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물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주부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세대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파문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연령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667
  • 적응력 키운뒤 「개방물결」을 타라/UR협상은 이렇게

    ◎농업구조조정에 최소한 10년은 필요 농산품(농산물과 관련가공제품)시장의 전면적이고 단계적인 개방,수출보조금의 삭감,그리고 농산품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보조금의 삭감을 주요 의제로 하는 GATT의 제8차 다자간무역자유화협상인 우루과이라운드의 농업협상시한이 금년 12월초로 다가왔다. 현재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1백여개 국가간에 날카로운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 농업협상이 연말시한까지 타결될 것인지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 일부의 학자들은 UR농업협상이 우리의 이해를 반영하지 못하는 선에서 타결된다면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견해와 함께 UR농업협상과 농산품 시장개방 반대를 위한 범국민운동을 제창하였고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도 UR농업협상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UR농업협상을 둘러싼 정부와 학계 및 농민단체간의 견해차이와 그로 인한 갈등은 「UR협상이 타결되면 농민은 농사를 그만두어야 하며 경쟁력이 없는 우리 농업은 끝장이 난다」는 식의 견해를 농민들에게 확산시키고 있고 농민들의 위기의식과 불안감을 더욱고조시키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정부는 이미 미국등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굴복하여 양보를 다해놓고 사실을 숨긴 채 농민들을 무마하기 위한 홍보만 하고 있다」는 식의 극단적인 정부불신론을 제기하면서 UR농업협상이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실 그대로의 설명마저도 믿지 않으려하고 있다. UR농업협상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불신,일방적인 자기주장,무엇이 어디까지 사실인가를 확인하는 합리적자세의 결여,이 모든 것들은 UR농업협상의 실체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우리 국익은 물론 농민들에게 그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우리 농업을 지키는 일인가에 대한 논의 그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더욱 개방화되고 자유화되고 있는 세계경제의 흐름속에서 우리가 「경제적 고아」가 되는 것이 바라는 바가 아니라면 GATT체제의 현실은 인정되어야 하며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위한 우루과이라운드협상 그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 UR농업협상도 그러한 기본 틀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농업의 영세소농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의 농산품시장을 일시에 전면적으로 개방시키고,농민들에게 주어지고 있는 농업보조금의 감축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의 고민은 농산물시장개방의 국제적인 물결을 우리의 현실과 맞추어 어떠한 속도로 받아들이면서 이러한 물결을 타고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의 내부적 체질을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강화시켜 나가느냐에 있다. 그리고 어떻게하면 UR농업협상에 우리의 현실을 최대한 반영시킬 수 있도록 효과적인 협상외교를 펼치느냐에 있다. 앞으로 남은 UR농업협상과 관련하여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가 지켜야할 선은 다음과 같이 몇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현재 수입규제 되고 있는 2백77개 농산품의 일시적이고 전면적인 시장개방은 불가능하다. 장기적인 식량안보,국토자원보존과 이용,농가소득전망,지역균형개발 등을 감안,쌀ㆍ콩ㆍ쇠고기ㆍ우유 및 유제품 등을 제외한 농산품과 관련제품의 시장개방은 충분한 생산구조조정을 위한 기간을 확보하는 선에서 점진적,단계적인 방식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국내보조금에 있어서도 앞으로의 농업구조조정ㆍ농가소득의 확보ㆍ농업기반정비ㆍ농업기계화 및 기술연구자원ㆍ유통가공기반강화,그리고 농산물 가격의 계절적 불안정요소의 제거와 최소한의 식량안보를 위한 수매비축 등에 관한 보조금의 지급이 확보되는 선에서 점진적인 감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농산품 시장의 개방속도와 개방수준,그리고 감축대상보조금의 감축속도와 감축폭은 우리 농업의 적응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의 속도와 수준에 맞추어 조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조정기간이 확보되어야 하고 이 기간동안 감축수준도 현재의 30% 수준을 넘어서서는 안된다. 이러한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세계적인 개방화의 물결을 수용한다는 원칙에서 이에 대한 우리 농업의 적응력 강화를 위한 농업구조 조정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실천의지와 농민들이 안심하고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일관성 있는 정책집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는 「구조조정을 위한 노력을 하면 과연 우리 농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라는 우리 농업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대한 회의와 패배주의적 시각이다.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농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정부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노력해 보기도 전에 우리의 농업은 결국 개방화의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 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루과이라운드 농업협상을 둘러싸고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의 갈등에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세계적인 흐름을 거슬러 가는 극단적인 농업보호주의와,노력은 해 보지도 않고 패배를 자인하는 농업포기주의,그리고 이러한 갈등의 틈을 이용하는 무책임한 인기영합주의가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국제적 경쟁력도,비교우위도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실에 우리가 솔직할 때 우리 농업의 영세 소농 경제구조도 극복될 수 있으며,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충격속에서 오히려 우리 농업의 밝은 내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지금은 우리에게 주어진 냉혹한 국제적 현실앞에 서서 우리의 살 길을 찾는데 국가적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불필요한 관념과 편견을 버리고 최선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의 실리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확보하는 차선의 길을 선택하는 슬기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 서울ㆍ모스크바 수교의 배경/셰바르드나제 외무,소지에 기고

    ◎“남ㆍ북한 유엔가입 긴장완화에 도움/“정치ㆍ경제의 한국 영향력 현실적 인정/한반도 대결구도 해소,통일기여 희망”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2일 소련정부 기관지 이즈베스티아지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소련과 한국간의 외교관계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소련 노보스티통신이 보도한 이 기고문의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긍정적 변화의 물결은 다소의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갈수록 그 폭이 역동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련은 새로운 정치적 사고의 원칙에 기반을 둔 국제적 활동을 통해 이 지역 국가들의 평화정착 노력에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현재도 계속 그 활동을 확대해 가고 있는 평화ㆍ안보ㆍ협력에 관한 블라디보스토크ㆍ크라스노야르스크 계획에 따라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이 건설적 계획의 엄청난 잠재력이 모두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이 지역의 총체적 평화진전에 있어 중요한 인자이자 자극이 되고 있으며 이미 고위급회담을 포함한 이 지역 국가들 간의 정치적 대화는 눈에 띄게 발전ㆍ재도약하고 있다. 아태지역의 긍정적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조류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을 얘기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릴 수 없는 형편이다. 페르시아만사태에서 보았듯이 이 지역에도 여전히 사태악화 내지 대결로의 급반전 위험이 상시적으로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페르시아만사태는 또 한편으로 화해시대의 국제관계이 있어 각 국가들이 공동의 위험에 대해 서로의 힘을 합해야 한다는 새로운 시대적 요청을 증명하고 있고 이러한 사실은 아태국가들에게도 중요한 귀감이 되고 있다. 소련이 지난 2차 블라디보스토크 국제회의에서 오는 93년 가을 아시아지역 외무장관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의하게 된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국 문제의 해결은 이 지역의 진정한 평화와 우호관계 증진에 필수적 요건이며 따라서 다른 나라들처럼 한반도의 엄청난 긴장을 우려하고 있는 소련도 대아시아 정책에 있어 한반도 문제를 최대 과제로 간주하고 있다. 한반도는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1백50만명의 남북한 군병력과 핵무기로 무장한 4만여명의 주한미군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이 대치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53년 종전 이후에도 평화협정이 아직 체결되지 않은 채 말 그대로 휴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한반도의 군사ㆍ정치적 대결을 완화 또는 해소하고 건설적 대화를 통한 평화적 통일이라는 한국민들의 염원을 실현시키는 것이며 소련외교의 최대목표도 남북대화와 평화진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소련과 북한간 우호관계의 발전은 그동안 이같은 과정을 진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해왔으며 한소 관계정상화로 그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련이 한국을 외교적으로 인정하게 된 것은 세계 모든 국가들과의 관계발전이라는 소련의 논리,즉 수정ㆍ보완된 대외정책의 기본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며 이 문제를 거시적 안목에서 전 세계,특히 아태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와 관련,취급하고 있다. 평화와 안정의 강화 및 국제협력확대에 목표를 둔 소련의 아태지역 정책은 이미 실재하고 있는 정치적 현실에 대한 신중한 고려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이 한국과의 전면적 외교관계 수립을 결정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즉,한반도에는 남북한이라는 두개의 독립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이 현실이며 소련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정치ㆍ경제ㆍ군사적으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힘 있는 존재로 부상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한 일인 것이다. 알려진대로 소련은 약 2년 전 소련 극동지역 경제계의 특별한 관심 속에 한국과 민간차원의 경제ㆍ무역협력을 시작했으며 이러한 접촉이 정부간 교류의 교두보가 되고 이를 통한 외교관계의 수립이 경제ㆍ과학ㆍ기술 등 제반 분야에서의 한소 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소련은 또 인민대회 대의원들은 물론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소련 국내의 여론을 수렴,소련과 한국은 일반적으로 인정된 국제법의 기준에 따라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으며 따라서 한국과의 관계정상화에 찬성하는 여론이 소련 내에서 충분히 형성됐다는 것은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다. 한소 외교정상화는 여러 분야에서 긍정적 결과를 양산할 것이라는 것이 소련의 확고한 신념이며 나는 이것이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나는 남북한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관계정상화를 향한 큰 진전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남북한 대화의 발전을 환영함은 물론 충분한 타협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결실을 맺게 되기를 희망한다. 소련은 다른 핵보유국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지대화 보장을 위해 활동할 용의가 있다. 소련은 북한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에도 조만간 서명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남북한의 유엔가입 문제도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은 남북한의 동시 개별가입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이것이 분단 고착화라고 지적하며 「1지역 2대표」 안을 내세우며 남북한이 1국가로 가입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나는 유엔가입의 보편적 원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소련의 기본 입장임을 재천명하며 한국측의 유엔가입 열망을 이러한 시각에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특수한 경우 남북한이 한반도 상황의 정상화와 궁극적인 통일을 위해 대화를 계속 진행할 경우 최상의 해결책은 양측이 합의한 원칙에 따라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외언내언

    신화냐,역사냐. 국가냐,국가 이전의 형태냐. 단군조선을 두고는 이렇게 학문적으로 대립을 보여온다. 거기에 더하여 특정종교의 일부층은 단군숭배를 우상숭배로 규정짓기도 한다. ◆그렇기는 하지만,학문과 종교를 넘어 우리의 뿌리를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이론이 없어야 할 단군·단군조선 아닌가 한다. 족보만 해도 고려를 넘어서면 아리송해진다. 하물며 문자도 없었던 몇천년 전의 일이 앞뒤가 맞게 소상히 전해질 리가 없다. 하지만 우리의 오늘 있음은 그 분명하지 못한 조상이 있었음으로 해서 가능한 일. 그러므로 단군의 개국 정신을 기리자는 뜻은 오늘에 우리들의 정신적 구심점을 찾아 주체성으로서의 자아확립을 기하자는 데에 있다. 3일이 그 개천절이다. ◆개국의 근본 이념은 오늘에 오히려 구현해야 할 깊은 뜻을 담고 있기까지 하다. 경천하고 애린하자는 것이 개국이념 아니었던가. 평화지향의 겨레였음이 여기에도 나타난다. 고조선 문화의 근간을 이룬 홍범구주는 중국 문화에 그대로 이식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는 터. 따라서 단군 숭배는 훌륭했던 조상을 기리면서 오늘에 결의를 새로이 하는 자손된 사람들의 도리일 뿐이다. 우상숭배론과 차원이 같을 수는 없다. ◆올해 개천절은 또 각별한 의미가 있다. 개방화의 물결따라 분단 후 처음으로 백두산 개천 민족대제를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봉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대종교를 일으킨 항일운동가 나철 대종사가 1909년 첫번째 의식을 올린 지 80년 만의 일이기도. 민족통일에의 기운이 무르익어가는 시점인 만큼 뜻이 더욱 깊다. 영검한 감응이 있어 인위의 분단선이 스러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이번 개천절은 겨레의 명절 추석과도 겹친다. 화해무드따라 소련과 수교도 한 뒤이고. 또 그 맥락으로 독일은 하나가 되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한핏줄 한겨레. 남과 북은 단군의 자손들인 것이다.
  • 한반도 냉전탈피의 큰 걸음 내딛다

    ◎역사적 수교… 해외 시각/남북총리회담 때 평양반응 주목 일/한국의 유엔 단독가입에 큰 도움 미 ○일본 【도쿄=강수웅 특파원】 한국과 소련의 국교수립 합의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의 긴장완화를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일본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아시아의 신 질서」를 가속화시키는 것이며 앞으로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한국과 중국의 무역사무소 상호 설치,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 등과 함께 사실상의 남북한 교차승인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조일)신문은 『한소 국교수립은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정상회담에서 원칙적으로 합의된 사항이기는 하나 급템포로 이루어진 국교정상화 합의는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빙시키는 확실한 일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양국 관계는 앞으로 경제를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한층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소간의 무역량은 지난해 약 6억달러에 달했으나 올해는 상반기중 3억6천만달러로 늘어났다. 양국의 무역·항공협정도 최근 가조인되었으며 다른 경제관계협정도 가까운 장래 체결될 전망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은 5∼10년 동안 약 20억달러의 차관 등을 소련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흐름은 이데올로기보다 실리우선으로 움직여온 소련 및 동구의 개혁의 물결이 확실히 한반도에 밀려들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는 평양에서 오는 16일 개최되는 제2회 남북총리회담이 그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동경)신문도 해설기사를 통해 『한·소 국교수립은 대일 국교정상화를 제의한 「평양충격」으로부터 불과 이틀 만에 나온 것이지만,이것도 또한차례 놀랄 만큼 빠른 템포로 실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매일)신문도 『이번 국교수립은 노·일전쟁에 의해 러시아와의 국교가 단절된 이래 85년 만의 일』 이라고 지적하고 『이것은 노태우 대통령에 의해 추진되어 온 북방외교의 최대의 성과』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김호준 특파원】 미국정부는 30일의 한·소 외교관계수립 공식발표는노태우 대통령이 그동안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북방외교가 가시적인 결실을 맺은 것이며 동북아 정세 개선에 유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30일 뉴욕에서 한·소 수교합의에 관한 공식발표가 있은 후 미국이 그동안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국이 소련과 중국과의 관계증진 노력을 지원해온 점을 상기시키고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지는 1일 한소 국교수립은 북한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동북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위기에 몰린 소련경제를 북돋우는 데 무역과 투자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국교수립은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이 북한과 별도로 유엔 정식회원국이 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한소 국교수립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북한의 제1외교부 부장 강석주는 지난주 『한소 국교수립은 남북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던 점을 지적,이틀전 일본과관계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개최키로 했던 북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유럽 【파리=김진천 특파원】 유럽에서도 한·소 수교는 「하나의 사건」으로 비춰지고 있다. 소련의 대한 접근과 이에 따른 샌프란시스코 양국정상회담 등을 통해 한·소 수교는 벌써부터 예상된 수순으로 유럽에서는 받아들여져 왔다. 다만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로 내다봤던 유럽관계자들의 예상보다 다소 빨리 이뤄졌다는 것이 차이점일 뿐. 다분히 형식적이기는 하나 한·소 수교가 한반도의 평화,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안정에 기여할 것이며 아울러 남·북한 관계에도 모종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럽에서도 보편적인 것이다. 그런 가운데 유럽의 지배적인 시각은 한국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미약한 탓도 있지만 한·소 수교를 한국측의 노력보다는 소련의 방향전환으로 관측하는 것이다. 서유럽은 대체로 한·소 수교를 긍정적이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국내 각계의 기대·전망/단절의 한세기 청산… 한중접근에 연동효과/전방위 외교의 계기… 경협엔 신중 대처 필요 ◇노진식〈무역협회 부회장〉=경제인의 입장에서 시장개척의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상품교역과 플랜트 수출,합작투자 등 여러가지 면에서 소련과의 경협이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대소경협이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소련경제나 시장이 우리나라와 수교했다고 해서 당장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두복〈외교안보연구원 교수〉=한소 수교는 유럽에서의 냉전체제 붕괴가 이제 동북아에서도 시작된다는 것을 뜻한다. 한소 수교는 또 북한에 대해 대내개혁과 대외개방을 위한 큰 압력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도 앞으로 대서방 관계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처럼 남북한과 주변강대국간의 관계가 발전하면 결국 교차승인의 현실화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박영석〈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타의에 의해 단절됐던 한소 양국간의 국교관계가 8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의지로 다시 이어지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교관계를 성립시킨 것에서 끝나서는 안되고,앞으로의 정책수행에 있어서 한층 더 신중하고 완벽한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으로 본다. 학문적 입장에서 그동안 어려웠던 노영지역에서의 독립운동관계 현지답사 등 독립운동사 및 한소 관계사 연구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정수〈국회외무통일 위원장·민자〉=북방외교정책 추진 이후 최대의 성과로 평가한다. 한소 수교가 북한을 개방시키는 외부압력의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촉진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운〈변호사〉=6·25전쟁 및 남북분단의 원인은 소련에게도 있었다. 그동안 남북 긴장관계의 배후에는 역시 소련과 중국이 북한의 종주국으로 영향력을 행사했음은 물론이다. 이번에 소련이 우리나라를 국가로 인정,국교를 맺은 것은 우리의 국제적 지위향상은 물론 북한의 대남전략을 바꾸게 하는 데도 큰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
  • “희망과 경계의 통일”… 엇갈린 시각(새 독일 탄생:1)

    ◎「경제ㆍ군사대국」의 강풍이 분다/세계질서 재편의 축으로 부상/6번째 유엔상임국 확실… 영향력 신장/“제국출현” 우려속 “유럽통합 가속” 기대 10월3일 0시. 동서독이 공식 하나로 통일되는 이 시각,독일 전역에는 일제히 폭죽이 터질 것이다. 거리를 메울 시민들은 전통적인 뿔피리를 불어대며 밤이 새도록 게르만민족의 하나됨을 경축할 계획이다. 특히 냉전체제의 상징이었던 베를린에서는 브란덴부르크문 주변과 운텐 덴 린덴가를 중심으로 2일부터 4일까지 밤낮으로 이어질 통일축제가 벌어져 반세기 분단의 아픔을 씻어버린다. 독일은 지난 7월1일 경제ㆍ사회통합에 이어 동서독이 8월31일 체결한 「통일조약」에 따라 3일 0시에 독일민주공화국(GDRㆍ동독)이 독일연방공화국(FRGㆍ서독) 헌법 제23조에 의해 정치적으로 FRG에 흡수통합 됨으로써 내부적인 통일과정을 모두 마무리 짓게 된다. 이로써 지난 45년동안 사회주의를 추구해온 동독이라는 국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같은 기간동안 시장경제로 힘을 키워온 서독을 모태로 한 통일독일인 「독일연방공화국」이 유럽중심부의 새로운 국가로 등장,유럽의 새 질서를 추구하여 세계정세에 커다란 영향력이 발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분산되었던 독일의 국력은 통일을 계기로 동유럽을 포함한 유럽 경제권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개국으로 구성된 EC내에서 서독은 지난해 총 수출의 30%,자동차 생산의 35%,철강생산량의 26%,발전량의 30%를 차지하는 등 전체적으로 대략 25%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다 동독 편입으로 성장잠재력이 가세될 경우 통일독일의 EC내경제점유율은 33∼35%까지 올라가게돼 「경제패권주의」가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독일경제력의 팽창은 EC국가들 뿐만 아니라 동구의 각국에도 기대감과 더불어 우려감을 동시에 갖게 하고 있다. EC국가들은 92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럽단일시장화에 구동독이 합류함으로써 2차대전 후 지속되어온 동서의 냉전상태가 종식되었고 유럽내에서 동구라는 블록이 와해되었으므로 대유럽통합이라는 궁극의 목표를더욱 조속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소련을 비롯한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은 경제초강국 독일로부터 그들의 피폐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80년대 중반이래 동구의 민주화물결 이후 이들 국가들은 사회ㆍ정치적으로 커다란 발전을 해왔지만 경제적으로는 더욱 피폐해져 독일의 경제적 지원을 고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동독국민들의 서독으로의 탈출을 계기로 독일통일이 가속력을 붙게 한 것도 미ㆍ영ㆍ불ㆍ소 등 승전 4개국중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소련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를 승인한 것이 가장 큰 요인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소련은 그동안 콜 서독총리와의 독일통일협상 과정에서 38만여명에 이르는 동독주둔 소련군의 철수비 명목으로 1백20억마르크(76억달러)를 받아내기로 한데 이어 지난주 30억마르크를 추가로 지원받기로 하는등 경제적인 실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소련은 최대의 실리를 추구하기 위해 당초 통일독일의 나토잔류를 반대하다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에의 동시가입으로 물러섰으며 결국은 나토가입만을 허용하기에 이르는등 협상과정에서 모든 것을 내주면서 최대한의 실리만을 추구해왔다. 물론 독일이 통일을 이룰 수 있게 된 내부적 원동력은 서독의 민주주의의 실현과 경제적 성공,그리고 국민들의 잠재적인 통일열망 등을 기반으로 해 80년대 초반 폴란드의 자유노조운동에서 싹튼 동구권의 민주화운동이 동구제국에서 연속적으로 일당독재체제를 붕괴시키면서 결국 동독공산당의 몰락에 다다른 것이 큰 계기였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볼때 사회주의가 이상적인 측면이 많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비대한 관료조직과 더불어 비현실적인 중앙집중식 계획경제에 의해 너무나 허약하게 무너진다는 교훈을 남겼다. 사회주의국가중 가장 모범적인 국가로 알려졌던 동독의 경우 그동안 생산관리나 품질향상 등 경제의 기초개념보다는 완전고용과 균등배분에만 주력,실업이 전무하다시피 했으나 결국 그것이 모양새만 그럴싸한 허수아비임이 드러났다. 한편 세계대전을 두차례나 저지른 독일의 재통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의구심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독일은 이같은 주변국의 우려와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통일독일이 나토와 EC의 틀안에 남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진정한 EC의 정치적 통합에 기여하겠다는 점을 다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독일은 오는 3일의 통일에 이어 14일 동독지역에서의 주의회 선거를 실시해 사회주의 국가시절 폐지됐던 5개주 주의회를 다시 만들어 연방정부에 가입하는 한편 오는 12월2일 총선거를 실시해 연방의회(Bundestag)를 구성하는 등 정치일정을 차분히 추진해 나가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20세기 말까지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독지역 재건에 국력을 총집중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통일독일의 첫 총리가 유력시 되는 헬무트 콜 서독총리가 전승 4개국 수뇌들과 주변국 수뇌들에게 기회있을 때마다 『통일독일이 평화와 자유의 나라가 될 것이며 제4제국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약속을 지켜 나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독일은 EC와 나토,그리고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등 국제협렵체제의 테두리 안에서활동할 것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6번째 상임이사국으로 가입돼 국제적인 중요한 문제의 결정에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상임이사국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소련은 『독일이 다른 강대국들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위기를 조정하는데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통일독일의 국제적인 부상과 책임분담은 이제 마지막 냉전의 산물로 남아 있는 한반도문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며 그 방향은 긍정적인 쪽일 것이라는 것이 전체적인 평가이다.
  • 북한­일본의 「수교행보」를 보며…(세평)

    ◎북방정책­남방정책의 접점 찾을 때/한반도 안정과 통일에 긍정적 변수로 이끌어야 일본과 수교협상을 제의한 북한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는 놀라움과 충격을 넘어 당혹감마저 느끼게 한다. 북한이 그토록 오랫동안 성역처럼 외쳐대던 교차승인불가의 원칙이 생각보다 너무 쉽게 무너져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당혹감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북이 일본에게 수교제의를 하면서도 「조선은 하나」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조선이 하나이기 때문에 교차승인을 반대해왔고 유엔에도 동시가입이 아니라 단일가입을 주장해왔었다. 그런데도 사실상 교차승인을 결과할 제의를 하면서 자가당착의 주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왜 이렇게 갑자기 앞뒤가 맞지 않는 방향선회를 결심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소수교가 박두한 지금에 와서 북한이 소련과의 관계를 단절시키지 않는 이상 소련과 남북한은 교차승인의 상태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한국이 동구국가들과 수교했을 때 북한은 이들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격하시키는 방법으로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소련의 경우에는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북한이 아무리 주체성이 강한 국가라해도 소련과의 관계를 격하 또는 단절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북한의 입장을 충실하게 지지해온 중국마저 아시아경기대회를 계기로 한국과의 관계개선 의사를 굳히고 있다. 당장 정치관계로 발전되지는 않는다 해도 사실상 정치적 성격을 띤 연락사무소의 설치가 실현되면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완벽에 가까운 상황이 된다. 이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현실에의 점진적 적응이 아니라 현실을 대폭적으로 수용하는 과감한 정치적 변신일 수밖에 없다. 점진적 적응을 택하기에는 안팎의 정세변화가 너무나 급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일성만이 지금까지 북한이 고수해 온 기본입장을 뒤집는 극적인 방향전환을 결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일본을 수교의 대상으로 택한 데에는 경제적 이유와 정치적 계산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다. 북한의 경제는 한마디로 더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평양에 살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선택된 일부를 제외하면 북한주민의 대부분이 식생활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대외채무가 60억달러에 가까워 이미 국제적으로 파산선고를 당했고 대외수지적자도 매년 1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어 더이상 견디기 힘든 실정이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9월2일 평양에 온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상은 북한이 소련에서 수입하는 원유대금을 지금까지 해온 현물결제 대신 경화로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국제시세보다 25%나 싸게 하던 것도 점차 인상하겠다고 통고했다. 북한이 위기타개를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는 점은 더이상의 논증을 요하지 않는 명백한 사실이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미국보다 일본이 북한에게 부담이 적고 손쉬운 상대였다. 미국은 휴전 당사자이며 주한미군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수교제의를 하기에는 적당하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있어 남북 관계개선과 북한의 핵안전협정 서명 등 구체적 조건들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는 거북한 상대인 것이다. 물론 북한의 수교제의가반드시 북한의 대외정책 특히 대남정책의 중대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경제적 곤경을 타개하기 위한 일본의 돈이다. 배상금이든 청구자금이든 명목이야 어쨌든 일본에서 받아올 수 있는 돈이 40억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기 때문에 김일성으로서는 대단히 매력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수교 이전에 배상문제가 타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김일성도 잘알고 있었으며 그래서 조선은 하나라는 주장을 하면서도 사실상 교차승인의 원칙을 수용해 버린 것이다. 이제 한반도에는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것이 갖는 구체적 의미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를 수 있겠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게임규칙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새로운 국제정치 질서는 한마디로 세력균형의 정치라 할 수 있다. 냉전시대를 통해 존재해온 진영정치가 퇴색하고 그대신 다양한 세력들 사이에 실리에 따라 서로 견제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균형정치의 시대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남북한 관계는 주변국가들과의 세력균형에 의해 그 구체적 전개양상이 영향받게 될 것이다. 남의 북방정책이 진영정치의 일각을 무너뜨린 것이라면 북의 남방정책이 진영정치의 나머지 부분을 깨뜨리고 있는 셈이다. 북방정책과 남방정책이 주변의 역학관계 속에서 경쟁함으로써 남북한관계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북방정책의 열기에 휩쓸려 남방정책에 다소 소홀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의 북방정책이 북의 남방정책을 유도했고 이것이 한반도 안정과 통일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긴 하지만 새로이 전개되는 세력균형정치의 시대에 대비하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만이 19세기말 우리가 경험했던 쓰라린 실패의 되풀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본사 논평위원 정종욱 서울대교수·정치학〉
  • 소서 귀순 북한 유학생 3명 회견

    ◎“김부자체제 무너져야 북한 열린다”/유학생 탈출뒤 소환령ㆍ감시도 강화 소련에서 유학생활을 하다 지난 7월과 8월 각각 한국으로 망명한 한성호군(22)과 김지일(26)ㆍ정현군(25) 등 3명이 28일 하오 2시부터 4시까지 두시간동안 비원안 가정당앞 잔디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망명동기ㆍ과정ㆍ장래희망 등을 밝혔다. 이들은 소련에서 유학하는동안 김일성독재에 의한 북한체제의 허구성과 낙후상을 인식,북한정권에 대한 불만과 반감을 느끼게 됐으며 소련언론을 통해 알게된 남한의 경제발전과 자유스런 생활상을 동경해 귀순했다고 망명동기를 밝혔다. 이들과의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망명을 결심하게된 동기는. ▲소련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부터 북한에서 김일성부자의 독재체제에 대해 염증을 느껴온데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소련과 동구권에서 일고 있는 개방물결을 지켜보면서 북한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북한당국은 동구권에 갔던 유학생들을 소환시킨데 이어 소련 유학생들에게도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는데. ▲소련에는 북한 유학생5백여명과 실습생 및 연구생 2백∼2백50여명이 공부하고 있었으나 지난 7월18일 「전원철수」라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9월과 10월에 졸업하는 실습생과 연구생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유학생은 모두 북한으로 소환됐다. 지난 4월 소련에서 유학중이던 두 학생이 처음으로 한국에 망명한뒤부터 북한 중앙당 부부장과 유학과장 등 24명이 소련을 찾아 유학생들과 일일이 개별면담을 실시했고 외국인과 일체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물론,5명씩 조를 짜 생활했고 기숙사에서 반경 1㎞를 벗어날때는 대사관에 보고하도록 지시받았다. 북한당국은 처음에는 2ㆍ4학년 학생들부터 방학기간동안 북한에 갔다온다고 속여 소환하기 시작했다. ­북한도 소련과 동구권의 영향을 받아 개방할 것으로 보는가. ▲북한도 처음에는 동구권의 개방물결에 대해 주민들에게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매도했으나 차우셰스쿠가 처형당하면서 큰 충격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김일성이 지난 84년 차우셰스쿠와 찍은 사진을 소련인들에게 절대 보여주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북한은 지금 외국에서 귀국하는 사람에 대해 외국책을 모두 압수하는등 철저한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다.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까지는 절대로 개방이 안되고 김정일은 김일성 만큼 주민들로부터 신임을 못받고 있기 때문에 김일성이 무너지면 개방될 것이다.
  • 외언내언

    40년 전의 여름. 물밀듯이 남으로 내려오는 소련제 탱크 위에서 펄럭이던 깃발을 우리는 기억한다. 「인민공화국」기. 중앙청에서 혹은 도청ㆍ군청ㆍ면사무소 옥상에서 공포를 흩날리던 깃발이었다. ◆태극기와는 어디서나 대치관계에 있어 왔던 기가 인공기. 그 깃발 아래서 서로가 총을 쏘고 포를 쏘고 피를 흘렸다. 두 깃발을 앞에 두고 마주앉은 대표들이 설전을 벌여오기는 또 그 얼마였던가. 서로가 그 깃발에 영예를 안기고자 혈투를 벌일 때 태극기와 인공기는 적의를 내뿜었다. 한겨레의 비원과 통한을 상징해 온 두 깃발. 생각하자면 맺힌 응어리는 깊다. ◆그 두 깃발이 베이징 하늘 아래서 함께 함성을 안으면서 물결쳤다. 겨레의 노래 「아리랑」의 합창이 경기장으로,하늘로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기림이 「인민평론」(1946년7월)에 쓴 「한 기ㅅ발 받들고」의 「한깃발」은 아니었다. 「찢어져 퍼덕이던 기빨」도 아닌,「두깃발」이었지만 「한깃발」되었던 태극기와 인공기.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사람이다』(네덜란드의 지휘자 안세르메).변화한 상황에 부여된 새로운 의미가 이것인가. ◆외국의 언론도 『국기는 두개이나 민족은 하나』였다고 평한 남북 화합의 장이 베이징 하늘 아래 펼쳐졌다. 한 핏줄임을 확인하면서 목놓아 감격한 응원석. 경기 외적인 성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매양 우리가 경계해야 할 일은 지나친 흥분. 이런 자리에서까지 「림수경」을 들먹이는 그들의 계산된 생리를 바로 보면서 마음을 풀줄은 알아야겠다. 「서울­평양축구 교환」만 해도 지나친 흥분이 낳은 오발탄. 「침착한 흥분」이어야겠다는 뜻에서의 말이다. ◆지금의 「오발탄」도 언젠가는 「정발탄」이 될 수는 있다. 그런 날을 보다 앞당기기 위해서도 신중하고 침착한 우리의 자세는 요청되는 것. 「두 기ㅅ발」은 「한 깃발」이 되어야 한다. 두 깃발이 섞여 휘날린 이번 대회는 그 날로 한걸음 다가섰음에 다름 아니다.
  • 남북응원단 어울려 한마음 합창/북경게임 첫대결 경기장서 화합한마당

    ◎45년의 응어리 푼 “응원통일”/상대방 응원석 찾아가 동포애다져/어깨동무하고 「아리랑」 목놓아 불러/서먹했던 분위기 눈녹듯… 감격의 눈물도 【북경=특별취재반】 남과 북의 동포들이 높푸른 북경의 가을 하늘아래 목소리를 모아 함께 어우러졌다. 비록 승부를 갈라야 하는 경기였지만 남북한 응원단은 한 마음 한 목소리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통일을 향한 강렬한 소망을 불태웠다. 북경아시안게임의 첫 경기이자 남북한간의 첫 「대결」이 벌어진 23일상오 북경의 펭타이(풍태)스포츠센터 소프트볼 구장에서는 남북한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 페어플레이를 펼쳐 한껏 뜨거운 동포애를 다졌다. 양측응원단은 2시간여동안 태극기와 인공기를 흔들고 「아리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며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45년동안 남북한 사이에 맺힌 응어리를 풀었다. 이날의 화기넘치는 분위기는 상오8시30분 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팀 주장 오현주선수(23)와 북한팀 주장 한영애선수(22)가 서로 손을 맞잡고 『승부에 집착하지말고 서로 잘 겨루어보자』고 다짐하면서 움트기 시작했다. 두팀 선수들은 응원석 앞경기장에 나란히 도열,서로 악수를 나누고 등을 두드리며 기념페넌트를 교환한뒤 경기에 들어갔다. 먼저 경기장에 나와 오른쪽 관중석에 자리잡고 있던 북한측응원단 3백여명이 딱딱이를 두드리거나 3ㆍ3ㆍ7박수를 치며 응원을 시작했다. 남한응원단 1백여명도 30분뒤 경기장에 도착,왼쪽 스탠드에 자리를 잡고 태극기를 흔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양측응원단은 처음 10여분동안 제각기 떨어진채 응원전을 펼쳐 다소 서먹한 분위기였으나 연예인 응원단장인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태극기를 들고 북한응원단쪽으로 찾아가면서부터 딱딱한 분위기는 눈녹듯 풀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북한응원단의 농악대 5∼6명이 인공기를 들고 남한응원단을 찾아와 서로 섞여 앉은 가운데 남북선수들을 함께 응원했으며 우리쪽의 이상룡응원단장도 응원단원 10여명과 함께 북한응원단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부터 남북한 양측 응원단석에 화기가 넘치면서 태극기와 인공기가 한데 뒤섞여물결을 이뤘다. 응원단은 서로 어깨동무을 하고 「아리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 「쾌지나칭칭」 등의 노래를 부르며 선수들을 응원,관중석은 한핏줄의 뜨거운 정이 넘쳐흘렀다. 남한응원단석에서 꽹과리를 치며 열렬히 응원하던 북한응원단장 전육성씨(59)는 『이렇게 함께 응원을 하니 너무나 감격스럽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평양무용대학 교수 이영길씨(45)는 『남의 땅에 와서 이렇게 어우러지는 것보다 우리 강토에서 만나 뜨거운 정을 나눌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남한 응원단원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팔을 풀지 않았다. 또 남한 응원단원인 동국대 김혜진양(21)은 『북한동포들과 한마음으로 뭉쳐 응원을 하면서 우리모두가 한핏줄을 타고난 배달겨레이구나 하는 생각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남한팀이 1­0으로 이긴 가운데 경기가 끝나자 북한 선수들은 다소 풀죽은 모습으로 실망하는 빛을 보였으나 두팀선수들은 곧 서로 손을 잡고 『잘 싸웠다』고 격려한뒤 양쪽 응원석을 번갈아 찾아가 함께 인사하고손을 흔들어 뜨거운 응원을 해준 고마움에 답했다. 북한응원단은 모두 1천3백여명으로 지난19일과 20일 비행기와 열차편으로 북경에 도착했었다. 북한응원단의 한성국씨(46)는 『응원단을 뽑을때 신청자가 너무 많아 연령순ㆍ외국여행경험이 적은 순 등으로 각 단위사업장에서 고르게 선발했다』고 말했다.
  • 잇단 “개방미소”… 평양은 변하는가/북측교류공세의 저변/전문가진단

    ◎체제 와해위험 극소화에 전력/“한­중 접근 저지 불가” 인식한 듯/장기적으론 「남북공존」 방식 택할 듯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연형묵정무원총리 등 공식대표단을 서울에 파견,역사적인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을 가졌던 북한은 19일 황병기교수(이대) 등 17명의 우리측 음악인 기자들의 방북에 따른 신변보장을 책임지겠다고 통보해오는 한편 남북한 축구대표팀간의 친선경기 개최를 제의하는 등 분단 이후 가장 적극적이며 유화적인 대남자세를 취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10월16일에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이 평양에서 열리게 돼 있어 범민족통일음악회(18∼24일),남북 축구친선경기(14일) 등 3개의 주목할 만한 행사가 10월중 평양에서 잇따라 개최될 것으로 보여 남북 관계개선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이같은 태도 돌변의 속셈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의 북한문제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취하고 있는 적극적인 대남 유화제스처는이제까지의 경직된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북 관계의 진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그러나 그 진의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분석은 두가지. 하나는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요구하는 외부,특히 소련과 중국의 압력에 더이상 저항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으며 이 결과 북한 스스로도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인식을 갖게 됐고 이같은 현실인식을 토대로 대남자세의 변화를 꾀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분석은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본질적인 변화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 나온 일련의 유화적인 대남제스처는 한소 수교와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 저지라는 당면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인 수단일 뿐 이라는 것이다.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한소 수교가 이뤄지면 소련무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정무원 기관지 「민주조선」의 논평,북한ㆍ소외무장관회담에서 보여준 김영남외교부장의 반발등 북한은 소련의 개방압력에 강력히 저항하고 나섰으나 결과는 보다 강력한 압력만을 불러왔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한소 수교,더 나아가 아시안게임 이후 예상되는 한중 관계개선을 더이상 저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한은 이제까지의 반발과 저항을 자제하고 앞으로 북한체제에 밀어닥칠 개방과 개혁의 물결에 맞서 어떻게 하는 것이 체제와해의 위협을 최소화하는가 하는 문제에 골몰하게 됐고 이같은 결과로 적극적인 평화공세를 취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최근 대외정치에 있어서도 주체사상이나 남조선 혁명론을 강조하기보다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거듭 강조하고 「인민중심의 정책」을 우선하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예상되는 개혁과 개방에 따른 북한주민의 반응에 북한의 집권층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구체적인 정책전환을 시도할 것이며 대남관계에 있어서도 평화공존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기존의 연방제 통일방안의의미 또한 남조선 해방전술이 아닌 체제공론적 성격으로 바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윤병익교수(통일연수원)는 『남북한의 체제공존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교류 증진은 곧 북한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뿐이라고 믿고 있는 북한이 대남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보이고 있는 최근의 태도변화는 단지 한소 수교의 지연 또는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 저지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한소 수교 또는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은 「하나의 조선」을 추구해온 북한의 대남정책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으로 북한은 이의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창순씨(북한문제연구소 이사장)는 모든 상황이 바뀌는데 자신만이 변화를 거부할 때 얻는 것은 고립뿐이기 때문에 북한은 이같은 상황논리에 밀려 변화를 내외에 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방 이후 45년간 북한을 지배해온 김일성과 그 통치집단이 엄존해 있는 한 협상이 변한다 해도본질은 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략적 이익을 위한 전술적 후퇴라는 측면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체제가 결코 무조건적으로 개방을 외면하고 있지 않다는 식의 정치적 유연성을 대외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는 선전적 효과를 위해 본질을 고수한 채 외형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태도 변화는 결국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북 관계의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게 김창순씨의 주장이다.
  • OCA의 「이라크 축출」 결정을 보며(북경수첩)

    ◎화합시대의 아이러니 아주 스포츠/OCA회장 피살ㆍ전 회원국 참가 무산/페만 모래바람에 유례없는 위기 봉착 아시아의 스포츠는 어디로 가는가. 전세계에 개방과 개혁의 물결이 흘러넘치고 화해와 화합의 기운이 가득한 이 시대에 아시아는 아연 긴장과 갈등의 몸살을 앓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시대의 아이러니,너무나 아시아다운 비극이다. 아시아 스포츠의 중흥을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라는 거창한 기구를 만드는데 앞장섰던 초대회장 제이크 파하드가 쿠웨이트 궁성을 지키다가 이라크침공군에 의해 피살되고 이라크가 쿠웨이트의 합병을 선언했다. 아랍 형제국들을 비롯한 전 아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제재문제,쿠웨이트의 자격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었다. 지난 8일 OCA집행위원회는 아랍분쟁을 야기시켜 아시아스포츠에 위기상황을 조성한 이라크의 북경아시안게임 참가금지 권고를 결의해 총회에 상정,20일 임시총회에서는 전 회권국들의 비밀투표로 이라크의 축출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집행위원회는 북경아시안게임을 3명의 부회장이 분담,주재하고 대회기간중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후임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이라크의 축출로 이라크를 지지한 것으로 추측되는 요르단과 예멘 등 2개국의 불참이 확실시된다. 뜻하지 않은 중동의 모래바람으로 아시안게임은 전례없는 위기를 맞게 됐으며 사상 처음 OCA 38개 전 회원국이 참가하는 최대의 잔치를 치르려던 개최국 중국의 의지도 여지없이 짓밟히게 됐다.
  • 반외세ㆍ국익맞물려 중동질서 재편가속(강석진특파원 페만현지보고:상)

    ◎이라크중심 「반미 전선」에 아랍민족주의 “꿈틀”/서방,애ㆍ사우디 디딤돌로 온건국과 결속강화/이스라엘 점령지문제 얽혀 주도권향배 예측불허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페르시아만 사태가 50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라크의 석유를 훔친」 쿠웨이트를 응징하기 위한 침략으로 부터 출발,만파를 그려가며 국제분쟁으로 발전돼 왔다.타국에 대한 침략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국제적 여론과는 별도로 이번 사태는 아랍민족주의와 국제질서의 정면 충돌,아랍질서의 재편가능성,수십만에 달하는 난민문제 등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낳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 중동지역은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확대재생산되며 세계 정치 경제에 충격을 주어왔다. 그 배경에는 서방의 이익,생존권을 앞세운 이스라엘의 건국과 아랍영토 점령정책,아랍인들의 민족주의,아랍 각국의 이해관계 등이 뒤얽혀 있다. 이번 사태도 과거의 도식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하고 끝내 합병해 버리자 중동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서방세계와 사우디 등 아랍의 왕정국가들은 이를 주권유린으로 간주하고 강력한 대 이라크 응징에 나섰다. 이에 맞서 이라크는 부패한 산유국 왕정의 타도,값싼 석유 확보를 위한 서방제국주의의 아랍문제 개입규탄,이스라엘 점령지문제와 쿠웨이트 침공의 연계 등 아랍민족주의를 자극함으로써 탈출구를 마련코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이라크의 노력은 일부 아랍권내에서 지지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라센제국 이후 몽고ㆍ오스만ㆍ터키ㆍ영ㆍ불ㆍ미 등 여러세계의 지배를 차례로 겪어온 아랍세계의 대외 적대감은 결코 무시못할 수준이다. 그들에게 「아랍의 것은 아랍에,아랍문제는 아랍인이」라고 하는 슬로건은 매우 큰 호소력을 갖고 있다. 이라크를 지지하는 아랍인들이 「쿠웨이트는 아랍의 땅,아랍의 석유는 아랍인의 것」이며 이번 사태를 국제화시키지 말고 아랍세계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외세 아랍민족주의의 발로라고 보여진다. 이라크와 그 지지세력들은 또 쿠웨이트가 이라크 바스라주의 일부였는데 서구세력들이 분할시켰으며 이를 통합하는 것은 제국주의가 획책한 아랍의 분열을 일부나마 극복하는 것이라는 강변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의 앞에는 무력사용은 반대한다는 말이 한자락 깔려있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이스라엘의 웨스트뱅크,골란고원,가자지구,레바논 남부지역 점령을 쿠웨이트 문제와 결부지어 서방의 이중기준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쿠웨이트측과 서방세계는 이스라엘의 점령을 쿠웨이트 점령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반대하며 일부 지역점령과 주권국가의 완전말살은 차이가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라크를 지지하는 아랍인들은 아랍의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보려하고 있다. 요르단의 아운 알카사니 왕세자 법률고문은 국제법과 국제정의는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회교원리주의도 변수 나세르를 통해 아랍민족주의의 발현을 보려했던 아랍인들의 민족주의 감정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극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부유한 산유형제국에서 하급노동직을 맡으며 맴돌던 가난한 아랍인들 가운데 일부는 쿠웨이트가 「지상의 신」처럼 행동했다는등 말초적인 반감도 갖고 있고 쿠웨이트왕정이 과연 보호받을 만큼 가치있는 민주정이었느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랍의 정치질서에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세속화(Secularization)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세속화가 다원화와 연결된 것이든 사회주의화와 연결된 것이든 일부 국가에서는 개방과 외국문물의 도입이 두드러졌다. 이집트와 시리아 등 이라크와 경쟁관계에 있는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알제리 모로코 수단 요르단 튀니지 예멘 등 세속화가 많이 진행된 국가들에서 이라크 지지가 높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따라서 아랍국가들의 세속화가 진행될수록 아랍민족주의의 분출이 더 활발해지리라는 단순추론이 가능해 보인다. 이에 반해 왕정을 유지하고 있는 페르시아만 주변의 GCC국가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막기 위해 이란ㆍ이라크전 당시 이라크를 지원한데 이어 왕정을 위협할지도 모를 세속화의 물결에도 강력히 대항할 것으로 보여 아랍세계의 주도권과 질서재편을 놓고 두고두고 진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중동사태가 어떻게 결말이 지어지든 이슬람 원리주의ㆍ왕정ㆍ세속화 등 3개의 물결이 계속 아랍세계와 아랍민족주의의 장래를 결정짓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아랍민족주의가 갖는 한계 또한 분명하다. 우선 아랍세계내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부유한 산유국의 왕정체제로 부터 반발이 있다. 개별 국가체제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추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범아랍통일국가의 실현은 「희망」사항으로 머무를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왕정국,세속화에 저항 다음으로 아랍민족주의는 아랍세계밖의 국제질서와 충돌을 빚고 있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아랍문제이자 국제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부 아랍인들은 국제적인 측면을 애써 도외시하고 있다. 이번 중동 취재과정에서 서방세계의 이중기준을 규탄하는 그들로 부터 터키의 북키프로스 점령을 규탄하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들 스스로도 이중기준의 함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침략당사국인 이라크는 국제사회로 부터 침략자라는 비난과 이에 따른 제재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최대의 실력자임을 과시하고 왕정국가의 무기력함을 낱낱이 드러내 보였다. 또한 한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아랍민족주의의 감정을 일깨움으로써 아랍세계의 주도권 재편을 촉발시키고 있다. ○난민문제 풀기 어려워 국제사회로서도 중동에서의 조그만 분란도 국제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기 때문에 이번 사태 후에라도 어떻게 아랍민족주의와 국제질서가 조화를 이루게 풀어나갈 것인지 아랍세계와 함께 공동으로 숙제를 떠안게 됐다. 국제사회가 떠안아야 할 또 하나의 중대한 과제는 인질과 난민문제. 국제분쟁은 어떤 형태로든 난민문제를 낳곤 했다. 이번 사태에서도 이라크와 쿠웨이트로 부터 탈출한 수십만의 인도대륙계 난민들이 거지가 다 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 군사비로 수십억달러씩 퍼부으면서도 난민지원은 가난한 나라 요르단의 책임과 자선사업에 내맡겨졌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냉혹함,부유한 산유국들의 이기심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었다.
  • 이산가족 북경상봉/한민족 「만남의 광장」된 아시아드

    ◎어제 세가족 포옹… 공항엔 혈육찾는 “피켓물결”/첫상면 남매,한눈에 알아보곤 기쁨의 눈물 북경아시안게임을 맞아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 가운데 이산가족들이 속속 그리운 혈육을 만나고 있다. 19일 상오11시30분쯤 북경 공항로비에서 양희숙씨(52ㆍ여ㆍ경북 달성군 오포면 568의1)는 동생 성태씨(39ㆍ사업ㆍ중국 요령성 심양시 소가돈구 민주가 11)를 만나 첫눈에 알아보고 와락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성태씨는 이날 누나가 한국 관광단에 끼어 북경에 온다는 편지를 3일전에 받고 허겁지겁 달려와 북경아시안게임 이산가족 상봉 제1호가 됐다. 이들 남매는 태어난후 이날 처음 만났다. 두 남매의 아버지 양종식씨(작고)는 지난 40년대초 일제의 탄압을 피해 중국으로 건너와 심양에 살며 성태씨를 낳았고 누나 희숙씨는 성태씨가 태어나기 전 한국의 먼친척집에 맡겨져 자라왔다. 그후 두 남매는 서로 얼굴도 모른채 40여년을 지내다 지난83년 KBS의 이산가족상봉주선 이후 계속된 혈육찾기를 통해 지난해 마침내 서로 주소를 알아 서신왕래를 해왔었다. 성태씨는 심양에서 몇해전부터 옷가게를 운영,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희숙씨는 현재 경북 달성에서 석재상을 하고 있다. 희숙씨는 『한번도 보지못한 동생이지만 공항출구를 나오자마자 한눈에 알아봤다』면서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으나 이곳에 있는 성태와 동생 성동 등 두동생을 한국으로 초청해 함께 살고싶다』고 말했다. 또 이날 중국 길림성 연길시에 사는 희순씨(36ㆍ여)도 사촌오빠이며 부산시 체육회소속 임원으로 이곳에 온 김재진씨(43)를 처음 만나 상봉의 기쁨을 나누었다. 김씨 역시 부친인 김명제씨(69년 작고)가 만주에 살다 8ㆍ15때 동생 춘제씨와 연락이 끊겨 서로 소식을 모른채 지내오다 올해초부터 서신왕래를 해왔다. 희순씨는 재진씨를 만나기 위해 이틀전 연길을 떠나 이틀이나 걸려 북경에 와 이날 공항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섰다가 마침내 만나게 된것. 이밖에 이날 북경공항에서는 부산시 광안동에 사는 지재식씨(74ㆍ무직)가 조카인 지보갑씨(49ㆍ소학교교사ㆍ중국 흑룡강성 아성시)를 만났다. 이들은 그동안 서로전혀 소식을 모르고 지내다 지난해 7월 중국 여행을 한 지씨의 친구가 주소를 확인,이날 상봉하게 됐다. 조카 지씨는 『이렇게 혈육을 만나게 해준 아시안게임이 내게는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됐다』고 기뻐했다.
  • 몸에 밴 안일… 삐꺽거리는 「개혁」

    ◎송복교수 소ㆍ동구 학술 기행 특별기고/대부분 공장 주 40시간 가동에 불과/“힘든일 왜 하나”… 농부도 주말엔 휴무/뇌물 없인 일처리 안돼… 사회기강 급속 붕괴/지식인 푸대접 심해… 청소부 봉급이 신문사 사장보다 많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성공할 것인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운명은 세계의 향방은 물론 아시아 한반도의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다음은 최근 2주간 소ㆍ동유럽을 방문,페레스트로이카의 현장을 살펴보고 돌아온 본사 논평위원 송복교수(연세대ㆍ사회학)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사회학적 진단 특별기고문이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소련을 다녀왔고 또 동구 여러 나라들을 보고 왔다. 이 다녀 오신 분들의 사회주의 사회의 실상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나 느낌도 거개가 일치해 있다. 평소 사회주의 사회나 그 이데올로기에 대해 어떤 태도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었건 그 사실에 대한 인식에는 대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세상은 있는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있다」라는 미국 초기 사회학자 윌리엄 토머스의 명구가 있다.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그것을 세상의 실체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처음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부정적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고 반대로 긍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다. 그런데 소련이나 동구사회에 관한한 보고 싶은 것만 보았건,보기 싫은 것은 애시당초 보지 않았건 관계없이 대체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그것은 첫째로 소비재가 아주 귀하다는 것,그래서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것. 둘째로 사회관계에 부드러운 기가 없고 윤기가 없고 활기를 그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셋째로 사람들이 너무 느리다는 것,바쁜 것도 없고 안달하는 것도 없고 그리고 성취동기가 전혀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것. 넷째로 너무 관료주의화해 있다는 것,그 어느 사회보다 관료주의의 병리가 골수에까지 깊이 박혀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 다섯째로 그러면서 너무 부패해 있다는 것,도덕적 기강이 관료사회에서나 일반 시민사회에서나 다같이 급속히 무너져 가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던져준다는 것,대개 이런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총체적으로 흔히 말하는 「소비에트 엑스페리먼트」(Soviet Experiment)가 실패한 것이라는 결론을 어느 시각에 입각해 있는 사람들이든 다 같이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1917년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난 이후 70수년간 인류사회 최초로 소련이 시도한 공산주의사회의 실험은 그 실험 3세대가 지난 오늘날의 결과에서 보면 그것이 하나의 결과이든 조짐이든 어쨌든 실패했다는 결론을 다같이 도출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살아 있는 공산주의 최고 이론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어니스트 만델(Ernest Mandel)의 최근 저서 「페레스트로이카를 넘어서(Beyond Perestroika)」에서도 꼭 같이 지적되고 있다. 누가 보든 궁금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했길래」 저러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맥도널드 빵을 사먹기 위해 1㎞ 이상의 줄을 서 있어야 하고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의 말보로담배가 자기네 돈(루블)값보다 오히려 더 귀하고 더 태환성이 높아 보이고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TV 프로가 텔레비전에 비치기만 해도 하던 일을 멈추고 저렇게 넋이 빠져 보고 있는냐는 것이다. 담배를 사기 위해서,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옷을 사기 위해서,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저렇게 긴 줄을 서 있어야 하고 누구나 비닐백을 한 둘씩 상시로 들고 다니면서 줄만 보이면 뭘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이 저렇게 무작정 긴 행렬에 끼어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그런 생활의 연속이 일과의 시작이며 끝이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소련 전가정주부들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서 줄서 있는 시간은 연 3백억 시간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대개의 가정주부들은 하루 2시간 이상을 꼬박 줄서는데 바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 3백억 시간의 생산손실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계산하지도 않고 계산할 필요도없고 더구나 생산과 연관해서 계산하는 개념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이 나라의 생활습성처럼 보인다. 건물 도로 전철로 공원시설 등 사회간접자본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을 때는 거창하고 웅장하기 더할 데 없이 지었을 것이다. 과연 큰 나라답게 웅대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모두 지어져 있다. 아마도 국가예산으로 국가가 관장해서 짓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거대하기는 해도 위용이 없고 오래된 것 같기는 한데 고풍스러움을 찾기가 어렵고 공사기간이 결코 짧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날림으로 보인다. ○관료주의 병리 극심 더구나 안을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처럼 건물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1∼2㎞에 이르는 거대한 상가를 지어 놓고도 안은 텅텅 비어 있고 거기에 부서진 것 허물어진 것 망가진 것은 일체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 호텔시설도,그것도 외국손님들로차 있는 손꼽히는 호텔도 변기통이 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문이 부서져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국가는 예산이 없고 개인은 그것이 어디 내것이냐는생각에서 일 것이다. 참으로 「만인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인가. 이 사회는 마치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증명하기 위해서 존속하는 사회로 느껴진다. 이 증명은 농촌에서도 그대로 입증되고 있다. 호텔내에서의 식사나 호텔 밖에서의 식사나 이 광활한 농업지대에서 생산되는 채소라는 것을 식탁에서 구경할 수가 없다. 그 이유를 캤더니 지금 소련 농장에서 채소의 60%가 출하되지 않고 밭에 심어진채 그대로 썩고 있다는 것이고,곡물은 10%가 그런 상태라는 것이다. 국가는 운송시설 냉동시설이 모두 부실해서 손 쓸 여력이 없고 농부는 그것이 「내 것도 네 것도 아닌데」 무엇하러 따가운 햇살에 수고로움을 끼칠까 보냐이다. 자본주의사회의 농부들처럼 기를 쓸 이유도 없고 안달할 필요도 없다. 고추값이 떨어진다고 고추를 자동차에 싣고 여의도 광장에서 농성하는 한국의 농사꾼은 이나라 농부들의 눈으로 보면 실성한 사람들이나 하나도 진배가 없다. 왜 그렇게 살 것인가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농사를 짓고 무엇하려고 그렇게한푼의 값을 더 올려 받으려고 애를 쓰는냐이다. 더구나 토ㆍ일요일의 이나라 농부들은 밭에서 절대로 일하지 않는다. 모스크바 근교의 어느 농촌마을을 돌아다녀도 토ㆍ일요일 이틀동안 들판에 나와 일하는 농부는 그 어느 한 사람도 그림자조차 구경할 길이 없다. 이는 불가리아의 그 넓은 농업지대에서도,유고의 그 많은 농촌마을에서도 조금도 다르지 않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때(시)라는 것이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없는 것인지 해당이 안되는 것인지 어쨌든 토ㆍ일요일은 어디든 일하지 않는다. 정말로 마르크스의 이상대로 「능력껏 일하고 필요에 따라 갖는 것」인지,고전 경제학파들의 주장대로 「능력에 따라 일은 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것」인지,자본주의 사회와는 너무나 다른 풍습도를 볼셰비키혁명 70수년동안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제가 아니고 또 오늘도 아니고 내일이다. 글라스노스트는 「개방」하자는 것이고 페레스트로이카는 「개편」하자는 것이다. 어디를 향해서 개방하고 어떤 문제를 새로이 개편ㆍ개혁하자는 것인가. 지금까지 소련ㆍ동구에서 시도해 온 교환방식은 시장메커니즘으로,소유는 사소유로,관리는 기업경영체계로,생산은 소비재 위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서구사회를 준거로 해서 모든 것을 서구식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나 길고도 험난한,그러면서 성공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그 누가 이 사회를 얼핏 보든 선뜻 짐작할 수 있는 길이다. 첫째로 이 사회는 개방하면 더빨리 부패할 것이라는 것이다.지금도 도덕적 위기를 어디서든 맞고 있다. 개방하면 그 위기는 일로상승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안정은 도덕적 안정감에서 왔다. 그 누가 그 얼마나 부패해 있든 정보통제로 사람들은 부패의 종류를 잘 인식치 못했고 그 수준을 제대로 측량치 못했다. 그러나 개방은 남의 부패를 가장 먼저 인식시키고 그 수준을 실제보다 수배로 과장해서 측량시킨다. 그래서 어떤 사회든 개방과 동시에 정보흐름이 자유화되면서 예외없이 부패가 역상승으로 가속화했다. 이 부패의 속도도 문을 닿아놓은 기간과 정도에 비례했다. ○빵등 소비재난 최악 더구나 이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폐쇄사회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홍수져가면서 가장 먼저 들어간 것은 자본주의의 장점이 아니라 가장 타기되어야 할 결점들이다. 애들이 밖에서 다른 애들과 섞여 놀때 부모가 아무리 사회화시켜도 못된 것을 먼저 배워 온다.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카트를 쓰려해도 말보로 담배 한값을 먼저 내야 쓸 수 있고,호텔 청소부도 담배나 스타킹을 미리 테이블 위해 얹어 놓아야 청소를 제대로 해준다. 이것이 어디 밑바닥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만 한정된 것이랴. 저변에서 상층에 이르기까지,교육수준이 낮은데서 높은데를 가릴 것 없이,무슨 안개처럼 덮여 있는 듯하다. 어디를 가나 뇌물을 주어야 하고 어디로 가든 암달러상이 있다. 둘째로 노는데 모두 이력이 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은 1주 30시간에서 40시간 일하는 것이 보통이고,일거리가 많아도 40시간 이상 일하는 곳은 찾아 보기 어렵다. 그것도 농촌에서와 마찬가지로 토ㆍ일요일은 반드시 논다. 그리고 1일 6시간 일하든 8시간 일하든 5일 일하는 중에도 정작 일하는 시간은 2시간 뿐이고 나머지 시간들은 대부분 잡담으로 채워진다고 한 관리자는 말한다. 이 관리자는 잡담도 노동의 하나라고 조크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리고 이 노동하는 주중에도 담배를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길가의 긴행렬에 가담해 줄 서 있다면 결근하는 것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하긴 줄서는 것도 고된 노동임엔 틀림없다. 아마도 한국사람의 경우 줄서는 것은 그 어떤 고된 노동보다 고된 행동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줄서기 위해서 결근하는 것도 합리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줄서기 위해선 결근해도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상상을 불허하는 극히 희귀한 노동현상이 이 나라의 노동관행이다. 고르바초프의 말대로 「아무리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는 사회」­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벌고,더 많은 업적을 내서 더 많은 냉산성을 올리자는 성취동기는 이 나라에선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욕망도여느사회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현재 사는 아파트를 싼 값으로 사서(2백50달러 미만) 개인소유화하라고 해도,그것을 왜 사냐고 반문한다. 지금 이대로 살아도 죽을 때까지 이 아파트에서 살 수 있고,더구나 국가에서 수리비까지 부담하는데 왜 그것을 사서 그 돈을 쓰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에덴동산이 그런 것인지,어떻게 보면 낙원에 사는 사람들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참으로 순박하고 순진하고 그리고 착해 보인다. 저런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보는 그 악마구리 같은 경쟁문화­비단 한국사회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사회에서 보아지는 경쟁문화가 심어지고,경쟁행위가 주도적 행위로 등장했을때 이 사회가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 미상불 대혼돈과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따르는 소용돌이가 전국 각지에서 넘쳐 흐르게 될 것이다. 셋째로 지식인의 푸대접이다. 교수나 의사 기자가 노동자보다 월급이 훨씬 적다. 보통 공부많이한 지식인은 한달 2백50루블이고 노동자는 3백50루블,당관료는 4백루블이 되어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신문사 사장이 5백레바를 받는데(8레바가 1달러),청소부가 7백레바를 받는다고 했다. ○암달러상 거리활개 불가리아 칼 마르크스 대학의 손체브(Rasdoslav Tsonchev)교수에게 그 차이의 합리성을 따졌더니 노동자가 주도세력이 돼 있는 나라의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생산성은 아무리 올라도 3배가 오르기 어려운데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지식인의 경우 그 생산성은 열배 백배 심지어는 무한대로 확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 아무런 인센티브 없이 어떻게 발전을 가속화하려 하는가.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리고는 손으로 마르크스 석상을 가리켰다. 칼 마르크스대학의 높이 세운 마프크스 석상의 큰 마르크스 이름에 학생들이 페인트로 곱표(×)를 크게 치고 무어라고 불가리아어로 갈긴 낙서를 보라는 신호이다. 그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마르크스를 싫어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모스크바대학 교수들도 요사이 모스크바 대학생들도 한결같이 비판적이되어 간다고 조심어린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인ㆍ학생들의 부르짖음이 노동자들의 분노를 얼마나 야기시키고 있는가. 루마니아에서의 광산노동자들의 데모학생 살해수가 그것을 밑받침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인센티브는 좀체 유발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산업화를 촉진해 갈 것인가. 소련에서의 개방화와 개혁화는 모스크바 까마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만큼 어려울지도 모른다. 모스크바 까마귀는 도시에서 관광객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먹고 혹은 쓰레기통이나 뒤지며 쉽게 쉽게 살고 있다. 우리네 갈가마귀처럼 멀리 하늘을 높이 높이 비상하지도 않고 먹이를 찾아 끼옥끼옥 울며 아귀다툼을 벌이지도 않는다. 색깔도 우리 까마귀와는 달리 목과 배ㆍ등 일부가 오히려 회색으로 보인다. 주둥이와 우는 소리는 까마귀 그대로이다. 그러나 그 까마귀는 야성이 없고 사람을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 배가 고프면 고픈대로,부르면 부른대로 게으르게 살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본성을 되찾을 것인가. 정녕 되찾게 할 필요가 있을것인가.
  • 주가 5백90선도 붕괴위기/“팔자”쏟아져… 주말장 13P 밀려

    ◎「반대매매」 악재로 올 최저접근 종합주가지수 6백대의 둑이 다시 무너졌다. 거센 하락세의 물결이 15일 주말 주식시장을 휩쓸어 주가를 20일만에 5백대지수의 늪으로 다시 빠뜨렸다. 반나절장이지만 하락폭이 12.9포인트에 이르러 종가종합지수를 5백90.62까지 가라앉혔다. 지난달 24일 침체기 처음으로 6백선이 붕괴된지 18일장(매매일기준)만의 일이고 다음날인 25일에 파인 연중 최저바닥에 단 2.7포인트차로 다가선 지수다. 연4일째 하락했을뿐 아니라 갈수록 그 물살이 급해지고 있어 이번 속락세 와중에서 현재보다 더 깊은 바닥이 파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최저지수 경신의 찬바람이 내주 증시에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훑어보아도 주가에 보탬이 될만한 지푸라기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는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판단이다. 주말장의 급락세는 최근의 현안인 「반대매매」와 오래묵은 장외문제인 「중동사태」가 악재적 힘을 한꺼번에 쓰는 통에 나타났다. 이라크군이 쿠웨이트 주재 대사관들을 침입하는등 중동사태가 다시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며 유가가 급등한다는 보도로 다소라도 호전되는 장세를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반대매매」로 인한 몸살때문에 증시와 투자자 모두가 흔들리고 있는 판에 중동의 나쁜 바람까지 심술궂게 다시 불어제친 것이다. 강제성의 일괄 반대매매가 2주 앞으로 임박하게되는 내주에는 반대매매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저지수 경신을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는 관계자들은 이같은 사태를 피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는 그뒤의 회복력발생여부에 생각을 모으고 있다. 「반대매매」는 현재의 바닥지수를 이끌어낸 「중동사태」와는 달리 투자자 전부에게 악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반대매매에 직접 관련된 계좌는 전 증시계좌 4백만개 가운데 4만개미만일 뿐이며 「반대매매」에 대한 장기적 및 대국적 평가는 「긍정」쪽이 단연 우세하다. 장세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을 치우는 일이 순탄하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반대매매」로 인한 최근의 투자심리 위축이나 주가속락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 수재민 돕는 주말이 되게(사설)

    우리 국민이 결정적인 때 보이는 순발력과,어려운 때 보이는 현명함은 참으로 놀랍다. 횃불로 불을 밝히며 철야로 복구작업에 임하는 민ㆍ관ㆍ군의 합작노력은 총력전에 방불하다. 특히 군이 이번 수해를 전후하여 보여준 멸사봉공하는 자세의 대민봉사는 국군의 소중함을 뼈속 깊이 되새기게 한다. 그들의 기민한 대처로 얼마나 많은 인명을 구했으며,얼마나 많은 불행을 미연에 방지했는가. 그러고도 무너진 둑을 복구하고 이재민을 지원하는 데 동원된 일손과 장비ㆍ노력은 막대하다. 긴박한 상황에서 보인 군지휘관의 기민한 판단과 당국자의 협조체제는 당연한 것이라 하더라도 민간기업의 원로 총수까지가 칠흑같은 현장에 임하여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지혜를 발휘하며 손발을 맞추는 대응태도는 대단히 믿음직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받은 또하나의 인상은 우리가 이룩한 「능력의 축적」이 과연 작지않다는 사실이었다. 기업마다 앞다퉈 수해지역 지원을 나서는 모습에서도 참으로 다방면의 많은 기술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으며 참으로 좋은 생각을가진 이웃들이 알게 모르게 사회를 이끌어왔었음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마음들은 또 얼마나 따뜻한가. 1천원부터 1억원에 이르는 의연금이 물밀듯 모여들고 구호품이 사방에서 달려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날 자신들이 당했던 불행에서 입은 온정의 은혜를 못잊어 전라도에서 충청도에서 몰려오고 있는 보은의 물결은 눈물겹다. 숫제 지원단을 조직하여 17대의 트럭에 양수기며 송수관따위 구호장비를 싣고 노력동원까지 하겠다고 오고 있는 사람도 있고 고추장의 명산지에서는 고추장 2천5백㎏을 가지고 출발했으며 40트럭의 의연품을 싣고 벌써 도착한 팀도 있다. 아마도 이렇게 화끈하게 서로를 사랑하는 민족도 달리 없을 것이다. 미처 이런 돕기운동에 가담하지 않은 이웃들은 이번 주말을 이용해서 옷가지 라면상자를 꾸려들고 달려갈 것이다. 아무리 불행해도 이렇게 보살피는 마음이 있음을 알면 용기를 잃지 않는다. 또한 수재를 당하고도 의연하고 온당한 이재민들의 자세가 고맙고 탄복스럽다. 『천재지변인걸,누구를 원망하겠는가. 하루빨리 불행을딛고 일어서야지…』하고 말하며 떠내려간 삶의 터전으로 찾아드는 사람들의 용기와 성숙함은 대인처럼 보인다. 더러는 인재에 의한 불행의 확대에 분노하며 떼를 지어 관청을 찾아가 불만을 터뜨린 사람들이 없지않다지만,지금 일어나고 있는 온정의 충정이 전달되면 과격한 그들도 행동은 삼갈 것으로 안다. 참으면서 순리로 견디는 사람에게 세상은 결코 무심하지 않다. 어떻게든가 수재민들의 무너진 삶의 기반을 되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사회가 있고,이웃이 있고,나라가 있는 이상 반드시 불행에서 털고 일어날 길은 열릴 것이다. 지각없는 사람중에는 품귀빚을 소비재를 사재기까지 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지만 남의 불행 위에 나의 행복이 쌓아지지 않는다. 이 주말에는 행락이니 골프따위 삼가고 수재민을 위로하기 위한 어떤 공이라도 쌓자. 벌써 한기가 스미는 찬바닥에서 노인이 떨고 아기가 울지 않도록 무슨 일이든 돕도록 하자. 우리는 그런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 외언내언

    느닷없는 가을폭우의 수해현장에서 군인들이 큰 일을 해내고 있다. 인명구조는 물론 복구작업에 이르기까지 활약이 대단하다. 감동적이기까지하다. 물새는 한강둑을 맨처음 발견하고 일대 주민들을 대피시킨 이 지역 육군 제1719부대 장병들의 신문에 난 한장의 사진은 너무나 고맙고 믿음직스런 것. ◆군인들의 노고는 이것만이 아니다. 작전훈련이나 전쟁영화에서 볼 수 있는 고무보트가 침수지역을 누비고 다니며 숱한 이재민을 안전지대로 옮기고 있는 것이나 헬리콥터의 구조작업이 모두 군인들이 하고 있는 일이다. 지붕위ㆍ고지대에 대피한 상당수가 이들에 의해 구출됐다. 한강둑 복구작업에도 민간인들과 합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세우지 않는 가운데,적극적인 이번의 봉사정신은 국민적인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얼마전부터 군 스스로 시작한 일련의 개혁운동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아왔다. 군의 정치적 중립의지가 그렇고 최근의 병영합리화를 내건 군인 복무규율 개정안이 군의 민주화를 위한 시도라는 데서 상당한 평가를 받은 게 사실. 군의 대민봉사활동이 지금까지 한두번이 아니나 그런 개혁의지 뒤의 첫 행동인 듯해 더욱 돋보이고 보기에 좋다. 국민의 군대로,신뢰받는 군의 위상은 이런 데서 더욱 정착돼 가는 것이다. ◆그러나 군뿐인가. 눈물겨운 동포애는 수두룩하다. 밤을 자지 않고 수해현장에서 둑을 살피며 이재민을 돕고 있는 수방관계자,경찰관,민방위대원,부녀회원… 등등이 모두 따뜻한 우리의 이웃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노파를 업고 병원으로 달리는 지서순경이나 김밥ㆍ국밥을 만들어 수용시설로 나르는 부녀자들이 그들이다. ◆바로 이것이다. 이같은 정성이면 어떤 재난이라도 극복에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재민을 돕겠다는 온정이 각계로부터 큰 물결이 돼 쏟아지고 있다. 그같은 이웃의 도움이 지금 필요하다. 장대비로 인한 피해가 그 장대비와 같은 엄청난 동포애로 말끔히 씻어지길 기대한다.
  • 김일성의 돌연한 중국방문(사설)

    소련과 중국에 대한 북한의 외교정책은 전통적으로 「등거리중립」과 「실리극대화」였다. 그때그때의 정세와 상황에 따라 소ㆍ중 어느 한쪽에 편중되거나 이념에 의한 노선의 변화는 있었지만 그것은 잠정적 현상일 뿐 궁극적으로는 중립과 실리의 추구로 일관해왔다. 북한의 이러한 줄타기 외교와 관련하여 소련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의 북한정책은 북한을 친중국으로 묶어놓는 것이 최종목표이며 중립의 위치에 두는 것이 최저목표이다. 북한 김일성의 돌연한 중국방문도 이런 인식위에서 해석해볼 수 있다. 북한은 최근 대남경쟁및 한반도문제에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다. 그들의 오랜 동맹국인 소련과 한국과의 급속한 관계개선이 그 하나요,남북한문제 접근에 있어서의 수세적인 입장이 다른 하나이다. 특히 올해안에 정식수교로까지 진전될 한소관계에 대해서 북한은 계속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소련을 견제해왔다. 소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투쟁은 가뜩이나 북한의 폐쇄와 고립정책을 반대해온 소련을 자극했고 결국은 두 사이가 매우 불편한 관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중국은 지금 이념과 현실사이에서 큰 갈등을 겪고 있다. 동구권 사회주의국가들의 개혁ㆍ개방의 물결은 아직 중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북경당국은 또한 작년 천안문사태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채 수구와 강경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 역시 이 세기적인 변화를 짐짓 외면하며 폐쇄를 고집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두 당국은 동병상련하고 있는 것이다. 김일성은 지난해 11월 북경을 방문했을 때 천안문사태 저지방식의 등소평 지지를 확인하고 소련ㆍ동구ㆍ몽고 등의 개혁노선을 반대한 바 있다. 김일성은 그 대가로 자신의 부자 권력승계체제에 대한 북경당국의 지지를 요청했을 것이다. 이어서 지난 3월 평양을 방문했던 강택민 중국 공산당총서기는 개방을 거부하며 국제적으로 고립된 평양측을 위로 고무하고 북한 지지를 확인했던 것이다. 그러나 국제정세및 한반도의 정세는 북경과 평양당국의 뜻대로 전개되지는 않았다. 한소관계의 개선은 평양당국뿐 아니라 북경당국에도 견제와 균형의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이번 방문에서 김일성과 강택민은 변화와 개혁에 함께 대비하며 대소관계와 관련한 공통의 입장을 강구했을 것이다. 김일성은 특히 앞으로 전개될 한중 관계개선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며 동맹국 최후의 보루로서의 북경당국의 자제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세계적인 개혁과 개방의 물결이 중국과 북한만을 그냥 두고 지나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북경과 평양의 밀착이 그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일 것이다. 따라서 점진적이고 질서있는 개혁의 추진만이 중국과 북한이 걸어나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한소수교는 기정사실이다. 평양당국은 개방과 변화로써 이에 대처해야 한다. 두 당국은 특히 서방국가들의 협조없이는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할 수 없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 한반도에 부는 「소련바람」/최홍운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7천만 우리 겨레는 물론,전세계의 눈과 귀가 온통 남북 고위급회담에 쏠려 있던 지난 며칠동안 서울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미국과 소련ㆍ일본 등 태평양연안 20개 국가의 검찰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마약ㆍ테러ㆍ환경오염 등 날로 국제화되고 있는 범죄에 공동대처하는 방안등을 논의했던 제2차 아ㆍ태지역 검찰총장회의가 그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ㆍ소 검찰총장의 첫 대좌,건국이후 일본검찰총장의 첫 방한,한ㆍ호 범인인도조약 첫 체결 등 큰 의미를 지니는 결과가 많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성과는 검찰수뇌들이 때마침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폐막때 채택한 「서울선언」에 「평화적이며 정당한 방법,즉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지기 바란다」는 조항을 만장일치로 포함시켰다는 사실이다. 오랜 우방인 미국은 물론,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소련과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일본,남의 나라 일에 잘 끼어들지 않으려는 중립국 인도등 그 어느 나라 검찰총장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그 가운데서도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한 사람이 바로 소련의 알렉산더 수하레프총장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때와 지난 3일 개막 첫날 회의 연설에서,그리고 「서울선언」을 채택한 6일의 마지막 회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소개하면서 아시아ㆍ태평양지역,특히 한반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소련의 경우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이 지난 2일과 3일 김영남 북한외교부장과 만난 자리에서,지난 4일 블라디보스토크 제2차 아ㆍ태지역 대화ㆍ평화협력회의 개막연설에서,지난 5일과 6일 일본외무장관과 총리를 잇달아 만난 자리에서 역시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또 블라지미르 카르포프작가동맹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자유센터에서 행한 특별강연의 내용 또한 같은 것이어서 수하레프총장의 발언이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한다. 수하레프검찰총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난 4일 고건서울시장이 마련한 만찬에서 『서울과 모스크바가 자매결연을 맺을수 있도록 주선하겠다』는 제의까지 내놓았다. 이미 20년전에 법무부차관,3년전에 법무부장관을 지낸 그의 특출한 위치로 봐 능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으며 한ㆍ소 수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소련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읽을 수 있다. 동구를 뒤흔들어 놓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북한사회에도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는 변화의 물결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 몽고,다산을 적극 권장(세계의 사회면)

    ◎인구 적어 자녀 많을수록 환영/8명이상 낳으면 「1급 영웅 어머니」 표창 중국에서는 인구억제를 위해 한 자녀만을 갖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국경너머 몽고에서는 자녀를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더 행복한 삶을 산다. 10명의 자녀를 둔 오르수 부인(50)의 경우가 그렇다. 그의 부부는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는데 대한 포상으로 최근 정부로부터 새집 마련을 위한 특별융자까지 받았다. 그녀가 새로 지은 방 4개짜리 콘크리트 방갈로에는 어린손자 6명도 함께 살고 있다. 12년전 몽고정부는 청소차 운전사인 오르수 여인을 「1급 영웅 어머니」로 표창했다. 이 상은 8명이상의 자녀를 낳은 어머니에게 수여하는 것이다. 그녀는 상으로 적성메달 이외 2백 투구리크(약 20달러)를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의 하나인 몽고의 1인당 GNP는 40달러에 불과하다. 또 우르수부인의 새 집에는 몽고의 일반가정에서 보기드문 냉장고와 싱크대도 갖추어져 있다. 몽고의 공산지도자들은 최근까지 모든 형태의 산아제한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몽고에 개혁의 물결이 밀려든 이후 피임의 합법화를 주장하는 소리가 거세게 일어 지금은 사정이 좀 달라졌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변함없이 대가족이 환영을 받고 있다. 한 관리는 『우리는 인구가 너무 적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인구증가를 권장하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다』고 밝혔다. 사실 몽고는 큰 땅덩어리를 갖고 있으나 인구는 고작 2백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출생률은 1천명당 36명꼴로 높은 편이라고 문쿠씨는 지적한다. 몽고에서는 평균적으로 한 가정이 최소한 5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아이들은 우리들 생활의 꽃이며 우리의 장래이다』 오르수 부인의 이같은 말은 몽고인들의 공통된 감정을 나타낸 것이다. 한 몽고 언론인은 『몽고인들이 자녀를 매우 사랑한다』면서 『원치않는 임신을 하는 경우도 많고 불법적으로 낙태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자기 아이들을 포기하여 고아원에 보내는 일이나 남의 양자로 키우게하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