이고 꼬아 마치 진짜 뱀으로 환생한 듯하다. 조금 전까지 무대 바닥에 있던 수영장이 배우가 뛰어들자 사라져 버린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공연 중인 태양의 서커스의 신작 ‘루지아’다. 태양의 서커스는 1982년 거리공연을 하던 캐나다 예술가들이 만든 문화기업이다. 퀘벡은 영어가 공용어인 캐나다에서 프랑스어를 쓰며 아직도 분리 독립운동이 계속되는 등 고유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런 문화적 힘이 캐나다 퀘벡 지역을 세계 사회적경제의 3대 메카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태양의 서커스는 중국 푸싱그룹과 미국 자본에 팔린 상태지만, 캐나다인들은 여전히 퀘벡의 문화적 전통이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런 기대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라 토후’다. 우리나라 난지도와 같은 쓰레기 매립지 위에 태양의 서커스 본사와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라 토후는 이익이 아니라 인간을 생각하는 사회적경제인 비영리단체로 퀘벡을 아트 서커스 도시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곳이다. 쓰레기장에서 나온 재활용품으로 극장 건물을 세우고, 자퇴생과 같은 취약계층에게 서커스를 비롯한 예술을 가르치며, 자체 축제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1인당 연간 4500만원에 이르는 퀘벡주 총생산(GDP)의 7%를 라 토후와 같은 사회적경제가 차지하고 있다. 퀘벡에서 사회적경제 운동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당시 퀘벡의 사회적 운동가들은 주로 이민 여성이었던 근로자의 인권운동 ‘빵과 장미’를 성공시키는 등 약자와 소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1990년대 활동했던 운동가들의 자녀가 성장해 지금의 사회적경제를 이끌고 있다. 캐나다 사회적경제 협의체인 샹티에의 낸시 님탄은 “1980년대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는 우리보다 훨씬 독립적이고 첨단 기술로 무장돼 있다”며 “젊은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적경제가 더욱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대학생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학생주택을 건설하고 식당, 금융업, 도시농업, 정보기술(IT)업 등에 진출하고 있다. 라 토후의 서커스학교 졸업 공연으로 인체를 통해 물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퀘벡 젊은이들을 보면서 노량진에서 시험 공부에 매달리는 30만~40만명에 이르는 공시생이 떠올랐다. 공무원은 사회에 봉사하는 보람된 직업이지만, 공무원이 되려고 청춘을 몇 년 동안 영어 단어 외우는 데 쏟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사회적경제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안타깝다. “겨울이 너무 춥고 기니까.” 태양의 서커스와 같은 거리공연이 발달한 이유를 물은 기자에게 던진 라 토후 감독의 대답이다. 아주 간단한 이유로 재능 발현 기회를 찾은 캐나다 청춘처럼 한국의 젊은이들도 창의성을 발휘할 다양한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geo@seoul.co.kr
  • 덕지덕지 앉은 이끼… 인현왕후 恨 쌓인 듯

    덕지덕지 앉은 이끼… 인현왕후 恨 쌓인 듯

    찾아가는 길부터 남달랐습니다. 구절양장 부항재를 조심조심 넘을 때 특히 그랬습니다. 고개는 깊고 적요했습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은 짙은 숲 그늘을 드리웠고, 이리저리 굽고 휜 길은 라면처럼 구불거렸습니다. 도회지라 여겼던 경북 김천에 여태 이런 두메가 남았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조선 숙종 때, 희빈 장씨의 해코지를 피해 청암사(靑巖寺)에 몸을 의탁하려던 인현왕후도 이 험한 산길을 걸었을 테지요. 폐서인의 설움을 가슴에 안고요. 고개를 넘어서면 수도계곡입니다. 이끼 낀 푸른 바위와 투명한 계곡물이 절창을 펼쳐 냅니다. 그 계곡 끝에 청암사가 수줍게 들어앉아 있습니다. 절집 앞에 앉아 계곡물의 속삭임을 들어 보시지요. 남루했던 일상이 어느새 말갛게 씻긴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청암사는 수도산(1317m, 불령산이라고도 불린다) 자락에 깃든 고찰이다. ‘불령동천’(佛靈洞天)이라 불리는 수도계곡과 기막히게 어울렸다. 절집 이름에 담긴 의미도 깊다. 산의 정기가 계곡 여기저기 솟구친 바위에 스며 푸른 이끼로 돋아났다는 뜻이다. 험한 산길, 폐서인 설움 안은 인현왕후 따르다 청암사는 비구니 스님들이 발심(發心)의 자세를 추슬러 용맹정진하는 도량이다. 절집이 들어선 모양새에서 어딘가 수줍음이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지 싶다. 청암사는 쉬 자태를 드러내지 않는다. 작은 일주문을 지나고 아름드리나무를 헤친 뒤 푸른 이끼 낀 바위를 딛고서야 비로소 숨어 있는 절집과 마주할 수 있다. 일주문을 지나 절집으로 가는 길. 노거수들이 오솔길을 따라 늘어섰다. 멀리 아름드리 전나무 사이엔 사천왕문이 왜소한 모습으로 끼어 있다. 자연에 순응한 건물 형태다. 바로 이곳에서 승속의 경계가 갈린다. 사천왕문을 나서면 웅장한 바위가 발걸음을 막는다. 필경 청암사란 절집 이름의 유래가 된 바위일 터다. 이끼 뒤덮인 짙푸른 바위 위엔 이런저런 이름들이 적혀 있다. 그 가운데 최송설당(崔松雪堂)이란 이름이 유독 크고 돋보인다. 그의 이름이 새겨진 과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최송설당은 조선 말의 상궁이었다. 고종과 엄비 사이에 난 영친왕의 보모이기도 했다. 당시 안팎의 혼란 속에서도 영친왕을 잘 돌본 공로로 많은 금품을 하사받았던 그는 이를 청암사 재건을 위해 희사했다고 한다. 경내로 들면 정법루가 단아한 자태로 객을 맞는다. 1940년대 지어진 목조건물로, 세월이 더께로 내려앉은 벽에 유리창을 냈다. 이채로운 모양새다. 창문 너머로 비구니 스님들이 두 줄로 앉아 있다. 하나같이 파르라니 깎은 머리다. 때는 이미 초여름. 무더위에도 그네들의 자세는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정법루 앞은 대웅전이다. 한때 고왔을 단청은 죄다 벗겨졌지만, 외려 그 덕에 삿된 세속의 홍진이 범접하지 못하는 듯하다. 숨은 절집…파르라니 머리 깎은 여승이 앉았네 대웅전 맞은편 산자락에도 건물 몇 채가 있다. 절집이 그랬듯, 이곳 역시 방문객이 부러 찾아봐 주지 않았더라면 꼭꼭 숨어 버렸을 게 분명하다. 여러 채의 건물 가운데 유독 단아한 고택이 눈길을 잡아 끈다. 조선 숙종의 계비였던 인현왕후(1667~1701)가 기사환국(1689) 때 폐서인이 되어 고통의 세월을 보낸 극락전이다. 오랜 세월을 건너온 탓에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고 빛깔도 바랬지만 기품만은 꼿꼿하다. 희빈 장씨와의 암투에서 밀린 인현왕후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반대 세력들의 해코지를 피해 은거할 곳을 찾던 인현왕후는 경북 상주의 외가와 가까운 청암사로 거처를 정한다. 당시 왕후가 머물던 곳이 극락전 별채, 복위 기도를 올렸던 곳이 보광전이다. 인현왕후는 극락전에서 만 3년간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극락전은 외부인 출입 금지다. 흘러내린 돌담 너머로, 삭아 내린 솟을대문의 틈 사이로 엿볼 수밖에 없다. 극락전 뒤뜰의 눈은 삼월이 지나도록 녹지 않는다고 한다. 왕후의 설움과 원망이 켜켜이 쌓인 게다. 인현왕후가 제자리를 되찾은 건 1694년 갑술옥사 때다. 그는 복위 뒤 청암사에 감사 편지를 보내는데, 당시 편지는 현재 직지사 성보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대웅전 돌턱에 앉아 경내를 살핀다. 뜨락을 오가는 비구니 스님들의 웃음이 해맑다. 지아비 부름 받아 돌아가던 왕후의 모습도 저랬을까. 내려갈 때 보았던 계곡도 이와 비슷했다. 오를 때와는 사뭇 다른, 쪼로롱대며 나대는 산새처럼 경쾌한 모습이다. 무흘구곡…옛 가야 땅 적시는 대가천 물길 좇네 청암사 아래는 무흘구곡(武屹九曲)이다. 조선 중기의 학자인 한강(寒岡) 정구(1543~1620)가 중국 송나라 주자의 ‘무이구곡’(武夷九曲)에 빗대 이름 지었다. 무흘구곡은 대가천을 따라 펼쳐진다. 대가천은 수도산에서 발원해 가야산 북사면을 따라 내려오다 성주, 고령 땅을 적신 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물줄기다. 옛 가야 땅을 흐른다 해서 이름도 대가천(大伽川)이다. 무흘구곡은 성주에 1~5곡, 김천에 6~9곡이 있다. 제1곡은 봉비암(鳳飛岩)이다. 바위 위엔 한강이 후학들을 양성했다는 회연서원이 터를 잡고 있다. 이어 한강대(2곡), 대가천을 오르내리는 배를 묶어 두었다는 배바위(3곡), 꼿꼿이 선 자세가 선비의 기개를 닮았다는 선바위(입암, 4곡), 찾는 사람마다 인연을 맺는다는 사인암(5곡) 등이 성주 관내의 30번 국도를 따라 늘어서 있다. 6곡은 김천 쪽의 옥류동이다. 만월담(7곡), 와룡암(8곡), 용추폭포(9곡) 등이 수도계곡을 따라 펼쳐져 있다. 한데 옥류동을 제외하면 공사 중이거나 도로에 가려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만월담이 아쉽다. 달빛이 연못에 꽉 찬다는 뜻의 경승지다. 도로에서 한참 떨어진 데다 가는 길이 정비되지 않아 돌아보기가 만만치 않다. 만월담 옆의 ‘무흘강도지’는 더하다. 무흘구곡이란 이름을 지은 이가 은둔하며 학문을 베푼 핵심 공간인데도 건물이 형편없이 허물어져 있다. 잘 먹고 잘살게 됐으면서도 선인들이 남긴 유산을 이런 몰골로 방치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안타깝다. 9곡 용추폭포가 있는 수도리는 ‘인현왕후길’의 들머리이기도 하다. 인현왕후길은 수도산 자락의 수도암과 청암사를 잇는 9㎞짜리 산길이다. 인현왕후가 수도암과 청암사를 오가며 기도를 올렸을 것이라는 향토사학계의 추정에 근거해 조성했다. 애초 청암사를 거쳐 가는 것으로 코스를 조성하려 했으나 비구니 스님들의 거처를 외부인들에게 개방할 수 없어 수도리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걷는 데 3시간 이상 소요된다. 글 사진 성주·김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청암사, 무흘구곡 등이 속한 증산면은 김천의 남쪽이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김천 나들목으로 나와 3번 국도 거창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이어 지례면을 지나 도톨·속수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903번 지방도를 타고 부항재를 넘는다. 부항재는 굴곡이 심하다. 차량 통행은 뜸하지만 각별히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고개를 넘으면 부항리 마을이다. 마을 끝자락 삼거리에서 우회전, 무주 방향 30번 국도로 올라탄 뒤 3㎞ 정도 가면 청암사다. 김천의 대표 여행지인 직지사는 김천 나들목에서 우회전해 올라가야 한다. 무흘구곡은 마을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성주 방면으로 내려가면 나온다. 무흘구곡을 거쳐 청암사로 가겠다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 나들목으로 나오는 편이 낫다. 김천시청 새마을문화관광과 420-6633. →맛집:지례면 쪽에 흑돼지 맛집 거리가 형성돼 있다. 흑돼지 요리 전문점이 10여곳에 이른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례 흑돼지는 비계가 투명하고 살이 탄탄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지례면 내에 3500여 마리의 흑돼지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일반적인 요리는 소금구이다. 연탄불에 구워 먹는 고추장 불고기도 맛있다. 삼거리 불고기(435-0067), 상부가든(435-0247) 등이 널리 알려졌다.
  • ‘음악의 신2’ 이상민, 부도 당시 “드라마 같은 일 현실서 일어나” [화보]

    ‘음악의 신2’ 이상민, 부도 당시 “드라마 같은 일 현실서 일어나” [화보]

    최근 비호감에서 극호감으로 거듭나며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방송인 이상민이 bnt와 함께한 패션화보를 공개했다. 아키클래식, 라피스 센시블레, FRJ 등으로 구성된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는 평소 볼 수 없었던 이상민만의 매력을 발산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첫 번째 콘셉트에서는 컬러 포인트가 들어간 블랙 티셔츠에 슬랙스를 매치해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화이트 재킷과 하프 팬츠를 활용해 패셔너블한 스타일링을 선보이기도 했다. 절제된 세련미가 돋보이는 마지막 콘셉트에서는 남성다움의 표본을 보여주는 네이비 수트를 착용해 패션화보를 완성했다. 화보와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파란만장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풀어나갔다. “2005년도에 부도를 맞았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땐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할 시간과 겨를도 없을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에 그 무게는 굉장히 크더라”고 당시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물의를 빚은 사건에 대해 “연예인으로서 실망을 끼쳐드렸던 과거의 모습이 아직 용서 받은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꼬리표처럼 영원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대중들이 지켜본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로 인해 술도 끊고 규칙적으로 살고 있는 그는 “솔직히 그 전에는 바쁜 것을 알고 다녀서 투덜거리기도 했는데 요즘 계획적인 삶을 사는 것이 나에게 지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봐야 정신 차렸다고 생각할 것 아닌가”라고 이야기했다. 현재도 남은 채무를 계속 갚고 있다는 그에게 부도는 당시 드라마 같은 현실이라며 “억울한 부분도 50%이상 있었지만 그 중심의 논란에 내가 있었기 때문에 내 스스로 감수해보자고 생각했다. 물론 모르는 사람들이 돈을 받으러 와서 당황했지만 남의 탓은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재 그는 Mnet 예능 프로그램 ‘음악의 신2’에 탁재훈과 같이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재훈이 형은 내 인생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그래서 복귀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쓰고 두 세배 애착이 가더라. 하지만 굉장히 힘든 프로그램인 것 같다”고 방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990년 당대 최고 남녀 혼성그룹이었던 룰라에 대해 묻자 “팬들이 SNS에 올려준 20년 전 영상을 보고 팬들과 교감을 하는데 그 표현은 말로 할 수가 없더라. 정말 아름다운 교감이다. 그리고 그립다는 룰라의 시간보다 추억을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가끔 리나와 지현이 세 명이서 무대에 설 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나더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미소를 보이기도. 이어 6년 만에 지상파 복귀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며 “대중들이 불편하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파에 나가야 된다는 나의 생각보다 나라는 사람이 나와도 되지 않겠냐고 나에게 몇 번 이야기를 해주고 나가봤을 때 불편해 하지 않을 때가 온다면 그때 내가 출연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행히 올해 복귀할 기회가 주어줬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대중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결혼만큼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던 그. “결혼을 위해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야기를 해본다는 자체가 아직 불안한 부분이 있다”며 “매일 계획대로 사는 삶 속에 결혼은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 2~3년이 지나고 난 뒤에 고민할 일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내 인연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동안 어둠의 절망 속에서 살아왔지만 자신을 믿었던 믿음 하나로 버텨오며 이제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한 이상민. 하지만 그는 “나를 지켜보고 있는 대중들이 많다”고 운을 띄우며 작은 실망이라도 끼쳐주고 싶지 않다던 그의 앞날을 응원하며 기대해본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삼례

    [지금, 이 영화] 삼례

    삼례(參禮)는 전북 완주군의 읍이다. 이곳은 19세기 말 동학운동의 주요 거점이기도 했는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이제 사람들의 기억에서 거의 잊혔다. 삼례를 배경으로 하여, 영화 제목도 ‘삼례’로 지은 감독 이현정은 작품에 삼례의 기운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삼례는 이 시대의 아픈 공간이자 현재 우리나라의 암울한 모습을 보여 주는 동시에, 우리가 가슴속에 아직 간직하고 있는 기억들을 아이러니하게 드러내고 있다. 영화 ‘삼례’를 통해 시간을 넘나드는 그 속에서 우리 앞날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이와 같은 연출 의도를 담으려고 한 영화는 다성적(多聲的) 화법을 구사한다. 한 인물의 시각에서 삼례를 초점화하되 그의 주관적 해석을 최소화하고, 삼례의 고유한 것들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도록 배치한 것이다. 주인공은 영화감독 승우다. 그는 신작 시나리오를 쓰러 무작정 서울에서 삼례로 내려왔다. 삼례에 처음 온 승우는 이곳저곳을 구경 다닌다. 관객은 모텔촌부터 마을 장터까지 그의 눈에 비친 삼례를 보게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것은 외지인의 피상적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삼례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내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승우의 가이드가 되어 주는 사람은 삼례 토박이 소녀 희인이다. 그녀가 먼저 그에게 다가가 말을 붙인다. “내가 아저씨 뮤즈가 될까?” 승우는 홀린 듯, 희인과 함께 삼례를 둘러보게 된다. 지층의 단면이 드러난 거대한 암벽을 보러 가는가 하면, 무당인 희인의 할머니를 만나 수수께끼 같은 말을 듣기도 한다. ‘삼례’는 여러 상징이 쓰이는 영화다. 예컨대 음침한 사내가 승우의 숙소 주변을 배회한다든가, 갑자기 천체 이미지가 등장한다든가, 비틀대다 죽는 새를 보여 주는 장면 등이 그렇다. 또한 소설 ‘데미안’의 유명한 구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는 영화에서 의미심장하게 제시된다. 그뿐만 아니다. 희인의 전생이 동학운동의 여성 지도자 이소사라는 이야기도 불쑥 나온다. 승우는 자주 몽상에 빠진다. 이 외에 많은 상징적 요소가 얽혀, 삼례에서 일어나는 일이 꿈인지 현실인지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이쯤에서 ‘삼례’의 영어 제목이 왜 ‘밤의 노래’(Night Song)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아마 가사를 매끄럽게 전달하기보다, 선율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파장을 중시하는 곡이기 때문이 아닐까. 일상적 낮의 리듬을 벗어나, 새로운 밤의 리듬과 접속하기. 밤의 노래를 스스로 표방한 영화의 목표는 어쩌면 리듬의 변형과 창조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삼례’의 다양한 상징을 하나하나 해석하려는 시도는 들이는 품에 비해 쓸모가 없다. 상징은 보조관념과 원관념의 비율이 ‘하나 대 다수’인 표현법이다. 원관념에 무엇을 집어넣든 정답은 도출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삼례의 고유한 것들이 내는 목소리―노래를 가만히 듣자. 쉬우면서도 오류가 적은 ‘삼례’ 감상법이다.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전북·군산 “광양항 車 환적 허브화는 특혜” 반발

    전북·군산 “광양항 車 환적 허브화는 특혜” 반발

    道 “최대 연간 120억원 손실…정부 광양항 일감 몰아주고 현대글로비스 독점까지 가능” 해양수산부의 ‘광양항 자동차 환적 허브화’ 계획에 자동차 수출항구를 낀 전북도와 군산시가 반발하고 있다. 해수부의 카보타지 예외 적용 정책은 광양항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함께 대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카보타지는 한 국가 내에서 여객 및 화물을 운송하는 권리를 외국 선박에는 주지 않고 자국 선박이 독점하는 국제 관례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선박법 제6조에 ‘국내 항구 간 운송은 한국적 선박으로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외국적 선사들이 보유한 외국적 선박의 자동차 환적 운항을 암묵적으로 인정해 왔다. 현재 국내에서 자동차 환적 화물을 취급하는 선사는 5개 사로 이 중 4개 사는 외국선사가 외국적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유일한 국내 선사인 현대글로비스도 한국적 선박과 외국적 선박을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들 5개 사는 평택~군산~목포~광양항을 오가며 자동차를 실어나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수부가 국적 선사의 광양항을 기종점으로 하는 자동차 화물 연안운송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광양~군산·울산·평택·목포항의 4개 항로에 대해서는 국적 선사가 외국적 선박을 이용해도 자동차 연안수송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다. 광양항 환적기지 육성 방안은 해수부 장관이 지난달 말 이미 결재를 마쳤지만 다른 지역의 반발을 우려해 시행을 미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해수부의 계획은 카보타지 법규 위반을 해소하고 자동차 전문 환적기지를 육성한다는 명분이다. 이에 대해 전북 군산시와 군산항 항운노조는 광양항에 자동차 환적화물이 집중될 경우 물동량이 급감하게 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 평택, 전남 목포 등 자동차 환적 항구가 있는 다른 지역 지자체도 불만이 높다. 전북도는 “해수부의 이번 방침은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물동량이 많지 않은 광양항에 일감을 몰아주려는 정부의 의도와 국내 자동차 환적 사업을 독점하려는 대기업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며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국항운노조연맹 전북서부항운노조도 지난 14일 “환적화물은 하역작업이 두 번 이뤄져 일반 수출입화물보다 일감이 많고 부가가치가 크다”며 “군산항이 자동차 환적화물 유치를 위해 5만㎡의 야적장을 10월부터 운영할 예정인데 광양항 환적 허브화 계획을 추진하려는 정부 정책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군산항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화물은 277만 8000t으로 군산항 전체 수출 화물 334만 4000t의 83%를 차지한다. 자동차 환적화물도 346만 2000t으로 자동차 전체화물 428만 5000t의 80%에 이른다. 군산항 자동차 환적 경로는 평택·목포·울산~군산~미주·유럽·동남아 등이다. 전북도는 자동차 환적 화물을 광양항으로 모두 빼앗길 경우 연간 12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군산항은 자동차 환적화물 취급을 위해 최근 51억원을 투자해 야적장 포장공사를 추진하고 있으나 광양항으로 일감을 빼앗길 경우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특히, 해수부가 국적 선사에 카보타지 예외를 적용할 경우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자동차 환적 사업을 독점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광양항에 2개 부두를 운영하며 국내 자동차 환적화물의 상당량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환적 자동차 200만대 가운데 광양항이 114만대로 가장 많고 평택 30만대, 군산 30만대 등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의 표적이 된 선사다. 전북도 관계자는 “군산항이 자동차 환적화물을 지속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관계 부처에 건의했다”면서 “지역 정치권과 공조해 해수부 장관을 면담하고 강력히 항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인도네시아 관광하면 떠올리는 곳이 발리다. 특징적인 볼거리가 별로 없는 수도 자카르타와는 달리 발리는 우리나라 신혼 부부들이 허니문 여행지로 많이 찾는 까닭이다. 하지만 발리보다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관광지가 인도네시아에는 적지 않다. 1만 3600개가 넘는 각각의 섬들에는 저마다 색다른 풍미와 신비감을 간직한 채 세계인들을 유혹한다. 인도네시아 동부의 플로레스 섬이 그 대표적이다. ‘반지의 제왕’ 등 영화에서 가상의 종족 ‘호빗’으로 알려진 소인족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살았던 플로레스 섬은 태고의 신비함이 감춰져 있다. 현지에서는 뱀처럼 생겼다고 해서 ‘누사니빠’라고 부른다. 선사시대의 문화유산과 전통 마을, 다양한 동굴 탐험, 트레킹, 수중 다이빙 등 다양한 에코 투어(생태관광)을 마음껏 누려볼 수 있는 곳이다.  플로레스 섬의 서쪽 끝에 자리한 자그마한 항구도시 라부안 바조는 매력 덩어리 그 자체이다. 연푸른 바다 위에 열대수가 가득 들어찬 작은 섬들이 두둥실 떠 있는 풍경은 아름답고 평화롭기가 그지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파충류인 코모도드래곤(코모도왕도마뱀)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코모도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는 라부안 바조의 작은 섬들은 트레킹과 스노클링, 수중 다이빙을 만끽하거나 아름다운 해변의 고운 모래밭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힐링하려는 지구촌 관광객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라부안 바조는 작은 어촌 마을에 가깝지만 갖가지 산호초와 형형색색의 열대어 등 250종이 웃도는 동·식물과 1000종이 넘는 수많은 어종들을 만나볼 수 있을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전통시장에서는 시골 특유의 따뜻함과 정겨움, 순진함이 묻어나고, 포장이 안된 울퉁불퉁한 도로는 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낸다.  라부안 바조는 배를 빌려 인근 섬으로 나가 수중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마음껏 맛보거나 하얀 모래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려는 이들로 늘 북적거린다. 주변 해안의 수심 깊이가 들쭉날쭉한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미덕이다. 수심이 얕은 지역과 깊은 지역이 골고루 배치돼 초보자부터 마니아에 이르기까지 한 자리에서 흥미로운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이 덕분에 얇은 수심에서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작은 형형색색의 작은 물고기부터 수심 깊은 곳에 둥지 튼 다 큰 대형 어류들까지 노니는 수중 생물의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물 속에 들어가면 최고의 볼거리는 산호다. 물고기들이 서식하기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준 산호들은 그 자체로 황홀한 자태를 연출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호 안에 숨어 있는 산호 색깔과 비슷한 작은 물고기를 만나는 것도 흥미거리다. 스노클링을 위해 찾은 이곳에 일광욕에 흠뻑 빠져들 만큼 아름다운 해변은 덤이다. ‘핑크비치’로 불리는 황홀한 빛깔의 모래가 펼쳐져 있는 것이다.  핑크비치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호 모래는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라부안 바조의 주변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핑크비치는 푸른 빛의 바다와 산호, 분홍빛 모래를 감상하며 수영을 만끽할 수 있다, 스노클링으로 본 산호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파도에 휩쓸려 조각나고 이것이 모래와 뒤섞인다. 붉은 산호는 모래에서도 색깔이 그대로 남는데 바로 이 산호 가루가 해변을 분홍빛으로 보이게 한다. 국제자연보호기구인 자연보호협회에서 산호초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풍광이 뛰어나 스노클링과 수중 다이빙을 즐기는 이방인들이 많이 찾는다. 산호 모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멀리서 바라볼수록 푸른 바다의 색깔과 분홍빛까을 띠는 모래가 절묘하게 대조를 이뤄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날카로운 산호와 조개 껍질이 조각난 형태인 탓에 맨발로 해변을 걸을 때 주의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산호 모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보드랍고 고운 입자를 자랑한다. 붉은 산호는 적었지만 모래 찜질, 모래성 쌓기 등을 즐기는데 부담이 없고 맨발로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라부안 바조에서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관광지로는 코모도 섬이다. 코모도 섬을 향해 쏜살 같이 나아가던 조그마한 배가 일순 멈춘 뒤 하얀 모래 해변이 바라보이는 얕은 연푸른 바다에 닻을 내린다. 원초적인 상태로 잘 보존된 바닷 속은 이 일대의 또다른 눈요기감이다.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 않은 발리섬 인근 해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보존 상태가 훌륭한 생태계로 눈이 호강한다. 커다란 조개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산호, 거북이, 그리고 조금 더 깊은 바다로 나아가면 가오리와 상어 등의 어류들도 수시로 만난다. 아쉬움과 미련을 뒤로 하고 코모도 섬으로 달려간다. ‘공룡과 가장 가까운 파충류’,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코모도드래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다 자라면 길이 2~3m, 무게도 70~140㎏나 되는 거구의 코모도드래곤은 마치 전설 속의 용과 악어가 합쳐진 듯한 생김새를 지녔다. 꼬리가 길어서 몸길이 가운데 60% 정도를 차지한다. 이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을 통해 전설처럼 내려오던 이 ‘용’의 존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10년. 네덜란드 식민지 관리인 리위테난트 스테인 반 헨스브뢰크가 섬을 탐험하던 도중 2.2m짜리 거대한 파충류를 사로잡으면서 이 파충류가 코모도드래곤, 실제로는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드래곤이라고 불릴 만큼 겉보기에는 도마뱀보다는 ‘용’에 가깝다. 길고 두툼한 꼬리로 한 번 치면 사람의 다리뼈 정도는 쉽게 부러뜨린다. 몸집이 거대해 움직임이 둔할 것 같지만 수영도 잘하고 이동할 때는 개처럼 빠르다. 입안에 2.5㎝의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평소에는 이빨을 잇몸 속에 완전히 감추고 있다가 사냥감을 물 때만 드러낸다. 가장 무서운 것은 코모도드래곤의 침에 들어 있는 치명적인 세균들. 한 번 물리면 50가지가 넘는 세균의 독이 온 몸에 퍼져 용케 도망을 치더라도 하루 이틀 만에 죽음에 이른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은 실제로 목격된 바 없지만 현지 주민들은 실종되면 코모도드래곤을 제1 용의자로 지목한다. 코모도드래곤은 뼈까지 먹는 식성을 가지고 있어 잡아먹히면 시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덥고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까닭에 탁 트이지 않은 건조한 초지와 사바나, 저지대의 열대림에 주로 서식한다.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섬 중에도 코모도와 린카, 갈리모탕, 파달 섬 등 5개의 지역에만 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드래곤을 천연기념물, 이들이 서식하는 코모도 섬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코모도 섬은 1991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코모도 섬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코모도 국립공원의 코모도드래곤을 만나보는 일이다. 국립공원은 코모도와 린카, 빠다르의 3개의 큰 섬을 비롯해 그 주변의 작은 섬들로 구성돼 있다. 총 면적은 1817㎢이고, 육지 면적은 603㎢에 이른다. 섬에 도착해 공원 사무실로 가 등록을 한 다음 가이드를 배정받아 코모도드래곤 탐험에 나선다. 사무실 근처에서 걸어다니는 어린 것들은 도마뱀처럼 작고 날씬해 그다지 무섭지 않다. 다 큰 것은 무섭게 생겼지만 대부분 잠에 취한 듯 꼼짝 않고 엎드려 있다. 2009년 나무열매를 따던 현지인이 코모도에게 물려 죽은 사건을 포함해 몇 년에 한 명씩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현지 가이드의 얘기다. “가장 위험한 건 코모도드래곤들이 뭔가 먹고 있을 때에요. 그럴 때는 절대 자극하면 안 됩니다. 먹이를 먹을 때는 아주 예민하고 난폭해진 상태니까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코모도드래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코모도 섬에서는 호신용으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든 가이드와 함께 여러 명이 움직인다. 트래킹 중에 코모도드래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에 나타날 리도 없겠거니와 해가 쨍쨍 내리쬐는 한 낮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숲속이나 동굴에 들어가 열을 식히고 있을 것이다. 지구촌에서 유일한 그들의 낙원에서 한가하게 노니는 코모도드래곤들의 모습이다.  여행 팁  라부안 바조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발리로 가야 한다. 대한항공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등이 발리 직항편을 운항한다. 인천에서 6시간 소요.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까지 가는 방법은 3가지.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코모도 공항까지의 항공기 이용, 발리나 쿠팡에서 라부안 바조 항구까지 페리호 이용, 마지막으로 엔데나 마우메레에서 라부안 바조까지의 육로 여행도 가능하다.   글사진 라부안 바조(인도네시아)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로 축구 잉글랜드와 러시아 2차전 앞둔 랑스와 릴에서는?

    유로 축구 잉글랜드와 러시아 2차전 앞둔 랑스와 릴에서는?

     팬들의 폭력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잉글랜드와 러시아가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있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러시아(1무)가 우리 시간으로 15일 밤 10시 프랑스 북부 릴에서 슬로바키아(1패)와 B조 2차전을 벌인다. 16일 같은 시간에는 랑스에서 잉글랜드(1무)와 웨일스(1승)가 대영제국의 전통적 앙숙으로서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다른 날, 다른 곳에서 경기하는데 무슨 걱정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잉글랜드가 경기를 펼치는 랑스는 릴에서 남서쪽으로 30여㎞ 밖에 떨어져 있다. 많은 잉글랜드 팬들이 훨씬 큰 도시인 릴을 찾아 묵을 것으로 예상된다. 릴은 랑스로 가는 길에 들러야 하는 곳이다. 프랑스 당국은 이에 따라 릴에 배치되는 경찰 인력을 4000명으로 늘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술을 판매하는 가게들은 17일까지 문을 닫고 350곳의 주점은 이날 오전부터 다음날까지 폐업하기로 했다. 방송에 따르면 전날부터 거리 곳곳에서 경찰에게 항의하는 축구 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릴 도심의 한 바 앞에서 러시아 서포터들이 의도적으로 잉글랜드와 웨일스 팬들에게 시비를 걸어 격분한 남성이 의자를 집어던지며 다투는 장면도 목격됐다.    BBC의 한 기자는 릴의 분위기가 폭풍 전야처럼 고요한데 이날 정오를 넘겨 러시아 서포터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영국 당국은 자국민들에게 가급적 릴이나 랑스에 가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러시아는 나흘 전 선수들이 잉글랜드와 1-1 극적인 무승부를 이룬 것보다 경기장 안에서 거칠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서포터들을 폭풍처럼 진압(?)해 유명세를 떨쳤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러시아 서포터들이 또다시 그 같은 폭력 사태를 일으키면 자동으로 실격패를 선언,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러시아축구협회는 자국 팬들에게 “법에 복종하고 상대 팀과 팬들을 존중하라”고 당부했다.    옛소련은 1960년 초대 대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는 단 4팀만이 본선을 치렀다. 최근 대회 성적 중 가장 뛰어났던 것이 2008년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것이었다.    체코와 분리된 이후 처음 유로 대회에 나선 슬로바키아는 첫 승이 간절한 상황이다. 두 나라는 진땀 나는 명승부를 연출한 최근의 흐름을 갖고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예선 두 경기 모두 무승부를 이뤘고, 6년 뒤 유로 2012 예선에서도 각자 원정 경기를 1-0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2년 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슬로바키아를 1-0으로 꺾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中베이징 한복판서 ‘590년 전 자금성 터’ 발견

    中베이징 한복판서 ‘590년 전 자금성 터’ 발견

    중국 베이징 한복판에서 수백 년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초기 자금성의 흔적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고궁박물원 고고학자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깊이 5.4m, 폭 2.5m의 벽돌로 제작된 장벽의 흔적을 확인했다. 이 장벽이 발견된 자금성의 자녕궁 광장은 지난달 지하 발전소와 소화 설비 시설 개·보수 작업이 이뤄지던 공사 현장이었는데, 인부들이 작업을 위해 땅을 파던 중 인위로 만든 것이 확실해 보이는 벽돌 장벽을 발견한 뒤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고고학자들은 해당 장벽이 15세기 명나라시대(1367~1644), 구체적으로 1406~1420년 사이에 만들어진 자금성의 일부로 추정하고 있다. 약 59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것은 현지 학자들로부터 ‘초기의 대형 궁전터’로 불리며, 자금성 내에서 명나라 시대의 담벼락과 건축물의 흔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사로잡았다. 고궁박물원 소속 연구원인 샨지샹은 “이번에 자녕궁 측면에서 발견한 담장은 지금까지 발견된 명나라 초기의 궁전 건축물 형태 및 특징과 일치한다”면서 “명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자금성의 초기 터전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밀한 발굴 작업을 마친 후에는 유리 바닥을 설치해 많은 관람객이 이 곳을 찾아 자금성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금성은 1406년 명나라 영락제에 의해 축조가 시작된 지 총 15년 간 백만 명의 인원이 동원됐으며, 청 시대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수차례 재건축과 보수 공사가 이어졌다. 이번에 발견된 장벽 뿐만 아니라 바닥도 벽돌을 주로 이용했는데, 당시 30여 장의 벽돌을 겹쳐 쌓아 바닥을 만든 것은 지반과 건축물 바닥을 뚫고 침입자가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1421년 자금성이 완성된 뒤 명대와 청대에 걸쳐 500여 년 간 24명의 황제가 살았다. 현재 자금성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장소로 인식되면서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얀마 농촌에 새마을노래…“다른 마을 안 부럽죠”

    미얀마 농촌에 새마을노래…“다른 마을 안 부럽죠”

     “새마을, 아웅 민 파 세이(성공).”  지난 7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인 네피도 외곽에 있는 칸타르 마을 입구에서는 주민들의 힘찬 구호가 울려 퍼졌다. 우기를 앞두고 마을 길을 새로 깔기 위해 주민들이 모인 자리였다. 한글로 ‘새마을’이란 문구가 새겨진 녹색 조끼를 입은 주민들은 자갈길 위에 모래를 흩뿌리고 불도저로 길을 다졌다. 길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한국어로 ‘새마을노래’가 흘러나왔다. 이곳은 미얀마 전국에 지정된 100개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중 하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014년부터 미얀마의 새마을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주민들이 주체가 돼 사업을 발굴·진행하는 방식으로 농촌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2019년까지 이 사업에 총 2200만 달러(약 257억원)를 투입한다. 칸타르 마을은 올해 새로 사업을 시작한 곳으로 주민들의 참여 열기가 상당히 뜨거웠다. 새마을회장인 우 뉜 쉐(54)는 “새마을운동을 하며 협동력도 높아지고 생활도 발전하고 있다”며 “다른 마을 대표들도 여길 와 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새마을운동은 박근혜 정부 들어 공적개발원조(ODA) 모델로 수출되면서 국내의 정치적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미얀마에서는 효율적인 농촌공동체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담당자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문상원 코이카 미얀마사무소 부소장은 “중요한 건 개발의 중심을 외국 전문가가 아닌 마을 주민들에게 뒀다는 것”이라며 “이 사업을 꼭 새마을운동이라 부르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은 미얀마 신정부의 국가개발 프로젝트인 ‘100일 계획’에도 포함됐다. 코이카의 미얀마 ODA 사업은 농촌 개발에 집중돼 있다. 인구 5500만명의 70%가 농민인 이 나라에서 농촌 개발은 곧 경제개발을 뜻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네피도 농업기술연구국 부지 내에서 착공식을 개최한 ‘수확후 관리기술연구소’도 농가소득 확대가 목표다. 미얀마는 농산물의 저장 및 가공 기술이 미미해 쉽게 썪는 과일이나 채소는 유통 과정에서 상당량이 버려진다. 윤기호 코이카 자문관은 “내년 6월 연구소가 완공돼 관리기술이 개발되면 버리는 농산물의 양이 줄어 결과적으로 농업 생산력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이카는 미얀마 바간에서는 ㈔푸른아시아와 함께 숲 조성 사업을, 양곤에서는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사업의 일환으로 여성능력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해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하며 전 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ODA 분야에서도 주요 사업 대상국으로 부상해 일본의 경우는 전체 ODA 예산의 10%를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얀마를 ‘중점 협력국’으로 지정하고 올해 2358만 달러(약 276억원)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일본의 10분의1 수준밖에 안 된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봉사단원들의 평균 활동 기간이 22개월로 일본 등에 비해 길어 사업 이해도가 높다는 게 강점이다. 또 미얀마도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져 우수한 현지 인재들이 코이카에서 활동하며 양국 협력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김인 코이카 전략기획이사는 “지난 20년간 베트남이 우리의 원조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면 이제는 미얀마가 ‘넥스트 베트남’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글·사진 양곤·네피도·바간(미얀마)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작성한 기사 현행법으론 저작권 보호 못 한다고?

    인공지능(AI)이 렘브란트의 화풍을 배워 그림을 그렸다면 그 그림은 누구의 것일까. 최근 AI가 그림을 그리고 기사를 작성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저작권을 보호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13일 내놓은 ‘인공지능의 법적 쟁점-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의 법률 문제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AI가 만든 저작물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는 네덜란드 기술자들과 공동으로 AI에 딥러닝을 통해 렘브란트 그림의 특징을 학습시켰다. 이후 AI에 렘브란트 화풍으로 모자를 쓰고 하얀 깃 장식과 검은색 옷을 입은 30~40대의 백인 남성을 그리라고 명령했다. 그 결과 AI가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렘브란트와 똑같은 화풍으로 남자의 초상화를 그려 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AI가 그려 낸 콘텐츠의 질이 단순히 인간을 모사하는 차원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창작해 내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AI가 만든 콘텐츠가 예술적 가치가 있거나, 창작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없다. 현행법상 저작권은 ‘인간이 창작한 결과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영국은 ‘컴퓨터로 만든 어문, 연극, 음악 또는 미술 저작물의 경우 저작자는 그 저작물의 창작을 위해 필요한 조정을 한 자’로 돼 있어 AI를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을 저작자로 간주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김윤명 선임연구원은 “지식재산권을 누구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놓아 두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입법 검토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한국 ‘세계 최악의 빛공해국’…밤하늘 별 볼일 없는 나라

    한국 ‘세계 최악의 빛공해국’…밤하늘 별 볼일 없는 나라

    빛공해에 찌든 지구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지구 빛공해 지도가 발표되어 지구촌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빛공해가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에게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구의 인구 중 3분의 1은 극심한 빛공해로 인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볼 수 없게 되었으며, 또한 미국 인구 중에 80%가 은하를 볼 수 없는 빛공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빛공해란 인공 조명기구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인체와 동물, 농작물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농작물의 경우 하루 최대 일장 시간이 12시간 이내여야 개화와 출수의 때를 맞출 수 있다. 따라서 농작물의 과도한 빛 노출은 수확 감소로 이어진다. 또한 사람에 있어서도 과도한 빛노출이 암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지구 빛공해 지도를 보면 자신이 은하를 볼 수 있는 곳에 사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불행하게도 한국은 이탈리아와 더불어 거의 대부분 지역이 은하수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런 연유로 한국의 아마추어 천문가들은 빛공해가 없는 지역을 찾아 점점 더 오지로 쫓겨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근교에서 그나마도 천체관측이 가능한 지역은 경기도 양평과 강화도 등 몇 곳에 지나지 않는다. ​ 빛공해는 특히 선진국을 위시한 개발도상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 도시가 만들어지고, 도시는 불야성을 이루어 하늘의 별빛을 지우고 있다. 미국해양대기청 소속 과학자 크리스 엘비지 박사는 “미국은 이제 모든 세대가 은하수를 본 기억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지게 되었다”면서 “이는 인류와 우주와의 크나큰 단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엘비지 박사는 이번 지구 빛공해 지도를 작성하는 데 있어 고해상도 위성 데이터를 활용하는 팀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이 고해상도 위성 데이터는 하늘의 밝기를 전례없는 정밀도로 측정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빛 공해 지도 제작 국제팀이 수오미(Suomi) 극궤도 위성과 2만 865개소의 전 세계 지상 관측소 데이터를 종합해 조사해본 결과, 싱가포르와 한국, 이탈리아가 가장 빛공해가 심한 지역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빛공해 과학 기술 연구소의 파비오 팔치 박사는 “이 새로운 빛공해 지도는 우리가 LED 테크놀러지로 시급히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경고라 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가 만약 LED로 신속히 조명체계를 바꾸지 않는다면 빛공해는 2~3배 이상 증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G20 정상회의에 맞추어 발표된 이번 지구 빛공해 지도는 이탈리아와 한국이 가장 심각한 빛공해국으로, 그리고 캐나다와 호주가 가장 빛공해가 낮은 국가임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와 독일의 주민들은 자신의 주거지역에서 은하수를 볼 수 있는 반면, 사우디 아라비아와 한국의 주민들은 거의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유럽의 경우, 극히 좁은 지역만이 빛공해에 찌들지 않은 밤하늘을 가지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스웨덴, 노르웨이, 그리고 스페인의 시골지역이 비교적 천체관측에 적합한 곳으로 보인다. 팔치 박사는 “이 지구 빛공해 지도가 사람들로 하여금 빛공해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도 인류도 멸종할까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도 인류도 멸종할까

    사라진 벌들의 경고/마크 윈스턴 지음/전광철·권영신 옮김/홍익출판사/304쪽/1만 4800원 작은 곤충이지만 하는 일은 여간 아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식량자원의 3분의1가량이 곤충에 의해, 그 가운데 80~90%가 꿀벌에 의해 수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전 세계 40만여 종의 식물 가운데 75%가량의 번식에 꿀벌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진다면 전 세계 식물의 번식에 문제가 생기고, 식량 부족에 이어 자연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전율스럽게도 지금 벌들이 무서운 속도로 소멸하고 있다. 새 책 ‘사라진 벌들의 경고’는 이처럼 꽃가루를 옮겨 식물의 수정을 돕는 벌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현실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벌이 사라지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저자는 독성물질이 함유된 농약이 벌의 생태환경에 악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2006년 미국의 양봉장에서 벌의 25∼40%가 자취를 감추는 ‘군집 붕괴’ 현상이 벌어졌는데, 저자는 이 같은 현상이 양봉의 규모가 커지고 기계화되면서 더 많은 농약을 사용한 결과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토종벌이 문제다. 서양벌의 ‘군집 붕괴’가 성충에게 문제를 일으킨다면, 토종벌에선 애벌레가 썩어 죽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른바 낭충아봉부패병인데, 이 전염병이 발병하면 구제역처럼 반경 6㎞의 토종 벌통을 소각 처리해야 한다. 책에 따르면 2007년에 발생해 그해 77%가, 2010년에는 90%가 폐사한 데 이어 2013년엔 토종벌 40만통 가운데 겨우 3만통만 살아남았다. 토종식물의 수분에도 비상이 걸린 셈. 우리가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에만 정신 팔린 사이 또 다른 생태계가 병으로 신음하고 있었던 것이다. 벌의 급감은 식량 위기를 불러온다. 저자는 미국 하버드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꿀벌 등 꽃가루 매개 곤충이 사라지면 매년 142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이내에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꿀벌의 감소로 비롯된 식물 식량의 부족으로 인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속히 늘 것이란 분석에선 한숨만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벌이 사라질 정도로 환경이 오염된 상황을 인간이 외면하고 있고, 독성물질이 다른 요인과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이 밖에 벌의 생물학적 특성, 인간과 벌의 친밀한 역사 등에 대해서도 전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6] 우유는 정말 몸에 좋은 식품일까 (상)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6] 우유는 정말 몸에 좋은 식품일까 (상)

    흔히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불린다. 그만큼 성장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예전에 이런 신문 광고 카피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이는 것은 미래를 위해 가장 값진 투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우유의 폐해를 지적하는 가설과 지론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유는 생각처럼 정말 몸에 좋을까, 혹시 다른 부작용은 없을까,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적극적인 대답인 셈이다. ‘완전식품’이라는 과장된 용어(엄밀하게 말해 지상에 완전식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용어는 미국 낙농협회가 소비 촉진을 위해 지어낸 광고 카피였는데, 여기에 미국 농무부가 가세하면서 한 순간에 정설로 포장됐다.)에서 보듯이 우리는 지금 우유에 대한 상반된 견해의 중간에서 다소 어정쩡하게 우유를 대하고 있다. ‘어쩌면 완전식품이 아니라 독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가진 부류가 있는가 하면 ‘우유만한 게 어딨어?’라거나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 낫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류가 엄존한다. 이런 논란은 의료계에서도 진행형이다. 한 쪽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우유를 섭취할 경우 유방암 등 특정 암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하는가 하면 “우리가 아는 우유의 효능은 과장됐다.”는 지견이 있는 반면 “그래도 마셔서 얻는 건강상의 이점이 마시지 않아서 잃을 수 있는 문제를 상쇄하므로 마시는 게 이득이다”고 주장한다. ●우유에 대한 기억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세계 질서는 이전의 서유럽 중심에서 미국과 소련(러시아)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이른바 냉전시대의 시작이다. 이런 냉전 실서는 세계의 각국을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으로 이해했고, 미국과 소련은 적극적으로 내 편 만들기에 나섰다. 이 와중에 미국이 우리에게 베푼 시혜 중에 ‘탈지분유 무상지원’이라는 게 있었다. 자기 편 우방국을 위해 자국에서 다 소비하지 못하는 가공 우유를 나눠주는 일종의 빈곤퇴치 프로그램이었다. 탈지분유란 우유의 지방 성분을 상당량 제거한 뒤 가루 형태로 가공한 우유를 말한다. 초등학교 시절, 종례시간에 담임선생님이 과제를 내주셨다. “내일부터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등교할 때 개인 컵과 소금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엄명이었다. 그 날부터 내 책보자기에는 낡은 양철 필통과 함께 소금 봉지를 넣은 양철컵이 같이 싸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전교생이 반별로 줄을 지어 소사(小使) 아저씨가 운동장 한 켠에 큰 가마솥을 걸고 끓여낸 우유를 한 컵씩 받아들고는 삼삼오오 흩어져 후후 거리며 마셨다. 닝닝해 시쳇말로 ‘엣지’가 없는 맛이니 가져온 소금으로 간을 맞춰서 마셨다. 선생님들도 함께 마셨다. 첫 날 오후, 몸에 좋다는 우유를 받아마셨는데, 교실에서는 난리가 났다. 낯빛이 노랗게 떠서 배가 아프다며 뒹구는 놈, 참다 못해 화장실로 달려가 물찌똥을 쏟아내는 놈, “뱃속에서 ‘구라파전쟁’이 벌어진 것 같다”며 연신 방귀를 뀌어대고 트림을 해대는 놈 등등 한 마디로 희한한 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한 시간 45분 수업에 담임 선생님도 너 댓 번을 들락거렸는데, 모르긴 해도 변소행이었을 것이다. 다음날도 학교에서는 끓인 분유를 학생들에게 나눠줬으나 대부분이 마시는 척 하고는 돌아서서 땅바닥에 쏟아버렸다. 선생님이 “우유 안마시고 버리는 놈은 다 가려내 청소 시킨다”고 엄포를 놨지만, 아이들은 배앓이에 설사 벼락을 맞는 것보다 청소가 낫다고 여겨 굳이 그걸 마시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이 어림잡아 열에 여덞, 아홉이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본 어른들은 우유에 쇠기름이 많아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유병’의 원인은 ‘락타제 결핍’ 우유에는 쇠기름이 많아서 설사를 한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정설로 통했다. 우유에서 기름을 뺀 탈지분유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이런 생각은 1965년 미국의 존스 홉킨스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그랬다. 사실, 존스 홉킨스병원에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의 원조 담당자들의 불평이 적지 않았다. 우방국을 굶주림과 집단 영양실조 상태에서 구제하기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배정해 우유를 원조하는데, 설사니 배앓이니 하며 불평한다고 못마땅해 한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우유가 기아나 영양실조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았어도 ‘인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유를 소화 흡수하지 못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런 마당에 ‘우유를 마시면 나타나는 설사나 복통 등 특이한 장애는 우유에 포함된 당분을 소화시키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는 존스 홉킨스의 연구 결과는 많은 것을 설명해 주기에 충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락토우즈’라고 불리는 이 다당류는 거의 모든 포유동물의 젖 속에 들어있는데, 분자 구조가 너무 복합적이어서 소장에서 흡수rk 안 된다. 소장에서 정상적으로 혈관에 흡수되어 대사 과정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체내에서 분비하는 소화효소에 반응해 단당류인 ‘글루코즈’와 ‘갈락토즈’로 분해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작용하는 젖당 분해효소인 ‘락타제’가 부족하거나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백인은 전체의 20% 가량이 락타제 결핍이고, 흑인은 무려 75%가 부족하다. 한국인의 경우 우유를 소화시키는 락타제 효소가 충분하게 분비되는 사람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며,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유 한, 두 잔 정도 감당할 수 있는 락타제를 가진 사람은 2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보다 먼저 미제 분유가 공급된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에서도 예외 없이 말썽이 생겨 ‘우유병’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보다 앞서 미국 정부가 제공한 우유와 분유를 섭취한 인디언보호구역의 인디언들도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으나 정부 관리들은 “우유는 문제가 없다. 아마도 그들이 우유를 섞어 마신 물이 문제였을 것이다.”며 딴전을 부렸으나, 그 관리들이 악의를 가졌다고 볼 수도 없다. 원인을 모르기는 그들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가공된 신화 ‘완전식품’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류학자인 미국 컬럼비아대 마빈 헤리스 교수는 그의 저서 ‘음식문화의 수수께끼’(한길사)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미국의 낙농업자와 농무부, 미국의사협회가 ‘우유는 완전식품’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낸 과정을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하루에 1쿼트(약 1.14ℓ)의 우유를 마셔라. 모든 학교의 점심 급식에 우유를 넣어라. 식사 전에, 식사를 하면서, 식간에, 그리고 밤참으로 우유를 마셔라. 우유를 살 때는 마개가 달린 플라스틱 용기에 든 것을 갤런 단위로 사라.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우유를 마셔라. 위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종기를 치료하기 위해, 설사를 그치게 하기 위해, 신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그리고 불면증을 완화하기 위해 우유를 먹어라. 우유는 절대로 해롭지 않다.’ 이 같은 우유에로의 유인 정책이 범사회적으로 이뤄졌고, 당연히 다른 나라에도 전파됐다. 다른 나라 전파는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흉내내기를 해대는 후진국의 정책 관계자와 미국 유학생들이 주도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숙면을 위해 자기 전에 적당량의 따뜻한 우유를 마시라고 권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아무리 우유의 효능과 순기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하더라도 근거를 밝히지도 않고 정부부처나 의사단체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의아하기도 하다. 미국 사례의 데자뷰 같은 의아함이라고 해두자. 이렇게 해서 우유는 ‘영양상의 이점이 많은 식품’에서 졸지에 ‘완전식품’으로 둔갑했다. 프랑스의 대중적인 저널리스트인 티에라 수카르는 그의 저서 ‘우유의 역습’에서 이런 맹목을 신랄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과학적인 증거와 신뢰할 수 있는 연구들을 통해 보건 당국에서 권장하는 대로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 오히려 만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우리 식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우유가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는커녕 되레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암과 당뇨병, 심근경색 등을 유발한다. 물론, 이런 논의는 다양한 시각의 한 가지이고, 많은 주의·주장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점검은 해봐야 한다. 식탁과 먹거리에 대한 우유의 지배력이 말 한, 두 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우유는 정말 좋은 식품일까-2’가 이어집니다.] jesh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日 국명 딴 113번 원소 ‘니호늄’ 확정적

    일본은 주기율표에 이름을 올린 아시아 첫 번째 나라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원소 주기율표 113번째 자리는 일본 국명이 붙은 ‘니호늄’(Nh)으로 채워지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 이는 일본이 기초과학 강국의 면모를 또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이기도 하다.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은 8일 오후(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113번 니호늄과 함께 115, 117, 118번 등 새로운 원소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115번 원소는 모스코븀(Mc), 117번 원소는 테네신(Ts), 118번은 오가네손(Og)로 제안됐다. IUPAC은 원소의 원자량, 화합물의 이름, 표준 실험 방법 등 화학과 관련한 중요 문제를 결정하는 국제기관이다. 원소 이름은 발견자나 발견 국가에서 제안할 수 있는데 이번에 나온 원소 이름들은 5개월 동안 학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 이견이 없으면 올해 11월 8일 공식 명칭으로 결정된다. 전 세계 교과서에도 실린다. 주기율표를 새로 채운 4개의 원소 중 113번 원소는 2004년 처음 발견됐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 일본이 서로 자기들이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해 주목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31일 IUPAC이 ‘113번 원소의 주인은 일본’이라고 최종 판정하면서 일본이 권리를 가지고 갔다. ‘우눈트륨’이라는 임시명으로 불린 113번 원소 명칭으로는, 1~16족 원소에 붙는 ‘-이움’(ium) 앞에 일본의 영어식 명칭을 접목한 ‘자포늄’, 원소를 발견한 일본이화학연구소(리켄)의 이름을 딴 ‘리케늄’도 물망에 올랐다가 결국 니호늄으로 수렴됐다. 현재 주기율표 118개의 원소 중 나라 이름이 붙은 것은 31번 갈륨(Ga·프랑스의 옛 라틴어 이름), 32번 저마늄(Ge·독일), 44번 루테늄(Ru·러시아) 등 6개뿐이다. 인공원소를 만드는 연구와 관련해서는 미국 로런스버클리연구소와 러시아 핵연구공동연구소, 독일 중이온연구회가 치열하게 경쟁해 왔는데 20세기 말부터 일본 리켄도 투자를 늘리면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동철 칼럼] 통일신라 정병과 도계탄광

    [서동철 칼럼] 통일신라 정병과 도계탄광

    지난주 강원 삼척시 도계읍에서 국보급 통일신라시대 정병이, 그것도 두 점이나 동시에 출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병(淨甁)은 우주의 기운이 응축된 정수(淨水)가 담겨 있는 것을 상징하는 불교 의례 용구이다. 정병이 발견된 곳을 그저 흥전리 절터로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은 절 이름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책에도 등장하지 않고, 절 이름을 알려 주는 유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흥전(興田)이라는 땅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영동선의 나한정역과 흥전역 사이 철도를 ‘스위치백’으로 개설한 것이 1962년이다. 앞서 일제가 1940년 태백시 철암과 지금의 동해시 묵호 사이 산업철도를 부설했을 때에도 이 구간은 ‘인클라인’이었다. 모두 고저 차이가 심한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선로 부설 방식이다. 선로를 지그재그로 잇는 방식이 ‘스위치 백’, 윈치로 열차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인클라인’이다. 2012년 ‘스위치 백’ 폐선으로 흥전역도 폐지됐다. 대신 전장 16.24㎞의 솔안터널이 뚫렸다. 국내 최초의 ‘루프’형 터널이다. 무려 387m의 표고 차를 극복하고자 연화산 속을 나선형으로 한 바퀴 휘감아 오르내리는 방식이다. 난공사 중의 난공사로 터널 굴착에만 13년이 걸렸다. 일찍부터 이 지역에 철도를 건설한 것은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 때문이었다. 흥전리 절터로 가는 길도 당연히 험했다. 717m 봉우리의 정상이 지척이다. 태백과 삼척을 잇는 국도에서 절터로 올라가는 중간에는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가 있었다. 광차(鑛車)가 갱구로 연신 드나들었지만 왠지 활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곳에서 4륜 구동차로 갈아탔다. 해발 680m의 발굴현장으로 ‘등반’하는 내내 엔진과 타이어는 비명을 질러댔다. 흥전리 절터 3차 시굴 및 발굴 조사의 현장설명회 자리에는 발굴 유구와 출토 유물의 중요성을 상징하듯 많은 보도진과 관계전문가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 눈길을 잡아끈 것은 도계읍 적십자봉사단원들이 음료수며 과일을 대접하는 모습이었다. 차에서 내려 다시 짧지 않은 산길을 걸어 올라아 하는 발굴현장이다. 중년 여성들이 상당한 무게의 짐을 이고 지고 찾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내 고장에서 의미 있는 문화유산이 발굴되고, 온 나라가 떠들썩할 만한 유물이 출토되는 것은 축복이다. 관념적으로는 그렇지만 현실은 딴판이어서 뛰어난 문화유산이 모습을 드러내면 주변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이고 지역 주민은 오히려 피해를 본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도계읍 주민들처럼 진정으로 정병 출토를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러지 않아도 불교문화재연구원 조사단은 2014년 1차 시굴조사 때부터 현지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내려오는 길에 잠시 들른 도계광업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도계광업소에서는 정부의 대한석탄공사 폐지 및 도계광업소 폐광 방침에 따른 근로자들의 투표가 벌어지고 있었다. 정부의 폐광 방침에 조기 폐광으로 대응하겠다는 안건이었으니 목숨을 건 배수진이나 다름없다. 산 아래 도계읍의 분위기는 더욱 절박해 폐광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온 읍내에 나부꼈고 도계역전에서는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었다. 폐광이 되면 도계읍 경제도 무너질 것으로 주민들은 우려한다. 물론 폐광을 반대하면서도 석탄산업이 언젠가는 사라질 운명의 사양산업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주민들은 흥전리 절터가 크든 작든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는 듯했다. 양양 낙산사만큼이나 중요한 문화 및 종교 유산으로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 주민들의 기대가 다르듯 학계의 자세 역시 다른 발굴현장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병도 정병이지만 석물(石物)을 다룬 솜씨를 보면 신라의 수도 경주의 그것이 연상될 정도라는 감탄이 잇따랐다. 이 까마득한 오지에 왜 이토록 수준 높은 절이 들어서야 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과제다. 의미 있는 절의 역사를 제대로 복원해 주민들에게 작은 웃음이나마 돌려주면 좋겠다. 논설위원
  • ‘웃는 돌고래’ 상괭이 태안서 무더기 발견

    ‘웃는 돌고래’ 상괭이 태안서 무더기 발견

    태안해안국립공원 해역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상괭이 100여 마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2007년 기름유출 사고가 난 해역이어서 해양 생태계가 거의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6일 태안해안국립공원 해역에서 생태조사를 진행하면서 115마리의 상괭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15마리 이상의 무리가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상괭이는 혼자 또는 2마리씩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공원연구원 유류오염연구센터는 2009년부터 허베이 스피리트(HS)호 유류 유출 사고가 난 태안 해역에서 생태계 영향 장기 관찰(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유류오염·해양환경·해양생물 등 20개 분야로 나눠 사고 이후 해양생태계 변화를 파악하고 향후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그동안 모니터링한 상괭이는 총 1000개체이지만 올해처럼 한번의 조사에서 100마리 이상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웃는 모습을 하고 있어 ‘웃는 고래’라고도 불리는 상괭이는 돌고래의 일종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에 보호종으로 등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안과 남해안, 동해안 남부 연안의 낮은 수심에서 서식한다. 연안에서 10㎞ 내, 수심 20m 안팎에서 주로 발견된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발견 빈도가 낮다.공단은 유류오염 피해지인 태안 해역이 상괭이의 주요 서식처로 확인되면서 이곳의 해양 생태계가 회복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용석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상괭이의 기초 생태자료를 충분히 확보해 먹이사슬과 서식환경을 보전하고 국민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이야기(스토리텔링)를 개발하는 등 상괭이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중·미 화합 상징? 中 ‘백악관과 베이징 천단 합체’ 건물

    중·미 화합 상징? 中 ‘백악관과 베이징 천단 합체’ 건물

    중국과 미국은 세계 정치, 경제, 군사를 양분하는 명실공히 'G2' 국가다. 경쟁 속에 공존이 불가피한 관계인 셈이다. 이런 두 나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 최근 중국에 지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河北省) 스쟈좡(石家庄)시의 신창청잉스청(新长城影视城)에 두 눈을 의심케 하는 희한한 건축물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건축물의 북쪽 면은 베이징의 대표적 건축물 중 하나인 천단기년전(天坛祈年殿)의 모습이고, 남쪽 면은 미국 백악관의 모습을 띄고 있다. 아직 마무리 단계에 있어 정식명칭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기이한 구조에 사람들은 ‘중미 합체 건축물’, ‘음양건축물’ 등으로 부르고 있다. 사실 이곳은 5000㎡ 면적규모의 국제영화촬영소다. 중국 드라마 ‘수당영웅5(隋唐英雄)’, ‘포대화상신전(布袋和尚新传)’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사진=동방 IC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화마로부터 국가기록물 지킨다” 특수 소방훈련

    “화마로부터 국가기록물 지킨다” 특수 소방훈련

    우리나라 근현대사 사료와 여러 기록물을 보존하는 국가기록원에서 불이 난다면 물로만 진화해서는 절대 안 된다. 물은 불만큼이나 기록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청정 가스를 함께 사용한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2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서울기록관에서 성남소방서와 군부대, 경찰, 한국전력 등 모두 15개 기관 5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소방훈련을 벌였다. 소방헬기 1대와 소방차 10대, 구급차 7대 등 모두 43대의 장비를 투입했다. 오는 9월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기록관리협의회(ICA)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준비하고 중요 국가기록물들을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날 훈련은 누군가 서울기록관 청사 외곽에 둘러쳐진 울타리를 뚫고 침입해 고의로 산불을 내 건물로 번지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우선 수막설비를 가동해 서울기록관 외벽 전체를 감싼 수막으로 불길을 막았다. 수막설비는 산불 발생 시 화염이나 열기가 건물로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청사 외벽에 물로 막을 형성하는 것으로 국가기록원은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설치했다. 수막 설치에도 불구하고 불씨가 건물의 서고 내부로 옮겨붙은 상황을 가정해 기록물 보존서고 전용 청정소화가스(이너젠가스)를 격발시켜 완전히 진화했다. 이어 5층 건물 옥상에 대피한 직원들을 굴절차로 구조하며 훈련을 마쳤다. 이너젠가스는 다른 소화약재의 20%와 맞먹는 적은 양으로 효과를 극대화해 오염을 최소화한 청정 가스다. ‘할론’ 대체재인 이너젠가스 분사는 대기 중 산소 농도를 낮춰 불을 끄는 방식이라고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우리의 역사이자 소중한 미래 정보자원을 함께 지켜 나가는 디딤돌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사바나의 지열발전소/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사바나의 지열발전소/구본영 논설고문

    사바나는 사막과 열대 우림 사이에 펼쳐진 초지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보듯 동물의 왕국이다. 다만 무덥고 건기엔 물이 부족해 주거지로서 쾌적한 환경은 아니다. 이런 사바나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 케냐에서 5100억원 규모의 지열발전소를 우리 기업이 건설할 가능성이 커졌단다.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케냐 현지에서 양국 간 ‘전력·원자력 양해각서’가 체결되면서다. 지금은 설득력을 잃었지만 1960∼70년대 ‘종속이론’이 풍미한 적이 있었다. 단순화하면 선진국들이 후진국의 자원을 헐값으로 사서 상품으로 가공해 비싸게 되파는 식으로 착취한다는 도식이다. 한·케냐 지역발전소 건설 협력은 그런 얼치기 이론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매우 바람직하다. 저개발국의 자원을 현지에서 활용함으로써 제국주의적 자원 수탈과는 거리가 먼 협력 방식인 까닭이다. 물론 지열발전이 에너지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할 만능열쇠는 아니다. 지구상의 지열을 모두 활용하면 다른 에너지원은 필요 없다는 논리는 탁상공론일 뿐이다. 지열발전은 지하의 고온층으로부터 열을 받아 발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증기나 뜨거운 물이 있는 고온층까지 파내려 가는데 드는 에너지가 더 비싸다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 지진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도 지열발전소 건설의 아킬레스건이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도 2006년 12월 가동을 개시한 뒤 규모 3.4 지진이 덮치자 문을 닫아야 했다. 다행히 케냐는 지열이 풍부하지만 지진에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라고 한다. 이미 우리 기업이 2014년에 준공한 3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지열발전소도 별 무리 없이 가동 중이다. 사바나는 스페인어로 ‘나무가 없는 평야’라는 뜻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나무가 적은 케냐의 사바나 초원에 화력발전소 대신 우리 기술로 지열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한다면? 그야말로 우리와 케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 한·케냐 비즈니스 포럼에서 우리 기업인들을 만난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도 그런 인식을 내비쳤다. “현대엔지니어링, 한전 같은 기업 덕분에 지열을 적극 활용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며 “이 전기 때문에 한국 기업은 케냐에 냉장고를 팔 수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지열발전소로 케냐 국민들이 청정한 사바나의 아침을 맞게 된 지금 우리의 에너지 정책을 돌아보게 된다. 녹색성장을 외친 지 오래지만 정작 우리의 원전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생각도 든다. 원전이 높은 가성비와 이산화탄소 절감 등 강점은 있지만, 폐기물 처리나 만에 하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오늘의 편리함에 취해 내일의 위험성에 눈감아선 곤란하다. 케냐 지열발전소 수주가 원전 강국에서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해외여행 | Healing Alberta 알버타②Banff 한 달쯤 살고 싶은 동네, 밴프

    해외여행 | Healing Alberta 알버타②Banff 한 달쯤 살고 싶은 동네, 밴프

    ●Banff 한 달쯤 살고 싶은 동네, 밴프 시차 탓인지 새벽 5시도 안 돼 잠에서 깼다. 동이 틀 때까지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이른 새벽의 밴프 타운과 로키를 보고 싶었다. 아침 7시, 어둠이 걷히자마자 동네 산책을 나선다. 어제 스키를 타다 탈이 난 다리를 어기적어기적 끌고 가듯 걸으면서도 설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찼다.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진다. 밴프는 언젠가 한 달쯤 살아 보고 싶은 동네다. 해발 1,583m의 밴프 타운은 로키의 동쪽 비탈면에 위치한다. 대륙횡단철도 건설에 참여한 인부 세 명이 우연히 밴프 인근의 설퍼산Sulphur Mountain에서 온천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밴프는 1885년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대자연 원시림의 장엄한 풍광을 가진 밴프국립공원은 로키의 심장이다. 시간이 없어 미처 가보지 못했지만 밴프 스타벅스에서는 커다란 흑곰을 볼 수 있고, 머그컵You Are Here Collection에는 그리즐리곰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스타벅스다. 세계적인 관광지 로키산맥 여행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곳이라 북적북적한 분위기와 세계적인 브랜드 호텔 등을 떠올리겠지만 밴프 타운은 아주 소박하다. 흔하기 짝이 없는 브랜드 호텔 하나 없다. 메인 도로에서 부러 한 블록을 벗어나 걸었다. 관광지가 아닌 로컬의 일상적 모습을 보고 싶었다. 언뜻언뜻 보이는 로키산의 모습이 아니라면 여느 캐나다의 작은 타운과 다를 게 없다. 조용하고 평화롭다. 걷다 보니 밴프 기차역이 나왔다. 1885년 완공된 대륙횡단철도 구간의 한 기차역이다. 철로 끝에 로키산이 눈부시게 하얗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밴프와 인근의 레이크 루이스 국립공원을 방문하기 시작한 지 어느 새 백년이 훌쩍 더 지났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의 명성은 전혀 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해만 간다. 여름철에 밴프에서 방을 구한다는 건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로키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와 알버타주 경계에 위치한다. 만년설이 쌓여 있는 로키의 준봉들은 가슴이 서늘해질 만큼 아름답다. 간단히 말하면 로키는 돌산이다. 로키의 90%는 퇴적암이다. 의문이 든다. 로키에서 자라는 수많은 나무들은 뭔가? 놀랍게도 바위를 뚫고 자라는 나무들이다.북미대륙의 줄기라 할 수 있는 캐네디언 로키의 길이는 1,500km, 너비는 80km에 달한다. 대자연의 파노라마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호수와 빙하, 폭포를 만날 수 있는 캐네디언 로키 안에는 4개의 국립공원과 3개의 주립공원이 있다. 천여 마리의 그리즐리곰과 흑곰이 산다고 알려져 있다. 로키 여행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로키를 따라 남에서 북으로, 또는 북에서 남으로 이동한다. 캘거리에서 서쪽으로 100km, 1시간 30분 거리에 자리한 밴프국립공원은 로키 최고의 관광지다. 면적은 6,600km2, 우리나라 충청남북도를 합친 것보다 조금 작다. 1985년 유네스코는 밴프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큰 산에서 경험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아웃도어 액티비티의 파라다이스가 밴프다. 여름철에는 1,500km에 달하는 밴프국립공원의 온갖 트레일을 걸으며 엘크와 무스, 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로키를 또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곳은 밴프 온천Banff Upper Hot Spring이다. 철도 인부들이 발견한 밴프 온천은 설퍼산 중턱에 위치한다. 로키를 바라보며 1년 내내 온천욕을 즐긴다. 이 세상 온천 중에서 이보다 더 좋은 뷰를 가진 곳이 있을까? 로키의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로키의 스펙터클한 풍경을 보려면 낮에 가야 한다. 지난 100년 동안 수많은 여행자들은 온천치료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 이른 새벽 밴프를 산책하는 동안 내 눈을 확 잡아 끈 정보가 있다. 밴프 인터내셔널 호스텔 현관에 붙어 있던 메모다.‘당신을 위한 특별한 요금, 1주일 숙박은 CAD185, 한 달은 CAD600(세금 포함), 아침식사와 와이파이 포함.’ 날이 따뜻해지자마자 밴프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밴프 온천Banff Upper Hot Springs10:00~22:00 연중 개방 어른 CAD7.5, 아이 CAD6.3 +1 403 762 1515 www.hotsprings.ca ●Spring Ski3월에 떠난 스키 여행샴페인 같던 꿈의 스키장 여기는 어디일까? 전나무, 가문비, 소나무숲 사이 새하얀 눈밭에 나 홀로 서 있다. ‘말로만 들었던 ‘샴페인 파우더’ 눈밭이다. 주변에는 어떤 인적도 없다. 내가 캐나다의 스키장에 있다는 게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밴프의 노퀘이 스키장Mt. Norquay Ski Resort 슬로프에는 오직 나뿐이었다. 이런 순간이 또 올까 하는 황홀한 기운에 홀려 발목 위가 푹 패일 정도로 부츠에 짓눌리고, 넘어져 눈밭을 구를 때조차 화상을 입었는지도 몰랐다. 두터운 양말을 빼먹은 거야 경솔했다 해도 부츠가 꽉 끼는지는 왜 알지 못했을까. 나는 로키에서 정신이 나갔던 게다. 그만큼 이곳은 꿈의 스키장이다. ‘황제 스키’ 같은 세속적인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 내가 노퀘이를 ‘꿈의 스키장’이라고 한 건 스키장을 독점해서가 아니라 설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스키장에서 로키라는 위대한 자연과 교감하는 순간이 황홀했기 때문이다. 아, 정말 좋아! 스키를 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이렇게 내뱉곤 했다. 노퀘이 스키장은 밴프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이다. 차로 10분 정도 걸린다. 28개의 슬로프를 갖고 있다. 로키의 여느 스키장이 그렇듯 11월부터 장장 5월까지 스키를 탈 수 있다. 노퀘이는 흔히 밴프에서 가장 좋은 ‘가족 스키장’이라고 불린다. 밴프국립공원에서 유일하게 야간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 스키장에서 스키어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리프트 대기 시간’ 같은 말이 이곳에는 없다. 스키를 타지 못하는 이들은 스노튜빙을 즐길 수 있다. 스노튜브파크에서 커다란 튜브를 타고 슬로프를 빠르게 내려오는 액티비티다. 밴프 노퀘이9:00~16:00리프트 종일권 어른 CAD65, 청소년 CAD50, 아이 CAD25, 스노슈즈 일일 대여 어른 CAD15, 아이 CAD10(야간 스키는 1~2월 금, 토, 일요일만 운영) +1 403 762 4421 winter.banffnorquay.com 탐험가처럼 걷기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는 밴프에서 북쪽으로 56km 떨어져 있다. 보우 밸리Bow Valley를 거쳐 차로 4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빙하호인 레이크 루이스는 캐나다의 영원한 보석이란 찬사를 받아 왔다. 호수 너머 빅토리아 빙하Victoria Glacier는 로키의 보석이다. 느닷없이 시야 안으로 들어온 거대한 빙하산의 위용은 보고 또 보아도 대단하다.호수 인근의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Lake Louise Ski Resort은 로키산맥 최고의 하이킹 및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소이자 북미에서도 가장 넓은 스키 리조트 중 하나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스키가 아니라 스노슈잉Snowshoeing을 하기 위해서다. 아직 많은 사람에겐 낯선 말이지만 리프트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 누구나 곧바로 즐길 수 있는 게 스노슈잉이다. 마치 서부 캐나다를 찾아온 초기 탐험가들의 흉내를 내는 것 같은 액티비티다. 순록이나 토끼, 스라소니 같은 동물의 발은 넓적하다. 스노슈잉 때 신는 신발은 이들의 넓적한 발과 닮았다. 깊은 눈 속에 발이 푹푹 빠지는 것을 막아 주기에 손쉽게 눈길을 헤쳐 갈 수 있다. 스노슈잉을 할 때 방수신발은 필수다. 스노‘슈즈’라고 했지만 원래 신고 있던 신발을 벗고 스노슈즈를 신는 게 아니라 신발 위에 납작한 스노슈즈를 끼워 넣기 때문이다. 스노슈즈를 신자 내 발은 크고 넓적한 발바닥으로 변신했다. “이제 곧 문을 닫을 거예요.” 스키장 직원이 말했다. 스노슈잉을 본격적으로 즐기려던 참에 나는 무슨 말인가 싶었다. 알고 보니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은 오후 4시면 문을 닫는다. 야생동물이 출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이곳은 한국이 아니다. 캐나다에서 ‘야간 스키’라는 말은 낯설다. 낮이 아닌 어두운 밤에 위험하게 스키를 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스키에 관한 한 캐나다는 파라다이스다. 스키루이스9:00~16:00 리프트 종일권 어른 CAD92, 청소년 CAD72, 아이 CAD35, 가이드 투어, 스노슈즈 렌탈, 리프트권이 포함된 2시간짜리 스노슈잉 패키지는 CAD69 +1 403 497 6932 www.skilouise.com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에어캐나다 www.aircanada.co.kr, 캐나다 알버타관광청 www.travelalbert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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