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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보다] 보석같은 별 속에 숨은 은하…130억년 된 왜소은하 발견

    [우주를 보다] 보석같은 별 속에 숨은 은하…130억년 된 왜소은하 발견

    우주 생성의 비밀을 간직한 마치 보물처럼 숨어있던 작은 은하가 새롭게 발견됐다. 최근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연구소(INAF) 등 국제천문학 연구팀은 약 3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왜소구형은하 '베딘 1'(Bedin 1)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 베딘 1은 폭이 3000광년 정도로 추정될 만큼 매우 작고 희미한 은하다. 우리은하의 지름이 10만 광년에 달한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작은 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러나 베딘 1은 놀랍게도 대략 130억 년의 나이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돼 140억년이라는 우주의 나이와 견줄만 하다.흥미로운 사실은 베딘 1의 발견 과정이다. 당초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구상성단 NGC 6752 속에 존재하는 백색왜성(white dwarf)들을 연구 중이었다. 그러나 관측 과정에서 한쪽 귀퉁이에 빽빽하게 모여있는 작은 별들의 모습이 파악됐다. 이 별들의 밝기와 온도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은하가 NGC 6752에 속한 것이 아닌 3000만 광년이라는 훨씬 더 먼 곳에 위치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구 밤하늘에서 세번째로 밝게 빛나는 구상성단(球狀星團·별들이 마치 공처럼 둥글게 모여있는 성단)인 NGC 6752는 1만3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연구팀은 "베딘 1은 우주의 나이에 근접해 살아있는 화석이라해도 무리는 아니다"면서 "다른 은하들과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왜소구형은하는 우주에 드물지 않지만 극도로 고립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흥겨운 설연휴] 모래판에서… 얼음판에서… 치열한 한판

    [흥겨운 설연휴] 모래판에서… 얼음판에서… 치열한 한판

    올 설날에도 장사들의 치열한 샅바 싸움이 모래판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1~6일 전북 정읍시국민체육센터에서 2019 설날장사씨름대회가 개최된다. 1일 예선을 거쳐 2일에는 태백장사(80㎏ 이하)가, 3일에는 금강장사(90㎏ 이하), 4일에는 한라장사(105㎏ 이하)가 결정된다. 설날 당일인 5일에는 대망의 백두장사(140㎏ 이하) 결정전이 열릴 예정이다. 대회 마지막날인 6일에는 여자부 매화(60㎏ 이하)·국화(70㎏ 이하)·무궁화(80㎏)장사 결정전과 단체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9월에 열렸던 2018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생애 첫 백두장사 꽃가마를 탔던 서남근이 올 설날에도 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당시 서남근은 8강에서 4차례 백두장사와 2차례 천하장사에 올랐던 이슬기를, 4강에서는 2015년 천하장사 정창조를 차례로 제압한 뒤 결승에서 백두장사 타이틀을 이미 두 차례 차지한 손명호마저 3-1로 꺾었다. 2017년 연수구청에 입단해 2018년 설날 대회 백두급 2품이 최고 성적이었던 서남근이 역대 백두장사를 모두 쓰러트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올해도 여타 선수들의 집중견제 대상이 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는 임진원이 최인호를 3-0으로 물리치고 생애 처음으로 백두장사에 오른 바 있다. 임진원은 191㎝에 달하는 큰 키를 활용한 기술이 좋은 선수다. 만약 서남근과 임진원이 토너먼트에서 순항을 한다면 8강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지난해 설날·추석 백두장사가 맞붙는 ‘빅매치’를 조기에 볼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올해 백두장사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에 손명호, 정창조, 장성복, 이슬기, 정경진, 김진 등의 활약도 주목된다. 설 연휴에도 코리아 핸드볼리그는 계속된다. 연휴 첫날인 2일에는 남자부 한 경기(SK호크스-인천도시공사)와 여자부 두 경기(삼척시청-경남개발공사, SK슈가글라이더즈-부산시설공단)가 열리며 3일에는 남자부 한 경기(충남체육회-상무피닉스)와 여자부 한 경기(광주도시공사-컬러풀대구)가 진행된다. 리그가 중반기로 접어들면서 순위 싸움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예상된다. 2~3일 경기는 모두 강원 삼척체육관에서 열린다.송경택 감독의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1~3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2018~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격한다. 대회 둘째 날에 남녀 1000(1차)·1500m 결승전이 열린다. 셋째 날에는 남녀 500·1000m(2차)와 2000m 혼성계주, 남자 5000m 계주, 여자 3000m 계주의 결승전이 각각 열린다. 최근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폭행과 성폭력 혐의가 알려져 대표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5~6차 월드컵 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2018~19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는 한국팀 안양 한라가 1~2일 경기 안양빙상장에서 일본팀 오지 이글스를 상대로 한 2연전을 마지막으로 올 정규시즌을 모두 마친다. 아시아리그는 이후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뒤 16일부터 시작하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최강자를 가리게 된다. 지난해 리그 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라가 또다시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올 시즌 한라의 신흥 라이벌로 떠오른 한국의 대명 킬러웨일즈도 우승컵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올 시즌 우승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설연휴 경기장] 라이벌 격돌… 신구 빅매치… 뜨거운 코트

    [설연휴 경기장] 라이벌 격돌… 신구 빅매치… 뜨거운 코트

    최장 닷새간 이어지는 설 황금연휴에 열리는 국내외 빅매치에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크다. 전 세계 수억명이 시청하고 해마다 화제가 되는 미국 슈퍼볼이 연휴 첫날인 4일(한국시간) 최종 승자를 가린다. 국내에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투는 남녀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의 치열한 순위 전쟁이 연휴 기간 중 엎치락뒤치락 펼쳐질 예정이다.남자 프로농구는 4일 창원 LG 대 울산 현대모비스 대결이 주목된다. 창원 LG로서는 단독 1위 현대모비스의 공략 성패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10일 홈경기에서 모비스에 회심의 일격을 가했던 LG는 슈터 조성민을 앞세워 대반격을 하고 있다. 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리는 고양 오리온과 원주 DB의 치열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전도 팬들에게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상무의 말년 병장으로 합을 맞췄던 이승현(고양 오리온)과 허웅·김창모(원주 DB)가 지난달 29일 전역해 소속 구단으로 복귀한 후 펼치는 첫 대결이다. 수비·리바운드·3점슛을 겸비한 천군만마 같은 이승현과 DB의 든든한 주전 허웅, 수비가 좋은 김창모도 기대주다. 여자 프로농구는 3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리는 OK저축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치열한 4위 경쟁이 빅매치로 꼽힌다. 현재 4위인 하나은행과 5위인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내내 물고 물리는 호각지세를 보였다. 5라운드까지 상대 전적은 OK저축은행이 3승2패로 하나은행을 앞선다. 지난달 20일 이후 보름여 만에 다시 격돌하는 두 팀 모두 상대로부터 승리를 빼앗아야 한다. 플레이오프도 두 팀의 4위 쟁탈전과 맞물려 있다. 두 팀 모두 강한 공격력과 강이슬·심지연(하나은행), 안혜지·구슬(OK저축은행) 등 주축들의 고공전이 코트를 달군다.프로배구는 정규리그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8~2019 도드람 V-리그 5라운드에 돌입한 남자부는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격돌이 빅매치로 꼽힌다. 현재 1위인 현대캐피탈과 2위인 대한항공 간 수성이냐 탈환이냐의 맞대결이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자인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한 디펜딩 챔피언인 대한항공은 올 시즌에도 치열한 원톱 승부를 벌이고 있다. 두 팀 간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이날 경기의 승부는 치명적이다. 대한항공이 패배할 경우 2위가 굳어지고, 현대캐피탈도 패배 시 1위 수성이 쉽지 않다. 여자부에서는 4일 인천에서 맞붙는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전이 관심이다. 1위인 흥국생명과 3위인 기업은행 모두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맞붙었다. 막강한 공격력을 뽐내는 기업은행의 어나이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흥국생명 톰시아,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 기대된다. 2018~2019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을 가리는 제53회 슈퍼볼이 4일 애틀랜타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로스앤젤레스 램스가 격돌하는 이번 슈퍼볼은 화젯거리가 풍성하다. 3년 연속 진출한 뉴잉글랜드와 17년 만에 꿈의 무대에 오르는 LA 램스의 대결에다 두 쿼터백의 신구 맞대결이 겹쳐 있다. NFL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뉴잉글랜드의 톰 브레이디(42)와 LA 램스의 3년차 쿼터백 재러드 고프(25) 두 선수는 17년 7개월의 나이차를 보인다. 브레이디는 2001년 데뷔해 이번이 9번째 슈퍼볼 진출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베테랑이다. 램스는 1999~2000시즌 제34회 슈퍼볼 우승이 유일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설 지나도, 열한 번의 초하루가 남았잖아

    설 지나도, 열한 번의 초하루가 남았잖아

    사람들은 새것을 좋아한다. 새 옷, 새 신발, 새 집, 새 차. 가족도 ‘새 가족’을 신청해 얻을 수 있는 거라면, 신청을 받아 달라고 사람들이 몰려들지도 모른다.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루다. 해, 달, 날이 모두 새것인 시간, 모든 ‘첫’을 품은 상서로운 날이니 덕담을 나누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리라. 지난 해 운이 나빴던 사람, 실패한 사람도 설에는 굽은 어깨를 펴고 새 마음을 가지려 한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던 조상을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절을 하고, 세뱃돈을 주고받으며 ‘다시 한번’ 화목한 삶을 꿈꾼다. 설을 맞아 생각해 본다. 올해는 뭔가를 끊으려고만 말고, 안 하던 일을 해 볼까. 싫어하는 것의 목록을 늘리지 말고 좋아하는 것의 목록을 늘려 볼까. 아끼지 말고 헤퍼져 볼까. 매사에 조심스럽게 말고, 우당탕탕! 소란스러워져 볼까. 할 일을 또박또박 하지 말고, 하지 않아도 될 일만 찾아서 해 볼까. 짜릿하다. 작심삼일이라지만 작심(作心)은 얼마나 귀한 마음이며, 삼일(三日)은 얼마나 충분한 시간인가! 사실 무언가를 끊거나 바꾸는 일은 전부터 내가 수시로 시도해 온 일이다. 중독이 의심되어 작년 봄에 스마트폰을 폴더폰으로 바꿨다. 날마다 몇 잔씩 마시던 커피를 두 달 동안 끊고(이게 가장 힘들었다!), 얼마 전엔 인스턴트 음식과 설탕 함량이 많은 디저트를 끊었다. 요즘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30분짜리 모래시계를 놓고 훈련 중이다. 모래알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30분 동안은 절대 하던 일을 멈추지 않기, ‘딴짓 않기’가 규칙이다. 모래시계를 뒤집어 가며 일하다 보면 나중엔 모래시계를 잊고 집중하게 된다. 고요히 떨어지는 모래를 보고 있으면 숨어 있던 시간의 속살을 보는 것 같아 오싹하다. 지금도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고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자아 단련을 위해서라지만 스스로에게 너무 인색하게 굴었나? 더 할까, 덜 할까 그것이 문제로다. 김현승 시인은 “파도가 될 것인가 / 가라앉아 진주(眞珠)의 눈이 될 것인가”라고 노래했다. 나는 진주도 아니면서 가라앉은 보석 흉내를 내느라 애써 왔는지도 모른다. 한편 솟구치는 파도가 되기 위해선 얼마나 까치발을 서고 점프를 해야 할까. 애쓰지 말자. 설렁설렁 해찰을 하며 살자. 올해의 원대한 목표로 정해 두었는데 자꾸 잊는다. 나는 진주도 모르고 파도도 모르니, 그냥 나다운 상태로 꾸준하고 소소하게 빛났으면 좋겠다. 몸에 마음을 가져다 댈 때 그 ‘꼭 맞음’의 느낌으로. 허리가 구부러질 때 마음이 허리에 가 같이 구부러지고, 누군가의 손을 잡을 땐 마음도 손에 가서 얼른 잡히는, 몸과 마음이 따로 놀지 않는 상태로 지내면 좋겠다. 올 설에도 여전히 나는 (팔자 좋게도)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 보낼 것이다. 떡국을 끓이고 잡채와 갈비찜을 만들고, 동그랑땡은 반찬가게에서 사 올 것이다. 명절 음식을 먹으며 금세 질리겠지. 며칠 동안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역시 물리는군. 새콤한 동치미를 떠먹고 싶군. 그러다 정색하고 존 버거의 문장을 곱씹어 보겠지. “음식도 일종의 전언(傳言)이다. 먹는다는 것은 전갈을 받는 것이다. 누가 어디로부터 보낸 전갈인가?” 먼 곳에서 이쪽으로 전갈을 보낸 사람들을 생각해 보겠다. 잘생긴 당근을 보며 놀라야지. 당근아, 너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구나. 흙 망토를 두르고 있는 여왕 같아. 양배추야, 너는 한 겹 한 겹 뜯기지만 뭉쳐 있을 땐 무기처럼 단단해. 대단하구나! 하지만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해 속으로만 외치겠다. 공책에 ‘할 생각이 전혀 없던 일’, 혹은 ‘싫어하는 일 좋아하기’ 목록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겠다. 먼저 떠오른 건 내가 싫어하는, ‘바퀴벌레 사랑하기’인데 차마 못 쓰겠다. 이건 패스. 스노보드 타기, 삐삐처럼 무릎까지 오는 짝짝이 양말 신고 친구 만나기, 동네 할머니랑 친구 되어 보기는 어떨까. ‘숨은그림찾기’를 만들어 인생이 한없이 지루하단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에게 줘 볼까. 존경하는 스승에게 덕담은 괜찮으니 세뱃돈 주세요, 생떼 부려 볼까. 날 이상하게 보겠지…. 노다지다! 날마다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자. 모래시계를 뒤집으며 생각한다. 설 지나면 어때. 밤이 지나면 늘 새 날이 기다린다. 정월 초하루도 숱한 날 중의 하루일 뿐. 달마다 초하루를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에겐 매 달 열한 번의 초하루가 남아 있다. 변신로봇처럼, 자꾸 변신을 꿈꾸는 자에겐 기회가 많다. 올해 설날은 갓난아이가 맞은 인생 첫날처럼 맞이하자. 해 보자. 처음처럼 아니라, 진짜 처음 하는 일을!■ 박연준 시인은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덕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시 ‘얼음을 주세요’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스물 다섯 살 차의 장석주 시인과 나이를 뛰어넘은 ‘시인 부부’로 유명하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산문집 ‘소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내 아침인사 대신 읽어보오’가 있다.
  • 새벽하늘에 ‘금성-목성-달’ 나란히…천문 마니아들 홀렸다

    새벽하늘에 ‘금성-목성-달’ 나란히…천문 마니아들 홀렸다

    트위터 등 SNS상에 금성과 목성 그리고 달이 나란히 늘어선 새벽하늘을 포착한 사진이 잇달아 공개돼 천문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9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영국 하늘에서는 이 같은 천문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그리니치천문대 소속 천문학자 애나 로스 연구원은 원래 금성과 목성은 일주일 전인 22일 더 가까이 접근했었지만 영국에서는 보이지 않았었다고 말했다.그런데 그후 날씨가 좋아져 관측하는 데 이상적인 조건이 갖춰져 영국 전역에서 이런 멋진 광경이 목격된 것이라고 목성을 주로 연구하는 영국 레스터대 천문학자 리 플레처 박사는 설명했다. 플레처 박사는 지난해 12월 미국지구물리학회(AGU) 학술지 ‘지구물리연구 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목성의 적도에서 자주 관측되는 흰색 구름이 목성이 태양 뒤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때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이번에 자신의 예상이 적중했다고 밝혔다. 사실 이들 천문학자는 몇 달 전부터 목성이 태양 뒤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렸다. 즉 이번 목성 관측은 올해 들어 처음이라는 것. 목성은 앞으로 몇 개월 동안에 걸쳐 점점 더 잘 보이게 되며 오는 6월 10일을 시점으로 가장 선명하게 관측될 전망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목성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의 약 5배다. 반면 금성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고 태양광을 반사해 밤하늘에서는 달 다음으로 밝게 보인다.올해는 여러 행성이 나란히 늘어선 천문 현상이 총 14회에 걸쳐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금성과 목성이 밝은 달과 나란히 늘어선 현상은 그림 같은 광경을 연출한 것이다. 한편 NASA는 오는 2월 12일 주노 탐사선을 다시 목성 대기에 근접 비행할 계획이다. 주노는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지구로 보내올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꿈의 컴퓨터’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445억원 투입한다

    ‘꿈의 컴퓨터’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445억원 투입한다

    양자역학을 이용해 기존 슈퍼컴퓨터보다도 수 백만 배 빠른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5년간 445억원이 투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와 관련해 ‘양자컴퓨팅 기술개발사업 추진계획’과 ‘2019년도 차세대 정보컴퓨팅기술개발 사업추진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과기부는 최근 중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미래형 컴퓨터인 양자컴퓨터 핵심기술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하드웨어는 물로 알고리즘, 아키텍쳐,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양자컴퓨팅 분야에 445억원을 투입한다. 사업의 첫 해인 올해는 6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우선 오는 2023년 5큐비트급 신뢰도 90%의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실증할 계획이다. 현재의 컴퓨터는 0과 1 상태를 하나씩만 표시하는데 양자컴퓨터의 연산단위인 큐빗은 양자비트 하나에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원자나 분자단위의 복잡한 물리현상을 풀어낼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인 양자시뮬레이터를 개발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파급효과가 높은 문제해결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양자컴퓨팅 연구저변을 넓히기 위해 과학과 공학 분야 융합연구를 촉진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연구생태계 조성에도 자금이 투입된다. 한편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공학, 정보지능시스템, 휴먼컴퓨터인터랙션 등 4개 분야의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134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고서곤 과기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기초원천연구와 기술개발 및 실증, 기업지원을 패키지형으로 연계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해 시너지효과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20세기 천문학 영웅의 영광과 좌절 - 허블 이야기

    [이광식의 천문학+] 20세기 천문학 영웅의 영광과 좌절 - 허블 이야기

    20세기에 기라성 같은 천문학자들 중 최고의 영웅 한 사람을 꼽으라면 에드윈 허블을 드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요하기만 한 줄 알았던 우리의 우주가 실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맨처음 발견하여 인류에 고한 사람이 허블이기 때문이다. ‘팽창우주’의 발견은 7000년 인류 과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자리매김되었다. 그 전에 허블은 그때까지 우리은하 내의 성운으로만 알려졌던 안드로메다 성운이 실은 독립된 외계은하임을 밝혀내,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았던 사람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은하 안에 속해 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발견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우리 태양계는 자디잔 티끌 같은 것으로 축소되어버리고,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빛을 주는 태양은 우주라는 드넓은 바닷가의 한 알갱이 모래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의 크기로 생각해왔던 우주가 허블의 발견 이후 은하들 뒤에 다시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는 무한에 가까운 우주임이 드러났다. 인류에게 이것은 근본적인 계시였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광막하기 그지없는 우주가 현재에도 무한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자,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에 고정되어 있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는 현기증 나는 사실에 사람들은 황망해했다. 최초로 인류가 지구상을 걸어다닌 이래 우리 인간사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하늘조차도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대우주였다. ​허블이 팽창우주를 발견하는 데 사용한 도구는 적색이동이었다. 멀어져가는 천체의 빛을 스펙트럼으로 보면 적색이동 현상이 나타난다. 허블이 중학교 중퇴 학력의 관측조수 휴메이슨과 함께 24개의 은하를 집요하게 추적해서 얻은 관측자료를 정리하여 거리와 속도를 반비례시킨 표에다가 은하들을 집어넣은 결과, 모든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사방의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도망가고 있었다. 우리가 무슨 몹쓸 것에 오염되었거나 큰 잘못이라도 저질렀다는 건가? 그래서 우리와는 다시는 상종하지 않으려고 저렇게 허겁지겁 달아나는 건가? 훗날 어떤 천문학자는 우리은하가 인간이라는 물질로 오염되어서 다른 은하들이 도망가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했다. 은하는 후퇴하고 있다. 먼 은하일수록 후퇴속도는 더 빠르다. 그리고 은하의 이동속도를 거리로 나눈 값은 항상 일정하다. 이것이 바로 허블의 법칙이다. 훗날 이 상수는 허블 상수로 불리며, H로 표시된다. 허블 상수는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려주는 지표로서, 이것만 정확히 알아낸다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구할 수 있다. 그래서 허블 상수는 우주의 로제타 석에 비유되기도 한다. 허블과 휴메이슨의 발견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허블 자신까지 포함해서 이것이 우주의 기원과 연관되어 있으며, 모든 것의 근본을 건드리는 심오한 문제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게도 죽이 잘 맞았던 이 커플이 인류를 우주 기원의 순간으로 데려갈 이론적 토대를 닦았던 것이다. 이 발견 이후 신출내기 천문학자였던 허블은 단숨에 천문학 영웅으로 떠올랐으며, 수많은 상과 명예박사를 받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당시 천문학이 포함되지 않아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중에 규정이 바뀌어 허블에게 노벨상을 주려 했으나, 그때는 받을 사람이 없었다. 얼마 전 세상을 떴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업적 외에도 장수가 필수적인 상수임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노벨상 규정이 일찍 바뀌었다면 아마 허블은 두 번쯤 받았을 것이다. 안드로메다 은하 거리 결정과 팽창우주가 각각 충분한 수상자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허블은 노벨상만 받지 못했을 뿐, 과학자로서는 최고의 영예와 인기를 누렸다. 영화 배우나 작가들과 모임을 가졌으며, 1937년 아카데미 영화상 수상식에 주빈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1948년에는 허블의 초상화가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천문학자로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그후 반세기 동안 ‘타임’지 표지에 얼굴을 올린 천문학자는 퀘이사를 발견한 마틴 슈미트와 유명작가이자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뿐이었다. 몇 번의 좌절과 느닷없는 임종 인생의 정점에 있던 허블에게 뜻하지 않은 좌절이 찾아왔다. 1944년 윌슨산 천문대 대장 애덤스는 은퇴를 결심하고 업적이나 지명도를 고려하여 후임으로 허블을 추천했다. 그러나 천문대 연구원과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워낙 독단적인데다 과시욕이 심한 허블은 주위 사람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는데, 대표적인 것이 천문대 선배 연구원이던 할로 섀플리와의 불화였다. 두 사람은 기질적으로도 상극이었다. 평화주의자였던 섀플리는 1차대전에 종군한 퇴역소령인 허블이 군용 트렌치 코트를 휘날리며 파이프를 문 채 천문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이 영 눈에 거슬렸다. 섀플리는 학문적으로 반대편에 섰던 허블에게 여러 차례 거친 말로 모욕당한 적도 있었지만 끝까지 허블을 관대하게 대했다. 뿐더러, “허블은 뛰어난 관측자다. 나보다도 몇 배는 더 훌륭하다”고 상찬했다니,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평생을 은하 연구에 바쳤던 새플리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는 뒹구는 돌들의 형제며, 떠도는 구름의 사촌이다.”허블의 또 다른 불화 상대는 반 마넨이었다. 역시 선배 연구원이던 반 마넨은 냅킨 링 사건으로 허블과의 악연을 남겼다. 윌슨산 천문대의 저녁식사에서는 전날 밤 2.5m 망원경 관측자가 상석에 앉아 대화를 이끌어가는 관례가 있었다. 그런데 허블이 식사 전에 나타나 상석에 놓인 반 마넨의 냅킨 링을 자기 것과 바꾸어놓았다. 식사 종 소리에 내려온 반 마넨은 자기 냅킨 링이 다른 자리에 놓인 것을 보고는 잠시 얼굴이 굳어졌지만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허블이 주위 사람들과 어떤 관계에 있었던가를 알려주는 단편적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애덤스 대장은 허블의 독단으로 인해 빚어지는 골치 아픈 문제들에 무든히 속을 썩였지만 모든 것을 감싸안는 편이었고, 후임으로 허블을 추천한 것을 보면 그 역시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천문대 연구원과 직원들이 반대하자 천문대측에서도 허블 카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후임으로는 허블보다 한참 어린 물리학자 보웬을 천문대장으로 임명했다. 이 소식을 듣고 허블은 “천문학자가 아닌 물리학자를 새로운 천문대장으로 임명하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허블의 좌절은 이뿐 아니었다. 윌슨산 천문대가 5m 망원경을 소유한 팔로마산 천문대와 합병했는데, 세계 최대인 5m 망원경으로 하는 관측을 포기할 수 없었던 허블은 차마 자리를 박차고 떠나지 못한 채 그대로 천문대에 주저앉았지만, 그 꿈마저 끝내 이루어질 수 없었다. 허블의 연구 주제가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측일정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뼛속까지 타고난 관측자였던 허블은 여기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듬해 허블은 심장발작을 일으켰고, 잠시 회복되어 몇 년 만에 관측에 나섰다가 53년 다시 뇌졸중으로 영영 눈을 감고 말았다. 64세 생일을 3주 앞둔 때였다. 그의 아내 그레이스 외에는 누구도 그의 임종을 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그레이스는 어떠한 장례식과 추도회도 거부했다. 그리고 허블의 유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스탠포드 대학 영문학과 출신인 그레이스는 백만장자의 딸로서 전 남편이 의문의 죽음을 한 후 이듬해 허블과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이전부터 싹트고 있었다. 그녀는 천문대에서 허블을 본 후 첫눈에 반한 듯하다. 헌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 게다가 우주를 연구하는 허블에게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던 모양이다. 문장력과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났던 그녀는 허블에게 ‘성운 항해자’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그녀는 허블의 자료를 기증하면서 허블의 전기를 쓰는 사람은 남성 과학자여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러나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허블이 떠난 지 28년 후 90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녀의 유해는 화장되어 남편 옆에 안치되었다고 한다. 이런 굴곡진 사연으로 인해 우리는 20세기 천문학 최고의 영웅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아직도 모르며, 허블을 추념하려면 1990년 우주로 올라간 허블 우주망원경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허블 부부에게도 하나의 위안이 있었다. 허블이 죽은 후 얼마 안되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위원인 찬드라세카르와 페르미가 허블이 인류에게 끼친 공헌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끝에 그레이스를 찾아가 허블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비밀 사항을 전했다는 점이다. 법학을 전공했다가 뒤늦게 천문학으로 전향하여 늘 남의 인정과 칭찬에 목말라했던 허블이 지하에서나마 그 소식을 들었다면 크게 기뻐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타고난 관측자 허블이 남긴 말로 이 글을 접기로 하자. “오감만 잘 갖춰져 있으면 인간은 우주가 무엇인지 탐험할 수 있으며, 그걸 모험과학이라 부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유럽 폭우 닷새 뒤, 인도에도 폭우 내린다

    유럽 폭우 닷새 뒤, 인도에도 폭우 내린다

    북미·유럽 폭우, 남아시아 지역에 영향 무관해 보이는 기후 현상 실제론 밀접 “전염병·정보 확산 밝히는 데도 응용”“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토네이도의 원인일까?” 1961년 미국의 수리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 박사가 날씨와 관련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던 중에 발견한 ‘나비 이론’은 작은 변동이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복잡계 과학의 핵심이 되고 있다. 복잡계 과학은 특히 기상 예측 분야에서 다양하게 변형돼 활용되고 있다. 기상 현상은 대기와 해수의 운동들이 복잡하게 결합돼 나타나는 것으로, 규칙성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기 때문에 복잡계 과학을 적용해 연구하기 가장 좋은 소재다. 유럽 연구진이 복잡계 과학을 활용해 지구온난화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종류의 이상 기후 중 극한 강우라고 불리는 폭우 현상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기후변화연구소, 리딩대 지구과학과,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포츠담대 지구환경과학연구소, 훔볼트대 물리학과, 러시아 사라토프주립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내리는 극한 강우 현상들이 상호 연관성을 갖고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월 3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북위 50도~남위 50도 사이 지역을 대상으로 이 지역을 2500㎞ 단위의 격자로 나눈 뒤 1998년부터 2014년까지 발생한 극한 강우 현상과 기상위성 데이터를 통한 수증기의 이동패턴을 정밀 분석했다. 극한 강우는 해당 지역에서 상위 5% 내에 드는 강수량을 기록한 비가 내린 것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중부 유럽에서 엄청난 양의 폭우가 퍼붓고 닷새가 지난 뒤 멀리 떨어져 있는 인도에서 똑같이 폭우가 내릴 수 있음을 밝혀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비구름이 천천히 이동하면서 유럽과 인도 사이에 있는 지역들에 비를 퍼부으며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중부 유럽과 인도에서만 폭우가 발생해 전혀 상관없이 보였던 현상이 실제로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의 날씨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중부 유럽 지역의 폭우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즉 극한 강우에 ‘원격상관 패턴’이 있다는 것인데 폭우 현상이 원격상관 패턴을 갖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격상관 패턴은 특정 지점에서 나타난 현상과 이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말하는 기상학 용어다. 1935년 북대서양 지역의 기후를 연구하던 스웨덴 기상학자 안데르스 옹스트롬이 처음 사용했으며, 1975년 독일 기상학자 헤르만 플론과 헤리베르트 플리어가 적도 태평양의 기후변화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원격상관 패턴의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다. 남미 지역의 해수 온도 변화가 멀리 떨어져 있는 아프리카 남부에 가뭄을 일으키거나 대서양 지역에 강력한 허리케인을 만들고 동북아시아 지역에 혹한이나 폭염을 가져오는 식이다. 니컬러스 보어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복잡계 과학과 대기과학을 결합한 학제 간 연구의 산물로 최근 잦아지고 있는 극심한 기후 변화와 폭우 현상에 대한 연관성을 밝혀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국지성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뿐만 아니라 전염병이나 정보의 확산 현상을 밝혀내는데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경미한 학폭, 학생부 안 쓴다… 전담 변호사도 확충

    경미한 학폭, 학생부 안 쓴다… 전담 변호사도 확충

    교육부, 지원청에 학폭 변호사 적극 지원 학폭위 내 학부모 위원도 3분의1로 축소 서면사과·접촉금지 등 교내선도형 조치 입시 악영향·법정 다툼 우려 1회 미기재교육부가 30일 발표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개선안은 학폭위의 전문성 부족과 교사·학교의 업무부담 가중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정리된다. 그간 학폭위는 결과에 불복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 오히려 갈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 교사도 학폭위 업무 자체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호소해 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내는 한편 개선안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한 지원을 촉구했다. 학폭위를 학교보다 상급기관인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은 내년 1학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된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지원청에 학교폭력 담당 변호사 등 전문 인력 확충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현행 절반 이상으로 규정된 학폭위 내 학부모 위원도 3분의1 수준으로 낮춘다. 전문성을 높여 학폭위 결론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앞으로 1년간 각 지원청이 전문 인력과 업무 처리 능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 전국 1만 1636개 초·중·고교의 학폭위 심의 건수는 3만 1240건에 달했다. 학교 평균 19건의 심의를 한 셈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144개 초·중·고교가 있는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의 경우엔 1년에 2700건이 넘는 학폭위 심의를 처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학교에서 자체 해결할 수 있는 경미한 사안을 제외하면 실제 지원청으로 넘어가는 심의 건수는 전체의 30~40%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 준비 기간을 거쳐 적용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1학기 중 적용 목표인 학교자체해결 제도는 학폭위를 열지 않고도 학교장이나 학교 내에서 교육적 방법으로 사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다만 피해 학생과 보호자의 동의를 반드시 문서로 받아야 하고 재산상의 피해가 없고 2주 미만의 신체·정신상 피해 등으로 적용 대상을 한정했다. 의도적으로 폭력 사안이 은폐·축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해결 뒤에도 피해자가 원할 경우 학폭위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엔 무조건 학생부 기재 대상이었던 학폭위 심의 결과는 사안이 경미한 것으로 분류되는 1~3호(서면사과, 접촉금지, 교내봉사) 교내선도형 조치의 경우 1회에 한해 학생부 기재를 유보할 수 있게 했다. 입시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법정 다툼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는 시행령 규칙만 바꾸면 돼 올 1학기 중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역시 4호 이상의 징계(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를 받은 학생이나 학부모 측에서 학생부 기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소송전을 벌일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총은 “학교자체해결제 도입 시 1~3호 조치의 경미한 사안에 대한 기준을 좀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전교조는 “지원청에 대한 인력 확충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파커 태양탐사선 두 번째 궤도비행 시작 - 4월 4일 근일점 접근

    [핵잼 사이언스] 파커 태양탐사선 두 번째 궤도비행 시작 - 4월 4일 근일점 접근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가 첫번째 태양 궤도 비행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건강한 상태로 계획된 24개 궤도 중 두번째 궤도비행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12일에 발사된 파커 탐사선은 11월 5일 태양의 첫 접근비행에서 2400만㎞ 이내까지 플라이바이한 후에도 거뜬하게 살아남았다. 탐사선은 지난 19일 기준, 오는 4월 4일 두 번째 플라이바이에 도전하기 전에 태양으로부터의 가장 먼 거리인 원일점에 도착했다. 파커는 이미 첫 번째 궤도에서 17기가바이트의 과학 데이터를 전송했으며, NASA 관계자는 성명서에서 4월까지 관측 데이터를 모두 보내올 것이라고 밝혔다. “첫 궤도는 참으로 매혹적이었다”이라고 밝히는 파커 프로젝트 매니저 앤디 드리스먼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 실험실 연구원은 “우리는 탐사선이 태양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반응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팀의 예측이 매우 정확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파커로부터 온 데이터에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롭고 잠재적인 발견들이 대량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태양 미스터리를 푸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파커의 첫 번째 플라이바이는 거리 기록을 깨뜨렸다. 이제까지 역사상 태양에 가장 근접한 기록을 세웠던 1976년 헬리오스-2의 기록(4300만㎞)을 2400만㎞로 깬 데 이어, 첫번째 근일점 통과에서 파커는 초속 95㎞로 근일점을 통과함으로써 가장 빠른 우주선 속도 기록도 아울러 세웠다. 탐사선은 두 번째 통과에선 비슷한 거리에서 날아갈 것이지만, 앞으로는 태양에 더 가까워지면서 자신의 기록을 깨뜨릴 것이다. 2025년 후반에 잡힌 마지막 플라이바이에서 파커는 태양에 616만㎞까지 접근할 예정이며, 태양 중력에 의해 속도는 초속 190㎞까지 찍게 된다. 이는 서울에서 대전까지를 단 1초에 주파하는 속도다. 현재 두 번째 태양 플라이바이를 준비하면서 엔지니어들은 이미 지구로 전송된 탐사선의 데이터를 원격으로 비우는 작업에 착수했다. NASA 관계자는 성명서에서 업데이트된 위치 정보와 네비게이션 정보, 약 한 달 분량의 명령을 탐사선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총 24개의 플라이바이를 실시하는 파커 태양 탐사선에는 4개의 관측장비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들 장비는 태양의 내부 활동과 태양풍의 고속 원인, 그리고 태양 표면 온도보다 수백 배나 높은 태양 코로나의 비정상적인 고온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최대한의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사비 ‘예지력’ 눈길…“아시안컵 우승은 카타르, 한국 8강 탈락” 예상

    사비 ‘예지력’ 눈길…“아시안컵 우승은 카타르, 한국 8강 탈락” 예상

    8강 진출팀 중 7개 맞춰일본의 이란 제압 이변 예측일본 “카타르 위한 립서비스”스페인 축구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39·카타르 알 사드)가 한달 전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조별리그 통과 팀과 토너먼트 결과를 예측한 내용이 대부분 들어맞아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폭스스포츠아시아와 이란의 축구 팟캐스트 ‘골베잔’에 따르면 사비는 지난해 12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진출국 가운데 7개팀을 맞췄다. 뿐만 아니라 카타르가 8강에서 한국을 제압하고 일본이 4강에서 이란을 물리칠 것이라는 ‘이변’도 정확히 맞췄다. 사비는 일본과 카타르가 결승에서 맞붙어 카타르가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 카타르가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79위)를 4-0으로 대파하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사비의 예측은 적중했다.일본과 카타르는 다음 달 1일 밤 11시(한국시각) 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르는데, 사비의 예상이 다시 한번 적중할지 관심을 끈다. 폭스스포츠 아시아는 “사비의 예언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결승전에 올라간 일본도 사비의 예상이 신경 쓰이는 눈치다. 일본 매체 게키사카는 “사비는 카타르가 일본을 꺾고 우승한다고 전망했지만, 카타르는 현재 사비가 뛰고 있는 나라”라며 전했다. 사비가 현재 터전인 카타르에 ‘립서비스’를 한 것일 뿐 정확한 분석을 거쳐 내놓은 예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사비는 1998년부터 2015년까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핵심 선수로 맹활약했다. 그는 2015년 카타르 알 사드로 이적해 선수 생명을 연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오세정 서울대 총장 임명안 통과

    오세정 서울대 총장 임명안 통과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된 오세정 서울대 명예교수에 대한 임명안이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안을 최종 재가하면 오 명예교수는 4년 임기 총장직을 시작하게 된다. 지난해 7월 최종 후보로 선출됐던 강대희 의과대학 교수가 여러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자 오 명예교수는 9월 “서울대의 위기상황”이라며 20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총장 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오 명예교수는 총장추천위원회와 정책평가단 평가 합산 결과 선거 1위에 올랐고, 서울대 이사회는 11월 오 명예교수를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오 명예교수가 총장으로 취임하면 서울대 물리학부 출신 최초의 총장이 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곽상도 “文대통령 딸 부부 왜 동남아로 이주했나”

    곽상도 “文대통령 딸 부부 왜 동남아로 이주했나”

    靑 “근거 없는 음해성 허위사실 유포, 공작정치 그림자… 불법 공개 응분의 조치”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문재인 대통령 딸 다혜씨 부부가 동남아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부간 부동산 증여·매매 과정, 해외 이주 사유, 경호 비용 등의 의혹에 대해 청와대에 공개 질의했다. 곽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다혜씨 남편 서모씨는 2010년 산 서울 구기동 빌라를 지난해 4월 다혜씨에게 증여했고 다혜씨는 3개월 만에 이를 판 뒤 남편, 아들과 함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로 이주했다”며 “서씨가 지난해 3월 다니던 게임회사를 그만두고 부인에게 빌라를 증여하고 매매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했다. 이어 “항간에는 서씨가 다녔던 게임회사에 정부로부터 200억원이 지원됐고, 이 중 30억원이 횡령·유용 등 부당집행됐다는 소문이 돈다”며 “서씨가 재산 압류를 피하기 위해 급하게 재산을 증여·처분했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곽 의원이 공개한 다혜씨 부부 아들의 학적 변동 관련 서류를 보면 다혜씨는 지난해 7월 10일 구기동 빌라를 매각했고 다음날 초등학교 2학년인 서군의 학교에 ‘정원외 관리 학생원서’라는 부속서류를 제출했다. 서류에는 이주 국가·도시는 물론 ‘해외이주’라는 사유도 적시돼 있다. 곽 의원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다혜씨 부동산의 증여·매매 과정을 언제 알았냐는 질문을 받고 ‘2018년 12월 28일자 언론 보도로 알았다’고 했다”며 “출국자료를 보면 이들은 지난해 6월 출국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하는 민정수석실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국회의원이 직위를 이용해 대통령 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성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데 개탄을 금치 못한다”면서 “자료 취득 경위와 자료 공개의 불법성에 대해 확인 후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 가족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자녀 교육을 위한 해외이주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1980년 이후 대통령의 직계가족이 해외에 체류한 경우는 문 대통령 가족을 포함해 모두 9명이 있고, 이들 모두 경호처가 법률에 따라 경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등학생의 학적 서류까지 공개하는 행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를 추적한다며 불법·탈법을 일삼던 과거 정부 공작정치의 음습한 그림자가 떠오른다”면서 채 전 총장 논란이 있었던 2013년 곽 의원이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이었던 점을 상기시켰다. 곽 의원은 이에 “청와대가 국회의원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응분의 조치 운운하는데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데뷔전 21득점 덴트몬, kt 드디어 찾은 ‘외국인 몬스터’

    데뷔전 21득점 덴트몬, kt 드디어 찾은 ‘외국인 몬스터’

    한국농구연맹(KBL) 코트에 괴물(몬스터)이 나타났다. kt가 올 시즌 다섯 번째로 불러들인 외국인 선수 저스틴 덴트몬(34·179.7㎝) 얘기다. 전날 KBL의 신장 측정을 마친 뒤 곧바로 29일 서울 잠실체육관을 찾아 벌인 삼성과의 SKT 5GX 프로농구 5라운드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덴트몬은 3점슛 네 방 등 21득점 5어시스트 2스틸로 100-85 완승에 힘을 보탰다. 양홍석이 13득점 12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데뷔 첫 트리플더블을, 만 21세 6개월의 역대 최연소 기록을 작성했지만 그보다 돋보인 것은 덴트몬이었다. 간만에 강렬한 인상의 데뷔전을 치른 외국인 선수로 각인됐다. 서동철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득점에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는데 일단 플레이오프에서의 든든한 밑천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1쿼터 종료 4분 7초를 남겨놓고 코트에 들어간 덴트몬은 허훈과 함께 백코트 진을 이뤘다. 서 감독이 예고한 대로 메인 볼 핸들러 역할을 맡았다. 빠르진 않지만, 부드럽고 재치 넘치는 드리블로 매치업 상대를 간단히 벗겨냈다. 슛을 포함한 메이드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원 드리블 점퍼로 KBL 무대 첫 득점을 신고한 덴트몬은 1쿼터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을 스텝백 3점슛으로 매조졌다. 어떤 이보다 짧지만 강렬한 데뷔전 1쿼터였고, kt도 29-18로 크게 앞선 채 1쿼터를 마칠 수 있었다. 마커스 랜드리와 호흡을 맞춘 2쿼터와 3쿼터, 덴트몬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2쿼터에 5점을 올렸는데 정확한 점퍼를 선보였다. 종료 3분 32초를 남긴 상황에 삼성의 파울을 유도해 바스켓 카운트로 연결했다. 터프샷을 던지는 가운데 덴트몬의 슈팅 밸런스가 돋보였다. 3쿼터 초반에는 3점슛과 점퍼로 팀 공격을 이끌었는데 쿼터 초반 그의 연속 득점이 없었다면 kt는 삼성의 추격에 당했을 수 있었다. 동료들이 야투 난조에 빠진 위기 상황에 덴트몬이 영양가 만점의 득점을 올려 재정비 시간을 벌었다. 차분하게 재정비를 마친 kt는 쿼터 중반부터 물량 공세를 펼쳐 다시 달아날 수 있었다. 덴트몬은 4쿼터 초반에도 스텝백 3점슛으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뒤이어 3점슛 과정에서 파울을 얻어 자유투 셋을 모두 넣어 승기를 잡게 했고, 덴트몬과 교체된 랜드리가 승리를 매조졌다. 데이비드 로건의 그림자를 걷어낼 적임자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3연패에서 탈출한 kt는 시즌 20승(17패)을 채웠다. 삼성은 3연패에 빠지며 공동 9위에서 꼴찌(10승28패)로 밀렸다. KCC는 전주 홈으로 불러들인 KGC인삼공사를 2차 연장 끝에 109-106으로 물리쳤다. 4연승을 이어간 KCC는 21승17패를 쌓아 3위를 달렸다. 인삼공사는 6연패에 빠지며 8위(18승20패)로 처졌다. 2차 연장 종료 2분 15초를 남기고 이정현의 3점 슛으로 KCC가 100-98로 전세를 뒤집었고, 100-100에서 브랜든 브라운이 3점포와 3점 플레이를 연이어 성공하며 승리의 추가 기울었다. 브라운이 39득점 15리바운드, 이정현이 35점으로 폭발했다. 둘은 연장전 KCC의 26득점 중 22점을 책임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일본 결승행 또 맞힌 사비, 카타르가 결승 진출해 우승한다고 했는데

    일본 결승행 또 맞힌 사비, 카타르가 결승 진출해 우승한다고 했는데

    아시안컵이 낳은 최고의 ‘족집게 도사’ 사비 에르난데스(39·알사드)가 일본의 결승 진출을 맞혔다. 일본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이란을 3-0으로 꺾었다. 일본은 8년 만에 결승에 올라 이날 밤 11시 UAE-카타르 승자와 다음달 1일 밤 11시 통산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대회가 개막하기 전인 지난달 카타르 방송 알카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 아시안컵 토너먼트 대진과 승자를 예상했던 사비는 베트남의 16강 진출과 호주의 8강 탈락을 제외하고는 맞혔다. 한국이 카타르에 지는 것까지 정확히 내다봤다. 일본과 이란의 준결승 맞대결을 예상했던 사비는 일본의 승리를 점쳤는데 일본이 결승에 오르면서 신들린 예측 능력에 다시 눈이 갈 수밖에 없다. 방송 직후 카타르 프로축구에서 뛰고 있어 립서비스로 하는 말이겠거니 했는데 카타르는 한국을 제압했다. 4강 진출 팀 가운데 세 팀을 맞히는 ‘신끼’를 발휘했다. 재미있는 것은 카타르가 결승에 올라 일본을 꺾는다고 예측한 것이다. 비록 호주 대신 UAE가 올라와 그를 머쓱하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카타르가 UAE를 물리치고 결승에서도 일본을 제압한다고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경사노위 불참 민주노총, 우리 사회의 섬 될건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어제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논의했지만, 네 차례에 걸친 투표 끝에 부결시켰다. 경사노위는 노동 현안뿐 아니라 사회안전망 확충과 양극화 해소, 국민연금개혁 등 이해가 갈리는 사회적 의제들을 각 경제주체가 참여해 협의를 통해 해법을 찾아내자는 기구인데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이나 참여 기회를 걷어차 버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호소하고, 김명환 민주노조 위원장도 “참여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사노위의 결정에 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민주노총의 참여에 기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국민의 염원을 저버린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이달 말 국회에서 탄력근무제 확대가 법제화될 경우 탈퇴하는 방안까지 논의됐다고 한다. 대화와 타협을 배제한 민주노총의 자세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 아무리 자신들의 입장이 다르더라도 사회적 논의의 틀이 갖춰졌으면 적극 참여해 자신들의 주장을 펴는 게 이른바 민주주의적인 방식이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나들고, 한은이 올해 성장률도 당초 2.7%에서 2.6%로 내려잡는 등 경제전망도 어두운 판에 논의의 장에는 들어오지 않은 채 밖에서 집회 등 물리적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든다면, “민주노총은 이 사회의 구성원이기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서 마땅하다. 가뜩이나 ‘광주형 일자리’ 참여에 부정적인 현대차 노조 등 대기업 노조만 감싸고 돌고, 소속 조합원의 이익을 챙기려 불법도 서슴지 않는다고 해서 ‘귀족노조’라느니 ‘갑질노조’라는 지탄을 받는 민주노총이다. 오죽하면 청와대 등에서 민주노총은 약자가 아니라고 했겠는가. 이래서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는 것은 물론 긴 안목으로 보면 조합원의 이익도 챙길 수 없다. 조합원으로부터 배척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민주노총은 알아야 한다. 촛불의 씨앗으로 우리 사회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마저 퇴색해가고 있다. “80만 조합원을 가진 민주노총이 2000만 임금 근로자 삶까지 쥐고 흔든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의 섬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부디 민주노총은 지금이라도 제정신을 차려 경사노위에 참여하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이것이 민주노총이 사는 길이고, 촛불의 의미를 몸소 실천하는 길이다. 정부도 민주노총 참여를 위한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지진 발빠른 초기 대응에도 이재민 숙소·복구 등 지원 부족

    지진 발빠른 초기 대응에도 이재민 숙소·복구 등 지원 부족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은 규모 5.4, 역대 2위급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포항시에 따르면 재산 피해는 총 850억여원, 1797명의 이재민과 135명의 부상자를 냈다. ‘전파·반파’ 주택 956곳, ‘소파’ 주택 5만 4139곳, 학교 등 공공시설·도로 피해는 421건 등이다. 한반도 지진 관측 사상 최대(규모 5.8)였던 2016년 9월 경주 지진 때보다 위력은 4분의1에 불과했지만, 피해 액수는 약 8배 많고, 인명 피해도 6배가량 많았다. 서울신문은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반복될 피해와 대처상의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 및 재해 위기관리공학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강수민(이하 강·왼쪽) 충북대 건축학과 교수와 라정일(이하 라·오른쪽) 전 일본 돗토리대 공학연구과 교수가 도움말을 줬다.-사고 원인과 피해가 커진 이유는. 강 포항 지진은 우선 진원 깊이(심도)가 매우 얕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추정 진원 깊이는 3.5㎞, 기상청에 따르면 6.9㎞에 불과했다. 경주 지진이 지표면에서 15㎞ 안팎 깊이에서 발생한 것과 대조된다. 또 진앙지인 포항시 흥해읍이 인구 밀집 지역이었다. 인구 3만 5000명의 소도읍으로 도심지까리 거리(진앙 거리)도 불과 수㎞ 이내였다. 지진 발생 지점과 건축물이 밀집한 도심까지 거리가 매우 짧아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포항 지진이 역단층으로 수진 운동을 해 건축물에 가해진 충격도 더 커졌다. 여기다 포항 지역은 해안가 연약지반, 퇴적암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경우 지진파 또는 지진가속도가 증폭돼 건축물 피해를 심화시킬 수 있다. 경주 지역은 화강암 등 비교적 단단한 암반으로 이뤄져 있다. -사고 당시 초동 대처는 . 라 경주 지진 당시 긴급재난문자 발송 지연으로 국민 불안과 빠른 대응에 대한 요구가 많았던 영향으로, 이번에는 일부 지역에선 지진을 느끼기 전에 도착할 정도로 시스템이 개선됐다. 그러나 이후 추가 이재민 정보 발신, 상황 복구, 피해 산정 내역 정보 제공 등에서 창구가 일원화되지 못했다. 정부 및 각 기관에서 발표하는 정보가 서로 달라 이재민 당사자들은 물론 국민에게 혼란과 불신감을 초래했다.대피 기간이 장기화되다 보니 임시 대피소 및 지원 시설 운영 매뉴얼이 사실상 무기력화되고, 이 과정에서 이재민들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못해 불편이 커진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포항 주민은 “지진 첫날 대도중학교에 있다가 학교 운영 때문에 다시 1주일 만에 근처 교회로 옮겨 가는 등 지친 몸이 천근만근 됐다”고 했다. 강 이재민 응대 및 재산 피해 조사에서 전문성 및 대처 능력이 확연히 떨어졌다. 자연히 주민 신뢰도 낮아졌다. 지진 발생 사나흘 후부터 피해 조사가 시작됐으나, 워낙 범위가 방대해 조사 전문가 확보조차 애를 먹었다. 흥해읍 대웅파크맨션은 첫 조사 때 거주 가능한 C등급이 나왔는데, 지난해 3월 추가 정밀검사에서야 ‘이주 대상’인 E등급 판정을 받았다. 100여 차례 반복된 여진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 주민들은 “육안 위주로 관찰하고 마는 주마간산격 조사 탓”이라고 원성을 높였다. -재난 대처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점은 없었나. 라 주민 지원이 주민 수요와 눈높이에 맞춰 이뤄졌다기보다 시혜자인 정부 입장, 경과 보고에 맞춰진 측면이 크다. 지진 재난의 특성상 복구, 지원이 전례없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앞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나 이재민에게 구호 서비스 전달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국가재난 정보관리 시스템에 피해 내역 입력, 구호성금 전달 등이 완료되기까지 최소 4개월이 걸렸다.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집중한 대책이 정작 현장에서는 잘 모르는 경우도 나왔다. 정부는 지진 직후 대규모 트라우마 극복 지원 체계를 총괄 가동했지만, 주민들과의 체감 차는 확연했다.포항시는 지진 발생 이튿날 재난 심리지원단을 발족, 취약 계층 중심 ‘찾아가는 심리 지원’을 하고, 5월 흥해읍 보건소에 재난 심리센터를 열었다. 센터 측은 심리 지원 사업 전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변화율이 정상군 77.6%에서 93.1%, 위험군·고위험군 22.4%에서 6.4%로 유효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평가는 다르다. 의약사, 재난피해 전문가 없이 일반심리치료사만으로 약물·물리적 치료가 불가능해 실제적인 재난복지와는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 중 심리상담을 이용했다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곳을 두어 차례 이용한 주민은 “언론 보도와 달리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의 발걸음이 뜸했고, 정작 항우울제 처방도 안 된다”면서 “최근에야 홍보가 좀 되고 어르신 방문 체크·상담을 하더라”고 했다. 소상공인 지원금 70만원도 몰라서 못 받는 경우가 속출했다. -당시 컨트롤타워는. 라 동남아 순방 중이었던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서 보고받고 신속한 구호·복구를 지시한 점, 국무총리가 5일 만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조기 현장 방문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 것은 ‘정부 수장이 재난의 컨트롤타워’라는 점을 보여 줬다.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험생 안전을 고려해 다음날로 예정됐던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전격 연기한 것도 신속한 결정이었다. 대통령이 복구 작업에 차질을 줄이고 피해 지원 대응책을 세우기 위해 시간을 두고 방문 시점을 조율한 것도 유효했다. 그러나 컨트롤타워의 존재와 별개로 현장에서 이재민들이 느끼는 대응은 분명히 시간차가 있었다.-사고 이후 정부 대책에 대한 평가. 강 정부는 기존 지진 대책을 재검토해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국가 내진통합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 등 공공시설에 대한 내진 보강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 시설물 내진 보강 시기를 기존 2045년에서 10년 앞당겨 2035년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전국 활성단층 조사도 당초 완료 시기였던 2041년보다 5년 앞당기기로 했다. 포항 지진을 계기로 당시 피해가 심각했던 필로티(1층 전체 혹은 일부를 벽면 없이 기둥만으로 떠받친 구조) 등 지진 취약 건축물의 내진 성능 확보 지침도 배포했다. 부실 시공으로 인한 필로티 기둥 파손 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설계예시, 상세시공 내역을 기록하고, 외장 벽돌 등 비구조재의 내진설계 의무를 법령으로 명확히 했다. 5층 이하 필로티 건축물의 설계·시공 때 건축구조기술사의 설계 확인, 감리를 의무화하는 건축법도 시행된다. 포항 지진은 보, 기둥, 벽체 등 건축 주요 구조재보다 외부 벽돌, 마감석재 등 건축 비구조재에 의한 피해가 컸다는 점도 특징이다. 정부는 건축 비구조재의 내진설계 기준도 제정 중이다. 그러나 아직도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건축 비구조재의 보강 방안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1988년 건축물 내진설계 기준 정립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 이후에 지어졌어도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는 소규모 건축물은 내진 성능이 취약하다. 특히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도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시공이 부실한 경우가 허다한데, 이에 대한 실태 파악도 시급하다. 라 정치권이 앞다퉈 지원을 외쳤지만 뚜렷하게 남긴 역할이 거의 없다. 국회 재난안전대책특위가 지진 발생 직후부터 지난해 5월까지 6개월간 운영됐지만, 입법권도 없어 법안은 물론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이재민에게 혼란을 초래했던 ‘지진피해 시설물 위험도 평가’도 개선돼야 한다. 보여 주기식 예산 낭비도 지적된다. 지역 정치권은 국비 1000억원을 들여 포항시 흥해읍에 ‘국가지진방재교육관’을 세우겠다는 계획으로, 용역비 1억원을 지난 연말 국비로 확보했다. 재난 학습장과 체험관, 교육장, 역사관 등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나 차라리 직접적인 지역 재생, 주민 사후 지원에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본다. 사후 운영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전형적인 ‘지역구 예산 따내기’의 사례가 될 수 있다.-보완해야 할 대책은. 강 포항시가 지진백서를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대피소 운영 등 대응 매뉴얼이 분야별로 세부적으로 정착돼야 한다. 홍수, 태풍, 산불 같은 자연 재해 구호는 상대적으로 단기적이다. 반면 지진은 이번처럼 ‘장기간에 걸쳐 동시 다발적인 대량의 구호’가 필요한 특성이 있다. 구호 대상 피해자 산정부터 구호금품·성금 지원, 세탁·샤워 시설, 급식소, 이동 화장실, 휴대폰 충전센터 등까지 그대로 보고 따라하면 되는 수준의 매뉴얼이 구비돼야 한다. 당장 내진설계된 대피소(학교 등)를 마련하는 것부터 어려웠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또 이주 및 재건축 대책을 세울 때는 단순한 도시 경관의 재생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종합적으로 다시 세우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라 진앙 근처에 있는 지열발전소가 지진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가 오는 2월쯤 나온다. 지진 원인에 대한 논란 규명도 정확히 해야 사후 대처를 정확히 할 수 있다. 활성단층 활동에 대한 장기간 추적 조사도 필요하다. 현행 법규로 지원 불가능한 이재민의 고충도 어느 정도 다독여야 한다. 이주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대피소를 전전하는 분들에게 사회의 관심은 점점 적어지고 감정의 골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 복구·부흥 지원기금’을 조성, 이주를 간접 지원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 볼 만하다. -유사 사례가 있나. 라 일본 돗토리현은 2016년 10월 6.6 규모 지진으로, 사망자는 없었지만 1만 4000동의 건축물 피해가 났다. 재해 및 도시 규모가 모두 포항과 비슷하다. 당시 지진 발생 3분 만에 총리 관저에 대책실이 설치돼 피해 상황 실시간 파악, 구조 등 응급 대책, 대피 정보 제공 등이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또 1시간 30분 만에 기상청을 통해 상황 정보가 일원화됐다. 현 정부는 피해 지역에 재해 구조법 적용을 결정했고, 도지사가 단수 발생 지역 등에 자위대 파견을 요청했다. 인근 지자체에서 토목·건축·보건 전문직원이 파견되고, 피난소는 수십 곳에 개설돼 초기 약 3000명을 수용한 뒤 2개월 뒤 폐쇄됐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피난소 운영 기간이 1주일 이내지만, 고령자 등을 배려해 기간을 연장했다. 지진 2주 후부터 주택 전·반파 이재민을 대상으로 공영주택 입주가 이뤄졌다. 또 전국 최초로 손괴율이 20% 미만인 주택 일부 파손에도 최대 30만엔을 지원하는 주택재건제도를 실시했다. -미래 지진 발생시 피해를 줄이려면. 라 지진 예측은 풍수해 등 다른 자연 재해와 달리 현재 과학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감재 정책이 관건이다. 지진 규모별 인명·재산 피해 시뮬레이션에 기초해 감재 목표를 로드맵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대비 계획의 수립, 집행이 뛰따라야 한다. 민간 건축물, 전기·가스·상하수도·도로 등 인프라 시설의 내진화 같은 하드웨어 정책은 물론 국민 재난 의식 및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지역 차원 방재 교육·훈련 등 소프트웨어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노란 조끼에 질렸다”... 친마크롱 세력 등 ‘붉은 스카프’ 맞불집회

    “노란 조끼에 질렸다”... 친마크롱 세력 등 ‘붉은 스카프’ 맞불집회

    ‘노란 조끼’의 폭력 집회에 지친 시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 등이 모여 ‘붉은 스카프’ 맞불 집회를 열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파리에는 경찰 추산 1만여명이 모여 노란 조끼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전날 파리에 모인 노란 조끼 4000여명보다 2배 이상 많은 수다. 이들은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EU)기를 흔들고 “민주주의는 좋지만 혁명은 싫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파리 도심의 나시옹 광장에서 바스티유 광장까지 행진했다. 한 참가자는 노란 조끼가 “언어적·물리적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집회참가자는 “노란 조끼 시위대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시위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붉은 스카프 주최 측은 프랑스 공영 국제라디오방송(RFI)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바리케이트에 질렸다”며 “(노란 조끼는) 기업활동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제시간에 학교에 가는 것조차 막는다”고 밝혔다. 붉은 스카프 일부는 마크롱 대통령 지지자인 것으로 보인다. 붉은 스카프 주최자 중 한 명인 로랑 술레는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하려고 페이스북에서 지지자들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HIV 보균자’ 요양병원 직원, 자폐증 여성환자 성폭행” 주장

    “’HIV 보균자’ 요양병원 직원, 자폐증 여성환자 성폭행” 주장

    영국 런던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50대 자폐증 여성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보균자인 병원 직원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 선 등 현지 언론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런던 북부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50대 자폐증 여성 캐시는 3년 전인 2016년 HIV 보균 확정 진단을 받았다. 당시 그녀를 진단한 타 병원의 의료진은 캐시에게 성관계에 동의할 만한 정신적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을 내렸고, 여성의 가족들은 성폭행이 의심된다며 경찰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 여성은 어릴 때부터 HIV 보균 진단을 받을 때까지 해당 요양시설을 지속적으로 이용해왔다. 그러던 2015년 갑작스럽게 에이즈 증상이 나타났지만 가족들은 그녀가 HIV 보균자라는 사실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요양병원에 가장 오래 머물렀던 2006~2016년 사이 HIV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 문제의 바이러스가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여성뿐만 아니라 당시 요양병원에 있었던 또 다른 여성 5명 역시 성폭행으로 인한 HIV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가 너무 긴 데다, 이미 물리적 증거를 채취하기 어렵고, 더불어 문제의 요양병원이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여서 추가적인 조사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이 여성의 가족은 보호자가 병실을 지키고 있던 낮 시간이 아닌, 보호자가 병실에 주로 없었던 밤 시간대에 해당 보호시설의 직원이 성폭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미 수사를 종료한 상태다. 이러한 사연은 최근 미국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식물인간 여성이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한 아이를 출산했고, 범인이 해당 병원의 간호조무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피해 여성의 어머니가 의회를 상대로 재조사를 요구하면서 알려졌다. 이를 공개한 지방자지단체 의회인 브렌트카운실 측은 “이번 사건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한 여성이 성폭행으로 인해 심각한 질병을 얻은 고통스러운 사건”이라면서 “이는 해당 요양병원의 부주의와 태만으로 인한 것이지만 용의자도, 법의학적 근거도 남지 않아 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피해 여성 및 문제의 요양병원에 있던 환자들은 가족의 보호 아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설 앞둔 국회 강대강 대치… 민생입법 ‘빈 차례상’ 되나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엔 조롱 쏟아져 민주당 “전당대회용 정치공세” 복귀 촉구 바른미래당, 민주·한국당 싸잡아 비판 평화·정의, 한국당에 “선거제 당론 내라” 1월 임시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내버려둔 국회가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27일에도 출구 없는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짝수달에 자동으로 열리는 2월 임시국회까지 교착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명절 차례상에 민생입법 성과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김태우·신재민·손혜원 관련 의혹으로 맞서오던 여야는 지난 24일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무산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을 계기로 갈등이 폭발했다. 자유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대여 투쟁에 나섰다. 특히 2월 말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 레이스와 맞물리면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제 후안무치 청와대와 맹목적 복종하는 여당을 두고 볼 수 없다”며 “협상으로 할 수 없다면 투쟁으로 진실을 알리고 민생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순례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5시간 30분짜리 릴레이 단식에 ‘간헐적 단식’ 등 조롱이 쏟아지자 “지금까지 해오던 투쟁의 형식과 방식은 동일하나 공식 명칭을 ‘릴레이 농성’으로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이 명분 없는 전당대회용 정치 공세라며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임시국회가 소집되면 상임위마다 각 부처 장관이 출석하는 현안보고가 진행되기 때문에 각종 의혹을 물으면 되는데도 한국당이 2월 국회를 거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안을 처리하기로 약속한 1월 임시국회를 외면하는 데 이어 2월 임시국회 일정까지 불투명해지면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도 단단히 뿔이 났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도 국민 불신을 초래했음을 직시하고 당장 오만과 독선을 거두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한국당도 당장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선거개혁안을 마련하지 않은 한국당 비판에 더 집중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한국당의 보이콧은 국회를 마비시켜 선거제 개편논의 자체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기획 패싱이자 꼼수”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짝퉁 단식 쇼를 할 시간에 한국당의 선거제도 개혁안 당론이나 내놓길 바란다”고 했다. 여야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러시아에서 귀국하는 28일 원내대표 회동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21일 나 원내대표의 거부로 한 차례 회동이 무산된 만큼 전망은 밝지 않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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