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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나라 문인이 달아준 비평에… 박제가는 감격했네

    청나라 문인이 달아준 비평에… 박제가는 감격했네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정민 지음/문학동네/720쪽/3만 8000원 지난해 2월 27일 낮 12시 미국 하버드대 옌칭도서관 세미나실에서 한문학자 정민(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조촐한 연구발표회를 가졌다. 그가 방문교수로 와서 지난 6개월간 발굴한 ‘하버드 옌칭도서관의 후지쓰카 컬렉션’에 대해서였다. 제임스 청 옌칭도서관장과 사서 등 도서관 관계자들과 한국학, 일본학, 중국학 연구자 등 세미나실에 모인 사람들 중 후지쓰카가 누군인지 아는 이는 없었다. 후지쓰카 지카시(1879~1948)는 훗날 국보 180호가 된 추사의 세한도(歲寒圖)를 소장하다 태평양전쟁 끝 무렵 서예가 소전 손재형에게 아무 대가 없이 넘겨줬다는 일화의 주인공이다. 청(淸)조의 학술과 문예가 어떻게 조선에 전해졌는지, 두 나라의 학자들이 어떻게 교유했는지를 연구하는 데 푹 빠져 평생 엄청난 양의 서적을 중국과 조선에서 수집한 인물이다. 나고야 대학의 전신인 제8고등학교 교수를 거쳐 베이징 파견 연구학자, 일제 강점기 경성제국대학 교수를 지낸 그는 특히 추사에 매료돼 18~19세기 한·중 지식인의 교류와 관련된 자료는 고서부터 메모, 그림까지 무엇이든 수중에 넣었다. 1940년 정년을 맞은 그는 수집한 사료들을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가 모으거나 베껴 쓴 책들의 일부가 우여곡절을 거쳐 미국 하버드대 옌칭도서관까지 흘러들어 갔다. 60여년간 옌칭도서관 선본실 서가에 잠들어 있던 이 책들은 2012년 8월 방문학자로 옌칭연구소를 찾은 정 교수에 의해 빛을 본 것이다. 이날 발표는 “중국에 대해 연구하다 조선에 빠진 일본인 학자가 소장하고 연구했던 책들이 하버드 옌칭도서관에 오게 된 경위와 그 자료의 가치를 한국인 학자가 미국에서 설명하는 다국적 주제였다”고 정 교수는 요약한다. 신간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은 정 교수가 열정적 자료 탐구와 남다른 지식 생산력으로 시공을 넘나들며 지식의 바다에서 길어 낸 한·중 지식인의 교류사다. 문학동네가 펴내는 ‘우리 시대의 명강의’ 6번째 책으로, 정 교수가 지난해 3~12월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매주 연재한 글 40편을 모았다. ‘문예공화국’은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에 유럽 각국 인문학자들이 라틴어를 매개로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넘어 서로 소통하던 지적 공동체를 일컫는다. 물리적 국경을 초월한 상상 속의 문예공화국 안에서 글이 오가며 토론하는 가운데 지식인들 사이에 끈끈한 연대가 싹텄고, 이는 실질적인 계몽주의의 토대가 됐다. 18세기 청나라와 조선의 지식인들은 공통 문어(文語)인 한문을 사용해 필담으로 시와 학문을 나누고 우정을 다지며 또 다른 문예공화국을 형성했다. 동심원을 그리듯 점점 깊어지고 넓어진 지식 네트워크의 시초는 북학(北學)의 기틀을 다진 담헌 홍대용(1731~1783)이다. 그는 숙부 홍억의 자제군관 자격으로 연행사(燕行使)가 되어 1765년 베이징에 갔다가 향시를 보러 온 절강의 선비인 엄성, 육비, 반정균 등과 우연히 만나 사귀며 천애지기를 맺는다. 정 교수는 옌칭도서관에서 후지쓰카가 자신의 전용원고지에 베껴 쓴 엄성의 ‘철교전집’과 엄성·육비·반정균의 향시 답안지를 따로 모아 묶은 ‘절강향시주권’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조선과 청조 지식인의 교류사를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홍대용이 막을 열고 박제가가 발전시킨 18세기 한·중 문예공화국은 당시 양국 간 정치적 위계와 무관하게 평등한 지식 네트워크의 모습으로 지속적으로 확장했음을 후지쓰카가 수집한 필사본 ‘한객건연집’ 등 사료들은 증명하고 있다. 1776년 11월 연행길에 오른 유금(柳琴,1741~1788)은 연암 그룹의 문우인 이덕무·박제가·유득공·이서구의 시를 모은 ‘건연집’(巾衍集) 을 가지고 ‘월동황화집’이라는 시집을 쓴 청 조정의 관리 이조원을 찾아가 서문과 비평을 부탁했다. 이조원은 우연히도 홍대용이 오래전 우정을 맺은 반정균과 가까운 사이였다. 이조원·반정균 두 사람은 조선문인 네 사람의 시집에 ‘한객건연집’이라는 제목을 달아주고 각 시에 정성껏 비평을 달아주었다. 청색, 적색 글씨로 우아하고 정중하게 쓰인 비평을 받아든 박제가 등은 감격을 금치 못한다. 상대방의 지적 역량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만남이 만남을, 우정이 우정을 낳는 과정을 그들의 후학인 정 교수는 방대한 지식과 치밀한 자료 탐색,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한 장면씩 되살려낸다. 옌칭도서관을 뒤져 후지쓰카 컬렉션을 하나둘씩 찾아내고,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이라는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해가면서 어떤 때는 “좋아 펄쩍펄쩍 뛰며 연구실을 뱅뱅 돌았다”는 정 교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공자가 논어 첫머리에서 말했던 학문의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일 게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태국 군부 쿠데타 선언 “현지 주민 반응은?”

    태국 군부 쿠데타 선언 “현지 주민 반응은?” 22일 오후 5시. 태국 육군의 프라윳 찬-오차 참모총장이 군 수뇌부와 함께 TV에 등장해 쿠데타를 선언하자 방콕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결국 올 것이 왔다”면서도 “이렇게 빨리 쿠데타가 발생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국민은 프라윳 총장이 지난 20일 계엄령을 선포한 뒤 “쿠데타가 아니다”고 수차례 강조한 결과, 계엄령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대치했던 친탁신 진영과 반탁신 진영이 계엄령 아래서 타협에 성공하면 이번에는 쿠데타 없이 정국 위기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군이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금령을 발효하자 방콕 시내 지하철과 지상전철, 버스 정류소 등에는 통금 전에 귀가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긴 줄이 형성되는 등 큰 혼잡이 빚어졌다. 군인들은 방콕 서쪽 외곽에 있는 친정부 ‘레드셔츠’ 시위대의 점거 현장을 해산시켰으며, 수천명에 이르는 시위대는 군인의 위협과 지시에 따라 귀가했다. 한 시위대는 “군인들이 도착해 우리에게 떠나라고 했고, 시위 지도자들도 군인들의 말을 따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차를 타러 가고 있었는데 시위장 근처에서 총소리 같은 게 났다”며 시위대 지도자들이 체포됐다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군인들은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공포탄을 쏘았으며, 시위대 몇명이 유탄으로 다쳤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열렬히 지지하는 북동부 이산 지방 출신 시위대는 “쿠데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 세력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콕 중심가 라차담는 거리 등 반정부 시위대의 점거장도 해산됐으며, 해산 과정에서 충돌은 없었다. 친탁신 정부 퇴진을 요구해왔던 반정부 시위대 일부는 드디어 탁신 세력이 물러나게 됐다며 승리에 도취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위대가 숙식을 하며 시위를 벌였던 점거장에는 시위대가 떠난 뒤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수많은 텐트와 매트, 플라스틱 의자들이 버려졌다. 시위장 주변에 줄지어 있던 노점상들도 시위대의 귀가와 함께 철시했다. 모든 TV와 라디오 방송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군부의 쿠데타 선언과 그에 따른 조치들을 반복해서 방송했다. 이는 군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방송사들에 군 발표만 방송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었다. TV 화면에는 쿠데타 조치에 대한 방송 중간에 태국 국가가 연주되거나 군대의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군은 학교 등 모든 교육 시설에 대해 23일부터 25일까지 운영을 중지하라고 명령해 교육 당국들은 이를 통보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프라윳 총장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서 탁신 전 총리가 자신에 대한 사면령이 내려지지 않으면 현정부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 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군이 쿠데타를 선택했다는 소식이 파다하게 퍼졌다. 이번 쿠데타는 군이 계엄령을 통해 이미 주요 정부기관과 방송사를 장악, 통제한 상태에서 감행돼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태국 군부 쿠데타 선언, 황당하네”, “태국 군부 쿠데타 선언, 처음에는 쿠데타 아니라고 하더니 마음이 바뀌었나”, “태국 군부 쿠데타 선언, 한동안 태국 여행 가긴 글렀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상전향 강요 받다 옥중 사망… 국가가 배상해야”

    군사정권 시절 사상전향을 강요받다 옥중에서 사망한 비전향 장기수들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5부(부장 이성구)는 사상전향 제도에 의해 갖은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사망한 희생자 4명의 유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5억 9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형자들의 사상적 판단에 대한 표현을 강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면서 “정부는 희생자와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나마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상전향 제도는 일제의 독립운동 탄압에서 비롯됐으나 한국전쟁 이후에는 좌익수에게 물리적 폭력을 동원해 사상을 바꾸도록 하는 악법으로 변질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자신이 던진 공 37m 뛰어가 받아낸 10대 화제

    자신이 던진 공 37m 뛰어가 받아낸 10대 화제

    멀리 던진 자신의 공을 전속력으로 뛰어가 잡는 한 고등학교 풋볼선수의 영상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을 보면 어린 풋볼선수가 아래에서 공중으로 공을 힘차게 던진다. 공은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감과 동시에 풋볼 선수는 공을 향해 전력질주한다. 그리고 공을 정확하게 잡아 낸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 맨벨 고등학교의 풋볼선수 게리 헤인즈(17)로, 그가 달려간 거리는 무려 40야드(약 37m)에 이른다. 게리 헤인즈가 동영상 공유사이트 바인(Vine)에 올린 이 영상은 37만 건 이상이 공유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영상을 통해 게리 헤인즈는 휴스턴대학에서 스카우트를 제의 받는 등 웹 상에서는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영상 초반부에서 공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영상조작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구원파에 당한 검찰… 금수원 뒷북수색 허탕

    구원파에 당한 검찰… 금수원 뒷북수색 허탕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청해진해운 회장)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기 위한 검찰 체포조가 21일 경기 안성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에 투입됐다. 하지만 검찰은 유씨와 체포영장이 발부된 장남 대균(44)씨를 붙잡지 못한 채 이들의 범죄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물만 수집하는 데 그쳤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은 이날 낮 12시 10분쯤 버스와 승용차, 승합차 등 7대에 나눠 타고 금수원에 들어가 구인영장과 체포영장이 각각 발부된 유씨와 대균씨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섰다. 수색에는 인천지검 정순신 특수부장과 주영환 외사부장의 지휘 아래 검찰 수사관 70여명이 동원됐다. 검찰은 또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8시간의 수색을 통해 유씨가 머물렀던 별장과 작업실 등 주요 시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 유씨 부자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했다. 금수원에서 압수한 물품은 상자 8개 분량이다. 이날 수색은 그동안 입구를 봉쇄해온 구원파 신도들이 “검찰로부터 유 전 회장 및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 검찰이 우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했다고 판단해 투쟁을 물리겠다”며 봉쇄 농성을 풀면서 별다른 충돌 없이 이뤄졌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5개 중대 1300여명의 기동대원을 동원해 정문과 주요 진입로에 배치했다. 그러나 전국 신도들이 예배와 성경공부를 하는 금수원은 축구장 30개를 합친 넓이인 46만 6000여㎡로 크고 작은 건축물이 산재해 있어 검찰이 유씨 부자의 은신 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검찰에 따르면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달 21일 이후 금수원에서 숨어 지내온 유씨는 검찰의 금수원 수색이 가시화되자 지난 17일 서울 등 수도권의 구원파 신도 집으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적한 대균씨의 소재 역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수원 진입 시점을 미뤄 유씨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씨 검거도 중요하지만 불상사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정정 및 반론 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거대한 우주에 ‘또 다른 나’가 있다면…

    거대한 우주에 ‘또 다른 나’가 있다면…

    남녀가 만나는 순간이 있다. 여자가 “팔꿈치 핥아 봤어요?”라는 황당한 질문을 던진다. 여자는 대화를 이어 가려고 말을 늘어놓지만 남자는 “사귀는 사람 있습니다”라고 응답하고는 끝. 암전. 불이 켜지고 또 묻는다. “팔꿈치 핥아 봤어요?” 중얼중얼 말하는 여인에게 남자가 말한다. “여친이랑 진짜 힘들게 헤어졌거든요. 뭐 그렇다고요”라고는 끝. 또 암전. 다시 불이 켜지면 여자는 또다시 묻는다. “팔꿈치 핥아 봤어요?” 영국 극작가 닉 페인(30)의 연극 ‘별무리’(Constellations·연출 류주연)의 형식은 매우 독특하다. 만남의 시작, 첫 데이트, 외도, 이별, 재회, 죽음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남녀의 대화가 여러 번 반복된다. 대사와 감정에서 조금씩 변주한 것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반응과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아홉 가지의 상황과 그 속에 각각 서너 가지 가능성, 해서 48개 장면이 90분 동안 쉼 없이 이어진다. 지구인 듯 우주인 듯, 커다란 돌덩이 같은 단순한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또박또박 대사를 내뱉는 두 배우도 참 대단하다. “대본 복사가 잘못된 줄 알았다니까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주인영(36)은 대본을 받은 첫인상을 이렇게 말했다. “보통 드라마는 기승전결이 있잖아요. 이 작품은 그게 애매해요. 상황도 잘게 쪼개지니까, 어디서 힘을 줄지, 또 빼야 할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그는 연습을 이어 가면서 “나름의 고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연스럽게 흐름을 잡게 됐다”며 조리 있게 재잘거렸다. 조용히 주인영의 말을 듣던 최광일(44)은 “공연을 올리기 전에는 ‘과연 관객들이 우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그 자잘한 시간 안에도 시작과 끝이 있고, 장면마다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조금씩 수월해졌다”고 돌이켰다. 최광일이 연기하는 롤란드는 양봉업자다. 주인영의 마리안은 천체물리학자이니 ‘벌무리’와 ‘별’의 만남이다. 큰 우주와 대비되는 작은 벌의 날갯짓이자, 벌과 같은 작은 만남은 수많은 별처럼 쏟아지고 그것들이 삶과 우주가 된다는 뜻도 있다. 그 연장선에서 꺼내 든 것은 우리 인생이 다중 우주 어딘가에서 또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평행우주론’이다. “재미있는 이론이죠. 나와 비슷한 사람이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거잖아요. 근데 다른 우주에는 이런 나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거기에도 이 불행한 놈이 있다니….” 농담도 진지한 표정으로 하던 최광일은 ‘별무리’에 “지금 이곳에 사는 내게는, 이전의 삶을 묻게 하는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를 담았다. ‘에쿠우스’, ‘클로저’ 등 여러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준 그는 지난 1년간 무대를 떠나 있었던 터라 ‘시작’이라는 말이 더 묵직하게 들린다. ‘경숙이 경숙 아버지’, ‘야끼니꾸 드래곤’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호평받은 주인영도 출산과 육아로 2년 6개월 만에 무대에 돌아왔다.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하면서 이 나라에는 정말 보육대책이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한숨을 내쉬더니 “그래도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 이렇게 사랑하고 싸우고 소모하는 건 참 행복한 일이죠. 지치고 귀찮다고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갖고 감정을 쓸 수 있다는 거요.” 두 배우의 열연으로 지금 이 우주의 삶을 이야기하는 ‘별무리’는 다음 달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2만 5000~4만원. (02)580-1300.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연쇄살인마 상당수 자폐증, 머리부상 겪어” (英 연구)

    “연쇄살인마 상당수 자폐증, 머리부상 겪어” (英 연구)

    연쇄 살인마는 과연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최근 영국 글래스고 대학 연구팀이 세계적인 연쇄 살인마 총 239명의 정신상태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77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노르웨이의 극우 테러범 아르네스 베링 브레이비크를 비롯 환자 15명을 독극물 주사로 살해한 의사 헤럴드 쉬프먼을 망라한 이번 연구는 그들의 과거 병력 등 정신 상태의 특징을 분석해 얻어졌다. 이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들 중 약 28%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았다는 점이다. 이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는 미국의 경우 아동 110명 당 1명 꼴로 (남아는 70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며 신경발달 장애, 언어 장애, 사회 부적응 등을 야기한다. 또한 연쇄살인범 239명 중 21%가 과거 머리 부상을 당했거나 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머리 부상을 당한 연쇄살인범의 절반 이상이 어린시절 성적, 물리적 학대와 부모의 이혼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같은 병력이 반드시 연쇄 살인이나 대량 살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구를 이끈 클레어 알리 박사는 “연쇄 살인범의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머리 부상이 반드시 폭력적인 행동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면서 “어린시절의 학대나 트라우마 같은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가 결부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나 소속된 집단에서 얻은 경험과 스트레스가 중범죄를 저지르는데 더 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염 추기경 “개성공단서 남북 아픔 극복할 희망 봤다”

    염 추기경 “개성공단서 남북 아픔 극복할 희망 봤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21일 개성공단 방문이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 일정이 광복절 전후로 예정돼 있는 등 올해 하반기 남북관계가 종교 지도자들의 행보와 맞물리는 모습이다. 염 추기경 등 8명의 방북단은 21일 오전 7시 20분쯤 개성공단으로 출발해 오후 5시쯤 입경했다. 염 추기경은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취재진에게 “남과 북이 함께 화합하는 개성공단을 방문하면서 아픔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염 추기경은 “서울에서 개성공단까지 60㎞ 남짓한 거리인데 이 짧은 거리를 얼마나 멀게 살고 있는가를 느꼈다”며 “선의의 뜻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하며 진실로 노력한다면 평화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북단은 입주기업과 공단 병원 등을 둘러보고 신자들을 만나 기도 시간을 갖는 등 일정을 소화했지만, 미사를 집전하지는 않았고 북한 관계자도 만나지 않았다.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남북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현지에서 남북 사이의 화해와 평화로운 통일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평화통일은 개성공단의 활성화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방문의 의의를 설명했다.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는 염 추기경의 방북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근로자들로 구성된 천주교 신자공동체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염 추기경의 이번 방북을 동의한 것은 최근 남북 간 대립 국면에서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북한의 드레스덴 제안 비난과 4차 핵실험 시사 등으로 급격히 냉랭해진 남북관계가 우리 정부의 평양 아파트 붕괴 사고 관련 위로 전통문 전달과 염 추기경의 방북 허용 등으로 조금씩 대화 국면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히 8월 14일로 예정된 교황 방한 일정에 광복절이 포함된 것도 교황의 한반도 평화 메시지 전달이나 방북과 같은 ‘천주교발(發) 대북 이벤트’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통일부와 천주교 측은 종교적인 의미를 넘는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염 추기경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맞춰 지난해 성탄절에 방북하려던 일정을 이번에 재추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 등은 교황의 방북 가능성도 일단 부인했다. 천주교 측은 “이번 일정이 교황 방북의 사전답사 차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와 경협 등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멀어졌는데 이번 염 추기경의 방북은 이를 다시 환기시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구원파 “오대양 관련 명예 회복 됐다”… 찬송가 부르며 길 터줘

    구원파 “오대양 관련 명예 회복 됐다”… 찬송가 부르며 길 터줘

    검찰이 유병언(73·청해진해운 회장)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21일 경기 안성시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에 들어갔지만 유씨가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검찰이 유씨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뒷북 진입’이라는 지적과 함께 수사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유씨가 최근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 전까지 머문 만큼 도피 여부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장남 대균(44)씨를 추적하는 데 필요한 단서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의 금수원 수색은 검찰 소환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잇따라 불출석한 유씨와 대균씨의 신병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 금수원에는 공권력 투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벽부터 정문에 신도들이 나와 검찰과 경찰의 강제 진입에 대비했다. 오전 7시부터 신도 70여명이 정문 앞에서 ‘무차별 확대 수사 종교 탄압 웬 말이냐’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오전 8시를 넘기면서 정문 앞 신도 수가 300여명을 넘어섰고 외부에서 3~4명씩 짝을 지어 남녀 신도들이 오전 내내 속속 도착했다. 오전 9시쯤 교통경찰관들이 왕복 4차로인 금수원 앞 국도 중 1개 차로를 막고 교통을 통제하기 시작하자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음을 감지한 신도들의 구호에는 ‘순교도 불사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점점 긴장감이 더해졌다. 검찰, 경찰의 강제 진압에 대비해 내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대치해 오던 구원파는 오전 11시 10분쯤 금수원 정문 앞에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태종 구원파 임시 대변인은 “검찰로부터 유 전 회장 및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며 “검찰이 우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했다고 판단해 투쟁을 물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당초 우려했던 검·경과 신도들 간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구원파가 협조 의사를 밝히자 정문에서 1.5㎞ 떨어진 곳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기동대를 태운 버스들이 줄지어 금수원 방향으로 진행했다. 12시 10분쯤 정문을 지키던 100여명의 신도들은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70여명을 태운 버스, 승용차, 승합차 등 7대가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저항 없이 지켜봤다. 신도들은 차량이 통과할 때 양옆에 서서 찬송가를 불렀다. 신도들은 차량이 모두 통과한 뒤 철제 정문을 다시 걸어 잠그고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 보자!’고 적힌 검은색 현수막과 ‘우리가 남이가!’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었다. 1991년 32명이 집단 변사한 오대양 사건 당시 법무부 장관을 맡았던 김 실장을 겨냥한 것이다. 검찰은 금수원으로 들어가 구인영장과 체포영장이 각각 발부된 유씨와 대균씨에 대한 신병 확보와 함께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함께 집행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수색에서 유씨와 대균씨의 행방을 찾는 데 실패했다. 전국 신도들이 매주 주말마다 성경 공부와 예배에 참석하는 금수원은 축구장 30여개 넓이인 46만 6000여㎡ 규모로 크고 작은 건축물이 산재해 있어 검찰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정문에서는 오전 한때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왔다는 50대 후반 남성이 유씨 등에 대한 욕설을 쓴 피켓을 들고 나타나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수색과 영장이 집행되는 동안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이라는 단체의 회원 3명이 나타나 유씨 일가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15개 기동 중대 1300명을 동원한 경찰은 체포조의 내부 진입을 위해 기동대원 200여명을 정문과 주요 진입로에 배치했고 경기소방본부도 구급차와 소방차 등 8대를 인근에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검찰은 유씨가 세월호 침몰 사고의 해운회사인 ‘청해진해운 회장’이자 ‘1호 사원’으로 10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100억원대 조세 포탈을 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유씨와 자녀들이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수년간 계열사 30여곳으로부터 컨설팅비와 상표권 수수료, 고문료 등을 챙기고 사진 작품을 고가에 강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프로야구] ‘SUN의 한수’ 대타 이종환 3연패 끊었다

    [프로야구] ‘SUN의 한수’ 대타 이종환 3연패 끊었다

    LG와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KIA가 웃었다. 박병호(넥센)는 홈런 2방을 쏘아올렸다. KIA는 2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LG를 10-7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KIA는 2회 신종길의 솔로 홈런과 5회 이범호의 만루 홈런으로 5회까지 6-1로 앞섰다. 그러나 6회와 7회 3점씩 모두 6점을 허용, 1점 차로 역전당했다. 7회 선동열 KIA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대타로 기용된 이종환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KIA는 8회 대타 김주형과 주포 나지완의 솔로포 2방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나지완은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넥센은 목동에서 한화를 3-1로 꺾었다. 넥센 박병호는 한화 선발 송창현을 상대로 2회와 5회 솔로포를 터뜨렸다. 박병호는 홈런 2개를 추가, 16개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넥센 선발 하영민도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2승째를 따냈다. 포항에서는 리그 1위 삼성이 롯데를 7-2로 완파하고 6연승을 내달렸다. 선발 밴덴헐크는 6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마산에서는 NC가 SK에 8-2로 낙승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속보] 구원파, 금수원 진입 저지 철회…곧 귀가

    [속보] 구원파, 금수원 진입 저지 철회…곧 귀가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은신처로 알려진 안성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금수원에 모인 신도들이 21일 자진 철수를 결정했다.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농성을 풀고 자진해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물리적 충돌은 피하게 됐다. 평신도복음선교회 이태종 임시대변인은 이날 11시 10분쯤 “지난 23년 동안 오대양 사건의 오명을 쓰고 살아온 우리 교단의 명예를 되찾았다. 오늘 검찰로부터 공식적으로 오대양 사건과 우리 교단은 무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우리 교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현했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유병언 전 회장의 인간방패로 오해 받으며 몸으로 투쟁한 저희 투쟁을 물리겠다. 누가 보아도 공정한 수사를 약속해 달라”고 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전날 검찰이 “오대양 사건과 종교와는 무관하며 유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기 위한 사법 절차에 따른 조치”라고 밝히자 내부 논의를 거쳐 자진 철수를 결정했다. 자진 철수 결정에 따라 농성을 풀고 검찰 수사관들에게 금수원 문을 개방하기로 했다. 이어 낮 12시 3분쯤 신도들이 별다른 저항없이 길을 터 줬고 곧바로 검찰 수사관 80여명을 태운 차량 7대가 정문을 통해 금수원으로 진입했다. 신도들은 차량이 통과할 때 양옆에 서서 찬송가를 불렀고, 수사관들이 모두 진입하자 정문을 닫고 먼저 걸어놓았던 ‘김기춘 실장, 갈데까지 가보자!!’라고 쓴 검정색 플래카드 위에 ‘우리가 남이가!’라고 쓴 새 현수막을 달았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수사관 40여 명을 금수원 내로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통증 극복에 ‘긍정적인 마음’이 도움이 될까

    ‘긍정적인 마음이 통증 극복에 정말 도움이 될까.’ 어쩌면 상식적인 말 같지만 딱히 답이 주어지지 않은 이같은 ‘통념’이 사실로 확인됐다. 통증성 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질환 대처 능력이 좋아지고 통증을 잘 극복한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이철희) 관절센터 공현식 교수팀은 만성 테니스 엘보우 환자 91명을 1년간 추적 조사하는 연구를 시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엘보우 환자들을 ‘힘줄이 일시적으로 약해졌다’, ‘회복 가능하다’ 등 긍정적인 용어로 설명하는 환자군과, ‘힘줄이 파열됐다’, ‘끊어졌다’, ‘영구적인 손상이다’ 등 부정적인 용어로 표현하는 환자군으로 분류한 뒤 두 그룹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대처능력지수가 처음에는 28.1이던 것이 1년 후에는 12.7로 55%나 향상된 반면 부정적인 환자군은 처음에 30.8이던 지수가 1년후에도 20.8로 33%만 나아지는 차이를 보였다. 질환 대처능력지수는 통증에 대한 다양한 사고의 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반추적 사고’ ‘과장적 사고’ ‘무기력한 사고’ 등을 측정하는데, 점수가 높으수록 질환에 대한 대처능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긍정적인 환자군은 통증 정도도 빠르게 개선돼 처음에 5.9이던 통증이 1년 후에는 3.0으로 줄어든데 비해 부정적인 그룹의 경우 같은 기간에 7.0에서 4.8로 낮아졌을 뿐이며, 이에 따라 의료기관 추가 이용율도 긍정적인 그룹의 18%보다 4배 가량 높은 69%로 조사됐다. 즉, 질병이 주는 통증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면 처음부터 통증 강도가 낮게 느껴질 뿐 아니라 통증이 더 빨리 개선되고, 의료기관도 덜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테니스 엘보우는 팔꿈치 바깥쪽 부위의 손목을 움직이는 힘줄이 변성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테니스를 칠 때 자주 발생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테니스가 아닌 다른 운동이나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흔히 생길 수 있다. 통증이 심할 경우 세수하기도 불편하지만 단순한 힘줄의 변성이 원인인 경우 적절한 물리 치료만으로도 대부분 1~2년이 경과하면 저절로 좋아진다. 일부는 힘줄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만성 통증을 유발해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통증 자체가 팔꿈치 관절의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공현식 교수는 “환자들은 심한 통증이 나타나면 큰 문제라고 여겨 빨리 통증을 해결하는 것이 병을 낫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나, 영상검사에서 작은 이상 소견만 나와도 지나치게 염려하기 쉽지만, 많은 근골격계 질환들은 특정 시기에 증상이 심하다가도 검사 결과의 정도와 상관없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연구는 환자들이 질환을 제대로 인식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짐으로서 병에 대한 대처능력이 좋아질 뿐 아니라 의료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이어 “의료진은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해야 하며, 때로는 적절한 경고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검사 결과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적절한 용어를 선택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국제 학술지 ‘견주관절 수술저널(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행성 먹는 별은 지구형 행성을 선호한다”

    “행성 먹는 별은 지구형 행성을 선호한다”

    태양과 같은 항성 중 일부는 지구와 같은 행성을 흡수하는 종류도 있다. 이런 별은 발달 과정에서 지구나 화성, 금성과 같은 암석형 행성의 물질을 다량으로 삼킬 수 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천문 연구팀이 암석형 물질을 흡수하는 별의 화학 구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이런 별이 ‘지구형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미국 과학전문 사이언스데일리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연구를 지도한 케이반 스타선 밴더빌트대학 천문학 교수는 “고해상도 스펙트럼으로 이런 별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특징은 행성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외계에 있는 지구형 행성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98%에 달하는 대부분 별이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돼 있고 나머지 원소로 이뤄진 별은 불과 2%뿐이다.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모든 원소는 금속으로 규정하고 있어 별의 화학 성분 중 철이 수소보다 상대적으로 많으면 ‘금속성 별’이라고 칭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많은 외계행성을 탐지하는 기술이 발전되면서 행성의 형성 과정과 금속성 별에 관한 연관성을 규명하는 여러 연구가 진행됐다. 또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금속성이 높은 별일수록 행성계를 이룰 가능성이 높으며, 목성과 같은 커다란 가스형 행성은 주로 금속성이 높은 별 주변을 공전하고 이보다 작은 행성은 성분 함량이 다양한 별을 공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시도한 밴더빌트대학 천문 연구팀은 태양과 비슷한 항성에 관한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15개의 특정 원소가 풍부한 것에 관심을 가졌다. 이 중에서도 섭씨 600도 이상의 녹는 점을 지닌 알루미늄, 실리콘, 칼슘, 철과 같은 원소에 주목했다. 이는 지구형 행성과 같은 다양한 원소를 지닌 행성이 형성되기 위한 조건은 까다롭다는 것에서 착안한 것. 연구팀은 우리 태양과 비슷한 분광형 G등급 왜소항성 중에서도 행성을 거느린 최초의 쌍성계 항성인 HD 20781과 HD 20782를 모델로 삼았다. 이 두 별은 같은 먼지와 가스 구름을 통해 응축됐으므로 같은 화학 성분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 별에는 해왕성 크기의 두 행성이 밀접한 거리에서 공전하며 다른 한 별에는 목성 크기의 단일 행성이 한쪽으로 매우 치우친 편심 궤도를 그리며 공전한다. 이런 행성계의 차이는 이런 행성과 별이 갖는 화학적 성분에 연관성이 있는 것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 두 별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특정 원소가 우리 태양보다 훨씬 많이 있으며 온도도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목성 크기의 단일 행성을 가진 별은 지구 질량의 10배에 달하는 암석형 물질을, 해왕성 크기의 두 행성을 가진 별은 20배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항성의 화학적 성분 분석을 통해 현재 거느리고 있는 행성의 구성을 분석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지구형 행성에 관한 단서를 찾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우주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 온라인판 7일 자로 발표했다. 사진=밴더빌트대학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역대 가장 선명한 ‘토성 오로라’ 포착…“지구와 유사”

    역대 가장 선명한 ‘토성 오로라’ 포착…“지구와 유사”

    지금까지 촬영된 것 중 가장 선명한 모습의 ‘토성 오로라’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한 천문학자들은 해당 이미지를 통해 토성 오로라 현상 발생 원리가 지구와 유사하다는 주장을 제기해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영국 레스터 대학 연구진은 NASA(미 항공 우주국) 허블 우주망원경과 카시니 토성 탐사선이 작년 4~5월에 촬영한 정밀한 토성 오로라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발생 원리가 지구의 것과 유사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뿜어져 나온 대전입자가 지구 자기장과 충돌하면서 극지방 상층 대기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방전현상이다. 본래 태양은 항상 양성자와 전자로 구성된 대전입자를 방출하는데 이 대전입자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들어오면 공기 분자와 충돌하게 되고 신비한 빛이 발생되는데 이것이 우리가 목격하는 오로라인 것이다. 레스터 대학 연구진은 이미지 속 토성 오로라 역시 태양 대전입자 토성의 자기권 꼬리(자기권이 태양풍의 압력을 받아 길게 뻗어 있는 부분)와 충돌하면서 발생된다고 주장한다. 이미지 속 토성 극지방이 스펙트럼 자외선 범위에서 밝게 빛나는 것이 결정적 증거라는 것. 레스터 대학 천체물리학과 조나단 니콜스 박사는 “토성 북극 지역에서 매우 빠르게 이동하는 오로라의 모습은 토성 자기장과 충돌하는 태양풍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것은 지구 오로라와 유사한 발생 패턴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며 “허블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이 이미지는 너무도 선명해 최초로 오로라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지구물리학회 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ophysical Union)’에 발표됐다. 사진=NASA/University of Leicester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구원파 신도 자진해산 유도… 유병언 체포 ‘초읽기’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이 20일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검찰이 유씨의 유력 은신처인 경기 안성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금수원에 대한 감시망을 높이고 있다. 검찰은 유씨를 지키려고 금수원에 집결한 구원파 신도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설득도 병행하고 있다. 유씨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19일 유씨에게 법원에 자진 출석할 것을 촉구하면서 “금수원에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의 무고한 신도들의 귀가와 수사 협조를 요청한다”고 힘줘 말했다. 검찰은 앞서 유씨 일가에 대한 수사가 ‘종교 탄압’이라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구원파 신도들에게 “검찰은 종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으며 이번 수사는 특정 종교와는 무관하다”며 수차례 구원파와는 선을 그은 바 있다. 검찰은 신도들의 헌금이 유씨 일가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됐다는 사실을 집중 부각시켜 금수원에 집결한 구원파 신도들의 자진 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구원파 신도들이 유씨 일가의 이 같은 실체를 알게 된다면 상당수가 등을 돌릴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수사팀은 이와 관련해 구원파 신도들의 헌금 등으로 형성된 재산 가운데 일부가 유씨의 장남 대균(44)씨 등 자녀들에게 넘어간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 일가의 계열사와 신용협동조합 및 구원파 교회 간 자금 흐름을 분석해 해외 등으로 빠져나간 돈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유씨에 대해 1300억여원의 횡령 및 배임, 140억여원의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투자 명목으로 해외로 빼돌린 교회 돈 일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영장실질심사에도 유씨가 출석하지 않을 경우 본격적으로 신병 확보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법원은 구인장을 다시 발부해 구인 기간을 연장해 주거나 유씨가 없는 상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유씨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과 잠적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곧바로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도 있다. 유씨 일가가 모두 수차례에 걸친 검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한 데다 수사기관이 아닌 법원의 판단을 받는 영장실질심사마저 거부하게 되면 검찰은 유씨 체포를 위한 금수원 진입 및 경찰력 동원 등에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대비해 검찰은 검사 3명과 수사관 40명으로 구성된 ‘유병언 검거팀’을 구성해 경찰에 유씨 체포 때 물리적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병력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주 내로 유씨에 대한 체포 작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수원은 검찰의 강제 진입이 예고되면서 주변 경계가 크게 강화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문에는 이날 오전부터 신도 100여명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또 금수원 주변에서는 신도들이 공권력 진입이 우려되는 곳에 철조망과 초소를 새로 설치하고 초소마다 10여명 내외의 인원을 배치했다. 한 신도는 “금수원 외곽뿐 아니라 내부에도 공권력 진입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정정 및 반론 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공기업탐방] “서랍속 잠자는 기술 기업에 연결… 새로운 가치 창출할 것”

    [공기업탐방] “서랍속 잠자는 기술 기업에 연결… 새로운 가치 창출할 것”

    “기술 이전과 사업화는 창조경제의 핵심 사업입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올해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서랍속 기술’을, 필요한 기업들에 연결시켜 새로운 가치 창출과 일자리 확대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김한철(59)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데 있어 기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매의 눈으로 기업의 기술 가치를 평가해 지원하는 본연의 역할 외에도 잠자고 있는 기술을 주인이 될 만한 기업에 연결시키는 매개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기보가 기술과 기업을 모두 알고 있으니 양쪽을 연결시키는 데 적임자”라면서 “지난 1월 취임 이후 기술정보 공유와 기술 이전, 사업화 지원을 전담할 기술융합센터를 서울과 대전에 신설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에서 36년을 근무한 그는 은행과 기보의 다른 점으로 “은행은 보수적인 조직으로 신용 평가의 시각이 강하다”면서 “반면 기보는 사고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기술 평가로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서랍속 기술’ 상용화를 위한 기보의 지원 전략은 뭔가. -우선 기보가 서랍속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부터 설명하겠다. 2012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16조원임에도 불구하고 R&D 과제의 기술 이전율은 27.1%, 실질적인 사업화 성공률은 9.1% 수준이었다.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19만건의 기술 중 15만 4000건은 현재 ‘휴면 상태’다. 기업은 필요한 기술 정보를 찾기 어렵고, 연구기관은 기술 이전의 수요 기업 발굴이 어려워 기술과 기업 간 ‘미스 매칭’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술융합센터를 서울과 대전에 신설했다. 특히 공공연구기관의 ‘서랍속 기술’을 기보가 보유한 6만개의 기업 정보와 매칭시키기 위해 오는 7월까지 독창적인 ‘기술-기업 매칭시스템’(KTMS)을 구축할 계획이다. →창조경제에서 기보의 역할은. -수많은 기업들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고 기술평가 경험도 갖고 있다. 또 기술평가시스템(KTRS)을 바탕으로 기존 담보 중심이 아닌 미래 가치로 평가해 보증과 투자, 융자 등 다양한 기술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다. ‘창업-성장-회수-재도전’으로 이어지는 기업의 성장 단계별 금융 상품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창조경제의 근간이 될 수 있는 기술평가 정보를 제공하고, 기술 거래와 기술 인수·합병(M&A) 등이 시장에서 활성화되도록 하겠다. 기술산업융합 보증과 지식재산(IP) 보증, R&D 보증 등 ‘창조경제 지원 보증’에 올해 신규 지원액(4조 5000원)의 45%인 2조원을 쏟아붓겠다. →정부가 상반기에 기술평가기관을 설립하는데 역할 분담이 어떻게 되나. -기보는 현재 전체 기술 평가의 70%를 맡고 있다. 기보가 보유한 기술 정보 데이터를 앞으로 설립되는 기술평가기관에 제공할 것이다. 기술평가기관 사무국 초기 정착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은 기보의 보증서를 바탕으로 기술 기업에 대출을 제공해 왔다. 앞으로는 기술평가 등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는 보증서 없이 대출해 주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는 기술평가기관의 설립 취지이기도 하다. 신용평가기관이 기업별 신용평가를 산정하는 것처럼 기술평가정보기관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 정보를 분석하고 기술평가 등급을 매기면 이를 토대로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술평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책임 소재 논란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신용평가를 잘못하면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것처럼 적절치 못한 기술 평가는 은행 대출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기술평가시스템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이 이를 불신하면 시장 작동이 안 된다. 다만 성숙한 시장이 조성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다. 기술 평가는 등급과 평가자의 ‘감’이 다를 수 있어 기술적으로 접근해 정서적으로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안에 따라서는 금융 분쟁으로 갈 수 있고 고객 불만도 야기될 수 있다. 같은 데이터를 입력해도 평가가 달리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2개 기관이 기술평가등급을 제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옥석을 가려 유망한 기업에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기보만의 노하우는. -기보는 독자적이고 전문적인 기술금융 인프라를 구축해 지난해까지 40만 7156건의 기술평가를 해 왔다. 현재 박사급 인력 147명을 포함해 기술평가 전담 인력이 전체 직원의 53%인 578명이다. 또 외부전문기관 17곳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05년에 신용도와 재무 정보를 배제하고 기술평가 결과만을 활용해 부실 가능성과 성공 가능성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기술평가시스템를 개발했다. 수차례 개선과 고도화 과정을 거쳐 현재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선별하는 국내 대표적인 기술평가시스템으로 정착됐다.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기술평가시스템을 전수해 달라고 요청이 왔다. 베트남 고위 관리가 기보의 자체 기술평가시스템을 높게 평가해 관계자에게 “배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타이완과 태국 등에서도 연수를 와서 우리의 평가시스템을 공부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기술평가 우수 사례로 우리 시스템을 꼽을 정도다.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나. -기보는 신용보증 사고율을 4~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1조원 미만이다. 2005년 ‘벤처 후폭풍’으로 사고율이 8% 이상 올라간 적도 있었지만 옛날 얘기다. 이제는 신용보증 금융기관으로서 안정된 체제에 접어들었다. 사전·사후 관리뿐 아니라 상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작동하고 있다. →규제 완화가 요즘 대세다.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모든 규정을 재검토해 문구부터 새롭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규정을 다시 보고 고객 눈높이에 맞춰 재정리할 필요가 있어서다. 여기엔 내부 인력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도 참여시켜 원점에서 다시 보고 있다. 조직 개편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7월쯤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윤리준법부를 만든다. 기획 업무도 통합할 것이다. 상품을 다양화해 금융고객의 니즈도 충족시키고 싶다. →중소기업이 호소하는 애로사항은. -기보로부터 보증받은 기술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에 잘 설명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금융사들이 아무래도 깐깐하게 요구하는 것이 많다. 또 서류와 심사 간소화, 검사 시일 단축 등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도 이런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하지만 기술 평가를 위해서는 공장도 가봐야 하고, 기술도 검토해야 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문화산업을 뒷받침하는 제도는 뭔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산업은 제작 기업이 영세하고, 콘텐츠에 대한 작품성과 흥행성 등 무형의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금융권의 자금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는 ‘기술을 넘어 이젠 문화다’라는 인식으로 보증 지원 영역을 확대해 왔다. 문화콘텐츠는 분야별로 독특한 특성이 있어 동일하고 획일적인 평가 지표로는 평가가 불가능해 우리는 각각의 특성에 맞는 9개 분야에 11개 문화콘텐츠 평가 모형을 개발했다. 성공적인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KBS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120개 문화콘텐츠에 1200억원 이상의 신규 보증을 지원해 왔다.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과 관련해 기보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기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 수준이다. 예산 집행도 낭비가 되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기보의 부채는 차입에 의한 것이 없고, 충당금 성격의 부채가 대부분을 차지해 다른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기보의 복리후생은 정부가 제시한 방만경영기관 정상화 계획 수준이다. 다만 일부 정상화 수준을 초과하는 부문은 노사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를 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것은. -기보는 지난 25년간 기업의 창조적 아이디어를 기술로 개발하는 데 일조를 해 왔다. 업무 쪽으로는 기보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했으면 하고, 내부적으로는 기보 인프라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 기술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 대담 김성수 경제부장 정리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김한철 이사장은 ▲부산 ▲서울고, 고려대 행정학과·경영대학원 ▲한국산업은행 국제투자팀장, 인력개발부 부장, 컨설팅본부장, 기업금융본부장, 수석부행장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지역색(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지역색(하)

    ●이중도시 서울, 북촌·남촌에서 강북·강남으로 양분화 조선 내내 사대문 안 북촌과 남촌의 양촌 체제가 공고했다. 그러나 대한제국기 고종이 중국의 천자나 일본 천황과 같은 황제에 오르는 이른바 ‘칭제건원’(稱帝建元)을 선언하고서 북촌 체제의 중심인 경복궁을 버리고 서촌에 위치한 경운궁(덕수궁)으로 정궁을 옮겨 가면서 상황이 변했다. 건국 500년 만에 나라의 중심이 백악(북악)을 중심으로 한 북촌에서 종로를 넘고, 청계천을 건너 서울시청 쪽으로 이전한 것이다. 대한제국 시기 이러한 정치권력의 공간이동은 이후 식민지 시기와 한국전쟁,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조선시대에는 없던 태평로를 서울의 경제 중심지로 만들었다. 1926년 조선총독부 신청사가 경복궁 안에 건립돼 정치권력은 북촌으로 회귀했지만, 자본주의의 꽃인 경제권력은 태평로에 남았다. 확장된 경제권력이 1970년대 한강을 넘어 강남과 여의도를 향해 중심이동하기 전까지. 강남으로의 팽창과 더불어 서울은 2000년 전 한성백제의 수도 한강 이남으로 수도를 옮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는 강북에 남았지만, 자본주의 권력의 원천인 경제자본과 대의기관인 국회가 강을 건너가 버렸기 때문이다. 조선의 서울이 강북 사대문 안이었다면, 대한민국의 서울은 강남이 됐다. 사대문을 남북 체제로 나누는 경계의 역할을 하던 개천(청계천)이 복개되면서 남·북촌이 하나로 통합되는가 했더니 급기야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과 강북으로 양분돼 버린 것이다. 서울의 남북 경계선이 청계천에서 한강으로 옮겨 간 셈이다. 도시사학 분야에서 ‘이중 도시’(Dual City)의 개념은 식민지를 경험한 도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박찬승(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식민지 도시는 토착 집단에 대한 외래 집단의 지배 공간이었고 양자의 문화적 이질성은 사회적, 공간적 격리로 나타났다. 대체로 토착민들의 자생적 주거지는 전통적·전근대적 성격을 띠었고, 식민권력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주거지는 근대적·서구적 성격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민지 권력은 외래 식민집단의 주거지를 토착민들의 열악한 주거공간과 분리시켜 근대적이고 서구적인 주거지로 만들어 식민권력의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고 문명에 의한 지배의 정당성을 선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양분 정치적 기획의 산물인가, 체제경쟁의 산물인가 조선시대 한양도성이 북악 아래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를 잡은 북촌, 낙산 아래 동촌, 인왕산 아래 서촌 그리고 남산 아래 남촌과 청계천변 중촌이 서로 아우르는 모습을 보였다면 식민 시기 경성은 일제의 의도적인 정치적 기획의 산물로서 남·북촌 체제로 양분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동·서·남·북촌을 중심으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어울린 사색붕당(四色朋黨)이 식민지 사관의 혐의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다른 풀이도 있다. 안창모(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 교수는 “청계천을 품에 안고 내사산으로 둘러싸인 인구 10만명을 수용하는 계획도시로 출발한 한양이 600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한강을 품에 안고 외사산으로 둘러싸인 인구 1000만명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외견상 인구는 100배 이상 증가했고, 면적도 30배 이상 확대됐다. 600년 시차를 가진 조선의 한양과 한국의 서울은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존재했다”고 말했다. 현재의 서울은 계획됐다기보다는 근대화와 경제성장을 거치면서 급증하는 인구를 수용하려는 방편으로 확장됐고 결과를 추인하는 방향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시대적 상황이 도시의 물리적 성장과 변화 배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남북 분단과 강남 개발은 서로 얽혀 있다. 비록 도시화와 산업화의 결과이지만 1976년 건설된 잠수교로 말미암아 한강은 서해 뱃길이 끊어지면서 자연 울타리가 됐다. 유사시 30만~40만명이 대피할 수 있는 요새화 차원에서 뚫린 3개의 남산터널과 정부청사의 과천이전 등은 한국전쟁과 남북 분단이 서울의 도시구조 변화에 남긴 대수술 자국이다. 경부고속도로와 한남대교(제3한강교)의 건설로 강남이 개발돼 현대 서울의 모습이 한강을 중심으로 강북과 강남 두 개의 도시로 나뉜 것도 결국은 남북 체제경쟁의 산물이다. ●일제강점기 서울은 어떻게 분열됐을까 서울은 식민시기 어떤 분열과정을 거쳤을까. 일본인의 서울 진출과 일본인 거류지의 형성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답이 보인다. 일본공사관은 1880년 서대문 밖 천연동 청수관에 처음 자리를 잡았다. 임오군란 때 소실되자 1884년 교동 박영효 저택에 공사관을 지어 사대문 깊숙이 진출했으나 같은 해 갑신정변 와중에 또 타버렸다. 1885년 남산 아래 예장동으로 옮긴 뒤부터 식민지배 권력의 본거지가 됐다. 남산과 일본을 잇는 역사의 끈은 질기고도 질겼다. 일본 사신이 묵었던 왜관(동평관)이 조선 초 자리 잡았고, 임진왜란 때 왜군이 7년 동안 진지를 구축한 왜장대가 있었다. 개항기 조선과 대한제국 조정은 일본공사관을 사대문 안에 들이지 않으려고 애썼고, 사대문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개천을 건너지 못하도록 했다. 삼강오륜에서 부부유별(夫婦有別) 따지듯 북남유별(北南有別)을 따졌지만, 결과는 남북 역전으로 나타났다. 남촌은 식민지 조선의 새로운 메인스트리트였다. 조선 신궁(남산식물원)이 일본 정신을 상징했고, 통감부(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헌병사령부(남산한옥마을)가 무력통치를 상징했다. 일본인 거주 지역인 충무로, 진고개 일대는 본정통(本町通)이라고 하여 조선의 유일한 동서 간 대로인 종로를 대신했다. 일제는 황토마루(黃土峴)를 광화문통, 구리개(을지로)를 황금정(黃町), 명동을 명치정(明治町), 소공동을 장곡천정(長谷川町), 다방골(茶洞)을 다옥정(茶屋町)으로 멋대로 바꿔 버렸다. 남촌에는 조선은행(한국은행)과 경성우체국(중앙우체국)이 들어서고 미쓰코시백화점(신세계백화점)과 히라타(平田) 등 대형 유통업체가 진출해 상권을 장악했다. 2~4층의 현대식 상점 진열대에는 일제와 서구 외제 상품이 휘황찬란한 전등불 아래 진열됐다. 도로는 포장되고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식재됐다. 광고탑과 마네킹,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뤘다. 본정통은 식민지 서울이 아니라 도쿄를 여행하는 듯했다. 지금의 강남 격이다. 한국인이 상권을 쥐고 있던 종로통은 상대적으로 낙후됐다. 1935년 시인 임화는 ‘다시 네거리에서’라는 시에서 “번화로운 거리여/내 고향 종로여/웬일인가/너는 죽었는가/모르는 사람에게 팔렸는가”라고 외쳤다. 별건곤 1930년 6월호에서 김화산은 “달리는 차, 매연, 여자의 스커트, 자욱한 연애, 주머니 속의 1전짜리 동전, 비애, 주점, 여자에 대한 증오, 정거장, 잡다한 사상을 가진 군중, 쇼윈도, 밤의 샹들리에와 카페의 홍수, 길에 버려진 영화광고지…”라면서 남촌의 화려함을 묘사했다. 당시 경성은 전차 120여대, 자동차 250여대(관용차와 자가용 제외), 승합차 70대, 버스 40대가 뒤섞여 달리는 혼잡한 대도시였다. 식민지 통치권력과 외국 자본에 의해 서울 사람은 서울의 객이 돼 버렸다. 1936년 행정구역 확대에 따라 경기도 고양군과 시흥군, 김포군이 서울로 각각 편입됐다. 고양군 용강면(오늘의 공덕동, 아현동)과 연희면(신촌), 은평면(홍제동), 숭인면(성북동, 청량리), 한지면(이태원, 서빙고)이 서울 땅이 됐다. 시흥군 영등포와 노량진, 상도동이 서울에 포함됐다. 서울의 팽창은 인구 집중과 더불어 지역 분화를 재촉했다. 동소문 일대 주택지대를 문화촌이라고 했고, 광희문 밖 신당동에는 달동네가 형성됐다. 정동 일대에는 서양인촌이, 용산 일대에는 공업촌, 서울역과 봉래동 일대에는 노동촌, 다동·청진동·관철동 일대에는 기생촌 등 특수촌이 형성됐다. 홍제동, 돈암동, 아현동에는 경성부가 운영하는 토막 수용 시설이, 종로와 본정통, 명치정, 장곡천정에는 다방과 카페, 영화관 같은 유흥업소가 밀집했고, 쌍림동에는 유곽이 있었다. ●서울·지방 나누듯 서울도 신분 따라 거주지 나눠져 전우용은 ‘서울은 깊다’에서 “서울(사대문)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오촌(동·서·남·북·중촌)과 양대(윗대·아랫대), 자내(성밖 거주지)와 오강(한강변 거주지) 지역의 문화가 달랐다. 18~19세기 양반문화만 놓고 보아도 동서남북 사촌이 다 달랐고, 그들 사이에는 쉬 해소될 수 없는 차별의식과 적대감이 가로놓여 있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은 조선 500년 내내 유일한 도시였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한양이라는 도시와 나머지 지방으로 나눠졌다. 중엽 이후 서울과 지방의 인적 교류가 막히면서 경인(京人)과 향인(鄕人)의 차이가 벌어졌다. 지방 출신이 벼슬길에 오르는 것조차 어려웠다. 말씨와 문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시골 선비는 무시되기 일쑤였다. 영조 대 이후 지방 출신을 과거급제자에 할당할 정도였다. 심지어 고종 때 서울내기 군관이 시골뜨기 예조좌랑(교육부 사무관급)을 멸시하고 구타하는 하극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라가 서울과 지방으로 나눠졌듯 서울도 나눠졌다. 궁궐 주변인 북촌과 동촌, 서촌에는 고관대작과 그들의 시중을 드는 아전, 겸인배(집사)들이 살았다. 남산 아래에는 쇠락한 양반이나 무반이 거주했고, 인사동과 청계천 주변에는 역관이나 의관, 화원 같은 중인들이 중촌을 이뤘다. 상민은 윗대나 아랫대 혹은 사대문 밖 자내, 오강에 터전을 잡았다. 거주 지역에 신분과 지위, 직업 정보가 새겨졌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도핑 소동에 ‘스매싱’ 돌아온 이용대 첫 승

    도핑 소동에 ‘스매싱’ 돌아온 이용대 첫 승

    배드민턴 간판스타 이용대(삼성전기)가 자격정지 징계가 철회된 이후 국가대표팀에 복귀해 치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용대는 18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28회 세계남자단체선수권대회 조별예선 C조 1차전에 유연성(국군체육부대)과 함께 출전, 한국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서 미하엘 푹스-요하네스 쇠틀러(독일)를 2-1(21-11 8-21 21-19)로 물리쳤다. 한국은 이용대-유연성을 필두로 복식의 김사랑(삼성전기)-고성현(김천시청), 단식의 황종수(삼성전기)가 승리를 거둬 독일을 3-2로 꺾고 조별리그 첫 승을 따냈다. 이용대는 지난 1월 도핑 검사 절차 위반으로 김기정(삼성전기)과 함께 1년 자격정지를 받았다가 지난달 징계가 철회돼 이번 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김기정은 출전하지 않았다.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 조별예선 X조 첫 경기에서도 한국은 싱가포르에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여자대표팀은 1~3단식에서 성지현(MG새마을금고), 배연주(KGC인삼공사), 김효민(한국체대)의 연승으로 승리를 확정했고, 복식의 장예나(김천시청)-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사), 김하나(삼성전기)-정경은(KGC인삼공사)도 기세를 이었다. 세계남자 및 여자단체선수권은 남녀 각각 16개국 대표팀이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을 가리는 대회로, 조별예선 2위까지 8강에 진출한다. 남자대표팀은 19일 개최국 인도, 여자대표팀은 20일 호주와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온라인 데이트’만 해도 불륜! 이혼사유” -佛 판결

    “‘온라인 데이트’만 해도 불륜! 이혼사유” -佛 판결

    실제로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온라인 데이트’만 했더라도 이혼 사유가 된다는 이색적인 판결이 나왔다. 최근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가정법원은 남편 브루노(43)가 부인 나탈리(43)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그 사유가 타당하다며 남편의 손을 들어줬다. 다소 획기적인 판결로 평가받고 있는 이번 ‘사랑과 전쟁’의 스토리는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 아이의 부모였던 이들 부부는 사이가 벌어지며 별거에 들어갔다. 사건은 부인 나탈리가 미혼남녀의 데이트를 주선하는 한 온라인사이트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이후 나탈리는 온라인에서 만난 이 남성과 은밀한 사진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했고 결국 이같은 사실을 눈치 챈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나탈리는 “한동안 우울증 상태로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자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고 온라인 남성과 실제로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불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의 이같은 주장을 모두 일축했다. 재판부는 “우울증이 있다고 해서 사이트를 방문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며 물리적으로 만나지 않았다 해도 결혼의 의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 주법은 배우자 간의 상호 존중과 신의와 성실을 명시하고 있어 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희귀 ‘춤추는 개구리’의 마지막 춤? 멸종위기 ‘신종’ 발견

    희귀 ‘춤추는 개구리’의 마지막 춤? 멸종위기 ‘신종’ 발견

    최근 인도 서부 정글에서 ‘춤추는 개구리’라는 희귀 개구리 신종 14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로써 이런 특이한 춤 동작을 선보이는 개구리는 24종으로 늘어났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몸길이 13~35mm 정도인 이 작은 양서류들은 10여 년간에 걸친 장기연구 끝에 인도 서해안을 따라 남북 1600km에 걸쳐 종단하는 ‘서가츠 산’(Western Ghats)에서 발견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인도의 양서류생물학자 사티야바마 다스 비주 델리대학 교수는 독특한 생김새로 유명한 인도 자주색 개구리(학명: Nasikabatrachus sahyadrensis)를 포함한 수많은 개구리를 발견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비주 교수팀은 서가츠 산에서 발견한 개구리를 식별하기 위해 물리적 특징과 분자 DNA 마커를 모두 사용했다. 그 결과 이들 개구리는 공룡시대부터 뛰어다닌 ‘미크리사루스’(Micrixalus)라는 고대 개구리 종에 속하는 것도 밝혀졌다. 비주 교수는 “이들 개구리는 꿀벌만큼 작은 크기에 완벽한 위장술을 갖고 있어 발견하기 매우 어렵지만, 번식기가 되면 비교적 찾기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개구리 중 9종의 수컷은 ‘풋 플래깅’(foot-flagging)이라는 이상한 과시 행동을 통해 암컷들에 자신을 어필한다. 이 행동은 뒷다리를 몸에서 멀리 뻗은 채 물갈퀴가 달린 발가락을 완전히 펼쳐 흔드는 것으로, 때때로 수컷들은 이런 동작으로 경쟁자를 밀쳐내기도 한다고 전해졌다. 이는 호주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세계에 걸쳐 서식하는 일부 개구리에서도 수차례 보고된 바 있으며, 이런 시각적 과시 행동은 짝짓기 상대를 부르는 소리가 주변 환경의 잡음에 묻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오스트리아 빈대학 동물학연구소의 월터 호들 박사는 설명했다. 또한 이번 신종 개구리들의 발견으로 인도 서가츠 산은 과학자들에게 개구리는 물론 다른 양서류를 발견할 수 있는 생물 다양성의 관심 지역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비주 교수는 농업이나 기타 인간 활동으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점차 파괴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년에 걸친 조사에서 개구리들의 서식지는 극적으로 감소했거나 변화를 겪었으며 개체 수 급감이 확인됐다”면서 “이 중 약 30%는 보호구역이 아닌 곳에 서식하며 일부는 단 한 곳에서만 발견됐다”면서 “이는 일부 개구리에는 ‘마지막 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인도 과학저널 ‘실론’(Ceylon Journal of 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사진=사티야바마 다스 비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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