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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의 악기’ 향한 그녀의 순정

    ‘악마의 악기’ 향한 그녀의 순정

    소녀는 셈이 빨랐다. 과학고를 거쳐 카이스트에 들어갔다. 수학자나 물리학자가 될 셈이었다. 하지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그를 사로잡은 건 학교 밴드부. 수학이 아닌 음악에 홀린 여대생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연주에 마음을 내주고 말았다. 아르헨티나에 사는 이모를 통해 반도네온을 손에 넣은 지 두 달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악기를 둘러메고 홍대 거리로 나갔다. ‘탱고의 영혼’이라 불리는 네모난 주름상자를 열고 닫을 때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국내 정상의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30)의 첫 출발이었다. “국내엔 반도네온 연주자가 드물기 때문에 한마디로 제가 ‘블루오션’을 판 거죠. (자퇴할 때는) 특별한 용기도 필요 없었고,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어요. 오히려 음악을 못할까 봐 힘들었거든요.” 악기를 손에 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2006~2008년 3년간 3개월마다 2주씩 일본으로 날아가 반도네온 연주자 고마쓰 료타를 사사했다. 2009년에는 탱고의 심장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떠났다. 1940~1950년대 탱고의 전성기를 복원하기 위해 세워진 에밀리오 발카르세 오케스트라 학교에서 2년을 났다. 탱고 거장의 지휘에 맞춰 다국적 학생들과 함께 1학년 땐 연습에만, 2학년 땐 공연에만 매달렸다. 탱고의 거장들과 ‘아미고’(친구)로 어울린 꿈결 같은 시간이었다. “일본에서는 고마쓰 선생님의 제자들의 뛰어난 테크닉에 너무 우울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본토에서는 나보다 못하는 사람들도 반도네온을 켜니 열등감이 사라지더라고요.” 한국으로 돌아온 그가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무한도전’에서 정재형·정형돈이 부른 ‘순정마초’의 반주를 맡은 직후 부르는 곳이 폭주했다. “세션으로 떼돈을 벌었다고요? 방송 직후에는 세션을 하느라 월·화요일은 약속도 안 잡았을 정도로 바빴어요. 하지만 평소에 반도네온을 찾는 음악인은 정재형, 김동률씨 외엔 없어요.” 반도네온은 1800년대 중반 독일 교회에서 오르간 대용으로 만들어졌다가 아르헨티나 사창가로 흘러들어가 탱고 음악을 장악하는 주역이 됐다. ‘악마의 악기’라는 별칭처럼, 난해한 주법으로 악명 높다. 음계가 불규칙적으로 흩어져 있는 70여개의 단추형 건반을 누르고, 고음과 저음을 만들어내는 주름을 열고 닫으면서 소리가 빚어진다.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낯선 땅에서 태어난 소리의 정서를 한국인인 고상지는 어떻게 이해하고 품었을까. “반도네온 소리를 특정한 형용사로 가두고 싶지 않아요. 애수에 젖고 음울하고 앙칼지고 무섭고 바보 같고 투박하고…. 이 모든 소리를 품고 있는데 한정 지을 수가 없죠. 제가 탱고에 매혹된 건 어릴 때부터 좋아해 온 일본 게임·애니메이션의 코드 진행, 반주법과 놀랍도록 닮아 있어서였어요. 앞으로도 이걸 뿌리로 한 탱고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굳이 붙이면 ‘탱고에 빠진 오타쿠 뮤지션’이랄까요(웃음).” 요즘 올가을 내놓을 첫 앨범 작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네온 연주자에 머물지 않고 작곡가로 반경을 넓히겠다는 것. “반도네온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으니 이제 진짜 하고 싶은 걸 맘껏 해보고 싶어요. 온갖 정성을 들여 6곡을 만들어 놨는데 대중들이 원하는 탱고의 전형적인 느낌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종교 권력·불평등에 국민들이 맞서야”

    “종교 권력·불평등에 국민들이 맞서야”

    “우리 사회에서 종교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확인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종교 인권과 종교 자유에 관한 일반의 인식에 훨씬 못 미치는 종교지도자며 국가기관, 공권력의 변화가 절실합니다.” 서울시를 상대로 사랑의교회 도로점용허가처분 직권취소 국민청원 운동에 돌입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 박광서(64·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대표. 최근 행정법원 재판부가 공공도로 지하를 점용한 사랑의교회에 서초구청이 도로점용허가처분을 낸 것은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판결하자 국민 연대운동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서초구청의 허가처분이 위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재판과정을 지켜보면서 거대 종교집단의 위세에 무기력한 사법·행정부의 위상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일상 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종교의 영향을 받고 살아야 하는 국민들이 당당하게 맞서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사랑의교회 건은 결국 종교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를 절실하게 보여준 극단의 사례라고 거듭 강조했다. 종자연은 2004년 학내 종교 교육을 거부하다 제명된 대광고 강의석 군 사태를 계기로 그 이듬해 생겨난 단체. 이 사태에 문제를 제기한 참여불교재가연대의 팀과, 이미 활동하고 있던 기독교계 ‘학내 종교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이 합쳐 태동했다. 박 대표는 창립 때부터 대표를 맡아 지금까지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종교계엔 불평등과 위법, 폭력의 사례가 적지 않아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거대한 물결에 종교계의 권리 침해와 폭력이 묻혀버린 것뿐이죠.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까.” 종자연은 참여불교 재가연대라는 불교단체에서 시작된 만큼 기독교계의 비판과 화살을 유독 많이 받아왔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학내 종교 차별 조사’와 관련한 용역을 받은 이후엔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라며 개신교계의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다. “종자연엔 개신교 목회자며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연합단체인데 여전히 편견이 심한 것 같아요. 특히 왜 개신교의 사안만 집중적으로 문제 삼느냐는 지적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전반적으로 모든 이들이 공감하고 개선해야 할 중대 사안이 개신교계에 많은 것뿐입니다. 종교의 자유와 관련한 사안이라면 불교나 다른 종교도 똑같이 문제 삼아야지요.” 이해득실을 따지는 종교계의 편견과 이기주의야말로 가장 먼저 바꿔야할 해악이란다. “올해 야당 국회의원들이 발의해 추진하려던 ‘차별금지법’이 무산된 것은 우리 사회의 종교 이기주의가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를 보여준 셈이지요.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담은 보편적인 조치인데 교리나 교의를 핑계로 거부하는 실상이 안타깝습니다” 박 대표는 내년 2월 정년퇴직과 함께 종자연 대표직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라고 한다. 대표직에서 물러나기 앞서 임의단체인 종자연이 시민사회단체로 등록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박 대표는 “위상의 변화만큼 종자연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고 귀띔한다. 인터뷰 말미에 지난달 중순 중국의 조선족자치구를 돌아보면서 느꼈던 소회를 털어놓았다. “동강난 땅에서 사는 우리 정치, 사회, 종교 지도자들이 걸핏하면 입에 올리는 남북 통일이 너무 멀게만 느껴졌어요. 반쪽의 사회통합도 못하면서 외치는 통일이 말입니다” 글·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is@seoul.co.kr
  • 붉은 꽃 폈나?…핑크색 외계행성 ‘GJ 504b’ 공개

    붉은 꽃 폈나?…핑크색 외계행성 ‘GJ 504b’ 공개

    마치 꽃이 활짝 핀 듯한 핑크색의 외계행성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일본 도쿄 공업대 공동연구팀은 하와이에 있는 스바루 망원경으로 관측한 외계행성을 공개했다. ’GJ 504b’라고 명명된 이 외계행성은 지구에서 57광년 떨어져 있으며 목성보다 4배나 더 무겁지만 역대 발견된 외계행성 중 가장 가볍다. 연구팀에 따르면 외계행성 ‘GJ 504b’는 항성(우리의 태양) GJ 504 주위를 돌고 있으며 이 거리는 목성이 태양 주위를 도는 것과 비교하면 9배나 멀다. 연구에 참여한 나사 고더드 우주 비행센터 마리클 맥엘웨인 박사는 “행성의 발광, 온도, 궤도, 대기 등을 고려해 이 이미지를 제작했다” 면서 “행성의 온도는 대략 화씨 460도이며 약 1억 6000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GJ 504b가 우주의 유일한 핑크색 행성을 아닐 것”이라면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정말 한옴큼에 불과하며 이보다 더 붉은 행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스타트렉 인간 ‘순간이동’ 과연 가능할까?

    스타트렉 인간 ‘순간이동’ 과연 가능할까?

    영화 ‘스타트렉’ 처럼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으로 인간을 멀리 떨어진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 최근 영국 레스터 대학교 물리학과 학생들이 이에대한 재미있는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이들 학생들의 연구주제는 만약 ‘텔레포테이션’ 기술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했을 때 인간을 다른 장소로 보내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겠냐는 것. 학생들이 내린 결론은 우주의 나이로 추정되는 약 140억년 보다도 무려 35만 배는 더 길 것이라는 것. 결과적으로 ‘텔레포테이션’ 장치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자살 기계’인 셈이다. 많은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텔레포테이션’은 과학계에서도 실제로 연구될 만큼 미래 유망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텔레포테이션’으로 옮겨 진 대상이 이동 후에도 정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 문제는 사람은 일반 물건과는 달리 세포 하나하나에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를 분해한 후 다시 원래대로 ‘조립’하기 위해서는 영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스타키는 “인간의 유전자 코드와 신경 정보 등을 데이터로 환산해 계산했다” 면서 “인간의 모든 정보는 2.6x1042 비트이며 이를 보내는 시간은 29~30 GHz로 4.85x1015년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처럼 2-3초 만에 인간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은 거짓말로 현재의 데이터 전송기술로는 요원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상]물속에서 권총을 쏘면? ‘슬로우모션’ 화제

    물속에서 총을 쏘는 장면을 슬로우모션으로 촬영한 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다양한 상황을 슬로우모션으로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된 ‘슬로우 모 가이즈’의 개빈 프리와 대니얼 그루시가 이번에는 물속에서 권총을 쏘는 장면을 슬로우모션으로 촬영했다. 이들은 두 종류의 권총을 이용했으며 수영장에서 촬영했다. 초당 27,000장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이용한 이 영상은 약 400만 건의 조회수를 올리며 호응을 얻고 있다. 영상에는 총을 쏘는 순간 커다란 거품이 생겼다가 점점 사라지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있다. 총의 종류에 따라 다른 모양의 거품이 생긴다. 네티즌들은 “정말 놀랍다”, “이런 시도를 할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버지니아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루이스 브룸필드는 “영상에서 발생하는 거품이 가스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며 “총을 쏘는 순간 총의 추진체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순식간에 팽창했다가 사라지는 모습이 그대로 포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보러가기)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APCTP 소장에 김승환 교수

    APCTP 소장에 김승환 교수

    김승환(54)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가 최근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제4대 소장에 선임됐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소장에 선출된 김 교수는 아시아태평양물리학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된 데 이어 APCTP 소장까지 맡으며 아태 지역 물리학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게 됐다. 임기는 3년이다.
  • 호킹 “생명연장 장치 떼려했다”

    호킹 “생명연장 장치 떼려했다”

    영국의 세계적인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1) 박사가 대표 저서인 ‘시간의 역사’를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날 뻔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이 책을 집필 중이던 1985년 스위스에 머물 때 폐렴 악화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의료진이 그의 생명유지 장치를 떼는 방안을 가족에게 제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호킹의 첫 번째 아내인 제인이 그를 영국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천만다행으로 상태가 나아졌다. 이 같은 사연은 오는 9월 자서전 ‘나의 역사’ 출간에 맞춰 공개될 예정인 다큐멘터리 영화 ‘호킹’에 담겼다. 그는 당시 투병 생활로 목소리도 잃었다. 호킹은 “책을 끝낼 희망이 사라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이 내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고 매일 생각하지만 71세인 지금도 매일 일을 하러 간다”면서 “매 순간을 최대한 충만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천재 과학자 호킹 자서전 ‘나의 역사’ 발간

    천재 과학자 호킹 자서전 ‘나의 역사’ 발간

    갈릴레이, 뉴턴, 아인슈타인 등의 계보를 잇는 세계적인 과학자 스티븐 호킹(71) 박사가 자서전 ‘나의 역사’를 오는 9월 발간한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21세 때부터 퇴행성 운동신경질환인 루게릭병을 앓아 온 호킹 박사는 자서전을 직접 집필하기 위해 단어 예측·안면 인식 기능이 내재된 특수 장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킹 박사는 1976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17대 루카시안 석좌교수직에 임명됐으며 1988년에는 이론물리학서 ‘시간의 역사’를 전 세계 40개 언어로 출간해 1000만부 이상을 팔았다. 이 저서의 이름을 딴 자서전 ‘나의 역사’는 그의 어린 시절과 박사 과정 시절 루게릭병의 발병, 두 번의 이혼을 겪은 그의 가족사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우주공간 속 교차하는 전쟁, 그리고 사랑

    우주공간 속 교차하는 전쟁, 그리고 사랑

    북극성은 지구로부터 약 800광년 떨어져 있다. 북극성을 출발한 별빛은 800년 동안 어둡고 광막한 우주를 날아 마침내 지구에 닿는다. 우리가 만약 북극성에 빛의 속도로 어떤 신호를 보낸다 해도 그것은 800년 뒤에나 도착할 것이다. 어쩌면 이미 사라져 버렸거나 자리를 비켜섰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도, 이 드넓은 우주에서 기적처럼 만난 두 사람의 마음도 실은 별과 별 사이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게 아닐까. 배명훈의 소설 ‘청혼’(문예중앙)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한다. 우주에서 나고 자란 ‘나’는 지구에 있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우주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이 출현한다. 함대의 작전 장교인 ‘나’는 광활한 우주 한편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적 함대를 추격한다. 상대의 위치를 찾고, 조준하고, 숨고, 관찰하는 과정은 사랑의 행로들과 묘하게 얽힌다. ‘나’와 적 함대, ‘나’와 애인 사이에는 우주적인 ‘밀당’(밀고 당기기)이 벌어진다. ‘나’는 애인에게 긴 편지를 쓴다. ‘네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단 한 순간도 망설임 없이 대답해줘도 너에게 닿는 데 17분 44초가 걸리고, 또 거기에 대한 너의 대답이 돌아오는 데 17분 44초가 더 걸리는 지금의 이 거리를 두고 내가 가장 숨 막히는 게 뭔지 아니? 그건 대답이 돌아오기 전까지의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데서 오는 갑갑함이야.’(58쪽) ‘청혼’은 우주 전쟁의 외피를 쓴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연서(戀書)의 형식을 빌린 장르문학이다. 지구에는 지표면연합이라는 정부가 차려지고, 이들은 궤도연합군이라는 합동 군사기구를 만든다. 함대는 빛으로 된 무기로 서로를 공격하며 행성의 파편들 사이로 몸을 숨긴다. 천체물리학과 군사학 서적을 탐독해 온 작가는 2006년 완성한 단편을 세밀하게 다듬어 중편으로 개작했다. 독립적인 작품이지만 단편 ‘타이베이 디스크’나 ‘발자국’ ‘매뉴얼’ 등과 느슨하게 얽히며 일종의 ‘궤도연합군 시리즈’를 이룬다. 텍스트가 쌓이면서 배명훈이라는 우주가 조금씩 팽창하고 있는 셈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박배호 교수 양전닝상 수상

    박배호(42) 건국대 이과대학 물리학부 교수가 최근 아시아·태평양물리학연합회(AAPPS)에서 수여하는 ‘양전닝상’을 수상했다.
  • ‘스타워즈’ 타투인 행성 ‘모래 바람’에 사라질 판

    ‘스타워즈’ 타투인 행성 ‘모래 바람’에 사라질 판

    영화 ‘스타워즈’ 속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살던 외계 행성 ‘타투인’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최근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물리학과 랄프 로젠즈 박사는 “아프리카 튀니지 사막 한복판에 있는 스타워즈 세트가 사막의 모래 바람 영향으로 ‘멸망’할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지난 1977년 개봉된 ‘스타워즈: 새 희망’(Star Wars:Episode IV: A New Hope)이 촬영된 이 세트장은 태양이 두개 뜨는 행성으로 묘사된 ‘타투인’(Tatooine)의 장소로 등장해 영화팬 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놀라운 것은 이 세트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흙먼지만 뒤집어 쓴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스타워즈’의 광 팬인 이탈리아 출신 사진작가 라 디 마티노가 지난 6월 초 구글맵을 사용해 밝혀냈다. 로젠즈 박사는 “초승달 모양의 사구(砂丘)가 매년 15m씩 이곳 세트장으로 확장 중”이라면서 “몇년 안에 이곳을 완전히 삼켜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영화사 혹은 튀니지 정부 차원에서 이 유서깊은 세트장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세트장은 스타워즈 팬들에게 있어 일종의 ‘성지순례’ 장소로 각광받았으나 점점 잊혀져 지금은 영화 제작자도 까맣게 잊어버린 장소가 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일 과학자 “우주는 팽창하지 않는다”

    독일 과학자 “우주는 팽창하지 않는다”

    독일의 한 과학자가 지금까지 정설로 여겨왔던 ‘우주 팽창론’에 반기를 들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가 운영하는 네이처뉴스(Nature News)는 16일(현지시간) 최근 온라인 논문 초고 사이트(arXiv.org)에 공개돼 화제와 논란을 낳고 있는 새로운 우주론을 소개했다. 네이처뉴스는 “우주는 빅뱅(태초의 대폭발)으로 시작됐으며 그 이후로 계속 팽창해 왔다. 거의 한 세기 동안 이는 보편적인 우주론이었다”면서 “지금 한 우주론자가 우주는 전혀 팽창하지 않았다는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런 주장을 펼친 이는 독일의 이론물리학자인 크리스토프 베테리히(Christof Wetterich) 하이델베르크대학 교수. 그는 우주는 팽창하지 않지만 모든 물질의 질량이 계속 증가해 왔다는 우주론을 내놨다. 베테리히 교수는 “내 해석이 학자들에게는 빅뱅의 ‘특이점’(singularity)으로 불리는 문제가 많은 이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이점은 빅뱅이 일어나기 직전 부피가 없고 온도와 밀도가 무한대인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으로도 해석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아직 과학자들이 검토(리뷰) 중이기는 하지만 누구도 이 논문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며 일부는 이 이론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천문학자들은 원자가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특유의 색과 주파수의 빛을 분석함으로써 천제가 지구로부터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질이 멀어지면 주파수는 낮은 대역으로 이동해 스펙트럼 상에서는 붉은색으로 변하는 ‘적색이동’(red shift)을 한다. 이는 구급차가 멀어질 때 사이렌 소리의 음높이가 낮아지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1920년대 조르쥬 르메트르나 에드윈 허블과 같은 천문학자는 은하 대부분이 스펙트럼 상에서 적색이동하며 먼 은하일수록 더 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관측으로부터 우주론자들은 우주가 반드시 팽창하고 있다고 추론했다. 그러나 베테리히 교수의 지적처럼 원자가 방출하는 특유의 빛 또한 전자와 같은 원자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의 질량에 지배받는다. 만일 원자 질량이 증가하면 원자가 방출하는 광자 에너지는 증가할 것이다. 한때 모든 질량이 지금보다 적었고 그후 항상 증가해 왔다면 은하의 색상은 현재 주파수보다 적색이동한 것으로 보일 것이며 그 정도는 지구와의 거리에 비례할 것이다. 따라서 적색이동은 마치 은하가 우리에게서 멀어져가는 것처럼 여기게 하는 것이라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이러한 식으로 적색이동을 수학적으로 보면 모든 우주론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베테리히 교수에 따르면 초기 인플레이션(초팽창)에 앞서 빅뱅에는 우주의 밀도가 무한해지는 특이점이 없을 것이다. 대신 빅뱅은 본질적으로 무한의 과거에 발생한 사건이 돼 버리며, 현재의 우주는 정적이거나 수축이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그 이론은 그렇듯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고 한다. 바로 실험으로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질량은 차원을 갖는 양이라서 다른 것과 비교해야만 측정할 수 있다. 그 예로 지구 상의 모든 질량체는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국제도량형국(International Bureau of Weights and Measures)에서 정의한 질량표준 즉 1kg을 비교한 것에 정의해 비교해 상대적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만일 모든 물질의 질량이 함께 증가해 질량표준도 함께 증가한다면 질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알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베테리히 교수는 “실험적으로 내 이론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은 주제를 벗어난다”면서 “내 해석법이 우주모델을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물리학자들이 양자역학을 수학적으로는 일치하지만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베테리히 교수는 “내 이론에서 빅뱅의 특이점이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워털루 페리메터 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 니야예시 아프쇼르디 박사는 “그의 이론이 갖는 장점과 참신함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프쇼르디 박사에 따르면 우주론자들이 우주가 팽창한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은하의 적색이동을 해석하기에 가장 편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학자들은 그의 해석이 한가지 생각에만 너무 사로잡혀 있는 우주론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물리학자 아준 베레라 박사는 “오늘날 우주론 분야는 인플레이션과 빅뱅 이론에 중심을 둔 표준적인 모델에만 국한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너무 편해지기 전에 알려진 모든 관측 결과와 일치하는 다른 설명들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금(金)은 우주에서 왔다”…중성자별 충돌 생성

    “금(金)은 우주에서 왔다”…중성자별 충돌 생성

    지구상의 가장 값비싼 것 중 하나인 금은 과연 어떻게 생성된 것일까? 금의 기원이 우주라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 스미소니언 센터 연구팀은 “지구로 부터 39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두 중성자 별이 충돌해 생성된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GRB)을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금의 기원에 대해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어 왔으나 학자들은 대체로 금이 지구상에서 생성이 불가능해 초신성 폭발 혹은 중성자별들 끼리의 충돌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추측해왔다. 이번 하버드 스미소니언 센터의 발견이 가치가 있는 것은 중성자 별의 충돌로 생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목격돼 이 과정에서 실제 금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GRB 130603B’로 명명된 폭발 천체는 지난달 3일 미 항공우주국(NASA) 스위프트(Swift) 위성을 통해 관측됐으며 연구팀은 충돌 과정에서 금을 포함한 태양 질량의 약 1/100에 해당하는 물질들이 방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에 참여한 하버드 스미소니언 센터 선임연구원 에도 버거는 “이번 중성자별 충돌 과정에서 생겨난 금의 양이 달 질량에 10배 일 수 있다” 면서 “굳이 현재 금 시세로 따지자면 10악틸리언(1000의 9제곱) 달러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신성 폭발과는 달리 두 중성자 별들 간의 충돌은 금과 같은 귀중한 금속들을 수없이 만들어 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화성에 바다 존재했다”…가장 강력한 증거 발견

    “화성에 바다 존재했다”…가장 강력한 증거 발견

    화성의 일부가 바다였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 연구진은 16일(현지시간) “화성에서 강물이 바다로 흐른 흔적인 고대 삼각주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마이크 램 칼텍 지질학과 조교수는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화성 북반구의 저지대가 말라버린 바다의 흔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지금까지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그러한 증거는 아니지만 우리는 화성에 바다가 있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화성 북반구 대부분은 평평하며 남반구보다 고도가 낮다. 또한 이곳은 지구의 대양 분지와 흡사하다. 칼텍 연구진은 “만일 화성에 바다가 있었다면 북반구인 저지대와 남반구인 고지대의 경계선은 해안선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정찰위성(MRO)이 보내온 고해상도 이미지를 사용해 가상 해안선을 중심으로 100제곱킬로미터(3025평)나 되는 지역을 조사했다. 이 지역은 이올리스 도르사(Aeolis Dorsa)라는 지역의 일부이며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있는 게일 분화구에서 1000km 떨어져 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산등성이 처럼 생긴 ‘반전 수로’(inverted channels)가 특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반전 수로는 자갈들로 구성돼 있는데 강물이 말라버리면 강변의 모래나 흙은 오랜 기간에 걸쳐 침식되지만 더 큰 자갈들은 남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전 수로를 관측하면 폭이 점점 넓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수의 수로가 고지대에서 내려와 결합해 큰 강을 이루거나 ▲수로의 물이 반대 방향으로 흘러 한가지 수로가 여러 수로로 갈라져 충적선상지(alluvial fan)가 되기도 하며 ▲수로들이 바다로 흐른 흔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칼텍 연구진은 MRO의 고해상도 하이라이즈(HiRISE) 카메라가 찍어 보내온 여러 궤도에서의 사진을 통해 지형을 조사했다. 그 결과, 만일 반전 수로에 물이 흘렀다면 폭이 넓어지는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즉 수로 속 물은 충적선상지로 갈라졌거나 바다로 흘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이 수로가 바다로 흘렀을 확률이 높은 결정적인 증거도 발견했다. 수로의 폭이 넓어지는 지점에서는 경사가 급격히 심해졌다. 이렇게 급격히 경사가 높아진 것은 수로가 바다로 흐를 때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논문 제1저자인 로만 디비아시 칼텍 박사 후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역사상 화성에 바다가 있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면서 “화성의 최소 10만㎢(대한민국 정도 크기)가 물로 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물리학연구저널’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12일 자에 게재됐다. 사진=칼텍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야구 입문 50년…살아 있는 전설의 타자 백인천

    [김문이 만난사람] 야구 입문 50년…살아 있는 전설의 타자 백인천

    다 알지만 지구는 둥글다. 해와 달도 둥글다. 그리고 공도 둥글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가장 완벽한 모형은 둥근 것일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원은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수레바퀴를 이용해 힘의 균형, 힘의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문명의 발전을 가져왔다. 뉴턴의 물리학적 측면에서도 원은 힘의 균형을 가장 잘 나타내는 도형으로 여긴다. 수박, 토마토, 사과 등 대부분의 맛있는 과일이 둥근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둥글기 때문에 이변도 많이 생긴다. 특히 스포츠에서는 더욱 그렇다. 야구 경기에서는 어떨까. 공도 둥글고 방망이도 둥글다. 파울도 많고 땅볼도 많다. 그러나 둘 다 제대로만 맞으면 큰 이변이 생긴다. 경기를 뒤집는 홈런이다. 까닭에 야구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의 높아진 수준도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추신수나 류현진 선수의 경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기면 짜릿하고 지면 안타까워한다. 에라, 비오는 날 공통분모나 다름없는 야구 얘기나 실컷 해 보자. 전설의 타자가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역사상 4할 1푼 2리. 아직도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주인공은 백인천(70)씨다. 그가 올해로 야구에 입문한 지 50년이 됐다. 비록 현역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원한 야구 선수처럼 살아간다. 야구장을 직접 찾기도 하고 집에서 TV를 시청하면서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후배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한다. 우리나라 홈런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자. 1960년 6월 제15회 청룡기쟁탈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서울시 예선에서 경동고와 휘문고가 맞붙었다. 경동고의 선공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포수로 출전한 백인천 선수는 3회 초 휘문고 투수 이명우의 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려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홈런은 서울운동장 야구장 개장 이래 고교 선수가 터뜨린 첫 홈런이 됐다. 이후 백인천 선수는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명성을 날렸다. 1962년 1월 타이완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쑹산(宋山) 구장에서 홈런을 쳤다. 이 역시 쑹산구장 개장 이후 첫 홈런이었다. 주최 측은 홈런상으로 은 트로피를 수여했고 홈런공이 떨어진 지점에 기념패를 박아 백인천의 홈런을 기렸다. 이 대회 이후 백인천은 1963년 일본 프로야구계에 진출했고 곧바로 3할대를 유지하는 수위 타자가 됐다. ‘프로야구 일본 진출 1호’인 그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멸시를 받으면서도 일본 프로야구 생활 18년간 타격왕과 최다 2루타, 최다 3루타 등의 기록을 세운다. 40세 때에는 한국으로 귀국해 MBC청룡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어 4할 1푼 2리의 시즌 타율 기록을 세웠고 아직도 경신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원년 최다 안타, 타격왕, 득점왕, 최고 출루율, 최고 장타율도 기록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일산 자택에서 전설의 타자를 만났다. 아파트 입구에서 동호수를 찾아 헤매고 있을 때 백씨와 마주쳤다. 동네 헬스클럽에서 막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중이라고 했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집으로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얘기부터 나왔다. “제가 프로야구 생활을 한 지 벌써 50년이 됐네요. 현역 선수로 뛴 20년 동안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습니다. 이제는 건강해지는 프로선수가 되려고 합니다. 1996년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의료원에 입원했거든요. 그때 프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새삼 알았습니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절망 속에 허덕이다가 건강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야구에 미쳤듯 운동에 미치자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이젠 보다시피 이렇게 다 좋아졌어요.” 그의 집 안에는 현역 시절 야구공이며 배트, 모자, 각종 트로피 등이 진열돼 있었다. 건강을 과시하듯 MBC청룡 시절 4할 타율을 기록했던 배트를 꺼내 왕년을 회상하면서 스윙 자세를 취한다. 과연 운동만으로 그의 건강이 회복됐을까. 물었더니 침과 운동 요법을 병행하면서 구운 소금을 꾸준히 섭취했단다. 1년 전에 다친 고관절도 다 붙었고 뇌경색으로 가물가물했던 기억력도 완전히 회복했다며 웃는다. 18년 가까이 건강 찾기에 공들인 끝에 지금은 골프도 치고 사그라졌던 근육도 되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나이 70이지만 다시 청년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팔뚝 근육을 자신 있게 드러내 보인다. 야구 얘기로 화제를 바꿨다.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에 대해 “여러 가지로 발전했지만 섬세한 면에서 아직 부족하고 프로답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현역 시절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공의 반발력이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이 때문에 번트를 잘 안 하고 한 방 날리는 것을 자주 노린다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출신 선수들에 대해서는? “외국에 나가면 길게 가는 선수가 있고 짧게 가는 선수가 있습니다. 박찬호는 밑바닥(마이너리그)부터 출발해 오래갈 수 있었고 추신수도 그렇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2군부터 시작했습니다. 밑바닥에서 고생한 경험 때문에 오래갈 수 있었지요.” 요즘 타율이 내려앉은 추신수 얘기를 꺼냈더니 “타율은 바뀌지만 타점과 홈런은 안 바뀐다”고 하면서 원 포인트 레슨을 한다. 추신수는 5월까지만 해도 타율이 3할 3푼 3리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2할대로 떨어졌다. 백씨는 한국야구 최고의 이론가나 다름없다. 가장 큰 문제는 타격할 때 발사 자세에서 배트를 쥔 손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추신수는 전형적인 어퍼스윙 타자이기 때문에 밑에서 위로 퍼 올리는 타격을 합니다. 이런 유형의 타자들은 장타력을 지녔지만 체력적 부담이 크게 됩니다. 시즌 초반 체력에 문제가 없을 땐 홈런과 타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5월에는 3할대 타율과 7개의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수가 늘고 원정의 피로가 겹치면서 퍼 올리는 타격 자세는 부담을 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배트를 쥔 손이 떨어지는 것, 지나치게 넓은 보폭, 어깨가 먼저 열리는 자세에서는 결코 좋은 타격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살인적인 경기 스케줄을 잘 견뎌내야 살아남는다고 했다. “홈런보다 정확도를 높이는 쪽이 추신수에게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트를 쥔 손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몸쪽 공을 좀 더 공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류현진 선수에 대해서는 어떤 지적이 나올까. “류현진도 원정 경험을 잘 견디는 것이 관건이다. 팬들은 이기길 바라지만 상대가 있다. 프로는 냉정하며 그에 따른 정신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야구 중독자가 돼야 한다. 심한 중독자가 돼야 꽃을 피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 선수에 대해서는 “성격도 좋고 비교적 적응을 잘하고 있다. TV를 통해 경기를 쭉 지켜보고 있다”면서 일본 감독들이 대부분 후배인데 만나면 힘도 좋고 수준이 높아졌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의 수준과 관련해서는 “거의 일본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야구 인생 50년을 회고한다. “처음 일본 갔을 때 일본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까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아침마다 ‘야구 중독자가 되자’고 몇 번이고 다짐했습니다. 방망이에 무거운 쇠붙이를 붙이고 계속 스윙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그걸 개발했는데 요즘에는 많은 후배 선수들이 그렇게 하더군요. 결국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었습니다. 후회 없는 야구 인생이었습니다.” 지금까지 4할 타자는 미국에 4명이 있고, 일본에는 없다. 그만큼 그의 기록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타자와 투수의 대결에서 누가 유리할까 물었더니 “그건 모릅니다. 잘 맞은 공도 수비수가 잡아 버리면 아웃되는 것이 아니냐”며 웃는다. 그의 고향은 평북 철산이다. 아버지가 중국에 사업차 갔을 때 출생했고 3세 때까지 중국에 살다가 북한에서 유치원을 다녔다. 광복 이듬해 해주를 통해 바닷길로 가족들과 함께 월남했다. 장충초등학교에 다니다 한국전쟁 때 피란을 갔고 졸업은 효제초등학교에서 했다. 중학교는 성동중학에 입학했다가 경동중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친형의 권유로 전학을 했다. 그가 야구를 하게 된 계기가 된다. 이후 경동고에 진학하면서 야구 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광복 후 고등학생으로는 최초의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그때부터 야구에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질은 별로 없었어요. 스포츠는 반복 연습입니다. 집에서 타이어 매달고 연습하다 보니 팔에 힘이 생기더군요. 시간만 되면 공을 쳤죠. 나중에는 저절로 신 나더라구요.” 그는 1983년 선수 생활을 은퇴했다. 그리고 2002년 롯데 감독을 끝으로 야구장을 떠났다. 지금은 건강 관리에 전력을 쏟고 있다. 앞으로 야구 아카데미를 만들어 야구팬, 그리고 야구 꿈나무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1982년 당시 4할 1푼 2리를 기록했던 방망이를 들고 지그시 미소를 짓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백인천은 누구 1943년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서 태어났다. 3세 때 북한 철산에서 유치원을 다녔다. 광복 이듬해 가족들과 함께 월남했다. 성동중학에 입학했으나 경동중학으로 전학하면서 야구 방망이를 잡게 됐다. 1960년 경동고 시절 서울운동장에서 개장 이후 첫 홈런을 쳤다. 1962년 타이완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쑹산(宋山)구장 개장 첫 홈런 타자가 됐다. 1963년 일본 프로야구 진출 1호 선수가 됐다. 일본에서 타격왕과 최다 2루타, 최다 3루타 등의 기록을 세운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귀국해 MBC청룡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었다. 이때 기록한 4할 1푼 2리의 시즌 타율(80경기)은 현재까지 경신되지 않고 있다. 이후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을 역임했다. 1999년과 2006년에는 각각 SBS와 tvN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건강 관리에 힘쓰면서 한국 프로야구은퇴선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영민 타격상(1959년), 대한체육회 대한민국 최우수선수상(1962년), 일본 프로야구 수위 타자, 베스트나인(1975년),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 출장(1967, 1970, 1972, 1979년), 한국 프로야구 최우수감독상(1990년) 등을 받았다.
  • 김승환 교수 아태물리학聯 회장

    김승환(54)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가 최근 아시아태평양물리학연합회(AAPPS)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교수는 복잡계 및 뇌과학 분야 권위자로 2004년 물리올림피아드 조직위 간사와 포스텍 아태이론물리센터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 ‘노벨과학에세이’ 공모전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상임대표 강신영)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박성현)은 과학기술 연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한편 청소년들의 글쓰기 능력 함양을 위해 ‘제7회 노벨과학에세이대회’를 연다.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물리학 ▲화학 ▲생화학·의학 분야별로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이나 생애를 탐구한 후 에세이를 작성하면 된다. 대상 수상자 3명에게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과 함께 6박 8일의 해외 과학연수 특전이 주어진다. 원고는 대회 홈페이지(www.scienceessay.org)를 통해 다음 달 10일부터 9월 1일까지 접수한다. (02)501-9825.
  • 지구처럼 ‘푸른색’…외계행성 HD 189733b 공개

    지구처럼 ‘푸른색’…외계행성 HD 189733b 공개

    마치 지구처럼 푸른색 모습을 가진 외계 행성의 이미지가 공개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유럽우주기구(ESA)는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공동 연구한 푸른 행성 HD 189733b의 가상 이미지를 공개했다. 여우자리 방면으로 63광년 떨어진 HD 189733b는 지난 2005년 처음 발견됐다. 특히 이 행성은 관측이 용이해 꾸준히 학자들의 연구가 진행돼 왔으며 지난 2008년에는 행성 대기권에서 생명체에 필수적인 메탄 성분이 확인돼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HD 189733b가 지구와 유사한 점은 푸른 색깔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태양계의 목성만한 HD 189733b는 항성(태양)과 너무 가까워 한마디로 뜨거운 행성이다. 대기 온도가 무려 섭씨 1000도에 이르며 7000k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행성을 강타해 생명체가 살 가능성은 희박하다. 논문의 제 1 저자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 톰 에반스 박사는 “HD 189733b가 항성에 가까워 육안으로 보기 힘들지만 만약 실제로 본다면 짙은 파란색 행성”이라면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행성의 파란색은 대기 성분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의 의미는 우리가 잘 몰랐던 외계 행성의 대기 스펙트럼을 분석해 실제 색깔을 찾아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화 리뷰] ‘마스터’

    [영화 리뷰] ‘마스터’

    바다에 포말이 부서진다. 군함이 지나간 흔적. ‘마스터’(The Master·11일 개봉)의 첫 장면은 이 영화가 바다 위를 떠돌 듯 삶에서 표류하는 남자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불안하고 공허한, 그래서 무엇이든 붙잡고 싶은 현대인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프레디(호아킨 피닉스)는 제2차 세계대전 뒤 정신적 외상을 입고 방황하는 남자다. 백화점의 사진사로 취직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고객과 싸우고 쫓겨나듯 일을 그만둔다. 애인으로 보이는 여자와의 관계는 텅 비어 있다. 그런 그를 구원하는 것은 심리 연구단체 ‘코즈’의 랭카스터(필립 세이무어 호프먼)다. 스스로를 “작가이자 의사이고 핵물리학자이자 이론 철학자”라고 소개하는 랭카스터는 코즈의 ‘마스터’라 불리는 지도자다. 갈 곳 잃은 프레디는 우연히 진리(Aletheia)라는 이름을 가진 랭카스터의 고급 유람선에 흘러든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묘하게 서로에게 끌린다. 프레디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랭카스터에게 조금씩 마음을 의지하고, 랭카스터 역시 자신의 이론을 연구하기 위해 프레디를 가까이 둔다. ‘마스터’는 1954년 창시된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다. 사이언톨로지의 창시자 론 허버드는 랭카스터의 모델이 됐다. 그러나 “사이언톨로지라는 단어 하나로 이 영화의 모든 걸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감독의 말처럼 사이언톨로지는 영화를 이해하는 작은 실마리에 불과하다. 보다 본질적인 것은 삶의 의미를 묻는 인간이 믿음을 찾고, 다시 잃고, 방황하는 과정이다. “스승과 제자는 폴 토머스 앤더슨에게 언제나 중요한 문제였다”(이용철 영화평론가)는 말처럼 이 과정을 조각하는 것은 데칼코마니 같은 프레디와 랭카스터다. ‘마스터’ 역시 불완전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프레디를 랭카스터는 다시 바다로 밀어낸다. “가 보게. 발 붙일 곳 하나 없는 망망대해로. 그 어떤 마스터도 섬기지 않고 사는 방법을 발견한다면 알려 주겠나. 아마도 자네가 최초의 인물일 테니까.” ‘매그놀리아’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펀치 드렁크 러브’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폴 토머스 앤더슨은 미국의 젊은 거장으로 꼽힌다. 인간의 황폐한 영혼과 불안한 믿음을 완벽하게 재현한 두 배우는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시론] 하늘 궁전과 땅의 학교/ 김영환 국회의원·전 과학기술부 장관

    [시론] 하늘 궁전과 땅의 학교/ 김영환 국회의원·전 과학기술부 장관

    지상 340㎞에 떠 있는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天宮), 즉 ‘하늘 궁전’에서 하는 강의와 물리학 실험을 땅의 학교에서 6000만명의 학생이 시청했다. 실시간으로 중국 전역에 생중계된 우주 강의에서 학생들과 강사는 직접 화상통신으로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수업을 마치면서 여성 우주인 강사 왕야핑(王亞平)은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 위대한 중국의 꿈을 실현하자’고 말했다. 강의를 시청한 학생들은 재미와 신비의 요소가 뒤엉켜 환호했고, 우주에 대한 꿈을 확실하게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 뉴스를 접하고 너무나 놀랍고 부러웠다. 딱딱한 과학 수업이 얼마나 생생하고 신기한 체험 학습이 될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재미없는 과학 수업에 질려 있고 이공계를 기피하는 우리 청소년을 생각할 때 너무나 부럽고 부끄러웠다. 지난달 중국에서 시현된 한 편의 드라마는 참으로 놀랍고 감동적이다. 국민들에게 과학기술 강국의 위용을 과시하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일으키는 데 이처럼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는가. 중국은 연구개발(R&D)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의 R&D 투자는 1043억 달러로 한국(380억 달러)의 3배 수준이다. 지난 15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연평균 7.8%씩 늘어나 한국(3.3%)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1년에 3000억원의 예산이 없어 겨우 우주에 한 번 발사체를 올려놓고는 독자적인 발사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가 아닌가. 우리가 만약 과학기술에서 중국에 뒤떨어진다면 우리 경제는 조만간 중국에 추월당하고, 우리 상품의 경쟁력은 시장에서 빛을 잃게 될 것이다. 과학기술 경쟁력의 기초는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과학기술인을 존중하는 정부와 국민의 관심에 달려 있다. 과학기술계의 척박한 풍토 속에서 어떻게 국가발전을 이룩할 수 있겠는가. 1960년대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는 중국 과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천쉐썬(錢學森)을 비롯한 과학자들을 “홍위병들로부터 보호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중국의 핵심권력층 대부분은 이공계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7%만이 이공계 출신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 게다가 중국은 2008년부터 세계적 수준의 과학인재 2000명을 국내로 영입하는 ‘천인(千人)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이렇게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과학기술자들의 사기를 북돋울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을 특징으로 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자원 빈국인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공계 출신에 대한 병역특례를 대폭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원하는 사람은 모두 병역특례를 받도록 해 중소기업으로, 연구소로, 생산 현장으로 보내야 한다. 특히 과학인재 양성과 군복무를 결합하고 제대 후 벤처 창업과 신기술 개발로 연결시키는 대한민국의 ‘탈피오트’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과학기술인들의 창업과 취업을 지원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점점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과학 교육을 전반적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지식 암기식 교육으로부터 체험과 실험 중심의 교육을 통해 과학에 관심과 흥미를 북돋워야 한다. 이를 위한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을 검토할 때이다. “과학기술 강국이 되려면 차세대 과학기술인을 키워내는 것이 관건이다. 국가와 사회가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주 강의를 지켜본 중국인 교사의 말이 귓가에 쟁쟁하다. 하늘 궁전에서 대한민국 땅의 학교에 보내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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