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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성 판정 나왔는데 왜 격리?” 집에 ‘셀프 감금’ 택한 러 여성

    “음성 판정 나왔는데 왜 격리?” 집에 ‘셀프 감금’ 택한 러 여성

    지난달 중국을 다녀온 러시아 여성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자 격리 수용을 거부하고 병원을 탈출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스스로를 가뒀다. 이 여성은 관리들이 다시 병원으로 보내려고 아파트를 찾아오자 문을 열어주지 않고 맞서고 있다고 영국 BBC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화제의 여성은 지난 6일 음성 판정을 받은 알라 일리냐(32)로 2주 더 병원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는 말에 전자 잠금장치를 망가뜨린 뒤 달아났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대학에서 물리학 학위를 받았고 지난달 30일 하이난 섬에서 휴가를 보낸 뒤 귀국했으며 목에 통증이 심해 앰뷸런스를 불러 보트킨 감염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음성 판정이 나온 다음날 병원 측은 최대 잠복기가 2주라며 병원에 더 머물러야 한다고 했다. 일리냐는 “세 차례 검사 결과 모두 완전 내가 건강하다고 나왔는데 도대체 왜 격리돼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날 밤 전자 잠금장치를 부수고 병원을 탈출했는데 건물 내부의 출구를 자세히 안내한 지도 한 장까지 알뜰하게 챙겼다. 그녀는 아울러 병원을 벗어난 뒤 일주일 동안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국은 19일까지는 병원에 격리해야 한다며 법원 명령을 받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5일 중국에 머무르던 144명의 러시아인들을 전세기에 태워 철수시켜 시베리아 튜멘주의 한 수용시설에 격리해 2주 동안 생활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확인된 확진 환자는 두 명으로 모두 중국인들이며 완치 판정을 받고 병원을 떠났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캄캄한 실내·짝짝이 안경…영화관은 다 과학이었구나

    캄캄한 실내·짝짝이 안경…영화관은 다 과학이었구나

    # “이런 젠장, 기차가 우리 쪽으로 돌진하고 있잖아. 비키라고 얼른.” 1895년 12월 28일 오후 9시 프랑스 파리 그랑카페에는 사교계 남녀 33명이 뤼미에르 형제가 재미있는 볼거리를 공개한다고 해서 입장료 1프랑을 내고 앉아 있었다. 카페가 어두워지면서 갑자기 앞에서 말이 짐수레를 끌고 다가오고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관객들 중 일부는 열차와 짐수레가 실제로 돌진해 오는 것으로 착각해 놀라 카페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다. 이날 공개한 ‘시오타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라는 3분짜리 동영상은 가장 대중적 예술 ‘영화’의 시작이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4개 부문을 휩쓸어 이번 주는 말 그대로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역사적인 한 주로 기록됐다. 영화는 19세기 말 연극, 서커스, 동물원 이외에 새로운 오락거리를 원했던 대중들의 요구와 움직이는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과학자와 발명가들이 내놓은 다양한 장치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됐다.기계문명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영화는 뇌가 사물을 인지하는 원리를 가장 잘 활용한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망막은 사물을 한 장의 스틸 사진처럼 인식한다. 망막에서 받아들인 스틸 사진들을 동영상처럼 느끼도록 하는 것은 뇌의 잔상 효과 때문이다. 1740년 독일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요하네스 안드레아스 폰 제그너는 어둠 속에서 붉게 타는 석탄을 끈에 매달아 빠른 속도로 돌리면 연속된 빨간 원으로 보이며 이때 눈의 잔상 효과는 0.1초가량 지속된다는 사실을 측정했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 과학자 파트리스 달시도 잔상 효과의 지속 시간을 측정했는데 그는 0.143초라고 주장했다.실제로 뇌는 어두운 곳에서 밝은 화면이 일정한 속도로 빠르게 지나가면 연속적 움직임으로 인식한다. 영화가 시작될 때 상영관 안을 어둡게 하는 것도 잔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영화는 초당 24장의 사진이 빠르게 지나가도록 해 관객들의 뇌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들어 3D, 4D 등 다양한 입체영화들이 개봉되고 있다. 4D 영화는 3D 영상에 촉각이나 후각을 자극하는 기술을 덧입힌 것이니만큼 입체영화의 기본은 3D 영화다. 망막에 맺히는 2차원 평면 이미지를 뇌가 3차원 입체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원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3D 영화는 ‘양안(兩眼)시차’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사람의 두 눈은 6~6.5㎝가량 떨어져 있기 때문에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보는 이미지가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뇌에서는 이 둘을 합성해 인식하는 것이 양안시차다. 초창기 입체영화는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찍고, 관객들은 파란색과 빨간색 셀로판지를 붙인 적청(赤靑)안경을 쓰고 양쪽 눈이 다른 색의 영상을 보도록 함으로써 입체감을 느끼게 했다. 그렇지만 화질이 조악하고 입체 완성도도 떨어져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달로 사람의 두 눈 간격과 각도와 비슷하게 영상을 촬영하고 관객들은 왼쪽과 오른쪽 렌즈가 각각 수직과 수평인 빛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한 편광필터가 장착된 특수안경을 끼고 한층 세련된 입체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은 “영화는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기 가장 좋은 예술 영역”이라면서 “가까운 시일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기술이 영화에 접목되면 지금처럼 관객이 일방적으로 보는 형태가 아니라 관객과 배우가 직접 소통하고 영화 속에 들어가 직접 체험하며 즐기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속 16만㎞로 화성에 2배 빨리 간다”…英 기업, 이온엔진 초기 시험 성공

    “시속 16만㎞로 화성에 2배 빨리 간다”…英 기업, 이온엔진 초기 시험 성공

    영국의 한 기업이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현재 수준에서 절반으로 줄일 우주선 로켓엔진의 미니어처(축소형) 시제품을 제작해 연소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영국물리학협회(IOP)에서 발간하는 물리학잡지 ‘피직스월드'에 소개돼 이목을 끌고있다.‘펄서퓨전’(이하 펄서)이라는 이름의 이 민간기업은 현지 리얼리티 TV쇼 ‘메이드 인 첼시’에 출연해 유명해진 사업가 리처드 디낸이 설립해 이름을 알린 회사로, 소규모 핵융합 장치를 개발하는 기술기업인 것으로 전해졌다.펄서가 지난달 31일 공식 유튜브채널에 공유한 영상에 따르면, 이 기업은 이날 자사 기술진이 제작한 축소형 엔진 시제품을 약 2분30초간 가동해 폭 12인치의 노즐을 통해 추진제 기체인 아르곤을 최대 배기 속도인 시속 5만6000마일(약 9만123㎞/h)까지 연소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펄서 기술진은 해당 엔진을 최대 크기로 제작하면 기존 추진 방식을 쓰는 로켓으로 할 수 있는 최대 배기 속도인 시속 4만마일(약 6만4373㎞/h)의 두 배 이상인 시속 10만마일(약 16만934㎞/h)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업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리처드 디낸은 이날 영상에서 “이온 엔진은 가속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지만, 기존 로켓 엔진을 사용해 궤도권에 도달한 뒤 아르곤 플라스마(이온화 기체) 스러스터(반동 추진 엔진)로 전환하면 우주선이 화성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엔진은 아르곤 기체를 약 1600℃까지 가열해 자성화(magnetising)하는 방식으로 작동, 아르곤 입자가 이런 엄청난 속도로 뒤쪽으로 분사하게 한다. 하지만 이런 이온 엔진은 핵융합 엔진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이런 엔진이 핵융합에 의해 구동되는 추진 방식을 채택하려면 1억℃가 넘는 온도를 생성하고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디낸 CE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완벽하게 기능적인 풀사이즈 이온 엔진으로 우주 탐사에 즉시 적용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펄서에 따르면, 현재 기존 로켓 엔진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와 개발 등 시제품 엔진 제작에 50만 파운드(약 7억6400만원)를 투자했다. 최종 결과물은 그보다 10분의 1 저렴한 약 5만 파운드(약 7640만원)에 상업용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기존 로켓보다 최대 10배 더 효율적인 잠재력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펄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속 50만마일(약 80만4672㎞/h) 이상의 배기 속도를 제공하는 핵융합 엔진을 만들어 인류의 외계 탐사를 더욱더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두 번째 더 큰 시제품을 가지고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디낸 CEO는 “행성간 우주 여행을 위해서는 더욱더 강력한 플라스마 엔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실제로 행성간 여행의 길을 열 핵융합 엔진 개발에 전념한다”면서 “NASA(미국항공우주국)도 이 기술에 투자 중”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밤하늘 별이 안보이네…위성 5만개 지구를 덮는다

    [아하! 우주] 밤하늘 별이 안보이네…위성 5만개 지구를 덮는다

    지난해 5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 60기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을 쏘아올렸다. 전 세계에 사각지대가 없는 무료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원대한 ‘우주 인터넷망’ 계획의 일환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후 스페이스X 측은 3차례 더 로켓을 발사해 현재 총 240여개의 스타링크 위성이 우리 머리 위에 떠있다. 그러나 스타링크 계획을 모두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세계 천문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우주 인터넷망 구축에 지나치게 많은 위성이 군집을 이뤄 천체 관측에 장애를 주고 전파방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구촌 누구나 '밤하늘을 볼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스페이스X는 지구촌의 인터넷 사각지대를 모두 커버하는 원대한 우주 인터넷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총 1만 2000개의 위성을 띄울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통신회사 원웹 역시 스타링크와 같은 목적으로 인터넷 위성 34개를 하늘로 보냈다. 원웹은 2021년까지 총 648개 위성을 띄워 전세계에 무선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또한 IT 공룡인 아마존 역시 전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3000개 이상의 위성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2029년이면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무려 5만 7000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어 과장하면 하늘이 위성으로 가득찰 판이다. 이에 전세계 천문학계가 먼저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천문학자인 데이브 클레멘트는 "밤하늘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유물"이라면서 "스타링크와 같은 수많은 위성은 잠재적 위험 소행성이나 퀘이사 등 관측의 모든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토리노 천체물리학관측소의 로널드 드리믈도 “스타링크 위성 군집의 잠재적 위협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데 큰 도전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늘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영국 서섹스대학 천체물리학자 대런 배스킬은 “스타링크 위성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밝다”면서 낮은 궤도에서 너무 밝은 빛을 발산함으로써 대형시놉틱관측망원경(LSST) 등 천체 망원경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호주 플린더스대학 연구자 앨리스 고먼은 “스타링크 위성이 10.7~12.7GHz 밴드의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많은 학자가 전파 천문학 연구에 쓰는 주파수와 중첩된다”면서 “매일매일 주파수 대역을 놓고 싸움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천문학계의 우려에도 무료 혹은 값싼 인터넷망을 인류에게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하나 둘 씩 하늘을 차지할 위성은 늘어나고 있다. 곧 인류는 아름다운 별자리 대신 유명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가 연상되는 스타링크 기차를 보며 탄성을 지를 날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태양 닮은 별, 짝별 흡수하다 소멸 앞당겨…항성간 충돌 흔적 포착

    태양 닮은 별, 짝별 흡수하다 소멸 앞당겨…항성간 충돌 흔적 포착

    몇백 년 전 두 별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무지갯빛의 가스 구름이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알마’(ALMA)에 포착됐다. 5일(현지시간) 유럽남방천문대(ESO)에 따르면, 스웨덴·독일 등 국제연구진이 칠레 고원에 있는 알마 망원경 등으로 켄타우루스자리의 쌍성계 HD101584를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해 두 항성 간 대립의 결과로 보이는 특별한 가스 구름을 발견했다. 알마와 인근 지역의 또다른 망원경 ‘아펙스’(APEX)의 데이터는 해당 쌍성계에서 항성 하나가 너무 크게 팽창해 나머지 항성을 집어삼켰다는 것을 시사한다. 질량이 더 작은 짝별(쌍성에서 밝기가 주성(主星)보다 어두운 별)은 태양의 미래 모습인 적색거성으로 변한 주성을 향해 소용돌이치며 파고들었고 오히려 주별의 외층을 떨어져 나가게 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가스가 분출돼 알마 망원경에 포착된 가스 구름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스 분출은 이미 분출된 물질들 사이를 뚫고 나가면서 가스로 된 고리 및 밝고 푸르스름하거나 불그스름한 방울(blob)을 형성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때문에 주성은 결국 이른 시기에 핵만 남은 백색왜성이 돼 오히려 자신이 소멸하는 시기만 앞당겼다. 주성은 결국 천천히 식어가다가 더는 빛을 내지 못한 채 일생을 마감할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스웨덴 웁살라대학의 소피아 람스테트 연구원은 “현재 우리는 태양과 같은 많은 별의 공통된 소멸 과정을 설명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이 왜 또는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이번 쌍성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면서 “HD101584에 관한 상세한 이미지 덕분에 이전에 존재한 적색거성과 그 잔해와의 관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이런 연구는 별들이 소멸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밝히는 것 외에도 우리 태양이 적색거성이 됐다가 어떻게 소멸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태양은 앞으로 50억년 안에 적색거성이 되면 수성과 금성은 물론 지구까지도 위협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 천문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ESO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클래식 음악가 중 가장 혁신적인 사람 누군가 봤더니...

    클래식 음악가 중 가장 혁신적인 사람 누군가 봤더니...

    올해는 ‘영웅’ ‘전원’ ‘합창’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교향곡을 작곡한 악성 루트비히 반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때문에 클래식 음악계는 연초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베토벤이 단순히 유명한 작곡가가 아닌 다른 음악가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준 음악가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팀은 이론물리학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문화 및 예술 창작물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수치로 계산해 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데이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PJ 데이터 사이언스’에 실렸다. 지금까지 많은 분야들이 수량화, 계량화됐지만 창의성의 산물인 문화예술 분야는 수치적 평가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인공창의성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분야에서도 개략적인 수치적 평가지표를 만드는 것은 불가피한 문제였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개별 창작품들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적 반응을 측정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대규모 객관적 실험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작품을 빅데이터화했다. 우선 연구팀은 1700~1900년에 작곡된 서양 음악 악보로부터 동시에 연주되는 음정으로 만들어진 코드워드를 추출한 뒤 작품간 유사성을 파악할 수 있는 네트워크 과학기법을 적용했다. 유사도를 통해 작품들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각 작품들이 얼마나 혁신적이며 후대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평가했다.이 방법으로 연구팀은 18세기 바로크와 고전주의 대표적 음악가인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를 거쳐 고전-낭만 전환기인 1800~1820년 이후 베토벤이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음악가로 부상하고 그 영향을 받아 리스트, 쇼팽 등 낭만주의 음악가들이 등장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특히 베토벤은 사후 100년 이상 최고의 영향력을 유지한 음악가로 판명됐으며 후기 낭만주의 시대 음악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과거의 관습은 물론 자신의 이전 작품과도 끊임없이 차별화를 시도한 최고의 혁신적 음악가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박주용 카이스트 교수는 “문화예술 창작품의 창의성 평가라는 난제를 네트워크 과학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며 “코드워드를 활용한 네트워크 과학 알고리즘으로 음악은 물론 문학작품, 그림, 건축, 디자인 등 분야의 창의성 분석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신종 코로나’ 中 실제 감염자, 7만5000명 이상일 것”(연구)

    “’신종 코로나’ 中 실제 감염자, 7만5000명 이상일 것”(연구)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최초 발병지인 우한 내 감염자 수는 7만 50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렸다. 홍콩대학 연구진이 우한에서 다른 국가로 여행하는 사람들의 수와 우한의 인구, 국제 통계 및 감염 확진자 증가폭 등을 고려했을 때, 1월 25일 기준으로 우한 지역의 추정 확진자는 7만 5815명(신뢰구간 95%)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지역 전체에서 1월 25일 기준 확진자 수는 761명으로, 이번 연구결과의 1%에 불과하다. 중국 당국이 오늘(1일) 0시 기준으로 확진자 수보다도 7배 가까이 많다. 연구진은 생물학과 물리학 분야에서 쓰이는 ‘마코프 체인 몬테 카를로’(Markov chain Monte Carlo) 통계기법으로 감염자 숫자를 추정한 결과, 바이러스의 확진자 규모가 6.4일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또 감염자 한 명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계수는 2.68로 추정됐다. 이러한 예측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우한 지역의 확진자는 15만 1630명이라는 추정치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에 대한 공식 수치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7일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연구진 역시 바이러스 감염자의 수치가 실제 환자 규모보다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감염병 모델링 전문가들은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2만 5000명가량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잠복기에 있는 환자를 포함한 수치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하는 통계는 확진 환자에 국한된 것으로, 실제 환자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무증상 감염’과 관련한 갑론을박도 치열하다. 중국과 일본의 보건당국 관계자가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을 인정한 데 이어 미국 보건당국 관계자와 WHO 대변인도 무증상 감염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여전히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염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 존재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1만 1791명, 사망자는 259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안녕? 자연] “알래스카 빙하, 예상보다 100배 빨리 녹는 중”

    [안녕? 자연] “알래스카 빙하, 예상보다 100배 빨리 녹는 중”

    알래스카의 빙하가 예상보다 최대 100배 빨리 녹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다시 한번 나왔다. 이번에는 무인 선박을 이용한 직접적인 측정이어서 빙하가 점차 빠르게 녹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미국 러트거스대 뉴브런즈윅캠퍼스 등 연구진은 미 알래스카주(州) 주도인 주노 남쪽 해안에 있는 르콩트 빙하의 경계벽까지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사용한 ‘무인 카약’으로 최대 접근해 빙하의 해저 부분을 측정한 결과, 빙하가 녹는 속도(융빙률)가 기존 예측보다 100배 더 빠르다는 점을 확인했다.이는 지난해 7월까지 3년간 같은 연구진이 르콩트 빙하 근처에서 음파탐지 기술을 사용해 간접적으로 측정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당시에도 연구진은 빙하가 기존 예측 모델보다 최대 100배 빨리 녹고 있다고 분석했었다.빙하가 바다와 만나 얼음이 녹을 때 나오는 물인 융빙수의 흐름을 직접 분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바다와 맞닿은 조수 빙하(tidewater glacier)에서는 항상 얼음이 매우 빠르게 떨어져 나와 배를 타고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존에는 검증되지 않은 이론에 의존해 추정치를 구하고 빙하와 바다 사이의 상호 작용을 모델화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번 연구는 빙하의 해저 부분이 녹는 속도 및 해수면 상승과 그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차세대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물리해양학자 레베카 잭슨 교수(러트거스대)는 “우리는 무인 카약으로 융빙율에 관한 충격적인 신호를 감지했다”면서 “이 연구는 기존 예측에서는 과소평가됐던 융빙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는 이른바 융빙으로 부르는 빙하가 녹는 과정이 전 세계 해수면이 최소 2.7㎝ 상승하는데 관여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1961년 이후로 기후 변화 탓에 융빙율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다른 한 연구는 빙하에서 소실된 얼음의 총 질량은 기존 예측보다 훨씬 더 많다는 점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이런 발견에 근거해 오는 2100년까지 빙하가 미국은 물론 캐나다 서부, 유럽 중부 그리고 뉴질랜드 등 일부 산맥에서 거의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현재 남극이나 그린란드의 빙하를 제외한 나머지 빙하는 17만㎦의 물을 고체 상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하 유실이 해수면 상승의 25~30%를 차지한다고 추정한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학술지인 ‘지구물리학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최신호(2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피츠버그 상공서 시속 5만 3000㎞로 두 위성 스치듯 지나가

    피츠버그 상공서 시속 5만 3000㎞로 두 위성 스치듯 지나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900㎞ 상공에서 두 대의 인공위성이 스쳐 지나가 가까스로 충돌하지 않았다. 미군 우주사령부 대변인은 29일 오후 6시 39분(한국시간 30일 오전 8시 39분) 두 위성이“사고 없이 길이 어긋났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위성들의 이동 속도는 무려 시속 5만 3000㎞에 이르러 일부 전문가들은 두 위성의 거리가 12m가 될 수 있으며, 만약 충돌하면 많은 파편을 지상에 떨어뜨리고 궤도 안의 다른 물체들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계했다. 문제가 된 위성 하나는 1983년 발사된 적외선 천문 위성(Infrared Astronomical Satellite, IRAS)과 1967년 발사된 미국의 탐사용 GGSE4 위성이다. IRAS 위성에는 길이 18m의 기둥이 달려 안테나나 태양풍 돛 역할을 할 수 있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천문학자 조너선 맥도웰은 차 한 대와 쓰레기통 하나 크기라 15~30m 간격으로 스쳐 지나간다 해도 지상에서는 당연히 경보가 울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상에 추락하기 전 대기권에 들어와 완전히 타버리기 때문에 도시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파편 구름이 궤도에 남아 있다면 다른 위성들을 위협할 수 있는데 수십 년, 수백 년이 걸리기도 한다. 가장 최근의 위성 충돌 사고는 2009년 일어났는데 미국의 이리듐 우주선이 시베리아 상공에서 고장 난 러시아 위성을 들이받아 파편 잔해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저궤도를 도는 위성들은 25년이 넘으면 제거돼야 하는데 이들 위성은 모두 그 전에 발사된 것이라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번 충돌 모면은 우주 잔해를 깨끗이 치워야 하는 일의 중요성을 둘러싼 논란을 새롭게 지필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위성 숫자는 대략 2000개 정도이며 궤도 위를 떠도는 10㎝ 이상의 우주 쓰레기는 무려 2만 3000개 이상이나 된다. 걱정 많은 과학자 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1007개의 위성을 가동하고 있어 어떤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며 상업용 위성이 다수다. 지난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오는 2025년까지 매년 1100개의 새 위성이 발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하! 우주] 태양 속으로…인류 최초 태양 극지 관측 탐사선 발사한다

    [아하! 우주] 태양 속으로…인류 최초 태양 극지 관측 탐사선 발사한다

    인류는 아직까지 태양의 극지를 본 적이 없다. 왜냐면,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의 공전 궤도면이 태양 적도와 나란하기 때문이다. 이는 태양계 탄생과 직결된 문제로, 이런 이유로 인해 태양 극지는 인류에게 아직까지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 그런데 이번에 태양 극 궤도를 도는 탐사선이 곧 지구를 출발, 태양으로 향할 예정이다. 따라서 곧 우리는 태양의 극지방을 최초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태양의 신비를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2월 7일 태양으로 발사되는 '솔라 오비터'   이 역사적인 탐사에 오를 우주선은 유럽우주국(ESA)이 15억 달러를 투입하여 만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강력한 지원 아래 오는 2월 7일(현지시간) 밤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 V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우주에 올려지는 솔라 오비터의 무게는 1800㎏으로, 태양의 극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금성을 몇 번, 지구를 한 번 플라이바이하며 중력도움을 얻을 것이다.워싱턴 소재 해군연구소의 우주과학자 러셀 하워드는 “우리가 이제껏 봐온 모든 태양 이미지는 공전면인 황도면 내이거나 매우 가까운 지역에서 관측기기들이 잡은 것들"이라고 밝혔다. 솔라 오비터의 10가지 과학기기 중 하나인 태양광시야 카메라(HI)의 수석 연구원인 하워드는 “이제 우리는 솔라 오비터를 통해 위에서 태양을 내려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으로 7년 동안 극궤도를 도는 솔라 오비터의 유리한 시점은 태양에 관한 인류 지식의 빈 틈을 채우고 엄청난 과학적 결실을 얻어낼 것으로 과학자들은 크게 기대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에 있는 NASA 고다드 우주비행 센터의 프로젝트 과학자인 홀리 길버트는 “태양 극은 우리가 보다 정확하게 태양 모델링을 하는 데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우주 기상을 예측하려면 태양의 지구 자기장에 대한 정확한 모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NASA의 파커 태양탐사선과 합동작업하는 솔라 오비터  솔라 오비터는 NASA의 파커 태양탐사선(PSP)이 태양 미션을 띠고 발사된 지 꼭 18개월 만에 발사되는 셈인데, PSP는 현재까지 다른 어떤 우주선보다 태양에 훨씬 빠른 속도로 그리고 가까이 접근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7년 미션이 끝날 무렵 PSP는 태양 표면으로부터 약 616만㎞ 이내에 도달할 것이며, 태양 상대 속도는 시속 70만㎞를 찍을 것이다.솔라 오비터는 파커처럼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지는 않는다. 이 태양 궤도선의 편심 경로는 가장 가까이 접근하 때는 태양 표면으로부터 2400만㎞ 이내에 도달한다. 그러나 이 같이 먼 거리는 태양 관측에 오히려 유리한 점을 제공한다고 미션 팀 멤버들은 설명한다. 다시 말하면, 솔라 오비터와 파커는 태양 플라스마와 자기장을 관찰함에 있어 상호보완적으로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솔라 오비터는 PSP가 갖추지 못한 장비로 태양을 직접 관찰하며 촬영할 수도 있다.   PSP와 솔라 오비터는 과학자들이 태양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합동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두 팀원이 밝혔다. 태양풍으로 알려진 하전 입자의 흐름이 어떻게 엄청난 속도로 가속되는지, 그리고 태양의 내부 다이나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같은 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미션 팀원들은 솔라 오비터가 5월에 과학 측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탐사선의 미션 기간을 감안할 때, 협력은 적어도 2020년 중반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워싱턴에 있는 NASA 본부 과학 미션 이사회 태양분과 디렉터 니키 폭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마침내 태양 물리학을 공부할 때가 됐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손 안의 쉼, 나는 이 한 권만 있으면 충전된다

    손 안의 쉼, 나는 이 한 권만 있으면 충전된다

    설 연휴에 누군가는 고향에 가고, 누군가는 그간 떨어져 지낸 가족과 친지를 맞을 채비를 할 겁니다. 또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혹시 계획 안에 ‘책 한 권쯤’ 들어 있다면 여기를 보세요. 국립도서관장들이 읽어 볼만한 책을 추천해 줬습니다. 지난해 발행한 책 중에 놓쳤을지도 모를 책, 다시 읽어 봄직한 책을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친지나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면 이 책들을 참고하세요. 정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가족에게… 명절 갈등 대신 일상 속 차별·역사 돌아보기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책과 도서관에 대한 아름다운 헌사인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으로 설 연휴를 열어도 좋겠다. 1986년 4월 29일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이 불탔다. 이 화재로 책 40만권이 잿더미가 됐고, 70만권이 훼손됐다. 저자는 화재 당시 근무 중이던 사서들과 경비원,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방화 용의자의 숨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500쪽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32개 장으로 잘게 나눠 교차편집해 연휴 동안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명절이면 으레 가족 간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사회문제로 등장한다. 우리 사회엔 얼마나 많은 차별이 존재하는지, 다른 사회는 어떤 차별이 있는지 진단한 책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 창비)다.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고 구조적이며 은폐된, 그래서 우리가 무심히 동참하는 차별을 이야기한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차별을 누군가가 지적했을 때 변명하기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 자신을 들여다볼 수도 있겠다.소설 ‘해녀들의 섬’(리사 시 지음, 이미선 옮김, 북레시피)은 일제강점기부터 2008년까지 제주해녀 영숙과 미자, 그리고 주변인의 삶을 그렸다. 해방과 전쟁, 4·3사건, 군사독재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개인의 삶은 굴절되고 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참담한 비극과 슬픈 사연이 끝없이 펼쳐지지만, 근현대사의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헤쳐 나가는 해녀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숨비소리, 불탁 등 우리에게도 낯선 제주 고유 언어와 해녀들이 부르는 노동요 등 풍속에 대해 세밀히 묘사함으로써 치밀한 사전조사를 했음을 짐작하게 한다.혼설족에게… 초연결 사회 속 인간관계·희망 메시지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채널을 통해 수많은 타인과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회성이 고민입니다’(장대익 지음, 휴머니스트)는 인간 본성이 지닌 사회성을 과학자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실험하며 풀어간다. 자신을 ‘외로운 과학자’라고 한 저자는 강연에서 서로 고민을 나눈 결과를 6개의 장으로 구성해 인간관계에 대해 상담하듯 풀어낸다. 설 연휴는 올바른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때이기도 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지만, 혼자이기 싫은 이들,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설 연휴에 가볍게 읽을 과학책으로 ‘과학의 품격’(강양구 지음, 사이언스북스)을 권한다. 책은 다양한 과학기술 이야기를 실었는데, 과학 이론과 원리를 설명하는 전문서는 아니다. 과학기술 시대에 어떻게 사회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관한 ‘사회 속 과학’ 이야기다. 과학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 지식만으로는 어렵다. 예컨대 천체물리학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려면 물리학보다 철학이 더 필요하다. 인문학적으로 과학기술에 접근한다면 우리 삶은 다채롭고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한다.‘무엇이든 가능하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는 미국 작은 마을 앰개시에 사는 인물들을 단편소설로 그려낸 소설집이다. 가난, 불안정한 결혼 생활, 타인과의 관계 등 우리 삶 어딘가에 있는 아홉 가지 이야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운 교훈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제목이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절망적인 일을 겪은 이들이라면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리라 믿는다.친척들에게… 뉴스 근원의 오류·AI 시대 화두를 ●정기애 국립장애인도서관장디지털 세상은 생활양식과 사고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등장한 가짜뉴스와 인공지능이라는 화두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만들어진 진실’(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흐름출판)은 모든 사안이 여러 측면의 진실을 품고 있고 그중 어느 부분을 골라 이야기할지는 발언자의 마음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단어의 정의나 잘못 이해한 통계 숫자들이 제대로 된 맥락 없이 서로 꿰이다 보면 편집된 역사와 전혀 다른 허구의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디스토피아 같은 세상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날에도 가짜뉴스를 주장하는 친척이 있다면 팩트로 따지지 말고 침착하게 뉴스 근원의 오류를 설명하면서 화제를 돌려 보길 권한다.‘에이트’(이지성 지음, 차이정원)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인공지능 사회를 위한 선진국의 기업과 학교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가 미흡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똑똑해지더라도 그들이 학습할 충분한 데이터를 준비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빈 깡통일 뿐이다.넘쳐나는 디지털 정보의 홍수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 정보 격차를 더욱 벌려 놓는다. 청각장애가 시각장애보다 정보 습득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우리는 코다입니다’(이길보라·이현화·황지성 지음, 교양인)는 농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을 가리키는 ‘코다’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에 동의한다면 디지털 이면에 가려져 있는 그들의 아픔에 좀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가족들과 함께 설 연휴에 읽어봄 직하다.10대 조카에게… 음식·경제·환경 지식 선물을 ●조영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먹고 돌아서면 배고픈 십대들에게 먹는 일은 참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닌 ‘잘’ 먹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책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몸, 사회 그리고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 준다. ‘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정정희 지음, 맘에드림)은 패스트푸드의 등장으로 멀어진 밥과 국, 우리 음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음식 문화사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편안한 문장으로 이끌어 준다. 십대 조카에게 설 연휴 선물해 주기 딱 좋은 책이지 싶다.십대 조카에게 자신의 미술 지식을 자랑하고픈 이들이라면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태지원 지음, 자음과모음)을 권한다. 청소년들이 경제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림에 얽힌 경제적 의미를 설명한다. 예컨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희소성을, 결혼식 장면이 담긴 그림으로 기회비용을,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라는 그림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알려 준다. 널리 알려진 미술작품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면서 중요한 경제 개념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간다.소비는 환경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온전히 소비자만의 잘못일까. 당장 소비를 멈춘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약한 노동자를 이용하는 기업, 기업을 규제하고 환경을 지켜야 하는 국가,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나’가 서로 책임을 다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최원형 지음, 방상호 그림, 풀빛)는 환경과 생태의 관점에서 컵라면, 바나나, 아보카도, 생수병, 휴대전화 등 여덟 가지 소비 행동을 살펴본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어른’으로 보이고 싶다면 일독하길 권한다.
  • [유용하 기자의 멋진신세계] 쥬라기 최강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 새로운 종 발견

    [유용하 기자의 멋진신세계] 쥬라기 최강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 새로운 종 발견

    어린 아이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공룡을 좋아한다. 먼 과거에 지구상에서 사라져서 지금은 과학관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동물이어서 상상력을 자극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만화나 장난감들은 유독 공룡들이 많다. 실제로 아이들은 전문가들도 놀랄 정도로 다양한 공룡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기껏해야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정도를 이야기한다. 공룡에 관심이 없는 어른들도 알고 있는 최강의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는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이다. 영화 제목처럼 백악기 바로 전 시대였던 쥐라기 시대에 최강의 육식공룡은 알로사우루스이다. ‘이상한 도마뱀’이라는 뜻의 알로사우루스는 아프리카와 오세아니나,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40여개의 화석이 발견됐다. 초식공룡들에게는 최악의 육식공룡이었던 알로사우루스는 크기 8.5~12m, 몸무게는 약 2~2.5t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을 갖고 있었지만 매우 날렵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쥐라기 최고의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의 새로운 종이 미국 유타지역에서 발견돼 공룡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유타 자연사박물관, 유타대 지질학·지구물리학과, 국립 공룡화석기념공원 공동연구팀은 1990년대 초 유타주 북동쪽에 있는 국립 공룡화석기념공원에서 발굴한 표본이 알로사우르스 종(種) 중에서 지질학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것을 새로 밝혀내고 생물학 분야 오픈액세스 국제학술지인 ‘피어J’(PeerJ) 24일자에 발표했다. 이번에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종은 지금까지 잘 알려진 ‘알로사우루스 프라길리스’(Allosaurus fragilis)와는 전혀 다른 ‘알로사우루스 짐마드세니’(Allosaurus jimmadseni)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이번에는 붙여진 학명은 공룡 특히 알로사우루스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생물학자 제임스 H. 매드슨 주니어의 이름을 딴 것이다.알로사우루스는 다른 공룡들과 달리 유독 종들이 많은 공룡으로도 유명하다.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도 알로사우루스의 분류학적 구성에 대한 논의를 130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북아메리카 모리슨 지층에 최대 12종의 알로사우루스 화석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북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두 종의 알로사우루스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로사우루스는 쥐라기 말에 해당하는 1억 5500만~1억 515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짐마드세니는 프라길리스보다 최소 500만년 전에 나타났다. 짐마드세니는 프라길리스와 다른 신체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 우선 짐마드세니의 크기는 8~9m, 몸무게는 1.8t으로 기존에 알려진 알로사우루스보다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머리 위에서 눈을 거쳐 입까지 이어지는 부분에 작은 볏 같은 것을 갖고 있었으며 뇌가 있는 두개골 뒷부분이 작고 더 좁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두개골 폭이 좁다보니 눈도 가운데로 몰려 시력이나 시야가 프라길리스보다 좁았던 것으로도 추정됐다. 그렇지만 비교적 다리와 꼬리가 길어 더 빨리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었고 세 개의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긴 팔 덕분에 쥐라기 최고의 포식자였던 것으로도 연구팀은 보고 있다.마크 로웬 유타대 교수(공룡지질학)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고생물학자들이 북아메리카에는 알로사우루스가 한 종만 있었다던가 12종이 있었다는 주장을 뒤집는 것으로 북아메리카에는 두 종류의 알로사우루스가 존재했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로웬 교수는 “이번에 확인한 짐마드세니는 뒤에 나타난 사촌격인 프라길리스와 다른 사냥 습성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며 “쥐라기 시대 공룡들의 생태와 당시 환경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증거”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설날에는 이 책 어떠세요…국립도서관장들이 추천한 12권

    설날에는 이 책 어떠세요…국립도서관장들이 추천한 12권

    설 연휴에 누군가는 고향에 가고, 누군가는 그간 떨어져 지낸 가족과 친지를 맞을 채비를 할 겁니다. 또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혹시 계획 안에 ‘책 한 권쯤’ 들어 있다면 여기를 보세요. 국립도서관장들이 읽어 볼만한 책을 추천해 줬습니다. 지난해 발행한 책 중에 놓쳤을지도 모를 책, 다시 읽어 봄직한 책을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친지나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면 이 책들을 참고하세요.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책과 도서관에 대한 아름다운 헌사인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으로 설 연휴를 열어도 좋겠다. 1986년 4월 29일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이 불탔다. 이 화재로 책 40만권이 잿더미가 됐고, 70만권이 훼손됐다. 저자는 화재 당시 근무 중이던 사서들과 경비원,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방화 용의자의 숨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500쪽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32개 장으로 잘게 나눠 교차편집해 연휴 동안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명절이면 으레 가족 간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사회문제로 등장한다. 우리 사회엔 얼마나 많은 차별이 존재하는지, 다른 사회는 어떤 차별이 있는지 진단한 책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 창비)다.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고 구조적이며 은폐된, 그래서 우리가 무심히 동참하는 차별을 이야기한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차별을 누군가가 지적했을 때 변명하기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 자신을 들여다볼 수도 있겠다. 소설 ‘해녀들의 섬’(리사 시 지음, 이미선 옮김, 북레시피)은 일제강점기부터 2008년까지 제주해녀 영숙과 미자, 그리고 주변인의 삶을 그렸다. 해방과 전쟁, 4·3사건, 군사독재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개인의 삶은 굴절되고 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참담한 비극과 슬픈 사연이 끝없이 펼쳐지지만, 근현대사의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헤쳐 나가는 해녀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숨비소리, 불탁 등 우리에게도 낯선 제주 고유 언어와 해녀들이 부르는 노동요 등 풍속에 대해 세밀히 묘사함으로써 치밀한 사전조사를 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채널을 통해 수많은 타인과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회성이 고민입니다’(장대익 지음, 휴머니스트)는 인간 본성이 지닌 사회성을 과학자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실험하며 풀어간다. 자신을 ‘외로운 과학자’라고 한 저자는 강연에서 서로 고민을 나눈 결과를 6개의 장으로 구성해 인간관계에 대해 상담하듯 풀어낸다. 설 연휴는 올바른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때이기도 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지만, 혼자이기 싫은 이들,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설 연휴에 가볍게 읽을 과학책으로 ‘과학의 품격’(강양구 지음, 사이언스북스)을 권한다. 책은 다양한 과학기술 이야기를 실었는데, 과학 이론과 원리를 설명하는 전문서는 아니다. 과학기술 시대에 어떻게 사회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관한 ‘사회 속 과학’ 이야기다. 과학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 지식만으로는 어렵다. 예컨대 천체물리학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려면 물리학보다 철학이 더 필요하다. 인문학적으로 과학기술에 접근한다면 우리 삶은 다채롭고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이든 가능하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는 미국 작은 마을 앰개시에 사는 인물들을 단편소설로 그려낸 소설집이다. 가난, 불안정한 결혼생활, 타인과의 관계 등 우리 삶 어딘가에 있는 아홉가지 이야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운 교훈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제목이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낙담한 일을 겪은 이들이라면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리라 믿는다. ●정기애 국립장애인도서관장디지털 세상은 생활양식과 사고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등장한 가짜뉴스와 인공지능이라는 화두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만들어진 진실’(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흐름출판)은 모든 사안이 여러 측면의 진실을 품고 있고 그중 어느 부분을 골라 이야기할지는 발언자의 마음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단어의 정의나 잘못 이해한 통계 숫자들이 제대로 된 맥락 없이 서로 꿰이다 보면 편집된 역사와 전혀 다른 허구의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디스토피아 같은 세상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날에도 가짜뉴스를 주장하는 친척이 있다면, 팩트로 따지지 말고 침착하게 뉴스 근원의 오류를 설명하면서 화제를 돌려보길 권한다. ‘에이트’(이지성 지음, 차이정원)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인공지능 사회를 위한 선진국의 기업과 학교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가 미흡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똑똑해지더라도 그들이 학습할 충분한 데이터를 준비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빈 깡통일 뿐이다. 넘쳐나는 디지털 정보의 홍수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 정보격차를 더욱 벌려놓는다. 청각장애가 시각장애보다 정보습득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우리는 코다입니다’(이길보라·이현화·황지성 지음, 교양인)는 농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을 가리키는 ‘코다’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에 동의한다면 디지털 이면에 가려져 있는 그들의 아픔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가족들과 함께 설 연휴에 읽어봄직하다. ●조영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먹고 돌아서면 배고픈 십대들에게 먹는 일은 참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닌 ‘잘’ 먹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책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몸, 사회 그리고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정정희 지음, 맘에드림)은 패스트푸드의 등장으로 멀어진 밥과 국, 우리 음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음식 문화사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편안한 문장으로 이끌어준다. 십대 조카에게 설 연휴 선물해주기 딱 좋은 책이지 싶다. 십대 조카에게 자신의 미술 지식을 자랑하고픈 이들이라면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태지원 지음, 자음과모음)을 권한다. 청소년들이 경제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림에 얽힌 경제적 의미를 설명한다. 예컨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희소성을, 결혼식 장면이 담긴 그림으로 기회비용을,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라는 그림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알려 준다. 널리 알려진 미술작품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면서 중요한 경제 개념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간다. 소비는 환경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온전히 소비자만의 잘못일까. 당장 소비를 멈춘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약한 노동자를 이용한 기업, 기업을 규제하고 환경을 지켜야 하는 국가,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나’가 서로 책임을 다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최원형 지음, 방상호 그림, 풀빛)는 환경과 생태의 관점에서 컵라면, 바나나, 아보카도, 생수병, 휴대전화 등 여덟 가지 소비 행동을 살펴본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어른’으로 보이고 싶다면 일독하길 권한다. 정리=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와인잔, 어떻게 우아하게 돌릴 수 있을까

    [남순건의 과학의 눈] 와인잔, 어떻게 우아하게 돌릴 수 있을까

    와인은 다른 어떤 음료보다도 다양하다. 와인을 좀 안다는 사람은 온갖 품종에 대해 이야기하고 품종에 따라 다른 형태의 잔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와인 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와인을 적당히 따르고 그것을 잘 돌려서 향이 살아나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와인잔을 돌리는 것을 스월링이라고 하는데 마구 세게 흔들면 안 되고 우아하게 잘 흔들어야 한다. 와인에는 왜 이런 우아함이 필요한 것일까. 여기서 물리학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와인잔을 돌리는 것은 분명 물리학적인 현상인데 어떤 회전 속도로 돌려야 하는지, 그리고 잔의 형태에 따라 돌리는 속도를 달리해야 하는지 등이다. 즉 에티켓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물리학적 변수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향이 중요한 부르고뉴의 피노누아는 매우 넓은 잔에 따른다. 반면 소비뇽 블랑 같은 화이트와인은 보다 폭이 좁은 잔이 적합하다고 한다. 그럼 이렇게 다른 모습의 와인잔을 돌리는 속도도 달라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여러 가지 와인을 동시에 비교 시음할 때는 테이스팅 잔이라는 보다 작은 잔을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와인을 조금 따르고 세차게 흔드는 것을 보게 된다. 더 깊은 향을 찾아내려고 이렇게 하는 것일까. 다양한 현상들에서 공통적인 법칙을 찾으면 개별적인 것을 외울 필요 없이 하나의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물리학자들은 지난 수백년 동안의 성과를 통해 익히 잘 알고 있다. 대포를 쏠 때 날아가는 거리를 대포의 각도에 따라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외우는 대신 하나의 공식을 유도함으로써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경험적으로 큼직한 잔은 더 천천히 돌리게 되고 작은 잔에 담긴 것은 더 빨리 돌려야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시험관에 담긴 용액을 돌리기 위해서는 사람이 하기에는 벅찬 속도로 돌려야 하고 반면에 국사발을 시험관만큼 세차게 돌리면 다 넘치게 된다.이런 호기심과 관련해 2011년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의 연구진은 와인잔에 담긴 액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해 구체적인 공식을 발견했다. 최적의 스월링을 위한 회전속도는 와인잔의 지름과 상관이 있다는 것을 특정한 공식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좁은 잔은 더 빨리 회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식품공학 등에서 대규모로 용액을 섞어야 할 때도 곧바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거품이 있는 맥주잔을 돌리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2018년 프랑스에서는 놀랍게도 일정 양 이상의 거품이 덮여 있는 맥주잔에서는 조건이 갖춰지면 잔을 돌리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거품이 돈다는 것을 발견했다. 회전운동은 회전력을 주는 방향으로 일어나야 하는 것이 물리법칙인데 마치 물리법칙을 위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현상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사실 거품과 잔의 유리에 마찰이 있어 그 마찰력 때문에 거품이 반대로 도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유 거품이 덮여 있는 라떼에서도 재현할 수 있고, 알갱이가 떠 있는 액체에서도 조건이 맞으면 재현할 수 있다. 세상의 이치는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하다. 그리고 그것을 응용하는 것도 쉽게 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이치를 이해하면 세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그런데 보다 복잡하고 얽혀 있는 사회도 인간의 마음의 이치를 깨달으면 꿰뚫어 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 [아하! 우주] 굿바이! 스피처 우주망원경…16년 간 우주의 미지를 밝히다

    [아하! 우주] 굿바이! 스피처 우주망원경…16년 간 우주의 미지를 밝히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오는 30일 최종 관측을 마치고 자외선으로 미지의 우주를 스캔한 16년의 장대한 미션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처는 원래 2년 반 동안 작동하도록 설계되었으나, 계획된 임무를 완수한 뒤에도 지금까지 11년 넘게 관측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구를 뒤따라가듯 태양 궤도를 도는 스피처가 지구에서 점점 더 멀어지면서 통제가 어려워져 탐사 임무가 비정상적으로 종료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오는 30일 가동 스위치를 영구적으로 끔으로써 영면에 들게 된다. 스피처는 현재 지구-달 거리의 600배에 달하는 약 2억 5400만㎞ 거리에 있다.우주망원경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주창한 미국 천체물리학자 라이먼 스피처(1914~1997)의 이름을 딴 이 망원경은 이런 역경에도 지난 16년간 혁혁한 성과를 냈다. 스피처는 허블 우주 망원경과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어 NASA의 4대 관측소 중 하나로 2003년 8월에 발사되었다. NASA는 오는 22일 오후 1시(미국동부시간)에 스피처의 위대한 업적을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시청자들은 스페이스닷컴(Space.com)이나 NASA의 유튜브 페이지를 통해 직접 이벤트를 볼 수 있다. 스피처는 적외선으로 관측을 수행하는 망원경으로, 기기가 극저온을 유지해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극저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액체 헬륨을 이용해 기기를 냉각한다. 적외선 관측의 기능은 가시광선을 사용하는 망원경과는 달리 산란이 적은 적외선으로 우주 먼지를 뚫고 대상을 관측할 수 있다.따라서 스피처 망원경을 통해 과학자들은 별과 행성의 형성이 진행되고 있는 우주의 먼지가 많은 지역을 연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별이 죽어가는 과정과 거대한 블랙홀이 어떻게 다른 천체들을 먹어치우는지 대한 통찰을 제공했다. 16년 미션에서 스피처는 우주 곳곳에 숨어 있는 천체들의 장막을 거둬 토성 주변에서 새로운 고리를 발견했으며, 가장 멀리 있는 은하 중 하나를 찾아냈다. 지난 2017년에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트라피스트(TRAPPIST)-1’이 7개의 행성을 가진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NASA가 2021년에 발사할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스피처와 같은 파장의 빛을 관측하게 된다. 망원경 거울이 스피처의 7.5배에 달해 고해상도로 더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할 수 있게 됨으로써 스피처가 놓쳤던 부분에 대한 후속 관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수만㎞로 회전하는 초거성 베텔게우스의 섬뜩한 비밀

    [아하! 우주] 수만㎞로 회전하는 초거성 베텔게우스의 섬뜩한 비밀

    오리온자리의 적색거성 베텔게우스(Betelgeuse)가 섬뜩한 비밀을 지니고 있다는 새 연구가 발표되었다. 새 연구에 따르면, 베텔게우스는 원래 동반성을 거느린 별이었으며, 과거 어느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동반성이 주성에게 잡아먹힘으로써 현재 베텔게우스가 보이고 있는 여러 특성들을 만들어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에 따르면, 베텔게우스는 지름이 9억 6500만㎞로, 이는 화성 궤도보다 더 큰 초거성에 속한다. 지구에서 520광년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베텔게우스는 망원경으로 표면 특징을 포착할 수있는 몇 안 되는 별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배턴루지 소재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천문학자 마노스 차조풀로스는 베텔게우스의 표면을 면밀히 모니터링한 결과, 별의 회전 속도가 시속 1만7700~5만3000㎞라는 계산서를 뽑아냈다고 지난 6일 미국천문학회 235차 회의에서 발표했다.베텔게우스의 자전 속도가 이처럼 빠른 것은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데, 왜냐하면 거성이 노화하여 적색거성의 단계에 들어서면 몸피가 팽창하기 시작하고, 이에 따라 회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이다. 베텔게우스는 또한 도망성(runaway star)으로서, 은하수의 배경 별들에 비해 무려 시속 10만 8000㎞의 속도로 달아나고 있는 중이다.  베텔게우스가 이 같은 빠른 회전속도와 후퇴속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 유명 스타의 두 가지 조합에 대해 설명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차조풀로스는 이렇게 반문한다. “당신은 이 두 가지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겠습니까?”이 의문에 대한 힌트는 베텔게우스가 탄생한 오리온자리 OB1a 성협이라는 별의 밀집 지역에 숨어 있었다. 차조폴루스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그 지역의 많은 별들의 움직임을 조사한 결과, 수백만 년 전 별들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인해 베텔게우스가 고속으로 튕겨져나갔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또한 베텔게우스는 자기보다 작은 동반별을 가지고 있었는데, 별이 노화되는 과정에 몸피가 팽창함에 따라 동반별을 잡아먹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베텔게우스의 외층이 ‘스틱으로 커피를 휘젓는 것과 같이’ 뒤섞였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차조풀루스와 동료 연구원들은 이 같은 아이디어를 통합해 정교한 별 진화 컴퓨터 모델을 구축했다. 이제껏 관측된 베텔게우스의 특징에 가장 적합한 결과는 쌍성 중 큰 별 하나가 태양 질량의 16배, 작은 쪽은 태양 질량의 4배인 별이라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연구원들은 그들의 연구를 천체 물리학 저널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베텔게우스가 최근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져왔다. 지난 10월 이후 베텔게우스가 50년 관측 이래 가장 침침한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초신성 폭발의 전조일 수 있다는 주장이 일부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차조폴루스의 연구가 베텔게우스의 탄생에 관한 거라면, 베텔게우스의 초신성 폭발의 그 임종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하나의 별에 대해 탄생과 임종이 동시에 조명되는 희귀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인데, 어쨌든 베텔게우스가 초신성폭발을 한다면 지구에는 2주간 밤이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초신성폭발이란 우주의 최대 드라마로, 한 은하가 내놓는 빛보다 더 많은 빛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낮에는 태양이, 밤에는 베텔게우스가 지구를 환히 비춰주는 신기한 현상을 보게 될 것이다. 어쩌면 현장에서는 이미 폭발했을 수도 있다. 최근에 폭발했다면 지구행성인들은 520년 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행성도 시한부 인생?…300만년 후 사라질 WASP-12b

    [아하! 우주] 행성도 시한부 인생?…300만년 후 사라질 WASP-12b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수천 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2008년 발견된 'WASP-12b'는 뜨거운 목성형 가스 행성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이 알려져 있다. WASP-12b와 모항성과의 거리는 343만㎞ 정도로 공전 주기도 26시간에 불과하다. 따라서 표면 온도는 섭씨 2,600도에 달한다. WASP-12b는 모항성에 너무 가까워서 뜨거워진 뜨거운 목성형 행성의 대표적인 사례다. 후속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목성 질량의 1.4배 정도 되는 가스 행성임에도 불구하고 목성과 달리 매우 어둡다는 것이다. 이는 표면에 풍부한 탄소 때문으로 산소보다 탄소가 훨씬 풍부한 것으로 밝혀진 첫 번째 외계 행성이기도 하다. 이 행성의 알베도(Albedo·행성 등 천체 빛의 반사율)는 0.064로 들어온 빛의 6.4%만을 반사해 아스팔트처럼 어두운 표면을 갖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천체 물리학자들은 WASP-12b의 불안한 미래를 예측했다. 연구팀은 이 행성이 모항성과의 중력과 조석 작용에 의한 마찰력으로 점점 가까워져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짧은 시간인 300만 년 이내에 파괴될 것으로 예측했다. 행성이 모항성의 중력에 의해 파괴되는 로슈 한계(Roche limit)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행성에 작용하는 별의 중력은 당연히 가까운 쪽이 더 크고 멀어질수록 작아진다. WASP-12b는 지구와 달처럼 행성의 한쪽 면만 별을 향한다. 별에 가까운 부분에 작용하는 중력과 반대쪽에 작용하는 중력의 차이가 점점 커지면 결국 행성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된다. 이 힘이 너무 커지면 행성이 산산조각이 나는데, 그 거리가 바로 로슈 한계다. 파괴된 행성의 잔해는 고리 모양으로 별 주변에 존재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진다. 이런 식으로 행성 혹은 위성이 파괴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비록 태양계에는 가까운 미래에 파괴될 행성은 없지만, 앞으로 파괴될 위성은 존재한다. 화성의 위성 포보스의 경우 3000~5000만 년 후에는 결국 파괴되어 고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성의 고리 역시 과거 파괴된 위성의 잔해 중 일부라는 가설이 있다. 생자필멸의 법칙은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모항성에서 안전하게 멀리 떨어진 행성이라도 별의 수명이 다해 적색거성이 되어 부풀어 오르는 과정에서 모항성으로 흡수되거나 혹은 본래 궤도에서 밀려나서 떠돌이 행성이 될 수 있다. 우리 지구도 예외는 아니지만, 다행히 300만 년 후가 아닌 50억 년 후의 미래의 일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운석에서 태양계 이전 70억년 된 우주먼지 확인, 지상 最古의 물체”

    “운석에서 태양계 이전 70억년 된 우주먼지 확인, 지상 最古의 물체”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에서 태양계가 만들어지기 전인 약 70억~50억년 전의 우주먼지(宇宙塵·stardust)가 확인됐다. 태양은 46억년 전에, 지구는 45억년 전에 탄생했다. 따라서 이 운석은 지구에서 발견된 고체 물질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 필드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시카고대학 지구물리학 부교수이자 이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필립 헥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태양이 형성되기 이전의 우주먼지로 만들어진 운석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운석은 1969년 9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머치슨 근처에 떨어졌는데 시카고 대학 연구팀은 이 운석에서 태양계 형성 이전의 알갱이를 추출했다. 연구팀은 건초더미를 태워 바늘을 찾는 것처럼 운석을 산(酸)에 녹여 불순물을 없애고 태양 이전의 알갱이를 확보했다. 태양 이전의 알갱이는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 중 약 5%만 갖고있을 정도로 드물며, 큰 것 수백개를 뭉쳐놓아도 마침표 하나 크기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태양계 이전 상황을 담고 있어 ‘타임캡슐’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태양계 형성 이전 알갱이가 우주를 돌아다니는 고에너지 입자인 우주선(線)에 노출된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어떤 형태의 별에서 떨어져 나오고,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파악했다. 일부 우주선은 우주 알갱이의 광물과 상호작용해 새로운 원소를 형성하는데 우주선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더 많은 원소를 만들어내는 점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를 폭풍우 속에 내놓은 양동이에 비유했다. 비가 계속 내리는 것을 가정할 때 양동이 안에 모이는 물은 빗속에 얼마나 노출돼 있었는지를 말해주듯 알갱이 안에 있는 우주선이 만든 원소를 측정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헥 박사는 영국 BBC 인터뷰릍 통해 머치슨 운석의 알갱이 가운데 60%가 49억~46억년 전에 형성됐으며, 10%는 55억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나머지는 더 오래 전이거나 더 가까운 오래 전인 것을 밝혀냈다. 지금까지는 55억년 전 알갱이가 가장 오래 된 것이었다. 특히 태양 이전 우주 알갱이는 별이 생을 다하고 폭발할 때 형성된 것이어서 이전 별의 역사에 대해서도 얘기해 줄 수 있는데, 약 70억년 전(또는 75억년 전) 일종의 ‘우주 베이비붐’처럼 새 별이 폭발하듯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은하 내 별의 생성이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는 등 부침이 있다는 주장과 일정한 비율로 꾸준하게 만들어진다는 반론 가운데 앞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연구팀은 또 우주선이 알갱이 내 광물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분석하면서 태양 이전 알갱이들이 그래놀라처럼 덩어리가 져 우주를 떠다닌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누구도 이런 규모의 덩어리가 떠다닐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헥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우주먼지의 생애를 직접 측정할 수 있었다”면서 “우주먼지는 지구에 도달한 가장 오래된 물질이며, 이를 통해 이전의 어미별이나 우리 몸 속 탄소의 기원, 우리가 숨 쉬는 산소 등에 관해 알 수 있으며, 태양 형성 이전으로 추적해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필리핀 ‘화산 번개’ 포착…잿빛 하늘 향해 번쩍이는 삼지창

    필리핀 ‘화산 번개’ 포착…잿빛 하늘 향해 번쩍이는 삼지창

    지난 12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탈(Taal) 화산이 폭발한 가운데, ‘화산 번개’의 모습이 포착됐다. AP통신은 이날 화산재 구름 사이로 번쩍이는 화산 번개가 관측됐다고 전했다. 화산재 구름 속에서 형성된 화산 번개는 잿빛으로 변한 하늘을 가로지르며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화산 번개’(Volcanic lightning)는 2015년 폭발한 칠레 칼부코 화산, 2018년 폭발한 일본 산모에다케 화산과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산에서도 목격됐다. 특히 2103년 일본 가고시마 화산 폭발 당시 흘러내리는 용암 위로 번쩍이던 번개는 지옥을 연상시켰다.폭발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이 불가사의한 현상은 최근 들어서야 정확한 원인이 규명됐다. 2016년 독일 뮌헨대학교 연구진은 미국지구물리학회 ‘지구물리학연구지’를 통해 화산 번개가 재구름 중심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화산이 폭발하면 땅속에 고여있던 마그마가 붉은색 액체 상태로 흘러나오는 용암은 물론 고체 상태의 화산탄과 기체 상태의 화산가스 등이 분출된다. 이 중 화산 번개의 원인이 되는 것은 바로 화산재다. 용암과 함께 분출되는 화산재가 공중에서 서로 마찰을 일으키면서 정전기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번개가 만들어지는 원리다.일반적인 뇌우가 지면을 향해 수직으로 떨어진다면, 화산 번개는 기울어진 각도로 떨어지거나 심지어 위쪽으로 치솟기도 하는 차이가 있다. 필리핀 탈 화산 폭발 순간에도 하늘을 향해 삼지창 형태로 뻗는 화산 번개와 기역 형태의 화산 번개가 발생했다. 한편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는 며칠 사이 탈 화산에서 위험한 수준의 폭발이 더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경보 단계를 5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시켰다.필리핀 당국도 폭발 직후 화산섬 진입을 차단하고 반경 14㎞ 이내에 대피령을 내렸으며, 지금까지 최소 6천여 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피난길에 올랐다. 저 멀리 마닐라 케손시는 날아온 화산재로 시커멓게 변한 도심을 치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필리핀 탈 화산은 1911년 폭발로 1300명, 1965년 폭발로 2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례가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월드피플+] NASA서 방학 인턴한 美 고등학생, 새 행성 발견

    [월드피플+] NASA서 방학 인턴한 美 고등학생, 새 행성 발견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여름 인턴을 했던 고등학생이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는데 큰 공을 세워 현지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ABC, CBS뉴스 등 현지언론은 'TOI 1338 b'라 명명된 새 행성을 발견한 고등학생 울프 쿠키어(17)의 사연을 전했다. 뉴욕에 위치한 스카스 데일 고등학교 학생인 울프는 지난해 여름방학 중 메릴랜드 주에 위치한 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인턴십을 가졌다. NASA의 실력있는 연구원들과 우주를 탐사하는 흔치않은 기회를 얻은 것. 울프에게 떨어진 업무는 TESS를 통해 얻어진 별 밝기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 TESS는(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는 NASA가 운영 중인 우주망원경으로 지금까지 큰 업적을 남긴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후임이다. 케플러보다 관측범위가 400배는 더 넓는 TESS는 행성이 별(항성) 앞으로 지날 때 별의 밝기가 약간 감소하는 식현상(transit)을 이용해 행성의 존재 유무를 확인한다.인턴 당시 울프는 TOI 1338이라 불리는 쌍성계에서 미묘한 빛의 변화를 찾아냈고 이를 NASA 연구원들에게 보고한 후 함께 연구에 들어갔다. 그리고 울프가 발견한 것이 실제로 새로운 행성으로 확인돼 최근 하와이에서 열린 미 천문학 학회에서 논문으로 발표됐다. 지구에서 약 13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TOI 1338는 두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진 쌍성계다. 이 두개의 항성을 돌고있는 행성이 바로 TOI 1338 b로,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타투인'의 현실판인 셈이다. 지구보다 6.9배 정도 큰 TOI 1338 b는 각각 지구 시간으로 93, 95일 동안 두 항성을 돈다. NASA에 따르면 TOI 1338과 같은 쌍성계는 우주에 많지만 실제로 찾는 것은 어렵고 특히 이곳에서 식현상을 통해 행성을 찾는 것은 더욱 어렵다.     울프는 "발견한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지만 데이터가 진실임을 말하고 있었다"면서 "내부적으로 여러차례 논쟁이 벌어졌지만 결국 인턴십이 끝날 무렵 행성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NASA의 인턴십은 나에게 큰 기회였으며 앞으로도 그곳의 멘토들에게 큰 도움을 받고싶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울프는 대학에서 천체물리학을 전공할 계획으로 이미 프린스턴 대학의 입학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진학 결정은 하지 않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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