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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장 감싼 대형 ‘더블 무지개’ 포착

    축구경기가 열린 저녁 무렵, 경기장을 찾은 관중 뿐 아니라 선수들도 모두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아름다운 무지개가 포착됐다. 지난 27일 저녁 토트넘 핫스퍼와 돈캐스터 로버스팀의 경기가 열린 영국 킵모트 스타디움에서는 경기 시작 전, 갑자기 탄성이 흘러 나왔다. 거대한 무지개 두개가 나란히 경기장을 뒤덮은 것. 관중들과 선수들은 무지개의 선명한 색깔과 크기 뿐 아니라 ‘더블 무지개’라는 사실에 더욱 놀라 넋을 놓고 이를 바라봤다. 이날 프리즘 역할을 한 물방울들이 고르게 분포돼 쉽게 볼 수 없는 ‘완벽한’ 아치형의 무지개가 포착됐으며, 이례적으로 무지개 속 물방울들이 태양빛을 한 번 더 반사하면서 더블 무지개를 형성했다. 무지개는 보통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태양이 지평선과 가까이에 있을 때 가장 선명하다. 그러나 이날 무지개는 해가 질 무렵의 어두운 하늘에서 나타나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어두운 저녁 무렵에도 무지개가 선명하게 보인 이유는 스타디움 위의 어두운 구름과 지기 시작한 태양빛이 교묘하게 조합됐기 때문”이라며 “태양이 낮은 위치에 있을수록 더 높고 큰 무지개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개가 낀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선명한 색을 드러낸 ‘더블 무지개’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색 무지개’와 함께 시작된 경기는 토트넘 핫스퍼의 승리로 끝났다. 네티즌들은 “돈캐스터 선수들이 무지개를 보느라 정신이 팔려 진 것이 아니냐.”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임플란트

    멀쩡했던 치아가 어느 날 갑자기 빠져버린다면? 노년층에서의 치아 상실은 하나의 노화증세가 될 수 있지만, 젊은층이라면 남들에게도 떳떳이 말할 수 없을 뿐더러 비용이나 시술에 따른 고통을 떠올리며 근심은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대로 놔둔다고 해서 새로운 치아가 생길 리는 없으므로 최대한 빨리 가까운 치과를 찾는 것이 최선책이다. 치아가 없는 상태에서 제대로 씹지 못하면 영양섭취의 불균형을 초래하며 치아의 빈공간에 이물질이 끼게 되어 충치를 비롯한 각종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연치아와 흡사한 임플란트가 대중화되어 환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임플란트는 치아의 빈공간에 인공치근을 심어서 유착시킨 뒤에 인공치아를 고정시키는 시술로, 시술법이나 임플란트의 종류가 다양해진 만큼 자신에게 맞는 시술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앞니를 상실한 경우라면 치아의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치아의 색상이나 모양 등 심미적인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시술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병원에서도 출혈이 적고 통증은 최소화시킨 물방울 레이저나 수면마취 등의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임플란트 시술을 찾는 사람이나 시술 후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강남 화이트스타일치과 김준헌 원장은 “임플란트의 수명은 사후 관리에 따라 달라지므로 흡연을 피하고 늘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 보남파초노주빨? ‘거꾸로 무지개’ 발견

    영국 서섹스 주에서 거꾸로 뜬 무지개가 발견됐다. ‘스마일’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거꾸로 무지개’는 아래쪽으로 둥근 활 모양으로, 빨간색이 아래쪽에, 보라색이 위쪽에 있다. 이 무지개는 이상 기상현상 때문에 생긴 것으로, 남극과 북극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무지개는 대기나 구름 속의 얼음·물방울이 태양빛을 반사하면서 나타나는데, ‘거꾸로 무지개’는 얼음결정이나 물방울이 평소와는 다른 각도에서 태양빛을 반사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지평선에 가까운 낮은 하늘에서 생성되며, 얼음결정과 물방울이 독특한 각도로 기울어져야 하기 때문에 좀처럼 보기 드물다. 또 일반 무지개보다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 포착하기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길을 지나다 우연히 이 무지개를 목격하고 촬영한 니글 블랙월(55)은 “정확히 오전 11시 28분부터 33분까지 5분 동안만 모습을 드러낸 뒤 자취를 감췄다.”면서 “내 평생 이렇게 신기한 무지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영국 케임브리지 상공에 ‘거꾸로 무지개’가 나타났을 당시, 영국 기상청 대변인은 “영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자주 보기 힘든 무지개”라면서 “무지개는 태양빛을 반사하는 얼음 결정이 적절하게 기울어져야 선명한 색을 띤다. 모양이 거꾸로이면서 빛까지 선명한 무지개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계1위’ 에어컨 기술 中에 유출될 뻔

    ‘세계1위’ 에어컨 기술 中에 유출될 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중국에 유출하려던 KIST 연구원 출신 벤처사업가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 기술은 LG전자의 히트상품인 ‘휘센’ 에어컨에 이용되는 플라스마 표면처리기술 등 4가지다. 휴대전화에도 이용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이혁)는 첨단 나노기술 등을 중국에 유출하려 한 혐의로 KIST가 세운 벤처기업 P사의 전 대표이사 고모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또 LG전자 에어컨 공장 배치 도면 등을 중국에 빼돌리려 한 혐의로 중국 소재 벤처기업 I사 이사 김모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연구원 2명을 기소중지했다. 고씨는 2007년 10월 P사를 퇴사하면서 플라스마·나노파우더(NAP)·박막증착(ITO)·금속표면처리(OPZ) 기술 등에 관한 자료를 빼돌린 뒤 중국에 I사를 설립해 활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P사는 KIST가 개발한 특허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000년 3월에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국가연구비 200억원을 들여 KIST가 플라스마를 이용한 표면처리 기술 등을 개발했고, 중추적 역할을 한 고씨가 P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고씨는 P사를 퇴사할 때 기술 관련 자료를 노트북에, 다른 직원들은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 등에 담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술을 러시아에 특허 출원하고, 중국 유력 우주항공업체 및 에어컨 제조업체 등에 거액을 받고 넘기려고 계약을 맺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플라스마를 이용한 금속표면처리는 재료 표면의 화학 구조를 바꾸어 잘 붙지 않는 물질을 접착제 없이도 붙게 할 수 있다. 때문에 국내 기업 중 상당수가 이 원천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에어컨 실내기 내부의 물방울을 제거하는 데 이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 덕분에 ‘휘센’ 에어컨은 세계 1위에 올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원천기술은 P사가 갖고 있지만 이 기술을 에어컨에 적용한 것은 LG의 기술”이라고 밝혔다. 고씨 등은 중국의 에어컨 회사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해 80억원을 받고 이 기술을 넘기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술이 중국 업체에 넘어갔다면 LG 측에 12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검찰은 추산했다. 나머지 기술 역시 현재 산업에 이용되거나 앞으로 활용 가능성이 커서 보호 가치가 크다고 덧붙였다. 산업기술 유출 사건은 지난 2003년 5건에서 2004년 26건, 2005년 29건, 2006년 31건, 2007년 32건, 2008년 42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핍박과 순응… 화폭 속 이주 한인들의 삶

    핍박과 순응… 화폭 속 이주 한인들의 삶

    ‘코리안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 한인 이주)’. 한민족은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까지 일본으로, 만주로, 연해주로 떠나갔다. 1945년 8월15일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광복을 맞이하자 그들은 앞다투어 귀국했다. 그러나 일부는 그 땅에 남아서 삶을 이어나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행복했을까? 고향을 어떻게 그리워했을까? 그들의 2~3세대들은 한국을 조국으로 받아들일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9월27일까지 전시하는 ‘아리랑 꽃씨: 아시아 이주작가전’은 1948년 정부 수립 이전까지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현재의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이주했던 1세대와 후손들의 작품을 통해 이같은 질문에 답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방한한 재일교포 2세 노흥석 작가는 “일본과 카자흐스탄, 연해주에서 사는 동포들의 작품을 전시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면서 “다른 지역, 다른 국가에 살아도 우리는 모두 한 뿌리다.”라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카스티브주립미술관의 엘리자베타 김 큐레이터도 “3년 전에 기획한 전시가 이번에 열매를 맺게 됐다.”며 기뻐했다. 전시는 일본, 중국, CIS 등의 국가별로 나누고 있다. 우선 일본정부의 재일 교포 1세대에 대한 차별 문제로 고통받았던 작가들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재일교포 3세 작가 김영숙(35)의 작품 ‘쌀(rice)’은 차별과 차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품으로 95%의 일본쌀에 나머지 5%는 아시아 각국의 쌀을 섞어서 쌀 무더기를 만들어 내놓았다. 각국의 쌀 품종은 분리돼 있을 때는 서로 구별이 가능하지만, 섞어 놓으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전시를 위해 방한한 김 작가는 “일본사회에서 차별이 사라진 것 같지만, 차별을 주제로 만든 작품들을 미국에서 전시했을 때 ‘그게 어때서’라는 반응이 나와서 당황했다.”면서 “사실 차이와 차별이라는 것도 민족과 인종이 완전히 섞여 있는 사회에서는 별일이 아닐 수도 있기에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루마리 휴지에 북한과 남한의 여권 표지를 번갈아가며 스탬프로 찍은 재일교포 3세 작가 김애순(33)의 작품 역시 조국을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교포사회의 분열이나 압력이 사실은 종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계급의식을 담아 리얼리즘 작업을 했던 조양규(1928~?) 같은 작가도 이번에 한국에 소개됐다.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비판해 일본으로 밀항한 지식인 조씨는 그러나 일본사회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1960년 결국 북송선을 탔다. 추측하건대 북한에서도 그는 적응하지 못했을 것 같다. 21세기 현대미술이라고 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그의 ‘창고’ 시리즈는 자본이 축적되는 창고 앞에서 빈 손인 노동자의 모습을 담아 인간소외를 웅변한다. 재중교포 작가들의 작품은 소수민족으로서 중국에 동화된 조선민족의 특성을 보인다. 개혁·개방 이후 땅과 소(牛)를 나눠준 것에 기뻐하는 농민의 모습을 담아 1984년 전국미술전람회 우수상을 받은 임천(1936~2008)의 ‘소방울’ 같은 그림은 이른바 사회주의식 리얼리즘이다. 개혁·개방으로 혼란한 중국인들의 정체성도 박광섭(39)의 작품에서 나타난다. 분홍색 물방울 속에 갇힌 채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질식할 것 같은 그들의 모습은 사회주의식 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사회에서 옳고 그름을 파악할 수 없는,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보여준다. CIS 국가의 작가들은 1세대를 제외하고 더 이상 한민족적인 정체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신의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그린 세르게이 박(1922~2000)의 작품은 유채지만 물감의 번짐들이 마치 수묵화 같은 느낌이 살아 있다. 노동하는 즐거움을 보여주는 김현룡(1908~1993)의 작품 ‘들에서의 콘서트’, ‘일과 후’에서는 소련의 사회주의 이념을 보여준다. 2세대인 세르게이 김(57)의 작품 ‘선조’ ‘짓눌린’ 등에서는 상당한 미학적 성취를 만나볼 수 있다. 관람료 3000원. (02)2188-60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우리말 여행] 보라

    ‘보라’는 흩어지는 눈이나 물 등을 뜻한다. 잘게 부스러지거나 한꺼번에 많이 가루처럼 흩어진다. 물은 바위 등에 부딪치면 안개 모양으로 흩어진다. ‘물보라’는 이렇게 흩어지는 잔 물방울이다. 바람도 물을 흩어지게 한다. ‘비보라’는 ‘세찬 바람과 함께 휘몰아치는 비’라는 뜻이다. 추운 겨울날 바람에 불려 휘몰아쳐 날리는 눈은 ‘눈보라’가 된다.
  • [Healthy Life] (33) 선탠

    [Healthy Life] (33) 선탠

    뭐라 해도 여름의 맛은 야외활동에 있다. 그러나 그 야외가 항상 문제가 된다. 특히 한여름의 강한 햇빛은 모처럼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무리하게 선탠을 하려다 자칫 화상을 입는 것은 물론 이런저런 피부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서다. 이 때문에 연중행사로 야외에 나선 사람들이 햇빛 눈치만 보다가 아까운 휴가를 소진하기 일쑤다. 그러나 잘 알고 보면 선탠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이유도 없고, 선탠에 지나치게 집착할 이유도 없다. 선탠,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으로부터 듣는다. ●선탠이란? 태양에너지는 전자기파 형태로 지구에 도달하는데, 여기에는 파장이 긴 적외선을 비롯, 가시광선·자외선·X선·γ선 등이 모두 포함된다. 선탠은 이 중에서도 자외선에 의한 일광 화상으로부터 피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색소를 추가로 생성해 내는 현상이다. 따라서 선탠으로 피부색이 변했다면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손상을 입었음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선탠은 어떤 원리에 의해 이뤄지는가? 일광 중 인체에 가장 해로운 단파장 자외선인 UV-C(자외선-C)는 성층권의 오존층에서 흡수되어 지표면에는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 장파장 자외선인 UV-A(자외선-A)는 UV-B(자외선-B)에 비해 약 1000분의 1정도 피부 투과력을 가져 피부진피층까지 침투하며, 이 빛이 피부색을 검게 만드는 선탠을 일으킨다. ●선탠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적당한 선탠은 체내에서 비타민-D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외관상으로도 건강미를 상징한다. 또 활동성이나 역동성을 보여준다는 점도 손꼽히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선탠이 건강에 어떤 해를 끼칠 수 있는가? 지나친 일광은 체내에 많은 산화물질을 만들어 인체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게 한다. 특히 햇빛에 노출된 시간이 많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피부세포들이 대량으로 파괴될 뿐 아니라 콜라겐·엘라스틴 조직까지 파괴해 주름을 만들거나, 드물게는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하며, 햇빛이 색소세포를 자극해 기미·주근깨·검버섯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선탠을 피해야 하는 질환자가 따로 있는가? 일광 알레르기를 가졌거나 피부가 약하고 예민한 사람, 기미가 있거나 루푸스·포르피린증·피부암·백반증 환자처럼 자외선을 쬐면 병이 악화되는 사람은 태닝을 하면 안 된다. 또 피부가 검게 타지 않고 빨갛게 익기만 하는 사람도 선탠을 피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피부과 의사들은 자외선을 이용한 태닝을 권장하지 않는다. 피부노화, 색소 질환,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건강의 위해성을 최소화하면서 선탠을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한꺼번에 일광에 많이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처음엔 5분 선탠 후 20분 휴식, 다음에는 10분 선탠 후 20분 휴식, 이어 20분 선탠 후 20분 휴식 등으로 서서히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선탠할 때는 선탠오일을 전신에 고루 발라줘야 얼룩을 막을 수 있다. 또 눈꺼풀이나 눈 주위를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가 필요하며, 자외선에 민감한 입술은 전용제를 발라 보호해 줘야 한다. 또 처음 선탠을 하는 사람은 얇은 옷을 입어 화상을 예방해야 한다. 선탠 전에는 피부에 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각질을 잘 제거해야 한다. 또 물방울 때문에 피부에 얼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물이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하며 오일과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선탠 직후에는 수분 관리가 중요하다. 찬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서 피부를 진정시키고, 화끈거리는 부위에는 오이·감자 등 차가운 야채로 팩을 해주면 좋다. 일반적으로 선탠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보다 약간 흐린 날 하는 것이 좋다. 흐린 날은 화상의 주범인 자외선-B가 구름에 차단되고, 피부를 그을리는 자외선-A만 지상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선탠 중에는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므로 물을 많이 마시고, 자주 물 속에 들어가 몸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탠 중 피부가 따끔거리면 바로 중단해야 하며,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는 피하는 게 좋다. ●일상적인 노동으로 피부가 타는 것과 선탠은 어떻게 다른가? 노동 활동으로 피부가 타는 것은 자연스럽게 자외선에 익숙해진 결과이지만 햇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자외선이 강할 때 태닝을 하면 2중의 자극을 받게 돼 피부 손상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조심해야 할 선탠의 부작용이라면…. 자외선 알레르기나 화상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직접적인 부작용이고, 부수적이고 간접적인 부작용으로는 피부건조로 인한 주름과 기미·주근깨·피부노화·혈관 확장·피부암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무리하게 태우다가 화상을 입으면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 껍질이 벗겨지는데 이때 껍질을 억지로 벗겨내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신 차가운 물에 적신 타올을 대거나 얼음으로 식혀주면 진정이 된다. 전신이 그을렸다면 시원한 냉탕에 들어가 식히는 것도 좋다. 수포가 생기면 터뜨리지 말고 청결한 가제로 덮은 뒤 피부과를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실내에서 하는 인공 선탠은 일광 선탠과 어떻게 다른가? 태양광선에 의한 자연 선탠은 주로 자외선-A와 자외선-B에 의해 이뤄지지만 인공선탠은 자외선-A만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적정 강도만 유지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보지만 자외선-A도 세포를 파괴해 피부 탄력을 감소시키고, 색소세포를 자극해 기미·주근깨·검버섯 등을 만들어내므로 지나치지 않게 조심할 필요는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죽음의 가스’ 내뿜는 순간온수기 복제 마약탐지견 ‘투피’ 공항투입 ‘아버지의 병’ 전립선암 건물전체 솔라모듈… 세계 첫 ‘태양열 호텔’ 탈북자 공짜 진료비에 일부러 취업 기피
  • [미술과 산책 |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2] 화가도 18번 그림이 있다

    [미술과 산책 |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2] 화가도 18번 그림이 있다

    꽃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개인전이 6월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통인가게 5층 ‘통인옥션갤러리’에서 한 달간 열린다. 온갖 꽃들의 향연으로 가득 찬 화면, 물감튜브에서 갓 짜낸 빨강, 파랑, 녹색, 노랑 등의 원색의 강열함과 금방이라도 묻어 날 듯 생생한 물감의 마티에르 등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원근법을 생략하여 눈앞에 가득 채워지고 느껴지는 사물 하나하나의 생김과 움직임 속에는 꽃과 나무, 물과 하늘, 새와 나비 등 작가의 마음으로 들어온 설악의 사계절이 충만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는 설악산에 묻혀 살며 ‘설악의 화가’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 꽃을 살펴보면 산나리, 초롱꽃, 패랭이, 이름 모를 꽃들이 사실적인 세밀한 묘사보다는 세부 풍경을 과감히 생략한 채 자연을 재구성한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다. 올해 72세인 김 화백은 젊은 시절엔 추상화에 앞장섰던 작가였는데 어느날 전혀 새로운 화풍으로 변신하여 처음엔 낯설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화랑, 옥션에서 최고의 인기, 잘 팔리는 작가로 자리 잡아 화랑가에선 그림이 없어 못 판다는 소문이 나 있다. 이번 그림값을 화랑에 문의하니 10호 이내는 호당 400만 원으로 판매실적도 좋다고 대답했다. 그 영향으로 화단에 꽃 그림이 유행이다. 꽃 그림이 많아졌다는 것은 지금까지 주로 꽃을 다루어오던 작가들이 많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고,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의 수요가 급증하니까 너도 나도 꽃 그림에 매달린 결과임이 분명하다. 꽃뿐만 아니라 사과, 복숭아 등 과일 그림도 인기가 높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젖는 뱃사공….”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많은 노래들 중에서 저마다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다. 이를테면 자신이 있는 18번이 있는 것이다. 화가들도 많은 소재 중에서 즐겨 그리는 그림이 있다. 어느 화가하면 무엇으로 인상지어 지는 표지(標識)그림인 셈이다. ‘산 그림’하면 유영국, 박고석, 김영재, 김종복, 이상국…. ‘장미 그림’은 김인승, 황염수, 장두건, 박영성…. ‘미인도’는 김은호, 장운상, 김흥종, 주민숙…. ‘나비 그림’은 남계우, 이경승, 정진철…. ‘소나무’는 허건, 이영복, 이호신, 이승숙…. 또 ‘물방울’은 김창열, ‘보리’는 이숙자, ‘모래’는 김창영, ‘성냥개비’는 조돈영, ‘계란’은 최부동 등이 있다. 유영국의 경우 거의 산 하나에 평생을 걸었던 작가로 사실적인 산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변모되어 왔다. 1970년대 우리 화단에 유입되었던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극사실주의)도 사물의 한 부분을 사진 이상으로 더 실감하게 재현해 시선을 끌었다. 고영훈의 돌, 김강용의 시멘트 벽돌, 송윤희의 테이프, 이석주의 담벽, 주태석의 철로, 지석철의 소파쿠션 등. 최근 들어 안성하의 과자 그림, 윤병락의 과일, 이정웅의 붓 등 몇몇 젊은 작가의 인기가 치솟았다. 올 여름 성남아트센터에서 극사실주의 그림 기획전이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안병석의 ‘바람결’ 시리즈는 화면에 스크래치를 한 흔적이지만 보는 사람은 갈대밭의 일루전(illusion, 환영)을 느끼게 한다. 같은 소재를 그렸지만 화가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다. 이 18번은 공모전에서 수상이나 어떤 계기로 소재를 물고 늘어지거나 실험과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똑같은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지켜보면 변모되고 있다.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씨는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유럽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유명하다. 그림 속의 물방울은 흘러내릴 듯 보는 사람들은 진짜 같아 손가락으로 건드려 본다. 이 물방울 그림에 얽힌 에피소드 중 하나는 ‘골부인(骨夫人)’에 얽힌 것이다. 1970년대 경기가 좋던 시절 부동산 투기에 모인 ‘복부인(福夫人)’과 상통하는 말로 미술품의 진정한 감상과 가치를 모르는 채 그저 돈이 된다고 믿고 골동품(骨董品)과 그림을 사 모으는 부인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림 가격을 호당 크기로 계산하는 관습에서 내용보다는 물방울의 숫자에 관심을 가졌던 한 골부인은 될 수 있으면 물방울이 많이 그려진 그림을 선호했다나? 이 경우, 화가의 18번이 묘하게 왜곡된 사례라 하겠다. 김창열 씨는 현재도 바탕에 한자를 쓰고 이 물방울을 그리고 변모해 가고 있다. 화가는 자신의 18번이 좋아서 그리는 것일 게다. 넓은 범주에서의 미술애호가 혹은 감상자 여러분들, 스스로의 시각체험에 있어서도 18번을 가져 보심이 좋을 것이다. <르누아르 Renoir> 5.28~9.13 서울시립미술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관능과 환희의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다. 19세기 후반기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뛰어난 대가들 가운데서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로 일컬어지는 르누아르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라는 예술철학으로 무려 5,000여 점이 넘는 유화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1985년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전시 작품의 질과 양적인 면에서 르누아르 전시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시이다. 100여 점에 달하는 르누아르의 작품은 인상파의 보고로 알려진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 워싱턴 국립미술관 등 전 세계 40여 공공미술관과 개인소장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이루어졌으며, 전시구성은 8개의 테마로 나뉘어 르누아르 예술의 총체적인 이해가 쉽도록 꾸며진다. 르누아르 예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T.02-1577-8968, www.renoirseoul.com) <만화_한국만화 100년展> 6.2-8.23 국립현대미술관 만화_한국만화 100년전은 한국 현대사와 함께 호흡하며 만화로 역사 직접 겪어온 초기 만화가들의 만화부터, 동시대의 정치, 산업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변화를 거듭하는 현대만화의 다양성까지, 한국만화 100년의 시대적 변모를 살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한국만화의 각 시대를 대표하는 250여 명의 작품 1,500여 점과 만화적 감성과 상상력으로 작업하는 현대미술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초기의 한국만화를 조망하는 ‘한국만화 100년의 역사 - 한국만화의 흐름’, ‘장르 만화’, ‘크로스오버·미술과 만화의 경계 너머’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이루어졌다. (T.02-2188-0638) <영국현대미술전 London Calling: Who Gets to Run the World> 6.10-7.22 토탈미술관 런던 콜링전은 영국 미술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영국 미술에 있어서 런던의 영향력을 살펴보고 특히, 런던에서 형성되는 영국 미술에 대해서 얘기하는 전시이다. 영국 미술을 이야기할 때 런던의 미술을 중심으로 이야기되고, 런던은 문화적 역사적으로부터 형성되어진 미술적 환경으로 전 세계 작가들과 미술관계자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러한 점들은 런던 미술계를 발전시키기에 가능했고 영국 미술을 국제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국제도시인 런던에서 형성된 영국의 미술을 소개하기 위해서 참여작가를 영국에서 태어나 자라난 작가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들이 국제적인 환경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영향을 받아 어떻게 작업에 연결시켜 왔는가를 보여준다. (T.02-379-3994) 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www.daljin.com
  • ‘톡’…비눗방울이 터지는 순간 포착

    비눗방울이 눈 깜짝할 새에 터지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 공개됐다. 포토그래퍼 리차드 힉스(Rechard Heeks)는 바람이 없는 날을 골라 아내와 함께 비눗방울이 터지는 순간을 촬영했다. 그는 비눗물로 두 겹의 비눗방울을 만든 뒤 그 위를 얇은 물방울로 덮어 쉽게 터지지 않도록 했다. 이어 셔터 스피드를 1/500로 맞춰 비눗방울이 터지는 순간을 슬로우 모션처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느린 화면으로 본 비눗방울의 모습은 매우 신비롭다. 손가락을 대자마자 ‘톡’하고 터지는 비눗방울을 자세히 보면, 미세한 방울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공기 중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진에는 사진을 찍는 힉스와 그의 아내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친 비눗방울이 담겨져 있어 더욱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힉스는 “손녀딸이 비눗방울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본 뒤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면서 “공중을 떠다니는 비눗방울은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사진의 소재로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눗방울이 터지는 순간을 포착하려고 바람이 없는 날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미술과 산책]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2

    [미술과 산책]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2

    꽃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개인전이 6월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통인가게 5층 ‘통인옥션갤러리’에서 한 달간 열린다. 온갖 꽃들의 향연으로 가득 찬 화면, 물감튜브에서 갓 짜낸 빨강, 파랑, 녹색, 노랑 등의 원색의 강열함과 금방이라도 묻어 날 듯 생생한 물감의 마티에르 등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원근법을 생략하여 눈앞에 가득 채워지고 느껴지는 사물 하나하나의 생김과 움직임 속에는 꽃과 나무, 물과 하늘, 새와 나비 등 작가의 마음으로 들어온 설악의 사계절이 충만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는 설악산에 묻혀 살며 ‘설악의 화가’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 꽃을 살펴보면 산나리, 초롱꽃, 패랭이, 이름 모를 꽃들이 사실적인 세밀한 묘사보다는 세부 풍경을 과감히 생략한 채 자연을 재구성한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다. 올해 72세인 김 화백은 젊은 시절엔 추상화에 앞장섰던 작가였는데 어느날 전혀 새로운 화풍으로 변신하여 처음엔 낯설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화랑, 옥션에서 최고의 인기, 잘 팔리는 작가로 자리 잡아 화랑가에선 그림이 없어 못 판다는 소문이 나 있다. 이번 그림값을 화랑에 문의하니 10호 이내는 호당 400만 원으로 판매실적도 좋다고 대답했다. 그 영향으로 화단에 꽃 그림이 유행이다. 꽃 그림이 많아졌다는 것은 지금까지 주로 꽃을 다루어오던 작가들이 많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고,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의 수요가 급증하니까 너도 나도 꽃 그림에 매달린 결과임이 분명하다. 꽃뿐만 아니라 사과, 복숭아 등 과일 그림도 인기가 높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젖는 뱃사공….”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많은 노래들 중에서 저마다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다. 이를테면 자신이 있는 18번이 있는 것이다. 화가들도 많은 소재 중에서 즐겨 그리는 그림이 있다. 어느 화가하면 무엇으로 인상지어 지는 표지(標識)그림인 셈이다. ‘산 그림’하면 유영국, 박고석, 김영재, 김종복, 이상국…. ‘장미 그림’은 김인승, 황염수, 장두건, 박영성…. ‘미인도’는 김은호, 장운상, 김흥종, 주민숙…. ‘나비 그림’은 남계우, 이경승, 정진철…. ‘소나무’는 허건, 이영복, 이호신, 이승숙…. 또 ‘물방울’은 김창열, ‘보리’는 이숙자, ‘모래’는 김창영, ‘성냥개비’는 조돈영, ‘계란’은 최부동 등이 있다. 유영국의 경우 거의 산 하나에 평생을 걸었던 작가로 사실적인 산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변모되어 왔다. 1970년대 우리 화단에 유입되었던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극사실주의)도 사물의 한 부분을 사진 이상으로 더 실감하게 재현해 시선을 끌었다. 고영훈의 돌, 김강용의 시멘트 벽돌, 송윤희의 테이프, 이석주의 담벽, 주태석의 철로, 지석철의 소파쿠션 등. 최근 들어 안성하의 과자 그림, 윤병락의 과일, 이정웅의 붓 등 몇몇 젊은 작가의 인기가 치솟았다. 올 여름 성남아트센터에서 극사실주의 그림 기획전이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안병석의 ‘바람결’ 시리즈는 화면에 스크래치를 한 흔적이지만 보는 사람은 갈대밭의 일루전(illusion, 환영)을 느끼게 한다. 같은 소재를 그렸지만 화가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다. 이 18번은 공모전에서 수상이나 어떤 계기로 소재를 물고 늘어지거나 실험과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똑같은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지켜보면 변모되고 있다.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씨는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유럽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유명하다. 그림 속의 물방울은 흘러내릴 듯 보는 사람들은 진짜 같아 손가락으로 건드려 본다. 이 물방울 그림에 얽힌 에피소드 중 하나는 ‘골부인(骨夫人)’에 얽힌 것이다. 1970년대 경기가 좋던 시절 부동산 투기에 모인 ‘복부인(福夫人)’과 상통하는 말로 미술품의 진정한 감상과 가치를 모르는 채 그저 돈이 된다고 믿고 골동품(骨董品)과 그림을 사 모으는 부인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림 가격을 호당 크기로 계산하는 관습에서 내용보다는 물방울의 숫자에 관심을 가졌던 한 골부인은 될 수 있으면 물방울이 많이 그려진 그림을 선호했다나? 이 경우, 화가의 18번이 묘하게 왜곡된 사례라 하겠다. 김창열 씨는 현재도 바탕에 한자를 쓰고 이 물방울을 그리고 변모해 가고 있다. 화가는 자신의 18번이 좋아서 그리는 것일 게다. 넓은 범주에서의 미술애호가 혹은 감상자 여러분들, 스스로의 시각체험에 있어서도 18번을 가져 보심이 좋을 것이다. <르누아르 Renoir> 5.28~9.13 서울시립미술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관능과 환희의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다. 19세기 후반기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뛰어난 대가들 가운데서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로 일컬어지는 르누아르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라는 예술철학으로 무려 5,000여 점이 넘는 유화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1985년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전시 작품의 질과 양적인 면에서 르누아르 전시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시이다. 100여 점에 달하는 르누아르의 작품은 인상파의 보고로 알려진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 워싱턴 국립미술관 등 전 세계 40여 공공미술관과 개인소장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이루어졌으며, 전시구성은 8개의 테마로 나뉘어 르누아르 예술의 총체적인 이해가 쉽도록 꾸며진다. 르누아르 예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T.02-1577-8968, www.renoirseoul.com) <만화_한국만화 100년展> 6.2-8.23 국립현대미술관 만화_한국만화 100년전은 한국 현대사와 함께 호흡하며 만화로 역사 직접 겪어온 초기 만화가들의 만화부터, 동시대의 정치, 산업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변화를 거듭하는 현대만화의 다양성까지, 한국만화 100년의 시대적 변모를 살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한국만화의 각 시대를 대표하는 250여 명의 작품 1,500여 점과 만화적 감성과 상상력으로 작업하는 현대미술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초기의 한국만화를 조망하는 ‘한국만화 100년의 역사 - 한국만화의 흐름’, ‘장르 만화’, ‘크로스오버·미술과 만화의 경계 너머’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이루어졌다. (T.02-2188-0638) <영국현대미술전 London Calling: Who Gets to Run the World> 6.10-7.22 토탈미술관 런던 콜링전은 영국 미술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영국 미술에 있어서 런던의 영향력을 살펴보고 특히, 런던에서 형성되는 영국 미술에 대해서 얘기하는 전시이다. 영국 미술을 이야기할 때 런던의 미술을 중심으로 이야기되고, 런던은 문화적 역사적으로부터 형성되어진 미술적 환경으로 전 세계 작가들과 미술관계자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러한 점들은 런던 미술계를 발전시키기에 가능했고 영국 미술을 국제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국제도시인 런던에서 형성된 영국의 미술을 소개하기 위해서 참여작가를 영국에서 태어나 자라난 작가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들이 국제적인 환경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영향을 받아 어떻게 작업에 연결시켜 왔는가를 보여준다. (T.02-379-3994) 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www.daljin.com
  • [열린세상] 남편으로 살아가기/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열린세상] 남편으로 살아가기/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가끔 아내와 노래방에 가면 부르는 노래가 있다. 요절한 천재가수 김광석이 남긴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다. 삶을 마감한 아내를 그리며 함께 살아온 인생의 편린들을 회상하는 주옥같은 노랫말이 서정적 선율을 타고 잔잔히 흐른다. 웬 청승이냐며 시비를 거는 아내도 슬며시 따라 부르니, 세월은 정녕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밖에 없다는 말을 선배들로부터 자주 듣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던 아이들마저 머리가 커지면 무릇 딴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온갖 뒷바라지를 하고 모든 것을 다 퍼주었건만, 제 갈 길 바쁜 자식들은 부모들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과 ‘흘리던 눈물방울’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열 효자 악처 하나만 못하다.’ 소리가 절로 나오고, ‘사위 밥은 서서 먹고, 아들 밥은 앉아 먹고, 영감 밥은 누워 먹는다.’는 말에 무릎을 치게 된다는 것이다. 부부간 애정과 결속이 더욱 요구되는 세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이혼율은 이미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했고, 더욱이 ‘황혼이혼’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 번 맺은 부부의 인연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하며 살았던 시대는 어느덧 아득한 과거가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아내들은 더 이상 온당치 못한 현실에 순응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다. 작년 서울에서 청구된 이혼 소송을 분석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송 3건 가운데 2건은 여성이 제기하였다. 여성의 학력과 경제력 그리고 의식수준이 신장되면서 이제 부당한 대우나 불평등한 부부관계는 용인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울려 퍼지고 있는 셈이다. 남편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통계수치도 제시되었다. 결혼생활 10년이 넘은 이혼소송의 경우 여성의 절반이 재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으니 외도나 폭력 앞에서도 ‘웬만하면 참고 살겠지’를 기대한다면 큰코다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아내들의 반란’은 가부장주의라는 유구한 문화적 전통에 대한 저항이다. 가부장주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의식과 심성 속에 깊이 내면화되고 가정문화 속에 공고히 안착된 이념이다. 예나 지금이나 부부간의 애정과 협력은 가정의 초석으로 인정되어 왔지만 그것은 줄곧 남편의 권위와 아내의 순종을 전제로 하는 애정과 협력이었다. 여성은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만족해야 하고, 가사와 양육을 전담해야 하며, 군림하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젠더의 이데올로기는 유서 깊은 사회적 당위로 존속해 왔던 것이다. 불세출의 혁명가 마르틴 루터의 사례를 보자. 절대자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는 교리로 세상을 온통 뒤집어 놓았던 그였건만, 정작 그의 가정에서 평등은 한낱 공허한 이념에 불과하였다. 그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배필로 맞은 전직수녀 카타리나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카타리나를 프랑스나 베네치아와 바꾸지 않겠다.’며 지극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혁명가 루터는 ‘여성은 벽에 박힌 못처럼 집에 있어야 한다.’면서 수구적 여성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내들의 반란’은 이미 오래전 잉태된 것이다. 여건이 달라진 현대사회에서 좋은 남편으로 살아가기는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부단히 학습되지만 내심 탓할 바 없다고 생각하는 가부장주의에 미련을 떨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공교롭게도 ‘가장이 그것도 못 하느냐.’라는 질책을 받을 때는 가부장적 문화가 차라리 야속하다. 무엇보다도 아내들의 높아진 기대치는 유능함과 자상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안타깝게도 이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량이 턱없이 부족함을 수시로 절감하게 된다. 남성위주로 전개되어 온 역사의 채무자라도 된 듯하다. 남편으로 살아가기, 이 시대 남성들이 거듭 숙고해야 할 화두임이 틀림없다. 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 임플란트는 무엇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 치아 한두 개 상실쯤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던 사람도 딱딱한 음식을 섭취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이물질이 반복적으로 끼는데 불편을 느껴 뒤늦게 치과를 찾게 된다. 이처럼 치아의 상실은 맛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생활의 즐거움마저 빼앗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치아의 빈공간이 생기면 그 틈사이로 이물질이 끼어 충치를 비롯하여 각종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오래 방치할수록 치료기간이 길어질뿐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부담이 더해지므로 사고나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아를 상실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치과를 찾아 적절한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아를 상실했을 때 안심하고 찾는 것은 임플란트로, 치아가 빠진 부분에 인공치근을 턱뼈에 이식하여 고정시킨 후 인공치아를 식립하여 자연치와 동일한 기능을 부여해주는 시술법이다. 보통 시술에 따르는 통증에 부담을 느끼던 환자들도 수면마취나 물방울 레이저 도입으로 한층 편안하게 시술을 받고 있다. 강남 화이트스타일 김준헌 원장은 “임플란트를 시술받았다고 해서 딱딱한 음식을 무리해서 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하며 “시술을 받고 난 후에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여 적절한 관리를 받아야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막걸리 리포트②] 왕족들만 즐겼던 막걸리 ‘이화주’

    [막걸리 리포트②] 왕족들만 즐겼던 막걸리 ‘이화주’

    ◇생막걸리의 변화무쌍한 맛은 저주일까, 축복일까? 효묘를 비롯한 각종 균이 살아있는 생막걸리는 어르신들 말 그대로 ‘조석(朝夕)으로’ 맛이 달라진다. 제조된 후 발효 과정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플라스틱 용기의 경우는 여름철에 가장 취약하다. 아예 부글부글 끓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대량 생산과 유통이 쉽지 않다. 냉장 유통이 답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러나 균일화 된 맛을 선보일 수 없는 것을 굳이 저주라고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여러 환경에 따라, 다양한 맛이 나는 것을 즐기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품종과 생산 지역, 와인 생산자와 빈티지를 따지는 와인처럼, 각각의 특성별 맛을 깐깐하게 따지고 구별하는 것을 막걸리 문화로 만들면 된다. ◇막걸리에도 ‘떼루아’가 있다? 프랑스어로 떼루아(terroire)의 사전적 의미는 ‘토양’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 의미는 그보다 훨씬 포괄적이다. 와인이 생산되는 여건, 즉 토양과 기후, 자연 조건, 그리고 생산자들의 손맛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와인의 맛과 향을 결정짓는 것은 바로 이 떼루아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인근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의 맛과 향이 크게 다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 와인 문화의 형성에 크게 기여한 반면 해악도 많이 끼친 일본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이 떼루아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킨 이래, 지난해에는 동명의 SBS 드라마까지 등장했다. 친친의 장기철 대표는 “막걸리야말로 떼루아라는 말이 가장 적합한 술”이라고 주장했다. 생산자마다 제조법이 조금씩 다르고, 원료가 각기 다르고, 생산 지역의 물을 포함해 기후 환경이 막걸리의 맛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기타제재주인 소주는 물론, 위스키 같은 증류주나 맥주 같은 발효주와도 비교도 안 될 정도라는 것이다. ◇막걸리의 원형, 이화주(梨花酒)를 아십니까? 고려시대 사서에도 이화주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쌀로만 빚은 탁주 원액이다. 막걸리와 달리 물을 타지 않고, 재료가 삭는 과정에서 수분이 생긴다. 걸쭉한 형태에 맛은 씁쓰레하다. 이화주라는 이름은 배꽃(梨花)이 필 무렵 담근다고 해서 생겨났다. 고려 이후에는 이화주를 담그는 철이 따로 없었다. 술 평론가를 겸하고 있는 허시명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은 “이화주가 훗날 다양한 탁주로 분화했다는 점에서, 막걸리의 원형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시판되는 제품은 없다. 다만 한 국산주 제조사가 운영중인 전통 주막에서 시험 판매중이다(사진). ◇세대별로 좋아하는 막걸리 맛이 따로 있다? 맛에 대한 세대별 선호도 차가 큰 편이다. 이미 막걸리에 익숙한 기성세대는 비교적 쓴 맛을 좋아한다. 그 가운데는 밀 막걸리만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쌀 막걸리조차 지나치게 맑고 담백하다는 이유에서다. 오랫동안 밀 막걸리의 술 맛에 길들여져서다. 반면 신세대는 톡 쏘는 청량감을 중시한다. 게다가 단 맛을 선호한다. 일부 막걸리 제조사들이 더덕이나 인삼을 비롯해 각종 과일을 첨가한 신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전통주 제조로 유명한 국순당은 아예 아스파탐을 첨가한 신세대용 생막걸리(사진)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스파탐은 쓴 맛을 줄여주고,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다. 시음회에서는 선보인 막걸리 가운데 막걸리 맛의 원형에 가까웠던 것은 무형문화재인 송명섭씨가 만든 생막걸리. 쓰고 텁텁했지만 연배가 있는 막걸리 전문가들이 극찬했다. 반면 소백산 지역의 명주로 꼽히는 대강막걸리나 오곡막걸리는 솔잎을 첨가하거나 오곡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쓴 맛에 변형을 준 것이었다. 신세대 막걸리 애호가들에게 인기 있었던 것은 청량감과 일품인 데다가 쓴 맛을 다소 줄인 충북 덕산 막걸리였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엄마와 읽는 동화] 새들이 나는 하늘/김용택

    [엄마와 읽는 동화] 새들이 나는 하늘/김용택

    비가 옵니다. 오랜만에 비가 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비꼬이며 쓰러질 것 같던 풀잎들이 싱싱하게 살아납니다. 시들거리던 운동장 가 벚나무 잎들도 다시 활짝 펴져 비를 맞으며 수런거립니다. 나뭇잎과 풀잎과 곡식들이 두 손을 쫙 펴고 모두 씩씩하게 일어서서 신나게 내리는 빗줄기로 시원한 목욕을 합니다. 산과 들이 다시 싱그럽게 살아납니다. 유치원 아이들도 형아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운동장을 신나게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땡땡땡 들어 갈 종을 치자 비를 맞던 아이들은 교실로 뛰어 들어가고 비를 바라보고 있던 아이들의 얼굴들도 창가에서 사라졌습니다. 학교가 아주 조용해졌습니다. 빗줄기도 가늘어졌습니다.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 공부를 시작하자 엄마 박새가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애들아, 아이들이 교실로 다 들어갔다. 얼른 나와 날기 연습을 하자꾸나.“ “네, 네, 네….” 아기 박새들이 어리고 예쁜 날개를 파닥이며 좋아합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말이야, 저쪽 유치원 교실을 벗어나면 안 돼 알았지.” “네, 네, 네, 네.” “자, 그럼 너부터 날아가 봐” “엄마, 그런데 비가 와요 날개가 젖으면 어떻게 해요,” “이슬비라 괜찮아, 그리고 우리 날개는 물이 잘 묻지 않는다.” 아기 박새들이 박새의 집인 홈통에서 한 마리씩 포롱포롱 살구나무 가지로 날아가 앉습니다. 풋살구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살구나무 가지가 흔들거렸습니다. 푸른 살구에 걸려 대롱거리던 물방울들이 후두둑 땅으로 덜어졌습니다. 살구가 말했습니다. “야, 너 누군데 내 허락도 없이 내 가지에 앉니? 무거운데.” “으응, 미안해 살구야! 안녕, 나는 박새야. 지금 날기 연습을 하는 중이거든.” “어? 너 내가 살군지 어떻게 알았어?” “우리 엄마가 그랬거든 살구나무를 벗어나면 안 된댔어.” 어린 박새들이 비를 맞으며 이 살구나무 가지에서 저 살구나무 가지로 포롱포롱 날아다녔습니다. 형아가 먼저 저쪽 살구나무 가지로 날아 건넙니다. 다음은 둘째 형아, 그 다음은, 그 다음은… 마지막으로 막둥이가 포로롱 날아갑니다. 어떤 새는 살구나무 잎 밑에 숨어서 이슬비를 피하기도 합니다. 살구만 한 작은 새들이 비비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은 낙엽 위에 떨어지는 이슬비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냅니다. 살구나무에서 몇 발 떨어진 곳은 2학년 교실입니다.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선생님을 따라 책을 읽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다 읽은 선생님이 칠판에다가 동시를 써 놓고 외우라고 해 놓고 선생님은 가만가만 내리는 이슬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수선스러운 새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어? 어디서 저렇게 많은 새들이 날아왔지?’ 선생님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창밖으로 더 내밀고 밖을 내다봅니다. 그때였습니다. 선생님은 무엇이 유리창에 탁 탁 탁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살금살금 걸어 탁탁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미 박새가 유리창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려고 유리창에 자기 몸을 부딪치며 울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 왜 저러지?” 이게 웬일입니까 아주 작은 박새 새끼 한 마리가 교실 복도로 날아들어 왔지 뭡니까. 언제 보았는지, 아이들이 “우와! 새다 새! 새!” 하며 새를 잡으러 뛰어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쉿 조용히 해, 조용히.” 어린 박새가 밖으로 나가려고 또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칩니다. 유리창 밖은 너무나 소란했습니다. 엄마 새가 복도 안을 날아다니는 새끼 새를 보고 유리창에 몸을 부딪치는 소리, 살구나무 가지에서 가지로 어린 새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우는 소리, 다른 교실에서 아이들이 책 읽는 소리, 선생님은 아이들을 교실로 들여보내고 살며시 복도로 다시 나갔습니다. 복도 유리 창문이 열린 곳으로 어린 박새가 잘못 날아들어 온 모양입니다. 복도로 날아들어 온 어린 박새는 유리 창문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습니다. 어린 박새가 밖으로 나가려고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면 밖에 있는 엄마 새도 안타깝게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며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얼른 유리창 틀로 올라가 창문 몇 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저쪽에서 퍼덕이고 있는 어린 박새에게 가만가만 다가가 휘휘 하며 열린 유리창 쪽으로 어린 박새를 몰았습니다. 그렇지만 어린 박새는 열린 유리창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만 닫힌 유리창에 머리를 들이받고 있었습니다. 밖에 있는 엄마 새는 더 안타까운지 온몸을 유리창에 부딪치며 울었습니다. 선생님도 안타까워하며 훌쩍훌쩍 뛰며 어린 박새를 열린 유리창 쪽으로 몰았지만 어린 박새는 계속 닫힌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며 퍼덕거렸습니다. 나중에는 지쳤는지 유리창 틀에 가만히 앉아 숨을 할딱거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얼른 뛰어올라 어린 새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얼른 새를 밖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새는 포로롱 날아갔습니다. 그때 새들의 울음소리가 더욱 요란했습니다. 새가 밖으로 날아가자 세상이 온통 환호 소리로 들뜨는 것 같았습니다. 아! 어린 새는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새를 잡았던 그 짧은 순간 손끝에 전해 온 그 온기를 선생님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몇 번인가 자기 손에 전해 오던 그 새의 심장 뛰던 느낌이 너무나 선명해서, 뛰던 심장이 느껴지던 자기 손가락 끝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까만 눈을 뜨고 선생님을 쳐다보던 그 불안한 아기 새의 눈빛이 자꾸 어른거립니다. 밖에서는 교실에서 빠져 나온 어린 새를 둘러싼 새 가족들이 모여들어 비비거리며 울고 있었습니다. “엄마, 선생님이 나를 잡을 땐 너무 놀랐다니까.” “아냐, 그 선생님은 새, 나무, 꽃, 강,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야. 내가 여기 태어나기 훨씬 전에도 이 학교에 있었대. 돌아가신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선생님은 이 학교를 졸업했대. 그러니 이 학교에서 산 지가 몇십 년이 된 거지.” “선생님의 손은 정말 따뜻했어요.” 새들은 다시 살구나무와 살구나무 사이를 포롱포롱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과 공부를 하는지 선생님의 까만 머리통이 유리창 너머로 보였습니다. 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은지 선생님의 큰 소리가 유리창 밖까지 들렸습니다. 그때 비 그친 하늘을 날던 꾀꼬리가 뻐꾸기에게 말했습니다. “야, 꾀꼬리야, 저 선생님은 시인이래.” “시인 선생님도 화를 내나봐.” 살구나무에도, 새들이 나는 하늘에도 비가 그치고 맑은 햇살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새는 포로롱 날아갔습니다. 그때 새들의 울음소리가 더욱 요란했습니다. 새가 밖으로 날아가자 세상이 온통 환호 소리로 들뜨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말 봄이 되면 학교 홈통에 박새가 날아 와 집을 짓고 알을 낳고 새끼를 기릅니다. 마른 풀잎이나 새털을 물고 홈통을 드나들던 박새가 어느덧 벌레들을 입에 물고 집을 드나듭니다. 새끼들은 보이지 않고 재재거리는 소리만 들리다가 조금 지나면 새끼들이 노란 주둥이를 집 밖으로 드러내 놓고 먹이를 받아 먹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면 새들이 집을 나와 나는 연습을 합니다. 풋살구가 달린 살구나무를 차례차례 날아가는 모습은 신비롭습니다. 아이들과 창가에서 새들이 나는 연습을 하는 것을 바라보곤 했지요. 그러다가 어린 새끼가 잘못해서 열어 놓은 창문을 통해 교실 안으로 날아들 때도 있지요. 그러면 아이들이 새를 잡으려고 난리지요. 우리들은 유리 창문을 열어놓고 새가 그 유리창으로 날아가기를 바랍니다. 새가 유리 창문을 통해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면 마음이 후련하지요. 어느 날 그런 어린 새를 잡아 밖으로 날려 보낸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 새의 다사로운 몸과 뛰는 심장의 그 감각이 살아 난 듯합니다. ●약력 1948년 임실에서 태어나 1968년 순창농림고를 졸업했다. 1970년 청웅초등학교 교사로 교단에 들어섰으며 이후 1971년 덕치초등학교 교사, 1997~2002년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 교사, 20 02년부터 지난해까지 덕치초등학교 교사로 몸담았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 ‘21인 신작시집’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02 제11회 소충사선문화상, 1997 제12회 소월시문학상, 1986 제6회 김수영문학상 등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콩 너는 죽었다’(동시집), ‘풍경일기’(산문집) 등과 함께 시집 ‘섬진강’ ‘맑은날’ ‘꽃산 가는 길’ ‘누이야 날이 저문다’ ‘그리운 꽃편지’ ‘그 여자네집’ ‘강같은 세월’ 외 다수가 있다.
  • 베니스비엔날레 7일 개막… 한국관 초대작가 양혜규씨를 만나다

    베니스비엔날레 7일 개막… 한국관 초대작가 양혜규씨를 만나다

    │베니스 문소영특파원│“베니스비엔날레에서 상을 준다면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수상이 미술가로서의 성취에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53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초대 작가로 본전시에도 작품을 출품해 화제가 되고 있는 설치작가 양혜규(38)씨. 그는 7일 공식 개막에 앞서 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시작된 프리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담담하게 말했다. 소통을 제안하는 작품을 만들지만, 작품활동을 위해서는 가급적 외부와의 소통을 피하고 있는 그다. 완전히 구겨지고 찢겨져 검은색으로 염색한 흔적만 남은 낡은 구두와, 물방울 무늬로 된 소매 안감에 매료돼 뒤집어 입은 검은 자켓, 지난 5개월 동안 손질하지 못한 머리카락, 어쩌면 그 스스로가 설치 작품 같았다. 베니스 현지 분위기는 1995년 전수천, 1997년 강익중, 1999년 이불 등이 특별상을 받은 이후로 10년 만에 한국작가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4일) 한국관 개관식에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영국 테이트 모던, 구겐하임 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의 큐레이터들과 이사들이 방문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재미교포 주은지씨는 “그동안 여러 번 한국관을 찾았던 사람들로부터 ‘한국관이 이런 느낌인 줄은 몰랐다.’며 대단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인 전시관과 달리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유리로 둘러싸인 한국관은 그동안 공간활용이 늘 논란이 되어 왔다. 양 작가는 “공간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보다 공간과 관계하면서 공간 안에 화창한 날의 빛과 어두운 날의 빛, 석양빛까지 베니스를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관 전시를 보고 내 앞에서 칭찬을 많이 하지만 다 믿기가 어려워 ‘내가 정말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해놓았다.”며 웃었다. 이번 한국관 전시 제목은 ‘응결’. 60평 남짓한 한국관에 비디오 영상물 ‘쌍과 반쪽-이름 없는 이웃들과의 사건들’, 설치작업인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목소리와 바람’과 ‘살림’ 등 3점의 전시물을 선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작품들은 신작들이지만 블라인드, 빛, 선풍기, 향기 등을 사용해 지금까지 해온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사적인 공간, 외로운 공간에서 공공성과 이웃들을 생각해보는 작업들이고 소통하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의 유형으로 보이는 광원(光源) 조각 ‘공동체의 일상성’은 본전시에도 출품됐다. 이 작품은 미국의 카네기인터내셔널에서 구매를 결정, 8만유로(1억 6000만원)에 팔렸다고 양 작가와 전속계약을 맺고 있는 국제갤러리가 이날 오후 전해왔다. 한편 4일에는 한국관을 비롯해 영국관, 일본관, 러시아관, 미국관 등의 개관 프리뷰를 시작으로 현대미술의 대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의 개막을 알렸다. 오는 11월까지 5개월간 일정이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세상 만들기’(Making Worlds). 이번 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은 스웨덴 출신의 대니얼 번바움(45)은 “창조의 과정을 강조하고자 하는 바람을 표현한 것”이라며 “우리 주변의 세계를 탐구하려는 열망으로 진행되는 전시”라고 말했다. 본전시에는 양 작가 외에 한국작가 구정아씨가 출품했고, 사진작가인 김아타씨의 개인전이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특별전으로 열린다. symun@seoul.co.kr
  • 노출의 계절 안보이는 곳까지 신경썼나요?

    노출의 계절 안보이는 곳까지 신경썼나요?

    옷이 한없이 얇아지고 짧아지는 계절. 집을 나서기 전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 해마다 늘어간다. 여름철 패션 감각을 결정짓는 잣대는 옷을 얼마나 잘 차려 입었는가에 있지 않다. 땀이 흥건한 겨드랑이와 거뭇한 팔·다리, 가뭄의 논처럼 갈라진 발 뒤꿈치, 얇은 옷 사이로 드러난 속옷, 향기롭지 못한 체취는 매력을 반감시킨다. 사소한 차이로 문명과 야만이 갈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것. ■삐져나온 털, 오~No!- 겨털 10분만에 제압 레이저 인기 미국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수년 전 털 때문에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공개 석상에 소매 없는 드레스 차림으로 나온 그녀의 겨드랑이 밑으로 드러난 수염 같은 털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여자도 남자처럼 자유롭게 털을 드러낼 권리가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증명하고 싶었던 그녀의 행동은 톱 여배우로서 격에 맞지 않는다는 비난을 샀다. 더구나 요즘엔 남자도 시커먼 털을 드러내면 눈총을 받는 시대 아닌가. 개그콘서트의 비호감 캐릭터 왕비호도 부끄럽게 겨드랑이를 가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면도가 가장 쉽고 싼 제모 방법. 그만큼 후유증은 크다. 상처가 나면 2차 감염으로 모낭염이 생길 수 있다. 수차례 면도로 각질층이 손상돼 색소 침착이 생기고 피부가 거북이등처럼 될 우려가 있다. 또 하나는 털이 굵게 난다는 것. 모근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털의 단면을 직선으로 잘라 버리기 때문에 털이 잘린 부분부터 올라오니 굵게 느껴지는 것이다. 제모크림 또한 간편함으로 애용된다. 하지만 털을 녹이는 설파이드 성분이 자극을 줄 수 있다. 겨드랑이 같은 예민한 곳보다 다리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고 임신부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레이저 영구 제모술은 돈이 많이 들지만 효과가 가장 좋다. 최근 각광받는 시술은 H2PL레이저. 팔, 다리는 30~40분, 겨드랑이는 10분 정도면 끝날 정도로 간단하다. 린 클리닉의 김세현 원장은 “모낭의 멜라닌 색소만 겨냥하기 때문에 피부 조직이 상하지 않고 가느다란 털들은 남겨 놓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갈 정도가 아니라면 여성 전용 제모기 사용을 고려해 볼 만하다. 필립스의 ‘사티넬 아이스 프리미엄’은 제모 헤드에 세라믹을 사용해 자극을 줄였고 냉찜질 효과로 제모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아이스 쿨러가 달려 있는 제품. 모근까지 흉터없이 제거해주며 제모 주기도 길어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털의 굵기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다만 20만원대로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것이 다소 부담이다. ■못참겠다 냄새- 데오도란트 하나쯤은 필수 땀은 누구나 흘린다. 그렇다고 누구나 시큼한 냄새를 발산하는 것은 아니다. 냄새만 나는 게 아니다. 세균도 번식한다. 물티슈로 수시로 땀을 닦아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상책이다. 땀을 유발하는 카페인 음료 대신 대추차, 오미자차가 좋다. 수년 전까지 만해도 겨드랑이에 바르는 데오도란트는 ‘노린내’ 나는 서양인들이 쓰는 것으로 여겨졌다. 몇년 전부터 국내 데오도란트 판매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니레버코리아의 ‘레세나’는 달콤하고 풍성한 향을 담아 마치 향수를 뿌린 듯한 느낌을 줘 인기를 얻고 있다. 스프레이와 스틱 타입으로 휴대하기 간편해 상큼한 이미지 유지에도 좋다. 냄새뿐 아니라 땀 발생 자체를 억제해주는 성분을 가지고 있어 수트 차림의 남성들에겐 필수품이 되고 있다. 데오도란트는 제모 직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민감한 상태이므로 보습 로션을 바른 다음 1~2시간 지난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애매한 속옷끈- 차라리 과감히 드러내시죠 브래지어 끈이 보일까봐 전전긍긍하고 혹여 보이기라도 하면 칠칠하지 못한 여성으로 찍혔던 게 언제인데 세상 변해도 한참 변했다. 요즘은 과감하게 드러내야 멋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속옷 업계는 자랑스럽게 드러내도록 브래지어 끈을 날로 화려하게 만들고 있다. 인조 보석, 금속, 프릴 등을 장식한 이 패션 어깨끈들은 별도 판매한다. 비비안은 진주빛의 인조 구슬을 달아 우아한 느낌을 강조한 패션 어깨끈을 내놨다. 예스는 브래지어를 구매하면 끈을 목에 두르는 홀터넥 스타일의 어깨끈을 함께 증정해 여성들의 자유로운 옷입기를 돕고 있다. 엉덩이 부분의 도드라진 팬티 선은 뒤태를 볼썽사납게 만든다. 상의와 달리 하의는 속옷을 제대로 감춰야 맵시가 산다. 딱 달라 붙는 스키니 스타일의 하의를 입을 때 봉제선이 레이스로 처리되거나 햄(hem) 라인으로 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레이스로 된 팬티는 얇은 소재나 밝은 색상의 하의에 입을 때 햇빛을 받으면 레이스가 비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올여름 손바닥 길이만 한 아찔한 미니스커트의 유행이 일찌감치 예고되면서 트라이브랜즈의 앤스타일숍은 속옷 노출 걱정이 없는 미니스커트 전용 숏팬츠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사각 반바지 스타일의 이 제품은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착용하지 않는 여름에 맞게 항균, 소취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입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민망함을 덜어준다. 다리와 팔도 그냥 노출시키면 때론 흉하다. 특히 핏기 없이 하얀 살갗은 궁색해보인다. 보디 전용 메이크업 제품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다. 이 제품들은 몸을 좀더 매끈하게 보이게 만드는 ‘바르는 속옷’인 셈. 엔프라니의 ‘프레즈믹 레이 루즈 파우더’는 몸에 바르는 펄 파우더. 쇄골, 팔, 다리에 톡톡 두드려 바르면 피부결이 한층 정돈되고 화사한 실루엣을 만들어준다. ■발 뒤꿈치 각질 옥에티- 전용 마스크팩 어때요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 리퍼블릭’이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여성들이 신체 부위 가운데 관리의 필요성을 가장 절감하는 곳이 발뒤꿈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뒤꿈치는 피지선이 적어 각질이 생기기 쉽다. 이 회사가 선보인 양말 타입의 발 전용 마스크팩인 ‘피스 오브 풋&힐 스팀 마사지 풋 마스크’는 동이 날 정도로 인기다. 가격도 착한 3000원. 양말처럼 신었다가 벗으면 되는 간편함과 탁월한 효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뒤꿈치 관리에 이어 여름철 샌들에 어울리는 페디큐어까지 신경쓰는 센스가 필요하다. 페디큐어는 발을 뜻하는 pedi와 치료를 뜻하는 cure가 겹합된 말로 발 전체를 청결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원래 의미다. 아무리 멋진 샌들을 신었더라도 그에 맞춰 발톱을 물들이지 않는다면 감각이 떨어져 보인다. 베이지, 브라운 샌들에 골드, 카키색 발톱은 세련돼 보인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화이트 슈즈는 어떤 색도 무난하게 어울리지만 발톱을 줄 또는 물방울로 장식하면 발랄하다. 레드, 핑크 색상의 샌들은 그린, 블루 등 보색이 깨끗함을 준다. 도발적인 블랙 스트랩 샌들을 신을 땐 와인 색상이 제격. DHC의 네일 케어 키트는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도 손쉽게 네일 및 페디큐어를 할 수 있는 제품이 세트로 갖춰져 있어 주머니 가벼운 여성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와인 초보’ 지진희 “하루 다섯끼 와인 마시기도”

    ‘와인 초보’ 지진희 “하루 다섯끼 와인 마시기도”

    와인여행기를 출간한 배우 지진희가 ‘와인 초보’로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11일 오전 11시 서울 신사동 블루밍가든에서 ‘ 이탈리아, 구름 속의 산책’ 도서 출간 기념회를 가진 지진희는 “와인 여행에서 하루 다섯끼 이상 와인을 마셨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와인 도서를 출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지진희는 “와인이 어렵다 혹은 비싸다라는 통념이 있지만, 저처럼 초보인 분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저 역시 와인은 술 보다 음료수라고 생각했던 사람 중에 하나였다.”고 고백한 지진희는 “하지만 2,3년 전에 아는 친구의 선물로 칠레산 와인인 ‘몬테스알파 엠’을 선물받게 됐는데 매력적인 맛에 빠져들게 됐다.”고 밝혔다. 와인 여행지로 이탈리아를 택한 이유에 대해 지진희는 “와인이라고 하면 비싼 프랑스 와인을 떠올리지만 와인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며 “특히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와인 생산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로 피렌체, 밀라노 등의 멋진 관광지에서 다양한 와인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 같은 초보에게 추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지진희는 “보름이 넘는 정도의 시간동안 수 많은 와인을 접하려 하다 보니 처음엔 한루에 다섯 끼 정도를 와인으로 마시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짧은 기간에 최대한 많이 체험하자는 생각이었다.”고 웃어 보이며 “멋도 모르고 맛있어서 많이 마시다가 취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고 솔직한 면모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책의 장점을 묻자 지진희는 “두꺼워서 베개로도 쓸 수 있다.”며 특유의 재치를 보였다. 이어 “그 만큼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또한 와인을 처음 접하는 제가 지식 보다는 느낌으로 솔직하게 썼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이탈리아, 구름속의 산책’은 배우 지진희가 ‘신의 물방울’의 작가 아기 다다시 남매의 와인맵을 따라 이탈리아로 떠나 와인을 체험하는 여행기다. 지진희는 이 책을 통해 토스카나와 피에몬테 지방의 와이너리 다섯 곳과 20여 곳의 레스토랑에서 맛본 이탈리아 음식과 와인을 소개하며 가장 맛있고 운치있게 즐길수 있는 노하우를 전한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배우 지진희 “와인의 클라이맥스 경험” (와인기행 인터뷰)

    배우 지진희 “와인의 클라이맥스 경험” (와인기행 인터뷰)

    배우 지진희(38)가 와인과 사랑에 빠졌다. 최근 와인 여행기를 담은 도서 ‘이탈리아, 구름 속의 산책’을 출간한 지진희에게서 진한 포도 내음이 묻어났다. ”지난해 8월부터 이탈리아 로마, 피렌체, 밀라노 등을 돌며 이탈리아의 역사와 전통이 깃든 와인을 접할 수 있었어요. 포도밭, 와이너리(제조장), 유명 레스토랑 등 와인의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죠.” ◇ 와인 초보 지진희, 클라이맥스를 경험하다 왠지 ‘와인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남자’ 지진희는 “실은 와인 초보였다.”고 웃어 보였다. “전에도 CF촬영, 베니스 영화제 참석 차 두어번 이탈리아를 방문했어요. 하지만 와인을 맛볼 생각은 하지도 않을 정도로 관심이 없었죠.” ”와인은 술이 아닌 음료수로 취급했다.”던 그가 이탈리아행 비행기까지 오르게 된 사연은 아주 소소했다. “2-3년 전 친구 녀석이 ‘몬테스알파 엠’이라는 와인을 가져왔어요. 비싼거라면서. 아무 생각없이 마셨는데 너무 맛있는거에요. 이 매력적인 맛은 뭘까… 했죠.” 단순한 호기심에서 발로한 와인 여행은 와인 저서 ‘신의 물방울’의 작가인 아기 다다시 남매를 만나면서 보다 구체화 됐다. ”와인 초보, 그렇지만 내 감각기관들을 이용해 최고의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휩싸였어요. 물론 욕심 부리지 않고 발로 직접 뛰며 천천히 와인의 클라이맥스를 느껴보겠다고요.” ◇ ‘김치’도 잊게 한, 파스타 그리고 와인 이렇게 시작된 20일간의 와인 기행.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탈리아의 고풍스런 도시, 자연의 특혜 속 낭만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그리고 빠지지 않는 하나… ‘와인’. ’이탈리아, 구름 속의 산책’에는 지진희가 현지에서 보고 듣고 맛보고 느낀 모든 것이 고스란히 담겼다. ”어릴 적 그림이 많은 책을 좋아했다.”던 그의 고백처럼, 책 속 빼곡한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투명한 와인 잔 속 찰랑이는 맑디 맑은 핏빛의 향기마저 전해지는 듯 하다. 김치와 고추장 없이는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는 여타 한국인들과 달리 지진희는 저서에서 ‘한국의 음식이 전혀 그립지 않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가능한 일이었을까. ”한국인이 밀가루만 먹고 살 수 있을까… 생각하시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한국에서 맛본 밀가루의 맛일거예요. 밀가루가 수입될 때 엄청난 양의 방부제가 배합된다고 들었거든요. 현지에서 맛 본 순수 밀가루 면은 제법 맛있었어요. 하루 세 끼를 먹어도 속이 편안할 정도였죠.” 그 중 지진희는 와인과 가장 어울리는 음식으로 파스타를 꼽았다. “책에서도 밝혔지만 ‘파스타 마니아’가 됐어요. 특히 와인을 곁들인 마늘 소스의 올리브유 파스타가 일품이죠. 취향에 따라 해물을 넣기도 하고요. 한국에 와서도 그 맛을 잊지 못해 하루에 한 끼 이상은 꼭 파스타와 와인을 마시고 있어요.” ◇ ‘와인’을 통해 ‘배우 지진희’를 돌아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진희는 대학시절 디자인을 전공한 미술학도다. ‘예술’과 ‘음식’, 이 상이한 두 단어 사이에서 그는 미묘한 공통점을 집어냈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고, 하나의 음식이 탄생되기까지는 그 일련의 과정이 닮아있어요. 기획하고 스케치한 후 제작하고 결과물을 완성시킬 때까지 땀과 무수한 노력이 깃들어야죠. 수 년간의 숙성이 필요한 와인은 더욱 그렇고요.” ’와인 도서’를 냈지만 지진희는 ‘와인에 대해 안다’고 말하지 않으려 했다. ”외국인이 우리 음식 ‘된장과 김치’를 체험한 후 ‘안다’고 얘기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에요. 와인이 만들어진 역사와 전통을 모르고서야 와인을 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수년간의 과정을 단 한번의 여행기로 담아낸 저 역시 조심스럽고요.” 지진희는 ‘와인 대국’ 이탈리아에서 ‘배우로서의 참모습’도 찾았다. ”와인이 숙성을 더하며 훌륭한 맛을 완성시키듯, 연기에 있어서도 ‘연륜과 경험’이 중요하단 걸 깨달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중간 정도의 위치에 와있다고 생각해요. 오늘 맛본 와인의 평가가 내일 달라질 수 있듯, 제 연기도 연륜을 더했을 때 비로소 깊이를 더할 거라 믿습니다.” 사진 = 지진희 作 ‘이탈리아, 구름 속의 산책’ 발췌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 시각] 재보선의 추억/이종락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재보선의 추억/이종락 정치부 차장

    중국의 고전 ‘채근담’에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새끼줄로 톱질해도 나무가 잘라지고/물방울이 떨어져 돌을 뚫는다./물이 모이면 개천을 이루고…. 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결국 돌에 구멍이 뚫린다는 뜻이다. 오늘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모두 227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불과 5개의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인천 부평을과 울산북, 경주,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등이다. 그런데도 선거 열기는 총선에 못지않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한 석이라도 얻지 못하면 정권을 내놓아야 할 것처럼 전력투구한다. 야당인 민주당도 복잡한 당내 상황을 선거 승리로 돌파하려 한다. 18대 총선에서 부진했던 진보진영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한 석을 건지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이처럼 정당들이 재·보선에 ‘올인’하는 이유는 우리의 선거역사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4~5개 지역구에서 치러지는 선거지만 결국엔 우리의 정치지형에 큰 구멍을 뚫었던 위력을 잊지 못하고 있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 9차례 국회의원 재·보선이 있었다. 모두 39곳의 지역구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2승 37패를 기록했다. 2007년 18대 대선 결과가 진보진영의 참패로 귀결된 것도 우연이 아니었음을 재·보선의 역사는 증명한다. 2003년 4월24일에 치러진 재·보선에는 여당 후보가 없는 선거구도 있었다. 고양시 덕양갑 선거구에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개혁당 유시민 후보와 선거공조를 위해 후보를 내지 않았다. 유 후보는 1만 4833표를 득표해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1만 3397표)를 제치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유 의원은 7개월 뒤에는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며 노무현식 정치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주역 중 한 명인 조순형 의원은 2006년 7월26일 보궐선거에서 여섯번째 금배지를 달았다.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마한 조 의원의 화려한 부활은 열린우리당의 끝없는 나락에 불을 지핀 결정타였다. 민주당 김홍업 의원은 2007년 4월25일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부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후광을 확인하는 듯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 18대 총선에서 무소속 이윤석 후보에게 석패했다. 갈수록 힘이 부치는 DJ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오늘 치러질 재·보선도 한국 정치사의 또 다른 역사와 기록을 남길 것 같다. 여야 대결로 극명하게 갈라졌던 이전 선거양상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에서는 여당(한나라당 정종복)대 여권(‘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주성)이 대결했다. 전주 덕진과 완산갑에서는 야당(민주당 김근식·이광철)대 야권(무소속 정동영·신건)이 양보 없는 혈투를 벌였다. 이번 재·보선을 ‘경제살리기’ 선거로 만들겠다던 한나라당은 ‘경주대첩’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반(反) MB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벼르던 민주당은 ‘야야(野野) 대결’ 결과가 부진할 경우 분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제는 투표율이다. 2001년 10월25일 재·보선의 투표율이 41.9 %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 6월4일 재·보선에서 23.3%로 떨어지는 등 지속적으로 하락추세다.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다. 정치에 염증을 느낄 만하다. 투표소를 굳이 가야 할 당위성을 잃게 한다. 그렇지만 유권자의 의무는 다했으면 한다. 싫든 좋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출발점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분노와 희망을 투표용지에 담아 보자. 작은 물방울을 모아 꿈쩍도 않던 돌에 큼지막한 구멍을 새긴다는 심정으로…. 이종락 정치부 차장 jrlee@seoul.co.kr
  • [도시와 산] (4) 남양주 운길산~예봉산

    [도시와 산] (4) 남양주 운길산~예봉산

    운길산(610m)은 순하지도 거칠지도 않다. 높지도 낮지도 않다. 하지만 한강 두물머리가 지척이어서일까 구름을 모은다. 태조 이성계는 이 산에서 구름이 흘러가다 쉬어가는 곳이라 해서 운길산이라 칭했다고 전해진다. 운길산에서 적갑산(560m), 철문봉(630m) 등을 지나면 역시 수도권의 명산 예봉산(683m)으로 연결된다. 조선시대 경기 동부, 강원 중북부 선비들이 한양으로 갈 때 임금이 사는 도성을 향해 신하로서 예를 표해 예봉(禮峰)이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운길산~예봉산 능선에는 아련한 역사의 숨결이 여기저기 스며 있다. 이춘규 편집국 부국장 taein@seoul.co.kr ●200년전 다산 정약용 선생 체취가 느껴진다 운길산~예봉산 능선은 다산능선이라고도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 형제들과 인연이 많다. 특히 철문봉 정상에는 ‘정약용, 약전, 약종 형제가 집 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 학문을 밝힌 곳’이라고 적혀 있다. 다산은 40세 때인 1801년 강진으로 유배생활을 떠나기 전에 약전·약종 형들과 현 팔당호 인근 생가를 나서 능선길을 산책하며 학문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약용·약전(귀양지서 사망)의 귀양과 약종의 순교로 삼형제는 이후 함께하지 못하게 된다. 다산은 생가 앞 두물머리 풍경에 대해 18년 유배생활을 했던 전남 강진군 다산초당이나 백련사에서 바라본 강진만의 풍경과 유사해 고향을 생각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두물머리에 팔당호가 생겼지만, 강진만 일부도 간척돼 풍경이 변했다. 생가는 예봉산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에 있다. 운길산 산허리에 자리잡은 수종사에도 역사가 숨 쉰다. 조선후기 사회변혁을 꿈꾸던 선각자들이 모여들었다. 초의선사, 다산, 추사 김정희 등 선사와 묵객들이 종파와 당색, 신분을 따지지 않고 사회변혁의 꿈을 다듬은 곳이다. 수종사(주지 동인)측은 “세조가 금강산을 다녀오다 두물머리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새벽에 이상한 종소리가 들려 잠을 깨 부근을 조사하게 하자 바위굴 속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 나왔으므로, 이곳에 절을 짓고 수종(水鐘)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심었다는 550년 이상 된 거대한 은행나무 두 그루는 강변풍경과 조화롭다. ●시골처녀의 풋풋함과 만난다 다산능선을 종주하다 중간에 음료수가 필요하다 싶을 때면 맛 좋은 약수터가 있다. 수종사 입구와 절 안에 맛있는 약수터가 있다. 수종사 삼정헌에서는 멋진 두물머리 풍경을 보면서 공짜로 주는 차를 마실 수 있다. 고마운 마음은 불전함에 넣는다. 운길산으로 오르는 수종사코스는 수종사의 전망대가 좋다. 절상봉 코스는 정상에서 북한강과 두물머리쪽이 근사하다. 운길산 정상에서는 새해 일출이 압권이다. 여기서 보는 운길~예봉 능선과 골짜기 전경은 거대하다. 서울시내에서 전철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산이 깊다. 도시의 번거로움이 절로 사라진다. 자동차 소음에서 완벽하게 해방된다. 명상에 제격이다. 봄~가을까지는 숲이 우거져 낮에도 어둡다. 지난해 말 운길산역이 개통되기 전에는 접근이 어려워 산꾼들만 찾던 코스였다. 특히 숲이 좋아 알레르기 치료에 좋다는 피톤치드를 많이 뿜어낸다. 알레르기 환자들이 이 능선길을 걸으며 상쾌한 호흡을 기원한다. L이비인후과 이모 원장은 “다른 숲도 마찬가지지만 숲이 좋은 이 능선길은 폐의 기능을 강화시켜 주어 알레르기 예방과 치료에 좋다.”고 말했다. 1년 전만 해도 시골처녀의 풋풋함을 간직했던 이 능선길이 이제 도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땅들이 침식당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나무계단을 순차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원종철 남양주시 문화관광과장은 “전철 연장개통과 함께 미처 몰랐을 정도로 등산객이 몰려온다. 지역경제에도 도움된다. 부족한 주차장 등을 확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생물자원의 보고에서 새들과 얘기하다 3~4월 능선 좌우에 생강나무꽃이 흐드러진다. 은은하게 퍼져오는 향기는 황홀하다. 이어서 진달래와 철쭉이 화려함을 다툰다. 능선산행만 4시간 안팎이나 걸리는 이 산 토양은 기름져 이곳 진달래나 철쭉은 팔뚝만큼 두꺼운 것이 많다. 사철 생물다양성의 보고임을 확인한다. 소나무와 낙엽송이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다. 참나무과로만 굴참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들이 지천이다. 물푸레나무, 산벚나무, 피나무, 쪽동백, 참개암나무, 개옻나무 등 수종이 무척 다양하다. 바람의 능선이다. 능선에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나 참나무, 물푸레나무들은 줄기가 2~7개로 갈라진 게 많다. 짐승들의 낙원이기도 하다. 멧돼지는 흔한 동물이다. 골짜기에서는 고라니를 볼 수 있다. 너구리, 산토끼 등 포유류가 서식한다. 여름철새인 검은등뻐꾸기, 벙어리뻐꾸기, 뻐꾸기는 물론 꿩이나 산비둘기 등 새들과 얘기할 수 있다. 겨울에는 지척인 북한강, 남한강에서 기러기, 청둥오리들이 떼지어 물질을 한다. 총길이 13㎞ 안팎인 종주길은 수도권에서는 귀한 육산이다. 운길산 정상 양쪽에 약간 돌산의 형세가 있지만 그밖의 대부분 능선은 흙산이다. 그래서 무릎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관절이 좋지 않은 서울시민 송(75)씨 할아버지는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할머니와 자주 찾는다. 등산은 운길산역에서 수종사를 거치거나 능선길을 따라 운길산, 새재고개, 적갑산, 철문봉을 거쳐 예봉산을 지나 팔당역으로 향하는 종주코스가 산꾼들에게는 인기가 있다. 예봉산서 율리봉, 율리고개를 거쳐 팔당역으로 가면 6~7시간 걸린다. 힘이 부치면 새재고개에서 약수터를 지나 도곡리, 도심역으로 가는 4~5시간 코스가 있다. 역코스도 좋다. 운길산역서 운길산만 올랐다가 내려가거나 팔당역서 예봉산만 올랐다 내려가는 3시간 안팎 걸리는 코스는 가장 대중적이다. ■ “다음 내리실 역은 운길산역입니다” 지하철·전철노선의 확장은 산행지도를 확 바꾼다. 중앙선전철의 단계적 연장도 마찬가지다. 중앙선은 2007년 말 덕소에서 팔당역까지 연장개통되면서 주변 명산을 찾는 등산객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임섭 팔당역 역무원은 “재래선 역사일 때 하루 2~3명만 이용했으나 개통 뒤 평일 1500여명, 주말 5000여명이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말 중앙선이 양평군 국수역까지 연장되자 산행지도는 놀랍게 변했다. 국수역의 청계산(658m)이나 직전 양수역에서 갈 수 있는 부용산(366m)으로 가는 등산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전철이 연장개통되며 예봉산을 찾는 등산인구가 줄어들지 않고 중앙선 이용 전체 등산인구가 증가했다. 그래서 예봉산 등산을 마치면 한 시간에 두 번씩 있는 용산행 전철은 덕소역까지는 좌석이 충분했었지만 올해 들어 자리잡기가 어렵다. 국수역의 경우 “재래역사일 때 하루 100명 이하이던 이용객이 최근 80배인 8000명 정도로 늘었다.”고 이광훈 역무원이 밝혔다. 올해 말 산행지도는 또 바뀐다. 용문역까지 연장개통되기 때문이다. 원주까지도 빠르면 내년 말 개통될 예정이지만 예산문제로 1~2년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들 구간은 멋진 산들을 품고 있어 향후 산행지도는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상권에도 대변화가 일고 있다. 팔당역 인근 예봉산 입구는 지난해부터 음식점이 늘었다. 등산전문점도 생겼다. 능선길 여기저기는 간이 막걸리가게들이 있다. 최근엔 운길산역과 국수역 주변에 가게가 늘고 있다. 운길산 수종사 입구에는 농산물 좌판점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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