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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부패·망언도 못 막은 ‘터키 푸틴’ 집권연장의 꿈

    부정부패·망언도 못 막은 ‘터키 푸틴’ 집권연장의 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첫 직선 대통령 선거에서 손쉽게 승리했다. 독재와 도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가 ‘터키의 푸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다. 1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터키 대선의 개표가 거의 끝난 가운데 에르도안 총리가 52%의 표를 얻어 2차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지었다. 야당인 공화인민당과 민족주의행동당의 단일후보 에크멜레딘 이흐산오울루 후보는 38.3%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에르도안이 장기집권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슬람주의 강화’와 ‘경제 성장’이다. 그는 2003년 이슬람주의를 강조하며 세속주의자와 군부 엘리트들로부터 권력을 빼앗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며 처음 총리가 됐다. 터키 국민의 90%가 무슬림이다. 이 때문에 기독교인과 서방 국가는 에르도안에게 ‘현대판 술탄’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터키가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도 이슬람주의 강화와 무관하지 않다. 에르도안은 지난 3월 거액의 현금을 숨길 것을 아들에게 지시하는 통화 내용이 공개되며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지난 5월엔 301명이 숨진 소마 탄광 사고에 대해 “사고는 어디서든 일어나곤 하는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지난 3월 도청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수백명을 잡아들이는 등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그는 2002년 정의개발당을 창당한 이후 선거에서 한번도 진 적이 없다. 그가 확신하는 대로 다음 대선에서도 승리하게 되면 그의 집권 기간은 총 21년이 된다. 내친김에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중심제로 바꾸기 위해 조기 총선을 계획하고 있다. 그가 닮아가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3연임이 불가능해지자 2번의 임기를 마친 뒤 4년 동안 총리직에 있다가 2012년 3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그도 다음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대통령직만 20년을 유지하게 된다. 에르도안이 푸틴에 필적하는 이유는 또 있다. 터키 국민은 에르도안이 터키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유럽 국가처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을 선택한 이유와 같다.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19차례나 지원받았던 터키는 그의 집권 기간 동안 세계 17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에르도안은 1994~1998년 이스탄불 시장으로 재직할 때도 물부족, 교통대란, 대기오염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 ‘심각’…가장 심한 지역은?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 ‘심각’…가장 심한 지역은?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에 속하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자원연구소(WRI)가 12일(현지시간) ‘애퀴덕트 프로젝트’(Aqueduct project)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물부족 스트레스에 관한 세계 지도를 공개했다고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동과 일부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37개국은 이미 물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각한’ 단계에 속했다. 지도 상에서는 진한 붉은 색상에 해당하는 지역들이다. ‘극히 심각한’ 물부족 스트레스는 그 국가에서 농업이나 가정, 산업에 쓰이는 물이 매년 80% 이상 감소해 해당 지역 내의 물 부족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퀴덕트 프로젝트를 수행한 연구진은 세계 181개국에 속한 유역 100여 곳에서 물부족에 관한 위험을 발견했다. 이들은 매년 강과 개천 등에서 공급받아 특정 지역에 사용되는 물의 양뿐만 아니라 물부족 스트레스, 홍수, 가뭄 등에 관한 경년변동과 계절변동 수치를 상세히 분석해 5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했다. 공개 중인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균 3.5점으로 상위 두 번째 ‘심각한’(3~4점) 단계로 상당한 물부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도에서는 붉은 색상으로 확인된다. 용도로 보면 산업(3.9점)용이 가정(3.5점)과 농업(3.4점)용으로 쓰이는 물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낮거나 중간 정도인 노란 색상으로 확인되며 일부 지역이 주황색으로 그보다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의 경우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서해가 접한 인천과 부천·시흥·평택 등 경기도 서부 일대와 천안 등의 충남 북부, 포항과 경주·울산·부산·창원 등 경상도 지역와 광주·순천·여수 등 전남 일대는 주황색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물부족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폴 레이그는 “물부족 스트레스는 세계 여러나라에 심각한 결과를 갖게 할 수 있다”면서 “가뭄과 홍수, 제한된 공급으로 발생한 경쟁은 국가 경제와 에너지 생산을 위협하며 심지어 우리 인류의 삶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국제 수준의 의사결정자들이 물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한 지역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가장 심각한 지역에 주의를 돌리고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는 최초로 시행된 국가 차원의 물에 관한 평가로 전해졌다. 사진=세계자원연구소(http://www.wri.org/our-work/project/aqueduct/aqueduct-atla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 ‘심각’…가장 심한 지역은?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 ‘심각’…가장 심한 지역은?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에 속하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자원연구소(WRI)가 12일(현지시간) ‘애퀴덕트 프로젝트’(Aqueduct project)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물부족 스트레스에 관한 세계 지도를 공개했다고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동과 일부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37개국은 이미 물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각한’ 단계에 속했다. 지도 상에서는 진한 붉은 색상에 해당하는 지역들이다. ‘극히 심각한’ 물부족 스트레스는 그 국가에서 농업이나 가정, 산업에 쓰이는 물이 매년 80% 이상 감소해 해당 지역 내의 물 부족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퀴덕트 프로젝트를 수행한 연구진은 세계 181개국에 속한 유역 100여 곳에서 물부족에 관한 위험을 발견했다. 이들은 매년 강과 개천 등에서 공급받아 특정 지역에 사용되는 물의 양뿐만 아니라 물부족 스트레스, 홍수, 가뭄 등에 관한 경년변동과 계절변동 수치를 상세히 분석해 5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했다. 공개 중인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균 3.5점으로 상위 두 번째 ‘심각한’(3~4점) 단계로 상당한 물부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도에서는 붉은 색상으로 확인된다. 용도로 보면 산업(3.9점)용이 가정(3.5점)과 농업(3.4점)용으로 쓰이는 물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낮거나 중간 정도인 노란 색상으로 확인되며 일부 지역이 주황색으로 그보다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의 경우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서해가 접한 인천과 부천·시흥·평택 등 경기도 서부 일대와 천안 등의 충남 북부, 포항과 경주·울산·부산·창원 등 경상도 지역와 광주·순천·여수 등 전남 일대는 주황색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물부족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폴 레이그는 “물부족 스트레스는 세계 여러나라에 심각한 결과를 갖게 할 수 있다”면서 “가뭄과 홍수, 제한된 공급으로 발생한 경쟁은 국가 경제와 에너지 생산을 위협하며 심지어 우리 인류의 삶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국제 수준의 의사결정자들이 물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한 지역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가장 심각한 지역에 주의를 돌리고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는 최초로 시행된 국가 차원의 물에 관한 평가로 전해졌다. 사진=세계자원연구소(http://www.wri.org/our-work/project/aqueduct/aqueduct-atla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물은 돌고 돌지 않는다’ 2050년 인류 절반 물부족

    ‘물은 돌고 돌지 않는다’ 2050년 인류 절반 물부족

    “쌀이 부족하면 밀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화력이 부족하다면 풍력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차에 기름이 부족하다면 전기가 대신할 수 있습니다. 물이 부족하다면?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건 물밖에 없습니다.” 굳이 2009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공익광고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물 부족이 인류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 물 시스템 프로젝트’ 회담에 모인 500명의 수자원 전문가들은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는 90억명에 이르고, 이 중 절반은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했다. 이들은 “아프리카 등 제3세계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각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수십년간 인류는 “물은 끊이지 않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이 잘못됐다는 증거들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있다. 과학자들은 물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을 사람들이 물을 구하는 방식에서 찾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펌프를 사용해 깨끗한 지하수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지하수는 쉽게 복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정하게 흐르는 지하의 수원에서 담수를 너무 많이 뽑아내거나 저수지에 가둬 놓을 경우 바닷물이 유입되거나 농도가 달라져 인근 지하수 전체가 먹을 수 없는 물로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 등에서는 수자원의 오염이나 복원을 고려하기보다는 당장 먹을 물을 구하기 위해 수원 자체를 파괴하는 일도 흔하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가뭄, 홍수, 폭염과 태풍 등의 원인이 되면서 물의 이동 자체를 바꾸고 있고 공업화·농업화로 인한 오염 등은 수자원 고갈을 가속화시킨다. 질소가 주로 사용되는 농업용 비료는 물을 타고 흘러 전 세계 강이나 바다에 200개 이상의 거대한 ‘데드 존’을 만들었다. 데드 존에서는 미생물조차 살 수 없고, 점차 넓어지고 있다. 독일 본 대학의 야노스 보가르디 교수는 회담에서 “전 세계 인구 중 45억명은 어떤 형태로든 손상된 수자원에서 50㎞ 안에 살고 있다”면서 “앞으로 두 세대 내에 세계적으로 물을 구하기 위한 인류의 대이동이 시작돼,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에도 210만명이 오염된 수자원의 16㎞ 내에 살고 있고 유럽에서도 수자원 고갈이 가시화되는 등 선진국도 같은 위협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농업 종사자는 물론 도시인들 역시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만큼 새로운 물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물 부족이 인류의 성장이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지속 불가능한 정점(티핑 포인트)에 곧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같은 전 지구적인 상황이 언제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사전에 보고받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회담에서 “우리는 수요가 공급을 능가해서 물을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물의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CEO칼럼] 창조경제와 농업/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CEO칼럼] 창조경제와 농업/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지난주 공사의 기업지원단을 이끌고 식초를 생산하는 지방의 중소 식품업체를 방문해 현장상담을 했다. 포도식초, 현미식초, 사과식초 등 수많은 식초 제품과 독특한 제조 노하우에 동행한 식품 전문가들이 매우 놀랐다. 특별한 방식으로 제조된 자연발효 식초는 프랑스에서 주문이 쇄도한다고 한다. 식품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35년간을 식초 연구와 제품생산에 매진해 온 70세 넘은 기업가의 열정에도 감탄했다. 그런데 문제는 제품 판매방식이다. 식초에 관한 많은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나 판매는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유통업체 브랜드(PB)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실속은 판매망을 확보한 대규모 식품기업이 차지하는 것이다. 중소 식품기업의 생산과 판매전략, 수출시장 개척, 정부 정책 활용 등에 나름대로 전문적 컨설팅을 하였으나 판매 애로를 해결하는 일은 만만치 않음을 인식했다. 식초는 음식을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약품·식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중국 고대 의학서에도 식초의 신맛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와 간을 보양해 주면서 근육을 강화시키며 뼈를 부드럽게 한다고 했다.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다양한 질병 치료에 식초를 사용했고 사과식초를 꿀에 넣어 기침이나 감기치료에 썼다고 한다. 식초는 군인들의 힘을 기르고 활력을 높이는 음료수로도 많이 사용됐다. 로마 군인들이 많이 마신 ‘포스카’(posca)는 식초의 한 형태이다. 우리나라는 신라시대부터 식초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해동역사(海東繹史)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음식 조리나 약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됐다. 최근 식초는 약용, 식용, 건강, 미용 등 180여 가지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특히 다이어트나 건강음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고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가 진주를 식초에 녹여 마셨다고 하였는데, 아마 미용에 좋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음료 수출액이 2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상당량이 식초 관련 제품이었다. 역사적으로 우리 농업 분야에는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개발의 성과물이 즐비하다. 과학적인 고농서(古農書), 최초의 강우량 관측기구인 측우기, 우장춘 박사가 만들어낸 씨 없는 수박, 우리 환경에 맞는 배추, 무 종자 등 수없이 많다. 창조농업의 백미는 통일벼 개발이다. 1개의 자포니카 품종과 2개의 인디카 품종을 교배시킨 3원 교배는 과거 시도되지 않던 창조적 육종방법이었다. 통일벼 개발로 쌀 생산이 획기적으로 증대되면서 우리나라는 고질적인 보릿고개에서 해방됐다. 세계 유례 없이 짧은 기간에 식량 자급을 이룩한 우리 농업은 국제적인 성공 사례로 알려진다. 또 양잠 산물을 이용한 화장품, 치약, 비누는 널리 사용되고 있고 조만간 인공 고막이나 인공뼈 개발도 다가온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공수해온 벌침 봉독(蜂毒)으로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한다는 영국 찰스 황태자 부인 카밀라 여사의 이야기도 놀라울 것이 없다. 우리도 이미 봉독으로 젖소 유방염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한국음식이 건강식, 기능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 한식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접목돼 세계인의 입맛에 맞도록 창조적 변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등 첨단 과학기술이 농업 분야에 응용된 지는 오래 전이다. 이제는 환경기술(ET), 문화기술(CT)도 농업 분야에 활용된다. 농업과 환경, 생태가 융·복합되고 1차, 2차, 3차 산업이 어우러진 6차산업으로 변모된다. 미래 농업 분야는 더 무궁무진하다. 컴퓨터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수직형 빌딩농장, 바닷물로 농사짓는 해수농업,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미세조류 등도 조만간 실용화될 것이다. 인구증대, 식량위기, 물부족, 기후변화 등 지구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이제 창조 농업이 필요하다.
  • “지구의 미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구의 미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문에다 못을 박아뒀다. “지구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자원고갈, 물부족, 지구온난화, 저성장과 고령화, 인구폭증 등 말만 들어도 골치 아픈 각종 인구 생태 환경 문제를 다루는 저자의 태도는, 조금 추상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몹시 ‘근대적’이다. 인구 생태 환경 문제에 대해 흔히 접할 수 있는 태도에 따르면 우리는 다음 두 종류 인간 가운데 하나다. 당장 내일이라도 온 지구상의 얼음과 눈이 다 녹아 우리 집 앞마당에 휘몰아칠 터인데 탐욕에 눈 멀어 그것도 모르고 있는 미련한 멍청이. 혹은 섹시하고 충격적인 제목과 영상을 선호하는 미디어 환경 때문에 너무 과대 포장된 환경재앙을 진짜처럼 믿고서는 당장 인류 전체가 땅 파먹고 살던 수백년 전의 삶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착각하는 소심한 겁쟁이. ‘2033 미래 세계사’(비르지니 레송 지음, 권지현·남윤지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가 ‘근대적’인 까닭은 미련한 멍청이도, 소심한 겁쟁이도 아닌 충분히 사태를 파악해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는 존재로서 인간을 대하기 때문이다. 호들갑 떨지 말라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현재 진행 중인 생태계의 급변이 얼마나 심각한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매우 편리한 방편”이지만 “이런 논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가령 저자는 녹색성장 구호를 두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나타났다”면서 “여전히 모호한 개념”이라 지적하더니 “환경을 보존해야겠다는 걱정보다는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앞서 있다”고 꼬집어뒀다. 곡물과 물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인구학자 맬서스의 예전 잘못을 반복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중요한 건 기아와 빈곤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대응하려는 정치적 수단의 문제라 지적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의 주장도 소개해 두는 방식이다. 때문에 시원한 그래픽들이 좋다. 판단과 행동을 뒷받침하는 것은 탄탄한 데이터일 터. 인구 생태 환경 문제에 대한 각종 기초 자료들을 세련된 색채와 디자인으로 총정리해 뒀다. 인구 환경 생태 문제를 논하는 자리에서라면 기초 텍스트로도 쓸 만하다. 한국 사례도 있으니 찾아보길. 2만 7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美연구팀 “마야 제국 멸망 원인은 벌목으로 인한 가뭄”

    그간 수많은 추측을 불러 일으켰던 마야 제국 멸망의 원인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콜롬비아 대학 연구팀은 마야 제국이 멸망한 이유는 삼림 훼손으로 인한 가뭄 때문이라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현재의 멕시코 남동부, 과테말라, 유카탄 반도 등을 중심으로 약 6백 년간 번창한 마야 제국은 천문학과 수학이 발달해 수준 높은 문명을 자랑했으나 특별한 이유가 알려지지 않은 채 멸망했다. 이에대해 학자들은 전염병과 외부 침입설, 주식인 옥수수의 단백질 부족설, 성행위 부진에 따른 자손번식 실패설, 화산폭발 원인설 등 다양한 이론들을 제기한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콜롬비아 대학 벤자민 쿡 박사는 “무분별한 벌목 등 삼림 훼손으로 인해 가뭄이 가속화 됐다.” 면서 “벌목이 가뭄의 주된 이유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시 마야인들이 무분별한 벌목에 나선 이유로 도시 건설과 농업을 꼽고 있다. 문명이 번창하면 번창할수록 자연이 파괴돼 오히려 문명의 발목을 잡은 셈. 쿡 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벌목이 심했던 유카탄 반도는 강우량이 15% 정도 감소했지만 벌목이 적었던 곳은 5% 정도 감소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야 제국 멸망의 이유가 가뭄 때문이라는 학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도 마야문명 쇠퇴의 원인은 ‘물부족’이라는 연구결과가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바 있다. 이 연구를 발표한 멕시코 유카탄 과학연구소와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팀은 “마야 문명이 급격히 쇠퇴한 800~950년 사이 강우량이 감소했다.” 면서 “당시 몇 년간 계속된 가뭄으로 마야 제국은 심각한 물 부족으로 도시가 방치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오른팔엔 바이오컴퓨터… 점심은 영양캡슐… 집에서 화상회의

    2025년 7월 어느 날. 아침 느지막이 눈을 뜬 김민수(가명·34)씨는 오른팔에 이식한 바이오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서울의 날씨를 책임지고 있는 ‘날씨 조절 관리자’인 김씨는 집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인공비를 내리게 했더니 습도가 너무 높아져 김씨는 날씨 조종시스템을 조작했다. 점심식사는 영양 캡슐로 가볍게 해결하기로 했다. 미세조류(물, 이산화탄소, 햇빛을 통해 광합성 성장을 하는 단세포성 미생물) 스피루리나를 주원료로 한 이 캡슐은 입맛이 없어 끼니를 거르더라도 몸에 필요한 필수 영양분을 공급해 준다. 글로벌 미래연구기관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발행한 ‘유엔미래보고서 2025’를 바탕으로 재구성해본 2025년 한국인의 일상이다. 언뜻 황당해보이는 내용도 있지만 변화의 시대에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 미래학의 대부 짐 데이토 교수도 “처음 들었을 때 우스꽝스러워야 가치 있는 미래”라고 하지 않았던가.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미래사회가 의식기술, 뇌공학 등과 나노·바이오기술이 합쳐진 융합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는 융합을 통한 첨단기술의 발전이 완전히 바꿔놓을 인간의 생활상이 담겨있다. 유엔미래포럼측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따라잡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면서 “여기에 바이오·양자 컴퓨터 등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기술이 융합되면 생활양식에 큰 변화가 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식주 양상도 변하게 된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물부족 현상에다 급증하는 육류 수요까지 더해져 먹거리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문제는 미세조류와, 배양육(줄기세포를 인공적으로 키워 만든 고기)과 같은 ‘뉴 푸드’(New food)의 등장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또 일자리가 수시로 바뀌게 되면서 한 곳에 거처를 두지 않고 여러 가구가 한집에 모여서 사는 집단거주의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생활상이 바뀌면서 인간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결혼을 통한 전통적인 가족 구성은 동거 형태로 변하고, 직접적인 인간관계보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관계를 맺는 일이 잦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남녀가 각 다른 목적의 파트너를 3명씩 갖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만능처럼 보이는 미래사회에도 위기는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와 에너지·물 부족 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미래포럼 측은 “빠르면 2035년쯤 석유가 고갈되면 인류가 치명적인 결핍을 맞을 수 있다.”면서 “대체 에너지 개발과 지구 온난화 방지가 현재 인류에게 닥친 숙제”라고 강조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최악 가뭄에 공장 돌릴 물부족… 기업들 ‘水難’

    최악 가뭄에 공장 돌릴 물부족… 기업들 ‘水難’

    기업들이 생산 현장에서 전력난에 이어 급수난까지 겪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전기를 아끼기 위해 조업 시간을 단축·조정하고 냉방 온도를 제한하면서도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가뭄까지 겹쳐 생산용수마저 ‘비상 절수’의 묘수를 찾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이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갑작스러운 급수 중단에 대비한 ‘비상대책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시나리오에는 용수원의 물이 마르는 사태 발생 때의 대응책과 행동 지침이 담겼다. 울산공장은 아직 버틸 만하지만 이번 가뭄이 집중된 충남 아산과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은 급수에 애를 먹고 있다. 하루에 총 3만 5000t의 물을 쓰는 현대차는 공장 안에 무방류 시스템과 도장공정의 폐수 재활용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물 사용량과 폐수 발생량을 동시에 줄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전체 폐수 발생량의 33%를 감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장실, 샤워장 등에도 절수 장치를 설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은 도장 라인 등에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1~2주일 물 부족이 더 지속된다면 비상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면서 “공장에서 생산용도 외의 물은 거의 재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현장의 애로점을 전했다. 하루 최대 1만 5000t의 초순수(불순물이 거의 없는 용수)를 사용하는 삼성전자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수자원 저감 목표와 전략을 수립했다. 수자원 관리 정책은 ▲용수 공급 경로의 이중화 ▲비상사태 때 즉시 대응 가능한 시스템의 구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순수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식으로 물의 사용량을 줄여가고 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라인의 초순수 회수율은 사용량 대비 51% 수준으로 파악된다. 또 자체 처리시설을 활용해 생활오수를 정화 후 재사용하고 방류량도 감소시키고 있다.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 호남석유화학, LG석유화학, KCC 등 5개사가 입주해 있는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는 대호저수지의 물이 바닥나자 아산호로 용수원을 변경했다. 대산단지는 하루 10만~13만t의 물을 사용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중화학 공장의 특성상 공업용수를 많이 쓰는 상황이지만 용수원을 바꾸면서 공장 가동중단 등 최악의 상황은 간신히 모면했다.”고 설명했다. 또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도 폐수 재활용 시스템의 추가 설치에 나서며 생산용수 부족 사태를 견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수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경우에는 제품 생산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저수율 뚝뚝… 전북, 농업용수 비상

    가뭄이 계속되면서 전북도내 저수율이 크게 낮아져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2259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6%로 지난해 75%보다 19% 포인트, 평년 63%보다 7% 포인트가 낮다. 저수율이 50% 이하인 저수지가 41% 927개에 이르고 30% 미만인 곳도 67개나 된다. 바닥이 드러난 저수지도 2개다. 이같이 도내 저수율이 낮은 것은 올 강수량이 198㎜로 평년 304㎜의 65%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가 시작되는 이달 하순 이전에는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없어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다행인 것은 도내 논 13만 2000㏊ 가운데 91%인 12만 1000㏊가 모내기를 마쳐 2모작을 하는 평야부만 모내기를 하면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물부족 현상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도는 단계별로 대책을 마련해 가뭄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1단계로 저수율 30% 미만 저수지는 용수 확보 대책을 마련하고 제한급수와 개인관정 활용을 권장키로 했다. 가뭄이 계속될 경우 용수원 개발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이달 비 안 오면 저수지 10% 바닥”

    “이달 비 안 오면 저수지 10% 바닥”

    지난 5월 이후 평년의 35%에 불과한 강수량으로 가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까지 최소 50㎜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 벼농사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전국 300개 이상의 저수지가 바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3일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논은 3800ha, 밭작물 시듦 면적은 2900ha인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과 전남·북 일부 지역에서 용수 부족으로 모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뭄으로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작물은 양파로, 만생종의 알이 굵어지지 않는 등 작황이 부진하다. 올해 양파 생산량은 120만t으로 예상돼 평년 133만 2000t보다 10%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마늘도 수확기를 앞둔 충남 등 중부지역에서 작황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모내기가 완료된 논은 95%로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달 말까지 최소 50㎜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 향후 벼농사 용수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농어촌공사는 전망했다. 가뭄이 심각한 곳은 충남 서산·당진시·태안·예산군 등으로 모내기에 어려움을 겪는 논 대다수가 이들 지역이다. 충남 일부 지역에는 지난 8일 최고 10㎜ 이상의 비가 내렸지만, 이들 지역은 2㎜ 내외에 그쳐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간척지 주변 농경지는 염분 과다로 인한 농작물 피해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관호 농어촌공사 수자원관리처장은 “이달 말까지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전국 저수지 10%가량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리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천수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가 3356개인 점을 감안하면, 300개 이상이 조만간 고갈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1만 4000여개 저수지 중 일부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으며, 서식하던 물고기가 폐사한 사례도 신고됐다. 현재 전국 저수율은 51.7%(지난 12일 오후 5시 기준)로 평년 61.1%보다 9.4% 포인트 낮다. 2009년 6월 4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36.8%로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경기(37.9%)와 전북(50.9%) 등도 저수율이 낮다. 저수율이 급격히 낮아진 원인은 적은 강수량 외에도 이상고온으로 인해 평년보다 1주일가량 모내기가 빨리 시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어촌공사는 가뭄이 지속될 경우 천수답과 밭의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 논 98만ha 중 수리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경지면적은 21만ha에 달하며, 10년 주기로 찾아오는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논은 66%에 불과하다. 기상청은 전국 76%에 달하는 지역이 심각한 작물 손실과 물 부족이 우려되는 ‘매우 위험’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농식품부는 가뭄 대비 예산 115억원을 확보하고, 현재까지 47억원을 피해 지역에 지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CEO 칼럼] ‘고급 공간정보’로 부가가치 높이자/김영호 대한지적공사 사장

    [CEO 칼럼] ‘고급 공간정보’로 부가가치 높이자/김영호 대한지적공사 사장

    지난주는 내내 공간정보의 ‘잔칫날’이었다. 풍성하고 의미 있는 국제 공간정보 행사가 국내에서 잇따라 열렸다. 먼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UN-GGIM’(글로벌 공간정보관리 전문가회의) 창립총회가 있었다. ‘공간정보’라는 생소한 주제로 유엔이 개최하는 첫 번째 국제회의를 우리나라의 국토지리정보원이 유치했다. 세계 7개국 장관, 100여개국 지리원장, 30여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 가운데 각국의 공간정보정책, 국제적 수요에 부응하는 방법론 개발과 국가 간 협력방안이 발표되는 등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슈는 인류가 당면한 각종 자연재해, 기후변화, 물부족, 가난, 질병 등과 같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간정보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였다. 참석자들은 공간정보가 지구촌이 안고 있는 문제해결에 매우 유용한 수단임을 공감하고 활발한 국제 공조 및 국가 간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어 26일부터 29일까지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국제 공간정보 종합박람회인 ‘2011디지털국토엑스포’가 국토해양부 주최로 열렸다. 국내 정보기술(IT) 분야 선두기업과 대한지적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00여개의 기관이 참여해 공간정보 관련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UN-GGIM에 참석한 외국 손님을 비롯해 5만여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공간정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두 개의 큰 행사를 통해 느낀 점을 정리해 본다. 첫째, 공간정보의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업체의 위치정보 서비스가 고객의 개별적인 수요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맛집을 찾아주는 서비스는 맛집의 위치, 길찾기뿐 아니라 다른 가게와 비교한 음식의 질과 양, 가격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요, 분위기 있는 자리까지 찾을 수 있도록 가게 주변과 내부의 인테리어, 좌석 배열까지 보여준다. 자전거·도보 길찾기, 실시간 교통정보, 박물관 내부 체험 등의 서비스도 융·복합의 산물이다. 국토해양부도 정부가 갖고 있는 공간정보를 통합하여 구글 맵스보다 우수한 3차원(3D) 지도를 제공하는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을 직접 시연했다. 둘째, 공간정보의 활용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사태나 홍수 등 재난·재해 예방, 도로와 상하수도 등 지하시설물 관리, 재테크에 활용할 수 있는 부동산투자시스템, 문화와 생활이 결합된 공간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적공사도 풍부한 지적정보와 측량기술을 바탕으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침수흔적도 작성, 소실된 문화재 복원을 위한 문화재 3D 측량, 동굴·학교재산·국공유지 관리시스템 구축, 지적 재조사를 위한 선행사업 등 공간정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셋째, 공간정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공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간정보 분야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보자는 움직임이 유엔과 관련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진, 홍수, 가난, 조류독감 등 대형 재해·재난에 대한 공간정보를 구축·공유하게 되면 훨씬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해진다. 이런 흐름들을 보며 느끼는 것은 공간정보의 정책개발, 표준설정, 국제협력 등에서 우리가 앞장설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앞선 IT 기술과 인터넷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지적 재조사’ 사업도 마찬가지다. 지적측량정보에 사진이나 영상이 융·복합되면 한층 고급스러운 공간정보가 된다. 상품성, 즉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아울러 기술혁신과 좋은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우리 기업, 기관들의 해외진출도 확대될 수 있다. 공간정보 기술은 아직 초기상태이고, 시장은 무한하다. 누가 선점하느냐에 미래의 경쟁력이 달려 있다.
  • 전국 섬들이 뭉친다

    전국 섬들이 뭉친다

    ‘섬은 섬끼리.’ 대한민국 동·서·남해안 3면에 흩어진 아름다운 섬들이 손을 맞잡는다. 본격적인 섬 관광시대를 맞아 전국을 아우르는 섬끼리 뭉쳐 섬의 특성을 살린 섬 중심의 정책과 사업을 함께 발굴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섬 지역의 공동 번영과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19일 경남 남해군 등에 따르면 남해군을 비롯해 섬으로 자치단체를 이루고 있는 전국 8개 시·군이 모여 가칭 ‘대한민국 아름다운 섬 연대’ 창립을 추진한다. 섬 자치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처음. 앞으로 ‘섬 연대’의 역할 등이 주목되는 이유다. ‘아름다운 섬 연대’는 남해군에서 최근 제안하고 나섰다. 남해군은 현재 정부 등에서 추진하는 동·서·남해안권과 개발과 같은 공간적 개념의 두루뭉술하고 획일적인 개발계획으로는 섬 고유의 생태관광자원 특성을 살린 차별성있는 개발이 어려워 섬 자치단체만의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협의체에 참가할 섬은 동해안의 경북 울릉군과 서해안 지역 인천시 강화군, 옹진군, 전남 신안군, 남해안의 전남 완도군, 진도군, 경남 거제시, 남해군 등 8개 시·군이다. 남해군은 이들 7개 시·군에 지난 4일 연대협의체 창립에 대한 뜻과 목적 등을 설명하는 제안서를 보냈다. 남해군은 이달 중 8개 시·군이 협의체 참여 의향서를 교환한 뒤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창립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몇 차례 실무협의를 갖고 협의체 명칭과 규약, 분담비용 책정, 창립 일정 및 장소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자치단체는 지방자치법 규정에 따라 해당 시·도에 협의회 구성계획을 보고하고 해당 시·군의회에 협의회 규약 등을 제출해 의결을 받는 등 오는 11월 중에 협의체 창립 준비를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어 12월 중으로 8개 섬지역 자치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섬 연대를 창립하고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회장은 연대에 참여한 자치단체장들이 돌아가면서 맡을 계획이다. 창립 뒤 일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정기회의를 갖고 주요 안건과 화합·교류를 위한 협력 사업 등을 논의한다. 이들은 대한민국 섬을 대표하는 자치단체끼리 모인 협의체인 섬 연대가 창립되면 섬 자치단체가 긴밀히 연계하고 협력해 해양관광휴양 클러스터 조성, 해양·레저산업 육성·개발, 섬 생태자원 보존·연구 등 대한민국의 섬 개발 보존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섬 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해군 등은 섬 지역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과제인 만성적인 물부족과 열악한 교육·의료·문화·주거 등의 주민생활환경시설 개선 등도 섬 연대가 창립해 힘을 합치면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화장실도 경쟁력이다] (2) 물부족 해법은 ‘중수도’

    [화장실도 경쟁력이다] (2) 물부족 해법은 ‘중수도’

    가을비가 내린 지난 14일 경기 파주 통일촌 농산물 직판장. 궂은 날씨에도 인근 ‘제3 땅굴’과 임진각 등을 둘러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과 이날 열린 ‘파주 개성인삼축제’ 등으로 주차장은 관광버스로 가득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화장실이다. 통일촌 직판장의 화장실은 청결한 관리 외에 땅 밑에 특별한 시설이 있다. 바로 중수도 시설이다. 정부는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중수도 사업은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중수도란 상수도와 하수도의 중간 개념으로 세면대 등에서 사용한 물을 별도 저장 탱크에 모은 뒤 이를 정화해 대·소변기 용도로 다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세면대에서 사용한 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 재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데 이어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지난 6월 9일부터는 건축 연면적 6만㎡ 이상 등 일정규모 이상의 시설물을 신축·증축·재축하는 경우에는 물 사용량의 10% 이상을 재이용할 수 있도록 중수도 설치를 의무화했다. ●파주 등 16곳에 첫 설치 우선 지역자치단체별 공중화장실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올해 처음으로 파주 등 15개 지자체의 공중화장실 16곳에 모두 6억 4000만원(국비 50%, 지방비 50%)의 예산을 들여 중수도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박찬규 파주시 환경시설과장은 “통일촌 농산물 직판장은 방문 관광객이 많아 화장실 사용률이 높기 때문에 중수도 시설의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 “지난 7월 말 중수도 설치를 마무리해 하루 평균 5t 정도의 물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올해 말까지 모든 사업장에 중수도가 설치되면 16개 화장실에서만 연간 2만 9200t의 수돗물을 아낄 수 있고, 1년에 2억 3126만원의 상수 생산시설 투자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의 공중화장실 5만 1600여곳 가운데 절반 정도만 중수도 시설을 설치해도 연간 4700만t의 수자원을 확보하게 되며,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3722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깐깐한 수질관리… 인체 사용은 못해 중수도 화장실에서 재사용되는 물은 엄격한 수질 기준을 적용받음에도 안전을 위해 사람의 인체에는 닿지 않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물 재사용 수질 기준에 따르면 대장균이 검출돼서는 안 되며 잔류 염소는 0.2㎎/ℓ 이상이어야 한다. 탁도(NTU)는 2 이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0㎎/ℓ 이하, pH는 5.8~8.5, 색도 20 이하여야 한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일반 수돗물과 동일하며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파주 통일촌 농산물직판장과 남해 나비생태관 등 올해 중수도 사업이 완료된 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질 분석에서도 모두 항목별 기준치를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국토해양부는 전국 170개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중 48곳에 중수도 시설을 설치했으며, 환경부는 하수처리수를 정화해 공업 및 농업 용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행안부는 2012년에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중수도 설치 가능 여부, 화장실 이용자 수 등을 검토해 50곳에 대해서는 수도 설치비용의 50%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李대통령, 부산에 구애한 까닭은

    李대통령, 부산에 구애한 까닭은

    “임기 중 최장 시간 지방에 머문 날입니다. 이 시간부터 ‘섭섭하다’는 얘기 안 했으면 해요.”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여권 텃밭인 부산을 찾아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하루종일 부산에 머무르면서 지역인사 오찬간담회를 갖는 등 5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회의도 미뤄가면서 부산 일정을 챙겼다는 후문이다. 청와대가 동남권 신공항 유치 무산과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여권에 등을 돌리는 부산 민심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듯 ▲부산 물부족 해결 ▲김해공항 국제선 노선 증설을 위한 청사 증축 ▲부산~울산 경전철 철도 복선화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임기 중에 (부산의)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서 “댐을 만들게 있으면 만들고 (하면 된다). 국토부 장관도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해공항 국제선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선이 부족하면 (국제선 청사와 이착륙 시설을) 증축하는 게 좋겠다.”면서 “시간을 끌면 안 되고 기간을 단축해 청사도 증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전철 복선화 사업에 대해서는 “기왕에 해 줄 것이면 빨리 해 주는 게 좋다. 시간을 끌면 예산만 더 든다.”면서 “하기로 했으면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걱정하고 심려하는 것에 대해 부산 시민만큼 나도 신경쓰겠다.”면서 “여기가 잘돼야 대한민국도 된다. 일류도시라는 자신감을 갖고 힘을 모아주면 내가 임기 중에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이 아이들 맑은 눈 언제 멀지 모릅니다

    이 아이들 맑은 눈 언제 멀지 모릅니다

    아프리카 말리의 북부는 사하라사막, 남부는 사막 남부의 건조지대인 사헬지대로 이뤄져 있다. 가뜩이나 척박한 나라에 최근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연평균 기온이 30년 사이 2도나 올라가고 우기가 한달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 결과 벼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가축들의 생육이 좋지 않게 되면서 환경난민이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서북 방향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몹티(Mopti)는 사헬지대가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한 도시다. 몹티 변두리에 있는 틸와트 마을은 사하라 사막지역의 도시 팀부크투에서 이주해 온 투아레그족 난민 20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지난 5일 방문한 틸와트 마을에서는 사막화가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다 주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마을은 황량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흙벽에 마른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그늘막이 그들의 주거지였다. 정오가 가까워 오면서 적도의 태양은 더욱 흉악스럽게 열기를 뿜어냈다. 거대한 양철 찜통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달궈진 땅 위로 뜨거운 모래바람까지 불면 잠시 서 있는 것도 힘에 부칠 지경이다. 점점 메말라 가는 땅. 마을의 유일한 우물도 말라붙어 바닥을 드러내고 이제는 쓸모없어진 두레박이 마른 땅 위에 뒹굴고 있다. 이방인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어른들과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희망 없는 나날들. 인간적인 삶이 무언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이들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다. ●사막화 심각… 환경난민 속출 투아레그족은 사하라사막을 근거로 하는 유목민족이다. ‘사막의 푸른전사’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용맹함과 당당함을 자부심으로 여겨 온 그들이지만 1970년대 초 사하라사막을 휩쓴 대기근이 그들을 난민으로 전락시켰다. 몇 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소, 양, 낙타 등 가축들이 굶어 죽고,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자 말리 정부는 1973년부터 사막의 부족들을 도시 지역으로 이주시켰다. 정부는 정착할 땅을 제공했고 국제구호단체들이 이들을 도왔지만 그것도 한때뿐. 지금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비정부기구(NGO)가 지어주었다는 학교는 흙벽만 남았고, 프랑스의 구호단체가 지어준 병원도 폐허로 방치된 상태다. 가난하고 아프고 외롭고 서러운 이들…. 부족장 모하메드 인타가다(56)는 “삶의 터전이었던 사막을 떠나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정부가 경작하라고 땅을 제공해 줬지만 너무 건조해서 농사를 짓기가 쉽지 않다. 장비도, 물도, 전기도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 초기에는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모두 떠나고 지금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모래바람과 물부족, 식량부족, 그리고 질병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고 걱정했다. 사막화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다. 아이들에게 백내장과 뇌수막염, 말라리아 등 질병은 천역과도 같다. 그러나 병원 구경은커녕 약 한번 써보지 못하고 고스란히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틸와트 마을에는 백내장 등 안과질환을 가진 아이들이 특히 많았다. 한 살 된 여자아이 느무는 말라리아에 걸렸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눈까지 멀게 됐다. 6개월 된 여자아이 우묵 쿨숨도 백내장에 걸렸지만 속수무책이다. 아버지 이블라이와 어머니 파트마탐은 아기만 바라보면 속이 타들어 가지만 치료할 엄두도 못 낸다. 사막에서 살아가는 어린이의 대부분이 뜨거운 햇볕과 모래먼지를 온몸으로 맞는다. 하지만 깨끗한 물도, 안대로 사용할 깨끗한 천도 구하기 어려워 더러운 물로 눈을 대충 씻고 때묻은 옷소매로 문지르고 만다. 이런 비위생적인 환경에 영양부족까지 겹쳐 아이들은 쉽게 백내장에 걸리거나 각막이 손상돼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심각한 경우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까지 앗아간다. 어린이재단의 최운정 해외사업팀장은 “백내장이나 말라리아, 뇌수막염 등은 간단한 치료와 예방으로 막을 수 있는 질병이지만 어렸을 때 작은 질병에 걸린 아이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악화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마다 아프리카 어린이 한명 실명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는 1분마다 어린이 한명이 시력을 잃는다. 어림잡아 200만명이 넘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실명 상태에 있으며, 백내장이 아프리카 어린이 실명 원인의 50%를 차지한다. 실명으로 10명 가운데 9명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가난에서 비롯된 시력손상 때문에 다시 빈곤의 늪에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사하라 사막에 붙어 있는 말리의 피해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더 심각하다. 파스퇴르병원의 안과전문의 파투마타 코난지 박사는 “선천성 백내장 등 안과질환자 비율이 서아프리카 국가 평균 0.7%인데 말리의 경우 1.3%로 높다.”면서 “비타민A 등 영양결핍과 오염된 물,위생문제에 모래바람과 강한 햇빛 등 환경적 조건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천성 백내장의 경우 두 살 이전에 수술을 하면 완전하게 시력을 찾을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질수록 뇌의 보는 기능이 퇴화돼 영영 시력을 잃고 만다. 말리에서는 최근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전체인구의 21%인 240만명이 식량부족과 영양결핍으로 고통받고 있다. 어린이들은 영양부족과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말리에는 전쟁도,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도 없지만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1000명당 194명으로 세계 7위다. 말리 어린이들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말라리아와 폐렴, 설사 등 3대 질병이다. 최근에는 볼과 입 주변 등 얼굴 피부가 썩어 들어가는 노마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유대인집단수용소에서 처음 사례가 발견된 노마병은 영양결핍과 비위생적인 환경, 오염된 식수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무서운 질병이다. WHO에 따르면 매년 14만명의 환자가 새로 보고되는데 이 가운데 10만명이 사하라 남부지역 아프리카의 1~7세 어린이들이다. ● 간단한 치료도 못 받아 생 마감 이들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는 벽이 높지 않다. 깨끗한 환경에 균형잡힌 식사만 제공돼도 막을 수 있고,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나을 수 있는 질병들을 그대로 떠안은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 말리중앙진료소의 아마디 박사는 “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처방을 받아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 나을 수 있다는 것조차 이들은 알지 못한다.”면서 “더 나은 삶이 있음을 알려 주고,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 지원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말리 어린이들의 실태는 KBS 1TV ‘희망로드대장정’을 통해 오는 9월 자세히 소개될 예정이다. 어린이재단(www.childfund.or.kr)을 통해 말리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 바마코·몹티(말리)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 “세계가 주목… 국가브랜드로 활용”

    “세계가 주목… 국가브랜드로 활용”

    “4대강 살리기 사업 중에 이포보 건설사업은 준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여주군민 여러분이 보여 준 관심과 도움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24일 경기 여주군 양촌리 이포보 건설현장에서 만난 이충재(46)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은 4대강 사업은 공사 규모와 의미만 따지더라도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공사로 평가받고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공사가 완료된 이후부터라는 것이다. 이 청장은 “현재 이포보 공사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르면 9월 국민 모두에게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포보 공사현장의 공정률은 83%, 특히 준설작업과 구조물 공사는 98% 진행됐다. 수문 제작이나 소규모 수력발전은 6월 말이면 다른 지역과 함께 완료되고, 곧이어 시운전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청장은 사업 초기 갈등의 불씨가 됐던 오해와 반목은 사업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사그라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천 부지 조성공사가 진행되면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공감했던 부분이 이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 청장이 생각하는 4대강 사업과 이포보 건설은 ‘물부족 국가’라는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한다는 것 외에도 많은 의미를 지닌다. 이포보 건설을 통해 홍수로부터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어서 농업용수 등이 풍부해진다. 하천정비 과정에서 강바닥에 쌓여있던 쓰레기를 거둬내고 농경지로 방치됐던 하천 주변이 썩 괜찮은 가로수길로 탈바꿈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공사가 완료되면 지역주민의 생활환경에 반드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래가 쌓여 쓸모없던 땅이 가족 피크닉장이나 야영장, 체육시설 등으로 바뀌면 여주군민은 물론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 모두에게 새로운 자연환경과 더 나은 삶을 제공하게 될 것이란 의미에서다. 이 청장은 놀라운 점은 외국 언론이 이포보에 높은 관심을 보인 점. 미처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란다. 세계적인 자연영상을 담아내기로 유명한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이포보 현장을 취재해 갔다. 그 반응은 ‘서프라이즈’라고 했다. 또 러시아, 모로코 등지에서도 관심을 보이며 취재를 했고, 얼마 전에는 미국 미시시피주립대학의 학생들이 자비를 들여 건설현장 실태를 보러 오기도 했다. 그는 “4대강 공사가 완료되면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국가적인 브랜드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시작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당부한다.”고 말을 맺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4대강사업은 물관리 종합대책”

    “4대강사업은 물관리 종합대책”

    “사람이 살아가는 데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마디로 정의하는 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마치 어머니의 은혜와 존재가치를 일일이 무게를 재어 봐야 알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23일 ‘물’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물은 우리 삶의 으뜸가는 보물이자 평생 길동무로, 겨레와 후손을 위해 이제 모두 그 가치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해 온 그는 요즘 물 관리 전문기관이요, 공기업인 수자원공사의 수장으로서 경인아라뱃길과 4대강 살리기 등 다양한 국책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수자원종합계획에 따르면 5년 뒤인 2016년 우리나라가 물 부족 현상을 겪는다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40여년간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물 이용량도 6.6배나 증가했다. 그런데 물 부족은 이용량 증가보다는 가뭄시 가용 수자원 부족이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의 평상시 가용 수자원량은 평년 779억㎥이나 가뭄이 극대화되면 416억㎥까지 줄어든다. 물 수요량인 358억㎥를 조금 웃돈다. 이런 가용 수자원량도 57%가량이 홍수기에 집중돼 상당량이 바로 바다로 유실된다. 다목적댐 등 저류시설이 중요한 이유다. →시민단체 등 환경론자들은 “정부의 물 부족 전망이 사실관계를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동안의 가뭄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데이터가 정부의 물 부족 전망이 호도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난해 강원 태백지역의 물부족 사태와 같은 극심한 가뭄피해가 과거 13~14년 주기에서 최근 7년으로 단축됐다.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물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부터 권역별 급수체계를 조정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종합적인 물관리 대책으로 시급한 것이다. →4대강 사업 중 보 건설의 근거를 제시한다면. -2006년 수립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선 낙동강에서 2016년 기준 1억 4000만t의 물 부족이 발생한다고 전망한다. 전체적으로 10억t의 물부족이 예상되는데 물그릇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보설치로 8억t, 댐 건설과 기존 댐 연결로 2억 5000만t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건설된 보는 댐과 함께 정보기술(IT)을 적용한 통합시스템에 따라 실시간 수위와 유량이 측정·관리된다. →화학업체 다우의 최고경영자(CEO)인 앤드루 리버리스는 물을 ‘21세기의 석유’로 묘사했다. 수자원공사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수력발전소 30곳 등에서 1018㎿ 규모의 청정에너지를 생산, 공급 중이다. 2008년 안동, 장흥 및 성남 소수력 발전을 통해 얻은 탄소배출권을 국내 최초로 네덜란드 ABN암로 은행과 거래해 1억 800 0만원가량의 수익도 거뒀다. 지난해에도 소수력 발전시설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전문업체에 판매, 2억원의 수익을 냈다. →해외 수자원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는데. -40여년간 축적한 물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1994년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수자원, 수력, 상·하수도 등 물 산업 전반에 걸쳐 18개국 27개 사업을 마무리했다. 현재 7개국 10개 사업을 시행 중이다. 최근에는 투자사업 진출로 다변화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진난민 신음…물·식량 부족에 통신두절

    강진과 쓰나미로 일본 열도가 패닉상태에 빠진 가운데 ‘지진 난민’들이 식량과 물부족, 통신두절 속에 신음하고 있다. 센다이시 등 일본의 강진 피해지역들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13일에도 여전히 아수라장이었다. 쓰나미가 논밭과 집 등 마을을 통째로 삼켰고 지진으로 불이 난 건물에는 여전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또 진흙을 뒤집어쓴 생존자들은 쓰러진 고목 사이를 넋나간 듯 헤매며 가족들을 찾았고 전력과 전화는 여전히 끊긴 상태였다. 센다이에 사는 사타코 유사와(69·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마을을 잠시 비운 사이 쓰나미가 덮쳐 새로 지은 집과 차, 보트 등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면서 “그나마 살아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이것이 인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통신두절로 전화통화가 되지 않자 가족과 연락이 끊긴 피해지역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애를 태웠다. CNN의 프리랜서 도쿄 특파원인 루시 크래프트는 센다이 근처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이 닿지 않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또 식수 등 생필품이 바닥나면서 이재민들은 편의점 앞에 길게 늘어서 마실것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다. 상점에서 음식과 물, 휘발유를 사려는 사람들은 차분했지만 선반 위 물건들이 빠르게 동나고 휘발유도 곧 떨어질 기미가 보이자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13일 “식량과 물, 모포 등을 (끊긴 육로 대신) 비행기와 배를 이용해 피해지역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co.kr
  • 전세계서 가장 ‘평범한 얼굴’은 바로 이 얼굴

    전세계서 가장 ‘평범한 얼굴’은 바로 이 얼굴

    어디선가 한번쯤은 봤을 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전형적인 얼굴이 공개됐다. 베이징의 중국 과학학회는 지난 10년 간 전 세계 900만 명을 분석해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가장 전형적인 인물은 28세 중국인 한족남성이라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19만 명의 중국인 사진을 합성 ‘70억의 얼굴’로 발표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가장 평균적인 인물은 인도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평범한 얼굴은 짧은 헤어스타일에 쌍꺼풀이 없고 눈은 크지 않았으며, 다소 굵은 눈썹에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입술을 가졌을 것이라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설명했다. 외모 외에도 가장 전형적인 인물은 오른손잡이에, 연봉이 1만 2000달러(한화 1300만원) 이하를 벌고 휴대전화기는 갖고 있지만, 은행계좌가 없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밖에도 네덜란드 사람들의 평균신장은 180cm인 반면 페루 남성은 165cm에 불과하며, 미국인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이 100갤런인 반면 심각한 물부족을 겪는 에티오피아 여성들은 2.5갤런의 물을 얻기 위해 하루 평균 8시간의 노동을 한다고 전 세계 인구를 비교하기도 했다. 사진=내셔널 지오그래픽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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