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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의 소리] 로드킬 사체 신고포상금제 도입을/김준현 (경북 의성군 봉양면)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농촌지역 도로에서 야생조수의 출현이 잦아지면서 일명 로드킬(노상 비명횡사)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로드킬도 문제지만 그 이후의 사체처리가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멧돼지뿐만 아니라 고라니, 너구리, 고양이 등 처참한 광경 그 자체이다. 죽은 멧돼지의 사체 처리는 일반인들의 추측과 달리 폐기물관리법상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해당 지자체가 수거, 쓰레기처리장에 매립하도록 되어 있다. 또 멧돼지는 유해조수로 지정돼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일정 기간, 특정 장소에서 허가받은 수렵자가 포획한 뒤 자가 처리할 수 있다. 그 이외에는 불법포획으로 간주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로드킬로 인한 동물사체 처리가 신속히 처리되지 못해 제2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도로상에서 죽어가는 야생동물을 발견, 신고할 경우 신고포상금제 및 회수제 등을 도입하여 신속한 처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준현 (경북 의성군 봉양면)
  • [발언대] 물정책 근본부터 다시 세워야/염형철 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

    정부가 지난 2001년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의 물 수요량 전망이 터무니없이 과장되었다는 사실이 지난달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정부는 뒤늦게 오류를 인정하고 물 수급정책을 수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럼에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인 것 같지만은 않다. 건설교통부가 물 수요 예측 과장 사실에 대해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다, 그동안 여러 부처의 장관들이 ‘물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왔지만 의미있는 개혁안은 도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물 수요의 어설픈 전망은 도상의 댐 계획 몇 개를 취소하는데 그칠 정도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댐과 제방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환경파괴의 원인이 정부에 있었다는 사실과, 수십조의 세금 낭비 등에 대한 엄중한 규명과 책임추궁이 뒤따라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건교부의 올해 예산 중 댐 건설비 약 2093억원, 광역상수도 건설비용 3798억원, 제방 건설비 1조 500억원 등은 모두 잘못된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댐 건설이 필요없고 기존의 광역상수도가 이미 과잉시설이며 홍수피해를 줄이는데 효과가 작은 제방 건설예산(치수예산)을 조정해야 한다면, 건교부 물 예산의 95% 이상은 삭감돼야 마땅하다.“2011년엔 18억t의 물이 부족하다.”는 그릇된 신화 위에 세워진 정부의 여러 계획들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한 것이다. 있지도 않은 물부족을 주장하고, 비과학적인 논리를 동원해 ‘물부족 국가’라는 황당한 홍보를 거듭해 온 부처들의 반성도 요구된다. 특히 아직도 “수요 감소를 반영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올해도 경주와 포항 등에서 물 부족이 발생했다.”며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치 않는 건교부에 대해 무거운 책임추궁이 필요하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이 “물 수요 총량은 부족하지 않으며 상습적으로 물 부족의 고통을 당하는 농촌지역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할 때, 건교부는 부풀려진 물 수요 총량을 근거로 대부분 강 하류에 있는 도시지역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초대형 댐 계획만을 강행해 왔다. 그 결과 수돗물 공급시설은 과잉 건설되어 가동률이 52%에 불과하고, 댐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을 수 없는 고지대의 농촌·도서·산간지역 520만 국민들은 국가가 공급하는 음용수는커녕 최소한의 수질관리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그런데 지금에 이르러서도 농촌지역의 물부족을 핑계로, 물수요 과장사실을 곧이 곧대로 인정하는 대신 여전히 댐 건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는 건교부의 처사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물 수요량 과장 산정은 ‘거대한 토목공사-지역공동체 붕괴-환경파괴-자연재해 증폭-예산낭비’로 이어지는 물 정책의 실패원인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부처의 인원과 예산을 유지하려는 관료집단과 건설 과정에서 이익을 취하는 업체들 그리고 관변의 집단들이 물 정책을 독점하는 사이, 시민들의 행복과 생태계의 안녕은 도외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물 정책 개선대책과 새로운 물수급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결론이 어떨지 모르지만 쉽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내의 논의와 별개로, 여러 집단들이 공중의 시선 앞에서 진지하고 합리적으로 논쟁하는 자리가 이번 기회에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
  • 행정수수료 최고 100배 차이

    민원인들이 같은 종류의 행정서비스를 받을 경우 자치단체에 내는 행정수수료를 전국적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행정수수료가 시·군마다 최고 100배까지 차이가 나 민원인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에서 받고 있는 217가지 행정수수료에 대해 비교분석을 실시한 결과 172가지는 제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가지는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행정수수료도 40가지에 이르고 있다. 시체운반업 허가사항 변경허가의 경우 전주시는 500원의 수수료를 받는 데 비해 남원시는 무려 100배 많은 5만원을 징수하고 있다. 유료직업소개소사업 허가 및 변경허가신청도 고창군은 500원을 받는 반면 남원시는 2만원을 받는다. 인쇄소 등록신청을 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도 진안군은 2만원, 전주시는 500원으로 40배 차이가 난다. 의료기관·약업소의 폐업확인원 발급, 식품위생업소 허가사항 및 신고증재교부도 지역에 따라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건축물관리대장 발급, 토지이용계획 열람 등도 3∼5배 편차가 있다. 일선 시·군에서 같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은 국토이용계획 확인, 공장시설등록허가 신청, 토지사용승낙서 등 36.5%,99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같이 행정수수료가 각기 다른 것은 중앙정부령으로 자치단체가 받을 수 있는 수수료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해주면 시·군이 조례로 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군마다 원가계산을 하는 기준이 다르고 정확한 기준도 없어 행정수수료가 들쭉날쭉한 주요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도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수수료 원가분석 시·군 합동작업을 실시, 같은 행정서비스를 받을 경우 수수료 편차가 크지 않도록 조정을 유도키로 했다. 도 관계자는 “시·군마다 행정의 자율성이 있기 때문에 강요하거나 지시를 할 수 없지만 원가계산 합동작업을 실시하면 어느 정도 공통된 의견접근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경기 간판 정비사업 유해물질 사용 논란

    경기도가 간판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재질을 사용,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경기도와 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부터 140억원을 지원, 도시미관을 해쳐온 무질서한 간판을 정비하는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고양시 일산구 중앙로 H빌딩 등 10층짜리 대형 빌딩 1층 상가 간판의 경우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오염물질이 포함됐다고 해서 사용을 기피하는 파나플렉스 재질 간판 8개를 부착했고, 앞으로 80여개를 더 달 예정이다. 대진대 디자인학부 이낙현 교수는 “파나플렉스는 환경유해물질인 비닐과 비닐사이에 썩지 않는 형광 반사 섬유를 넣어 만든다.”면서 “간판 내부에 설치되는 형광등도 수은이 들어있는 데다 운전자 등에게 시각적 피로를 주고, 일시적으로 시야에 장애를 주는 어둠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나플렉스는 주석성분을 섞은 철판에 글자를 새겨넣고 간접조명을 주는 갈바스틸이나, 입체문자형 알루미늄 간판보다 눈에 잘 띄고 값도 4분의1밖에 안 되지만 재활용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고양시 일산동구청 관계자는 “파나플렉스의 유해성에 관해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아나 관련 법령이나 사업 지침에도 재질에 관한 규제가 없다.”면서 “업소 주인들이 명시성이 뛰어난 간판을 원해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진대 이낙현 교수가 광고물관리심의위원으로 있는 포천시는 파나플렉스 간판을 시공하지 않았다. 포천시 관계자도 “파나플렉스 사용은 간판정비 사업의 기본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꼬리치레도롱뇽 “지리·설악·북한산에 4만여마리 서식”

    꼬리치레도롱뇽 “지리·설악·북한산에 4만여마리 서식”

    야생동물의 삶과 죽음을 둘러싼 얘깃거리가 세간에 부쩍 회자되고 있다. 도심에 출몰하는 멧돼지, 올무에 걸려 숨진 반달가슴곰 그리고 매일같이 전국의 도로에서 숱하게 발생하는 로드킬(road-kill) 등…. 하지만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우리 사회의 이목을 붙든 동물로는 단연 도롱뇽이 꼽힌다. 그 가운데서도 천성산 경부고속철도 관통공사와 관련해 이른바 ‘도롱뇽 소송’의 원고로 나선 꼬리치레도롱뇽이 으뜸이다. 사람만이 아니라 도롱뇽으로 대표되는 ‘자연의 권리’도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지속가능한 사회는 자연과 사람이 발걸음을 함께 내디뎌야 비로소 실현된다는 인식을 널리 심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3개 계곡구간서 551개체 발견 이처럼 우리 사회의 생태적 감수성을 한껏 북돋웠던 꼬리치레도롱뇽의 서식실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 동안 “갈수록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추정 아래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해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자 정부가 첫 실태조사에 나서 그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환경부는 “북한산과 설악산·지리산의 계곡 가운데 한 곳씩을 골라 서식실태를 정밀조사해 보니 3개 계곡 구간에서 모두 551개체의 꼬리치레도롱뇽이 발견됐다.”면서 “이를 3개 산 전체로 확대해 추정하면 적어도 4만마리 이상 서식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13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민간전문가와 공동으로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한 뒤 최근 ‘꼬리치레도롱뇽 서식실태 정밀조사 보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산 송추계곡과 설악산 상투바위골(장수대∼한계령 사이), 그리고 지리산의 대원사 계곡 등 3곳의 계곡 가운데 각각 500m 가량 구간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대원사 계곡이 241개체로 가장 많았고, 상투바위골에선 151개체, 송추계곡에선 159개체가 발견됐다(표 참조). 다 자란 성체는 129개체(23%)로 유생(幼生·어린 것)보다 숫자가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원으로 참여한 국립환경과학원 양병국 박사는 “조사대상 계곡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계곡이 3개 산 전체로 보면 북한산은 적어도 20개소 이상, 설악산·지리산은 각각 100개소 이상 존재한다.”면서 “이에 비춰보면 3개 산 전역에는 4만 2000마리가 넘는 꼬리치레도롱뇽이 서식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양 박사는 “그동안 추정돼 왔던 것과는 달리 꼬리치레도롱뇽의 멸종을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서식 개체수 파악에 주력했지만, 그동안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던 꼬리치레도롱뇽의 생태적 특성도 일부 파악됐다. 특히 그동안 통용돼 왔던 추정이나 주장과는 다른 점들도 몇 가지 지적됐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서식지의 특성이다. ●“해발 700m 아래에도 고르게 분포” 조사단은 “당초 꼬리치레도롱뇽은 고산지대의 울창한 산림에만 소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지만 (이와 달리)산림지역에 흔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정 지역을 선호하여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 계곡 전역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추계곡의 경우 해발 270∼480m 지점까지, 상투바위골은 해발 475∼855m, 대원사계곡은 해발 720∼850m 지점에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경성대 이종남 박사도 “일반적으로 해발 700m 이상 되는 곳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그보다 아래 쪽에서도 자주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이런 조사결과에 터잡아 “꼬리치레도롱뇽은 법정보호종 지정 대상이 아니다.”는 기존 방침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자연자원과 김홍주 사무관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난해 환경단체와 국회 일각에서 제기돼 이번에 꼬리치레도롱뇽의 서식실태를 파악하게 됐다.”면서 “넓은 지역에 흔하게 분포하고 개체군도 안정적인 만큼 현재로선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할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꼬리치레도롱뇽의 생존과 산란 여부, 개체수, 성체의 이동 등에 대한 전국적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도 같은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꼬리치레도롱뇽에 대한 생태학적 정보가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어서 학술연구는 앞으로 더 수행돼야 하겠지만 (정부차원의)전국적인 분포현황 및 서식실태 조사는 불필요하다.”는 조사단 결론에 따라서다. ●천성산 습지보호 논란 다시 불붙을 듯 환경단체는 그러나 이런 방침에 대해 “근시안적 태도”라며 비판의 고삐를 풀지 않고 있다.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은 “일부 지역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시각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서 국장은 “꼬리치레도롱뇽은 특1급수에만 서식하고 환경변화에 아주 민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환경지표종’”이라고 전제,“우리나라 수자원 환경의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종합적인 물관리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적 서식실태 특성 등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꼬리치레도롱뇽과 천성산 습지 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현재 철도공사와 환경단체는 경부고속철도 건설로 인한 천성산의 환경영향 등을 공동으로 조사 중인데, 다음달 완료한 뒤 내년 1월쯤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꼬리치레도롱뇽은 러시아 아무르강∼한반도 낙동강 일대에 걸쳐 서식하는 동북아 자연생태계의 대표적 지표종이다.1994년 감소추세인 것으로 파악돼 정부가 ‘특정야생동물’로 지정했으나 1997년부터는 제외됐다. 몸집은 일반 도롱뇽에 비해 가늘고, 꼬리가 몸통의 1.2배 정도로 길다. 알에서 부화해 물 속에서 유생상태로 2년여를 보낸 뒤 이후 성체로 자란다. 피부호흡이 특징. 꼬리치레도롱뇽을 비롯해 한반도엔 도롱뇽과 고리도롱뇽, 제주도롱뇽, 이끼도롱뇽 그리고 북한의 네발가락도롱뇽 등 모두 6종이 서식하고 있다.
  • [혁신 공기업 탐방] (30) 곽결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30) 곽결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물은 생명체의 근원이자, 국가 산업발전의 원동력인 자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국내 수자원의 종합적인 관리책임을 맡고 있다. 수자원의 총체적인 예측·확보·관리·공급하는 공기업으로 시대흐름에 맞춰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혁신과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과거 개발우선 정책으로 무작정 댐을 막아 수자원을 확보하던 방식도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친환경적이고 차원높은 다목적 기술이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환경부 장관을 거쳐 지난 9월21일 수자원공사 사장이 된 곽결호 사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7일 곽사장은 대전 수자원공사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현안문제 해결과 혁신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일하는 공기업 지향 조직·제도 개편 ▶수자원 관리 전문기업으로 향후 역점을 두고 추진할 내용을 소개해달라. -먼저 경영혁신을 통해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물관리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공기업도 이제 변화와 개혁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 일 잘하는 기업, 경쟁력 있는 기업,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조직과 제도, 관행을 바꿀 것이다. 수자원시설에 대한 설계·운영 기준도 국제수준에 맞게 바꿔 나가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수자원 및 광역상수도 관리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 수자원 공급시설을 꾸준히 확충하고, 이상 기후에 대비한 치수·방재기능도 보완해 나갈 것이다. 지하수를 비롯한 해수담수화·해양심층수 등 대체 수자원 개발에도 활발히 나서겠다. 수익성있는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댐과 하천을 연계한 통합 물관리 체계도 구축하겠다. 또한 해외 프로젝트 참여도 적극 추진하겠다. ▶중점을 두고 추진할 내부혁신 내용도 소개해달라. -깨끗한 공사로서의 이미지 쇄신에 진력하겠다.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중심으로 개선하고, 성과와 능력에 따라 엄정한 인사관리를 할 것이다. 객관적인 기준과 투명한 절차에 따른 업무처리로 윤리경영은 물론 사회공헌기업으로서 위상을 정립해 나갈 것이다. 특히 내부혁신과 관련해서 3개월 단위로 ‘혁신프런티어’ 그룹을 만들어 운영할 방침이다. 이미 2∼3급을 주축으로 한 99명의 제1기 프런티어 그룹이 구성돼 효율적인 조직개편, 인력운영, 신규사업 등에 대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내부혁신을 통해 시대에 맞는 물관리 능력을 키우겠다. 기술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지속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는 성장기반도 마련하겠다. ▶지금까지 외부로부터 평가받은 성적표를 공개한다면. -올해 3월 기획예산처가 주관한 212개 공공기관에 대한 혁신수준진단에서 전체 6등급 중 5등급(3위)으로 평가받았다.2002년과 2003년도 경영혁신 점검평가에서도 공공기관 가운데 최우수기관으로 평가받았다. 혁신 선도기관의 위상을 다지기 위해 모든 업무와 가치관을 고객중심으로 재정립하겠다. 한편 내부 시스템도 강화, 국가 물관리 공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지겠다.‘물, 자연 그리고 사람’을 생각하는 국민기업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쏟을 생각이다. ●환경과 개발논리 상생관점서 풀어야 ▶오래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한탄강댐 등이 답보상태인데 이들 사업의 추진방향은. -개발이 우선시되던 시대에는 경제적 논리에 의한 효율성이 중시됐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존을 중시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자연환경 변화가 불가피한 댐 건설사업 등이 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시대적인 변화에 따른 당연한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국민에게 맑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고, 물로 인한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자원개발은 아직도 필요한 과제이다. 이에 못지 않게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환경보존도 중요한 문제다. 환경과 개발의 논리는 대결보다는 상생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이해 관계자들과 만나 폭넓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국적 물기업들이 공격적인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데 맞선 대응전략은. -현재 전세계의 물시장 규모는 500조원 규모로 이 중 8% 정도는 민간기업이 공급하며 다국적기업(베올리아·온데오 등)이 민간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들 다국적 물기업이 진입하여 베올리아의 경우 산업용수 시장에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국내의 수도시장을 보호하고, 장차 세계 물시장진출을 위해 ‘세계 3대 물서비스기업’이라는 발전전략을 세웠다. 수도시장에서 수자원공사가 대표 수도기업이 돼 고품질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국가 수도사업 경쟁력 강화를 선도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年매출 1조 5000억원 세계 6위수준 ▶공사의 매출규모는 얼마나 되고, 정책상 개선이 절실한 부분은 없나. -1조 5000억원으로 세계 6위 수준인데 2010년대에는 5조 5000억원으로 세계 3위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방상하수도와 해외사업 등 신규사업 매출비중을 2010년까지 5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활발히 논의중인 광역과 지방 상하수도 관리주체 재조정 문제는 국민들 입장에 서서 효율성에 비중을 두고 정책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수자원공사는 정부정책 수행기관으로서 결정을 충실히 이행할 따름이다. 대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물박사’ 곽결호 사장은 31년간 공직생활에 몸담아 온 곽결호 사장의 이력과 공적은 대부분 물과 인연이 깊다. ‘물박사’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물에 관한 전문가로 통한다. 그만큼 국내 수자원 정책과 그는 궤를 같이해온 셈이다. 상하수도와 토목관련 분야의 기술사 자격증만도 4개나 되고 환경공학박사 학위도 갖고 있어 수자원 분야에 대한 열의와 애정을 짐작케 한다. 곽 사장은 1974년 경기도 건설국 치수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1976년 건설부로 자리를 옮겨 상하수도 과장과 한강홍수통제관리소장 등을 거쳤다. 1994년 5월 상하수도국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됨에 따라 함께 이동, 하수도국장과 수질보전국장을 맡아 물관리 정책의 기틀을 다졌다.‘두주불사형’으로 협상력도 뛰어나다. 특히 한강을 비롯해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특별법’을 제정한 숨은 주역으로 수계관리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달성(59) ▲영남대 토목공학과·한양대 환경공학박사 ▲기술고시(9회) ▲환경부 환경정책국장·기획관리실장·차관·장관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시화 멀티테크노밸리사업 첨단복합 생태도시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로 조성되는 복합생태도시는 시화호 수질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시화·반월공단 환경개선과 지역발전이란 측면에서 오래전부터 구상돼 왔다. 시화 MTV사업은 올해 6월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됨에 따라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당초 예정된 317만평의 토지이용계획에 대한 축소방안 용역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사업에는 4500억여원의 환경 개선비용이 투입되고 첨단 산업단지를 비롯, 시화호 주변을 첨단복합도시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2001년 8월 부처와 관할지자체 협의를 통해 개발계획이 확정됐고 인구·재해·교통협의까지 마쳤다. 특히 국내최초로 시민단체와 정부기관이 공동으로 협의체를 구성, 친환경적인 지역 개발방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한 관계자는 “MTV사업이 추진되면 9조원에 이르는 직접적인 생산효과 및 연 7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둬 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업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았던 시화지구의 지속적인 수질·대기질 개선을 염두에 두고 주거·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방조제를 연계한 각종 테마파크 조성사업 등이 병행 추진된다. 시화호 수질과 시화·반월공단 대기개선을 위한 특별대책이 마련된다. 또한 시화호 주변을 축으로 연결한 녹지대 확대와 철새서식지, 인공갯벌 등 생태보전을 위한 시설도 들어선다. 시화방조제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조력발전소가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 이어 수변공원을 활용한 각종 테마공원까지 조성되면 시화호 주변은 여러가지 볼거리를 제공하는 생태종합 관광도시로 탈바꿈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시대자화상 국립중앙박물관

    시대자화상 국립중앙박물관

    자화상 하면 떠오르는 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일 것입니다. 그러나 서구 미술사에서 가장 많이 자신의 그림을 그린 거장은 렘브란트로 알고 있습니다. 생전에 10점이 넘는 자화상을 남겼습니다. 렘브란트는 17세기 르네상스시대에 살았습니다. 젊은 시절의 그에게 인간적인 패기가 느껴지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문예부흥의 시대가 저물어가던 말년에 그린 ‘쾰른 자화상’은 마치 유령을 보는 듯합니다. 그러나 세상과의 오랜 불화를 견뎌낸 여유가 느껴집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보다 한 작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17세기 말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입니다. 고산 윤선도의 증손자로 알려져 있지만 조선시대 사실주의 화풍의 대가입니다. 남인이었던 그는 출세길이 막혀 막막했던 심경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자화상은 그의 대표작입니다. 허울이 아닌 사실을, 시대를 녹여버릴 듯한 강렬한 눈빛을 내뿜고 있습니다. 그의 수염은 떨리는 듯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시대,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애석하게도 웃는 얼굴이 아닙니다. 여섯 차례의 이사 끝에 겨우 마련한 집. 그러나 유명한 작품들의 상당수는 일본 등 외국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남산은 주한미군의 골프연습장에 가려 잘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헬기 소리로 요란합니다. 일제침탈과 한국전쟁, 그리고 독재로 이어지는 역사의 굴곡은 이곳에선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다시 희망을 힘겹게 떠올려 봅니다. 먼 훗날에도 이 땅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고백’으로 남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겠지요. 당당하면서도 너그럽고, 가난하지 않아도 겸손한 우리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1층 고고관·역사관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은 그 곳에 있었다. 후손들에게 기록을 남긴 역사(歷史)시대의 모습도, 지혜가 미치지 못해 문자를 남길 수 없어 유물로만 자취를 남긴 선사(先史) 시대의 모습도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박물관 건물로 들어서면 사람들의 발걸음은 동관으로 줄지어 이어진다.1층에 들어서면 상설전시관인 고고관과 역사관이 관람객을 맞는다. ●구석기 시대에서 남북국 시대까지 한눈에 동관 1층 101∼110 전시실이 바로 고고관이다. 첫 걸음을 떼는 순간 세계전도와 함께 일본·중국·대한민국·세계고고학의 연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나 사회과부도·역사부도 등의 첫 페이지에서 볼 수 있었던 ‘빗살무늬토기’(신석기시대·서울 암사동 출토)는 관람객들이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유물. 이어 ‘요령식 동검’(청동기시대·황경남도 신천 〃),‘산수무늬 벽돌’(백제·충남 부여 〃) 등이 눈길을 멈추게 한다. 마치 검은 돌처럼 바싹 말라버린 선사시대 ‘도토리’(신석기시대·경남 창녕 비봉리 〃)는 ‘갈판·갈돌’(〃·서울 암사동〃)과 함께 진열돼 있었다.500년 쯤 지나면 미니홈피 배경 음악이나 배경 화면을 사고 파는 전자화폐 ‘도토리’가 나란히 소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선을 따라 청동기·초기 철기 유물들이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듯 스치며 지나간다.4∼6세기 고구려 고분에 집중적으로 그려졌다는 벽화는 ‘사신도’가 대표하고 있었다. 비록 모사품이지만 청룡·주작·백호·현무의 모습은 그 시절 고구려인의 호방한 기상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백제실을 대표하는 ‘백제금동대향로’(충남 부여 능산리 절터 〃) 앞에서는 좀처럼 관람객들이 눈을 떼지 못한다. 신선들이 산다는 박산(博山) 굽이굽이마다 상상의 동물들과 사람들의 모습으로 장식된 향로는 백제인들의 이상향을 엿보는 듯하다. 가야실에서 볼 수 있는 ‘투구’와 ‘말머리가리개’(부산 복천동 〃)는 외국 영화의 전투장비를 연상시키는 듯하다.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금관’과 ‘허리띠’ 앞에서도 관람객들은 오래 머문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유물은 아니었지만 발해실의 ‘용머리 장식’이나 ‘도깨비 기와’(중국 헤이룽장성〃)는 세상의 모든 나쁜 귀신을 쫓아낼 듯하다. 반면 두명의 부처가 함께 조각된 ‘발해불상’(발해 팔련성 〃)은 이민족도 너그러이 융합했던 민족의 포용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딸을 시집보낸 왕도 범부와 다르지 않았음을… 고고관을 다돌고 나면 맞은 편 111∼120 전시실인 역사관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대표적 기록문화유산인 한글, 금속활자를 비롯해 금석문, 문서, 지도 등 당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역사관 첫 전시실인 한글실에는 한글의 과학성보다는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달랜 어버이의 모습이 가슴에 더 와닿는다.‘새 집에 가서 밤에 잠이나 잘 잤느냐. 어제는 그리 덧없이 내어 보내 섭섭무료하기 가이 없어 하노라.’며 조선 현종 임금이 궐 밖으로 시집간 셋째 딸 명양공주에게 보낸 한글 편지는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지도실에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의 밑거름이 됐던 ‘동국대전도’가 2.3배 확대돼 바닥 타일로 꾸며져 있다. 허리를 굽혀 살펴보면서 걸어보면 마치 소인국의 ‘걸리버’가 된양 한반도 전체를 걷는 느낌이다.‘수선전도(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추정)’‘도성도’ 등 서울의 옛 모습을 담은 옛 지도도 직접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등기제도, 노비의 경제적 가치, 조선시대의 의술 등 선조들의 생활상을 이해하기 쉽게 배울 수 있다. 다리가 아플 때쯤이면 소파나 영상물 상영관 등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시설이 전시관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 정해진 동선대로 이동하지 않으면 시대 흐름을 놓칠 수 있으니 질서를 지키며 정해진 동선을 따르는 것이 좋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2층 미술관Ⅰ·기증관 국립중앙박물관 2층에 올라서면 서예·회화·불교회화 등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인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Ⅰ’과 국내·외 각계각층 213명이 아무런 대가없이 박물관에 기증한 작품들이 있는 ‘기증관’이 있다. 특히 미술관Ⅰ에는 교과서에 실려 눈에 익은 작품들도 많아 직접 실물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교과서에 실린 그림이네? 미술관Ⅰ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작품은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첩(보물 527호)’. 춤추는 아이, 행상, 벼타작, 담배잎썰기, 씨름도 등이 눈길을 모은다. 꽉 짜인 원형 구도에 간략한 필선으로 조선시대 서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담았다. 작품 크기는 30㎝ 안팎으로 아담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씨름도’의 씨름꾼 옆에는 이들의 신발로 보이는 신발들이 내팽겨쳐져 있다. 그런데 하나는 짚신, 하나는 고급신발로 보이는 고무신이다. 신분의 차이가 나는데도 공평한 승부 겨루기를 하는 것이다. 구경꾼들이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표정을 하고 경기를 보고 있다.‘허허, 저런’‘빨리 넘겨 버려.’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구경꾼들의 긴박한 표정과는 달리 엿판을 매고 떠꺼머리 총각은 아랑곳없이 천연덕스럽게 가위를 치면서 열중하는 것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얼핏보면 빛 바랜 누런 종이에 검은 잉크가 뭉개져 있는 듯하다. 한참 들여다보면 왼쪽 하단 현실세계를 보여주는 야산에서 오른편 상단 도원의 세계가 보인다. 세종대왕의 아들인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풍경을 안견에게 설명해서 그리게 한 것이다. 전체적인 경관은 짙은 안개로 분리되어 있는 듯하면서도 잘 어우러져있다. 꿈과 현실을 한폭의 화폭에 담은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인 질문도 떠오를 법하다. 두루말이 형태로 폭이 20m에 이르는 이 작품은 당대 지적 권력이 집약된 작품이다. 작품 양쪽에 자신이 안평대군이 직접 지은 제발(題跋)뿐만 아니라 정인지, 신숙주, 박팽년, 서거정, 성삼문 등 당대 20여명의 문사들의 찬시가 곁들였다. 다만 안타깝게도 진품은 일본 덴리(天理)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화려한 불교회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표현한 그림들이 모여있는 불교회화관에 들어서면 좀 더 화려해진다. 청(靑), 황(黃), 적(赤), 백(白), 흑(黑) 등 선과 악을 상징하는 오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대웅전 석가모니 불상 뒤에 놓였던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불’은 석가가 인도 마가다국의 영취산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법한 사실을 화려한 색깔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원근법을 쓰지 않아 평면적으로 보이는 것이 어찌보면 불화의 세계가 시공(時空)을 초월한 세계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사 김정희가 쓴 자신의 별호에 대한 글인 ‘묵소거사 자찬(默笑居士 自讚)’은 날카로움 속에서 정중함과 정성을 담아 쓴 흔적이 엿보였다.‘침묵할 때 침묵하는 것은 때에 맞는 것이요, 웃어야 할 때 웃는 것은 중용에 가까운 것이다.’라는 글귀가 담겨 있다. 부리부리한 눈매가 인상적인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국보 240호)’에서는 내면의 세계까지 드러나는 듯하다. ●문화재 사랑으로 만들어진 기증관 기증관은 11개실로 구성됐으며 이홍근 박병래 등 문화재를 기증한 이들의 이름을 따 만들었다.1946년 이희섭 선생이 금동불상 세 점을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213명이 청동기 금속공예 회화를 비롯한 국보 6점과 보물 32점 등 모두 2만 2091점을 기증했다. 특히 아시아민족조형문화연구소 운영자인 가네코 가즈시게 선생 등 일본인 3명도 기증자 대열에 포함돼 있어 눈에 띈다. 기증관에서는 손기정 선생이 기증한 그리스 청동 투구(국보 904호)를 볼 만하다. 투구는 1500년쯤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 경기에서 승리를 기원하고 신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제작됐다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손 선생에게 부상으로 주어졌다. 투구는 베를린 박물관이 보관하다가 1986년 뒤늦게 손 선생에게 돌아왔다. 그는 이 투구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민족의 것이라 생각해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3층 아시아관·미술관Ⅱ 국립중앙박물관 어느 곳이나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특히 3층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인기 유물’과 그렇지 못한 ‘비인기 유물’ 사이의 차이가 유독 크게 느껴지는 곳이다. 이곳에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교과서를 통해 숱하게 봐 왔던 익숙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인도네시아·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물도 ‘아시아관’에 전시돼 있다. ●중국·일본·중앙아시아 유물도 전시 3층에는 306∼311호까지 인도네시아·중앙아시아·중국·일본의 유물이 전시된 ‘아시아관’이 있으며,301∼305호까지 ‘미술관Ⅱ’에는 불상·청자·백자 등 우리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보통 301호부터 관람하는 것이 순서겠지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3층에 올라오면 바로 왼쪽으로 ‘아시아관’입구인 306호가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관람객들은 306호 ‘아시아관’을 먼저 관람하게 된다. 306호를 먼저 들어왔다고 해서 다시 나가 301호로 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아시아관’을 얼른 둘러본 뒤 ‘미술관Ⅱ’에서 우리 유물의 아름다움을 느긋하게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아시아관’에서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다른 전시관에 비해 조금 빨라지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12개의 팔을 가진 부처 조각상이나, 인자해 보이지 않는 부처의 미소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다른 전시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유물에 대해 박사 수준의 설명을 해 주던 엄마들도 이곳의 잘 모르는 유물들 앞에서는 슬쩍 조용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시아관’에서 잠시 풀 죽은 엄마들은 3층 북쪽에 자리잡은 ‘미술관Ⅱ’에서 활기를 되찾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볼것 많고 배울것 많은 고려청자 전시실 자비롭고 은은한 미소로 가득찬 301호 불교조각 전시실을 지나면, 전시된 모든 유물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친숙한 금속공예(302호)·청자 전시실(303호)을 지나게 된다.304호에는 수수한 느낌의 분청사기 전시실이 있고 305호에는 백자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유물에 대해 ‘일자무식’이라도 한 마디 정도는 할 수 있는 국보 78호 미륵반가사유상도 이곳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따로 마련된 방에 모셔진 이 불상은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전시실 자체에서 풍기는 위엄만으로도 관람객들을 숙연하게 만든다. 미륵반가사유상 외에도 고려청자 전시실은 관람객들의 ‘정체현상’이 가장 심한 곳이다. 사방이 온통 비취색인 이곳에서 사람들은 걸음을 옮길 생각을 잠시 잊게 된다. 또 국보와 보물들이 즐비해 있기 때문에 메모하는 학생들의 손놀림도 빨라진다. 비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진열된 어느 것 하나 국보·보물 아닌 것이 없을 듯한데, 그 가운데서도 국보가 있고 보물이 있는 것을 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1층부터 차례로 관람하면서 올라왔다면 3층이 마지막 장소다. 특히 조선백자들이 전시된 305호를 마지막으로 관람하게 된다면, 어수선하게 관람했던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차분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손목없는 부처님…왜? “엄마, 왜 부처님 손이 없어요?” 3층을 관람하면서 엄마들이 아이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301호에 마련된 불교조각 전시실에는 많은 불상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 가운데 3개 철조불좌상의 양 손목이 없다. 공교롭게도 ‘손목 없는 불상’3개 모두 철로 만들어졌으며 앉아 있는 자세도 비슷하다. 첫번째 ‘손목 없는 불상’은 301호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볼 수 있다. 약 2m크기이며 통일신라 시대인 8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것으로 충남 서산군 운산면에서 출토된 철조불좌상이다. 두번째는 충남 서산군 보원사 터에서 출토 된 것으로 11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것이며, 세번째는 10세기에 만들어져 경기 포천군에서 출토된 철조불좌상이다. ‘손목 없는 불상’에 대해 불상 전문가인 홍익대 김리나 교수는 “불상의 손목은 다른 곳에 비해 가늘고 몸체에서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유실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누군가 고의로 잘랐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불상의 손 모양새(손갖춤)는 부처나 보살이 깨달은 중생 구제의 소원을 밖으로 표시하기 위해 짓는 것으로 부처상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수목공원·공연장…가족나들이 ‘딱’이네 “박물관도 즐기고 공원 나들이도 하세요.” 박물관은 자칫 아이들에게는 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다. 유물에 서려 있는 유구한 한민족의 역사를 공감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은 그런 염려를 덜어도 될 것 같다.‘거울못’과 10만그루의 수목 등 다양한 자연 환경이 박물관 주위로 넓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과 공연장도 갖추고 있다. 박물관을 싫어하는 아이도, 박물관을 구경하고 싶은 어른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이다. ●연못·폭포·정원·식물원 등 눈길 박물관 바로 앞에는 도심 공원이 펼쳐져 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울못’이다. 거울못은 지름만 150m에 달하는 인공연못이다. 박물관을 설계한 정림건축 박승홍 건축가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다. 박물관에 들어섰을 때 맨 처음 만나게 된다. 거울못은 성벽 모양을 한 박물관을 비추는 거울이다. 모든 물들이 한데로 모이는 저수지이자 통일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연못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연못과 박물관 정문 사이에는 언덕이 하나 있다. 박물관 정문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의 그림자가 연못에 비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박물관은 겨울에는 거울못이 얼면 야외 스케이트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열린마당’은 박물관 중심에 시원하게 배치된 수목 공원이다. 한옥의 대청마루에 해당한다.10만 그루의 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보물 2호 보신각종, 보물 365호 흥법사 진공대사탑 및 석관 등이 숨어 있다. 박물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공부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설계가의 바람이 담겼다. 박물관 왼편으로 석조물정원, 어울마당, 미르폭포 등 다양한 녹지 공간이 펼쳐져 있다. 박물관 뒤편에도 크지는 않지만 녹음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전통염료식물원에서는 개암나무, 씀바귀 등이 재배된다. 그 옆으로는 의자와 잔디밭 등이 펼쳐져 있어 가을 햇살을 받으며 도시락을 먹기에 그만이다. ●뮤지컬 즐기고 도서관서 책도 보고 박물관에는 공연장과 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 시설도 갖추고 있다. 전문 공연장 ‘용’은 805석짜리 중극장이다. 서관에 있다. 박물관 안 공연장으로는 국내 최초다. 클래식,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무대에 올릴 수 있다. 공연도 연말까지 계속 이어진다. 지난달에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과 금난새·정명화의 공연이 열렸다.4일부터 페리아 뮤지카의 ‘나비의 현기증’, 연극 ‘이’, 뮤지컬 ‘러브 다이어리’ 등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장점은 1층에 8석의 장애인석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휠체어로 들어와서 옮겨 앉지 않고 그대로 관람할 수 있다. 다만 회전무대 등 무대시설이 부족하고 완벽한 음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흠이다. 지적인 관람객들이라면 서관 4층에 있는 도서관이 제격이다. 고고학·미술사학·역사학 전문 도서관이다.9만여권의 장서와 600여점의 디지털 자료를 갖추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환갑을 맞았다. 그러나 한 번도 ‘제 집’을 갖지 못했다. 무려 6차례나 이삿짐을 꾸려야 했다.60년 동안 타의에 의해 ‘역마살’에 시달렸다. 전쟁과 문화 홀대의 역사를 아프게 말해주는 대목이다. 국립박물관은 광복이 된 1945년 12월 경복궁 내 건물에서 정식 개관했다. 그러나 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중요 유물 2만여점은 부산대학교 박물관 등으로 전전해야 했다. ‘전세방 처지’는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았다.53년 피란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와 남산 분관에 자리잡았다가 55년 덕수궁 석조전에 이어 72년에는 경복궁 현 국립민속박물관 건물로 이전했다. 86년 박물관은 옛 중앙청 건물로 네번째 이사를 갔다. 그러나 조선총독부 건물이었다는 게 문제가 됐다. 결국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96년 경복궁 사회교육원 건물로 옮겨가 지난해까지 임시 거처로 사용했다. 결국 국립중앙박물관은 환갑이 돼서야 제대로 된 보금자리를 마련한 셈이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교통편 ●지하철 용산∼회기 국철과 지하철 4호선 이촌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정문까지 걸어서 100m도 안 된다. 박물관 입구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10분 거리다. ●버스 버스도 비교적 편리하다. 초록버스 0211번(보광동∼옥수동)이나 빨강버스 9502번(의왕 고천∼신세계백화점)을 타면 된다. 용산가족공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도심순환코스)를 타도 바로 도착할 수 있다. ●승용차 서문으로 입장하면 된다. 주차료는 2시간에 소형차 2000원, 대형차 4000원이다.30분당 각각 500원,1000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단 종일 주차는 각각 1만원,2만원이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개관 초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훨씬 편리하다. ◆관람료 올해 말까지 무료다. 그러나 매표소에서 무료관람권을 발급받아야만 입장할 수 있다. 관람질서 유지와 이용객 안전 등을 위해서다. 내년부터는 성인(19∼64세) 2000원, 청소년(7∼18세) 10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20인 이상 단체는 성인 1500원, 청소년 500원이다.1주일 전에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한다. 어린이박물관도 7∼64세까지 500원을 받는다. 6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돈을 안 내도 된다. 그리고 매달 넷째 토요일과 관람 시간 종료 1시간 전부터도 무료 입장할 수 있다. 국빈이나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장애인 등도 무료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계된 문화 기관 17곳 가운데 5곳을 이용하면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관람시간·입장제한 평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표는 관람시간 종료 1시간 전까지 한다. 휴관일은 1월1일과 매주 월요일이다. 최대 3000명이 동시 입장할 수 있다. 하루 최대 허용인원은 1만 8000명이다. 어린이박물관은 더 경쟁이 치열하다. 오전 9시부터 1시간30분 단위로 150명만 들어갈 수 있다. 평일에도 오전 일찍 가지 않으면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관람 유의사항·편의시설 이용법 박물관 안은 당연히 금연지역이다. 음식물이나 애완동물과 함께 들어와도 안 된다. 다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은 출입할 수 있다. 전시실에 들어가기 전에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돌려 놓는 것은 상식이다. 전화 통화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싫다면 차라리 전화 전원을 꺼 놓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유물과 작품의 사진을 찍을 수는 있다. 그러나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삼각대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몰지각한 행동은 삼가야 한다. 상업적 용도의 촬영도 금지돼 있다. 박물관 입장료는 유물을 관람하는 값이다.1000원짜리 두 장 냈다고 제것처럼 만지면 안 된다. 혹시 아이들이 제집처럼 뛰어다니거나 유물을 손대면 따끔하게 혼을 내자. 편의시설도 꽤 갖춰져 있다. 유아나 노약자, 장애인은 유모차와 휠체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물품보관함도 있어 가방 등을 넣어둘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DA·MP3플레이어 이용하세요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 최대의 최첨단 IT(정보기술) 박물관을 자랑한다. 설비시설은 물론 박물관 관리에 최신 IT 기술을 접목시켰다. 무엇보다 PDA와 MP3 플레이어 등 개인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더욱 편리하고 상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은 모바일 안내 시스템을 도입했다.PDA와 MP3를 갖고 전시품 앞에 서면 단말기가 전시품 위 적외선 발생장치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후 관람객들에게 화상과 음성으로 전시물에 대해 안내를 해 준다. 지난해 리움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사용법도 비교적 간단하다.PDA를 켜면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언어 선택 화면이 뜬다. 이후 각각의 박물관 전시실과 관람 코스가 안내된다. 전시실이나 코스를 따라 돌기만 하면 된다. 또 세계 최초로 박물관 네비게이터 기능도 갖췄다. 관람객의 현재 위치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MP3 플레이어도 유물 소개는 PDA와 마찬가지다. 다만 네비게이션만 안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PDA 300대,MP3 400대를 갖추고 있다. 현장에서는 각각 100대 이하만 선착순 대여하고 나머지는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그러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터라 오전 10시만 되면 바로 동이난다. 대여료는 종일 PDA 3000원,MP3 플레이어 1000원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런 전공] 애완동물

    애완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크게 늘면서 애완동물 가게와 미용, 병원 등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애완동물 전공은 이러한 사회적 수요에 부응한 전문 직업인을 키운다. 전문 애완동물 사육사로서 갖춰야할 지식과 애완동물들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육·관리하는 데 필요한 자격과 면허 취득 관련 기술을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다. 주요 교과목으로는 애완동물학 입문과 애완동물 위생학, 동물생리 및 행동학 등 기초 과목에서부터 애완견의 건강 유지를 위해 털과 피부의 청결을 유지하는 글루밍 이론·실습, 털 손질 기술인 트리밍 이론과 실습, 기초 및 응용훈련 실습, 애완동물 미용실기, 애완동물 액세서리 디자인 등 실습 및 응용과목까지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졸업 후에는 애완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직종으로 진출할 수 있다. 애견 전신미용관리사인 글루머(gloomer)로서 애견미용센터나 미용학원을 운영하거나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애견카페를 경영할 수 있다. 동물관리사로서 애견훈련학교나 동물원에 취업하기도 한다. 실험동물관리사나 전문 번식자인 브리더(breeder)로서 연구소에 취업하거나 애완동물 관련 유통·무역회사로 진출할 수도 있다. 애완동물 전공이 개설된 곳은 영동대(충북)의 애완동물과와 호남대(광주)의 애완산업학부 등이다. 중부대(충남)와 우석대(전북)의 애완동물자원 전공과 원광대(전북)의 애완동식물 전공, 공주대(충남)의 특수동물 전공도 비슷한 전공이라고 할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첫 국새·제헌헌법 원본 사라져

    첫 국새·제헌헌법 원본 사라져

    1948년 7월17일 제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성문헌법인 제헌헌법 원본이 분실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근간이 된 제헌헌법 원본의 행방조차 모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27일 감사원이 발표한 ‘공공기록물 보존 및 관리실태’ 감사결과 드러났다. 제헌헌법의 원본뿐만 아니라 정부수립 이후의 첫 국새도 분실됐다. 그밖에 외교사료, 군비밀기록, 특수기록, 행정기록 등 주요 국가기록이 폐기되거나 분실돼 남아 있는 게 없을 정도다. ●기록물 분실 경위도 몰라 감사원 행정안보감사국 이창환 국장은 “헌법은 우리나라 국가이념과 통치구조 등을 규정하고 있는 최고 규범이기 때문에 제헌헌법과 헌법개정기록물을 역사적·문화재적 차원에서 보존해야 하는데 제헌헌법 원본조차 보존돼 있지 않다.”면서 “제헌국회가 제정한 제헌헌법은 소재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제헌헌법은 1963년에 만든 필사본이다. 원본은 한국전쟁 중 소실된 것으로 추측할 뿐 언제 어떻게 소실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또한 개정헌법 필사본을 원본으로 잘못 알고 보관 중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법제처는 지금까지 개정된 9회의 개정헌법 가운데 1∼5차 개정헌법 필사본을 조선왕조실록 등이 보존돼 있는 귀중 기록물 보존서고에 보관하고, 정작 원본은 일반 사무실 캐비닛에 보관해 왔다. 정부수립 이후의 첫 국새도 행방을 알 수 없다. 국새는 국가의 상징인 나라도장인 만큼 문화재적 가치에 따라 영구보존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 수립 이후 1962년까지 사용된 첫 국새와 1차 국새의 견본·주형·모형 등의 관련 기록 전체가 분실됐다. 더욱이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는 분실경위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80년대 이전 군비밀문서 전무 외교·국방·행정 등의 국가 중요문서도 상당수가 분실되거나 폐기됐다. 외교통상부가 정부수립 이후 지난해까지 체결한 조약 1597건의 원본 등 관련 기록에 대한 조사 결과,46건의 조약원본이 없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재정경제부에서 체결한 505건의 공공차관 도입협약 문서 역시 무려 30%에 달하는 147건의 원본이 없어진 지 오래고, 그 외 53건은 관련 문서철이 분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련 비밀기록물도 1980년대 이전 문서는 대부분 파기해 찾아볼 수가 없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소관 비밀기록물 가운데 준영구 이상 보존 비문 1229건을 확인한 결과,1970년 이전 문서는 단 3건,1980년 이전 문서 역시 14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가 국가기록원에 통보한 대통령 결재문서 178건 중에서도 남아 있는 문서가 없다.41건은 유실됐고, 나머지 문서는 소재파악이 안 된다. 또 중앙행정기관의 주요업무계획 문서도 대부분 파기됐으며, 영국보존 대상인 중대 사건 수사기록물의 관리도 엉망이라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기록사료 원본도 파기 뿐만 아니라 우표·화폐 등 특수기록물은 역사적 관점에서 중요한 실증사료인데도 행자부에서 기록물관리법에 이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아 관리근거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정부수립 후 발행된 61종의 화폐 중 22종의 화폐발행 기록이 없고,33종의 관련문서 원본은 폐기처분됐다. 한국은행은 또 영구보존해야 할 문서 가운데 3만건이 넘는 문서를 마이크로필름에 수록한 뒤 원본을 폐기처분해 버렸고, 스캐닝만 한 영구보존문서 205건도 착오로 폐기조치했다. 또 사료로 지정된 1202건 중 10건은 원본을 폐기하고 사본을 보관하는 등 기록물 가치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표 역시 1948년 발행된 초대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편,1951년 발행된 6·25참전 기념우표 등이 보관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국가 기록물 관리실태는 관리부실 차원을 넘어 국가 근간을 훼손할 만큼 심각한 지경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梧里 이원익 13대 종손 충현박물관 이승규·함금자 부부

    梧里 이원익 13대 종손 충현박물관 이승규·함금자 부부

    “저희 부부가 사재를 헌납하고, 땀을 쏟아 부은 이 박물관이 청백리로 한 시대를 살았던 오리(梧里)라는 역사적 인물을 바로 알고 기리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최근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충현박물관(관장 함금자·65)이 ‘영정 보물지정 기념 이원익전’(11월14일까지)을 열어 눈길을 모았다. 우리에게 청백리 ‘오리 대감’으로 더 잘 알려진 문충공 이원익(李元翼·1547∼1634)은 임진왜란을 전후한 격동기에 선조 등 3명의 임금을 섬긴 명신(名臣)으로 청렴함과 바른 처신으로 당대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인물. 이번 전시회는 문화재청이 최근 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4점의 오리 영정 중 ‘호성공신도상(扈聖功臣圖像)’을 보물1435호로 지정한 것을 기념해 열렸다. 연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간호대 동창회장도 맡고 있는 함금자 관장과, 오리의 13대 종손으로 이 박물관 관리법인인 충현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남편 이승규(65·전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교수)씨는 사실 박물관과는 거리가 먼 의료인 부부. 이들은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해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박물관을 연 것을 두고 “선조의 뜻을 너무 늦게 받들게 됐다.”며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실은 종중 내에서 재산 분쟁이 있었습니다.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6년을 끌었는데, 그 과정에서 그분의 유서 등 자료를 통해 정말 자랑스러운 조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아내와 함께 집안에서 전해지는 영정과 종가 유물 등 자료를 다시 추려 정리한 게 계기가 됐습니다.”이 과정에서 이들 부부는 50억원에 이르는 사재를 박물관 건립에 쏟아부었다. 광명시 소하동 1085-16 박물관 부지는 오리가 노후에 관직을 떠나 타계할 때까지 기거했던 곳으로, 이곳의 관감당(觀感堂)은 그의 공덕을 기려 인조가 하사한 당옥이다. 박물관의 이름 ‘충현´은 숙종 2년 오리의 학덕을 기려 건립된 사액서원인 충현서원에서 따왔다. 모두 90여평의 전시관에는 보물로 지정된 오리 영정 외에 3점의 영정이 더 있으며, 이밖에 오리 묘와 신도비, 종택과 충현서원지, 영정을 봉안한 영우와 관감당 등이 지방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이곳에 전시된 600여점의 종가 유물도 조선조 반가의 생활상을 전해 주는 매우 소중한 자료들. 함 관장은 “지금 생각해도 가계에 대한 자부심이 없었더라면 결코 해내지 못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이 자료들을 모아 지난 95년에 119쪽 분량의 컬러판 ‘오리 이원익 유적유물집’을 펴냈으며, 이황, 이덕형, 송시열은 물론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나섰다가 순절한 윤탁, 허적 등과 나눈 서간문을 따로 모아 엮은 ‘간찰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이들 유물 중에서도 유독 오리가 남긴 유언서에 큰 애착을 느낀다.“재산 분쟁 과정에서 유언서에 기록된 그분의 유지가 없었다면 이 박물관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이사장은 “현행 세금 관련 법규정이 재단에 출연조차도 어렵게 한다.”며 “목적사업을 위한 재산 출연에 대해서는 법인세 등을 감면해주는 전향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국제플러스] ‘공자 가계도’ 세계서 가장 오래돼

    |도쿄 이춘규특파원|유교 사상의 개조(開祖)인 공자(孔子)의 가계도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계도’로 인정됐다. 기네스북을 발행하는 영국 ‘기네스월드레코드사’는 최근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둥성(山東省) 취푸(曲阜)시 문물관리위원회에 세계기록의 인정서를 전달했다고 23일 아사히신문이 중국 신화사통신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기원전 6세기에 태어났다고 하는 공자의 자손은 현재 82대에 이르고 있다.
  • 정부 ‘물부족’ 부풀렸다

    정부 ‘물부족’ 부풀렸다

    지난 2001년 발표된 국가 치수(治水)·이수(利水) 장기계획이 물 수요 예측량을 과다 산정한 ‘엉터리 정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당시 계획에 터잡아 전국 12곳에서 추진돼 온 댐 건설사업의 필요성도 근거를 잃게 돼 대부분 사업이 중도 취소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수정계획을 마련 중이나, 잘못 예측한 미래의 물 수요량을 토대로 댐 건설을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2001년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20년)’과 ‘댐건설 장기계획(∼2011)’을 수립하면서 미래의 물 수요량을 터무니없이 부풀려서 예측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지속가능한 물관리정책 국정과제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통계치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물부족 사태가 갈수록 심화돼 댐 건설 등으로 부족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건교부의)당시 계획은 오류 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건교부가 2011년까지 짓기로 한 댐 건설 예정지 12곳 중 이미 사업시행 중인 화북댐(경북 군위) 등 3곳을 뺀 나머지는 대부분 취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2001년 작성한 ‘댐건설 장기계획’에서 ▲2011년 예상 물부족량을 18억t으로 산정한 뒤 ▲이중 12억t을 한탄강댐(경기 포천)과 밤성골댐(강원 양구) 등 12개 신규 댐 건설로 확보하고 ▲나머지 6억t은 기존 다목적댐의 연계운영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정했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 관계기관이 2001∼2003년까지의 생활·공업용수 등 사용량을 점검한 결과 실제 사용량은 건교부 추정치보다 무려 12억 7000t가량 준 것으로 집계돼 댐 건설은 전혀 불필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섣부른 댐 개발정책에 따른 예산낭비는 물론 지역공동체 와해, 생태계 파괴 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정부가 자초했다는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시행 전 단계에 있는 9곳의 댐 건설사업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갈등을 빚는 등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건교부·환경부·수자원공사·지방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실시한 상수도 감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조만간 결과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정부 관계자는 “댐 건설의 주요 기초자료로 쓰이는 생활용수 수요량 예측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무모한 댐건설 강행… 혈세낭비·사회갈등 자초

    무모한 댐건설 강행… 혈세낭비·사회갈등 자초

    개발정책의 대표격으로 꼽혀온 댐 건설사업이 결국 ‘허구’에 가까운 예측에 기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물 수급정책이 어설픈 전망 아래 수립돼 국민세금이 ‘헛돈’으로 쓰인 데다, 정부로선 그동안 댐 건설을 둘러싸고 숱하게 불거진 사회적 갈등의 원인 제공자였다는 당혹스러운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다. 뒤늦게 오류를 바로잡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잘못된 정책수립의 경위 파악과 그에 따른 책임 추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 사용량 감소추세 고려없이 예측 건설교통부는 지난 2001년 7월과 12월 ‘수자원장기종합계획’과 ‘댐건설 장기계획’을 각각 확정해 발표했다. 이를 전후해 치열하게 불붙기 시작한, 건교부와 시민환경단체간 이른바 ‘물 수급논쟁’은 여태껏 지속되고 있는데, 결국 환경단체의 주장이 옳았던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한탄강댐의 경우 지난 5월 “사업비 과다산정 등으로 원점 재검토”라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었다. 4년 전의 물 논쟁은 미래 물 수요량 및 댐 건설 타당성을 둘러싼 다툼이었다. 당시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2011년이면 물 부족량이 18억t에 이르러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건교부 발표를 “무모한 예측에 경악한다.”는 반응으로 맞받았었다.▲생활용수 73억t(2001년)→87억t(2011년)으로 증가 ▲공업용수는 33억t→40억t 증가 등 건교부가 제시한 수치와 관련,“계속되는 물사용량 감소추세를 도외시해 최소한의 합리성마저 갖추지 못한 예측”이라며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했었다. 그럼에도 건교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관했다. 2001년 6월 30개 댐 건설후보지를 발표하면서 “환경피해가 적도록 ‘중소형’으로 건설하고 2001년말까지 타당성 검토도 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바로 다음달 이 약속을 뒤집기도 했다.12개 댐 후보지를 전격 선정한 뒤 저수량 1억t 이상의 대형댐을 1곳(한탄강댐)에서 4곳(밤성골·송리원·적성댐 추가)으로 늘려잡았던 것. 2001년은 100년 빈도의 극심한 가뭄이 들었던 해인데, 건교부가 당시 상황을 의도적으로 이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환경단체들의 댐 건설 반대로 (정부가)가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댐건설 강행에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4년 뒤 참담하게 나타났다. 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정과제회의는 참여정부 들어 3년째 진행된 ‘물관리 체계개선방안 연구’를 매듭짓고 새로운 물 정책방향이 수립된 자리였다. 대통령자문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표현대로 “물관리 정책의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는 계기도 마련됐다.▲댐 건설에서 댐 관리로 정책전환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의 수정·보완 등 기존 치수·이수 장기계획의 대폭적인 변경이 예고되기도 했다. 현재 수립된 건교부의 물수급 장기계획이 잘못돼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회의에서는 구체적 데이터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2001년 수립한 (건교부의)수자원장기종합계획엔 2016년 물 부족량(공급량-수요량)이 22.7억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지속위는 오히려 6000만톤이 남아돌 것이란 견해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건교부 물 부족량 추정치(22.7억t)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더라도 ▲물수요관리를 통해 10.6억t(생활용수 6.4억t+공업용수 4.2억t)의 추가절감이 가능하며 ▲특히 2001년과 2003년 생활·공업용수 실 사용량을 점검한 결과 건교부 추정치보다 12.7억t이 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2개 댐을 새로 건설해 물 부족분 가운데 12억t을 공급하겠다.”는 건교부의 당초 계획을 원천 부정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관계자는 “지속위가 국정과제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현재 건교부가 추진 중인)12개 댐건설 장기계획은 수정·보완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전망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위원회는 국무총리 산하 설치 유력 정부는 앞으로 건교부의 치수·이수 장기계획 수립에 요구되는 정확한 통계의 산출뿐 아니라 홍수피해 대처방안과 지하수 이용, 물관리 행정조직의 개편 등 물관리 체계 전반을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건교부(광역상수도)와 환경부(지방상수도)로 이원화된 상수도사업 기능분산의 비효율로 인해 그동안 낭비된 예산만 4조여원에 이른다는 지적도 이미 제기된 상태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상수도 관련 실지감사를 모두 마치고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인데 감사결과 여하에 따라 대대적 문책 및 기능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관계자는 “광역상수도에 대한 감사를 통해 (건교부가)1인당 물 급수량을 터무니없이 과다하게 산정한 사실을 감사원이 이미 확인한 상태”라면서 “건교부도 이런 점을 인정했으며 내년 7월쯤 수정계획을 최종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지적 집중호우 등으로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홍수관리체계도 대폭 변경될 예정이다. 그동안 건교부 예산의 90% 가까운 규모가 제방축조 비용으로 들어갔지만 앞으로는 저류지와 홍수조절지, 지하하천 설치 등 관리수단을 다양하게 동원키로 했다. 이밖에 마구잡이 개발 및 폐공 방치로 인한 오염이 우려되고 있는 지하수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지하수 공개념 도입 ▲불법개발에 대한 처분 강화 ▲현재 5개 부처 8개 이상 법령에 흩어져 있는 지하수 관련 법령의 정비 등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조만간 물관리 체계의 전반적 개선을 위한 ‘물관리위원회(가칭)’ 구성·운영방안을 내놓을 예정인데, 계획수립과 집행기능을 갖는 행정위원회 성격의 기구를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을 끌어온 물관리 체계개선 방안이 어떻게 최종 확정될지 주목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사설] 물관리 일원화로 효율성 높여야

    물 관리체계의 개선 방안을 놓고 어제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관계장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상수도와 공업·농업용수 등 물의 용도가 워낙 다양하고, 부처간 미묘한 주도권 다툼 때문에 교통정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속발전가능위원회가 부처 협의와 시민사회단체간 토론을 수십차례 거쳤음에도 큰 방향조차 잡지 못한 것은 물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그만큼 복잡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중한 수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와 재정낭비를 줄이려면 관리체계의 일원화는 이를수록 좋다. 우리나라는 이미 ‘물부족국가군’으로 분류돼 6∼7년 뒤에는 연간 40억t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수자원 총량(2001년 기준)이 연간 1276억t이지만 댐과 하천, 지하수를 통해 얻는 총이용량은 26%인 133억t에 불과하다. 엄청난 수자원이 시설부족과 관리부실로 유실되는 실정이다. 질적인 면도 문제다. 특히 상수원 오염과 정수시설 부실로 수돗물은 마음놓고 마실 수 없는 지경이다. 공업·농업용수는 제외하더라도 상수도조차 건설교통부(광역상수도)와 환경부(지방상수도)가 나눠 맡아 수질, 요금, 상수원 개발 등이 제각각이다. 이래서야 양질의 생활용수 공급에 어려움은 물론이고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광역·지방상수도 관리분담에 따른 중복투자로 재정손실만도 4조원에 이른다. 물 관리 일원화를 가로막는 요인 중에는 부처 이기주의나 각종 인·허가권에 얽힌 담당 공무원의 이권도 한몫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자원 정책이 댐 신규건설 등 공급보다 품질 중심의 수요관리로 방향을 잡았다면 댐 건설은 건교부가 그대로 맡되 상수도관리권은 환경부로 모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 ‘물관리위원회’ 신설

    정부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물관리 체계의 개선을 위해 ‘물관리위원회(가칭)’가 신설된다. 건설교통부와 환경부로 이원화돼 있는 상수도 관리 기능은 조만간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매듭짓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지속가능한 물관리정책 국정과제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상수도 관리의 통합 여부는)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어 결정한 뒤 그대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국무조정실은 지난 12일 이해찬 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연 뒤 현재 건교부가 갖고 있는 광역상수도 관리기능 가운데 ‘계획수립은 환경부로 이관, 인가권은 건교부 유지’란 조정안을 마련했는데, 향후 회의에선 인가권의 환경부 이관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서울신문 10월19일자 1면 참조). 정부 관계자는 “총리 주재로 한 두 차례 회의를 거친 뒤 조만간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면서 “중복투자 등 폐해를 막기 위해선 광역상수도 인가권 이관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물관리 체계의 개선 등을 위해 “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관계 부처별 물관리 계획의 통합·조정과 각종 행정행위에 대한 점검기능을 수행키로 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가칭 ‘물관리기본법’ 제정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상수도관리권 환경부로

    상수도관리권 환경부로

    10여년 끌어온 정부부처내 ‘물관리 일원화’ 논쟁이 19일 판가름난다. 건설교통부가 담당해 온 광역상수도 관리기능의 대부분을 환경부로 넘기는 방안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수자원정책도 댐 신규건설 등 공급위주에서 품질위주의 수요관리로 방향을 트는 등 대폭 바뀌게 된다. 정부는 19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지속가능한 물관리정책 국정과제회의’를 열어 현재 건설교통부(광역상수도)와 환경부(지방상수도)로 이원화된 상수도 관리기능을 환경부로 통합시키는 방안을 비롯, 국가 물관리정책 전반을 논의·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참여정부 들어 3년째 물관리 체계개선방안을 연구해 온 대통령자문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상수도사업 계획수립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요지의 최종 보고서를 마련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상수도관리 체계 분산 및 중복투자로 4조여원의 예산이 낭비되는 등 예산·인력운용의 비효율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앞으로 광역·지방상수도 사업의 계획수립은 환경부가 일괄적으로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자원공사의 수도사업 부문에 대한 관리·감독권도 환경부로 넘어가지만 정부부처내 별도의 조직개편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 소식통은 “수도정책조정위원회 신설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됐지만 결국 지속가능위와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다만 수도사업 인가권까지 환경부에 넘길지는 19일 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관리 체계 개선논의는 1990년대 중반 제기된 이후 참여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추진돼 왔으나 그동안 부처이기주의 등에 막혀 아무런 타결점을 찾지 못했다. 국정과제회의에서는 이밖에 ▲댐 건설→댐 관리로 정책전환 ▲지하수 공개념 도입 ▲홍수총량관리제 도입 등 방안도 논의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물 관할권 ‘10년싸움’ 끝났다

    물 관할권 ‘10년싸움’ 끝났다

    정부부처내 ‘물 관할권 다툼’이 마침내 종착역에 도달했다.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오랜 분쟁은 19일 국정과제회의에서 일단락된다. 그동안 ▲물관리 기능 일원화 ▲조정기구 설치 ▲수자원부(가칭) 등 새로운 부처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됐지만, 결국 상수도 기능의 대부분을 환경부가 통합관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건교부 수자원국의 환경부 이관이나 부처신설 등 방안은 “현 시점에서 조직개편은 곤란하다.”는 청와대 정책실 등의 의견을 반영, 논의대상에서 제외됐다는 후문이다. ●유례없는 난산 물관리 일원화는 국정현안 가운데 난제 중의 난제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월 “부처 통폐합이나 부처간 협력시스템 구축, 차기 정부로 이관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물관리 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지시했었다.2003년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해묵은 과제였으나 이때까지 건교·환경부간 이해다툼 등으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속가능발전위와 청와대 정책실 등 주재로 관계부처 협의가 여러번 열렸으나 건교·환경부가 한치의 양보없이 맞서면서 합의점 도출은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7월엔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실에서 “환경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수도정책조정위원회’를 신설해 수도정책조정권한을 맡기자.”는 안을 냈지만 역시 두 부처의 거부로 채택되지 못했다. 건교부가 관리해 온 광역상수도 관리기능(사업계획의 수립-인가-수자원공사의 수도사업에 대한 관리·감독권)의 대부분을 환경부에 넘기는 쪽으로 가닥잡힌 것은 지난 12일 이해찬 총리 주재 회의에서다. 이후 국무조정실은 ‘수도사업 시설설치와 관련한 인가업무는 건교부 유지, 나머지는 환경부로 이관’ 내용의 조정안을 도출했다. ●‘인가권´ 건교부에 남을까 하지만 국조실의 조정안이 그대로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지속가능발전위의 결론은 이와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19일 회의에서 국무조정실 의견과는 달리 (지속가능발전위는)인가권의 조정도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건교부가 끝까지 고수한 ‘인가권’에 대해 (노 대통령이)어떻게 결정할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제종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7명은 18일 ‘현행 물관리 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란 정책연구보고서를 공동으로 펴내고 “상수도 관리기능의 이원화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며, 인가권을 포함한 상수도 관리기능의 환경부 이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그동안 건교부가 물수요 예측을 과장하는 바람에 댐 건설 등 수도사업에 과잉투자된 예산만 4조여원에 이른다.”면서 “대통령 주재 국정과제회의에서 바람직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의원발의 등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04일 TV 하이라이트]

    ●대발견 아이Q(EBS 오후 8시5분) 우리 아이를 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알아본다. 시각적 자극을 통한 경험은 아기의 지각능력과 다른 감각기관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아기의 시각발달 과정과 그 의미를 알아본다. 또 내 아이를 다른 아이에 비해 더 예뻐하는 ‘자녀편애’의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서동요(SBS 오후 9시55분) 나이테와 병부일지를 비교해 보던 장은 습기 때문에 병이 들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낸다. 장은 습기를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온돌을 발명한다. 비옥한 땅을 만드는 법으로 아버지 진평왕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선화공주는 진각사로 거처를 옮겨 장과 가까이 지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독일에서 열린 연날리기 대회. 세계 각국 연의 독특한 매력을 함께 확인해 볼 수 있다. 창공을 향해 솟구치는 방패연은 없지만 파란색의 문어, 무지개색의 고깔모자, 색색으로 무장한 곰 가족 등 다양한 연이 선보인다. 연을 마치 리모컨으로 조작하듯 각종 신기한 묘기를 뽐낸다.   ●맨발의 청춘(MBC 오후 8시20분) 미선이 실수로 기석의 트로피를 깨뜨리고, 서씨는 불길한 징조 같아 애를 태운다. 경주는 면접에 대비해 열심히 연습을 하고, 당연히 합격할 거라며 호언장담하는 경주의 모습에 선주는 고개를 내젓는다. 한편, 자신이 심장질환이라는 것을 알고 기석은 씁쓸한 마음에 술을 마시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온도와 습도 조절이 어려운 동절기를 앞둔 요즘, 실내 식물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겨울철 식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건강은 물론 실내 분위기까지 바꿀 수가 있다. 식물관리법부터 우리 몸에 이로운 식물의 종류와 올바른 배치법 등을 자세히 알아본다.   ●웨딩(KBS2 오후 9시55분) 진희와 세나의 옛 사진을 발견한 윤수는 진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자신들 넷 사이에 얽힌 관계에 충격을 금치 못한다. 마음으로부터 승우를 진정 용서할 수 없는 세나와, 자신 때문에 세나가 점점 더 불행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픈 승우는 화해를 해도 여전히 서로 껄끄럽기만 하다.
  • 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최고의 과학사기사건…/에르베르 토마 지음

    1912년 영국의 아마추어 고고학자였던 찰스 도슨은 런던 남부에 있는 필트다운 마을에서 아주 오래된 인간의 두개골과 턱뼈 한 쌍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 화석인류는 즉시 그 특이한 생김새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고, 대영박물관을 비롯한 학계는 그것을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데 중요한 ‘잃어버린 고리’로 여기며 환호했다. 그러나 40년 후 대영박물관은 다시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화석 인류 발견이 완전히 사기였던 것. 턱뼈는 극히 최근 죽은 오랑우탄의 것이었고, 어금니는 인간의 것처럼 보이기 위해 줄질되었으며, 모든 뼈는 오래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화학약품으로 처리되었던 것이다. 충격이 걷히면서 이 사기사건의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전보다 더 큰 관심이 쏟아졌다. 최초의 발견자인 도슨은 물론이고 당대의 내로라 하는 지질학자, 고생물학자, 동물학자, 박물관 관리자들이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사건은 여전히 미궁으로 남아 있는 상태. ‘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최고의 과학사기사건:필트다운’(에르베르 토마 지음, 이옥주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은 그동안 범인으로 의심받았던 사람들의 혐의와 알리바이를 면밀히 재조사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 책. 한편의 추리소설처럼 용의자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1만 6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리타, 카트리나보다 더 세졌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남부 멕시코만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든 카트리나보다 더 강력한 허리케인 리타가 23일(현지시간) 텍사스주에 상륙할 것이 확실시돼 미국 전역이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들고 있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가운데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앞으로 10∼20년 안에 카트리나나 리타 같은 초대형 허리케인을 비롯, 무수히 많은 허리케인이 미국을 강타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10~20년내 허리케인 빈발 예상” 멕시코만을 지나 텍사스를 향해 천천히 서진하고 있는 리타는 21일 오후 시속 265㎞의 강풍을 동반한 5등급으로 위력이 커졌다.5개 등급으로 나뉘는 허리케인은 풍속이 시속 248㎞를 넘으면 5등급으로 분류된다. 뉴올리언스 일대를 초토화한 카트리나도 5등급이었다가 상륙때는 4등급이었다. AP통신은 리타가 텍사스에 상륙하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맥스 메이필드 NHC 소장은 이날 미 상원 소위에 출석,“대서양이 25∼40년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왕성한 허리케인 주기를 맞고 있다.”며 “이는 허리케인이 출몰했던 1940∼60년대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해 동안 열대성 폭풍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때는 1933년으로 21차례였다. 리타는 올해 들어 벌써 17번째이며 연말까지 열대성 폭풍이 몇 차례 더 찾아올 것이라고 메이필드 소장은 덧붙였다. 그는 특히 뉴올리언스 말고도 초대형 허리케인에 취약한 도시로 뉴욕을 비롯, 텍사스주 휴스턴과 갤버스턴, 남플로리다의 탬파, 플로리다 키즈섬, 롱아일랜드, 뉴잉글랜드를 꼽았다.●멕시코만 정제시설 70% 가동 중단 리타 상륙이 임박함에 따라 멕시코만 연안 주민 130만명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고 텍사스주 남부 및 루이지애나주 해안 지대 주민들은 카트리나 참사를 의식, 미리 대피에 나서 주요 고속도로는 이들을 태운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뤘다.CNN 등 주요 방송은 24시간 재난방송에 들어갔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상륙 예상 지점으로 지목된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보몬트에 이르는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인 교포들도 일제히 피난 길에 오르거나 대피를 준비 중이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텍사스주 갤버스턴과 코퍼스 크리스티 등에 거주하는 교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대피를 권유했다. 미 중부에 걸쳐 있는 고기압대가 빠르게 동쪽으로 물러날 경우 리타가 방향을 바꿔 뉴올리언스를 또 강타할지 모른다는 예보에 따라 시 당국은 둑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지방 정부의 대피 명령에 따라줄 것을 촉구했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장관은 “리타가 본토를 때릴 때 대비가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 광물관리청(MMS)은 멕시코만 석유정제 시설의 70% 이상이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819곳의 유인 플랫폼 가운데 469곳,134곳의 시추소 가운데 69곳에 소개령이 내려졌다. 미국내 휘발유 가격은 최악의 경우 갤런당 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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