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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0) 살해돼 물속으로 던져진 시신들, 그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0) 살해돼 물속으로 던져진 시신들, 그후…

    # 2008년 7월 초 어느 날, 전북 군산시 만경강 하구.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1시 한 남자가 커다란 물체를 둘러메고 다리 한가운데로 왔다. 그는 한참 동안 주변을 둘러보더니 갑자기 물체를 번쩍 들어올렸다. 가슴팍까지 올라오는 난간 위로 괴력을 발휘했다. 곧바로 강물 위로 던질 태세. 여자다. 피가 흐르는 여자의 시신. 목에는 4㎏짜리 콘크리트 벽돌이 달려 있다. 여자의 체중에 벽돌 무게까지 더해진 시신은 ‘풍덩’ 격한 소리를 내며 차가운 만경강 바닥으로 빨려 들어갔다. # 그로부터 6개월이 흐른 그해 12월 중순 새벽 무렵. 경북 고령군의 한 저수지. 한 남자가 제방 한켠에 차를 대더니 트렁크에서 검은 여행 가방을 꺼냈다. 비포장길로 힘겹게 가방을 끌고 온 남자는 물가에 다다르자 지퍼를 열었다. 틈새로 보이는 것은 여성의 팔. 남자는 얼른 가방 안쪽으로 돌덩이를 쑤셔 넣었다. 그 무게가 족히 10㎏은 될 듯하다. 남자는 가방을 저수지로 밀어넣었다. 최대한 깊은 쪽으로. 사건이 있던 날, 살해 동기도 나이도 성격도 각기 다른 영·호남 남자 2명의 소원은 단순하면서도 같았다. 자기가 죽인 여자의 시신이 제발 물 위로 떠오르지 않기를 바라는 것. 그뿐이었다.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기를 바란다. 시신이 완벽하게 사라져 준다면 자신의 죄를 숨길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살인범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세상과는 격리된 어딘가에 시신을 꼭꼭 숨기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택하는 방법이 수장(水葬)이다. ●영·호남 살인자들의 아이로니컬한 최후 하지만 그들이 머릿속에서 살인의 악몽을 지울 수 없듯이 물에 숨긴 시신은 떠오르기 마련이다. 시신이 부상(浮上)하는 것은 신체 조직을 이루는 기초 물질들이 부패하면서 가스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공기를 불어 넣은 튜브가 물 밖으로 떠오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문헌상으로는 몸을 이루는 기초물질이 가스로 변할 때 각 조직의 부피는 최대 22.4배까지 팽창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죽은 사람은 물에 빠지면 처음에는 가라앉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몸속 박테리아의 활동으로 신체 조직이 부패해 가스가 만들어지면 부력을 갖는다. 단, 시신이 언제 물 위로 떠오를지를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입수 당시 시신의 부패 정도, 몸무게나 키는 물론이고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시신이 빠진 곳이 호수인지 강물인지, 바닷물인지에 따라서도 시신이 떠오르기까지 시간이 달라진다. 모든 조건이 같다는 전제에서 시신이 떠오르는 순서는 호수-강-바다 순이다. 고여 있는 물에서는 박테리아 증식이 빠른 반면 염분이 많은 바닷물에서는 박테리아 증식이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수온이다. 여름철에 물에 빠진 시신은 2~3일이면 모습을 드러내지만, 비슷한 조건에서 겨울에 빠진 시신은 몇주 또는 몇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떠오른 시신이 한없이 물위를 떠다니지는 않는다. 튜브에 구멍을 내는 듯한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하는 탓이다. 선박의 프로펠러나 갈매기, 바다생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파열 등 훼손이 가해지면 시신은 다시 가라앉게 된다. 실제로 두 남자에게 살해당한 여성들의 경우 발견된 시기에 차이가 많이 났다. 여름에 살해된 후 만경강에 던져진 시신은 3일 후 발견됐지만, 한겨울 저수지 속에 던져진 시신은 6개월 후인 이듬해 5월 초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간 차는 있었지만, 여자의 몸에 달아 놓은 돌덩이는 부력을 이기지 못했다. 아이로니컬하게 두 남자는 말로(末路)도 같았다. 여자 택시기사를 성폭행하고 나서 살해한 군산의 살인범(당시 34세)은 각각 택시와 여성의 몸에 지문과 DNA를 남김으로써, 동거녀를 살해한 고령의 살인범(38)은 범행 후 숨어 지내다 검거됐다. 두 사람은 희생자들의 시신이 떠오르고 나서 열흘도 되지 않아 검거됐다. ●교활하고 치밀한 교수의 커다란 실수 돌덩이보다 튼튼하고 단단한 도구로 좀 더 치밀한 준비를 했던 사람도 있다.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국내 유기 징역형으로는 법정 최고형인 30년 형을 받은 대학교수 강모(53)씨다. 지난 5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산 교수 부인 살인사건’. 강씨는 짜여진 각본대로 내연녀 최모(50)씨와 범행을 저지른 뒤 사망한 부인의 몸에 쇠사슬 2개를 칭칭 감았다. 쇠사슬이 풀릴 것을 걱정했는지 쇠고리로 줄을 엮은 그는 부인 박모(50)씨의 시신을 대형 등산용 가방 속에 욱여넣었다. 가방 속 시신은 부산 사하구 을숙도대교 위에서 강물에 던져졌다. 을숙도대교는 낙동강 하구에서도 맨 아래쪽에 위치한 교각으로 곧장 바다로 연결된다. 경찰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강 교수가 이쯤에서 바다 쪽으로 던지면 결국 해류를 따라 시신이 바다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계산했다.”면서 “폐쇄회로(CC) 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도 이 다리를 유기 장소로 선택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초기에 강씨의 계산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사건 초기부터 실종보다는 ‘시체 없는 살인사건’으로 판단한 경찰은 이례적으로 헬기 6대에 2800명의 인력, 수색견까지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부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걸 보면서 자신감이 붙은 강씨는 경찰서를 찾아 “왜 아내를 찾아주지 않느냐. 경찰 수사가 이렇게 진전이 없을 수 있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불과 이틀 후, 실종 50일째 되던 날 부인의 시신은 봉사활동차 해안가를 치우러 나온 고등학생들에게 발견됐다. 그렇게 죽은 아내는 밀물과 썰물을 견뎌내며 남편이 자신을 버린 자리를 뱅뱅 맴돌고 있었다. 알리바이를 확보하기 위해 내연녀를 등장시키고 CCTV가 없는 만(灣)을 고르는 동선을 짜는 등 치밀한 범죄 계획을 세운 컴퓨터공학 교수는 그렇게 ‘부력의 물리학’을 간과하다 꼬리가 잡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박원순 시장 폭행 60대 여성 구속영장 신청

    박원순 시장 폭행 60대 여성 구속영장 신청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5일 민방위 훈련 상황을 참관하던 박원순 시장을 폭행한 박모(62·여)씨에 대해 공무집행방해및 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박씨는 15일 오후 2시30분쯤 지하철 1호선 시청역사 2번 출구 부근 통로에서 인명 구호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던 박 시장에게 다가가 목덜미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목격자들은 박씨가 “시장 사퇴해, 이 빨갱이 OO야! 김대중O의 앞잡이”라고 소리치며 오른손으로 가격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현장 관계자들에게 제지를 당하면서도 “빨갱이”라는 말을 되풀이 하는 등 하면서 분을 삭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나라사랑, 국민사랑의 마음으로 (박 시장을 폭행)했다.”면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이런 행동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8월15일에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8·15 반값등록금 실현 국민행동, 등록금 해방의 날’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정동영 의원에게 다가가 욕설을 퍼부으며 머리와 멱살을 잡고 흔드는 등 폭행을 한 뒤 경찰 조사를 받았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살인현장에서 왠 대변검사(?)…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엽기살인마는 다른 피를 타고난다? 혈흔 속 성염색체가 지목한 ‘악마’’의 정체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물 마시던 A씨, 갑자기 사망한 이유 알고보니… 생명을 잃을 수 있게 만드는 ‘죽음의 물’ 11)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 사연 알고보니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여성 시신, 단서는 성형수술 자국? 백골의 한 풀어준 광대뼈 축소술 15) 무참하게 살해 당한 20대女…6년만에 연쇄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 CCTV가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자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완전 범죄 될 뻔한 헤어드라이어 살인…범인 잡은 것은 바로… 몸에 남은 전기충격 자국…‘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에서 발견된 2구의 여성 시신…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한밤중 돌연 사망하는 젊은 남자들…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려 숨진 60대 시신 크게 훼손됐는데…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흉기에 17번 찔려 죽은 여자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의 화장품 향기…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 여자 살인사건 30) 물 속 깊은 곳에 시신을 숨기려한 3인의 살인자 물속 시신 ‘부력의 물리학’
  • “이 빨갱이 ” 박원순 시장 때린 60대 여인의 정체는

    “이 빨갱이 ” 박원순 시장 때린 60대 여인의 정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민방위 훈련장에서 60대 시민에게 뒷통수를 맞는 봉변을 당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열린 민방위 훈련에 참석, 훈련상황을 보고받던 중 경기도 안산에 사는 박모(62·여)씨로부터 뒷통수를 가격당했다. 박 시장과 함께 훈련에 참석했던 서울시 간부는 “뒷줄에 앉아 있던 이 여성이 갑자기 ‘종북좌파’라고 소리를 지르며 박 시장을 때렸다.”면서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라서 말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박 시장이 화생방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지하철 역사 브리핑 공간에 마련된 의자에 앉자 갑자기 박씨가 나타나 “시장 사퇴해, 이 빨갱이 OO야! 김대중O의 앞잡이”라고 소리치며 오른손으로 가격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현장 관계자들에게 제지를 당하면서도 “빨갱이”라는 말을 하면서 분을 삭히지 못했다고 한다. 박 시장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는 않았으며 사건 직후 “그런 일이 있었나. 언제 내가 당황하는거 보았느냐.”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박씨는 곧바로 직원들에 의해 끌려나갔다. 이 여성은 지난 8월에도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을 폭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최고위원은 8월 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8·15 반값등록금 실현 국민행동, 등록금 해방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가 가격당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살인현장에서 왠 대변검사(?)…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엽기살인마는 다른 피를 타고난다? 혈흔 속 성염색체가 지목한 ‘악마’’의 정체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물 마시던 A씨, 갑자기 사망한 이유 알고보니… 생명을 잃을 수 있게 만드는 ‘죽음의 물’ 11)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 사연 알고보니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여성 시신, 단서는 성형수술 자국? 백골의 한 풀어준 광대뼈 축소술 15) 무참하게 살해 당한 20대女…6년만에 연쇄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 CCTV가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자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완전 범죄 될 뻔한 헤어드라이어 살인…범인 잡은 것은 바로… 몸에 남은 전기충격 자국…‘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에서 발견된 2구의 여성 시신…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한밤중 돌연 사망하는 젊은 남자들…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려 숨진 60대 시신 크게 훼손됐는데…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흉기에 17번 찔려 죽은 여자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의 화장품 향기…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 여자 살인사건 30) 물 속 깊은 곳에 시신을 숨기려한 3인의 살인자 물속 시신 ‘부력의 물리학’
  • ‘뚱뚱男’ ‘날씬女’

    ‘뚱뚱男’ ‘날씬女’

    19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은 비만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 비만율은 1998년 처음 조사가 실시된 이래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여성은 점차 낮아져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영양조사 결과 성인 비만율은 30.8%로 나타났다. 남성 비만율은 2007년 36.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36.3%로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대로 여성은 2008년 25.2%로 역대 최저치였으나 지난해는 이보다 낮은 24.8%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 30대 비만율은 19%에 불과했지만 40대 26.7%, 50대 33.8%, 60대 43.4%로 연령에 비례해 비만인구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성은 30대에 비만율이 42.3%로 가장 높았다가 점차 감소해 60대(37.8%)부터는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성은 결혼 이전까지 다이어트 등에 관심을 가지다가 신체활동이 점차 줄어들면서 비만율이 높아지는 데 비해 남성은 40대 이후부터 건강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비만율이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만은 열량 섭취량에 비해 신체 활동이 적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30, 40대 남성의 에너지 섭취량은 각각 영양섭취 기준의 112.5%, 105.6%로 비교적 높았지만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23.6%와 23%에 그쳤다.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일주일 동안 평소보다 숨이 약간 가쁜 상태로 주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활동한 것을 의미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살인현장에서 왠 대변검사(?)…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엽기살인마는 다른 피를 타고난다? 혈흔 속 성염색체가 지목한 ‘악마’’의 정체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물 마시던 A씨, 갑자기 사망한 이유 알고보니… 생명을 잃을 수 있게 만드는 ‘죽음의 물’ 11)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 사연 알고보니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여성 시신, 단서는 성형수술 자국? 백골의 한 풀어준 광대뼈 축소술 15) 무참하게 살해 당한 20대女…6년만에 연쇄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 CCTV가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자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완전 범죄 될 뻔한 헤어드라이어 살인…범인 잡은 것은 바로… 몸에 남은 전기충격 자국…‘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에서 발견된 2구의 여성 시신…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한밤중 돌연 사망하는 젊은 남자들…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려 숨진 60대 시신 크게 훼손됐는데…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흉기에 17번 찔려 죽은 여자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의 화장품 향기…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 여자 살인사건 30) 물 속 깊은 곳에 시신을 숨기려한 3인의 살인자 물속 시신 ‘부력의 물리학’
  • 대학생이 ‘우주먼지의 기원’ 밝혔다

    대학생이 ‘우주먼지의 기원’ 밝혔다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3학년 장민성(22)씨가 천문학계의 대표적인 미해결 과제로 꼽히는 ‘우주 탄생 초기에 만들어진 우주먼지의 기원’을 밝혀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도 퇴근 뒤 연구에 힘을 쏟은 결과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11일 “장씨가 미국·타이완 등 국제 공동연구팀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우주 탄생 후 10억년 이내에 만들어진 우주먼지가 초신성(超新星·supernova) 폭발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천문·천체물리학 분야 권위지인 ‘천체물리학저널레터’ 최신호에 실렸다. 지구처럼 우주에도 숱한 먼지가 존재한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이 우주먼지가 10억년 이상 진화를 거쳐 소멸 단계에 들어서는 늙은 별의 잔해에서 유래됐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138억년전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뒤 10억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도 우주먼지가 발생했는지,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장씨는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빛을 뿜어내는 천체 현상인 ‘감마선 폭발’을 관측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감마선 폭발이 확인된 천제 ‘GRB 071025’를 한국천문연구원 소유인 미국 애리조나주 레몬산 1m 망원경으로 관찰하고 빛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우주먼지의 존재가 발견됐다. ‘GRB 071025’는 지구에서 약 127억 광년 떨어져 있는 천체로, 이는 우주 탄생 이후 10억년 이전에 우주먼지가 이미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씨는 우주먼지의 스펙트럼을 분석, 탄소·황화철·마그네슘 등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임 교수는 “초기 우주의 경우 우주먼지가 존재하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초기 우주의 기원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상업성엔 초연… 그들만의 의미 담긴 설치 작품전 잇따라

    상업성엔 초연… 그들만의 의미 담긴 설치 작품전 잇따라

    미술계에서 중견 여성 작가, 하면 예쁘게 다듬은 작품들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예쁘고 상업적인 작품보다 개념과 설치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들도 있다. 노란 낙엽이 쌓인 갤러리에서 이런 작업을 선보여 온 중견 여성 작가들의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중견 여성 작가들의 자의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닿을 듯 닿지 않는… 우순옥 ‘잠시 동안의 드로잉’ 우순옥(53)의 ‘잠시 동안의 드로잉’전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작품보다 텅 빈 공간이다. 작품 수가 적기라도 한 듯 띄엄띄엄 작품이 배치돼 있다. 당연히 작품이 없어서는 아니다. 그보다는 어슬렁대며 여유롭게 느껴보라는 의미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1층에 위치한 ‘12편의 신기루’.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베르너 헤어초크, 루치아노 비스콘티 등 작가주의 영화계의 거장들이 남긴 영화의 특정 장면을 반복해서 틀어 놓은 모니터 12대가 놓여 있다. 영화에서 발췌한 장면은 사랑, 환희, 고독처럼 살아가면서 한번은 만나게 되는 순간에 대한 것들이다. 가령 비스콘티의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구스타프 말러를 모델로 삼은 토마스 만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예술 하는 사람의 뜨거운 열망 같은 것이 담겨 있다. “독일 유학 시절 뒤셀도르프에 있었는데 그곳에 영상실이 있었어요. 하루에 3편씩 상영했는데, 하루에 1편 정도는 꼭 챙겨 봤죠. 그 영화 가운데 인상적인 장면을 따와서 만든 거예요. 마음 같아서는 한 100편 정도 하고 싶었는데 12라는 숫자가 주는 윤회의 느낌 같은 걸 살리고 싶어서 12편만 고르느라 고생했답니다.” 모니터 앞에 선 관객들도 영화의 한 장면을 통해 자기 인생의 어느 한 순간, 어느 한 감정을 떠올려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 팬이라면 어쩌면 ‘시네마천국’의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눈물을 흘릴는지도 모르겠다. 키스신은 아니지만. 모니터 옆에는 화분들이 놓여 있다. 화려한 꽃이나 멋진 잎사귀가 아니라 그냥 잡풀 같은 느낌이 나는 걸로만 골랐다. 인생에 대한 잔잔한 회고와 성찰에 걸맞은 선택이다. 12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 (02)735-8449. ●닿아버려 환희에 넘치는 - 김주현 ‘회로에서’ ‘회로에서’ 전시를 통해 김주현(46)이 말하고 싶은 바는 ‘소통’이다. 바닥에 알루미늄판을 대고 그 위에 전선 가닥을 한데 모아 풍성한 꽃다발 모양으로 만든 발광다이오드(LED) 다발을 드리운 뒤 약한 전류를 흘렸다. 알루미늄판에 닿으면 LED 다발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조금 유치할지 몰라도 만남이란 게, 소통이란 게 저런 게 아닐까, 전기의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만났을 때 빛을 내는 게 아닐까 싶어요.” 해서 제목도 ‘회로에서-접속’이다. “원래 의도했던 건 야외에 설치해 두면 바람도 불고 해서 반짝반짝하는 거였는데, 전시장 안이라 그렇게까지는 안 되네요. 불을 밝히고자 하는 의지 같은 걸 드러내보고 싶었거든요.” 내놓은 건 미술인데 정작 쓰는 용어는 카오스, 프랙털, 확장형, 복잡계 같은 물리학·생물학 용어들이다. 쓰는 도구는 LED와 전깃줄. 전깃줄을 찢어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 물리학적 느낌의 드로잉과 설치작품들을 계속 만들어 내놨다. 그 엄밀하다는 과학의 세계에서도 만남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보고 싶었다. “한번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님들이 제 작품을 보고 이것은 프랙털 몇 차원 공간인가를 두고 열띤 논의를 하시더군요. 전 누군가 제 작업을 알아봐주고 얘기를 나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그 대화에서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요.” 다른 작품 ‘토러스’에 대해 물었다. 어디서 한줄 주워 읽었던 지식으로는 토러스가 도넛 모양의 원통형인데 왜 저렇게 일그러뜨렸냐고. “위상수학에서 나오는 얘기인데요.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저게 몇 개의 차원으로 분리가 되거든요.” 설명은 조금 더 이어졌지만 괜히 물었다 싶었다.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는 겸손한 말에 속은 게 죄다. 상업화랑에서의 본격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12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시몬. (02)549-303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설립위원장이 버젓이 단일 후보로

    설립위원장이 버젓이 단일 후보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총괄할 초대 기초과학연구원장(장관급)에 오세정(58)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오 이사장은 공모를 통해 연구재단에 부임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데다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위원장을 맡아 원장 선임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적절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장 선임위원회 관계자는 11일 “10일 최종 회의를 통해 오 이사장이 최종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면서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청와대 재가를 거쳐 선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연대 학장,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장을 맡았고 지난 1월 연구재단 2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행정력이 검증됐고, 기초과학 분야의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오 이사장의 내정을 놓고 상식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초대 이사장이 조직 내부 갈등 때문에 중도 하차했는데”라면서 “최근 방만한 조직 운영과 잇따른 연구비 횡령 사건 등으로 연구재단이 안팎의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이사장만 빠져나가는 꼴”이라고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공모 과정의 불투명한 절차도 도마에 올랐다. 교과부는 지난 7월 국내 신문과 네이처, 사이언스 등 해외 주요 과학학술지에 공모를 내고 후보 접수를 받았다. “세계적인 석학을 데려오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지원자가 기대에 못 미치자 별도의 원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당시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위원장에 있던 오 이사장을 포함해 후보들을 추가했다. 때문에 과학계 일각에서는 “결국 본인이 원장이 되기 위해 제대로 후보를 찾지 않았다는 얘기밖에 안 되지 않느냐.”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장관급인 원장 후보를 청와대에 3배수로 추천하는 당초 선임 절차 원칙을 바꿔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최종 후보 1인만을 올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가 교과부와 갈등이 많은 점을 감안, 정치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해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그리스 과도연정 새 총리 ‘경제통’ 파파데모스 낙점

    그리스 과도연정 새 총리 ‘경제통’ 파파데모스 낙점

    루카스 파파데모스(64)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그리스 과도 연립정부를 이끌 새 총리로 낙점됐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새 지도자 물색에 나선 이탈리아에서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을 지낸 마리오 몬티(68) 밀라노 보코니 대학 총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두 사람 모두 경제학자 출신으로 재정위기의 불길에 휩싸인 양국에서 ‘특급 소방수’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출범 새 정부서 구제금융 구원투수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파파데모스 전 ECB 부총재를 새 총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그리스 여야 대표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지난 6일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새 총리 후보를 논의해 왔다. 파파데모스는 11일 출범할 과도 연립정부를 이끌고 유럽연합(EU)의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과 긴축재정 패키지에 대한 의회 비준을 이끌게 된다. 파파데모스 총리 지명자는 학계와 국제 금융계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경제통’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과 그리스에서 교수로 일했다. 1994년부터 8년간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 ECB 부총재를 역임했다. 특히 중앙은행 총재 시절 그리스가 드라크마(그리스의 옛 화폐)를 버리고 유로존에 가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그는 당시 “유로화 도입으로 그리스가 얻게 될 혜택은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EU 등에서는 파파데모스가 벼랑 끝에 선 그리스를 이끌 최적의 인물로 평가해 왔다. 파파데모스의 선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총리직 제의를 받은 뒤 “지난달 26일 EU가 합의한 2차 그리스 구제안에 대해 여야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야 총리직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또 내년 2월 19일로 예정된 조기 총선을 연기해 재정난 해결을 위해 자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가입 주도한 前 ECB 부총재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몬티 총장이 ‘포스트 베를루스코니’로 급부상했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9일 몬티 총장을 종신 상원의원에 지명, 새 총리로서 비상 거국 내각을 이끌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마쳤다. 몬티는 보코니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미국 예일대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밑에서 공부했다. 1994년과 1999년 각각 EU 집행위원과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으로 선출돼 일했다. 전문가들은 몬티가 새 총리로 기용되면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제개혁안 추진에 속도가 붙어 투자자들이 반길 것으로 전망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암흑물질’ 비밀 지닌 왜소은하 발견

    ‘암흑물질’ 비밀 지닌 왜소은하 발견

    우리 은하 밖에서 발견된 두 왜소은하가 암흑물질의 실체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미 천문학자들이 말했다고 7일(현지시간) 스페이스닷컴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학 에릭 벨 교수팀이 안드로메다은하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위성은하인 안드로메다 28과 29라고 명명한 2개의 왜소은하를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두 왜소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에서 약 6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지구에서는 약 11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여기서 안드로메다는 지구에서 약 250만광년 떨어져 있는 우리 은하에 가장 가까운 나선은하로, 안드로메다 역시 우리 은하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왜소 위성은하에 둘러싸여 있다. 이 두 왜소은하는 ‘슬로안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의 최신 정보를 사용한 별 계산법을 통해 발견됐다. 또한 이번 결과를 얻기 위해 미국 하와이의 제미니 망원경을 이용한 후속 관측으로 이들 왜소은하를 분석했다고 한다. 이런 왜소은하는 대형 망원경을 사용해도 거의 볼 수 없는데 안드로메다 28, 29 역시 10만 배 이상 비율로 희미하므로 육안으로는 볼 수 없다. 특히 이번 발견은 천문학자들이 우주 질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을 더욱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암흑물질은 현재 어떠한 전자파로도 관측되지 않고 오로지 중력을 통해서만 존재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미스터리에 쌓여 있다. 연구팀은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여러 은하에서 방출하는 보이는 물질을 체계화하는데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새 연구는 오는 20일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상세히 실릴 예정이다. 사진=제미니 천문대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틀렸어! 아인슈타인

    현대 물리학의 토대를 마련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서른 살 이전에 과학에서 획기적인 업적을 내지 못하면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할 당시 그의 나이는 26세였다. 하지만 ‘젊은 천재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과학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그의 지론은 오늘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물리학 천재의 전성기는 마흔여덟 살이나 된다.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을까. 미 오하이오주립대 브루스 와인버그 교수와 노스웨스턴대 벤저민 존스 교수 등 경제학자는 7일(현지시간) 미 국립 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노벨상을 받을 만큼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이제 더 이상 젊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와인버그 교수팀은 1901~2008년 사이의 물리학·화학·생리 의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 525명을 추적해 이들의 업적이 어느 시기에 이뤄졌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노벨상 초창기인 1901년부터 1905년까지는 세 분야 수상자의 3분의2가 40세 이전에 노벨상 수상 연구를 진행했고, 20%는 30세 이전에 성과를 거뒀다. 1934년까지만 해도 40세 이전의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은 학자가 무려 78%나 됐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노벨상 수상 업적을 이룬 나이는 늦어져 2000년 이후에는 30세 이전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은 사례가 전무했다. 40세로 기준을 넓혀도 젊은 층의 수학적 아이디어가 중요한 물리학 분야에서만 전체의 19%가 상을 받았을 뿐이다. 와인버그 교수는 “물리·화학·생리 의학 분야에서는 이제 더 이상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연구 단계를 끌어올리는 젊은 과학자의 이미지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기초지식 습득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20세기 초에는 노벨상 수상자의 대부분이 25세 이전에 박사학위를 받아 연구를 시작했지만, 1990년대 이후에는 25세 이전에 박사학위를 받기조차 어려워졌다. 게다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기가 더 어려워진 데다 입증에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지적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하면…그 결과는?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8일(미국시간 기준) 축구장 4곳을 합친 크기의 거대한 소행성 2005 YU55이 지구와 달의 사이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돼 불안감에 휩싸인 가운데 소행성이나 운석과의 충돌로 인한 지구의 충격을 시뮬레이션 한 새로운 모델이 개발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일 뮌헨 대학의 매티아스 메쉬드 교수와 프레스턴 대학의 연구진이 합동으로 개발한 모델에 따르면 2005 YU55이 지구로 돌진해 충돌할 경우 직경 4km 분화구가 생기며 진도 7.0의 지진이 일어난다. 또 충돌지점에서 60m 떨어진 지점에는 높이 21m의 해일이 피해를 입힌다. 연구팀은 “이번 모델은 타원형이 지구의 형태와 표면의 특징, 바다 수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롭게 나온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모델은 지구가 완전한 구(球)라는 전제로 개발됐으며 표면의 특징이나 수심 등에 따르면 변수는 고려되지 않은 바 있었다. 따라서 새롭게 나온 모델에 따르면 기존의 것보다 소행성이나 운석과 충돌했을 대 지구에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피해는 보다 적을 것으로 파악된다. 메쉬드 교수는 “소행성이나 운석이 지구에 떨어질 경우 물에 돌을 던졌을 때 나타나는 것처럼 지진파장이 퍼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예상보다 지진의 규모나 지형의 이동 등은 비교적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 모델로 공룡을 모두 멸종시켰던 6500만 년 전 소행성의 충돌 충격을 측정한 결과 수소폭탄의 200만 배 위력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물리학 국제저널’(Geophysical Journal International)에 10월호에 실렸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父가 뿌린 ‘포퓰리즘 씨앗’이 몰락 불렀다

    父가 뿌린 ‘포퓰리즘 씨앗’이 몰락 불렀다

    국가부채의 덫에 걸려 집권 2년 만에 중도 사퇴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59) 총리의 뒤를 이어 난파하고 있는 그리스호를 이끌 새 선장으로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유력시된다. 파파데모스가 새 총리로 임명되면 내년 2월 총선 때까지 유럽연합(EU)의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과 긴축재정 패키지에 대한 의회 비준을 이끄는 중책을 짊어지게 된다. 정국 혼란을 수습하는 몫도 남았다. 파파데모스는 중앙은행 총재 시절 그리스가 드라크마(옛 화폐)를 포기하고 유로존에 가입하는 과정을 주도했던 인물로, 역내 경제 소국들이 외부충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단일통화인 유로를 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로존 옹호론자’로 유명하다. 정부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ECB의 과도한 개입 대신 해당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 학사와 전기공학 석사를 전공한 뒤 경제학 박사학위를 딴 특이한 이력을 지닌 그는 이후 컬럼비아대학과 그리스 아네테대학에서 20년 가까이 교수 생활을 했다. 1990년대에는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를,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ECB 부총재를 지냈다. 또 다른 총리 후보로 꼽히는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법학 교수 출신으로 1993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 교통·법무·국방·문화장관을 두루 거친 노련한 관료다. 파판드레우의 낙마로 3대에 걸쳐 모두 6차례 총리직을 수행한 파판드레우 가문도 몰락하게 됐다. 아버지의 후광 덕에 그리스 정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았던 파판드레우는 역설적이게도 부친이 남긴 그림자 탓에 스러졌다. 그의 불행은 부친인 고(故)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뿌려놓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씨앗’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회당을 창당한 아버지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1981~1989년, 1993~1996년 두 차례 총리를 지내며 주요 기업을 국유화하고 공무원에 대한 복지를 크게 늘렸다. 덕분에 인기를 누렸지만 이 탓에 나랏빚이 쌓여갔고 멍에는 아들이 고스란히 지게 된 것이다. 아들 파판드레우 총리는 취임 직후 애초 공약과는 상반된 ‘역주행’을 시작했고 아버지가 짜놓은 복지 시스템을 수술대에 올렸다. 공무원 월급을 깎고 연금을 줄였다. 의료 등 복지 지출을 축소하는 대신 세금은 올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곧잘 “(긴축정책이) 나라를 살리려고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지난달 파판드레우 총리의 지지율은 23%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파판드레우 총리는 “2차 구제금융을 수용할지를 국민에게 직접 묻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 정치적 도박 탓에 그는 끝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인류 최대실험 ‘힉스입자’ 결실없이 논란만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가 물리학자들을 ‘양치기 소년’으로 만들고 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힉스 입자를 찾기 위해 무려 95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좀처럼 결과물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실험이 공식 종료되면서 ‘인류 역사상 최대의 실험’은 또다시 내년 3월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1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힉스 입자 사냥시즌이 끝나다’라는 기사를 통해 “CERN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올해 양성자빔 충돌실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CERN은 대형강입자가속기(LHC)를 지난 2008년 처음 가동한 이후 힉스 입자를 발견하기 위해 양성자빔 충돌 실험을 진행해 왔다. 힉스 입자는 우주 탄생을 이끈 대폭발(빅뱅) 직후 현재까지 발견된 물질을 구성하는 6쌍의 구성입자와 힘을 전달하는 4개 매개입자들에 질량과 성질을 부여한 뒤 사라진 것으로 추정돼 ‘신의 입자’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지름 8㎞, 둘레 27㎞에 이르는 원형 구조물인 LHC는 양쪽으로 양성자 빔을 쏘아 완벽한 조건에서 충돌할 경우 빅뱅 직후 약 3분간의 우주 구성과정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힉스 입자 발견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CERN에 예산을 지원한 각국 정부는 물론 학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ERN은 당초 힉스 입자 발견이 이르면 2009년 말, 늦어도 3년 후인 2011년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는 소식은 없다. 더욱이 건설에만 50억 달러가 들어간 LHC가 잇단 프로그램 오류와 장비 손상을 입으면서 설계 및 시공 부실 의혹마저 제기된 상태다. 특히 ‘힉스 입자 검출’로 예상됐던 몇 차례의 실험 결과도 단순한 착오로 밝혀지면서 LHC로는 힉스 입자를 찾을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네이처는 “물리학자들은 힉스 입자 사냥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또 힉스 입자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하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졌더라도 아직까지 충분한 증거를 모으지 못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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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WHO&WHAT] 아쉽게 놓친 노벨상’가상 수기’ 공모해보니 [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WHO&WHAT] 다음번엔 내가 주인공!…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WHO&WHAT] 현대 고고학 레이저 레이더·로봇에 ‘깜놀’…인디애나 존스, 완전 체면 구기다 [WHO&WHAT] “먹을거리가 부족한게 아니라”…인구 10억명 시대 경제학자 멜서스의 ‘2011년판 70억 인구론’[WHO&WHAT] “과거시험 100% 붙는 방법은…”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새달 3일 개봉 ‘워리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새달 3일 개봉 ‘워리어’

    물리학 선생인 브렌든(조엘 에저튼·오른쪽)은 정직을 당한다. 선생 신분으로 무허가 격투기에 나선 게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아픈 딸의 치료를 위해 돈이 필요한데, 집을 저당 잡은 은행은 그를 빚쟁이로 몬다. 그의 동생 토미(톰 하디·왼쪽)는 중동지역 전투에 참전했다 돌아와 아버지를 찾아간다. 14년 만에 만난 아버지에게 지난날의 울분을 토한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로부터 도피하던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서 토미는 깊은 상처를 품고 살았던 것. 분노의 탈출구가 절실한 토미는 우연히 격투기 챔피언십 리그를 접하고 출전을 결심한다. 이어 브렌든도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소원하던 형제는 링 위에서 재회한다. ‘워리어’는 그룹 ‘더 내셔널’의 노래를 짧게 삽입하며 시작한다. ‘복서’ 앨범에 수록된 ‘전쟁을 시작하다’라는 영화의 주제를 잘 요약한다. 기대했던 미래가 오지 않았을 때, 문제를 회피하면 전쟁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에 형제가 꿈꾼 미래는 현재와 달랐을 것이다. 아버지가 초래한 비극은 죄 없던 형제를 서먹서먹한 관계로 만들었고, 형의 허무한 손짓은 성난 동생을 위로하지 못한다. ‘워리어’의 마지막 경기를 보노라면 누구의 편을 들지 갈등할 수밖에 없다. 슬픔으로 무장한 형제가 피 터지게 싸우는 광경이 가슴을 적신다. 브렌든은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무너진 가장이다. 초라한 아파트에 살다 돈을 모아 예쁜 집을 장만한 것까지는 좋았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그에게 다시 하층민의 삶을 떠안긴다. 부동산 평가액이 은행 차입금 아래로 떨어지면서 그와 아내는 밤낮으로 돈벌이에 매달린다. 동생 토미는 평생 하층민의 삶 속에서 허덕인 남자다. 군인이 되어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나눈 기쁨도 잠시, 전쟁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명예심마저 앗아버린다. 격투기 리그를 개최한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헤지펀드로 갑부가 된 자다. 우승 상금은 그에겐 최소단위 투자액에 불과한데, 하층민의 양산을 가져온 인간이 내민 알량한 미끼를 희생자들이 덥석 문 형국이다. 하층민 선수의 이야기란 점에서 ‘워리어’는 작년에 좋은 평가를 받은 ‘파이터’와 얼핏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야수 같은 남자들의 격투가 빚는 진한 드라마는 멀리 월터 힐의 ‘투쟁의 그늘’부터 가까이로는 데이비드 마멧의 ‘레드 벨트’의 영향 아래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연출을 맡은 개빈 오코너는 10여년 전 ‘텀블위즈’로 소개된 감독이다. 모녀의 갈등을 유머러스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던 그는 표정을 완전히 바꾸어 거친 형제와 부자의 묵직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워리어’는 여러 빈틈을 지녔으나 주먹이 매서운 격투기 선수를 닮은 작품이다. 첨언할 사실은, 영화의 허술한 면이 수입사의 삭제 탓이라는 거다. 원본에서 20분 가까운 장면이 사라졌으니 영화가 구멍을 드러내는 건 당연하다. 요즘 인도영화를 사들인 몇몇 회사를 필두로 일부 영화사들이 자진해서 상영시간을 줄여 극장에 내걸고 있다. 그들은 대중성을 감안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 바람직하지 못한 상영 행태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상영이 늘어나면서 장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열악한 화질로 상영되는 일도 빈번한 실정이다. 두 가지 문제점은 지적해 마땅하다. 영상 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실수들이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1월 3일 개봉. 영화평론가
  • 김대식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美 물리학회 석학회원으로

    서울대는 25일 김대식(49)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미국물리학회(APS) 석학회원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석학회원은 세계 정상급의 탁월한 학술 업적과 학술지도적 지위를 성취한 소수의 석학에게만 주어지는 영예로운 자리다. 정회원 가운데 0.5% 이내 인원만 선임된다. 김 교수는 반도체 내에서의 극초단 광학현상 연구와 근접장 플라스몬 분야에서 이룩한 업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세계 최초로 자기장의 편광을 측정할 수 있는 편광분석기를 제작, 서로 평행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전자기장을 가진 정상파의 자기장 성분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초대 기초연구원장 민동필-김영기 2파전

    초대 기초연구원장 민동필-김영기 2파전

    향후 7년간 5조 2000억원이 투입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총괄하게 될 초대 기초과학연구원장(장관급)을 놓고 민동필(64) 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과 김영기(49·미국 페르미연구소 부소장) 시카고대 교수가 치열하게 경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청와대와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시작된 기초과학연구원장 선임 작업은 민 전 이사장과 김 교수로 압축, 최종 후보 인터뷰를 마쳤다. 교과부는 다음 달 초 청와대에 후보를 복수로 추천할 예정이다. 교과부 과학벨트기획단은 지난 7월부터 국내 신문과 네이처, 사이언스 등 해외 주요 과학학술지에 원장 공모를 내고 후보 접수를 했다. 또 별도의 원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를 찾았다. 이에 따라 민 전 이사장, 김 교수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10여명이 후보군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의 한 관계자는 “후보자의 과학자로서의 입지, 수십 개의 기초연구단을 이끌 수 있는 행정력 등을 다각도에서 검토했다.”면서 “현재 위치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몇 후보는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 전 이사장과 김 교수는 과학벨트의 핵심인 중이온가속기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계에서는 이들의 장단점이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출신인 민 전 이사장은 과학벨트의 입안자로 누구보다 사업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학술진흥재단 사무총장,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을 맡으며 행정력도 인정받고 있다. 다만 국제적 지명도가 김 교수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이다.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 로체스터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이휘소 박사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 강주상 교수의 수제자다. 미국 국적으로 40대의 젊은 여성이라는 상징성과 가속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을 이끌어 나가며, 전체적인 기초과학 로드맵을 그려야 하는 연구원장으로서의 행정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한계로 꼽히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인류에 최초 포착된 ‘초신성’ 비밀 풀렸다

    인류에 최초 포착된 ‘초신성’ 비밀 풀렸다

    2000년 전 인류가 최초로 목격했다는 기록이 내려오는 초신성의 비밀이 최근 밝혀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스피처 우주망원경과 광역적외선 탐사망원경을 이용해 인류가 최초로 목격한 것으로 전해지는 초신성의 잔해를 관찰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서기 185년 중국 천문학자들은 밤하늘에서 달처럼 반짝이는 별의 신기한 장면이 목격됐다는 내용을 실으면서 이 별을 ‘손님별’이라고 기록해 둔 바 있다. 1960년 대 천문학계는 분석을 통해 ‘손님별’이 8000광년 밖에서 폭발한 항성이란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초신성은 항성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별이 폭발하면서 생긴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하는 것으로, 그 밝기가 평소의 수억 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낮아지는 현상이다. 문제는 RCW 86이라는 초신성 잔해의 간격이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규모가 컸다는 점.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의 이유를 찾아내지 못해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겨뒀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브라이언 윌리엄스 교수는 “초신성 잔해들이 예상보다 2~3배 정도 크게 분포했다”면서 “그 이유가 백색왜성의 일종인 초신성이 폭발할 때 주변에 빈 공간을 형성해 훨씬 더 빠르게 분포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혀냈다. 즉 초신성이 우주공간인 공동(空洞)에서 폭발해 다른 물질들의 방해를 받지 않아 더 빨리 퍼져나갈 수 있었다는 것. 연구진은 “백색왜성이 주변에 공동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서 밝혔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WHO&WHAT] 인구 10억명 시대 경제학자 맬서스 ‘2011년판 70억 인구론’

    [WHO&WHAT] 인구 10억명 시대 경제학자 맬서스 ‘2011년판 70억 인구론’

    누구는 이달 말이면 된다고 하고, 누구는 올해 말 또는 내년 3월이라고 한다. 또 다른 어떤 이는 이미 넘었다고도 한다. 누가 맞았는지 정확히 알거나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계 인구 70억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꼼수’가 등장했다. 유엔은 아예 31일을 ‘70억 인구의 날’로 정했다. 한발 더 나아가 아동인권운동기구인 ‘플랜 인터내셔널’은 인도 북동부 우타르프라데시아주에서 태어나는 여자아이를 ‘70억번째 아이’로 공인한다고 발표했다. 1초마다 2.5명, 1분에 150명씩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죽는 사람까지 고려하면 누가 70억번째인지 어차피 알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이벤트인 셈이다. 생명의 탄생은 축복이지만, 70억이 사는 지구는 마냥 축복할 수 없는 일이다. 자원은 고갈되고 환경은 파괴되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는 사람이 늘어나고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화 ‘덕택’에 한 나라의 불행은 다른 나라의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지며 지구는 이미 완벽히 ‘연동’된 상태다. 과연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에서는 이 같은 질문에 답해줄 만한 사람의 강연을 들어보기로 했다. 바로 역사상 가장 ‘비관적’인 책을 쓴 사람으로 꼽히는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1766~1834)다. 지난 200여년간 그의 저서 ‘인구론’에 비할 만한 논쟁을 낳은 책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유일하다고 평가된다. 인구 10억명 시대에 살았던 최초의 ‘전업 경제학자’ 맬서스는 오늘날의 지구를 어떻게 평가할까. 2011년에 부활한 맬서스의 인구론 1, 2강을 들어보자. 제1강 ‘음울한 과학’ 인구론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강연을 기대했는데,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시는 분들의 표정이 보이는군요. 네. 전 선천성 구개파열, 소위 말하는 언청이죠. 그래도 지금 보시다시피 말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은 케임브리지대 지저스 칼리지에 입학한 이후에 여러 웅변대회를 휩쓸 정도였으니 강연에 대한 실망은 접으셔도 됩니다. 강단에 올라오기 전에 좀 들어보니 다들 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시더군요. 이해합니다. 200년이 지났으니, 제가 한 일만 남고 제 자신은 희미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우선 간단히 제 배경을 얘기하면서 시작하죠. 전 대학을 졸업한 후에 목사로 일했고, 나름대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1793년에는 지저스 칼리지의 평의원이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제 주요한 관심은 당시의 정치와 경제에 있었습니다. 특히 복지정책이나 식량가격정책에 대해 깊은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39살에는 이스트인디아컴퍼니 칼리지의 교수가 되면서 역사, 정치, 상업, 금융을 가르쳤습니다. 담당은 ‘정치경제학’이라는 처음 만들어진 분야였죠. 흔히 애덤 스미스를 경제학의 시조라고 여기지만, 스미스는 도덕철학 담당 교수였어요. 결국 제가 최초의 전업 경제학자가 된 셈이죠. 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제가 오늘 여기 선 이유가 된 책. 바로 ‘인구의 원리에 관한 소론:고드윈, 콩도르세 및 기타 저술자의 연구를 논평하면서 장래의 사회개혁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함’이죠. 너무 기니까 그냥 여러분들이 부르는 대로 ‘인구론’이라고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이 책은 원래 제 아버지와의 논쟁에서 시작됐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목사였던 제 아버지 대니얼 맬서스는 굉장히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당시 철학가나 정치인들과 비슷했습니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이 막 시작되던 단계였고 양모 수요가 늘어나면서 귀족과 중간계급이 대규모 목양지를 만들기 위해 토지를 닥치는 대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삶의 터전을 잃은 농민들이 도시빈민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부양 자녀수에 따라 빈민에게 생활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역시 이에 동조하는 입장이었죠. 하지만 전 이 정책이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려는 장기적인 악수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왜냐고요. 간단합니다. 초판의 서문에 전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실 책은 사라지고 이 문구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인구는 억제되지 않을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렇게 설명해 보죠. 인간은 가급적 많은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인구는 1, 2, 4, 8, 16, 32…로 증가하죠. 반면 식량은 마음대로 증산할 수 없기 때문에 1, 2, 3, 4, 5, 6, 7, 8…로 늘어납니다. 그럼 지금 인구와 식량이 1:1이라면 200년 후에는 인구와 식량의 비율은 259:9, 300년 후에는 4096:13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물론 식량생산 기술을 개발하면서 격차는 좁아지겠지만 균등하게 늘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인류가 파국으로 가고 있다는 거죠. 물론 인구론은 그 해결책 역시 담고 있었습니다. 인구 증가속도를 늦추는 방법은 전쟁, 기아, 질병 같은 ‘적극적 억제’와 출산율을 낮춰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예방적 억제’가 있습니다. 전 예방적 억제를 권장했습니다. 목사인 제가 어떻게 적극적 억제를 하라고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결혼을 늦게 하거나 빈민에게 청결을 권고하지 말고, 도시의 거리와 집은 더 좁고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게 하면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인구증가를 억제하고 평균수명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잔혹하다고요. 인구증가로 모두가 파멸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구론은 ‘성경’이 아닙니다. 단지 제 스스로 생각했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제 주장을 담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전 평생 악평과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사회학적으로 해결책을 고찰했던 제 이론들은 빈민구제나 복지정책에 대한 반대 근거로 사용되며 기득권만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18세기에 저보다 앞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 사람은 많았죠. 단지 제 이론이 산업혁명 급변기의 영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또 비교적 간단명료하게 쓰여졌기 때문에 당시를 대표하는 이론이 되지 않았을까요. 제2강 ‘수정 인구론’ 자, 그럼 현실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2011년의 오늘을 보니 제가 예측했던 것과 확실히 다르군요. 200여년이 지났으니 인구와 식량의 비율이 259:9여야 한다는 말인데 전혀 그렇지 않군요. 원인을 분석해 보니 전 산업혁명의 초창기의 암울한 분위기에 치중했던 나머지 인류가 얼마나 놀라운 발전을 할지 미리 내다보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구와 식량에 대한 제 전제를 다시 써야 하겠죠. 다만 변명을 하자면 저는 생전에 제 의견을 고치려고 노력했다는 겁니다. 인구론은 개정판이 나왔고 그때 내용이 획기적으로 달라졌는데, 지금 사람들은 초판만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2판에서 인구 문제 해결 가능성을 낙관하기도 했죠. 또 빈민구제도 전면적인 폐지보다는 점진적으로 상황을 보며 조절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강조했던 예방적 억제는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수많은 국가들이 인구억제 정책을 썼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아이를 적게 낳고 있습니다. 인구증가율이 높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결혼연령을 늦추고 피임을 유도하는 등 제 200년 전 주장을 쓰고 있습니다. 인구는 늘어나지만 인구증가율은 둔화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언제 실질적으로 줄어드느냐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인구증가가 식량과만 연관을 맺는 것뿐 아니라 환경파괴나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 제가 예측하지 못했던 요소들이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인구증가는 아직도 막아야 하는 숙제입니다. 식량이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제 전제는 분명 틀렸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산업국가와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 생산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높아진 경우도 있더군요. 그러나 저개발 국가에서는 아직 굶어죽는 이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비교적 충분해진 식량을 어떻게 나눌지를 고민하는 분배의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입니다. 오늘의 강연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경제학은 어디까지나 당시의 사회상황에 치중해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 것을 택할지는 전문가와 정책 결정권자들의 몫입니다. 제 시절에 장 바티스트 세이는 “공급이 수요을 창출하기 때문에 공급 과잉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죠. 하지만 전 공급 과잉 현상이 충분히 생길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 훨씬 적합한 얘기 아닌가요. 이래도 제가 단순히 한물 간 경제학자, 거짓 예언자이기만 할까요. 지나친 낙관도, 지나친 비관도 답이 될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이 절대적으로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없습니다. 70억이 살아가는 지구라면 더 그렇습니다. 2025년에는 80억의 지구가 됩니다. 그 이후는 여러분의 손에 달렸습니다.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박중서/네이버 인물세계사) 교양세계사(동서역사문화연구회/우물이있는집) 경제학콘서트(팀 하포드·이진원/웅진지식하우스) 부의 탄생(윌리엄 번스타인·김현구/시아출판사) 더 이코노미스트 2011년 10월 22일/‘세 섬 이야기’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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