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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법 때의 수순」 재연… 40초 만에 “상황끝”

    ◎신민과 몸싸움 와중서 무선마이크로 “가결”/민자,“개악아닌 개선… 다수 구제받을 것” 역설/신민·민주 의원들 망연자실… 밤샘농성 돌입 지난 3년간 여야간의 최대쟁점이었던 경찰법안 및 국가보안법 개정안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인 가운데 불과 40초 만에 전격처리. 이날 신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저지조까지 편성,단상을 점거하고 의장단의 본회의장 입장을 방해하는 등 강행처리를 막으려 했으나 박준규 의장이 민자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2번째 본회의장 진입에 성공,통로에서 이들 법안의 가결을 선포.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10∼20명씩 짝을 지어 조직적으로 박 의장과 김재광 부의장의 회의장 진입을 극력 저지했으나 막상 박 의장이 의장실에서 나와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는 이를 몰라 『모양이 좋지 않은 강행처리 연출에 묵시적으로 동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대두. ▷본회의장◁ ○…국가보안법과 경찰법이 전격처리된 본회의 통과과정은 지난해 7월 방송법을 처리할 때와 똑같은 양상. 한차례 본회의장 진입을 저지당했던 박 의장은 이날 하오 3시20분쯤 신민당의 「저지조」 의원들을 따돌리고 본회의장 뒷문으로 들어서 통로에 선 채로 준비해간 무선마이크로 법안을 일괄상정하고 통과를 선포. 순식간에 끝난 본회의에서 박 의장은 『경찰법·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일괄상정하고 제안설명과 심사보고는 유인물로 대체하겠다』면서 『원안대로 가결시키는 데 이의가 없느냐』고 물었고 여야 의원들의 『이의없다』,야당 의원들의 『이의있다』는 고함이 뒤섞인 상태에서 『다수 의원이 찬성하므로 가결을 선포하겠다』고 선언. 박 의장이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박 의장을 에워싼 민자당 의원들과 미리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신민·민주당 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박 의장이 회의장에서 퇴장하자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과 통로 등에 서서 고함과 욕설로 민자당측을 비난. ○…박 의장은 의장실로 돌아와 담화문을 발표,『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의장사회석을 점거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등 물리력이 난무,국회위상이 실추되고 있는 상황하에서 부득이 본의아닌 의사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행처리의 고충을 토로. 박 의장은 또 『13대 국회 마지막 숙제라고 할 수 있는 개혁입법이 진정한 국민의 권리장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여야 모두에게 대화와 협상할 것을 누누이 설득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면서 『다수와 소수간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의장에게 부여된 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으며 국민에게 거듭 송구스럽다』고 강조. ▷민자당◁ 민자당 주요 당직자들은 3년여 동안 끌어온 개혁입법이 폐회를 하루 앞둔 시점에 큰 불상사없이 전격처리된 데 대해 안도하면서 신민당 등 야권의 향후 행보와 여론추이에 촉각. 김종호 총무는 이날 손주환 청와대정무수석 등에게 보안법 및 경찰법의 본회의 처리결과를 통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먼저 국민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3년여 동안 끌어온 개혁입법 중 보안법은 현시국과 관련,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고 피력. 김 총무는 『특히 오늘 통과된보안법의 내용은 종전의 규제를 대폭 완화한 법안이기 때문에 뜻깊게 생각하며 보안법 개정에 따른 석방 및 면소판결 등 후속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보안법 개정안 내용에 만족을 표시. 이에 앞서 민자당은 고위당직자회의와 의총을 열어 개혁입법 중 보안법과 경찰법 등 2개 법안의 일방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확인. 박희태 대변인은 이날 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야당이 전가의 보도인 실력저지로 나오면 우리는 최후의 보도인 다수결에 의한 일방처리로 맞서겠다』면서 『특히 민자당의 보안법 수정안은 개악이 아니고 명백히 개선인 이상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겠다』고 강조. ▷신민·민주당◁ 신민당 의원들은 보안법 등이 강행처리된 뒤 망연자실하듯 의석에 그대로 앉아 노 정권과 민자당을 집중 성토. 김대중 총재는 『오늘 처리된 법안은 무효』라고 언성을 높였으며 문동환 의원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정권』이라고 흥분. 김영배 총무는 『국회의장이 직접 날치기를 행한 것은 박 의장이 국회사상 처음으로 의정사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긴의장이 됐다』고 맹공. 이날 의총에서는 『민자당 해체를 강력히 요구하되 거부하면 정권퇴진운동에 뛰어들자』(이찬구 의원) 『노 내각 사퇴와 노 정권 퇴진 주장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이협 의원)는 등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 강경발언이 속출. 이날 강경발언을 한 의원들이 노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지 않는 김 총재의 지도노선에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김 총무는 20분 만에 서둘러 회의를 종료했으며 저녁식사 후 회의를 속개.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분임토의를 갖고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한편,개혁입법의 강행처리 기사가 실린 조간신문 등을 읽으면서 밤늦게까지 농성. 이날 농성장에는 상공위 뇌물외유사건으로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근·이돈만 의원이 합류해 눈길. 이재근 전 상공위원장은 소속의원들에게 사건경위를 설명하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공안통치가 뭔가 하는 것을 실제 경험했다』고 주장하면서 『앞장으로 정치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힘을 다해 민주화 투쟁에 앞서겠다』고 인사. 한편 민주당도 이날소속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는데 신민당의 경우 11일 상오 의원총회 등을 열어 투쟁방안을 마련한 뒤 농성을 일단 해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은 11일 자정까지 농성을 벌일 전망.
  • 중·고 교사 9백명도

    서울지역 2백14개 초·중·고교 교사 9백11명은 8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더 이상 사회모순에 항거해 싸우는 일을 제자들에게만 맡길 수 없어 이날부터 민주화투쟁대열에 동참한다』며 『정부는 국민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 공권력 등 물리력에 의한 폭력통치를 즉각 청산하라』고 촉구했다.
  • 「민주화바람」타고 걸핏하면 시위농성

    ◎집단민원,비리 부추긴다/「다수의 힘」 앞세워 압력/행정당국의 「긍정적 수용자세」도 한몫/관련부처 공조체제 확립,압력 소지 없애야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집단민원」을 대하는 정부의 자세 및 국민의 시각이 전환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 우리사회에 민주화 열풍이 불면서 힘없는 서민들의 의사표현 방법으로 성행하기 시작한 집단민원이 끝내는 「집단이기주의」로 흘러 이번 수서사건과 같은 또다른 부작용을 부르고 말았다는 반성에서다. 우리 사회의 집단민원은 그동안 생존권 환경권 개발이익권 등을 둘러싸고 관련 당사자들이 현행 법규의 테두리안에서 얻어내기 어려운 이익을 취하기 위해 집단으로 민원을 내고 행정당국에 갖가지 압력을 행사하는 형식을 취해왔다. 이들은 정부부처나 국회 등에 집단민원서를 내고는 곧바로 관공서를 찾아가 요구사항의 관철을 주장하며 농성과 시위를 일삼거나 이해가 엇갈린 상대방 단체를 점거하기도 해왔다. 또한 집단민원을 접수한 행정당국 등에서는 지금까지 민주화 흐름에 거슬린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이들의 주장을 되도록 긍정적인 측면에서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 한때 「집단민원 만능풍조」를 빚어왔다. 이처럼 법과 도덕보다는 「집단」이라는 물리력을 내세우는 사고방식은 「수서사건」에서 보듯 자칫하면 사회질서를 파괴하고 국가전체를 위기상황으로 몰고갈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여론이다. 특혜시비를 빚고 있는 한보그룹의 경우 26개에 이르는 주택조합을 내세워 청와대를 비롯,국회 건설부 서울시 등에 집단으로 민원을 내고 특정집단의 이익을 꾀하려 했던 대표적인 사례이다. 주택조합 말고도 지난해 12월 이 지역의 개발계획이 확정되자 일부 원주민들은 「수서·일원지구 개발반대 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일원동에 비닐하우스 사무실을 차린뒤 『지역주민들에게 땅을 시가보다 싸게 공급해달라』고 요구하며 연일 농성을 벌여왔다. 또 지난달 9일 서울시교육위가 지난해까지 추첨으로 고교를 배정해왔던 8학군내 강동·송파지역 중학생들에 대해 거주순에 따라8학군에 배정한다는 방침을 세우자 송파구 패밀리아파트지역 학부모 2백여명이 지난달 12일 이같은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서울시교육위측은 이곳 뿐만 아니라 선수촌 및 기자아파트 주민들도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자 담당직원을 보내 재검토할 것을 약속,사태를 무마시켰다. 이에대해 연대 송복교수는 『수서사건 이후 뒤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도 앞으로 집단민원을 관련부처간 공조체제를 통한 행정예고제·청문회 등을 갖고 비리와 외부압력의 소지를 없애 처리토록 하겠다고 밝혀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 화성사건과 경찰수사(사설)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수사에서의 용의자에 대한 가혹행위다. 밤낮이 없는 과도한 업무량이나 민생치안에 쏟는 노고가 인정을 받으면서도 이것으로 점수를 깍이고 나아가 경찰 전체가 신뢰를 잃고 있다. 그 만큼 경찰의 고문·구타·욕설은 여전히 문제이고 이것이 개선되지 않고는 경찰의 민주화 논의 자체가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될 뿐이다. 이번에 또 경찰의 가혹행위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성살인」의 용의자가 조사받은 뒤 정신분열증세를 일으켜 열차에 투신자 살한 사건과 3차례 연행됐던 고교생이 경찰의 가혹행위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 그것이다. 언뜻 생각해도 무슨 이유로 그 용의자가 정신분열증세를 보였고 자살까지 하게 됐으며 또 고교생은 왜 얻어맞아야 했는지 궁금하고 1차적으로 경찰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의혹은 규명되어야 한다. 잘못된 주장인지,화성사건과는 무관한 것인지를 밝혀야 할 책임이 경찰에 있다고 여긴다. 화성살인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큰 것 이상으로 이것에도 못지 않다는 것을 경찰은 알아야 될 것이다. 자칫 경찰의 위상에 또 한 번 먹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수사를 하는 데 있어 말만 갖고는 잘 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점잖은 추궁만으로는 숱한 강력사건의 용의자나 누범자들을 다루기가 쉽지 않고 물증을 확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과 같은 민주화의 시대를 맞아 대부분의 용의자들은 우선 부인부터 해놓고 보기가 일쑤고 조금만 힘을 가하면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수사의 어려움이 크다는 얘기다. 사건 발생 자체가 급증 추세에 있고 각종 지능적이고 계획적인 범죄가 늘고 있는 데에 비해 경찰의 수사력은 오히려 이같이 더욱 여러 제한요인을 갖고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집요한 추궁,증거를 찾아내는 수사력과 고문이나 구타와 같은 물리력을 수반한 가혹행위는 다른 것이다. 이번의 사건도 용의자의 사망이 경찰의 가혹행위로 인한 것이거나 고문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문제가 되고도 남는다. 이번사건에서 경찰은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고 빨리 범인을 잡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기고 있는 듯해 보인다. 그런데서 의심을 받을 만한 소지가 있고 더욱이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경찰의 수사력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어야 한다. 그럴 때 범죄는 즐어들게 되고 경찰은 공신력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수사가 과학적이고 범인들이 빠져나갈 틈이 없도록 할 때만이 인정을 받게 된다. 가혹행위나 공포분위기로 인한 수사는 한계가 분명하다. 여러 범인을 잡는 것 못지 않게 한 사람의 인권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한다. 우리의 경찰이 처해 있는 요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그러나 가혹행위는 없어져야 한다. 그에 앞서 이번 의문의 자살행위와 고문주장은 해명되어야 하고 사실이라면 책임소재를 가려야 할 것이다. 이번 의혹이 가혹행위를 근절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 「평화주의자」 히틀러/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전쟁광 아돌프 히틀러는 평화주의자였다.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그의 야심과 환상은 옥중에서 기술한 「나의 투쟁」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데도 그는 곧잘 자신을 평화주의자로 위장했다. 히틀러는 33년 1월 힌덴부르크대통령에 의해 총리에 지명된다. 의회의 시정방침연설에서 그는 예의 그 평화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특히 강조한다. 『나만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현재의 유럽과 독일은 평화스럽다. 독일이 지금 상태에 민족치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국과 독일과의 현안들은 모두 평화적인 교섭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것들 뿐이다. 독일은 물론 유럽 어느나라에도 전쟁을 유발시킬 사유가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저돌적인 히틀러의 출현을 유심히 지켜보던 유럽 사람들은 히틀러의 이말 한마디에 안심하고 말았다. 오히려 당시 히틀러의 숨겨진 호전성을 간파하여 전쟁위협을 역설하던 영국의 처칠이 전쟁광으로 불려졌고 평화주의자들의 공격대상이 되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한편 이탈리아를 평정한 파시스트 무솔리니는 갈수록 전쟁광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대이디오피아 전쟁에서 전과를 올리자 전쟁은 「최고의 스포츠」라며 기고만장했다. 그러나 당시 유럽은 무솔리니의 「전쟁 스포츠론」을 경계하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대독일 공포증은 가졌을망정 이 파시스트 전쟁광을 주목하지 않은 것이다. 히틀러는 기회있을 때마다 평화를 강조한다. 평화주의자의 모습을 전유럽에 인식시켜 세상을 속이고 상대를 안심시킨 다음 틈을 보아 덮치겠다는 계략이다. 아니나 다를까 히틀러는 곧장 군비확장을 서두른다. 이는 물론 베르사유조약 위반이지만 위장평화주의자 히틀러에게 그것이 통할 리가 없다. 전쟁중에 그는 표변하여 『평화를 떠드는 자가 꼭 평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떠벌리곤 했다. 권력자에겐 반드시 정복의 충동이 있게 마련이다. 권력에 취하고 승리에 자만하면 다음 또 다음의 새로운 정복에 나서게 된다. 정복욕이란 권력자들의 본능과 같은 것으로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탈에서도 우리는 절대권력자의 정복욕을 본다. 현대판 히틀러로까지 비유되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그 나라에서 경위야 어떻든 신에 「근접」한 종신 권력자이다. 그가 지배하는 이라크가 예정대로 중동을 제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전쟁을 잠시 잊고 있던 세계인들에게 상상을 절하는 얘기다. 후세인은 처음부터 급진적인 혁명아였다. 저돌적이고 영웅심에 들뜬 그의 행태에 비추어 쿠웨이트로 끝나지 않고 페르시아만의 토후국들을 삼켜버린 다음 사우디아라비아를 노린다면…. 페르시아만의 석유를 좌우해 세계경제의 숨통을 조이게 될 가능성뿐 아니라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 저지를지도 모를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최악의 상상 시나리오일지 모르나 후세인에게 그런 시나리오가 없으리란 법은 없다. 그것은 또 세계가 화해의 새 시대를 노래하고 있는 순간 한 나라가 불과 수시간 만에 다른 나라를 병탄해 버린 어처구니없는 전쟁놀음이다. 오늘의 세계에도 체제와 이념에 상관없이 패권과 침략,약육강식의 전쟁패턴은 엄존한다. 10배의 인구에다 50배의 군사력을 가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하기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쿠웨이트사태 발생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건대 이제 세계 한 모퉁이의 국지전쟁에서 강대국들이 과거와 같이 억지력을 행사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압력수단이라야 기껏 외교ㆍ경제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은 미소를 중심으로 양대 세력의 힘의 안배로 유지됐던 세계의 균형과 질서가 새로운 공존질서의 관계로 전환되면서 초래된 공백 또는 허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또 세계적으로 전면대결의 위험이 없어진 대신 지역적인 분쟁과 전쟁의 가능성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국과 소련의 이념대결이 끝남으로써 세계는 이제 모든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리라는 기대를 가져왔다. 그 가능성은 니카라과 내란이 종식되고 아프가니스탄 문제해결을 위한 미소의 노력이 구체화되는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미소의 이념대결 종결로써도,분쟁의 평화적 해결 노력으로써도 지구상에서 전쟁은 막을수 없다는 사실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탈은 명백하게 보여준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가 절제되지 않은 힘을 사용할때 그것은 폭력이 된다. 권력과 금력,일상적인 분쟁의 분야에서 휘둘러지는 폭력은 물리력이 갖는 힘의 원리,즉 관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폭력을 확대하기로 든다면 그것은 그럴수록 원시의 모습에 가까워진다. 그것이 다름아닌 전쟁인 것이다. 원시는 비문명이고 따라서 전쟁도발자는 비문명인이며 파괴자이다. 모든 전쟁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전쟁은 특히 지배욕에 사로잡힌 한 사람의 모험주의 책동으로 하여 어느날 하루 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일도 중요하다. 문득 한반도의 오늘을 돌아보게 된다. 한반도에는 지금 강대국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의 군사력이 나북한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주한미군의 존재와 소련의 영향력 행사로 그나마 억지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함에도 한반도에 아직도 군사적 모험주의와 패권주의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한시도 경계의 자세를 풀 수 없다는사실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확신하건대 모든 전쟁은 한사람의 광적인 지배욕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한반도의 휴전선 북쪽에는 지금 40여년전 동족전쟁을 일으켰던 한사람이 살아 있다. 우리들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
  • “강행”·“불참”… 여야의 「하루국회」 대책

    ◎「쟁점현안」 절충에 기선제압 포석/“책임정치” 들어 야 파상공세 봉쇄 민자/“과잉대응땐 역기능” 실력행사 자제 평민/총재회담 막후접촉 통해 「6월 국회」 합의 가능성 상임위원장 배분및 임시국회 일정 등을 둘러싼 여야간의 이견대립으로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29일의 임시국회는 여당 단독출석과 평민·민주(가칭)등 야당 불참이라는 파행속에 진행되게 됐다. 민자당은 29일 의장단 선출 강행과 함께 30일에도 이문옥감사관사건을 다루기 위한 법사위 소집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으나 평민당측은 1개월동안 회기로 임시국회가 소집되지 않는 한 29일 회의 불참은 물론 향후 여권의 개별상위 소집제의에도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혀 여야간의 냉각기류는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간의 이같은 대결양상은 여야총재회담및 각종 개혁입법·지자제법안 정리 등 쟁점현안에 대한 절충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제한적인 「시위」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따라서 앞으로 여야총무접촉등 막후대화및 총재회담등을 통해 「합의」에 의한 6월 국회소집 일정이 정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평민당측은 현안법안 처리과정에서 여권이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실력저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임시국회 운영과 관련한 난항이 예상된다. ▷민자당◁ 「다수에 의한 횡포」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여 단독으로 29일 임시국회 소집 강행을 결정한 데는 명분상 여권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장단 구성문제가 여야 정치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만큼 의장단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29일의 국회소집은 불가피하고 따라서 의장단 구성문제를 나머지 현안절충과 연계시킬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요컨대 더이상 야권의 정치공세에 끌려다니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정국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민자당측은 쟁점법안등에 대해 여야간 의견절충및 타협이 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오는 6월19일로 상임위원장 단임기가 만료되는 점등을 고려할 때 6월 중순까지 여야간 현안절충작업을 거친 뒤 새 상임위원장단 구성과 함께 쟁점법안등을 국회에서 처리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야간에 사전 이견조정작업도 없이 국회를 열 경우,결국 또다시 여야가 각자의 목소리만 높이다가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는 비생산적인 국회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민자당은 이에따라 6월 중순까지 대야 대화를 통해 현안법안등에 대한 절충을 벌여나가되 ▲광주보상법 ▲국군조직법 ▲안기부법 ▲국가보안법 등은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를 통해서라도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광주보상법등은 여야총재회담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광주등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평민당측의 입지등을 감안할 때 여야 단일안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자제법안은 최근 여권이 여러차례 확인한 것처럼 여야 단일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되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여야 모두 내심 연내 지방의회 구성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민자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처리할 경우 야권으로부터 지방의회선거 보이콧등 대여 공세의 빌미만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자당은 이와함께 집권당의 책임정치구현 차원에서 상임위원장단 구성과 관련,야당측에 한석도 할애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이에대한 대야 설득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앞으로 임시국회 일정등과 관련해 주목을 끌고 있다. ▷평민당◁ 29일의 하루국회에 대한 평민당의 입장은 「회의참석·실력저지」라는 강경론과 「불참」이라는 소극적인 대응방안으로 양분됐으나 28일 의총에서는 「불참」으로 결정됐다. 평민당이 단상점거등 실력저지방법을 피하기로 한 것은 중대 국사도 아닌 의장단 선출에 과잉 대응하는 것은 책임있는 야당으로서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이유때문이다. 김대중총재는 설명처럼 앞으로 지자제선거법,국군조직법 개정안,각종 개혁입법등 당운을 걸고 싸워야 할 현안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단상점거등 물리력을 사용하게 되면 대국민 이미지 관리측면에서 역기능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고 여당에게는 면역성만 키워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총재는 이날 『평민당이 민자당이 내정한 의장단에 대해 반대하는 것도 아닌데 여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소집해 의장단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3당통합이후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이를 실력으로 저지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으나 적정선에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면서 「국회 불참론」을 개진했다. 평민당은 최근 야권통합과 관련한 당내 불협화음이 이번 임시국회에 대한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또다시 표출될 것을 우려해 이날 의총에 앞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불참」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의총에서는 이를 만장일치로 추인하는 방식을 썼다. 평민당 지도부가 임시국회 소집과 관련한 민자당의 「다수에 의한 횡포」를 그동안의 당내분규를 일소하고 심기일전할 수 있는 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차피 하루로 끝나는 29일의 임시국회는 대결의지만을 보여주며 넘기고 다음달 19일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원장직 개편및 각종 주요현안들을 놓고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김총재로서는 6월 초순으로 여권과 합의한 여야총재회담을 앞두고 하루 임시국회에서 평민당 스스로가 팽팽한 대결국면을 조성해서는 결코 이로울 게 없다고 계산한 듯한 눈치다. 총재회담의 결과가 앞으로 평민당이 선택할 대여 투쟁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한 만큼 일단은 대화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여권의 향후 정국운용 방향의 확실한 감을 잡아보겠다는 것이다.
  • 집행부 불신으로 「원점회귀」/현대자 「협상안」 부결의 저변

    ◎“「실리」 너무양보” 강성조합원들 제동/장기파업땐 공권력투입 배제못해 현대자동차노조 총회가 찬반투표를 통해 단체협약안을 부결시킴으로써 진정기미를 보이던 현대사태는 다시 악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사실 21일밤 잠정합의한 협약안이 마련돼 22일 노조원 찬반투표에 들어갈때까지만해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23일부터 정상조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투표결과는 이같은 예상을 뒤엎고 강성기류가 지배,부결 쪽으로 급선회했다. 이번 투표는 현대중공업 공권력투입에 항의한 연대파업 때 적극성을 보이지 못한 현 집행부와 강경일변도인 민실노(민주노조실천노동자협의회)의 한판승부로 보는 측이 많다. 그러나 그 결과는 현 집행부의 참담한 패배로 끝났으며 결국 사태를 악화시켰다. 따라서 현대자동차 파업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의장 이상범노조위원장)측은 투표에 앞서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집행부의 운명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므로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호소하고 반대표를 줄이기 위해 집회조차 생략했었다. 이날 의외로 반대표가 많이 나오게 된것은 98일동안 끌어온 단체협상에서 쟁점이 됐던 ▲쟁의기간중 임금지급 ▲징계위 노사동수참석 ▲퇴직금 누진세 등 4∼5개항을 노조측이 일방적으로 양보한데다 나머지 항목에서도 대부분 회사측 의도대로 수정통과돼 실익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생존권투쟁에서 시작된 이번 파업사태가 당초 우려했던 노­노분쟁으로 발전되자 집행부나 회사측은 대안마련을 위해 골몰하고 있으나 현상황에서 극한적인 대처 방안외에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선 집행부가 퇴진하고 사태수습을 위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협상을 재개하거나 공권력을 투입,물리력에 의한 해결방법이 강구될 전망이다. 그러나 새집행부구성은 1개월이상 기간이 소요돼 채택되기 어렵고 공권력투입에 의한 해결도 회사내에 수십t의 인화성물질이 있어 가능성이 희박하다. 다만 집행부가 조업재개를 시켜놓고 전원사퇴,선조업 후협상방안을 실현시키는 길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편협,“언론의 제작거부 반대”

    한국신문편집인협회(회장 조두흠)는 4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근의 KBS사태와 언론제작거부 확산 움직임에 대해 논의,『신문ㆍ통신ㆍ방송의 제작거부는 현재의 난국에 새로운 불안,위기요인을 더하는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편협은 또 『KBS사태가 공권력투입에 이르러 많은 구속자가 난 것은 깊은 유감』이라고 밝히고 물리력이 아닌 노사양측의 진지한 대화와 호양의 결단을 통해 방송정상화를 조속히 이룰 것을 촉구했다.
  • 남아공의 교훈/장수근 국제부차장(오늘의 눈)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을 고집,전 세계로부터 지탄을 받아온 남아공 정부가 마침내 빠른 시일안에 인종차별정책을 철폐하기로 야당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아공의 인종차별은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만큼 가혹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거지역이 다른 것은 물론 심지어 해수욕장도 백인용ㆍ흑인용이 구분돼 있어 이를 어길 경우 가차없이 처벌을 받는다. 그래서 어느 핸가 일부 흑인 민권운동가들이 백인정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백인전용 해변에 뛰어든게 뉴스로 세계에 타전된 일도 있다. 흑인의 참정권 실현을 목표로 한 개헌협상 조기개최에 합의하고 난뒤 3일 드 클레르크대통령은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의 현안들이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과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의 한쪽 끝 남아공에서 지난 3백50년간 숱한 희생이 따랐던 흑백인간의 주종관계 청산합의가 협상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판에 지금 우리나라에선 한발짝 씩만 뒤로 물러서면 해결될 쟁점들을풀지 못하고 노사가 극한으로 맞선 대결상황이 도처에서 노정되고 있다. 한쪽은 만사를 법으로 해결하겠다 버티고 또 다른 한쪽은 요구조건을 들어 주지 않으면 모든걸 끝장 내겠다고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흉금을 털어 놓고 양보할 것과 주장할 것의 수급을 가리는 자리­바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바람에 빚어진 갈등이자 불협화음인 셈이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혼란과 위기상황은 6ㆍ29선언이후 갑자기 확산된 민주화 요구와 계층간 불균형의 시정,분배정의 실현등의 욕구가 동시 다발적으로 분출되고 있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재주는 이 세상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플라톤은 『자제는 최대의 승리』라고 했다. 차근차근 쉬운 것부터 하나씩 대화로 답을 얻어가는 지혜와 자제가 아쉬운 시점이다. 매사를 다중의 물리력으로 해결하려 들 경우 돌아오는 것은 파국밖에 없다는 교훈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나」 보다는 「우리 다함께」를 먼저 생각하는 건전한 사회의식의 회복에 모두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사회는 나만이 아닌 남과의 만남이요 모임」이다. 남의 존재가치를 무시하는 것은 곧 사회와 자신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있기 위해서는 남과 더불어 살아야만 한다. 지금은 「나」와 「너」를 떠나 「우리」가 함께 탄 공동의 배의 노를 힘모아 저어가야 할 때다. 다함께 침몰하지 않기 위해서….
  • 공명선거협의회 제의/민자,보선후보들에

    민자당은 30일 대구 서갑구 민자당 사무실의 화염병 투척사건과 진천ㆍ음성 보궐선거 과정에서 폭력 충돌사태가 빚어졌던 것과 관련,두 지역 보궐선거를 깨끗하게 실시하기 위해 각 후보진영 대표로 「공명선거 실시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박희태 대변인은 이날 『어떤 선거부정도 있어서는 안되며 이를 제지키 위한 물리력 사용도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관계당국의 조사와 응분의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양 지역 보궐선거를 모범적으로 치르기 위해 각 후보의 대표로 공명선거실시협의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 「무 파동」이 남긴 교훈/채수인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최근 일부 지방농민이 가격폭락에 실망,트랙터까지 동원해 저장무 밭을 갈아엎는 장면을 각 신문과 방송에서 접한 국민들은 적잖은 쇼크를 받았다. 농민들이 농작물을 재배할 때는 적어도 한 생명을 가꾼다는 차원에서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과 같은 정성과 보살핌이 따르게 마련인데,그러한 농민들이 정성을 쏟아 가꿨던 무를 밭떼기째 갈아엎고 있으니 농심의 참담함이 어느 정도인지를 헤아리고도 남는 일이다. 더욱이 이번 무파동이 외국농산물의 수입개방으로 땅콩과 포도등을 재배하던 농민들이 채산이 맞지않자 너도나도 무를 심는 바람에 공급과잉에서 빚어졌다는 무재배 농민들의 주장은 예고된 파동이 너무 빨리 오기 시작했다는 당혹감도 주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파문을 예상,현재 정부와 농가에서 대책을 세우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정부의 예측 능력 부족과 주먹구구식 농정 내지는 농정부재의 또다른 되풀이를 확인하고 탓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무 파동의 앞뒤사정과 동기 등이 하나 둘 흘러나오고 관계당국의 반박내지 해명내용을 짚어보면서 몇가지 의아스러운 점도 돌출되고 있다. 무재배농가들이 의도하고 있는 폐기처분 목표량이 우선 수천t에 달하고 있고 이같은 물량을 그동안 저장해온 것이 당연히 재배농가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일 거라는 점이다. 설사 정부나 농협이 분산 출하를 위해 저장을 권유했다고 하더라도 재배농민들이 영농계획에 따른 결과의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폐기처분에 앞장서고 있는 농가들이 영세농이 아니라 많은 경우 수만평씩을 재배하는 대농이라고 들린다. 만약 이들이 판매나 출하 타이밍을 제대로 못맞추게 되자 그 잘못을 농산물 수입개방이나 정부책임으로 돌리고 정부에 남은 물량의 수매나 보상을 요구한다면 그 정당성에 오해를 받을 우려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또 트랙터를 사용,애써 가꾼 무를 갈아엎고 있는것도 오죽하면 저런 방법까지 동원하겠느냐고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민주화 물결과 함께 물리력을 동원,만사를 해결하려는 삭막한 우리산업사회의 풍조가 농심에 까지 깊숙히 퍼져 있지않나 하는 착잡한 마음도 버릴 수 없다. 이번 무 파동은 단순한 돌출사건으로 치부되어서는 안되며 농정당국은 물론 농민에게도 뭔가를 크게 일깨워 주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 위기경제 탈출… 「제2성장」 포석/정부,「산업평화대책」마련의 배경

    ◎“단순한 「안정화」대책만으론 문제해결 안돼”/건전노사관계 확립으로 생산성 향상 겨냥 정부가 올해 노사분규에 대비해 노사관계 관련부처 합동으로 산업평화조기정착과 임금안정대책을 마련,대통령에게 보고하는등 노사관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은 노사분규의 양상이 날로 격화되고 있고 고율의 임금인상으로 국내산업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는 노사분규의 여파로 임금수준이 대폭으로 상승한 반면 노동의 질이 떨어짐으로써 기업의욕이 크게 감퇴되고 경제전반에 걸쳐 성장잠재력이 눈에 띄게 마모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이 올해로 이어지면 경제가 순조롭게 발전할 수 없다고 판단,산업평화의 정착을 당면한 경제난국을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에는 노동부의 급진노동세력 대책과 위법 부당쟁의행위 지도방안,상공부의 기업의 노사안정을 위한 사용자 지도대책,법무부의 노사분규 사법처리대책등 노사관계 관련부처의 노사관계와 임금안정을 위한각종 대책이 총망라 되다시피 했다. ○분규양상 날로 격화 이는 과거와 같이 단순한 노사안정화대책 내지 경제활성화대책으로는 격심해지고 있는 노사간의 갈등은 물론 기업들의 사업을 기피하려는 경향을 막기 어렵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의 노사분규의 양상과 경제적 영향을 보면 노사분규가 물리력과 폭력을 수반,지역ㆍ업종별로 연대투쟁 성격을 띠면서 대형ㆍ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이같은 진단의 배경이다. 이번 대책은 오는 27일 열리는 전노협 결성대회를 의식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기획원의 자료에 따르면 87년에 5ㆍ3일이었던 분규업체당 평균 분규지속일수가 지난해에는 19ㆍ2일로 3배 이상 늘어나 노동손실일수가 선진국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로자가 연장근무를 기피하고 법정근로시간이 단축돼 근로시간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제조업의 주당 근로시간이 86년 54ㆍ8시간에서 지난해 1∼9월간 50ㆍ6시간으로 4ㆍ2시간이나 줄어들었다. 노동의 질이 저하돼 수출검사의 불합격률을 높이고 있다. 88년 3.1%였던 수출검사 불합격률은 지난해 4.2%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성장잠재력 훼손 노동생산성의 증가율은 노사분규로 인한 조업차질 및 근로시간 단축으로 86년의 17.9%로부터 지난해에는 6.6%로 크게 떨어졌으며 그나마 이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공장자동화ㆍ신규채용의 축소 등으로 노동투입량이 감소한데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다 최근 3년간의 급속한 임금상승으로 우리의 임금수준이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제조업 임금인상률은 8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55.8%로 기업의 임금비용을 늘어나게 해 기업의 기업하려는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국제경쟁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경쟁국과 임금비교를 할 경우 우리가 1인당 GNP 4천40달러인 지난해말 현재 전 산업의 월평균 임금이 6백11달러인데 비해 대만은 1인당 GNP 3천8백41달러(86년)였을 때 3백99달러,일본은 3천8백36달러(73년)에 4백43달러로 우리의 임금수준이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고율의 임금인상은 경쟁상대국인 일본ㆍ대만에비해 단위당 노동비용을 크게 늘어나게 하고 있다. 국내제조업의 경우 단위당 노동비용의 증가율은 87∼89년 상반기에 32.9%를 기록한데 비해 일본은 22.4%나 감소했고 대만은 16.4% 증가에 그쳤다. ○노동손실율 급증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의 노사분규는 생산직 근로자에 국한되지 않고 정부투자기관ㆍ정부출연기관등 고임금 사무직근로자에까지 확산되고 있고 분규의 범위가 공공부문인 지하철 및 병원에까지 번져 시민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다. 일부 노조의 요구는 단순한 임금인상에 그치지 않고 경영권참가 및 인사권 개입 등으로 증폭되고 있고 불순노동세력이 조직력을 계속 확대,노동운동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지적이다. 국민들도 반수이상이 올해 노사분규를 지난해보다 악화되거나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불안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결과 보여주고 있다. 정부도 그동안 노사분규에 대해 현실에 맞도록 적극 대응치 못했으며 노사분규가 집단화된 뒤 진압이나 해산차원에서 공권력을 투입하는등 사전예방에 미흡했다는 것이 정부의 자체분석이다. 아무튼 이번대책은 범정부적인 노사관계 대책으로 올해 노사관계 정책의 기준으로 적용되겠지만 정부주도 보다는 산업평화를 위한 노사등 범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부처별 대책 요지 ▷경제기획원◁ ◇90년 노사관계 대처방안 ▲근로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근로자용 주택공급을 대폭 확대,90∼92년중 공공부문에서 근로자용 주택 25만호를 공단지역과 인근 도시지역에 집중건설,무주택 저임금노동자에게 공급 ▲기업이 보유부동산을 처분하여 근로자용 주택을 건설할 경우 세제ㆍ금융 지원을 강화 ▲생산성향상 우수업체에 대해 금융ㆍ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상업어음할인 및 시용보증우대등)을 적극 검토 ▲선의의 기업이 다른 기업의 분규로 조업중단되는 경우 긴급운영자금을 신용대출하고 부족원자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가능한 대책(할당관세적용,조달청 비축물자 우선방출등)을 강구하며 각종 세금의 납기연장 검토. ▷상공부◁ ◇노사문제에 대한 기업의공동대응기반 구축 ▲표준단체협약안을 작성ㆍ보급토록 하고 각 업종별 사용자단체 등에 노사대책반을 설치,경단협과 연계된 공동대응체제를 형성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준수하고 경영권ㆍ인사권의 침해를 배제하며 불법태업에 대해 강력히 대응. ◇노사분규 예방노력에 대한 지도 ▲각 기업체별로 근로자 최대숙원과제를 선정,연내해결을 추진 ▲종업원 1백인 이상 전 제조업체에 대해 노무관리 전담부서와 노사상담실을 설치토록 권장. ▷재무부◁ ◇금융지원방안 ▲1개월이상 장기간 분규를 겪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함 ▲분규로 인한 수출중단시에는 무역금융 융자기간을 현행 90일에서 최장 1백35일까지 연장하고 수출선수금을 받은 업체는 대응수출 이행기간을 연장. ◇세제 및 세무행정상 지원 ▲소득세ㆍ법인세ㆍ부가세등 각종 세금의 납부기한을 연장하고 이미 고지되거나 체납된 세액은 6∼9개월간 징수를 유예하는 한편 세무조사도 보류 ▲관세납부기한을 15일에서 6개월∼1년으로 연장하고 1년범위내에서 6회 분할납부 허용. ▷내무부◁ ◇사태악화전 적극적 대응으로 사전분규 해소 ▲관계기관과 협조,노사분규요인을 사전 파악해 대책강구 ▲지역대책회의(시ㆍ도지사 및 시장ㆍ군수 중심) 활성화로 책임수습체제 확립 ▲악성분규 다발지역 및 주요 공단에 노동부와 합동으로 노사대책반 편성운영. ◇노동계 침투 좌익지하조직 발본색원 ▲71개 공단에 전담 대공요원 3백37명을 배치,취약업체에 대한 동향감시 및 내사 철저 ▲인천 부천 마ㆍ창 울산등 4개 공단지역 특별관리 ▲위장취업자를 철저히 차단ㆍ색출,의법조치 ▲악성노사분규의 효과적 진압을 위해 비상설 63개 경찰기동중대(9천9백41명)를 편성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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