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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질 결정하는 건 뇌 연구에 있지” “과학의 미래는 넓은 우주에 있는걸”

    “삶의 질 결정하는 건 뇌 연구에 있지” “과학의 미래는 넓은 우주에 있는걸”

    20세기 초반까지 과학은 ‘물리학의 시대’였다. 아이작 뉴턴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대부분 물리학의 영역에서 얻어졌다. 물리학자들은 모든 과학은 물리학으로 통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사에서는 이를 ‘물리학 환원주의(제국주의)’라고 부른다. 20세기 중반 이후는 ‘생물학의 시대’다. 유전자(DNA)와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인해 질병들이 정복되기 시작했고, 생명의 신비에 점차 다가가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의 ‘통섭’ 등이 출간되면서 ‘생물학 환원주의’의 움직임도 거셌다. 환원주의는 모두 실패했다. 과학은 한 분야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하나의 이론으로 세상의 모든 원리를 설명하는 ‘최종이론’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더 많은 관심을 받고, 더 많은 과학자가 연구하며, 더 많은 돈이 투입되는 분야는 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2013년 현재 과학의 양대 산맥은 ‘신경과학’과 ‘우주과학’을 꼽을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과학칼럼니스트 딘 버닛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신경과학’과 ‘우주과학’ 중 어느 쪽이 위인가”에 대한 시리즈를 진행했다. 버닛은 모두 8가지 분야에서 두 거대한 과학 분야의 상대적 장단점을 평가했다. 버닛은 신경과학의 범위를 ‘신경, 정신분석학적 연구결과와 뇌수술’로, 우주과학의 범위를 ‘로켓과 우주를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와 기계적 결과’로 한정했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① 응용 분야 신경과학은 인간의 뇌와 신경계통에 대한 연구다. 언어와 기억의 처리, 신약 개발, 퇴행성 질환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인간이 하는 일과 삶 자체가 모두 뇌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주과학의 목표는 로켓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우주로 보내는 것이다. 우주과학이 인류의 기원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에 도전한다고 해도 인간의 삶보다 응용 분야가 많을 수는 없다. 신경과학 1 : 우주과학 0 ② 복잡성 뇌는 인간이 알고 있는 가장 복잡한 존재다.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안다는 것은 생명의 근원과 작동원리를 아는 것과 같다. 물리적으로 지구의 어느 곳에서 우주로 무엇을 반복적이고 안전하게 보내는 우주과학의 목표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로켓이나 인공위성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우주과학자들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안전장치를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로켓의 복잡함도 뇌에는 비교할 수 없다. 신경과학 2 : 우주과학 0 ③ 위험성 신경과학 연구는 동물이나 자원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윤리적 기준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뇌 수술에 있어서도 외과의의 작은 손 떨림으로 인해 환자는 평생 불구가 되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우주과학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인 강력한 폭발을 이용해 사람이나 물건을 안전하지 않은 환경으로 보낸다.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나 컬럼비아호처럼 불행한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신경과학은 실수로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을 수 있지만, 우주과학은 많은 사람을 한 번에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신경과학 2 : 우주과학 1 ④ 접근성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신경과학의 재료는 뇌와 시체다.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뇌 과학에 도전할 수 있다. 의대에 들어가는 것도 좋겠다. 우주여행은 점차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최소한 수십년간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1 ⑤ 시각화 신경과학은 기능성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화려하고 재미있는 두뇌의 이미지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뇌는 여전히 ‘호두’처럼 보일 뿐이다. 반면 허블망원경이 보내는 영상들은 인류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은하와 별의 색채 및 웅장한 모습을 자연 그대로 보여준다. 푸른 지구를 보여주는 사진 한 장으로도 뇌 영상은 초라해진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2 ⑥ 대중성 신경과학은 대중문화 속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져 왔다. ‘지킬 앤드 하이드’ 같은 비극, 뇌 수술의 위험성 등이 강조되는 측면이 강했다. 반면 우주과학은 ‘달나라 여행’ 등 대중문화와 소설의 영향을 받아 발달했고 ‘꿈과 미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3 ⑦ 대표성 존경할 만하고 업적을 남긴 신경과학자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누가 뇌과학의 아버지인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신경과학의 권위는 ‘조사 결과’에서 얻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주과학에는 분명한 이정표를 세운 학자들이 많다. 현재의 로켓의 뿌리는 모두 베르너 폰 브라운의 이론에서 시작됐고 액체로켓의 아버지는 로버트 고더드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4 ⑧ 허위·과장 신경과학은 과장과 오류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과학 분야다. 위약(플래시보) 효과는 실제 실험 결과나 약의 효능을 엉뚱하게 해석하게 만든다. 우주과학 역시 ‘아폴로 13호는 달에 간 적이 없다’는 식으로 끊임없이 음모론에 시달린다. 다만 우주과학에서 음모론을 만드는 것 역시 인간의 뇌 활동의 영역이고, 모든 ‘사이비’의 근원 역시 뇌다. 신경과학 4 : 우주과학 4 버닛은 거창한 시작과 달리 ‘무승부’로 싱겁게 끝을 맺었다. 일반 시민들도 토론자로 참여해 제각각 신경과학이나 우주과학이 더 중요한 이유를 들었다. 일반 시민들은 신경과학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우주과학의 편에 선 사람들은 “뇌 수술은 매일 수많은 지역에서 수천 건이 진행되고 있지만 로켓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신경과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로켓을 만드는 학자들은 로켓의 작동원리와 부품 하나하나의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만 신경과학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로켓은 현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틀 안에서 발전하는 ‘죽은 과학’이지만 신경과학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모른다”고 강조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檢 “경찰 수뇌부 지시없이 개인이 자료 삭제 불가능”

    檢 “경찰 수뇌부 지시없이 개인이 자료 삭제 불가능”

    ‘국정원 댓글녀’ 사건에 대한 경찰 수뇌부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의 실체를 밝혀줄 중요 문건들이 물리적인 방법에 의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개인 차원의 행동”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검찰은 김용판(55) 전 서울경찰청장 등을 정점으로 한 경찰의 조직적인 증거 인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26일 경찰이 ‘국정원 댓글녀’ 수사와 관련한 문건 등을 없앤 경위와 증거 인멸 지시자, 증거 인멸에 개입한 경찰 외부 인사 등을 규명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중요 수사 관련 문건의 경우 상부 지시 없이 경찰이 독자적으로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경찰도 “개인 자료와 달리 수사 관련 보고 문건은 작성자뿐 아니라 수뇌부까지 파일을 공유한다”면서 “문건 삭제 땐 윗선의 지시나 허가가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서울청 사이버수사대 소속 사이버분석팀장 박모 경감은 지난 20일 검찰의 서울청 압수수색 직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안티 포렌식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관용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사건 관련 문건들을 삭제했다. 박 경감은 검찰에서 “개인 차원에서 데이터를 지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 관계자는 “박 경감이 독자적으로 하드디스크 일부 영역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을 그었다. ‘안티 포렌식 프로그램’은 컴퓨터·IT정보 분석을 통해 범죄 정보를 찾아내고 복구하는 디지털 포렌식 기법에 대응해 디지털 흔적을 숨기거나 없애기 위해 동원하는 수법이다. 당초 박 경감이 증거 인멸에 사용됐다고 알려진 ‘디가우징’ 방식보다 발전된 방식이다. 디가우징은 강력한 자력으로 하드디스크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는 기술로, 과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지원관실 직원들이 증거 인멸을 위해 활용했었다. 경찰은 박 경감이 삭제한 자료는 사이버범죄수사대 분석관들의 분석 보고서 등 다른 수사관들의 컴퓨터에도 저장된 것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증거 인멸을 한 점에 비춰 박 경감이 삭제한 파일에 지난해 대선을 사흘 앞두고 “댓글 흔적이 없다”고 한 경찰 발표 내용과 배치되는 문건이나 청와대와 경찰의 커넥션, 김 전 청장의 배후 인물 등을 규명할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 당시 지원관실 직원들의 USB에서 삭제된 문건들을 대거 확보한 만큼 사건과 관계된 경찰들의 USB 유무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25일 김 전 청장을 재소환해 수사 축소·은폐 및 증거 인멸 지시 여부 등을 추궁했지만 김 전 청장은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용어 클릭] ■디가우징·안티 포렌식 디가우징은 강력한 자력으로 하드디스크의 모든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삭제하는 기술이다. 안티 포렌식은 기술적으로 데이터를 파괴하거나 조작해 증거물을 훼손하는 기술이다. 두 방법 모두 데이터 복원이 거의 불가능하다.
  • 오페라 ‘처용’ 26년만의 무대 귀환

    오페라 ‘처용’ 26년만의 무대 귀환

    국립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처용’이 2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1987년 초연에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했다. ‘처용’의 기본 바탕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처용 설화다. 동해 용의 아들 중 하나인 처용이 아내를 범한 역신(疫神)을 노래와 춤으로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인간을 역병에서 구하는 구원자적 면모가 강하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처용의 모습은 고뇌하고 실패하는 인간에 가깝다. 사치와 향락에 빠져 멸망해가는 신라를 구하려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고 좌절한다. 연출가 양정웅은 “황금을 숭배하다 황금의 감옥에 갇힌 신라 사람들의 모습은 배금주의에 빠진 우리의 자화상과 같다”면서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빈곤한 현실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도 달라졌다. 작곡가 이영조는 “바그너풍의 음악은 초연 때와 비슷하지만 이전보다 현대적 요소를 많이 가미했다”면서 “서양적 요소를 그릇, 한국적 요소를 음식이라 생각하고 창작 오페라의 특성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처용 역을 맡은 테너 신동원은 “신이지만 인간의 나약함도 가지고 있는 처용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8~9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 1만~10만원. (02)586-5284.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망가진 어깨 회전근개 인공힘줄로 복원

    어깨 상부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망가졌을 경우 인공힘줄 이식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척추관절질환 전문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팀은 회전근개가 파열된 환자 12명에게 인공힘줄을 이식한 결과 우수한 치료 효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무리한 운동 등으로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통증이 심해 팔을 들어올리지 못하거나, 등 뒤로 손이 잘 올라가지 않으며, 특히 밤에 아픈 쪽으로 누우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진 상태가 아니면 약물·물리치료나 체외충격파 등을 이용한 보존치료가 가능하다. 끊어졌을 때도 관절내시경으로 끊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복원술을 적용해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파열 부위가 넓어 봉합이 불가능하거나 봉합 후 다시 끊어진 경우 지금까지 적용해 온 인공관절치환술 대신 인공힘줄을 이식하는 치료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甲 제재 강도 높이자 vs 乙 신고 문턱 낮추자… 다른 듯 닮은 여야

    甲 제재 강도 높이자 vs 乙 신고 문턱 낮추자… 다른 듯 닮은 여야

    ‘남양유업 사건’을 통해 갑을(甲乙) 관계의 문제점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정치권이 ‘갑을관계법’ 입법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여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행위 조사와 제재가 유명무실하고, 지나치게 갑 친화적인 법 체계라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 이종훈 의원이 대표 발의 예정인 ‘갑을관계 민주화법’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 도입을 통해 을의 피해 구제 수단을 강화하도록 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을 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 공동 명의로 발의 예정인 ‘을지로법’은 공정위의 권한을 지자체로 분산해 을의 신고를 용이하게 하고 공정위의 업무 과중을 분산해 제재 실효성을 높이도록 했다. 다만, 당내 의견을 합치하는 과정과 여야 간 이견 조율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경실모 회원들이 준비 중인 ‘갑을관계 민주화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을(乙)의 실질적 피해구제 방안을 모색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대표 발의자인 이종훈 의원은 “슈퍼갑인 공정위와 갑인 대기업, 대형로펌이 유착해 을의 피해 구제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의 핵심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강도를 높이고, 을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갑(甲)인 대기업과 대형로펌에 맞서 을인 영업점이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집단으로 소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담합·재판매가격유지(공급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 강요)에만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로 했었다. 법안은 이를 갑을 관계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 전반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다만 아직 당내에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 갑을 간 계약 형태가 같은 업종·업태 내에서도 다른 점 등 현실 적용 전에 정비해야 할 것이 많다는 의견 등이 제시된다. 갑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피해자인 을이 직접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현재 국가가 징수하는 과징금의 형태를 바꿔 피해를 당한 약자에게 실질적 보상이 되도록 했다. 일반적인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3배를, 악의적·반복적인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10배를 부과하도록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액수를 10배 부과하는 부분에는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조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인의 행위금지청구제도와 고발인의 공정위 결정 불복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 등도 포함하고 있다. 사인의 행위금지청구제도는 불공정행위 피해자가 공정위가 아닌 법원에 직접 소송하거나 가처분 신청 등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민주당 ‘을(乙) 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가 전원 공동 명의로 발의키로 한 ‘을지로(을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법’은 상위법 성격인 공정거래법이 아닌 하위법에 해당하는 가맹사업법-하도급법-대규모유통법(갑을관계 3법) 개정안이다. 새누리당 경실모가 공정위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공정위의 업무 과중으로 독점적 권한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우선 공정위의 불공정행위 적발률을 높이기 위해 을의 신고 문턱을 낮추었다. 대표 발의자인 민병두 의원은 “불공정거래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려면 제3자인 공정위가 일상적인 조사와 감시가 가능해야 하는데, 프랜차이즈 20만개·대리점 80만개를 공정위 직원 10명 미만이 감당해야 한다”며 현실적 한계를 꼬집었다. 법안은 공정위의 업무과다와 인력부족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정위의 독점적 권한인 ▲조사권 ▲고발요청권 ▲조정권(공정거래조정원 업무)을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은 을이 신고·제보하기 위한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깝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정위 사무소는 서울(수도권)과 부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광주(호남권), 대전(충청권) 등 5개에 불과하다. 민 의원은 “제주도민이 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신고하려면 비행기 타고 광주 또는 부산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지난 21일 발의한 ‘남양유업 방지법(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대리점거래에 국한해 불공정거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특화된 법안으로 ▲정보공개서 제공 의무화▲ 표준대리점계약서 사용 권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김매야 하는디 겁나서요” 곳곳 농사 차질… 농촌체험 관광도 끊겨

    “지심(김) 매러 가야 하는디, 물리면 죽는다고 해 무서워서 얼른 못 나가고….”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한 충남 홍성군 장곡면의 한 마을 주민 정광렬(74)씨는 24일 “겁난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정씨는 “모도 내야 하고 완두콩과 깨도 심어야 하고. 시기 놓치면 한 해 농사 망치는 농번기인데 들에 안 나갈 수도 없고”라고 어쩔 줄 몰라했다. “마누라가 자꾸 들에 나간다고 해 장화 신고 고무장갑 끼고 나가라고 했유. 그 놈(살인진드기)이 몸뚱아리 어디로 들어갈 줄 알어유.” 정씨는 “3년 전에 나도 쓰쓰가무시병에 걸려봤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두려워하면서도 “죽으나 사나 (논밭에) 나가야지 별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정씨도 들에 나갈 때는 장화와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겨울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그는 “한여름 같은 더위에 이러고 일하니 금세 땀범벅이 돼 죽을 지경”이라며 “여기저기서 살인진드기 얘기로 시끄러운데 정부는 어떤 대책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살인진드기가 생활 풍속도까지 바꿔 놓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자 사람들이 바짝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당장 농사에 지장을 주고, 농촌체험마을마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 두만리 ‘예하지마을’은 요즘 체험 관광객이 뜸하다. 고구마·감자 심기와 고사리 꺾기 등 체험하기가 한창 좋을 때여서 외지 체험객이 많이 찾을 때지만 찬바람만 분다. 마을 사무장 이영수(27)씨는 “예약할 때나 주말에 몇 명이 오면 대뜸 ‘살인진드기 괜찮겠느냐’ ‘(진드기 퇴치) 대책이 있느냐’는 말부터 꺼낸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진드기 예방 스프레이액을 갖춰 놓고 체험객들의 바지 등에 뿌려 주고 있다. 숲속에는 되도록 데려가지 않는다. 나물을 채취하거나 옻순을 따는 사람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이씨는 전했다. 그는 “진드기를 옮기지 못하도록 내다 버려서인지 공주시내에 가면 떠돌이 개나 고양이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강원도 화천지역은 살인진드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숨진 60대 여성이 살인진드기에 물린 장소가 화천군 간동면 텃밭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한 농촌이지만 마을 주민들은 노심초사하며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세월이 1년 가까이 지난 데다 이곳에서 살인진드기에 물렸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공포심만 유발해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기고 지역경기가 형편없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건 발생 후 이 마을에 연일 방역차들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소독액을 살포하고 있다. 방역직원 양모(65)씨는 “진드기가 소, 돼지 등 가축 피를 좋아한다고 해 축사와 풀숲 위주로 살충제를 뿌리고 있다”면서 “살인진드기 소식에 평소보다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 주민 고은동(49)씨는 “우리 마을이 살인진드기 발생지와 가깝다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크다”며 “축사에 소독약을 흠뻑 뿌리지만 솔직히 안심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숨진 여성이 가꾼 것으로 알려진 텃밭은 황량했다. 드문드문 지어놓은 조립식 주택 사이로 들깨 밭만 더러 보일 뿐 수년 전까지 개와 돼지를 기르던 축사들은 온데간데없었다. 주민들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부산에서도 감염 의심환자가 숨지면서 살인진드기 공포가 도시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인터넷에는 ‘살인진드기 때문에 등산도 접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롯데마트 서청주점은 진드기 퇴출 관련 용품의 매출이 10%가량 증가했다. 서청주점 관계자는 “손소독제가 동이 난 신종플루 때와 달리 살인진드기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앞으로는 어찌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농민들로서는 생계의 터전인 논밭을 떠날 수 없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 김영제(68) 이장협의회장은 “농민은 들에 나가서 살아야 하는데 진드기가 무서우면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청원군 오창읍에서 농사를 짓는 전용민(49)씨는 “도시의 유치원생과 초·중·고 학생들의 야유회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농민들이야 어디로 피하겠느냐. 농사일이 한창 바쁠 때라 진드기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지자체들 농촌·피서지 방역 비상…진드기 박멸 한계에 주민들 불안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지자체들 농촌·피서지 방역 비상…진드기 박멸 한계에 주민들 불안

    살인진드기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자치단체마다 진드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자치단체들은 뒤늦게 진드기 서식 실태에 대한 조사와 함께 긴급 방역에 나서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제한적인 방역활동에 그칠 수밖에 없어 허둥대고 있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등은 소나 돼지, 조류를 모두 격리해 폐사시키지만 파리나 모기처럼 진드기를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축산 농가를 비롯해 진드기 노출에 취약한 농촌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진드기에 물리지 말라’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당부가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평소 방역당국의 부실한 진드기 구제 등 방역활동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제주도는 진드기 구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데다 24일 제주에서 SFTS 감염 의심환자가 추가로 신고됐다. 국내외 탐방객들이 몰리는 올레길 일부 구간에서도 작은소참진드기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도는 올레길 주변 소 사육농가 및 공동목장을 대상으로 진드기 긴급 방역 작업에 착수했다. 도는 진드기 기피제 1000여병을 이들 지역 농가에 지원하는 한편 올레길 주변 풀베기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오진택 제주도 보건위생과장은 “목장지대 등에서 취약지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방제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예방법이 담긴 홍보물 2만부를 제작해 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쓰쓰가무시병 예방을 위해 그동안 일부 시·군이 보급했던 기피제와 토시를 예년보다 3개월 앞당겨 농민들에게 나눠 주기로 했다. 부산시는 주말마다 등산객들이 몰리는 금정산 등 지역 주요 등산로 입구에 해충 기피제 5760개를 29일까지 비치하고 예방 홍보물 6만장을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다. SFTS 국내 첫 사망자의 감염 장소로 알려진 강원도 화천 등 농촌지역 주민들은 불안감과 함께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모(60·충북 청원군)씨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방역당국이 평소 야생 진드기의 전파와 방역에 늑장 대응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불안하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농번기인데 진드기 여파로 영농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지역이 대부분 축산 농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축산 농가의 한숨 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소값은 계속 떨어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인진드기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소고기 소비가 줄어들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모(66·경북 예천군)씨는 “방역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진드기 때문에 소값이 더 떨어지게 됐다”며 “해마다 구제역 방역에도 정신이 없는데 진드기까지 설치면서 축산농가는 말 그대로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야영장과 농촌 체험마을, 자연휴양림 등 전국의 농촌지역 피서지도 올여름 피서객이 크게 줄어들지나 않을까 방역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 박모(44·서울시 노원구)씨는 “진드기 여파로 당초 계획한 야영을 포기하고 민박을 했다”며 “막연한 불안감 확산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당국이 평소 방역활동에 소홀한 것이 아닌지 불안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강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교육부 “수풀 갈 땐 긴옷 입으세요”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교육부 “수풀 갈 땐 긴옷 입으세요”

    작은소참진드기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 발생과 그에 따른 사망자가 전국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교육부가 24일 일선 학교에 철저한 예방을 당부했다. 17개 시·도교육청 산하 유치원, 초·중·고교 1만 1000여개가 대상이다. 교육부는 우선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수풀이나 나무가 우거진 곳 등을 갈 때는 긴 바지와 긴 셔츠를 착용해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했다. 또 수풀 등을 다녀온 뒤에는 진드기에 물린 곳이 없는지 살펴보고 만약 물렸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드기가 피부에 박혀 있는 경우에는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진드기 일부가 남아 물린 부위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체험학습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시기인 5월부터 8월까지가 진드기 활동시기”라면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법을 철저히 지키고, 어린 학생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학부모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책꽂이]

    분단고통과 통일전망의 역사(강만길 지음, 선인 펴냄) 원로 역사학자인 저자가 그동안 우리 땅의 분단 극복을 화두로 삼아 연구해온 21세기적 역사 비전을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하듯이 쉽게 풀어썼다. 이 책은 역사공부의 근본적 목적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려는 데 있다는 것을 전제로, 분단의 역사와 과정 고찰을 통해 통일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2만원. 시간의 지도-빅 히스토리(데이비드 크리스천 지음, 이근영 옮김, 심산 펴냄) 우리 말로 ‘거대사’로 번역되는 빅 히스토리는 우주론, 지구물리학, 생물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학문 분야를 함께 묶어 137억년 전의 빅뱅부터 인류의 현재까지를 통일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새로운 지식 분야다. 호주 매쿼리대 교수가 쓴 이 책은 ‘빅 히스토리’ 입문서로, 하나의 학문으로 해결할 수 없는 21세기의 전 지구적 문제들을 통합적인 시선으로 통찰한다. 3만 8000원. 마음을 울리는 행복 두드림(비카스 말카니 지음, 동방의 빛 펴냄) 인도 ‘솔센터’의 설립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행복론. 행복은 내면적인 힘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7단계의 방법들을 제시한다. 1만원. 척추변형을 바로잡는 바른몸 운동(이남진 지음, 물병자리 펴냄) 우리의 몸이 어떻게 비뚤어져 있는지를 150컷의 사진으로 보여주고, 혼자서 바로잡을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1만 5000원. 청심의 ACG 교육철학 이야기(한현수 지음, ACG에듀 펴냄) 높은 해외 명문대학 진학률로 주목받고 있는 청심국제중고의 교육 철학과 실천 방향을 풀어썼다. 1만 5000원.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SFTS 유발… 치사율 5% 안팎 ‘감기 수준’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SFTS 유발… 치사율 5% 안팎 ‘감기 수준’

    흔히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인체에 붙어 특정 바이러스를 전파함으로써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인체 감염 경로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SFTS를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작은소참진드기는 5~8월에 왕성하게 활동하며 다른 진드기와 달리 산과 들에서 활동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진드기는 한번 숙주에 달라붙으면 마치 본드로 붙인 것처럼 피부를 뚫고 들어가 기생하면서 오랫동안 피를 빠는데, 이 과정에서 SFTS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SFTS는 보통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열과 함께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와 함께 심각한 다발성 장기부전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의식이 흐려지면서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져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치사율은 5% 안팎이다. 문제는 단순한 열감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증상에 별다른 특이성이 없다는 점이다. 강철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구토와 설사, 열 등은 야외활동에 따른 과로나 식중독 등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인 데다 장기부전 역시 다른 원인에 의한 감염으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어 이런 증상에서 SFTS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방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제제 등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때문에 SFTS가 의심되는 환자가 응급실이나 외래로 병원을 찾더라도 증상에 따라 대증요법을 적용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라고 전했다. 호흡부전이 나타나면 호흡기를 부착하고, 혈소판 감소증이 보이면 혈소판을 투여하는 식이다. 그러나 작은소참진드기를 섣부르게 ‘살인진드기’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을 과장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게 의료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의 한 전문의는 “이 진드기가 최근에 퍼진 게 아니라 예전부터 국내에서 서식해 왔고, 치사율도 이 정도면 감기 수준”이라며 “예방수칙을 지켜 가능한 한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이 진드기에 물렸다고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양평의 문병룡(71·농업)씨는 “방송에서 보도해 찾아봤더니 예전에 소에 붙어 살던 ‘소응애’와 똑같더라”며 “병약한 사람과 달리 건강한 사람이라면 설사 물린다 한들 별 문제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감염 진드기 비율 0.5%… 물리면 병원 가길

    →SFTS 바이러스는 어떻게 감염되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진드기에 물리면 감염된다. →집에서 보통 볼 수 있는 진드기와 다른가. -집에 서식하는 진드기와는 종류가 다르다. SFTS를 유발하는 진드기는 주로 숲과 초원 등 야외에 서식하며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한다. →어떤 진드기가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나. -작은소참진드기 등의 진드기류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 진드기가 활동적인 봄부터 가을(4~9월)에 주로 환자가 발생한다. 작은소참진드기는 30년 전부터 국내에 서식했다. 왜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진드기들끼리 어떻게 얼마나 전파됐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SFTS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우선 원인불명의 발열, 소화기증상(식욕저하, 구역, 구토, 설사, 복통)이 주증상이다. 두통, 근육통, 신경증상(의식장애, 경련, 혼수)도 일으킨다 →예방법은 있나.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다. 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장소에 들어갈 경우 긴 소매, 긴 바지, 다리를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야외활동 후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진드기는 인간과 동물에 부착하면 피부에 단단히 고정되어 장시간(며칠에서 10일간) 흡혈한다. 무리하게 당기면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진드기에 물린 것을 확인하였다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에 물리면 모두 감염되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의 비율이 전체의 0.5% 이하에 불과하다. 진드기에 물린다고 해서 다 SFTS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제가 없으면 치료는 어떻게? -유행성출혈열도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항바이러스제가 없다는 것과 치료법이 없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혈소판 수혈, 투석 등 중환자 치료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령자가 더 위험한가. -SFTS 감염으로 사망에 이르는 사례는 주로 60대 이후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 →감염자 접촉만으로도 감염되나. -병원 의료진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으로 출혈 시 의료진이 감염된 혈액에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열린세상] 규제는 스마트하게 만들고 운영하자/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열린세상] 규제는 스마트하게 만들고 운영하자/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규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올해 1월 인수위 회의 때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거창한 정책보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른바 ‘손톱 밑 가시’ 뽑기가 이번 정부 규제개혁의 상징적 슬로건으로 되었다. 총리실의 규제 정비 종합계획에 이어 규제개혁을 전제로 한 투자활성화 대책,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현장 애로 해소를 위한 130건의 규제 완화 방안이 발표됐다. 모든 행정기관들에서 ‘손톱 밑 가시’ 뽑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이 기업 규제를 찔끔찔끔 풀 것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도록 확 풀어야 한다고 구체적 방법론까지 제시하자 기업들은 매우 고무되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갑의 횡포에 따른 을의 피해 문제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규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규제에 대한 지혜롭고 현명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우리의 규제 개혁 노력은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더불어 19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마다 규제 개혁 목표가 국가경쟁력 강화, 세계화, 경제위기 극복, 규제품질 개선, 기업친화적 환경조성, 창조경제 등으로 표현은 달랐으나 경제활력 제고와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규제 개혁 활동을 전개해 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 규제 50% 감축 정책처럼 규제 완화 내지는 감축의 수량적 실적을 성과로 제시하곤 했다. 그럼에도 규제 총 건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전반적으로 볼 때 규제에 대한 실효성이나 국민의 체감도는 높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규제 완화는 여전히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규제 개혁을 규제완화(deregulation), 규제품질관리(regulatory quality management), 규제관리(regulatory management)의 3가지 발전단계로 구분한다고 한다. 이제는 규제의 총량이나 품질만이 아니라 최소의 비용으로 규제가 의도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지 여부까지를 검토하는 3단계 규제관리 수준의 규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좋은 규제(better regulation)를 넘어 스마트한 규제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의도와는 다른 불합리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규제를 정교하게 다듬고 검토해야 한다. 규제 개선의 이익은 피규제자(예를 들어 기업 규제라면 기업)만이 가져가고 그에 따른 부담은 일반 국민에 전가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있는 ‘손톱 밑 가시’에도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둘째, 행정소모적인 건수 위주의 지나친 실적경쟁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효과성을 배가할 수 있도록 부처 간 긴밀한 협력 아래 한 건이라도 실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셋째, 피규제자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뿐만 아니고 언론·일반 시민·전문가 등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검토 단계부터 광범위하고도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요식적인 절차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규제개혁위원회의 민간위원 구성을 전문가나 학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종과 계층의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편할 필요도 있다. 넷째, 규제가 로비의 대상이 되기 전에 환경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선제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수동적으로 되면 로비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규제의 절차와 방법을 투명하고 합목적적으로 해야 한다. 몇 년 전 유럽출장 때 그 나라에서는 검사나 점검 때 위반사항을 적발하더라도 바로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일정 시정기간을 줘 그 기간 안에 시정되면 아무런 조치 없이 종결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을 존경하는 세련되고 합목적적인 규제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규제를 스마트하게 만들고 스마트하게 운영하여 민간의 창의와 자율이 존중되는, 국민이 행복한 선진사회를 만들어야 할 때다.
  • [박현갑 시시콜콜] 21세기 마을은 사람이 우선이다

    [박현갑 시시콜콜] 21세기 마을은 사람이 우선이다

    “도시 정비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과거 우리는 재개발, 재건축 등 쓸어버리고 건물만 짓는 정책을 해왔다.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복지, 문화 등의 혜택을 누리며 공동체를 만들 순 없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도시빈민과 서민을 위한 정책적 노력으로 도시재생특별법이 통과됐다. 도시 재생을 활성화할 아이디어를 만들어 달라”(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10층 대회의실. 한국도시설계학회와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마을만들기 사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한 포럼에서 서 의원이 한 축사의 일부다. 화두는 도심 한복판에서 생소할 수밖에 없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대학생과 일반시민 등 회의실을 가득 메운 300여명은 주제발표자의 발표를 경청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시민은 즐겨 찾는 근린공원이 마을만들기 사업 대상지역에서 빠졌다며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마을만들기 사업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전면 철거를 바탕으로 한 재개발, 재건축 등 사업성 중심의 도시관리 틀에서 벗어나 주민의 거주환경과 생활여건을 점진적으로 개선시키는 거주민 중심의 도시 재생방식이다.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3개 구역, 22개 지역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은 22일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개소식에서 도시재생 선언문까지 만들며 마을만들기 사업의 전국적 모델 확산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주민들의 인식부족 때문인지 사업에 대한 호응도는 낮다. 서울시의 진희선 주거재생정책관은 “올해 15개 사업을 하려 했으나 개발 잠재력을 노린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7개 지역만 신청이 들어왔다”며 아쉬워했다. 사업지로 선정되면 골목길 확충, 주차장 확보 등 공공시설에 필요한 재원은 시에서 지원해 준다. 현대도시는 1960~1970년대 압축성장의 결정판이다. 고층빌딩 옆 판자촌 모습은 사업성 중심의 개발에 따른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원도심이 쇠퇴하고 외곽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지자체가 전면 철거 방식을 지양하고 사람과 장소 중심의 도시 재생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도시의 기능이 갈수록 중시되는 현대사회에서 도시계획에 대한 출발점도 물리적 공간보다 사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자세가 옳다. 서울시가 준비 중인 ‘2030년 서울시 장기도시기본계획’에 이런 철학이 담기길 기대해 본다. 주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 까다로운 절차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과 함께 주민이 마을만들기를 주도하고 행정은 마중물 역할에 그칠 때 무너진 지역공동체는 회복될 수 있다.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게 되었으나 월천댁과는 오랫동안 식주인으로 터온 탓에, 박절하게 뿌리칠 수는 없어 정한조는 얼추 얼버무리고 샛재 주막을 나섰다. 그날 해가 반나절이 기운 뒤에 말래 도방에 당도하였다. 듣던 대로 송만기는 꿩을 잡아 털을 뜯다가 놓친 사람처럼 얼굴이 쭉정이같이 누렇게 떠서 텅 빈 처소를 지키고 있었다. 정한조와 마주치자, 무안하고 수치스러워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울화가 치밀었으나 언 수탉같이 초췌한 몰골을 보니 허물만 할 수도 없었다. 돌이켜보면, 자취를 감춘 궐자로 말미암아 만기는 두 번이나 낭패를 저지른 셈이지만, 그것은 그와 만기 사이에 끼어든 악연의 결과일 수도 있었다. 두 번 다시 그런 허방을 짚지 않도록 하냥다짐을 한다 해도 사람의 운세가 잘못 꼬이기 시작하면 그런 실책을 막아낼 재간이 없는 법이었다. 등을 문질러 주고 손을 잡아 끌어 주질러앉히고 타이르는 말로 물었다. “추쇄는 해보았나?” 투전에서 망통 끗발을 뽑은 사람처럼 핑계할 구멍을 찾지 못하고 한동안 우물쭈물하다가 발명한답시고 사내답지 못하게 어깨를 떨어가며 나직하게 말했다. “그동안 병구완하느라 탈진도 하고, 봉노 윗목에 팔베개하고 누워 깜박 조는 사이에 자취를 감춰버려서 창졸간에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새벽녘에 목덜미가 선뜻하여 소스라쳐 깨어난 뒤 사방을 뒤졌으나 흔적도 찾지 못했습니다. 도방에 있던 차인꾼이며 마바리꾼 들을 동원하여 추쇄해 보았으나 차인꾼들에게 고생만 사준 꼴이 되었습니다.” “궐자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하냥다짐까지 두었거늘, 사람이 고깃값을 할 줄 알아야지.” “저희 허물이 큽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조리돌림을 하신대도 감내하겠습니다.” “지난겨울 동안 비렁뱅이처럼 한뎃잠 자면서 한속에 부대끼고 비보라에 부대끼며 갖은 풍상 겪었으니 골수가 녹아나도록 고단했겠지. 두부 먹다가 이 빠지는 법도 없지 않은 법, 상심할 것 없네. 부러진 다리가 쾌복되지 않았으니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야. 게다가 동달이 차림이 아닌가. 등잔 밑이 어둡더라고 숫막거리 어름에 몸을 숨기면서 야음에 멀리 도타할 기회를 엿보고 있을 수도 있네.” “아니래도 숫막거리 가근방을 이잡듯이 뒤져 보았습니다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헐처가 있기 마련이야. 위인이 병자라는 것을 명심하게. 절대로 멀리 튀지는 못했을 것이야. 튀다가 발각되면 그땐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궐자인들 모르고 있을까. 사람 동원할 것 없이 몇 사람만 불러 찾아보기로 하세. 사람을 동원하고 홰를 켜고 법석을 떨면 가뭇없이 숨어버릴 것이야. 잠행으로 발짝 소리를 죽여가며 말래 도방 주변 숫막촌을 뒤져 보는 게 좋겠군.” 하지만 정한조의 예상은 빗나가는 듯했다. 십수 명을 동원하여 말래 도방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궐자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부러진 다리로 시오리도 온전히 걷지 못했으리라는 정한조의 예상은 새벽이 되어서야 깔끔하게 빗나가고 말았다. 그렇다고 단념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위인이 곁부축 없이는 오리 길 행보도 못다 갈 병추기인데도 무릅쓰고 줄행랑을 놓았다는 것 자체가 정한조가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적당들과 내통을 가진 위인임을 증거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은밀한 가운데서 위인을 추쇄한다 할지라도 소문이 퍼지지 않을 수 없고, 또 발 없는 소문이 천리를 가는 기력을 가졌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위인의 행방을 수소문한 지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 되던 저녁나절, 목발을 짚고 겨우 행보를 떼어놓는 자가 고포의 미역 도가 근처에서 배회한다는 기별이 들어왔다. 고포 미역을 거래하는 부상들의 귀띔이었다. 궐자가 사라져서 톡톡히 수치를 당한 송만기가 정한조를 작반하여 말래에서 행보가 빠듯하게 한 고포로 달려갔다. 위인은 그곳 미역 도가 근처 어막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정한조와 만기가 들이닥쳤으나 별반 놀라는 기색이 아니었다. 일단 줄행랑을 놓기는 하였으나 근력에 부쳐 더 이상은 행보를 떼어놓을 형편이 못 되자 자포자기한 셈이었다. 두 사람이 위인을 곁부축하여 말래 도방에 당도한 때는 자정을 코앞에 둔 시각이었다. 주위를 모두 물리친 후 위인을 바람벽에 기대앉도록 배려하고 마주 앉은 정한조가 묻기도 전에 위인이 먼저 자복을 하였다. 어조가 매우 침착하고 음성도 나직하여 꾸며대는 거짓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였다.
  • 세계배드민턴 단체전 4강

    한국 ‘셔틀콕’이 2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푸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3회 혼합단체 배드민턴세계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 8강전에서 독일을 물리치고 4강에 안착했다. 10년 만에 국가대항전 정상을 노리는 한국은 이날 첫 번째 주자로 나선 혼합복식의 고성현(김천시청)-김하나(삼성전기) 조가 2-1로 기선을 제압한 뒤 남자단식의 이동근(요넥스)이 2-1로, 남자복식의 이용대(삼성전기)-고성현 조가 2-0으로 각각 승리해 3-0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25일 준결승 상대는 태국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성남시, LH본사 정문시설 전격 철거

    성남시, LH본사 정문시설 전격 철거

    경기 성남시는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교 백현마을에 지은 재개발 이주단지(아파트)를 임대용으로 전환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것은 위법하다며 분당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성남시는 이와는 별도로 공무원 300여명과 대형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LH 본사 사옥에 진입, 불법으로 설치한 차량통제용 접이식(자바라) 철재·벽돌 구조물(15㎡)과 진입로변 스테인리스 울타리 4개, 중앙 화단 등을 전격 철거했다. LH는 지난 21일 신흥2동 등 성남지역 3개 재개발예정지역 주민들의 이주단지로 조성한 백현마을 3, 4단지 3696가구 중 4단지 1869가구를 일반 임대용으로 전환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었다. 이 이주단지는 2009년 12월 조성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개발사업 추진이 잠정 보류됐으며 이때부터 이곳은 빈 건물로 방치돼 왔다. 시는 고발장에서 “지난해 4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라 재개발 주민 임시수용시설에 대한 일반공급 중지 명령을 내렸으나 LH가 이를 무시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것은 사업시행인가 처분을 위반하고 행정명령에 불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도시개발단 관계자는 “백현마을에 대한 2009년 4월 사업시행인가 처분을 변경하지 않고 입주자를 모집하고 행정명령에 불응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도정법에 규정돼 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시는 조만간 재개발 주민단체와 협의해 입주자모집 공고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공기업인 LH 본사 사옥의 불법 시설물에 대한 시의 철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시 공무원 300여명이 정문 앞으로 집결하자, LH 직원 600여명이 막아서면서 몸싸움과 고성·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오후 2시쯤 LH 총무고객처장이 시의 굴착기 진입을 허용하면서 일단락됐다. 시는 “도로법 제45조를 위반해 같은 법 제65조에 따라 대집행한다”고 선언하고 철거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LH는 “1997년 4월 준공 때부터 16년간 사용해온 시설을 법적 절차도 이행하지 않고 철거를 강행한 것은 불법”이라며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유해물질 누출 시 원청업체 처벌 강화

    삼성전자 불산(불화수소) 누출 사고, 현대제철 노동자 질식 사고 등 잇따른 대기업 하청업체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중대 화학사고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핵심을 비켜 나간 ‘알맹이 빠진 종합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부가 21일 밝힌 종합대책에 따르면 유해·위험 물질 누출 등의 사고 발생 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원청업체에 적용해 온 처벌 수위가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다. 현행법은 사고 발생 시 하청업체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있어 노동계의 반발을 사 왔다. 이와 함께 원청업체는 하청업체에 유해·위험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협력업체 작업장에 대한 위험성 평가도 원청업체가 함께 하도록 새로 의무가 부여된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은 “현장 노동은 하청업체가 하는데 관리·감독을 원청업체가 하게 되면 어떤 대책이 나오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황준묵 교수, 한국인 첫 세계수학자대회 기조강연

    황준묵 교수, 한국인 첫 세계수학자대회 기조강연

    대한수학회는 내년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 2014’에 한국인 수학자 6명이 기조강연자와 초청강연자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황준묵(50) 고등과학원 교수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기조강연을 한다. ICM은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마다 여는 세계 최대의 수학학술대회로 100여개국에서 4000여명의 수학자가 참여한다. 기조강연자와 초청강연자는 국제수학연맹이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구성, 세계적 석학 중에서 고른다. 황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수학과 교수를 거쳐 1999년부터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1년 한국과학상, 2009년 호암상을 받았고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가야금 명인으로 유명한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아들이기도 하다. 강석진 서울대 교수, 김범식 고등과학원 교수, 김병한 연세대 교수, 이기암 서울대 교수, 하승열 서울대 교수 등은 ICM에 초청강연자로 뽑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학교앞 성매매업소 방 빼”

    “학교앞 성매매업소 방 빼”

    “이렇게 정문에 ‘불법시설물 철거 명령서’까지 붙이는데 설마 영업을 할 수 있겠어요.” 2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손모(44)씨는 이렇게 말하며 혀를 끌끌 찼다. 손씨는 정문 바로 앞을 가리키며 “불과 50m에 자리한 R키스방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문을 열고 손님을 유혹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업소는 단속하러 현장에 나온 직원들과 숨바꼭질하는 통에 영업을 하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다. 성매매와의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강남구가 이번엔 어린이들 정신을 좀먹는 학교 주변 성매매 업소들을 솎아내는 데 소매를 걷어붙였다. 논현초등학교 주변 2곳과 신구중학교 옆 A휴게텔 등 모두 3곳을 상대로 강제 철거에 나선 것이다. 강남구는 학교 주변 정화구역(200m 이내)에서 유사성행위로 적발된 6개 업소에 오는 28일까지 자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따르지 않으면 강남경찰서 등과 함께 곧장 행정대집행(강제 철거)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일 이들 업소의 정문에 ‘불법시설물 철거 명령서’를 붙이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3곳은 이미 미장원과 커피숍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폐쇄했다. 다른 자치단체의 유명무실한 퇴폐업소 단속과 달리 강남구의 단속이 효과를 내는 것은 업소뿐 아니라 건물주까지 압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런 퇴폐 업소들은 해당 구에 영업신고를 하지 않고 담당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한 채 영업을 했다. 따라서 불법 행위로 단속돼도 벌금형의 형사처벌만 받고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강남구는 불법영업을 알고도 임대한 건물주에게 ‘건축법’ 위반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와 형사 고발로 맞섰다. 이희현 강남구 불법퇴폐행위 근절 전담팀장은 “업주들만 압박해서는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건물주에게 강제부과금 등을 물리는 등 제재를 병행했다”면서 “건물주가 알아서 퇴폐 업소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강남구에 전담팀이 꾸려지면서 끊이지 않았던 강남역 일대의 불법 마사지 전단도 사라졌다. 강남·수서경찰서 등과 합동으로 불법 전단의 연락 수단인 110여대의 대포폰을 단속한 덕분이다. 이 팀장은 “전단에 인쇄된 대포폰을 추적해 원주인에게 명의 도용 사실을 알리고 해지하도록 했다”며 “불법 마사지 업주들의 대포폰이 끊기면서 자연스럽게 불법 전단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노약자석, 怒할 좌석

    노약자석, 怒할 좌석

    “젊은 사람이 버릇없이 왜 경로우대석에 앉느냐. 당장 일어나라.” 직장인 나모(28·여)씨는 최근 다리가 부러진 탓에 깁스를 한 채 6호선 지하철 ‘교통약자석’에 앉았다가 봉변을 당했다. 50~60대로 보이는 등산복 차림의 한 남성이 등산 지팡이로 나씨의 머리를 때리며 호통쳤기 때문이다. 좌석 위에는 ‘다친 사람도 앉을 수 있다’는 표시가 있었지만 경황이 없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절뚝거리며 칸을 옮겼지만 불쾌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교통약자석이 세대 갈등의 ‘화약고’로 떠올랐다. 노인뿐 아니라 장애인, 임산부, 몸이 불편한 젊은 층 등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설치됐지만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을 두고 세대 간 인식 차가 워낙 커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20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노약자석 자리 다툼 민원’은 2011년 420건(5~8호선 기준) 접수돼 2008년(62건)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접수된 관련 민원 수는 아직 분류되지 않았지만 노인 이용객 수 증가 등에 따라 전년보다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젊은 층 이용 비율이 높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몸이 아파 교통약자석에 앉았다가 어르신이 다짜고짜 언성을 높여 쫓겨나듯 자리를 피했다”는 글이 넘쳐난다. 특히 초기 임산부 등 외견상 몸이 불편한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 교통약자가 자주 표적이 된다. 최근 갓 두돌 된 아기를 안고 지하철 교통약자석에 앉았다가 60대 남성에게 심한 꾸지람을 들은 김모(35)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유아 동반자도 앉을 수 있다고 적혀 있었고 옆자리도 비었는데 굳이 화를 내는 심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에는 지하철 3호선 수서행 전동차 안에서 승객 A(49)씨가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노약자석에 앉았다”고 오해해 60대 승객에게 칼을 휘두르는 일까지 벌어졌다. 일부 장·노년층이 젊은 층의 노약자석 착석에 도를 넘는 분노를 표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감성적으로 변하고 사회적 지위, 능력보다는 나이로 우열을 가리려 하는 경향이 뚜렷해진다”면서 “우리나라는 나이에 민감한 ‘장유유서’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세대 갈등이 표면적으로 더 두드러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의규 한국심리상담센터 상담사는 “능력 있던 아버지가 은퇴 뒤 오히려 자식의 도움을 받는 위치가 되면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소외됐다는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노약자석을 소외된 자신들을 위한 영역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 자리마저 빼앗겼다는 생각에 극단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인들도 할 말이 많다. 주명룡(68) 한국은퇴자협회장은 “나이만 앞세워 청년들에게 무작정 양보를 강요하는 일부 노년층의 행동은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요즘 10~20대들은 귀에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보면서 별다른 이유 없이 몸이 불편한 노인을 본체만체하는 경우가 많다.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은 대개 30~50대”라며 씁쓸해했다. 주 회장은 “초중고교생과 노년층이 서로 배려할 수 있도록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등은 고령 인구 증가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현재 전체 좌석의 22%(객차 한 량당 26석·1~4호선 기준) 수준인 노약자석을 더 확충해야 할지 검토 중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현재 노인, 장애인 등이 이용하는 우대권 승객 비율이 13% 수준이라 사회약자석이 크게 부족하지는 않지만 우대권 이용 증가율 등을 감안해 사회약자석 확대 여부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간 대화를 통해 지하철, 시내버스 등의 최소 노약자석 수를 도출한 뒤 자격 없는 사람이 앉으면 벌금을 물리는 등의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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