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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 세계은행 총재 후임에 ‘대중 강경파’ 맬패스 낙점

    김용 세계은행 총재 후임에 ‘대중 강경파’ 맬패스 낙점

    김용 세계은행 총재 후임으로 대중국 강경파인 데이비드 맬패스(63) 미국 재무부 차관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회원국을 상대로 맬패스 차관에 대한 지지 요청을 하고 있으며 최종 지명 발표는 이번 주 내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충성파’로 분류되는 그는 평소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가 “덩치가 커지면서 더 주제넘게 참견하고 있다”며 “국제기구들을 재집중시키는 일이 시급하고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국제관계 업무를 담당하는 맬패스 차관은 콜로라도대에서 물리학 학사를 받았고 덴버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조지타운대에서 국제경제학도 공부한 그는 스페인어와 러시아어, 프랑스어 등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전 정부에서 각각 재무부 부차관보와 국무부 부차관보로 일했으며 투자은행 베어스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대선캠프에서 선임 경제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한 그는 재무부에 입성해 보호주의 통상정책을 실행하는 데 앞장섰다. 현재 진행 중인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오는 3월 14일까지 총재 후보를 추천받아 4월 중순까지 새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수헬리베붕탄…’ 주기율표, 연금술을 과학으로 만들다

    ‘수헬리베붕탄…’ 주기율표, 연금술을 과학으로 만들다

    30여개 원소 성질 따라 배치한 주기율표 화학을 예측 가능한 학문으로 만들어줘 최소 160번까지 원소 발견 계속될 듯 새 원소 이름은 발견자나 국가 이름 붙여“수(소), 헬(륨), 리(튬), 베(릴륨), 붕(소), 탄(소), 질(소), 산(소), 플(루오르), 네(온), 나(트륨)….” ●현재까지 알려진 원소는 118종 중·고등학교에서 화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거쳐가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학생들에게 화학은 암기 과목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게 만든 ‘원소 주기율표’다. 주기율표는 원소들을 원자번호 순서대로 배치하되 반복되는 화학적 성질에 따라 배열한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원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98종과 인공적으로 합성된 20종을 합쳐 118종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기율표는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1834~1907)가 1869년 당시 알려진 30여개의 원소들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그 이전에도 원소들을 성질에 따라 배열한 ‘원시 주기율표’가 있었지만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는 원소들의 알려진 원자량을 원소 성질에 따라 배치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멘델레예프 주기율표를 보면 미발견 원소들의 원자량과 성질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원시 주기율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화학은 수학, 물리학, 생물학 같은 다른 자연과학보다 과학적 체계를 갖춘 것은 늦었지만 20세기 들어 현대 물리학의 양자론과 결합돼 양자화학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합성법들이 개발되면서 눈에 띄게 발전했다. 이런저런 물질들을 혼합해 만드는 연금술 수준에서 화학을 예측 가능한 학문으로 만들어 주고 20세기를 ‘화학의 세기’가 될 수 있도록 한 것도 주기율표의 공이다. 이 때문에 유엔은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발표한 지 15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올해를 ‘국제 주기율표의 해’로 지정했다. 올해는 새로운 원소 발견을 검증하고 이름을 짓는 권한을 갖는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주 과학저널의 양대 산맥인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주기율표와 화학의 발전을 나란히 커버 스토리로 다뤘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가 등장한 초창기에는 화학자들이 새로운 원소 발견을 주도했지만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들이 사실상 모두 발견된 이후 최근에는 물질을 구성하는 근본 원리와 힘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물리학자들이 인공원소 발견을 이끌고 있다. 원자번호 100번대가 넘어가는 인공원소들은 자연상에 존재하는 시간이 매우 짧아 활용 가치가 낮기 때문에 화학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최소 원자번호 160번 원소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새로운 원소들은 앞으로도 계속 발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원소의 이름은 발견자나 발견한 국가가 붙이도록 돼 있다. 현재 주기율표 118개의 원소 중 나라 이름이 붙은 것은 31번 갈륨(Ga·프랑스의 옛 라틴어 이름인 갈리아), 32번 저마늄(Ge·독일), 44번 루테늄(Ru·러시아), 84번 폴로늄(Po·폴란드), 87번 프랑슘(Fr·프랑스), 95번 아메리슘(Am·미국), 113번 니호늄(Nh·일본)이다. 이처럼 주기율표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노벨과학상 수상에 버금가는 영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기율표, 물질의 성질 알려주는 보물지도”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화학은 물질의 성질을 알려주는 ‘보물지도’인 주기율표를 바탕으로 물질의 변환, 분석, 합성을 다루는 학문”이라며 “주기율표를 통해 자연의 오묘한 규칙성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원소 이름이나 외우는 암기 과목으로 취급받는 것은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새벽하늘에 ‘금성-목성-달’ 나란히…천문 마니아들 홀렸다

    새벽하늘에 ‘금성-목성-달’ 나란히…천문 마니아들 홀렸다

    트위터 등 SNS상에 금성과 목성 그리고 달이 나란히 늘어선 새벽하늘을 포착한 사진이 잇달아 공개돼 천문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9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영국 하늘에서는 이 같은 천문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그리니치천문대 소속 천문학자 애나 로스 연구원은 원래 금성과 목성은 일주일 전인 22일 더 가까이 접근했었지만 영국에서는 보이지 않았었다고 말했다.그런데 그후 날씨가 좋아져 관측하는 데 이상적인 조건이 갖춰져 영국 전역에서 이런 멋진 광경이 목격된 것이라고 목성을 주로 연구하는 영국 레스터대 천문학자 리 플레처 박사는 설명했다. 플레처 박사는 지난해 12월 미국지구물리학회(AGU) 학술지 ‘지구물리연구 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목성의 적도에서 자주 관측되는 흰색 구름이 목성이 태양 뒤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때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이번에 자신의 예상이 적중했다고 밝혔다. 사실 이들 천문학자는 몇 달 전부터 목성이 태양 뒤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렸다. 즉 이번 목성 관측은 올해 들어 처음이라는 것. 목성은 앞으로 몇 개월 동안에 걸쳐 점점 더 잘 보이게 되며 오는 6월 10일을 시점으로 가장 선명하게 관측될 전망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목성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의 약 5배다. 반면 금성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고 태양광을 반사해 밤하늘에서는 달 다음으로 밝게 보인다.올해는 여러 행성이 나란히 늘어선 천문 현상이 총 14회에 걸쳐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금성과 목성이 밝은 달과 나란히 늘어선 현상은 그림 같은 광경을 연출한 것이다. 한편 NASA는 오는 2월 12일 주노 탐사선을 다시 목성 대기에 근접 비행할 계획이다. 주노는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지구로 보내올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20세기 천문학 영웅의 영광과 좌절 - 허블 이야기

    [이광식의 천문학+] 20세기 천문학 영웅의 영광과 좌절 - 허블 이야기

    20세기에 기라성 같은 천문학자들 중 최고의 영웅 한 사람을 꼽으라면 에드윈 허블을 드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요하기만 한 줄 알았던 우리의 우주가 실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맨처음 발견하여 인류에 고한 사람이 허블이기 때문이다. ‘팽창우주’의 발견은 7000년 인류 과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자리매김되었다. 그 전에 허블은 그때까지 우리은하 내의 성운으로만 알려졌던 안드로메다 성운이 실은 독립된 외계은하임을 밝혀내,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았던 사람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은하 안에 속해 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발견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우리 태양계는 자디잔 티끌 같은 것으로 축소되어버리고,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빛을 주는 태양은 우주라는 드넓은 바닷가의 한 알갱이 모래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의 크기로 생각해왔던 우주가 허블의 발견 이후 은하들 뒤에 다시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는 무한에 가까운 우주임이 드러났다. 인류에게 이것은 근본적인 계시였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광막하기 그지없는 우주가 현재에도 무한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자,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에 고정되어 있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는 현기증 나는 사실에 사람들은 황망해했다. 최초로 인류가 지구상을 걸어다닌 이래 우리 인간사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하늘조차도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대우주였다. ​허블이 팽창우주를 발견하는 데 사용한 도구는 적색이동이었다. 멀어져가는 천체의 빛을 스펙트럼으로 보면 적색이동 현상이 나타난다. 허블이 중학교 중퇴 학력의 관측조수 휴메이슨과 함께 24개의 은하를 집요하게 추적해서 얻은 관측자료를 정리하여 거리와 속도를 반비례시킨 표에다가 은하들을 집어넣은 결과, 모든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사방의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도망가고 있었다. 우리가 무슨 몹쓸 것에 오염되었거나 큰 잘못이라도 저질렀다는 건가? 그래서 우리와는 다시는 상종하지 않으려고 저렇게 허겁지겁 달아나는 건가? 훗날 어떤 천문학자는 우리은하가 인간이라는 물질로 오염되어서 다른 은하들이 도망가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했다. 은하는 후퇴하고 있다. 먼 은하일수록 후퇴속도는 더 빠르다. 그리고 은하의 이동속도를 거리로 나눈 값은 항상 일정하다. 이것이 바로 허블의 법칙이다. 훗날 이 상수는 허블 상수로 불리며, H로 표시된다. 허블 상수는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려주는 지표로서, 이것만 정확히 알아낸다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구할 수 있다. 그래서 허블 상수는 우주의 로제타 석에 비유되기도 한다. 허블과 휴메이슨의 발견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허블 자신까지 포함해서 이것이 우주의 기원과 연관되어 있으며, 모든 것의 근본을 건드리는 심오한 문제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게도 죽이 잘 맞았던 이 커플이 인류를 우주 기원의 순간으로 데려갈 이론적 토대를 닦았던 것이다. 이 발견 이후 신출내기 천문학자였던 허블은 단숨에 천문학 영웅으로 떠올랐으며, 수많은 상과 명예박사를 받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당시 천문학이 포함되지 않아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중에 규정이 바뀌어 허블에게 노벨상을 주려 했으나, 그때는 받을 사람이 없었다. 얼마 전 세상을 떴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업적 외에도 장수가 필수적인 상수임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노벨상 규정이 일찍 바뀌었다면 아마 허블은 두 번쯤 받았을 것이다. 안드로메다 은하 거리 결정과 팽창우주가 각각 충분한 수상자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허블은 노벨상만 받지 못했을 뿐, 과학자로서는 최고의 영예와 인기를 누렸다. 영화 배우나 작가들과 모임을 가졌으며, 1937년 아카데미 영화상 수상식에 주빈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1948년에는 허블의 초상화가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천문학자로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그후 반세기 동안 ‘타임’지 표지에 얼굴을 올린 천문학자는 퀘이사를 발견한 마틴 슈미트와 유명작가이자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뿐이었다. 몇 번의 좌절과 느닷없는 임종 인생의 정점에 있던 허블에게 뜻하지 않은 좌절이 찾아왔다. 1944년 윌슨산 천문대 대장 애덤스는 은퇴를 결심하고 업적이나 지명도를 고려하여 후임으로 허블을 추천했다. 그러나 천문대 연구원과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워낙 독단적인데다 과시욕이 심한 허블은 주위 사람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는데, 대표적인 것이 천문대 선배 연구원이던 할로 섀플리와의 불화였다. 두 사람은 기질적으로도 상극이었다. 평화주의자였던 섀플리는 1차대전에 종군한 퇴역소령인 허블이 군용 트렌치 코트를 휘날리며 파이프를 문 채 천문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이 영 눈에 거슬렸다. 섀플리는 학문적으로 반대편에 섰던 허블에게 여러 차례 거친 말로 모욕당한 적도 있었지만 끝까지 허블을 관대하게 대했다. 뿐더러, “허블은 뛰어난 관측자다. 나보다도 몇 배는 더 훌륭하다”고 상찬했다니,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평생을 은하 연구에 바쳤던 새플리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는 뒹구는 돌들의 형제며, 떠도는 구름의 사촌이다.”허블의 또 다른 불화 상대는 반 마넨이었다. 역시 선배 연구원이던 반 마넨은 냅킨 링 사건으로 허블과의 악연을 남겼다. 윌슨산 천문대의 저녁식사에서는 전날 밤 2.5m 망원경 관측자가 상석에 앉아 대화를 이끌어가는 관례가 있었다. 그런데 허블이 식사 전에 나타나 상석에 놓인 반 마넨의 냅킨 링을 자기 것과 바꾸어놓았다. 식사 종 소리에 내려온 반 마넨은 자기 냅킨 링이 다른 자리에 놓인 것을 보고는 잠시 얼굴이 굳어졌지만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허블이 주위 사람들과 어떤 관계에 있었던가를 알려주는 단편적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애덤스 대장은 허블의 독단으로 인해 빚어지는 골치 아픈 문제들에 무든히 속을 썩였지만 모든 것을 감싸안는 편이었고, 후임으로 허블을 추천한 것을 보면 그 역시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천문대 연구원과 직원들이 반대하자 천문대측에서도 허블 카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후임으로는 허블보다 한참 어린 물리학자 보웬을 천문대장으로 임명했다. 이 소식을 듣고 허블은 “천문학자가 아닌 물리학자를 새로운 천문대장으로 임명하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허블의 좌절은 이뿐 아니었다. 윌슨산 천문대가 5m 망원경을 소유한 팔로마산 천문대와 합병했는데, 세계 최대인 5m 망원경으로 하는 관측을 포기할 수 없었던 허블은 차마 자리를 박차고 떠나지 못한 채 그대로 천문대에 주저앉았지만, 그 꿈마저 끝내 이루어질 수 없었다. 허블의 연구 주제가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측일정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뼛속까지 타고난 관측자였던 허블은 여기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듬해 허블은 심장발작을 일으켰고, 잠시 회복되어 몇 년 만에 관측에 나섰다가 53년 다시 뇌졸중으로 영영 눈을 감고 말았다. 64세 생일을 3주 앞둔 때였다. 그의 아내 그레이스 외에는 누구도 그의 임종을 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그레이스는 어떠한 장례식과 추도회도 거부했다. 그리고 허블의 유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스탠포드 대학 영문학과 출신인 그레이스는 백만장자의 딸로서 전 남편이 의문의 죽음을 한 후 이듬해 허블과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이전부터 싹트고 있었다. 그녀는 천문대에서 허블을 본 후 첫눈에 반한 듯하다. 헌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 게다가 우주를 연구하는 허블에게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던 모양이다. 문장력과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났던 그녀는 허블에게 ‘성운 항해자’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그녀는 허블의 자료를 기증하면서 허블의 전기를 쓰는 사람은 남성 과학자여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러나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허블이 떠난 지 28년 후 90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녀의 유해는 화장되어 남편 옆에 안치되었다고 한다. 이런 굴곡진 사연으로 인해 우리는 20세기 천문학 최고의 영웅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아직도 모르며, 허블을 추념하려면 1990년 우주로 올라간 허블 우주망원경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허블 부부에게도 하나의 위안이 있었다. 허블이 죽은 후 얼마 안되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위원인 찬드라세카르와 페르미가 허블이 인류에게 끼친 공헌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끝에 그레이스를 찾아가 허블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비밀 사항을 전했다는 점이다. 법학을 전공했다가 뒤늦게 천문학으로 전향하여 늘 남의 인정과 칭찬에 목말라했던 허블이 지하에서나마 그 소식을 들었다면 크게 기뻐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타고난 관측자 허블이 남긴 말로 이 글을 접기로 하자. “오감만 잘 갖춰져 있으면 인간은 우주가 무엇인지 탐험할 수 있으며, 그걸 모험과학이라 부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유럽 폭우 닷새 뒤, 인도에도 폭우 내린다

    유럽 폭우 닷새 뒤, 인도에도 폭우 내린다

    북미·유럽 폭우, 남아시아 지역에 영향 무관해 보이는 기후 현상 실제론 밀접 “전염병·정보 확산 밝히는 데도 응용”“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토네이도의 원인일까?” 1961년 미국의 수리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 박사가 날씨와 관련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던 중에 발견한 ‘나비 이론’은 작은 변동이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복잡계 과학의 핵심이 되고 있다. 복잡계 과학은 특히 기상 예측 분야에서 다양하게 변형돼 활용되고 있다. 기상 현상은 대기와 해수의 운동들이 복잡하게 결합돼 나타나는 것으로, 규칙성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기 때문에 복잡계 과학을 적용해 연구하기 가장 좋은 소재다. 유럽 연구진이 복잡계 과학을 활용해 지구온난화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종류의 이상 기후 중 극한 강우라고 불리는 폭우 현상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기후변화연구소, 리딩대 지구과학과,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포츠담대 지구환경과학연구소, 훔볼트대 물리학과, 러시아 사라토프주립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내리는 극한 강우 현상들이 상호 연관성을 갖고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월 3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북위 50도~남위 50도 사이 지역을 대상으로 이 지역을 2500㎞ 단위의 격자로 나눈 뒤 1998년부터 2014년까지 발생한 극한 강우 현상과 기상위성 데이터를 통한 수증기의 이동패턴을 정밀 분석했다. 극한 강우는 해당 지역에서 상위 5% 내에 드는 강수량을 기록한 비가 내린 것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중부 유럽에서 엄청난 양의 폭우가 퍼붓고 닷새가 지난 뒤 멀리 떨어져 있는 인도에서 똑같이 폭우가 내릴 수 있음을 밝혀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비구름이 천천히 이동하면서 유럽과 인도 사이에 있는 지역들에 비를 퍼부으며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중부 유럽과 인도에서만 폭우가 발생해 전혀 상관없이 보였던 현상이 실제로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의 날씨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중부 유럽 지역의 폭우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즉 극한 강우에 ‘원격상관 패턴’이 있다는 것인데 폭우 현상이 원격상관 패턴을 갖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격상관 패턴은 특정 지점에서 나타난 현상과 이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말하는 기상학 용어다. 1935년 북대서양 지역의 기후를 연구하던 스웨덴 기상학자 안데르스 옹스트롬이 처음 사용했으며, 1975년 독일 기상학자 헤르만 플론과 헤리베르트 플리어가 적도 태평양의 기후변화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원격상관 패턴의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다. 남미 지역의 해수 온도 변화가 멀리 떨어져 있는 아프리카 남부에 가뭄을 일으키거나 대서양 지역에 강력한 허리케인을 만들고 동북아시아 지역에 혹한이나 폭염을 가져오는 식이다. 니컬러스 보어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복잡계 과학과 대기과학을 결합한 학제 간 연구의 산물로 최근 잦아지고 있는 극심한 기후 변화와 폭우 현상에 대한 연관성을 밝혀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국지성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뿐만 아니라 전염병이나 정보의 확산 현상을 밝혀내는데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파커 태양탐사선 두 번째 궤도비행 시작 - 4월 4일 근일점 접근

    [핵잼 사이언스] 파커 태양탐사선 두 번째 궤도비행 시작 - 4월 4일 근일점 접근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가 첫번째 태양 궤도 비행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건강한 상태로 계획된 24개 궤도 중 두번째 궤도비행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12일에 발사된 파커 탐사선은 11월 5일 태양의 첫 접근비행에서 2400만㎞ 이내까지 플라이바이한 후에도 거뜬하게 살아남았다. 탐사선은 지난 19일 기준, 오는 4월 4일 두 번째 플라이바이에 도전하기 전에 태양으로부터의 가장 먼 거리인 원일점에 도착했다. 파커는 이미 첫 번째 궤도에서 17기가바이트의 과학 데이터를 전송했으며, NASA 관계자는 성명서에서 4월까지 관측 데이터를 모두 보내올 것이라고 밝혔다. “첫 궤도는 참으로 매혹적이었다”이라고 밝히는 파커 프로젝트 매니저 앤디 드리스먼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 실험실 연구원은 “우리는 탐사선이 태양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반응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팀의 예측이 매우 정확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파커로부터 온 데이터에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롭고 잠재적인 발견들이 대량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태양 미스터리를 푸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파커의 첫 번째 플라이바이는 거리 기록을 깨뜨렸다. 이제까지 역사상 태양에 가장 근접한 기록을 세웠던 1976년 헬리오스-2의 기록(4300만㎞)을 2400만㎞로 깬 데 이어, 첫번째 근일점 통과에서 파커는 초속 95㎞로 근일점을 통과함으로써 가장 빠른 우주선 속도 기록도 아울러 세웠다. 탐사선은 두 번째 통과에선 비슷한 거리에서 날아갈 것이지만, 앞으로는 태양에 더 가까워지면서 자신의 기록을 깨뜨릴 것이다. 2025년 후반에 잡힌 마지막 플라이바이에서 파커는 태양에 616만㎞까지 접근할 예정이며, 태양 중력에 의해 속도는 초속 190㎞까지 찍게 된다. 이는 서울에서 대전까지를 단 1초에 주파하는 속도다. 현재 두 번째 태양 플라이바이를 준비하면서 엔지니어들은 이미 지구로 전송된 탐사선의 데이터를 원격으로 비우는 작업에 착수했다. NASA 관계자는 성명서에서 업데이트된 위치 정보와 네비게이션 정보, 약 한 달 분량의 명령을 탐사선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총 24개의 플라이바이를 실시하는 파커 태양 탐사선에는 4개의 관측장비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들 장비는 태양의 내부 활동과 태양풍의 고속 원인, 그리고 태양 표면 온도보다 수백 배나 높은 태양 코로나의 비정상적인 고온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최대한의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오세정 서울대 총장 임명안 통과

    오세정 서울대 총장 임명안 통과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된 오세정 서울대 명예교수에 대한 임명안이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안을 최종 재가하면 오 명예교수는 4년 임기 총장직을 시작하게 된다. 지난해 7월 최종 후보로 선출됐던 강대희 의과대학 교수가 여러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자 오 명예교수는 9월 “서울대의 위기상황”이라며 20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총장 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오 명예교수는 총장추천위원회와 정책평가단 평가 합산 결과 선거 1위에 올랐고, 서울대 이사회는 11월 오 명예교수를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오 명예교수가 총장으로 취임하면 서울대 물리학부 출신 최초의 총장이 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우주를 보다] ‘번쩍’…슈퍼 블러드문에 떨어진 유성 포착

    [우주를 보다] ‘번쩍’…슈퍼 블러드문에 떨어진 유성 포착

    미국 시간으로 지난 20일 밤, ‘슈퍼 블러드 울프문’(super blood wolf moon)으로 불리는 개기월식이 관측된 가운데, 한 천체 물리학자가 개기일식 동안 달에 떨어진 유성체를 포착했다고 밝혀 눈길을 사로잡았다. 슈퍼 블러드 울프문은 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워지는 슈퍼문과, 개기월식 때 달의 표면이 붉어지는 블러드문, 마을 밖 늑대들이 굶주림으로 울부짖는 1월에 뜨는 울프문의 합성이다.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러트 등 해외 매체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우엘바대학 소속 연구단체인 마이다스(Moon Impacts Detection and Analysis System, MIDAS) 연구진은 이번 슈퍼 블러드 울프문이 관측될 당시 매우 작은 빛이 달 표면에서 번쩍 빛났다 사라지는 현상을 확인했으며, 이것이 달 표면에 떨어진 유성체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개기월식 당시 짧게 번쩍했다 사라진 빛을 포착했다는 목격자가 많았으며, 전문가들은 당시 현상을 면밀하게 관찰한 후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그리피스천문대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달의 왼쪽 아래 부분에서 짧고 밝게 빛나는 플래시 현상이 확인됐다. 우엘바대학 소속 천문학자인 호세 마리아 마디에도는 “유성체가 달의 어두운 부분에 떨어졌고, 이 덕분에 지구에서 달을 보던 사람들도 달과 유성체의 충돌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현상이 실제로 관찰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이러한 이벤트를 볼 수 있어 매우 행복했다”고 밝혔다. 한편 21세기에 뜬 슈퍼 블러드 울프문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며, 세 번째 이자 이번 세기 마지막 슈퍼 블러드 울프문은 2037년에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유사과학과 방사선/김교윤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유사과학과 방사선/김교윤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해 ‘라돈 침대’ 사건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우려를 안겨 줬다. 정확도가 낮은 저가의 라돈측정기까지 나오면서 혼란은 더욱 증폭됐다.자연 방사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라돈은 땅속 천연방사선이 공기 중으로 스며 나온 것으로 어디에나 존재한다. 실내에서는 주기적인 환기만으로도 라돈을 줄일 수 있다. 라돈 침대는 시트와 베개를 놓거나 비닐커버를 싸는 것만으로도 라돈에 의한 방사능은 거의 측정되지 않는다. 결국 과도하게 증폭된 위험과 공포는 안방에 곱게 놓여 있던 침대를 집 밖으로 내몰았다.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유사과학의 맹신에서 출발한 라돈 침대는 마무리까지 과학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과학에 근거해 정확하게 위험 여부를 판단하고 알리지 못한 정부와 과학자가 국민 불신을 자초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할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사건·사고 때문에 낯설기만 했던 ‘방사선’이란 단어에 익숙해진 것도 사실이다. 1896년 프랑스 물리학자 앙리 베크렐은 우라늄염으로 형광실험을 하다가 우연히 방사선을 ‘발견’했다. 방사선은 지구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생명체들과 함께 존재했다는 말이다. 햇빛을 쬐는 것처럼 우리는 우주와 지구로부터 자연스럽게 방사선을 쬐고 있다. 지역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지구의 연간 평균 방사선량은 약 2.4m㏜(밀리시버트)이다. 방사선은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전자를 튕겨 내는 ‘전리’ 능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전리방사선과 비전리방사선으로 구분한다. 중성자, 알파, 베타, 감마방사선은 전리방사선이고 자외선이나 가시광선은 전리능력이 약한 비전리방사선이다. 방사선은 물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방사선의 이런 특성을 문명과 의학 발전에 이용해 왔다. 방사선을 더 잘 이용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자연 방사선의 특정한 부분을 강화한 인공 방사선을 개발했다. 방사선의 인체 유해 여부는 오로지 방사선이 내뿜는 에너지의 총량에 의해 결정된다.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방사선도 전문가에 의해 정확하게 측정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잘 사용할 수 없다. 아무리 유용한 방사선이라고 해도 전문가에 의해 안전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 기본을 잊지 않고 과학적으로 접근할 때만 방사선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아하! 우주] 토성의 하루는 몇 시간? 오랜 논란 종지부 찍었다

    [아하! 우주] 토성의 하루는 몇 시간? 오랜 논란 종지부 찍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토성의 하루’ 미스터리가 풀렸다. 스페이스닷컴 등 과학전문매체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토성탐사선 카시니-호이겐스 호(이하 카시니호)를 담당하는 카시니프로젝트 소속 연구진은 카시니가 보내온 자료를 토대로 토성의 하루는 몇 시간인지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아름다운 고리가 시그니처인 토성은 공전주기가 29.6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전주기는 관측할 때마다 다소 차이가 있어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토성이 가스로 이뤄진 천체여서 자전주기를 관찰할 만한 중심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0년과 1981년 당시 토성을 지나간 보이저1호와 2호에 의해 측정된 자전주기는 6분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토성 깊은 내부에서 전파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자전주기가 변화하는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 역시 추측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토성의 고리에서 떨어져 나온 입자를 정밀 분석한 결과, 고리 입자가 토성이 자전할 때 표면에서 마치 지진처럼 흔들리는 진동에 대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토성이 자전할 때 토성의 중력장에 작은 변화가 생기면서 이것이 토성 고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러한 반응은 물리적으로 측정이 가능한 패턴을 만들어냈고, 이것이 토성의 자전주기에 따라 달리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토성의 고리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토성의 자전주기는 10시간 33분 38초라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토성 고리의 특정한 위치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진동은 점진적으로 에너지를 축적하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눈에 띄는 패턴을 연구했고 이를 토성 본체에 적용시켰다”고 연구방법을 설명했다. 이어 “토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지속적으로 고리의 파동을 이용해 토성 내부를 들여자보는 연구를 해 왔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고리가 답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보이저호가 추정한 토성의 자전주기는 10시간 39분 23초, 카시니호가 과거 자기장 데이터를 이용해 추정한 자전주기는 10시간 36분~10시간 48분이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strophysical Journal) 17일자에 발표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외계인이 보냈나?…15억 광년 은하서 온 ‘미스터리 전파’

    [아하! 우주] 외계인이 보냈나?…15억 광년 은하서 온 ‘미스터리 전파’

    15억 광년 떨어진 한 은하에서 미스터리하게 반복되는 폭발적인 전파 신호가 지구에 도달해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이른바 ‘빠른 전파 폭발’(FRB)로 불리는 폭발적인 전파 신호는 일시적이고 무작위로 나타나는 전파 방출이어서 감지하는 것은 물론 연구를 진행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반복되는 FRB가 최근 캐나다의 차임(Chime·Canadian Hydrogen Intensity Mapping Experiment) 전파망원경에 감지된 사실이 확인되자 학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 논문에 따르면, 캐나다 학자들이 주도한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지난 여름 3주 동안 차임 전파망원경을 사용해 섬광 같은 FRB 13개를 감지했으며 이중 하나가 반복되는 것을 발견했다.최초의 FRB는 2007년 발견됐다. 그것도 2001년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나온 것이었다. 지금까지 감지된 60여 개의 FRB 중 이렇게 반복된 FRB는 2015년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포착한 것뿐이었다. FRB는 우리 은하 밖 수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정확히 어디서 나오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온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이런 신호를 먼 우주에 있는 강력한 천체들이 생성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신호가 블랙홀이나 초밀도 중성자별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좀 다른 이론을 제시한다. 이 중에는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애비드 러브 교수도 있으며 이들 학자는 이같은 신호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외계인의 기술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차임 전파망원경에서 이번 연구를 수행한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천체물리학자 잉그리드 스테어스 박사는 “지금까지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진 FRB는 단 한 번뿐이었다”면서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더 많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더 많은 반복되는 FRB 등 더 많은 연구 자료를 얻으면 이런 신호가 어디서 왔고 무엇이 발생하고 있는지 우주의 퍼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감지한 FRB 13개 중 대부분은 특수한 특징을 지닌 곳에서 강력한 천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산란(입자선이 물체와 충돌하여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현상) 징후를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토론토대학의 체리 잉 박사는 “이는 초신성(폭발하는 별)의 잔재처럼 밀집한 덩어리나 은하 중심 블랙홀 근처에서 나온 것일도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이번에 감지한 새로운 FRB들은 전파 주파수가 비정상적으로 낮다. 이전에 감지한 대부분의 FRB는 약 1400㎒의 주파수를 갖고 있지만, 이들 FRB는 8000㎒보다 낮은 범위 안에 머물렀다. 러브 교수는 2017년 ‘천체물리학저널 레터’(ApJL·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하버드대 동료 마나스비 링햄 연구원과 함께 이런 FRB가 진보한 외계인의 행성 크기 장치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 장치가 우리와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기보다는 가벼운 돛 이른바 ‘라이트 세일’로 움직이는 거대 우주선을 추진하는 데 쓰인다는 것이다. 라이트 세일은 빛을 반사하는 것으로 이 경우에는 전파 빔으로 추력을 얻어 작동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러브 교수는 “인위적인 전파원은 고려해서 확인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주를 보다] 태양계 끝자락 ‘울티마 툴레’가 마치 눈앞에 (영상)

    [우주를 보다] 태양계 끝자락 ‘울티마 툴레’가 마치 눈앞에 (영상)

    뉴호라이즌스가 촬영한 울티마 툴레(Ultima Thule)의 모습을 엮어 만든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다. 울티마 툴레는 65억㎞ 떨어진 카이퍼 벨트(Kuiper Belt·태양계 끝자락에 수많은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해 있는 지역) 내 천체로, 공식 이름은 ‘2014 MU69’다. 두 천체가 충돌로 인해 눈사람 형태로 붙어 있으며, 큰 쪽이 울티마, 작은 쪽이 툴레로 각각 명명됐다. 이를 촬영한 뉴호라이즌스는 2006년부터 9년을 날아간 끝에 2015년 7월 명왕성 근접비행에 성공했다. 또 지난 1일에는 울티마 툴레 상공 3500㎞까지 접근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뒤 현재는 더 먼 우주로 향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뉴호라이즌스가 울티마 툴레에 가장 근접했던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촬영한 모습을 한데 엮은 것으로, 마치 눈앞에서 직접 울티마 툴레에 다가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영상은 눈사람을 닮은 울티마 툴레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며, 뉴호라이즌스의 역사적인 탐험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호라이즌스는 현재까지 인류가 보낸 탐사선 중 지구에서 가장 먼 곳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해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지난 3일 뉴호라이즌스가 울티마 툴레 가까이 근접 비행한 것을 축하하는 주제곡을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했다.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육성도 포함된 이 주제곡은 뉴호라이즌스가 울티마 툴레에 근접 비행할 당시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APL)에 울려 퍼지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스마트 스피커, 그녀의 목소리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스마트 스피커, 그녀의 목소리

    우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녹음된 목소리의 안내를 받는다. 엘리베이터가 문이 닫힌다고 말해 주고, 에스컬레이터가 “걷거나 뛰어서는 안 되며”,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고 사용법을 설명해 준다. 지하철 승강장 스피커는 어떤 열차가 들어오는지 알려 주고, 열차와 승강장의 간격이 넓다고 경고한다. 버스 안의 스피커는 다음 정차할 정류장을 알려 주고, 현금인출기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게 주의하라고 말해 준다. 그런데 이렇게 녹음된 목소리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부 ‘여성’의 목소리다. 더 흥미로운 건 공공장소에서 단순 반복적으로 나오는 녹음된 안내 방송은 거의 예외 없이 여성의 목소리인 반면 살아 있는 담당자가 직접 개입할 때, 특히 지시나 명령을 내릴 때는 대개 남성의 목소리라는 점이다. 지하철에서 포교 활동을 하거나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 다음 역에서 내리라고 경고하는 목소리는 남성의 목소리고, 지금은 자주 들을 수 없는 민방위훈련이나 재난 대비 훈련방송의 목소리도 남성의 목소리다. 이런 불균형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남성이 결정권을 쥔 사회에서 여성은 “여성 특유의 자상함”을 강조하는 (대개는 낮은 직책의) 안내원 역할을 배정받았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서비스 목소리=여성의 목소리’라는 등식이 굳어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문제의 기원이 아니라,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다. 우리가 이제까지 갖고 있던 편견과 불균형은 계속 유지될까, 아니면 바뀔까? 아쉽게도 여성은 21세기 디지털 세상에서도 여전히 “자상한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계속하는 듯하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에서 만드는 스마트 스피커에 기본 장착된 여성의 목소리다. 그런데 그 목소리의 자상함은 나와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보여 주는 친절함이 아니다.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태도가 눈에 띄게 강조된 태도다. 가령 그 스피커는 명령을 수행할 수 없을 때 몹시 미안한 투로 “안타깝지만, 제가 할 수 없는 일이에요”라고 말한다. 부당한 요구를 하는 사장님을 애교로 달래며 거절하는 여성의 목소리다. 몇 달째 사용하고 있지만, 그런 톤이 그 스피커가 가진 기본 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미국에서 제작된 음성비서 서비스의 목소리는 여성인 경우에도 순종적인 톤이 묻어나지 않는다. 알고 보니 제작한 기업에서 의도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고 한다. 21세기의 미국인들 중에는 순종적인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의 목소리라도 당당하게 말하는 캐릭터를 선택했다고 한다. 친절하지만 순종적이지 않고, 그러면서도 대화하고 싶어지는 목소리를 어떻게 찾아냈을까? 구글은 그 목소리에 실제 인물 같은 배경 스토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콜로라도에서 자란 여성이다. 굳이 콜로라도로 정한 이유는 그 주 사람들의 말에는 지역적 특성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그 여성의 어머니는 도서관의 연구직 사서, 아버지는 대학의 물리학과 교수이며, 어린 시절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TV 퀴즈쇼에 출전해서 상금으로 1만 달러를 받은 경험이 있다. 자라서는 중서부에 위치한 노스웨스턴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후, 인기 심야 토크쇼 진행자의 비서로 일한 적이 있으며, 취미로 카약을 즐긴다. 그렇게 정해진 캐릭터에 직원 하나가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카약을 좋아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따로 있냐는 거였다. 그러자 책임자는 이렇게 되물었다. “방금 오디션을 한 여성이 카약을 할 만큼 에너지가 넘쳤나요?” 아닌 것 같다고 하자 “네, 그런 식으로 골라내면 됩니다.” 과연 그 정도로 철저할 필요가 있을까?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화 상대의 말에서 내용만 듣지 않는다. 감정과 태도 등 다양한 비언어적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고 거기에 반응한다. 스마트 스피커 속 음성비서의 목소리는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하는 기계음이 아니다. 거기에는 그 서비스를 만든 사회가 가진 가치관과 편견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고, 서비스의 이용자는 그 가치관과 편견을 학습한다. 전형적인 여성 감정노동자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스마트 스피커가 걱정스러운 이유다.
  • 효율↑ 전력소모↓ 반도체칩 제작기술 개발

    효율↑ 전력소모↓ 반도체칩 제작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전력소모는 최소화하면서 정보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칩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그래핀 연구로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영국 맨체스터대 물리학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서울대 화학과 공동연구팀이 효율은 높고 전력소모는 줄일 수 있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그래핀 양자점’을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전자 하나으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수직 터널링 단전자 트랜지스터’를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6일자에 실렸다. 그래핀 양자점은 수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나노입자로 전류를 흘려주거나 빛을 쪼여주면 발광하는 특성이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나 바이오이미징, 센서 등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차세대 양자정보통신에도 활용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그래핀 양자점은 흑연 덩어리를 물리적이나 화학적으로 얇게 한 겹만 벗겨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왔다. 이 때문에 원하는 크기의 그래핀 양자점을 얻기도 어렵고 불순물 때문에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백금 나노입자가 배열된 실리카 기판 위에 육방정계 질화붕소를 입힌 뒤 메탄 기체 속에서 열처리해 그래핀 양자점 크기를 원하는대로 조절하면서 불순물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신현석 UNIST 자연과학부 교수는 “이번 기술로 개발한 그래핀 양자점은 전자를 하나씩만 제어가 가능하고 이를 활용해 만든 수직 터널링 단전자 트랜지스터는 그래핀과 육방정계 질화붕소, 그래핀 양자점을 층층이 쌓아 만든 첫 사례”라며 “그래핀 양자점 기반 트랜지스터는 차세대 각종 전자기기에 활용되면서 놀라울 정도의 기술적 진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하! 우주] “소행성-지구 충돌, 히로시마 원폭 8만배 위력일 것”

    [아하! 우주] “소행성-지구 충돌, 히로시마 원폭 8만배 위력일 것”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최근 지구와 달 소행성이 한 프레임에 보이는 사진을 전송해 눈길을 끈 가운데, 해외 언론은 오시리스-렉스가 탐사 중인 소행성 ‘베누’와 지구의 충돌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다음 세기 안에 베누와 지구가 충돌할 가능성은 2700분의 1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부터 불안해 할만한 위협은 아니지만 충돌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충돌 위력에 대한 예측과 계산이 이뤄졌다. 현재 전문가들은 지름이 500m 정도인 베누가 지구와 충돌할 경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8만 배 위력을 내뿜는 폭발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45년 히로시마 원폭 당시 폭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6㎞내의 모든 것이 완전히 파괴됐으며, 7만 여 명이 초기 폭발로 사망했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소속 물리학자인 커스틴 호울리는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 결과는 매우 무서울 것”이라며 “베누과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현재까지 2700분의 1이지만, 만약 궤도에 대한 더욱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그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베누와 지구의 충돌이 잠재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NASA는 베누가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그저 지구를 가깝게 지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즉각적인 ‘최후의 준비’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베누는 소행성이지만 태양계 생성의 굴곡진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 나아가 생명의 기원인 유기물의 출처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탐사하는 오시리스-렉스는 소행성의 궤도를 돌며 연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표면까지 하강해 로봇팔을 쭉 뻗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예정이다. 2020년에는 표면의 샘플을 60g이상 채취하며 이듬해에는 다시 지구로 귀환한다. 지구 도착은 2023년 9월로 샘플을 담은 캡슐은 낙하산을 이용해 미국 유타 주에 떨어진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4차 산업혁명 ‘변혁의 축’ 과기관계장관회의/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월요 정책마당] 4차 산업혁명 ‘변혁의 축’ 과기관계장관회의/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1900년대 초 독일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양자 가설을 발표하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것은 영국의 아이작 뉴턴으로 대표되는 고전 물리학을 완전히 뒤엎고 물리학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혁명과도 같은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혹자가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은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표현했듯이, 과학기술계를 넘어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인공지능(AI), 3D 프린팅,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로 진화’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변화의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 시기에 정부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서 국무총리를 의장으로 하고 과학기술 혁신과 관련된 13개 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과기관계장관회의)가 발족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기관계장관회의는 지난 참여정부 시절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을 위해 운영되었다가 정부 교체와 함께 중단된 이후 11년 만에 복원되었다. 지난해 11월 1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첫 회의를 열었고 지난 1월 8일에는 부의장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주재해 두 번째 회의를 개최했다. 첫 회의 때 이 총리는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추진해 온 국정을 과학기술과 접목해 혁신해야 한다”며 그 혁신의 플랫폼이 새롭게 태어난 과기관계장관회의라고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의 산업 질서가 무너지고 학문의 경계도 흐려지며 서로를 융합하는 기술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연구개발(R&D) 분야 역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실제로 환경, 의료, 농업, 재해, 교통 등 국민 생활 안전과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모든 요소에 연구개발의 결과가 녹아 있다. 이제 과학기술이 적용되는 모든 분야에 혁신이 필요하며 과기관계장관회의가 그 혁신의 중심 축이 될 것이다. 과기관계장관회의는 실무선에서 협의가 완료된 안건에 대해 장관들이 의결해 오던 기존의 획일화된 방식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장관들이 직접 쟁점에 대해 토론하고 국정 전반의 문제해결과 국가적 이익 도모를 위해 아이디어를 모아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장관들의 허심탄회한 논의 과정 속에서 신속한 이견 조정과 협업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 여기서 결정된 사항은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화하고 주기적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며 실행을 촉진함으로써 혁신의 속도를 높여 나갈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해 온 연구개발 혁신, 혁신성장, 4차 산업혁명 대응 등의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관계 부처들이 전략적으로 속도감 있게 맡은 바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똑같은 분야에 대해 여러 부처가 제각각 운영하고 있는 법령, 제도, 시스템, 연구시설 및 장비 등을 통합하고 연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차, 드론, 빅데이터와 같은 신산업 분야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규제 개선도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과기관계장관회의가 부처 간 이해 관계를 넘어서는 큰 틀의 합의와 때로는 국익을 위한 통 큰 양보가 이루어지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의장인 국무총리는 회의의 의사 결정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과기관계장관회의가 비전으로 삼은 ‘과학기술 기반 국정 운영’의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그 역할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 3개월 전에도 리만 가설 증명했는데 수학자 아티야 89세로 별세

    3개월 전에도 리만 가설 증명했는데 수학자 아티야 89세로 별세

    20세기 최고의 수학자로 손꼽히는 마이클 아티야가 89세를 일기로 1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9월 하순 명예교수로 있는 영국 에딘버러 대학의 하이델베르크 석학 포럼에서 리만 가설을 건강한 모습으로 증명해 보인 지 4개월 만이라 놀라움을 안긴다. 은퇴할 때까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재직했던 고인은 레바논 출신 부친과 스코틀랜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수단 하르툼과 이집트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에서 학교를 다녔다. 1961년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됐고, 1966년 37세 나이에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인 필즈 메달을 수상했으며 기하학과 위상(位相)수학(topology)에 막대한 기여를 했다. 그의 동생 조는 BBC에 사망 사실을 알리며 “내게 형은 수학 교수 가운데 한 명 이상이며 아이작 뉴턴 경 이래 20세기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동생 패트릭도 유명 변호사가 됐다. 고인은 또 영국 과학자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 가운데 하나인 왕립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 학회장인 벤키 라마크리슈난은 고인을 위대한 수학자라고 묘사한 뒤 “마이클 아티야 경은 왕립학회장으로서 훌륭한 인간이었으면서 진정한 국제주의자와 재능에 투자하는 데 있어 열정적인 서포터였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 성과는 이론물리학자들이 ‘장(場)의 양자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이따금 시인으로도 활약했으며 뉴저지주 고등교육연구소 국장인 로버트 디직그라프 교수가 극찬한 바 있다. 고인 역시 이 연구센터의 홈페이지에서도 일한 바 있다. 디직그라프 교수는 “진정한 멘토이자 친구, 롤모델, 지적 능력과 에너지는 필적할 수가 없었다”며 “수학과 물리학에 남긴 유산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그의 죽음은 끔찍한 손실이며 그의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 건넨다. 전 세계 친구들과 동료들은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4년에 이저도어 싱어와 함께 아티야-싱어 지표 정리에 대한 공로로 아벨상을 수상했는데 이것이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또 프리드리히 히르체브루흐와 함께 대수적 위상수학의 한 분야인 위상 K이론을 창시한 것도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하! 우주] 블랙홀이냐 중성자 별이냐? - 최초 발견된 ‘탄생’ 현장

    [아하! 우주] 블랙홀이냐 중성자 별이냐? - 최초 발견된 ‘탄생’ 현장

    지난해 6월 처음으로 발견된 ‘암소'(The Cow)라는 별칭의 밝고 짧은 폭발은 갓 태어난 블랙홀이거나 초밀도의 중성자 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새로운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X-선과 자외선 방출을 보인 ‘암소’는 백색왜성을 삼키는 블랙홀에 의한 것 같다”고 논문 대표저자 라파엘라 마르구티 노스웨스트 대학 천체물리학 조교수가 밝혔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같은 작은 항성이 죽을 때 남겨진 작은 속심 같은 것이다. 태양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항성은 초신성 폭발로 최후를 맞는데, 폭발 후 별의 잔재는 밀도가 높은 중성자 별이나 블랙홀이 된다. 마르구티 교수는 “스펙트럼을 가로지르는 다른 파장의 관측으로 ‘암소’가 실제로 블랙홀 또는 중성자 별을 형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면서 “이론상으로 블랙홀과 중성자 별은 별이 죽었을 때 형성되지만, 태어난 직후의 블랙홀이나 중성자 별은 아직까지 관측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암소’는 비교적 가까운 우주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방향은 헤르쿨레스자리고, 거리는 지구로부터 약 2억 광년 떨어진 곳이다. 천문학자들은 하와이에 있는 한 쌍의 망원경 ATLAS(Asteroid Terrestrial-Impression Last Alert System)를 사용하여 이 폭발(AT2018cow)을 발견했다. ‘암소’는 처음부터 연구자들에게 흥분을 안겨주었는데, 무엇보다 엄청나게 밝았다. 놀랍게도 전형적인 초신성보다 10배에서 100배 더 밝았다. 게다가 불과 2주 만에 사라져버렸다.공동저자인 라이언 코르노크 오하이오 대학 천체물리학 조교수는 “이 광원이 단 며칠 만에 비활성 상태에서 최고 광도에 달했다는 것을 즉시 알아챘다”고 밝히면서 “이것은 너무나 특이할 뿐더러 천문학적 기준에서 볼 때 아주 가까이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모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전세계의 연구자들은 다양한 망원경을 동원해 이 수수께끼 같은 광원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마르구티 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NuSTAR와 유럽우주국(ESA)의 INTEGRAL 및 XMM-뉴턴 관측선을 사용하여 ‘암소’의 X-선 파장을 연구했으며, 국립천문대의 VLA 전파망원경, 미국 애리조나의 MMT 광학망원경, 칠레 남천 천체물리학 연구소(SOAR) 망원경의 동원되었다. 과학자들은 또 하와이의 케크 천문대에 있는 두 대의 대형 망원경에 장착된 장비를 사용하여 ‘암소’의 모양과 화학적 조성을 조사했다. 이 연구에 의해 수소와 헬륨의 존재가 밝혀지는 한편, 블랙홀과 중성자 별 사이의 극적인 합병을 포함하는 암소 시나리오는 배제될 수 있었다. 결국 그 강렬한 빛은 산산조각난 천체의 파편들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신생 천체에 의해 주로 생성된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AAS) 회의에서 발표되었으며, ‘천체물리학 저널’에 실릴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우주는 신의 작품 아니다” 마지막도 단호했던 호킹

    “우주는 신의 작품 아니다” 마지막도 단호했던 호킹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스티븐 호킹 지음/배지은 옮김/까치/300쪽/1만 7000원“사람들은 인간과 같은 외모의 신을 머릿속에 그리고 인간과 신이 사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지를 감안하면, 그리고 그 안의 인간의 삶이 얼마나 하찮고 우연적인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인간의 모습을 한 신은 상당히 믿기 어렵다.”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로 불린 스티븐 호킹은 신의 존재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나는 우주가 과학의 법칙에 따라서 무(無)에서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3월 76세로 타계한 스티븐 호킹의 유작 ‘스티븐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은 이렇게 매정하기 짝이 없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단호할 줄이야.●호킹의 유작… 첫 장부터 神을 부정하다 그의 유작은 흥미로운 주제지만 쉽게 답하기 어려웠던 주제, 그래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10개의 주제에 관한 답을 담았다. ▲신은 존재하는가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우주에는 다른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블랙홀 안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시간여행은 가능한가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는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어야 하는가 ▲인공지능은 우리를 능가할 것인가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원서는 지난해 10월 ‘어려운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나왔고, 이번에 한국어 번역본으로 출간됐다. 호킹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다가올 디스토피아를 예고한다고 알려지며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됐다. 실제로 책은 첫 장에서 신을 부정하며 시작한다. 그의 주장에 (인간의 형상을 한) 신을 믿는 이들은 이렇게 반박할지 모른다. “우주가 138억년 전 빅뱅에서 출발했다면, 빅뱅 이전은 무엇이 있으며, 빅뱅은 또 누가 한 일인가?” 호킹은 여기에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들어 반박한다. 원자 수준을 지나 더 작은 수준의 아원자까지 들어가면 입자들은 사실상 아무렇게나 생기고 가끔 없어지고 다른 곳에서 생기기도 한다. 블랙홀에서는 시간까지 휘는데, 블랙홀에 시간을 넣고 거꾸로 돌아가면 결과적으로 하나의 점에 이른다는 것. 결국 빅뱅 직전, 무한히 작으면서 밀도가 높은 블랙홀에는 신이 존재할 시간조차 없다고 강조한다. ●“AI와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우주의 기원을 살핀 호킹은 이후 역사와 크기를 설명하며 다른 별에 사는 외계인과의 접촉이 어렵고, 우주가 여러 역사를 가지지만 시간여행을 막는 쪽으로 흐르는 ‘연대기 보호 가설’에 따라 시간여행 역시 어렵다고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어 인류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우리가 가야 할 미래까지 짚어낸다. 인류가 지금처럼 지낸다면, 기후변화로 바다의 수온이 오르고 빙하가 녹으면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지구 기후가 금성처럼 섭씨 250도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인간의 지능을 넘어선 인공지능(AI)이 인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핵전쟁, 운석 충돌, 200만년 이후 지구 붕괴 등을 고려할 때 우리는 언젠가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호킹은 우리가 준비한다면 미래가 아주 어둡지는 않다며,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 놓는다. 우리가 협력하면 인류가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으며, AI 역시 제대로 된 제어장치를 마련해 놓으면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은 어찌 보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1492년 이전의 유럽과 비슷하다”면서 다른 별로 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명확한 대답… 철학책에 가까운 과학책 호킹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을 비롯한 어려운 과학 이론에 관한 설명은 될 수 있으면 간결하게 줄였다. 적절한 비유와 논리적 전개 덕분에 의외로 술술 읽힌다. 주제 자체가 워낙 광대해 과학책이라기보다 철학책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가장 쉬우면서 명확한 답을 내놓은 까닭에, 벽두지만 가히 ‘올해 최고의 과학책’으로 꼽을 만하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아주 특별한 삶을 살았고, 물리학 법칙과 머릿속 생각만을 이용해 우주를 여행했던 호킹은 자신의 생애를 압축하고, 과학자로서 그의 태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인류의 갈 길을 가리키는 자신의 유언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므로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자. 눈으로 보는 것을 이해하려 하고 우주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도록 노력하자. 상상력을 가지자.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에는 해낼 수 있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상상력을 가두지 말자.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외계인 증거?…15억 광년 은하서 ‘미스터리 반복 전파’ 도착

    외계인 증거?…15억 광년 은하서 ‘미스터리 반복 전파’ 도착

    15억 광년 떨어진 한 은하에서 미스터리하게 반복되는 폭발적인 전파 신호가 지구에 도달해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이른바 ‘빠른 전파 폭발’(FRB)로 불리는 폭발적인 전파 신호는 일시적이고 무작위로 나타나는 전파 방출이어서 감지하는 것은 물론 연구를 진행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반복되는 FRB가 최근 캐나다의 차임(Chime·Canadian Hydrogen Intensity Mapping Experiment) 전파망원경에 감지된 사실이 확인되자 학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 논문에 따르면, 캐나다 학자들이 주도한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지난 여름 3주 동안 차임 전파망원경을 사용해 섬광 같은 FRB 13개를 감지했으며 이중 하나가 반복되는 것을 발견했다.최초의 FRB는 2007년 발견됐다. 그것도 2001년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나온 것이었다. 지금까지 감지된 60여 개의 FRB 중 이렇게 반복된 FRB는 2015년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포착한 것뿐이었다. FRB는 우리 은하 밖 수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정확히 어디서 나오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온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이런 신호를 먼 우주에 있는 강력한 천체들이 생성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신호가 블랙홀이나 초밀도 중성자별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좀 다른 이론을 제시한다. 이 중에는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애비드 러브 교수도 있으며 이들 학자는 이같은 신호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외계인의 기술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차임 전파망원경에서 이번 연구를 수행한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천체물리학자 잉그리드 스테어스 박사는 “지금까지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진 FRB는 단 한 번뿐이었다”면서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더 많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더 많은 반복되는 FRB 등 더 많은 연구 자료를 얻으면 이런 신호가 어디서 왔고 무엇이 발생하고 있는지 우주의 퍼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감지한 FRB 13개 중 대부분은 특수한 특징을 지닌 곳에서 강력한 천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산란(입자선이 물체와 충돌하여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현상) 징후를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토론토대학의 체리 잉 박사는 “이는 초신성(폭발하는 별)의 잔재처럼 밀집한 덩어리나 은하 중심 블랙홀 근처에서 나온 것일도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이번에 감지한 새로운 FRB들은 전파 주파수가 비정상적으로 낮다. 이전에 감지한 대부분의 FRB는 약 1400㎒의 주파수를 갖고 있지만, 이들 FRB는 8000㎒보다 낮은 범위 안에 머물렀다. 러브 교수는 2017년 ‘천체물리학저널 레터’(ApJL·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하버드대 동료 마나스비 링햄 연구원과 함께 이런 FRB가 진보한 외계인의 행성 크기 장치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 장치가 우리와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기보다는 가벼운 돛 이른바 ‘라이트 세일’로 움직이는 거대 우주선을 추진하는 데 쓰인다는 것이다. 라이트 세일은 빛을 반사하는 것으로 이 경우에는 전파 빔으로 추력을 얻어 작동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러브 교수는 “인위적인 전파원은 고려해서 확인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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