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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 195만평 등 재산 뺏기고… 후손들은 가난의 대물림

    땅 195만평 등 재산 뺏기고… 후손들은 가난의 대물림

    후손들 문중 소유 생가 서당서 26년 살아 “의사 부인 노년에 병마와 굶주림에 신음” 형언하기 힘든 곤궁한 사정 신문에 실려 장승원 후손들은 권세 부리고 부귀 누려박상진 의사의 사망과 함께 그 많던 재산은 남의 손으로 넘어갔고 부모와 부인, 후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대대로 겪었다. 일본 밀정들은 유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의사의 아들과 손자들은 일제 치하에서 독립투사, 사상범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취업은 엄두도 내지 못해 가난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다. 의사의 증손자 박중훈씨에 따르면 후손들은 의사의 사후 문중 소유인 울산 북구 송정동 생가 옆의 낡은 서당에서 26년 동안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 가난을 견디기 어려워 1957년 부산으로 이사해 부암동의 방 세 칸짜리 집에서 12식구가 살며 닭을 길러 내다 판 돈으로 연명했다고 한다. 이후 당감동 골짜기로 옮겨 가 살았는데 생활은 더욱 어려워져 멀건 죽, 우거지 밥과 개떡을 먹으며 비참하게 살았다. 독립운동가 집안에 시집온 며느리들의 고생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생존해 있는 의사의 손자며느리(박씨의 어머니) 이갑석 할머니는 “시집온 지 사흘 만에 양식이 떨어졌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 의사 후손들의 어려운 사정이 부산일보 1961년 3월 5일 자에 실리기도 했다. 의사의 부인 최영백 여사가 당시 81세의 나이에 먹을 양식도 없이 냉방에서 병마와 굶주림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날마다 먹어야 했던 죽에 질린 할머니(의사의 며느리)가 1982년 돌아가실 때까지 굶을지라도 죽은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복 후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은 박 의사처럼 극한의 가난과 싸우면서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지도 못했지만, 일제의 권력에 빌붙었던 사람들은 변함없이 권세를 부리고 부귀를 누렸다. 대한광복회가 처단한 장승원의 후손들도 그랬다. 장승원의 장남 장길상은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아 일본인 자본가들이 은행을 설립할 때 투자해 거부가 된 친일파이자 악덕 지주였다. 둘째 장직상은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낸 친일 인사다. 1949년 1월 반민특위에 구속됐다가 풀려났다. 셋째 아들 장택상은 미군정 수도경찰청장으로 부임해 친일 경찰을 받아들인 것은 물론이고 아버지 장승원의 원한을 품고 있었다. 광복회의 재건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경찰력을 동원해 방해했다는 것이 박씨는 주장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1964년 광복회원의 후손들이 충남 천안삼거리공원에 순국한 광복회원 7인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려 했는데 모종의 방해를 받아 중단됐다고 한다. 모종의 방해라는 것이 바로 장택상 일족의 짓임을 쉽게 추정해 볼 수 있다. 장택상이 사망하고 두 달 후인 1969년 10월에야 기념비를 세울 수 있었던 것만 봐도 그런 점은 분명해진다. 그런 장택상은 현재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 박상진 의사 가문과 장승원 가문의 악연은 계속됐다. 장택상의 딸 장병혜는 1990년대 초 ‘역사를 고발한 자, 그를 고발한다’ 등의 책을 펴내면서 광복회를 떼강도 집단, 박 의사를 파렴치한 살인강도라고 썼다. “무슨 놈의 애국지사가 일본 사람에게는 손 하나 대지 않고 동포를 죽이는 애국투사가 있겠는가. 박상진을 애국투사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으며 판결문에 기재된 대로 살인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살인교사를 한 일당을 독립투사로 변신시키기 위한 활동”이라고 쓰기도 했다. 뉴라이트 계열의 일부 학자가 안중근 의사 등의 독립투쟁을 테러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는 등의 책을 발간하기도 한 장병혜는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아시아 역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역사학자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단독] 유은혜 “정시 확대는 학종 공정성 강화 과정서 전형 간 비율 조정하는 것”

    [단독] 유은혜 “정시 확대는 학종 공정성 강화 과정서 전형 간 비율 조정하는 것”

    “서울 주요 대학 ‘정시 확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 강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전형 간 비율 조정입니다. 지금 정부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입시 개선 방향은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주요 대학의 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확대는 고교학점제에 역행하거나 교육 현장이 혼란스러울 수 있는 정책 기조의 전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개선 과정에서 일부 대학에서 학종의 비중이 소폭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설명으로, “문재인 대통령과도 긴밀히 협의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와 교육부 간 ‘엇박자’ 논란을 일축한 것이다. ●“교육 현장 혼란 유발 정책 기조 전환 아니다” 교육과 입시가 ‘부의 대물림’의 통로가 되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져 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교육부는 교육 공정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교육제도 개편의 일환으로 교육부는 2025년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했다. 고교 유형에 따른 서열이 대입에까지 이어지면서 교육의 불공정성을 고착화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고교 교육의 ‘다양성 파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유 부총리는 “모든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교학점제가 처음 적용되는 학생들(현 초등학교 4학년)이 치를 2028년도 대입제도에 대해서는 “현 정부 임기 내에 창의력과 협업 능력 등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대입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또 일자리 문제와 임금 격차 등 교육제도 개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 전반의 불공정 구조는 사회부총리로서 관계부처들과의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와대가 ‘정시 확대’를 지시하면서 ‘정시 확대는 없다’던 교육부가 말을 바꾼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정시 확대’를 직접 지시한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 등에서 드러나는 정시 확대 요구가 학종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판단에 따라 학종 공정성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청와대에 보고했고 시정연설(10월 22일) 전부터 대통령과 긴밀히 논의해 왔다. ‘교육부 패싱’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교육 정책, 특히 대입제도 개선은 청와대와 교육부의 협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학종을 비롯해 특기자전형이나 논술전형 등 수시전형에서 부모나 사교육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요소를 걷어내면 학종 비중이 높았던 대학들은 자연스레 전형 간 비율이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굳이 ‘정시 확대’라는 말을 강조해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교육부의 뜻이 다르다는 건 과도한 해석이다.” -하지만 ‘정시 확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의 모든 대학이 정시 비율을 확대한다면 학교 현장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지금은 학종 쏠림이 심한 대학을 대상으로 고른기회전형과 지역균형전형 확대까지 포함해 전형 간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정책 방향이 전환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부는 학종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에 집중하겠다고 일관되게 밝혀 왔다. 다만 학종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들의 요구도 일정 부분 수용해야 한다. 교육이 가고자 하는 방향 속에서 완벽하지 않더라도 제도적 보완책을 찾겠다는 것이다.” -2028년도에는 ‘미래형 대입제도’가 필요하다. 어떤 구상이 있는가.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상대평가는 불가능해진다. 수능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되며, 수시냐 정시냐 하는 논란도 넘어야 한다. 학생들은 토론·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 협업 능력을 키우게 된다. 이 같은 역량을 어떻게 평가해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지에 대해 근본적인 출발점이 필요하다. 시도교육감과 국가교육회의, 교사와 학부모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논의를 시작해 이번 정부 임기 내에 기준과 합의의 선(線)을 만들 것이다.” ●“미래형 대입제도 정부 임기내 기준 만들 것”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하향 평준화’, ‘다양성 파괴’라는 비판이 있다. “고교 서열화 해소와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는 2025년을 고교 교육을 미래형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으로 삼자는 취지다.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는 2025년 이후에도 선발 방식만 바뀔 뿐 학교 이름과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유지하며 고교 무상교육도 지원받게 된다. 외고 학비가 비싸 못 갔던 학생들도 외고에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이 미래 인재로 성장하도록 교육 선택권을 넓혀 줘야 한다. 고교 유형을 구분해 놓고 이른바 ‘우수한’ 학생들을 선점해 그들에게만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건 교육 과정 다양화가 아니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교육 국정과제 중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정부의 교육 국정과제는 교육의 국가 책임을 높여 기회와 출발의 평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안정적인 유아학비 지원을 위해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대했다. 교육의 출발선인 3~5세 유아교육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취지였다. 사립유치원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에 주력했고 많은 진전이 있었다. 내년 3월부터 모든 사립유치원에서 에듀파인을 도입하게 됐고 올해부터 모든 유치원이 처음학교로로 원아를 선발하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을 이번 2학기부터 부분 시행하게 돼 참여정부에서 중학교 의무교육이 시행된 뒤 고교 무상교육까지 이뤄낸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대학에서도 입학금이 폐지(2023년 전면 폐지)되고 국가장학금이 확대돼 대학생 3명 중 1명이 ‘반값등록금’의 수혜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출발선에서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유아기부터 중등교육, 대학교육, 직업교육과 평생교육까지 국가의 책임을 높이겠다.” ●“지자체·대학·기업 연결 혁신 플랫폼 구축” -대학 서열화 해소는 근본적인 해법이면서도 어려운 문제다. 이를 위한 국공립대 네트워크 구축은 국정과제에서 오히려 제외됐다. “지금의 고민은 학생들이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 속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있다. 대학이 지역의 중심이 되도록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산업체를 연결하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가칭)’ 사업을 내년에 3개 권역을 선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기업, 필요하다면 특성화고까지 플랫폼으로 연결해 지역에서 필요한 산업의 인재를 지역 대학이 양성하고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성장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쳐 그 지역의 산업에 준비된 인재가 된다. 성공모델을 만들면 학생들이 ‘인서울’을 목표로 하는 현실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중점 추진할 과제는 무엇인가. “일자리와 임금구조에서의 차별 등 사회 전반의 학벌 위주 체계를 변화시키는 게 중요한 과제다. 이는 사회 개혁이 동반되지 않으면 어렵다. 교육 제도만으로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겸하는 것이다. 사회부총리로서 국회와 관련 부처들을 조율해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 또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와 맞물려 고등교육과 직업교육, 평생교육에 대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별로 나뉘어 있는 관련 정책을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통합해 나가고 있다.” 정리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데스크 시각] 뒤죽박죽 입시개혁보다 현상유지가 낫다/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뒤죽박죽 입시개혁보다 현상유지가 낫다/이창구 사회부장

    수시냐 정시냐를 놓고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14일 정시 전형의 핵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졌다. 고교 생활의 모든 것을 8시간 만에 다 쏟아부어야 하는 수험생들의 모습이 애처로웠다. 안타깝게도 수험생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능은 세계에서 가장 낙후된 입시 전형 중 하나다. 전국의 모든 응시생이 똑같은 5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를 풀고 기계가 채점해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우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폭력적이기까지 한 이 시험을 많은 이들은 가장 ‘공정’하다고 믿는다. 기계만이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해 준다고 믿는 ‘불신 사회’의 모습이 수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베이징 특파원 시절 한국의 사회 시스템이 중국보다는 낫다고 여기면서도 대입 시험만큼은 중국이 부러웠다. 1000만명이 응시하는 중국식 수능인 가오카오(高考)는 성과 직할시가 알아서 출제한다. 압권은 마지막날(6월 8일) 치르는 작문 시험. 2017년 간쑤성·랴오닝성·충칭시가 공동으로 출제한 ‘두보, 루쉰, 마오쩌둥의 시(詩) 3개를 재해석해 새로운 시를 쓰라’는 논제는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각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한 작문은 인민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대서특필된다. 가오카오 작문은 중국 필력의 보루로 여겨진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진보와 보수 구분 없이 경제·사회·문화적 자본이 고스란히 대물림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대물림의 핵심 고리로 교육 불평등이 지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결책으로 수능 확대를 제시했다. 수능 확대는 수많은 사회적 쟁점 가운데 다수 여론이 지지하고 자유한국당까지 적극 찬성하는 보기 드문 정책이다. 하지만 수능 확대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해 온 모든 교육 개혁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교육 공약 1호였던 ‘고교 학점제’는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힘을 빼놓아야만 실현할 수 있다. 국영수 문제풀이가 수능 교육의 핵심인데, 수능 확대 국면에서 어떤 학교가 학생에게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라고 권유할 수 있겠는가. 수능이 확대되면 강남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고교 서열화와 지역 서열화가 더 공고해질 텐데,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는 2년 반 동안 교육 개혁에 별다른 결기와 추진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애초 약속했던 수능 절대평가화는 돌연 수능 확대로 바뀌었고, 고교 학점제와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임기 이후인 2025년으로 미뤘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전형 비율이 조정되는 2022학년도에 수능의 힘만 키워 놓고 고교 학점제 도입과 고교 서열화 폐지는 임기 종료와 함께 묻힐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고교 및 지역 서열화가 강화되고 사교육비 부담은 늘어날 게 뻔하다. 수능의 기계적 공정성 탓에 많은 이들은 수능이 ‘흑수저’에게 유리하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금수저 전형’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은 정반대라는 게 많은 연구의 공통된 결과다. 지방 일반고가 수능 확대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부가 뒤늦게 교육 개혁에 드라이브를 건 이유는 ‘조국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조국 사태’의 본질인 구조적 불평등은 수능 강화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정말로 교육 개혁을 이루고 싶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키기 위해 청와대와 여당이 보여 줬던 의지보다 몇 배 더 결연한 의지와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 그런 의지가 없다면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선에서 멈추는 게 낫다. 수능 반영 비율을 30%로 묶고 학종의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고교 서열화 해체 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하는 게 최선일 수 있다. window2@seoul.co.kr
  • 양민규 서울시의원 “사학법인 족벌식 운영 및 법정부담금 미납 등 잘못된 운영행태 사라져야”

    양민규 서울시의원 “사학법인 족벌식 운영 및 법정부담금 미납 등 잘못된 운영행태 사라져야”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양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영등포4)은 지난 12일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사학법인에서 일어나는 족벌식 운영 및 법정부담금 미납 등 잘못된 운영행태를 지적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사학법인 홍신학원은 1973년 설립되어 현재까지 5명의 이사장이 선임됐지만, 5명 모두 친인척들이 이사장직을 도맡아 왔다. 또한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일부 사립학교의 교장까지 해당 친인척에게 대물림 되고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해당 사학법인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특별시교육청에 24억원 상당의 법정부담금을 미납과 2015년~2016년에도 각각 7억원씩 14억을 미납했다. 그러나 2016부터 2018년까지는 매년 법정부담금을 3%씩 납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해당 사학법인은 2004년~2009년에 서울특별시교육청 각종 감사에서 주의 44회, 경고 10회, 경징계 1회 등 총 55회의 처분을 받았다. 문제를 제기한 양 의원은 “사학법인의 주요 논란은 법인 이사장 및 주요 직위를 친인척들이 재직하고 대물림 되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사학법인의 기본 자산은 많지만, 수익 자산이 없어서 법인이 내야 할 돈을 국민이 내고 있다는 것을 납득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 의원은 “사학재단 운영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하며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교육청에서 관련 법이 개정 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에 강력히 촉구해 달라”고 제언하며 질의를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부모 찬스/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부모 찬스/전경하 논설위원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7㎡를 27억 4000만원에 매매계약한 A씨는 30대 초반이다. 은행 대출 없이 산 것으로 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다. ‘평당 1억원’인 아크로리버파크를 올 들어 산 사람 중에는 30대가 제법 있다. 국세청은 어제 올 들어 9월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를 산 사람 중 30대 이하가 31.1%라고 밝혔다. 대다수가 사회 초년생으로 자산 형성 초기인 경우가 많아 자금 출처를 조사하고 있단다. 이른바 ‘부모 찬스’를 썼는지에 대한 검증이다. 30대라도 사업에 성공했거나, 상속(증여)세를 제대로 내고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연봉 많이 주는 회사에 취직해 돈이 많을 수 있다. 세금을 제대로 안 냈다면 국세청 조사에서 발각되겠지만 행여 회사 취업에 부모 찬스가 쓰였다면 발견이 쉽지 않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말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에 벌금 630만 달러(약 73억원)를 부과했다. 바클레이스가 고객사 임원 자녀나 지인을 인턴이나 정직원으로 불법 채용하고 대신 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해당 고객사에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채권을 발행한 수출입은행,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있다. 국가 경제가 위기라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 기회를 자녀의 채용 기회로 쓴 파렴치한 부모를 둔 자녀들은 지금 어디에 근무하고 있을까. 고연봉의 외국 IB 근무 경력은 국내 금융사 이직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국내 금융사도 평균 억대 연봉을 자랑한다. 물론 외국 IB에 취직하려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학벌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본인의 능력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부모 도움도 절대 필요하다. 교육이 불평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부모 찬스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에서도 올해 부유층이 지난 8년간 대리시험, 매수 등으로 자녀들을 부정 입학시킨 사실이 적발돼 관련 처벌이 진행 중이다. 부모의 자녀 뒷바라지를 막을 수는 없지만, 서류를 위조하고, 입시 관계자를 매수하며, 자녀 채용을 품앗이한다면 불법이다. 자신의 특권을 부정하게라도 대물림하려는 반사회적 행위다. 불공정에 힘입어 특권층이 된 사람들은 문제의식도 없이 자기 자녀들에게도 특혜를 세습하려 들 수 있다. 위법이 발견되면 입학이나 채용이 취소되고, 사회에서 매장될 수 있는 수준의 처벌이 기다리는 관행이 자리잡아야 한다. 특권의 부정직한 대물림이 계속돼 계층 간 이동은 막히고 차이가 더 벌어지는 사회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아니다. lark3@seoul.co.kr
  • 2019 톨게이트 농성, 1979 김경숙의 눈물 보인다

    2019 톨게이트 농성, 1979 김경숙의 눈물 보인다

    YH무역 사장 회삿돈 빼돌리고 폐업 부당함 알리던 김경숙은 농성 중 숨져 40년 지났지만 노동 환경은 아직 열악 1970년대 노동운동 상징의 두 축 전태일·김경숙 열사 함께 기억되길“1970년대 노동운동은 전태일에서 시작해 김경숙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최순영(66) 전 YH무역 노동조합 지부장은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하루 앞둔 12일 경기 부천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최 대표는 전태일기념관 추진위원장을 지냈으며, 김경숙 열사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 열사는 유신정권 붕괴의 도화선이 됐던 1979년 ‘YH무역 사건’ 때 신민당사에서 추락 사망한 여성 노동자다. 노동운동과 무관한 삶을 살던 최 대표는 가발업체인 YH무역에 입사한 뒤 노동조합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는 “1966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시작한 YH무역은 급성장했지만 노동자 임금은 그대로였다”면서 “하지만 사장은 1973년 10억원을 빼돌릴 정도로 착취 구조가 이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YH무역 노동자들은 1979년 회사의 부당한 폐업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당시 신민당사를 점거했다. 최 대표는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언론을 통해 단 한 줄도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며 “‘노조 탓에 회사가 망했다’는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퍼졌다. 억울함을 알리려고 농성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진압 과정에서 노조 조직차장이었던 김 열사가 숨진 것도 동료들은 뒤늦게 알았다. 최 대표는 “그 자리에 있었던 누구라도 희생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전태일과 김경숙은 가난했지만 주변 동료들의 어려움을 헤아리면서 살았다는 점에서 닮았다”며 “가 버린 사람의 뜻을 이어 가고 살려 내는 건 산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김 열사가 떠난 지 40여년이 흐른 지금도 국내 노동 현실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빈부격차는 더 커졌고 노노 갈등까지 생겼다”며 “가난이 대물림되고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하는 청년들은 희망마저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성 노동자가 중심이 된 톨게이트 노조의 농성을 두고는 “1978년 2월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이 경찰 앞에서 속옷만 입고 맞선 지 40년이 지났지만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며 “쓸모없어지면 버린다는 태도는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김경숙 열사 기념사업회는 2014년부터 연말에 노동 현장에서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상대로 ‘김경숙상’을 시상하고 있다. 앞서 KTX 열차 승무지부 조합원들이 상을 받았다. 최 대표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념관 건립도 추진하려 한다”며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통해서도 김 열사의 정신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기찬 서울시의원 “서울시 교육청 기초학력 진단검사 내년 시행…의견 모아 보완책 마련해야”

    최기찬 서울시의원 “서울시 교육청 기초학력 진단검사 내년 시행…의견 모아 보완책 마련해야”

    최기찬 의원(더불어민주당, 금천구 제2선거구)은 제290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을 대상으로 기초학력보장방안에 대해 질의하고, 2020년 3월 시행되는 기초학력 진단 검사와 관련 보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내년 3월부터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각 학교가 기초학력을 진단해 보정하도록 하는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하였으나 최근 진단검사와 관련해 학생에 대한 낙인효과와 학교 논란이 일각에서 제기되었다. 최 의원은 기초학력 부진 문제를 위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기초학력진단평가와 관련해 의견청취가 미흡하다고 여긴다면, 시행 전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기초학력담당 교원들의 현장지도 어려움에 대한 해결 방안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현재 기초학습 지원 대상 학생들은 주로 방과 후 강사가 지도하거나 수업 중 담임지도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 학교의 기초학력담당 교원들은 개별 지도시간의 확보 어려움, 학부모 동의를 얻어야 하는 어려움, 낙인효과로 인한 부정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낙인효과에 대한 대안은 국가적으로 논쟁할 의지가 있다”라고 밝히고 “그동안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12년 동안 한 번도 지적 성장의 점검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하면서 “초·중등교육법 28조 기초학력 지원과 부진문제를 해결하도록 기초학력진단 이후 지원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 의원은 “기초학력이 부진하면 자존감 상실과 함께 학교에 가기 싫어지게 되고 사회성 결여의 우려가 있으며, 이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까지 연결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라며 앞으로 기초학력 진단뿐 아니라 학생 개별 맞춤형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그동안 최 의원은 기초학력강화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정책적 보완 방법을 모색했으며, 교육 격차를 공교육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교육청과 함께 논의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정부 교육 불평등 해소 ‘절반의 성공’…특권 대물림 줄여 계층 사다리 살린다

    文정부 교육 불평등 해소 ‘절반의 성공’…특권 대물림 줄여 계층 사다리 살린다

    교육부가 ‘교육 공정성 지표’를 개발하게 된 데는 우리 사회의 교육 불평등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문제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 불평등 논란의 불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부모 찬스’ 의혹이었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부모 찬스가 초·중·고 교육에서부터 일자리와 소득에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부모의 경제력이 낳는 교육 격차의 대표적인 사례가 과학고와 외국어고, 자율형 사립고와 일반고로 나눠지는 ‘고교 서열화’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의 연간 학부모 부담금은 일반고의 3배 이상으로, 강원 민족사관고(2480만원), 청심국제고(2400만원) 등 일부 학교는 학비가 연간 1000만원이 넘는다. 통계청과 교육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이들 학교에 입학하려는 중학생들은 일반고에 진학하려는 중학생보다 많게는 두 배에 가까운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발표한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지역 특수목적고 학생들 중 가정의 월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경우가 절반 이상(50.4%)이었으며 350만원 이하인 경우는 19.7%였다. 반면 일반고는 가정의 월소득이 350만원 이하인 경우가 절반 이상(50.8%)을 차지했으며 500만원 이상은 19.2%에 그쳤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82.1%는 가정의 월소득이 350만원 이하였다. 부모의 경제력은 ‘주요 대학’의 입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대 등 조사 대상인 13개 대학 입시에서의 고교 유형별 합격률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과 학종 양쪽에서 영재학교·과학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순으로 높았다. 반면 저소득 가정의 비율이 높은 특성화고 학생들은 기본적인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전국 특성화고 실습실에서 발생한 사고가 총 1284건에 달했다.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교육의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임기 반환점을 돈 현재 고교 무상교육과 대학 등록금 부담 경감 등에서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려던 고교 무상교육은 반년 앞당긴 올해 2학기부터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국가장학금 지원이 확대돼 Ⅰ유형(소득연계형) 수혜 학생은 지난해 기준으로 등록금 부담을 82.6% 덜어낼 수 있었다. 2021년도 대입에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기회균형전형이 의무화된 데 이어 지속 확대를 추진한다. 2025년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를 모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하면서 고교 서열화 해소도 본격 추진한다. 그러나 대입제도의 기조를 ‘정시 확대’로 선회한 것은 각각의 대입전형에 소득과 지역 등의 요인이 작용하는 실태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없이 기계적·객관적 공정에만 치우친 결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또한 정부가 ‘서울 주요 대학’의 입시 문제에 천착하면서 정부가 대학 서열과 학벌주의를 오히려 공고히 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2019 교육 분야 국정과제 중간점검회’에서 “교육에서 ‘출발선 평등’을 위한 정책을 과감히 추진하겠다”면서 “취업난과 임금격차 등 교육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단독] ‘부모 찬스’ 교육 불평등 국가 차원 조사 나선다

    [단독] ‘부모 찬스’ 교육 불평등 국가 차원 조사 나선다

    부모 직업·경제력이 미치는 영향 파악 사회계층 이동 가능성 연관성도 분석 내년 본격 조사… 상반기 중 결과 발표 이른바 ‘부모 찬스’로 인한 교육에서의 불평등과 불공정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교육부가 사회·경제적 배경이 교육 격차로 이어지는 실태를 파악하는 지표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는 ‘교육 공정성 지표’를 개발하기로 하고 의견수렴 등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교육 공정성 지표는 부모의 직업과 경제력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교육에서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실태와 교육 불평등이 계층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지표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보건사회연구원과 직업능력개발원 등 관련 기관들과 공동으로 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본격 조사에 나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분석 결과가 발표된다. 교육부가 지표 개발에 나선 것은 사회·경제적 배경이 교육 격차를 낳는 구조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지표가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 세계 만 15세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는 사회·경제적 배경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포함돼 있지만, 우리나라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는 이런 분석이 없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최근 ‘특권 대물림 교육 지표’를 개발하고 조사하는 방안을 법제화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교육 공정성 지표를 통해 개인의 역량 및 노력, 가구 소득, 부모 학력, 지역 등 사회·경제적 변인이 교육 기회와 교육 과정, 교육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방침이다. 사회·경제적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최소한으로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교육 기회), 모든 학생에게 질 높은 교육 환경이 제공되는지(교육 과정), 학업 성취도와 대학 입시 결과에 개인의 역량·노력과 사회적 배경이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가 지표의 주요 내용이다. 또 이들 변인이 개인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연결되는 실태를 분석해 사회·경제적 배경이 낳은 교육 불평등이 사회 계층 이동 가능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한다.교육부는 지표를 통해 교육 불평등 현황을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에는 지표 개발을 위한 예산이 충분히 편성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 의원은 지표 개발에 필요한 예산 1억 5000만원을 포함한 교육부의 사회정책 조정역량 강화사업에 총 10억원을 증액하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시도교육감 “수능 年 2회·절대평가화”… 정시 확대에 ‘반기’

    시도교육감 “수능 年 2회·절대평가화”… 정시 확대에 ‘반기’

    교육감협의회, 자체 대입 개편방안 발표 “2028학년도 수능 5단계 절대평가 전환 대입정책 논의서 정치권 개입 배제해야” 교육감 12명 “고교교육 파행 중단하라”정부가 서울 주요 대학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 모집 확대를 추진하자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정시 확대 지양’과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라는 자체 대입제도 개편안으로 ‘맞불’을 놓았다. 시도교육감을 비롯해 시민사회, 대학, 교원단체 등이 정시 확대에 일제히 반발하고 있어 이달 중 발표되는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안이 ‘사면초가’에 놓일 처지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대입제도개편연구단은 4일 경북 안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협의회 총회에서 자체적으로 연구한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연구단은 지난해 9월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단장으로 출범해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2025년 전면 시행)에 따른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해 왔다. 연구단은 이른바 ‘정시 30% 룰’(정시 비율 30% 이상으로 확대 권고)에 따라 정시 비율이 확대되는 2022년도 대입과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되는 2028년도 대입 사이 과도기인 2025년도 대입에서 정시 확대를 지양할 것을 주문했다. ‘정시 30% 룰’ 이상의 추가적인 정시 확대는 없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단이 발표한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방안은 수능 영향력 축소와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가 골자다. 2028년도 대입은 수능을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 변별이 아닌 학업 수준 성취 여부를 측정하는 도구이자 대학의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또 수능을 7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실시하고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내신은 전 과목에 걸쳐 6단계 성취평가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연구단은 이와 함께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중심이 되는 대입정책 논의구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연구단은 “정치권의 참여를 배제해 대입정책에 정치 논리의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감 12명은 성명서를 내 “정시 확대는 교육의 국가 책임을 저버리겠다는 선언”이라면서 “고교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몰고 갈 정시 확대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시정연설을 통해 ‘정시 확대’를 공언한 뒤 교육계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모임 등 시민단체와 강수돌 고려대 교수,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 학계 및 종교계 인사 1505명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시 확대의 즉각 취소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현행 입시 방식을 조금 고치는 것으로는 교육을 통한 특권 대물림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절망감을 해결할 수 없다”며 “대학의 서열을 타파하고 출신 학교로 취업 단계에서 차별하는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에는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가 입장문을 통해 “‘정시 30% 룰’을 시행도 해 보기 전에 재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학종 개편과 고교 서열화 해소 등 쟁점에 대한 교육계 입장도 복잡하다. 봉사활동과 동아리 등 비교과영역에 대해 일부 교원단체들은 전면 폐지 또는 대폭 축소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학 측은 학생 선발을 위헤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교육부는 이달 중 대입제도 개편과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교육계 패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文대통령 “공정, 국민 기준 중요…학종 쏠림 바꾸면 입시신뢰 상승”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입시의 초점이 되는 서울 상위권 일부 대학이라도 지나치게 학종(학생부종합전형)에 쏠려있는 것을 균형 있게 바꾸면, 입시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줄어 전체적으로 (입시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서 ”(공정과 관련한) 국민의 기준과 잣대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지내보면 ‘공정’이라는 말을 다 함께하고 누구나 ‘공정’을 말하지만, 그 개념은 굉장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수능은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해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을 가는, 부모 세대의 부를 대물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개인 적성을 존중하는 다양한 전형이 공정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다양한 전형, 특히 학종의 공정성, 투명성을 믿지 못하니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차라리 점수로 따지는 수능·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공정에 대한 잣대나 기준이 다름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대학에 (정시 반영 비중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학생부의 신뢰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때까지는 학종에 지나치게 기울어진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文대통령 “공정, 국민 기준 중요…학종 쏠림 바꾸면 신뢰 상승”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입시의 초점이 되는 서울 상위권 일부 대학이라도 지나치게 학종(학생부종합전형)에 쏠려있는 것을 균형 있게 바꾸면, 입시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줄어 전체적으로 (입시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서 ”(공정과 관련한) 국민의 기준과 잣대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 아닌� 갤窄�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지내보면 ‘공정’이라는 말을 다 함께하고 누구나 ‘공정’을 말하지만, 그 개념은 굉장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수능은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해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을 가는, 부모 세대의 부를 대물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개인 적성을 존중하는 다양한 전형이 공정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다양한 전형, 특히 학종의 공정성, 투명성을 믿지 못하니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차라리 점수로 따지는 수능·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공정에 대한 잣대나 기준이 다름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대학에 (정시 반영 비중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학생부의 신뢰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때까지는 학종에 지나치게 기울어진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oscal@seoul.co.kr
  • 문 대통령 “학생부 불신 큰 상황에서 수시 확대 바람직 안해”

    문 대통령 “학생부 불신 큰 상황에서 수시 확대 바람직 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수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울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학생부의 공정성과 투명성, 대학의 평가에 대한 신뢰가 먼저 쌓인 후에야 추진할 일”이라며 “그때까지는 정시가 능사는 아닌 줄은 알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차라리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 라는 입시당사자들과 학부모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핵심적인 문제는 입시의 영향력이 크고 경쟁이 몰려있는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 비중이 그 신뢰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을 것”이라며 “대학들도 좋은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대학 입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점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대학에 정시 비중을 일정수준 이상 지켜줄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국민의 시각”이라며 “수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때까지 서울의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교육에서 공정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국민의 절실한 요구”라며 “우리 교육은 지금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짚었다. 이어 “교육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특권을 되물림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며 “교육이 공정하지 않다는 국민의 냉엄한 평가를 회피하고 미래로 가는 교육 혁신을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공정한 교육제도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지금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교육 개혁 과제”라며 “국민의 관심이 가장 높은 대입제도부터 공정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를 통해 다음 달 중에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학생부 종합 전형 위주의 수시 전형은 입시의 공정성이라는 면에서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성적 일변도의 평가에서 벗어나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발한다는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입시 당사자인 학생의 역량과 노력보다는 부모의 배경과 능력, 출신 고등학교 같은 외부 요인이 입시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과정마저 투명하지 않아 깜깜이 전형으로 불릴 정도”라며 “제도에 숨어있는 불공정 요소가 특권이 되물림되는 불평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누구도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위법이 아니더라도 더이상 특권과 불공정은 용납해서 안된다는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며 “따라서 입시의 공정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기울여야 할 노력은 학생부 종합전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형자료인 학생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대학이 전형을 투명하기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실태조사를 철저히 하고 결과를 잘 분석하여 11월 중에 국민들께서 납득할만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단순한 것이 가장 공정하다는 국민의 요구대로 누구나 쉽게 제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입시 전형을 단순화하는 과제와 사회 배려계층의 대학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과제도 일관된 방향에서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고교 서열화 문제 해결도 지시했다. 그는 “수시전형 불공정의 배경이 되고 또 다른 교육특권으로 인식되는 것이 고교 서열화 문제”라며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을 중심으로 사실상 서열화된 고교체계가 수시전형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 뿐 아니라 과도한 교육 경쟁, 조기 선행교육과 높은 교육비 부담에 따른 교육불평등, 입시위주 교육으로 인한 일반 고교와의 격차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고 일반고가 고등학교 교육의 중심이 되려면 다각도의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학생의 적성과 학습능력에 따른 수월성 교육부터 진로에 따른 다양한 맞춤형 교육까지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사교육비의 증가를 막아야 한다”며 “우수한 교원 확충과 미래형 학교 구축 등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을 역점과제로 삼아 힘있게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정부가 이미 고졸 취업 활성화방안과 직업계고 현장실습 보완방안을 마련했고 내년도 직업교육 관련 예산도 늘려서 편성해두고 있지만 고등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현장실습과 고졸채용에 우수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하거나 선취업 후학습의 기회와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조속히 준비해주길 바란다”며 “학생들의 안전과 권익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물론 기재부, 고용노동부, 산업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긴밀한 협력으로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교육의 공정성은 채용의 공정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완성될 것”이라며 “앞으로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까지도 범부처적으로 함께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부, 서울 주요 대학 정시 비중 확대…2025년 자사고·외고 일괄 폐지

    정부, 서울 주요 대학 정시 비중 확대…2025년 자사고·외고 일괄 폐지

    정시 비중 확대 비율과 시기는 11월 발표2025년 고교 학점제 도입, 자사고·외고→일반고 전환 정부가 서울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비중을 확대하고, 고교 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학생부 종합전형과 논술 위주 전형 쏠림 현상이 심한 서울 소재 대학은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됐다. 유 부총리는 “구체적인 상향 비율과 적용 시기는 11월 중 발표하겠다”면서 “2018년 대입 공론화 과정에서 이미 합의했던 내용과 현장 의견을 들어 최종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에 영향을 받는 학종은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현재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학종 운영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의견을 반영해 다음달 중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에 대해 유 부총리는 “설립 취지와 달리 입시 위주 교육으로 치우친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은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으로 거론되는 고교 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유 부총리는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을 포함한 참석자 모두가 교육이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국민의 상실감과 좌절감에 깊이 공감했다”며 “불평등한 교육제도와 사회제도를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정순 서울시의원, ‘서울시 원폭피해자 지원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성료

    최정순 서울시의원, ‘서울시 원폭피해자 지원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성료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최정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2) 주관으로 지난 23일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서울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일반핵평화연대, 김형률추모사업회와 함께 ‘서울시 원폭피해자 지원방안 모색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심각한 후유증과 생활고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원폭피해자와 피해자 후손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일본 정부는 일찍이 ‘원자폭탄 피폭자에 대한 원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일본의 원폭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자폭탄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한 지 무려 73년이 지나서야 ‘원폭피해자 지원특별법’이 만들어졌다. 각 지자체에서도 이를 근거로 다양한 지원방안을 담은 조례를 발표하며 지원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서울시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준비가 없는 실정이다. 첫 번째로 주제발표에 나선 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대표는 “서울시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살아온 원폭피해자들의 입장을 우선하며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 조례를 제정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 이승무 한일반핵평화연대 대표는 “한국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피폭자 개인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는 원폭피해자들의 신체적, 사회경제적 고통에 대해 도움을 주어야 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했다. 정정웅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장의 사례발표와 협회 회원들의 증언을 통해 역사적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있는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가 끝난 뒤, 황윤미 서울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대표를 필두로 토론자들의 원폭피해자 지원조례와 지원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좌장을 맡은 최 의원은 “피해자 및 피해자 지원단체들과의 면담을 통해 이 분들이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해결 방안도 쉽지 않다”며 “실태 확인 및 사회적 공감대 확대와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의원은 “피해자들의 고통과 희생이 이제라도 치유되고 대물림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나서서 기초조사 등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의원은 조만간 한차례 더 토론회나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조례제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정시 확대 환영하나 교육현장은 혼란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의혹에서 불거진 대입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입시제도 전반을 재검토해 달라”고 한 데 이어 정시 비중을 높이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반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시정연설 하루 전에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에 대한 대안을 우선적으로 집중해 마련하겠다”며 정시 확대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사회적 관심이 가장 많은 교육 정책에서 당정청이 고스란히 엇박자를 드러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대입에서 ‘정시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53.2%로, ‘수시가 바람직하다’는 응답(22.5%)의 2배가 넘었다. 학종의 기초인 학교생활기록부의 신뢰도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이 점에서 정시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잘못된 결정 과정으로 교육현장은 매우 혼란스럽다. 교육부는 지난해 국가교육회의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비중 30% 이상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20%대인 정시 비중을 30%로 맞출 계획이었다. 당시 시민참여단이 적절하다고 본 정시 비중은 39.6%였다. 2022년도 입시생은 현재 고1로 2학기 중간고사까지 끝났다. 학종 개편에 수시·정시 비중까지 바뀔 수 있는 상황에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들은 너무나 당혹스럽다. 정시 비중 확대를 반기지 않는 대학들이 얼마나 비중을 올릴지도 미지수다. 교육은 학생·교사·학부모·교육기관 등 이해관계자가 많고, 대입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수십년간 계속돼 왔다. 이런 문제일수록 다양하게 듣고, 보다 나은 정책을 세우고, 그 정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입의 공정성은 형식도 중요하지만 지역균형선발·고른기회전형 등 사회적 약자 배려 전형 확대, 대학·고교 서열화 해소 등 특권적 교육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장치도 함께 가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지 정치의 도구가 아니다.
  • [세종로의 아침] 하비샴의 왈츠/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하비샴의 왈츠/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황해도 평산군 서봉면 어사천리 511번지. 인터넷에 물었더니 신통하게도 북한 황해도의 행정구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학교 1학년 때였던가, 아버지와 함께 지금은 서울 구기동으로 옮긴 당시 이북5도청 자료실에 들러 지도를 뒤적거리던 기억이 삼삼하다. 멸악산맥을 머리에 이고 있는 남천읍, 살기 넉넉했을 법한 그 마을을 가로지르는 경의선 평산역 부근에 부모님 집이 있다고 했다. 그곳은 우리 5남매의 ‘원적’(原籍)이기도 하다. 지금은 폐지된 호주제와 호적법에 따라 표시된, 본적을 바꾼 이들의 변경 전 ‘원래 주소’다. 대부분의 실향민, 이북의 고향을 등진 이들이 자식들에게까지 그들의 뿌리를 문서로 표시해 대물림했던 유산 아닌 유산이었다. 아버지는 늘 “네가 크면 틀림없이 평산 땅에 갈 기회가 생길 테니, 그때 이 주소를 찾아가 할아버지와 막내 고모님을 찾아라. 그러려면 주소를 언제든지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29년 만의 평양 원정 남북 축구에 “혹시나…” 하고 솔깃해진 건 아버지의 예언을 확인해 보고 싶은 사심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2004년 당시 열풍과도 같았던 ‘금강산 관광 러시’에 휩쓸려 딱 한 차례 여름 봉래산에 올라 봤고, 일 때문에 조·중·러 접경 지역을 돌아보다 두만강에 발을 담근 적은 있지만 평양과 개성 사이 아버지의 땅에 가까이 가본 적은 없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서로 꽁꽁 걸어 잠근 남과 북을 그나마 쉽사리 넘나들었던 건 축구밖에 없었던 듯하다.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 10월 8일 서울 원서동 휘문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경성축구단과 평양축구단의 친선경기, 이른바 ‘경평축구’가 시작이었다. 남북의 화해 무드가 돌아올 때마다 1946년 동대문운동장에서 마지막으로 치러진 경평축구의 부활이 거론됐지만 번번이 없던 일이 됐다. 성인 대표팀의 경우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결승전부터 지난 15일 평양 원정까지 17차례 맞붙어 7승9무1패로 남측이 앞선다. 경평축구만큼이나 치열했던 듯 유난히 무승부가 많다. 딱 한 번 패한 경우는 1990년 평양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다. 아무도 찾아와 보지 않고 소식조차 전할 수 없었던 ‘이상한 축구 경기’ 때문에 ‘평양 설욕’을 다짐했던 대표팀의 기대는 그래서 더욱 민망했다. 역대 월드컵 예선에서 만난 북한 축구는 그때마다 덮친 남북의 냉기류 때문에 어깃장을 놨다. 2008년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과 최종 예선이 당초 평양에서 중립국인 중국 상하이로 경기장을 옮긴 것도 평양에서의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라는 그네들의 불편함 때문이었다. 늘 그런 패턴이 반복됐는데도 이번엔 우리가 너무 방심했던 듯하다. 문득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의 여주인공이 떠오른다. 결혼식날 아침 버림받은 뒤 빛바랜 웨딩드레스도 벗지 못한 채 집 안의 모든 것들을 결혼식 당일에 멈추어 놓고 살아가야 했던 미스 해비셤의 경우와 흡사했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정치권까지 들썩거리게 했던 ‘평양 축구 논쟁’이 겨우 사그라지는 지금 가수 박정현의 ‘하비샴의 왈츠’를 듣는다. 노랫말은 섬뜩한데 손풍금 간주 소리는 처연하기만 하다. cbk91065@seoul.co.kr
  • 1700억원 쓴 일왕 즉위식… “헌법 위반 천황제 끝내야” 반대시위도

    지난 22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왕궁에서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의식이 역대 최대 규모로 성대하게 치러졌지만 이곳에서 직선으로 2㎞쯤 떨어진 또 다른 도심에서는 ‘천황제’(일왕제도)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펼쳐졌다. 또 언론과 학계에서는 이번 즉위의식의 내용과 형식이 과연 국민주권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아사히신문은 23일자 사설에서 “화려한 의식의 그늘 뒤로 다양한 과제가 남겨졌다”고 평가했다. 일본 시민단체 ‘끝내자 천황제, 대물림 반대 네트워크’ 소속 회원 등 약 500명은 22일 오후 신바시역 앞에서 “즉위식은 헌법 위반. 끝내자! 천황제”, “즉위식 중단. 축하하지 않는다”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약 2㎞를 행진한 이들은 최대 번화가인 긴자 주변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 일본공산당은 나루히토 일왕 즉위 행사에 불참했다. 고이케 아키라 서기장은 “천황이 다카미쿠라(일왕이 즉위식 때 오르는 왕의 단상)에서 즉위를 선언하고 그 아래에서 입법·사법·행정 3부의 장이 ‘천황 만세’를 외치는 것은 메이지 시대(제국주의 시대) 방식을 이어받은 것이어서 헌법의 국민주권 및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다카미쿠라, 검과 옥새, (국민을 대표하는) 총리의 위치(일왕의 1m 아래) 등에 대해 정교분리와 국민주권 원칙에 어긋난다는 헌법학자들의 지적이 이전부터 있어 왔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의식과 관련한 전체 행사 비용으로 약 160억엔(약 1700억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마사코 왕비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1990년 아키히토 일왕 때보다 간소화했지만 전체 비용은 이전보다 37억엔가량 늘어난 160억엔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청일전자 미쓰리’ 이혜리, 공감X응원 부르는 역대급 명대사

    ‘청일전자 미쓰리’ 이혜리, 공감X응원 부르는 역대급 명대사

    이혜리가 tvN ‘청일전자 미쓰리’(연출 한동화, 극본 박정화)에서 말단 경리에서 하루아침에 대표가 된 이선심 역을 맡아 부도 위기의 청일전자를 살리기 위한 고군분투를 펼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 초년생으로서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을 펼치며 보는 이들의 응원을 불러일으키는 이선심의 명대사를 되짚어본다. #1. “왜 나만 맨날 무시하는데요? 저는 이 회사 직원 아니에요?” 이혜리(이선심 역)가 대표가 된 결정적 발언. 매일같이 다른 직원들의 잔심부름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데다가, 자신에게는 사주 구입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등 매사에 차별당하던 이혜리. 그는 김응수(오만복 역)의 실종 후 대표를 뽑는 소주병 룰렛에 자신이 당첨되자 “쟤 경리야”라며 끝까지 무시하는 김상경(유진욱 역)을 향해 그동안의 설움을 토해냈다. 이 장면은 동시대 사회 초년생들에게 공감과 통쾌함을 선사했고, 결국 이혜리는 청일전자의 대표로 벼락 승진을 하며 회사의 앞날을 책임지게 됐다. #2. “죄송한 건 잠깐이고 당장 나 살 궁리만 하고. 사는 게 참 부끄럽고 쪽팔리네요.” 이혜리가 대표가 된 직후 청일전자의 갑질로 인해 한 하청업체의 사장님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김상경을 장례식장에 데려오면 어음 결제일을 미뤄주겠다는 또 다른 하청업체의 제안에 끝내 그를 설득해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이혜리가 내뱉은 말. 이혜리의 이 같은 발언은 갑질의 대물림과 이기심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이들에게 뼈아픈 일침으로 다가갔고, 세상의 부조리에 작은 반향을 일으킬 대표의 탄생을 기대케 햇다. #3. “저 공금 횡령한 거 맞아요.” 비자금 4억 횡령이라는 누명을 쓴 이혜리가 알리바이를 증명받은 후 던진 충격 고백. “처음엔 제가 모르는 4억을 횡령했다고 하니까 너무 억울해서 죽을 것 같았는데요, 근데 또 생각해보니까 제가 공금 횡령한 거 맞더라고요.”라며 그동안 법인카드로 비싼 밥을 먹거나 개인 비품을 구입 등의 ‘소확횡’(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을 털어놨다. 눈물을 글썽이며 잘못을 반성하는 이혜리의 모습에 청일전자 직원들 또한 자신들의 과거를 되새기며 뭉큼함을 더했다. #4. “정리해고 없이, 다같이 일할 수 있을 만큼 딱 그만큼만 받고 일하자는 게 저희 직원들의 뜻이거든요.” 직원들의 정리해고를 막고자 퇴사한 김상경의 복귀를 위해 전 직원들의 월급 삭감 동의서를 제안한 이혜리. 처음에는 극구 반대하던 직원들도 청일전자에 김상경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이혜리의 설득에 결국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뜻은 매우 가상하지만 직원들이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차서원(박도준 역)앞에서 당당하게 월급 삭감 동의서를 내민 이혜리. 처음으로 청일전자의 대표로서 직원들의 마음을 한 데 모은 순간이자, 정리해고 대신 월급 삭감을 택한 이혜리만의 리더십이 발휘되는 사건이었다. #5. “내가 하찮고 쓸모없는 인간이라도 그게 난데 뭐 어쩌겠어” 김상경의 독설에 지금까지 자신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아 자괴감에 빠졌던 이혜리가 백지원(최영자 역)의 조언에 복귀를 결심하며 언니에게 한 말. 말단 경리 출신에 무능한 자신의 한계를 알기에 언제나 주눅 들어 있었던 이혜리가 작은 존재라도 쓸모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터닝 포인트를 맞는 장면이었다. 이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돌아온 이혜리가 청일전자를 위해 훗날 어떤 행보를 펼쳐나갈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때로는 짠내 가득한 모습으로 뭉클함을 전하기도,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며 통쾌함을 선사하는 등 ‘성장형 대표’로써 극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이혜리. 이제 막 2막이 시작되는 ‘청일전자 미쓰리’의 이혜리가 부도 위기의 청일전자를 일으키고 주식으로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일왕은 “세계 평화·헌법 준수” 선언했는데… 아베는 ‘개헌 정치쇼’ 과시

    일왕은 “세계 평화·헌법 준수” 선언했는데… 아베는 ‘개헌 정치쇼’ 과시

    아베, 50개국과 연쇄 회담… 외교 독차지 “아베 위한 최대규모 국가 이벤트로 전락” 나루히토 일왕이 22일 도쿄 지요다구 왕궁에서 즉위의식을 갖고 자신이 일본의 제126대 국왕이 됐음을 국내외에 공식 선언했다. 지난 5월 부친 아키히토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지 약 6개월 만이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주요 인사와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해외 사절단 등 약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의식에서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바라며 국민들에게 다가서고 헌법에 따라 일본 및 일본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행사는 나루히토 일왕이 단상에 올라 즉위 선언을 하고 아베 총리가 국민대표로 축하인사를 전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저녁에는 각국 사절단 등 400여명이 참석하는 만찬행사가 나루히토 일왕 주재로 열렸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지나치게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20일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달성하게 되는 그는 이번 국가적 행사를 통해 자기 존재감을 한껏 키우고, 나아가 궁극의 목표인 ‘헌법 개정’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국회 연설에서 “(헌법 개정을 다루는) 헌법심사회를 통해 ‘레이와’(나루히토 일왕 시대의 연호)의 일본이 지향하는 국가의 이상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새로운 일왕 시대가 명실상부하게 열리는 만큼 개헌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에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은 “천황(일왕) 대물림과 헌법 개정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반박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과 쉴 새 없이 연쇄 회담을 갖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외교역량 과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50여개국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결국 행사의 주인공은 나루히토 일왕이지만, 이를 둘러싼 모든 정치적·외교적 행위의 핵심적 위치는 아베 총리가 독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아베 정권은 국민들의 들뜬 분위기가 헌법 개정 추진 외에도 서민경제 부진, 성과 없는 외교 등 실정이 부각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정권의 안정기반을 다지는 데 더할 나위 없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를 위한 최대 규모의 국가적 이벤트’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가운데 현 상황들이 ‘천황은 국정에 관한 권능을 갖지 않는다’는 헌법 4조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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