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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급 수 유지하려 위장전입 시킨 초등학교

    충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학급 수를 유지하려고 교사 자녀들이 학교 관사로 위장 전입하는 것을 묵인하고 생활기록부도 허위로 작성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지방인구 소멸 현상과 교사들의 승진 욕심이 맞물리면서 서울 강남 8학군에서나 일어날 법한 위장 전입이 시골 마을에서도 벌어졌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7년 감사요청사항 관련 감사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2014년 10월 충남 태안군의 한 초등학교(본교) 학적관리 담당 교사 A씨는 이듬해 2·4학년 학생수가 7명에 불과해 복식 학급(두 학년 학생수가 8명 이하일 때 두 반을 합치는 것)이 될 것으로 예상되자 11월 서산에 살던 자신의 자녀를 이 학교 관사로 위장 전입시켜 본교로 데려왔다. 충남 태안 인구는 2010년 6만 3247명에서 2015년 6만 3484명으로 다소 늘긴 했지만, 유소년인구(0~14세)는 갈수록 줄어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자연적으로는 학생수가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이 같은 꼼수를 저질렀다. 1개 학급이 줄어드는 상황을 모면한 교장 B씨는 이 학교 다른 교사 C씨에게도 자녀의 위장 전입을 설득해 실제 전학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이 학교는 담임교사 인건비와 운영비 등 5000여만원을 계속해서 지원받았다. 여기에 B교장은 A교사가 2015년 2월 이 학교 분교로 발령받자 그의 자녀가 본교에 학적을 둔 채 분교에서 공부할 수 있게 생활기록부를 거짓 기재했다. 교감과 분교 담임교사, 본교 교무부장 등이 항의했지만 교장은 “학교 운영을 위한 것이니 문제 삼지 말라”며 묵살했다. 충남교육청은 교장에게 ‘주의 처분’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지만 그는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간 일부 교사들이 농어촌·도서 벽지 학교에서 근무하고자 무리하게 학급 수를 늘려 자리를 만들거나 자녀를 위장 전입시켜 문제가 됐다. 단시일에 승진하길 원하는 이들이 농어촌 점수나 도서 벽지 점수를 취득하려고 편법을 쓰는 것이다. 감사원은 충남교육청이 B교장에게 지나치게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고 보고 그에 대해 정직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위장 전입 묵인과 생활기록부 허위 작성, 5000만원의 예산 추가 소요 등을 고려해 중징계 처분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포토] 트럼프 이름 떼어지는 트럼프 호텔

    [포토] 트럼프 이름 떼어지는 트럼프 호텔

    5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에 있는 ‘트럼프 오션 클럽 인터내셔널 호텔 앤 타워(트럼프 호텔)’ 건물에서 트럼프 이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로써 트럼프 그룹의 퇴거로 호텔 소유주협회와 호텔 운영권을 둘러싼 물리적 대치 상황은 12일 만에 끝이 났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냉동된 인간 50년 안에 부활…줄기세포로 젊게 만든다”

    “냉동된 인간 50년 안에 부활…줄기세포로 젊게 만든다”

    “인체냉동보존술은 우리가 죽음을 속이는 가장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이는 인류가 곧 이 기술로 영하 196℃의 액체질소 탱크 속에 장기 보관한 시신을 되살려내리라 믿는 미국의 한 전문가가 한 말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州) 디트로이트에 있는 ‘냉동보존연구소’(CI)의 현 책임자인 데니스 코왈스키(49) 소장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코왈스키 소장은 “언젠가 인류는 냉동보존 상태에 있는 시신을 되살리고 줄기세포 기술로 다시 젊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인체냉동보존술로 냉동된 최초의 인간은 앞으로 50~100년 안에 소생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가 맡고 있는 냉동보존연구소는 인체냉동보존술을 최초로 이론적으로 정립한 미국의 물리학자 고(故) 로버트 에틴거(1918~2011)가 1976년 뜻을 같이하는 3명과 함께 세운 비영리 기관으로, 현재 1인당 2만8000달러(약 3000만 원)의 보관 비용을 받고 인체냉동보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 연구소에는 환자 160명과 반려동물 100마리 이상이 냉동보존돼 있으며, 사후 냉동보존을 계획한 가입자만 2000명에 달한다. 얼마 전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가 사후 냉동보존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밝힌 코왈스키 소장은 “심정지 상태에 빠진 어떤 사람을 되살리는 데 5~30분 정도가 걸리지만, 소생 가능성은 체온과 생존 기간에 따라 다르다”면서 “사람의 체온을 더 낮추면 시간을 더 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인체냉동보존술은 줄기세포 연구의 연장선에 있으며 줄기세포 기술은 손상된 세포의 치료를 돕기 위해 냉동된 환자들에게 주입될 수 있다”면서 “미래에 신체 나이를 되돌릴 최첨단 기술이 나오면 나이 든 사람들이 건강했던 20대로 되돌아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극저온학과 동결보존으로도 알려진 인체냉동보존술은 시신이나 신체 일부를 보존하기 위해 냉동하는 기술이다. 지지자들은 이 기술이 죽음을 속이는 기적적인 절차로 보고 있는데 의학이 발전하면 이들을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냉동보존연구소는 웹사이트를 통해 완전한 죽음은 뇌의 필수 정보가 파괴됐을 때만 일어난다고 말한다. 뇌 보존은 냉동보존술이 성취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현재 인체냉동보존술은 법적으로 누군가가 사망했을 때만 냉동할 수 있다. 냉동 과정은 뇌 손상 방지를 위해 환자가 사망하는 즉시 시작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신의 온도를 조금씩 낮추기 위해 얼음 욕조에서 냉각된다. 그다음 전문가들이 시신에서 혈액을 제거하고 동결보호제를 주입한 뒤 영하 196℃의 액체질소를 채운 금속 용기 안에 냉동 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은 문학적 에너지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은 문학적 에너지

    지난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최근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적대적 무한대치 상황을 견고하게 유지해 오던 남북 관계가 여러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해방 이후 물리적, 이념적으로 남북을 강하게 규율하고 억압했던 분단체제는 그동안 갈등과 상쟁으로 우리 현대사를 숨 가쁘게 몰아왔던 터였다. 그러다가 우리는 6·15와 10·4공동선언을 통해 커다란 이행기를 맞이한 바 있고, 다시 이러저러한 맥락에 따라 관계가 경색됐다가 최근 새로운 해빙(解氷)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분단체제를 허물어뜨리고 민족 통합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은 매우 지속적으로 우리 현대사를 채워 왔다. 휴전 후 내내 분출됐던 평화통일의 열망이나 민족 동질성 회복 요구, 점증된 통일운동의 가속화와 그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간헐적인 정치적, 문화적 교류 등은 저마다 굵은 줄기를 형성하면서 분단체제를 허물어 가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흔적들이 쌓여 이산가족 방문단 상호교류, 남북 단일팀 구성, 문화예술 상호교류 등을 통해 이른바 탈(脫)분단의 분위기를 그 정점에 올려놓은 바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70년이 넘는 시간을 두루 관통해 왔던 뚜렷한 적의(敵意), 그리고 일상생활과 잠재의식까지 점령해 버린 레드 콤플렉스 같은 것들을 말끔히 씻어 내고 단시간에 새로운 상생적 제도와 관행을 구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의 의식이 일정한 시간의 흐름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에 비추더라도 이러한 과정은 적지 않은 시간의 경과 후에나 얻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특유의 냄비 기질을 반성하면서 이번에는 결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합리적으로 우리가 망각했던 유산들을 복원하고 평가해 새로운 남북 관계에 대비하는 의식과 관행을 마련해 가야 할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남북 간의 화해와 상생은 역사적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분단은 휴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 깊은 무의식의 심연에 가라앉아 있다. 따라서 우리의 무의식까지 철저하게 검열했던 냉전의식을 떨치고 탈분단의 도정을 지속해 가는 것이 우리 시대에 지워진 역사적 몫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분단에서 통일로 도약하는 급진적 관념보다는 ‘평화공존-상호교류’를 통한 오랜 점진적 화해라는 신중하고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요구된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 된다. 현대문학사에서 제국주의에 맞서 존재값을 지켰던 ‘저항문학’을 소중한 유산으로 기억하고 있듯이 이제 우리는 분단 극복의 정신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기념비적으로 간직해야 한다. 물론 우리 현대문학사는 거대한 분단의 벽과 씨름해 온 흔적으로 충일하다. 해방 후 펼쳐진 분단 극복의 문학적 성과들은 그 목록만으로도 이 지면을 채우고 남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남북한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찰한 최인훈의 소설 ‘광장’이 발표 60년을 앞둔 시점에서 분단의 비극성을 증언하고, 나아가 분단체제의 벽을 무너뜨리는 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나 작품들에 대한 비평적 해석과 평가를 꼼꼼하고 열린 마음으로 진행해 가야 한다. 그 사례로 우리는 이번에 70주년을 맞는 제주 4·3사건을 형상화한 것들을 우선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제1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을 수상한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나 현기영의 ‘순이삼촌’ 이후의 지속적 성취 등은 일차적으로는 제주 역사의 사실 복원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화해와 상생을 통해 분단 극복을 추구하려 했던 문학적 에너지의 소산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순이삼촌’ 발표 40주년이 되기도 한다. 제주의 아름다운 봄 풍경처럼 어둑했던 상처의 기억을 건너 우리 역사에도 화해와 상생이라는 봄의 길목이 다가오기를 마음 깊이 소망해 본다.
  • [IT 신트렌드] 악의적 AI 활용, 어떻게 대응할까/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IT 신트렌드] 악의적 AI 활용, 어떻게 대응할까/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현재 인공지능(AI) 기술은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흔히 사용하는 웹 검색에서부터 기계 번역, 얼굴 인식, 의료 영상 분석까지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분야는 점점 늘 것이다. 사람의 지능 행동을 자동화하는 인공지능은 인류의 삶을 이롭게 하는 데 가장 큰 가치를 둔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것처럼 많은 분야에서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인공지능의 악의적인 활용에 대해서는 관심이 낮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우려만 있을 뿐이다.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은 인공지능의 어두운 면을 구체적으로 공론화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첫 번째 결과물로 ‘인공지능의 악의적인 사용에 대한 예측, 예방, 완화’라는 보고서가 최근 발간됐다. 이 보고서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변화를 분석한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래인류연구소, 인간친화적인 인공지능 기술 개발 비영리단체 OpenAI 등 7곳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인공지능의 고도화에 따른 위협은 다양한 종류의 보안 이슈와 직결된다. 먼저 디지털 보안 분야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의 고도화 문제가 가장 크다. 이와 함께 학습 데이터의 오염으로 인한 인공지능의 오작동, 사람처럼 말하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피싱 범죄,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이용한 해킹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물리적인 보안 분야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드론을 활용한 공격, 자동화 무기의 해킹을 통한 원격 조작, 자율주행차의 악의적 활용처럼 물리 보안 분야는 우리의 삶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인공지능의 악의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정책 입안자는 반드시 인공지능 연구자와 협업해 악의적인 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한 예방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연구 개발자는 기술의 양면성을 인지하고 부정적으로 사용될 경우에 대한 파급효과를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하며 양면성은 모범 사례를 통해 증명돼야 한다는 부분을 제안했다. 또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의 공개와 관련된 모델 개발, 인공지능 연구자의 책임 의식 제고를 위한 윤리 교육, 정책적인 개입을 통한 안전한 인공지능 개발 등을 향후 연구 분야로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인공지능의 고도화에 따른 역효과를 심도 있게 다룬 점에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돌이켜보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과 인류의 성공적인 공존을 위해 악의적인 인공지능 예방을 위한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영미와 기초과학

    [남순건의 과학의 눈] 영미와 기초과학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동계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듯한 짜릿한 기분을 공유할 수 있었으며, 국가 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민이 한뜻으로 뭉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물론 문화, 산업 측면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전지구적 공동체 의식을 통해 인류 평화 메시지를 공유한 것처럼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성과 역시 매우 크다.스포츠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국가ㆍ사회의 지원으로 나날이 발전하고, 특히 특정분야에 치우쳐 있던 성과가 이전까지는 불가능해 보이던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덕분에 스켈레톤, 평행대회전, 컬링 등 중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던 생소한 종목의 경기에 온 국민이 몰입하고 선수들의 그간 노력에 공감하며 자신의 일인 것처럼 응원했다.사실 스포츠와 기초과학은 비슷한 면이 많다. 국가ㆍ사회의 지원에 의지하며 성과는 해당 국가와 사회에 큰 자부심을 가져다주고 산업을 융성시킨다. 언어와 국경을 넘어선 과학 문화는 세계 평화에도 기여한다. 그렇지만 한국의 과학 경쟁력은 스포츠보다 국제 경쟁력이 최소한 10년 이상 뒤떨어진 것 같다. 왜 그럴까? 영미라는 유행어를 낳은 컬링과 스켈레톤에서의 성과를 놓고 따져 보자. 우선 두 종목 모두 기존에 없던 시설이 생기면서 빠르게 발전했다. 컬링장이 몇 명의 끈질긴 노력으로 경북 의성군에 생기며 지역 여고생들이 팀을 만들어가는 영화와 같은 이야기에 우리는 감동했다. 불모지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또 비인기 분야에 대한 열정을 가진 선구자들이 있었으며 이들을 믿고 따랐던 젊은이들이 있었다. 아스팔트 위에서 썰매연습을 하던 윤성빈이라는 학생을 인내를 갖고 가르친 지도자가 있었기에 이번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인기 스포츠에는 꿈나무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많은 지원이 아낌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초심에서 멀어진 일부 인기종목 지도자들은 이런 상황이 주는 권력에 눈멀었고 결국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게 되고 이번 올림픽에서까지 계속돼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비인기 종목임에도 이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스포츠가 즐겁고 같이 운동하는 친구가 좋아서 어려움이 있을 때도 서로 의지하며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모든 일에는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스포츠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 것이다. 비인기 분야는 ‘어차피 메달을 딸 수 없다’는 편견 때문에 지원을 소홀히 하기 쉽다. 과연 누가 이런 분야에서 성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했을까? 위에서 스포츠란 단어를 기초과학으로 바꾸어 읽어 보면 현재 한국 기초과학계의 문제를 그대로 읽을 수 있다. 기초과학에서는 연구 성과가 어디에서 나올지 모른다. 한정된 자원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당장 보이는 곳에만 몰아서 지원하는 현재 시스템은 기초과학 생태계를 황무지로 만들고 있다. 필자가 물리학회에서 일을 하며 만나본 많은 지역 과학자들이 토로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들은 인적, 물적자원의 고갈이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풀뿌리 연구환경 조성이 일부 되어 왔는데 최근 이런 환경이 오히려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백억원의 개인연구비 지원액을 삭감해 특정분야 지원으로 돌린 한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과학 생태계는 한번 파괴되면 복구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잘나가는 분야에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의 자원이 쏠려 거액의 연구비를 횡령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역시 이번에 문제가 된 특정 스포츠연맹과 같은 행태다. Wann wird man je verstehen.(도대체 사람들이 언제 깨닫게 될 것인가ㆍ독일의 유명한 노래 가사)
  • 서울대 인문·사회 첫 석좌교수 김호동·송호근 교수 신규 임용

    서울대 인문·사회 첫 석좌교수 김호동·송호근 교수 신규 임용

    서울대가 김호동(63) 동양사학과 교수와 송호근(62) 사회학과 교수를 석좌교수로 신규 임용했다.서울대가 이공·의학 계열이 아닌 인문·사회계열에서 석좌교수를 임용한 것은 처음이다. 석좌교수라는 직책은 탁월한 연구 업적을 낸 석학에게만 주어진다. 서울대 관계자는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심화한 가운데 국립대 교수로서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한 바를 고려해 임용했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유라시아 대륙의 수십 종류의 언어와 사료를 정확하고 심도 있게 연구한 중앙 유라시아 역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송 교수는 노동 문제와 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면서 현실 가능한 사회적 처방을 제시한 학자로 유명하다. 현재 서울대에는 노태원 물리·천문학부 교수, 김빛내리 생명과학부 교수, 정덕균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현택환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등 총 6명의 석좌교수가 있다.
  • 요양보호사 24% “환자가 성희롱해도 속수무책”

    중증질환 앓아 의도 파악 어려워 지원 배제시 사회 약자 외면 부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지만 환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고도 말하지 못하는 물리치료사와 요양보호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노령에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규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 어렵다고 말한다. 6년차 물리치료사인 김지원(27·가명)씨는 5일 “매일 하루 30분씩 2차례 직접 환자를 손으로 만지며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가슴 등 중요 신체 부위를 실수인 척 만지거나 자신의 것을 ‘만져 달라’고 말하는 등 언어적·신체적 성희롱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면서 “이를 관리자에게 알려도 ‘환자는 갑이고 너는 을인데 그럼 어떡하냐’, ‘참고 넘기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말을 듣기 일쑤”라고 말했다. 재가요양보호사의 경우 환자와 단둘이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 성희롱 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다. 이건복 의료연대 재가요양지부장은 “70~90대 노인들의 경우 요양보호사를 자신의 집에 들어온 한 ‘여성’으로 여겨 함부로 대하는 일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지부장은 “장기요양기관은 민간기관이라 환자 확보에 애를 쓰기 때문에 이용자가 가해행위를 해도 다른 요양보호사로 바꿔 줄 뿐 근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6~7월 사회건강연구소에서 1525명의 보건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희롱이나 신체적 접촉을 통한 성추행을 경험한 보건의료인의 비율은 15.1%에 달한다. 간병요양보호사는 보다 심각하다. 2014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1만 8263명의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간병요양보호사의 24%가 성희롱을 경험했다. 그러나 실제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환자들의 가해 행위가 인지능력이 충분하지 않고, 충동조절과 억제 기능은 낮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병리적인 행위’와 구별하기 어렵다. 실제 일부러 그랬더라도 신체적 약자인 이들을 치료와 간병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 지부장은 “가해 행위를 한 환자라고 해도 장기요양 대상에서 제외하는 일은 사회적 약자를 뿌리치는 일”이라면서 “대신 가해 행위로 요양보호사들의 문제제기를 받은 이용자의 경우 요양보호사를 2명 배치해 성희롱을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높은 연차의 물리치료사들이 환자에게 으름장을 놓고 가면 빈도가 줄어들긴 한다”면서 “병원 차원에서 환자와 환자의 보호자에게 성희롱·성폭력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트럼프 “친구·적들에 이용당해 美 철강 죽었다”…로스 美상무 “관세 특별 면제 없다”

    트럼프 “친구·적들에 이용당해 美 철강 죽었다”…로스 美상무 “관세 특별 면제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의 친구와 적들은 여러 해 동안 미국을 이용했고 우리의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은 죽었다. 미안하지만 이제 변화할 시간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유럽연합(EU)과 중국, 캐나다 등 주요 교역국의 반발뿐 아니라 미국 내의 우려에도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 강행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전반을 설계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날 CNN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관세 부과 결정과 관련해 특정 국가를 제외하는 일은 없다”면서 “만약 한 나라를 면제하면 다른 나라도 면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업이 앞으로 나가기 위해 특정 사례에 대한 면제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특정 국가에 대한 관세 면제는 없지만, 품목별·사례별 면제는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그러나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날 ABC방송에서 약간 다른 얘기를 했다. “그 결정(철강 관세 폭탄)은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의 것이지만, 내가 아는 한 현재 그는 광범위한 빗자루질을 말하고 있다”면서 “그가 특별 면제를 언급하는 것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에 대한 의지를 확인해 가면서 미국 정치·경제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조슈아 볼턴(조지 W 부시의 백악관 비서실장)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장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트윗한 것을 보면 그는 무역전쟁을 쉽고 이길 만한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요즘 같은 글로벌시대에는 아무도 무역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그건 손 흔드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미 CBS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은 ‘큰 실수’를 범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함으로써 중국은 승리하고 우리는 패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총재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만약 철강 관세를 올린다면 미국 내 철강 소비자 모두에게 끼치는 경제적 효과를 철강 일자리로 상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답은 ‘아니다’라는 게 확실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수장으로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도 같은 날 의회 청문회에서 “행정부 정책을 직접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관세가 최상의 접근은 아니다”라고 우회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아하! 우주] 달은 도넛 모양의 지구 속에서 탄생했다

    [아하! 우주] 달은 도넛 모양의 지구 속에서 탄생했다

    지금도 우리 밤하늘을 비추는 아름다운 달의 생성과 관련된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과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드캠퍼스 공동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달이 도넛 모양의 '시네스티아'에서 생성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달의 '출생의 비밀'을 놓고 전세계 과학자들은 여러 이론을 제기했으나 지금까지도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처음 달 생성의 비밀을 들춰낸 것은 찰스 다윈의 아들인 천문학자 조지 다윈(1845~1912)이다. 그는 생성 초기의 지구가 두 부분으로 쪼개지면서 달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후 다양한 학설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가장 설득력있는 주장은 바로 ‘자이언트 임팩트’설이다. 이 이론은 45억 년 전 초기 지구가 소위 테이아(Theia)라 불리는 화성만한 행성과 충돌했으며 이 결과로 잔해가 뭉쳐져 탄생한 것이 달이라는 설이다. 그러나 이 학설의 치명적인 허점은 과거 아폴로 11호, 12호, 16호가 달 탐사 후 가져온 월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 성분을 분석한 결과 지구와 별반 차이가 없없기 때문으로 테이아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발표한 학설은 지난해 내놓은 소위 ‘시네스티아'(Synestia)의 연장선상이다. 연구팀은 45억 년 전 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해 기화하면서 암석물질과 먼지 구름으로 이루어진 도넛 모양으로 부풀어진 상태가 됐을 것으로 추론했다. 연구팀은 이를 그리스어로 하나된다(Syn)는 의미와 불과 화로의 여신(Hestia)의 이름을 합쳐 시네스티아라고 명명했다. 사이먼 락 박사는 "두 천체의 충돌로 인해 시네스티아가 형성되면서 기화된 물질이 빠르게 회전을 시작했다"면서 "이후 시네스티아 내부가 식으면서 수축해 지구가 됐고 주위에 비처럼 내렸던 액체 암석이 뭉쳐져 달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지구와 달의 성분이 비슷하고 달이 지구보다 휘발성있는 원소가 적은 이유도 설명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네이마르 뭘 타고 퇴원 했나 했더니...

    네이마르 뭘 타고 퇴원 했나 했더니...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26·파리생제르맹) 수술 회복 후송 작전도 역대급으로 펼쳐졌다.AFP통신 등 외신은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마테르데이 병원에서 오른쪽 중족골 수술을 마친 네이마르가 5일 헬리콥터를 타고 병원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 헬리콥터로 벨루오리존치의 팜풀랴 공항으로 이동한 네이마르는 개인 제트기로 갈아타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00㎞가량 떨어진 망가라치바 해변 리조트의 별장으로 향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공항에서 제트기에 오르기 전 포착된 네이마르는 목발을 짚은 모습이었다. 그는 지난달 26일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의 경기에서 볼을 다투다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갔고, 병원 진단 결과 중족골 골절상 진단을 받았다. 당장 시즌을 치르는 중인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과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브라질 대표팀이 치료 방법을 놓고 대립 양상까지 보였으나 결국 수술이 결정됐다. 회복에는 6∼8주 정도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네이마르가 회복에 집중하고자 택한 망가라치바 해변의 별장에는 축구 클럽들이 사용하는 운동 기구 등이 이미 갖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네이마르가 산투스에서 뛸 때부터 함께 한 물리치료사 하파에우 마르치니가 회복 과정을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세계질서 깨는 美 ‘관세폭탄’ 냉정한 실리 추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폭탄’ 조치를 공식화한 지 하루 만에 ‘상호 호혜세’라는 보복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반발에 철강제품뿐 아니라 다른 수입품에도 상대국이 매기는 세금만큼 수입세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이익이 우선”, “무역전쟁은 좋다”라고까지 표현했다. 사실상 전 세계를 향해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중국 등 미국의 교역 상대국이 즉각 대응조치에 나선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보복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고 EU는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 상징적인 미국 브랜드에 대해 세금폭탄을 예고했다. EU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뜻도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철강관세가 미국경제 자체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 경고했다. WTO는 이례적으로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정책을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역공했다. ‘이에는 이’의 보복전을 암시한 것으로 몹시 우려스럽다.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이번 사태로 자유무역 중심의 세계경제 질서가 70여년 만에 깨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1947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와 1995년 WTO 체제를 주도해 세계 무역질서를 유지해 왔다. 기축통화국으로서 무역 적자를 통해 전 세계에 달러를 공급하고, 각국은 미국에 원자재와 공산품을 팔아 달러를 얻는 신사협정에 심각한 균열이 생길 위기에 놓여 있다. 고삐 풀린 무역질서가 불을 보듯 뻔해진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가 여전히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에 대한 25% 일괄 관세 언급 이후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 이전까지 대미(對美) ‘아웃리치’(외부 접촉을 통한 설득작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란 짧은 입장을 내놓았을 뿐이다. ‘강대강’ 대응으로 미국을 자극하는 것보다 조용한 설득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싸움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작은 나라의 딜레마’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렇더라도 정책당국이 계속 몸을 낮춘 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모습은 미덥지 못하다. 미국 눈치만 계속 살피다가는 ‘꿩(실리)도, 매(중국)도 잃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동맹 등 안보 문제와 통상 등 경제 문제를 분리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일괄 관세로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다자 차원에서 다른 국가들이 보복 대열에 동참하는 터라 티 내지 않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조용한 설득’ 말고도 냉정하게 실리를 챙기는 통상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공사비 없다” 기반시설 공약 나몰라라…정부기관 유치만 하고 입 닦는 지자체

    “공사비 없다” 기반시설 공약 나몰라라…정부기관 유치만 하고 입 닦는 지자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기관 유치 당시 내걸었던 기반시설 건설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시설을 다 지었음에도 지자체 책임인 진입로 공사 등이 이뤄지지 않아 대형 사고 위험이 커졌지만 일부 지자체는 “우리는 돈이 없으니 중앙에서 알아서 하라”며 배짱을 부린다. 정부는 국민과 약속한 정책 완료 시기가 늦어져 속이 탄다. 일부 자치단체장이 자신들의 역량을 감안하지 않고 ‘선거용 치적 쌓기’로 공공기관을 유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4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중앙소방학교와 국립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 등이 들어서는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가 올해 말 1단계 완공을 목표로 충남 공주시 사곡면 계실리 일대 42만㎡ 부지에 건설 중이다. 총 2212억원이 들어가는 이 단지는 실물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훈련 시설 등 천안에 있는 기존 시설을 능가하는 최첨단 설비가 마련된다. 하지만 공주시가 교육연구단지 유치 신청 때 지어 주기로 한 진입로(약 2㎞) 설치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공주시가 “3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없다”며 수년째 예산 책정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올해 말 교육단지가 문을 열면 이곳을 오가는 대형버스와 업무용 차량들은 왕복 1차선 농로를 이용해야 한다. 대형사고 발생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보다 못한 행안부가 진입로 공사비를 직접 마련하고자 농어촌 지역 지원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를 설득 중이다. 지자체가 내야 할 도로 공사비를 정부가 대신 만들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애초 공주시 재정자립도가 15% 안팎에 불과해 수백억원짜리 공사를 약속할 능력이 안 됐다”면서 “충남도와 공주시 단체장의 소속 정당도 달라 공사비 협조도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남 여수의 해양경비안전교육원도 2013년 완공 뒤 지자체가 약속한 진입로 공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한동안 비포장도로를 이용해야 했다. 해경 관계자는 “여수시의 토지 보상이 늦어진 데다 진입로 건설을 정책 우선순위에 두지 않아 진입로 건설이 늦어졌다”면서 “이 때문에 해경교육원 진입로가 비만 오면 진흙길로 변해 사고위험이 컸다”고 설명했다. 충남 아산의 국립 경찰대와 논산의 국방대도 지자체 진입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관가에서는 이러한 지자체들의 ‘배째라식’ 행태가 지자체장들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공공기관 유치를 밀어붙인 후유증으로 본다. 행안부 고위관계자는 “공공기관 유치 전에는 지자체가 ‘을’이지만 일단 기관을 유치하면 ‘갑’이 된다.”면서 “공공기관 유치 신청 때 약속했던 공약을 100% 이행하는 지자체는 그리 많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와의 약속을 의도적으로 지키지 않을 경우 시설 이전 자체를 백지화하고 그 책임을 지자체에 물리는 등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는 내용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주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인류 처음 1마일 4분대 돌파한 로저 배니스터경 89세 일기로 타계

    인류 처음 1마일 4분대 돌파한 로저 배니스터경 89세 일기로 타계

    한국인에게 1마일은 하등의 의미가 없는 거리 개념이다. 1.6㎞인데 영미 문화권에서는 1마일 레이스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류 최초로 1마일을 3분대에 달린 로저 배니스터 경이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고 영국 BBC가 4일 전했다. 그는 2011년 파킨슨씨병 진단을 받았다. 그는 1954년 5월 6일 옥스퍼드의 이플리 로드 스포츠 그라운드에서 3분59초40을 기록했다. 사실 그의 기록은 46일 만에 존 랜디(호주)에 의해 3분59초07로 경신됐지만 최초로 4분 벽을 돌파한 사람이란 영예는 영원히 남는다. 1975년 작위가 수여되고 지난해 신년 훈장 수여식에서 컴패니언 훈장을 수훈했다. 그는 또 1954년 영연방 국가들의 체육 대회인 커먼웰스 게임 남자 1마일에서 금메달을 땄고 나중에 신경의학자가 됐다. 그는 옥스퍼드에서 의학 공부에 열중하다 머리를 식힐 겸 짬을 내 달리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17세 때 처음 달리기를 해봤는데 불과 2년 뒤 1948년 런던올림픽에 나설 영국 대표로 거론됐다. 그러나 출전하지는 못했고 4년 뒤 헬싱키올림픽에서 비로소 출전해 1500m 결선에서 영국 신기록을 수립하며 4위를 차지했다.페이스메이커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의학 지식을 활용했고 달리기의 의학적 측면을 연구했던 그는 헬싱키올림픽을 마친 뒤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1953년 두 차례나 목표를 달성할 뻔했다. 웨스 산티(미국)와 랜디도 같은 목표를 세우고 노력했으나 배니스터가 먼저 뜻을 이뤘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시속 24㎞의 옆바람과 최고 시속 40㎞의 돌풍을 견디며 재로 만든 트랙을 달려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자신의 업적이 크리스토퍼 채터웨이 경과 크리스 브래셔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준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채터웨이 경은 이듬해 BBC가 처음 창설한 올해의 스포츠 인물에 배니스터를 물리치고 선정됐다. 브래셔는 런던마라톤의 공동 창설자가 됐으며 2003년 짧은 투병 끝에 세상을 먼저 등졌고, 채터웨이 경은 2014년 암으로 별세했다. 배니스터와 랜디의 기록은 그 뒤 5년 동안 아무도 근접하지 못하다가 1980년대 단 한번 경신된 뒤 이후 서배스천 코, 스티브 오베트, 스티브 크램 등에 의해 경신됐다. 현재 세계 최고 기록은 히참 엘 게루지(모로코)가 1999년 7월 7일 로마에서 작성한 3분43초13이다. 1954년 말 의학 공부에 전념하겠다며 육상 선수를 그만 둔 고인은 신경외과 컨설던트가 됐으며 1975년 자동차 사고를 당해 무릎을 다치기 전까지는 몸을 만들기 위해 계속 뛰었다. 그는 2014년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파킨슨씨병에 걸린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렇게도 많은 신경외과나 다른 환자들을 봐왔는데 내가 같은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다. 그게 자연의 속성이고, 보드라운 아이러니가 거기에 담겨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현대모비스 9연승 달려 KCC와 공동 2위, SK는 한 경기 뒤진 4위

    현대모비스 9연승 달려 KCC와 공동 2위, SK는 한 경기 뒤진 4위

    정말 프로농구 2위 싸움이 볼만해졌다. 현대모비스가 4일 경기 안양체육관을 찾아 벌인 6라운드 대결을 106-94로 이기며 파죽의 9연승을 질주했다. 덕분에 첫 2위로 올라섰다. 반면 KCC는 9위 오리온에게 75-81로 분패하며 정규리그 33승17패의 성적으로 현대모비스와 공동 2위를 허락했다. 정규리그 1, 2위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3위부터 6위까지는 5전 3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2위와 3위 의 차이는 실로 크다. 현대모비스와 KCC는 남은 네 경기 결과에 따라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의 주인공을 가리게 됐다. 두 팀은 시즌 맞대결에서 현대모비스가 4승2패로 우위를 보여 동률로 시즌을 마치면 현대모비스가 상위를 차지한다. 여기에다 4위 SK가 kt를 106-105로 간신히 따돌리고 32승18패로 공동 2위에 한 경기 차로 따라붙어 세 팀이 물고 물리는 혼전을 이어가게 됐다. 현대모비스와 선두 DB는 6일 시즌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있어 이 경기 결과가 선두 싸움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삼성을 꺾고 유재학 감독의 프로농구 최초 600승 달성으로 한껏 잔치 기분을 낸 현대모비스는 주말 원정 2연전을 모두 이겼다. 인삼공사는 오세근, 양희종, 큐제이 피터슨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져 속수무책이었다. 현대모비스는 5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사이먼은 지난 2일 kt와 경기에서 50점을 넣은 데 이어 이날도 혼자 48점을 몰아쳤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역대 한국농구연맹(KBL)에서 두 경기 연속 48득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KCC는 이날 이겼더라면 선두 DB(35승15패)와의 승차를 한 경기로 좁힐 수 있었으나 오히려 선두와 승차가 두 경기로 벌어졌다. 오리온은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송창무와 버논 맥클린 두 센터 자원이 잇따라 5반칙 퇴장당해 위기에 몰렸으나 73-68로 근소하게 앞선 종료 1분31초 전 김진유의 3점슛으로 8점 차로 달아났고, 다시 4점 차로 쫓긴 종료 35초 전 허일영의 3점 플레이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오리온에서는 최진수가 20점을 넣고,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 수비에 성공해 팀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SK는 애런 헤인즈가 50득점 활약을 펼친 덕에 가까스로 kt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의 개인 최다 득점이며 이틀 전 사이먼이 kt를 상대로 작성한 올 시즌 최다 득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의 종전 최다 득점은 2012년 1월 14일 역시 kt를 상대로 작성한 47득점이었다. 헤인즈는 종료 24초를 남기고 상대 자유투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둘을 모두 넣은 반면 kt는 다음 공격에서 박철호의 슛이 어이없이 빗나가며 분패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하! 우주] 호킹 박사, 빅뱅 전을 말하다… “시간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하! 우주] 호킹 박사, 빅뱅 전을 말하다… “시간도 존재하지 않았다”

    “빅뱅 당시 우주의 모든 물질은 무한대의 온도와 밀도를 가진 한 점으로 응축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그에 버금가는 유명한 과학자 닐 디그레스 타이슨과의 인터뷰에서 빅뱅 이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호킹 박사는 4일 11시(미 동부시간)에 방송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채널의 타이슨의 '스타 토크'(StarTalk) TV 쇼 시리즈에 출연했다. “무엇인가가 있기 전에는 무엇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호킹 박사의 대답은 ‘무경계 제안'(no-boundary proposal)이라고 알려진 이론에 의존한다. 우주의 경계조건은 경계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히는 호킹 박사는 “이 이론을 더 잘 이해하려면 유니버설 리모컨(우주를 제어하는 ​​리모컨)을 잡고 되감기를 눌러보라. 오늘날 과학자들이 알고 있듯이 우주는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면서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면 그에 따라 우주는 축소된다. 되감기를 끝까지 하면(약 138억 년) 전체 우주가 단일 원자의 크기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만물의 원시원자는 '특이점'으로 알려져 있다. 무한대의 밀도와 극한의 온도가 한 점에 농축돼 있는 이 특이점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리법칙은 작동을 멈춘다. 다른 말로 하면, 우주가 팽창하기 전에는 시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시간의 화살은 우주가 점점 작아지면서 무한히 한 점으로 축소되는 출발점에는 도달하지 않으며, 시간이나 공간, 물질은 빅뱅과 함께 비로소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빅뱅 이전의 사건은 단순히 정의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호킹 박사는 무 경계 제안에 대한 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 “빅뱅 이전의 사건들에는 아무런 관찰 결과가 없으므로 이론으로 추구할 대상에서 벗어나며, 시간은 빅뱅에서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호킹 박사가 이 같은 이론을 토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전에 주제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유튜브에서 제공되는 무료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적도 있다. 루게릭병으로 손가락을 제외하고 모든 근육운동이 불가능한 호킹 박사는 특수 음성 재생장치로 강의한다. 얼마 전 76회 생일을 맞았다. 한국에도 한 차례 방문해 강연한 적이 있는데, 20대 때 의사가 몇 년 못 살거라 했는데 여태까지 산 것이 자신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농담삼아 말하기도 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호랑이 VS 곰…털 앞에 무릎 꿇은 호랑이

    호랑이 VS 곰…털 앞에 무릎 꿇은 호랑이

    호랑이와 곰이 싸우면 과연 누가 이길까?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법한 상상이다. 최근 인도의 한 국립공원에서 호랑이와 곰이 맞붙어 싸우는 영상이 포착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타도바국립공원에서 촬영된 호랑이와 곰의 결투 영상을 소개했다. 어미곰과 새끼 곰이 나타났을 때, 물웅덩이에서는 호랑이 한 마리가 몸을 식히고 있었다. 이 호랑이의 이름은 맷카수르(Matkasur)로 타도바국립공원의 관수 구역에서 활동하는 수컷 호랑이다. 자신의 영역에 불청객들이 나타나자 맷카수르는 즉시 곰에게 달려가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어미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호랑이의 공격이 거셌지만 전신이 털로 덮혀 있는 곰의 몸을 호랑이가 제대로 물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계속된 공격으로 인해 힘이 빠진 호랑이가 어미곰에게 도리어 엉덩이를 물리는 수모를 당한 뒤에야 줄행랑치고 만다. 한편 곰의 앞 발 힘은 호랑이의 무는 힘보다 더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영상= Mritunjay Tiwary / animal rescue india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모유수유 여성’ 커버 잡지 논란… “너무 적나라해” 지적

    ‘모유수유 여성’ 커버 잡지 논란… “너무 적나라해” 지적

    인도의 한 잡지가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커버 사진으로 활용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BBC 등 해외 언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남부 케랄라주에서 발행되는 한 잡지는 “쳐다보지 마세요, 우리는 모유수유 중이예요” 라는 카피와 함께 여성이 한쪽 가슴을 드러내고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모습의 사진을 커버로 올렸다. 커버 모델은 현지의 27세 여성 배우가 맡았으며, 촬영에 동원된 아기는 그의 친자녀가 아닌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잡지가 가슴을 드러내고 모유 수유하는 모습을 비교적 ‘적나라하게’ 커버에 실은 것은 산모들에게 모유 수유를 권장하기 위해서다. 유니세프 인도지부는 이 캠페인을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하며 “태어난 지 첫 1시간 내에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하면 신생아 사망률이 22%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금기시하는 풍토에 곤란함을 겪었던 자신의 사례를 전하며, 이 캠페인에 찬성한다는 뜻을 보냈다. 한 독자는 “공항에서 내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려고 했더니, 한 나이 든 여성이 화장실에 가서 젖을 먹이라고 했다”면서 “나는 화가 나서 그녀에게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기분이 어떨 것 같냐고 되받아 쳤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반면 일부 독자는 “모유 수유 캠페인을 한다고 가슴을 적나라하게 내보일 필요가 있느냐”, “평범한 아이 엄마가 아닌 모델을 기용한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등의 반대 의견을 내놓았으며,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는 가운데, 해당 잡지의 커버 모델을 맡은 여성은 “커버 화보 제안이 왔을 때 망설이지 않았다”면서 “(모유 수유)는 모든 여성 또는 어머니들의 특권이다. 나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것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고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천황보다 미국”… 70년째 쩔쩔매는 日

    “천황보다 미국”… 70년째 쩔쩔매는 日

    속국 민주주의론/우치다 다쓰루·시라이 사토시 지음/정선태 옮김/모요사/344쪽/1만 6500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 라운드를 돌 때 일이다. 아베 총리는 벙커에서 샷을 하고 나오다 뒤로 벌러덩 넘어지며 굴렀다. 자신을 무시하고 앞서 가버린 트럼프를 따라잡으려 서둘러 벙커에서 빠져나오다 벌어진 일이었다. 한 방송사 카메라에 이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트럼프에게 쩔쩔매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 아베를 두고 그의 경제 정책 ‘아베 노믹스’를 본뜬 ‘아베 코믹스’라는 말이 유행했다. 아베 코믹스라는 비아냥은 미·일 외교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 세계 경제강국 일본, 전쟁의 책임도 제대로 지지 않는 일본은 가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미국에 쩔쩔맨다. 이 답을 찾으려면 1945년 패전으로 거슬러 가야 한다. 일본은 패전에도 반세기 만에 경제 강국으로 거듭났다. 그 뒤에 미국이 있었다. 핵폭탄으로 일본을 굴복시킨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을 염두에 두고 일본을 ‘속국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미국은 패전 책임을 일왕에게 묻지 않았다. 대신 ‘평화헌법 제9조’를 통해 전쟁을 영구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할 수 없도록 했다. 패전 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존속하는 오키나와 미군기지는 일본이 미국의 속국임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전체 미군의 75%가 주둔한 이곳은 사실상 미국에 점령당했다. 미국이 쿠바 정부에 빌려 건설한 관타나모 기지가 비슷한 사례인데, 미국은 조차 비용으로 쿠바에 연간 고작 4000달러만 지급한다.‘속국 민주주의론’은 2016년 ‘반지성주의를 말하다’로 우리에게 유명한 논객 우치다 다쓰루(67)와 지난해 나온 ‘영속패전론’으로 사회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정치사상가 시라이 사토시(41)의 대담집이다. 두 논객은 일본 정치계에서 금기로 불리는 ‘속국론’을 꺼내 일본 정치계를 거침없이 공격한다. 우치다는 과거 중·일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허락 없이 독자외교를 펼쳤던 정치가 다나카 가쿠에이의 실권 배경에 워싱턴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와의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갑작스러운 합의와 같은 일들은 사실상 미국의 존재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두고 “아베 정권이 국민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안보 관련 법안을 고집하는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누구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존왕양이(尊王攘夷·왕(천황)을 높이고 오랑캐를 물리침)가 아니라 존미양이(尊美攘夷)”라고 비꼰다.시라이는 이런 모순상황이 이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적 욕망을 든다. ‘패전’을 ‘종전’으로 바꿔 부르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현실을 긍정하면서도, 그 원인이 패전이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인정하지 않는 데에서 온다”며 “그것을 순수하게 몸으로 보여 주는 이가 바로 아베”라고 꼬집는다. 두 논객의 자학에 가까운 토론을 무턱대고 비웃기는 어렵다. 미국에 끌려다니는 꼴사나운 일본 우파의 모습이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우리에게도 보이기 때문이다. 주일미군이 자민당 정권을 지키는 파수견이라면 주한미군은 우리에게 무엇인지, 전시작전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정치권의 논란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특히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맹목적으로 북한을 비방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챙기는 일본 우파에게서 우리나라 정치꾼의 모습도 읽을 수 있다. 두 논객은 속국론과 함께 일본의 사회 문제도 비판한다. 소비를 종용하는 자본주의 프레임에서 인간다운 삶에 대한 고민을 포기하는 이들을 비롯해 일본 교육의 위기에 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두 논객이 문제로 꼽은 AO(Admission Office)입시전형은 학생의 비교과능력을 살피는 우리나라 대입전형인 학생부 종합전형과 흡사하다. 획일적인 입시를 없애겠다며 AO입시전형을 도입했지만,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종신고용제도의 종말에 따른 회사의 공동체성 손실 문제, 도시와 지방의 문화 격차를 다룬 부분 등도 우리나라와 비교하며 곱씹어볼 만하다. 60대와 40대 논객이 전후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벌이는 과감한 비판은 결국 우리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부적절 언행’ 이원식 재정정보원장 해임

    ‘부적절 언행’ 이원식 재정정보원장 해임

    직원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문제를 일으킨 이원식 한국재정정보원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다고 기획재정부가 2일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재정정보원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이 원장을 품위유지 및 신의성실 위반을 사유로 해임안을 의결하고 기재부에 해임을 요청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복수의 피해자들 중에는 여성들도 있으며, 물리적인 폭력까진 아니지만 일부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피해자들이 이 원장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대외적으로 이 사안이 공개되길 원하지 않는다. 검찰 고발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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