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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관장 판공비 베일을 벗긴다] (상)얼마나 되나

    기관장의 판공비(특정업무비,특별업무추진비,특수업무추진비,특수활동비 등다양하게 불림)를 공개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고 법원은 최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를 피해온행정기관들이 공개행정이라는 시대적 물결을 거스를 수 없게 됐다. 판공비가 얼마이고,어디에 쓰여지고 있을까.판공비가 불신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고공무원들은 왜 판공비 공개를 꺼리고 있을까.검은 보자기에 싸여 있던 판공비의 실체를 세 차례에 나눠 알아본다. 국회 행정자치위 이원범(李元範)의원이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업무추진비는 모두 137억8,125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시·도지사의 업무추진비는 1억원대. 이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행정자치부가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를 종합한 데 불과하다.실제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는 훨씬 많다.행자부 자료는이른바 판공비·정보비 등으로 불려온 특정업무비가 빠져 있는 ‘절반의 공개’에 불과한 셈이다.감춰져 있는 판공비 등을 포함하면 단체장들이 쓸 수있는 예산은 일단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지자체별 업무추진비는 자치단체 살림살이 규모,대형 사업의 유무에 따라차이가 난다.예를 들면 충북 청주의 나기정(羅基正)시장의 업무추진비는 2억7,700만원으로 2억2,300만원인 전북 전주의 김완주(金完柱)시장보다 많다. 하지만 회계전문가들은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가 훨씬 더 많다고 입을 모은다.감사원의 A과장은 “그보다 훨씬 많다”고 잘라 말한다.서울시의 업무추진비는 대략 100억원,도는 20억∼30억원,시·군은 5억원,서울시 구청은 17억원 정도의 업무추진비가 있다는 얘기다.까닭에 전체적으로는 업무추진비가 300억∼4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업무추진비는 일반업무비·특정업무비·직급 및 직책 보조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업무추진비는 각 국실의 예산으로 편성돼 있으며,직급보조비 등은 월급화된 지 오래다.직급보조비는 1∼9급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것이고,직책보조비는 보직을 받은 국·과장 등에게 주어지는 것이다.중앙부처 장관의 경우 올 한해 직급 및 직책보조비는 3,720만원.매달 직급보조비 145만원과 직책보조비 165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기관 전체의 일반업무비와 특정업무비는국·실별 업무추진을 위한 예산이기도 하지만 예산의 성격상 기관장 사용도가능하다.감사원의 과장은 “일반업무비와 특정업무비는 기관 전체의 업무추진비이기도 하지만 기관장이 마음만 먹으면 다 쓸 수도 있다”고 말한다.이런 금액까지 합하면 기관장이 쓰는 예산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의 규모는 공기업의 기밀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공기업통인 감사원의 B과장은 “공기업의 기밀비는엄청난 규모”라고 말한다.몇년 전 밝혀진 포철의 기밀비는 53억원.규모도행정기관,지자체,공기업 순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공기업의 기밀비,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를 합하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박정현기자 jh
  • [20세기 문명기행] 6. 사회주의의 도전과 실패

    80년대 후반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동유럽의 자유화 바람이 불어닥칠 때 ‘인간의 얼굴을 한 공산주의’가 일컬어진 바 있다.이는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일당독재,경제적으로는 계획·통제방식의 경제정책을 골자로 한 종래의 ‘이론공산주의’에서 인간의 창조력과 생산성을 가미한 ‘수정공산주의’로의 변화모색을 지칭한 것이었다.그러나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말처럼 공산주의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20세기 초엽에 등장해 20세기 말에 종말을 고한 공산주의.소련이 사회주의이념을 국가의 통치원칙과 경제운용방식으로 채택한 것은 1917년 볼셰비키혁명에 성공한 데 힘입은 것이며 동구권 등 다른 공산국가들은 2차대전 이후사회주의 이념을 따랐다.승전국의 하나였던 소련은 전리품으로 할당받은 동유럽 국가들에서 해방군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공산주의를 심는 데 성공하였다. 이같은 현상은 2차대전 기간중 독일점령군에 저항,독립을 쟁취했던 유고슬라비아와 내전을 통해 공산화한 중국을 제외하고는 동유럽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따라서 동유럽 국가들의 공산화는 국민들의 희망과는 별개로 외세에 의하여 불가항력적으로 채택된 것이다. 소련공산당의 붕괴 이후 이 지역에서 몰아친 민주화 추세는 반소(反蘇)사상에서 기인한 것인 동시에 공산화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순리였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 공산국가들의 원조인 소련의 붕괴는 1987년 11월 볼셰비키혁명 70주년 기념연설에서 고르바초프가 “소련공산당은 동맹국의 정책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이는 소련과 여타 공산주의 위성국간의 수평적인 관계를 거론한 것으로,이듬해 12월 유엔총회에서 그가 “공산주의 국가들이 각자 자기나라의 사정에 맞는 노선을 채택할 수 있다”고 언급한데서 거듭 확인되었다.결국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은 동유럽 동맹국들이 다당제와 시장경제를 채택하도록 길을 열어준 셈이었다.이같은 노력의 중심에 섰던 고르바초프는 서방진영에서는 긴장완화의 산파로,동유럽에서는 개혁의 물꼬를 터준 공로자로 찬사를 받았다. 공산주의 사상의 이론적근거를 제공한 독일의 철학자 칼 마르크스는 ‘역사적 유물론’을 통하여 사회주의·공산주의 등장을 역사의 법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그러나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실현을 위해 정당(공산당)이 국가 위에 군림하는 정치체제와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채택한 계획·통제방식의 경제체제는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고 돌보아준다는 긍정적인 주장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패한 모델’임이 역사를 통해 확인되었다. 다시말해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의 공산주의는 ‘인간의 얼굴을 한 공산주의’라기보다는 인간의 얼굴,인간의 체온이 배제된 한낱 ‘공산주의운동’에불과했다는 설명이 된다.따라서 과거 1세기에 걸친 공산주의는 이론과 현실간의 괴리속에서 ‘인류의 재앙’이었다는 혹평까지도 나오고 있다.동유럽을 비롯해 아프리카,아시아 지역 등에 건설됐던 대부분의 공산주의 국가들이소련의 붕괴와 함께 동반퇴진 또는 복수정당제 도입 등의 노선수정으로 ‘변신’을 꾀한 것이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소련공산당의 몰락은 세계사적으로도 한 획을 그은 일대사건으로 기록되고있다.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론은 지난 한 세기동안 세계인류의 절반을 혁명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으며 이를 둘러싼 논쟁도 끊이지 않았다.마르크스사상의 토대는 19세기 중반 그가 파리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시절에 형성된 것으로 당시 유럽은 초기자본주의의 모순이 극대화된 시기였다. 당시 노동자들은 비참한 생활에 허덕이고 있었고 자유로운 사상에 대한 탄압은 날로 가중돼 혁명의 기운이 무르익던 시기였다.48년 그는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바로 그것이다’로 시작하는 ‘공산당선언’을 발표,역사의 전면에 나섰다. 런던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있는 마르크스의 무덤에는 요즘도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이는 소련공산당의 몰락이 곧 ‘이데올로기로서의 마르크스주의의 몰락’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마르크스주의는 아직도 중국,쿠바 등의 국가에서는 국가이념으로,반체제세력이나 게릴라단체에서는 혁명이념으로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사회주의 붕괴… 분단국 통일 촉매제로 남북 예멘,동서독,베트남-.서로 이데올로기가 달라 분단상태에 있다 하나가 된 나라들이다.예멘과 독일은 사회주의의 붕괴,베트남은 사회주의체제 구축으로 끝이 나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긴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국가들에선 모두 사회주의가 기반을 잃었거나 자본주의의 물결이 힘차게 일고 있다. 남북 예멘과 동·서독의 통일은 사회주의의 붕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예멘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인 남예멘과 정통회교국 북예멘이 서로 깊은불신의 골에 빠져 있었다.72년 9월과 79년 2월,두 차례나 전쟁을 치렀을 정도다.그러나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던 남예멘은 구 소련이 붕괴한 뒤 원조중단에 부닥쳐 결국 북예멘에 통일을 제의하고 나섰다.이후 72년 11월 26일 트리폴리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뒤 18년만인 90년 마침내 23년간의 분단상황에 종지부를 찍었다. 45년 8월 연합국에 통치권을 이양,분단됐던 동서독의 통일과정 역시 사회주의 붕괴와 분리될 수 없다.구 소련의 강력한 통제를 받아온 동독은 사회주의의 맏형격인 소련의 와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물론 독일 통일은 데탕트에 편승해 상호주의에 따른 동서왕복,경제교류,여행자유 등쌍방향 협상의 산물이었음을 무시할 수 없다.그러나 직접적인 계기는 사회주의의 몰락이었고 독일 통일은 다른 동유럽 국가들의 탈공산화와 민주화에 촉진제로 작용했다. 베트남은 무력을 사용해 일단 사회주의체제로 통일을 이루어냈다.그러나 지금 베트남은 공산권국가중 어느 곳 보다도 서방의 투자 등 시장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월남과 월맹 분단체제 속의 경직된 모습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같은 시대적인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이데올로기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분단 형태로 남아있는 유일한 나라인 남북한은 어떤가. 남북한의 분단은 미소 대립의 산물이란 점에서 독일과 비슷하다.여기에 3년간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러 상호 불신이 극심하다.어쨌든 북한은 지금 경제난으로 인해 체제에 상당한 변화를 맞고 있다.따라서 중앙계획경제 체제의이완은 불가피하다.자본주의 시장경제 논리가 이미 북한을 파고들었고 남북간의 교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굳이 예멘 독일 베트남 등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역사의 시계추는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보이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고시촌 산책]‘수험서 홍수’에 휩쓸리면 낭패

    ‘새로 나온 책을 사야 하는지,말아야 하는지…’쏟아져 나오는 신간들 앞에서 고시준비생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되는 갈등이다. 오히려 책을 많이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푸념들도 하곤 한다.보통 1과목당 기본서,문제집,참고서 등을 보게 되고,법 과목은 판례집까지 필수로 봐야하니 수험생들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모교수의 민법 책이 출판되면서 통신에서는 “완벽한 수험서다,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등의 논쟁이 벌어졌다.또 한 교수의 경우는 1년에 두 번이나 책을 개정해서 수험생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명교수들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책들을 많이 출판하고 있다. 거기다가 내용상으로는 별반 차이들이 없어 보이는 수험서들도 많은 상태라서점에 들르면 우선 스트레스부터 받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신간서적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은 수험생들에게 요구되는 또 하나의 능력이다. 그러나 기본서를 고르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합격자나 고시반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하다보면 거의같은 책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많은 사람들이 보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는 얘기다. 학교수업과 관련이 있는 책도 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기본기에 충실한 자세가 강조되고 있는 요즘 추세에서는 처음부터 수험용 요약집으로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지양해야 할 것 같다. 어렵더라도 몇 번 반복해서 보는 인내가 필요하다.한 책을 여러 번 보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인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책과 정보의 물결에 휩쓸려들지 않도록 얼마간 무뎌질 필요도 있을 것이다.얼마나 많은 책을 봤느냐보다는 오히려 잘 버리는 것이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기본서만 잘 소화해도 합격할 수 있다는 합격생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오선희 고시컨설턴트 유망고시길라잡이 대표
  • [21세기 여성시대] (6)언론인

    ‘여성과 언론’.어느 분야 못지 않게 높았던 언론계 ‘금녀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이대로라면 ‘여기자’,‘여성 언론인’이라는 말은 21세기에는 사어(死語)가 될 것이 분명하다. 언제부터인가 언론분야에 맹렬 여성들의도전이 이어지면서 일기 시작한 변화의 물결은 강인한 프로정신으로 무장한일군의 ‘아마조네스 펜(Pen)그룹’을 형성하고 있다.세계 여성들의 언론 진출 현황과 전망을 살펴본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방송인 CNN의 ‘간판기자’부터 여기자로 바뀌었다.크리스티안 아만포(40).그녀는 90년대 최고의 종군기자라는 세평을 얻을 정도로 늘상 세계 화약고의 중심에 서서 뉴스를 전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세계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백악관 출입기자중에서 대통령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존재도 역시 여기자다.UPI통신의 ‘할머니 기자’인 헬렌 토머스(79)는 39년간을 백악관 출입기자로 활동하고 있다.토머스는 지난해 자신이 취재했던 8명의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취재파일을 자서전 형식으로 출간,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얼마전 미국최대의 일간지 USA투데이는 82년 창간이래 첫 여성편집국장으로 카린 저긴슨(50)을 임명,화제를 뿌렸다.실제 신문 제작의 최고 지휘권을 여성에게 부여한 사례는 미국에서도 흔치 않다.그만큼 언론분야에서 여성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 미 ABC방송의 바바라 월터스는 ‘인터뷰의 여왕’으로 명실공히 ABC 방송국의 스타 앵커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 역시 여성전용 케이블TV인 옥시젠에서 연출가겸 토크쇼 사회자로 명성을날리며 미국 최대의 파워 우먼중 한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면 최초의 여성 저널리스트로 모습을 드러낸 이는 누구였을까.미국에서는 1775년 볼티모어에서 최초의 여성 우체국장을 지냈던 마리 캐서린 고다드를 여성 저널리스트 역사의 첫번째 인물로 꼽고 있다. 인쇄업자와 출판업자로 출발한 고다드는 이후 펜실베이니아에서 지역신문인 ‘프로비덴스 가제트’를 발행했다.그러나 고다드는 발행인이었지 소위 직접 글을 쓰는 논객은 아니었다.1800년대 인종주의에 대항하며 노예제도를 반대했던 마리아 스튜어트는 최초의 흑인 여성 저널리스트로 많은 저술과 연설등으로 당대 이름을 남겼다. 링컨 대통령 관련 인물보도로 명성이 높은 아이다 타벨(1857∼1944)은 미저널리스트 가운데서도 가장 존경받는 언론인 가운데 한명.‘아이다 타벨’식 인물 심층보도 저널리즘을 탄생시킬 정도로 그녀가 저널리스트사에 남긴자취는 크다. 여성으로서 맨처음 플리처상을 수상한 이는 앤 오하레 맥코믹(1880∼1954). 32년 동안 뉴욕타임즈에서 근무한 그녀는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을 비롯,세계정상들과의 인터뷰로 자신의 명성을 날렸다. 이외 1,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정부가 최초로 정식 파견했던 첫 여성 종군기자 페기 헐을 비롯,독일 베를린의 시카고 트리뷴지 특파원으로 히틀러를 인터뷰했던 지그리트 슐츠 등이 20세기 이전 맹활약했던 여성 저널리스트로 명단에 올라있다. 이경옥기자 ok@ *CNN·ABC의 한국인 앵커 세계적인 방송사인 미국의 CNN과 ABC를 보다 보면 동양계 여성앵커들이 간혹 눈에 띈다.특히 이 가운데 주요뉴스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있는 CNN의메이 리(33)와 ABC의 주주 장(34).그들은 한국인이다. 지난 87년 같은 해 언론계에 입문,30대 초반의 비슷한 나이로 초년병의 티를 채 벗지 못했지만 백인들이 판치는 미국 방송계에서 소수민족의 여성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앵커의 반열에 올라섰다. 매일 저녁 CNN을 통해 아시아 소식을 지구촌 곳곳에 생생히 전하고 있는 메이 리(May Lee).이름에서 풍기는 뉘앙스 때문에 중국인처럼 느껴 질 수 있지만 그녀는 이미현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한국 여성이다. 방송기자를 꿈꾸던 그녀는 지난 87년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KPIX-TV라는 한 지역방송에서 입문,이후 성장지인 오하이오주 데이튼 WKEF-TV의 앵커로 잠시 활동했다. 영어외에 일본어에도 능통한 그녀는 92년, 일본 NHK의 영어방송 앵커로 자리를 옮긴다.물론 한국말도 웬만한 수준은 넘어선다. 뛰어난 자질을 인정받은 메이 리는 95년 CNN도쿄지국 특파원으로 발탁돼 정치 문화 경제분야를 주로 담당하며 그해 외국언론 가운데 최초로 독가스 테러사건을보도,주가를 올렸다. 이듬해에는 미 해군의 일본소녀 강간사건을 특종,일약 유명해졌다.현재 주중에는 CNN인터내셔널의 아시아 투나잇과 아시안에디션의 뉴스캐스터를,주말에는 인사이드 아시아를 맡고 있다. 취미는 피아노와 첼로연주. 주주 장(Juju Chang),지난 4월말부터 매주 월∼금요일 오전에 방송되는 월드뉴스 나우와 월드뉴스 디스 모닝의 공동앵커를 맡고 있는 그녀는 이민 2세.4살때 가족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 ABC방송 일선 기자를 거쳐 세계적인 앵커가 됐다. 엔지니어가 꿈이었던 그녀는 웅변대회에 나가 상을 탄뒤 중국계 앵커우먼코니 정의 영향을 받아 언론 진출의 꿈을 키웠다.명문 스탠퍼드대학을 우등졸업한 뒤 지난 87년 ABC에 입사했다.재학중에는 에드윈 코트렐 정치학상을수상했다. 앵커가 되기 전까지 기자로서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지난 91년 걸프전 취재를 시작으로 미국 대선,케냐 미대사관 폭탄테러 체르노빌 원전사고 피해등굵직굵직한 사건현장에서 뛰었다. 91∼95년에는 월드뉴스 투나잇 프로의 PD로일하면서 여성 건강관련 시리즈물을 기획, 듀퐁상을 수상하는 등 백인남성들이 중심인 미국 언론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굳혀 나갔다.남편 닐 샤피로도 NBC 뉴스쇼 책임PD로 있는 언론인 가족. 김병헌기자 bh123@
  • [이어령의 새 천년 읽기] 창조적 止揚力

    무더운 여름밤 아버지는 더우니 문을 열라 하시고 어머니는 모기가 들어오니 문을 닫으라고 하신다.이때 아들은 어느 편 말을 들어야 하는가.어쩔 수없이 두개의 선택지에서 어느 하나만을 골라야만 할 것이다.고른다는 것은부득이 어느 한 쪽을 편들고 어느 한 쪽을 배척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편들기와 배척하기.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는 이런 일을 너무나 많이 겪어왔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그런 일에 길들여져 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놀리기 위해서 어머니가 좋으냐 아버지가 좋으냐고 난처한 질문을 던진다.아이가 난처해 하면 할수록,눈치를 보면 볼수록 어른들은좋아하고 선택을 강요한다.그러한 어른들의 짓궂은 놀림이 실제로 확대되고제도화한 것이 모계사회요,가부장사회이다.또한 교육제도로 나타난 것이 가위표와 동그라미의 흑백으로 상징되는 시험제도이다. 문제는 문을 열어도 닫아도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을 열면모기가 들어오고 문을 닫으면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다.어느 한쪽도 무더운여름밤을 보내는해결책은 못된다.그러므로 선택을 앞둔 사람들의 심리는 페널티킥을 앞둔 골키퍼의 불안과도 같은 것이 된다.부득이 골 포스트의 좌우어느 한쪽 구석은 비워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근대화라고 부르는 것,서구화라고 부르는 것의 블랙 홀은 롤랑 바르트도 시인하고 있듯이 바로 그러한 이항대립의 사고체계라 할 수 있다. “프랑스적 정열과 프랑스적 명석이 화제가 될 때 언제나 등장하는 것은 이원론적 원동력이다.세속적인 것과 종교적인 것이 양자의 싸움이 프랑스만큼지속적이고 프랑스만큼 조정불능의 나라도 없을 것이다.프랑스에서는 양자의 공통된 마당을 볼 수 없으며 시민들은 같은 국민이면서도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는 전연 다른 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고 자탄한 서구의 한 지성인의말 가운데서 우리는 무더운 한 여름밤의 악몽을 읽을 수가 있다. 그 악몽이란 해결도 되지 않을 선택을 놓고 패를 가르고 갈등과 투쟁의 양극화로 단절된 대결구도이다.이러한 갈등상황을 오히려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조화와 균형을 모순과 타협의 악덕으로 몰아세워 온 것이 세계시스템이 된 서양 근대사상의 줄거리라고도 볼 수 있다.이러한 이야기 줄거리 속에서는,‘이것이냐 저것이냐(entweder∼oder)’의 양자 택일의 절체절명의극한상황 속에서는 비판력과 판단력이 인간의 어떤 지능보다도 앞선다.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숨차게 이곳에 까지 이르게 한 지도요,그 로드 사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현명한 아이는 부모의 말을 모두 수용하려고 한다.문을 열어시원한 바람을 들어오게 하라는 아버지의 말씀과 모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문을 닫으라고 하는 어머니의 말씀이 둘 다 옳기 때문이다.한 쪽의 선택이아니라 ‘열면서 닫는’ 그 모순을 동시에 받아들이려고 할 때 비로소 모기장과 망창(網窓)이 등장하게 된다.그리고 지금까지 없었던 모기장과 망창을탄생시킨 것은 비판과 판단력이 아니라 상상력과 통합력이다. 상상력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이질적인 것,대립적인 것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힘이며 통합력은 모순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지양력(止揚力)이다.그렇게 해서 그 아이는 선택의 원리에서 창조의 원리로 나아가게 되고아버지와 어머니를 동시에 수용하게 된다.그리고 지금 선택하는 아이에서 창조하는 아이,갈등하는 아이에서 통합하는 아이로 문명의 조류가 바뀌어가고있다는 사실을 자동차의 역사에서 극명하게 들어나 있다. 처음 자동차가 발명되었을 때 그 엔진에 사용된 에너지는 증기력과 전력 그리고 오일이었다.결국 그 에너지 가운데 기름 하나를 선택한 것이 오늘의 자동차 역사요,그 발전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20세기는 포드의 다량생산으로 시작되었다.블랙 워터의 석유산업으로 시작되었다.그리고 멀리는 나폴레옹,가까이는 히틀러의 아우토반으로 시작되었다.그러나 자동차문명이 석유자원의 한계점,환경오염의 한계점 그리고 그 인프라(도로)의 한계점에 이르렀을때 그 세 꼭지점 위에 20세기의 종지부가 나타난다. 스모그로 도시가 죽어가고 있다.숲이 산성비로 시들어가고 있다.자동차의정체로 도로가 막혀 가고 있다.그 수많은 혼잡 속에서 울려오는 자동차의 경적소리에서 우리는 20세기가 끝나가고 있는 붕괴의 소리를 듣는다.그러므로단순하게 말해서 새 천년의 신개념은 자동차의 신개념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차의 컨셉(개념)이 아닌 자동차들은 21세기의 시장에서 퇴출당하게 된다.그리고 그 새로운 자동차의 컨셉은 휘발유 차냐 전기배터리 차냐의 양자 택일로는 해결될 수가 없다.그래서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살린 하이브리드(hybrid·혼혈식) 엔진이 여러 나라에서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자동차의 가스배출은 주로 시내에서는 저속으로 주행할 때 많이 발생한다.그러기때문에 배터리 엔진을 사용하면 공기오염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배터리 엔진은 아무리 연구를 해도 휘발유 엔진만큼 속도가 나지 않아 고속도로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그러므로 고속도로에서는 휘발유 엔진을 써서 고속으로 달리면 되는 것이다.물론 고속도로에서는 휘발유라고 해도 완전 연소되므로 배기가스가 많지 않다.이렇게 한쪽의 선택이 아니라 양쪽의 장점을 한데 모은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면 밀레니엄 카가 탄생할 수있는 것이다. 그러나 엔진을 두 개 만드는 것과 다름없는 하이브리드 엔진의 개발비는 보통의 것보다 배가 먹힌다.그렇게 되면 한 회사의 혼자 힘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회사와 공동개발하는 편이 유리하다.그래서 자동차회사의치열한 경쟁이 자연적으로 협력체제로 바뀌어 가게 된다.벌써 도요타와 GM,벤츠와 클라이슬러 그리고 피아트와 롤스로이즈가 합병하고 있다.자동차산업은 국가간의 두꺼운 벽을 허물고 경쟁에서 협력으로,대립에서 상생으로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수 밖에 없다. 21세기 새 천년을 끌고 나갈 엔진도 바로 그런 것이다.21세기의 기술은 새로운 기술이라기 보다 이미 있는 이질적인 기술들을 접합하여 종래에 없었던 새로운 효과를 창출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라고 말한다.21세기 과학을 이끌어가게 될 복잡계 과학의 신분야도 그런 것이다. 고분자물리학에 이르면 종래의 유기물과 무기물, 생물학과 물리학의 경계가 무너지고 만다.사회적인 행동원리에 있어서도 어느 하나를 배재하고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두 대립물을 흡수 융합시키는 슬기와 관용 그리고 그 창조적인 지양성이 21세기의 원동력이 된다. 지구의 자원이나 환경을 생각하면 에너지를 소규모의 태양열이나 지열 등을 이용하는 분산형 에너지,이를테면 소프트 에너지 패스를 주장한 E.로빈스의 말이 옳다.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대규모 집중형 하드 에너지 패스를 주장하는 학자들도 옳다.옛날에는 그 두 이론이 치열한 싸움으로 대립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그 양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두손의 원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해졌다. 소프트 에너지 패스만으로도 안된다.역시 하드 에너지 패스만으로도 안된다.미래는 그것을 다 함께 가지고 있는 인터 미디어트 패스라야 한다.그래서 21세기는 자동차 엔진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타원형 인간’형이어야 한다는주장도 나오고 있다.말하자면 중심을 둘 가지고 있는 인간형이다.20세기의산업사회는 일극 중심으로 되어있는 ‘동심원 인간’이 환영을 받았지만 이제는 직장과 가정,개인과 집단,그리고 하드와 소프트의 두 극을 중심으로 해서 그것들을 조화시키고 그 힘을 시너지(상승)화하는 타원형 인간이 뜨게 되는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는 21세기의 산업을 만들어내면서도 이혼율에 있어서 미국에서도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동시에 실리콘 밸리는 정신과 의사와 변호사의 천국이기도 하다.치열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아이디어를 에워싼 분쟁,그리고 일에 골몰한 나머지 발생하는 가정파탄-빛의 부분만큼 그 어둠도짙은 것이 실리콘 밸리의 두 얼굴이다. 배터리만으로는 안되듯이 비트만으로는 안된다.재래의 아톰,그 아날로그적인 삶의 양식도 배재해서는 안된다.이같은 양손원리를 어중간한 절충주의 회색주의로 오해해서는 안된다.문제를 극대화할수록 그 궁극에 나타나는 문제는 양극을 이어주는 양단불락의 슬기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그리고그것은 하나만을 쫓는 것보다 배는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가벼운 물건을 들 때에는 한손으로 들어도 충분하지만 무거운 것,깨지기 쉬운 것은 두손으로 공손히 잡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멀티미디어가 다른 미디어보다 강한 것은 음성과 문자와 같이 각기떨어져있던 것을 한데 통합하여 각자 외길로 가던 것을 융합해놓는 기술과개념 때문이다.그래서 행정조직으로 보면 컴퓨터는 산업자원부,방송계는 문광부(옛날엔 공보부),네트워크는 정통부에서 관장한다.미디어는 하나인데 그것을 다루는 행정조직은 세개,네개로 갈라져 있다. 그러므로 그 정책은 한손원리로 흐를 수 밖에 없다.해병대는 육지에서도 싸우고 바다에서도 싸운다 해군이나 육군과 같은 종래의 조직분류의 범주로는어디에도 들어갈 수가 없다.바다와 육지는 오직 두손원리의 조직에 의해서만 통합되고 새로운 힘으로 탄생할 될 수가 있다.특히 한국은 나라 자체가 분단되어 있으며 문명도 전통과 서구의 것이 혼재해 있다. 농업 산업 정보의 세 물결이 질서있게 밀려가고 밀려오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한 사회 안에 혼재한다.갓 쓰고 자전거 타고 다닌다는 것이 웃음거리가 아니라 갓과 자전거가 어떻게 융합하여 갓보다도,자전거보다도 더 멋있고힘있는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이더 오아(either or…)’의 선택을 ‘보스 올(both all)’의 창조적 두손원리로 통합해가는 일이 우리가 맞게 될 밀리니엄의 과제이다.그러기 때문에 새 천년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맞는 것이요,맞는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다.새 천년은 달력 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바로이질적인,대립적인 것을 융합하는 상상력과 창조력 속에 존재한다. 새천년 준비위원회 위원장
  • 700년 전통 英 귀족정치 퇴출 위기

    지난 1천년대 세계 지배의 대명사로 이름을 떨쳐온 대영제국.그 찬란한 영광을 지탱해온 700년 전통의 영국 귀족정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뉴 밀레니엄의 도도한 물결앞에 거센 변혁의 도전을 맞고 있는 영국 귀족정치의 현주소를 점검한다. 영국 상원은 지난 26일밤 수시간에 걸친 격렬한 토의 끝에 상원에서의 ‘세습귀족 권리’를 완전 박탈하는 정부의 개혁법안을 가결했다. 영국 정계에 일대 혁신을 몰고올 이 법안은 이날 상원 본회의에서 221대 81로 최종 승인됐다. 이에따라 그동안 국민의 대표직이 아니면서도 정치에 관여해온 세습귀족들의 특권이 조만간 사라지게 됐다. 영국의 세습귀족들은 21세 이상만 되면 자동으로 상원의원이 돼 상원출석과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97년 ‘개혁정부’를 표방하며 집권한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총리는 ‘상원개혁’을 정치개혁의 핵심으로 삼으며 올초부터 강력한 개혁안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먼저 세습귀족 상원의원들의 투표권을 없애는 절차부터 밟았다.따라서 지난 4월31일 상원 본회의장에선 이번과 같은 또 한차례의 마라톤 회의와 격렬한논쟁이 있었다. 이미 노동당 정부가 하원에서 세습의원들의 투표권을 박탈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상원은 이를 마지못해 최종 승인해야 하는 절차였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상원이 결국 세습귀족 의원들의 투표권 박탈을 골자로 하는 ‘상원개혁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일부 의원들이 법안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등파문과 진통은 컸다. 그리고 지난 26일 마침내 블레어 총리는 자신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상원개혁의 최종목표인 상원내 세습귀족의 축출이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이번에 최종 승인된 세습귀족의 상원의원직 자동취득권 박탈은 앞서의 투표권 박탈과 함께 세습귀족들의 정치참여를 완전 봉쇄하는 것으로 수백년 전통의 영국 귀족정치에 종말을 고하는 것이다. 물론 상원에는 세습귀족 말고도 본인이 나라에 공헌한 것을 인정받아 작위를 받은 종신귀족과 법률귀족,성직귀족 등의 구성원이 있다.그러나 상원 다수를 차지했던 멤버들은 어쨌거나 실제 자신의 능력이나 자질과는 상관없이귀족출신으로 상원의원까지 물려받은 세습귀족들이었다. 아직 개혁안 통과뒤 상원 구성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정이나 구성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 하지만 수백명에 이르는 세습귀족들이 오는 11월17일 새로운 상원 회기가열리기전 대부분 퇴출될 전망이어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 정부 역시 장기간에 걸쳐 계획되고 있는 상원개혁이 완전 완수되기전까지는 세습귀족의 대표로서 92명의 세습귀족 상원의원은 남겨둔다는 절충안에 앞서 동의했다. 그러나 대세는 상원의원도 이후로는 선출 및 임명직으로 구성돼 명실상부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의회 민주주의 요람인 영국이 그동안 ‘전통’이라는 명목하에 국민이 선출하지도 않은 귀족들에게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특권’을 부여해왔던 것은실제 아이러니였음에 틀림없다. ‘개혁의 기수’를 자처하는 블레어 총리가 영국 정치에 있어서 가장 비민주적 요소를 척결하겠다고 나선 것은 어쩌면 현대 민주정치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다소 시기에 늦은 ‘개혁’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경옥기자 ok@ *英상원 어떻게 구성되나 귀족원이라고 불리는 영국 상원은 26명의 성직귀족과 1,277명의 세속귀족(세습과 종신),27명의 법률귀족으로 구성되며 현재 총 의원수는 1,330명이다. 귀족이라고 다 상원의원이 되는 것은 아니며 상원의원이 되기 위해선 국왕의 소환장이 있어야 한다.하원의원 수가 고정된 것과는 달리 상원의원의 수는 지금까지 증감이 가능했다. 성직귀족은 영국교회의 수장인 여왕이 총리의 제청에 따라 임명하는데 캔터베리 대주교를 비롯해 요크 대주교 및 24명의 주교가 이에 포함된다. 세속귀족(세습 또는 종신)은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각 분야에서 국가에크게 기여한 자를 역시 총리 제청에 따라 임명한다. 세속귀족은 세습귀족(759명)과 종신귀족(518명)으로 나뉘는데 세습귀족은 21세 이상만이 상원의원이 될 수 있었다.상원의원의 임기는 종신직이다.‘철의 여인’으로 잘알려진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지난 92년 6월 남작 작위를 수여받고 상원의원이 되었다.공작,후작,백작,자작은 세습귀족이며 귀족중 최하위 서열인 남작은 비세습 귀족으로 작위가 승계되지 않는다. 법률귀족은 고등법원 판사중 대법관으로 임명된 이들로 종신귀족에 속한다. 한편 상원의 입법상 권한과 기능은 선출직인 하원에 비해 매우 제한적.1949년 의회법에 따르면 상원은 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변경할 수 없고 단지 1년만 지연시킬 수 있다. 사법상에 있어서 상원은 원칙적으로 민사사건에 관해서는 영국 전체를,형사사건에 관해서는 스코틀랜드를 제외한 영국 전체를 관장하는 최고법원 역할을 한다.재판관으로의 참여는 보통 대법관들인 상원의원(법률귀족)이 한다. 총리가 임명하는 상원의장은 내각의 일원이 되며 당직을 보유하고 직책상으로는 대법원장의 역할도 겸해 통상 법률가가 임명된다.하지만 하원의장과는달리 캐스팅 보트(찬·반 동수인 경우에 의장이 던지는 결정투표)도 행사할수 없고 상원내 토론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한도 없다. 무보수직인 상원의원은 단지 회기중 실비의 교통수당,우표요금,사무용품비,야간수당 등을 지급받는다.그러나상원의장과 상원 부의장격인 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법률귀족은 이런 실비수당 대신 연봉을 받는다.특히 상원의장이나 대법관의 연봉수준은 총리나 하원의장보다 높다. 이경옥기자
  • [지구촌 밀레니엄 준비] 장동철 주베네수엘라대사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제국 중에서 유일하게 40여년간 민주정치의 전통을 이어왔으면서도 동시에 부정부패가 극심한 모순의 나라다. 국민사고의 저변엔 한건주의와 정실주의,그리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안일한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지난 20년간 국내총생산(GDP) 20% 하락,1984년 이후 135배에이르는 화폐의 평가절하,1980년 이후 600%의 물가상승,극심한 부의 편중 및외채 규모를 능가하는 자본 유출 등의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베네수엘라에 새 천년의 의미는 각별하다. 92년 실패한 쿠데타 주역이었던 공수부대 중령 출신의 우고 차베스의 등장은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왔다. 낡은 정치체제의 타파와 빈곤·부패의 추방을 기치로 내세워 지난 98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쿠데타를 통해 실현코자 했던 그의 이상을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실패한 쿠데타 주역이 민선 대통령에 뽑힌 사례는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다.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신자유주의의 무오류성을 배격하는정책을 표방하고 있다.빈곤 서민층을 배려하고 고용창출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의 ‘제3의 길’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대다수 국민은 그를 새 천년을 맞아 수십년간 이어온 빈곤과 부패로부터 베네수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보고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신국가 건설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열악한 교육환경과 질적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교육 기회에 큰 장애가 되고 있는 빈곤층의 경제적 여건을 개선하여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교육을 받을 수있도록 하루 수업시간을 4∼5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리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개혁조치들도 만성적인 재정적자 해소와 실물경제 활성화,그리고 빈곤문제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아울러 석유산업 일변도의 국가경제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아 정보통신 분야의 확대·개방정책을 추진,정보통신산업의 대국민서비스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최근 단행된 정부조직 개편에서 21세기에 대비한 과학기술부를 신설했다.과학기술 중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또 하나의 준비는 야심적인 국토개발이다.석유 부문에 편중된 산업의 다변화를 꾀하고 경제 및 인구의 90%가 북부 카리브해안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남부 오리노코강과 서부 아푸레강 유역을중심으로 국토개발을 추진중이다.이 계획은 한반도의 2배가 되는 약 40만㎢의 미개발 남·서부지역의 산업화를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면서 북부 해안지역과의 경제적 통합을 꾀하고 내륙 자원의 수출증진을 추구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베네수엘라는 새로운 국가로의 탄생을 위해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혁명적인 변혁 과정을 겪고 있다.이러한 물결은 인권과 민주주의,그리고 대화에 기초하고 있으며 온국민이 이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외형적인축제나 상업주의적 행사가 아닌 국가발전과 국민의 복지향상을 위한 진정한의미의 새 천년을 맞이할준비를 하고 있다.
  • 美軍, 왜관·고령교 폭파 왜했나

    [워싱턴 AP 연합] 1950년 8월초,당시 미 제1기갑사단장으로 부임한지 불과며칠밖에 안된 호바트 게이 장군은 민간인으로 위장한 북한군 게릴라들의 격퇴 방안을 고심하던 중 3일 저녁 15마일 서쪽에 북한군 집결 보고를 받고 미리 폭약을 설치한 왜관교 폭파를 지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미군은 경고사격을 통해 한국인 피란민들에게 되돌아갈 것을 요구했으나 피란민 행렬은 계속 왜관교를 통해 남쪽으로 밀고 내려오는 바람에 희생자가 많았다고 참전용사들은 전했다.지난 83년 작고한 게이 장군은 훗날 미군 전사에 기록된 글을통해 “그 다리엔 수백명의 난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폭파명령을 내리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결단이었다”고 술회,희생자가 많았음을 시사했다. 제1기갑사단의 지난 50년 전황일지에는 희생자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지난60년 발간된 미군 전사에는 게이 장군의 말을 인용,왜관교 희생자들에 대한기록이 남아 있다. 또 제14전투공병대대 하사관 출신의 캐럴 킨즈먼은 고령교 폭파와 관련,“미군이 밀려드는 피란민 머리 위로 총격을 가해 다리가 폭파될 것이라는 사실을 경고하려 했으나 피란 물결은 그칠줄 모르고 계속됐다”면서 “그런 와중에 당일 오전 7시1분 상부에서 폭파 명령이 내려왔다”고 말했다.고령교폭파로 인한 희생자 발생에 관한 보도는 최초로 나온 것이다. 킨즈먼과 루돌프 지아넬리 등 일부 참전병사들은 고령교 폭파 희생자가 수백명에 달한다고 증언한 반면,이포크 등은 30∼40명의 난민을 목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재향군인들은 그러나 고령교 폭파 지시를 내린 지휘관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밝혔으며,제14공병대 기록에는 고령교 폭파와 관련,‘작전,멋지게 완료’라고 적혀 있다. 유진 헤슬먼과 로버트 러셀은 “난민들을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들을전멸시켰으며,미군은 모험할 처지가 아니었다”면서 “사망자들 중에는 위장한 북한군 10명 정도가 끼여 있었다”고 말했다.
  • 영화계에도 ‘퓨전 물결’‘텔미썸딩’ ‘송어’등 곧 개봉

    문화 전 분야에 퓨전(fusion)현상이 확산되고 있다.퓨전은 일반적으로 ‘퓨전 재즈’를 일컫는 말.하지만 지금은 문학·미술·음악·요리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구분 없이 융합되는 현상’ 자체를 폭넓게 퓨전이라고 부른다.퓨전은 이제 20세기말 문화의 특징을 설명해 주는 핵심어가 된 것이다. 이러한 퓨전현상이 한국영화에도 뚜렷해지고 있다.‘은행나무 침대’는 멜로와 판타지를 혼합한 영화이며,‘조용한 가족’은 코미디와 공포를 섞은 영화로 ‘코믹잔혹극’이란 신조어를 낳았다.또 ‘링’은 미스터리와 공포 요소를 강조하면서 ‘퓨전 미스터리 공포영화’란 광고를 내걸기도 했다.특히올 하반기의 경우 한국영화에서의 퓨전현상은 스릴러와 멜로의 혼합 양상을띠고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11월 13일 개봉될 장윤현 감독의 ’텔미 썸딩’,12월초 개봉예정인 정지우 감독의 ‘해피 엔드’,올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인 박종원 감독의 ‘송어’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텔미 썸딩’은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을다룬영화.스릴러와 함께 하드 고어(hard-gore)를 내세우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진한 선지피라는 뜻의 하드 고어는 사지절단이나 두부손상,장기파열 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극성 강한 공포영화의 한 요소다.그러나 하드 고어를 시각적 양식으로 채택한 이 영화는 ‘공포’보다는 스릴러 장르의 특징적 정서인 ‘전율’을 강조한다.여기에 남녀 주인공(한석규·심은하)의 멜로가 가세한다.이는 영화 ‘쉬리’가 외형상 분단소재와 액션·첩보 스타일을 내세우고 이야기의 힘은 멜로에서 취했던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영화 ‘접속’으로 주가를 높인 장윤현 감독은 “멜로와 스릴러는 흔히 상반되는 장르로간주되지만 집단보다는 개인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은 같다”며 “‘텔미 썸딩’을 통해 사회적인 범죄 안에 놓여 있는 개인의 갈등을 다루고자 했다”고 밝힌다. ‘텔미 썸딩’이 전형적인 범죄 스릴러 장르의 형식을 따르면서 멜로 요소를 가미한 영화라면,‘해피 엔드’는 전형적인 멜로 소재를 스릴러 양식으로 풀어낸 영화라는 점에서 구분된다.‘해피 엔드’는불륜에 빠진 여자(전도연)와 그녀를 사랑하는 정부(주진모),그리고 실직한 남편(최민식) 사이의 애정과 집착,살의를 섬세하고 솔직하게 그린 일종의 치정극이다.그러나 이 영화는 삼각 치정이라는 소재를 낭만적이거나 감상적으로 포장하는 기존의 멜로영화적 기법을 따르지 않는다.대신 등장인물의 불안하고 혼란스런 심리를따라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스릴러적인 구성인 셈이다.이러한 영화적 틀을 통해 감독은 의지할 만한 가치관이 부재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 심리를 그린다. ‘송어’는 박종원 감독이 ‘영원한 제국’ 이후 4년만에 내놓은 야심작.산 속의 송어양식장이라는 고립된 공간을 배경으로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위선을 까발린다.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살을 한다는 송어의 투명한 삶이 망각의언덕에 기대 구차한 목숨을 이어가는 인간의 그것과 대비된다.이 영화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탄탄한 드라마와 ‘영원한 제국’의 스릴러가공존한다.박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과 감독을 한 첫 작품이다. 전통적 흥행 장르인 멜로와,혼란과 불안이라는 세기말 정서를 적절히 반영해주는 스릴러 장르의 만남.이같은 시도의 퓨전영화들이 주력 장르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金杞載 행정자치부장관

    지난 8월 초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경기도·강원도 등 중부지방에 집중폭우가 쏟아져 내렸다.당시 5,000만 모든 국민이 하늘을 야속하게 생각하면서 발만 동동 구르는 형국이었다. 상흔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현재 항구적인 복구를 위한 대책마련에 온갖 지혜와 역량이 한데 모아지고 있다.지난 1개월여 동안 현장을 가득 채운 헌신적인 이웃들의 모습과 제각기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이들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가 밝을 수밖에 없다고 느낀 것은 유독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때,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자신의 몸을 던져 시설을 지킴으로써 공공재산을 보호함은 물론 주민의 불편을 크게 해소시켰던일,수재의연금 모금이 발표되자마자 ARS와 언론기관의 모금창구에 물밀듯이밀려오는 따뜻한 이웃사랑의 물결,수해현장에서 우리나라 자원봉사자와 함께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이방인들의 땀흘리는 모습은 지선지미(至善至美)의 결정체였다고나 할까. 특히 시·도의 자원봉사센터가 주관이 되어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와 함께벌인 중부지방 수해지역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은 인상적이었다.아직 걸음마 단계에 지나지 않는 자원봉사체계가 자리를 잡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지역봉사센터를 통해 2만8,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고 이를 통하지않고 자율적으로 활동을 벌인 봉사자까지 합하면 줄잡아 5만여명이나 참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자원봉사자가 한 몫을 톡톡히 해냄으로써 자원봉사 천국이 될 가능성을 볼 수 있었음은 이번 수해로 인해 얻은것 중 가장 값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했다.사랑의 실천으로 이웃을 보살피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는 생활 자세는 우리 사회를 활기차고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로 이끌어나갈 것으로 믿는다. 보람과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던가.우리 사회에 이런 아름다움이 있는 한 우리의 앞날은 밝을 것이다.
  • [21세기 여성시대](2) 정치지도자 총리·외무장관

    제54차 유엔총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23일.뉴욕 맨해튼의 ‘현대미술관(MoMA)’내 한 미공개 조각품 전시실에서 이색적인 만찬모임이 있었다. 주최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62). 총회 의제에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를 포함시키는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자리였다.전세계 14개국의 여성 외무장관중 올브라이트,로사리오 그린(멕시코·58),타르야 할로넨(핀란드·56),안나 린드(스웨덴·42 )등 1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제적 조직범죄에 대한 협약안’에 인신매매 금지조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보다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고 그후 총회에서반영됐다.합의내용도 의미가 있지만 그 주체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있는 여성정치인들 이었다는 점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여성 정치인들의 파워 형성은 20세기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됐다.아직 역사가 50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최강국 미국의 현 국무장관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무게를 더해주면서 비약적인 발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하지만 전세계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작에 불과하다.21세기가 여성정치 파워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성정치시대의 서막은 지난 47년 아나 파우케(60년 사망)가 루마니아에서외무장관자리에 오르면서 열었다.이후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78년 사망),스리랑카의 스리마보 반다라나이케(83)등이 각료직에 오르면서 자리를 잡아나갔다. 골다 메이어는 금세기 최대의 화약고였던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외무장관직을 10년동안 훌륭하게 해냈다.69년 세계 3번째로 여성총리가 된 것도 외무장관 시절의 정치역량 축적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성정치사의 줄기를 잡아온 사람은 단연 현 스라랑카 총리로 재직중인 반다라나이케다.국방상,외상,재무상,총리 3차례.총리재임 기간만 17년. 금세기들어 여성총리를 지낸 26명중에서는 물론이고 전셰계 1,200여명의 여성 정치지도자들을 통틀어도 이같은 경력을 갖춘 이는 드물다. 세계 최초의 여성 국방상 및 여성 총리,최고령 여성총리 등 수많은 기록 보유자인 그녀는 지난 60∼65년 70∼77년에 이어 94년 다시 총리가 됐다.94년딸인 찬드리카 쿠마라퉁가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총리직에 오른 점,모녀가대통령-총리 동시역임 등도 이채롭다. 그녀를 포함 현재 총리에 재직중인 여성은 세이크 하시나 와제드 방글라데시 총리(52)와 뉴질랜드 제니 쉬플리 총리(47)등 3명. 10억 인구의 인도 총리를 17년간 역임한 인디라 간디(84년사망).90년까지 11년간 영국 총리를 지낸 마가렛 대처(74).80년부터 15년간을 도미니카 총리직에 있었던 카리브해의 철의 여인 메리 유제니아 카를레스(80).총리를 3차례 역임하고 국회의장도 했던 구 유고연방의 하를렘 블룬틀란트(60).35세의나이에 이슬람권에서 최초의 여성총리가 된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프랑스의 에디트 크레송(65).방글라데시의 세이크 하시나 와제드(52)등이 20세기 후반 세계 여성정치사의 페이지를 숨가쁘게 넘겨온 주역들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총리출신 여성정치인들은 모두 22명.외무장관 출신은 48명으로 왕성한 정치활동을 계속하고있다. 특히 제니 쉬플리 뉴질랜드총리,니암 오소린 투야 몽고 전총리 (41),아나린드 스웨덴 외무장관, 니콜로바 미하일로바 불가리아 외무장관(37)등 40대 초반의 정치인들은 21세기 여성 중심 정치사의 가교역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김병헌 기자 bh123@■'여성운동의 목표' 20세기 들어 여성운동이 참정권 확보투쟁으로 시작되었다면 90년대를 지나2000년대 여성운동의 목표는 어디일까. 올초 타임지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여성운동의 새흐름인 ‘피메일리즘(Femalism)’을 소개했다.참정권 확보에서 시작된 여성운동이 이제는 남녀평등을주장하는 ‘페미니즘(Feminism)’에서 벗어나 신체적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맞는 역할을 요구하는 피메일리즘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지는 또 환경문제를 여성운동과 결합한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도 90년대 이후 각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즉 지금까지 여성운동이 남성지배사회에 억눌려왔던 여권신장을 위해 무작정 달려왔다면 이후는 새로운 차원의 여권운동이 일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피해의식을 벗어던지고 남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성역할을 주장하고 주체적사회일원으로 나서겠다는 변화된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90년대 들면서 여성운동은 성차별에 대한 비판을 더욱 강화,완전한‘성해방’을 추구하고 있다.여성이라 감수해야 되는 온갖 편견과 차별에 훨씬 더 강경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거액보상 판례가 세계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엄격한 규율로 여성을 억압해온 회교권 국가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일고 있다.올 3월 아랍권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카타르가 여성에게 투표와 출마를 허용한데 이어 쿠웨이트도 2003년부터 투표권과 국회의원 피선거권을 부여할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알려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도 교사와 간호사직으로 한정했던 여성의 직종을 호텔 종업원으로까지 확대시키는 등 뒤늦게나마변혁의 물결을 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해방운동’이라는 말이 요원한 곳도 있다.아프리카나일부 중동·아시아 국가 여성들은 지금도 차별을 넘어 학대받는 현실 속에놓여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28개국을 포함,30여개국 약1억명의여성들이 문화와 전통의 굴레속에 할례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선진 서방에서 또다른 차원의 여권신장이 벌어지고 있는 이때 지구촌 또한편에서는 여전히 기본적인 인권도 무시당하며 사는 여성들이 존재하고 있는것이다. 이경옥기자 ok@
  • 중국 건국50돌…32년간 취재 AP기자가 본 두거목

    [베이징 AP 연합] 지난 30년대 중반 중국 공산당의 대장정(大長征)이 끝난뒤 옌안(延安)에서 7개월 동안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지내는 등 이후 32년 동안 중국을 취재한 AP통신의 존 로드릭 기자가 중국 건국 50년을 맞아중국을 다시 찾아 마오쩌둥과 덩샤오핑(鄧小平) 두사람을 비교하는 기사를보내왔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은 살아가는 방식은 달랐지만 10월1일 건국 50주년을맞는 공산주의 중국을 상징하는 두 거목이다.지난 76년 타계한 마오가 중화인민공화국의 아버지였다면 97년 서거한 덩은 중국 근대화의 어머니였다.이들은 전우였으나 마오가 수정 자본주의와 제한 민주주의를 통해 중국을 부자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저버리자 적대관계로 돌아섰다. 나는 중국을 취재하면서 두사람 모두 알게 됐다.두사람은 한때 추앙을 받다가 비판을 받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냉혹하고 계산이 치밀했던 마오는 53세때까지 수많은 전투를 치렀으며 20년 이상 무수한 분쟁에 개입했다.옌안 시민들처럼 평범하게 생활했지만 화려한 황제,황후 의상을 차려입은 베이징 오페라를 좋아했다. 마오는 중국을 근대화 물결에 편승할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다만 너무 낭만적 몽상가여서 중국을 강력하고 자족이 가능한 고대 중세왕국으로 간주,조공을 받을 순 있지만 외국의 지원이나 유대는 필요없다는식의 사고를 가진 게 문제였다. 반면 덩샤오핑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마오의 공산주의 관념에서 탈피,각종 유인제도와 정치적 개방성으로 부(富)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덩은 16세부터 5년 동안 유럽에서 지낸 탓에 경제적 마인드와 세계지향적인 안목을 갖고 있었다. 나는 그를 79년 처음으로 만났다.당시는 덩이 마오의 사망 직후 권력을 장악하고 개혁·개방정책을 거세게 밀어붙일 시점이었다.키가 작고 까다롭고시원한 눈매를 가졌던 덩은 마오와는 체질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었다.유머감각이 뛰어났고 얼버무리는 대화술도 능란했다.마오가 낭만적이고 의심이 많으면서도 아첨을 수용할 줄 아는 편이었다면,덩은 냉정하면서 조심성있고 자신감이 강했다. 덩은 나에게 중국 지도자들은 임기가 있어야 한다고했다.특히 정치 또는행정분야중 하나를 택해야지 모두 차지해서는 안된다고 했다.그는 자신이 도입한 자유시장경제를 사회주의자나 자본주의자 모두에게 ‘정당한 도구’라고 생각했다.덩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었다.3번이나 실각하고 다시 살아나 ‘부도옹(不倒翁)’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였지만 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때 두려움 때문에 군에 발포를 지시했다.이발포 명령은 그의 명예에 큰 오점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눈을 감기 전까지 자신의 개혁정책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중국을 가장 성공적으로 근대화시킨 20세기 영웅으로 남게 됐다.
  • 내일부터 명동은 축제물결

    패션과 낭만의 거리 명동에서 17일부터 ‘명동축제’가 펼쳐진다. 명동상가번영회가 중구의 후원을 얻어 준비한 이번 축제는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도심 최대의 이벤트.17일 오후 2시 한빛은행 명동지점 앞에서 치러질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10일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풍성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식에서는 고적대 퍼레이드와 각 대학 응원단이 참가하는 응원 페스티벌이 분위기를 북돋우고 행사기간에는 명동노래자랑,테크노댄서 선발대회,힙합페스티벌 등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또 웨딩쇼,한복패션쇼,칵테일쇼,거리패션쇼 등도 열려 ‘패션 명동’의 면모를 한껏 과시할 계획이다. 축제에서는 특히 70년대 포크음악의 발원지였던 명동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추억의 통기타 음악회’도 마련돼 30∼50대들의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기대된다.구는 이번 축제기간을 통틀어 모두 200만명 가량이 명동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 따라 명동상가 상인들은 전에없이 많은 가을상품을 내놓고 벌써부터 판매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대한포럼] 과소비 秋夕 안돼야

    추석(秋夕)을 일주일여 앞두고 거리풍경은 벌써부터 선물을 싣고 나르는 차량물결로 어수선하다. 백화점 부근은 교통이 소통되지 않아 차도가 온통 주차장화하고 있다. 백화점 안도 마찬가지다. 지하 식품매장은 말할것도 없고이층 삼층 옷가게와 스포츠용품 코너에 이르기까지 마치 난리가 난듯이 인파가 넘치고 있다. 아이들을 걸리고 안고 유모차에 태워 아우성치면서 엘리베이터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그들은 과연 부자들인가. 시장도 아닌 백화점에서이미 포장된 물건을 정가대로 사서 차트렁크에 싣는 것을 보면 아마도 틀림없이 고소득층일 것이다. 백화점 추석선물특선 책자에 보면 50만원대 100만원대 영국산 도자기세트에다 250만원대 골프채, 400만원대 수입의류와 양주, 한약재를 먹여서 키웠다는 한우고기에 자연산 송이세트, 굴비세트는 100만원대에 이른다. 더 놀라운 것은 1,000만원대 초고가 산삼선물세트가 등장하고 있는 사실이다. 추석 전까지 한시적으로 산삼 모형을 진열해놓고 고객의 주문을 받아 확인 검증보증서를 첨부해 판매한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상품권도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10만원권이 전체 상품권 판매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50만원 상품권도 0.6%. 지난해보다 30%이상 물가가 오른데다 ‘명품(名品)’ 또는 ‘자체개발품’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극도의 과소비는 어디가 끝인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결과적으로 마치 오늘 하루만을 살 듯이 너무 들뜨고 날뛰면서,너무 사고 너무 쓰고 너무 먹고 인생을 탕진하는 강파른 세태의 반영이 아닐수 없다. 일반 서민이 부담없이 고를수 있는 선물세트나 기획상품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돈 없는 서민은 아예 오지도 말라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백화점에 넘쳐나는 저 인파가 모두 고소득층이라고 여겨지진 않는다. 필시 백화점이 부추기는 과소비에 놀아나면서 무력증을 확인하는 서민층이 대부분일 것이다. 백화점측의 궁색한 변명은 최근의 경기회복에 따라 부유층이 고가선물을 문의해 오는 바람에 고가품을 마련했으며 저가 위주의 할인점과차별화를 위해서는 고가상품의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물론 썰렁한명절보다는 훈훈하고 넉넉한 추석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빠듯한 가계(家計)를 이리저리 짜맞추며 올해도 부모를 찾아뵙지 못하는 송구한 마음에 명절이 서러운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고향은커녕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실직자들이 거리를 헤매는가 하면 수마와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를 복구하기에 여념이 없는 수재민들, 소년소녀 가장과 고아원이나 양로원에는 아예 발걸음마저 뜸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가정 해체로 인한 결식아동이 전국적으로 17만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우리 주변은 경기회복 조짐 이후 빈익빈 부익부 등 계층간의 위화감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마당에 몇백만원짜리 선물을 기를쓰듯이 광고하고 사들이는 층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물가고와 과소비를 부추기는 주범일 수밖에 없다. 차분하고 검소하게 햇과일과 떡을 나누면서 추석을 추석답게 보내려는 서민들에게 이런 말도 안되는 고가선물을 만들어낸 발상은 따뜻한 인정에 찬물을 끼얹는 놀부 심보다. 그런 선물이 주문이 쇄도해서 모자랄 정도라는 대목에선 그들은 이 나라 사람이 아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사람들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며 성실하게 살고 있다. 몇몇 백화점의 끝간데없는 탐욕과 무절제에 놀아나지 말고 물가오름을 막기 위해서라도 과소비를 부추기는 풍조를 냉엄하게 외면할 줄 알아야 한다. 남이야 천만원짜리 산삼을 먹든 백만원짜리 고기를 먹든 말든 우리는 재래시장에서 사온 싸고 싱싱한 재료로 음식을 장만해서 조상의 덕을 기리고 어려울수록 이웃과 나누는 사회결속을 보여줘야 한다. 정성과 사랑이 담기지 않은 선물이란 누구에게도 부담을 줄 뿐이며 ‘고가(高價)’를 앞세운선물이란 반드시 냄새나는 ‘뇌물’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세기 논설위원sgr@
  • [중국 건국 50돌] (1) 어제와 오늘

    오는 10월 1일로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 50주년을 맞는다.중국은 지난 50년동안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강대국으로 부상했다.12억4,000만명의 거대 시장의 출현이라는 의미 뿐아니라,국제사회의 역학구조에 지층변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신(新)중국 50주년을 맞아 중국의 어제와 오늘,내일 그리고 21세기 한·중관계를 4차례에 나눠 짚어본다. 신(新)중국 수립 50주년을 맞는 중국 대륙은 그 어느 때보다 야심만만하다.19세기 서구열강에 짓밟히며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던 중국이 ‘경제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주의 노선을 통해 12억4,000만명의 국민들이 따뜻하게 자고 먹는 ‘온포(溫飽’)의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신(新)중국이 쌓아올린 가장 빛나는 업적은 당연히 경제 분야이다.덩샤오핑은 ‘검은 고양이든,흰 고양이든 쥐를 잘잡는 쥐가 좋은 고양이’라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모토로 한 과감한 개혁·개방드라이브를 통해 지난 50년동안 연평균 7.7%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했다.52년 GDP(국내총생산)가 679억위안(약 78억달러)에 불과했으나,98년말 현재 7조9,553억위안(약 9,143억달러)으로 117배 가까이 늘어나 경제규모 면에서 세계 7위로 도약했다.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은 지난 10년 동안의 연평균 경제성장률(8.7%) 절반의 성장률을 보이더라도 2014년에는 미국의 GDP를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으로예측하기도 했다. 단순히 경제성장률에서만 괄목할 신장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대외교역량에서도 크게 증가했다.52년 대외무역액 11억3,000만달러에서 98년 3,239억달러로 30배 가량 증가했다.자급자족경제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무역국가 반열에합류한 셈이다. 중국인들의 생활수준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52년 인민들의 소비수준이 52년 80위안에서 98년 2,973위안으로 늘었다.50∼70년대의 가정 필수품이던 자전거·재봉틀·라디오는 골동품이 된 지 이미 오래다.이제는 컴퓨터·소형 자동차로 바뀌었다. 정치 분야에서도 변화의 기운이 강해지고 있는 것도 중국의 앞날을 밝게 해준다.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단순한 거수기역할에서 벗어나 반대표도 내놓고 결정을 번복시키기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성장과 변화의 물결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도 드리워 지고 있다.국유기업의 개혁에 따른 ‘샤강’(下崗·실업)문제,관료들의 부정부패,‘인치(人治)’가 우선하는 사법체계 등이 성장의 발목을 잡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중 샤강문제가 가장 큰 아킬레스건(腱)이다.실업문제만큼 사회적으로나정치적으로 치명적인 것은 없다. 그런데도 중국은 실업문제에 대한 연구도 별로 없으며,연구 자체도 부실한것으로 알려졌다.공식 통계로는 완전고용 수준인 3% 선이다. 그러나 2억명 이상이 실업상태에 있거나 불안전 고용상태에 있다는 게 서방전문가들의 추산이다.실업률이 무려 16%가 넘는다는 얘기다.최근 중국정부가 불법단체로 규정한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의 급속한 확대도 샤강문제가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규환기자 khkim@
  • [외언내언] 금강산 생수

    지금 지구촌 어디서나‘먹는 물’문제가 점차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세계적인 추세지만 산수가 수려한 우리나라도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밀려든 각종 공해로 식수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생수를 먹는 대도시 가정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생수의 수질시비도 끊이지 않고 있다.생수의 수요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며 좋은 물을 먹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강화될 것이다.최근 금강산관광 붐을 타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 금강산 생수 먹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8만여명이 넘는 우리 국민들이 금강산을 다녀왔다.그리고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구룡폭포와 만물상 등 빼어난 경치에도 매료됐지만 계곡의 약수(생수)맛을 더 잊지 못하고있다.필자가 지난 4월 금강산 관광길에 생수를 먹어 보았지만 폐부 깊숙이까지 시원하고 상큼하게 느껴지는 생수맛을 지울 수 없다.환경 감시원인 북녘남녀는 금강산 생수덕에 일년열두달 배탈 한번 없다고 입이 마르도록 자랑했다.각종 문헌과 조사자료에 따르면 금강산 생수는 세계 제일이라고 자랑할만하다. 금강산샘물의 원수(原水)는 약알칼리성(PH6.8)이다.금강산 생수의 공급원천은 분수령구역 안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화강암의 풍화 및 구조균열을 통하여 저장된 지하수로 약 150m 정도의 심부 순환통로를 거쳐 구조선을 따라 직접 유출되고 있으며 6∼7m의 화강암반을 뚫고 들어가서 화강암 파쇄대에 이르러서야 용출되기 때문에 깨끗한 물로 여과된다는 것이다.북한도 금강산샘물은 전형적인 화강암지대의 생수와 유사하며 특히 칼슘함량이 석회암지대의 생수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건강과 장수에 유익한 세계적 생수라고 선전하고 있다. 금강산생수는 정부로부터 남북경협사업을 승인받은 (주)태창이 6월 말 온정리 현지에 생수공장을 준공했고 7월부터 국내로 반입,시판할 계획이었으나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생산된 생수를 장전항까지 운송하는 방법과연간 생산량 그리고 북한종업원들의 숫자와 처우문제 등이 타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새삼 금강산 생수를 거론하는 것은 남북이 양질의생수를 공동개발하여 온 국민이 같이 맛봄으로써 민족공동체적 일체감 조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또 신뢰성있는 남북경제협력 시범사업으로 육성하고세계적인 최고 생수상품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 목적이 있다.민족의 명산 금강산의 생수가 남북경협의 가교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장청수 논설위원
  • [리뷰]‘99 한국을 빛낸 발레스타’

    세계 정상의 발레리나 강수진을 비롯해 지난달 일본 기타규슈와 도쿄의 국제 콩쿠르에 참가,각각 1·2위를 차지한 노보연·황혜민(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재학)에 이르기까지.소속을 달리해 국내외에서 제각각 활동하는 우리의 발레스타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일은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99한국을 빛낸 발레스타’의 첫 공연이 열린 지난 1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은 발레팬들의 갈채와 환호로 그득했다.개막시각을 30분 넘게 남기고 이미 로비를 꽉 채운 설렘과 흥분은 공연 내내 지속됐다.무용수들이 출연할 때마다 객석은 뜨거운 박수로 물결쳤고 이에 보답하듯 출연자들도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국내 최고 인기를 다투는 김지영­김용걸,김주원­이원국 커플(이상 국립발레단)의 무대는 특히 화려했다.김지영­김용걸은 ‘차이코프스키의 파 드 되(2인무)’에서 정상급 테크닉과 빈틈없는 호흡을 과시했다.이원국의 세련미와 김주원의 풋풋한 매력도 ‘돈키호테 3막 그랑 파드되’를 빛나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 데뷔무대였던 유지연(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 부진함이었다.롤랑 프티 안무 ‘카르멘’가운데 사랑의 듀엣을 오랜 파트너와 함께 추었는데,왠지 굳어 있었다.빡빡한 귀국일정 탓에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아서였을까,아니면 첫무대라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 화룡점정(畵龍點睛),용 그림에 눈동자를 그려넣듯 이날의 공연을 완성한 사람은 역시 강수진­로버트 튜슬리 커플(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었다.올해 ‘발레의 오스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우수 여자무용수상을 받은 작품 ‘카멜리아 레이디(춘희)’3막의 2인무를 국내팬들에게 선보였다. 죽음을 눈앞에 둔 춘희의 절망,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와의 마지막 정사.그 슬픔과 고통은 물흐르듯 자연스레 표출됐고 객석에서는 너무나 편안하게 그 감정을 빨아들일 수 있었다. 강수진의 무대에는 ‘화려한 테크닉’을 훌쩍 뛰어넘는 ‘인간의 감성’이존재했다.그리고 그것이야말로,세계 정상의 발레리나가 후배들에게 가르쳐준 발레의 본바탕이었다. 이용원기자 ywyi@
  • 제56회 베니스영화제 현장 리포트/베니스는 지금 세기말 性의

    [베니스 김종면특파원] 지중해의 물결이 넘실대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리도섬.제56회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이곳에 성(性)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카사노바가 활개를 친 도시,마스크축제 때면 남녀가 하나로 뒤엉키곤 하는 세계 최고의 ‘불륜 도시’.올 베니스영화제에는 이 도시의 ‘전통’을 충실히 따르려는 듯 온통 색깔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개막작인 미국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한국 감독 장선우의 ‘거짓말’,벨기에 감독 프레더릭 폰테인의 ‘포르노그래픽 정사’가 바로 베니스영화제를 성 담론의 장으로 만든 화제작들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알베르토 바르베라(48)또한 이 세 편의 영화를 ‘동시대의 성’을 주제로 한 주요 작품으로 간주,이번 영화제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 영화들은 하나같이 성적 상상력의 극단까지 나아간다.그 뒤틀린 성적 욕망의 출구를 ‘아이즈 와이드 셧’은 밀교풍의 그룹섹스에서,‘거짓말’은새도­매저키즘의 성적 허무주의에서,그리고 ‘포르노그래픽 정사’는 눈먼섹스지상주의에서 찾는다. 등급보류 판정으로 국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킨 ‘거짓말’은 4일 밤10시(현지시각)리도섬의 살라 페르라극장에서 처음 선보였다.일부 현지 언론은 “베니스영화제에는 우디 앨런의 최신작에서 장선우의 ‘거짓말’까지 나와 있다”는 말로 ‘거짓말’을 간접홍보하기도 했다.일종의 ‘전략상품’으로 내세우는 듯한 느낌이다. 성에 관한 온갖 표현을 실험하고 있는 유럽영화계가 왜 ‘거짓말’에 기대이상의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베니스에 온 장선우감독은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는 포르노”라는 관점에서 ‘거짓말’신드롬에 접근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채워질 수 없는 성적 갈증에 대한 한바탕의 ‘씻김굿’이란 점에서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고 풀이하는 것이 옳다.어쨌든 ‘거짓말’은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된 성영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거짓말’에 신인배우상 정도는 돌아갈 것이라는 게 이곳 영화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편 올해 베니스영화제는 지난해 이탈리아 감독 잔니 아멜리오의 ‘그들은이렇게 웃었다’가 황금사자상을 받은데 대한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심사의공정성에 유달리 신경을 쓰고 있다.이탈리아 영화로 올해 경쟁부문에 오른것은 토니노 데 베르나르디 감독의 ‘열정적인’과 잔니 자나시 감독의 ‘내일까지’등 두 편.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이탈리아 영화가 이처럼 적게 짜여진 라인업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이번 영화제의 투명성을 강조했다.올해 베니스영화제의심사위원장은 ‘발칸의 펠리니’로 불리는 유고 감독 에밀 쿠스투리차가 맡았다. 베니스영화제는 지난해부터 영화를 사고 파는 필름마켓을 둬 상업적인 측면에도 무게를 두었다.그러나 아직은 상징적인 의미만 있을뿐 별다른 성과를거두지 못하고 있다.오히려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를 오락가락한다는 역풍을맞고 있다. 베니스영화제는 그동안 예술영화 축제임을 강조하는가 하면 할리우드 화제작에 집착하는 등 ‘이중성’을 보이기도 했다.세계의 경쟁영화제로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베니스영화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화제의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jmkim@
  • [사설] 趙국방의 訪中성과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이 6박7일간의 중국방문을 마쳤다.그의 중국방문은한·중 관계발전에 역사적 이정표를 하나 더 추가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는 통일 후의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렇지만 이 논란은 그의 방문성과와는 별개로 취급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만큼 그의 방중(訪中)성과의 역사성은 돋보이며 음미해볼 만하다. 무엇보다 그의 중국방문은 한·중 양국의 군사교류및 협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토대가 돼줄 것이다.중국측은 두 나라 관계발전의 열망을 갖고 조장관을 극진히 대우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중국군 정예부대에 초대돼,의전절차이긴 하지만 시범사격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이는중국측의 한국을 향한 관심과 열정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이라 하겠다.또한 양국이 과거 총부리를 겨누고 싸워야 했던 역사적 원한관계의 종식을 상징적으로 선포한 것과 같다.이로부터 한·중 군사교류와 협력은 급한 물결을타고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장관은 중국해군 북해함대사령부와 수도방공센터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그는 어느 나라든 우방국에도 보여주기를 꺼려한다는 첨단시설과부대운영시스템·훈련내용 등을 둘러보았으며 그에 관해 자세한 설명도 들을수 있었다. 이는 한국에 대한 깊은 신뢰의 표시이며 관계발전에 관한 열망의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부대및 군사시설 시찰과 함께 중국 주요 군(軍)요인들과 우의와 친교를 다졌다.이는 앞으로의 군사외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것이다. 조장관은 또한 주목할만한 의외의 성과도 올렸다.중국경제정책의 실질적 책임자 주룽지(朱鎔基)총리의 한국방문 약속을 얻어낸것이다.그의 방한은 한국의 중국 원전(原電)건설참여와 자동차·이동전화사업 진출등 경제현안의 발전적 해결을 촉진하게 될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 평화와 전쟁방지를 위해서는 자주적 안보역량 강화와 함께 주변강대국들과의 군사외교적 협력이 절대로 필요하다.한반도 주변 안보환경은 불확실하고 가변적이며 복잡하다.이에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조국방의 중국방문은 실로 이런 맥락에서 새롭고 역사적인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할 만하다.이제 우리의 군사외교가 대미(對美)동맹에만 안주하거나폐쇄의 틀에 갇혀 있을 때는 지났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국방의 주한미군 관련 발언은 지나치게 말꼬리잡고 늘어질 일이 아니다.관념적이고 명분론적인접근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실용적이고 전략적인 접근,다양한 발상과 시도가 중요하다.이번 방중에 따른 조국방의 전반적인 군사외교적 성과가 발언파문 때문에 무시되거나 가려질 수는 없는 일이다.
  • 취임 3주년 유인종 서울시교육감

    유인종(劉仁鍾·67) 서울시교육감이 26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유 교육감은 지난 96년 취임 이후 정체된 교육현장에 변화의 물결을 불러온 ‘교육개혁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해왔다. 유 교육감의 개혁작업은 일선 학교,학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로부터 고른 지지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교육부의 지침에만 의지하던 관선 교육감의보수적,형식적 교육행정에 길들여져 있던 ‘완고한’ 교육계는 교수출신 민선 교육감(유 교육감은 70년부터 26년 동안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했다)의 개혁행보에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지난 3년 동안 펼친 교육행정의 요체는. 인성교육에 초점을 뒀습니다.‘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착한’ 학생을 기르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 저의소신입니다. ■달라진 학교 교육의 방법 및 교육과정은. 수업개선 연구교사제를 도입해수업방법의 혁신을 꾀했습니다.또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폐지하고 통지표기록방식을 개선,전 교과로 수행평가를 확대실시했습니다.중·고교에도 마찬가지로 확대됩니다.여론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98년도부터 연합고사를 폐지,내신성적만으로 선발토록한 것도 엄청난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 동안 몸을 던져 소신을 펼쳤다”고 감회를 밝히는 유 교육감은초등학생 750명과 함께 너비 625m의 한강을 헤엄쳐 건너고 군부대 훈련장에설치된 모형낙하탑에서 뛰어내리는 등 ‘앞장서는 교육감’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노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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