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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세계에 번지는 극우 물결 속 우리는/최여경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세계에 번지는 극우 물결 속 우리는/최여경 국제부장

    최근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선거를 관통하는 단어는 ‘극우’, 극단적인 우파 성향이다. 독일 헤센주와 바이에른주에서 지난 10월 치른 주의회 선거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AfD) 당이 급부상했다. 이전 선거에서 10% 이하의 지지율을 얻었던 이 당은 이번에는 헤센과 바이에른에서 각각 18.4%와 14.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와 3위에 올랐다. AfD는 독일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이 극우 조직 혐의가 있는 것으로 분류한 조직이다. 헌법수호청은 인종주의, 과거 나치와 같은 국가사회주의, 법질서를 파괴하는 폭력 행위 등 위험성을 내포한 조직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이런 분류를 한다. AfD는 줄곧 난민은 본국으로 송환해야 하며, 독일 발전을 위해 들어올 수 있는 필수 인력은 독일 인근 국가에서만 유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015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시절 독일은 유럽 전반의 흐름과 달리 분쟁이 극심한 아프리카와 코소보 등에서 탈출한 난민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제 난민에 대한 거부감을 강하게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AfD도 그 반감과 공포심을 발판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독일과 북서쪽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에서는 지난달 조기 총선에서 헤이르트 빌더르스(60)가 이끄는 극우 성향 자유당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하원 150석 중 37석을 확보한 건데, 2년 전 총선 때보다 20석을 늘렸다. 녹색당·노동당 연합의 25석과 비교해도 큰 격차다.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민주당은 24석을 얻어 세 번째로 추락했다. 빌더르스는 ‘네덜란드의 도널드 트럼프’라고 불린다. 2004년 창당한 자유당을 이끌며 강력한 반이슬람·반이민·반유럽연합(EU) 기조를 견지해 왔다. 이슬람을 ‘파시스트’에 비유하고, ‘후진적 종교’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10년 전에 모로코인들을 “쓰레기”라고 모욕한 것은 네덜란드 법원이 인종차별로 판단해 유죄로 봤다. 네덜란드에서 대서양 너머에 있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보다 며칠 앞서 ‘또 다른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53)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후보 시절 정부 부처 수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통화를 달러로 바꾸겠다는 식으로 급격한 변화를 예고한 후보다. 전기톱을 들고 유세에 나서고 장기 매매 합법화도 지지하는 등 매우 과격한 언행을 보였는데도 유권자들에게는 ‘사이다’였는지 2위 후보에 10% 포인트 격차로 당선됐다. 다들 극우로 통칭하지만 나라별 사정은 제각각이다. 네덜란드와 독일에는 반이민 정서가, 아르헨티나에는 군사정권과 페론주의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깔려 있다. 자국민을 우선하고 경제 부흥을 부르짖으니 극우보다는 자국중심주의라고 하는 게 선명할 듯하다. 유럽 유권자의 호응을 얻은 반이민 정책의 배경에는 자국민의 일자리 박탈이 있고, 밀레이의 당선에는 현 체제와의 결별을 통한 자국 경제 부흥이 유효했다.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자국중심주의,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극우의 득세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다자주의를 표방했던 미국조차 경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자국 이익을 앞세우고 중국과의 전략경쟁을 심화시키면서 한국에 편향성을 가중시킨 와중이니 더 어려운 판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 외교정책이 정교하게 짜였는지, 한국 이익을 위한 실용 외교를 제대로 설정하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 왔다. 2030 엑스포 유치전을 경험하며 다른 나라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희망 회로만 돌리고 있는 우리 외교력을 본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진다. “미국에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오직 국익만이 존재할 뿐이다.” 얼마 전 작고한 ‘외교의 달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말이다. 한국에 대입해야 할 때다.
  • 미래세대가 생각하는 은평은 구경오세요

    미래세대가 생각하는 은평은 구경오세요

    서울 은평구는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미래세대가 생각하는 은평’ 전시회를 은평구청 본관 1층 로비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고 1일 밝혔다. ‘미래세대가 생각하는 은평’ 전시회에는 도시계획 전문가가 아닌 홍익대학교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은평의 미래 도시 모습에 관한 설계 작품이 전시된다.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의 유입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활력 있는 은평구가 되기 위해 미래세대가 스스로 머물고 거주하고 싶은 도시 상을 그린 것이다. 전시 작품은 총 3점이다. 주제는 ▲수색·DMC역부터 공영차고지를 묶어 개발계획을 세운 ‘링크드 은평 : 통일시대 글로벌 거점으로서의 은평’ ▲불광천변 일대와 새절역을 묶어 개발계획을 세운 ‘물결도시 은평’ ▲수도권고속철도(GTX) A 개통을 앞둔 연신내역과 혁신파크 개발을 앞둔 불광역을 묶어 개발계획을 세운 ‘새로운 수도권의 중심 : 미래로 나아가는 창의혁신도시 은평’이다. 지난 5월 은평구는 시·구·전문가(교통·철도·도시계획·건축)를 포함한 방문단을 꾸려 대중교통중심개발(TOD개발) 방식으로 역세권 고밀개발의 우수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일본 도쿄 일대를 시찰했다. 미나토구청, 니켄세케이 건축그룹, UR 도시재생기구, 동일본철도 등의 일본 관계자와 함께 역세권 개발 현장에 동행해 토론하는 등 시찰했다. 구는 내년 GTX-A 개통을 앞둔 연신내역과 혁신파크 개발을 앞둔 불광역 등 두 거점을 중심으로 은평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고 고밀 입체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연신내·불광 지역 중심 입체도시 조성 용역’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용역을 통해 원활한 개발 진행과 업무·상업·창업·문화의 중심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들이 살고 싶은 도시 상을 파악했으며, 선진사례 시찰을 통해 은평구에 맞는 개발 방향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여행길, 명나라 장수 공덕비와 마주치면/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행길, 명나라 장수 공덕비와 마주치면/서동철 논설위원

    공주 공산성은 백제가 부여로 천도한 이후에도 지방행정의 중심지 북방성으로 기능했다. 이후 신라는 웅천주, 고려와 조선도 공주목의 중심으로 활용했다. 성 내부의 공주목 관아는 17세기 중반에야 지금의 시내 중심가 중동으로 옮겨 갔다. 공산성 내부에는 명국삼장비(明國三將碑)라는 생뚱맞은 비석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제독 이공(李公)과 위관 임제, 유격장 남방위를 기린다. 1598년 세운 것을 1713년 고쳐 세웠다고 한다. 공산성은 당나라 웅진도독부 치소(治所)로도 쓰였으니 중국과의 인연이 질기다. 2030년 부산 엑스포 예정지였던 북항이 내려다보이는 부산진성에는 진남대(鎭南臺)가 있다. ‘남쪽을 진압한다’는 장대의 이름은 말할 것도 없이 왜를 겨냥한 것이다. 곁에는 상당한 크기의 비석이 있는데, 뜻밖에 천만리영양천공비(千萬里潁陽千公碑)다. 천만리는 1597년 평양과 울산 전투에 나섰던 명나라 장수다. 귀화한 영양 천씨 후손들이 1947년 세웠다. 왜군은 정발 장군이 분전한 부산진성을 헐어 내고 뒷산에 증산왜성, 바닷가에는 보조성 자성대왜성을 쌓았다. 왜군이 물러나자 명나라 장수 만세덕을 기리는 부산평왜비(釜山平倭碑)를 세웠는데,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조선은 1607년 옛 부산진성을 보수하는 대신 왜성을 그대로 부산진성으로 활용했다. 지금 보이는 가파른 성벽도 왜성의 흔적이다. 고금도는 강진 남쪽, 완도 동쪽의 섬이다. 강진에서 연륙교로 이어지고, 완도에서도 신지도를 거쳐 자동차를 타고 고금도로 들어갈 수 있다. 간척사업으로 고금도와 합쳐진 묘당도는 이순신의 조선수군과 진린의 명나라 수군이 주둔했던 군항이었다. 고금도 관왕묘비는 1713년 좌의정 이이명이 비문을 짓고, 삼도수군통제사 이우항이 글씨를 썼으며, 승려 처환이 새긴 것이다. 관왕묘는 중국인들이 신으로 믿는 삼국지의 영웅 관우를 모신 사당이다. 진린은 1598년 고금도에 관왕묘를 세우고 직접 제례도 올렸다고 한다. 앞서 이이명은 1710년 고금도 관왕묘에 이순신과 진린을 함께 배향했다. 그런데 1931년 소설가 이광수가 불러일으킨 여론이 변화를 몰고 왔다. 이광수는 ‘고금도에서 충무공 유적 순례를 마치고’라는 답사기에서 “통분한 것은 관우의 묘정 서무(西廡)에 충무공을 배향한 것이니, 충무공이 관우의 신하처럼 됐고 동무(東廡)의 진린보다도 아래 서게 됐다”고 썼다. 묘금도 관왕묘는 1947년 이순신 사당이 되어 1953년 충무사 현판을 내걸었다. 명나라는 1592년 원병을 조선에 보냈고, 많을 때는 10만명 남짓한 병사가 주둔했다. 명군은 1600년 모두 돌아갔는데 길지 않은 기간 적지 않은 흔적을 남겼다. 서울에는 민충단ㆍ무열사ㆍ선무사가 세워졌고, 남원ㆍ안동ㆍ성주ㆍ여수 등에 관왕묘가 지어졌다. 장수를 기리는 비석은 공주, 부산, 고금도와 함께 보령, 남해, 울산, 청산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여행길 명나라 장수를 떠받드는 비석을 발견했다고 자괴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조선 후기 유행한 지방관의 선정비가 그렇듯 비석이란 세운 이들의 존경이 아닌 고통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명나라 장수를 칭송하는 비석도 이면의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조선의 진심은 이랬다. 부산평왜비를 다룬 선조실록 1599년 10월 1일자 사관(史官)의 평가다. ‘옛날에는 기록할 만한 명망과 공로가 있어야 비석을 세웠다. 그래야 세월이 오래될수록 공로가 알려지고 시대가 멀어질수록 명망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중국 장수들은 한 모퉁이에서 군사를 거느린 채 왜노(倭奴)가 물결을 드높이며 바다를 건너가는 것을 앉아서 보고만 있었다. 헛된 명성을 과장하더니 돌에다 공적을 새겨 이름을 전하려 하고 있으니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극에 이르렀구나.’ 오늘날 국가의 문서에도 어느 구석 진심을 적어 후세에 전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 “극락왕생 하소서” 자승 스님 입적에 정치권 애도 물결

    “극락왕생 하소서” 자승 스님 입적에 정치권 애도 물결

    지난 29일 경기 안성 칠장사에서 입적한 자승 스님의 입적 소식에 정치권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오세훈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스님의 갑작스런 입적 소식을 듣고 황망하기 이를 데 없다”고 애도했다. 오 시장은 “스님은 ‘동심동덕(同心同德)’으로 화합을 강조하셨던 불교계 큰 어른이셨다”며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는 스님의 말씀은 정치권에 주신 죽비와도 같다. 자승 스님의 가르침을 따라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모아 화합하고 발전을 이끄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나라당 대표시절에 맺었던 속세의 인연을 그동안 지켜 오면서 큰스님의 가르침을 늘 받곤 했는데 갑자기 입적하시니 황망하기 그지없다. 속세 기준으로 동갑이라고 농담하시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홍 시장은 ““자승 전 총무원장 큰스님의 입적을 추모한다”며 “극락왕생 하시옵소서”라고 적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불교계의 큰 어른 자승 스님이 입적하셨다. 우리 사회의 길을 밝혀주신 소중한 어른을 잃은 슬픈 소식”이라며 “자승 스님의 입적에 슬픔을 가누기 힘드신 불자들께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스님은 불교의 모든 가르침과 화두는 차별 없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강조하시면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마지막까지 진력하셨다”면서 “귀한 가르침을 불교계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함께 이어받아 모두가 존중받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하겠다”고 했다.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스님은 상월결사를 통해 교계의 혁신과 인류평화를 주창하셨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불교의 미래를 찾고자 애쓰셨다”며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가르침은 불교계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자승 스님의 큰 뜻을 받들어 차별 없는 세상,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자승 스님의 높은 공덕을 기리며, 다시 한번 자승 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애도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너무도 뜻밖의 소식을 접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을 느꼈다”며 “제가 의정활동 중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 찾아뵈면 언제든 차 한잔 내주시며 지혜를 나누어 주셨던 큰 어르신이셨다”고 떠올렸다. 태 의원은 “스님께서는 비록 입적을 하셨지만 평소 언행을 통한 가르침은 우리의 기억 속에 언제까지나 살아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 [문화마당] 마른 바다의 울음소리/이은선 소설가

    [문화마당] 마른 바다의 울음소리/이은선 소설가

    아랄해의 우즈베크어는 오롤덴기지, 러시아어는 아랄스코에모레, 키르기스어는 아랄덴기스, 카자흐어는 아랄텐지기다. 한 바다의 고유명사가 여러 언어로 현존한다는 것은 아랄해가 인접해 ‘있었다’는 뜻. 그런데 왜 ‘있었다’는 과거형 서술인가. 분명 그곳에 바다가 있었는데, 이제는 없어서다. 1960년부터 소련 정부가 내해(內海)인 아랄해로 흘러드는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의 물줄기를 바꾸었다. 목화밭의 재배 면적을 늘려 면화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었다. 바다로 흘러 들어오는 강줄기가 사라지자 내해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습기가 줄어든 대기의 불안정함은 곧 장기적인 가뭄으로 이어졌다. 새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아예 처음부터 없던 바다다. 빈 바다를 휘돌아 사람들에게 온 바람은 바닷속에 묻혀 있던 여러 화학 약품과 병균들을 몰고 왔다. 설상가상으로 마른 바다를 오가던 설치류의 몸에 묻은 균들이 마을 안까지 손쉽게 침범했다. 가장 여린 축인 어린아이와 노인들이 병을 앓기 시작했고, 제때 치료가 될 리 만무한 질병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소련 정부가 그곳에서 핵실험을 했다는 흔적들도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당장 어찌해 보지도 못하고 있던 사이에 아랄해 인근의 마을들은 속수무책으로 황폐화됐다.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억지로 버렸다. 나는 한국국제협력단의 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다 왔고, 몇 번이나 아랄해에 다녀왔다. 갈 때마다 현지 택시 운전사들이 부르는 값이 달라졌다. 물이 있는 곳까지 거리가 계속해서 멀어지는 까닭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소설가가 됐고, 첫 소설집 ‘발치카 No.9’에 아랄해 3부작인 ‘카펫’, ‘까롭까’, ‘톨큰’을 발표했다. 얼마 전에는 그것을 가지고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된 제9회 세계한글작가대회에서 우즈베키스탄 작가들을 비롯해 27개국의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작가들을 만났다. 주빈국 우즈베키스탄 소설가 포질 파로호드와 마지도프 가이라트 시인의 한국 방문에 화답해 내년 봄과 가을에 우즈베키스탄에서 문학적인 교류를 이어 가기로 약속했다. 그들은 머나먼 한국에서도 아랄해에 관심을 가지고 소설을 쓴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반가워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슬프다는 말을 전해 왔다. 나는 떠나온 지 오래였지만, 슬프다는 우즈베크의 말은 분명히 알아들었다. 이 모든 일의 저변에 문학TV 대표이자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의 저자 최희영 작가의 숨은 노고가 있었다. 최희영은 우즈베키스탄에 서른 번 가까이 오가며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우즈베키스탄을 한국에 알리려 노력했다. 국제펜클럽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작가들을 한국에 초대해 세계한글작가대회의 주빈국 개최까지 이뤄 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에서도 외교부 직원과 국영 방송팀을 한국으로 파견했다. 한국에서의 행사 소식이 생방송으로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연일 타전됐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뒤늦게 강의 수로를 다시 돌렸다고 한다. 물결을 타고 파도가 흐르는 소리를 아직은 문장으로밖에 들을 수 없다.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그것을 실제로 볼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그곳에는 여전히 파도와 물살을 기억하는 ‘사람’이 살고 있으니. 아랄해는 돌아올 것이다.
  • 미 하원 36명 이상 불출마 선언, 공화당에 발목잡힌 의회 밖에서 정치 바꿀까

    미 하원 36명 이상 불출마 선언, 공화당에 발목잡힌 의회 밖에서 정치 바꿀까

    미국 하원 의회에서 무려 36명 이상의 현직 의원들이 내년 재선을 포기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일부는 다른 공직으로 말을 갈아타려는 목적이지만, 상당수는 다수당인 공화당의 횡포로 입법부 마비 사태를 겪으며 무기력한 의회에 회의를 느낀 탓이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현재 36명 이상의 의원이 은퇴 선언을 한 가운데, 이 중 11명은 상원의원으로 출마한다. 5명은 주정부나 지역 공직으로 옮겨갈 예정이며, 1명은 대학 총장 취임을 위해 사임한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도전을 선언하며 재출마를 포기한 딘 필립스(미네소타) 의원도 있다. 이같은 불출마 물결은 지난달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해임안 통과, 뒤이은 새 의장 선거 난항, 2024년도 임시예산안 처리 과정의 진통, 이로 인한 셧다운(정부 업무 일시 정지) 위기 등 ‘숨 막히는’ 의회 기능 장애 이후 더 눈에 띄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달 들어서만 12명이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해 월 단위로는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러시를 이뤘다. 불출마 선택지를 고른 의원들은 공화, 민주 양당을 막론한다. 하원에서 25년 넘는 임기를 보낸 민주당 소속 얼 블루메나워(오리건) 의원은 “이 일을 좋아하지만 정치 때문에 더 할 가치가 없게 됐다”며 “재선에 얽매이지 않으면 내가 관심갖고 있는 여러 일들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NYT는 ‘의회에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고려하며 정치적, 정책적 의제를 입법화하고 발전시킬 가능성과, 1녀 내내 (워싱턴 DC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개인적 희생 사이에서 의원들이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원들의 불출마 러시는 지금 같은 혼란스럽고 혹독한 의회 환경에서 절충안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것이다.의회 10년 차로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댄 킬디(미시건) 의원은 “이번 회기는 완전한 혼란, 효과적 거버넌스에 대한 의지 부족으로 인해 의회 임기 동안 가장 불만족스러운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공화당 켄 벅(콜로라도) 의원 역시 “공화당에 대한 불만과 단절감이 너무 커져 재선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는 매카시 의장 해임안 통과 이후 지난 2021년 1.6 의회 폭동사태 규탄을 거부한 공화당 의원들을 비난한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우리는 길을 잃었다. 공화당은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우리가 (2020년) 대선결과 인증 거부 문제를 계속 해결할 수 없다면 ‘공화당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미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애리조나주 공화당 의원인 데비 레스코 역시 지난달 성명에서 “워싱턴 DC는 망가졌다. 아무것도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불출마 물결은 의회에서 영향력 있는 다선 의원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세출위원장인 80세의 케이 그레인저(텍사스) 의원은 14번째 임기 후 은퇴 예정이다. 이들은 “더 이상 당의 내분과 대중의 관심 끌기에 맞서 싸울 필요가 없다”며 의회 바깥에서 현실 정치 변화에 더 영향을 미치겠노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의회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의원들의 결정으로 ‘하원 은퇴의 홍수’가 계속되고 있다”며 11월은 2011년 이후 불출마 선언이 가장 많이 나온 달이라고 전했다. 내년에 은퇴한 의원들과 새로 직을 이어받은 새 얼굴들이 무기력함과 내분으로 점철된 하원 의회 안팎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 민주당 혁신계 “이재명, 위성정당 꼼수 안 돼… 금지 입법 결단해야”

    민주당 혁신계 “이재명, 위성정당 꼼수 안 돼… 금지 입법 결단해야”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의원이 26일 이재명 대표에게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 혁신모임인 원칙과상식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선거제 퇴행은 안 된다. 이 대표의 결단을 요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선거제 퇴행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민주당 정신, 민주당의 길에서 탈선하는 것”이라며 “만일 우리 당이 국민의힘 핑계 대고 병립형에 합의한다면 그것은 정치야합”이라고 비판했다. 또 “20대 대선 직전, 선거운동을 일시 중지하고 지난해 2월 27일 밤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의원 선거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도 있다”며 “이재명 지도부가 그 수많은 약속을 어기고 선거법 야합에 나선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민주당의 뜻있는 의원들과 힘을 합쳐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민주당 이탄희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이재명이 앞장설 시간’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 의원은 “그동안 우리 민주당은 여러 차례 국민께 연동형 비례제 수호와 위성정당 금지를 약속해 왔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인지, ‘국힘과의 야합’을 할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결단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그 결단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서울 명동에서 국민 앞에 ‘국민통합과 정치개혁 선언’을 통해 위성정당 금지를 약속했다”면서 “약속을 지키는 정치, 실천하는 정치가 이재명의 정치이고, 민주당의 정치다. 지금껏 이재명과 민주당이 그랬듯 진정성과 진심을 국민 앞에 보여드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라는 글을 통해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유지, 확대, 독식하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판을 사기의 장으로 몰았던 위성정당과 같은 꼼수도 안 된다. 기득권 구조를 깨고 다양성을 살리는 정치개혁의 새 물결이 크게 일어 지금의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정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부터 비롯됐다. 정당득표율만큼 지역구 의석을 얻지 못할 경우, 이를 일부 비례 의석으로 보충해 득표율과 의석수의 괴리를 줄여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자 했다.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거대 양당에게는 불리한 제도였지만 이들은 위성정당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자신들과 뜻을 같이하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정당 투표는 이 위성정당에 하도록 선거운동을 했다. 덕분에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19석의 비례 의석을 얻었다. 쓰임을 다한 위성정당은 총선이 끝난 뒤 모정당에 흡수되면서 본래 의도가 무색하게 거대 양당의 의석수만 늘리는 효과만 나타났다.
  • 김동연 “병립형 회귀나 위성정당 꼼수 안돼…민주, 솔선해야”

    김동연 “병립형 회귀나 위성정당 꼼수 안돼…민주, 솔선해야”

    김동연 경기지사는 26일 내년 총선의 비례대표제 개편안과 관련해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유지, 확대, 독식하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서는 안 되고 정치판을 사기의 장으로 몰았던 위성정당과 같은 꼼수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 제목의 글을 올려 “정치권에서 선거법 개정 논의가 한창인데 정치판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를 ‘그들만의 리그’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며칠 전 서울대에서 강연을 했다. 학생들은 제게 정치를 하는 이유를 물었다”며 “정치판이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많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의 길이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정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득권 구조를 깨고 다양성을 살리는 정치개혁의 새 물결이 크게 일어 지금의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며 “정치권에서 누가 먼저, 더 제대로 기득권을 내려놓느냐는 ‘진정한 혁신경쟁’이 벌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선거법과 선거제도는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들이 있다”며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유지, 확대, 독식하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정치판을 사기의 장으로 몰았던 위성정당과 같은 꼼수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민주당 정치교체위원장이던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정치개혁에 대한 결의문을 제안해 전 당원 94%의 지지로 채택된 것을 언급하고 “바로 그 길, 바른 길, 제대로 된 길을 민주당이 먼저 가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솔선해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묵묵히 견딘 23년 제주살이… 제주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묵묵히 견딘 23년 제주살이… 제주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제주에서 오래 살았다는 것은 우리를 제주 땅이 받아들였기 때문이고 제주 사람들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살이 23년이 된 김품창(57)화가가 제주에 대한 진실한 사랑과 삶, 그곳에서 어울려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등 제주를 온몸으로 품어온 이야기를 40여 점의 작품과 함께 소박한 글로 담아낸 에세이 ‘제주를 품은 창’을 내놓으면서 24일 이같이 밝혔다. 서른다섯되던 해에 서울에서의 삶의 터전을 모두 버리고 가족과 함께 제주로 이주한 작가의 23년간의 제주 정착 사연은 녹록지 않다. 정착 초창기에는 쌀이 떨어져 라면을 먹을 정도였다. 그는 한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일자리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서울에서 아동 미술 과외를 했던 그는 초등학교 방과 후 미술 강사를 하려고 이력서를 내기도 하고 노동 현장을 알아보기도 했다. 연락도 오지 않고 받아 주는 곳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막대기로 장롱 밑 동전을 끄집어내는 내 모습에 순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과 극심한 자괴감이 밀려왔단다. 새 붓을 모두 부러뜨리고 그림을 찢어 버렸다. 그림을 그만두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날 밤 아내와 쓰디쓴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최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서울로 올라가 건설현장에서 노동일까지 했었다고 고백했다. 여전히 그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7~8년 전에는 서귀포항에서 생선장수 일도 했었다. 김 작가는 “새벽 서귀포항에 가면 생동감이 넘치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 영감을 얻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었는데 거기서 고등어, 갈치가 싸게 들어오는 날엔 서울에 판매하는 일도 했다”면서 “약 1년 6개월 동안 적게는 하루 4만~5만원, 많게는 10만원 벌기도 했었다”고 웃었다.그림 에세이를 펴내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작가로서 그림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다가 도록에 제주 20년 일기를 써보자는 생각에 조금씩 글을 써 넣기 시작했는데 한 출판사에서 연락 와서 에세이 써볼 생각 없냐고 권유했다”면서 “그림 한 점에서 글 서너줄 써 넣으려던 게 제주살이의 애환을 그리고 담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는 넉넉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 제주문화, 제주 이야기를 아내 장수명(작가)씨가 쓰면 그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는 공동작업을 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제주에서 20년 넘게 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그의 진정한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도와주고 있어 든든하다고 전한다. 그는 “내가 바다 물결이 되어야 바다 물결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처럼 제주 땅이, 제주 사람들이 먼저 제주 사람으로 받아들여줬다”며 “자신은 이젠 제주의 화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작가는 강원도 영월 출신으로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서울에서 창작활동을 하다가 2001년 가족과 함께 제주로 이주해 서귀포에 정착했다. 한국 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중앙미술대전, 동아미술제, MBC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했다.
  • “별빛이 쏟아진다” 명동 거리 ‘빛 축제’로 연말 채비

    “별빛이 쏟아진다” 명동 거리 ‘빛 축제’로 연말 채비

    서울 중구가 연말 연시를 맞아서 명동 거리에 대형트리와 함께 빛이 쏟아지는 형상의 조명을 설치하는 등 ‘2023 명동 빛 축제’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내년 1월 13일까지 여는 명동 빛 축제는 명동예술극장을 중심으로 거리마다 가로수와 가로등에 다양한 빛 조형물을 설치해 색다를 볼거리를 제공한다. 명동예술극장 앞에는 물결무늬 별모양 조명을 입은 대형 트리를 설치했고, 명동 중앙로와 명동역으로 이어지는 거리에는 가로수마다 조명이 설치됐다. 또 명동길에는 별빛이 쏟아지는 모양의 조명을 설치했다.중구 관계자는 “가로수가 제각기 개성을 뽐내면서도 거리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조명을 설치했다”며 “별빛 모양 조명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축제기간 명동예술극장 앞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정오부터 오후 2시 40분까지 다양한 거리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연말연시를 맞아 명동 거리를 따뜻하고 반짝이는 조명으로 밝혔다”며 “시민과 방문객들이 거리 곳곳 다채로운 빛으로 물든 명동의 겨울을 마음껏 즐기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과연 자매선…브리태닉, 타이태닉 비슷한 곳에서 침몰 ‘비운’[지구촌 소사]

    과연 자매선…브리태닉, 타이태닉 비슷한 곳에서 침몰 ‘비운’[지구촌 소사]

    처녀 출항에서 침몰한 비운의 호화유람선 ‘타이태닉호’엔 동생이 있었다. 영국 ‘화이트 스타 라인’(White Star Line) 선사의 자매선 ‘브리태닉호’ 역시 항해 중 침몰이라는 비운을 맞는다. 하필 참변을 당한 위치도 엇비슷하니 참으로 묘하다. 제1차 세계대전 때인 1916년 11월 21일 오전 8시 12분쯤 영국 해군의 병원선 ‘브리태닉호’가 그리스 에게해의 케이스 섬을 지나던 도중 갑자기 우현에서 커다란 섬광과 함께 폭발음을 울렸다. 배수량 4만 8158t이나 되는 거대한 선박은 엄청나게 높아진 물결에 휩싸여 뒤뚱거렸다. 덩달아 탑승한 부상병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얄궂게도 아주 청명한 날씨였다. 침몰의 원인이 독일군 특전사 유보트(U-Boat)의 공격인지, 기뢰에 의한 폭발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 군대의 공격에 의한 것임은 분명했다. 불의의 공격을 당한 브리태닉 선장 존 코로퍼(1864~1916)는 인근 케오스 섬까지 항해한 뒤 배를 좌초시켜 침몰을 모면하려 했지만 결국 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배가 심하게 기울어져 희망을 꺾어버렸다. 다만 구명정 하나가 전속력 추진 중인 배의 왼쪽 스크류에 걸려 30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바틀렛 선장 또한 침몰하는 배에서 침착하게 빠져나와 근처 구명정으로 헤엄친 뒤 구조 작업을 전두지휘했다고 한다. 탑승객 1066명 중 대부분이던 환자와 의료인들은 승조원들의 지휘로 일사불란하게 탈출했다. 브리태닉은 사고 후 55분 만에 바다 밑으로 완전히 가라앉았다. 사람들을 전원 구조하는 듯했다. 그러나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말았다. 구명정이 프로펠러 날에 찢겨 제 구실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타이태닉 침몰 때의 뼈아픈 경험을 살려 크레인까지 설치해 구명정을 최대 한계치로 갖춘 덕분에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브리태닉의 선상 간호사 바이올릿 제솝(1887~1971)은 올림픽호 충돌사고 때에도 배에서 근무했고, 타이태닉 사고 생존자 710명 중 1명이었으며, 이후 브리태닉에서 근무하다 또 다시 사고를 당하고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는 이후 ‘미스 불침몰’(Miss Unsinkable)이라는 흥미로운 별명을 얻었다. 1986년 에게해에서 브리태닉의 잔해가 발견됐다. 브리태닉호는 ‘언니’ 타이태닉호처럼 두동강으로 산산조각나지는 않았다. 해저 146m의 그다지 깊지 않은 연안에 침몰해서인지 멀쩡하게 형상이 남아 있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 침몰한 최대 상선이란 기록을 남겼다. 화이트 스타 라인에 따르면 브리태닉은 당초 대서양을 운항하기 위해 올림픽급으로 만든 세 번째 선박이었다. 첫 번째 올림픽호, 두 번째는 타이태닉이다. 올림픽급 여객선은 1907년 경쟁사인 큐나드 라인의 주력 여객선이었던 루시타니아와 모리타니아를 뛰어넘는 더 크고 호화롭게 만들려는 화이트 스타 라인 경영진의 의지를 담은 선박이다. 올림픽과 타이태닉이 각각 올림푸스족과 타이탄족에서 이름을 땄듯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자이갠틱(Gigantic)이라고 명명했다가 침몰한 타이태닉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바꿨다. 결국 대영제국의 위대함을 뽐내려는 의도였다. 타이태닉 침몰 사고로 올림픽급 선박에 치명적인 결함이 밝혀지자 건조 중이던 브리태닉의 수밀격벽 및 다른 부분의 설계를 뜯어 고치느라 완성하는 데 오래 걸렸다. 어쨌거나 1914년 2월 26일 진수된 뒤 여객선으로 활용되나 싶었으나 7월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이듬해 병원선으로 징발돼 개조를 거쳤다. 화이트 스타 라인의 첫 번째 올림픽급 선박인 올림픽호는 1911년 6월 14일 영국 사우샘프턴을 떠나 미국 뉴욕까지 무난하게 첫 항해를 마쳤다. 그러나 다섯 번째 항해를 하던 9월 20일 영국 해군의 순양함과 충돌해 선수 우현에 손상을 입었다. 그러나 6주간에 걸친 수리를 통해 11월 29일 운항을 재개했다. 타이태닉은 사우샘프턴을 떠나 뉴욕을 향해 출항한 지 닷새 후인 1912년 4월 10일 캐나다 뉴펀들랜드 세인트존스로부터 동남쪽 700㎞ 지점에서 침몰하고 말았다. 탑승자 2224명 중 1514명이 목숨을 잃었다. 배수량 5만 2310t으로 세계 최대의 유람선이던 타이태닉호는 선내에 레스토랑은 물론 개인 목욕탕과 체육관, 수영장, 도서관, 흡연실, 그 외의 호화로운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느슨한 규제 탓에 구명정은 20척밖에 없었다. 구명정 20척의 최대 정원은 1178명이었다.
  • ‘일곱 번째 왕중왕’ 조코비치 꿈의 신기록

    ‘일곱 번째 왕중왕’ 조코비치 꿈의 신기록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즌 최종전 최다 7회 우승의 신기록을 세웠다. 조코비치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23 ATP 투어 니토 파이널스(총상금 1500만 달러)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세계 4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를 1시간 43분 만에 2-0(6-3 6-3)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441만 1500달러(약 57억 1000만원). 2008년 우승을 시작으로 2012~15년 4연패 그리고 다시 2연패를 달성한 조코비치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를 제치고 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을 썼다. ATP 파이널스는 세계랭킹 상위 8명이 나와 우승을 가리는 연말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1987년생인 조코비치는 대회 최고령 단식 우승 기록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서른여섯의 나이에도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US오픈 등 메이저 4개 대회 중 3개를 휩쓸고 연말 왕중왕전까지 제패한 조코비치는 “내 생애 최고의 시즌 가운데 한 해였다”며 “어제와 오늘 경기력이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전날 4강에서 2003년생인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꺾은 데 이어 이날은 홈 코트의 이점을 안은 2001년생 신네르까지 격파하는 등 테니스계의 새 물결을 거푸 잠재웠다. 특히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신네르에게 1-2로 패했으나 닷새 만에 설욕전을 펼쳤다. 한편 올해 말까지 세계 1위 유지를 확정한 조코비치는 남자 테니스 사상 세계 최고 자리를 400주 동안 지키는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조코비치 다음으로 오래 세계 1위를 지킨 선수는 310주를 기록한 페더러다. 현역으로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09주간 1위를 하며 조코비치 다음을 달리고 있으나 1986년생인 나달은 현재 664위까지 내려간 데다 사실상 은퇴를 앞두고 있어 기록을 늘릴 가능성은 없다.
  • 중국과 손절, 미국과 외교 강화…중남미 ‘핑크 타이드’ 확산 제동

    2011년과 지난해 중남미 대륙을 휩쓸었던 ‘핑크 타이드’(온건좌파 정권 물결)의 기세가 아르헨티나의 ‘극우’ 지도자를 만나 한풀 꺾일 조짐이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53) 당선인은 2015년 마우리시오 마크리(64)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에 탄생한 우파 대통령이다. 다음달 10일(현지시간) 취임하면 아르헨티나를 둘러싼 국제사회 움직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중남미에선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페루, 볼리비아, 칠레, 브라질, 과테말라 민심은 수년 새 잇따라 좌향좌를 선택했다. 지난 7월 콜롬비아에선 역대 첫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기존 온두라스,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쿠바 등과 함께 중남미 좌파 정권은 경제 전반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도록 모색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하면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아르헨티나 좌파 정권은 중남미 처음으로 일대일로(중국~유럽을 잇는 육·해상 실크로드)에 협력할 만큼 중국과 가까웠다. 지난해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땐 정상회담을 갖고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최근엔 1300억 위안(약 24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연장에 합의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밀레이 당선인은 “미국과의 외교를 강화하고 중국과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중남미에서 인구 규모로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에 이어 네 번째인 아르헨티나가 중국과의 ‘손절’을 선언한 만큼 중남미 블록의 대외 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 이후 내년에 예정된 중남미 국가 선거에서도 정치 지형 변화가 생길지 지켜볼 만하다. 내년 2월 대선에서 우파로 분류되는 나이브 부켈레(42) 현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70) 멕시코 대통령은 좌파 노선으로, 현재는 우파 경쟁자들을 지지율에서 앞서 있다.
  • 중남미 번지던 온건 좌파정부 ‘핑크빛 물결’, 아르헨 극우 방파제 막혀

    중남미 번지던 온건 좌파정부 ‘핑크빛 물결’, 아르헨 극우 방파제 막혀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오늘 아르헨티나의 재건이 시작된다”면서 “19세기에 자유경제로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잃어버린 번영을 되찾겠다”는 당선 포부를 밝혔다. 밀레이 당선인은 이날 밤 대선 결선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엘리베르타도르 호텔 선거캠프에 준비된 단상에 올라 ‘보스’라고 부르는 자신의 여동생 카리나와 자신을 지지해준 야당 연합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 파트리아 불리치 전 치안 장관이자 야당 연합 대선후보에게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선거 참관인으로 참여한 자유전진당 당원들과 마크리 전 대통령의 정당인 공화제안당(PRO) 당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내 정부는 약속을 엄격히 준수하고 사유재산을 존중하며 (우리나라를) 쇠퇴하게 만든 모델은 이제 끝났고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점진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며 급진적인 변화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의 비극적인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12월 10일까지 이행해야 하는 일에 책임을 지라고 현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또 여태까지 보여준 적이 없는 화해 제스처를 보이면서 “아르헨티나를 다시 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들은 출신을 막론하고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모든 국가에게 오늘 (기존의) 아르헨티나는 끝났으며, 새로운 아르헨티나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리며 우리는 모든 국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유세 중 강조한 사회주의 국가들과 거래하지 않는다는 공약과는 상반된 것이다. 밀레이 당선인은 19세기에 자유경제를 통해 35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야만인 국가에서 세계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게 한 건국의 아버지 후안 바우티스타 알베르디(1810-1884)의 자유 정신을 이어받아 경제 번영을 이루고 잃어버린 강대국 지위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중남미 대륙에서 쓰나미처럼 번졌던 온건 좌파 정부 물결(핑크 타이드)이 아르헨티나의 ‘극우’ 방파제에 가로막혔다. 이에 따라 중남미의 정치안보 지형도 변하게 돼 ‘남미 우클릭’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관심을 끈다. 밀레이의 당선 일성이 화합과 포용을 표방했지만 당선인이 후보 시절 대미 외교 강화와 함께 중국과의 ‘손절’을 공언한 만큼, 중남미 블록의 대외 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던 터다. 아르헨티나에서 극우를 포함한 우파 후보의 집권은 2015년 마크리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2000년대 초반 남미를 휩쓸던 핑크 타이드가 마크리 전 대통령 당선 이후 한풀 꺾였던 것처럼, 밀레이 당선인도 최근의 중남미 좌파 정부 집권 분위기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페루, 볼리비아, 칠레, 브라질, 과테말라 민심이 잇따라 좌향좌를 선택했다. 특히 콜롬비아에선 역대 첫 좌파 정권이 탄생하기도 했다. 온두라스,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쿠바 등과 함께 이념적으로 중남미 전체를 뭉치게 하는 구심점으로 작용했고, 특정 이슈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세 과시로 구체화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가해진 국제사회의 제재를 강하게 성토한다든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충돌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인다든지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중 긴장 속에 중국에 밀착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도 중남미 좌파 정부에서 자주 목격되는 외교술로 꼽힌다. 특히 아르헨티나 좌파 정권은 중남미 주요국 중 제일 먼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협력할 정도로 중국과 가까웠다.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일대일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대선 결선에서 패배한 좌파 집권당 후보 마사 경제장관도 중국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말과 올해 몇 차례 중국에 오가며 다자간 협력 심화 방안을 모색했고, 최근에는 24조원(1300억 위안) 규모 통화 스와프 연장을 합의하며 관계를 심화시켰다. 아르헨티나 기업이 중국산 제품을 수입할 때 위안화로 결제하게 하고, 보유 외환에 위안화 비율을 늘리는 정책 역시 현 정부 작품이다. 밀레이 당선인은 그러나 “미국과의 외교를 강화하고, 중국과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밀레이 정부’가 중국을 완전히 등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지만, 적어도 현재와 같은 끈끈함은 옛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밀레이 당선이 당장 중남미 정치 지형을 재편하는 신호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당장 내년 2월 엘살바도르 대선이 있는데, 재선을 노리는 나이브 부켈레 현 대통령은 이미 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5월 파나마 및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6월에는 멕시코 대선과 총선이 예정돼 있다. 중남미 주요국 중 하나인 멕시코의 경우 현재로서는 좌파 집권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우파 후보들에 앞서고 있다.
  • “아직 안 늙었어” 36세 조코비치, ATP 왕중왕전 통산 7번째 우승 신기록…22세 시너 2-0 격파

    “아직 안 늙었어” 36세 조코비치, ATP 왕중왕전 통산 7번째 우승 신기록…22세 시너 2-0 격파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즌 최종전 최다 7회 우승의 신기록을 세웠다. 조코비치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23 ATP 투어 니토 파이널스(총상금 1500만 달러)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세계 4위 얀니크 시너(이탈리아)를 1시간 43분 만에 2-0(6-3 6-3)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441만 1500달러(약 57억 1000만원). 2008년 우승을 시작으로 2012~15년 4연패, 그리고 다시 2연패를 달성한 조코비치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를 제치고 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을 썼다. ATP 파이널스는 세계 랭킹 상위 8명이 나와 우승을 가리는 연말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1987년생인 조코비치는 대회 최고령 단식 우승 기록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서른 여섯에도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US오픈 등 메이저 4개 대회 중 3개를 휩쓸고, 연말 왕중왕전까지 제패한 조코비치는 “내 생애 최고의 시즌 가운데 한 해였다”면서 “어제와 오늘 경기력이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전날 4강에서 2003년생인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꺾은 데 이어 이날은 홈 코트의 이점을 안은 2001년생 시너까지 격파하는 등 테니스계 새 물결을 거푸 잠재웠다. 특히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시너에게 1-2로 패했으나 닷새 만에 설욕전을 펼쳤다. 한편, 올해 연말까지 세계 1위 유지를 확정한 조코비치는 남자 테니스 사상 세계 최고 자리를 400주 동안 지키는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조코비치 다음으로 오래 세계 1위를 지킨 선수는 페더러로 310주다. 현역으로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09주 1위로 조코비치 다음을 달리고 있으나 1986년생인 나달은 현재 664위까지 내려간 데다 사실상 은퇴를 앞두고 있어 기록을 늘릴 가능성은 없다.
  • [세종로의 아침] 구조개혁 청사진 제시해야 할 메가서울 TF/이두걸 전국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구조개혁 청사진 제시해야 할 메가서울 TF/이두걸 전국부 차장

    올해 들어 집 근처에서 주말 산행을 하곤 한다. ‘주5일’ 술자리를 견디다 못해 꺼내 든 고육지책이다. 산에서 내려올 즈음 속옷까지 흠뻑 젖었던 게 불과 두세 달 전. 어느새 형형색색 가을옷을 입더니 이젠 그마저도 벗을 참이다. 등성이를 오르내리며 자주 듣는 곡은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다. ‘장엄미사’, 후기 현악 사중주와 더불어 후기 베토벤의 대표작이다. 우리가 친숙한 청년 및 중년 베토벤과 다른, 삶의 종결부로 향하는 거인의 뒷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곧잘 발견되는 조화나 통일 대신 파격이라는 ‘말년의 양식’을 감행한다. 이를 두고 에드워드 사이드는 “일관성과 유기적인 완결성, 전체성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경험을 뒤흔든다”(‘경계의 음악’ 중)고 평했다. 연말이면 가장 많이 연주되는 교향곡 9번 역시 사람의 목소리와 악기를 한데 담은 말년 양식의 대표적인 사례다. 선진국 문턱에 막 진입한 우리 사회는 청년은커녕 말년의 베토벤과도 거리가 먼, 체념의 황혼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산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1.9%, 내년 1.7%다. 20여년 전에 비해 3분의1로 쪼그라들었다. 저출산ㆍ고령화로 노동 투입은 부진하고, 생산성도 바닥을 치고 있어서다. 지난해 0.78이었던 합계출산율은 올 4분기엔 0.6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한국의 총요소생산성(TFP)은 미국의 6할 수준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타결할 만한 역량을 우리가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저출산 해결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자산과 소득 격차 해소, 이민 확충 등 난제를 풀어야 한다. 노동·연금·교육 등의 구조개혁도 필수적이다. 개혁은 치열한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다. 하지만 ‘죽창가’와 ‘홍범도 퇴출’만 외치는 극단적인 포퓰리즘이 활개를 치면서 시작조차 못 하는 형국이다. ‘메가시티 서울’과 관련한 논란도 마찬가지다. 서울로 편입돼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전리품을 챙기려는 이들의 욕망과 자신이 누리고 있는 서울 시민이라는 이권을 독점하려는 이기심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변변한 연구 보고서 하나 없이 정국 전환용으로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정한 여권도, 대선 때 발표한 ‘5극 3특 초광역 메가시티’의 재탕으로 이에 맞서는 야권 역시 고민이 부족해 보이긴 매한가지다. ‘2등 국민으로 전락했다’는 비수도권 거주 국민들의 한숨만 쌓여 가는 형국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과 더불어 메가서울에 대한 통합 연구 격인 ‘동일 생활권 삶의 질 향상 태스크포스(TF)’를 진행한다. TF는 서울의 물리적 확장만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 서울과 여타 대도시의 확대 정책이 저출산ㆍ저성장이라는 대한민국의 이중 굴레를 어떻게 끊어 낼 수 있을지, 무너진 소득과 자산의 ‘사다리’를 어떻게 재건해 중산층을 복원할 것인지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는 제조업과 수출 중심, 경직된 노동시장과 시장 규제 등 개발도상국 시절 성장전략의 재검토를 의미한다. 재화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한 세제 개편도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지난 1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언급한 대로 “지방소멸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곧 안정적인 국가경제의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바꿔 말해 지금까지 실패를 거듭했던 구조개혁 방안의 도출을 뜻한다. TF의 모범 사례로는 전후 복지국가 모델을 내놨던 영국 베버리지 보고서를 들 수 있다. 1941년 6월 보수당ㆍ노동당 거국 내각은 보고서 작성을 위해 ‘사회 보험과 관련 서비스에 관한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이듬해 11월 보고서를 완성했다. ‘영국 사회의 물결을 변화시킬 중대한 문서’(영국 타임스)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실제로 영국 등 각국이 보고서의 복지국가 모델을 채택하면서 세계 자본주의는 1950년대 이후 ‘황금의 20년’을 구가했다.
  • [세종로의 아침] 20년 전으로 퇴보한 한국의 수출 시장 점유율/이제훈 산업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20년 전으로 퇴보한 한국의 수출 시장 점유율/이제훈 산업부 전문기자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것은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는 엄청난 기회였다. 관세가 내리고 각종 비관세 장벽이 사라지면서 국가 간 교역과 투자가 급증했다. 세계화로 대표되는 물결은 우리에게 단군 이래 최대라는 ‘반도체 호황’을 가져다줬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95’를 출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개인용컴퓨터(PC)의 대중화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구조를 바꿔 버렸다. 그러는 사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회사들은 1995년 167억 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출했다. 이는 전체 수출의 13.4%를 차지할 정도로 완전히 한국의 주력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면서 한국 제품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수출 시장 점유율도 2.42%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화학, 자동차 등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한국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00년 2.67%, 2005년 2.71%, 2010년 3.05%, 2015년 3.18%로 꾸준히 늘었다. 마침내 2017년에는 3.23%로 정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제품 수요와 대중국 수출 부진, 노동 경직성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수출 경쟁력도 빠르게 악화됐다. 올 상반기까지 우리 수출은 12.4% 감소해 네덜란드와 홍콩을 제외한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국가로 기록됐다. 대체로 수출 시장 점유율이 0.1% 포인트 낮아지면 일자리는 14만개가 줄어든다고 추정된다. 우리 수출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하락과 유로존 위기 등으로 38개월 동안 하락기를 경험했다. 특히 최근 12개월 동안 수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상승 모멘텀은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 때문인지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의 이유로 스마트폰 등 한국 주력 수출품의 수요 감소와 함께 반도체 등의 수출 부진을 꼽았다. 대중국 수출이 적자로 전환된 것도 핵심 요인이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수출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68.8%로 미국(71.8%), 일본(78.6%), 독일(77.3%)보다 낮다. 해마다 35만명 수준의 생산인구 감소가 예상돼 노동력 부족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정작 여성 인력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5.8%보다 작은 61.8%다. 투자도 이런저런 이유로 정체 상태에 있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설비 투자는 2017년 37조 7000억원에서 2021년 58조 8000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반도체 외의 제조업 설비 투자는 2017년 68조 3000억원에서 2021년 60조 5000억원으로 줄었다. 외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대중국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내리고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CRMA)으로 대외 의존을 줄이고 있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되고, 이스라엘ㆍ하마스 갈등도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우선 노려 볼 것은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등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 국가들에서는 자동차와 전력용 기기, 화장품, 원동기펌프 등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연구개발(R&D) 세제 지원 차별을 비롯해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제도를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그래야 20년 전으로 돌아간 우리 수출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 일렁일렁 붉은 물결에 마음의 짐 던져 놓게

    일렁일렁 붉은 물결에 마음의 짐 던져 놓게

    늦은 가을과 이른 겨울이 포개지는 시기다. 중부권 산자락의 수목들은 거의 다 가을색을 털어냈지만 경북 영천처럼 남녘의 분지엔 아직 만추가 머물고 있다. 눈으로 붉은 숲을 담고 귀로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듣자면 역시 늦가을이 제격이다. 영천 팔공산 자락의 중암암을 다녀왔다. 대가람 은해사에 딸린 산내 암자다. 가을의 끝자락, 스산한 일상을 벗어나 마음의 짐을 덜어 낼 의지처를 찾으시는가. 그렇다면 산중 암자로 향하는 호젓한 숲길 트레킹을 권한다.영천 은해사는 ‘은(銀)의 바다(海)’란 뜻의 절집이다. 은해사가 깃들인 팔공산에 안개와 구름이 끼면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단풍 일렁이는 가을엔 붉은 바다가 된다. 절집 주변을 감싼 나무들이 대체로 활엽수라서 그렇다. 특히 은해사에서 산내 암자인 중암암(中巖庵) 가는 길이 멋지다. 올해 강수량이 적어선지 바싹 마른 단풍잎이 많긴 한데, 그래도 햇빛이 숲을 비추기 시작하면 곳곳의 단풍들이 붉은빛으로 일어선다. 그 자태가 퍽 장관이다. 팔공산 하면 흔히 대구에 속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 대구 땅은 4분의1 정도다. 이웃한 영천과 칠곡이 대구와 비슷한 지분을 가졌고 나머지는 군위와 경산 등에 흩어져 있다. 입시철에 인기 만점인 갓바위도 사실 경산에 속했다.‘불국토’(佛國土)라 불리는 팔공산엔 크고 작은 절집들이 많다. 그중 은해사는 대구 동화사와 더불어 팔공산을 양분하는 대가람으로 꼽힌다. 은해사 일주문을 나서면 곧 금포정(禁捕町)이다. ‘동물의 살생을 금하는 구역’이란 뜻이다. 키 크고 잘생긴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숙종 38년(1712)에 조성됐다니 300년을 훌쩍 넘긴 숲이다. 여기부터 은해사 보화루까지 산책하기 좋은 흙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제법 선 굵은 바위 절벽이 이어지고 그 아래로 도랑을 흐르는 물소리가 상쾌하다. 요즈음 은해사에서 가장 멋진 공간은 주변 계곡이다. 수많은 나무들이 계곡을 향해 반쯤 누운 채 멋진 단풍을 드리우고 있다. 은해사는 백흥암, 중암암 등 산내 암자가 8곳, 말사도 50여곳에 이르는 대찰이다. 아름드리 솔숲을 지나 만나는 은해사의 웅장한 자태가 감탄할 만하지만, 늦가을 산사의 매력을 엿보고 싶다면 여기서도 서너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중암암은 은해사에서 4.8㎞ 정도 떨어져 있다. 비교적 높은 산정에 터를 잡아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중암암에 이를수록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의 된비알도 만난다. 다만 등산로로 쓰이는 임도가 잘 닦인 편이어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이른 아침의 산길은 청아하다. 홍진의 악다구니가 없어설까, 한 발짝 오를 때마다 마음도 한 걸음씩 내려가는 듯하다. 승용차도 오갈 수 있긴 한데, 낙엽 깔린 급커브와 급경사 구간에선 위험할 수 있다. 가급적 걷거나 사륜구동 차량을 이용하길 권한다. 산내 암자 중 하나인 백흥암까지 차를 가져가는 방법도 있다. 백흥암에서 걸어간다면 1시간 남짓 소요된다. 거리로는 중암암까지 2.3㎞다.중암암은 거대한 바위가 포개져 만든 돌구멍을 지나야 나온다. ‘구멍바위 절집’이라 불리는 이유다. 돌구멍을 지나면 곧 법당 앞마당이다. 마당이라 해야 겨우 손바닥만 하지만 그래도 암자 마루에 앉으면 주변 산들이 부복하고 안겨 오는 장쾌한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가을볕이 쏟아지는 마루는 더할 수 없이 여유로운 공간이다. 한소끔씩 불어오는 바람과 산새 소리가 어우러져 고적미를 듬뿍 안겨 준다. 중암암 대웅전의 네 기둥에는 금강경의 마지막 구절이 주련으로 걸려 있다.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일체의 현상계는 꿈이고 허깨비이고 물거품과 그림자에 불과하고 이슬이나 번개와도 같으니, 마땅히 (세상을) 이처럼 보아야 할 것”이라는 의미란다. 눈에 보이는 형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법당 앞엔 소원지를 매다는 줄이 있다. 그중 하나가 눈에 띈다. “주식 대박 나게 해주세요.” 주련의 의미를 알고 걸었을까. 참 얄궂다. 중암암 위로도 볼거리가 꽤 있다. 바로 위 삼층석탑과 석등은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조성양식을 따랐다고 적고 있다. 석탑 주변은 온통 큰 바위다. 꼭 거인족이 거대한 공깃돌을 쌓아 놓은 듯하다. 바위들이 여러 겹 포개지다 보니 곳곳이 돌구멍이다. 그중 하나가 극락굴이다. 좁고 어두운 굴 틈을 세 번 지나면 소원이 이뤄진다니 부디 시도해 보시길. 신라 김유신 장군이 17세 되던 해에 이 석굴에서 수련했고, 원효대사도 화엄삼매에 들어 정진했다는 설화가 전한다. 삼층석탑 바로 옆에 있다.바윗길을 이리저리 돌아 오르면 만년송과 만난다. 바위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소나무다. 1만년까지야 어림도 없겠지만 물 한 방울 없을 듯한 암반에 뿌리 내리고 힘차게 가지를 뻗은 소나무의 수령이 수백년은 족히 넘을 듯하다. 만년송 앞은 삼인암이다. 바위에 올라서면 불붙은 듯한 팔공산 단풍을 조망할 수 있다. 삼인암 바로 아래는 중암암의 중심 법당이다. 여느 전망대와 달리 몸가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천은 여말선초의 충신인 포은 정몽주의 고향이다. 그의 자취가 임고면 일대에 남아 있다. 임고서원은 포은을 기리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처음 조성된 건 조선 명종 때인 1554년이다. 이후 임진왜란 등 여러 전란을 거치며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임고서원은 구서원과 신서원, 포은유물관, 조옹대, 용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서원 들머리엔 선죽교가 조성돼 있다. 이방원(태종)이 회유하기 위해 보낸 ‘하여가’에 완강한 거부의 뜻을 담은 ‘단심가’로 응수했다가 자객에게 살해당한 현장을 재현한 것이다. 실제 선죽교는 북한 개성에 있다. 포은의 생가는 임고서원 인근 우항리에 마련됐다.임고서원 입구의 은행나무가 볼만하다. 높이 약 20m, 수령은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의 은행나무 노거수에 견줘 단풍 시기가 꽤 늦다. 11월 초를 지나고 중순으로 접어들 무렵에야 노랗게 물든다.이 은행나무는 본디 임고서원이 부래산에 있을 당시 심어졌다고 한다. 임진왜란(1592)으로 훼손된 임고서원을 1600년쯤 현 위치로 옮길 때 함께 옮겨 심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선조들의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인 셈이다. 현재는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만추에 가볼 만한 오래된 숲 하나 덧붙이자. 화북면 자천리의 ‘오리장림’(五里長林)이다. 이 마을 주민들이 1500년대부터 조성한 유서 깊은 숲이다. 숲이 5리(2㎞)에 걸쳐 길게 이어져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숲 가운데로 길이 나고, 태풍 등으로 많은 노거수들이 사라져 지금은 마을 앞 군락지 일부에서만 옛 자취를 엿볼 수 있다. 숲엔 왕버들, 굴참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이 조화롭게 모여 있다. 199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 수능 끝난 뒤 내일 ‘첫눈’…기온 뚝 떨어져

    수능 끝난 뒤 내일 ‘첫눈’…기온 뚝 떨어져

    올해는 한파가 수능을 피해갔지만 수능 다음날인 17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첫눈이 내리고 추위가 찾아오겠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부터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추위가 찾아오고, 다음날 새벽부터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전라권, 경상 서부 내륙, 제주도에는 가끔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오후부터는 서울을 포함한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으나 밤에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다만 경상권 내륙과 제주, 충청 남부와 전라권에는 토요일인 18일 오전까지 눈·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예상 적설량은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에 1㎝ 미만, 서해5도와 강원 산지에 2~5㎝,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 전북 서해안, 광주·전남 북부, 경남 서부 내륙에 1~3㎝, 충북과 전북 내륙에 2~7㎝(전북 동부 10㎝ 이상), 울릉도·독도 1~5㎝, 제주 산지에 3~10㎝다. 눈 대신 비로 내릴 경우 예상 강수량은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에 1㎜ 내외, 서해5도와 충남, 전라권, 울릉도·독도에 5~10㎜, 경기 남부와 충북, 대구·경북, 경남 서부 내륙에 5㎜ 내외, 강원 동해안에 0.1㎜ 미만, 제주에 5~30㎜다. 아침 최저기온은 –3~7도, 낮 최고기온은 2~12도로 예보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아침 기온이 영하권, 낮 기온도 10도 이하에 머물면서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 비나 눈이 얼어서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아 운전과 보행 중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 권역이 ‘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1.0∼3.0m, 서해 앞바다에서 1.0∼4.0m, 남해 앞바다에서 0.5∼2.5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남해 1.5∼4.0m, 서해 2.0∼5.0m로 예측된다.
  • ‘전국구 관광지’ 가리왕산 케이블카…인기 비결은

    ‘전국구 관광지’ 가리왕산 케이블카…인기 비결은

    강원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가 정선의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16일 정선군에 따르면 가리왕산 케이블카 누적 탑승객 수는 10월 말 기준 15만294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3일 공식 개장 이후 월평균 1만5000명 이상이 찾은 것이다. 개장 8개월째인 지난 8월 10만명을 돌파했고, 9월 말에서 10월 초로 이어진 추석 연휴 6일 동안에는 1만4000명이 몰렸다. 당시 밀려오는 관광객을 맞기 위해 운행 시간을 2시간 연장했다. 정선군 관계자는 “탑승객 중 장애인, 노약자가 4만8000명으로 전체에서 31%를 차지한다”며 “교통약자들도 편하게 가리왕산을 오를 수 있어서 케이블카가 갖는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북평면 숙암리에서 가리왕산 하봉(해발 1381m)까지 3.51㎞를 잇는다. 전국에서 평창 발왕산과 춘천 삼악산 케이블카에 이어 세 번째로 길다. 하부에서 상부 정차장까지 오르는 20분 동안 발아래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원시림이 펼쳐진다.상부 정차장에 닿으면 융단을 펼쳐 놓은 듯한 산 능선과 물결처럼 넘실거리는 운해가 눈앞에 펼쳐져 감탄을 자아낸다. 겹겹이 쌓인 산맥을 배경으로 해가 뜨고 지는 일출과 일몰도 절경이다. 밤에는 빛 공해가 없어 육안으로 별을 관측할 수 있다. 가을철에는 형형색색 물든 단풍이, 겨울철에는 눈꽃이 핀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운행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탑승 마감시간은 오후 4시이다. 정선군은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기 위해 해넘이·해맞이와 정월대보름·화이트데이·청혼 이벤트, 요들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앞선 2021년 6월 정부는 5년 전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알파인 경기에서 쓰였던 곤돌라의 3년 한시적 운행을 허용했고, 정선군은 곤돌라를 정비해 가리왕산 케이블카로 리모델링했다. 상부 정차장에 생태 탐방 데크로드와 무방류 순환 화장실, 하부 정차장에 휴게시설과 농산물판매소도 설치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차별화된 관광 활성화 정책이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내 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며 “친환경적인 케이블카의 지속적인 운영과 올림픽 유산의 보존, 가리왕산의 합리적 복원을 위한 국가정원 유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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