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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켓과 미사일은 동전의 양면

    로켓과 미사일은 동전의 양면

    1957년 소련 ICBM·궤도위성 발사 급해진 美, ICBM 기술 개량해 달 착륙액체 추진체 로켓, 고체보다 구조 복잡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지난해 12월 말 우주 로켓 ‘팰컨9’을 발사한 뒤 1단 추진 로켓을 다시 지상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도 지난해 11월 로켓 ‘뉴 셰퍼드’를 100㎞ 상공까지 쏘아 올렸다가 발사지점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1월호에서 로켓 재활용 연구를 ‘2016년 주목받을 과학 이슈들’의 첫머리에 올렸다. 지난 7일에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위성 ‘광명성 4호’를 궤도에 올리기 위한 우주 로켓이었는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인류 최초의 로켓은 1232년 발사된 중국의 ‘비화창’(飛火槍)이지만, 현대적 로켓의 시작점은 미국 클라크대의 물리학 교수 로버트 고다드(1882~1945년)가 액체 연료 로켓을 발사한 1926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로켓 기술은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2차 세계대전 중에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무기로서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던 독일 정부는 젊은 공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1912~1977년)에게 로켓을 미사일로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브라운은 고도 110㎞까지 올라갔다가 목표를 타격하는 탄도 미사일 ‘V-2’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냉전이 시작되면서 미국과 소련은 핵무기를 싣고 상대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한 로켓 기술 연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 결과 1957년 8월 소련이 먼저 ‘R-7’이라는 ICBM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고, 2개월 뒤인 10월에는 R-7을 이용해 인류 최초의 궤도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소련의 독주를 따라잡기 위해 즉각 긴급 계획을 수립하고 ICBM 개발과 로켓으로 사람을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동시에 가동했다. 아폴로 프로젝트의 핵심인 ‘새턴’ 로켓은 ICBM이었던 ‘아틀라스’, ‘레드스톤’, ‘타이탄’ 등의 로켓 기술을 개량한 것이다. 실제로 1세대 ICBM인 소련의 R-7과 미국의 아틀라스 미사일은 액체 추진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발사 준비에 최소 10시간~하루 이상이 걸려 무기로 운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미·소 양국은 발사 명령 수십 초 내에 발사가 가능한 고체 추진제나 미사일에 주입한 채 저장이 가능한 상온 액체 추진제를 활용한 2세대 ICBM 개발에 나섰다. 대신 1세대 미사일은 개량을 통해 우주 개발에 활용했다. 많은 항공우주공학 전문가들이 “로켓과 미사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로켓은 다른 행성으로의 비행, 지구의 상층 대기에 대한 과학조사, 무기체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된다. 인공위성이나 우주 탐사선을 지구 궤도나 달, 수성, 금성, 화성 등으로 보내기 위한 목적을 가진 로켓은 ‘발사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이 되기 위해서는 초속 7.9㎞의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아야 하며, 달이나 다른 행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초속 11.1㎞ 이상의 속도로 대기권을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로켓은 뉴턴의 제3운동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이용해 연료와 산화제의 화합 및 연소작용으로 발생한 가스를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위로 솟구쳐 올라가는 위성이나 탐사선이 빠른 속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때 로켓을 밀어올리는 힘을 ‘추력’이라고 부른다. 2019년과 2020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의 1단 엔진은 75t 엔진 4개를 묶어 300t의 추력을 갖고, 2단 엔진은 75t, 3단 엔진은 7t의 추력을 갖는다. 로켓은 사용 목적뿐만 아니라 추진제 종류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액체 추진제 로켓’, ‘고체 추진제 로켓’, 액체와 고체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로켓’으로 나눈다. 액체 추진제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각각 별개의 공간에 저장해 두었다가 터보 펌프와 가스 압력을 이용해 고압의 연소실에서 연소시킴으로써 고온의 가스를 만든다. 이 고온의 가스를 연소실 아래에 붙어 있는 노즐을 통해 엔진 밖으로 분출함으로써 추력을 얻는다. 고체 추진제 로켓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고도의 제작기술을 필요로 한다. 로켓 안쪽이 연료와 산화제로 구성된 고체 형태의 추진제로 꽉 채워져 있는 고체 추진제 로켓은 로켓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제작·유지 비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로켓 개발을 막 시작한 나라들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주로 ICBM이나 우주 로켓의 추력 보강용 로켓에 쓰인다. 우주 로켓은 최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2~4단까지 다단계로 구성된다. 3단 로켓의 경우 1단과 2단 로켓은 대기권을 벗어나고 원하는 궤도에 올리는 힘을 얻기 위한 것이며, 3단 로켓은 위성이 안정적으로 궤도를 돌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3단 로켓 바로 윗부분에 로켓 전체의 비행을 유도하는 제어장치가 있고 그 바로 위에 인공위성이 실리게 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양자 얽힘’: 아원자 세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양자 얽힘’: 아원자 세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동시에 반응한다 남녀간이나 혈육 사이의 사랑을 얘기할 때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어떤 연결 같은 것을 곧잘 화제에 올리곤 한다. 거리의 멀고 가까움에 상관없이 서로 마음이 통하는 그 무엇 말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경험이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연결이 아원자의 세계에도 존재한다는 것이 양자론자들의 주장이다. 아니, 주장의 수준을 넘어 이미 검증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비직관적이고 기묘한 양자 세계의 현상을 '양자 얽힘'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양자끼리 얽혀 있다는 얘기다. 그 기본적인 개념은 한 근원에서 태어난 한 쌍의 입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심지어 수십억 광년 거리로 서로 떨어져 있더라도 얽힌 상태는 풀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쪽 입자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즉각적으로 10억 광년 바깥에 있는 다른 입자에게도 그 변화가 나타난다는 말이다. 이런 섬찟한 현상이 정말 사실일까? 그 양자들 사이의 공간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일까? 1964년 물리학자 존 벨은 얽힌 상태의 두 입자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즉각 서로 반응한다는 가설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을 벨의 정리라 하는데, 현대 물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념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 양자 얽힘에 대해 끝까지 반대하는 입장에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는데, 양자 얽힘은 이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양자론자들이 '유령 같은 원격작용'을 주장한다고 비판하며, 그들이 '숨은 변수'를 찾아내지 못해 터무니없는 가설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지난 반세기에 걸쳐 많은 과학자들이 벨의 정리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에 매달렸다. 그러나 실험을 수행할 만한 민감한 장치를 설계하고 만드는 일이 너무나 어려운 나머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데 지난해 이변이 일어났다. 3개의 연구팀이 각기 벨의 정리를 증명하는 실험에 도전한 끝에 모두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세 실험팀의 결론는 모두 벨의 증리가 옳았고,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양자 얽힘'은 거부할 수 없는 진리로 드러난 것이다. 한 근원에서 태어난 한 쌍의 입자는 서로가 우주 양쪽에 있더라도 한쪽이 변화하면 즉각적으로 다른 쪽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 사이의 공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런 상황을 일컬어 우주의 '비국소성'이라 한다. 어떤 과학자는 부부가 서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부부인 것처럼 한 쌍의 입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세 실험팀 중 하나는 콜로라도 주 볼더에 있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의 지원을 받은 물리학자 크리스터 섈름이 이끄는 연구진이었다. 샐름과 그의 동료들은 실험에서 극저온으로 냉각시킨 금속 조각을 사용했다. 이 상태의 금속은 초전도체가 되어 전기 저항이 사라진다. 빛알갱이, 즉 광자가 이 금속을 때리면 금속은 짧은 순간 보통의 전도체로 되돌아가는데, 과학자들은 그 다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주시했다. 그 결과 한 광자를 측정하는 순간 얽힌 상태의 다른 광자가 즉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발표된 실험 결과는 벨의 정리를 강력히 뒷받침해주는 내용이다. "우리 논문을 포함해 지난해 발표된 세 논문은 모두 벨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숨은 변수'는 없으며, 얽힌 상태의 두 입자는 아무리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공동저자인 프란세스코 마실리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이 밝혔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중국, 美 ‘류샤오보 광장’ 명칭 변경에 뿔났다

    중국, 美 ‘류샤오보 광장’ 명칭 변경에 뿔났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이자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가 다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한복판으로 들어왔다.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지난 12일 워싱턴에 있는 주미 중국대사관 앞 광장과 도로 일대의 명칭을 ‘국제 광장’에서 ‘류샤오보 광장’으로 바꾸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민주당은 크루즈 의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노르웨이와 스웨덴 대사 인준안 반대를 철회하자 광장 명칭 변경 법안에 찬성했다. 미국 의회는 1984년 소련의 대사관 앞 광장도 소련의 핵물리학자이자 반체제 인사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따 ‘사하로프 광장’으로 바꾼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은 “광장 명칭 변경은 중국에 대한 도발로 기대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사설을 통해 “미국이 중국대사관 앞 광장의 이름을 중국의 범죄자 이름으로 바꾸면 중국이 화낼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미국이 군사·경제적으로 중국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 치졸한 방식으로 중국을 역겹게 한다”고 비난했다. 이 법안은 하원을 거친 뒤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해야 발효된다. AP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사 임명 반대를 철회한 크루즈 의원에게 감사의 표시로 법안에 사인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백악관 참모들도 미·중 마찰을 우려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류샤오보는 컬럼비아대에서 방문학자로 지내던 1989년 6월 4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이 발발하자 곧바로 중국으로 돌아와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운동에 동참했다. 이후 중국 민주화 운동의 핵심 인물이 됐다. 복역과 가택 연금을 거듭하다가 2009년 12월 25일 국가 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랴오닝성 진저우의 한 감옥에 수감돼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우주 탄생 푸는 ‘천문학 혁명’ 열렸다

    우주 탄생 푸는 ‘천문학 혁명’ 열렸다

    연구팀, 작년 9월 14일 첫 포착 한국 연구진 수차례 분석·검증 “다중 신호 천문학 새 시대 열려”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포함된 14개국 1000여명의 국제연구단이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예측했던 ‘중력파’(重力波)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 레이저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는 11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같이 질량이 큰 물체들이 충돌하거나 폭발할 때 발생하는 중력파를 인류 역사상 최초로 관측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도 12일 오전 9시 서울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평가받는 중력파 발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관측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11일자에 실렸다. 논문에 실린 저자는 1000여명으로, 한국인 과학자도 14명 포함돼 있다. 2014년 3월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바이셉(BICEP)2’ 연구진이 남극 하늘에서 초기 우주 팽창에 따른 중력파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재검토 결과 ‘우주 먼지’로 인한 오류로 밝혀져 철회된 바 있다. 이 때문에 LIGO 연구팀은 지난해 9월 14일 오전 5시 51분(현지시간) 중력파를 포착한 뒤 발견 사실을 외부에는 비밀에 부친 채 데이터의 잡음을 제거하고 여러 차례 재검토를 거친 결과 ‘중력파’가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KGWG에서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9월 14일 저녁 8시 미국 LIGO 연구단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건!’(Very Interesting Event!)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중력파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며 “메일을 받은 뒤 처음에는 잘못된 신호를 잡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수많은 분석과 검증으로 중력파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KGWG 단장인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이번 발견은 최초의 중력파 검출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중력파 관측을 통해 천체를 탐구하는 ‘중력파 천문학’의 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중력파 천문학이 발달하면 질량이 큰 별의 생성과 진화, 초기 우주 생성 등 지금까지 인류가 알 수 없었던 문제들이 풀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리 연세대 천문대 박사는 “이번 중력파 발견으로 천체 현상을 더욱 정밀하고 정확하게 관찰·분석할 수 있는 ‘다중 신호 천문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를테면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할 경우 LIGO는 중력파를,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해 준 일본 슈퍼카미오칸데는 중성미자를, 전 세계에 있는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은 초신성을 동시에 관측함으로써 기존에 비해 훨씬 방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 발견으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이 1980년대에 중력파 검출 수단으로 LIGO를 처음 제안한 미국 MIT 물리학과 라이너 와이스 명예교수,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물리학과 킵 손 명예교수, 로널드 드레버 명예교수 등에게 주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킵 손 교수는 2014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총괄자문을 맡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아인슈타인이 중력파를 예측한 지 100년 만에 그 실체가 확인됐다. 태양의 질량보다 큰 블랙홀(검은 원) 2개가 근접해 돌면서 중력파를 만들어 내고 있는 가상도. 작은 사진은 11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중력파 발견 공식발표 기자회견. 모니터에 중력파 파장이 나타나 있다. 네이처 제공·워싱턴 EPA 연합뉴스
  • [사이언스 톡톡] 휘어지는 시공간의 비밀, 중력파 100년 만에 찾았다

    [사이언스 톡톡] 휘어지는 시공간의 비밀, 중력파 100년 만에 찾았다

    내가 예견했던 수많은 현상 중 100년 동안 유일하게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중력파’(重力波)가 드디어 발견됐다지? 나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일세.●NSF 공식 발표… 한국 연구진도 참여 미국과학재단(NSF)이 11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중력파 발견을 공식화했더군. 이번에 중력파를 발견한 연구진은 미국과 한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15개국 83개 연구소 과학자 1006명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 집단이라네. 이들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과 워싱턴주 핸퍼드에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를 만들어 중력파를 측정했어. LIGO는 길이가 4㎞에 이르는 진공 터널을 2개 이어 붙이고 양끝에 거울을 달아 그 사이에 레이저가 오가도록 한 장치야. 중력파가 터널을 지나가면 거울이 출렁이면서 거울이 비뚤어져 레이저의 위치가 변하게 되는 거지. 물론 변화의 폭이라고 해야 원자 하나의 100만분의 1 정도밖에는 안 되지만 말이야.●중력, 시공간의 휘어짐 때문에 발생 이번에 발견된 중력파는 각각 태양의 29배와 36배 질량을 가진 블랙홀 2개가 충돌해 새로운 블랙홀이 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더군. 중력파의 존재는 내가 1915년 11월 25일 ‘프로이센 과학 아카데미’에 발표한 ‘중력장 방정식’(일반상대성이론)이란 제목의 논문 발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네. 위대한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중력이란 두 물체 사이에 나타나는 만유인력이라는 힘 때문이고, 시공간과 물체는 아무런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 것으로 봤다네. 그렇지만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공간은 물체의 분포로 인해 휘어지고, 중력은 시공간의 휘어짐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지. 푹신한 소파를 상상해 보게. 거기에 앉거나 무거운 물건을 올려놓으면 아래로 움푹 들어가겠지. 그 주변에 조그만 구슬을 올려놓으면 휘어진 표면을 따라 구슬이 굴러가지 않겠나. 내가 생각한 우주도 마찬가지네. 크기가 크거나 중력이 큰 별 주변은 시공간이 굴절되고, 그 굴절된 시공간을 따라 물체가 움직이게 되는 거지.●블랙홀 충돌에 시공간 흔들리며 파동 별이 폭발하거나 블랙홀끼리 충돌하는 등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면 시공간이 흔들리면서 파동의 형태로 퍼져 나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중력파일세. 빛의 속도로 전달되는 중력파를 관측하면 먼 우주까지 보는 것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파동의 세기가 아주 약해서 측정이 쉽지는 않다는 거야. 미국 메릴랜드대 조지프 웨버 박사가 1969년 초기 형태의 검출 장치를 만들어 중력파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가 중력파란 물리학의 성배를 찾아 나섰다네. 2014년 3월에도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가 ‘바이셉2’라는 특수망원경으로 중력파 검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재검증 결과 ‘우주 먼지’로 판명됐지. ●‘엑스레이’처럼 우주 내부 관측 기대 어쨌든 이번 중력파 발견은 우주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좀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네. 지금까지는 우주를 관측하는 데 주로 전자기파를 사용했는데, 전자기파로는 천체 표면에 대한 정보밖에 얻을 수 없었지. 엑스선이 사람의 몸속을 더 잘 알게 해 줬듯이 중력파는 별의 내부 사정을 잘 알 수 있게 해 줄 거라 생각하네. 만약 빅뱅 초기에 발생한 중력파를 측정할 수만 있다면 우주의 진화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공간 일그러짐 전달 중력파 드디어 찾았나

    11일 발표… 우주탄생 비밀 열쇠 100년 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에 의해 존재가 주장됐으나 실제로 측정된 적은 없는 중력파의 관측에 관한 주요 발표가 미국에서 11일(현지시간) 이뤄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중력파를 최초로 발견했다는 ‘세기적 사실’이 깜짝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흥분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1916년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빅뱅 이후 우주 공간 전체에 전자기파가 퍼지는 과정에서 지구 등 거대한 질량을 가진 천체에 의해 중력이 변하면서 시공간도 함께 휘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때 휘어진 시공간이 질량과 중력 사이에 파동을 일으키는 중력파를 만들어냈다. 중력파는 우주에서 수백만 광년을 여행하며 전자기파에 의해 어떠한 왜곡과 변화도 받지 않기 때문에 초신성 폭발 등 중력파 방출 당시의 정보를 온전히 담고 있다. 중력파가 1세기 만에 발견된다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학 발견 중 하나가 될 것이며, 우주의 탄생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AFP가 전했다. 중력파를 관측하면 ‘금세기 최고의 발견’이라거나 ‘노벨 물리학상 수상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국립과학재단(NSF)은 8일 성명에서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 과학협력단의 과학자들이 11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12일 0시 30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력파 발견 활동에 대한 현황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LIGO는 지구를 지나가는 중력파가 만드는 매우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기 위해 칼텍과 MIT의 과학자들이 NSF의 지원을 받아 만든 시설로,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과 워싱턴주 핸퍼드에 설치돼 있다. NSF가 발표한 성명은 매우 모호해 11일 어떤 내용이 발표될지 추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LIGO가 중력파를 발견했다는 소문은 지난달부터 돌고 있었다. 지난 3일 맥매스터대의 이론물리학자 클리프 버게스는 독립된 소스를 통해 LIGO가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질 때 방출된 중력파를 발견했으며 이 발견은 네이처에 실릴 예정임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으로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가 보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화성 표면서 ‘꽃양배추’ 닮은 미생물 흔적 발견

    화성 표면서 ‘꽃양배추’ 닮은 미생물 흔적 발견

    우주 화성의 표면에서 발견된, 꽃양배추를 닮은 패턴의 정체가 화성의 초기 생명체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의 2일자(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화성 표면에서 포착한 패턴은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의 화성 탐사선인 스피릿 로버가 2008년 화성의 구세브(Gusev) 분화구 인근에서 촬영한 것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해당 패턴의 정확한 정체와 형성 과정의 의문을 풀지 못했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것이 초기 생명체의 비밀을 담은 미생물의 흔적이며, 지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스티블 너프 박사와 잭 파머 박사는 지난 해 12월 미국 지구물리학회 연례회의에서 화성 표면에서 발견된 미생물의 흔적이 이산화규소 침전물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스피릿 로버가 촬영한 ‘꽃양배추 패턴’은 과거 화성에서 살았던 미생물 생명체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며, 이 미생물 패턴의 형성 과정은 지구에서 고대 미생물이 형성됐던 것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이다. 80여개의 분화구가 있는 이 지역의 150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화성처럼 매우 건조하며, 이산화규소 농도가 매우 높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외에도 미국 와이오밍주와 뉴질랜드 타우포 화산지역 등지에서도 꽃양배추 형태의 지형이 발견된 바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과 화성 토양, 그리고 꽃양배추 패턴을 만든 미생물 사이에 공통적인 연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알베르타대학의 커트 콘하우저 박사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사한 형태의 형성물과 화성의 토양 패턴을 비교한다고 해서 화성에 최초의 생명체(미생물)이 있었는지를 가늠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발행하는 스미소니언 저널을 통해 공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의 모든 것…사실과 이론과 정의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의 모든 것…사실과 이론과 정의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환상적인 천체라 할 수 있다.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은 나머지 빛마저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존재다. ​ 이 괴이쩍은 존재를 최초로 예언한 사람은 1783년, 영국의 과학자 존 미첼이었다. 그는 뉴턴 역학을 기반으로, 충분히 무거운 별의 경우 탈출 속도가 광속보다 더 커, 빛마저도 탈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13년 뒤 피에르시몽 라플라스도 비슷한 제안을 한 데 이어, 그로부터 1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1916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블랙홀을 이론적으로 선보였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구부려진 시공간으로 간주하며,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사실 이전에는 ‘블랙홀’이란 이름조차 없었다. 그 대신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 등의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블랙홀'이란 용어를 최초로 쓴 사람은 미국 물리학자 존 휠러로, 1967년에야 처음으로 일반에 소개되었으며, 블랙홀의 실체가 발견된 것은 1971년이었다. 그 존재가 예측된 지 거의 60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얻고 실체가 발견되었으니, 그 또한 심상한 일은 아니다. 블랙홀에도 종류가 있다 그런데 이 블랙홀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블랙홀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고,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곧 항성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 그리고 중간질량 블랙홀이 그것들이다. ♦항성 블랙홀— 작지만 강하다 항성이 생애의 마지막에 이르러 남은 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중력붕괴를 일으킨다. 내부에서 더이상 에너지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천체 자체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해 내부로 무너지는 것이다. 이때 태양 질량의 약 3배가 못되는 별은 중성자별이 되거나 백색왜성이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덩치가 큰 별들은 중력붕괴가 극도로 진행되어 항성 블랙홀을 만든다. 개별적인 별이 중력붕괴를 일으켜 만들어지는 블랙홀은 대체로 작지만 물질밀도는 놀라울 정도로 높다. 태양질량의 3배 정도 되는 별이 한 도시 크기 로 압축된다. 이 천체의 중력은 끔찍할 정도로 강해서 주위의 모든 가스와 먼지들을 끌어당겨 삼킴으로써 덩치를 키워간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에 따르면, 우리은하에 이러한 항성 블랙홀이 수억 개 정도는 된다고 한다. ♦거대질량 블랙홀— 어떤 가설이 맞을까?작은 블랙홀들은 은하의 곳곳에 존재하지만, 거대질량 블랙홀은 은하 중심부에 자리잡고 그 은하를 중력적으로 지배한다. 그 덩치는 놀랍게도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 또는 수십억 배에 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름의 크기는 우리 태양과 비슷하다. 어마어마한 물질 밀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블랙홀이 거의 모든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도 똬리를 틀고 있다. 이런 거대질량의 블랙홀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아직까지 정확한 답안을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블랙홀이 은하 중심에 자리잡고 나면 주변에 풍부한 물질들을 닥치는 대로 탐식하고, 그 결과 엄청난 질량의 블랙홀로 성장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거대질량 블랙홀이 무수히 많은 작은 불랙홀들의 합병 결과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또는 거대한 가스 구름이 급격한 중력붕괴를 일으켜 이런 블랙홀로 발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 세번째 가능성은 성단을 이루던 별들이 한 점으로 대함몰을 일으켜 블랙홀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나라면 어떤 가설에 손을 들어줄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중간질량 블랙홀— 블랙홀도 中庸의 미덕이?원래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아주 작은 것과 엄청 큰 것, 두 종류만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 블랙홀에도 미디엄 사이즈(IMBHs)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런 블랙홀은 성단 안에서 별들이 연쇄충돌을 일으킨 결과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블랙홀들이 같은 지역에서 여럿 만들어지면 결국에는 합병과정을 밟게 되는데, 은하 중심의 거대질량 블랙홀은 이 같은 경로를 거쳐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에 마침내 천문학자들은 한 나선은하의 팔에서 중간질량 블랙홀이 탄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물증을 찾지 못했던 천문학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발견이었다. 블랙홀 존재 — 어떻게 알 수 있나?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지만 덩치는 아주 작다. 그만큼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력이 극강이어서 어떤 것도 블랙홀을 탈출할 수가 없다. ​ 지구 탈출속도는 초속 11.2km이며, 빛의 초속은 30만km다.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해 탈출속도가 30만km를 넘기 때문에 빛도 여기서 탈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블랙홀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가 있다. 어떻게?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강력히 빨아들일 때 방출하는 X-선 복사로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거대질량 블랙홀은 두터운 먼지와 가스로 뒤덮여 있어 X-선 방출을 막고 있다.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때 블랙홀의 사건지평선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스쳐지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블랙홀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물질이 함입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제트 분출은 아주 먼 거리에서도 볼 있다. 블랙홀은 특이점과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구성된다. 특이점이란 블랙홀 중심에 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여기서는 물리법칙이 성립되지 않는다. 즉, 사건의 인과적 관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특이점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바깥 사건지평선은 물질이 탈출이 가능한 경계이지만, 안쪽의 사건 지평선은 어떤 물질이라도 탈출이 불가능한 경계다. 기존의 고전 역학에서 볼 때 빛까지도 이 중력장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양자역학으로 오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블랙홀도 무언가를 조금씩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홀이 완전히 검지는 않다'​ 1970년대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이 양자 요동(quantum fluctuation)으로 인해 무언가를 내놓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론을 완성했다. 양자론에 따르면, 아무것도 없는 진공에서 난데없이 입자와 반입자(antiparticle)로 이루어진 가상 입자 한 쌍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한 쌍은 매우 짧은 시간 존재하다가 쌍소멸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들 입자 쌍은 관측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빠르게 생겼다가 소멸는데, 이를 양자 요동 또는 진공 요동이라 한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 양자 요동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 양자 요동 가운데 하나가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일어난다면, 한 쌍의 입자가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생겨날 때는 블랙홀의 강한 기조력 때문에 헤어지기 쉽다. 즉, 두 입자 중 하나는 지평선을 가로질러 떨어지는 반면, 다른 하나는 밖으로 탈출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탈출한 입자는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가지고 나간 것으로, 이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외부의 관측자는 블랙홀에서 나오는 빛의 연속적인 흐름을 보게 된다. 호킹의 주장에 따르면, 이 같은 양자 요동 효과 때문에 블랙홀이 빛을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블랙홀 증발'이라 하고, 이때 빠져나오는 빛을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라 한다. 그래서 호킹은 '블랙홀이 실제로는 완전히 검지 않다'는 말로 이 상황을 표현했다. 호킹의 이론대로 블랙홀이 계속 증발한다면, 수조 년의 시간이 흐르면 블랙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블랙홀에는 질량과 전하, 각운동량 외에는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흔히들 블랙홀에는 세 가닥의 털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류는 아직까지 블랙홀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만큼 블랙홀은 21세기 천문학과 물리학에서도 여전히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달의 중력, ‘지구 강수량’에 미치는 영향 최초 입증

    달의 중력, ‘지구 강수량’에 미치는 영향 최초 입증

    밤에 달무리가 생기면 다음 날 비가 내린다는 속담처럼, 달과 강수량이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열대지방에서 보름달이 높이 뜨면 기압이 변화하면서 강수량이 적어진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이 1998~2012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및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의 강수량측정 위성을 이용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달이 높게 뜰 때와 낮게 뜰 때, 강수량과 기압에 변화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변화는 달이 잡아당기는 중력의 힘 때문으로, 달이 높게 뜰 때에 달의 중력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지구의 대기에 영향을 미친다. 달의 중력에 이끌린 지구 대기의 기압은 높아지며, 높아진 기압 탓에 기온이 상승하게 된다. 대기 기온 상승으로 따뜻해진 공기에는 수분을 머금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 특히 기온이 낮아도 구름에 얼음알갱이가 생성되지 않는 열대지방에서는 물방울들이 대기와 구름 사이에서 돌아다니다가 서로 부딪히고 뭉쳐져서 무거워지면 비가 되어 떨어지는데,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물방울)의 양이 증가하면서 강수량이 미세하게 낮아진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만 달의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강수량은 1% 정도로 미미해 인간이 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달의 위치에 따라 기압과 기온이 변화한다는 사실은 기존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달의 중력 역시 기압과 기온에 영향을 미쳐 강수량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달의 중력에 따른 강수량의 차이가 매우 미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지구의 기후를 연구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료 수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구물리학 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화성에 생명체… ‘꽃양배추’ 닮은 미생물 흔적 발견

    화성에 생명체… ‘꽃양배추’ 닮은 미생물 흔적 발견

    우주 화성의 표면에서 발견된, 꽃양배추를 닮은 패턴의 정체가 화성의 초기 생명체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의 2일자(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화성 표면에서 포착한 패턴은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의 화성 탐사선인 스피릿 로버가 2008년 화성의 구세브(Gusev) 분화구 인근에서 촬영한 것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해당 패턴의 정확한 정체와 형성 과정의 의문을 풀지 못했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것이 초기 생명체의 비밀을 담은 미생물의 흔적이며, 지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스티블 너프 박사와 잭 파머 박사는 지난 해 12월 미국 지구물리학회 연례회의에서 화성 표면에서 발견된 미생물의 흔적이 이산화규소 침전물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스피릿 로버가 촬영한 ‘꽃양배추 패턴’은 과거 화성에서 살았던 미생물 생명체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며, 이 미생물 패턴의 형성 과정은 지구에서 고대 미생물이 형성됐던 것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이다. 80여개의 분화구가 있는 이 지역의 150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화성처럼 매우 건조하며, 이산화규소 농도가 매우 높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외에도 미국 와이오밍주와 뉴질랜드 타우포 화산지역 등지에서도 꽃양배추 형태의 지형이 발견된 바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과 화성 토양, 그리고 꽃양배추 패턴을 만든 미생물 사이에 공통적인 연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알베르타대학의 커트 콘하우저 박사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사한 형태의 형성물과 화성의 토양 패턴을 비교한다고 해서 화성에 최초의 생명체(미생물)이 있었는지를 가늠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발행하는 스미소니언 저널을 통해 공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

    한국은 많은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종교 천국’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 땅에선 차별, 강요란 이름의 종교 편향과 폭력이 빈번히 발생하며 그로 인한 갈등과 마찰은 더이상 ‘종교 천국’이 아니라는 관측까지 낳는 형국이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은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자며 그 차별과 편향의 부조리에 맞서고 있는 대표적 시민사회단체다. 그들이 앞장서 온 개선의 몸짓과 성과는 숱하다. 2010년 대광고 사건의 대법원 승소, 2008년 공직자 종교중립법 제정, 2007년 종교시설의 투표소 설치 불가, 지하도로의 사적 점용을 허가한 사랑의교회 문제와 관련한 법률 개정…. 2006년부터 종자연을 이끌고 있는 박광서 대표(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를 만나 그간의 사정과 한국 종교 상황에 대해 들었다. →종자연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하다. 어떤 단체인가. -2004년 대광고 학생회장 강의석군이 학교 강제 예배에 대해 ‘종교 자유, 학교는 예외인가’라는 문제 제기를 하며 1인시위, 제적 처분, 단식으로 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당시 길희성 교수, 류상태 목사 등 개신교인 중심의 학교종교자유를위한시민연합(학자연)이 움직였고 언론, 정치권에서 핫이슈로 다뤘다. 그 후 참여불교재가연대 주도로 각계 인사 50여명의 준비위원회가 결성돼 1년여의 연대 활동을 거쳐 2006년 3월 학자연과 기존 종자연이 합쳐져 공식 출범했다. →활동 내용을 놓고 개신교계와 마찰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종자연의 뿌리가 개신교계 인사들의 모임인 학자연과 불교시민단체 재가연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 인권과 정교분리 문제를 야기하는 대부분 사례가 개신교계에서 불거진다는 측면이 짙다. 2012년도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주한 인권 상황 실태조사 연구용역 중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학교에서의 ‘종교에 의한 차별 실태와 개선 방안 연구’를 종자연이 맡게 된 과정과 개신교계의 반발 또한 한국 사회의 특이한 종교 권력이 만들어 낸 해프닝이다. 1, 2차 접수단체가 종자연밖에 없었고 나중에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가 함께 신청했다가 평가 과정 중 스스로 철회하는 곡절 끝에 종자연이 최종 선정됐다. 인권위가 개신교계 눈치를 살펴 종자연에 맡기길 조심스러워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 학교의 종교교육 실태는 나아졌다고 보나. -강제 종교교육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개인 종교 인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긴 했다. 일부 학교 현장에선 여전히 학부모까지 참석한 입학식, 졸업식 등 공식 행사를 대놓고 종교 행사로 치르고 매주 이뤄지는 종교교육과 강제 예배도 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교 운영예산을 국민 세금으로 지원받고 대다수 학생이 그 종교와 무관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지나치다.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를 상대로 싸우길 피곤해한다. 감독관청인 교육청도 형식적 공문을 보내 장학지도할 뿐 세밀한 상황을 파악하고 강력하게 개선을 주문하는 등 인권 향상을 위해 행정력을 동원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종교(편향)교육 실상을 구체적으로 든다면. -스님이 유치원을 방문했을 때 한 어린이가 침을 뱉기도 했고, 3년 전엔 도넛 가게에 들어가려던 비구니 스님을 한 아주머니가 막고 서서 소리치고 삿대질하며 못 들어가게 한 사건도 있었다. 석가탄신일 때 장로나 선교사가 불교 상징인 조계사 건너 길가에서 마이크를 동원한 선교를 하고 심지어 경내까지 들어와 소란을 피우기도 한다. 유명 사찰에 몰려가 소위 ‘땅 밟기’라는 걸 한 적도 있다. 일부 신자의 과격한 행동은 기독교 근본주의에 젖은 종교 지도자들의 타 종교에 대한 비하, 혐오 발언이 이를 부추기는 측면이 없지 않다. 종교를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한 이유이다. →공공 영역에서의 종교 신념 표출을 문제 삼는 이유는. -국가가 공적으로 관리하는 국민 전체의 공유 공간에 특정 종교 광고가 내걸리거나 공적인 자리에서 공인이 종교 신념을 과도히 표출하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 내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지고 내 돈으로 통행료까지 내며 다니는 고속도로에서도 피할 길 없이 특정 종교 선전을 마주해야 하고 서울광장이란 수도 서울의 핵심 공간에 매년 종교상징물이 설치되는 건 위헌적 발상이다. 공기관이 그걸 허용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또 국민 세금으로 국가가 관리하고 좋은 성적을 낼 때 연금은 물론 병역면제까지 해 주는 국가대표는 공인 중의 공인이다. 올림픽, 월드컵 같은 국제스포츠행사에서 티나게 기도 세리머니를 하는 건 우리 선수들뿐이다. →우리나라의 종교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장애인 권리, 여성 인권, 노동권 등 여러 분야에서 인권 신장을 일궈 왔다. 하지만 유독 종교와 관련된 부분은 사회의 변화를 외면하며 개인의 인권을 제약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종교계가 운영하는 학교나 복지단체 등에서 지속적으로 특정 종교를 강요해 기본권인 종교 자유가 전혀 보호받지 못하거나 동성애 등 성적 지향에 대해서도 개신교계가 사회적 논의 자체를 완강히 거부하며 정치권을 압박하면서 법제화에 아무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종교 폭력과 차별의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목사의 개입 아래 납치, 감금한 사람을 개종 교육시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 교직원이나 복지단체 직원 채용 때 특정 종교인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도 차별이다. 직업 선택에서 종교인이 아니라도 할 수 있는 부분까지 특정 종교인에게 기회를 줘 노동권, 직업선택권에서 심한 차별을 당하고 사는 셈이다. 인권위가 지속적으로 개선을 권고하지만 종교계는 요지부동이다. →종교인과세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왜 맡았나. -천주교는 물론 불교, 원불교, 심지어 개신교계도 종교인 과세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인데 대형 교회 중심의 보수 개신교는 저항하는 형국이고 반대 논리도 빈약하다. 비과세 관행, 이중과세, 근로가 아닌 봉사 등의 논리 배경은 세무조사, 즉 재정 투명화와 관련된 듯하다. 종교인 과세는 원칙적으로 정부가 근로소득세를 부과하면 될 일이다. 정부가 종교계 압박을 의식해 국회로 공을 돌렸다. 국회도 새로운 세법 개정을 할 게 아니라며 정부에 되돌리면 그만인데 서둘러 이상한 법을 만들었다. 근로소득세 혹은 기타소득의 종교인 세목 중 하나를 본인이 선택하도록 했다. 종교인 세목을 선택하면 80%까지 실경비로 인정해 근로소득세보다 훨씬 적은 세금을 내게 되는 셈이다. 납세의무자에게 적게 낼지, 더 많이 낼지를 물어 세금을 결정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는가. →이슬람국가(IS) 테러와 관련해 이슬람 혐오증이 확산되는 추세인데. -다른 것을 포용하지 못하고 공존도 불가하다는 경직된 종교 근본주의에 대해 더욱 경계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특정 종교 신념을 무차별적으로 모든 이에게 강제하려는 폭력성 때문이다. 한 민족, 한 종교로 충분하던 시절에야 아무 문제없었지만 다양한 것이 공존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부작용일 것이다. 수십 년 내 종교가 사라질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개인적으로 종교의 권위와 기능이 달라질 것이고 또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나마 종교 지도자들의 지혜로운 리더십이 살아 있다면 말이다. →종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만만치 않은데. -우리나라는 종교라는 깃발만 꽂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이상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인권 의식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종교 자유를 자신만의 자유로 과잉 해석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서구라는 힘을 등에 업고 들어온 권력화된 종교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정당성을 결여한 정치권력이 정치와 종교의 영역을 서로 침범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권력을 나눠 관리하기로 암묵적으로 약속한 결과이기도 하다. 시대가 달라졌다. 산업화, 민주화를 이룩해 내고 난 후 인권 의식도 높아졌고 비대해진 종교 권력과 종교 패거리 문화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박광서 대표는 ▲1949년 충남 공주 출생▲경기고 졸업 ▲서울대 문리대 물리학과 졸업▲미국 브라운대학 박사▲미국 MIT 연구원(1981~1983년)▲서강대 물리학과 교수(1983~2013년)▲한국교수불자연합회 창립(1988년)▲생명나눔실천본부 창립(1994년)▲고속철도경주도심통과반대운동(1996년)▲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1999~2006년)▲달라이라마방한준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2000~2002년)▲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2006년~)▲문화체육관광부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 자문위원(2008~2010년)▲탈핵에너지교수모임 공동대표(2014년)▲달라이라마방한추진회 공동대표(2015년)
  • “미니 블랙홀 하나면 전 세계에 전력 공급 가능하다”

    “미니 블랙홀 하나면 전 세계에 전력 공급 가능하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가 한 프로그램 강연을 통해 ‘미니 블랙홀’과 전력생산과의 관계를 설명해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호킹 박사는 BBC 라디오 방송 ‘리스 강의(Reith Lecture)’에서 블랙홀의 입자와 성질을 고려해 봤을 때, 크기가 비교적 작은 ‘미니 블랙홀’이 존재한다면 이를 이용해 전 세계인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을 만한 전기를 생산해내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의 이론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수많은 ‘가상 미립자’(Virtual praticle)로 이뤄져 있으며, 이러한 가상 미립자는 블랙홀 안팎에서 합쳐지거나 서로 소멸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미립자는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입자 탐지기로도 탐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과학자들은 블랙홀에서 이 미립자들이 이동하다가 블랙홀에 의해 방사선이 방출되는 지점으로 미립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태양 수준의 질량을 가졌으며 매우 낮은 속도로 입자를 방출하는데, 이런 과정에서는 입자를 눈으로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호킹 박사는 “산 정도 크기의 ‘미니 블랙홀’이라면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거나 이동하는 입자와 방사선을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이 X선과 감마선을 방출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1000만 메가와트 정도로, 이는 전 세계에 전기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다만 호킹 박사는 이처럼 미니 블랙홀을 이용해 지구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화할 수 있는 발전소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서는 이를 감당할 만한 발전소 건립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도 지구를 집어삼키지 않을 정도의 소규모 블랙홀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러한 블랙홀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영국 이론물리학자로, 루게릭병에도 불구하고 블랙홀 연구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천재 과학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티븐 호킹 “미니 블랙홀, 전 지구에 전력공급 가능”

    스티븐 호킹 “미니 블랙홀, 전 지구에 전력공급 가능”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가 한 프로그램 강연을 통해 ‘미니 블랙홀’과 전력생산과의 관계를 설명해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호킹 박사는 BBC 라디오 방송 ‘리스 강의(Reith Lecture)’에서 블랙홀의 입자와 성질을 고려해 봤을 때, 크기가 비교적 작은 ‘미니 블랙홀’이 존재한다면 이를 이용해 전 세계인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을 만한 전기를 생산해내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의 이론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수많은 ‘가상 미립자’(Virtual praticle)로 이뤄져 있으며, 이러한 가상 미립자는 블랙홀 안팎에서 합쳐지거나 서로 소멸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미립자는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입자 탐지기로도 탐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과학자들은 블랙홀에서 이 미립자들이 이동하다가 블랙홀에 의해 방사선이 방출되는 지점으로 미립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태양 수준의 질량을 가졌으며 매우 낮은 속도로 입자를 방출하는데, 이런 과정에서는 입자를 눈으로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호킹 박사는 “산 정도 크기의 ‘미니 블랙홀’이라면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거나 이동하는 입자와 방사선을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이 X선과 감마선을 방출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1000만 메가와트 정도로, 이는 전 세계에 전기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다만 호킹 박사는 이처럼 미니 블랙홀을 이용해 지구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화할 수 있는 발전소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서는 이를 감당할 만한 발전소 건립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도 지구를 집어삼키지 않을 정도의 소규모 블랙홀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러한 블랙홀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영국 이론물리학자로, 루게릭병에도 불구하고 블랙홀 연구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천재 과학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화성에 생명체가?… ‘꽃양배추’ 닮은 표면 패턴 발견

    화성에 생명체가?… ‘꽃양배추’ 닮은 표면 패턴 발견

    우주 화성의 표면에서 발견된, 꽃양배추를 닮은 패턴의 정체가 화성의 초기 생명체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의 2일자(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화성 표면에서 포착한 패턴은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의 화성 탐사선인 스피릿 로버가 2008년 화성의 구세브(Gusev) 분화구 인근에서 촬영한 것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해당 패턴의 정확한 정체와 형성 과정의 의문을 풀지 못했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것이 초기 생명체의 비밀을 담은 미생물의 흔적이며, 지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스티블 너프 박사와 잭 파머 박사는 지난 해 12월 미국 지구물리학회 연례회의에서 화성 표면에서 발견된 미생물의 흔적이 이산화규소 침전물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스피릿 로버가 촬영한 ‘꽃양배추 패턴’은 과거 화성에서 살았던 미생물 생명체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며, 이 미생물 패턴의 형성 과정은 지구에서 고대 미생물이 형성됐던 것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이다. 80여개의 분화구가 있는 이 지역의 150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화성처럼 매우 건조하며, 이산화규소 농도가 매우 높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외에도 미국 와이오밍주와 뉴질랜드 타우포 화산지역 등지에서도 꽃양배추 형태의 지형이 발견된 바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과 화성 토양, 그리고 꽃양배추 패턴을 만든 미생물 사이에 공통적인 연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알베르타대학의 커트 콘하우저 박사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사한 형태의 형성물과 화성의 토양 패턴을 비교한다고 해서 화성에 최초의 생명체(미생물)이 있었는지를 가늠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발행하는 스미소니언 저널을 통해 공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호두 닮은 뇌 주름, 생성 원리 밝혔다…네이처 게재

    호두 닮은 뇌 주름, 생성 원리 밝혔다…네이처 게재

    호두껍데기 속 알맹이를 닮은 인간의 뇌 주름은 한정된 두개골에 더 크고 강력한 일종의 처리장치를 장착하기 위한 자연의 해결책이었다. 평평한 사각형의 종이를 이보다 작고 둥근 구멍에 넣으려면 구겨야 하는 것과 같이 뇌에 주름이 생기면 신경세포들 사이의 접합부를 더 짧고 가깝게 만들어 정보 전달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렇듯 대뇌피질이나 회백질로 불리는 뇌의 바깥층에 주름이 존재하는 이유는 예전부터 밝혀져 왔지만, 그러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였다. 뇌 주름은 유전적 신호나 생물학적 신호, 혹은 화학적 신호 등으로 발달하는 것인지 아니면 물리적 힘으로 생기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연구 대상이었다. 이런 의문에 미국과 핀란드, 프랑스의 공동 연구팀이 뇌 주름이 형성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물리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최신호(2월1일자)에 발표했다. 이는 특정 뇌 질환들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발견이라고 한다. 특히 정준영 박사가 한국인으로서 연구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인간 태아의 뇌는 처음에 주름이 없고 부드러운 상태인데 수정란이 생성되고 20주가 지난 무렵부터 뇌 주름 형성이 시작돼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미 하버드대의 락시미나라야난 마하데반 교수는 “뇌 주름 구조를 이루는 대뇌피질의 표면적은 만일 같은 크기의 뇌에 주름이 없을 때의 표면적보다 3배 정도 더 크다”면서 “대뇌피질은 뇌 안쪽에 있는 대뇌수질(백질)보다 뇌 성장 시기에 신경세포의 수, 크기, 모양, 위치가 모두 급격한 팽창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이 현상은 대뇌피질에 압력이 가해져 발생한 역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뇌에 국부적으로 주름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런 간단한 진화적 혁신이 뇌 주름 형성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름이 없는 태아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스캔한 데이터를 사용해 특수한 ‘젤’을 소재로 입체 모형을 제작했다. 이어 대뇌피질을 나타내기 위해 모형 표면에는 탄성이 있는 젤을 얇은 층으로 코팅했다. 뇌 성장을 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 모형을 특수한 용액에 담갔다. 그러자 모형의 외층 즉 대뇌피질 부위가 그 액체를 흡수해 내층 즉 대뇌수질 부위보다 팽창했다. 그리고 몇 분 뒤 모형의 크기와 모양이 진짜 뇌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또한 모형에 어떤 생체 조직도 포함하지 않은 실험에서도 같은 과정으로 뇌 주름이 생성되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 참여한 하버드대의 정준영 박사는 “모형은 실제 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마하데반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과정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가장 많은 주름을 갖고 있다. 실제로 뇌에 주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침팬지와 돌고래, 코끼리, 돼지 등 동물들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뇌 주름에 관한 물리적인 설명은 사실 40년 전 하버드대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제창했었다. 그리고 이제 이번 연구팀이 입증한 연구결과는 뇌 주름이 물리적 과정이 아니라 순전히 생물학적 과정으로 생성된다는 사회적인 통념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 박사는 “뇌는 모든 사람이 똑같지 않지만 건강해지려면 주요 주름은 모두 같아야 한다”면서 “우리 연구는 뇌 일부가 적절히 성장하지 않거나 전체적인 기하 구조가 중단됐을 때 적당한 위치에 큰 주름이 생성되지 않으면 잠재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논문을 살펴본 미국 스탠퍼드대의 엘렌 쿨 생물공학부 부교수는 논평에서 “뇌 주름이 훨씬 많거나 적으면 발작, 운동기능장애, 지적 장애, 발달 지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그런 신경질환을 진단·치료·예방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하버드대(위), 네이처 피직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주방의 화학자가 만들어낸 ‘씹어 먹는 칵테일’

    주방의 화학자가 만들어낸 ‘씹어 먹는 칵테일’

    요리, 온도·압력 등 다루는 과학 활동 외국선 요리사·과학자 협업 연구 늘어가열 없이 독한 술로 상온서 달걀 응고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별의 발견보다도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18~19세기 프랑스 법관이자 미식가인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 “금성과 화성의 온도를 잴 수 있는 기술을 갖고도 수플레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자 니컬러스 커티) 평소 맛보기 어려운 음식과 유명 맛집, 요리법 등을 다루는 이른바 ‘쿡방’(요리하는 방송), ‘먹방’(먹는 방송)이 넘쳐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요리학원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요리사’가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3위로 뛰어올랐다. 일반인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고 맛있는 요리’에 대한 직업 요리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음식의 질감과 조직,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는 ‘분자요리학’이 주목받고 있다. 분자요리학은 영국 옥스퍼드대의 물리학자 니컬러스 커티와 프랑스 국립농학연구소(INRA)의 화학자 에르베 디스가 처음 주장한 개념이다. 요리와 조리과학, 식품과학을 총괄해 음식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조리 과정을 과학적 연구와 실험을 통해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음식의 다양성과 조리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자는 것이다. 요리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고, 식품과학은 음식보다는 음식이나 식재료를 분석하는 과학 분야이며, 조리과학은 조리를 하는 과정을 다루는 기술 분야다. 분자요리라고 하면 흔히 요리사들이 화학 실험실 같은 주방에서 과학자처럼 스포이트나 사이펀 같은 실험기구로 이상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화학자들은 요리 자체가 열로 단백질 분자를 응고시키거나 물질을 혼합해 이온화시키는 전형적인 물질의 변화 과정이기 때문에 ‘분자요리’는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요리가 처음 생길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요리사와 과학자의 협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분자요리의 대가로 알려진 프랑스 요리사 티에리 막스는 파리11대학 화학과 라파엘 오몽 교수와 함께 ‘요리혁신센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물리화학적 지식과 도구를 요리에 적용해 보기 좋고 맛도 있는 음식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 성과는 ‘부엌의 화학자’ ‘부엌의 꼬마화학자’ 등의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요리는 식재료를 먹기 좋게 변형하는 화학적·물리적 과정이다. 식재료는 과일과 채소 같은 식물 계열과 생선, 육류, 유제품 등 동물 계열로 나뉜다. 식재료에는 다량의 수분이 들어 있는데 이 때문에 요리를 할 때는 산도, 확산, 용해, 흡수, 투과 등 물과 관련된 화학현상이 중요하다. 요리할 때에는 무엇보다도 시간과 온도, 압력이 중요한데 이는 재료 속 수분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변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맛을 느끼는 것은 맛 분자가 혀의 미뢰, 입천장, 뺨 안쪽 벽, 목구멍 안쪽의 수용체를 자극하고, 거기에서 나온 정보가 전기신호로 바뀌어 뇌에 전달됨으로써 가능하다. 음식에서 향을 풍기는 분자는 바로 코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입으로 들어간 뒤 목으로 삼켜지는 과정에서 코로 전달되는 ‘역후각’ 과정을 통해 전달되기도 한다. 어려서 처음 맛본 음식에 대한 기억이 강렬한 이유도 이렇게 전달받은 다양한 자극이 뇌에 이미지와 감정, 감각의 형태로 기록하기 때문이다. 요리의 대가들이 음식에 대해 강렬한 자극을 남기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달걀 하나를 삶을 때에도 시간과 온도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타난다. 달걀을 지나치게 익히면 황화철이 생겨 노른자 표면이 푸르스름하게 변하거나 수분이 완전히 빠져나가 퍽퍽해진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황화수소가 발생하면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달걀을 삶을 때 펄펄 끓는 100도에서 10분 이상 삶는데, 과학자들이 말하는 달걀 삶기에 가장 이상적인 온도는 72도다. 삶은 달걀이나 달걀 프라이는 모두 열을 이용해 노른자와 흰자를 굳히는 것이다. ‘익힌다는 것=응고시킨다는 것’으로 개념을 확장하면 일반 상온에서도 달걀을 익힐 수 있다. 독한 술이나 에탄올을 날달걀의 흰자나 노른자에 붓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것들은 열에 익힌 것처럼 굳게 된다. 분자 요리사들은 이런 현상을 이용해 독주로 달걀을 요리하기도 한다.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한천(우뭇가사리)과 칵테일용 술을 섞어 끓이면 액체가 고체 사이에 분산돼 있는 젤 상태로 변하게 되는데, 틀에 넣고 부은 뒤 식히면 씹어 먹는 칵테일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요리 속 과학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음식점에서 이런 식으로 주문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카로스와 안토시안이 고농도로 함유된 그물 구조의 다당류와 에어로젤 상태의 글루텐 덩어리를 좀 주시겠습니까.”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블루베리잼과 비스코트(두 번 구워 딱딱하고 바삭한 빵) 주세요”라는 얘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직감 좇은 붓질… 보이는 대로 보라

    직감 좇은 붓질… 보이는 대로 보라

    ‘정확히 이렇게 보이는 박스의 부감샷을 기준 삼아 새처럼 보이는 무엇과 함께’, ‘뇌신경학과 입자 물리학을 거쳐 다시 괴석이나 괴목 따위를 경험한 이후 어느 동양인에 의해 나올 수 있는 모던 토킹’, ‘아무도 믿지마’ …. 전위적인 시처럼 보이는 이 긴 문장은 추상화의 제목이다. 미술, 음악, 시, 영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백현진(44)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PKM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들과 새와 개와 재능’이라는 생경한 타이틀을 단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와 드로잉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한국적 ‘아방팝’ 밴드 어어부프로젝트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백현진은 영화 ‘베테랑’과 ‘사도’의 음악감독 방준석과 함께 듀오 ‘방백’을 결성해 최근 음반을 내고 공연도 했다. 음악과 미술의 비중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음악 하는 도중에도 스마트폰 앱이나 종이에 그리고, 붓질을 할 때도 입으로는 흥얼거리며 작곡을 하기 때문에 딱히 구분할 수 없다”며 “초저녁이 밤이 되고 새벽으로 이어지듯이 20여년 동안 여러 장르를 동시에 하다 보니 이제는 무리 없이 물리적으로 잘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의 예술적 지향점은 ‘아무것도 안 하기’이다. 존재의 부정이나 의미의 부재가 아니라 그 너머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노래할 때나 붓질할 때는 가능한 한 아무 생각 없이 하려 한다”는 그의 회화는 도식적인 구성을 배제한 우발적인 도상과 현란한 색이 특징이다. 직감을 좇아가며 그리고 칠한 행위의 결과물은 묘한 긴장을 연출한다. 문학성 넘치는 언어구사력으로 소문난 싱어송라이터인 그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 주는 작품의 제목도 흥미롭다. ‘딱딱한 콸콸콸’, ‘어릴 적 논밭 스케이트장 옆 비닐하우스에서 먹은 오뎅이 생각하는 초여름이라고 말 되어지는 한순간’, ‘어떤 동물에게 도구로 인식되기 이전의 물질’(작품) 등 상식을 깨는 것이 대부분이다. 작가는 “이른바 척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적확한 표현을 찾다 보니 길어졌다”면서 “나름대로 성의껏 만든 물건이고 어떻게 전달될지 모르지만 제목은 모두 없어도 된다”고 밝혔다. 전시장 한쪽 구석에서는 백현진이 매일매일 즉흥적으로 소리를 빚어내는 사운드퍼포먼스 ‘면벽’(Face the Wall)도 펼쳐진다. “칸막이를 없애듯이 서양의 12음계 틀에서 벗어나 주파수 자체만으로 구성했다. 작업하는 환경을 보여 주고 싶었다”는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잘 안 되는, 지극히 실험적인 ‘소리’다. 홍대 미대 조소과에 들어갔지만 3학기 만에 중퇴해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않았고, 그래서 자유롭다는 그는 “현대미술은 대단한 퀴즈가 아니다”라면서 “어떻게 봐야 맞다, 틀리다 고민하지 말고 그대로 감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27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입자물리학 표준모형 오류 단서 발견… 서울대 연구팀

     최근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완성된 물리 기본이론인 ‘표준모형’에 오류가 있다는 단서가 발견됐다. 표준모형을 대체할 ‘초표준모형’을 정립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격자게이지이론 연구단은 29일 중성 케이온 입자에서 ‘CP대칭성’을 위반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상수를 계산한 결과 이론치와 실험치의 차이가 표준편차의 3.4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론과 실험 결과의 차이가 크다는 점은 표준모형에 오류가 있음을 의미한다. CP대칭성이란 입자를 반입자로 전하를 바꾸거나,입자를 거울에 비춘 모양으로 좌우를 바꿔도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된다는 원리다.  표준모형은 4개의 매개입자(강력,약력,전자기력,만유인력)에 따라 움직이는 12가지 근원 소립자(쿼크와 렙톤)가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따라 구성된다. 매개입자 중 강력과 전자기력은 CP대칭성을 따르지만 약력은 대칭성을 위반할 수도 있다.  표준모형이 맞다면 단 하나의 파라미터(매개변수)로 CP대칭성 위반을 모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론치와 실험치에서 표준편차의 3배가 넘는 차이가 났다는 것은 파라미터가 두 개 이상 있어야 CP대칭성 위반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에 대해 ”표준모형의 기본가설 중의 하나 또는 다수가 붕괴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초표준모형의 존재에 대한 중요한 하나의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을 이끄는 이원종 교수는 ”렙톤 섹터에서는 연구가 된 적이 있지만 쿼크 섹터에서 표준모형이 틀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처음“이라며 ”국내 연구단이 자체 개발하고 구축한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계산한 결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피지컬 리뷰 D’(Physical Review D)에 이날 발표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 이야기’ 18회에서는 각종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증거물을 감정하고 해석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속 공무원을 소개한다. 연구(의무 포함)·일반직 공무원들이 모여 일하는 국과수의 역할과 업무를 살펴보고 새내기 ‘공업연구사’의 입직 과정, 공직에 입문한 소회 등을 들어 봤다. 최근 경기 부천에서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숨겨 오다 발각된 아버지는 아들이 뇌진탕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과수가 시신을 부검한 결과 이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감정 결과 머리뼈 골절과 뇌손상이 없는 데다 얼굴과 머리 곳곳에 작은 멍들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부모의 가혹한 구타와 학대가 있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했다. 국과수는 이처럼 시신을 부검하는 것은 물론 유전자(DNA), 마약류 및 식품·의약품을 분석하고 각종 화재·폭발 사고 원인을 감정하는 등의 업무를 한다.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은 국과수가 내건 슬로건이다. 과거 내무부(현 행정자치부)에 국과수가 설립된 지 올해로 61주년이다. 갈수록 범죄 양상이 다양해지면서 국과수의 역할과 기능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강원 원주에 위치한 본원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지방 분원이 지난해 처리한 감정 건수는 모두 38만 6765건에 이른다. 2011년(29만 7357건)에 비해 30% 정도 늘었다. 그만큼 감정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얘기다. 현재 국과수는 크게 연구직, 의무직 등 감정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278명)과 행정직, 기술직 등 감정 업무를 지원하는 인력(81명)으로 구성된다. 특수한 업무만큼이나 입직 경로도 일반 공무원과는 차이가 있다. 감정 인력에 지원하려면 석사 학위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감정 인력은 부정기적으로 채용되는 반면 감정 지원 인력은 일반 국가공무원 공채로 뽑힌 뒤 국과수로 발령받는다. 2014년 4월 국과수에서 근무를 시작한 주은아(29) 공업연구사(주무관)는 “국과수 연구직에 응시하려면 반드시 업무의 특성을 먼저 알아보고 자신의 성향과 잘 맞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원주 본원에서 법공학부 법안전과 흔적총기연구실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 혈흔, 공구흔 등 각종 흔적의 형태 분석과 총기·폭발물 관련 감정이 주요 업무다. 학부 때 물리학을 공부한 뒤 핵 물리학 석사 학위를 딴 주 연구사는 “전공 분야는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화학 등 기초학문이나 금속을 다루는 기계공학 등 다양하다”며 “연구 실적이 있으면 아무래도 서류전형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연구직의 업무도 현장 중심으로 이뤄진다. ‘답’은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흔적총기실은 원주 본원에만 있어 주 연구사는 다른 연구사들보다 장거리 출장을 자주 다닌다. 때로는 모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1박 2일 출장을 주 2회씩 다닐 때도 있다. 일단 담당 형사에게 사건 관련 정보를 듣고 현장을 면밀하게 살핀다. 사진이나 3D스캔으로 현장을 기록하고 증거물을 실험실로 가져와 분석한 뒤 감정서를 작성한다. 잔혹한 사건 현장을 찾아다니다 보니 일반적이지 않은 광경에 노출되는 일이 잦다. 드물지만 간혹 시신을 눈앞에서 보게 되는 때도 있다. 주 연구사는 “대체로 냉정하게 일 처리를 하지만 때로는 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복잡한 심경이 들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현장에 갈 수 없을 때는 수사 담당자가 보내준 현장 사진을 면밀히 분석한다. 벽면에 흩뿌려진 핏자국도 때로는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특히 마구잡이로 훼손된 것처럼 보이는 문짝도 사건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 단서가 된다. 문짝이 뜯어진 형태를 보면 어떤 공구를 사용했는지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력한 용의자가 해당 공구를 갖고 있었다면 범인일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주 연구사는 “최근 굉장히 톱자국이 많은 시신 한 구가 거의 백골 상태로 들어왔는데, 그 흔적을 보고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 유추하다 보니 톱으로 생긴 흔적에 대한 연구 방법론까지 새롭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귀띔했다. 국과수 연구직 공무원은 1~2주 안에 보통 2~3건의 감정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특정 주제에 대한 연구를 별도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날마다 ‘할일 목록’을 만들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필수라고 했다. 주 연구사는 “특별히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만한 감정, 연구 업무는 주로 야근할 때 처리한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그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부분은 책임감과 전문성이다. 주 연구사는 “업무가 특이할 뿐이지, 일반행정 공무원과 다를 바 없이 공직자로서 국민과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자세는 국과수 연구사에게도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사 한 명 한 명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내리는 판단이 누군가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처음엔 막막하다고 느꼈던 사건을 파고들어 실마리를 찾는 순간이라고 했다. 주 연구사는 “감정서를 작성할 때마다 하나라도 놓친 게 없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돌아보게 된다”며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알아냈을 때 과중한 업무로 녹초가 된 몸과 마음의 피로가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용어 클릭] ■공업연구사란 전기·전자·금속·섬유·화공·화학·산업경영·물리 등 행정기관 6급 연구직 공무원으로 전문 분야에 해당하는 감정·연구 업무를 수행한다.
  • 물속에서 자신에게 기관총 쏜 물리학자, 결과는?

    물속에서 자신에게 기관총 쏜 물리학자, 결과는?

    용감한 걸까 무모한 걸까? 노르웨이의 한 물리학자가 물속에서 자신에게 기관총을 쏘는 도전을 감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양한 과학 실험을 실행에 옮기는 유튜브 채널 ‘NRK Viten’에는 최근 ‘수중 총’(Skutt under vann)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물리학자이자 물리교사 안드레아스 왈(Andreas Wahl)이 수영장에 들어가 기관총에 로프를 연결하고 나서 자신에게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아찔한 실험을 진행한다. 공기보다 물이 분자간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저항을 만들어낸다는 과학적 원리를 학생들과 대중에게 직접 입증하기 위해서다. 실험이 시작되고, 왈은 총과 거리를 두고 초읽기와 함께 로프를 잡아당긴다. 바로 그 순간, 발사된 총알이 조금 앞으로 나아가는 듯하더니 급격히 속도가 줄어들며 바닥에 가라앉는다. 왈은 내심 불안했었는지 가라앉는 총알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지난 24일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4일 만에 244만 건 이상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NRK Vite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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