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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시작됐다. 새해를 맞아 우리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있는 젊은이들, 특히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과학 분야에서 조금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한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일반 독자들도 이런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과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여러 가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부탁을 드린다. 흔히 과학자가 되려면 몇 가지 자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수학, 과학 ‘성적’에 대한 선입견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고 지식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소양을 가진 사람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좋은 환경이 돼 있다. 부족한 소양이 있을 때는 다른 사람과의 협업으로 메꿀 수도 있다. 성공한 과학자들의 모습을 흉내 내려고 하면 자신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는 20~30년 후에는 별로 쓰임이 없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미 활발하게 연구하는 분야에 관심을 가진다면 공부는 많이 하게 되겠지만 독창적인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연구 주제를 찾을 때 명심할 것은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분야의 반대쪽에서 자신의 주제를 찾아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용기의 버팀목이 되는 것은 관심 분야에 대한 열정이다. 열정은 크고 작은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한다.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 깊이 있고 이를 통해 인류가 발전해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열정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 환경이라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연구하는 분야는 재정적 지원이 많아 논문을 쓰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쓴 논문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용되기도 쉽다. 더군다나 현재 우리나라의 여러 평가 시스템에서는 논문 수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진정한 선구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연구자들이 도태되고 있다는 것이다. ‘패스트 팔로어’로만 가득 찬 연구 생태계가 됐다. 또 몇 개의 거대 연구단에서는 좋아하는 주제를 마음껏 연구토록 하겠다는 원래의 취지는 좋지만 결국 전체 연구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연구비 독점도 그렇지만 더 심각한 것은 젊은 연구자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롭게 자신의 독창성을 계발할 시기에 군중의 일원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젊은 과학자는 자신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과학자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제도를 원점에서 따져 봐야 한다.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개혁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암흑물질의 존재에 대한 간접적 증거를 발견한 천문학자 베라 루빈이 별세했다. 1970년대에 은하계의 회전 속도를 꼼꼼히 관찰해 속도가 보이는 물질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그는 프린스턴대학원에 입학하고 싶었지만 여성 차별 분위기로 다른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암흑물질이 물리학과 천문학에 미친 영향은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의 업적이 노벨상을 받은 그래핀, 청색 LED, 중성미자, 힉스 입자에 못 미친다고 이야기하는 과학자는 거의 없다. 과학에서 외부 평가는 완전히 과학적이고 객관적이지만은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끝으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쏠림 현상이 있는 연구 주제와 연구생태계에 쓴소리를 하는 필자의 이야기는 ‘통섭’이란 책으로 유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가 이미 2012년 ‘젊은 과학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강조한 것들이다. 많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지 말고 ‘총소리 나는 반대 방향으로 진군하라’는 말이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370만 달러짜리 과학책 펼쳐보니… 과학사 뒤집은 ‘F=ma’ 가속도 공식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370만 달러짜리 과학책 펼쳐보니… 과학사 뒤집은 ‘F=ma’ 가속도 공식

    비행기 원리·빅뱅·파동이론 등 지금까지 유효한 역학 법칙 실려 ‘지적 보폭 가장 큰 산물’ 극찬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 올해 나이 330살.영국의 불세출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7)이 쓴 ‘프린키피아’가 그 주인공입니다. 1687년 영국 왕립학회에서 출간된 ‘프린키피아’의 원래 제목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다소 긴 이름입니다. 330살을 코앞에 둔 지난달 14일 ‘프린키피아’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첫 번째 유럽판이 370만 달러(약 44억원)에 낙찰됐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제임스 2세에게 선물한 영국판 ‘프린키피아’도 2013년 경매에 나와 250만 달러에 낙찰돼 가장 비싼 과학책이라는 명성을 얻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그 기록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뉴턴이 쓴 수기 원고와 1687년에 나온 첫 번째 인쇄본(초판본)은 영국 왕립학회에서 국보급 유물로 지정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상대성 이론을 발표해 뉴턴이 만든 고전물리학의 세계를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프린키피아’를 두고 “인류가 만든 것 중에서 지적 보폭이 가장 큰 산물”이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총 3권으로 구성된 ‘프린키피아’는 1684년 뉴턴이 왕립학회에 제출한 ‘물체의 궤도 운동에 관하여’(De motu corporum in gyrum)라는 짧은 논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논문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천문학자 에드먼드 헬리(헬리혜성의 발견자)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이 행성에 작용할 때 행성의 궤도가 어떻게 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타원궤도와 케플러의 2, 3법칙을 수학적으로 깔끔하게 증명한 논문을 본 헬리는 너무 놀라 역학과 천문학 전반을 정리한 책을 집필해보라고 강하게 권유했고 자신이 직접 원고를 교정하는 한편 자신의 지갑까지 털어서 출판비용을 댔다고도 합니다. 이렇게 나온 ‘프린키피아’ 1권에는 관성의 법칙, ‘F=ma’로 알려진 가속도의 법칙, 작용-반작용 법칙 등 힘을 받는 물체의 운동 궤적을 계산하는 방법이 실려 있습니다. 2권에는 저항이 있는 공간에서 물체의 움직임을 다루면서 그때까지 과학계를 지배해왔던 데카르트 이론이 틀렸음을 증명했습니다. 마지막 3권에는 뉴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만유인력’을 이용해 행성의 궤도와 주기, 지구의 조수간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현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프린키피아’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당시 최첨단 수학인 미적분과 극한의 개념을 적용해 지금 봐도 책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수학적 완성도는 차치하고서도 ‘프린키피아’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데카르트에 이르기까지 당대 과학과 철학을 지배하고 있던 논의 자체를 대체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데카르트까지는 형이상학과 요즘 과학이라고 불리는 자연철학을 구별하지 않고 함께 다루었지만 뉴턴은 여기서 자연철학만 빼내 논의함으로써 과학이 독자적인 길을 걸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프린키피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2권에 나오는 가속도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이 법칙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뉴턴 역학체계 전체가 뒤집히는 과정에서도 바뀌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실제로 가속도의 법칙은 비행기가 뜨는 기본 원리인 베르누이 정리도 그렇고 빛의 파동이론, 쓰나미, 혈액의 흐름, 빅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여전히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뉴턴은 독특하고 이상한 생각을 많이 하는 괴짜 과학자였습니다. 괴짜들의 생각은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년 10월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기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괴짜들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그릇이 만들어져 있을까요?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edmondy@seoul.co.kr
  • 공시생, 저녁 있는 삶에 청춘을 걸었다

    공시생, 저녁 있는 삶에 청춘을 걸었다

    # 이종윤(27)씨는 서울시립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2014년 장교(ROTC)로 전역하기 전까지만 해도 물리학 박사를 꿈꿨다. 9급 공무원의 길을 택한 건 이듬해 8월 대학원 진학에 실패하면서였다. 이씨는 “석사 학위 없이 취업전선에 뛰어들면 스펙이 좋은 인문계 전공자와 겨뤄야 하기 때문에 앞이 캄캄했다”며 “전기직 공무원은 막다른 길에 선 나에게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매일 오전 7시 잠에서 덜 깬 몸을 버스에 실은 채 노량진으로 향한다. 귀가 시간은 오후 11시다. 이렇게 생활한 지 1년 6개월째다. 학원비로 매달 80만원 정도를 쓰다 보니 장교 생활을 하며 모아둔 1000만원도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이씨는 끼니를 때우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금전 지출, 대인관계 등 모든 걸 최소화했는데도 불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의 머릿속엔 잠을 줄여서라도 더이상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는 중압감뿐이다. # 김연주(27·여·가명)씨는 3년째 9급 공무원을 꿈꾸고 있다. 서울 4년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한때 교사를 꿈꿨다. 녹록지 않은 경제 형편 탓에 졸업 후 단기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다. 초반엔 대학원 진학도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로지 공무원 시험 준비에만 열중하고 있다. 졸업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학자금 대출 2000만원을 갚아야 하는 신세다. 그럼에도 김씨는 이달 초부터 강남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 등록했다. 김씨는 “내년에도 안 되면 정말 그만두고 민간 기업 영업직이라도 들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인문계 전공자는 취업이 잘 되지 않는 데다 취업이 되더라도 멀쩡하던 몸이 망가질 정도로 착취를 당하는 주위 친구들을 보고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며 “시험 준비를 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립되고 이기적으로 변하는 공시족이 과연 공무원이 된다 한들 진정성 있게 국민·국가를 생각하며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이른바 ‘공꿈사’(공무원을 꿈꾸는 사람)가 25만여명에 이르지만 실제로 국민의 공복(公僕)이 되기 위해 공직에 입문하고자 하는 공시생은 10명 중 2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지난 연말 한 달 동안 인사혁신처의 도움을 받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헌신하기 위해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한 응답자(복수 응답 허용)는 75명으로, 총응답 수 341건 가운데 22.0%로 나타났다. 반면 절반 이상이 공무원연금, 정년보장 등 노후 안정성과 ‘저녁 있는 삶’(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위해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노후 안정성을 꼽은 응답자가 38.7%(132명)로 가장 많았다. ‘저녁 있는 삶을 원해서’라는 응답은 20.8%(71명), ‘자기개발 기회 보장’이 17.3%(59명)로 집계됐다. 해마다 치솟는 공무원 시험 응시 인원은 사실상 민간에서는 그만큼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연차 휴가(수당)나 초과근무 수당, 법정 휴게시간 등을 지키지 않는 민간 기업의 관행도 공시생 열풍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움츠러든 경제 현실은 청년층의 불안을 더 키운다. 실제로 ‘공시생 열풍’ 현상의 원인으로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 225명 가운데 57.8%(130명, 단수 응답)는 ‘취업난 장기화’를 꼽았다. 사회 전반에 질 높은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해마다 쏟아지는 취업준비생이 공무원 시험으로 몰린다고 응답한 비율이 23.1%(52명)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삶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택한 응답자는 10.7%(24명), 민간부문의 경쟁 심화는 4.4%(10명)로 조사됐다. 공시생 사이에서도 이런 현상이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이 높았다. 설문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 정도(88.9%)는 공시생 열풍으로 국가경쟁력이 낭비되고 생산성이 저하돼 사회적 비용이 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설문 응답자의 34.7%(78명)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다른 진로를 생각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3명 이상은 공무원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시험 준비를 한다는 의미다. 공시생들은 또 원만한 대인관계(37.3%)는 물론 연애와 결혼(18.7%), 동아리 활동(18.7%), 사회참여(8.9%) 등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5.1%)은 공무원 시험 준비 기간 동안 생활비를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부모 입장에서는 20대 중반을 넘긴 자녀의 ‘제2의 수능’을 위해 뒷바라지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56.9%가 인터넷·오프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학원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오프라인 강의는 과목당 15만~20만원 정도 든다. 시험을 치르는 모든 과목을 학원에서 대비한다고 가정하면 생활비와 별도로 학원비만 100만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공시생 열풍’ 현상이 계속 고착화되는 현상을 우려했다.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혁신은 사기업에서 일어나게 마련인데, 안정성이 높은 공직에만 우수한 인재가 몰리면 우리나라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라며 “공시생 개인적인 입장에서 볼 때도 평생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7·9급 공무원 시험 준비 경험이 있는 민간 기업 취업자의 경우 퇴직 연령까지의 소득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윤 연구위원은 “공시생들은 시험 준비로 인한 기회비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험에 떨어질 경우를 대비한 계획도 세워야 한다”며 “현재 정부는 공무원 채용을 늘려 취업난 해소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는데, 그럴 게 아니라 정부가 보조금을 더 지원해서라도 민간 고용을 촉진시키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시생 열풍은 경제 상황 탓에 사회 전반에 취업 기회가 축소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하지만 불필요한 시험 과목이나 절차를 없애는 등 공무원 채용 방법을 개선해 사회적인 낭비를 줄여 나가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사처 관계자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라며 “공시생 열풍 현상은 단순히 공무원 채용 제도 개선을 넘어 우리 사회의 노동·고용 정책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처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직의 임금이 민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민간의 90% 수준”이라며 “임금 상승과 더불어 2008년 공무원 시험 응시 연령제한이 없어지면서 멀쩡한 기업에 다니면서도 이른 퇴직을 걱정하는 40~50대 수험생까지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이전까지만 해도 7급은 35세, 9급 32세까지로 응시 연령 제한 규정이 있었다. 인사처에 따르면 현재 국가직·지방직 7급 공무원의 초임 연봉은 각각 2532만 1000원, 9급은 2059만 2000원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과학책은 호황이었던 2016년 출판계, 이유는?

    [뉴스 뜯어보기] 과학책은 호황이었던 2016년 출판계, 이유는?

    2016년 병신년(丙申年) 한 해가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면 누구나 절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좁은 영토에 수천만명이 살아가는데 어느 한 해건 별 일 없이 지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과학계도 올 한해는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2월 말 전 세계 1000명이 넘는 연구자들로 구성된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 연구단이 지난해 9월 지구에서 13억광년이 떨어진 곳에서 각각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2개가 합쳐지면서 발생한 중력파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100여년 전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됐지만 실제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 달 가량 뒤에는 서울에서 바둑천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기의 대결을 벌였다. 이세돌 9단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알파고는 4대 1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인공지능 발전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외에도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구형 행성 ‘프록시마b’의 발견, 지난 9월 한반도 최대 규모의 경주지진 발생 등 다양한 사건이 있었다. 교양과학의 전성시대 열렸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출판계는 발 빠르게 수상자의 작품들을 새로 출간하거나 예전에 나왔다가 절판된 것들을 복간하기도 한다. 한 해 동안 과학기술계에 다양한 일들이 있었던 덕분에 예전과 달리 신간 코너 전면에 과학책들이 배치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2010년대 초반에는 자기개발서나 힐링 관련 책, 2~3년 전부터 얼마 전까지는 인문학 관련 책들이 베스트셀러와 신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그렇지만 지난해 중반을 전후해 과학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출판계와 대중들의 과학책에 대한 관심은 2014년부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014년 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비롯한 현대 우주론을 소재로 만든 영화 ‘인터스텔라’가 SF영화로는 드물게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또 지난해에는 화성 탐사와 관련한 영화 ‘마션’이 개봉됐다. 이에 ‘인터스텔라의 과학’ 등의 제목을 붙인 교양물리학 서적이 쏟아져 나왔고 영화 ‘마션’의 원작 하드SF소설 ‘마션’이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사회적으로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인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면서 이성과 합리성, 논리적 구조를 대표하는 과학에 대중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 초부터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김상욱의 과학 공부’, ‘세상물정의 물리학’ 등 다양한 국내 저자의 과학교양서가 쏟아져 나와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과학으로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실제 양적으로도 지난해에 비해 20~30% 정도 성장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다. 한 인터넷 주간, 월간, 연간 베스트셀러 20권 내에는 과학책이 한 권도 포함돼 있지 않다. 또 과학 분야 월간 및 연간 베스트셀러 1, 2위는 몇 년째 1980년대에 출간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1976년에 나온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 과학책들이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그동안 워낙 과학 출판 환경이 척박하다보니 나온 책도 적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대학과 기관들의 ‘과학도서’ 추천목록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전히 번역서가 대부분…국내 저자 발굴 시급 서점에서 과학이나 공학 코너를 눈여겨 본 이들이라면 새로운 교양과학책들이 쏟아져 나오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외국서적들의 번역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는 특히 많은 국내 과학자들이 교양 과학서 저자로 전면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출판계의 시각이다. 번역서는 선인세와 번역비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저자의 폭이 넓고 좋은 컨텐츠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장기적 시각에서 본다면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품을 많이 들어 국내 저자를 찾아 헤메는 것보다는 좋은 컨텐츠의 외국책을 번역하는 것이 영세한 국내 과학출판계 입장에서는 훨씬 낫다는 것이다. 최근 다양한 과학책을 펴내 호평을 받고 있는 동아시아 한성봉 사장은 “우리 사회에서도 인문·사회학적 지식과 사유로 무장한 과학자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한국독자들에게 과학기술인들의 시각과 자세, 표현을 좀 더 쉽고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한국인 저자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국내 저자의 확보는 교양과학 분야에서 문화적 다양성과 함께 교양과학의 읽을거리 확보 차원에서 우리나라 출판계가 일정 부분 담당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판계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좋은 콘텐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만큼 국내 저자 확보가 국수주의적 입장이라고 봐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지금까지는 과학자는 실험실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를 비롯해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 대중의 과학 이해에 나선 선도적 과학자들 덕분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교양과학 서적 분야에서 국내 저자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참고] 연말연시를 맞아 읽어볼만한 과학책들 연말연시를 맞아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책들 몇 권을 추천한다. 과학책은 교양수준에서 잘 설명한 것, 한 주제를 깊이있게 다룬 것, 다른 학문을 융합해 접근한 것 등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과학을 친절하게 설명한 교양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오정근, 동아시아) 틀리지 않는 법(조넌 엘렌버그, 열린책들) 인공지능과 딥러닝(마쓰오 유타카, 동아엠앤비) 면역에 관하여(율라 비스, 열린책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2(리처드 도킨스, 김영사) 사이언스 빌리지(김병민, 동아시아)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암흑물질 연구’ 개척 여성천문학자, 우주로 돌아가다

    ‘암흑물질 연구’ 개척 여성천문학자, 우주로 돌아가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천문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 날처럼 보인다. 1642년 12월 25일에는 아이작 뉴턴이 태어났고,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천문학계의 또 다른 영웅 베라 루빈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88세. 미국의 여성 천문학자 베라 루빈은 현대 우주론의 한 분야인 암흑물질 연구에 선구적인 업적을 남긴 과학자로, 그의 업적은 30년대 이후 주목받지 못하던 암흑물질 가설을 되살려 이론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천문학 발달사에 큰 분수령을 이루는 암흑물질에 대한 최초의 예측은 스위스 출신 물리학자인 프리츠 츠비키 칼텍 교수가 1933년에 '정체불명의 물질이 우주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우주 안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주장이었다. 우주론 역사상 가장 기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주장은 간단히 무시되었고, 세월과 함께 묻혀진 채 망각되었다. 오래 잊혀졌던 암흑물질을 다시 무대 위로 올린 주인공이 바로 베라 루빈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도움으로 천문학의 매력에 빠진 루빈은 1948년 배서대학을 졸업한 후, 프린스턴대학원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이 대학원은 천문학 과정의 여성 입학을 허용하지 않아 그는 다른 대학원들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코널 대학에서는 리처드 파인만, 한스 베테 같은 거물들에게 배웠다. 츠비키로부터 한 세대가 지난 1962년, 베라 루빈은 1950년대 애리조나에 있는 키트피크 천문대에서 은하 내 별들의 회전 속도를 측정하면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발견했다. 은하 중심부에 가까운 별들이나 멀리 떨어진 별들의 공전속도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것은 케플러의 법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처사였다. 이 법칙에 따르면, 바깥쪽 별들의 속도가 당연히 한참 느린 것으로 나와야 한다. 태양 둘레를 도는 행성들만 보더라도 그렇다. 초당 공전속도를 보면, 수성은 47km, 지구는 30km, 해왕성은 수성의 10분의 1밖에 안되는 5km다. 만약 해왕성이 수성의 속도로 공전한다면 애시당초 태양계를 탈출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은하는 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가? 이미 한 세대 전 츠비키가 예언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루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학계에서 묵살당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여자라는 성(性)이 문제가 되었다. 당시 남녀차별은 천문학 동네의 뿌리 깊은 관습법이었다. 그러나 전세는 대역전되었다. 암흑물질 이론의 근거가 될 만한 관측 증거들이 잇달아 발견됨에 따라 현재는 암흑물질이 우리 우주의 운명을 결정할 거라는 데 반기를 드는 학자들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암흑물질의 존재를 가장 극적으로 증명한 것은 중력렌즈 현상의 발견이었다.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져 진행한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되었고, 1919년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의 일식 관측으로 증명되었다. 질량이 큰 천체는 주위의 시공간을 구부러지게 해서 빛의 경로를 휘게 함으로써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를 일컬어 중력렌즈 현상이라 한다. 이 중력렌즈를 통해 보면, 은하 뒤에 숨어 있는 별이나 은하의 상을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최신 성과가 말해주는 암흑물질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우주 안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은하나 별 등의 물질은 단 4%에 불과하고, 나머지 96%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이다. 그중 암흑물질이 23%이고, 암흑 에너지는 73%를 차지한다. 이것은 어찌 보면 허블의 팽창 우주에 버금갈 만한 우주의 놀라운 현황일지도 모른다. 성차별에 시달리긴 했지만 루빈은 츠비키와는 달리 보상을 받았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뒤인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국가과학메달’을 받았으며, 이듬해인 1994년에는 암흑물질 연구에 관한 공로로 미국 천문학회가 주는 최고 상인 헨리 노리스 러셀(H-R그림표를 만든 천문학자) 상을 받았다. 그녀는 2000여 명의 과학자들이 모인 앞에서 수상 강연을 한 후, 엉뚱스럽게도 '은하수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TV드라마 주제가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그 많은 과학자들도 그녀의 노래에 맞춰 합창을 했다는 사실이다. 천문학 동네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리라. 우주를 바라보는 인류의 시각을 크게 바꾸어놓은 베라 루빈.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우주로 돌아가 평화로이 영면하기를 기원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자로 세월X, 세월호 옆 주황색 괴물체 의문…“갑자기 사라졌다” 정체는?

    자로 세월X, 세월호 옆 주황색 괴물체 의문…“갑자기 사라졌다” 정체는?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분석한 ‘세월X’ 다큐 영상을 26일 공개해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자로는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잠수함 충돌’ 가능성을 주장했다. 특히 자로는 사고 당시의 진도 VTS(해상교통관제시스템) 레이더영상에 포착된 주황색의 괴물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자로는 이날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주황색 괴물체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했다. 자로는 “주황색깔 괴물체를 컨테이너로 봤는데 저는 그게 과연 컨테이너일지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리학적으로 봤을 때 괴물체가 나타난 지점에 컨테이너가 떨어지려면 세월호가 오른쪽으로 이렇게 우회전하면서 급회전을 하게 됐는데 우회전을 시작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곧바로 물건이 떨어지지 않으면 컨테이너가 떨어지지 않으면 괴물체가 나타난 그 지점에 컨테이너가 있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현정은 “배가 완전히 기울어진 후에 컨테이너가 떨어졌는데 그 컨테이너가 움직여서. 바다 위니까 움직여서 가까이 붙었을 가능성은 없냐”는 질문에 자로는 “물리학적으로는 힘들다”고 답했다. 자로는 “컨테이너가 물에 떨어지게 되면 여러 가지 운동성을 고려를 해야 한다”면서 “세월호가 지나가던 방향으로 관성을 갖게 될 거고요. 그리고 바닥에 처박히면서 어떤 충격을 받게 된다. 세월호 선미에 부딪히기도 하고 세월호가 만들어내는 강한 물살에 휩쓸리기도 합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그 당시에 레이더영상에 나타났던 괴물체는 위쪽으로 곧바로 12시 정도 방향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걸 물리학적으로 제대로 따져보면 컨테이너는 세월호가 급변침을 해서 쭉 올라갔던 그 항로를 그대로 따라갔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며 “이것을 어떻게 증명을 할 수 있냐면 그 당시에 함께 떨어졌던 부유물들, 그 당시 컨테이너와 함께 실려 있었던 대표적인 화물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PVC파이프다”고 덧붙였다. 자로는 이 PVC 파이프에 대해 “이게 세월호 선수 갑판에 같이 실려 있었는데요. 만약 그 괴물체가 진짜 컨테이너라면 그 위치에 PVC파이프도 떨어졌겠고요. 그 위쪽으로 표류하는 그러니까 그 괴물체가 표류하는 예상지점에서 발견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거리상으로 물리적으로 답이 안 나온다”고 밝혔다. 특히 자로는 외압을 가한 괴물체에 대해 “우리나라 잠수함일 수도 있다. 다른 나라 잠수함일 수도 있다. 어느 나라 잠수함일지는 확실하게 저희가 단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잠수함이라고 이렇게 확실하게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뭐냐 하면 그 당시, 아까 말씀드렸던 그 괴물체. 그 괴물체가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졌다”며 잠수함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하! 우주] ‘떠돌이 별’이 태양계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아하! 우주] ‘떠돌이 별’이 태양계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우주를 방랑하는 '떠돌이 별' 하나가 태양계와 충돌하는 진로로 돌진해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별의 진행방향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태양계에 가까이 접근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관측소 자료에 따르면, 수소핵 융합을 하는 주계열성 단계의 글리제 710 별은 태양계로 근접해 소천체들이 모여 있는 오르트 구름을 교란시킴으로써 혜성들이 대거 지구 쪽을 향해 내달리게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 지구 밤하늘은 이들 거대한 혜성의 밝은 빛으로 수놓아질 것이다. 문제는 그중 단 하나의 소행성이라도 지구와 충돌한다면 지구 종말에 이르는 대재앙은 피할 수가 없을 거라는 점이다. 국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Astrophysics)에 게재된 논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공동저자인 폴란드 아담 미츠키에비치 대학의 필립 베르스키와 표트르 디브첸스키 교수는 글리제 710이 태양계에 최근접하는 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5배는 가까운 거리라고 밝혔다. 따라서 별은 우리 태양계를 감싸고 있는 오르트 구름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오르트 구름은 크고 작은 얼음 덩어리 천체들의 집단으로 장주기 혜성의 고향이기도 하다. 글리제 710은 뱀자리에 있는 오렌지색 왜성으로, 겉보기 등급은 9.66이며, 질량은 태양의 0.6배이다. 글리제 710 별이 이 코스로 진입하면 태양의 60%쯤 되는 강력한 중력으로 오르트 구름을 휘저을 것이며, 그 영향으로 혜성 소나기가 우리 지구 쪽으로 쏟아질 것이다. 비록 많은 혜성들이 태양이나 그밖의 행성들에 의해 소멸되겠지만,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상황은 만에 하나 그중 하나가 지구와 충돌한다면 대재앙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점이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면, 그런 대재앙을 부를 글리제 710 이 오르트 구름에 도착하는 것은 135만 년 후의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뱀자리의 꼬리 부분에 있는 글리제 710은 지구로부터 64광년 거리에 있다. 이는 약 600조km나 되는 거리다. 글리제 710이 태양계에 최근접하는 거리는 약 2조km로 추정된다. 빛이 2개월쯤 달려야 하는 아득히 먼 거리이기는 하나,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거리인 40조km에 비하면 놀랄 만큼 가까운 거리다. 이 점에서만 봐도 우리 태양계로 근접하는 이 거대한 천체는 다음 1000만년 이내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논문에서는 '글리제 710은 지난 몇백만 년 이래로부터 다음 1000만 년 내 오르트 구름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칠 별임에는 틀림없다'면서 '135만 년 후 지구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글리제 710의 별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 현재 뱀자리의 꼬리 부분에 있는 글리제 710은 지구로부터 64광년(600조km) 거리에 있다. 여름철 남쪽하늘의 뱀자리는 맨눈으로도 보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놀라운 발견 중력파… 뜨거운 인기 포켓몬고

    놀라운 발견 중력파… 뜨거운 인기 포켓몬고

    올 한 해 과학계도 다사다난하기 그지없다. 새해 벽두부터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측한 중력파가 검출되면서 전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이어 바둑천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벌인 대결은 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올해 과학계를 뜨겁게 달군 ‘2016년 과학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① 국제 연구진 중력파 발견 미국과 한국, 독일 등 13개국 1000여명의 연구자로 구성된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라이고) 연구단은 올 1월 중력파 탐지 결과를 발표했다. 1916년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의 정체를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봤고, 중력장에 따른 파동인 중력파도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9월 지구에서 13억 광년 거리에서 태양 질량의 29배, 36배인 블랙홀 2개가 합쳐지면서 만들어낸 중력파를 관측했다.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꼬박 100년 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② 이세돌 vs ‘딥러닝’ 알파고 3월 초 서울에선 세기의 대결이 있었다. 이세돌 9단과 구글 AI 알파고의 대국이다. 알파고는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로 바둑을 익혔다. 알파고가 4대1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이 대국은 ‘인공지능 발전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③ 사상 최악의 폭염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과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올해는 연초부터 매달 관측 이래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여름 미국 48개주에선 평균 기온이 32도가 넘는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고, 동남아시아는 44.6도를 넘는 기록적 폭염과 가뭄에 시달렸다. 우리나라도 7~8월 전국이 폭염과 열대야로 들끓었다. ④ 파리기후변화 협약 협정 발효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197개국이 참여해 ‘지구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21세기 말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0)’를 목표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지난 11월 초에 발효됐다. ⑤ 4대강 사업지역 녹조 발생 올여름 무더위가 빨리 시작되면서 4대 강 사업 지역인 낙동강, 영산강, 금강, 한강 유역에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는 녹조가 봄과 가을에도 나타나면서 오염이 특히 심각한 4급수에서나 사는 실지렁이나 큰빗이끼벌레 등이 출현하기도 했다. 낙동강, 한강 등 식수원 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⑥ 포켓몬고…VR·AR 주목 지난 7월 나온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는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를 강타했다. 출시 5개월이 지난 12월 초 포켓몬고를 하는 이들이 걸은 거리는 지구 20만 바퀴에 달한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⑦ 한국인 유전체 지도 완성 지난 10월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와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 11월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연구소 박종화 교수팀이 가장 정밀한 한국인 맞춤형 표준 유전체(게놈) 지도를 처음 만들었다. 한국인의 유전질환이나 각종 질병에 대한 연구와 신약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⑧ 혈액기반 치매조기진단 기술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은 혈액 몇 방울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았다. 현재는 인지기능검사, 뇌영상 검사 등으로 진단을 하는데 정확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⑨ 외계행성 ‘프록시마b’ 발견 지난 8월 영국 퀸메리대 길렘 앙글라다, 에스쿠데 교수팀은 지구에서 4.2광년(약 40조㎞) 떨어진 ‘프록시마 켄타우리’ 주변을 11.2일 간격으로 공전하는 외계행성 ‘프록시마 b’를 발견했다. 질량과 구성 성분이 지구 환경과 가장 유사한 행성으로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⑩ KIST 설립 50주년 KIST는 선진 기술을 빨리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드는 ‘빠른 추격자’ 전략을 도입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다. 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선도형 과학혁신 체계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한양도성(신희권 지음, 북촌 펴냄) 도성 전문가인 고고학자가 백악산, 낙산, 흥인지문, 남산, 숭례문, 인왕산 등 6개 구간으로 나눠 성곽길 곳곳에 담겨 있는 한양도성의 가치를 풀어냈다. 352쪽. 2만 3000원. 파크애비뉴의 영장류(웬즈데이 마틴 지음, 신선해 옮김, 사회평론 펴냄) 뉴욕의 0.1% 최상류층이 모여 사는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사람들의 세계를 인류학 전공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흥미로운 생태계 관찰기. 372쪽. 1만 4000원. 아인슈타인의 주사위와 슈뢰딩거의 고양이(폴 핼펀 지음, 김성훈 옮김, 플루토 펴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에르빈 슈뢰딩거, 두 물리학자의 지적 분투와 여성 편력 등 삶을 담아냈다. 500쪽. 2만 2000원. 유전자 사회(이타야 야나이·마틴 럴처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인간 사회와 비슷한 협동과 희생, 반전의 배신과 경쟁이 난무하는 유전자들의 비밀을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344쪽. 1만 5000원. 그가 사망한 이유는 무엇일까(류위즈·바이잉위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 외과의사인 저자들이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활용해 역사 속 중요한 사망 사건을 분석하며 죽음의 비밀을 파헤쳤다. 304쪽. 1만 5000원. 냉소 사회(김민하 지음, 현암사 펴냄)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는 냉소주의의 여러 사례를 통해 무한경쟁 체제와 끝없이 열등감을 강요받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전한다. 320쪽. 1만 5000원.
  • 올해의 과학 성과 1위는 ‘중력파’ 탐지

    올해의 과학 성과 1위는 ‘중력파’ 탐지

    올해 최고의 과학적 성과로는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측한 ‘중력파’를 검출한 실험이 꼽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3일 ‘2016 올해의 혁신적 연구성과’ 10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전 세계 1000명이 넘는 연구자들로 구성된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라이고) 연구단은 지난해 9월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발생한 중력파를 처음으로 탐지했다고 올해 2월 발표하며 연초부터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연구단에는 서울대, 부산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검출된 중력파는 지구에서 13억 광년이 떨어진 곳에서 각각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두 개가 합쳐지면서 만들어졌던 것이다. 지난 19일 네이처에서 선정한 ‘올해 10대 과학계 인물’에도 1순위로 라이고 연구단 대변인 가브리엘라 곤살레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물리학과 교수가 선정됐으며, 22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발표한 ‘올해의 10대 과학뉴스’에 중력파 검출 뉴스가 포함되기도 했다. ●한국 강타 ‘알파고 신드롬’ 3위 올해 3월 이세돌 9단을 꺾은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도 혁신 성과로 주목받았다. 바둑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에 AI가 인간을 이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4대1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인공지능 발전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위는 외계행성 ‘프록시마 b’ 발견 영국 퀸메리대 길렘 앙글라다 에스쿠데 교수팀은 지구에서 4.2광년(약 40조㎞)밖에 떨어지지 않은 ‘프록시마 켄타우리’ 주변을 11.2일 간격으로 공전하는 외계행성 ‘프록시마b’를 발견했다. 프록시마b는 질량과 구성 성분이 지구와 유사하고 지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인공난자’, 유전자를 조절해 쥐의 노화 과정을 늦추고 생명을 연장시킨 실험, 바이러스나 기생충 등의 DNA를 분석할 수 있는 휴대용 실험장치 개발, 단백질 구조 설계 기술, 600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메타렌즈 개발, 유전체 분석을 통한 인류의 확산 경로 연구, 보노보나 침팬지 같은 유인원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연구 등도 올해의 혁신적 연구 성과로 꼽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올해의 과학 성과 1위는 ‘중력파’ 탐지

    올해의 과학 성과 1위는 ‘중력파’ 탐지

    올해 최고의 과학적 성과로는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측한 ‘중력파’를 검출한 실험이 꼽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3일 ‘2016 올해의 혁신적 연구성과’ 10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전 세계 1000명이 넘는 연구자들로 구성된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라이고) 연구단은 지난해 9월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발생한 중력파를 처음으로 탐지했다고 올해 2월 발표하며 연초부터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연구단에는 서울대, 부산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검출된 중력파는 지구에서 13억 광년이 떨어진 곳에서 각각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두 개가 합쳐지면서 만들어졌던 것이다. 지난 19일 네이처에서 선정한 ‘올해 10대 과학계 인물’에도 1순위로 라이고 연구단 대변인 가브리엘라 곤살레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물리학과 교수가 선정됐으며, 22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발표한 ‘올해의 10대 과학뉴스’에 중력파 검출 뉴스가 포함되기도 했다. ●한국 강타 ‘알파고 신드롬’ 3위 올해 3월 이세돌 9단을 꺾은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도 혁신 성과로 주목받았다. 바둑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에 AI가 인간을 이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4대1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인공지능 발전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위는 외계행성 ‘프록시마 b’ 발견 영국 퀸메리대 길렘 앙글라다 에스쿠데 교수팀은 지구에서 4.2광년(약 40조㎞)밖에 떨어지지 않은 ‘프록시마 켄타우리’ 주변을 11.2일 간격으로 공전하는 외계행성 ‘프록시마b’를 발견했다. 프록시마b는 질량과 구성 성분이 지구와 유사하고 지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인공난자’, 유전자를 조절해 쥐의 노화 과정을 늦추고 생명을 연장시킨 실험, 바이러스나 기생충 등의 DNA를 분석할 수 있는 휴대용 실험장치 개발, 단백질 구조 설계 기술, 600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메타렌즈 개발, 유전체 분석을 통한 인류의 확산 경로 연구, 보노보나 침팬지 같은 유인원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연구 등도 올해의 혁신적 연구 성과로 꼽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네이처가 뽑은 2016년을 빛낸 과학자… 하사비스 외 누구?

    네이처가 뽑은 2016년을 빛낸 과학자… 하사비스 외 누구?

     중력파 발견, 세기의 대결로 주목받은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지카바이러스, 지구온난화로 인한 산호의 백화현상, 세 부모 아이, 국제학술지의 접근 제한성에 대항한 해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19일 올 한해를 뒤흔든 과학계 10대 인물을 선정해 발표했다.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사람은 가브리엘라 곤잘레즈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물리학과 교수다. 지난해에 이어 올 초 중력파를 관측한 레이저간섭계중력파 관측소(LIGO) 연구단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곤잘레즈 교수는 지난 2월 중력파 검출 공식 발표 당시 “이번 검출 성공에 따라 중력파 천문학은 천체 연구에 있어서 실제적 연구분야가 됐다”고 선언하는 등 중력파 연구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두 번째로는 올해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대결을 성사시킨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가 꼽혔다. 바둑에서 인공지능의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집고 4대 1로 승리함으로써 AI 발전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지역이면서 세계자연문화유산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해수온도 상승으로 인해 백화현상이 발생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산호소멸이 나타나고 있음을 밝힌 테리 휴즈 호주 제임스쿡대학 교수도 올해의 과학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지난해 남미지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된 지카바이러스에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 소두증을 가진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병리학자 셀리나 투르키 브라질 오스왈도크루즈 재단 박사도 선정됐다.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엄마가 둘, 아빠가 한 명인 ‘세 부모 아이’를 탄생시킨 주역인 존 장 미국 뉴욕 뉴호프산부인과 박사도 이름을 올렸다. 장 박사팀은 중추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의 난자에서 세포핵을 추출한 다음 핵을 제거한 다른 여성의 건강한 난자에 주입해 만든 난자를 환자 남편의 정자와 수정시켜 아이를 낳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슈퍼온실가스로 불리는 수소불화탄소(HFC) 금지를 골자로 한 국제협약 기반을 마련한 거스 벨더스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 박사, 폐쇄적인 논문열람시스템을 갖고 있는 대형 저널에 대항해 약 5800만건의 학술논문을 자유롭게 보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사이허브(Sci-Hub) 설립자인 28살의 카자흐스탄 출신 대학원생 겸 해커인 알렉산드라 엘바카얀도 올해의 10대 과학계 인사로 꼽혔다. 또 유전자 교정기술의 일대 혁신이라고 불리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한 케빈 에스벨트 미국 MIT 교수,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지구형 행성 ‘프록시마 센타우리’를 발견한 길렘 앙글라다-에스쿠데 영국 퀸메리대 교수, 성적 소수자인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과학자의 과학계에서 소외문제를 제기한 미국 핵물리학자인 엘레나 롱 박사도 이름을 올렸다.  리처드 모나스터스키 네이처 뉴스부문 에디터는 “올해 선정된 10명의 과학자는 천문학에서 생물학, 과학계 내 소수자 인권 옹호자까지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은 과학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속해 있는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중요한 인물들”이라고 평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술계 “이제 千화백 예술 새로 평가해야” 유족측 “너무 황당… 감정 근거 공개하라”

    차녀 “檢 형평성 유지하지 못해” 일각선 “佛감정결과 신뢰성 문제 감정 내려놓고 허심탄회 논의를” 천경자(1924∼2015) 화백의 1977년 작품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검찰의 발표에 대해 19일 미술계는 25년을 끌어온 진위 논란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은 점을 환영하면서 이제 소모적인 논란을 접고 천 화백에 대한 미술사적, 예술적 가치를 평가하는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 사건이 국내 감정문화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천 화백의 유족 측은 검찰의 발표에 대해 “너무 황당하다”면서 추가로 법적 대응을 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 서성록 회장은 “검찰이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감정, 미술계 자문 등을 종합해 미인도의 제작 기법이 천 화백의 양식과 일치한다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발표 후 이 상태로 마무리되기보다는 감정문화를 발전시키는 도약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미술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미술품 감정을 흥미 위주로 바라보는 측면이 있다”면서 “한 작가의 작품과 관련한 아카이브를 토대로 철저하게 자료에 기반한 감정 결과의 도출이 필요하고, 이를 신뢰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계 관계자는 “천 화백은 1960~80년대 여성 작가로서 한국 전통채색화의 부활과 페미니즘 미술운동에 지대한 공을 남긴 독보적인 화가”라며 “‘미인도’ 진품 판정을 계기로 이제라도 천 화백의 예술사적·미학적 평가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족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02%”라는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연구소의 감정 결과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62)씨는 “검찰이 형평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발표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고 밝혔다. 김씨 측의 법률대리인 배금자 변호사는 “국제적인 과학감정전문기관이 한 달여에 걸친 검증 끝에 수학, 물리학, 광학적 데이터로 도출해 낸 위작 판명 결과를 대한민국 검찰이 부정했다”며 “안목감정단 명단과 의견의 근거, 그리고 위작이라는 의견을 굽히지 않은 감정위원들과 그 의견 근거를 공개하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은 “프랑스 감정단이 어떤 방식으로 감정을 했는지 모르지만 만약에 위작이더라도 동양화의 재료인 한지, 석채, 아교를 사용하면 그런 수치가 나올 수 없다. 과학적 논리에 맞는다고 볼 수 없고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이 사건은 ‘작가는 (자기 작품에 대해) 실수하지 않는다’는 감성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작가도 오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유족이 이제는 감정을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나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싶다(이복실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이사가 정리한 여성 인재들의 성공 비법. 저자는 마인드셋(사고방식)·태도·전략을 제시한다. 277쪽. 1만 5000원. 음악의 재발견(김형찬 지음, 스코어 펴냄) 음악을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 뇌과학, 물리학, 심리학, 미학, 철학, 종교학, 문학, 역사학, 음악치료학, 정치학 등 다양한 관점으로 음악의 효용성을 살펴 나간다. 285쪽. 1만 3800원. 굿바이 사이비 전성시대(박순찬 지음, 비아북 펴냄) 촌철살인의 만평 ‘장도리’의 대한민국 현재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신랄한 풍자와 재치를 담아냈다. 268쪽. 1만 3000원. 장희창의 고전 다시 읽기(장희창 지음, 호밀밭 펴냄) 고전연구가가 건네는 38편의 산문. 고정관념의 더께를 박차고 신화를 해체하는 정신의 꿈틀거림을 보여 준다. 256쪽. 1만 2000원. 빈대는 어떻게 침대와 세상을 정복했는가(브룩 보렐 지음, 김정혜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제목 그대로 흡혈곤충 빈대와 인류가 벌여 온 침실 속 공존과 퇴치의 25만년 역사를 조명한 흥미로운 책. 408쪽. 1만 8000원. 미스터리는 풀렸다!(박광규 지음, 눌민 펴냄) 코넌 도일에서 애거사 크리스티를 거쳐 미야베 미유키까지 200년 추리소설사의 미주알고주알 사연들을 소개하는 책. 304쪽. 1만 8000원.
  • 아인슈타인은 ‘신’을 믿었을까? 전보로 답했다

    아인슈타인은 ‘신’을 믿었을까? 전보로 답했다

    '스피노자의 신' 상대성이론을 만들어 세계를 보는 인류의 시각을 극적으로 바꿔놓은 20세기 최고의 과학 천재 앨버트 아인슈타인. 이 최고의 과학자가 과연 신이란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은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사였다. 과연 아인슈타인은 신을 믿을까? 만약 신을 믿는다면 그 신은 어떤 신일까? 이런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마침내 아인슈타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돌직구를 날린 사람이 나타났다. 질문은 전보문으로 날아들었다. 1929년 미국 뉴욕의 유대교 랍비인 골드슈타인이 아인슈타인에게 전신으로 보낸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 50단어로 답해 주십시오. 회신료는 선불되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독일어 25단어로 된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냈다. “나는 존재하는 모든 것의 법칙적 조화로 스스로를 드러내는 '스피노자의 신'은 믿지만, 인류의 운명과 행동에 관여하는 신은 믿지 않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위의 전보문 내용을 어느 편지에서 더욱 자세하게 부연 설명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의 신관이다. "두 종류의 신이 있다. 우리는 굉장히 과학적이어야 하고, 정확한 정의를 내려야 한다. 만약 신이 우리와 함께 하는 인격적 신이라면, 그리고 바닷물을 가르고 기적을 보이는 신이라면, 나는 그러한 신은 믿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에 자전거를 사달라는 ​기도를 들어주시는 신, 이런저런 소원을 들어주시는 신이라면 나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질서와 조화, 아름다음과 단순함 그리고 고상함의 신을 믿는다. 나는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 왜냐하면 이 우주는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굳이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스피노자는 우주는 신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피노자란 어떤 사람인가? 아인슈타인과 같이 유대인인 바뤼흐 스피노자는 17세기 네덜란드 철학자로 범신론자이다. 범신론이란 '자연의 밖에 존재하는 인격적인 초월자를 인정하지 않고, 우주,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이며, 신은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고 있는 그 자체다'라는 관점이다. 세계 내의 '모든 것이 하나'라고 믿는 스피노자는 "우주는 신이다"라는 말까지 했다. 스피노자의 철학에 따르면 우리는 대상으로서의 초월적 신이 아니라, 바로 '신' 안에 살고 있는 셈이다. '유신론자' 아인슈타인​ 이같은 스피노자의 철학은 유대교에서 이단으로 찍혀 추방되었고, 인격적인 초월신을 부정하는 그의 '우주교'는 기독교로부터 일종의 무신론이라고 비난받았으며, 이 같은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는 아인슈타인에게는 무신론자라는 딱지가 붙었다. 신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견해를 들으면 그러한 비판에도 나름 근거가 있는 듯이 보인다. 아인슈타인은 또 어느 편짓글에서 인간이 믿는 신에 대해 "내게 신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약점을 드러내는 표현과 산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성서'에 대해서는 "훌륭하지만 상당히 유치하고 원시적인 전설들의 집대성이며, 아무리 치밀한 해석을 덧붙이더라도 이 점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나아가, "유대교는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가장 유치한 미신들이 현실화된 것에 불과하며, 유대인은 결코 선택된 민족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아인슈타인이 확고한 무신론자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신의 개념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어쨌든 아인슈타인에게도 종교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가 믿는다고 말한 신은 스피노자의 신이며, 스피노자의 신은 '우주'이다. 따라서 삼단논법로 보자면 아인슈타인의 신은 '우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우주와 신의 본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하기도 했다. "우주가 이해 가능하고 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은 경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조화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는 신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우주는 유한하나 끝은 없다' 참고로,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우주의 모습은 '유한하나 경계가 없는 우주'였다. 그는 무한한 우주가 불가능한 이유로, 중력이 무한대가 되고, 모든 방향에서 쏟아져들어오는 빛의 양도 무한대가 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공간의 한 위치에 떠 있는 유한한 우주는 별과 에너지가 우주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줄 아무런 것도 없기 때문에 역시 불가능하며, 오로지 유한하면서 경계가 없는 우주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이 공간을 휘어지게 만들고, 그래서 우주 전체로 볼 때 우주는 그 자체로 완전히 휘어져 들어오는 닫힌 시스템이다. 따라서 유한하지만, 경계나 끝도 없고, 가장자리나 중심도 따로 없는 우주다. 이것이 바로 깊은 사유 끝에 아인슈타인이 도달한 우주의 모습이었다.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보른은 "유한하지만 경계가 없는 우주의 개념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세계의 본질에 대한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의 하나"라고 평했다. 이 같은 우주가 아인슈타인에게는 그의 말마따나 '신'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어떤 종교인이 자신의 신앙 대상에 대해 갖는 경외감보다 더 깊은 경외감을 우주에 대해 갖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그 신을 알기 위해 도정에 자신의 평생을 오롯이 바쳤다. 죽기 직전까지 그는 종이 위에서 우주의 본질을 꿰뚫는 대통일장 이론 방정식을 이리저리 매만졌다.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그의 열망은 다음 말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나는 신의 생각을 알고 싶다. 나머지는 세부적인 것에 불과하다." 아인슈타인은 무신론자가 아니었다. 그의 신은 우주였고, 종교는 '우주교'였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지구와 딴판인 ‘갈색 왜성’서 외계생명체 발견 가능성 높다

    지구와 딴판인 ‘갈색 왜성’서 외계생명체 발견 가능성 높다

    “슬픈 광경이다. 저곳들에도 누군가 살고 있다면, 얼마나 많은 비극과 어리석음이 있을 것인가. 저곳들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면, 이 얼마나 심각한 공간의 낭비인가.” 영국의 비평가이자 역사학자인 토머스 칼라일(1795~1881)은 ‘여러 세계들에 관하여’라는 글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보며 느낀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문학자인 칼라일의 이런 생각은 현대 천문학과 우주생물학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로 자리잡고 있다. ●英에딘버러대 연구진 논문 초안 온라인판 공개 우주생물학(astrobiology)은 지구를 포함한 우주에서 생명의 기원과 본성, 진화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지구상 생명의 기원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태양계의 주요 행성과 위성에 우주선을 보내 우주의 화학적, 물리적 구조를 탐구한다. 천문학 기술을 이용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도 찾고 있다. 우주생물학에서 중요한 질문은 ▲생명이 거주할 수 있는 세계는 얼마나 많을까 ▲생물학은 지구에서만 타당할까 ▲우주 어딘가에 지적이며 소통 가능한 문명이 있는가, 이 3가지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에 생명체가 생기기 위해서는 태양 같은 별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곳에 별이 있어야 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생명이 시작되려면 물이 필수적이고, 어느 정도 일정 온도가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해가 두 개인 쌍성은 그 주변을 도는 행성 궤도가 불안정해서 일정한 환경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생명체 거주 환경 후보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생명체가 탄생하기 쉽다는 것이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판단이었다. 그렇지만 영국 에든버러대 물리천문학부와 천문학연구소 연구진이 외계 생명체가 지구와 유사한 형태의 행성이 아닌 갈색 왜성(brown dwarf)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도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감안해 논문 초안을 지난달 29일(현지시간)에 온라인판으로 공개했다. 갈색 왜성은 지구나 화성 같은 행성보다는 크지만 항성(별)보다는 질량이 작고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내지 못하는 천체다. 보통 질량은 태양의 약 0.07~0.09배 크기이며 질량이 작기 때문에 다른 항성들처럼 안정적으로 수소핵융합을 한다. 이 때문에 표면 온도가 낮아 진홍색 또는 갈색의 약한 빛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고 직접 관측된 적은 없으며 간접적인 방법으로만 존재를 파악하고 있는 별이다. 연구진은 2013년 7월 지구로부터 7광년 떨어져 있는 곳에서 발견된 갈색 왜성 ‘WISE 0855-0714’를 분석한 결과 물을 머금은 구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살 수 있는 미생물의 크기와 밀도, 수명 전략 등을 계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갈색 왜성의 상층 대기는 지구의 온도와 압력이 비슷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열(熱)상승 기류에 떠다니는 미생물이 생기기 충분하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행성과학자인 잭 예이츠 에든버러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거주 영역을 확장해서 봐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며 “생명체가 꼭 지표면에 붙어서 살아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고 강조했다. 외계 생명체들은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이나 동식물들처럼 지표면에 발을 딛고 사는 것이 아니라 물속을 떠다니는 해파리처럼 대기를 떠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 “외계생명체 거주영역 확장해서 봐야” 이번 연구결과를 공상과학(SF)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는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다. 생물학계에서는 지구에서도 상층 대기에 바람을 따라 움직이는 미생물을 확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명한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1976년에 목성의 약한 대기권에서 햇빛을 먹이 삼아 진화하는 생태계를 예측하고 ‘싱커’(sinker)라는 부유 플랑크톤의 존재를 상상하기도 했다. 세이건은 외계 생명체는 물고기가 부레를 이용해 움직이는 것처럼 자신의 몸속 공기의 압력을 조절해 공기 속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움직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우주생물학자 던컨 포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 생명체가 우주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은 항상 열어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하!우주] ‘베들레헴의 별’은 별이 아니었다!

    [아하!우주] ‘베들레헴의 별’은 별이 아니었다!

    예수가 팔레스타인의 유다 땅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을 때, 동방박사 세 사람이 별을 따라와 예수를 경배했다는 내용이 성서에 나온다. 이 별이 과연 어떤 별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수천 년 동안 과학자와 신학자들이 골머리를 앓아왔지만 뚜렷한 정설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크리스마스 별'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별은 사실 별이 아니라는 주장이 천문학적 연구를 통해 제기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에 따르면 역사적, 천문학적, 성서적 자료나 기록들을 종합적으로 검토·연구한 결과, 기원전 6년에 일어난 이 천문현상은 사실 태양과 목성, 달, 토성이 양자리에 위치해 만들어진 희귀한 행성들의 정렬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천문학에서 별이라 할 때는 태양과 같은 항성, 곧 붙박이별을 가리키며, 떠돌이별인 행성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지구는 별이 아니다. 미국 노트데임대학 천문학부의 이론천체물리학자인 그랜트 매튜 교수는 '베들레헴의 별'에 대해 10년 이상 연구해왔다. 매튜 교수는 "크리스마스 별에 대한 많은 천문학자들과 신학자, 역사가들이 여러 해 동안 숙고해왔지만, 언제 어디서 그 별이 나타났는지, 어떻게 보였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수십억 개의 별들 중 어떤 별이 그 옛날 그렇게 빛날 수 있었을까. ​현대 천문학이 역사적인 그 천문현상을 밝힐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예수 탄생일 밤 베들레헴에 나타난 천문현상은 태양과 목성, 달, 토성이 양자리에 정렬하고, 금성은 물고기자리, 수성과 화성은 반대편인 황소자리에 있었던 일종의 희귀한 행성 정렬이다. 기원전 6년에 이 같은 행성 정렬이 일어났을 때, 양자리는 춘분점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 고대 바빌론과 메소포타미아의 조로아스터교 사제인 세 명의 동방박사들은 이 같은 천문현상을 유다 땅에 새로운 왕의 탄생을 알리는 징조로 받아들였다. 매튜의 해석에 따르면, 목성과 달은 특별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왕의 탄생을 상징하며, 토성은 생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고 양자리가 춘분점에 위치하는 것은 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그는 "동방박사들은 이 같은 천문현상을 동쪽에서 보고는 유다 땅에 새 왕의 탄생을 알리는 징조로 보고 별을 따라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성들의 정렬은 아주 드문 천문현상으로 1만 6000년 후에나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때는 춘분점이 양자리에 위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50만년 안에는 '크리스마스 별'과 같은 천문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밝히는 매튜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책으로 내기 위해 집필하고 있는 중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카이스트 신임 총장 선출 12년 만에 내부 경쟁으로

    내년 2월 말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카이스트 차기 총장이 12년 만에 내부 경쟁으로 선출된다. 카이스트는 지난 2일 카이스트 이사회가 총장후보선임위원회를 열고 경종민(63)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신성철(64) 물리학과 교수, 이용훈(61)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등 3명을 제16대 신임 총장 최종 후보로 선임했다고 4일 밝혔다. 경 교수와 이 교수는 560명으로 구성된 카이스트 교수협의회에서 1, 2순위 후보로 추천된 인사이며, 신 교수는 총장후보발굴위원회가 추천했다. 최종 후보에 오른 3명은 모두 카이스트 내부 인사다. 현 강성모 총장을 비롯해 앞선 총장 3명은 모두 외부 인사였다. 변화를 목표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로플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2004년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했지만 교수들과의 불화로 2년 만에 중도 하차한 바 있다. 후임 서남표 총장도 학생 및 교수들과의 불통 논란과 개혁 정책에 대한 내부 반발 등으로 자진 사퇴했다. 강 총장의 경우 그나마 비교적 무난하게 학교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16대 총장은 내년 1월 열리는 카이스트 임시이사회에서 선출되며 임기는 내년 2월 말부터 4년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콘돔·GMO는 미국의 음모”…사이비과학에 무너져가는 ‘노벨상 대국’ 러시아

    “콘돔·GMO는 미국의 음모”…사이비과학에 무너져가는 ‘노벨상 대국’ 러시아

    최근 러시아에서 전통적 반미감정과 사이비과학이 결합해 “유전자변형식품(GMO)은 러시아인의 불임률을 높여 인구를 줄이려는 미국의 음모다”, “파충류가 미국 등 세계 주요 정부를 접수해 지구를 파멸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심지어 정부 정책에까지 반영된다고 외교전문매체 포린 폴리시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7월 러시아 의회는 러시아과학원의 거듭된 반대에도 유전자변형식품(GMO) 생산을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었다. 주요 근거에는 GMO가 불임 위험을 높여 러시아인 수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음모라는 주장도 있었다. 러시아에서 매년 에이즈 환자 증가율이 10~15%에 달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에이즈 예방 수단인 콘돔 사용에는 소극적이다. 콘돔이 러시아 인구를 줄이려는 미국의 수단이라는 음모론이 퍼져 있어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러시아 관변 학자들이 “에이즈의 유일한 예방법은 이성 간 성관계”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과학 분야에서만 1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과학 대국이다. 그럼에도 민족주의와 반서방주의 등에 기댄 사이비 과학자들이 정통 과학 연구 성과를 대놓고 부정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사이비 과학에 연구자금을 몰아주고 정치적 권력까지 부여하고 있어 이런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소속 과학자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이리나 예르마코바는 TV 방송 등에 출연해 GMO가 미국의 인종학살용 생물무기라는 음모 이론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과학 자문관인 핵물리학자 미하일 코발추크는 세계 정부를 장악한 글로벌 엘리트가 미국의 감독 하에 인간과 유전적으로 다른 하위 인종을 개발해 노예로 쓰려 한다는 보고서를 러시아 상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8월 푸틴의 비서실장에 깜짝 발탁된 안톤 바이노는 2012년 학술논문을 통해 우주를 탐색해 사회 및 경제 동향을 예측할 수 있는 ‘누스코프’를 발명했다고 주장해 비웃음을 샀다. 생화학자 아나톨레 클리오소프는 인류의 기원은 아프리카가 아닌 러시아 북부에서 기원했다며 자신의 학문을 “애국 과학”이라고 밝혔다. 이반 안드리예프스키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 공격에 추락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사건과 관련, 크렘린 궁을 돕기 위해 국영 TV에 출연해 해당 여객기가 러시아 측이 아닌 우크라이나 공군기에 격추됐다는 증거라며 조작된 인공위성 사진을 제시해 비난을 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호킹 “지금은 인류 역사상 최대 위기…지구 지키려면 모두 협력해야”

    호킹 “지금은 인류 역사상 최대 위기…지구 지키려면 모두 협력해야”

    세계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로 인정받는 스티븐 호킹(74) 박사가 전 지구적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는 지금이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호킹 박사는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이 ‘지도자들에게 버려졌다고 느낀 이들의 분노의 외침’이라는 판단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면서 “엘리트들이 이런 추세와 현상을 ‘조악한 포퓰리즘’으로 여겨 거부하거나 현실을 피하려 한다면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反) 엘리트주의의 원인은 경제적 세계화와 기술 혁신 때문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특히 공장 자동화는 전통 제조업 일자리를 없애고 있고, 인공지능 또한 서서히 고소득 일자리에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금융 부문에서 극소수가 막대한 부(富)를 챙긴다는 사실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현실을 절감하게 된다는 호킹 박사는 부의 편중이 포퓰리즘을 득세하게 하고 이것이 이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을 이어간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이 확산함으로써 빈부 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나 부를 동경한 이들이 도시로 몰려들고 도시에서 꿈을 이루지 못하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주 행렬이 쳇바퀴를 돌고 있다는 것이다. 호킹 박사는 또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식량 생산, 자연재해, 생물종 감소, 해양 산성화 등 위기를 감안하면 인류는 지금이 가장 위험한 순간에 처한 상태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류가 지구를 파괴할 기술은 갖고 있지만 아직 지구에서 벗어나는 기술은 개발하지는 못했다”면서 “수백 년이 지나야 외계에 식민지를 건설할 수 있는 만큼 현재로써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협력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갈수록 부가 소수에게 편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을 공유하고 일자리를 지키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지구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 방안을 찾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호킹 박사는 인류의 미래를 낙관한다면서 엘리트들은 올해 일어난 여러 일을 통해 ‘겸손’부터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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