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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구시효 지났고, 상속재산 아니다 … 이건희 완승

    청구시효 지났고, 상속재산 아니다 … 이건희 완승

    지난해 2월 이후 1년간 계속돼 온 삼성가(家)의 상속 재산 소송 1심에서 이건희(71) 삼성전자 회장이 예상 밖의 완승을 거뒀다. 재판부는 모든 쟁점에서 이건희 회장의 맏형인 이맹희(82)씨 등 원고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일가가 서로 화합해 화목하게 살 것을 권고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서창원)는 1일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와 차녀 이숙희(78)씨 등이 삼남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낸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이 회장을 상대로 낸 삼성생명 주식 17만 7732주와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낸 삼성생명 주식 21만 5054주의 인도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삼성생명 주식 인도청구는 10년의 권리행사 기간이 지났다고 판단(청구각하)했다. 법률상 상속회복 소송은 권리 침해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내에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재판부는 상속재산의 침해가 있었던 시점을 이 회장이 주식 의결권을 행사한 1988년으로 봤다. 이에 따라 1998년에 권리 주장의 시효가 만료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나머지 주식과 이 회장이 받은 이익 배당금, 주식 매도금 등에 대해서는 상속재산으로 볼 수 없어 처음부터 원고들에게 귀속되지 않는다고 판단(청구기각)했다. 상속재산 분할 협의 여부에 대해서도 “상속재산 분할 협의서 작성 때인 1989년쯤 공동 상속인들 사이에 삼성생명·삼성전자 주식과 관련된 분할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원고 측 주장을 물리쳤다. 앞서 이 회장 측은 “선대 회장의 ‘경영 승계’ 의지 안에는 회장 지위는 물론 주식의 포괄 승계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창업주가 다른 상속인들에게 귀속시킬 특정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이 회장에게 단독으로 귀속시키려고 했다고 판단, 포괄 상속을 주장한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 부장판사는 “보통사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재판부의 입장에서 결과를 떠나 원고와 피고 일가가 화합해 화목한 삶을 살아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선고 직후 이 회장 측은 “매우 합당한 판결”이라면서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맹희씨 측 차동언 변호사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되 새로운 재판의 시작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연구, 보완할 것”이라며 항소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이맹희씨 등은 ‘부친(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소송을 냈다. 전체 소송 청구금액은 총 4조 849억원으로 역대 민사소송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이번 판결은 창업주의 차명 재산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있을 재벌 2~3세의 상속 분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이맹희·건희 형제와 닮은꼴 소송을 진행 중인 태광그룹 남매의 분쟁에 관심이 쏠린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울광장] ‘신냉전’ 동북아가 가야할 길/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냉전’ 동북아가 가야할 길/박정현 논설위원

    그들은 평화보다는 긴장으로 먹고 산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그랬고,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를 승계했으며, 손자 김정은 국방위 1부위원장이 유산으로 물려받은 참이다. 슈퍼파워 미국을 상대로 하는 핵게임은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지 21년째 3대에 걸쳐 진행 중이다. 핵게임 무대의 뒤에서 북·중 간에 또 다른 게임이 보이지 않게 진행 중이다. 미국에 다가서려는 북한을 중국은 으르고 달래 왔다. 중국은 북한이 빠진 한반도에서 미국과 맞닥뜨리고 싶지 않고, 그래서 북한에 원유와 식량을 대주고 있다. 이런 중국의 속내를 북한도 잘 알고 있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우리를 가장 힘들게 했다’는 김정일의 유훈은 중국을 믿지 말라는 당부다. 북한이 가장 믿고 의지할 것 같은 형제국 중국을 믿지 말라는 말은 북한을 실제로 움직이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을 이용한 게임에 북한은 아주 능숙해 보인다. 김정은이 물려받은 벼랑 끝 전술이 가장 잘 먹힐 때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정부가 동시에 바뀌면 어김없이 주변 정세가 불안하고 긴박하게 전개된다는 사실은 세계사의 교훈이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체제가, 미국에서는 오바마 2기 행정부가 갓 출범했고, 남한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정부로 교체되는 중이다. 김정은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다. 김정은은 이미 정해 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긴장감을 단계적으로 높여 왔다. 유엔이 그들에게 제재를 결의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2시간 뒤에 외무성 성명을 내 물리적 대응조치를 예고했고, 다음 날에는 국방위 명의의 성명에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예고했다. 이제 김정은이 핵실험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 선택만 남아 있다.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북한군은 핵실험의 마무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핵실험은 즉각적으로 한반도의 위기지수를 급상승시킬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에 나설 테고, 제재 수위는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에 정비례할 전망이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폭발력 15㏏의 절반수준인 8㏏을 넘어서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체감할 위기감과 제재 수위는 증폭될 것이다. 1차 때는 0.4~0.5㏏, 2차 때는 4㏏으로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북한 핵실험이 한반도 정세를 급격하게 얼어붙게 만들면 한반도는 신냉전으로 돌입할 태세다. 벌써부터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목줄 죄기로는 북한의 핵포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북핵 대응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엔 헌장 7장 42조(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및 침략행위에 관한 조치)에 근거한 군사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섬뜩하게 들린다.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결의하면 북한이 다시 반발하는 수순은 정해진 레퍼토리다. 6자회담은 유명무실해졌고, 그 대체제는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다. 북핵 문제 해결은 미국과 중국을 어떻게 적절하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면 북한의 비타협성은 커지고, 미국과 중국이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북한이 게임을 할 여지는 적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을 함께 엮어 힘의 균형을 이뤄내는 이니셔티브를 기대해볼 법하고, 그것은 한국만이 가질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동참해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내면 북핵 문제는 물론이고 동북아의 신냉전 기류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의 또 다른 화약고인 센카쿠열도에서는 중·일이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간신히 넘겨온 센카쿠에서 두 나라 간 갈등이 언제 분출할지 모를 판이다. 2차대전 이후 불안이 지속되던 유럽에 평화를 가져다 준 것은 다자간 안보협력체제 아니었던가. 동북아에도 신냉전을 몰아내고 평화를 가져다줄 안보협력체의 태동을 기대해 본다. jhpark@seoul.co.kr
  • 힐러리 “미국은 21세기에도 슈퍼파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쇠퇴론’을 일축하고 21세기에도 미국이 슈퍼 파워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초당적 외교 연구기관인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재임 마지막 공개 연설을 통해 “내 후임자와 그의 후임자들은 과거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 세기를 계속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늘날의 미국은 국내적으로 자유낙하 상태의 경제 위기를 딛고 더 강해졌으며 세계적으로도 더 존중받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은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공고해졌다”며 “세계가 변화해도 미국은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국가’”라며 미국의 미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미국의 리더십은 천부적인 권리가 아니고 각 세대가 새로 얻어야 하는 권리”라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4년간의 외교 성과와 관련해선 “취임 첫날부터 군사력, 경제력 등 물리력을 의미하는 ‘하드 파워’보다 경제·문화적 교류 등을 뜻하는 ‘소프트 파워’나 ‘스마트 파워’를 강조해 왔다”면서 그 예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참여 및 관계 확대를 들었다.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전략’ 내지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 지역으로의 군사적 이동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이런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이 포괄적인 전략의 핵심 요소인 것도 사실이지만 동맹과 경제·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2기의 핵심 과제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한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아·태 재균형 전략을 공고히 하는 것 ▲핵무기 확산을 막는 것 ▲알카에다와 그 연계 세력의 발호를 저지하면서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투 임무를 효율적으로 끝내는 것 등을 꼽았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국회, 새 정부에 당당하려면 특권부터 던져라

    2월 임시국회가 4일 소집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인사 검증 작업을 벌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택시법’을 다시 논의하고 해묵은 쌍용차 노사 갈등의 해법을 찾는 등 현 정부의 남은 과제도 처리해야 한다. 현안이 산적해 있고, 그만큼 중요한 국회다.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볼 때 이번 임시국회의 의미는 따로 있다고 본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새로운 정치를 향한 첫걸음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국회상(像)을 정립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야는 자신들이 그토록 다짐했던 국회의원 특권 철폐, 즉 정치 쇄신부터 이번 국회에서 즉각 실천에 옮겨야 한다. 여야는 지난해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전후로 온갖 특권 철폐 약속들을 내놓았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의원 연금’을 폐지하고, 국회의원 겸직을 제한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당시 중앙당 공천권을 폐지하고, 공천 비리에는 30배의 과태료를 물리는 한편 20년 동안 공무담임권을 박탈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고 현재 연간 1억 4000만원 남짓 되는 국회의원 세비를 30% 삭감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표를 달라고 했다. 국민들은 정치권의 식언(食言)을 수도 없이 봐 왔다. 의원연금이 여태껏 건재한 것도, 19대 국회의원의 30%가 지금도 변호사나 다른 영리사업을 겸하고 있는 것도 이미 그 이전 선거 때부터 양산된 식언의 증거들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치쇄신특위를 구성하기로 한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에 대해 국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런 구태를 신물나게 보아온 때문이다. 특위를 만들어 놓고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다가 없었던 일로 흐지부지 넘어간 적이 다반사였던 것이다. 약속이 아니라 실천이 필요한 때다. 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는 엊그제 국회의원 겸직 금지와 세비 30% 삭감, 의원 연금 폐지 관련 입법을 2월 국회에서 매듭짓자고 새누리당에 제의했다. 마땅한 제안이며 반드시 실현돼야 할 일이다. 이미 여야가 약속한 사안인 만큼 이견이 있을 까닭도, 미뤄야 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이에 덧붙여 여야는 공통공약이 아닌 쇄신 방안에 대해서도 처리 일정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마땅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회도 달라져야 한다. 여당은 무조건 정부를 감싸고 야당은 정부의 발목부터 잡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 국민을 대표해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정부에 당당하고 국민에게 신뢰 받는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 그 첫 과제가 자신들의 알량한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이다. 분발을 촉구한다.
  • [씨줄날줄] 해운대의 부활/임태순 논설위원

    넓은 백사장과 넘실거리는 파도, 동백섬을 끼고 있는 부산 해운대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경승지이다. 해운대를 이야기하려면 통일신라시대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관직에서 물러나 유랑생활을 하다 동백섬에 들른 그는 아름다운 절경에 취해 바위에 해운대(海雲臺)라는 글을 새겨넣었다. 해운은 바로 그의 자(字)다. ‘바다와 구름이 어우러진 전망대’라는 뜻의 해운대라는 지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얼마 전 해운대를 찾았다 깜짝 놀랐다. 10여년 전 해운대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진입로 주변에는 고층 건물이 빼곡해 해운대가 아니라 ‘빌딩대’(帶)였다. 해변가 주변으로 도로도 많이 나 승용차들이 쉴새없이 다니고 있었다. 해운대의 명물 백사장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가슴을 탁 트이게 했던 널찍한 백사장은 절반 이상 줄어들어 옹색해 보였다. 이게 정말 해운대였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해운대 일대가 센텀시티 등 부산의 신흥번화가로 변모했으며, 해변가 모래가 사라져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국토해양부가 해운대 백사장 복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모래 유실로 해운대 백사장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5억원을 들여 15만~20만t의 모래를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3년간 모두 62만t을 해변가에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40m 너비의 백사장이 70m로 넓어져 1940년대의 백사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해안에서 모래가 사라지는 것은 비단 해운대만의 일이 아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8곳의 모래사장 중 76곳(70.3%)에서 모래 유실이 극심했다. 해변가 모래는 육지의 흙이 강을 타고 바다로 갔다가 파도를 타고 다시 백사장으로 쓸려온 뒤 바람에 날려 내륙으로 돌아가는 순환작용에 의해 양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해안도로가 들어서면서 순환구조에 이상이 생겼다. 도로가 가림막 작용을 해 순환구조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인공구조물 건설에 따른 해수 흐름의 변화 등도 모래가 사라지는 요인이다. 최치원은 함양 태수를 지내면서 인공 숲을 만들어 홍수를 물리쳤다. 냇물이 읍내를 가로질러 홍수가 심하자 강변에 둑을 쌓아 강물길을 돌리고 둑길에 나무를 심었다. 당시 심은 나무가 1100여년의 세월을 거쳐 울창한 숲이 돼 함양의 자랑인 ‘상림’(上林)이 됐다. 둑을 쌓아 물길을 돌렸지만 나무를 심었으니 하나씩 주고받은 셈이다. 해운대도 최치원식의 상생 처방이 내려져야지 모래만 투입한다고 복원이 될까 걱정스럽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이한구·이기화 교수 3·1문화상

    이한구·이기화 교수 3·1문화상

    이한구(위·63)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이기화(아래·72) 서울대 명예교수가 삼일문화재단(이사장 문인구)이 수여하는 제54회 3·1문화상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인문·사회과학 부문 수상자인 이한구 교수는 현대철학의 주요 사조인 비판적 합리주의 철학을 국내에 본격 소개하는 등 현대 역사철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과학 부문 수상자인 이기화 교수는 한반도에 다수 활성단층이 존재함을 밝힌 논문을 발표해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 지역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등 한반도 지진 연구와 국내 물리학 연구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 [부고] 中 민주화운동 대부 쉬량잉 교수

    중국의 ‘민주화운동 대부’이자 저명한 핵물리학자인 쉬량잉(許良英) 전 중국과학원 교수가 베이징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93세. 쉬 전 교수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학생 지도자였던 왕단(王丹)의 정신적 스승으로,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톈안먼 사태 뒤 과학자와 반체제 인사들의 서명을 받아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재평가, 정치범 석방, 사상의 자유 허용 등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에게 전달했다. 민주화 운동 등과 관련해 당적을 두 차례 박탈당하고, 노동교화형도 여러 번 받았다. 중국의 아인슈타인 연구를 이끌어 2006년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베이징의 아인슈타인’으로 묘사하며 그의 민주화 투쟁 이력을 상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사수첩 새로 만들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사수첩 새로 만들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예나 지금이나 적재적소에 인재를 쓰는 것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한다.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시대를 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태종(이방원)은 즉위 초 인재를 널리 구하고자 애썼다. 하지만 권문세가의 집을 찾아다니며 벼슬을 부탁하는 이들이 늘자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추천한 인물이 적임자가 아니면 천거한 거주(擧主)에게도 똑같이 책임을 물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태종은 부인 민씨 일가의 민제를 잘못된 추천을 이유로 내치기도 했다. 부인 민씨로 말하자면 두 차례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이 절치부심할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 왕위에 오르게 한 인물이다.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얼마나 심했으면 잘못된 사람을 추천한 이에게도 책임을 묻고자 했을까.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텝이 엉기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여겨졌던 김용준 총리후보자가 땅투기 및 두 아들의 병역 면제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어제 전격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그를 총리로 지명하면서 검증의 기본인 재산과 병역 문제 등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당선인의 인사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보안이 중요하다지만 정부의 인사시스템을 활용하는 대신 소수의 참모진과 ‘밀실 인사’를 계속한다면 이 과정에서 두고두고 뒤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사 스타일만을 보면 박 당선인은 ‘열린 리더십’보다는 ‘고독한 리더십’에 가깝다. 20대에 부모를 총탄에 잃고 독신으로 홀로 세상과 싸우면서 살아온 그다. 그래서 남과 마음을 터놓고 지내기보다 믿을 만한 소수 측근들하고만 소통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고독한 리더십’은 불필요한 인사청탁 등을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지 못해 중요한 사안을 놓치기 쉬운 단점이 있다. 박 당선인은 인사 방식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역대 정부를 보면 대통령의 뜻에 따라 내정된 인사일 경우 인사검증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화 한 통만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어느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의 말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인사를 밑에서 거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식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을 무리하게 자리에 앉히려다 보면 인사청문회 등에서 사달이 난다. 지금은 다들 몸조심하는 분위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박 인사들의 발호가 시작될 수도 있다. 향후 실세들의 인사 개입을 막아야 한다. 현 정부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 이상득’이라는 말이 나돌았듯이, 실세들은 청와대의 인사 라인을 장악하고 마음대로 주물렀다. 인사의 기본인 존안자료를 만들 때부터 ‘작업’에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고위 공직을 지낸 한 인사는 “나에 대한 존안자료를 작성했던 사람이 좋은 내용을 적었다가 위의 지시를 받아 단점 위주로 고쳐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후 나는 승진에서 물을 먹고 정권의 실세가 그 자리에 오더라”라고 말했다. 인사의 기본 원칙은 널리 천하의 인재를 구하겠다는 마음 가짐이다. 항간에는 박 당선인의 수첩이 2007년과 2010년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인재 풀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캠프 인사들과 2010년 출범한, 박 당선인의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인사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 수첩을 근거로 내 사람만 찾다가는 성공적인 인사를 할 수가 없다. ‘개국 공신’과 ‘수성 공신’은 구분해서 써야 하는 법이다. 박 당선인은 과거 만났던 인물에 대한 평을 적은 수첩이 있다는데, 이젠 그것을 과감히 밀쳐내야 한다. 대신 새 수첩에다 새로운 인재에 대한 정보를 가득 써 내려가길 바란다. 새 수첩에서 보다 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bori@seoul.co.kr
  • “기초과학·산학협력·사업화 일원화해야”

    과학기술 전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대해 과학계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등에서 이관돼야 할 업무들이 미래부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29일 “연구개발의 전 주기를 관장하려면 기초과학에서부터 산학협력, 기술사업화, 창업까지 맡아야 하는데 현재 미래부에는 이러한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부처 간 힘 겨루기와 버티기로 미래부가 본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른바 ‘공룡 부처’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과학기술 부문에는 부당한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래부가 핵심부처라고 하는데 현재 단계에서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면 창조형 연구개발(R&D), 창조경제도 이루지 못한다”면서 “미흡한 부분은 국회에서 공론화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인수위가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5년간 교과부와 지경부에서 과학기술 R&D 사업이 양분돼 소통이 되지 못했다”면서 “이를 미래부로 모아 활성화하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 당선인의 의지인데 인수위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과부는 인재양성에서 기초과학진흥, 산업진흥을 틀어쥐고 놓으려 하지 않고, 지경부도 신성장 동력 발굴 업무를 내놓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이러한 업무가 빠지면 미래부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와 같은 과학기술부를 만들면 안 된다”면서 “미래부는 초등교육에서부터 대학의 기초연구, 산학협력, 신성장동력 개발사업이 유연하게 연결된 총괄기구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 분야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우려는 더욱 컸다. 원자력 진흥 업무를 규제 업무와 분리해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도록 한 인수위 안과 관련, 김 교수는 “원자력도 종합과학으로 원천에서 사업까지 전 주기를 갖고 있다”면서 “선수와 심판이라는 논리로 진흥과 규제가 나뉘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이원형 핵없는사회 사무국장은 “대통령 직속이었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미래부로 편입되며 위상이 격하됐다”면서 “안전을 중요시하는 당선인의 의지와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세계 연구중심대학을 가다] (4·끝) 한국의 연구중심대학

    [세계 연구중심대학을 가다] (4·끝) 한국의 연구중심대학

    지난해 5월 말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의 ‘설립 50년 이내 세계 대학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포스텍이 1위에 올랐다. 더 타임스의 ‘더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THE)이 내놓는 이 평가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지표다. 포스텍은 스위스 로잔공대,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요크대 등 해외 명문 대학들을 각종 평가항목에서 압도했다. 한국 영재의 산실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5위를 했다. 1970~80년대 개발도상국 한국의 미래를 담보로 설립된 ‘한국형 연구중심 대학’들이 일궈 낸 쾌거다. 포스텍과 KAIST가 현재 세계 과학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과 지표를 보면 이 순위는 결코 놀라운 게 아니다. 포스텍은 이 평가에서 논문당 피인용 수를 평가하는 ‘인용도’ 부문에서 92.3점(100점 만점), 산업체로부터의 수입을 평가하는 ‘산업체 수입’ 부문에서 100점을 받았다. 논문은 대학 연구진이 수행하는 ‘학문의 질’을, 산업체 수입은 이 연구의 ‘현실성’을 보여 주는 핵심 지표다. KAIST는 대부분 항목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지만 인용도가 47.1점으로 다소 낮았다. 다른 평가에서도 두 대학의 위치는 두드러진다. 전 세계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매년 발표되는 영국의 QS대학평가에서 지난해 KAIST는 63위, 포스텍은 97위를 차지했다. 서울대(42위)에 이어 국내 대학 중 각각 2, 3위다. 또 두 대학은 글로벌 학술정보기관 톰슨로이터가 지난해 발표한 ‘가장 혁신적인 100대 기관’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대학은 전 세계에서 두 곳뿐이었다.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2011년 전 세계 대학이 출원한 해외특허를 분석한 결과 KAIST는 1만 732건 중 103건을 기록, 세계 대학 중 다섯 번째로 많았다. 반세기도 되지 않은 기간에 두 대학이 이뤄 낸 괄목할 만한 성과의 비결은 ‘뚜렷한 목표’에서 찾을 수 있다. 포스텍과 KAIST는 일반인이 보기에는 이공계 위주의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공통점이 두드러지지만, 지향하는 목표는 확실히 구분된다. KAIST의 롤모델은 종합대학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다.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2000년대 들어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로플린 전 총장과 MIT 기계공학과장을 지낸 서남표 총장 부임 이후 더욱 강화됐다. 서 총장은 “KAIST는 규모가 더 커져야 세계적인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지론에 따라 지난 6년간 300명 가까운 교수를 새로 영입했다. 이런 시도는 전임 교수들이 더 적은 숫자의 학생들을 맡으며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으로 이어졌다. 외형적 성장은 실제 성과로 연결됐다. 2006년 1182억원이던 연구 계약액이 2011년 2558억원으로 두 배 이상이 됐고, 같은 기간 자산도 5700억원에서 1조 1300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포스텍의 지향점은 ‘소수정예’를 추구하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다. 포스텍은 1986년 개교 이래 입학 정원을 300명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칼텍 전체 학부생이 1000여명에 불과한 것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KAIST 학부생이 6000명 이상인 것과 대비된다. 포스텍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다. 연구의 질과 성과에서 KAIST를 압도한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실제로 KAIST의 2011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은 전체 564.5편, 포스텍은 345.2편이지만 전임교원 1인당 논문 편수는 포스텍(1.3편)이 KAIST(1.0편)를 다소 앞선다. 전반적으로 수학·물리학 등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포스텍이, 공학 분야에서는 KAIST가 낫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두 대학은 공통적으로 ‘연구와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국내 다른 대학들에 비해 월등히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KAIST는 정부, 포스텍은 재단인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때문에 등록금 부담이 없다. 전임교원당 학생수가 적어 학생들은 학부 때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 전면 영어 수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영어 수업은 세계 과학 동향을 빠르게 습득하고, 외국인 교수의 영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과학기술계에서 포스텍과 KAIST가 이끌어 낸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대학원 이후에나 가능했던 연구중심 기능을 학부 단위로 앞당겼다는 점이다. 미래를 선도하는 획기적인 과학적 성과는 대부분 20~30대 젊은 연구자들에 의해 이뤄진다. 이 때문에 학부 시절부터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갖춰지면 더 탁월한 과학자가 되기 쉽다. 지역 중심으로 생겨난 후발 연구중심 대학들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는 과학영재학교와 협약을 맺어 과학기술 분야의 영재교육 지원에 힘쓰는 한편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선정한 연구단을 중심으로 하는 기초과학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DGIST는 최근 내년 학부과정 개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초일류 융복합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부과정 성공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융복합 시대에 알맞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전통적인 전공 구분을 하지 않고 기초과학과 공학을 중심으로 집중 교육할 계획이다. 우선 올 상반기 안에 학부생들을 위한 융복합 교재와 커리큘럼을 완성해 시험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IBS가 선정한 기초과학연구단과 DGIST-로렌스버클리연구협력센터, CPS글로벌센터 등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GIST는 올해로 개교 2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0월 IBS의 기초과학연구단 선정 당시 입자물리와 광분자 분야에서 2명의 교수가 연구단장으로 뽑히는 성과를 낸 것을 계기로 ‘초강력 레이저 과학연구단’ 운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국 칼텍과의 공동 연구도 예정돼 있어 앞으로 3년간 GIST와 칼텍 교수 각각 4명이 1대1로 신소재, 생명과학, 의료공학 등 연구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국내 최초의 법인화 국립대로 출발한 UNIST는 차세대 에너지, 첨단 신소재, 바이오 소재 등의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임 교수를 200명에서 260명으로 늘리고 해외 석학, 중견급 교수, 우수 대학원생을 확보해 2015년부터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산소통·동력 없이 서로에 기대어… 대학 20년 선후배, 에베레스트로

    산소통·동력 없이 서로에 기대어… 대학 20년 선후배, 에베레스트로

    지난해 산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황금피켈’ 아시아상을 받은 산악인 김창호(44)씨. 그동안 사람이 오르지 못했던 봉우리 중 가장 높았던 네팔의 ‘힘중’(7140m)을 등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가 1988년 서울시립대 무역학과에 입학한 지 25년 만인 다음 달 졸업한다. 그저 산이 좋아 쫓아다녔다는 그는 졸업 요건을 채웠다. 그는 오는 3월 딱 20년 후배인 같은 대학 물리학과 08학번 전푸르나(24·여)씨와 함께 에베레스트 등반을 떠난다. 개교 100주년(2018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이번 여정에서 두 선후배는 에베레스트 정상(8848m)에 모교의 깃발을 꽂고 돌아올 계획이다. 김씨는 2007년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동료들의 추락사 등 사고로 기회를 놓쳤다. 이번 등반은 무동력·무산소가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와 항공기로 베이스캠프(5400m)까지 이동, 이곳에서 원정을 시작하지만 이들은 동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제 힘으로 오르기로 했다. 인도 벵골만에서 카약으로 150㎞, 사이클로 1000㎞, 도보로 150㎞을 이동해 베이스캠프에 도착할 계획이다. 슬로건도 ‘0m부터 8848m까지’로 정했다. 그는 현재까지 8000m급 히말라야 13좌 무산소 등정에 성공했다. 이번 등정에 성공하면 아시아 최초로 14좌 무산소 등정 기록을 세운다. 1987년 폴란드의 예지 쿠쿠츠카가 세운 세계 최단 기간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등정 기록(7년 11개월 14일)도 넘어선다. 2005년 낭가파르바트(8125m)에 처음 오른 후 7년 10개월 만이다. “산 앞에 섰을 때 막막하다는 느낌이 들면 절대 오르지 못해요. 준비가 됐다고 느끼고 열정과 애정이 커졌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전할 겁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연구원은 외교관급 파격 지원… 우주 근원 찾아 수백개 연구 동시진행

    연구원은 외교관급 파격 지원… 우주 근원 찾아 수백개 연구 동시진행

    스위스 제네바역에서 프랑스 국경 쪽으로 15분쯤 차를 달리면 소도시 메이런에 도착한다. 하얗게 눈으로 덮인 전원도시 한가운데에 나무로 만들어진 거대한 지구 모양의 ‘더 글로브’가 우뚝 솟아 있다. 지난해 ‘힉스 입자’(Higgs bosson·137억년 전 우주대폭발 직후 우주 만물에 질량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진 신(神)의 입자)의 발견으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상징이다. 글로브를 둘러싼 둥근 원형고리는 이 지역 일대 지하 50~100m에 묻힌 27㎞ 길이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 터널을 의미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지난 23일(현지시간) 글로브 내 전시관 초입에 들어서자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쓰여진 도전적인 질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우주의 근원을 찾는 CERN의 존재 이유가 어렴풋하게 다가왔다. 글로브를 제외하면 메이런은 겉으로는 평범한 시골마을에 불과하다. 하지만 낮게 이어진 오래된 건물 사이를 거닐다 보면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적인 물리학 석학들과 쉽게 마주칠 수 있다는 점에서 CERN이 가진 힘이 여실히 느껴진다. 1954년 설립된 CERN은 세계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온 유럽 과학의 상징이다. 메이런 일대에는 전 세계에서 온 1만여명의 물리학자와 가족 등 4만명이 거주한다. CERN 소속 과학자들에 대한 지원은 획기적이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어느 한 가지라도 구사할 수 있으면 연구와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CERN 소속 과학자들은 외교관 신분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세금도 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입자물리학자의 50%가 CERN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본관 건물에 들어서자 역대 CERN 소장(디렉터)들의 사진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들 중 카를로 루비아, 펠릭스 블로흐, 시몬 판데르메르 등 상당수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다. CERN에서 소장이 갖는 권한은 막강하다. 임기가 있지만 사실상 한번 맡으면 종신직으로 이어진다. 현재 소장인 롤프 디터 호이어 박사는 10조원 이상이 투입된 LHC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종신직을 예약한 상태다. CERN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는 “막대한 예산을 따오기 위해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고,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는 연구소 내 팀 간 의사 소통을 조절하는 것이 소장의 역할”이라며 “유능한 과학자 중에는 유능한 정치가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들”이라고 밝혔다. CERN은 철저히 과학자들을 위한 도시다. CERN 내부 거리마다 마리 퀴리, 볼프강 파울리 등 유명 과학자들의 이름이 붙어 있다. 세계에서 몰려든 단기 체류 과학자들을 위해서는 연구소 내 숙소가 제공되고, 호텔과 콘퍼런스룸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식당은 각국 과학자들의 기호에 맞춰 요리사들이 눈앞에서 조리하는 10여 가지의 메뉴가 끼니마다 제공된다. 미래 과학자들을 위한 문도 열려 있다. 유럽 각지에서 견학 행렬이 끊이지 않고, 학생들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 연구자 겸 학생으로 머물 수 있다. CERN을 소개할 때 관용어구처럼 쓰이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CERN 본부 내부로 국경선이 지나간다. LHC 역시 국경에 걸쳐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LHC가 지나가는 3m 직경의 총 길이 27㎞, 지름 8㎞에 이르는 원형터널은 2008년 LHC 건설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 원래 거대 전자-양전자 가속기(LEP)가 설치돼 있던 공간을 재활용했기 때문이다. CERN에서 연구하고 있는 유희동 미국 퍼듀대 교수는 “LEP 역시 힉스 입자 발견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검출에 실패했고 그 뒤 LHC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면서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훨씬 더 큰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과학계의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페르미연구소 테바트론의 경우에는 지상에 가속기가 지나가는 흔적이 나타나지만, LHC는 주택가를 지나는 부분도 많아 겉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도록 설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LHC에는 ATLAS, CMS, LHC-b, ALICE 등 4대의 대형 검출기가 있다. 이 중 ATLAS와 CMS는 힉스 입자 검출에 사용된다. 본부에서 5㎞가량 떨어진 CMS는 한적한 시골 연구소를 연상케 했다. 가건물 3개 동으로 이뤄진 CMS연구소는 지하 100m 깊이에 설치된 CMS를 모니터하는 10평 남짓한 주조종실과 압축기·통풍시설·전자제어·플랜트 냉각 등 보조시설로 구성돼 있다. 주조종실에는 미 페르미연구소, 독일 중이온가속기연구소(GSI) 등 전 세계 입자물리연구소 내부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과 CMS 감시장치가 설치돼 있다. 빛의 속도에 가깝게 양성자를 가속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가속기가 쓰인다. 1960년대부터 설치된 CERN의 소형 가속기 몇 대를 거치면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일정 수준 이상 빨라진 양성자들이 LHC로 들어오면 LHC 주조종실이 검출기 4곳에서 이들이 충돌하도록 미세조정한다. 충돌한 양성자들의 흔적은 눈이나 카메라로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기를 띤 실리콘에 입자가 지나간 흔적을 살피거나, 바깥쪽 벽에 부딪힌 입자를 통해 충돌 직후의 모습을 거꾸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이뤄진다. ATLAS와 CMS는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를 갖고 있지만 ATLAS가 훨씬 크다. 당초 CERN은 힉스 입자 검출을 위해 ATLAS 1대만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정확성 확보를 위해 건설 과정에서 CMS가 추가됐다. 데이터양은 ATLAS가 많지만, 뒤늦게 설계된 CMS가 효율성에서 더 낫다는 것이 물리학계의 평가다. ATLAS와 CMS에는 각각 3000명 이상의 전세계 과학자들이 공동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90여명의 한국 연구진은 대부분 CMS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 이후 치열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힉스 검출은 확실한 것일까. 최종 검증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CERN 측 입장이다. 유 교수는 “지난해 말 ATLAS에서 힉스 입자 두 종류가 나왔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는데, CMS에서도 같은 현상이 있었지만 외부로 발표는 되지 않았다”면서 “전 세계 연구진이 모이다 보니 발표 여부나 발표문의 문구 하나까지도 치열한 토론이 일주일 이상 이어질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봄과 여름에 예정된 입자물리 관련 학회에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CERN이 힉스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힉스는 CERN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CERN에서는 수백 가지 이상의 연구과제가 동시에 진행된다. 소설 ‘천사와 악마’의 소재가 됐던 반물질과 힉스는 CERN의 자금줄이다. 유 교수는 “입자물리처럼 실용성과 거리가 먼 연구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대중성이 확보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힉스나 반물질은 CERN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영업수단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경제 위기로 매년 수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CERN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9년에는 1959년부터 CERN에 참여해온 오스트리아가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가 전 세계 과학계의 탄원서를 받고 이를 철회하는 소동도 있었다. CERN은 근본적인 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에 인류에 기여하기는 쉽지 않은 한계가 있다. 오히려 CERN의 부산물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와 같은 인터넷의 원조인 ‘월드와이드웹’(WWW)이다. WWW는 영국의 팀 버너스 리가 CERN에서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공유하기 위해 1989년 제안한 연구소 내 정보처리 시스템에서 출발했다. CERN은 최근에는 세계 각국에 데이터를 나눠 보관하고 접근하는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을 상용화하기도 했다. 세계 수천 개의 대학과 연구소에 LHC에서 얻어진 데이터가 보관된다. 한국에도 경북대와 대전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LHC의 데이터가 보관된다. 유 교수는 “전 세계가 LHC 연구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렇게 큰 규모의 연구소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입자라는 점이 과학의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글 사진 메이런(스위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中, 핵실험 저지 외교단 北파견 검토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이 핵실험을 막기 위해 외교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28일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면서 현재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한 방안과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 대표단 파견은 이러한 방안 중 하나로 북한 측 주요 인사들에게 중국의 반대 의사를 전달하고, 핵실험 포기를 종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날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과 관련해 강력한 물리적 대응조처를 거론하며 미국을 거듭 위협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미국은 조선 사람을 참을 수 없이 모독하고 우롱하려던 대가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요격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주목된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청(MDA)은 2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중부 해안에서 미사일 요격 로켓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MDA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오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3단계 추진체를 장착한 지상요격기(GBI)를 쏘아 올렸으며 이 요격기는 우주공간에 도달해 미리 계획한 훈련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2010년 12월 시험 발사 때 요격에 실패하고 나서 처음으로 실시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 시험 발사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한 것이라고 직접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본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나 이란 등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에 도달하기 전 지상·해상·공중 기지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대기권 밖에서 파괴하려고 구축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시험 발사가 북한의 로켓 발사 성공에 따른 후속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도 이날 자국 영내에서 중거리 요격 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신문사무국 관계자는 중거리 요격 미사일 발사 실험 여부를 확인한 뒤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닌 방어적 성격의 실험이었고, 실험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이 요격 미사일 실험 사실을 공표한 것은 2010년 1월 1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불 뿜는 아스팔트 비잔틴 제국 최고의 무기였다

    불 뿜는 아스팔트 비잔틴 제국 최고의 무기였다

    다이아몬드라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위신을 크게 실추시켜 프랑스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1786년 다이아몬드 사기사건이다. 1905년 남아프리카 프리미어 광산에서 채굴된 3106.75캐럿짜리 다이아몬드의 행방도 재밌다. 더 큰 다이아몬드도 있다. “2011년, 거대한 다이아몬드가 대기권 밖에서 발견됐다. 붕괴한 항성의 잔존물로서 뱀자리 성운에서 약 4000광년 떨어진 이 다이아몬드 행성은 그 크기가 무려 지구의 5배에 달한다.” ‘광물, 역사를 바꾸다’(에릭 살린 지음, 서종기 옮김, 예경 펴냄)는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가 지구상의 주요 광물 50가지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광물의 기본 성질에 대한 정보에서부터 그에 얽힌 역사적 비화까지, 광물 하나로 과학과 역사를 전해주니 말 그대로 일석이조다. 매쪽 3~4개씩 들어가 있는 도판, 유명인의 어록, 별도 소박스 등이 읽는 눈을 즐겁게 한다. 귀한 손님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데 알루미늄 그릇에 담아 내놓으면 욕먹기 딱 좋다. 그런데 19세기에는 그게 최고의 대접이었다. 알루미늄은 지구상에 가장 풍부하지만, 가장 추출하기 까다로운 물질이었다. 추출기술이 채 발달하지 못한 19세기까지만 해도 알루미늄은 금보다 비싼 물질이었다. 오늘날 기독교 세계는 아스팔트 덕분이다. 지금이야 도로에 깔리는 시커멓고 냄새나는 물질 정도지만, 옛날에는 화염방사기였다. 쉽게 불이 붙는 성질을 이용해 비잔틴 제국이 이슬람 세력에 맞서는 무기로 활용한 것이다. 화약 발명 이전에는 ‘그리스의 불’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을 정도로 적군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거창한 얘기도 있다. 기원전 483년 아테네는 우연히 동부 해안 라우리온 지방에서 거대한 은광을 발견했다. 19세기까지 은을 캘 수 있었을 정도였다 하니 엄청난 양이었던 듯하다. 은광의 이익을 어떻게 할 것인가 논쟁이 벌어졌다. 다 나눠가지려다 해군제독 테미스토클레스의 웅변으로 군함건조에 투입됐다. 그 덕에 페르시아군을 물리치고 제해권을 장악했고, 이는 민주정에 대한 찬사와 존경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광물이 진짜 역사를 바꾸었냐고? 물론 흥을 돋우기 위한 뻥이다. 광물과 역사를 흥미롭게 버무려뒀지만 저자 역시 자원결정론, 기술결정론을 말하는 건 아니다. 아테네 사례에서 보듯 중요한 건 결국 그 사회의 선택이다. 1만 8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北 조평통 “남북 비핵화 선언 무효화”

    북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25일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전면 무효화한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남북 양측의 합의하에 1992년 2월 발효시킨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건 처음이다. 북한은 외무성 성명(23일), 국방위원회 성명(24일)에서 미국을 지칭해 비핵화 합의 포기, 추가 핵실험 위협을 가하다 이번에는 조평통을 통해 남측을 정조준하며 연일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 조평통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남한에 대해 “유엔 제재에 직접적으로 가담하는 경우 강력한 물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재는 곧 전쟁이며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다”라며 “우리는 이미 도발에는 즉시적인 대응타격으로, 침략전쟁에는 정의의 통일대전으로 대답할 것이라는 것을 선포했다”고 거듭 위협했다.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2087호’ 결의에는 각 회원국이 무기 개발 전용 품목에 대해 자발적으로 폐기 및 사용불능화 등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는 ‘캐치올’(catch-All) 조항이 포함됐다. 그러나 한국이 이미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1874호의 제재 조치 및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고 있고,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5·24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남한의 유엔 제재 불참 주장은 ‘수사적인 대남 공세’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핵실험을 해도 미국 버락 오바마 2기 정부가 대북 무력제재까지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이를 악용, 독자적 핵능력을 키워 북미 협상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핵실험 시기에 대해 “대내용이자 대외 압박용인 만큼 북한이 내부 정치 일정을 고려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이나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전후한 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원자력산업 진흥·발전 일원화돼야/이레나 이화여대 교수

    [기고] 원자력산업 진흥·발전 일원화돼야/이레나 이화여대 교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국가발전의 중심축을 과학기술에 두고 ‘미래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부처는 현재의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분산된 과학기술 관련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 국과위가 관리하는 연간 11조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조정권을 넘겨받게 돼 막강한 권력을 지닌 핵심부서가 될 전망이다. 대학 교수로서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떨칠 수 없다. 과학 부처 간의 물리적 결합이 밀도 있는 운집으로 빅뱅처럼 새로운 성장동력을 탄생시킬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행정 괴물이 되어 안으로부터 괴사를 일으킬 것인가. 대통령 임기 5년을 감안하면 5년 동안 부처들을 붙였다가 다시 떼어내는 행정업무만으로 허송세월을 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과학 부처 간의 알력 싸움으로 비효율적 시스템을 경험한 과학자들은 내심 새 정부의 과학 중심 정책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발표된 조직개편 방안에서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 및 진흥 부문을 살펴보면 원자력 규제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했다. 규제업무는 원자력 진흥업무와는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원자력 진흥업무와 R&D 업무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원자력 R&D 부문은 이원화돼 교과부는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을 5년마다 세워 원자력과 관련된 기초연구 부문을 지원한 반면 지경부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R&D를 담당해 왔다. 원자력 관련 연구 및 진흥업무를 따로 떼내 추진하다 보니 몇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첫째, 불필요한 부처 간 견제 및 이기주의로 인해 연구단계가 기초 부문과 산업화 부문으로 쪼개져 있어 기초원천연구가 산업기술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된 탓에 연구성과를 실제 일자리 창출, 창업과 연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둘째, 부처 간에 중복되는 연구사업들에 투자해도 부처 간에 소통이 되지 않아 중복투자가 나타났다. 물론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국과위가 발족됐다. 하지만 새로 조직이 개편되는 상황에서 원자력 연구개발 부문이 일원화되지 않는다면 중복투자를 방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 기초연구를 산업화 기술과 접목하는 중계연구가 이뤄져야 실제 R&D에 투자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기초연구는 교과부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연구는 지경부에서 지원하는 이원화된 구조에서는 기초연구를 산업화로 연결시키는 데 필요한 연구를 어느 부처에서도 지원하지 않으므로 산업발전에 꼭 필요한 기초연구 성과를 상용화에까지 연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원자력 분야의 기초연구와 상용화 연구 사이에 존재하는 공백을 메우고 더욱 체계적·효율적인 원자력 산업의 진흥 및 육성을 위해서는 조직개편 방안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한 부처에서 기초과학 육성과 산업화를 총괄하는 일원화된 구조가 돼야 한다. 또 원자력 산업은 아주 특수한 분야인 만큼 원자력 산업을 담당하는 부처에서 R&D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으로 개편될 때 분명 뒤따르는 부작용 가운데 특히 우려되는 것은 과학의 산업화 쏠림 현상이 나타나 기초과학 육성이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당장의 표면적인 성과를 낼 수 없는 기초과학은 필연적으로 자생적 자금 조달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각인시키기 위한 시스템의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다. ‘어려울수록 기초과학에 투자하겠다’는 새 정부의 취지에 맞게 일원화되는 부처에서는 기초과학에 대한 중요성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이번 조직개편은 이른바 ‘전략적 제휴’라는 경영 도구를 정부 부서에 적용했다. 21세기는 지식혁명의 시대, 통섭의 시대라고 불린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상상 이상으로 창발성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과학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의 저력이 꽃피지 못했다. 가수 싸이가 타임스스퀘어에서 공연하고 스마트폰이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이때, 우리는 나로호를 우주에 띄우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기본이 중심이 되는 백년대계를 생각할 때다. 원자력은 국민이 살아가는 에너지이자 경제 성장 및 과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박 당선인이 말한 ‘먹거리를 창출하는 과학’인 셈이다. 중요할수록 신중해져야 한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과학 발전을 위한 새로운 구조를 조율하는 이때, 인수위는 과학 각계층의 진심어린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길 바란다. 가장 지혜로운 발전의 틀이 무엇인지 모두 머리를 맞댈 시간이다. 새 정부에서 원자력 산업의 창의적 기술 개발을 통한 국가경쟁력의 퀀텀 점프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 페더러 쯤이야! 조코비치, 나와!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가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제압하고 호주오픈테니스 결승에 올랐다. 머리는 25일 멜버른코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3-2(6-4 6<5>-7 6-3 6<2>-7 6-2)로 물리쳤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생애 처음 메이저 왕관을 썼던 머리는 이로써 그랜드슬램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결승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벌인다.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나간 머리는 4세트 게임 1-4로 뒤지다 내리 3게임을 따내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페더러의 노련함에 밀려 승부를 5세트로 넘겼다. 그러나 머리는 최고 시속 215㎞의 강서브를 앞세워 5세트에서 게임 3-0으로 내달린 끝에 3시간59분간의 접전을 끝냈다. 서브 에이스는 무려 21개. 더블폴트는 1개도 범하지 않는 등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반면 3년 만에 대회 다섯 번째 패권을 노리던 페더러는 3년 연속 4강 문턱에서 돌아섰다. 머리와 조코비치는 1987년 5월에 태어난 동갑내기. 조코비치가 상대 전적에서 10승7패로 앞서 있다. 메이저 결승에서는 두 차례 만나 1승씩 나눠 가졌다. 지난해 US오픈에선 머리가 우승했다. 앞서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사라 에라니-로베르타 빈치(이상 이탈리아)가 애슐리 바티-캐시 델라쿠아(이상 호주)를 2-1(6-2 3-6 6-2)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말레이시아-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말레이시아-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평일 낮, 말라카 거리는 왁자지껄한 아이들 무리로 활기에 차 있다. 우리가 경주에 가서 역사를 배우듯,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말라카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는다. 물론 수학여행 온 아이들에게는 수백년 전의 역사유적도 그저 오래된 놀이터일 뿐이지만 말이다. 말라카 강변에 펼쳐진 책 한 권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말라카에 도착한다. 지도상에서 이 도시는 말레이반도 왼편에서 인도양을 향하고 있다. 거대한 함선과 포탄을 앞세운 14세기 정복자들도 말라카를 거쳐,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섬 사이 좁은 물길을 지나야만 더 깊숙한 동쪽에 닿을 수 있었다. 말라카는 그들이 처음 발을 디딘 동양의 땅이었고 동양과 서양, 거대하고 상이한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이었다. 과거 수백년간 말라카는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무역항이었다. 무역량으로 따지면 수에즈 운하에 비견됐을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수심이 너무 낮아져 항구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여행객들도 간척개발이 한창인 해변보다 오래된 가옥이 늘어선 말라카 강변의 분위기를 더 선호한다. 말라카강 리버크루즈는 40여 분 동안 9km에 이르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잘 꾸민 액세서리 상점, 한적한 노천 카페들 사이사이 중국풍 홍등을 매단 집들이 보이고 화려한 원색의 벽화가 펼쳐진다. 먹음직스런 열대 과일과 음식부터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 인도, 중국, 아랍계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까지, 움직이는 배 안에서 보면 그 자체가 한 권의 그림책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건 나무로 지은 붉은 지붕의 전통가옥촌 ‘캄풍모텐Kampung Morten’이다. 우리나라 한옥에 해당하는 것이 캄풍인데 바닥이 지상에서 1~2m 높이에 있고, 천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하면 비가 많이 와도 물에 잠기지 않고, 통풍이 잘돼 위생적이라고 한다. 1922년 지은 빌라 센토사Villa Sentosa는 그중 가장 오래된 집인데 말레이시아 국기를 내걸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가옥이지만 집주인이 평생 동안 공들여 모은 골동품과 개인 소장품을 전시해 박물관으로 개방하고 있다. 저녁에는 불을 밝힌 노천 카페에서 분위기에 취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차례 소나기 후, 불어난 강물이 일렁이는 모습도 여기선 한없이 매력적이다. 강변에는 맹그로브 나무가 울창하다. 운이 좋은 날에는 반딧불이나 월광욕을 하고 있는 도마뱀도 볼 수 있다. 강변의 카페와 연결되는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와 히런 스트리트Heeren Street는 꼭 들러 보길 권한다. 존커 스트리트에는 골동품점과 작은 미술관, 특색 있는 식당들이 많다. 매주 금토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는 벼룩시장도 열린다. 존커 워크 스트리트 바로 옆 골목이 히런 스트리트다. 저렴한 호텔과 예쁜 네덜란드풍 건물이 많다. 네덜란드어로 ‘존커’는 하인을, ‘히런’은 주인을 뜻한다. 존커 거리는 히런 거리의 부자들을 위해 일하던 사람들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메나라 타밍 사리 전망대에서 보는 말라카 해협의 모습. 시가지와 항구가 한눈에 보인다 2 존커 워크 스트리트는 골동품점, 기념품점, 카페와 술집이 늘어선 전형적인 여행자들의 거리다 3 말라카 리버크루즈 는 9km에 이르는 말라카 강줄기를 따라간다. 노천카페와 전통가옥, 벽화가 말라카의 분위기를 전한다 4 비오는 늦은 밤, 조명을 밝힌 말라카 강은 한없이 매력적이다 5 재즈가 흘러나오는 존커 워크 스트리트의 라이브 카 ▶travie info 말라카 리버크루즈Melaka River Cruise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11시30분까지 운항한다. 어른 기준 15RM으로 저렴한 편이며,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 크루즈 선상 공연이 포함된 티켓(Bot VIP/ 매주 일요일 오후 8시~오후 1시/어른 기준 30RM), 하루 동안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는 프리패스 티켓(Ho-Ho Service/ 오전 9시~밤 11시30분/어른 기준 30RM)도 판매한다. 해양박물관 앞에서 승선하면 된다. www.ppspm.gov.my 메나라 타밍 사리Menara Taming Sari 전망대 80m 높이까지 올라가는 메나라 타밍 사리 전망대에서는 말라카 시가지와 항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60도 회전식이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사방의 정경을 볼 수 있다. 푸른 말라카강과 붉은 지붕 가옥, 세인트 폴 언덕의 옛 유적지들로 대표되는 육지 모습과 달리 바닷가는 부산하게 변화 중이다. 연륙도에는 마리나 리조트가 들어섰고, 갯벌에는 간척공사가 한창이다. 낮은 곳에선 볼 수 없던 말라카의 현재진행형 모습이다. 개장시간 오전 10시~밤 10시 입장료 어른 기준 RM20 홈페이지 www.menaratamingsari.com 1 15세기 말라카 왕궁의 모습. 바닥이 지면에서 1~2m 떨어져 있고, 나무로만 지어진 점이 전통적인 말레이시아 건축 구조를 보여 준다 2 도시 이름의 어원이 된 말라카 나무 3 네덜란드 통치 시기 공관으로 쓰였던 스태이더스 빌딩은 현재 말라카 민족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4, 5 포르투갈의 흔적은 볼 수 있는 세인트 폴 성당. 벽채만 남은 모습에서 역사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6 말라카는 한때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동서양을 잇는 관문 역할을 했다. 당시 교역량은 수에즈 운하와 비견됐을 정도다 7 말라카에서 꼭 경험해 봐야 할 인력거 ‘트라이쇼’. 화려한 꽃과 음악으로 장식하는 게 특징이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있는 언덕 말라카는 아시아에서 가톨릭의 세례를 받은 첫번째 도시이며, 400년간의 식민 지배 속에서도 독특한 문화를 꽃피운 생명력의 땅이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는 최초의 왕조가 탄생한 곳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말라카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부터다. 말레이,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흔적이 한 덩어리를 이룬 도시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 이주 중국인들이 말레이 사람들과 결혼해 낳은 ‘페라나칸’의 문화까지 더해져 이색적이다. 본격적인 말라카 시간 여행은 독립기념관 앞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부터 시작된다. 수마트라섬 스리비자야 왕국에서 건너온 파라메시바라Paramesvara왕자가 자신의 나라를 세우기로 결심한 곳이 바로 이 나무 아래 서였다. 그는 이곳에서 궁지에 몰린 아기 사슴이 자신의 사냥개를 물리치는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작은 힘으로도 용맹하게 맞서면 큰 힘을 이길 수 있다는 것. 나무의 이름을 딴 말라카왕국이 건국된 것이 1402년인데, 역사학자들은 이때를 말레이시아 역사의 시작점으로 본다. 독립기념관 앞 말라카 나무 주변에는 포르투갈의 요새와 15세기 말라카왕궁The Melaka Sultanate Palace이 있어 여러모로 역사 여행의 시작점이라 할 만하다. 파라메시바라 왕의 바람대로 작은 왕국 말라카는 전세계의 큰 도시들을 상대하며 세계적인 항구도시로 성장했다. 말라카 사람들은 해상 교역 활동에 관련된 ‘말라카법’을 만들어 교역 기반을 다졌으며, 앞다퉈 이슬람교로 개종해 멀리서 온 아랍 상인들의 호감을 샀다. 하지만 말라카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건국 백여 년 만인 1511년 포르투갈에 의해 멸망했고 뒤이어 1641년 네덜란드, 1795년부터는 말라카를 포함한 말레이시아 전역이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포르투갈은 당시 황금보다 더 귀했던 향료를 독점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왔는데,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항로를 발견한 지 겨우 9년 만의 일이다. 그들은 말라카를 시작으로 아시아 침략의 포문을 열었다. 말라카를 점령한 포르투갈 사람들이 처음 한 일은 안전한 거주지 겸 요새 ‘에이 파모사A’Famosa’를 짓는 것이었다. 원주민 노예를 동원해 술탄의 왕궁과 왕릉, 모스크를 철거하고, 성벽 두께가 3m나 되는 요새와 다양한 용도의 건물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형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뒤이은 네덜란드와 영국의 포화 속에 살아남은 것은 성문Porta de Santiago과 성당St.PaulChruch 한 채뿐이다. 성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언덕 위로 벽채만 남은 세인트폴성당이 보인다. 이 성당은 가톨릭을 처음 포교한 성 자비에르와 관련된 일화로 유명하다. 자비에르는 말레이반도와 일본, 중국을 오가며 가톨릭을 알리는 데 힘쓰다 1552년 중국 광저우에서 사망했다. 시신은 말라카에서 6개월간 안치된 후 그의 첫 해외 포교지였던 인도 고아로 가게 됐는데, 관을 열어 보니 전혀 썩지 않았다고 한다. 또 자비에르가 바다에 십자가를 던지자 사나운 풍랑이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는 일화도 있다. 얼마 후 어부가 같은 자리에서 게를 건져올렸는데 신기하게도 자비에르의 십자가를 쥐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말라카에서는 등에 십자 모양의 무늬가 있는 게는 성스럽게 여겨 잡지 않는다. 에이파모사 요새는 전체적으로 붉고, 거칠게 풍화된 듯 보인다. 가까이서 보면 마치 녹이 슨 듯 보이는데, 철성분이 함유된 홍토 벽돌로 만들어서 그렇다. 이 벽돌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쓰인 것과 같은 종류로 수백년이 지나도 변화가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요새 아래쪽에는 멀리서도 붉은 벽이 눈에 띄는 스태이더스The Stadthuys 빌딩이 있다. 원래 네덜란드 총독의 공관이었는데, 현재는 말라카 민족박물관이자 랜드마크로 사랑받고 있다. 말라카 이전부터 식민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유물과 옷차림을 전시하고 있다. 네덜란드식 거실과 당시 사용했던 생활용품들도 볼 수 있다. 베이커리에서는 갈색빵을 파는데 네덜란드 점령 당시 가난한 사람들에게 탄 빵을 나눠주었던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주말에는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다양한 군복 코스프레도 볼 수 있다. 스태이더스와 맞붙어 있는 크라이스트 처치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로 18세기에 세워졌다. 거대한 대들보와 시계탑에서 네덜란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travie info 트라이쇼Trishaw 스태이더스 앞에는 말레이시아와 페낭에서만 볼 수 있는 인력거 ‘트라이쇼’가 줄지어 서 있다. 평범한 인력거가 아니다. 오디오에서는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최신 유행가가 흘러나오고, 지붕이며 좌석을 각종 꽃과 인형, 깃발로 치장하고 있다. 잘나가는 트라이쇼는 광고판까지 달고 성업 중이다. 트라이쇼를 타고 말라카의 골목골목을 돌아보다 보면, 아직 그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보석 같은 장소를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트라이쇼┃이용요금 시간당 40RM(30분 25RM), 어른 2인까지 탑승 가능 에이파모사┃입장료 무료 말라카왕궁┃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입장료 어른 기준 2RM 스태이더스┃개장시간 오전 9시~ 오후 3시30분(금~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입장료 어른 기준 5R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 나라가 사는 법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말레이시아에서 진한 친근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나라에선 한국인의 영어가 유독 잘 통한다. 우리나라 콩글리시 버금가는 게 바로 말레이시아의 ‘맹글리쉬’.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사는 말레이시아에서는 한 가지 언어로 이뤄지는 완벽한 의사소통보다 다양한 언어로 이뤄지는 유연한 의사소통이 더 일반적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한 가지를 고집하기보다 여러가지를 포용한다. 가장 전통적인 것을 가장 현대적인 것으로 재구성하고, 감추고 싶은 역사를 가장 매력적인 역사로 소개한다. 에펠탑, 자유의 여신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타워는 이슬람 사원의 첨탑을 본떴고, 쇼핑몰을 활보하는 여자들은 검정색 대신 온갖 화려한 색깔과 무늬로 치장한 차도르를 둘렀다. 이곳에서 이슬람 전통은 속박의 족쇄가 아니라, 가장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된다.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이나 광장 이름에서 독립을 뜻하는 ‘메르데카’라는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는데 매년 8월31일 독립기념일에 성대한 축제를 치를 정도로 독립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반면 쿠알라룸푸르와 말라카 곳곳에서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 통치 유적들이 버젓이 관광상품화 돼 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부러 이런 곳들을 찾기도 한다. 식민 역사에 대해 예민한 우리로서는 이런 모습이 양면적으로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그런 모습이 너무 양면적이지 않은지 묻자 나이 지긋한 관광가이드 노마가 적절하게 설명을 해줬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용서에 관대한 편이예요. 아마 종교의 영향도 크겠죠. 무엇보다 우리는 이제 식민시대에 아무런 악감정도 없어요. 역사 그대로의 과거에 얽매어 있기보다 새롭게 보고, 발전시키는 게 중요한 거지요.” 오랫동안 하나의 영토를 다양한 무리의 사람들과 공유하며 살아온 역사 속에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포용을 배웠을 것이다. 그들은 다른 종교와 다른 피부색, 다른 언어, 다른 가치관을 인정하는 데 가장 뛰어난 국민이다. 그리고 그런 관용적인 태도 속에는 다양한 삶의 어떤 형태든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강인함이 있다. “나는 10년 동안 트라이쇼 운전을 해왔어요. 운전 기술로 치면 말라카에서 나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 거예요. 그거 알아요? 말라카 최고의 직업이 바로 트라이쇼 운전사라는 거. 난 매일 ‘이녀석’과 함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새로운 곳에 대해 알아 가죠. 난 정말 이 일이 좋아요.” 적도 부근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매일 12시간씩 인력거 운전을 하는 만MAN 씨의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말라카에서 트라이쇼를 타며 만씨와 함께한 시간은 유쾌함으로 가득했다. 처음 만나는 말라카의 신선한 풍경 때문이기도 했고, 비온 뒤 씻은 듯 갠 하늘 때문이기도 했다. 어쩌면 그 많은 자전거 운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룩한 그의 배와 넉넉한 웃음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화려하게 뽐낸 ‘이녀석’의 아늑한 품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자전거와 만씨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베크만BECHMAN’. 그것은 어느새 만씨 자신이 돼 버린 녀석에게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도선미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말레이시아관광청 www.mtpb.co.kr ★MALAY FOOD & SWEET DESERT MALAY FOOD 말라카의 음식 계보는 복잡 다단하다. 인도, 포르투갈, 네덜란드, 중국의 조리법이 말레이시아 특유의 향신료와 만나 새로운 퓨전 요리로 탄생했다. 달콤한 ‘자연주의’ 디저트도 말라카에선 꼭 맛봐야 한다. 단맛을 내는 데 코코넛 우유와 팜나무 수액으로 만든 흑설탕 ‘굴라Gula’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인공적이지 않고 몸에 좋다. 입 안에 감도는 두 가지 맛 ‘뇨냐푸드NONYA FOOD’ 중국인과 말레이인이 결혼해서 낳은 2세를 남자는 바바, 여자는 뇨냐라고 한다. 뇨냐음식은 말레이시아와 중국음식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데, 아마 혼혈 가정 내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였으리라. 주로 중국 조미료에 코코넛 우유, 말레이 향료를 함께 넣어 조리한다. 태생이 가정식 요리기 때문에 겉보기에 매우 단출하다. 레스토랑에서 먹더라도 휴대용 찬합에 담겨 나온다. 튀김요리인 바이띠Baidee, 중국식 야채볶음인 찹차이Chap Chye, 커리잎을 넣어 구운 치킨IncheKabin 등이 대표적이다. 뇨냐 음식은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말라카와 페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데, 말라카식은 코코넛 우유를 많이 사용해 달달한 반면, 페낭식은 태국의 영향으로 매운 고추가 사용되는 점이 다르다. 뇨냐 식당은 존커 스트리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향에서 맛보는 원조 ‘아쌈페다스ASAM PEDAS’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아쌈페다스의 고향이다. 아쌈은 타마린드 열매즙을, 페다스는 ‘매운’을 뜻한다. 파인애플, 스타프루트 등 열대과일, 아쌈, 토마토, 절인 갓으로 만든 소스에 생선과 채소를 넣고 조리하는데, 겉보기엔 생선찌개에 가깝다. 맛은 전혀 비리지 않고 깔끔해 카레처럼 국물을 밥에 얹어 먹으면 맛있다. 아쌈페다스를 맛보고 싶다면 카페 루마말라카KafeRumah Melaka를 추천한다. 다양한 말레이, 말라카 전통 음식으로 유명하며, 20년 된 캄풍의 풍취도 느낄 수 있다.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7시, 일요일 제외(영업시간 이후는 사전 예약 필수) 홈페이지 www.keferumahmelaka.com SWEET DESERT 코코넛밀크의 감미로운 맛 ‘사고Sago’ 바바 뇨냐들이 어렸을 때부터 즐겨먹는 간식이다. 사고팜 나무에서 나오는 전분을 하루동안 물에 담그면 젤리처럼 되는데, 이걸 동그랗게 뭉쳐서 은단만한 알갱이로 만들고, 코코넛 우유에 넣어 먹는다. 여기에 과일과 팜나무 설탕인 ‘굴라Gula’를 넣으면 매우 고소하고 달콤하다. 굴라는 메이플 시럽과 같은 방법으로 팜나무에서 추출한 설탕으로, 디저트에 주로 사용된다. 말레이시아식 팥빙수 ‘첸돌Cendol’ 첸돌은 말라카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얼음에 팥을 올리는 것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팥빙수와 흡사하다. 다른 점은 연유 대신 코코넛 밀크를, 시럽 대신 굴라를 사용한 자연식이라는 것. 특히 향료의 하나인 판단잎 즙으로 만든 녹색 젤리를 짧게 채썰어서 넣는 게 특징이다. 이 젤리는 해독 성분이 있어 몸에도 좋다. 독특한 향을 지닌 두리안을 좋아하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첸돌에 두리안을 토핑해서 먹기도 한다. 존커 스트리트 입구에 있는 ‘산슈공San Shu Gong’의 첸돌이 유명하다. ▶travie info 말라카 가는 방법 인천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에어아시아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해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까지 이동한 후 현지에서 버스, 기차를 타면 편하다. 1 쿠알라룸푸르 버스터미널 TBSTerminal Bersepadu Selatan에서 말라카행 버스 이용. 1시간45분 소요되며 매일 7:00~23:00 사이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2.3RM. www.tbsbts.com.my 2 쿠알라룸푸르 기차역KL Central에서 싱가포르 우드랜드Woodland행 열차South Line를 이용하면 된다. 반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하루에 1대만 운행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 쿠알라룸푸르발 말라카행은 오전 9시 출발, 2시간 30분 소요, 23RM. 싱가포르발 말라카행은 오후 1시45분 출발, 4시간 소요, 38RM. www.ktmb.com.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北, 3차 핵실험 시사… 한반도 정세 ‘급랭’

    北, 3차 핵실험 시사… 한반도 정세 ‘급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3일 북한의 지난해 12·12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하자,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포기를 선언하고 핵 억제력 강화 기조를 공언하며 강력 반발했다. 북한은 “핵 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혀 3차 핵실험 가능성도 시사했다. 북한이 핵실험으로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남북관계가 최고조로 경색되면서 새달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위기 관리 등 대북 정책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3차 핵실험을 공식 언급하며 처음으로 북한에 상황 악화를 자제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은 이날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된 지 2시간여 만에 내놓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의 가증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6자회담, 9·19공동성명은 사멸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며 “앞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한 조건에서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에는 조선반도 비핵화도 불가능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해부터 북한의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의 핵실험 갱도를 정밀 감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안보리 결의에 대해 “통신 위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실용위성들과 보다 위력한 운반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적으로 상황을 악화시켜 나가는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북한은 핵무기 및 관련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탄도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는 등 안보리 결의를 전면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에는 ▲조선 우주공간 기술위원회 등 기관 6곳과 개인 4명 제재 추가 ▲북한 금융기관 활동 감시 강화 촉구 ▲대량 현금인 ‘벌크 캐시’(bulk cash) 규제 ▲전면적인 대북 수출 통제 조치인 ‘캐치올’(catch-All) 조항 신설 등을 담았다. 이어 북한이 추가 발사나 핵실험을 할 경우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보리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결의를 채택한 건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러시아서 3억년 전 금속 톱니바퀴 발견…UFO 파편?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러시아에서 약 3억년된 톱니바퀴 형태의 금속 물체가 발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유력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하카시야(하카스) 공화국 체르노고르스크 광산에서 채굴된 석탄에서 발견된 톱니바퀴 형태의 금속 조각이 약 3억년 전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금속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는 드미트리라는 시민이 처음 발견했다. 그는 땔감으로 사용하려던 지름 17cm의 석탄 속에서 이상한 금속 물체를 발견했다고 프리모르예 사는 이상현상 전문가이자 생물학자인 발레리 브리에르 박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브리에르 박사는 동료 이고르 오쿠네프 상트페테르부르크 핵물리학 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함께 금속의 연대와 성분을 알아내기 위한 엑스선 회절분석 등의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톱니바퀴 모양의 금속은 3억 1000년 전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 성분은 약 2%의 마그네슘이 첨가된 순도 98%의 알루미늄으로 나타나 연구진을 놀라게했다. 이는 알루미늄이 전기분해로만 생성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이를 만들만한 문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제 라디오방송 러시아의 소리 등은 이 물체가 외계 문명의 것으로 미확인비행물체(UFO)의 파편으로 보인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 물체는 단지 자연 현상으로 형성된 것이 우연히 기계 부품과 비슷한 형태를 띈 것일 뿐이라며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한편 러시아의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속단하지 않으며 해당 금속에 관한 추가 실험을 실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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