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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돌아온 반도체 석학 “중국은 과학자 영웅 대접…인재 컨트롤타워 필요”

    中서 돌아온 반도체 석학 “중국은 과학자 영웅 대접…인재 컨트롤타워 필요”

    전 세계가 이공계 인재영입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한국 이공계 석학들이 귀국을 선택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에 부임한 이우근 교수가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석사 학위와 일리노이주립대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IBM 왓슨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2006년부터 칭화대 교수로 재직한 반도체 분야 전문가다. 이 교수는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스템 반도체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글로벌화되고 실용적인 선진 교육을 구상하며 새 과목 개설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6년 처음 중국 대학에 부임한 계기는 “커져가는 중국에서 짧은 기간이라도 경력을 쌓고 싶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후 더 발전하는 중국과 높아져 가는 칭화대의 위상을 보면서 정교수까지 하기로 목표를 바꿨고, 부임 6년 후 정교수가 됐다. 칭화대의 우수한 학생들과 연구 환경에도 만족했고 장기적으로 중국 전문가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래 몸담게 됐다.” -중국 반도체 기술 수준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나 “반도체에서는 HBM을 포함한 D램 분야 외에서는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설계자동화(EDA)는 이미 앞서 있다. 한국보다 20배 이상 많은 회로설계전문 팹리스 회사들은 향후 피지컬 인공지능(AI) 관련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기초체력을 굳건히 다지는 기반이 되고 있다. 머지않아 차세대 5G/6G 통신,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의 AI와 융합 기술력에서 우리보다 앞서갈 잠재력도 있다. ” -빠른 발전은 인재 영입의 효과인가. “반도체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인재를 영입해왔다. 인재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오래전부터 진행됐다. 천인계획, 만인계획 뿐만 아니라 치밍계획, 횃불계획 등 다양하다. 특히 칭화대는 천지닝 총장 시절에 중국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테뉴어(종신 교수직) 시스템을 도입해 ‘철밥통’ 교수 사회에 개혁을 가져왔다. 해외에서 돌아온 젊은 교수들이 맹활약할 수 있게 촉진제 역할도 했다.” -중국의 ‘파격 대우’는 어느 수준인가 “‘파격 대우’를 받는 과학기술자는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석학들이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양전닝 교수의 경우 칭화대 내에 이름이 새겨진 저택이 따로 있을 정도다. 튜링상(컴퓨터 과학계의 노벨상)을 받은 야오치즈는 그의 이름을 딴 야오반을 만들어 엘리트 컴퓨터 과학자 양성에 막대한 지원과 권한을 부여했다.”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이라는 말도 나온다. “공감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도 공대보다 의대·법대가 더 선호된다는 점에서 선진국이 된 한국도 안정적으로 높은 수입을 보장하는 의대를 선호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단 미국은 공대를 나와도 막대한 부를 창출할 기회가 많고 연구 환경도 자유롭고 도전적이다. 중국은 의사에 대한 대우가 한국보다 비교적 낮고 제조 선진국을 추구하는 국가 정책과 부응해 공대 인기가 높다. 딥시크에서 보듯 큰 업적을 이룬 창업자는 국가 영웅이 될 수도 있는 곳이 중국이다.” -과학자에 대한 중국의 인식이 다른 것 같다. “과학이 발전해야 국가가 발전한다는 과학흥국 의식을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받는다. 문과 출신 정치인도 과학인에 대한 존경심은 한결같다. 우리나라는 정부 행사에서 과학기술인 단체가 의전에서 경제, 법조인 단체보다 뒤로 밀릴 때가 많은데 중국에서는 보기 힘든 경우다.” -한국이 인재를 키우려면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하나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창업 부분이다. 창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는 정보통신(IT)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데이터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데이터 보호법이 너무 강해서 관련 창업의 문턱을 높게 하고 있다. 외국인 전문가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의 설립도 생각해볼 만한 정책이다. 중국의 경우 외국인전문가국이라는 정부 기관이 외국 국적의 고급 인력을 관리 및 지원을 위해서 국가급, 각 도시급으로 설립되어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신생학과인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에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귀국을 결심했다. 한국에서 시스템 반도체 발전, 특히 팹리스 창업 생태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향후 한중 교류에도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한국 귀환한 ‘양자 석학’…“투자 늘리고 자율성 주면 인재는 온다”

    한국 귀환한 ‘양자 석학’…“투자 늘리고 자율성 주면 인재는 온다”

    “한국도 최근 양자 분야에 대해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돌아온 이유입니다.” 지난해 12월 29일부터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 트랩이온 양자과학연구단 초대 단장직을 맡은 김기환 단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귀국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미국 메릴랜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친 뒤 2011년부터 칭화대 물리학과 교수로 일한 김 단장은 양자 컴퓨터 등 다양한 양자 플랫폼 개발을 선도해 온 세계적인 연구자다. 김 단장은 “중국 과학기술 발전의 바탕에는 연구에 대한 지원과 자율성 보장이 있다”며 “한국도 과학자에 대한 대우와 인식이 나아지면 들어올 인재가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1년 칭화대 물리학과로 간 계기는 “유럽과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한 뒤 대학에서 일할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칭화대가 유일한 기회였다. 칭화대에서 양자 정보학 분야 연구센터를 만들면서 교수 자리가 생겼다.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인재가 중국으로 유입되던 시기였다.” -중국의 연구 환경이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투자를 많이 한다. 분야 상관없이 기초부터 응용과학까지 연구 잘하는 학자들을 영입한다. 미국과 유럽에서 검증된 젊은 학자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커뮤니티도 탄탄해졌다. 미국에선 연구 지원을 위한 초기정착금이 100만달러(약 14억원) 선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중국도 이 이상 지원한다. 장비를 구매하든 연구 인력을 고용하든 간섭이 거의 없다. 중국은 이공계를 중시하는 분위기 덕분에 훌륭한 학생도 대학에 많이 온다.” -투자가 빠른 성과로 이어졌다고 보나 “최상위 논문으로 평가하는 ‘네이처 인덱스’ 순위에서 중국이 지난해 미국을 처음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주요 대학에서 활발한 연구자들이 좋은 기반을 갖고 연구하기 때문에 나온 성과라고 본다. 경제가 좋지 않아도 국가를 위해 과학에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안정적인 지위를 두고 한국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일단 좋은 연구 환경과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전에는 한국에서 내 전공에 대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최근에 관심과 투자가 많아졌다. ‘양자 붐’이 오면서 내 분야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다. IBS에서 장기적으로 계획 중인 연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좋은 환경에서 시작한 연구들이 바람직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또 독일의 ‘막스플랑크’ 모델처럼 주변 대학들과 교류하면서 교육과 연구가 함께 이뤄질 필요도 있다. 연구뿐 아니라 학생 지도까지 연결된다면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 쓰쿠바시 전체가 기초과학 요람… 연구 외엔 잡일이 없다[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쓰쿠바시 전체가 기초과학 요람… 연구 외엔 잡일이 없다[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민관 연구시설 180곳 모여 있어인프라 공유… 산학연 교류 활발석박사 과정 꾸준한 유입 있지만점점 단기 성과 요구에 부담도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약 50㎞를 달려 ‘일본 과학의 중심’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닿았다. 역을 나서니 걸어서 10~15분 거리 안에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국립재료연구소(NIMS),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북쪽의 쓰쿠바대학까지 도시 전체가 하나의 ‘연구 캠퍼스’로 보였다. 쓰쿠바시에는 대학과 국립연구기관 소속 연구시설 29개가 집적돼 있다. 민간 연구소 등 연구 관련 기관은 총 150여곳에 달한다. 약 26만명의 시민 중에 연구 관련 근로자가 2만 3000여명으로 10명 중 한 명꼴로 과학기술계에 종사한다. 1970년대 조성된 쓰쿠바시는 일본에서 도쿄 23구를 제외하고 인구 증가율 1위다. 이곳에서 들여다본 일본 기초과학은 사회적 관심 속에 제도·기관·산업이 맞물려 중장기 투자로 인재를 키워내는 구조였다. 쓰쿠바대에서 만난 소립자 물리이론 연구자 아사노 유마(40) 조교수는 “기초과학은 당장 돈을 벌지 못한다는 인식도 강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없어지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쓰쿠바는 다른 대학에 비해 연구 외 업무 부담, 즉 잡일이 상대적으로 적어 연구 흐름을 끊지 않고 이어가기 쉽다”고 말했다. 쓰쿠바대에서 플라스마·핵융합 연구를 하는 요시카와 마사노 준교수(부교수)도 “쓰쿠바에는 실험을 준비하고 장비를 제작·조정할 공간과 시설이 충분하다”며 “쓰쿠바대는 여러 국립 연구기관과 가까운 곳에 만들어진 대학이라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NIMS 관계자도 “쓰쿠바의 강점은 개별 연구 인프라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형 연구 시설을 연계해 ‘면(面)’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기술 인력이 상시 배치돼 있어 연구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계대학원’ 제도 역시 쓰쿠바의 강점이다. 국립 연구기관 연구자가 대학원생을 지도하고 대학 강의도 맡는다. 인적 교류 활성화 효과와 함께 연구원들의 수입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행정업무가 적은 연구 집중 구조, 대형 연구 인프라 집적, 대학과 국립연구기관의 협업 등으로 쓰쿠바시는 인재가 선순환된다. 아사노 조교수는 “기초과학 전공을 택하는 학생 비율은 줄고 있지만 쓰쿠바대의 경우 석·박사 과정 지원자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바의 과학자들은 기초과학이 발전하려면 정부가 ‘통섭 연구 환경 조성’,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는 투자’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쓰쿠바는 도시 차원에서 축적한 협업 구조에 더해 지방자치단체가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이 서로 만날 기회를 만든다. 현과 시를 포함해 75개 기관이 참여해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쓰쿠바 연구학원도시 교류협의회’가 대표적이다. 연구자들은 이를 ‘느슨하지만 끊기지 않는 네트워크’라고 했다. 쓰쿠바시 과학기술전략과 관계자는 “행정(기관)은 앞에서 방향을 정하는 조직이 아니라, 각 기관이 느슨하게 연결된 상태에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쓰쿠바 연구단지에서 그간 4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쓰쿠바대 전신인 도쿄교육대 교수였던 도모나가 신이치로가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에사키 레오나 쓰쿠바대 전 총장이 1973년 물리학상을, 시라카와 히데키 쓰쿠바대 명예교수가 2000년 화학상을, 고에너지가속기연구소의 고바야시 마코토 박사가 2008년 물리학상을 받았다. 다만, 기초과학의 미래를 둘러싼 우려는 일본에서도 적지 않다. 연구비가 단기 성과나 유행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배분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진다는 것이다. 요시카와 준교수는 “예산과 인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매년 가시적인 성과를 요구받는 부담은 작지 않다”며 “기초과학과 인재 양성에는 결국 시간과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우주를 떠도는 행성의 질량과 거리 측정 성공했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주를 떠도는 행성의 질량과 거리 측정 성공했다 [달콤한 사이언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은 5000개가 넘는다. 대부분 태양 같은 항성(별) 주위를 도는 행성들로, 별 없이 도는 ‘나 홀로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발견하더라도 떠돌이 행성이 지구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고, 얼마나 무거운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한국, 폴란드, 이스라엘, 영국, 스위스, 스웨덴, 독일, 미국, 뉴질랜드 10개국 과학자들이 모인 국제 공동 연구팀이 지상과 우주에서 동시 관측을 통해 최근 발견한 떠돌이 행성의 질량과 지구로부터 거리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중국 베이징대, 베이징 국립 천문 관측소, 저장대 고등 물리학 연구소, 천문학 연구소, 칭화대, 서호대, 한국 천문연구원, 충북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폴란드 바르샤바대,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대, 워윅대, 빌라노바대, 스위스 제네바대, 스웨덴 룬드대, 독일 막스 플랑크 천문학 연구소,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 뉴질랜드 캔터베리대 소속 물리학자, 천문학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1월 1일 자에 실렸다. 행성은 보통 하나 이상의 별 주변을 돌고 있지만, 일부 행성은 은하계를 홀로 떠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떠돌이 행성이나 나 홀로 행성이라고 불리는 이 천체들은 주변에 별을 발견할 수 없다. 스스로 빛을 거의 내지 않아 미세중력렌즈라는 효과를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근거한 현상인 미세중력렌즈는 관측자와 멀리 떨어진 별 사이로 행성 같은 천체가 지나갈 때, 천체의 중력이 렌즈 역할을 해 뒤쪽 별의 빛을 휘게 하고 일시적으로 밝게 증폭시키는 현상이다. 문제는 미세중력렌즈 현상은 행성까지 거리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질량도 측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짧은 찰나의 순간에 나타나는 미세중력렌즈 현상을 통해 새로운 떠돌이 행성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전 발견들과는 달리 여러 지상 관측소와 가이아 우주망원경을 활용해 지구와 우주에서 떠돌이 행성을 동시에 관측함으로써 거리와 질량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서로 멀리 떨어진 두 관측 지점에 빛이 도달하는 시간의 아주 미세한 차이를 통해 ‘미세중력렌즈 시차’를 측정했다. 이들은 이를 ‘유한 광원 점 렌즈 모델링’과 결합하여 행성의 질량과 위치를 밝혀냈다. 유한 광원 점 렌즈 모델링은 배경에 있는 별이 단순한 점이 아니라 크기를 가진 면적체라고 가정하고, 렌즈 역할을 하는 천체를 점으로 간주하여 분석하는 수학적 방식으로 렌즈 전체의 질량 등을 정밀하게 산출한다. 이번에 발견된 떠돌이 행성은 목성 질량의 약 22% 수준이며, 우리 은하 중심부에서 약 3000파섹 떨어진 곳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행성의 질량이 토성과 비슷하기 때문에 작은 별이나 갈색 왜성처럼 홀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어느 행성계 내부에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 질량이 작은 나 홀로 행성들은 별 주변에서 태어났으나, 인접한 행성과의 상호작용이나 불안정한 동반성의 영향과 같은 중력적 격변을 겪으며 궤도 밖으로 쫓겨났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2026년 새해 처음 발표된 사이언스 논문에 대해 가빈 콜먼 영국 런던 퀸 메리대 물리·화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행성들이 어떤 다양하고 역동적인 경로를 통해 성간 공간에서 움직이는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콜먼 교수는 “현재까지 발견된 떠돌이 행성은 불과 몇 개에 불과하지만, 2027년 발사 예정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로 탐지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 망원경은 ‘미세중력렌즈’를 활용하며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100배 넓은 시야를 갖고 은하계에 숨어 있는 수천 개의 떠돌이 행성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뿐인데”…‘스타트업 창업’ 성공한 中남성 ‘화제’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뿐인데”…‘스타트업 창업’ 성공한 中남성 ‘화제’

    중국의 한 남성이 온몸이 마비된 상태에서 손가락 하나와 발가락 하나만으로 스마트팜 시스템을 개발하고 스타트업까지 창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활하는 그는 어머니에게 ‘슈퍼 기술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치며 현재 농장을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충칭시에 사는 리샤(36)는 손가락 하나와 발가락 하나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에서 스마트팜 제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리샤는 5살 때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다. 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위축되는 유전성 질환이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를 그만둬야 했지만, 이후 독학으로 공부를 이어갔다. 그가 가장 흥미를 느낀 분야는 물리학과 컴퓨터 과학이었다. 25살이 되자 온라인 포럼을 통해 프로그래밍 학습을 시작했다. “처음 컴퓨터를 접한 건 여동생이 집에 가져온 교과서였어요. 그 책의 모든 개념이 제 관심을 끌었죠.” 리샤는 이렇게 회상했다. “그 책을 몇 번이고 읽었어요. 매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여동생이 어떤 새로운 컴퓨터 책을 가져올지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의 증상은 악화됐다. 먼저 걷는 능력을 잃었고, 이어 스스로를 돌볼 수 없게 됐다. 결국 음식을 먹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최근 몇 년간은 손가락 하나와 발가락 하나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됐다. 2020년, 리샤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사들은 기관절개술을 시행했고, 가족들에게 그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21년 리샤는 수경재배 개념을 접하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현대 농업을 결합해 자신의 지식을 실천으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손가락 하나와 발가락 하나만으로 가상 키보드를 조작하며, 리샤는 농장 전체를 제어하는 완전한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회로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어머니 우디메이는 리샤를 돌보면서 ‘슈퍼 기술자’가 됐다. 아들의 부탁에 따라 제어 보드 납땜, 네트워크 배선 설치, 회로 연결, 농기구 유지보수를 배웠다. 최근에는 직접 원격 조종 무인 차량을 조립해 택배를 수거했다. “우리 엄마는 이제 모든 걸 할 수 있어요.” 리샤가 말했다. “이론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전선을 어떻게 연결하고 모든 걸 어떻게 설치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죠.” 현재 리샤의 농장은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으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방울토마토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새로운 재배 기술을 실험해 농장의 품목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다. 중국 국영 방송 CCTV가 보도한 그의 이야기는 온라인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고, 응원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손가락 하나와 발가락 하나만으로 성공한 창업가가 되다니, 그는 행동으로 인생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걸 증명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추억의 한식 vs 예술의 한식

    [열린세상] 추억의 한식 vs 예술의 한식

    지난 16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가 공개됐다. 1라운드에서는 흑수저 요리사 80명이 가장 자신하는 요리를 선보여 심사 과정을 거쳤다. 1라운드에 참여한 흑수저 요리사 중에는 시즌1과 달리 한식 요리사가 많았다. 그들 중에는 떡볶이, 파전, 제육볶음, 닭발, 병어조림 등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요리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1라운드에서 모두 탈락했다. 그래도 적지 않은 한식 요리사들이 2라운드에 올랐다. 그들 중에는 소줏고리를 들고 나와서 직접 증류하고 안주 몇 가지를 차려 내거나, 서울 음식 한 상으로 승부를 걸거나, 일반인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고등어 비빔밥과 안주를 선보이거나, 심지어 돼지곰탕 한 그릇과 가정식 한식만으로 생존의 환호성을 지른 요리사도 있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은 탈락한 한식을 먹고서 “기대에 못 미친다”, “비법이 있어야”, “한식이 어렵다”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나는 생존하지 못한 음식 대부분이 ‘추억의 한식’이라서 탈락했다고 본다. 생존 판정을 내린 한식에 대해 한 심사위원은 “손맛이 느껴진다”든지 “손끝에서 나오는 반찬들이 특별함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그가 양식과 일식을 평가할 때와 달리 ‘손맛’과 ‘손끝’이라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나는 유럽의 요리 기술 역사에서 답을 찾는다. 프랑스 요리는 19세기 초반, 최초의 ‘셰프’ 마리 앙투안 카렘(1784~1833)에 의해 처음으로 세계적인 고급 요리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건축물을 모방한 각종 과자를 만들어 궁정의 만찬 식탁을 화려한 예술품으로 만들었다. 카렘이 펴낸 요리책은 지금도 프랑스 요리사들에게 경전이다. ‘오트 퀴진’이라고 불린 20세기 프랑스 요리는 오귀스트 에스코피에(1846~1935)의 손에서 나왔다. 그는 고급 호텔의 요리 기술을 체계화하고 현대화했다. 특히 에스코피에는 요리사들이 팀을 짜서 분업하는 작업 방식을 통해 요리 기술의 전문화를 이끌었다. 1960년대 프랑스의 음식 평론가 앙리 골트(1929~2000)가 동료들과 함께 제시한 ‘누벨 퀴진’은 기존의 복잡한 요리 기술을 거부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드러내야 한다는 음식 철학에서 탄생했다. 1960년대 이후 세계 요리계는 누벨 퀴진의 철학을 실천해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누벨 퀴진의 큰 흐름에 도전장을 내민 요리사는 스페인의 페란 아드리아(1962~ )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자와 프랑스 화학자가 제안한 ‘분자 요리’를 수용해 자신만의 요리 기술을 창조했다. 아드리아는 “모방하지 않는다”와 “되풀이하지 않는다”라는 철학을 가진 요리사다. 2007년 독일 카셀에서 열렸던 세계적 현대미술 축제 ‘도큐멘타’의 주최 측은 요리사 아드리아를 예술가로 초청했다. 이때부터 요리 기술은 예술의 영역에 들어갔다. 그러나 우리 사정은 그렇지 않았다. 20세기 초반 식민지 상황에서 조선 요리는 일본 요리의 하위에 속하는 가정 요리로 여겨졌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 요리는 주부를 계몽하는 도구였다. 1960~1980년대 압축성장 시기에 한국 요리는 가정식 ‘백반’에서 벗어나 일품요리로 변신했다. 하지만 그 일품요리 대부분은 술안주와 길거리 음식에서 나왔다. 아무리 K푸드 열풍이라 해도 국내에는 한식 요리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연구하는 정규 대학은 거의 없다. 그러니 한식의 요리 기술은 진화할 기회를 아직도 얻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양식·일식·중식을 섭렵한 요리사가 한식에 뛰어들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는 한식의 학술적 요리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10대의 아드리아가 접시 닦기 알바를 하다가 요리에 관심을 보이자, 주방장이 스페인 고전 요리책을 건네며 “매일 한 장씩 암기하라”고 명령했단다. 나는 한식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요리사라면 조선 시대와 20세기에 쓰인 요리책을 외우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 ‘추억의 한식’이 ‘예술의 한식’으로 승화할 수 있을 것이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국대 출신’ 부잣집 물리학도, 25년 뒤 명문대 동창을 쐈다

    ‘국대 출신’ 부잣집 물리학도, 25년 뒤 명문대 동창을 쐈다

    포르투갈서 5년 함께한 동기동창피해자는 MIT 교수로 ‘승승장구’ 용의자는 박사 과정 밟다가 자퇴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인 브라운대 총격 사건 용의자가 대학 동창인 메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를 살해하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외신들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사건의 용의자 클라우디우 네베스 발렌트(오른쪽·48)가 뉴햄프셔주의 한 창고에서 18일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발렌트가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발렌트는 포르투갈 출신으로, 2017년 미국의 비자 추첨 제도를 통해 영주권을 받았다. 발렌트는 지난 13일 로드아일랜드주 브라운대에서 총을 난사해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뒤, 이틀 뒤인 15일 브라운대에서 80㎞가량 떨어진 매사추세츠주의 한 아파트에서 누누 루레이루(왼쪽·48) MIT 교수를 총으로 살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사람이 1995년 포르투갈 리스본 고등이공대 물리학과에 입학해 2000년 졸업한 동기동창이었던 점에 주목했다. 대학 졸업 후 발렌트는 브라운대 대학원 물리학과 박사과정으로, 루레이루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물리학과 박사과정으로 각각 진학했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삶은 다른 궤적을 그렸다. 부유한 가정 출신으로 고등학생 시절 국제물리올림피아드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던 발렌트는 대학 시절까지는 순탄했지만, 이후에는 그러지 못했다. 그는 유학생용 비자를 받아 2000~2001년 브라운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등록했다. 하지만 휴학한 후 복학하지 않았고, 2003년 자퇴 처리됐다. 반면 루레이루는 박사과정을 밟은 뒤 플라즈마 물리학과 핵융합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아갔다. 2022년에는 MIT 플라즈마과학·핵융합센터 부소장이 됐고, 2024년에는 소장직에 올랐다. 올해 1월에는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발렌트의 범행동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언론 취재에 응한 동창생들은 그가 루레이루의 성공을 부러워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두 사람의 친분관계나 과거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발렌트의 사망이 확인되고 뒤늦게 기자회견을 통해 용의자 신원을 공개했다. 일각에선 경찰이 수사 초기 용의자 특정에 혼선을 빚으며 2차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발렌트가 이민자 출신으로 확인되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기조는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발렌트의 미국 입주를 가능하게 했던 영주권 추첨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 시대 혁신의 시작은… 불편함과 합리적 의심

    시대 혁신의 시작은… 불편함과 합리적 의심

    사회 통념 극복 과학자·사상가 소개10명의 삶, 꼬리에 꼬리 무는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문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였던 칼 세이건은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부르면서 “인간은 광대한 우주 속 조그만 지구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존재”임을 강조했다. 인간이 하찮은 존재라고 말하려던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더 큰 맥락에서 세상을 바라보라고 주문한 것이다. 상대성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은 과학을 통해 종교성의 핵심인 ‘무한에 대한 감각과 느낌’을 갖게 했다. 여성이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이 하늘의 별 따는 것 만큼 어렵던 시절 수년간 노력 끝에 물리학의 길로 들어서 ‘과학 연구는 남성의 몫’이라는 편견을 깨고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마리 퀴리의 이야기는 언제 봐도 마음속 깊은 울림을 준다. 계몽주의 인권 단체인 조르다노 브루노 재단 설립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인의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미친 과학자와 사상가 10명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단순히 인류의 위대한 사상가와 천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한 인물의 삶을 통해 다음 인물의 등장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찰스 다윈의 진화적 사고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이어지고, 그의 생각은 마리 퀴리의 방사선 발견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칼 세이건의 생각이 2000년 전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로부터 유래됐음을 보여주고, 망치를 든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카를 마르크스, 카를 포퍼와 연결되며, 마지막으로는 여러 분야의 새로운 발견을 종합해 현대 진화론을 정립한 줄리언 헉슬리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현대 사회는 인간의 뇌가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쏟아내고,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넘쳐나 잠깐만 방심해도 길을 잃기 쉬운 세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숱한 반대와 공격, 질시에도 기존의 통념을 깨고 나아간 위대한 사상가들의 삶이 보여주는 것은 명확하다. 익숙하고 편안함을 뛰어넘어 더 넓은 세상을 발견하고, 오랜 믿음을 의심하고 새로운 생각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것만이 시대를 앞선 혁신을 이끈다는 것이다.
  • ‘마법의 분자’ 벤젠… 혁신과 독성의 두 얼굴

    ‘마법의 분자’ 벤젠… 혁신과 독성의 두 얼굴

    물보다 가벼운 물질1825년 고래기름서처음으로 분리 성공플라스틱·합성고무아스피린·타이레놀기초 원료로 활용돼고농도로 노출 땐골수 손상 등 유발1군 발암물질 분류 많은 사람이 학창 시절 화학 수업하면 ‘수헬리베붕탄~’ 하며 이해도 못한 채 외웠던 주기율표 순서와 거북이 등껍질처럼 생긴 분자 구조식에 대한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거북이 등딱지처럼 생긴 구조식을 가진 대표적인 방향족 화합물이 ‘벤젠’(C6H6)이다. 무색투명한 액체인 벤젠은 녹는점 5.53℃, 끓는점 80.1℃이며, 밀도는 20℃에서 0.8765g/㎤로 물보다 가볍다. ‘전자기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1825년 조명용으로 사용됐던 고래기름에서 벤젠을 처음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하고 ‘벤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834년 독일 화학자 에일하르트 미처리히가 안식향산을 석회와 같이 가열해 벤젠을 만들면서 비로소 벤젠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1845년 독일 화학자 아우구스트 빌헬름 폰 호프만은 석탄에서 벤젠을 분리하는 방법을 개발해 대량 생산의 기틀을 마련했다. 벤젠을 분리하고 특성은 밝혀냈지만, 아직 ‘2%’ 부족했다. 다양한 응용을 위해서는 분자 구조를 알아야 했던 것이다. 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메탄(CH4)에서 볼 수 있듯이 다른 원자 4개와 결합한다. 탄소가 길게 이어진 사슬형 탄화수소는 탄소 n개에 수소 2n+2개가 붙어있는 구조를 갖는다. 문제는 벤젠은 탄소 6개와 수소 6개가 정확히 1대 1로 구성돼 있어서 당대 화학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1865년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케쿨레 폰 슈트라도니츠가 벽난로 앞에서 졸다가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도는 뱀이 탄소 원자와 수소 원자로 변하는 꿈을 꾸면서 ‘고리형 탄화수소’ 벤젠 구조를 떠올리게 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케쿨레의 벤젠 구조 발견은 유기화학 발전에도 큰 전환점으로 꼽힌다. 20세기 들어 석유화학 산업이 발전하면서 벤젠은 많은 유도체를 통해 폴리스타이렌, 나일론, 에폭시 수지 등 플라스틱뿐 아니라 합성 고무, 염료, 세제 등은 물론 아스피린과 타이레놀 같은 의약품의 기초 원료로까지 쓰이고 있다. 이렇듯 벤젠은 현대 화학산업의 출발점이자, 산업과 일상생활을 잇는 핵심 분자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고농도 노출 시 현기증, 골수 손상 등을 유발하고, 장기 노출될 경우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어 ‘국제암연구소’(IARC)는 담배, 석면 등과 함께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학술단체인 대한화학회(회장 이필호 강원대 화학과 교수)는 이런 양면성을 가진 마법의 분자이자, 발견 200주년이 되는 벤젠을 ‘2025년 올해의 분자’로 선정했다. 학회의 화학대중화위원장인 김태영 GIST 교수는 “벤젠은 화학산업에서 중요한 분자지만 독성도 있는 이중적 물질로 화학의 특성을 보여주는데 아주 적합하다”며 올해의 분자로 벤젠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필호 회장도 “물리학은 우주의 언어, 생물학은 생명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화학은 학생들에게는 어렵고 외울 것 많은 과목으로, 대중에게는 ‘화학=사고, 위험’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며 “화학은 ‘위험한 학문’이 아니라 물질의 변화와 생성을 탐구하는 창조의 과학이며, 인류의 건강·환경·기술 혁신을 이끄는 핵심 학문임을 알리기 위해 올해의 분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유전병 극복한 아기 멀둔·AI 스타트업 딥시크 CEO 량원평… 올해 과학계 빛낸 10인에 뽑혔다

    유전병 극복한 아기 멀둔·AI 스타트업 딥시크 CEO 량원평… 올해 과학계 빛낸 10인에 뽑혔다

    불임 모기 대규모 사육한 모레이라우주 진화 측정 망원경 구상 타이슨 희귀 질환을 극복한 아기, 9000m 해저에서 기묘한 생명체를 발견한 과학자, 뎅기열 확산을 막는 모기를 개발한 연구자, 반과학적 정부 정책에 대항하는 보건정책 학자. 과학 저널 ‘네이처’가 올해 과학계를 빛낸 ‘2025년 과학을 만든 10명’을 9일 발표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교외에 사는 아기 KJ 멀둔은 체내 요소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져 영구적인 뇌 손상이나 사망을 초래하는 CPS1 결핍증을 안고 태어났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의료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개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에 성공했다. 네이처가 ‘선구적 아기’라고 명명한 KJ 멀둔을 치료한 기술은 완치까지는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유전 질환 치료 효과가 가장 높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올해는 인간 지식의 경계를 넓힌 해이기도 하다. 칠레에 있는 베라 루빈 천문대는 우주 구조와 진화를 측정하기 위해 인류가 제작한 가장 강력한 광시야 관측 망원경 중 하나로 네이처는 30년 전 이 망원경을 처음 구상한 물리학자인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토니 타이슨 교수를 ‘망원경 개척자’로 선정했다. 중국과학원 심해과학기술연구소 소속 지구과학자 멩그란 두 박사는 자체 개발 유인 잠수정 ‘펜더우제’를 타고 해저 9000m까지 내려가 지구상에서 동물이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깊은 환경을 발견했다. 또 지난 1월 적은 자원으로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인 대규모 언어 모델 ‘딥시크’를 공개하며 인공지능 분야에 큰 충격을 가져온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CEO 량원평이 ‘AI 독불장군’으로 명명되며 올해 과학계 10대 인물 중 하나로 선정됐다. 특히 딥시크는 오픈 소스 방식으로 무료로 다운로드와 활용이 가능해 과학자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네이처는 평가했다.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신 정책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 취임 2주 만에 해임된 면역학자 수잔 모나레즈 박사는 ‘공중 보건 수호자’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연구 윤리 문제 규명에 앞장선 데이터 과학자 아찰 아그라왈 박사(인도), 박테리아에 감염돼 뎅기열 확산이 불가능한 불임 모기를 대량으로 사육한 농업 공학자 루시아노 모레이라 연구원(브라질),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글로벌 팬데믹 조약 체결을 끌어낸 프레셔스 마초소(남아프리카공화국), 치명적 유전 질환인 헌팅턴병 진행을 75%나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사라 타브리즈 영국 런던대(UCL) 신경학과 교수, 항균 펩타이드 생성 메커니즘을 발견한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 시스템 생물학자 이파트 메르블 박사 등이 선정됐다.
  • 네이처가 선정한 ‘2025 과학을 이끈 10인’ 누굴까

    네이처가 선정한 ‘2025 과학을 이끈 10인’ 누굴까

    희귀 질환을 극복한 아기, 9000m 해저에서 기묘한 생명체를 발견한 과학자, 뎅기열 확산을 막는 모기를 개발한 연구자, 반과학적 정부 정책에 대항하는 보건정책 학자. 과학 저널 ‘네이처’는 이들을 포함해 ‘2025년 과학을 만든 10명’을 9일 발표했다. 네이처가 발표한 ‘올해의 10인’은 순위를 매긴 것이 아니라 올해 과학계의 중요한 발전과 이야기,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과 그 주변인을 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생의학 분야에서는 희귀 질환 치료에 있어서 두 가지 중요한 진전을 이룬 해다. 우선 ‘선구적 아기’라고 이름 붙여진 미국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교외에 사는 아기 KJ멀둔은 체내 요소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져 영구적인 뇌 손상이나 사망을 초래하는 CPS1 결핍증을 안고 태어났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의료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개인 맞춤형 유전자 편집 기술로 유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 질환의 완치까지는 아니지만 치료 효과가 높다고 연구팀은 밝힌 상태다. ‘헌팅턴병의 영웅’ 사라 타브리즈 영국 런던대(UCL) 신경학과 교수는 해가 없는 바이러스를 사용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해 치명적 유전 질환인 헌팅턴병의 진행을 75%가량 늦추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인간 지식의 경계를 넓힌 해이기도 하다. 칠레에 있는 베라 루빈 천문대는 우주 구조와 진화를 측정하기 위해 인류가 제작한 가장 강력한 광시야 관측 망원경 중 하나로 네이처는 30년 전 이 망원경을 처음 구상한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물리학자 토니 타이슨 교수를 ‘망원경 개척자’로 선정했다. 중국과학원 심해과학기술연구소 소속 지구과학자 멩그란 두 박사는 자체 개발 유인 잠수정 ‘펜더우제’를 타고 해저 9000m까지 내려가 지구상에서 동물이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생태계를 발견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의 시스템 생물학자 이파트 메르블 박사는 세포 청소부로 알려진 ‘프로테아솜’이 세포 단백질을 분해해 감염과 싸우는 데 도움을 주는 항균 펩타이드를 생성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해 ‘펩타이드 탐정’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지난 1월 최고 수준의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보이지만 훨씬 적은 자원으로 구축된 대규모 언어 모델 ‘딥시크’를 공개하며 인공지능 분야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CEO 량원평이 ‘AI 독불장군’으로 명명되며 올해 과학계 10대 인물 중 하나로 선정됐다. 특히 오픈 소스 방식으로 무료로 다운로드와 활용이 가능해 과학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네이처는 평가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으로 채용됐다가 트럼프 정부의 백신 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2주 만에 해임된 면역학자 수잔 모나레즈 박사는 ‘공중 보건 수호자’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연구 윤리 문제 규명에 앞장선 인도의 데이터 과학자 아찰 아그라왈 박사를 ‘철회 탐정’, 모기를 박테리아에 감염시켜 뎅기열 확산을 막는 연구를 진행하고 실제 모기 공장을 설립한 브라질의 농업 공학자이자 곤충학자인 루시아노 모레이라 연구원은 ‘모기 목장주’,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팬데믹에 대한 예방과 대응을 위한 지침 원칙을 제시한 글로벌 팬데믹 조약을 실현한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셔스 마초소는 ‘펜데믹 협상가’로 선정됐다. 브랜던 마허 편집자는 “이번 선정은 올해 과학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에 이바지한 다양한 인물들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올해 선정된 10인은 새로운 영역의 탐구, 획기적 의학 발전 가능성, 과학 진실성 수호에 대한 확고한 헌신, 글로벌 보건 정책을 주도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 수림문화재단, 예술x과학 융합 전시 ‘도파민 하이프’ 개막

    수림문화재단, 예술x과학 융합 전시 ‘도파민 하이프’ 개막

    ‘도파민’을 중심으로 예술과와 과학자의 협업.. 내년 4월 4일까지 김희수아트센터 수림문화재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등과학원(KIAS)과 함께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 전시 ‘도파민 하이프(Dopamine Hype)’ 전을 12월 5일부터 2026년 4월 4일까지 개최한다. 김희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수림문화재단의 ‘AVS(과학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이어온 예술-과학 교차 연구의 확장된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에 현대인의 행동, 감정, 사회 구조를 움직이는 핵심 신경물질 ‘도파민’을 중심으로 예술가와 과학자의 협업을 통해 동시대적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아울러 과도한 자극과 기대, 쾌락과 피로가 교차하는 사회적 현상을 포괄하는 은유로 기능하는 전시다. 정소영, 업체eobchae, 무진형제, 다페르튜토 스튜디오의 예술가 네 팀과 장재선(KIST), 최상국(KIAS) 두 명의 과학자가 전시에 참여하여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프로젝트의 과정에 함께했다. 정소영 작가는 ‘우리의 의식적 경험이 뇌의 예측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관점을 조각·설치로 구현한 ‘We Predict into Existence’를 선보였다. 이는 도파민 순환이 욕망과 결핍, 선택의 조건을 어떻게 재조직하는지 탐구하는 작품으로, 자유의지가 뇌의 신호 과정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관람객들은 작품 속 QR 코드를 통해 장재선 박사의 뇌과학 릴스를 확인할 수 있다. 업체eobchae(김나희, 오천석, 황휘)와 양자물리학자인 최상국 교수가 협업한 ‘Gozo’는 양자물리학을 사변적 세계관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국제 정세의 불안과 신경계 기능 저하가 기술 환경 속에서 어떻게 감각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시각화했으며, 드론 전쟁, 기술 기반 시각성, 양자역학적 이미지들이 교차한다. 도파민 중독이 만들어내는 ‘감각의 마비’와 ‘지각의 재배열’을 복합적으로 제시하는 작품이다. 무진형제(정무진, 정효영, 정영돈)의 ‘긍지의 날’ 작품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재난 앞에서의 무력감과 자극적 쾌감의 이중성을 도파민의 양가성으로 해석했다. 2채널 영상과 드로잉으로 반복적 자극의 루프 안에서 내적 균형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다페르튜토 스튜디오의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 머리·심장·배꼽·성기’는 관객 참여를 통해 중독이 개인의 행동 패턴을 넘어 사회적 구조로 확장되는 방식을 은유한다. 신체 기관의 반응을 매개로 정체성 형성과 감정 순환을 ‘연극적 기제’로 재해석한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수림문화재단 관계자는 “도파민이라는 하나의 신경물질이 지각, 욕망, 사회 구조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과정에서 예술가들의 감각적 해석과 과학자의 논리적 설명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한 현장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라며, “수림문화재단,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등과학원의 협력은 학제 간 융합이 지적·예술적 확장을 이끄는 방식을 보여주며, 예술과 과학이 새로운 통찰을 생산하는 대화의 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매주 월~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 영어 난이도 논란에도 러셀X메가스터디학원 수능 만점자 배출

    영어 난이도 논란에도 러셀X메가스터디학원 수능 만점자 배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만점자 배출국어/수학/탐구(2과목) 모두 만점, 영어/한국사 모두 1등급 2026학년도 수능시험이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가스터디교육이 운영하는 러셀X메가스터디학원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다. 이번 수능 만점자는 전주에 위치한 일반고 출신 학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다. 이하진 학생(남, 만 18세, 전주한일고)은 이번 수능 채점 결과 국어(언매), 수학(미적), 과학탐구 2개 과목(물리학Ⅱ/지구과학Ⅱ)에서 모두 만점을 받고, 절대평가로 시행된 영어/한국사는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이하진 학생은 수능 직전까지 메가스터디교육 러셀 전주에서 단과 수업을 꾸준히 수강했으며, 고등학교 3년 동안 러셀학원을 제외하면 집과 학교에서만 학습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러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며 “아직도 수능 만점을 받았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지만 오래 바라왔던 목표를 이루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 AI 시대 ‘공자왈 맹자왈’ 대신 ‘묵자왈’ 해야 하는 이유

    AI 시대 ‘공자왈 맹자왈’ 대신 ‘묵자왈’ 해야 하는 이유

    묵가는 춘추전국시대 유가, 도가, 법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제자백가 4대 학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기원전 400년대 말 활동했던 묵자가 창시한 묵가는 조건 없이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겸애’와 전쟁은 공격이 아닌 방어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비공’ 등을 주장했다. 유가와 경쟁했던 묵가는 진시황의 통일 이후 갑자기 사라졌다. 2500년 전에 등장해 주목받다 사라진 묵가를 현대 인공지능(AI) 시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정재현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묵경에 대한 철학적 이해’(아카넷)에서 묵가의 사상을 논리학, 윤리학, 과학의 범주로 나눠 살펴봤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과학 측면이다. 묵가는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로부터 오랫동안 비판의 대상이 됐다. 특히 유가는 겸애설을 이단적인 것으로 배척했다. 그러다 보니, 유학을 국가사상으로 받들었던 조선에서도 묵가를 철저히 외면했다. 그렇지만, 서구 근대문명이 유입되기 시작한 19세기부터 묵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묵가의 ‘비공’ 때문이었다. 묵자를 따르던 이들 중에는 기본적으로 성곽 축성, 군사 무기, 수레 등 다양한 기물을 만드는 기술자가 많았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투박하지만 기하학과 역학, 광학 같은 물리학 등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지녔다. 서양 과학처럼 인과론적 사유에 바탕을 둔 과학적 세계관을 갖고 있었던 묵가는 고대 중국의 대표적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오행론 같은 상관적·유기체적 세계관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정 교수는 “한마디로 묵가의 입장은 형이상학에 대한 과학의 도전”이라고 해석했다. 법가의 비조(鼻祖) 한비자는 묵자를 일컬어 ‘세상에서 가장 두드러진 학문’이라고 평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중 가장 박식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덕무도 “묵가는 국가와 백성을 위해 지혜를 활용해 다양한 기계 장치를 만들고 허례허식을 타파한 것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현대 과학의 핵심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현재 이론이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묵가 역시 이런 사상적 배경을 갖고 있다. 정 교수는 “묵가는 모든 갈등은 주어진 현상 속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현상의 이면에 있는 그 본질의 차이 때문에 생긴다는 점을 꿰뚫어 봤다”며 “그들은 늘 사물을 하나의 측면만 보고 절대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고대 동아시아 세계에는 과학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묵가는 과학적 성취와 철학을 결합한 독특한 사상 체계를 만들었다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그래서 묵가는 AI로 대변되는 기술 중심 시대이자, 철학 없는 과학기술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에게 보다 특별하게 다가온다.
  • “美 실리콘밸리처럼… 잘 키운 인재가 지역 생존 출발점”[사라진 인구, 다시 채우는 미래]

    “美 실리콘밸리처럼… 잘 키운 인재가 지역 생존 출발점”[사라진 인구, 다시 채우는 미래]

    지역에 정착할 인재 양성이 핵심대학원 기피 탓에 고급 인재 감소지방 R&D 예산의 의무 배정 필요안동 의대 설립 땐 파급효과 기대구미 화합물 파운드리 유치 제안 수도권으로 인재와 일자리가 빨려들면서 지방대와 지역 산업 기반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단순한 ‘지방 소멸’을 넘어 지역의 지식·기술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지방에서 고급 과학기술 인재를 길러내고 이들이 머물 수 있는 자생적 연구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지방정부가 전체 예산의 일정 비율을 R&D(연구개발)에 의무 배정하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7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서울신문 대구경북 인구포럼’에서 변우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경권연구본부장은 ‘AX(인공지능 융합) 융합 시대를 위한 대구·경북의 청년 유입 전략’ 발표를 통해 “고급 과학기술 인재 육성이 지역 소멸을 극복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변 본부장은 “지방에 정착한 고급 인재가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핵심 원동력”이라며 해외 사례를 제시했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 서부의 실리콘밸리다. 트랜지스터 개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윌리엄 쇼클리가 고향인 샌디에이고에서 반도체 회사를 설립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싹이 트였다. 그의 회사에서 일하던 젊은 박사들이 독립해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세웠고, 이후 이 인재들이 다시 인텔·AMD 등 30여 개 기업을 창업하며 세계 정보통신 산업의 심장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변 본부장은 “와이어리스 밸리 역시 UC샌디에이고 교수였던 앤드루 비터비가 창업한 ‘퀄컴’에서 출발했다”며 “결국 플랫폼이 아니라 사람이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현실을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대학원 진학 기피 현상이 심해 고급 인재 자체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변 본부장은 “대학원을 나와도 진로가 불안정하고, 어렵게 연구 자리를 잡아도 정부의 과학기술 예산 감액과 정책 변화에 따라 연구 환경이 흔들린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역 대학에서 배출된 석·박사급 고급인재도 대부분 수도권이나 해외로 빠져나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지방정부의 과감한 R&D 투자 확대다. 변 본부장은 “중앙정부는 예산 총액의 5% 이내에서 R&D 예산을 편성하지만, 지방정부는 국비 매칭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이마저도 체계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지방정부도 전체 예산에서 일정 비율을 연구·개발에 편성해 인재·기업 육성에 직접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핵심 인재 정착을 위한 금전적·주거 지원책도 함께 제안했다. 변 본부장은 대구·경북의 경우 안동·구미·포항·경산·대구 등 이른바 ‘5극’을 중심으로 청년 인재 정주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안동에 의대가 설립될 경우 “의료·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이 생겨나는 등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지역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확대 방안으로 구미에 화합물 반도체 파운드리 유치를 제안했다. 변 본부장은 “파운드리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에 수도권보다 지방에 지어야 한다”며 “경북대·DGIST·포항공대가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 있고, 구미의 방산기업과 연계하면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 [2026정시변화]서울과기대 전공 분리…아주대·인하대 의대 감소

    [2026정시변화]서울과기대 전공 분리…아주대·인하대 의대 감소

    다음달 5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발표를 앞두고 수험생들이 정시 모집 지원 전략을 세우는 시기다. 수험생들은 전년도 모집 요강과 입시 결과를 참고하면서 올해 변경된 대학별 입시요강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이투스에듀의 도움을 받아 주요 대학별로 올 정시부터 변화하는 입시 요강을 정리했다. 서울과기대, 군 이동 학과 많아 서울과기대는 2026학년도에 여러 모집 단위를 신설하고 기존 학과를 분리한다. 가군에 바이오메디컬학과(7명)가 신설된다. 나군 기계시스템공학부에 지능형로봇전공(26명)과 미래자동차전공(15명), 기계공학과(39명)도 새로 생긴다. 많은 모집 단위가 군을 변경했다.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하는 전공은 ▲안전공학과(15명) ▲신소재공학과(22명) ▲건설시스템공학과(29명)이고,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하는 전공은 ▲전자공학과(16명) ▲스마트ICT융합공학과(10명) ▲화공생명공학과(18명) ▲식품생명공학과(8명) ▲행정학과(9명) ▲산업정보시스템전공(자연) 6명 ▲자유전공학부(창의융합대학) 19명 등 다수 학과가 옮겼다. 다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하는 전공도 자유전공학부(공과대학) 69명이 있다. 다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한 전공은 ▲자유전공학부(정보통신대학) 28명 ▲자유전공학부 (에너지바이오대학) 23명 ▲자유전공학부 (기술경영융합대학) 14명 ▲자유전공학부 (인문사회대학) 12명이다. 2025학년도에 인문계열에 적용되던 사탐 7% 가산점이 2026학년도부터 폐지된다. 광운대, 자율전공 선택폭 넓어져광운대의 주요 변화는 다군 모집 단위의 이동과 자율전공학부의 선택 전공 확대다. 자연계열 및 공학계열 모집 단위는 다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건축공학과(6명), 로봇학부-AI로봇(28명), 전자바이오물리학과(7명), 전자융합공학과(9명), 전자재료공학과(8명), 전자통신공학과(9명), 정보융합학부(11명), 화학과(8명), 환경공학과(6명)가 가군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인문계열 및 사회계열 모집 단위는 다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했다. 모집 단위는 경영학부-빅데이터경영전공(14명), 국어국문학과(6명), 국제통상학부(9명), 국제학부(6명), 동북아문화산업학부(10명), 법학부(14명), 영어산업학과(8명), 행정학과(8명)다. 자율전공학부에서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 반도체시스템공학부 반도체시스템공학전공, 로봇학부 AI로봇전공, 경영학부 빅데이터경영전공을 자율전공학부에서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아주대는 영어 등급별 반영 점수(변환점수)를 변경했다. 변경된 변환점수는 10% 반영과 15% 반영 모두에서 2등급과 3등급의 점수가 2025학년도 대비 상향 조정되었다. 모집 인원 확대는 다군에서 지능형반도체공학과가 17명에서 27명으로, 첨단바이오융합대학이 23명에서 32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나군 의학과의 모집 인원은 50명에서 10명으로 감소했다. 아울러 국방IT우수인재2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기존 한국사 3등급 이내 기준에서 수학·탐구 등급 합 6 이내로 강화됐다. 인하대는 바이오시스템융합학부 내에 바이오식품공학과가 나군에 신설되어 9명을 모집한다.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하는 모집 단위와 인원은 산업경영공학과(9명), 환경공학과(7명), 경영학과(13명), 국어교육과(13명), 사회복지학과(3명), 사학과(3명),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3명), 생명공학과(17명)이다. 7개 모집 단위가 가군에서 다군으로 이동한다. 해당 모집 단위와 인원은 조선해양공학과(11명), 건축학부(17명), 수학과(2명), 화학과(3명), 교육학과(13명),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2명), 데이터사이언스학과(20명)다. 행정학과(7→ 3명), 정치외교학과(7→3명), 의예과(40→16명), 중국학과(8→3명),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7→ 3명), 소비자학과(8→3명), 아동심리학과(7→ 3명)는 모집 인원이 줄었다.
  • 정밀한 양자 시계, 알고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정밀한 양자 시계, 알고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2025년은 양자 역학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 때문에 양자 컴퓨터, 양자 통신 등 양자 역학을 응용한 다양한 연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양자 역학을 이용한 많은 기기 중에 양자 시계가 있다. 양자 시계는 원자의 안정적인 진동수로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로, 일반 시계와 비교하면 300억 년 동안 1초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정확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유럽 물리학자들이 대단한 정확도를 갖춘 양자 시계 작동의 숨겨진 비밀을 풀어내 눈길을 끈다. 영국 옥스퍼드대 공학부, 재료과학과, 킹스 칼리지 런던(KCL) 물리학과,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 원자력 연구소, 국립과학기술원(ISTA), 국립 과학 아카데미, 스위스 이론물리학 연구소, 취리히대 물리학과, 이탈리아 밀라노 공과대 물리학과,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CD) 물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엔트로피 관점에서 양자 시계를 읽는 데 드는 에너지 투입 비용이 시계를 구동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11월 14일 자에 게재됐다. 양자 시계는 초정밀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작동할 때는 물론 우주의 비밀이나 새로운 물질 탐구 같은 기초 과학 연구에도 활용된다. 또 양자 통신과 네트워크 구축에도 초정밀 양자 시계 작동은 필수적이다. 초정밀 양자 장치의 내부 시계는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하다. 문제는 지금까지 양자 시계의 열역학에 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양자 규모에서 시간을 측정하는 데 드는 실제 열역학적 비용과 비용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측정 행위 자체에서 발생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단일 전자가 ‘이중 양자점’으로 알려진 두 개의 나노 규모 영역 사이를 점프하는 것을 사용해 미세한 시계를 만들었고, 전자가 점프하는 것은 시계의 초점처럼 작동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를 감지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하나는 미세한 전류를 측정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라디오파를 사용해 시스템 변화를 감지하는 방법이다. 두 경우 모두 센서는 양자 신호를 우리가 기록할 수 있는 고전적 데이터로 변환한다. 연구팀은 양자 시계 장치와 측정 장치 모두에서 엔트로피를 계산했다. 그 결과, 양자 시계를 읽는 것, 즉 미세한 신호를 우리가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시계 자체에 사용되는 에너지보다 최대 10억 배 더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양자 물리학에서 측정 비용을 무시할 수 있다는 가정을 뒤집었다. 관찰 행위가 시간을 비가역적으로 만듦으로써 시간의 방향을 부여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나탈리아 아레스 옥스퍼드대 공학부 교수는 “가장 작은 규모에서 작동하는 양자 시계는 시간 측정의 에너지 비용을 낮출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양자 시계를 측정하는 에너지가 시계 장치 자체의 에너지 소비를 훨씬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 잭슨 폴록 그림, 애들이 그린 수준이라고? [사이언스 브런치]

    잭슨 폴록 그림, 애들이 그린 수준이라고? [사이언스 브런치]

    미국의 화가 잭슨 폴록(1912~1956)은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한다. 폴록의 그림은 물감을 아무렇게나 흩뿌린 것처럼 보이는 액션 페인팅의 대표 화가다. 세계적 거장인 폴록의 그림과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공통점을 갖는다는 재미있는 분석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오레곤대,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UCSB) 이론물리학 연구소,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대, 스웨덴 린네대 공동 연구팀은 성인들이 그린 그림은 다양한 기법이 포함돼 있지만, 아이들 그림은 잭슨 폴록 같은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과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물리학’ 11월 20일 자에 실렸다. 부분과 전체가 같은 모양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기 유사성을 가진 기하학적 구조를 말하는 프랙털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구름과 나무, 산 같은 자연은 물론 다양한 문화권의 많은 예술 작품에서 프랙털을 찾아볼 수 있다. 수학자들은 패턴의 복잡성에 대한 합리적 통계 지표를 만들기 위해 프랙털 차원을 계산한다. 연구팀은 예술 작품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프랙털이 공간을 채우는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프랙털 분석과 공극도 분석을 했다. 프랙털 분석은 공간에 분포된 물감의 크기 변화 특성을 측정했고, 공극도 분석은 물감 덩어리 사이의 간격 변동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4~6세의 아이 18명과 18~25세 성인 34명을 대상으로 바닥에 놓인 종이에 묽은 물감을 흩뿌리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연구팀이 성인과 아이로 구분한 이유는 생체역학적으로 발달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물감을 흩뿌리는 방식에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성인들의 그림은 물감 밀도가 높았고 물감 궤적이 훨씬 넓었다. 반면 아이들의 그림은 더 작고 섬세한 크기의 패턴을 갖고 있었으며 물감 덩어리 사이의 간격이 더 많다는 특징을 보였다. 아이들의 그림은 성인들 그림에서 나타나는 풍부하고 다양한 궤적에 비해 방향 변화가 덜한 일차원적 궤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성인들이 그린 일부 그림을 대상으로 복잡성, 시각적 흥미도, 쾌적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물감 덩어리 사이의 공간 간격이 더 넓고 프랙털 패턴이 덜 복잡한 그림들이 더 쾌적하게 인식됐다. 쾌적함은 익숙함과 관련돼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인류는 수백만 년 동안 자연환경에서 프랙털에 노출되면서 시각 시스템이 프랙털의 시각 정보에 익숙해졌다. 이런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미적 반응을 유발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그림이 성인 그림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다. 연구팀은 비교를 위해 잭슨 폴록의 ‘넘버 14’와 막스 에른스트의 ‘비유클리드 파리의 비행에 흥미를 느낀 젊은이’(Young Man Intrigued by the Flight of a Non-Euclidean Fly)라는 두 표현주의 작품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에른스트의 프랙털 차원값은 아이들 분포 범위에 속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그가 그림을 그릴 대 사용한 진자가 자연스러운 신체 움직임을 부분적으로 억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폴록의 그림에서 발견된 프랙털 차원값은 성인 분포 범위에 속했지만, 아이들의 수치에 더 가까웠다. 폴록이 움직임을 최소화한 생체역학적 균형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이끈 리처드 테일러 오레곤대 교수(물리학)는 “이번 연구는 잭슨 폴록을 유명하게 만든 물감을 뿌리거나 흘리는 ‘푸어링 기법’이 어른들의 그림보다 아이들의 그림과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테일러 교수는 “클로드 모네의 백내장, 빈센트 반 고흐의 심리적 취약성, 빌럼 드 쿠닝의 알츠하이머와 폴록의 제한적 생체역학적 균형 등은 일상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일으키는 조건들이 예술에서 놀라운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심근경색 위기’ 넘긴 김상욱 교수 “20시간 넘게 피 안 멈췄다”

    ‘심근경색 위기’ 넘긴 김상욱 교수 “20시간 넘게 피 안 멈췄다”

    김상욱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최근 응급실을 찾았을 때의 상황에 대해 전했다. 김 교수는 19일 오후 8시 45분 방송하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다. 이날 유튜브 채널 ‘유 퀴즈 온 더 튜브’에 올라온 선공개 영상에 따르면 김 교수는 “오후 11시에 집에 앉아서 책을 보는데 속이 거북하고 통증이 있길래 아내에게 얘기했다”며 “바로 병원에 가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응급실 의사가 피도 뽑고 심전도 측정도 하고 여러 검사를 하더니 당장 입원하고 담당 의사에게 연락할 테니 새벽에 수술받아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는 “의사가 위험한 상황이라 집에 보내드릴 수 없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20시간 넘게 피가 멈추질 않아서 한 자세로 가만히 있었다”며 “그 긴 시간을 아무것도 없이 누워서 천장만 바라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 가기 전에 글을 쓰고 있었다. 마감해야 하는 원고가 2개 있었다”며 “(병실에 누워서) 어떻게 글을 전개할 건지 생각했다. 하루도 버티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응급실을 다녀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추석 연휴 기간 중 몸이 좋지 않아 한밤중에 응급실을 찾았다가 심근 경색 직전 상황이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며 “긴급하게 심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고 했다.
  • “손이 안 움직여” 77세 기타리스트, ‘뇌졸중’ 1년 뒤 근황 “자전거 타고 수영도”

    “손이 안 움직여” 77세 기타리스트, ‘뇌졸중’ 1년 뒤 근황 “자전거 타고 수영도”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77)가 1년 전 뇌졸중을 겪은 뒤 건강을 관리하는 근황을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와 미국 피플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는 전날 영국 ITV 아침 토크쇼에 출연해 “운이 좋게 뇌졸중에서 벗어났다”라면서 뇌졸중을 겪은 이후의 생활에 관해 이야기했다. 앞서 메이는 지난해 9월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경미한 뇌졸중(minor stroke)’을 겪었다고 밝혔다. 당시 메이는 “갑자기 왼팔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라면서 “지금은 괜찮지만 외출을 할 수 없으며 운전이나 여행 등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메이는 자신이 겪은 뇌졸중에 대해 “모닝콜”이라며 “나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돌이켰다. 이어 “계속 움직이고 일주일에 여러 번 자전거를 탄다. 또 일주일에 한 번씩 수영장에서 100m를 수영한다”라면서 “이게 나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이유다. 그래서 지금 여전히 내가 여기 있다”라고 강조했다. 메이는 최근 수년 사이에 심혈관 관련 질환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 2020년에는 심근경색으로 “죽을 뻔했다”고 밝혔으며 이듬해 심장 수술을 받았다. 당시 그는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는 데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고 콘서트 투어를 하는 내내 운동도 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라며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40여년간 퀸을 이끌어온 메이는 ‘위 윌 락 유’, ‘더 쇼 머스트 고 온’, ‘아이 원트 잇 올’ 등 퀸의 대표곡 상당수를 작곡했다. 현재도 활발하게 공연하고 있으며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 내한공연을 했다. 또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출신의 천체물리학자로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LJMU)의 총장을 역임했다. 한국인 사망원인 4위 ‘뇌혈관질환’한편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허혈성 뇌졸중) 터지면서(출혈성 뇌졸중) 뇌에 손상이 생겨 나타나는 신경학적 이상을 일컫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질환은 203년 기준 국내 사망원인 4위다. 70~80대 등 고령층의 질환으로 여겨져 왔지만 젊은층에서도 운동 및 수면 부족, 스트레스, 고지방 음식 섭취 등이 원인이 돼 증가하는 추세다. 증상이 예상치 못한 시기에 돌연 나타나며 즉각 치료받지 못하면 위중해질 수 있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감각이 없어지는 ‘편측마비’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장애’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하나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시각장애’ ▲번개나 망치로 맞은 듯한 심한 두통 및 어지럼증 등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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