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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카이스트 총장 선거/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카이스트 총장 선거/박건승 논설위원

    2004년 카이스트 12대 총장에 오른 로버트 로플린 박사는 ‘과학계의 히딩크’로 주목받았다. 1998년 노벨상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카이스트 최초의 외국인 총장이었던 까닭이다. 그런 그가 재계약 연장을 못 하고 2년 만에 중도 하차한 이유는 뭐였을까. 노벨상 수상자라는 독선에 빠져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측면이 크다. 그는 한국 최초로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인간형 로봇 ‘휴보’를 두고 “이거 가짜 아니냐”고 공공연히 말했다고 한다. 이런 소리를 듣는 ‘휴보’ 연구 당사자인 카이스트 교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일본에 가서는 ‘카이스트는 아무것도 아니다’(KAIST is nothing)라고 카이스트를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내자 교수협의회가 ‘로플린 is nothing’이라고 들고일어나는 해프닝도 있었다.대학 총장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다. 무대가 연주회와 상아탑으로 다를 뿐이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박자를 이끌어 내고 음악의 강약과 빠르고 느림을 조절한다. 그리고 음악의 느낌을 통일한다. 지휘자의 역량은 음악을 얼마나 잘 표현해내고, 얼마나 잘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대학 총장도 이질적인 구성원들 간에 하모니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있다. 카이스트가 내일 총장 선거를 앞두고 마치 폭풍전야에 휩싸인 듯하다. 12년여 만에 처음으로 외부 영입 없이 한국 국적자인 내부 후보자 세 명이 이사회에서 일합을 겨룬다. 정부의 낙점을 받은 인사가 아닌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 카이스트 구성원을 대변할 인물이 차기 총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총학생회는 외부세력 개입을 막기 위해 세 후보를 대상으로 모의투표까지 해 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결국 또 특정후보 낙점설이 불거진 모양이다. 어느 후보가 총장이 되도록 정부가 이사들에게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어느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어총장으로 유력하다는 설이 나돈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현 정부 들어 국립대학 총장 인선을 놓고 잡음이 유난히 많았다. 경북대·해양대·충남대 등 5곳에서 2순위 후보가 총장이 됐고, 다른 4개 대학은 총장을 뽑았지만 청와대의 임명 거부로 길게는 2년 이상 공석인 곳도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국공립대 총장 후보 블랙리스트’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대학 1위 후보자는 반정부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라는 요구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8개 국립대 1순위 후보자들이 비선 실세 개입 의혹이 있다며 박영수 특검에 고소장을 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카이스트 새 총장은 전적으로 이사회의 자율선택에 맡겨야 한다. 카이스트 총장 선거가 ‘경북대 사태’의 재판이 되면 그 대학 구성원과 총장뿐 아니라 국민이 불행해진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짐 싸고 풀고… 짐 싸고… 나는 ‘유랑 공무원’이다

    [단독] [커버스토리] 짐 싸고 풀고… 짐 싸고… 나는 ‘유랑 공무원’이다

    “장기판의 졸도 아니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선거 승리의 ‘전리품’처럼 부처를 쪼갰다 붙였다 하니 무기력해집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는 “30년 가까운 공직생활 동안무려 다섯 번이나 부처가 바뀌었다”며 이같이 한숨을 쏟아냈다. 1990년 교통부 소속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A씨는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교통부와 건설부가 합쳐진 건설교통부로 소속을 옮겼다. 1996년에는 건교부의 항만청과 해양 부문, 농수산부의 수산청, 환경부의 해양환경 등을 합친 해수부가 출범해 다시 적을 바꿨다. 그러나 해수부가 12년 만인 2008년 폐지돼 국토해양부와 농수산식품부로 흡수 통합되자 A씨는 농수산식품부 소속이 됐다. 그러다 5년 만인 2013년 대선 공약으로 부활한 해수부로 복귀했다.# 교통부→건교부→해수부→농식품부→해수부… 30년간 5차례 옮겨 A씨는 정권 초기마다 반복되는 정부조직개편에 대해 “업무에 대한 애정도 안 생기고 정책의 연속성이 끊기다 보니 행정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5년마다 낯선 환경과 조직에서 ‘이방인’, ‘루저’, ‘변방인’이 돼 새 조직문화에 적응해야 하는데 일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부침이 심한 부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눈치보기는 더욱 극심했다고 털어놨다. “조직을 뗐다 붙였다 하는 과정에서 주류가 비주류가 되다 보니 승진에서 뒤처질까, 행여 잘릴까 하는 걱정에 공무원들의 눈치보기와 줄대기가 극성을 부릴 수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민원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말했다. A씨는 정부조직개편을 맘대로 하지 못하도록 헌법에 못을 박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결국 관리와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인데 부처 이름이 뭐가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다”며 “잦은 조직개편은 대통령의 업적 만들기에 불과할 뿐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라고 일갈했다.# 5년마다 이방인, 루저, 변방인… 눈치보기 급급 미래창조과학부 B사무관은 “이번엔 어디로 가야 하냐”는 푸념부터 털어놨다. B사무관은 1991년 과학기술처에 7급으로 들어왔다. 당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근무했는데 1998년 정부조직 개편 때 과학기술부로 승격됐다. A사무관이 하는 역할과 일하는 장소는 그대로였다. 이후 2008년 2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일부는 산업자원부나 정보통신부 일부와 통합해 지식경제부로 갔고 또 일부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합돼 교육과학기술부로 개편됐다. 교과부로 가게 된 B사무관은 정부서울청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이번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으로 바뀌었다. 근무지역이 다시 과천청사로 변경됐다. 박근혜 정부가 만든 미래부는 국회와 행정 전문가들이 앞다퉈 개편 대상 1순위로 꼽는 부처로 이미 국회에 폐지안이 계류 중이다. 미래부를 폐지하고,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로 나눠 부활시키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주용준 미래부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현재 미래부의 과학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분야도 처음에는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지만, 이제 겨우 통합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는데 다시 쪼개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국고 낭비이자 행정 낭비”라며 “경제, 산업 쪽 부처는 정권마다 쪼개고 붙이고를 반복하다 보니 수긍하기도 어렵고 직원들이 적응하는 데 2~3년의 시간이 낭비된다”고 강조했다. # 계약직 어공(어쩌다 공무원)들 살얼음… 민주적 개편은 새정부 동력 김영삼 정부는 4회, 김대중 정부는 3회, 노무현 정부는 6회, 이명박 정부는 5회 등 조직개편은 정부 설립 초기뿐만이 아니라 정권 중기, 말기 등 시기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 특히 김영삼 정부의 1994년 2차 조직개편은 ‘세계화 추진’이란 대통령의 발언 이후 10일 만에 개편안이 마련됐다. 졸속으로 마련된 법안에 따라 합쳐진 공무원들은 융화되지 못하고, 서로 ‘적자’(嫡子)니 ‘6두품’이니 하며 호적이나 따지게 된다. 중앙부처 C국장은 “해수부와 국토부가 통합됐을 때 6두품이 된 해수부 직원은 해외 연수를 떠날 차례였는데도 연수를 못 갔다”며 “국토부에서 해수부가 떨어져 나올 때 당시 해수부 직원들이 그대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조직 융합이 대통령 임기인 5년 안에 이루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부처의 물리적 결합보다는 화학적 결합이 중요한데 인위적 조직 개편만으론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은 다른 부처 발령이 나는 것으로 끝이지만 조직 개편에 가장 가슴을 졸이는 이는 계약직 공무원들이다. 부처 통합으로 업무가 중복되는 계약직은 임기가 남아 있더라도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부처의 한 계약직 공무원은 “어공들에게 정부조직 개편은 생사가 걸린 문제라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정부조직 개편이 공무원을 괴롭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한창 공공정책연구원장은 “조직 개편의 목적은 관료의 행태를 변화시켜 국민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민주적인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정부는 국민의 신뢰와 정책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열린세상] 창의성은 어떻게 길러지는가/전호환 부산대 총장

    [열린세상] 창의성은 어떻게 길러지는가/전호환 부산대 총장

    인공지능기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이다.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창의성을 발휘한 20세기 세계적 거장 7인을 비교 분석한 책을 냈다(1993, ‘열정과 기질’로 번역 출간). 7명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화가 피카소, 작곡가 스트라빈스키, 시인 엘리엇, 무용가 그레이엄, 정치가 간디다. 같은 시대에 살면서 각자 다른 분야에서 창조적 도약을 이룬 7명의 삶과 업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가드너는 창의성이란 ‘타고난 재능이 적절한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연습되고 다듬어진 훈련된 능력’이라고 하였다. 그 창의성이 길러지고 구현되는 중요한 요인은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힘’이라고 했다. 가드너에 따르면 개인은 누구나 크든 작든 어느 분야에 창의적 소질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창의성이 발휘되는 성인으로 성장하려면 그러한 소질을 심화하고 강화시킬 수 있는 적절한 일의 체험기회인 교육·훈련을 필수적으로 가져야 한다. 또 이러한 체험의 과정에서 가족· 친구·후원자 혹은 경쟁자 같은 타인으로부터 격려와 지원을 받는 의미 있는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 분야에 우호적인 문화나 풍부한 사회적 지원도 필수적이다. 피카소는 스페인의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평범한 미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아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그림 교육을 받은 피카소는 그림에 특출한 재능을 보여 신동으로 불렸다. 그러나 학교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학업에 애로가 있었지만, 공간과 신체 영역에서 뛰어났다. 가족의 권유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의 미술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재능을 심화하고 강화했다. 19세 때 예술의 중심도시인 파리로 옮겨 당시 최고의 화가를 만나고 그들의 작품에서 자극을 받아 새로운 경지로 성장했다. 마침내 세계 미술사를 새롭게 쓴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게 된다. 영화 ‘취화선’으로 널리 알려진 장승업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천재화가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떠돌던 그는 역관(譯官)의 집에서 기거했다. 글자도 모르는 장승업은 그 집에 소장된 중국 서화가의 그림과 글씨를 어깨너머로 훔쳐보고선 눈을 뜨고 자기의 존재를 인식한다. 우연히 장승업이 그린 그림을 보고 그의 천재적 그림 솜씨에 감탄한 집주인은 그의 재능을 아끼고 지속적으로 그를 후원했다. 고종에게 발탁되어 왕궁에서 그림을 그렸고, 중국까지 알려져 그림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술을 좋아했고 궁궐을 탈출하여 그림을 그려주고 술값을 대신하는 삶을 살면서 길지 않은 생을 마감했다. 피카소와 장승업은 닮은 점이 많다. 신이 내린 재능과 아이다운 천진성이 그렇다. 그런데 이 두 요소로만으로는 비범한 모방은 가능하지만 새로움을 창조하는 세계적 거장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아이의 천진성과 어른의 원숙함이 결합되어야 창의성을 발휘하는 대가가 될 수 있다. 당대 세계 문화의 변방인 조선에만 머물렀던 장승업이 북경과 파리에 갔더라면 그의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았을까. 거장 7인이 보여준 지적인 강점이 서로 다른 것처럼, 재능을 발견하는 시기와 양상 역시 달랐다. 20살이 넘어서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여 몰입한 사람도 있다. 신동은 피카소뿐이다. 그러나 그 역시 19세까지 집중교육을 받았다. 7인의 공통점은 청년 시절에 자신의 관심 분야의 활동이 활발한 중심도시로 이주하여 동료를 만나 경쟁하면서 원숙한 어른으로 성장한 점이다. 모든 사람이 거장이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고 역할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는 있다. 창의적인 사람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힘’은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이나 정답을 강요하는 권위주의 교육으로 길러질 수는 없다. 성인이 되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창의성 자본’은 유년기부터 하고 싶은 분야를 마음 편히 탐구하면서 주변 세계를 많이 관찰하는 성장과정에서 축적되는 것이다. 국가는 이러한 사회문화적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는가.
  • [정부 조직 개편 빛과 그림자] “일 좀 할 만하면 떼고 붙이고… 공무원 5년마다 왜 가시방석 앉히나”

    [정부 조직 개편 빛과 그림자] “일 좀 할 만하면 떼고 붙이고… 공무원 5년마다 왜 가시방석 앉히나”

    새로운 정부 출범은 늘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시작됐다. 공약 실천을 위해 또는 새로운 틀을 짠다는 이유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대적으로 조직 개편이 단행됐다. 특히 올해는 ‘벚꽃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정부 조직 개편 논의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행정학과 교수 20명으로부터 차기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행정학자들은 대부분 5년마다 반복되는 정부 조직 개편이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등 박근혜 정부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부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지난 정부와 억지 차별화 피해야” 19일 서울신문이 행정학자 20명에게 ‘차기 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어본 결과 절반인 10명은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현행 유지’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소폭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일부 개편’ 응답이 7명, ‘전면 개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3명에 그쳤다. 전 세계적으로 ‘스트롱맨’(강한 지도자)들이 득세하고 북핵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국가 전체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무조건 조직 개편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수영 서울대 교수는 “차기 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은 현행 유지를 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만 최소한의 수준에서 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5년마다 이뤄지는 조직 개편 작업을 보면 사전 준비가 충실하지 않았다. 선거 임박한 시점에 자문단이 모여 얕은 수준의 고민으로 덜 성숙된 과정에서 나오는 개편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1789년 처음 만든 재무부가 아직도 그 이름으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5년마다 하는 조직 개편은 국민에게 지난 정부와 차별화된 상징적인 걸 보여주기 위해 벌이는 소모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 박근혜 정부도 조직 개편 때문에 몇 개월을 허송세월했다”고 덧붙였다. 박희봉 중앙대 교수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 조직 개편을 해야 외형적으로 새로운 많은 일을 한다는 홍보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직 개편을 크게 안 하는 것이 좋다. 선진국일수록 개편을 안 하고 후진국일수록 개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강제상 경희대 교수는 “기껏 5년 동안 안정화시켜 놓은 정부 조직을 움직인다면 공무원을 흔드는 꼴이 되고, 정치적 이득 외에 행정적 합리성은 전혀 없다”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인수위원회를 꾸릴 시간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굳이 손을 대야 한다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만든 부처 등으로 제한해야 하고, 조직과 인사 등 정부 고유 기능을 하는 부처 등은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허만형 중앙대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직 개편을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문제 있는 정부 조직 개편이 이명박 정부 때 지식경제부, 박근혜 정부 때 미래부”라면서 “정 바꾸고 싶다면 위원회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오철호 숭실대 교수는 “하드웨어적인 조직 개편이 마치 큰 성과를 낼 것 같은 환상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성과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조직 개편이 전리품처럼 돼서는 안 된다. 정부혁신의 포커스는 구조적인 설계가 아니라 운영방식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근세 성균관대 교수는 “우리나라 정부 조직 시스템은 경제성장 중심으로 모든 기능이 집중된 ‘박정희식 행정 시스템’의 연장이다. 21세기에는 저출산 고령화, 통일, 기후변화, 4차 산업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면서도 “성과에 관한 분석 없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부처 조직 개편이 관례화됐는데 취임한 뒤 6개월 정도 지나서 어느 정도 스터디를 한 뒤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정부 조직은 사회환경 따라 변해야 한다” 그러나 임도빈 서울대 교수는 “정부 조직이라는 건 생물체와 같아 사회 환경에 따라 변화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5년 이상 두면 환경 변화에 적응을 못 하는 것이다. 그냥 놔두면 보수화되고 최소한의 일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현재 나오는 조직 개편 논의는 대부분 정치적 이익 집단 내지 그 부처의 이기주의가 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행정적 합리성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문석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어떤 목적을 갖고서 정책을 추진하는 데 효과적인 구조가 있다면 그 목적에 따라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목적이라거나 정책이나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구조적으로 합치고 분리하고 그런 것만 추진한다면 공무원들에게 상당한 혼란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효과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안 된다”면서 “특정 부처를 개편해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 타당성 분석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진재구 청주대 교수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면 정당 정책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적합한 정부 조직이 필요하다”면서 “대통령 후보들이 표를 얻기 위해 국민들을 떠보려 정부 조직 개편안을 흘리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집권한 이후 정당정책을 구현할 밑그림을 차분히 그려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승빈 명지대 교수는 “조직 개편은 분권형 정부 조직, 새로운 산업 고려 등의 관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면서 “차기 정부는 인수위 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장은 어렵겠지만 빠른 시일 내에 사회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전면적인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문체부·안전처 개편 대상으로 꼽아 차기 정부에서 조직 개편 1순위로 꼽은 부처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였다. 교수 20명 가운데 13명이 미래부를 꼽았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를 주도한 부처로 많은 학자들이 여러 부처를 합쳐 놓았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박근혜 정부에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국민안전처도 적지 않은 교수가 개편 대상으로 꼽았다. 문명재 연세대 교수는 “정부 조직은 기본적으로 손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미래부와 안전처 등은 물리적으로 한데 묶여 있어 오히려 시너지가 나지 않는 조직인 만큼 개편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윤원 중앙대 교수는 “개편해야 할 부처이자 강화해야 할 부처가 미래부”라면서 “미래부의 이름을 바꿔 새로운 먹거리를 창조할 수 있는 부처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인 사회 갈등을 풀 수 있도록 사회부총리 제도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면서 “교육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줄여 지방 교육청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빈 교수는 “미래부는 ‘박근혜표’ 부처, 정치적인 부처다.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정체불명 부처로 없애야 한다”면서 “인사처의 경우 차라리 청와대 인사수석실 기능을 가지고 와서 예전 총무처처럼 인사 검증하는 관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여성가족부가 독립 부처로 존재하는 게 맞느냐 하는 문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안전처는 초기 안전 재난의 내각 컨트롤타워로서 조직 설계 자체가 엉성하다”면서 “재난의 핵심이 소방, 방재 쪽인데 일반 행정가 중심의 조직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안전처의 경우 소방본부와 해양경비본부가 현장 중심 부서이기 때문에 외청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사혁신처·행자부 기능 통합 의견도 차기 정부에서 강화해야 할 분야로는 국민안전과 부패방지, 과학기술, 복지, 통일 등과 관련된 부처라는 의견이 많았다. 4차 혁명에 대비한 미래산업과 국민 안전과 직결된 소방, 경찰, 해양은 물론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각종 질병 관리와 관련한 부처에 대한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행정조직이 권력 부처는 강하고, 일반 시민에게 봉사하는 서비스 조직은 힘이 약하다”면서 “국민의 안전과 관계된 경찰과 소방 등의 조직은 확대하고, 정부 조직에서 막강한 권한인 인사, 조직, 예산을 총리실 산하로 해 상호 유기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도 외청으로 분리해 힘을 키워 주고, 기획재정부 산하에 있는 통계청은 따로 떨어져 나와 모든 부처 업무를 지원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향수 건국대 교수는 “앞으로 4차 혁명과 인공지능(AI) 등 기술 육성이나 과학정책 지원, 외교통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문체부도 최순실과 중복해서 보면 안 된다. 앞으로의 먹거리는 문화나 관광”이라고 지적했다. 이환범 영남대 교수는 “미국 인사관리국(OPM)의 경우 인사 기능과 조직 기능이 같이 있어 함께 유기적으로 갈 수 있는데 세월호 사태 이후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로 분리됐다”면서 “두 기능이 합쳐져야 공무원들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승빈 교수는 “차기 정부에서는 4차 산업과 관련된 과학기술분야와 우주산업 등 국가기술위원회와 함께 질병관리, 해양경찰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성 단국대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이름이 7자 이상인 부처는 이름이 긴 만큼이나 정책 고객이 한 명 이상이기 때문에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교육부는 위원회 형태로 바꾸는 것이 맞고, 기획재정부는 재정금융과 기획예산으로 나눠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金 암살 연루자 최소 10명… 리정철 ‘독극물 제조역’ 관측”

    “金 암살 연루자 최소 10명… 리정철 ‘독극물 제조역’ 관측”

    “검거된 여성 2명은 행동책 일부…도주한 北국적자 3명은 지원책…범행 시킨 주동자는 따로 있다” 독극물 종류·살해 동기 결론 못 내 김정남 암살 사건은 최소 10명이 가담한 암살단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은 19일 개최한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미 검거된 두 여성은 ‘암살단’의 일부에 불과하고 범행을 시킨 주동자는 따로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파악된 사건 연루자는 10명이고 여성 두 명을 제외하면 모두 북한인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북한의 연계를 강력하게 시사했다.경찰은 암살의 주도적인 그룹은 공항에 있던 리정철(47)을 포함한 5명 중 리정철을 제외한 4명의 남성 용의자이고 이미 검거된 2명의 여성 용의자는 행동책, 달아난 리지우(30) 등 북한 국적자 3명은 지원책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최소 10명이 역할을 분담하며 조직적으로 이번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2청사 범행 현장 가까이에서 여성들의 범행을 지켜보고 있었던 남성 4명은 모두 북한 국적자다. 경찰 당국은 이번 암살의 배후이며 사건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이들을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등으로 확인했다. 암살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사건 직후 공항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비행기로 말레이시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브라힘 부청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이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밝힐 수 없지만 떠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 약학과 과학을 전공하고 2011년 인도 콜카타에 있는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정철은 ‘독극물 제조역’이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리지우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사진만 공개된 북한인 2명도 사건과 연루된 지원책으로 보고 추적 중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명확히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브라힘 부청장은 사건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남성) 용의자들이 모두 북한 국적”이라고 말해 북한의 배후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또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시신 인도의 ‘유가족 우선권’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과 김정남 유가족 간의 신경전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이브라힘 부청장은 “가까운 유가족에게 시신 인도의 우선권이 있다”는 원칙을 밝혔다. 다만 시신을 받으려면 유가족이 직접 말레이시아를 찾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며 2주간의 시한을 제시했다. 다음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 기자회견에서 이뤄진 이브라힘 부청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암살을 북한의 소행으로 볼 수 있나. -(달아난) 용의자 4명이 모두 북한에서 왔다. 북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 →도주 용의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파악됐나. -그들은 범행 직후 모두 말레이시아를 떠났다. 어디로 갔는지는 밝힐 수 없다. →살해 동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의 관심은 왜 이들이 말레이시아에서 범행을 저질렀는가이다. 우리 일은 증거를 모으고 범인들을 재판에 넘기는 것이다. →달아난 용의자들을 추적할 방법은. -인터폴 등에 국제공조를 요청할 것이다. 특정 국가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용의자를 찾기 위해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사망자의 신원이 김정남으로 확인됐나. -소지하고 있던 여권에 김철이라고 적혀 있었다. 물리적이고 과학적인 신원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까지도 DNA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이 나타나지 않았다. →사인은 나왔나. -아직 부검 보고서가 완료되지 않아 받지 못했다. 사인 규명을 위한 독성검사가 끝나면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시신은 누구에게 인도하나. -아내나 딸, 아들 등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인도된다. 시신을 인도받는 가족의 신원이 확인돼야 한다. 과학적 증거가 필요하고 법적으로도 가족임이 증명돼야 한다. →북측은 이번 사건이 말레이시아와의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이 뭐라 말하든 말레이시아 법은 의심스러운 모든 사망 사건을 반드시 수사한다. 그들이 어떤 언급을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다. 쿠알라룸푸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북한 리정철 약학 전공·연구소 근무 “김정남 살해에 새 화학물질 사용”

    북한 리정철 약학 전공·연구소 근무 “김정남 살해에 새 화학물질 사용”

    말레이시아 경찰청은 19일 기자회견에서 김정남 살해에 가담한 남성은 모두 북한인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노르 라싯 비라힘 경찰청 차장은 김정남의 사인은 독극물로 확인됐으며, 김정남의 시신 인도는 유가족에 우선권이 있다고 말했다.독살 가능성이 제기된 김정남 암살 사건의 첫 북한 국적 용의자로 체포된 리정철(46)이 화학무기와 독극물 전문가라는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지난 7일 간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2명 및 북한 정찰 총국 공작원으로 보이는 리정철(46) 등 3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리정철을 포함한 남성 4명이 이번 암살을 주도했고, 여성 2명이 실행에 옮기는 살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 용의자 3명 중 2명은 말레이시아를 떠났고 1명은 아직 은신 중일 가능성인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말레이 신문인 ‘더 스타’와 중국보(中國報),성주일보(星洲日報)는 리정철이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하고 졸업했으며 2010년부터 1년여간 인도 동부 콜카타의 연구소에서 일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한 리정철은 2000년 졸업한 뒤 인도 대학으로 유학을 갔으며 유학 당시 의대생은 아니었으며 화학과를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리정철은 제약 전문가이면서 독극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리정철이 독극물을 범인들에게 제공했으며 범인들이 여성 용의자들에게 이 독극물을 전달,범행을 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정철은 가족과 함께 1년 넘게 현지에 체류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 신분증 i-KAD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i-KAD는 외국인 노동자가 말레이시아 이민국에서 1년 기한의 노동허가를 갱신할 때 발급된다. 말레이시아 독극물 권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범인들은 통상적인 화학물질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종류의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아직 말레이시아 경찰은 독극물의 정확한 성분을 확인하지 못했다. 얼굴 분사 30여 분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잔여 독성 성분 특정이 힘들다는 점에서 신종 독극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인물과 동일인으로 보이는 리정철은 ‘Ri Jong Chol’이라는 영문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리정철은 페이스북 자기 소개란을 통해 자신이 미국 매사추세츠 주 미들식스 카운티 팅스버러에 있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차터 스쿨(Innovation Academy Charter School, IACS)’과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2000년)했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출신국와 거주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양직할시라고 적어 놓았다. 리정철은 페이스북의 프로필 사진으로 실험실에서 화학약품 실험을 하는 모습을 올려 놓았다. 김정남 살해에 독극물이 사용된 정황과 맞물리는 대목이다. 리정철의 페이스북에는 또한 인도와 동남아 국가들의 모습을 담은 게시물이 몇장 올라아와 있다. 김정남 살해 용의자들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 말레이시아 등의 국적을 보유한 사람들이라는 점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에 북한 비밀공작원들이 있다는 강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리정철이 북 정찰총국(RGB) 소속 요원으로 보이며 그와 이번 사건의 연계성을 입증할 강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 크기 망원경’으로 사상 최초 블랙홀을 본다

    [아하! 우주] ‘지구 크기 망원경’으로 사상 최초 블랙홀을 본다

    우리는 머지않아 초질량 블랙홀의 이미지를 최초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4월 5~14일 사이에 궁수자리 A 블랙홀을 관측하기 위해 가상 망원경(virtual-telescope)을 구축 완료했다. 궁수자리 A는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관측된 적은 한번도 없지만, 과학자들은 근처 별들의 움직임을 통해 틀림없이 블랙홀이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만약 블랙홀의 이미지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면 이는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을 재평가하는 결정적인 사례가 될 것이며, 물리학을 기초부터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궁수자리 A는 지구로부터 약 2만 6,00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지름은 2000만km 정도 된다. 과학자들은 수많은 전파수신기의 연결로 이루어진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으로 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이미지를 최초로 잡아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이란 외부에서는 물질이나 빛이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에 대한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서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경계선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블랙홀의 일방통행 구간이다. 가상 망원경은 이런 이유로 해서 ‘사건 지평선 망원경’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프로젝트 리더인 셰퍼드 돌먼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연구소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참으로 흥미진진한 결과가 기대된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이 가상 망원경을 구축해왔다. 오는 4월이면 사상 최초로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이미지를 망원경 초점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가상 망원경은 남극에서 하와이,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까지,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전파 수신기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이 가상 망원경의 지름이 지구 크기와 맞먹는 만큼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잡아낼 수 있을 만한 해상력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은 1931년 미국 물리학자 칼 잰스키가 은하 중심에서 오는 라디오 파를 발견함으로써 그 존재가 예측되었다. 돌먼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대해 내기를 하는 것은 아주 현명치 못한 일이다. 하지만 기대치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도 재평가되어야 한다"면서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 가능성을 제외할 수는 없다. 그게 물리학의 아름다움”이라고 밝혔다. 가상 망원경을 이루는 각 전파 수신기에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대형 하드 드라이브를 갖추고 있으며, 이 데이터들은 모두 미국 메사추세츠 보스턴 근교에 있는 MIT 헤이스텍 천문대로 수집되어 분석에 들어간다. 분석작업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금년 말 또는 내년까지 가야 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는 사상 최초로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며, 혹 아인슈타인 이론에 결함이 있다면 그 사진이 무엇이 진실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김정남 암살 남성 용의자 5명 전원 북한 국적”

    “김정남 암살 남성 용의자 5명 전원 북한 국적”

    말레이시아 경찰청은 19일 기자회견에서 김정남 살해에 가담한 남성 5명 모두 북한 국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검거된 리정철(46) 외에 리지현·홍송학·오종길·리재남이 사건에 연루된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이다. 경찰은 이외에 리지우 등 또다른 북한인 3명을 사건 연루자로 추적 중이라면서도 북한 외교여권 소지자는 없다고 밝혔다.말레이시아 노르 라시드 이브라힘 경찰청 부청장은 김정남의 시신 인도는 유가족에 우선권이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 경찰은 시신 신원은 현재로선 김철(kim chol)로 봐야 한다면서도 범행 당일인 지난 15일 출국한 용의자들을 국제공조를 통해 반드시 잡겠다고 강조했다. 독살 가능성이 제기된 김정남 암살 사건의 첫 북한 국적 용의자로 체포된 리정철(46)이 화학무기와 독극물 전문가라는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지난 7일 간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2명 및 북한 정찰 총국 공작원으로 보이는 리정철(46) 등 3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리정철을 포함한 남성 4명이 이번 암살을 주도했고, 여성 2명이 실행에 옮기는 살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 용의자 3명 중 2명은 말레이시아를 떠났고 1명은 아직 은신 중일 가능성인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말레이 신문인 ‘더 스타’와 중국보(中國報),성주일보(星洲日報)는 리정철이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하고 졸업했으며 2010년부터 1년여간 인도 동부 콜카타의 연구소에서 일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한 리정철은 2000년 졸업한 뒤 인도 대학으로 유학을 갔으며 유학 당시 의대생은 아니었으며 화학과를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리정철은 제약 전문가이면서 독극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리정철이 독극물을 범인들에게 제공했으며 범인들이 여성 용의자들에게 이 독극물을 전달,범행을 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정철은 가족과 함께 1년 넘게 현지에 체류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 신분증 i-KAD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i-KAD는 외국인 노동자가 말레이시아 이민국에서 1년 기한의 노동허가를 갱신할 때 발급된다. 말레이시아 독극물 권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범인들은 통상적인 화학물질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종류의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아직 말레이시아 경찰은 독극물의 정확한 성분을 확인하지 못했다. 얼굴 분사 30여 분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잔여 독성 성분 특정이 힘들다는 점에서 신종 독극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인물과 동일인으로 보이는 리정철은 ‘Ri Jong Chol’이라는 영문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리정철은 페이스북 자기 소개란을 통해 자신이 미국 매사추세츠 주 미들식스 카운티 팅스버러에 있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차터 스쿨(Innovation Academy Charter School, IACS)’과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2000년)했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출신국와 거주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양직할시라고 적어 놓았다. 리정철은 페이스북의 프로필 사진으로 실험실에서 화학약품 실험을 하는 모습을 올려 놓았다. 김정남 살해에 독극물이 사용된 정황과 맞물리는 대목이다.리정철의 페이스북에는 또한 인도와 동남아 국가들의 모습을 담은 게시물이 몇장 올라아와 있다. 김정남 살해 용의자들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 말레이시아 등의 국적을 보유한 사람들이라는 점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에 북한 비밀공작원들이 있다는 강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리정철이 북 정찰총국(RGB) 소속 요원으로 보이며 남성 용의자 4명 전원 북한 국적이라고 밝혔다. 도주 용의자 북한 국적 리희연(32)과 호종길(55) 이제람(57)은 암살 사건 당일 출국했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보통 천재’가 아닌 괴짜 물리학자의 삶

    ‘보통 천재’가 아닌 괴짜 물리학자의 삶

    리처드 파인만/크리스토퍼 사이크스 지음/노태복 옮김/반니/336쪽/1만 6500원지난해 말 개인 약속이 있다며 시상식에 가지 않는 등 노벨문학상에 반색하지 않던 밥 딜런을 보며 떠오른 사람이 있다. 아인슈타인 이후 20세기 최고 물리학자, 한편으로는 괴짜 과학자로 평가받는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1918~1988)이다. 그 또한 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을 정말 귀찮아했다. 선정 소식을 전하려는 스웨덴 왕립학술원 측의 전화에 “그걸 꼭 새벽에 알려야 겠냐?”며 타박을 놓기도 했다. 번지르르한 시상식과 거창한 수상 소감이 질색이었지만 아내 기네스의 설득에 스웨덴에 갔고, 마지못해 갔던 것에 견주면 시상식 만찬과 무도회 등은 정말 제대로 즐겼다고 한다. 파인만은 당시를 이렇게 돌이킨다. “저는 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은 물리학자가 제 연구 결과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죠. 그것 말곤 필요가 없고 아무 의미도 없어요. … 저는 이미 상을 받았습니다. 발견의 기쁨, 발견의 흥분 그리고 다른 사람이 제 연구를 사용한다는 사실 말이에요. 그게 진짜입니다. 상은 헛것이죠. 상을 믿지 않아요. 상은 장식이고 제복입니다. … 유명세가 나쁘다고 보진 않았습니다. 그걸 원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피할 방법을 알고 싶었지만, 상을 거부하면 오히려 더 유명해질 걸 저도 알았죠. 얼마나 대단한 양반이기에 노벨상을 거부하다니! 그런 소릴 듣기 싫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다. 어디선가 택시를 탔더니 그를 알아본 기사가 어떻게 노벨상을 타게 됐는지 3분간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파인만의 대답은 “3분 안에 설명할 수 있는 거면 노벨상감이 아니지.” 맨해튼 프로젝트의 최연소 리더로, 양자전기 역학을 재정립한 노벨상 수상자로, 파인만 도형으로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이면서 한편으론 봉고 연주와 마야 문자 해독, 그림 그리기와 금고 따기 등으로 인생을 유쾌하게 즐겼던 파인만의 삶을 파인만 자신과 그의 가족, 친구 및 동료 과학자들의 육성으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영국 다큐멘터리 작가 크리스토퍼 사이크스가 1980~90년대 파인만에 대한 여러 BBC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기록해 놓은 글 자료와 영상 자료에 담긴 인터뷰들을 재구성했다. 130여장에 달하는 사진과 파인만이 남긴 메모들도 곁들여졌다. 원제는 ‘보통 천재가 아닌 사람’(No Ordinary Genius)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하! 우주] 별의 탄생 촉진하는 ‘블랙홀의 트림’

    [아하! 우주] 별의 탄생 촉진하는 ‘블랙홀의 트림’

    지구에서 약 57억 광년 거리에 있는 ‘봉황자리 은하단’. 그 중심의 한 은하에는 거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블랙홀은 주변 가스를 흡수하면서도 그중 일부를 마치 ‘트림’하는 것처럼 고속으로 분출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위성이 관측한 데이터에서는 이른바 ‘전파제트’로 불리는 이 천문 현상이 호스트 은하 양쪽으로 거대 거품을 일으키고 있다. 거품은 플라스마로 이뤄진 희박한 가스로 은하를 둘러싸고 있는데 그 온도가 너무 높아 별의 탄생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식어서 수축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헬렌 러셀 박사가 이끄는 천문학 연구진이 알마 우주망원경을 사용한 최근 관측 조사에서 해당 거품의 측면을 따라서 저온의 분자 가스가 가늘고 길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저온 가스는 은하의 양쪽에 8만2000광년에 달하는 길이에 걸쳐 있으며, 총질량은 무려 태양 100억 개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가스는 거품에 의해 은하 중심부에서 밀려나고 있거나 거품의 표면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셀 박사는 “거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형성된 거품의 구조와 은하의 성장에 필요한 별의 재료인 가스 사이의 관계를 알마 망원경의 관측으로 직접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이런 블랙홀이 앞으로 별 형성 활동을 어떻게 제어하고 연료가 되는 물질을 호스트 은하가 어떻게 얻는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사실, 블랙홀이 강력한 전파제트를 형성하려면 별의 재료가 되는 가스를 소비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별의 탄생 현장이 흐트러져 별의 탄생이 멈춘다는 게 지금까지의 생각이었다. 이론적으로는 은하의 중심에 전파제트와 같은 열원이 없으면 별이 맹렬한 기세로 형성되겠지만, 실제 관측에서는 이런 은하는 그다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활동성 은하핵(AGN, 활발하게 활동하는 천체)이 발하는 전파제트와 빛이 열원이 돼 별의 탄생을 방해한다고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동 연구자인 캐나다 워털루대의 브라이언 맥나마라 교수는 “이번 관측으로 거대질량 블랙홀이 거품을 밀어내고 주변 가스를 가열해 은하의 성장을 제어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가스의 온도를 충분히 식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셀 박사는 “이번 결과는 대부분의 거대질량 블랙홀이 60억 년이 넘는 우주 역사 동안 어떻게 폭발적인 별 형성의 폭주를 억제하면서 그와 동시에 은하의 성장을 제어해 왔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LM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 평생교육원, 체육학 학사학위과정 신·편입생 모집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 평생교육원, 체육학 학사학위과정 신·편입생 모집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 부설 평생교육원(인천 연수구)에서 체육학전공 학사학위와 레저스포츠전공 전문학사 학위취득을 위한 2017학년도 학점은행제 체육학 전공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체육학 전공 관계자는 이 과정을 통해 4년제 학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총 140학점 중에서 84학점 이상 가천대학교에서 이수할 경우 가천대학교 총장명의 체육학 학사학위를 학칙에 따라 수여할 수 있다. 또한 생활스포츠지도사 등 학점인정이 되는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학위취득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졸업 후 생활체육 활동을 지도할 수 있는 자격도 갖추게 돼 체육 분야로 진학 및 진로를 선택한 학생들의 문의가 많이 늘고 있다. 학점은행제의 강점으로는 학위를 인정받아 대학원 진학이나 학사편입이 가능하다는 점과 기존에 다른 전공 학위가 있는 사람도 일과 학습을 병행하면서 새로운 전공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진학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체육지도자분야나 체육행정 분야, 스포츠경영관리사 등 체육 관련 분야 취업이 가능해 현업을 포기하지 않고도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 학교 관계자는 “체육학 전공뿐만 아니라 레저스포츠 전공 또한 이수가 가능해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며, 5과목 이상 수강 시 수강료 감면 장학 혜택이 주어진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가천대학교 평생교육원은 간호학, 물리치료학, 방사선학 학사학위취득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간호·보건계열 3년제 전문대학의 해당 전공학과를 졸업하고 국가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한 학기 또는 두 학기에 걸쳐 이 과정을 이수하면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비학위과정인 만화, 실전경매, 구성기학, 현공생활풍수, 서예교양, 실용금융 및 펀드자격취득 과정 등 일반교육과정도 개설해 문화, 예술 분야의 수강생도 모집하고 있다. 학점은행제 및 일반교육과정 모집 상세요강은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확인이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외계인 있을 것” 처칠 비공개 글 발견

    “외계인 있을 것” 처칠 비공개 글 발견

    “내가 조국에 바칠 것은 피와 땀과 눈물뿐”이라는 연설로 유명한 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처칠이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과 핵융합 에너지, 진화론 등에 대한 글을 쓴 과학저널리스트였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태양계 바깥에 있는 외계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추론한 처칠의 비공개 원고를 처음 발견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원고는 ‘우리가 우주의 유일한 존재인가’라는 제목에 11쪽 분량으로, 타자기로 작성돼 있다. 원고는 미국 미주리주 풀턴에 있는 웨스트민스터대 국립처칠박물관에서 찾았다.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논픽션 작가이자 화가였다. 이번 원고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그가 과학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수의 글을 썼다는 사실도 처음 밝혀졌다. 1939년 처음 작성돼 1950년대 후반에 내용이 추가된 이 원고는 1965년 사망 때까지 출판되지 않아 박물관 수장고에 잠들어 있었다. 처칠은 이 원고에서 “이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만이 생각하는 생명체가 유일하게 살아 있는 곳이라고 받아들일 정도로 우리가 만든 문명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처칠은 정규 과학교육은 받지 않았지만 1896년 인도에서 군복무 중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은 뒤 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물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책을 탐독했다. 1920~1930년대에는 진화와 세포에 대한 글을 신문과 잡지에 투고하기도 했다. 1931년에는 셜록 홈스 시리즈가 실려 유명세를 탔던 시사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향후 50년’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하면서 물에 들어 있는 수소원자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학생 행동’ 담는 학생부… 다독·토론식 수업 적극 참여를

    ‘학생 행동’ 담는 학생부… 다독·토론식 수업 적극 참여를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율이 해마다 뛰면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학생부 교과전형’과 ‘학생부 종합전형’을 가리키는 ‘학생부 중심전형’ 비율은 2016학년도 전체 선발인원 56.9%였지만 지난해 60%로 뛰었고 올해는 63.6%를 차지한다. 학생 10명 가운데 6명이 학생부 중심전형으로 입학한다는 뜻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고교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최근 전국 교육청별로 학생부 기재 관련 교사 연수가 한창이다. 교사들은 이와 관련, “학생들이 바뀌는 학생부 기재사항 항목을 살펴보고, 학교생활도 이에 맞춰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16일 조언했다.이번 개선방안은 교사의 평가보다 학생의 행동 자체를 객관적으로 기록하라는 게 핵심이라고 교사들은 보고 있다. 그동안 학생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까닭이다. 교육부는 광주와 대구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부 조작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해 9~11월 전체 고교를 대상으로 학생부 권한 관리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우선 ‘수상경력’ 항목에서는 교내대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사전 등록된 교내상을 수상경력란에만 기록하도록 했다. 급조한 교내대회는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진로희망사항’에서는 학생의 진로희망과 다른 경우가 빈번했던 학부모 진로희망란과 성장과정에서 수시로 변하는 특기 및 흥미란이 삭제됐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학생의 진로희망을 적지만, 희망사유에는 충분한 상담과 관찰을 통해 그 이유를 상세히 적도록 변경됐다. 정해진 지침이 없었던 ‘자율탐구활동’ 항목은 사교육 개입 없이 교내에서 수행한 과제연구만 기재하도록 바뀌었다. 수상경력 항목만큼 지적이 많았던 과제연구는 교내, 학생중심 과제연구만 기입할 수 있다. 내용도 연구 과제명, 참가인원, 연구 소요시간 등으로 제한했다. 표면상으로는 자율탐구활동이 축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자율탐구활동이 자기소개서(자소서)의 중요한 소재라는 점, 면접에서도 중요하게 나올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비중은 절대 축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바뀐 학생부 기재요령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독서활동’이다. 교사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독서성향은 적지 않고 학생이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기록하도록 바뀐다. 전체적으로 독서활동의 축소를 부를 것이란 예측이 우세한 가운데, ‘다독’의 중요성이 커졌다. 정제원 숭의여고 교사는 “책의 제목과 저자만 기록하면서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학생은 학생부에 큰 공란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제목과 저자만 쓰기 때문에 학생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보여주기 쉽지 않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 “진학하려는 전공 분야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독서를 유지하되, 학생부를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고 겸하는 게 좋다”고 했다. 다독만 하다가는 면접 등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안성환 대진고 영어 교사는 “무작정 다독만 할 것이 아니라 자소서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전략적인 독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통 자기소개서에서 ‘고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경험’을 적는 1번 항목에서 자신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나 독서를 통한 동기부여를 강조하고, 4번 자율항목에서 부각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교사들은 또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 항목에 대해서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영주 한성여고 물리 교사는 “최근에는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특기사항 기록이 점차 두드러지는 추세”라며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도 학교의 수업방식이 바뀌는 점에 주목하고, 이에 따라 학생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지를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진학하려는 전공과 관련한 과목의 수업에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특히 과제물을 작성할 때에는 자기주도성과 전공적합성을 드러내도록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안 교사 역시 이와 관련, “최근 고교에서도 토론식으로 수업 방식을 개선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면서 “학생부에서 추상적인 내용을 점차 배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데, 이런 추세에서 교사로선 결국 수업에서 학생들을 보면서 학생부를 기재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ILO “외근, 업무강도 높고 사생활 혼재…스트레스↑”

    ILO “외근, 업무강도 높고 사생활 혼재…스트레스↑”

    사무실 밖에서 근무하면 출퇴근 시간을 아끼고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런 근무 형태는 오히려 업무 시간을 늘릴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늘리고 불면증 위험을 키울 우려가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노동기구(ILO)는 기술의 발전으로 활성화하고 있는 원격 업무의 영향에 대해 15개국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정리해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ILO는 이번 보고서에서 사무실 밖 근무의 장점으로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반면 단점은 업무 시간은 물론 업무 강도가 늘고 업무와 사생활의 혼재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내근 외에 항상 재택근무하는 사람과 모바일 기기 등을 사용해 다양한 장소에서 근무하는 사람, 그리고 사무실 안팎에서 모두 일하는 사람을 분류했다. 그 결과, 항상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보다 나머지 세 집단 모두에서 스트레스가 늘고 불면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나머지 세 집단에서는 전반적으로 사생활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시·공간에 회사 업무가 혼재할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내근을 하며 동료 직원들과의 대면 접촉을 하는 것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증거도 있지만, 때로는 물리적 격리와 자율성을 제공하는 것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경영자들이 원격 업무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배경은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는 우려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유럽연합(EU) 10개 회원국 외에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일본, 미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ILO가 EU 산하 연구기관인 ‘유로파운드’(Eurofound)와 공동으로 작성했다. 사진=ⓒ Monet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주를 보다] 갈릴레오 탄생 축하하는 목성 위성들

    [우주를 보다] 갈릴레오 탄생 축하하는 목성 위성들

    "생일 축하해! 갈릴레오" 최근 미국의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 닷컴이 목성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거대한 목성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가는 3개의 위성은 왼쪽 아래에서부터 각각 유로파, 칼리스토, IO와 그 그림자들이다. 지난 2015년 1월 24일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이 사진은 목성의 보기 드문 우주 이벤트를 담고 있다. 이날 이들 세 위성은 한꺼번에 목성의 전면을 가로지는 특별한 '우주 삼중창'을 선보였다. 매체가 2년 전 사진을 꺼내든 것은 지난 15일이 453년 전 갈릴레오가 탄생한 날이기 때문으로 특히 이들 위성은 '갈릴레이 위성'이라 부른다.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 수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는 지난 1610년 자체 제작한 망원경으로 목성의 4개 위성을 처음으로 관측했다. 당시 갈릴레오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이 있는 이오(Io)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Europa),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칼리스토(Callisto)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자 ‘건방지게’ 행성인 수성보다 큰 가니메데(5262km)를 발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목성의 위성 수는 무려 67개지만 여전히 가장 유명한 것은 이들 갈릴레이 위성이다. 사진=NASA, ESA, Hubble Heritage Team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다시 뛰는 금값… 장기 투자는 ‘실물’ 몰빵은 ‘금물’

    다시 뛰는 금값… 장기 투자는 ‘실물’ 몰빵은 ‘금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금(金)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달러와 금은 모두 안전자산이어서 달러가 강해지면 금값이 떨어지고, 달러가 약해지면 대체 안전자산을 찾아 금값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상품의 경쟁력을 위해 달러 약세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창 떨어졌던 금값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부동산과 달리 현금화 상시 가능 15일 금 시세(한국거래소)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그램(g)당 4만 3150원(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던 금은 올해 들어 4만 5000원대로 올라섰다. 투자자들이 금을 선호하는 이유는 부동산과 달리 언제든지 현금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금값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국가의 신용도나 부실에 관계없이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상황이 올 때마다 주목받았다. 금 투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직접 골드바 등 금 실물을 사서 향후 금값이 올랐을 때 파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골드뱅킹이나 펀드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금을 사고팔거나 금에 투자하는 것이다. 실물을 사고팔면 수수료가 비싸지만 향후 되팔면서 남긴 시세 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아 장기적인 투자와 상속에 용이하다. 골드뱅킹은 0.01g 단위로 매매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기 시세차익 노릴땐 ‘골드뱅킹’ 금을 직접 구입하면 사고팔 때 각각 5% 수수료가 붙는다. 또 시세에서 부가세 10%를 제하는 등 다소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시세 차액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장기적으로 투자해 차익을 남기거나 자녀에게 상속할 때 절세 목적으로 고려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골드뱅킹은 예금 통장에 시세에 따라 금을 사서 저금해두는 상품이다. 실제 금을 보유하지 않는다. 작은 단위로 금을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릴 때 적합하다. 매매 수수료가 1% 정도로 실물 거래보다 훨씬 싸다. 시세 차익으로 얻은 수익에는 15.4% 세금이 부과된다. ●0.01g 단위 소규모 투자 상품 봇물 신한은행 골드리슈 골드테크통장은 금 거래 예금 통장이다. 기한과 금액의 제한없이 0.01g 단위로 입출금 거래를 할 수 있다. 예약매매 서비스를 이용하면 목표가격 달성 시 자동으로 사거나 팔 수 있으며, 반복매매 서비스를 이용해 미리 지정한 가격 이상으로 오르거나 떨어질 때 일정량을 사거나 팔아 위험 분산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국민은행 ‘KB골드투자’와 우리은행 ‘우리골드투자’ 상품도 유사하다. 신한은행 골드리슈 금적립통장은 적금처럼 통장에 금을 적립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시세에 따라 금을 적립하고 만기(6개월~5년)에 금 실물로 인출하거나 팔아서 현금으로 찾을 수 있다. 만기 전 10회까지 부분 해지가 가능하다. ‘달러&골드테크통장’은 달러로 금을 거래하는 상품이다. 원·달러 환율에 관계없이 국제 금 가격에 연동해 거래하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가 없고 달러 외화예금을 보유한 고객의 환전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오름세로 돌아선 금펀드 ‘급등락’ 주의 금값이 오르면서 금 파생상품이나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금 펀드’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던 펀드들이 올해 들어 전부 플러스 전환하며 일부는 10% 중반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1% 안팎의 선취 수수료와 1.6~1.7%가량의 운용 수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창석 신한은행 PWM일산센터 팀장은 “최근 많이 떨어졌던 금값이 향후 달러 약세 정책과 인도, 중국의 금 수요와 맞물리면서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2011년도 1㎏당 7900만원까지 폭등했던 금이 지금은 4950만원 선까지 떨어지면서 금펀드 수익률 역시 한동안 바닥을 친 적이 있다”면서 “가격 급등락이 심한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하라”고 강조했다. 이민구 씨티은행 WM상품부장은 “금은 기본적으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자산이기 때문에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꼭 필요하다”면서도 “어디까지나 위험 대비 차원이기 때문에 금의 비중을 과도하게 늘리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눔의 힘 시민의 쉼’ 기부의 씨앗… 불모지에 피운 예술꽃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눔의 힘 시민의 쉼’ 기부의 씨앗… 불모지에 피운 예술꽃

    20세기 초까지 예술의 중심 무대였던 유럽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황량해졌다.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예술가들을 두 팔 벌려 맞아들인 곳이 미국이었다. 자본이 원활하게 흐르고, 모더니즘 정신이 깃든 20세기 초의 뉴욕은 멋진 신세계였다. 부유한 사업가들은 유럽에서 망명 온 예술가들의 후원자가 됐고 그들 작품의 컬렉터가 됐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속속 문을 열었고, 뉴욕은 단번에 자타 공인 현대미술의 메카가 됐다. 그 화려한 명성대로 도시의 곳곳에서 세계적인 미술관들을 만날 수 있는 뉴욕으로 예술 산책을 떠나 보자.뉴욕에는 다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과거와 현재, 예술과 자연, 기계와 인간이 극적으로 조화를 이룬 데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센트럴파크의 동쪽을 따라 길게 나 있는 5번 애비뉴의 ‘뮤지엄 마일’을 따라가 보면 뉴욕이 과연 자연과 예술의 도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5번 애비뉴의 80번 스트리트에서 84번 스트리트까지 4개의 블록을 차지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그 백미다. #150년의 세월… 5만여평에 300만점 전시 약칭으로 ‘더 메트’(The MET)라고 불리는 이 미술관의 사명은 ‘기원전 8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권과 시대를 망라하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예술적 위업을 나타내는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다. 고대의 근동,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의 조각품부터 중세 미술, 근대 유럽의 회화, 동시대의 현대미술, 다양한 장식미술과 의상 등 장르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소장품을 지닌 이곳은 규모나 소장품의 내용 면에서 미국이 자랑하는 백과사전식 종합미술관이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런던의 영국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박물관, 베를린의 박물관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유럽에 비해 너무나 빈약한 예술적 토양에서 소박하게 시작했으나 15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미술관 건물과 소장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5만 7500평의 면적에 300만점에 이르는 경이적인 규모가 됐다. 방대한 소장품을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한 학예부서만도 17개 부서로 나뉘어 있으며 1800여명의 풀타임 직원과 9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다.#민간 주도… 백과사전식 종합미술관 탄생 더욱 놀라운 것은 이처럼 커다란 미술관이 정부의 지원 없이 시작돼 운영된다는 점이다.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군주의 후원과 왕조의 유산을 기반으로 출발해 국가의 지원을 받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순수하게 민간 주도로 만들어졌고 시민들의 기부와 기증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시작은 미미했다. 파리에 머물고 있던 변호사 존 제이는 1866년 7월 4일 지인들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모임에서 독자적인 박물관의 설립을 제안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뜻에 동참하기로 맹세했고 그로부터 4년 후인 1870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탄생했다. 1880년 현재의 위치인 센트럴파크에 캘버트 복스와 제이컵 레이 몰드가 지은 신고딕 양식의 간소한 미술관 건물이 개관했다. 여전히 소장품은 유럽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비해 너무 초라했다. 메트의 소장품 컬렉션은 1872년 철도사업가 존 테일러에 의해 작품이 기증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유럽의 박물관과 같은 소장품을, 그것도 진품을 구입하기엔 턱없이 예산이 부족해 세계적 걸작의 복제품과 석고 모형을 수집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1902년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뉴저지주 패터슨에서 기관차 제조업을 하는 사업가 제이컵 S 로저스가 미술품 구입비로 500만 달러를 기부한 덕분에 메트로폴리탄은 수많은 진품 걸작을 구입하며 미술시장의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한다. 메트로폴리탄이 자랑하는 피터르 브뤼헐의 ‘추수하는 농부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 폼페이 벽화와 중동의 유물 등 많은 걸작은 ‘로저스 기금’으로 구입한 것이다. 당시 혁신적이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공공미술관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가치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1913년에는 벤저민 올트먼이 뒤러의 ‘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와 아기예수’를 비롯한 1000여점의 수집품을 유증했다. 1929년에는 호러스 해브마이어가 엘 그레코의 ‘톨레도 풍경’ 외에 드가, 마네, 세잔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기증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 컬렉션 중 하나인 로버트 리먼 컬렉션은 1967년 유증됐다. 중세부터 모더니즘에 이르는 2600점의 작품 가운데 시모네 마르티니의 ‘성모자상’, 한스 멤링의 ‘수태고지’, 엘 그레코의 ‘학자 성 제롬’, 르누아르의 ‘피아노 앞의 두 소녀’ 같은 걸작들이 로버트 리먼 윙에 전시돼 있다. 20세기 초 걸작품 구입에 매진했던 수집가들의 통 큰 기부 덕분에 메트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고 기부 전통은 수세대에 걸쳐 계승되고 있다.#건물의 확장… 센트럴파크와 어울림 무게 외형의 변화도 드라마틱하게 진행됐다. 메트가 세계적인 규모의 박물관·미술관으로 성장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이는 1904년 관장으로 부임한 J P 모건(1837~1913)이었다. JP모건의 설립자이자 전설적 금융가인 그는 당대 유명한 예술품 컬렉터이자 예술 후원자였다. J P 모건은 관장에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증축 작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인 에콜드보자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제1호 유학파 건축가 리처드 모리스 헌트에게 증축 작업을 맡겼다. 5번가에서 바라보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정면은 리처드 모리스 헌트의 설계로 지어졌다. 이어 북쪽 날개 부분과 남쪽 날개가 찰스 매킴과 미드, 화이트의 설계로 각각 19011년과 1913년 완공됐다. 현재의 미술관 정문 파사드와 입구는 1926년 완성됐다. 1954년 대규모 개축으로 근대적 스타일의 전시장을 완비했다. 센트럴파크 내의 건물 증축은 미술관 개관 100주년을 맞은 1970년 케빈 로시에 의해 새롭게 단장됐다. 아일랜드 출신의 건축가 로시는 감상자들이 느끼는 박물관 피로증의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1층 북쪽 끝부분을 유리로 만들어 센트럴파크의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이 박물관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로시는 헌트의 건물 앞에 기다란 계단광장을 만들어 진정한 박물관 거리를 조성했다. #한국실 등 동서고금 넘나드는 수많은 공간 계단을 올라 메인 출입구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로비가 나온다. 미국은 모든 게 다 크다고 하는데 미술관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로비는 세 개의 정사각형 평면에 세 개의 돔 천장을 갖추고 있는데 건물을 설계한 리처드 모리스 헌트의 아들인 리처드 하울랜드 헌트가 내장을 맡았다고 한다. 긴 로비의 왼쪽으로 가면 그리스·로마관, 오른쪽은 이집트관, 정면 계단으로 오르면 유럽 회화관으로 인도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복도를 통해 다른 건물의 수많은 전시실로 연결된다. 15~19세기 대가들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는 소묘와 판화 컬렉션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옆으로 유럽 회화 작품들이 시기별로 구분돼 전시돼 있다. 미국 회화관에서는 유명한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워싱턴’과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X’를 볼 수 있다. 2층과 3층에는 고대 근동, 아랍, 터키, 이란, 중앙아시아 및 후기 남아시아 미술이 전시돼 있고 그 반대편에서 아시아 미술을 볼 수 있어 시공을 넘나들며 세계 일주하는 기분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한국실에는 귀한 고려불화 수월관음보살상과 조선시대 달항아리도 있다. 소장품이 너무 많아서 한 번 방문으로 모두 감상하는 것은 무리다. 시간을 잘 배분해서 꼭 보고 싶은 작품을 찾아가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미술관 안내지도를 보면 가장 빠른 시간에 메트를 관람하고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루트를 붉은 점선으로 표시해 놓았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총수 부재’ 위기에도 예정대로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

    ‘총수 부재’ 위기에도 예정대로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둔 15일 삼성은 수요 사장단회의를 강행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전날 오후 늦게 이 부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해 사장단회의를 취소할 만한 물리적 시간이 없었기도 하지만, 초청 강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사는 이우근 중국 칭화대 마이크로나노전자과 교수였다. 이 교수는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동향과 한·중 협력 방향’에 대해 강연을 하기로 돼 있었다. ‘총수 부재’의 위기 속에서 중국 사업 관련 강의가 귀에 제대로 들어올 리 만무했지만, 삼성은 최대한 예를 갖췄다.이 때문에 삼성 계열사 사장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으로 출근했고, 취재진으로부터 질문 세례를 받았다. 로비에는 방송 카메라 기자까지 진을 치면서 특검 현장을 방불케 했다. 로비에 들어선 삼성 사장들은 검찰에 소환된 것도 아닌데 포토라인에 선 것처럼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감수해야 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출근하던 사장들 입은 더 굳게 닫혔다. 회의는 예상됐듯이 깊은 침묵 속에서 진행됐다. 회의를 끝내고 나온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사장)은 ‘오늘 강연 분위기가 어땠느냐’는 질문에 “별로…”라며 말을 흐렸다. 평소 기자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하던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지금 시점에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회의가 끝난 이후 서초사옥은 다시 침묵 모드로 바뀌었다. 수요일만 되면 찾아오는 시위대로 인해 바깥은 여전히 소란스웠지만,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은 고요함 속에서 16일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대비했다. 이미 한 번 경험했던 터라 이 부회장의 동선 확보 등은 비교적 수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직원 일부는 법원과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이 부회장을 직간접적으로 수행한다. 이 부회장과 함께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전담 변호사 및 법무팀의 도움을 받아 예상 답변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삼성은 여러 차례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오너 3대 모두 구속된 적은 없다. 삼성은 “이번에도 구속은 절대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서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각오다. 특검과의 치열한 법리 싸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초기 치료 중요한 척추전방전위증, ‘볼란스’ 등 보존적 치료 고려해야

    초기 치료 중요한 척추전방전위증, ‘볼란스’ 등 보존적 치료 고려해야

    3대 척추질환이라 불릴 만큼 많은 환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제자리를 벗어나 앞으로 미끄러지면서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미끄럼증, 척추탈위증이라고도 불리는 척추전방전위증의 발생 요인은 일반적으로 척추분리증에 의해 척추 관절과 관절 사이의 분리로 인해 지지가 약해져 척추뼈가 밀려나는 경우와 나이가 들어가며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경우로 나뉜다. 특히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은 50대 이후 주로 발병하며 남성에 비해 근육과 인대가 약한 여성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약 8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척추 수술 후 합병증 및 후유증으로 인한 경우, 선천적으로 척추 관절의 발육이 부진한 경우, 악성 종양으로 척추뼈가 약화한 경우에도 척추전방전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밀 진단을 통해 원인, 증상에 적합한 각각의 치료법을 통해 치료가 진행돼야 한다. 증상의 정도는 부위에 따라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주로 허리와 엉덩이 주변 통증이 자각된다. 또한 오래 걸으면 다리 마비나 저림 증상이 발생한다. 이에 허리를 숙이거나 엉덩이를 뒤로 빼고 걷게 되기 때문에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척추뼈를 고정하는 수술적 치료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평소 요통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허리 건강을 초기에 관리해야 한다. 치료는 초기 뼈가 밀려난 정도나 환자의 통증 정도,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존적 혹은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대부분의 환자들에게는 보존적 치료가 시행된다. 이 때에는 약물요법과 주사요법을 비롯해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이 병행된다. 최근 신경외과 개원가에서는 ‘볼란스 도수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독일 올림픽 국가대표인 Dr. Tanja Kuhne 선수가 은퇴 후 재활 의학과 의료진들과 함께 개발한 이 치료법은 도수 치료와 볼란스라는 기구 사용을 병행해 진행된다. 볼란스 도수치료는 척추 분절의 과도한 긴장을 낮추고 약해진 주위 조직들을 강화 시켜 자세와 운동에 있어 가장 최적화된 근육의 사용을 유도하는 치료 방법이다.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 인대 등을 발달시켜 척추전방전위증 증상의 발전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약해진 척추 부분에 가해지는 시술인 만큼 충분한 술기를 갖춘 담당의를 통해 치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영수병원 김영수 원장은 “척추 질환은 치료만큼 예방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예방 수칙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지킬 수 있다. 먼저 엎드려 자는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똑바로 천장을 바라보며 눕는 가운데 낮은 베개를 사용해 목을 받쳐 척추 전체의 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당겨 허리를 곧게 편 후 등받이에 기대어 앉고 다리를 꼬거나 비스듬히 앉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무거운 것을 드는 것을 삼가야 하며, 불가피할 경우 허리를 편 채 무릎을 낮춰 물건을 몸에 바짝 붙여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기적으로 기지개를 켜는 등 스트레칭도 척추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광장] 평온한 봄을 기다리며/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평온한 봄을 기다리며/이동구 논설위원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입춘문을 본 지도 열흘이 지났건만, 봄기운은커녕 세상은 여전히 냉기로 가득하다. 날씨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사회 분위기에서조차 따스하거나 희망의 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들리는 것은 한숨뿐이요, 대화는 비극 일색이다. “탄핵이다, 아니다. 내란 수준의 혼란이 다가온다. 4월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다”는 등등. 요즘은 몇 사람만 모여도 정치 걱정, 경제 걱정, 안보 걱정을 입에 올린다. 이래서야 새봄이 찾아온들 봄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탄핵 정국 초기만 해도 국민은 헌재의 판단이 나오면 정국은 곧 안정되리라 예상했다. 특검의 수사에 시선을 모으고, 헌재의 심의를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사건의 실체와 국정 농단의 진실은 곧 밝혀지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광장의 탄핵 찬반 세력들도 정국의 안정을 기대하며 헌재 심판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런 믿음은 헌재의 결정 시기가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퇴임을 전후해 “3월 13일 이전에 헌재 심의가 끝나야 한다”는 취지의 뜻을 밝힌 것은 불기둥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촛불 진영은 박 전 소장이 언급한 대로 헌재의 결정이 하루라도 빨리 내려져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는 탄핵이 반드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 전제된 것이다. 이를 위해 촛불집회는 계속돼야 한다며 과격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진영에도 기폭제가 됐다. 이들은 대통령 탄핵이란 국가 중대사를 헌재 대법관의 임기에 맞춰 심리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공공연히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로 법조인 몇몇은 국회의 탄핵 의결 자체가 잘못된 절차였다며 광고까지 게재했다. 태극기 진영은 3·1절 100만 군중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또한 헌재 결정이 자신들의 생각과 다를 경우 어떠한 극단적인 행동이라도 불사할 태세다. 이래저래 헌재의 탄핵 결정을 기점으로 양 진영 간의 물리적인 충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언론인이 “내란이 다가오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어린 왕자로 잘 알려진 작가 생텍쥐페리는 “내전은 전쟁이 아니라 병”이라고 했다. 적이 내 안에 있고, 사람들은 거의 자기 자신과 싸운다고 했다. 작금의 우리 현실도 스스로 만들어 낸 적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가 어린 왕자를 통해 보여 준 권위적인 왕과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허영꾼, 끝없는 욕심을 부리는 사업가, 삶의 의미를 모르는 등대지기, 이론만 알고 떠들어 대는 지리학자 등은 우리 사회의 모순된 군상들과 닮아 있다. 정치는 바로 이런 모순을 바로잡고 국민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것이 아닐까. 그제 4당 원내대표들이 탄핵 결과에 승복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 믿는다. 하지만 일부 대선 주자들은 여전히 “탄핵이 되지 않으면 헌재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 탄핵이 부결되면 혁명을 해야 한다. 촛불은 탄핵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어 탄핵의 결과에 따라 어떤 행동을 보여 줄지 예측하기 어렵다. “도덕의 의지조차도 권력 의지의 위장에 지나지 않으며, 증오나 경멸도 하나의 권력 의지에 불과하다”는 니체의 말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광장에 촛불을 밝힌 이유는 비선의 국정 농단으로 무너진 국가 기강과 시스템에 대한 질타였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헌재 심의, 특검 수사 등은 국가 시스템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다. 이런 과정들이 하루 이틀, 일주일 보름쯤 빠르거나 늦게 마무리되는 게 그리도 중요한 것일까. 오히려 공정한 결과 도출을 최우선으로 삼는 게 맞는 일이다. 갈등 해결의 마지막 과정인 헌재의 결정에는 누구도 거절할 수 없어야 한다. 대선 주자들은 두말할 것도 없고, 촛불과 태극기 군중도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이를 부정한다면 우리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를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시지 않았던가. 헌재가 어떤 결과를 내놓아도 각 정파는 승복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평온한 새봄을 맞이할 수 있다.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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