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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인사이드] 군부정권땐 ‘권부의 아방궁’… 이젠 주말이면 관람객 1만명… 단풍·국화향 가득한 ‘국민 쉼터’

    [주말 인사이드] 군부정권땐 ‘권부의 아방궁’… 이젠 주말이면 관람객 1만명… 단풍·국화향 가득한 ‘국민 쉼터’

    “역대 대통령을 테마로 한 관광지는 세계에서도 이곳뿐이래요.” 8일 오전 11시 충북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산 26-1 청남대를 찾은 관광객은 고개를 갸웃하며 이렇게 말했다. 청주 도심에서 자동차로 20여분 달려 도착한 문의면 미천리엔 옛 대통령 전용별장 청남대를 가리키는 큼지막한 이정표가 손님을 맞았다. 10여㎞를 다시 달리니 대저택에나 있을 법한 커다란 철문과 경비초소가 나왔다. 이런 철문을 하나 더 거쳐서야 청남대가 눈에 들어왔다. 1983년 ‘남쪽의 청와대’로 지은 이곳은 최고 권력자만이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년 세월이 흘러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통큰 결단으로 민간에 문을 활짝 열었다. 338경비부대가 주둔하며 삼엄한 경비를 폈던 ‘권부의 아방궁’은 이제 개방 10년을 맞아 ‘국민 쉼터’로 바뀌었다. 이날 입장객만 6000명을 웃돌았다.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휴게소 또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주말엔 1만명을 헤아린다. 올해 9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슬이 시퍼렇던 군사정부 시절 청남대를 세울 무렵엔 상상도 못했을 모습일 터이다. 대청호를 끼고 나지막이 둘러쳐진 산은 요즈음 물감을 풀어놓은 듯 형형색색 옷을 입고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낸다. 단풍과 국화 향기에 취한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추억을 사진에 담느라 바쁘다. 신현구 청남대관리사업소 운영팀장은 “이곳 나무들이 대청호의 수분을 빨아들여 내장산 단풍보다도 예쁘다”고 자랑했다. 645개 나무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이르자 대청호반의 조화로운 경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맑은 날씨면 대전까지 볼 수 있다. 일상의 답답함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대통령이 머물렀던 본관 주변 잔디밭과 광장은 아이들 놀이터다. 역대 대통령 6명의 이름을 붙인 산책로는 트레킹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대통령 산책로는 11㎞나 된다. 윤진수(42)씨는 “대청호를 보면서 걸을 수 있어 힐링에 최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정자(70·여)씨는 “자연의 오묘함을 만끽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공부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면서 “여러 차례 와도 질리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역사문화관 방명록에는 “대통령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아이들의 글이 빼곡하다. 지난달 16일 역사문화관에서 시작해 5일 막을 내린 대통령 주간행사 때 적은 것이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에 이어 열린 행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활동영상과 생전에 쓰던 라디오, 돋보기, 성적표까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하다 1985년 청남대로 내려온 관리사업소 김찬중씨는 “노 전 대통령 취임 전까지 그 누구도 민간개방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주둔 군부대에 시설보수 등 업무차 방문하는 사람이 민간인으론 유일했다”고 귀띔했다. 당시 청남대는 대통령 경호 때문에 365일 철저하게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벌컨포와 박격포 진지도 구축했다. 대통령이 내려오면 미리 경호실 직원들과 검측요원들이 건물 등을 수색하고 공수부대가 주변 산에 배치됐다. 대통령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수백명이 경비와 경호에 투입돼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50여개였던 경비초소와 철책은 이제 유물로 남았다. 군 막사는 새단장을 해 관리사업소로 쓰이고 있다. 전두환 정권 때인 1983년 12월 준공돼 꼬박 20년이나 베일에 싸여 있던 청남대가 전격 개방되자 국민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개방 초기 욕실 수도꼭지가 금으로 만들어졌고, 대통령과 가족들이 묵었던 본관 지하에는 대청호를 잇는 지하터널이 있다는 소문마저 나돌았다. 휴가차 청남대를 방문한 대통령이 낚시를 즐기면 건너편에서 군인이 잠수복을 입고 물속에 들어가 찌에 고기를 물려 줬다는 얘기도 번졌다. 모두 헛말이었지만 청남대는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나 2004년 연간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청남대에서 10㎞ 떨어진 문의면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산 뒤 셔틀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지만 외지인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기는 곧 시들고 말았다. 생각보다 소박하고 볼거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20여년 전에 지어져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 방문객은 2009년 50만명까지 뚝 떨어졌다. 방문객 급감으로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자 의회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지역 상인들 사이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현직 대통령이 1년에 한 번이라도 청남대를 이용하면 인기를 되찾을 것이라며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도는 각종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을 풀어 관광 인프라 구축에 숨통이 트이도록 청남대 일대를 개발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허사였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때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청남대 활용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청남대를 방문하면서 기대를 부풀렸으나 경호 등에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역시 물거품이 됐다. 충북도가 청남대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들은 번번이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역대 9명의 대통령 사진, 유품 등을 전시하는 대통령 특별전을 추진하자 시민단체들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부패한 인물을 미화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생존 대통령은 제외했다. 전 전 대통령이 쓰던 식기 등을 전시하자 한 신부가 1주일 동안 청남대 앞에서 농성을 벌여 전시품들을 철거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주변에 대통령들의 이름을 붙여 산책로를 만드는 일도 시끄러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문제였다. 현직인 데다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이고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 충북인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논란 때마다 청남대는 순수한 행사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며 울상을 지었다. 숱한 우여곡절을 겼었지만 청남대는 야간개장, 승용차 입장, 축제 개최 등 관광객 유치에 머리를 짜내면서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는 76억원을 들여 대통령역사교육관 건립에 나섰다. 양어장 인근 7100㎡에 지하 1층, 지상 2층(건물 연면적 2837㎡) 규모로 내년 10월 완공한다. 지하엔 국무회의 체험장, 도서자료실 등이 갖춰져 대통령 업무와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1층엔 대통령의 업적을 주제로 한 대형 역사기록화를 전시한다. 국내 처음이다. 300호(가로 290.9㎝, 세로 218.2㎝)짜리 서양화를 대통령별로 2점씩 제작한다. 이재덕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현직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전직 대통령은 청남대에서 모신다는 각오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청원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소풍 보내 달라” 말한 딸 폭행한 새엄마… 초등생 딸 갈비뼈 16개 부러져 숨져

    40대 계모에게 맞아 숨진 울산지역의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은 갈비뼈가 16개나 부러질 정도로 심하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지난 24일 울주군 범서읍에 사는 이모(8)양이 자신의 집에서 계모 박모(40)씨에게 맞아 숨진 사건과 관련, 30일 이양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양쪽 갈비뼈 24개 가운데 16개가 골절됐고 이때 부러진 뼈가 폐를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박씨가 이양의 머리와 옆구리 등을 수차례 폭행한 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멍이 빨리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이양을 욕조에 앉아 있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양은 욕조에 들어가 있는 동안 호흡곤란과 피하출혈로 의식을 잃고 물속에 빠져 숨진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사건 직후 112에 ‘목욕을 하던 딸이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신고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한편 박씨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 20분쯤 자신의 집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소풍을 가고 싶다는 이양의 머리와 가슴 등을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계모에게 맞아 숨진 8살 딸 갈비뼈 16개 부러져

    계모에게 맞아 숨진 8살 딸 갈비뼈 16개 부러져

    계모가 8살 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전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사망한 딸이 갈비뼈 24개 중 16개가 부러질 정도로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30일 40대 계모 박모(40·여)씨가 “학교 소풍을 보내달라”는 딸 이모(8)양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 이양 시신 부검결과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옆구리 쪽에 당한 폭행으로 양쪽 갈비뼈 16개가 골절됐고, 이때 부러진 뼈가 폐를 찌른 것이 결정적인 사인이 됐다. 폐에 구멍이 나면서 몸에서 출혈이 진행되는 동시에 호흡도 제대로 못 한 것이다. 부검 결과와 박씨에 대한 조사를 종합하면, 박씨는 이양의 머리와 옆구리 등을 한동안 폭행한 뒤 이양에게 따뜻한 물을 채운 욕조에 들어가도록 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멍이 빨리 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딸에게 욕조에 앉아있도록 한 것이다. 겁에 질린 이양은 욕조에 들어가 앉아 있는 동안 호흡 곤란과 피하 출혈로 의식을 잃고 물속에 빠진 채 숨졌다. 박씨는 “목욕을 하던 딸이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112에 거짓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이양의 몸에 남은 멍 자국을 토대로 폭행과 학대 혐의를 수사했다. 박씨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20분께 집에서 이양이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소풍을 가고 싶다는 딸의 머리와 가슴 등을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박씨는 약 5년 전부터 이양의 아버지와 동거하면서 양육을 책임진 이후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이양의 아버지는 수도권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한 달에 2번 정도 울산 집에 방문한 탓에 A씨가 딸을 폭행하고 학대한 사실을 몰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씨는 수년 동안 주기적으로 B양을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도 B양은 성격이 밝고 학교생활도 잘해 누구도 폭행 사실을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40여년전 성추행 70대 ‘43년형’

    미국 법원이 40여년 전 여중생들을 성추행했던 교사에 대해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법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40여년 전 자신이 가르치던 여중생 5명을 성추행한 전직 교사 크리스토퍼 클로먼(74)에게 징역 4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클로먼이 고령의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종신형에 해당한다. 클로먼은 1960년대 후반 당시 명문 중학교 ‘포토맥 스쿨’의 1학년 학생이던 앤 설리번(현재 50대 중반)을 자신의 집 수영장으로 부른 뒤 물속에서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그의 집 지하실에서 로라 질(당시 14세)이라는 학생을 성추행하기도 했다. 설리번은 어린 나이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40여년간 그 일을 마음 속 깊이 묻고 살았다. 그런데 2011년 중학생 아들의 학교인 ‘워싱턴 성공회 학교’를 방문했다가 복도에서 이 학교 대체교사로 재직 중인 클로먼과 우연히 마주쳤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은 설리번은 고민 끝에 학교에 자신이 40여년 전 당한 사건을 제보했고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국 CSI’ 물 만난다

    경찰 과학수사가 물속까지 영역을 넓힌다. 경찰청은 하천과 저수지 등 물속에서 현장 보존과 증거 채취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수중과학수사대’를 발족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전국의 경찰관 중 스킨스쿠버 자격증 소지자와 수영 전문가 38명을 선발해 내년 상반기까지 수중 수색과 범죄현장 보존, 증거 확보 방법 등을 교육하는 ‘공공 다이버’(PSD) 과정을 거치게 할 계획이다. 교육 과정에는 일반적인 수색부터 수중 촬영 등 현장 기록, 물속 시신을 랩으로 싸고 부표를 이용해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방법, 가라앉은 차량을 수중에서 보존해 증거물이 빠져나가지 않게 인양하는 방법 등이 포함된다. 수중과학수사대는 전국 5개 권역에 설치된다. 요원들은 평소 각자 업무에 종사하다가 수중 과학수사가 필요한 사건이 발생하면 우선 투입되는 ‘비상설 조직’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관할 영역에는 국토의 6%에 이르는 하천이나 저수지 등 내수면도 포함된다”며 “종전의 단순 시신 인양에서 탈피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수중 증거를 확보해 증거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법원, 40년전 여중생 성추행 교사에 사실상 종신형

    미국 법원이 40여년 전 여중생들을 성추행했던 교사에 대해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법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40여년 전 자신이 가르치던 여중생 5명을 성추행한 전직 교사 크리스토퍼 클로먼(74)에게 징역 4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클로먼이 고령의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종신형에 해당한다.  클로먼은 1960년대 후반 당시 명문 중학교 ‘포토맥 스쿨’의 1학년 학생이던 앤 설리번(현재 50대 중반)을 자신의 집 수영장으로 부른 뒤 물속에서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그의 집 지하실에서 로라 질(당시 14세)이라는 학생을 성추행하기도 했다.  설리번은 어린 나이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40여년간 그 일을 마음 속 깊이 묻고 살았다. 그런데 2011년 중학생 아들의 학교인 ‘워싱턴 성공회 학교’를 방문했다가 복도에서 이 학교 대체교사로 재직 중인 클로먼과 우연히 마주쳤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은 설리번은 고민 끝에 학교에 자신이 40여년 전 당한 사건을 제보했고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설리번은 “아들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정확히 내가 성추행을 당했던 바로 그 나이”라면서 자신이 용기를 낸 이유를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질은 “40여년 전 그 일로 여성으로부터의 자존감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클로먼은 선고 전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다. 그는 “내가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벌을 달게 받겠다”면서 “(피해자들이) 이제 그만 상처를 치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커버스토리] 진도 고군면 해저 2차 발굴 ‘누리안호’ 사람들

    [커버스토리] 진도 고군면 해저 2차 발굴 ‘누리안호’ 사람들

    이순신 장군이 읊조렸던 ‘한산섬 달 밝은 밤’은 과연 낭만적일까. 지난 15일 밤 진도 앞바다에 정박한 발굴선 ‘누리안호’(290t)에선 정적만이 감돌았다. 배에서 흘러나온 옅은 불빛이 이곳이 어디인지를 가늠케 할 따름이다. 달빛 한 점 없이 사방은 캄캄하고, 바다 건너 뭍의 민가에서 퍼져나온 전등불은 보일 듯 말 듯하다. 거센 파도는 당장에라도 집어삼킬 것처럼 무섭게 선체에 부딪힌다. 선실 주방에선 인기척이 감돈다. 군 특수부대 출신인 강대흔(55) 잠수팀장이 종이를 펴놓고 외롭게 서예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잠수사다. 강 팀장이 그간 살아온 얘기를 풀어놓는다. 그는 목포대교, 여수-광양 연륙교 등 공사현장을 돌며 수중 폭파와 용접을 하며 살아왔다. 두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이미 어엿한 사회인이 됐다고 한다. 그런데 왜 여전히 이 곳에서 바닷속을 훑고 있을까. “공사현장에선 잠수로만 한 달에 1500만원 이상 벌었어요. 그러다 2008년 문득 지인이 문화재 발굴현장에서 일해보자고 제안했지요. 태안 마도 1~3호, 군산 야미도, 인천 영흥도까지 현장을 샅샅이 누볐습니다. 비록 계약직이지만 큰 물건 하나 발굴해 문화재청장 표창을 받는 게 꿈입니다.” ‘잠수하는 공무원’으로 널리 알려진 양순석(41) 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도 동석했다. 그는 누리안호의 총책임자다. 1990년대 후반부터 스킨스쿠버를 배워 문화재청이 2002년 자체 수중 발굴을 시작할 때 합류했다. “다행히 결혼은 2002년 급하게 했습니다. 연애시절 ‘내근직’ 공무원으로만 알았던 아내는 지금까지 속고 살았다며 난리입니다.” 그는 1년에 3분의 2가량을 밖에서 떠돈다. 수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그나마 집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 탓에 홍광희(38) 연구원 등 후배들은 줄줄이 노총각 신세다. “겨울에 소개받아 두세 달 사귄 아가씨가 있어도 바다로 돌아오는 봄이면 여지없이 깨지곤 한답니다. 선배로서 미안할 따름이죠(웃음).” 누리안호에선 현재 10명의 민간인 계약직 잠수사와 7명의 선박직원, 3명의 학예연구사가 일하고 있다. 잠수사들은 열흘 일하면 사나흘씩 뭍에 나가 휴식을 취하지만, 공무원인 학예연구사와 선박직원들은 휴일조차 챙길 수 없다. 예산 부족으로 근무인원이 부족한 탓이다. 정명화(55) 선장은 “그래도 보람 있는 일”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양 학예연구사는 “군산 십이동파도 아래 20여m 지점에서 땅을 파 흙을 걷어내고 촬영과 인양하는 과정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다 다른 배와 충돌할 뻔했다”면서 “튜브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납벨트를 벗어던지고 5분 이상 숨을 참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발굴단의 잠수사들은 탱크 잠수보다 긴 튜브를 통해 산소가 공급되는 후크잠수를 선호한다. 물속에서 오래 버틸 수 있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밤이 깊어 술자리가 무르익자 양 학예연구사가 속내를 털어놓았다. “2008년 11월 태안 대섬에서 막바지 발굴을 벌일 당시, 고용된 잠수사 한 분이 늘 5분 먼저 들어갔다가 5분 늦게 나왔습니다. ‘열심히 일한다’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5분간 청자 등 유물 20점을 빼돌려 바로 옆 뻘에 묻어뒀더라고요.” 이 잠수사는 발굴이 마무리되자 6개월 뒤 다시 현장을 찾아 빼돌렸던 유물을 인양했다. 그리고 서울 인사동 수집상에 유물을 내다팔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 일로 현장을 관리하던 공무원들이 줄줄이 경찰서로 소환됐다. 감사원 특별감사까지 받고 문화재청장은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이 일이 있은 뒤로 발굴 현장에선 잠수사들의 헬멧에 폐쇄회로(CC)TV가 부착됐다. 이튿날 누리안 호의 아침이 밝았다. 강 팀장이 마치 해장을 하듯 5㎜의 두꺼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물에 뛰어들었다. 뒤이어 잠수사들이 입수했다. 뻘 속에는 가로, 세로 각 1m씩 100개의 발굴 섹터가 바둑판 무늬처럼 줄로 나뉘어져 있다. 선실 2층 통제실의 모니터 화면에는 수심 20m 바닷속 현장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2인 1조인 강 팀장 일행의 헬멧에 달린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서다. 150㎏이 넘는 에어리프트(뻘의 흙을 걷어내는 진공청소기)를 움직이느라, “허억~헉” 거친 숨소리가 멈출 새가 없다. 1시간 20여분쯤 지났을까. 1차 잠수를 마친 첫 팀이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열악한 작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손에는 서너점씩 고려청자 파편들이 들려 나왔다. 누리안호 주변을 맴돌며 침몰한 배의 유구(흔적)를 찾던 한 잠수사는 “예전에 저인망 어선이 훑고간 탓인지 청자의 윗부분들이 모두 잘려 나갔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경근(47) 잠수사는 아직도 지난해 9월을 잊을 수가 없다. “오류리의 수심 20m 바닷속에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뻘밭을 손으로 더듬어 길이 58㎝, 폭 3㎝의 쇠막대를 들어 올렸는데, 예감이 이상했어요.” 선상에 있던 양 학예연구사는 쇠막대를 재빨리 넘겨받아 대야에 담긴 맑은 물로 표면을 씻어냈다. ‘萬曆戊子/四月日左營/造小小勝字’(만력 무자년 4월에 전라 좌수영에서 만든 소소승자총통)란 명문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기록조차 없던 조선 중기의 개인용 화기가 처음 발굴된 것이다. 만력 무자년은 1588년. 임진왜란 발발 4년 전으로 임란 때 쓰인 병기 대부분이 이 무렵 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수중발굴 경력 6개월인 ‘초보’ 전전식(51) 잠수사는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게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강 팀장의 군대 후배라는 박정원(54) 잠수사는 “왜 옛 배들이 난파됐겠느냐. 물살이 빠르다는 이야기”라며 악조건 속 발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그래서 발굴을 시작할 때 개수제(開水際)를 열어 용왕신을 달랜다. 발굴작업을 무사히 진행하려면 ‘용왕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의 발굴 노력은 뜻밖의 수확을 가져왔다. 올 5~10월 2차 수중발굴에선 원삼국시대(기원 전후~기원후 300년 안팎)의 무문형 토기류 2점과 청자 베개, 장구편(자기로 만든 장구 몸체), 원앙향로 등을 건져 올렸다. 원삼국시대 토기류가 바다에서 인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로 등은 보물급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송나라 시대의 동전, 근대 문물로 추정되는 절구돌과 다듬이돌 등 무려 700여점이 수백년 긴 잠에서 깨어났다. 진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누리안호 길이 40m, 290t급으로 14노트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2010년 49억원의 정부 예산으로 건조됐다. 한번 출항하면 20명이 20일간 바다에 머물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 1000t급 수중 발굴선이 건조되기 전까지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각종 잠수 장비는 물론 강이나 바닥에 덮인 흙을 걷어내는 제토 설비, 선체를 끌어올리는 크레인 등 인양장비까지 두루 갖췄다. 오랜 시간 잠수에 갑작스럽게 생기는 잠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감압 의료장비도 마련돼 있다. 선실 2층의 통제실에서는 수중발굴 작업의 모든 상황을 제어할 수 있다.
  • 진주 귀곡 실향민 44년 만에 한자리에

    경남 진주시 남강댐 공사로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어언 반세기 만에 고향 근처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진주 귀곡 실향민회는 12일 오전 10시 진주 진양호 선착장 인근 망향비 광장에서 모임을 갖는다. 일명 ‘까꼬실’ 주민들은 1969년 남강댐 건설 공사로 마을이 물속에 잠기는 바람에 타향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모임에는 당시 주민 400여명이 참석한다. 외지에서 생업에 종사하며 바쁘게 살아온 이들은 44년 만에 만나 서로 안부를 묻고 고향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나눈다. 함께 수몰된 귀곡초등학교에 다니던 학생과 교직원도 초청된다. 사물놀이와 초청 가수 공연을 시작으로 고인이 된 옛 이웃에 대한 추모제례, 고향에 얽힌 시와 수필 낭송, 마을 대항 노래자랑, 실향민 장학금 전달, 고향 사랑하기 결의문 낭독, 윷놀이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까꼬실 주민들은 2001년 실향민회를 구성해 고향 사람을 찾으려고 애썼다. 까꼬실 사람을 소재로 한 소설과 시집 등의 책자를 펴내고 2003년엔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진양호 옆에 망향비도 세웠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살려줘!” 연못에 빠졌다 두꺼비 등 올라탄 생쥐

    “살려줘!” 연못에 빠졌다 두꺼비 등 올라탄 생쥐

    두꺼비 한 마리가 물에 빠진 생쥐를 구해 물가로 데려다 주는 동화 같은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러한 꿈 같은 장면은 인도의 사진작가 아잠 후사인이 최근 러크나우에 있는 한 연못가에서 촬영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공개된 사진 속 두꺼비와 생쥐는 유명 명작 동화인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떠올린다. 이 동화는 주인공 두더지가 모험을 떠난 와중에 만나게 되는 물쥐, 두꺼비 등 동물들과의 일화를 그린다. 후사인은 “생쥐 한 마리가 크고 작은 잔해 가운데서 허우적대고 있었다”면서 “때마침 그 쥐는 물가를 헤엄치던 두꺼비 등 뒤로 기어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면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그는 재빨리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두꺼비는 물속으로 잠수하지 않고 곧바로 물가로 나왔고 쥐는 재빨리 도망쳤다. 이 때문에 물가에서 내리는 모습은 찍지 못했다고 작가는 밝혔다. 사진=멀티비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신이 빚은 ‘보석의 바다’에 빠져볼까

    신이 빚은 ‘보석의 바다’에 빠져볼까

    신의 은총이 넘쳐나는 반짝이는 보석의 바다가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 7000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중앙에 큰 섬 7개와 수백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비사야 제도다. 12일 오전 9시 40분 KBS 1TV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비사야 제도 곳곳에 숨겨진 작고 예쁜 섬들과 그곳에 깃든 낙천적인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필리핀의 옛 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인 세부의 산토 니뇨 성당을 비롯해 세부의 남쪽 끝 마을 오슬롭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를,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보홀섬에서는 신비한 언덕으로 이름난 초콜릿힐을 소개한다. 국민의 80%가 믿는 필리핀 국교인 가톨릭은 스페인의 영향으로 꽃을 피웠다. 세부에는 필리핀에 가톨릭을 전파한 탐험가 마젤란이 세운 마젤란 십자가와 1500년대 아시아에서 최초로 건립된 산토 니뇨 성당이 있다. 산토 니뇨 성당은 일요일이면 필리핀 각지에서 미사를 보기 위해 수천명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수확의 계절 9월이 되면 필리핀 국민들은 저마다 자신이 믿는 신과 수호성인에게 수확을 감사하는 축제를 연다. 이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깊은 신앙심과 전통을 살펴본다. 세부 남쪽의 작은 어촌마을 오슬롭. 이곳에 2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14m나 되는 고래상어는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먹고 사는 온순한 물고기다. 마을의 한 어부가 심심풀이로 먹이를 주기 시작하자 모여들기 시작한 야생의 고래상어가 무려 20여 마리나 된다. 소문이 나면서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고래상어와 어부들은 언제까지 공존할 수 있을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보홀 섬. 이곳은 1776개의 언덕인 초콜릿힐로 유명하다. 옥수수 모양의 산호 무덤인 초콜릿힐은 200만년 전 물속에서 형성된 특수한 지형이다. 보홀의 꽃이라 불리는 해변, 알로나 비치로 전통 배 방카를 타고 나가면 여러 무리의 돌고래도 만나볼 수 있다.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도 포진해 있다. 발리카삭섬은 바닷속이 마치 하늘처럼 맑아 이미 전 세계 다이버들에게 입소문이 자자한 곳으로 바다거북 등 수많은 해양생물이 살고 있다.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아포섬에서는 보키아라는 해파리를 이용해 잡는 서전피시(검은쥐치)가 유명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바다의 신사’ 혹등고래와 춤을…환상적 사진 공개

    ‘바다의 신사’로 불리는 혹등고래. 몸무게 40톤에 달하는 이런 혹등고래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담은 환상적인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혹등고래가 인간과 만나 함께 헤엄치는 이러한 사진은 최근 남태평양 통가의 한 바닷속에서 촬영됐다. 공개된 사진은 작가를 포함한 네명의 잠수부가 아직 어린 새끼를 데리고 있는 혹등고래와 우연히 만난 장면이다. 이를 촬영한 사진작가 스콧 포텔리(41)는 “12년 넘게 통가에서 고래들과 수영하고 있다”면서 “이 느낌을 설명하긴 어렵지만, 보는 관점에서 우린 40톤에 18m짜리 고래와 광대하고 푸른 바다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고래와 물속에서 만난 뒤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밖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로는 고래는 바다에서 가장 온화하고 거대한 동물이며 이 중에서도 특히 혹등고래가 가장 매력적인데 그들은 호기심이 많아 종종 인간과 만나길 원한다. 또한 이들 고래는 주위에 거슬리는 것을 거대한 꼬리로 날려버릴 수 있지만 매우 사려 깊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헤엄친다고 포텔리는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론] 24시간 열린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면서/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

    [시론] 24시간 열린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면서/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

    ‘종이책’이 푸대접 받고 있습니다. 인간이 창출한 가장 탁월한 미디어인 종이책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학자·연구자·지식인·저술가들이 평생을 읽고 연구한 장서들을 학문과 연구의 전당인 대학 도서관도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출판사가 서점으로 내보낸 책들이 독자들의 손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반품되고 있습니다. 반품된 책들은 작두로 파쇄되거나 물속에 처넣어 그 존재를 소멸시키기도 합니다. 수입된 외서들이 또 다른 방법으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불에 태워져서 없어지는 운명을 감내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쉽게 말합니다.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을 읽으면 된다고.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종이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전자책도 읽지 못한다고. 전자책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책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종이책을 푸대접하고, 종이책을 내버리는 일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의 교만입니다. 책 없이도, 독서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현대인들, 돈과 물질로 얼마든지 살아가는 자본주의형 인간들의 벌거벗은 행태를, 오늘 우리는 종이책을 푸대접하고 함부로 내다버리는 경박한 물질주의의 슬픈 풍경에서 새삼 확인합니다. 종이책을 보호·보존하는 새로운 정신운동·문화운동이 요구됩니다. 인간의 삶에 가장 본원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종이책을 읽고, 종이책을 보호·보존하는 생명운동이 이 시대에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손에 책이 없습니다.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여러 조건이 있지만, 그 가장 큰 조건은 경쟁으로 상대방을 눌러 좌절시키고 나만 사는 것을 당연하게 가르치는 공·사교육입니다. 그리고 수단이 목적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과잉생산·과잉사용이라는 기계만능주의입니다. 스마트폰의 기능주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 부재로부터 빚어지는 비독서·반독서로 젊은이들의 이성적·도덕적·감성적 지력이 날로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회가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창조와 문화융성은 어렵게 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당장에 무슨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책을 읽지 않는 교육이 지속되고, 스마트폰 같은 것에만 의존하면서 20년, 30년 가면 우리 국가사회와 민족공동체의 지혜와 역량은 심각한 위기에 부닥칠 것입니다. 아니, 도덕적이고 정의로우며 민주적인 국가사회와 민족공동체의 영위란 불가능할 것입니다. 지금 파주출판도시는 ‘지혜의 숲’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푸대접받고 버려지고 있는 책들을 수집해서, 24시간 문을 열어놓는 도서관입니다. 파주출판도시의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과 지식연수원 지지향 호텔 로비, 복도에 우리 사회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열린 도서관을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출판사들로부터 반품된 책이나 재고 도서를 기증받고 있습니다. 원로 연구자들과 학자들이 생애를 통해 모은 책들을 또한 기증받아 잘 보호·보존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도서관의 이름을 ‘지혜의 숲’이라고 붙였습니다. 한 권의 책도 아름답지만 수많은 책들이 쌓인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우리는 ‘지혜의 숲’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의 전당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100만권의 책을 소장하게 될 ‘지혜의 숲’은 기증한 출판사와 장서가의 이름을 의미 있게 소개하는 표지판을 붙여 기증자들의 독서정신과 학문정신을 기릴 것입니다. 우리는 ‘지혜의 숲’을 24시간 열어 놓기로 했습니다. 세상의 젊은이들이 한껏 책을 읽게 하자는 것입니다. 책 읽는 젊은이들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아니, 젊은이들은 책을 읽으려 합니다. 어른들과 국가사회의 잘못된 가치와 제도가 젊은이들의 독서를 방해할 뿐입니다.
  • 크리스틴 스튜어트, 계곡서 속옷만 입고…‘반전몸매’ 깜짝

    크리스틴 스튜어트, 계곡서 속옷만 입고…‘반전몸매’ 깜짝

    할리우드의 새로운 스캔들 메이커로 떠오른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속옷만 입은 채 몸매를 과시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전 세계의 연인이 된 스튜어트는 전 연인인 로버트 패틴슨과 헤어진 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스위스에서 촬영을 시작한 영화 ‘실스 마리아’(Sils Maria)에서 상·하의 속옷만 걸친 채 카메라 앞에 선 모습이 공개됐다. 스튜어트는 스위스의 한 깊은 계곡에서 검은색 브라와 흰색 속바지를 훤히 드러낸 채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으며, ‘트와일라잇’ 시리즈 출연 당시보다 다소 살이 찐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또 그녀가 촬영장에서 남자 속옷을 입고 등장하자 함께 출연하는 프랑스 여배우인 줄리엣 비노쉬는 ‘한술 더 떠’ 상의를 모두 벗고 물에 들어가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두 사람은 차가운 계곡물에서도 화기애애함을 잃지 않고 촬영에 임했으며, 할리우드와 프랑스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두 여배우의 ‘탈의 사진’은 인터넷에서 연일 화제로 떠올랐다. 한편 스튜어트는 로버트 패틴슨과 연애 당시 영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을 통해 만난 루퍼트 샌더스 감독과 불륜설이 제기된 뒤 여러차례 이별과 재회를 반복했다. 결국 두 사람은 공식 이별을 선언했고, 최근에는 다시 샌더스 감독과 만남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숱한 스캔들 속에서 촬영중인 영화 ‘실스 마리아’는 2014년 개봉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물속에서 음악감상’수중 헤드폰’ 개발

    물속에서 음악감상’수중 헤드폰’ 개발

    귀에 이어폰 끼우거나 헤드폰을 쓰고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처럼, 물속에서 수영을 하면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을까? 물속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도와주는 새로운 장치가 개발됐다. 최근 개발된 ‘넵튠’(Neptune)은 사람의 두개골과 얼굴 뼈 등을 이용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도와주는 신개념 장치다. 이 장치는 수영하는 사람의 광대뼈를 통해 음파를 내이의 달팽이관으로 전달하며, LED모니터가 장착된 플레이어 역시 방수기능이 있어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를 개발한 미국의 업체는 “70년대에 쇄골을 통해 음파를 귀로 전달하는 장치가 있었지만 당시 주목받지 못한 채 기술이 사장됐다”면서 “우리는 이 기술을 되살리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넵튠 헤드폰을 이용해 물속에서 음악을 들으면 마치 머릿속에서 음악이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는 돌고래나 고래가 수중음파를 이용해 대화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덧붙였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아이템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헤드폰은 4CG용량으로 1000곡 정도를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격은 159.99 달러, 한화로 약 17만 2000원 상당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스타워즈 광선검 나오나?…美서 ‘광자분자’ 개발

    스타워즈 광선검 나오나?…美서 ‘광자분자’ 개발

    언젠가 영화 ‘스타워즈’ 등에 등장했던 광선검(라이트세이버)이 실제로 등장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미국 극저온원자센터(CUA)의 미하일 루킨 하버드대 물리학 교수와 블라단 불레틱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물리학 교수가 공동으로 이끈 연구진이 광선검 같은 ‘광자 분자’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25일 자를 통해 발표했다. 이 광자 분자는 지금까지 이론적으로만 존재했던 물질로 앞으로 광선검 같은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광자는 서로 간섭하지 않아 질량이 없는 입자로 설명된다. 예를 들어 두 개의 레이저를 교차시키면 빛은 서로 그 접촉면을 통과한다. 이에 반해 연구진이 생성한 광자는 서로 강력한 결합 성질을 보여 마치 질량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해 분자와 같은 구조가 된다고 루킨 박사는 설명했다. 본래 질량이 없는 광자를 합치는 데는 상당한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레이저가 물속을 통과할 때 굴절하는 현상처럼 매체를 변화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루비듐 원자를 진공 상태에 두고 레이저 냉각 기술을 사용해 절대영도를 넘어설 때까지 원자구름을 냉각했다. 이어 매우 약한 레이저펄스를 사용해 단일 광자를 루비듐 원자구름 속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구름 속 빛의 속도는 극도로 감소했다. 광자는 진공 상태에서 냉각된 원자에 에너지를 전달하면서 통과했고, 이때 통과한 빛은 물속처럼 빛의 정체성을 유지했다. 문제는 두 개의 광자를 통과시킬 때다. 두 개의 광자는 원자에 에너지를 전달하며 매체를 통과했지만, 마치 분자처럼 서로 간섭해 뒤섞인 상태가 됐다. 이 문제는 스위스의 물리학자 요하네스 뤼드베리가 세운 개념인 뤼드베리 차단(blockage)이란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원자는 주위 원자와 같은 에너지 준위를 가질 수 없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2개의 광자는 구름을 통과할 때 에너지를 주면서도 그들에 눌리거나 갈라지고 찌그러지면서 이동을 계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러한 영향으로 광자 간에는 간섭의 영향으로 분자와 같은 성질을 띠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개념은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인 벽이 있지만 광선검은 물론 양자 컴퓨터, 크리스탈처럼 광자를 3차원으로 입체화해 출력하는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사진=영화 ’스타워즈’ 스틸컷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농어 한입에 ‘콱’…킬러 물뱀 포착

    농어 한입에 ‘콱’…킬러 물뱀 포착

    상당한 크기의 농어를 집요하게 쫓은 끝에 사냥에 성공하는 물뱀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5일(현지시간) 한 독일 사진작가가 최근 불가리아에서 촬영한 야생동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물뱀의 입엔 꽤 커다란 크기의 농어가 머리부터 물려 있다. 이는 농어가 뱀으로부터 수 분간 쫓긴 끝에 마지막 회심의 일격을 가하려 덤비다가 머리부터 잡힌 것이라고 한다. 사진을 촬영한 베른트 슈타인(45)에 따르면 그는 새와 연못이 많은 지역을 방문해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물고기를 사냥하는 물뱀을 촬영하게 됐다. 한편 농어 사냥에 성공한 물뱀은 곧바로 물속으로 유유히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홍상어’ 어쩌나…최종시험 4발중 3발만 명중

    ‘홍상어’ 어쩌나…최종시험 4발중 3발만 명중

    설계 오류 가능성이 제기됐던 국산 대잠수함 어뢰 ‘홍상어’가 최종 실탄 시험발사에서도 한 발이 표적을 명중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은 관계기관과 추가 검토를 거쳐 이달 말까지 홍상어의 2차 사업분 양산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15일 “지난 7월부터 동해상 해군 함정에서 홍상어 연습탄 두 발과 실탄 두 발을 시험발사한 결과 지난 11일 발사한 마지막 실탄 한 발이 표적을 타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상어는 2000년부터 9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사거리 20㎞의 대잠수함 어뢰다. 물속에서 발사되는 일반 어뢰와 달리 로켓추진 장치로 공중으로 발사됐다가 바다로 들어가 목표물을 타격한다. 길이 5.7m, 지름 0.38m, 무게 820㎏이며 한 발에 18억원이다. 2010년부터 1차 사업분 50여발이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등에 탑재됐으나 지난해 7월 성능 검증 목적의 시험발사 때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연습탄 다섯 발과 실탄 세 발을 발사하는 품질확인 사격시험을 했으나 이 중 다섯 발(명중률 62.5%)만 명중해 ‘전투용 적합’(명중률 75%)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잠어뢰 ‘홍상어’ 또 시험발사 실패…1000억 프로젝트 향배는

    대잠어뢰 ‘홍상어’ 또 시험발사 실패…1000억 프로젝트 향배는

    국산 대잠수함 어뢰 ‘홍상어’에 대한 양산 재개 여부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잇단 시험발사에서 명중률이 군이 요구하는 전투용 적합판정기준인 75% 이상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동해상 해군 함정에서 홍상어 연습탄 2발과 실탄 2발을 시험발사한 결과, 연습탄 2발과 실탄 1발은 명중했다”면서 “그러나 지난 11일 발사한 마지막 실탄 1발은 표적을 타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방사청은 이에 따라 추가 검토를 거쳐 홍상어의 양산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시험발사 결과에 대한 평가와 국방과학연구소(ADD),국방기술품질원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 생산 중지된 2차 사업분의 양산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상어는 2000년부터 9년간 ADD가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사거리 20㎞의 대잠수함 어뢰다. 물속에서 발사되는 일반 어뢰와 달리 로켓추진 장치로 공중으로 발사됐다가 바다로 들어가 목표물을 타격한다. 길이 5.7m, 지름 0.38m, 무게 820㎏이며, 1발의 가격은 18억원에 이른다.  2010년부터 1차 사업분 50여 발이 실전 배치된 홍상어는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이상의 함정에 탑재됐으나 지난해 7월 25일 동해 상에서 이뤄진 성능 검증 목적의 시험발사 때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하고 유실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연습탄 5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하는 품질확인 사격시험을 했으나 8발 중 5발(명중률 62.5%)만 명중, ‘전투용 적합’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홍상어의 전투용 적합 판정 기준은 명중률 75% 이상이다.  방사청은 품질확인 사격시험이 실패한 이후 홍상어 개발에 참여했던 ADD 요원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품질개선 요소를 식별하고 기체분리 고도 상향 조정 등의 보완 작업을 거쳐 이번에 최종 시험발사를 했다.  최종 시험발사에선 명중률 75%를 충족했으나 품질확인 사격시험 때 발사한 8발을 포함한 12발의 명중률은 66.7%이고, 이중 실탄 사격의 명중률은 40%에 불과해 방사청이 양산 재개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윳빛 보드라운 온천수 푸르러 고즈넉한 숲그늘

    우윳빛 보드라운 온천수 푸르러 고즈넉한 숲그늘

    이 아름다움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요. 봄의 청순함도, 가을의 화려함도, 겨울의 단아함도 없었습니다. 여름의 짙푸름마저 끝물이었습니다. 어정쩡한 계절에 민낯으로 만난 아키타(秋田)는 그러나 치장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적요했고 평온했으며 절정이 아니어서 더욱 정겨웠습니다. 일본 안에서도 가장 빈한한 축에 속한다는 아키타현을 우리에게 알린 것 가운데 하나가 트램핑입니다. 트레킹과 캠핑의 합성어로, 걷다 지치면 텐트 치고 쉬어 간다는 개념이지요. 어떤 단어를 들이댄다 해도 아키타를 가리키는 방향은 늘 하나입니다. 바로 치유지요. 아키타현은 북위 40도선에 걸쳐 있다. 북한의 함흥, 신의주 등과 비슷하다. 그러니 벌써 가을이 시작됐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억새가 꽃을 피웠고 벼는 노릇노릇해졌다. 그야말로 가을(秋) 들녘(田)이다. 아키타현은 일본 내에서 미인의 산지로 유명하다. 이를 빗대 ‘아키타 비진(美人)’이라 일컫는다. 이는 피부와 관련된 표현일 듯싶다. 아키타는 일조량이 적다. 그 때문에 여성들의 피부가 희다. 온천도 한몫 거들었다. 유황 향기 가득한 온천수가 흰 피부를 더욱 보드랍게 만들었다는 거다. 아키타는 온천으로도 이름났다. 현 안에만 유명 온천마을이 14곳이나 있다. 아키타현과 이와테현 경계 지역에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이 있다. 이 국립공원 아래로 몇 개의 온천마을이 매달려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게 뉴토 온천향이다. 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태희가 온천욕 즐기는 장면을 찍었던 곳이다. 엉큼한 남성이라면 이름을 듣자마자 눈을 희번득댈 터. 하긴 그럴 법도 하다. 온천을 둘러싼 뉴토산(1478m)의 모양새가 여인의 가슴 언저리를 닮았대서 혹은 온천수 빛깔이 맑은 우윳빛을 하고 있대서 나온 이름이라니 말이다. 뉴토 온천향엔 서로 다른 성분을 가진 온천 7개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쓰루노유 온천이다. 학이 다친 날개를 치료했다는 전설이 담긴 곳이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웃한 아오모리현의 쓰가유 온천과 더불어 늘 인기 수위를 다툰다. 온천 초입의 낡은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억새, 띠 등으로 인 지붕과 거무튀튀한 바람벽 위로 수백년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내려앉았다. 쓰루노유 온천은 탕치(湯治)를 위해 역대 아키타 번주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건물은 바로 번주를 호위하고 온 무사들이 숙소로 사용했던 본진(本陣)이다. 요즘엔 본관 숙박동으로 쓰인다. 현지 관계자는 “6개월 전에 인터넷으로 객실 예약을 받는데, 단풍이 절정인 10월의 경우 4월 첫날 10분 만에 객실이 동난다”고 했다. 온천을 둘러친 풍경이 그윽하다. 너도밤나무 가득한 숲과 연푸른 우윳빛의 온천수 그리고 낡은 건물이 수묵화처럼 어우러졌다. 너른 로텐부로(露天風呂·노천온천)는 남녀 혼탕이다. 북규슈 지역 온천에 드물게 남아 있는 옛 풍속이다. 건물 안엔 여성 전용탕도 마련돼 있다. 쓰루노유 온천 주변에 6개의 온천이 더 있다. 저마다 다른 수질과 숙박시설을 갖췄다. 예컨대 다에노유는 금과 은 2개의 온천으로 구성됐는데 매일 저녁 8시가 되면 남녀탕을 바꾼다고 한다. 가장 위쪽은 구로유다. 가을철 단풍이 들 때면 사방이 불붙은 듯하다는 온천이다. 11월까지만 영업한다. 겨울엔 눈에 파묻혀 문을 닫는다. 구로유에서 센다쓰 계곡을 따라 5분쯤 내려가면 마고로쿠 온천이 나온다. 이처럼 뉴토 온천향은 걸어서 한 시간 안쪽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온천탕들이 몰려 있다. 일본인들 또한 종종 트레킹 삼아 계곡을 걷다 온천욕을 즐기곤 한단다. 너도밤나무가 짙은 숲그늘을 이룬 산자락엔 캠핑장도 조성돼 있다. 캠핑과 온천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아키타현에선 이런 캠핑장을 흔히 볼 수 있다. 뉴토 캠핑장의 경우 규카무라 온천과 차로 불과 5분 거리다. 아키타현에서 운영하는 아스피아 캠핑장은 후케노유 온천과 가깝다. 해발 1100m의 하치만타이 산자락에 있는 비탕(秘湯)이다. 아스피아 캠핑장 또한 면적이 무려 19만㎡에 달해 직장인 등의 단체 캠핑에 적합하다. 뉴토 온천향에서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다자와코다. 공항 등 아키타현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 그러니까 ‘아이리스’에서 김태희와 이병헌이 포옹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지금은 이 사진이 아키타 관광의 아이콘처럼 여겨지고 있다. 다자와코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423.4m) 호수다. 둘레는 약 20㎞. 물빛은 삼색이다. 물가는 바닥의 색을 닮아 붉은 황톳빛이다. 호수 가운데로 나갈수록 물빛은 연초록에서 파란 잉크빛으로 변해 간다. 현지 가이드는 “물속에 함유된 알루미늄 성분 때문에 파란빛을 띤다”고 했다. 호수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고 한다. 물가 한쪽에 황금빛 여인상이 서 있다. 다쓰코라는 전설 속 소녀의 동상이다. 영원한 아름다움을 갖기 위해 다자와코의 물을 마셨던 다쓰코가 용으로 변해 호수의 수호신이 됐다는 게 전설의 얼개다. 한데 이보다는 구니마스란 물고기 이야기가 더 현실적이다. 다쓰코의 죽음을 애통해하던 어머니가 가져온 횃불이 변했다는 물고기다. 구니마스는 다자와코에만 서식하던 희귀종이다. 70년 전 멸종이 공식 선언됐다가 2010년 야마나시현의 사이코에서 발견돼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아키타 동북쪽, 하치만타이 산자락엔 너도밤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일본 숲 100선’ 가운데 하나로 꼽힌 곳. 겨울철 ‘아스피린 스노’(최상의 눈)로 유명한 앗피 스키리조트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숲은 깊다. 100만ha 정도 된다. 이 너른 공간이 죄다 너도밤나무다. 흔하지는 않지만 인적이 드문 시간엔 곰이 내려와 쉬어가기도 한다. 숲을 알리는 나무이정표를 찢어 놓은 것도 녀석의 짓이다. 앗피리조트의 명물 가운데 하나가 요쿠르트와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이다. 리조트내 목장에서 직접 생산된 것들이다. 부드럽고 들척지근 하지 않은 맛이 일품이다. 아키타 남부의 가쿠노다테도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다. 1620년 에도시대에 세워진 사무라이 마을이다. ‘작은 교토’로 불릴 만큼 고풍스러운 저택들이 밀집해 있다. 가장 오래된 저택인 이시구로가와 정원, 무기장(武器臧) 등 볼거리가 많은 아오야기가 등은 관람료를 받는다. 드물게 일본 우익의 흔적과 마주하기도 한다. 일행 중 한 명은 아오야기가에서 욱일승천기와 마주하기도 했다. 가쿠노다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히노키나이 강 제방도 산책 코스로 좋다. 수령 200년이 넘은 수양벚나무가 즐비하다. 이 가운데 무려 152그루가 천연기념물이라고 한다. 글 사진 아키타(일본)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대한항공이 서울-아키타 직항편을 월, 목, 토요일 주 3회 운항한다.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에어포트라이너가 아키타 공항에서 뉴토 온천향(2시간 10분)과 다자와 호수(1시간 30분), 가쿠노다테(50분) 등 주요 관광지를 오간다. →현지 이동:뉴토 온천향에선 ‘유메구리 수첩’이 요긴하다. 일종의 통합권으로, 순례 버스를 타고 온천 7곳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1500엔. 유효 기간은 1년이다. →별미:아키타현의 대표 음식이 기리탄포다. 갓 지은 햅쌀밥을 삼나무 꼬치에 꽂은 뒤 히나이라는 토종닭 육수에 채소를 넣고 끓인다. 일반 마트에서 포장 완제품을 쉽게 살 수 있다. 기리탄포에 일본의 3대 우동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나니와 우동을 넣어도 맛있다. 지역 특산품으로 꼽히는 훈제 단무지도 별미다. →패키지:일본 개별 여행 전문 여행사인 에나프투어(www.enaftour.com)에서 다양한 유형의 ‘릴렉스 캠핑 & 피싱’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 10대 캠핑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아스피아 캠핑장과 쓰루노유 온천, 다자와코 호수 등에서 캠핑과 온천, 카약 등을 즐기는 여행 상품이다. 특히 계류낚시가 포함된 상품이 이채롭다. 오보나이카와 등 포인트가 즐비한 계류를 오가며 플라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일본어 전문 가이드가 늘 동행하고 쇼핑 등 불필요한 일정이 없어 알차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02)337-3088, 3070. 호도트레킹도 4일짜리 캠핑 투어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02)753-0777. 취재 협조 아키타현(akita.or.kr), 앗피리조트(www.appi.co.kr)
  • [파파라치]”역시 비욘세!”…이태리서 ‘터질듯한 몸매’ 과시

    [파파라치]”역시 비욘세!”…이태리서 ‘터질듯한 몸매’ 과시

    ‘원조 꿀벅지’의 월드스타 비욘세가 최근 가족과 함께 해변을 방문, 수영복을 입고 탄탄한 몸매를 자랑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4일 비욘세는 남편 제이지, 달 블루 아이비와 함께 이탈리아의 한 해변에서 럭셔리한 요트에 올라 32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날 비욘세는 강력한 붉은색의 상의와 시원한 스프라이트 무늬가 어우러진 수영복으로 아찔한 몸매를 자랑했다. 붉은색 립 컬러로 가볍게 포인트를 준 메이크업과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은 평소 보던 화려한 비욘세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했다. 딸 블루 아이비는 레오파드 무늬의 수영복으로 깜찍함을 더했고, 남편 제이지는 평범한 푸른색 수영복 팬츠를 입고 휴가를 즐겼다. 두 사람은 요트 위에서 함께 샴페인을 마시거나 물속으로 점프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를 지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한편 2008년 싱글 ‘싱글 레이디’(Single Ladies, Put A Ring On It) 발매 후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이끌어낸 그녀는 꾸준한 앨범활동으로 월드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래퍼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 카자흐스탄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손자 결혼식 피로연에서 축하공연을 한 것이 알려져 비난을 사기도 했다. 반(反)정부 폭력사태로 상황이 좋지 않은 카자흐스탄에서 대통령 일가를 위한 축하공연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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