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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명망토 선구자 펜드리 교수, 아이작뉴턴메달 수상

    투명망토 선구자 펜드리 교수, 아이작뉴턴메달 수상

    ‘투명 망토’의 기본 원리를 실현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의 존 펜드리(70) 교수가 영국 물리학계 최고 영예인 ‘아이작 뉴턴 메달’을 수상했다. 1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물리학회의 피터 나이트 회장은 “개발이 기대되는 ‘투명 망토’의 메타물질 응용 장치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펜드리 교수에게 상을 수여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성질을 가진 물질을 일컫는 말로, 펜드리 교수는 2006년 빛을 휘게 하는 메타물질을 이용해 분명히 존재하는 물질을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후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 분야 연구에 뛰어들어 다양한 성과를 냈지만, 아직은 특정한 방향에서만 물체를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 싱가포르의 난양기술대학 연구팀이 투명 망토를 만들어 금붕어와 작은 고양이가 사라지도록 한 것이 최근의 성과다. 펜드리 교수는 이날 BBC라디오에 출연해 “투명 망토는 ‘우리가 투명 망토를 만들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위대한 도전”이라면서 “빛과 파장의 방사 현상을 전반적으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명 망토는 망토라기보다는 큰 차양에 가깝다”면서 “보안 기능은 물론이고 감시 기능도 있고 무엇보다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은 너무 흥분할 필요는 없다고 어린이들에게 당부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재도약 벼르는 중국 공청단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재도약 벼르는 중국 공청단

    지난 20일 오전 9시 45분쯤,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서쪽의 인민대회당은 가마솥더위가 무색할 만큼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제17차 전국대표대회가 폐막을 앞두고 공청단 최고 권력인 제1서기를 포함해 7명의 중앙서기처 서기로 구성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면서 회의장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것이다. 공청단 전국 대표 1506명은 이날 회의에서 친이즈(秦宜智·48)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상무부주석을 단중앙서기처 제1서기로, 허쥔커(賀軍科·44) 전 전국청년연합 상무부주석을 상무서기로 선출했다. 이어 뤄메이(梅·43·여) 전 국무원 부녀어린이공작위원회 위원, 왕훙옌(汪鴻雁·43·여) 전 후베이(湖北)성 스옌(十堰)시 시장, 저우창쿠이(周長奎·44) 전 단중앙 선전부장, 쉬샤오(徐曉·41) 전 단중앙 청년공작부장, 푸전방(傅振邦·38) 전 후베이성 쑤이저우(隨州) 시장 등 5명을 서기로 뽑았다. 10년 뒤를 내다보고 중국 미래 권력의 새로운 판 짜기가 본격 시작된 셈이다. 단중앙 제1서기로 선출된 친이즈는 칭화(淸華)대 공정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국영 철강기업 판강(攀鋼)그룹에서 13년 동안 일한 기업인 출신이다. 2001년 쓰촨(四川)성 판즈화(攀枝花)시장으로 관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쓰촨성 네이장(內江)시 당서기를 거쳐 2005년부터 8년간 시짱자치구에서 근무했다. 공청단 근무 경험이 전무한 만큼 칭화대와 시짱자치구 등에서 ‘관시’(關係)를 맺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직접 그를 발탁했다는 게 베이징 정가의 분석이다. 단중앙 서기들 가운데 이른바 ‘치링허우’(七十後·1970년대 출생자)는 푸전방(1975년)을 포함해 왕훙옌(1970년), 쉬샤오(1972년) 등 3명이다. 특히 칭화대 수리수전(水利水電)공정학과를 졸업한 뒤 중국 싼샤(三峽)총공사 판공실, 싼샤총공사건설부 등 15년 이상 수리계통에서 일한 수리 전문가 푸전방이 가장 어린 나이로 서기직에 올라 ‘블루칩’(유망주)으로 떠올랐다. 중국을 이끌고 있는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가 28세, 장바오순(張寶順) 안후이(安徽)성 당서기와 류치바오(劉奇?) 당중앙선전부장이 32세,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과 양웨(楊嶽)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 당서기가 33세,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당서기와 쑨진룽(孫龍) 후난(湖南)성 부서기가 34세에 서기직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단중앙 제1서기는 ‘중국 대륙 최고 지도자의 요람’으로 통한다.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를 비롯해 후진타오 전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수많은 국가 동량을 배출한 덕분이다. 리 총리에 이어 저우창(周强) 최고인민법원장, 후춘화 광둥성 서기, 루하오(陸昊) 헤이룽장(黑龍江)성 성장, 친이즈 순으로 제1서기 자리를 물려받았다. 공청단파는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5세대 지도부 인선 과정에서 태자당(혁명 원로 및 고위 간부 자제 그룹)과 상하이방(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상하이 기반 정치 파벌) 연합 세력에 패퇴했다.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서열 2위의 총리직에 오른 리커창 한 명밖에 진입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만큼 이날 회의에서 제6세대 최고 지도자는 “공청단에서 배출해야 한다”는 데 암묵적인 동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6세대 최고 지도자 후보로 나설 공청단 대표주자에게 관심이 쏠린다. 현 상황에서는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루하오 헤이룽장성 성장, 저우창 최고인민법원장, 친이즈 단중앙 제1서기 등 공청단 4인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후 당서기가 가장 앞서가고 루 성장이 그 뒤를 따르며 저우 최고법원장과 친 제1서기는 조금 처진 형국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1번지 광둥성을 책임지고 있는 후춘화 당서기는 ‘샤오후’(小胡·젊은 후진타오)로 통한다. 공청단 제1서기, 시짱자치구 근무 등 정치 행로가 후 전 주석을 빼닮은 까닭이다. 1983년 베이징대 졸업생 대표로 선발된 그는 그해 졸업생 대회에서 차오스(喬石), 야오이린(姚依林), 후치리(胡啓立) 등 당시 공산당 실력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험난한 오지’ 시짱자치구 근무를 자청해 이들에게 ‘될성부른 나무’라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후 전 주석이 시짱자치구 당서기로 있을 때 라싸(薩)에서 대규모 유혈 폭동 사건이 일어나자 공청단 시짱자치구 부서기를 맡고 있던 후 당서기가 폭동 진압에 힘을 보태 후 전 주석의 ‘환심’을 샀다. 후 전 주석이 집권한 2006년 14년간의 시짱자치구 근무를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온 후 당서기는 단중앙 제1서기로 발탁돼 승승장구했다. 2008년에는 허베이(河北)성 성장으로 영전해 전국 최연소 성장이라는 명성도 얻었다. 2009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당서기를 거쳐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서열 25위 안에 드는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하면서 ‘포스트 시진핑’ 자리에 바짝 다가섰다. ‘리틀 리커창’으로 불리는 루하오 헤이룽장성 성장은 1985년 베이징대에 입학해 학생회장과 단중앙 제1서기를 지내는 등 리 총리와 같은 코스를 밟고 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태어난 루 성장은 가오중(高中·고등학교) 때부터 이미 두각을 나타내 졸업을 몇 달 앞두고 고교생 공산당원이 돼 주목받았다. 베이징대에서 경제관리학(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문화혁명 이후 첫 번째 직선 베이징대 학생회장 자리에 올랐다.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MBA과정) 명예원장으로 있는 저명한 경제학자 리이닝(?以寧) 교수 밑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루 성장은 대학 졸업 후 배치된 대형 모직공장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공장장을 거쳐 1998년 베이징시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을 조성한 공로로 2003년 33살의 나이로 베이징시 부시장에 전격 발탁됐으며 2008년 단중앙 제1서기로 선출됐다. 지난 3월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배려로 부족한 지방 경험을 쌓기 위해 헤이룽장성 성장으로 내려가 공청단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후 당서기를 맹추격하고 있다. 저우창 최고법원장은 지난해 정치국 위원 진입에 실패함에 따라 후 당서기 및 ‘비공청단’파인 쑨정차이(孫政才·50) 충칭직할시 당서기와의 6세대 최고 지도자 경쟁에서 일단 밀려난 형세이고, 친이즈 제1서기는 대표주자로 나서기에는 중앙, 지방 등의 수장 경험 등이 일천하다는 게 베이징 정가의 지적이다. khkim@seoul.co.kr
  • 태양 3개 뜨는 新 ‘슈퍼지구’ 3개 발견

    태양 3개 뜨는 新 ‘슈퍼지구’ 3개 발견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슈퍼지구’ 3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유럽남방천문대(ESO)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별 ‘글리세 667C’(Gliese 667C)의 궤도를 도는 행성 중 최소 3곳이 인간이 거주할 만한 조건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지구로부터 22광년 떨어진 전갈좌에 위치한 글리세 667C은 3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태양계와 비교하면 태양이 3개 있는 것으로 그 주위에 최대 7개의 행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연구팀이 밝힌 것은 이 행성 중 최소 3개가 액체 상태의 물과 적당한 기온 등 조건을 갖춰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인간이 살만한 환경이 된다는 것. 또한 지구보다는 크고 해왕성 보다는 작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행성들은 별 글리세 667C과 적당한 거리(우리의 태양과 금성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카네기 연구소 천문학자 폴 버틀러 박사는 “같은 (태양계)시스템 안에서 슈퍼지구가 3개나 발견된 것은 처음” 이라면서 “우주에서 생명체의 존재와 진화 가능성을 가진 지구 같은 행성이 많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동료 학자 워싱턴 대학 로리 바네스 교수도 “이제 10개의 별을 찾아 그 주위에 슈퍼지구를 찾는 대신 하나의 별 주위 행성들을 더욱 자세히 조사하는 것이 더욱 슈퍼지구 발견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천문학 & 천체 물리학 저널’(the journal Astronomy & Astrophysics)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대 이집트 동상이 혼자서 움직여…미라의 저주?

    고대 이집트 동상이 혼자서 움직여…미라의 저주?

    ”4000년 된 고대 이집트의 동상이 혼자서 움직인다” 맨체스터 박물관의 한 큐레이터가 이러한 주장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동상은 맨체스터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넵-세누’(Neb-Senu). 고대 이집트에서 사자(死者)의 신 오시리스에게 바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미라의 무덤에서 발견돼 80년 전부터 이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 큐레이터인 캠프벨 프라이스 “몇 주 전부터 동상이 회전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며 “처음에는 동상을 움직인 범인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물관의 열쇠를 가진 것은 자신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상이 조금씩 회전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 큐레이터는 동상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저속 촬영 비디오를 설치했다. 촬영된 영상을 분석한 결과 동상이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물리학자인 브라이언 콕스는 “동상 바닥의 표면은 우둘투둘하지만, 동상을 올려놓은 유리는 매끈하므로 서로 다른 표면이 마찰을 일으키며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촬영된 영상은 동상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있을 때에만 조금씩 움직였다. 하지만 큐레이터는 “80년 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지만 움직인 것은 최근”이라며 콕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고대 이집트 동상이 회전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미라에 해를 가하면 동상이 화를 낸다고 믿는다. 이 동상과 함께 있던 미라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태양 2개 있는 행성, 생명체 가능성 높다”

    영화 ‘스타워즈’ 속 타투인(Tatooine) 행성이 오히려 지구보다 살기 좋을지도 모르겠다. 2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이 오히려 1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보다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뉴 멕시코 주립대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를 담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미국 천문학협의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에서 발표했다. 그간 마치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태양이 2개 뜨는 행성은 각국의 천문학자들에 의해 속속 발견됐다. 최근에도 프랑스 조제프 푸리에 대학교 학자들이 2개의 별로 이뤄진 ‘쌍성 2M0103’ 을 공개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지구에서 5,000광년 떨어진 가스로 둘러싸인 PH1은 태양을 무려 4개 가진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논문의 제 1 저자인 대학원생 조니 클라크는 “한마디로 2개의 태양은 훌륭한 결혼 관계와도 같다” 면서 “두개의 태양이 서로 영향을 미쳐 행성을 위협하는 태양풍(solar winds·태양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플라즈마의 흐름)을 오히려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1개의 태양 때 보다 2개의 태양시 태양풍의 영향이 줄어 행성에 물이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추측이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같은 대학 천체물리학자 폴 메이슨 박사는 “시뮬레이션 결과 태양 크기의 80% 별이 두개가 이루어진 경우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세상의 기원 밝혀내려는 프리랜서 작가의 ‘행복한 통찰’

    세상의 기원 밝혀내려는 프리랜서 작가의 ‘행복한 통찰’

    화가 고갱은 1898년 2월 동료 몽프레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자살시도를 고백한다. 자살을 시도하기 전 그렸다는 그림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꼬박 한 달간 밤낮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정열을 쏟았다. 복음서와 비교할 만한 주제를 그렸다”고 털어놨다. 작품의 이름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그림은 종교적이며 철학적인 이 세 가지 물음을 쫓아간다. 고갱은 화단의 무관심과 아끼던 딸의 죽음, 질병과 심장발작에 시달리던 극심한 고통 속에서 궁극의 수수께끼에 천착했던 것이다. 110여년 뒤 미국의 프리랜서 작가인 짐 홀트는 단순히 호기심 때문에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심오하고 오래된 문제다. “세상은, 그리고 나는 왜 존재하는가?” 하이데거의 “왜 세상은 무가 아니라 유인가?”와 같은 말이다. 홀트의 궁금증은 세 갈래로 이뤄진다. 세상을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의 결과물로 볼 것이냐, 그냥 주어진 사실로만 인정할 것이냐의 ‘신’과 ‘비이성’이 양갈래를 이룬다. 그 사이에는 우주 전체의 질서를 아직 수학적으로 풀어내지 못했을 뿐이라는 담론이 놓인다. 형이상학적 수수께끼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사파리 여행처럼 유쾌하다. 우리 시대 최고의 철학자, 신학자, 분자물리학자, 우주철학자, 신화학자, 소설가 등이 동참한다. 저자는 파리, 런던, 옥스퍼드, 피츠버그, 텍사스 오스틴 등을 돌며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때론 유쾌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토론을 이어간다. 첫 대화 상대는 현존 최고의 과학 철학자인 아돌프 그륀바움 교수. 그는 의식의 다양성과 인간정신이 일으키는 문제들에는 매력을 느끼지만 존재의 이유에 대해선 철저히 무시한다. 우주의 탄생을 알리는 ‘빅뱅’ 역시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어주지 못하는 또 하나의 수수께끼일 뿐이다. ‘자연 신학’의 창시자인 종교철학자 리처드 스윈번은 유신론적 방식을 취한다. 세상의 존재를 설명해줄 수 있는 가장 단순한 가설은 바로 모든 것의 뒤에 신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양자역학의 작동 원리를 고안한 과학사상가 데이비드 도이치는 빅뱅이 왜 일어났는지 양자이론이 설명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존재 문제에 대해선 답해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소립자물리학 ‘기본 모형’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티븐 와인버그는 어떤 설명도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존 최고의 수리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 교수가 보여주는 존재의 실체는 기적처럼 스스로를 창조하고 유지하는 모습이다. 저자는 10대 소년시절, 동네 도서관에서 사르트르와 하이데거의 책을 만난 뒤 무신론의 길에 들어섰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신의 존재를 인정한 철학자 스윈번과의 만남 이후 기쁨에 들떠 거리를 정처 없이 배회하기도 한다. 또 죽음을 앞둔 노모 앞에선 평소 그의 어머니가 즐겨부르던 노래를 읊조린다. 창밖의 아름다운 세상을 찬미하면서…. 독자들은 세상의 기원을 밝히려는 홀트의 행복한 통찰 속에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분화구로 유턴해 착륙…멕시코 화산 UFO 화제

    분화구로 유턴해 착륙…멕시코 화산 UFO 화제

    멕시코 화산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가 또다시 포착됐다. 이번에 포착된 UFO는 물리학적으로 도저히 유성우로도 볼 수 없는 움직임을 보여줘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멕시코 텔레비전 지역방송 포로티비(FORO tv)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8시 30분쯤 포포카테페를 화산 분화구로 진입하는 UFO가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날 화산 활동을 관측 중이던 방송 카메라에 기이한 움직임을 보이는 발광물체가 고스란히 찍혔다. 화면 우측에 나타난 이 물체는 좌측 분화구쪽으로 곧장 이동하더니 마치 유턴이라도 하듯 방향을 바꿔 곡선을 그리며 착륙하는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UFO가 목격된 시간대가 야간이라 저광카메라로 촬영된 흑백 영상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뮤폰(MUFON)의 수석 사진·영상분석가 마크 댄토니오는 “조작은 아니며 실제 이미지가 찍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UFO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멕시코 포포카테페를 화산은 UFO 주요 출몰 지역으로, 지난 2월과 지난 2012년 10월 각각 두 차례 UFO가 상공 부근에서 목격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를 유성우라고 판단했다. 사진=포로티비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

    “북핵과 일본 아베 총리의 극우 행보 탓에 격랑에 휩싸인 한반도 정세가 어디로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안보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선택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일본이 핵무기가 들어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김경민 교수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가나북스)를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학과)는 31일 위험천만한 일본의 핵무기 제조능력과 핵 보유 속셈을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연구했지만 핵물리학자처럼, 군사전문가처럼 ‘핵의 모든 것’을 씨줄과 날줄로 풀었다. 일본의 잠수함 전력과 미사일 방어체제, 우주항공 능력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박근혜 정부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얻어내려는 핵 재처리권을 일본은 25년 전인 1987년에 어떻게 얻어냈는지 ‘설득의 논리’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처음 밝혀낸 일본의 사용 후 핵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확보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김 교수는 이공계 출신 과학자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문학의 문체’로 핵 개발의 모든 과정을 ‘류현진의 돌직구’처럼 뿌려준다. 4년 전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과학과 사회 소통상’ 제1회 수상자로 그를 뽑은 이유를 알 만하다. 연구생활 20여년 동안 연구실과 교단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구를 빙빙 돌며 마치 신문기자처럼’ 에너지안보 분야를 취재했다. 외국인으론 처음으로 일본 방위청 방위연구소 객원연구위원으로 들어가 일본 자위대를 경험한 것도 큰 소득이었다. 9권의 저서 제목에 ‘일본’이 빠지지 않는 까닭이다. ‘군사대국’ 일본의 가공할 핵 능력, 대륙간 탄도탄과 요격미사일로 직결되는 우주항공력, 아시아 해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잠수함력, 한반도를 손금 보듯 지켜보는 첩보위성의 실체를 샅샅이 파헤쳤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면 아무리 길어도 2년 이상은 걸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의 핵폭탄보다 훨씬 소형화된 양질의 핵폭탄을 한꺼번에 여러 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교수는 점잖게 에둘러 표현했지만, 일본의 국내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안에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뒷골이 당기는 대목이다. 일본의 핵무장을 미국이 그냥 두겠느냐고 질문하자 “미국과 일본은 서로 필요에 의해 군사 일체화된 지 오래여서 일본이 일을 저지르고 나서는 미국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3차례의 핵실험과 은하 3호 로켓 발사에서 보듯 북한의 핵과 미사일 결합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북한’이라고 기록된 역사책을 읽게 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미 일본은 북한의 위협을 내세워 2차대전 이후 금기시한 ‘비핵 3원칙’을 깨버렸다. 아베의 일본은 마지막 남은 평화헌법 제9조의 개정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북핵을 막지 못한 미국이 일본의 핵 개발을 저지할 명분이 없다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곁들인다. “우리의 선택지는 우주 개발과 잠수함 전력 극대화입니다. 미사일과 로켓 개발에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강점이 있습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 중국 마우쩌둥 주석, 일본 나카소네 총리가 자국 우주 개발의 초석을 놓은 미래 비전의 지도자입니다. 더 늦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력을 모아야 문이 열릴 것입니다.”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 ‘우주의 기원’ 수소 원자 내부 최초 포착

    ‘우주의 기원’ 수소 원자 내부 최초 포착

    화학 시간에나 배울 수 있는 원자의 내부 구조를 처음으로 촬영한 실제 이미지가 공개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의 물리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한 양자 현미경을 이용해 화학원소 중 그 구조가 가장 간단한 수소 원자 내부를 들여다보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아네타 스톨도나 네덜란드 원자분자물리학연구소(FOM Institute AMOLF)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정말로 기뻐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구에 동참한 제프 룬딘 캐나다 오타와대 물리학자는 “이번 연구는 수소를 이용했기 때문에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는 수소가 우주 질량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룬딘은 “이번 연구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현미경은 과학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을 위해 수소 입자에 수많은 레이저를 투과시키고 이를 2만 배 이상 증폭할 수 있는 정전 줌 렌즈가 장착된 슈퍼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추적 조사했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수소 원자는 내부에 원자핵 하나에 전자 하나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촬영은 다른 어떤 물질보다도 간단하다고 한다. 연구진은 수소 다음으로 원자번호 2번인 헬륨 입자에 관해 실험하고 있지만 그 구조가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이번 연구는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온라인판 20일 자로 발표됐다. 사진=원자분자물리학연구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삶의 질 결정하는 건 뇌 연구에 있지” “과학의 미래는 넓은 우주에 있는걸”

    “삶의 질 결정하는 건 뇌 연구에 있지” “과학의 미래는 넓은 우주에 있는걸”

    20세기 초반까지 과학은 ‘물리학의 시대’였다. 아이작 뉴턴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대부분 물리학의 영역에서 얻어졌다. 물리학자들은 모든 과학은 물리학으로 통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사에서는 이를 ‘물리학 환원주의(제국주의)’라고 부른다. 20세기 중반 이후는 ‘생물학의 시대’다. 유전자(DNA)와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인해 질병들이 정복되기 시작했고, 생명의 신비에 점차 다가가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의 ‘통섭’ 등이 출간되면서 ‘생물학 환원주의’의 움직임도 거셌다. 환원주의는 모두 실패했다. 과학은 한 분야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하나의 이론으로 세상의 모든 원리를 설명하는 ‘최종이론’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더 많은 관심을 받고, 더 많은 과학자가 연구하며, 더 많은 돈이 투입되는 분야는 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2013년 현재 과학의 양대 산맥은 ‘신경과학’과 ‘우주과학’을 꼽을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과학칼럼니스트 딘 버닛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신경과학’과 ‘우주과학’ 중 어느 쪽이 위인가”에 대한 시리즈를 진행했다. 버닛은 모두 8가지 분야에서 두 거대한 과학 분야의 상대적 장단점을 평가했다. 버닛은 신경과학의 범위를 ‘신경, 정신분석학적 연구결과와 뇌수술’로, 우주과학의 범위를 ‘로켓과 우주를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와 기계적 결과’로 한정했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① 응용 분야 신경과학은 인간의 뇌와 신경계통에 대한 연구다. 언어와 기억의 처리, 신약 개발, 퇴행성 질환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인간이 하는 일과 삶 자체가 모두 뇌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주과학의 목표는 로켓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우주로 보내는 것이다. 우주과학이 인류의 기원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에 도전한다고 해도 인간의 삶보다 응용 분야가 많을 수는 없다. 신경과학 1 : 우주과학 0 ② 복잡성 뇌는 인간이 알고 있는 가장 복잡한 존재다.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안다는 것은 생명의 근원과 작동원리를 아는 것과 같다. 물리적으로 지구의 어느 곳에서 우주로 무엇을 반복적이고 안전하게 보내는 우주과학의 목표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로켓이나 인공위성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우주과학자들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안전장치를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로켓의 복잡함도 뇌에는 비교할 수 없다. 신경과학 2 : 우주과학 0 ③ 위험성 신경과학 연구는 동물이나 자원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윤리적 기준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뇌 수술에 있어서도 외과의의 작은 손 떨림으로 인해 환자는 평생 불구가 되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우주과학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인 강력한 폭발을 이용해 사람이나 물건을 안전하지 않은 환경으로 보낸다.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나 컬럼비아호처럼 불행한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신경과학은 실수로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을 수 있지만, 우주과학은 많은 사람을 한 번에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신경과학 2 : 우주과학 1 ④ 접근성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신경과학의 재료는 뇌와 시체다.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뇌 과학에 도전할 수 있다. 의대에 들어가는 것도 좋겠다. 우주여행은 점차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최소한 수십년간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1 ⑤ 시각화 신경과학은 기능성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화려하고 재미있는 두뇌의 이미지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뇌는 여전히 ‘호두’처럼 보일 뿐이다. 반면 허블망원경이 보내는 영상들은 인류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은하와 별의 색채 및 웅장한 모습을 자연 그대로 보여준다. 푸른 지구를 보여주는 사진 한 장으로도 뇌 영상은 초라해진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2 ⑥ 대중성 신경과학은 대중문화 속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져 왔다. ‘지킬 앤드 하이드’ 같은 비극, 뇌 수술의 위험성 등이 강조되는 측면이 강했다. 반면 우주과학은 ‘달나라 여행’ 등 대중문화와 소설의 영향을 받아 발달했고 ‘꿈과 미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3 ⑦ 대표성 존경할 만하고 업적을 남긴 신경과학자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누가 뇌과학의 아버지인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신경과학의 권위는 ‘조사 결과’에서 얻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주과학에는 분명한 이정표를 세운 학자들이 많다. 현재의 로켓의 뿌리는 모두 베르너 폰 브라운의 이론에서 시작됐고 액체로켓의 아버지는 로버트 고더드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4 ⑧ 허위·과장 신경과학은 과장과 오류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과학 분야다. 위약(플래시보) 효과는 실제 실험 결과나 약의 효능을 엉뚱하게 해석하게 만든다. 우주과학 역시 ‘아폴로 13호는 달에 간 적이 없다’는 식으로 끊임없이 음모론에 시달린다. 다만 우주과학에서 음모론을 만드는 것 역시 인간의 뇌 활동의 영역이고, 모든 ‘사이비’의 근원 역시 뇌다. 신경과학 4 : 우주과학 4 버닛은 거창한 시작과 달리 ‘무승부’로 싱겁게 끝을 맺었다. 일반 시민들도 토론자로 참여해 제각각 신경과학이나 우주과학이 더 중요한 이유를 들었다. 일반 시민들은 신경과학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우주과학의 편에 선 사람들은 “뇌 수술은 매일 수많은 지역에서 수천 건이 진행되고 있지만 로켓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신경과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로켓을 만드는 학자들은 로켓의 작동원리와 부품 하나하나의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만 신경과학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로켓은 현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틀 안에서 발전하는 ‘죽은 과학’이지만 신경과학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모른다”고 강조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책꽂이]

    분단고통과 통일전망의 역사(강만길 지음, 선인 펴냄) 원로 역사학자인 저자가 그동안 우리 땅의 분단 극복을 화두로 삼아 연구해온 21세기적 역사 비전을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하듯이 쉽게 풀어썼다. 이 책은 역사공부의 근본적 목적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려는 데 있다는 것을 전제로, 분단의 역사와 과정 고찰을 통해 통일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2만원. 시간의 지도-빅 히스토리(데이비드 크리스천 지음, 이근영 옮김, 심산 펴냄) 우리 말로 ‘거대사’로 번역되는 빅 히스토리는 우주론, 지구물리학, 생물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학문 분야를 함께 묶어 137억년 전의 빅뱅부터 인류의 현재까지를 통일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새로운 지식 분야다. 호주 매쿼리대 교수가 쓴 이 책은 ‘빅 히스토리’ 입문서로, 하나의 학문으로 해결할 수 없는 21세기의 전 지구적 문제들을 통합적인 시선으로 통찰한다. 3만 8000원. 마음을 울리는 행복 두드림(비카스 말카니 지음, 동방의 빛 펴냄) 인도 ‘솔센터’의 설립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행복론. 행복은 내면적인 힘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7단계의 방법들을 제시한다. 1만원. 척추변형을 바로잡는 바른몸 운동(이남진 지음, 물병자리 펴냄) 우리의 몸이 어떻게 비뚤어져 있는지를 150컷의 사진으로 보여주고, 혼자서 바로잡을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1만 5000원. 청심의 ACG 교육철학 이야기(한현수 지음, ACG에듀 펴냄) 높은 해외 명문대학 진학률로 주목받고 있는 청심국제중고의 교육 철학과 실천 방향을 풀어썼다. 1만 5000원.
  • 황준묵 교수, 한국인 첫 세계수학자대회 기조강연

    황준묵 교수, 한국인 첫 세계수학자대회 기조강연

    대한수학회는 내년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 2014’에 한국인 수학자 6명이 기조강연자와 초청강연자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황준묵(50) 고등과학원 교수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기조강연을 한다. ICM은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마다 여는 세계 최대의 수학학술대회로 100여개국에서 4000여명의 수학자가 참여한다. 기조강연자와 초청강연자는 국제수학연맹이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구성, 세계적 석학 중에서 고른다. 황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수학과 교수를 거쳐 1999년부터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1년 한국과학상, 2009년 호암상을 받았고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가야금 명인으로 유명한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아들이기도 하다. 강석진 서울대 교수, 김범식 고등과학원 교수, 김병한 연세대 교수, 이기암 서울대 교수, 하승열 서울대 교수 등은 ICM에 초청강연자로 뽑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펄펄 끓는 지구… 식물 절반·동물 3분의1 곧 멸종한다

    펄펄 끓는 지구… 식물 절반·동물 3분의1 곧 멸종한다

    197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회의 ‘로마클럽’에서 “지구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됐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낮아져 빙하기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던 터라 이 주장은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특히 지구는 수백 년을 주기로 온도가 1~2도가량 오르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기상학계의 정설이었다. 1985년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은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의한 온실효과가 온난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했고,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구성됐다. 199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했다. 태풍은 점차 커졌고, 비정상적인 시기에 발생하기 시작했다. 어떤 곳에선 수년간 가뭄이 이어졌고, 다른 곳에선 폭우가 그치지 않았다. 1997년에는 일본 교토에서 각국의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담은 ‘교토의정서’가 채택됐고, 2005년 발효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난화와 기상이변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나 ‘선진국들의 배부른 소리’로 여겼다.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 것은 2006년 개봉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주도한 것은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였다. 그는 기상이변이 얼마나 심각하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경고하고, 그 원인이 인간에게 있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역시 인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불편한 진실’은 다음 해 고어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 줬고, 인간에게는 막대한 과제를 남겼다. 매년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수천 편의 연구 논문과 관측 결과가 발표되기 시작했고,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는 ‘고갈’과 별개로 사라져야 할 존재가 됐다. 특히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들은 이 같은 심각성을 더욱 섬뜩하게 경고하고 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레이철 워런 교수가 주도한 국제연구팀은 ‘네‘이처 기후변화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 상태로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2080년이면 주변 식물의 57%, 동물의 34%가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없으면 2100년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구 기온이 3.6도 이상 오르면 생물 종의 20%가 멸종된다”는 2007년 IPCC 보고서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 4만 8786종의 동식물 서식지가 기후변화로 인해 어떻게 변해 갈지를 추적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워런 교수는 “우선적으로 사라지는 생물은 물과 대기의 정화, 홍수 조절, 양분 순환 등에 중요한 존재로 이들이 사라지면서 생물종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동남아, 중부 아메리카, 아마존 지역, 호주 지역의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온실가스 증가율이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예상되는 종 상실의 60%를 막을 수 있고, 2030년부터 줄어든다면 40% 정도는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지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결과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연구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미 지구물리학회 연례총회’에서 “지난 50년간 에베레스트산의 빙하 13%가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성사진을 이용해 에베레스트산과 그 주변 국립공원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1960년 이후 빙하 분포 지역은 43%나 줄었고, 1992년 이후 네팔의 평균 기온이 1도 이상 오르면서 이 같은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35년에는 빙하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 변화가 사람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도 있다.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열사병 등 기온으로 인한 사망자가 22%가량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열사병 사망이 여름철 평균 37.7도 이상인 기온이 일주일가량 계속될 때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에 주목, 컴퓨터 모델을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82명이 여름철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지나치며, 과장된 위험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와 미항공우주국(나사) 공동연구진은 지난 19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의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진영에서 제기한 것보다 훨씬 더디게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수십 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이 IPCC 예상치의 20% 정도만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 보고서는 오는 9월 발표될 IPCC 보고서에 함께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호주 퀸즐랜드대 존 쿡 교수가 1991년부터 2011년까지 발표된 4000편 이상의 기후변화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전체 논문의 97.1%가 “인간 활동에 의해 기후 변화가 초래됐다”는 데 동의했다. 기후 변화가 인간 활동 때문이 아니라는 의견은 83편으로 0.7%에 불과했고, 2.2%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일반인들의 시각은 이보다 훨씬 유보적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대부분은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42%만이 인간 활동이 원인이라고 답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나오미 오레스케스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조치는 대부분 산업계의 생산성이나 이익을 감소시키는 조치로 이어지기 때문에 끊임없는 방해 공작을 받게 된다”면서 “당장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 장기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에게 과학적 연구 결과를 끊임없이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칠레서 목격된 ‘UFO 논란’ 정체는 무엇?

    칠레서 목격된 ‘UFO 논란’ 정체는 무엇?

    칠레에서 목격된 비행체의 정체를 놓고 칠레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교수가 나서 “비행체는 비행기가 분명하다.”고 밝혔지만 “일반 비행기 같진 않다. 미확인비행물체(UFO) 같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논란에 한복판에는 칠레의 환경단체 오르카가 최근 찍은 동영상이 있다. 이 단체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물체가 화염을 뒤로 뿜으며 힘차게 하늘을 날고 있다. “전투기다.” “유성이다.” “외계인이 탄 UFO가 분명하다.”는 말이 많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언론도 집중적인 분석에 나섰다. 현지 라디오 비오비오는 칠레대학의 천문학교수이자 천체물리학센터 연구원인 전문가와 인터뷰를 갖고 과학적인 분석을 요청했다. 그는 “비행체는 비행기인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화염이 내뿜어지는 방식, 비행체의 길이, 구조, 비행방향과 안정적인 속도 등을 볼 때 분명 비행기”라면서 유성이나 UFO의 가능성을 배제했다. 하지만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비행기가 불을 뿜는 게 이상하다.” 이렇게 비행하는 비행기는 본 적이 없다.”는 등 UFO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진=오르카 동영상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주말 인사이드] 화성, 신대륙인가 신기루인가

    [주말 인사이드] 화성, 신대륙인가 신기루인가

    10년 뒤 화성으로 이주할 우주인을 선발하는 네덜란드 한 민간업체의 공개 모집에 전세계에서 수만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화성 정착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떠나면 어떤 경우에도 지구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편도 여행인 데도 지난 1월 모집 개시 이후 4월 말까지 3만여명이 30유로(약 4만 3000원)의 지원료를 내고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붉은 행성’ 화성은 과연 ‘푸른 별’ 지구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1969년 달을 정복한 이래 인류는 화성 탐사에 매진해 왔다. 1971년 옛 소련의 ‘마스 3호’가 화성에 처음 착륙한 데 이어 1976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바이킹 1, 2호’가 두번째 착륙해 표면 탐사에 성공했다. 1997년에는 NASA의 ‘패스파인더’가 83일간 화성을 탐사하며 각종 정보들을 지구로 전송했다. 그리고 2008년 NASA의 ‘피닉스’가 극지에 착륙해 물의 흔적을 확인하면서 화성 생명체 존재에 대한 희망은 몽상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성큼 넘어오게 됐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인간 거주 가능성에 일찌감치 주목했다.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라는 어록을 남긴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NASA의 화성탐사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큰 업적을 남겼다.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08년 4월 NASA 탄생 50주년 기념강연회에서 2020년까지 달 기지를 건설하고, 2025년에는 인간의 화성 탐사를 실현하는 등 달과 화성을 인류 최초의 우주 거주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닐 암스트롱과 함께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했던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도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앞장서 추진하는 선구자이다. 저서 ‘화성 탐사’의 출간을 앞둔 그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세계는 더 이상 지구에 한정되지 않는다”면서 “인류를 화성으로 데려가는 지도자와 개척자들은 수천년간 인류의 영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드린은 2009년 워싱턴에서 열린 인류의 달 착륙 40주년 행사에서 “이제는 화성과 소행성, 혜성에 인류를 보내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면서 2021년까지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에 유인기지를 세우고, 2031년까지 화성에 인류를 상주시킬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 세계 각국에서는 화성 탐사를 넘어 화성 이주를 꿈꾸는 프로젝트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1970년대에 이미 화성 이주 계획을 세운 바 있는 NASA는 2030년쯤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 500일간 머물게 하는 ‘유인 화성탐사 계획’을 2010년 발표했다. 러시아도 2030년까지 화성에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연방우주항공청은 지난해 3월 무인 화성탐사선 포보스 그룬트호의 실패로 구겨진 우주강국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내고 화성에 탐사기지를 세워 장기적으로 화성을 ‘식민지’로 개척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러시아는 1900억원을 들여 제작한 포보스 그룬트호가 2011년 발사 직후 예정 궤도를 이탈, 태평양에 추락하면서 우주 강국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화성은 국가 차원을 넘어 민간 기업들에도 매력적인 개척지로 떠올랐다. 화성 거주 우주인 공개모집에 나선 주체는 네덜란드의 공학자 출신 사업가 란스도르프와 일부 과학자들이다. 이들이 추진하는 벤처 프로젝트 ‘마스 원’(Mars One)은 올해 우주인 후보 40명을 뽑아 화성과 비슷한 환경의 사막에서 적응훈련을 한 뒤 24명을 최종적으로 선발해 2023년 첫 화성 이주자 4명을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 이후 2년마다 4명씩 추가로 보내 2033년 최종적으로 24명으로 구성된 화성 정착촌을 완성한다. 프로젝트 비용은 60억 달러(약 6조 6000억원)에 이른다. 일부를 TV리얼리티쇼 중계 계약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마스 원은 지난 1월 홈페이지를 통해 화성을 개척할 우주인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게재했다.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학력 등 구체적인 자격 조건은 없다. 마스원은 그러나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8%에 불과해 인간의 골밀도와 근육 등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구 환경으로 돌아오면 살 수 없으며, 또 화성에서 지구로 귀환할 로켓을 쏘아 올리거나 7개월의 여정 끝에 지구 궤도에 있는 우주 정거장과 도킹(정박)하는 것도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도 지난해 11월 화성 식민지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스페이스X의 엘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20년 내에 8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정착촌 건설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인류는 화성 식민지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문명을 시작하고 더욱 큰 문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5월 NASA와 협력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민간 우주선을 처음으로 보내는 등 민간 우주기업 중 가장 앞선 기업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화성 식민지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360억 달러(약 39조원)로 예상하고 있다. 화성 이주선의 탑승료는 1인당 50만 달러로 책정됐다. 화성은 우주 식민지 건설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후보지로 꼽혀 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유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우주 행성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인 우위일 뿐 현실적인 장애물은 도처에 널려 있다. 왕복 탐사에만 2~3년이 걸리고, 식량 보급도 어려운 데다 오랫동안 고립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우주인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화성 탐사와 정착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조금씩 제거되고 있다. 러시아와 유럽우주기구(ESA)가 2010년 모스크바의 철제 모형 탐사시설에 우주공간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우주인 6명을 520일간 격리훈련시킨 화성탐사 시뮬레이션도 그러한 도전의 하나이다. ISS 운용에서 터득한 노하우도 화성 정착의 가능성을 앞당기는 힘이 되고 있다.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두 바퀴였던 호기심과 도전이 화성 정착의 꿈을 이루게 할지 주목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천재 물리학자, 비키니 모델, 그리고 코카인 가방

    천재 물리학자, 비키니 모델, 그리고 코카인 가방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 낸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1742~1786)는 모든 화합물의 맛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셸레는 결국 독극물인 비소의 맛을 보고 죽었다.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리 하디(1877~1947)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낸 당대의 꽃미남 천재였지만 거울 혐오증이 있었고 크리켓과 일광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삶을 좇다 보면 ‘광기 어린 천재’ 또는 ‘고독한 천재’로 표현되는 불행한 인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천재들이 ‘괴짜’의 수준을 넘어 주변과 단절되면서 자신의 시대에 제대로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미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자신과 얼굴을 마주친 하녀는 곧바로 해고할 정도로 여성 기피증이 심했고 연구실 서랍에 평생 연구 결과를 쌓아놓기만 했다. 아이작 뉴턴(1643~1727)은 남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귀찮게 여겨 만유인력의 법칙을 담은 ‘프린키피아’를 일부러 어렵게 썼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근본적으로 ‘남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논리적이거나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직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결국 인류사를 바꿀 업적을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의 계보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다. 러시아 수학자 야코블레비치 페렐만은 2002년 ‘100년의 난제’로 불리는 ‘푸엥카레의 추측’에 대한 해답을 인터넷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렸다. 이 문제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지만 페렐만은 상금을 거부하고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모와 함께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페렐만은 2006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고 ‘은둔의 수학자’로 불린다. 최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해프닝을 겪고 있는 ‘기이한 천재’ 한 사람이 과학계와 외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프램튼. 18세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올해 70세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입자물리학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살아 있는 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와 3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쓴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프램튼은 나머지 5명 중 한 명이다. 이론적으로 프램튼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확률은 55%에 이른다. 프램튼은 최소한 14개의 ‘기념비적인’ 물리학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68세의 프램튼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메이트1닷컴’에서 체코의 비키니 모델 데니스 밀라니를 만났다. 채팅창의 여성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D컵 사이즈의 가슴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강의와 연구 시간을 제외하고 둘 사이의 달콤한 인터넷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프램튼은 자신이 밀라니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7년 ‘미스 월드 비키니’인 밀라니는 “어떻게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냐”면서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 오랜 설득이 이어졌고 밀라니는 자신의 화보 촬영이 예정된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만날 것을 허락했다. 2012년 1월 7일 프램튼은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프램튼은 돌아오는 길에 밀라니와 함께할 것으로 믿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신혼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칠레 산티아고를 경유하는 일정 중에 밀라니가 그에게 보낸 티켓은 취소된 상태였고 4일이나 지나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밀라니는 다음 촬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 뒤였다. 밀라니는 브뤼셀로 가는 새로운 티켓을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티켓이 도착했다. 밀라니는 메신저를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텔에 가방을 놓고 왔다”면서 프램튼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프램튼을 만난 물리학자 겸 변호사 존 딕슨은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가 프램튼에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프램튼은 웃어넘겼다. 다음 날 허름한 뒷골목에서 프램튼은 커다란 이민가방을 넘겨받았고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밀라니를 만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프램튼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곧 미국으로 밀라니를 불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항에서 자신과 밀라니의 가방을 부친 프램튼은 카운터에서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세계적 학자의 좌석을 승급해 주려는 항공사의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잠시 후 프램튼을 둘러싼 것은 수많은 경찰이었다. 밀라니가 맡긴 가방 바닥에는 4㎏이나 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프램튼은 가방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아르헨티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프램튼에게 코카인을 미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4년 8개월의 금고형에 처했다. 데보토 교도소에 수감된 프램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언론은 밀라니를 찾아나섰다. 실제 TV 화면에 등장한 비키니 모델 밀라니는 30대의 유부녀로, 프램튼을 알지도 못했다. 프램튼은 교도소 TV를 통해 자신이 철저히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은 비키니 모델과 68세 노인의 사랑.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프램튼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프램튼의 전처인 앤 마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주 훌륭한 과학자이지만 정신연령은 세 살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물리학 용어로 된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램튼의 기이함은 이혼 직후의 행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64세였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성을 찾겠다며 인터넷에 “18~35세의 여성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렸고,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간 그는 1시간 뒤 여성을 만난 다음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는 다른 교수를 만나고 돌아왔다. 단지 “그 여자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뿐이었다. 감옥에서도 프램튼의 기행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교수직을 잃거나 연구비가 끊길 것을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를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또 변호사에게 “하버드대 총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면서 자신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호사조차 하루에 서너통의 전화를 하는 프램튼의 과대망상에 지칠 정도였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프램튼은 병보석을 허가받아 이 변호사의 집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이제 그가 현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물리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세계 최고 英 물리학자, 아르헨티나 감옥에 갇힌 사연은

    세계 최고 英 물리학자, 아르헨티나 감옥에 갇힌 사연은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 낸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1742~1786)는 모든 화합물의 맛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셸레는 결국 독극물인 비소의 맛을 보고 죽었다.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리 하디(1877~1947)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낸 당대의 꽃미남 천재였지만 거울 혐오증이 있었고 크리켓과 일광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삶을 좇다 보면 ‘광기 어린 천재’ 또는 ‘고독한 천재’로 표현되는 불행한 인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천재들이 ‘괴짜’의 수준을 넘어 주변과 단절되면서 자신의 시대에 제대로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미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자신과 얼굴을 마주친 하녀는 곧바로 해고할 정도로 여성 기피증이 심했고 연구실 서랍에 평생 연구 결과를 쌓아놓기만 했다. 아이작 뉴턴(1643~1727)은 남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귀찮게 여겨 만유인력의 법칙을 담은 ‘프린키피아’를 일부러 어렵게 썼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근본적으로 ‘남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논리적이거나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직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결국 인류사를 바꿀 업적을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의 계보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다. 러시아 수학자 야코블레비치 페렐만은 2002년 ‘100년의 난제’로 불리는 ‘푸엥카레의 추측’에 대한 해답을 인터넷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렸다. 이 문제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지만 페렐만은 상금을 거부하고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모와 함께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페렐만은 2006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고 ‘은둔의 수학자’로 불린다. 최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해프닝을 겪고 있는 ‘기이한 천재’ 한 사람이 과학계와 외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프램튼(왼쪽). 18세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올해 70세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입자물리학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살아 있는 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와 3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쓴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프램튼은 나머지 5명 중 한 명이다. 이론적으로 프램튼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확률은 55%에 이른다. 프램튼은 최소한 14개의 ‘기념비적인’ 물리학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68세의 프램튼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메이트1닷컴’에서 체코의 비키니 모델 데니스 밀라니(오른쪽)를 만났다. 채팅창의 여성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D컵 사이즈의 가슴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강의와 연구 시간을 제외하고 둘 사이의 달콤한 인터넷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프램튼은 자신이 밀라니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7년 ‘미스 월드 비키니’인 밀라니는 “어떻게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냐”면서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 오랜 설득이 이어졌고 밀라니는 자신의 화보 촬영이 예정된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만날 것을 허락했다. 2012년 1월 7일 프램튼은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프램튼은 돌아오는 길에 밀라니와 함께할 것으로 믿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신혼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칠레 산티아고를 경유하는 일정 중에 밀라니가 그에게 보낸 티켓은 취소된 상태였고 4일이나 지나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밀라니는 다음 촬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 뒤였다. 밀라니는 브뤼셀로 가는 새로운 티켓을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티켓이 도착했다. 밀라니는 메신저를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텔에 가방을 놓고 왔다”면서 프램튼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프램튼을 만난 물리학자 겸 변호사 존 딕슨은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가 프램튼에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프램튼은 웃어넘겼다. 다음 날 허름한 뒷골목에서 프램튼은 커다란 이민가방을 넘겨받았고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밀라니를 만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프램튼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곧 미국으로 밀라니를 불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항에서 자신과 밀라니의 가방을 부친 프램튼은 카운터에서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세계적 학자의 좌석을 승급해 주려는 항공사의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잠시 후 프램튼을 둘러싼 것은 수많은 경찰이었다. 밀라니가 맡긴 가방 바닥에는 4㎏이나 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프램튼은 가방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아르헨티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프램튼에게 코카인을 미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4년 8개월의 금고형에 처했다. 데보토 교도소에 수감된 프램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언론은 밀라니를 찾아나섰다. 실제 TV 화면에 등장한 비키니 모델 밀라니는 30대의 유부녀로, 프램튼을 알지도 못했다. 프램튼은 교도소 TV를 통해 자신이 철저히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은 비키니 모델과 68세 노인의 사랑.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프램튼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프램튼의 전처인 앤 마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주 훌륭한 과학자이지만 정신연령은 세 살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물리학 용어로 된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램튼의 기이함은 이혼 직후의 행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64세였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성을 찾겠다며 인터넷에 “18~35세의 여성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렸고,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간 그는 1시간만 여성을 만난 다음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는 다른 교수를 만나고 돌아왔다. 단지 “그 여자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뿐이었다. 감옥에서도 프램튼의 기행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교수직을 잃거나 연구비가 끊길 것을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를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또 변호사에게 “하버드대 총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면서 자신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호사조차 하루에 서너통의 전화를 하는 프램튼의 과대망상에 지칠 정도였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프램튼은 병보석을 허가받아 이 변호사의 집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이제 그가 현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물리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DB를 열다] 1967년 서강대 강의실 교육용으로 등장한 TV

    [DB를 열다] 1967년 서강대 강의실 교육용으로 등장한 TV

    사진은 1967년 4월 서강대학교에서 국내 처음으로 텔레비전 수상기를 활용해 강의를 하는 모습이다. 당시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우선은 영어 회화 교육에 TV를 이용하고 점차 생물학이나 물리학 강의로 활용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대학 측은 밝히고 있다. 요즘 초·중등학교 교실에서도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영상 교육의 선구자 역할을 서강대가 한 셈이다. 그전에도 시청각 교실이 대학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대부분 녹음기를 틀어주는 수준에 그쳤을 것이다. 대형 TV를 설치함으로써 큰 강의실의 뒷자리에 앉은 학생들도 화면을 통해 큰 어려움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영상 강의를 하려면 녹화를 해야 하는데 서강대 교수들이 ‘실용 미어’라는 책을 교재로 하여 영어회화 테이프 제작에 참여했다고 되어 있다. 사실 일반화된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도 녹화기인 VTR(video tape recorder)이 있었다. 서강대에서 쓴 녹화기는 ‘암펙스 7000’이었다. VTR은 필름이 아닌 자기테이프를 기록 매체로 하여 영상과 음성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녹화기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처음 만든 회사가 미국의 암펙스사였고 그때가 1956년이었다. 서강대에 이어서 경희대도 영상 교육을 하였고, 이화여대도 1970년 11월 텔레비전 방송 설비를 갖춘 시청각교육원을 열었다. 공중파를 이용한 본격적인 교육방송은 1976년에 시작됐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 힐링 만화로 돌아오다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 힐링 만화로 돌아오다

    늘 옛 작품으로만 기억되는 것은 현재진행형인 작가에게 그리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20여년 전 장편 데뷔작을 먼저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작품이 한국 만화사의 한 페이지를 아로새긴 까닭이다. 1989년 12월 청소년 만화 잡지 ‘아이큐점프’를 통해 처음 선보인 한 편의 SF 만화에 국내 만화 팬들은 열광했다. 인간과 사이보그의 전쟁을 다룬 디스토피아적인 작품이었다. 할리우드 영화나 일본 애니메이션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였으나 민주화 물결과 계급 투쟁 등 당시 국내 사회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한국형 사이버펑크로 각광 받았다. ‘드래곤볼’을 시작으로 일본 만화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던 그 시기. ‘망가 쓰나미’에 맞서 한국 만화의 자존심을 살렸던 작품으로도 기억된다. 바로 ‘기계전사 109’다.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46) 작가가 힐링 만화로 돌아왔다. 최근 ‘네모가 동산으로 간 까닭은?’(북극곰 펴냄)이라는 명상 만화를 출간했다. 법륜 스님의 정토회 홈페이지와 정목 스님의 유나방송 홈페이지에서 ‘코스모스 로드’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연재했던 것을 단행본으로 엮었다. 구도의 길을 가고 있는 동글선사와 그의 제자인 네모, 동글이와 그 친구들, 외계인과 견공들이 주고 받는 문답을 그렸다. 1990년대 국내 출판계에 명상 에세이 바람을 일으켰던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단어를 사용하면 힐링 만화다. “우리 나라가 어느 정도 경제적 부유함을 갖추긴 했어도 강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문화적으로 척박하기 때문이에요. 요즘 세상을 보면 아이들에게 마음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경제적인 동물로 만드는 데 관심이 있죠. 쉬엄 쉬엄 마음 편하게 살아도 나쁠 게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결코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예수, 부처, 노자, 장자가 했던 이야기들을 21세기 현재 우리 식으로 바꿔 만화로 옮긴 것 뿐이죠.” ’기계전사 109’를 생각하면 언뜻 연결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힐링 만화를 그리게 되기까지 어떤 사연이 깃들어 있을까. 2000년 대 들어 별자리와 인연을 맺은 게 큰 영향을 끼쳤다. 사실 그는 2002년 천문 해석 공부를 시작한 뒤 만화 보다는 천문 해설 활동에 매진했다. 천문선원이라는 작은 오프라인 공간과 코스모스로드(www.cosmosroad.com)라는 온라인 공간을 근거지 삼아 별자리 강좌와 상담을 갖고 별자리 입문서 ‘별이 전하는 말’을 집필하기도 했다. “10년 정도 천문 공부를 했어요. 어스트랄로지(astrology)하면 대개 점성술이겠거니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 데 그것만은 아니에요. 마음 공부의 하나죠. 물리학, 생물학, 인류학부터 성경, 불경까지 공부해야 해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되죠. 그래서 힐링을 키워드로 만화를 그리게 됐죠.” 그가 새로 단행본을 낸 것은 거의 10여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만화로는 소식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사실 1990년대 중반부터 대중의 뇌리에서 김준범이라는 이름 석 자가 서서히 잊혀져 갔다. 한국 만화의 미래를 짊어질 천재 작가로 손꼽히던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주무대였던 만화 잡지 시장에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이 찾아왔어요. 만화 대여점이 생기며 더욱 부채질했죠. 서른 즈음에는 2년가량 투병 생활을 하며 펜을 놓기도 했습니다. 창작 환경이 원고 작업에서 컴퓨터 작업으로 옮겨갔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까닭도 있어요.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그림체가 바뀌고 스토리가 달라졌습니다. 인기를 쫓는 쪽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게 대중에게는 활동을 안하는 것처럼 보였나 봐요. 그렇게 대중과 점점 멀어진 것 같아요.” 마냥 세상의 변화를 탓하며 방황만 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흐름 속에서 1인 만화 웹진이나 선주문 출판 등을 통해 기존 만화 유통시스템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를 거듭했다. 하지만 시대를 앞섰다는 평가만 남았을 뿐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 지금은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발 비껴 선 처지. 시대의 파고를 넘어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는 비슷한 연배의 작가들을 지켜보면 부럽지 않을까. 그러나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몇몇 작가라도 살아남은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윤태호 작가 등 가진 실력에 견줘 조명을 받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상태는 너무 기쁘죠. 저도 언젠가 살아날 수 있는데, 그 무대를 지켜주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김 작가는 2013년을 만화 복귀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비상업 만화를 그렸다면, 앞으로는 상업 만화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는 것이다. 우선은 작화 보다는 스토리 작가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조만간 스마트폰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별자리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랑에 대한 청춘들의 고민을 다루는 아이돌판 ‘섹스 앤 더 시티’ 느낌의 작품이라고 김 작가는 귀띔했다. 원소스멀티유즈(OSMU)를 꿈꾸며 2500년 전 인도를 배경으로 한 부처 제자의 삶에 대한 소설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오랫 동안 천문 공부, 마음 공부를 하며 수 천 년 내려온 좋은 말씀들을 만화로 옮기다보니 언젠가부터 스토리 창작에 대한 욕구가 사라졌어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올해엔 만화와 관련한 여러가지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우리 만화 팬이라면 ‘기계전사 109’ 같은 작품을 기대할 게 분명할 터. 하지만 그는 아쉽게도 다른 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만화 팬들이 20년 전 ‘기계전사 109’ 같은 그림만 떠올리는 게 아쉬워요. 그 같은 작품을 소설이라고 한다면 언젠가부터 한 편의 시 같은 그림체로 옮겨갔지요. 소설 같은 그림체는 저보다 훨씬 잘 그리는 후배들이 많아 굳이 직접 그릴 필요가 있겠나 싶어요. 그래서 서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후배에게 그림을 맡기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직접 그려 보려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고승들의 삶을 그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설 같은 그림체로 한 번 쯤은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준범 작가는 원래 만화가가 아니라 화가를 꿈꿨다. 그런데 화가는 미대를 나와야 할 수 있다고 철썩 같이 믿을 만큼 고지식 했다. 공부에 자신이 없었다. 미술 외에 국영수까지 잘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던 그는 1985년 허영만 화실의 문들 두드리며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됐다. ‘2시간 10분’ ‘아스팔트 위의 사나이’ 등의 스토리를 써 이름을 날리던 노진수 작가와 의기투합해 내놓은 첫 장편이 바로 ‘기계전사 109’다. 이후 ‘따로 따로 형제’(1991) ‘ ‘부전자전’ ‘필승아 놀자’(이상 1998) 등을 가족과 따뜻함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다. 글·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주의 나이·상상 속 블랙홀·우주 팽창 가속화…저 때문에 알 수 있었죠

    우주의 나이·상상 속 블랙홀·우주 팽창 가속화…저 때문에 알 수 있었죠

    천문학자 라이먼 스피처는 1946년 “망원경을 우주로 보내면 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주에서 오는 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흔들리거나 왜곡되는 현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었다. 스피처의 제안은 충분한 근거가 있었지만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된 시점보다도 10년이나 빨랐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40년이 넘게 흐른 1990년 4월 24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망원경이 실려 발사됐다. ‘우주를 보는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 망원경’의 탄생이었다. 올해로 23세가 된 이 버스 크기의 원통형 물체는 우주에 대한 수많은 고정관념을 깨며, 아폴로 계획과 함께 가장 성공한 ‘우주 개발 역사’의 첫 장을 장식하고 있다. 허블망원경은 준비부터 발사, 운용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마다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이 허블망원경을 처음 계획한 것은 1969년이었지만 3m 크기의 망원경을 제작하기 위한 예산이 부족했다. 유럽우주국(ESA)이 관측 시간을 얻는 조건으로 참여하면서 최종적으로 망원경의 크기는 2.4m로 조정됐다. 개발에만 20년 가까이 걸린 허블망원경은 1986년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그해 1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4년이나 완제품 상태로 기다려야 했다. 우주 궤도에 안착한 뒤 1990년 처음 보내온 사진은 당시 최고의 지상 망원경보다 선명했지만, 애초의 기대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수많은 사진을 검토한 천문학자들은 허블망원경의 거울 표면이 설계와 다르게 제작돼 영상의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까운 거리는 대충 조정이 가능했지만 ‘우주의 근원’을 밝히겠다는 목표는 실현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1993년 12월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발사, 허블망원경을 화물칸에 집어넣어 수리를 시도했다. 보정 광학계를 표면에 설치해 허블망원경에 안경을 씌운 효과를 보도록 한 것이었고 이후 허블망원경은 놀라운 사진을 지구로 보내오기 시작했다. 이는 허블망원경이 애초부터 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나사는 지구를 왕복할 수 있고 움직임이 자유로운 우주왕복선을 5대 보유하고 있었고 이들을 적극 활용했다. 우주비행사들이 우주공간의 ‘기술자’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우주 비행사들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했고, 배터리와 각종 기기를 교체하면서 당초 2004년으로 예정됐던 수명도 10년 넘게 늘어나고 있다. 나사는 지난달 “허블망원경의 공식적인 운용기간을 3년 연장해 2016년 4월 30일까지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3년간의 수명 연장을 위해 7600만 달러가 투입된다. 허블망원경의 무게는 12.2t, 주거울의 지름은 2.4m, 망원경 길이에 해당하는 경통의 길이는 13m다. 지구 상공 610㎞ 고도에서 97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돈다. 두 개의 태양 전지판을 이용해 가동에 필요한 전원을 확보하고 내부에 장착된 배터리를 통해 태양이 없어도 가동이 가능하다. 허블망원경은 지금까지 100만장이 넘는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매주 100기가바이트가 넘는 데이터를 송신한다. 하지만 허블망원경의 진가는 단순히 ‘아름다운 우주 사진’을 찍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허블망원경의 가장 큰 업적은 자신에게 이름을 준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1889~1953)의 이론을 입증한 것이다. 허블은 1929년 1월 윌슨산 천문대의 후커망원경을 이용해 “우주팽창은 가속화되며, 은하의 거리가 멀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표했다. 허블이 제시한 공식을 이용하면 우주의 나이를 거꾸로 계산할 수 있었고 실제로 관측을 통해 이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허블망원경의 가장 큰 임무였다. 허블망원경은 밝게 빛나는 거대한 별 ‘초신성’을 살펴 1990년대 중반 실제로 우주가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지를 알아냈다. 그 결과,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를 137억년으로 추정하게 됐다. 허블망원경을 통해 허블의 이론을 입증한 과학자들은 허블이 생전에 받지 못한 노벨 물리학상을 2011년 수상했다. 이 밖에 허블망원경은 거대한 블랙홀이 수없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과 태양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밝혀냈고, 혜성이 목성에 충돌하는 순간의 모습 등도 담아냈다. 허블망원경이 한 번에 볼 수 있는 공간은 달 크기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1953년 9월 28일 세상을 떠난 허블은 “장례도 치르지 말고, 시신을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화장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지금까지 그가 어디에서 영면에 들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지금도 ‘호기심’이라는 인류의 원초적 본능에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다. 황혼기에 접어든 허블망원경의 뒤는 2018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잇는다. 아폴로 계획을 주도했던 나사 2대 국장의 이름을 딴 제임스 웹 망원경의 렌즈는 지름 6.5m로 허블의 2.7배에 이른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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