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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방울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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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계는 지금]

    ●3차원 암세포 대량생산 기술 개발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곽봉섭 박사팀이 사람의 암세포를 그대로 흉내낸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미세유체 기반 바이오칩’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 4월호에 실렸다. 기존 항암제 개발에 사용되는 2차원 암세포는 실제 암세포의 복잡한 형태와 구조를 반영하지 못해 항암제 효과를 정확하게 검증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를 바탕으로 물방울 기반의 바이오칩을 활용해 실제 종양 형태와 비슷한 3차원 형태의 ‘물방울 종양’을 만들어 냈다. ●미래소재 원천기술 확보전략 수립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제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 운영위원회에서 ‘미래소재 원천기술 확보전략’을 심의·확정한다. 운영위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헬스케어, 환경,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을 만들기 위한 혁신기술 개발의 기반이 되는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초, 원천기술 분야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 마트 보관함에 9시간 방치된 푸들 ‘학대냐vs보호냐’ 갑론을박

    마트 보관함에 9시간 방치된 푸들 ‘학대냐vs보호냐’ 갑론을박

    마트에 설치된 애견보관함에 푸들이 장시간 방치된 사건을 두고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지난 15일 한 견주가 전북 전주 롯데마트 애견보관함에 무려 9시간이나 애견을 방치한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과 롯데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견주 A(32)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애견보관함에 강아지를 두고 장 보러 들어갔다. 오후 2시쯤 이 강아지를 발견한 마트의 한 고객은 ‘애견보관함에 든 강아지가 방치되어 있다. 4시간을 기다려도 견주가 오지 않는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 고객이 첨부한 사진을 보면 갈색 푸들이 있던 보관함 유리는 비좁은 공간에서 답답한 강아지가 내뿜는 호흡으로 물방울이 맺힐 정도였다. 그는 이어 ‘마트 측에서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강아지는 불안에 떨고 있고 물도 사료도 먹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마트 관계자는 결국 오후 7시 38분쯤 경찰에 신고했고, A씨가 뒤늦게 푸들을 데려가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A씨는 “강아지를 보관함에 두고 장을 보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급한 연락이 와 급히 충남 서천에 다녀오는 바람에 그랬다”고 말했다. 이 일이 SNS를 통해 알려지자 장시간 애견 방치는 ‘동물 유기’라는 논란과 함께 롯데마트 측 관리를 지적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동물권단체 ‘케어’ 임영기 사무국장은 “좁은 공간에 애견을 방치하는 일은 동물학대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애견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대에 대형마트에 애견보관함 설치의 필요성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보관함 규격을 넓히고 보관 시간도 제한하는 운용의 묘가 절실하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고, 겨울에는 난방을 해주는 등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트 관계자는 “애견인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시설인데 이런 논란이 생겨 곤혹스럽다”면서도 “견주들에게 개인정보를 받는 방안을 다른 점포에 확대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보관함 규격을 넓히는 방법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려견 마트 보관함 방치 동물학대 논란

    전북 전주시 롯데마트에 설치된 애견보관함에 반려견이 장시간 방치된 사건을 두고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비좁은 보관함에 애견을 오랜 시간 두는 것은 동물학대라는 주장과 애견인을 위해 필요한 편의시설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 견주가 이 마트 애견보관함에 9시간이나 애견을 방치한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견주 A(32)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애견보관함에 강아지를 두고 장 보러 들어갔다. 오후 2시쯤 이 강아지를 발견한 마트의 한 고객은 ‘애견보관함에 든 강아지가 방치되어 있다. 4시간을 기다려도 견주가 오지 않는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 고객이 첨부한 사진에는 갈색 푸들이 있던 보관함은 비좁은 공간에서 강아지가 내뿜는 호흡으로 물방울이 맺힐 정도였다. 그는 이어 ‘마트 측에서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강아지는 불안에 떨고 있고 물도 사료도 먹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트 관계자는 견주를 기다리다 오후 7시 38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A씨가 오후 7시가 넘어 뒤늦게 애견을 데려가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A씨는 “강아지를 보관함에 두고 장을 보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급한 연락이 와 충남 서천에 다녀오는 바람에 그랬다”고 해명했다. 이 일이 SNS를 타고 퍼지자 장시간 애견 방치는 ‘동물 유기’라는 논란과 함께 롯데마트 측 관리를 지적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동물권단체 ‘케어’ 임영기 사무국장은 ”좁은 공간에 애견을 방치하는 일은 동물학대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애견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대에 대형마트에 애견보관함 설치의 필요성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보관함 규격을 넓히고 보관 시간도 제한하는 운용의 묘가 절실하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고, 겨울에는 난방을 해주는 등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마트 측은 소동이 있은 다음 날부터 애견보관함을 이용하려는 견주들에게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받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애견인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시설인데 이런 논란이 생겨 곤혹스럽다”면서도 “견주들에게 개인정보를 받는 방안을 다른 점포에 확대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보관함 규격을 넓히는 방법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퍼블릭 詩 IN] 저녁의 산책

    [퍼블릭 詩 IN] 저녁의 산책

    사거리 독일식 카페의 철문은차갑지 않은 반전의 매력이 있죠지구를 돌아 온 경선과 위선이만나는 까만탁자월드와이드웹의 거미줄을 타고천장에 부딪친 sns 별빛이 내립니다건너편 카레공장 옥상에 걸터앉은 노을 한 줄기커피 콩자루 성긴 틈을 더듬을 때레커차 꽁무니에 매달려 겨울이 지나갑니다십자가 빛줄기에 정류장 벤치가 붉어지면빈 산소통을 맨 도시인들이무거워진 발을 내려놓습니다오늘도 어김없이 저녁이 오네요. 사람들이 사라진 골목길은 깊고 푸른 우물이 되어어제의 밤하늘도 돌아갑니다셔터를 내린 오래된 철물점기둥에 매달려풍경이 되고 만 모종삽 두어 개나처럼 저녁바람에 녹이 스미네요어느 날 바람에 날리는 미립자 신세가 된다면우리는 다시 나무로 만나고 싶죠혹시 저기 나의 대문앞이술렁인다면당신에게서 노랑 엽서가 도착한 것이죠톱니바퀴처럼 맞물린 둥근 세상이 싫었던 건가요감추어진 불안한 폐허를 보이고 말았나요나의 기다림은 언제나 네모나죠밋밋하게 닳아빠진 눈물방울과채색하려다 뭉개고 만 그림자까지서늘하고 신날하게 각도를갖게 해 줄그대를 기다리는 저녁은신현숙(서울금천초등학교 교사) 제19회 공무원문예대전 동상 수상작
  • [모바일 픽!] “물방울이 떨어지네”…미세먼지 제거중인 中도시

    [모바일 픽!] “물방울이 떨어지네”…미세먼지 제거중인 中도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세먼지 및 황사와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중국의 한 도시에서 새로운 유형의 ‘미세먼지 제거 방법’이 등장했다.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부 윈난성 쿤밍시에는 도로 가로등에 부착돼 미세하게 물을 뿌리는 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등장했다.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를 연결하는 긴 호스에서 미세하기 물이 분무되도록 설계된 이 스프레이는 대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의 가로수와 잔디에 물을 주는데에도 도움을 준다. 쿤밍 시민들은 공중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호스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들어 바라보며 신기해 했다. 다만 이런 방식은 중국 내 대표적인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쿤밍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공기 오염이 심한 도시에서는 다량의 비가 내려야 대기 중 오염물질이 씻겨나가면서 대기 질이 좋아지는데, 쿤밍의 경우 공기가 비교적 깨끗해 소량의 ‘먼지제거 스프레이’로도 대기 중 먼지를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쿤밍시는 중국 환경부가 지난 1월 기준으로 발표한 대기오염 상황 리스트에서 대기환경이 좋은 지역 10개 도시 중 8위를 차지한 도시다. 한편 중국 베이징은 현지시간으로 2일 황사 청색경보가 내려졌으며, 시야가 완전히 가려질 정도로 대기의 질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 톈진(天津),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산둥(山東), 산시(山西) 등을 엄격한 대기오염 관리 정책 대상으로 정하고, 공기 질 개선을 위해 오염물 배출공장을 정리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금성의 구름 속에 미생물 존재 가능성 있다

    [아하! 우주] 금성의 구름 속에 미생물 존재 가능성 있다

    금성의 산성 구름 속에 미생물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 과학자들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 학술지 ‘우주 생물학’(Journal Astrobiology)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논문에서 미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산자이 리메이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이산화황이 풍부한 금성의 상부 대기층이 외계 미생물이 살 수 있는 곳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리메이 박사는 “금성은 자체적으로 생명이 진화할 수 있는 긴 시간이 있었다”면서 “금성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었던 기간은 화성보다 훨씬 길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 따르면, 금성은 한때 20억 년 동안 지표에 물을 지닌 거주 가능한 기후로 알려져있다. 물론 지구에서도 미생물의 대부분인 박테리아는 대기권으로 휩쓸려 올라가더라도 생존할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자들이 특수 제작한 풍선으로 대기권을 조사한 결과, 41㎞ 높이의 성층권에서도 박테리아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옐로스톤 온천이나 심해 열수 분출구, 오염된 지역의 독성 폐기물, 또는 세계 곳곳의 산성 호수 등 가혹한 환경에서도 사는 미생물의 사례는 점차 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라케시 모굴 캘리포니아 주립 폴리테크대 교수는 “우리는 지구의 생명체가 매우 강한 산성 환경에서도 번성하며 이산화탄소를 먹고 황산을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금성의 구름 많고 반사율 높은 산성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와 황산을 함유한 물방울로 구성돼 있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금성의 표면 온도는 온실가스 효과로 섭씨 462도에 달해 생물체가 살 수 있는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서늘한 상부 대기층에는 ‘어두운 부분’이 존재하는 데 그 속에 있는 미확인 입자들이 지구상에서 빛을 흡수하는 성질을 지닌 박테리아와 비슷한 것을 연구팀이 알아냈다. 특히 이 어두운 부분은 지구상의 호수나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류의 개화와 비슷해 금성 대기에도 조류가 번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사진=E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돌은 아름답다!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돌은 아름답다!

    돌은 아름답다! 영원한 신라인, 고청 윤경렬 선생이 1963년에 펴낸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박물관학교 교재 ‘석기이야기’의 첫 구절은 이렇게 ‘돌은 아름답다’로 시작한다. 황토 사이로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반짝이는 석기를 발견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애틋한 기쁨을 선생은 아름답다는 한마디로 기막히게 표현했다. 그렇지만 구석기시대는 우리와 너무나 먼 과거의 시간이고, 구석기라고 하는 유물들은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돌조각과 다름이 아니어서 선사인의 유물이라는 감동을 느끼기는 사실 쉽지가 않다. “이 주먹도끼야말로~”라고 설명을 시작하면 예의 “그거 그냥 돌멩이 아니에요?” 하는 야유성 질문이 돌아오기 십상인 이유다. 하지만 구석기시대의 대표적인 석기인 주먹도끼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몬드 모양을 한 주먹도끼는 마치 잘 세팅된 물방울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좌우대칭의 균형미를 갖추고 있다. 이미 약 150만년 전의 초기 인류가 만들기 시작한 주먹도끼는 평면에서도 옆면에서도 모두 대칭에 가깝다. 좌우대칭의 날을 가진 주먹도끼는 아무렇게나 툭툭 떼어내서는 만들 수가 없는 정교한 석기다. 머릿속의 설계도를 따라 작업 순서대로 차근차근 떼어내야만 완성할 수 있는 석기다. 주먹도끼를 만들었던 초기 인류들은 자기 눈앞에 보이지 않는 주먹도끼의 설계도를 머릿속에 그려 넣을 수 있었다. 소위 추상적 사고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먹도끼는 현대인의 눈으로 봐도 참 매력적이다. 필자는 가끔 구석기시대의 주먹도끼를 직접 만들어 보고 사용해 보는 실험고고학 연구를 하곤 하는데 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써는 용도, 즉 석기의 기능만을 생각한다면 굳이 주먹도끼와 같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높은 수준의 대칭성을 가진 석기를 만들 필요는 없다. 한두 번의 타격으로 투박하게 떼어 낸 돌조각만으로도 충분히 고기를 썰고 나무껍질을 벗길 수 있다. 그래서 주먹도끼의 아름다운 대칭성은 더 흥미롭다. 고고학자들이 아는 한 주먹도끼는 동물을 도축하고 나무를 다듬는 일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좌우대칭의 아름다운 모양을 가진 주먹도끼를 떼어 내려면 공이 많이 들어갈뿐더러 솜씨도 아주 좋아야 한다. 그렇다면 초기 인류는 왜 구태여 고도의 대칭성을 가진, 마치 예술품과도 같은 정교한 주먹도끼를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드는 수고를 했을까? 아마도 자기가 쓰는 도구를 아름답게 장식하고자 하는 욕구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멋들어지게 장식된 사냥총 개머리판이나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캠핑칼을 떠올려 보시기 바란다. 많은 구석기 학자들은 좌우대칭의 균형미를 갖춘 주먹도끼를 만들기 시작한 초기 인류에게 이미 예술적 사고의 싹이 트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주먹도끼가 인류 최초의 미술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윤경렬 선생 말씀처럼 돌은 아름다운 것이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정말 요사이는 하루하루가 숨 막힐 정도로 많은 일이 벌어진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꽉 찬 일상도 모자라 미세먼지로 가득한 도심을 걷노라면 참으로 고달픈 인생이라는 한숨이 절로 나올 때도 있을 것이다. 가까운 박물관을 찾아가 주먹도끼를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인제 보니 돌이 참 아름답구나 하는 여유를 가져보는 봄날이 되기를 감히 권해 본다.
  • [퍼블릭 詩IN] 산정묘지

    [퍼블릭 詩IN] 산정묘지

    망초가 제 키 자랑하듯 까치발을 하며 이방인을 맞이할 뿐 풀무치도 새벽잠에 깨지 않았다. 간밤 죽은 자를 놓지 못한 어느 혼령이 남기고 갔는지 풀잎에 맺힌 눈물방울만이 정적을 품고 있을 뿐이다. 아 한줌의 흙이라더니 그대도 나도 피해갈 수 없는 길 흰 구름 하나 산마루를 넘어와 대답 없는 고요를 흔들어 댈 뿐이다정기원 (前 경북 영천 신녕초등학교 교장)
  • ‘얼어붙은 비’ 차창 내렸는데 또 다른 유리가?

    ‘얼어붙은 비’ 차창 내렸는데 또 다른 유리가?

    내리는 빗줄기가 그대로 얼어붙는 신기한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최근 영국에 불어닦친 폭풍우 ‘엠마’가 ‘어는 비’의 모습을 연출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도싯 스와니즈의 한 부부가 촬영한 영상 한편을 소개했다. 부부의 차량 내부에서 찍은 영상에는 차창을 내리자 또 하나의 유리창이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는 유리창이 아닌 내린 비가 얼어붙은 ‘어는 비’인 것이다. ‘어는 비’란 액체 상태로 내리던 비가 지표면에 닿거나 물체에 부딪쳤을 때 유리면처럼 코팅된 형태로 얼어붙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지표나 물체 표면이 영하 0℃일 때, 대기의 기온은 영상이거나, 영하의 상태에서 빗방울이 과냉각 물방울(수적)으로 존재할 때 발생한다. ‘어는 비’는 검은색 아스팔트 위를 마치 코팅한 것처럼 뒤덮어 도로에 얼음이 없는 건조한 상태인 것으로 보여 겨울철 교통사고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블랙 아이스’(Black Ice)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기상청은 이번 주 초 ‘블랙 아이스’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 예보관은 “‘어는 비’가 발생하는 조건은 매우 특별해 자주 볼 수 없으며 영국에서는 특히 매운 드문 경우”라며 “‘어는 비’가 2일 오후 3시부터 3일 오전 2시까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며 운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 dailymail.com , London News Picture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셀카로 3D 아바타… ‘AR 이모지’ 엄지 척

    셀카로 3D 아바타… ‘AR 이모지’ 엄지 척

    25일(현지시간) 스페인 피라 바르셀로나 몬주익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9 언팩 2018’ 현장. 세계 각국 참석자들은 신제품의 강력한 카메라 기능들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자 탄성을 쏟아냈다. 이날 체험한 갤럭시S9의 기능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증강현실(AR) 이모지’였다.이날 언팩 행사에서 사용자의 얼굴을 3차원(3D) 캐릭터로 만들어 주는 AR 이모지 기능은 조너선 웡 미국 법인 마케팅 담당이 직접 선보였다. 실시간으로 연결된 갤럭시S9을 들고 나와 자신의 얼굴을 비추자 그를 닮은 아바타가 뚝딱 만들어졌다. 시연자가 눈썹을 추켜올리고 입을 벌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자 아바타가 그대로 따라 했다.행사 후 체험공간에서 신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AR 버튼을 누르고 셀카를 찍어 성별을 선택하니 아바타가 만들어졌다. 기자의 아바타는 서구 사람들의 눈에 비친 전형적인 동양인 모습 같았지만 꽤 닮아 있었다. 얼굴 표정을 움직이며 동영상을 찍어 봤더니 아바타로 제법 비슷하게 표현됐다. 몇 초 만에 얼굴 위 100개의 점을 따 캐릭터를 만들고 움직임을 표현한다고 한다. 이모지 기능을 이용해 동영상을 만들어 친구에게 보낼 수도 있고, 감정 표현이 가능한 ‘마이 이모지 스티커’를 통해 18개의 이모티콘을 카카오톡 등 모든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쓸 수 있다. 아이폰 사용자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는 ‘애니모지’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웡은 객석에 앉아 있던 저스틴 데니슨 미국 법인 상품전략담당과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통화를 했지만, 체험공간에선 영상통화까지 해 볼 수는 없었다. 시연에서는 스크린에 두 사람의 아바타가 그들의 입 모양과 표정을 실시간으로 표현하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슈퍼 슬로모’ 기능을 켜고 화면에 나타난 사각형 앞에서 손을 빠르게 흔들자 손이 사각형 안을 지나는 순간에 영상이 슬로모션으로 표현됐다. 초당 960프레임의 고속 촬영은 기존 일반 촬영과 비교하면 32배나 빠르고 많은 영상을 담아낸다. 전문 다큐멘터리 장비로 찍은 내셔널지오그래피의 슬로모션 영상처럼 물방울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표현된다. 업그레이드된 ‘빅스비 비전’도 무대에 올랐다. 시연에선 스페인어로 된 메뉴판에 갤럭시S9을 갖다 대니 화면 속엔 번역된 영어 메뉴판이 나타났다. 음식 모드로 모히토를 비추면 한 잔의 칼로리양과 칵테일 레시피를 볼 수 있다. 한편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이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했다. 다음달 1일까지 나흘간 복합전시장 ‘피라 그란비아’와 ‘피라 몬주익’ 일대에서 열린다. ‘더 나은 미래 창조’(Creating a Better Future)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MWC에는 전 세계 208개국, 2300여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약 11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전시회 메인 홀 한가운데 모여 ICT 강국의 위상을 뽐냈다. 3홀에서 대각선으로 마주 보고 차려진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는 개장 전부터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바로 옆에 ‘완벽한(Perfect) 5G’를 테마로 전시관을 차렸다. KT는 MWC 주최 측인 GSMA 공동 주제관인 ‘이노베이션 시티’에 ‘세계 최초 5G, KT를 경험하라’를 주제로 전시한다. 글 사진 바르셀로나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삼성 갤럭시S9 ‘언팩 2018’은 증강현실 마법쇼…AR 이모지 기능 돋보여

    삼성 갤럭시S9 ‘언팩 2018’은 증강현실 마법쇼…AR 이모지 기능 돋보여

    삼성전자의 ‘언팩 2018’은 손바닥 안에 들어가는 크기의 갤럭시S9(갤스9)로 보여주는 한시간짜리 ‘증강현실(AR) 마법쇼’였다.행사 시작 약 두시간 전인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부터 유럽의 유명 컨벤션센터인 피라 바르셀로나 몬주익 앞엔 세계 각국에서 온 언론인, 블로거 등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입장이 시작돼 행사장 영내로 들어가 보니, 현지 보안업체 직원들이 가방을 뒤지는 등 엄격하게 검문검색을 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언팩 2018 앱을 통해 미리 받은 QR코드를 보안 직원에게 보여주고 입장했다. 행사장 안엔 초대형 스크린이 사각기둥 모양으로 천장 한가운데 매달려 있었고, 신제품의 대표적 색상과 비슷한 보랏빛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있었다. 그 아래 마련된 무대에서 임원들이 차례로 나와 행사를 진행하고, 그 모습을 스크린과 함께 볼 수 있게 돼 있었다. 앱의 증강현실(AR) 기능을 켜서 스크린에 있는 와이파이 마크를 비췄더니 화면에 3D 와이파이 마크가 나와 움직였고 이를 터치하자, 패스워드 입력 없이 와이파이가 연결됐다. 첫 진행자로 나온 고동진 IM 부문장(사장)이 “삼성전자는 그 동안 ‘못한다(can’t)’고 하는 부분에서 본질적인 가능성(can)을 찾아 왔다”면서 “갤스9이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이 갤스9를 소개하자, 스크린엔 관객 5000여명이 가득 메운 행사장 영상이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하나의 AR로 펼쳐지며 마법쇼가 시작됐다. 저스틴 데니슨 미국법인 상품전략 담당의 설명에 따라 ‘언팩 2018’ 앱의 AR 기능을 켜고, 입장할 때 받은 출입카드를 비추자 영상 속에서는 손안의 출입카드가 갤스9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카드를 이리저리 움직였더니 영상도 따라 움직였다. 앞서 알려졌던 강력한 카메라 기능들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자, 관람객들은 휘파람과 환호성을 여러차례 쏟아냈다. 조너선 웡 미국법인 마케팅담당은 빈 컵에 물 따르는 장면을 ‘슈퍼슬로모’로 보여줬다. 초당 960프레임으로 찍은 영상은 내셔널 지오그래피의 전문 다큐멘터리 장비로 찍은 것처럼 물방울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표현했다. 웡은 조명을 끄고 조리갯값 F1.5를 이용해 저조도 촬영 모드로 찍은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기도했다.사용자의 얼굴을 3D 캐릭터로 만들어 주는 ‘AR 이모지’도 웡이 시연했다. 실시간으로 연결된 갤스9을 들고 나와,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뚝딱 만들었다. 웡이 눈썹을 치켜올리고 입을 벌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자, 아바타가 거의 그대로 따라했다. 웡은 그 뒤 객석에 앉아 있는 데니스와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통화를 했다. 스크린에 두 사람의 아바타가 그들의 입모양과 표정을 실시간으로 표현하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업그레이드 된 ‘빅스비 비전’도 무대에 올랐다. 스페인어로 된 메뉴판에 갤스9를 갖다 대니, 화면 속엔 번역된 영어 메뉴판이 나타났다. 마지막엔 흰 옷을 입은 댄스팀이 무대위에 모여서 신나게 춤을 췄다. 그들은 이어 갤스9 티저 영상에 등장하는 민들레 씨앗처럼 무대 밖으로 빠져나갔다. 출입구 오른쪽 검은 커튼이 열리자 갤스9 체험공간이 드러났다. 체험공간에서 신제품을 만져보고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갤스9는 전작인 갤스8과 외관이 거의 같았다. ‘슈퍼 슬로모’ 기능을 켜고 화면에 나타난 사각형 앞에서 손을 빠르게 흔들자, 손이 사각형 안을 지나는 순간에 영상이 슬로모션으로 표현됐다. AR 버튼을 누르고 셀카를 찍어 성별을 선택하니 아바타가 만들어졌다. 서구 사람들의 눈에 비친 전형적인 동양인 모습 같았지만 꽤 닮아 있었다. 얼굴 표정을 움직이며 동영상을 찍어봤더니, 아바타로 제법 비슷하게 표현됐다. 몇 초만에 얼굴 위 100개의 점을 따, 캐릭터를 만들고 움직임을 표현한다고 한다. 자신을 정보기술(IT)블로거라고 소개한 미국인 남성은 “내 얼굴을 캐릭터로 만든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경험”이라면서 “예약 판매를 이용해 제품을 빨리 받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방카 방한] 캐주얼한 공항 패션… ‘파워 숄더’ 만찬 정장

    [이방카 방한] 캐주얼한 공항 패션… ‘파워 숄더’ 만찬 정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고문이 25일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방한하면서 이방카의 패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방카는 과거 패션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데다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패션에 조예가 깊어 특히 이목이 집중된다.지난해 11월 ‘국제여성회의’(WAW)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찾았을 당시 하늘색, 분홍색 등 화려한 색상의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던 이방카는 이번 방한에서 무채색 위주의 의상을 선택해 전반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풍겼다. 이날 오후 4시 4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방카는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뤄진 하운드투스체크무늬의 롱코트 차림이었다. 이 코트는 미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 ‘랠프 로런’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 안에는 크림색 니트 목폴라와 같은 소재로 보이는 긴 치마를 매치했으며, 큰 검은색 토트백을 손에 들고 발목 위로 올라오는 검은색 워커를 신어 부드러운 인상과 대비되는 강인한 느낌을 동시에 풍겼다.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쯤 청와대에 도착한 이방카는 장식으로 어깨를 강조한 디자인의 검은색 브이넥 원피스 정장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검은색 스타킹과 하이힐까지 어우러져 절도 있게 예우를 표한 동시에 ‘파워 숄더’로 당당한 리더십을 뽐냈다. 앞서 이방카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장면이 일부 국내외 언론에 포착됐다. 당시 이방카는 흰색과 짙은 남색의 물방울무늬로 이뤄진 코트를 입고 파란색 스웨이드 소재 구두를 신었다. 코트는 소매 부분이 둥그런 곡선을 이뤄 우아함을 강조했다. 한 국내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방카는 사업가이자 정치인으로서 리더십을 돋보이게 하는 노련한 패션 감각을 지니고 있어 직장 여성들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면서 “공식 행사에 나설 때마다 착용한 의상이 화제가 돼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지구온난화로 ‘번개 횟수’ 15% 줄어들 것 (연구)

    지구온난화로 ‘번개 횟수’ 15% 줄어들 것 (연구)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번개 치는 횟수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리즈대학, 랜체스터대학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2100년까지 전 세계의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5℃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2100년이 되면 번개의 횟수가 이전보다 평균 1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번개가 발생하는 폭풍 구름으로부터 번개가 칠 가능성을 계산하기 위해 새로 개발한 방법을 동원했다. 일반적으로 번개의 횟수와 위력은 폭풍 구름의 높이를 기반으로 계산하지만, 연구진은 구름 내에서 형성되고 움직이는 작은 얼음 입자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살펴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번개가 형성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전기입자가 얼음입자에 쌓이고, 양의 전하를 가진 물방울은 구름의 상부로, 음의 전하를 가진 물방울은 하부에 머무른다. 하부에 음전하가 많아지면 이것이 지상의 양전하가 있는 곳으로 떨어지고, 이때 내는 빛 에너지가 번개로 나타난다. 연구진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는 14억 차례의 번개가 나타나는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전기입자를 가진 얼음이 형성되기가 어렵고, 이 때문에 번개가 치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예측이다. 일각에서는 지구온난화가 번개 발생횟수를 증가시킨다는 주장을 내놓았었지만, 연구진은 이러한 주장에 반박하며 “기후변화가 번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전 연구들에서는 구름 속 얼음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는 번개 연구에 대한 기존의 학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기후변화가 구름과 번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특히 열대우림에서 번개 치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며, 이러한 현상이 열대 우림에서의 화재 위험성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측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네이처 기후변화저널’(Journal Nature Climate Change)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 편지로 홀몸노인에 세배드린 양천구청장

    손 편지로 홀몸노인에 세배드린 양천구청장

    ‘연일 추운 날씨에 마음이 더 추우실까 걱정됩니다. 더 건강하게 웃으실 수 있도록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시길 기원합니다.’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설을 앞두고 펜을 들었다. 결연을 한 독거노인 김모(69)씨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서다. 한자 한자 정성을 들여 써 내려 갔다. 김씨는 30여년 전 이혼했다. 아내와 자녀는 모두 연락이 끊겼다. 46㎡(약 14평)의 임대아파트에서 치매를 앓는 노모와 함께 생활하다 2013년 5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홀로 지내고 있다. 지난해 추석 무렵 후복막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날마다 찾아와 식사를 챙겨주고, 민간 후원도 연계해 줬다. 그해 12월 김 구청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김 구청장은 김씨의 딱한 사연을 듣고 지난달 결연을 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일 김씨 집을 찾아 직접 편지를 전했다. 김씨는 편지를 들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진심 어린 사람의 정을 정말 오랜만에 느껴봤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그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다짐했다.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양천을 만들겠다고.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새상품] 유기농 원사로 만든 ‘안심 수건’

    [새상품] 유기농 원사로 만든 ‘안심 수건’

    코튼알리오(www.cottonalio.com)는 설을 앞두고 새해 선물 3종 세트와 5종 세트를 선보였다. 오가닉타올에 ‘복 많이 받으세요’와 ‘Happy New Year’ 등의 자수 문구를 넣어 새해 복을 기원했다.오가닉타올은 100% 유기농 원사로만 만들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유기섬유 기준인 GOTS 인증마크를 획득(95% 이상 유기농 사용)한 오가닉코튼을 사용했다. 제품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땅에서 3년간 유기농으로 키워낸 목화로 섬유를 만들어 가공·봉제의 모든 과정에 걸쳐 농약, 화학비료, 고엽제, 방부제, 형광증백제, 염색약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었다. 특히 먼지가 적게 일어나고 표면이 부드러워 피부가 민감한 성인이나 아기들이 사용하기에 좋다. 세면수건, 핸드타올, 바스타올 등의 종류가 있으며 기본 아이보리 색상부터 동물·물방울·구름 캐릭터 제품까지 디자인이 다양하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퍼블릭 詩 IN] 고드름

    [퍼블릭 詩 IN] 고드름

    흐르는 것이흐르지 못하고그대로 창이 되어버렸다 공단 굴뚝에선 검은 연기가하늘 향해 포신을 드리우고어깨 기대선 지붕 아래모여 사는 사람들의밤새워 주고받던 소곤소곤내려앉은 눈물방울들이줄줄이 투명한 결빙맑은 얼굴로 하늘에 매달린다. 온 힘을 다해 매달려야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가파른 절벽을 오르듯새벽 공기 가르며 일터로 향하는원곡동 언덕길어느새 양지바른 공터에 모인맞벌이 부부의 품을 떠난고만고만한 아이들안간힘을 쓰며 매달린부끄러울 것 없는 순백의 땀방울들이언젠가 무기가 되어 자신의 가슴을 겨눌지도 모를저 위태로운 창 끝 아래해맑은 웃음으로 다가선다. 눈부신 아침 햇살이넌지시 몇 가닥의 웃음을 집어 던지자아이들은입김을 불며언 손을 녹여 가며일렬로 줄 선 가난을하나둘 떼어내고 있다.
  • 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높이 18.5m의 거대한 모빌이 다채로운 푸른빛으로 생동하며 시선을 압도한다. 중력과 공기의 흐름에 따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다양한 형태의 구(球)들이 미지의 장소로 떠날 여행자들에게 설렘을 불어넣는 듯하다.떠남과 당도,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공항.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수직으로 광활하게 뻗은 정적인 공간을 미세한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변주하는 이 작품은 프랑스 대표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거대한 모빌)이다. 오는 18일 문을 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여행객들은 이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이제 제2여객터미널을 찾을 여행객들은 이렇게 만남의 장소를 정할지도 모르겠다. “그 커다란 파란 모빌 앞에서 만나.” 공항을 오가는 이들에게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 베이앙의 바람이기도 하다. “공항은 여행자로서의 설렘과 흥분으로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국내 작가 지니 서의 말이 제2여객터미널에서 그대로 실현됐다. 설치 미술, 미디어 아트, 조각 등 국내외 작가 작품 18점을 품은 ‘아트포트’로 꾸며졌기 때문이다.●베이앙 “시적인 경험 주고 싶어” 김혜진 인천공항 여객서비스팀 과장은 “공항은 여행객들이 3~5시간은 머물러야 하는 곳인데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한정돼 있어 2010년 이후 세계적인 공항들이 미디어 아트, 설치 미술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공항을 문화복합공간으로 만드는 추세”라며 “지난해 10월 제4터미널을 연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미국 LA공항,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개관에 앞서 11일 한국을 찾은 베이앙은 “내가 어릴 적 1960~1970년대만 해도 여행은 낭만, 호기심, 두려움이 공존하는 매혹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도 흔한 것이 되어버린 여행에 내 작품을 통해 시적인 경험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 운영작가이기도 한 그는 2000년대부터 현대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켜 왔다. 사람의 신체나 동물을 감각적이고 압축적인 다면체로 빚어내는 조각이 유명하나 모빌, 판화, 회화, 영상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 전 세계 다양한 기관과 공공장소에 작품이 설치돼 있지만 그의 작품이 공항에 설치되는 건 인천공항이 처음이다. 출국장을 지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여행객들의 주요 동선 곳곳마다 작품들과 마주할 수 있다. 면세점, 식당, 카페들이 즐비하게 채워진 탑승 게이트 지역에 늘어선 19개의 아트 파빌리온(독립 구조물)에는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이 펼쳐진다. 구름의 다채로운 변주와 색채 변화를 통해 동편에는 신선하고 따사로운 아침 하늘을, 서편에는 저녁노을의 매혹적인 빛을 담아낸 작품으로 하늘로 향하는 여정을 기꺼이 기다리게 한다. ●지니 서·율리어스 포프 등 참여 순식간에 수만 개의 물방울들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며 전 세계 9개 언어의 단어들을 나타내고 사라지는 독일 미디어 아트 작가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 ‘빗. 폴’의 물 글씨는 수하물 수취구역에서 지루함과 기대감, 약간의 두려움으로 기다릴 여행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 주요 뉴스 사이트와 연결된 통계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주요 검색어를 드러내는 만큼 이 찰나의 언어들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소비하는 정보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 서울의 역사를 상징하는 주요 건물을 다양한 색채의 철제 부조로 드러낸 김병주의 작품은 서울에 대한 첫인상을 아로새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마더’ 이보영, 가짜 엄마의 모성애 “선생님을 엄마라 부를 수 있겠니?”

    ‘마더’ 이보영, 가짜 엄마의 모성애 “선생님을 엄마라 부를 수 있겠니?”

    tvN 새 수목드라마 ‘마더’의 메인 포스터 2종이 공개됐다. 오는 24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수목드라마 ‘마더’ 측은 이보영, 허율의 모녀 포스터와 주인공 네 명의 단체 포스터를 공개했다. ‘마더’는 엄마가 되기엔 차가운 선생님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8살 여자 아이의 진짜 모녀가 되기 위한 가짜 모녀의 가슴 시린 러브 스토리. 도쿄 드라마 어워드 4관왕 등 작품성과 화제성이 검증된 최고의 웰메이드 일드로 손꼽히는 동명의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오는 1월 방송되는 tvN 기대작이다. 첫 공개된 2인 포스터 속 이보영(수진 역)은 허율(혜나 역)을 한 품에 폭 안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허율을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이 따뜻하게 안고 있는 이보영과 그런 이보영에게 의지한 채 깊은 잠에 빠진 듯한 허율의 모습에서 실제 엄마와 딸처럼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이보영의 눈빛에 알 수 없는 슬픔이 드리워져 있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두 사람의 모습 위로 송글 송글 맺힌 물방울은 포근하면서도 애처로운 분위기를 도드라지게 한다. 더욱이 “선생님을 엄마라 부를 수 있겠니?”라는 카피가 이보영이 ‘진짜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가운데 과연 이들 ‘가짜 모녀’ 사이에 어떠한 일이 벌어진 것인지 이목을 집중시킨다.이와 함께 4인 단체 포스터에는 이보영, 허율, 이혜영(영신 역), 고성희(자영 역)의 엇갈린 모성애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정가운데에 위치한 이보영이 허율의 손목을 꽉 쥐고 있어 마치 절대 떨어질 수 없는 모녀 사이인 듯 하다. 그러나 정면을 응시한 채 이보영의 팔을 붙잡고 있는 이혜영이 이보영의 모친이며, 허율이 불안한 눈빛으로 올려다 보고 있는 고성희가 허율의 모친인 것. 네 사람은 붙잡은 팔과 눈빛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시선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프레임 밖으로 벗어난 이혜영과 고성희의 모습에서 네 사람 사이에만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진짜 모녀와 가짜 모녀가 혼재되어 사연 있는 모성애로 깊이 있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마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tvN 새 수목드라마 ‘마더’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후속으로 오는 24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사진=tvN ‘마더’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넓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지금 이 순간, 나를 향하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대사예요. 리들리 스콧 감독, 해리슨 포드 주연.” 침착해 머큐리. 할 수 있어. 네가 어떤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프레디가 처음으로 보여준 영화였어요.”원형 스튜디오의 중앙을 가득 채운 대형 홀로그램 화면에 프레디의 사진이 떴다. 누가 로봇 아니랄까봐, 저 로봇미소는 어째 변하질 않냐. 입꼬리만 올라간 프레디 특유의 어색한 미소는 그가 최근 돌보기 시작한 7살짜리 브라이언의 환한 웃음과 대비되어 떨떠름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 돌보기는 이제 지긋지긋해. 웃기지 않아? 그게 내가 제작된 유일한 이유인데. 하지만 그 생각만 하면 유동액이 역류할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아직도 그러고 있구나. 어쩌면 영원히 그래야겠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D구역 아동보호시설 아이들은 대부분 생일을 자기가 정해요. 언제인지 모르니까. 저는 프레디와 처음 만난 날이 생일이죠. 7살 생일날 밤, 프로틴 바를 하나 먹고 자려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프레디가 그러더라구요. 우리, 나가자.” 그때 꽉 잡혔던 손목의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신없이 이끌려 따라간 곳은 기숙사 옥상이었다. 프레디는 옥상 한쪽 벽에 기대 앉았다. 나도 그 옆에 쪼그려 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우리 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프레디 옆에 몸을 바짝 붙였다. 프레디는 대답 없이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별안간 깜깜하던 밤하늘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눈앞을 가득 채운 별들은 금방이라도 내게 쏟아질 듯 가까웠다. 우와! 나도 모르게 입술 새로 탄성이 새어나왔다. “일곱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분명 반칙이었다. 이미 영화의 첫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이상, 내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순진했던 나는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프레디는 영화를 보는 내내, 거의 모든 대사를 목소리까지 바꿔 가며 따라했다. 좀 조용히 하라고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그 모든 기억이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던 프레디의 옆얼굴. 영화 속 안드로이드 로봇의 마지막 대사를 따라하면서, 프레디는 분명 울고 있었다. 내가 로봇의 눈물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꼬맹아, 재미있었어?” 영화가 끝나자 프레디는 언제 울었냐는 듯 예의 그 쾌활하고 능글맞은 목소리로 돌아왔다.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재미있었다, 정말로. “너 정말 별난 애다. 보통 5분 내로 지루해하던데. 끝까지 다 본 애는 네가 처음이야.” “나, 저기 갈래.” 아, 정말이지 일곱 살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때의 나는 방금 전까지 눈앞에 펼쳐졌던 별세계에 진짜 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프레디가 피식 웃었다. “나도 가고 싶어. 우주로 갈 수만 있다면 없는 영혼이라도 팔겠다.” “그럼, 가자.” 나는 프레디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래, 가자.” “언제? 언제 가?” “음….” 잠깐 말이 없던 프레디는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툭툭, 가리켜 보였다. “여기 저장돼 있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그럼.” 프레디는 우주에 가려면 알아야 할 게 많으니까, 영화를 많이 봐 둬야 해. 라고 덧붙였다. 아아, 그렇구나. 일곱 살의 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우주를 꿈꿨던 건 그때부터였어요.”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얼굴이 보였다. 프레디가 영화를 보여 줄 때마다 얼빠진 표정이라고 놀렸던, 꿈꾸는 듯한 눈동자였다. “하지만 제 인생은 시작부터 지지리도 운이 없었죠. 하필 D구역에서, 자연출산으로 태어났어요. 그래도 여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50%는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그마저도 저버렸죠. 그것도 모자라 세상에 나오자마자 길가에 버려져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어요. 저도 알아요. 우주는 여자, 그것도 최고로 우수한 유전자들만 배양한 인공자궁에서 태어나는 A구역 여자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라는 거. 하지만 기적처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저는 166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어요. 이번 한 번만, 제 인생에도 행운이 찾아와 주길 바라면 안 될까요?” 다음 순간, 고막을 찢을 것 같은 함성이 장내를 울렸다.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이름 아래 숫자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투표했다고? 나는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 어마어마한 숫자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 연방 시민 여러분, 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석 달간 이어져 온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제, 최후의 한 명을 밝힐 차례입니다. 지구연방 항공우주국 QUEEN에서 주최한 <남자를 위한 우주 비행 프로젝트>의 최종 탑승자는,” 사회자가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자,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그녀는 스튜디오를 훑으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제발. 제발. 제발! 1초가 영원처럼 느껴지는 순간, 사회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D구역이 낳은 기적의 소년, 머큐리 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이후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멍멍하게 울리던 함성, 번쩍이는 플래시, 내 목에 걸린 지구 모양 메달의 무게,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꽉 채우던 실시간 리플들, 밤하늘에 수없이 아로새겨지던 네온 폭죽들, 밖으로 튀어나올 듯 거세게 뛰던 내 심장 박동, 그런 것들이 드문드문 기억날 뿐이다. 다음날 새벽, 눈뜨기가 무섭게 최신형 AVR 세트 광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AVR 콘택트렌즈와 귀 뒤에 부착하는 센서티브 패치, 웨어러블 슈트에 AVR 워치까지, 그야말로 풀세트였다. AVR 기기를 주렁주렁 차고 침대에 누워 있자니, 실험용 생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는 괜히 몇 번 몸을 떨었다. 광고 촬영 장소는 카페였다. AVR 시스템에 접속해 장소를 설정하고 이동 버튼을 누르자, 나는 순식간에 어느 대형 체인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동하자마자 맨 먼저 느껴진 것은 감미로운 커피 향과 갓 구워진 빵 냄새였다. 뒤이어 은은하게 흐르는 카페 안의 음악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쿠션감이 가득한 의자는 편안했고, 노란빛이 감도는 조명은 정면으로 올려다보아도 눈이 시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나는 자고 일어난 모양 그대로 숙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아니 지금도 그러고 있을 텐데, 한껏 꾸미고 카페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또 다른 나는 테이블에 세팅된 초콜릿 케이크를 포크로 우아하게 떠냈다. 촉촉한 빵과 끈적이는 초콜릿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떠낸 케이크를 입에 넣었다. “!” 쌉싸름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혀를 싸고돌았다. 프로틴 바만 먹고 살았던 나로서는 생전 처음 느껴 보는 맛이었다. 입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느낌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저기, 머큐리다!” 날카로운 하이 톤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몰려든 내 팬클럽 회원들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촬영감독의 미간이 확 찌푸려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하게 웃어 보였다. “죄송하지만, 촬영에 조금만 협조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렇게까지 공손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감독은 C구역 사람인가 보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의 애처로운 부탁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가히 폭주 상태였다. 어느새 넓은 홀을 꽉 채우며 테이블 바로 앞까지 몰려온 그녀들은 내 몸 이곳저곳을 함부로 만지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악! 아파!” 비명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픔도 감각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 최신 버전 AVR답게 머리카락이 통째로 뜯기는 아픔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AVR 전원을 껐다. 짧은 삐 소리와 함께 다시 침대 시트와 주렁주렁 달린 AVR 세트들의 감촉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왠지 모를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치고 QUEEN에 도착하자마자, 공기는 180도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A구역 여자들마저 극성팬으로 만든 기적의 소년이었는데, QUEEN으로 들어오는 순간 거짓말처럼 다시 D구역 머저리 남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를 훑는 눈길들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우주로 갈 거야. “네가 머큐리구나. 나는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인 비치 박사라고 한다.” 그녀의 첫인상은 뭐랄까… A구역을 사람으로 만들면 나올 것 같은, 그야말로 ‘A구역 표준형 인간’이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탄력 있는 피부와 완벽한 몸매, 지적이면서도 단정한 인상까지. 금발 머리를 한 올도 삐져나오지 않게 틀어 올렸는데, 그 동그란 머리가 각진 은빛 유니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7일간 여기 머물면서 우주 비행에 필요한 훈련과 검사들을 할 거야. 그리고 7일 후 우주로 출발한다. 더 궁금한 점은?” “아, 저기….” “다음 일정은 기자회견이야. 이동.” 내 말은 못 들은 건지 안 들은 건지, 비치 박사는 자기 팔목에 채워진 AVR 워치만 만지작거렸다. 나는 못 다한 말을 혀 밑에 꾹 눌러 씹은 채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벌써 세 시간이 지났는데, 기자회견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구역마저 사로잡은 애교 한 번 보여 달라는 기자의 끈덕진 요구에 나는 마지못해 볼에 어색하게 바람을 넣었다. 욕이 나오려는 걸 꾹꾹 참고 억지로 웃어 보이느라 광대뼈가 아려왔다. 내가 생각한 인터뷰는 이런 게 아니었다. 아니, 다른 우주비행사들 인터뷰 영상에는 멋있고 프로페셔널한 질문들이 막 넘쳐나던데, 어? 그래서 어제 밤을 새서 예상 질문이랑 답변도 다 연습했는데. 왜, 왜 나한테는 피부 관리 비결이나 물어보고, 애교나 부리라는 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 그럼 다음 질문. 자신이 QUEEN의 수석연구원이었다고 주장한 메이 박사가 공개한 영상이 오디션이 진행되는 내내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머큐리 군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그게 무슨….” “잠깐,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질문입니다. 머큐리 군은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습니다.” 내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비치 박사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QUEEN에서 이미 입장을 발표한 바와 같이, 문제의 영상은 논리적 근거가 1%도 없는 가십성 루머에 불과합니다. 현재 QUEEN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메이 박사의 영상과 관련해 매니스트(MENIST) 또한 QUEEN 측에 의혹을 제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UEEN의 입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으며, 따로 언급할 가치가 없는 사안입니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앞다투어 초록색 광선이 나타났다. 다들 실시간 기사 전송 중이구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한 번 초록색 광선이 우수수 떠올랐다. 좋아, 완벽했어.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거야. 나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AVR 검색 기능을 켰다. 메이 박사는 뭐고, 매니스트는 또 뭐야? 생전 처음 듣는 이름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D구역에는 제대로 된 미디어나 검색 장치가 하나도 없었다. 고작해야 스마트폰이니, 말 다했지 뭐. 요즘 누가 스마트폰 쓴다고. ‘메이 박사 영상’을 입력하자 사람들이 올려놓은 문제의 영상이 여기저기 떴다. 이미 모두 재생이 막힌 상태라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영상 아래 달렸던 댓글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정보의 조각들을 짜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내가 실험체라는 거네?” 메이 박사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QUEEN의 최종 목적은 우주 공간에서 AVR 시스템을 구현시키는 것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주는 지구와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실험체가 꼭 필요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희생당할 게 뻔한 실험체를 QUEEN의 고급인력들로 채울 수는 없었다. 실험을 진행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 또한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열린 게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라는 거였다. 실험체도 얻고, 프로젝트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거대기업들로부터 굴러들어오는 지원금은 덤이라는 게 그녀의 결론이었다. 사람들은 댓글마다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이게 진짜일까요?> <queen에서 듯.=“” 헛소리인=“” 그냥=“” 생각에는=“” 제=“” 한다던데요?=“” 강경대응=“”> <매니스트에서도 진상규명을 요구하던데, 뭔가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닐까요?> 맞다. 매니스트. 저건 뭐지? 나는 다시 검색어를 입력했다. <매니스트: 여남이 평등하며 가치가 동등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또는 그 단체.>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매니스트는 간단명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훨씬 복잡한 댓글들이 가득했다. <여남의 권리 평등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데 웬 헛소리?> <이론과 실제는 다르죠. 모든 직업에 여남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 남자가 뽑혔단 얘기 들어보셨어요? 분명히 차별은 있어요.> <여자가 가진 특성이 현대 사회에 더 적합한 걸 어쩌란 말입니까? 남자들이 가진 거라고는 육체적 힘뿐이잖아요. 요즘 세상에 로봇이 있는데 누가 그걸 남자한테 시키겠어요?> <그러니까 문제죠. 심지어 D구역에서조차 여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자가 태어나면 버리거나 낙태시킨다고 하더라구요. 최소한 아이들이 죽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분 대화가 안 통하네. D구역 여자들이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는 걸 우리가 무슨 수로 막아요? 당신 매니스트죠?> <아니, 그건 아닌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매니스트’라는 단어는 욕이나 마찬가지였다. 너 매니스트지? 는 상대방을 꼬리 내리게 하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아니, 그런데 매니스트고 뭐고 간에….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분명히 알게 된 건 많은데, 정작 중요한 의문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메이 박사 영상이 사실일까? 그대로 믿기에는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소설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남자, 그것도 D구역 남자니까. “에휴, 모르겠다.” 나는 AVR 워치의 전원을 꺼 버렸다. 렌즈도 빼고, 센서티브 패치도 떼고, 종일 입고 있던 슈트도 벗어던지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메이, AVR 시스템, 실험체, QUEEN, 매니스트, 여자, 남자… 방금 전까지 봤던 낱말들이 뒤죽박죽 섞여 머리 위를 떠다녔다.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몰려드는 글자들을 쫓아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다음날 첫 번째 일정은 우주선 홍채 등록이었다. 홍채 등록은 AVR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세밀한 작업이기 때문에 실제 눈동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직접 우주선으로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을 딴 우주선, 머큐리-17473호는 모든 점검을 마치고 발사대에 설치된 상태였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보자 새삼 가슴이 벅찼다. “자, 홍채가 제대로 등록됐는지 점검한다. 눈을 여기 갖다 대.” 비치 박사가 시키는 대로 홍채를 인식시키자, 육중한 우주선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없이 우주선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서 계기판과 레버, 버튼들이 깜박이고 있었다. “저 중앙에 있는 녹색 버튼이 출발 버튼, 그 옆에 있는 건 자동항로검색장치….” “자동항로검색장치를 아나?” “인공 지능에 등록된 우주 지도를 이용해서 목적지의 좌표를 찍으면 알아서 최단거리의 항로를 찾아주는 장치죠,” “그 위에 있는 파란색 레버는?” “수동조종레버요. 작동법도 싹 다 외웠어요. 물론 실제로 해 본 적은 없지만.” “보통이 아니군.” 비치 박사가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또한 눈을 피하지 않았다. “어디서 감히….” 비치 박사가 입을 열려는 찰나, 연구원 한 명이 그녀에게로 급하게 뛰어왔다. 그녀의 말을 듣던 비치 박사가 곧 입술을 잘근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 “넌 일단 돌아가 있어.” 비치 박사는 그 말만 남긴 채 쌩하니 몸을 돌렸다. 하여튼 싸가지 없긴. 이번엔 또 뭐야? 나는 부지런히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매니스트, QUEEN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 시작?” AVR 시스템을 켜자마자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아까 숙소로 올 때 주변에서 어른거리던 것들이 그럼 매니스트 회원들이었나 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지런히 기사를 클릭했다. “뭘 보고 있는 거지?” 아뿔싸.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비치 박사가 문간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5분 내로 인터뷰실로 이동해. 긴급 기자회견이야.” “하지만….” “메이의 영상은 당연히 거짓말이야. 그래서 너한테 알리지도 않은 거고. 다만 지금 여론이 너무 뒤숭숭하니까 네가 나서서 불필요한 헛소문을 좀 멈추라는 뜻이야. 알겠니?” “….”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너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어.” 그래.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나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지. 나는 비치 박사의 말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저는 QUEEN과 비치 박사님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매니스트 회원들은 근거 없는 루머에 휘둘리고 있어요. 당장 불법 시위를 멈춰야 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었다. 지켜보고 있던 비치 박사가 손을 들어 웅성거리는 장내를 정리했다. “머큐리 군의 입장 표명은 이상입니다. 기자회견을 종료하기 전에, QUEEN 측에서 준비한 영상을 이 자리에서 최초로 공개하겠습니다.” 비치 박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버튼을 눌렀다. 심드렁하게 화면을 쳐다보던 나는 영상이 재생되자마자 튕기듯 일어섰다. “프레디!” 화면에 등장한 건 프레디의 얼굴이었다. “안녕, 머큐리.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이 벌써 9월 4일이야. 네 생일 이브.” 그러고 보니 내일이 내 생일인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리는 항상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머큐리.” 영상은 거기서 끝이었다. 기자들이 앞다투어 소감을 물었다. 나는 거의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너무 놀랍고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주워섬겼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녹색 광선이 휙휙 지나갔다. 아마 실시간으로 ‘머큐리와 프레디, 감동적인 만남의 현장!’ 따위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나와 프레디의 기사가 매니스트의 시위 기사를 밀어낼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비치 박사는 꽤 만족한 얼굴이었다. “좋아.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야. 쉬어도 좋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숙소로 이동했다. AVR 워치를 뽑아내듯 벗겨내 던져 버리고,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았다. 춥지도 않은데 몸이 덜덜 떨려왔다. 프레디와 나는, 단 한 번도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에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은 9월 5일에서 9월 6일로 넘어가던 밤이었다. 그 이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영화를 봤었고, 생일이 되면 내가 영화를 보여 달라고 조르긴 했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적은 없었다. 옥상은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 내내 옥상에서 찬바람을 맞은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몇 주를 앓았기 때문에 프레디는 그 이후로 옥상이라는 말만 나와도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프레디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의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순간 머릿속에 불이 번쩍, 했다. 지금이 몇 시지? 튕기듯 일어나 AVR 워치를 켜자, 11시를 가리키는 계기판 알림음이 울렸다. 나는 알림음이 끝나기도 전에 AVR 시스템의 전원을 껐다. A구역에서 AVR 없이 움직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실시간 위치를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나았다. 나는 살금살금 숙소를 빠져나왔다. 옥상은 여기서 61층 위. 진공관에 타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들킬 위험이 너무 높다. 나는 계단 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마 이 건물이 세워진 이래 한 번도 쓰인 적 없는 계단일 것이다. 1일 필수 운동량조차 실내 운동기구로 해결하는 A구역 사람들이 건물에 계단을 만든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하지만 D구역에서 14년을 살아온 나라면 얘기가 다르지. 나는 심호흡을 하고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각오는 했지만, 61층을 걸어 올라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지만 계단을 오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AVR 시스템을 껐으니 지금이 몇 시인지도 알 도리가 없었다. 그저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수밖에. 나는 얼얼한 다리를 이끌고 걸음을 재촉했다. 드디어, 옥상이었다. 나는 쓰러지듯 한쪽 벽에 기대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나 하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두 팔로 무릎을 감쌌다. 그 순간 내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열네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프레디!” 조용히 해야지, 프레디가 속삭였다. 나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프레디가 씩 웃으며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깜깜하던 밤하늘이 환해짐과 동시에,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비치 박사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 한 사람이 등을 보이며 서 있었다.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제는 머큐리 팬클럽까지 합세하고 있다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그럼? 대체 이것보다 큰 문제가 뭐야?” “머큐리가 우주선 조종법을 알아. D구역 남자애 주제에 건방지게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하도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줄 알고 뽑아놨더니, 내 발등을 내가 찍었어.” “뭐? 그럼 어쩌자고?”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머큐리가 우주선 안에서 수동조종이라도 한다면 통제할 방법이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런 걸 우주선에 태워선 안 돼.” 영상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밤 12시에 공개될 거야.” 프레디가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다시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돌아가자, 머큐리.”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프레디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방금 영상 못 봤어?” “봤어.” “여기 있으면 위험해. 메이 박사의 영상은 거짓말이 아냐. 저들은 애초에 널 우주선에 태울 생각이 없어! 그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널 카메라 앞에 내세워서 이용할 뿐이지, 나중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나도 알아.” “그럼 돌아가자. 난 이런 곳에 너를 1초도 놔둘 수 없어.” “아니, 나는 안 돌아가.” “머큐리!” 프레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프레디, D구역과 우주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뭐?” “둘 다 AVR 시스템이 안 통한다는 거야. 우주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이니까. 우주에 가는 길이 평등하지 않아서 문제였지.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왔잖아. 이제 와서 스스로 이걸 포기하라고?” “머큐리, 우주에 가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 내가 더 간절할지도 모르지. 너는 7년 동안 간직한 꿈이지만 나는 59년이니까.” 프레디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머큐리, 지금 네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0%에 수렴해.” “0%에 수렴한다는 말은 0%는 아니라는 말이네. 생각보다 희망적인데?” “머큐리!” “내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0%에 수렴한다면, 내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그냥 0%야. 왜 아직도 그걸 몰라?” “뭐?” “네가 영원히 아이 돌보기 로봇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나 또한 영원히 D구역 남자니까. 지구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가 있어?” “….”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난 그걸 택하고 싶어.” 다시,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이번에도 먼저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머큐리, 마지막으로 물을게. 정말 나랑 같이 가지 않을 거야? 나를 여기 데려다 준 매니스트 회원들이 우리가 돌아가는 걸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어.” “미안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럼 좋아, 머큐리. 우주에 간다 치자고. 지금 QUEEN 주위에 수십만 명이 있어. 우주선까지는 어떻게 갈 거야?” “어차피 다 AVR 홀로그램이야. CCTV에만 안 들키면 돼. 밤이고, 나는 몸집이 작으니까 잘 숨으면 눈에 안 띌 수도 있어.” “무모한 짓인 걸 알면서도 해보겠다는 거지, 결국은.” 프레디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불쑥 손을 내밀었다. “그럼, 네 AVR 세트를 나한테 줘.” “뭐?” “난 인간형 로봇이니까, AVR 착용이 가능할 거야. 그럼 너 대신 내 위치가 노출되겠지. 오래는 못 버티겠지만, 시간을 조금 더 벌어줄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프레디, 너무 위험하잖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너는 하면서, 나는 하지 말라는 건 반칙 아냐?” 프레디가 내 손에서 AVR 워치를 풀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어쩐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멍청히 서 있는 사이, 프레디의 손목에 내 워치가 채워졌다. 다음은 렌즈, 그 다음은 센서티브 패치, 마지막으로 내 웨어러블 슈트와 프레디의 옷까지 바뀌었다. 내가 된 프레디가, 프레디가 된 나를 보고 웃었다. “이 마당에 부담 주긴 싫지만, 이렇게 된 이상 넌 꼭 성공해야 돼.” “프레디….” 지금 울면 안 돼. 프레디의 기억 속에 그렇게 남으면 안 돼. 애써 웃어 보이려 노력하는데도 눈가가 자꾸 화끈거렸다. 프레디가 나를 꽉 끌어안았다. “머큐리, 그거 알아? 네가 이 프로젝트 지원하던 날 밤에 본 영화, 그게 내 저장 장치 속 마지막 영화였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프레디가 등을 돌렸다. 곧이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계단을 향해 무작정 소리쳤다. 울음 때문에 발음이 제멋대로 뭉개져 나왔다. “프레디! 나 꼭 돌아올게! 옥상, 옥상으로 올 거야! 그러니까 기다려…. 무조건 기다리고 있어야 돼!” 내 말이 들렸을까. 발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곧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홀로그램들이 크게 동요하며 일렁거렸다. 홀로그램들은 일제히 비행장 반대 방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으로 달렸다. 바깥은 아수라장이었다. 여기저기 홀로그램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고, 경비로봇들이 울리는 사이렌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들었다. 나는 비행장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목에서 쇠 맛이 나더니, 나중에는 피 맛이 났다. 머큐리-17473호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열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홍채를 인식합니다.” 정신없이 얼굴을 갖다 대자, 경쾌한 안내 음성이 울렸다. “환영합니다! 비행사는 우주선 안으로 입장해 주십시오.” 우주선 전체가 윙윙거리며 진동했다. 계기판과 레버, 버튼에 불이 깜빡였다. 머큐리-17473호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고 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조종간으로 다가갔다. 녹색 버튼을 누르자 추진 로켓이 굉음을 내며 떨리기 시작했다. 7살 생일날 밤, 내 앞에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반짝이던 별들이 떠올랐다. 주인공 로봇을 흉내 내던 프레디의 눈물방울이 별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꿈꾸는 듯 펼쳐졌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우주선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과 겹쳐졌다. 얼굴에 번진 눈물을 대충 훔쳐내고, 조종석에 앉아 벨트를 채웠다. 남자, 여자, D구역, A구역, 비치 박사, QUEEN, 그리고 나를 괴롭게 했던 모든 것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이제 떠날 거예요. 우주로 갈 거예요. 장미성운의 그 오묘한 빛깔을 내 눈으로 보고, 말머리성운의 머리 위를 비행할 거예요. 별의 물결이 흐르는 파로크 바다를 항해하고, 불사라 지구의 쏟아지는 운석들 사이에서 아찔한 곡예비행도 할 거예요. 이제 막 태어나는 별을 발견하면 프레디와 내 이름을 붙여줄 거고, 주어진 운명을 다하고 사라지는 별도 말없이 지켜볼 거예요. 우주에서라면 그 모든 것이 가능하죠. 나는, 그냥 머큐리일 뿐이니까. “가자, 머큐리.” 수동 조종 레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2166년 9월 5일 01시 06분 11초, 머큐리-17473호 발사.
  • 북미 대륙 휩쓴 엄청난 한파…나이아가라 폭포 ‘꽁꽁’

    북미 대륙 휩쓴 엄청난 한파…나이아가라 폭포 ‘꽁꽁’

    새해를 앞두고 불어닥친 한파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붙었다. 30일(현지시간) 캐나다 등 외신들은 최근 북미를 덮은 엄청난 한파로 나이아가라 폭포 일부가 얼어붙은 영상을 속보로 보도했다. 체감온도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계속된 날씨에 폭포 주변의 물방울이 얼어붙으면서 얼음 덩어리를 이뤘다. 관광객들은 혹한의 날씨 속 나이아가라 폭포의 꽁꽁 언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캐나다 관광 협회 측은 30일 하루에만 전년 대비 방문객이 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추위로 인해 나이아가라의 수류가 완전히 언 경우는 1848년 단 한 번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기상청은 새해 마지막 날인 31일 수도 오타와의 날씨 최저기온은 영하 28도, 최고 기온조차 영하 19도 안팎에 머물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떨어진 영하 30도 수준이 될 것 예보했다. 올해 캐나다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평년 기온보다 10~15도를 밑도는 이례적인 추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한파로 인해 연말 옥외 행사가 일부 축소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사진·영상= PressTV News Videos youtube / CCTV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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