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물결
    2026-07-31
    검색기록 지우기
  • 소설
    2026-07-31
    검색기록 지우기
  • 주인
    2026-07-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666
  • 카스트로 “인터넷이 가장 두려워”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인터넷? 1959년 혁명 이후 카스트로는 쿠바인들의 눈과 귀를 통제하면서 41년동안 장기집권하고 있다.하지만 최근 쿠바내에서 인터넷 열풍의 조짐이 보이자 전전긍긍하고 있다.인터넷으로 자유·개혁의 물결이 쿠바에까지 밀려올까봐서다.특히 카스트로는 유고 피플혁명에서 인터넷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물론 쿠바에서는 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당국이 허가한 인터넷 이용 가능자는 공무원,사업가,과학자 등으로 전체인구 1,100여만명 가운데 5만여명 정도. 하지만 최근 인터넷에 접속하는 암호를 풀거나 공무원 등의 아이디를 도용하는 해커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스스로를 ‘인포마티코스(informaticos)’라고 칭하는 이들은 현재 수천명선에 달한다.이들은 인터넷에 서방세계의 소식은 물론 반정부의 글도 과감히 띄우고 있다. 당국은 이들을 단속하고자 해도 비용이 엄청나 포기한 상태다.그렇다고 인터넷을 없앨 수도 없다.인터넷을 통해 쿠바의 여행정보를 접한 외국인이 대거 입국,확실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판매도 철저히 단속하고 있지만 돈만 주면 암시장에서 얼마든지 컴퓨터를 살 수 있는 상황이다.인터넷의 파급력을 감안하면 쿠바에서는 인포마티코스 전체 숫자의 몇 배에 해당하는 반체제 인사가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강충식기자
  • 대한매일 선정 국제 10대뉴스

    ◆ 北-美 '반세기만의 건배'. 북한과 미국간 55년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초석이 세워졌다.매들린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0월 23일 미 행정부 최고위 관리로 북한을 공식 방문,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등 현안을 논의했다.앞서 10월 10일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예방했다. ◆ 美대선 초유의 법정공방. 제 43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사상초유의 법정공방으로 얼룩졌다.11월 7일 투표실시 이후 35일간 지속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 수검표를 둘러싼 맞소송전은 미 사회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12월 12일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부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으나 민주주의의 교과서라는 미국 민주주의는 큰 상처를 입었다. ◆ 인간 게놈지도 '쇼크'. 인간 생명의 비밀을 담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6월26일 5개국 공동 컨소시엄 인간게놈 프로젝트(HGP)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셀레라 제노믹스사는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게놈지도의 초안 완성을 발표했다.불치병 및 노화 치료,신약 개발을 위한 신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인간복제 가능성에 대한 도덕적 논란을 가열시켰다. ◆ 위기의 美 신경제. 첨단기술의 발달로 생산성이 향상,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보장한다는 이른바 ‘신경제’(New Economy) 신화가 시험대에 오른 한해였다.상반기 IT(정보통신기술) 업종과 닷컴기업들에 대한 고수익 기대로 주가가 폭등했으나,하반기 닷컴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美경제의 하강국면이 시작되면서 ‘신경제 거품론’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전개됐다. ◆ '푸틴의 러시아' 출범. ‘푸틴의 러시아’가 출범했다.전직 KGB 요원 블라디미르 푸틴은 3월 26일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대통령에 취임했다.이후 그는‘강력한 러시아의 부활’을 기치로 국내외에 강권 통치 스타일을 선보이고있다.그러나 8월 13일 러시아 최신예 전략 핵잠함 쿠르스크호가 바렌츠해에서 침몰,승무원 118명 전원이 사망해 푸틴의 인기에 치명타를가했다. ◆ 反 세계화 거센 물결. 세계화의 물결만큼이나 반세계화 시위도 거세게 전개된 한해였다.지구촌 비정부기구(NGO) 단체 및 노동자들은 ‘강대국 위주의 세계화·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며 9월 체코 프라하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와 10월 서울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12월 프랑스 니스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 쿠바 난민 소년 세계 언론 주목. 쿠바 ‘난민소년’엘리안군(7)의 양육을 둘러싼 미국·쿠바 긴장사태가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엘리안은 미국행 밀항선을 탔다가 어머니를 잃고 표류중 구조돼 미국땅에 발을 디딘 지 7개월 만인 6월 28일 미 대법원의 송환 결정으로 고국으로 돌아갔다.송환에 반대한 플로리다주 쿠바 이민자들은 대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기에 이르렀다. ◆ 독재 무너뜨린 유고 '피플파워'. 유고의 ‘피플 파워’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13년 독재 철옹성을 무너뜨렸다.세르비아민주당(DOS)이 주축이 된 야당연합은 9월 26일집권 사회당이 밀로셰비치의 승리를 선언하자 불복,야당 후보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의 승리를 선언하고 대규모 시민봉기를 주도했다.10월 5일 연방의회 의사당이 시위대에 점령되면서 코슈투니차 대통령시대가 열렸다. ◆ 타이완 50년만의 정권교체. 3월 18일 실시된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독립 지지파인 야당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49)후보가 중국의 전쟁 위협에도 불구하고 승리,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국민당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뒤를 이어 새 총통에 취임한 천수이볜 총통이 독립문제로 갈등을 빚고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양안관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 멀기만한 중동평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충돌이 최악의 유혈사태를 낳았다.9월 28일 이스라엘 우익 리쿠드당 총재 아리엘 샤론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혈충돌로 300여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부상했다.대부분 희생자는팔레스타인 민간인들.양측간 감정이 극도로 악화돼 그 동안의 평화협상 타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 [굄돌] 나침반 잃은 사회

    흔하게 얘기하는 ‘가진 자’들의 모임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특정 테마를 취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참석했지만,예상했던 대로 그자리는 전혀 다른 별세계 저편의 공간이었다.수입차를 몰고 다니는젊은이들의 흥청망청 아우성은 간접적으로 목격한 바 있지만,그들만의 모임을 직접 기웃거린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의 그 ‘예상’은 당연한 순서라는 듯 있는 그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사회적으로 인덕을 인정받는 몇몇 어르신까지는 차라리 괜찮았다.그 주위를 벌떼처럼 맴도는 면면들의 명함 돌리기 작전,눈도장 찍기 혈투가 정말 가관이었다고 표현한다면 당사자들에게 극히 실례되는 일이 될까? 하지만 내 눈에는 솔직히 실소를 금치 못하는 코미디이상의 무엇도 아니었다. 금전 따위의 물질적 무게를 내세우는 자,아주 높은 직급에 앉아 있다는 점을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자,그런 자리에 참석할 꿈도 꾸지못할 것 같은 일천한 이력을 가지고서 애써 항변하는 얼굴들,대학을갓 졸업할 나이가 뻔한 데도 어떻게 만들었는지 부동산 몇 채를 소유한 자산가라고 당돌하게 끼어드는 젊은 얼굴 등등.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실감을 가슴으로 느꼈다.사회가 이렇게까지 분리되고 괴리된 상태에서,엇갈린 톱니바퀴처럼 일그러지고있구나 하는 느낌. 경제가 무너지고 실업자가 쏟아지며 대책도 없는노숙자가 늘어가는 현실 따위는 한가로운 가십거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국정은 표류하고 있어도 만찬은 계속되고 있었고,최후의 생존권을 위한 노동자의 분노가 물결치는 와중에도 가진 자들의 샴페인은분수처럼 넘쳐나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기댈 언덕 같았던 큰 어른들이 존재했던 7,80년대가 문득 떠올랐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선술집 구석에 홀로 앉아 깊은한숨을 내쉬는 중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지하철과 버스를 가득 채운이들의 근심 어린 그림자는 그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있는데,도대체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어느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10년 이내로철저한 계급사회가 형성될 거라던 십여 년 전 유학생 친구의 편지 문구가 문득 떠올랐다.하릴없이 헤아려 보니,올해가 10년이 지난 그 시간이 된모양이다.글쎄,그 말이 진짜 사실이었던가?■채지민 소설가
  • [세계화와 블록화] (4)미국 세계 일등국의 꿈, 계속될까

    *북미 교역량 연 10% 급성장 미국의 8년 경제호황,멕시코의 세계 수출국 순위 8위 진입,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캐나다의 4%대 경제성장률…. 미국·멕시코·캐나다가 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출범시킨이래 지금까지 보여온 성적표다.이는 전적으로 ▲단일시장권 형성 ▲관세 장벽의 단계적 철폐 ▲역내기업에 대한 내국인 대우 등을 골자로한 NAFTA 협정에 기인한다.3국간의 연간 교역량 성장세도 10%대를웃돌고 있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뒤인 지난 8월 23일미국을 방문,빌 클린턴 대통령은 물론 조지 W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와 처음으로 논의한 것이 NAFTA를 통한 지속적인 경제협력 문제였다. 멕시코는 최근 마약밀매자 신병인도,미국의 대 멕시코 투자환경 개선,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조건으로 미국에 국경개방을 제의할 정도로 NAFTA에 국운을 걸고 있다. 실제로 멕시코는 NAFTA 체결전 407억달러에 불과하던 대미 수출을지난해 1,097억달러까지 늘렸고 이로 인해 10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효과를 얻었다.98년부터 일본을 제치고 미국의 2대 교역국(1,880억달러)으로 부상했다. 캐나다도 최근 달러화 도입을 논의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대륙의 경제단결에 목을 매고 있다.캐나다는 NAFTA로 인해 전체 수출의 83%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관세장벽이 거의 없어지자 환율 상승에 힘입어 가격경쟁력을 높여나갔다.이로써 캐나다는 93년 1,144억달러였던 대미 수출을 지난해에는 2,080억달러로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물론 미국도 170억달러에 달하는 멕시코와의 신규 교역량과 230만명의 고용유지 효과를 얻었다. 미국은 현재 NAFTA의 성공적인 출범에 고무받아 ‘북미대륙 알래스카에서 남미대륙 남단의 파타고니아까지’를 기치로 내걸고 2005년까지 미주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창설한다는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쿠바를 제외한 34개국이 참여하는 FTAA가출범할 경우 인구 8억명,연간 경제규모 13조달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경제블록으로 부상하게 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철저한 자유무역주의자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 FTAA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그중 FTAA를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필요한 ‘신속처리권한(Fast Track Authority)’도 의회로부터 쉽게 승인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신속처리권한이란 행정부가 체결하는 대외통상 협정에 대해 미 의회가 내용을수정하지 못하고 찬반 여부만을 결정토록하는 것. 이처럼 미국·캐나다·멕시코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무역자유화물결’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덩치 키우기를 통한 살아남기를 시도하고 있다.특히 FTAA가 구축되면 관세불균형이 완화돼 기존의 NAFTA 회원국은 시장이 확대되는 혜택을 볼 것이고,중남미 국가들은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과 단일 경제권으로 묶임으로써 수출증가와 경제성장,외국자본유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NAFTA로 인한 상승세를 FTAA로 굳히겠다는 포부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美 10년호황 연착륙 가능할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최대 과제는 10년 가까이 지속되온 호황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것에 모아진다. 부시가 경제팀을 구성도 하기도 전에 1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금리조정권을 갖고 있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호황의 마지막 국면에서 국민들의 소비의욕 감퇴,대량해고의 증가,기업수익의 저하,주가의 폭락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된 FRB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성장률이 급락하면서 개인부문의 적자가 너무 커져 불황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특히 금리인상은 주가 폭락사태를 몰고 왔고 결과적으로 소비 위축현상을 불러 일으켜 기업의 수익저하와 재고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의 견해도 만만찮다.이들은 미국 경제 구조가 과거와 달리 매우 튼튼하게 바뀌었으며 최근의 주가하락은 반등탄력을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또 국민들의 소비심리가그렇게 위축되지 않았고 하이테크업체에 대한 높은 투자성향으로 신경제에 의한 ‘생산성 혁명’이 미 경제를 지속적인 활황세로 이끌고 갈 것이란 설명이다. 부시는 경제의연착륙을 위한 효율적인 정책으로 감세정책을 추진하고있다.앞으로 10년 기간에 소득세 등 1조3,000억달러의 세금을 감면해 개인과 기업의 소비·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부시가 그린스펀 의장과의 회동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감세정책과 관련된 협조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취임식 전부터 부시-그린스펀의 협조 여부,또 그린스펀 의장의 금리인하 가능성 발언 등이 전세계 경제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강충식기자
  • [부시시대 美國](5.끝) 사회전반 변화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보수적인 공화당 행정부의 출범은 진보적인민주당 8년 통치를 경험해온 미국 사회 전반에 이념면에서 적지 않은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행정부 주체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전환된 것은 사회가치관 중심이 양당의 이념차이 만큼 이동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가치관,이념의 차이는 정책의 우선순위나 예산규모의 안배 등으로나타나지만 이는 변화를 거부하는 쪽에서의 반발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치 기준의 절대적인 척도의 변화는 국민들로서도 거부할수 없는 물결이다.이같은 절대척도를 변화시키는 권위를 가진 곳이바로 대법원이다.미국에서 대법원 판결은 사회의 가치관을 집약한 축소판이며 그 권한에 대해서도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플로리다주 선거혼란 과정을 결정적으로 매듭지은 연방대법원의 권위는 익히 알려졌지만 앞으로 나타날 사회변화의 바람 역시 바로대법원의 권위와 함께 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법원 내에서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성향은 플로리다주 수작업 검표에 대해 5대 4로 나뉜숫자에서 나타났듯 5대 4로 나뉘고 있다. 이들은 미국사회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격인 낙태문제를 비롯해 소수민족 우대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동성연애문제,연방주의,교회와 정치의 분리 등 5가지 문제에 언제나 미묘한 차이로 변별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균형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종신제인 대법관들의 은퇴와 그에 따른 후임 법관의 임명이다. 현재 연륜상으로 봐 차기 정부에서 은퇴할 것이 예상되는 대법관은올해 80세의 존 스티븐스와 76세의 대법원장 윌리엄 렌퀴스트이다. 벌써 은퇴를 작심,남편과 함께 애리조나주에서 만년생활을 준비하는70세의 산드라 오코너 대법관을 포함하면 3자리가 공석이 돼 부시 차기 대통령이 이 숫자만큼 새 대법관을 임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스티븐스와 오코너는 여성의 권리신장을 측면에서 낙태에찬성해왔다. 반면 오코너는 소수민족 우대 정책,그리고 연방정부 확대에는 렌퀴스트 대법원장과 함께 반대해왔다. 스티븐스는 또 종교가 주정부나 연방정부에 개입하지 못하도록하는데 보루 역할을 해왔으며 낙태와 소수민족 우대정책에는 찬성해왔다. 이렇게 본다면 낙태에 관한한 2명의 찬성자가 물러나 여성단체에는비상이 걸렸고,소수민족 우대정책면에서도 2명의 반대자가 물러날 예정이다. 부시 임기내에 낙태와 어퍼머티브 액션에 관한한 대법원의 판결논쟁이 몇차례는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낙태반대주의자들 진영에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전통적으로 소수민족에 덜 우호적인 공화당 정부의 등장으로 소수민족들은 이미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흑인들의 부시에 대한 거부감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 기인한다.
  • [편집위원 칼럼] 인문학의 위기 뒤집어보기

    인문학의 위기가 또다시 공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최근의 논의는 2001년도 서울대 박사과정 정시모집에서 정원미달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빚으면서 불거졌다.역대 최저 경쟁률을 보인 이번 서울대박사과정 모집에서 인문대는 0.65대 1로 7개 단과대중 최하위의 미달사태를 기록했다. 이에앞서 지난 10월말에는 인문학자 200여명이 인문학의 위기 타개를 위해 대정부선언서 채택이라는 단체행동에 나서 주목됐다. 이들은 시장논리를 대학사회에까지 확산시킨 정책당국을 비판하며 인문학의 육성지원을 소리높이 외쳤다.서울대의 경우 최근 교수들이 사회대등과 함께 기초학문협의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이런 얘기를 들어보면 인문학은 정말 고사직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어떤 분야는 후진마저 끊길까 걱정된다.오죽하면 학술진흥재단에서 ‘학문보호종’까지 지정해 명맥을 유지토록 하고 있을까. 그러나 인문학 위기론에는 반론도 만만찮다.우선 인문학 위기론은‘강단(講壇)인문학’의 위기론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있다.인문학 위기론이 일제히 터져나온 것은 교육부의 대학지원 정책인 ‘두뇌한국(BK)21’이 시작된 것과 때를 같이 한다.대학지원의 조건으로 모집단위의 광역화,즉 학부제 모집이 제시됨에 따라 시장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철학,문학,사학등 인문관련 학과들이 위축받게 된 것이다.튼튼했던 대학인문학과의 ‘밥그릇’이 흔들렸고 좀더 구체적으로는 해당학과 교수들의 ‘자리’가 위기에 처한 것일 뿐 ‘인문학’의 위기는 과장 또는 호도된 용어가 아니냐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다음으로 우리가 인문학의 위기를 말할 때 어디까지가 그 대상학문이 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이를테면 우리 역사나 문화연구를 육성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하지만 어떤 어문학과의 경우,그 나라에 있는 자국어의 어문학과 학생보다 한국의 전공학생이 더많다면 그 구조는 ‘위기’를 겪어야 당연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이러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의 위기론에는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 있다.‘인문학이 죽어야 인문정신이 산다’는 역설적 명제 때문이다.사실 몇개 대학몇개 과가 존폐위기에 있다고 해서 우리 지성사가 금세 몰락할 일은 없다.오히려 학부제가 되면 학문간 장벽이 없어지고 창조적인 발상과 지적 접촉이 일어나 자유롭고 신선한 학풍의진작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른다.대학의 울타리를 벗어나 독창적인저술활동을 펼치는 몇몇 ‘독립’ 인문학자들의 모습에서 미래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인문학의 죽음’이 곧 ‘인문정신’의 회생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그러기에는 최근 우리 사회의 인문정신의 피폐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모두가 ‘돈 되는 일’과 ‘먹고 쓰는 일’이 최대 관심사일 뿐 인간 본연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일은 안중에 없는 게 요즘의 세태다.세계를 강타한 신자유주의 물결은 모든 사회적 가치를 경쟁력과 속도와 물질로써 재단케 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심지어 문화분야에까지 정책 결정잣대에 경제성이도입됐다. 영화 ‘쉬리’ 한 편의 경제효과가 소나타 1만1,657대의 생산효과와맞먹는다며 영화진흥정책이 제시되는 상황에서는 인문학 종사자들마저‘인문정신’의 앞날에 물음표를 찍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최근 열린 한 문학심포지엄에서 나온 여러 작가들의 발언은한가닥 굳건한 희망을 갖게 한다.우리가 진정 걱정하고 북돋워 줘야할 것은 이런 마음들이 아닐까. “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단 한때라도 문학이위기 아닌 적이 있었던가.위기에서 하는 것이 바로 문학의 숙명이다. 스스로 배수진을 치고 하는 문학 그 자체가 나는 좋다”(이순원) “궁극적으로 문학은 교과서와 아카데미즘과 관제 캠페인의 외곽에서부활의 에너지를 얻게 될 것이다.불온하게,소리없이,주변에서,아무것도 주장하지 않고 고독하고 우아하게 버티면서”(김영하). [신연숙 위원] yshin@
  • 정신분석학 태두 프로이트·라캉 전기 출간

    인류를 ‘무의식’이란 미답지로 인도해 그때까지 금과옥조이던 인식론을 첫줄부터 다시 쓰게 만든 프로이트.상담실의 치료술로 말라붙어가던 프로이트를 현대 서양철학의 혈전장으로 되불러내 사상사적으로 다시 한번 꽃피워준 라캉. 20세기 인류 지성사에서 생산적 부자관계로 꼽힐 두 사람의 전기가제각기 나왔다.‘정신분석 혁명-프로이트의 삶과 사상’(마르트 로베르 지음,이재형 옮김,문예출판사 펴냄)과 ‘자크 라캉 1,2’(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 지음,양녕자 옮김,새물결 펴냄). 프로이트와 라캉의 지적 탐험은 욕망·육체 등의 화두로 이미 세기말 지성계를 후끈 달군 바 있다.한바탕 회오리가 지난 자리에 나온 텍스트들을 통해,50여년이라는 시간과 빈에서 파리까지란 공간을 두고두 유럽 석학이 서로 어떻게 스미고 짜여 지성사의 거대한 물굽이를이뤘는지 톺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89년 출간된 ‘정신분석…’은 학자로서 늘 엄격한 자기통제로 무의식의 늪을 헤쳐나갔을 법한 프로이트의 인간적 초상에 초점을 맞춘글.프로이트 전문가인 지은이는 그렇기는 커녕 프로이트가 자기속의출렁이는 격정,모순투성이 기질과 줄곧 사투를 벌여나갔다고 단언한다.연인 마르타,이념적 동지였던 플리스에게 보낸 방대한 편지를 뒤져낸 결론.그렇기에 위대함이 더욱 빛난다.‘히스테리 연구’‘꿈의해석’등은 세간의 반유대분위기,성적 해석에 대한 의도적 무시 등을 무릎쓴 용기있는 명저들이다.누구라도 프로이트 전모를 어림잡아볼만큼 쉽게 쓰였다.대중을 위한 라디오 강연원고를 토대로 했기 때문. 여기 견주면 ‘…라캉’은 한결 현란한 정신사적 탐구.하이데거에서부터 초현실주의,소쉬르 언어학,아날학파,구조주의적 맑시즘까지 유럽 현대 인문학의 혁명적 성과들을 두루 섭렵,관습적 프로이트 비틀기를 시도하는 라캉의 이론 전개부터 숨가쁘다.‘거울단계’‘아버지-의-이름’ 등 독창적 개념들은 모두 프로이트를 지적 신조류속에 담궈 단련시켜가며 얻어낸 것. 라캉의 교유관계는 그대로 유럽 인문학 별들의 계보다.부르통,야콥슨,페브르,퐁티,사르트르,촘스키,레비-스트로스,피카소,들뢰즈,리쾨르등이 그를 축으로이합짐산하는 장관을 연출한다.이중 몇은 학문적이론도 제법 읽을만하게 소개됐다.조르주 바타이유가 바람피는 동안라캉이 그 아내 실비아와 재혼하는 대목에선 유럽 지식인들의 대책없는 바람끼(?)도 엿보인다. 저자들은 약속이나 한듯 상대편 대상인물을 다소 삐딱하게 촌평했다. 로베르가 라캉을,프로이트를 제멋대로 소설쓴 이단으로 규정할때 루디네스코는 임상·실증적 프로이트 연구자들을 한칼에 바보취급하는식.그럼에도 프로이트와 라캉은 유난히 공통점이 많다.의사로 시작했으되 더 넓은 독창성의 바다로 나간 점,자기 써클에서조차 끝없는 배반과 도전에 직면한 점,무엇보다 업적에 안주하지 않고 말년까지 새로운 학문적 요구에 성실히 응전한 맹렬한 지적 욕구가 꼭 닮음꼴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9.끝)일본 도쿄

    도쿄시내를 동서로 가르는 지하철 유라쿠초센(有樂町線)의 중간지점에는 사쿠라다몬(櫻田門)이라는 역이 있다.이 역의 3번 출구는 경시청 입구로,4번 출구는 사쿠라다몬으로 나온다.황궁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사쿠라다몬에서 바라보면 왼쪽으로는 고색창연한 법무성 건물이,오른쪽으로는 멀리 일본 의회의사당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바로 정면,불과 80m 정도의 거리에는 일본 치안의 총본산인경시청 건물이 위압적인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기자가 이곳에 도착한 시각이 마침 점심시간이었다.초겨울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인근 관공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사쿠라다몬을 지나 황거(皇居·황궁)앞 광장에서 조깅을 하고 있었다.일본사람들이길조(吉鳥)로 여기는 까마귀는 떼를 지어 날아다녔고,그 아래로 일본의 상징 일황이 거주하는 황거가 적막에 갇혀 있었다. 일제하 항일 독립투사들의 의열투쟁은 조선 땅이나 중국·러시아 등망명지는 물론 적지의 중심부인 일본 본토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1932년 1월8일.일황 히로히토(裕仁)는 도쿄시내 서북부에 위치한 요요기(代代木)연병장에서 신년 관병식을 마치고 황궁으로 되돌아오고 있었다.일황이 탄 마차가 황궁 입구의 사쿠라다몬에 다다를 무렵 난데없이 폭탄 하나가 날아들었다.폭탄은 일황이 탄 마차 뒷편에서 굉음을 내며 터졌다.순간 일장기를 든 기수와 근위병이 탄 말 두마리가거꾸러졌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폭탄의 위력은 일황에게까지 미치지는 못하였다.폭탄을 만든 김홍일(金弘壹·전 광복회장,작고)은 회고록에서 “군중과 일황의 거리가 100m 정도가 될 것을 고려하여 폭탄을 멀리 던지도록 가볍게 만들었다”고 했다.가볍게 만들다보니 상대적으로 위력이 약했던 것이다. 거사의 주인공인 이봉창(李奉昌·1900∼1932)의사는 의거후 현장에서 체포돼 그해 9월30일 도쿄 대심원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10월10일 이치가야(市谷)형무소에서 순국하였다.백범 김구 선생이 이끈 한인애국단 소속인 이의사는 의거에 앞서 “물품(폭탄)을 1월8일 방매하겠다(터뜨리겠다)”는 내용의 전보를 백범에게 보내 거사일을 미리 알렸다.당일 이의사는 일황이 관병식을 마치고 경시청을 지나 사쿠라다몬을 통과하여 황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알고 경시청 정문 앞에서 일본인으로 가장해 기다리다가 거사를 성공시킨 것이다. 의거후 일본은 발칵 뒤집혔다.식민지 백성인 조선인이 도쿄 중심부,그것도 일본 치안의 총지휘부인 경시청 앞에서 일황이 탄 마차에 폭탄을 던진 ‘사건’은 충격적인 일이었다.일본은 이 사건을 ‘사쿠라다몬 사건’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 최서면(崔書勉)국제한국연구원장은 “엄격히 말해서는 ‘경시청앞 사건’으로 부르는 것이 정확하나 ‘사쿠라다몬사건’역시일황과 관련된 표현이므로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이의사의 의거현장인 경시청 정문 오른쪽에는 ‘경시청 창립 100주년 기념식수’라는 자그마한 기념표석이 서 있으나 이의사의 의거를 알리는기념물은 어디에도 없었다.일본 경찰로서야 ‘수치스런 기억’이겠지만 이는 또 하나의 역사은폐가 아닐까. 경시청 앞에서 사거리를 지나 황거를 에워싼 해자(垓子,궁성 주위에방어용으로 파놓은 연못)를 건너 사쿠라다몬으로 들어서면 황거의 분위기가 완연히 느껴진다.도쿄 시내 한가운데 위치하면서도 마치 외떤 섬과 같은 분위기가 든다.문 안으로 들어서면 거목과 잘 포장된 길이 황거로 안내한다.포도((鋪道)가 끝나는 지점에 작은 자갈이 깔린길이 나타나는데 넘실거리는 해자의 물결과 함께 황거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쿄 시내 치요다(千代田)구에 위치한 이 궁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쓰(德川家康)의 손자인 3대 쇼군 이에미쓰(家光)시대에 만든 것으로 해자가 이중으로 조성돼 있다.황거의 면적은 총30만평 규모로,제122대왕인 메이지(明治)가 황거를 교토(京都)에서 옮겨온 뒤 도쿄성으로불린다.자갈밭 중간지점 쯤에는 이중으로 된 돌다리가 나타나는데 흔히 이를 니주바시(二重橋)라고 부른다.바로 황거를 연결하는 다리로,길이는 약 29m,폭은 약 7m정도다. 지방에서 도쿄 관광을 온듯한 일본인들이 니주바시를 배경으로 무리를 지어 기념사진을 찍곤 했다.기념사진 촬영용으로 만든 계단식 간이의자가 있었고 전담 사진사도 두 명이나 됐다.이곳에서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다나카 아키코(田中明希子·22·국제관광사진주식회사 소속)씨는 “관광객이 니주바시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즐겨찍는다”고 말했다.사진값은 2장 1세트로 2,100엔(송료 별도)이라고했다. 니주바시 입구에는 3명이 경비를 서는데 근처까지 관광객의 접근이가능했다.회청색이 감도는 황거 건물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었다.사진 몇장을 찍고는 다시 기념사진 찍는 곳으로 내려와,잠시짬을 내 쉬고 있는 다나카씨를 찾아갔다. 기자는 일제강점기때 이곳에서 발생한 ‘조선인 폭탄투척’사건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봉창의사의 사쿠라다몬사건은 물론 김지섭(金祉燮·1884∼1928)의사의 니주바시폭탄투척 사건도 전연 몰랐다.학교에서 그런 내용을 배우지 않았다고 했다.더러 한국인 관광객이 찾아와 기념사진을 찍곤하지만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고 했다. 1924년 1월5일 오후7시쯤 한 조선인이 니주바시에 던진 폭탄사건으로 일본은 소용돌이에 빠졌다.신(神)으로 받드는 일황의 궁성에 조선인이 폭탄을 들고 뛰어들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내무차관견책에 이어 경시총감·경무부장·국성 경비책임 경찰서장 등 치안책임자가 줄줄이 파면되었다. 의열단 소속 김의사는 1924년초 도쿄에서 일본총리를 비롯해 조선총독 등이 참석하는 제국의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을 폭살할목적으로 23년말 상하이 포동(浦東)부두에서 일본으로 향했다.그러나 제국의회가 갑자기 연기됐다는 소식을 접한 김의사는 계획을 변경,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일황 궁성을 폭파키로 결정하였다.그러나 접근이 불가능하자 날이 저물기를 기다렸다가 궁성 입구인 니주바시에폭탄을 던진 것이다. 아깝게도 김의사가 던진 폭탄은 불발이었다.타고온 배가 습기 많은화물선이어서 도쿄로 오는 동안 폭탄이 모두 젖어버린 탓이었다.김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돼 무기징역을 언도받고 복역중 고문 후유증으로1928년 2월20일 뇌일혈로 지바(千葉)형무소에서 순국했다. 76년전 김의사가 목숨을 내놓고 폭탄을 던진 니주바시 아래로 백조들이 무리를 지어 쌀쌀한 초겨울 날씨를 한가로이 즐기고 있었다. 도쿄 글 정운현기자 jwh59@. *연재를 마치며. 구한말 항일민족지 ‘대한매일신보’의 창간정신을 되살려 민족정론지로 거듭 태어난 ‘대한매일’이 금년 7월초부터 매주 수요일(일부화요일)자에 장기기획물로 연재한 ‘해외항일전적지를 찾아서’는 일제강점기하 선열들의 항일투쟁 현장을 관련자료와 현지 전문가들의도움을 받아,현장답사를 통해 생생히 복원한 점에서 평가할만 하다. 금년초 대한매일은 김삼웅 주필과 편집국 특집기획팀 소속 취재기자와 사진기자,외부전문가 등으로 특별취재반을 편성해 해외에 산재한항일유적지 실태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지역선정과 일정확정에 들어갔다.논의 끝에 최종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4개국을 답사대상지로 선정했다. 무장투쟁 본거지인 중국의 동북3성을 첫 답사지로 결정했다.중국은지역이 광범위한데다 항일운동 주무대였다는 점에서 독립군이 무장투쟁을 벌인 동북3성과,임시정부·광복군의 활동무대인 관내지역을 2차로 나눠 답사했다.이어 미국 러시아 일본의 항일유적지 현장답사와취재 순으로 이어졌다. 이번 기획연재는 ‘청산리전투’등 항일투쟁사에서 찬란한 전과로 기록된 독립투쟁의 현장을 기자가 직접 답사하여 딱딱한 논문 형태가아닌,재미있고 현장감있는 신문기사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그러면서도 관련자료와 현지 역사학자·주민 증언을 토대로 해 학술적 가치도 결코 적지 않다고 인정받았다. 특히 답사과정에서 보존가치가 크나 방치된 유적을 현장사진과 함께실감있게 보도함으로써 관계당국이 적극적으로 발굴·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자극을 주었다.또 독자들에게는 선열의 위업을 현창하고애국심을 고취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음을 자부한다. 아울러 취재반은답사과정에서 북한 김일성주석이 소년시절 다닌,중국 길림시 소재 육문(毓文)중학을 남한 최초로 취재하였으며 박정희 전대통령의 만주군관학교 졸업 당시 사진을 발굴하는 등 과외의 성과도 거두었다.취재반은 이번 답사를 통해 취재·보도한 내용을 보완,내년초 이를 단행본으로 엮어 출간할 계획이다. 정운현기자
  • KNCC 인권상 매향리 주민대책위 위원장 전만규씨

    “한마디로 불행한 일입니다.이런 일로 상을 받는 자체가 잘못된 일이고 애당초 없었어야 합니다”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매향리 미군 폭격장 철폐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全晩奎)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7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회관에서 주민대책위원회를 대표해 상을 받는 전위원장은 수상소감을 이렇게 대신하고 “미공군 폭격장 폐쇄를 위한 끊임없는 활동이 ‘매향리’를 넘어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로 인해 인권을 침해받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게돼 수상자로 선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폭격장 폐쇄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빨갱이로 몰렸던 매향리에 80년대말 민주화 물결이 몰려오면서 마을청년회 주축으로 ‘합동소음대책위원회’를 구성,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현재 폭격장 주변 8개마을 대표 66명을 비롯 800여가구 3,000여명이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다.이들은 미 정부에 손해배상소송을 준비하는 한편 미공군 국제폭격장 폐쇄 범국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홍근수 목사)와 함께 SOFA개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주민이주는 절대 있을수 없다.지금도 미군의 폭격훈련이 계속되고 있고 매향리 주민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바다 어장과 토지를 되돌려 받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바람입니다” 전위원장은 “주위에서는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리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만류하고 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한번 지핀 불씨를 꺼트릴수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미군폭격 재개를 막기 위한 집회를 하다 폭격을 알리는 깃발을 찢었다는 이유로 구속되는 등 2번이나 사법처리됐던 전위원장은 매향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
  • 고성 화암사 “설악 깊숙한 절집… 외로움 달래네”

    가을을 떠나보낸 설악(雪岳)은 그리움에 몸을 떨었다. 그 외로움을 달래는 것은 산정에 쌓인 흰눈이 아니었다.외려 늦가을정취를 품에 안은 고즈넉한 사찰과 황량한 들판에 일렁이는 억새가떠나는 가을의 고독에 답하고 있었다. 설악이라면 모두들 제 손바닥 보듯 안다고 지레짐작한다.그만큼 서울이나 타관 사람들의 발길이 일년내내 끊이지 않는다.하지만 설악 자락에 이처럼 예쁜 절집이 웅크리고 있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않다.화암사(禾岩寺).44번 국도가 확장돼 길이 많이 짧아졌다고는 하나 서울에서 3시간을 쉼없이 달려야 미시령.흰눈 덮인 고개를 넘어 20여분 조심스럽게 내려오면 대명콘도 안내판과 함께 ‘금강산가는 길’이란 표지판이 들어온다.화진포를 거쳐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길이라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이 곳을 스쳐 지나간다.하지만 화암사로 발길을 돌린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겨울나무의 열병식을 구경하며 5분을 더 내쳐달리면 왼쪽에 군부대가 보이고 그 뒤로 큼직한바위가 눈에 확 들어온다. 꼭 두꺼비 같기도 하고 계란을뒤엎은 것 같기도 하다.수(秀)바위.그아래 널찍한 평지에 절집이 틀어 앉아있으니 수바위는 곧 이 절집의얼굴인 셈이다. 신기하게도 이 절집은 바위를 향해 들어앉아 있다.절집에선 바다가보이지 않고 마당에 내려와야 동해 바다가 훤하다.절과 바다 사이 영랑호가 있고 양양과 간성의 모든 산줄기와 평원이 절집의 품에 들어온다.절 앞으로는 신선골이 흐른다.무려 30리를 흘러흘러 동해로 접어든다.그 물은 결코 많지 않지만 내는 소리는 벽력같다.시원하다. 신선봉이라 불리운 이 산자락은 미시령의 바로 오른편 봉우리.금강일만이천봉이 시작되는 봉우리로 오래전부터 여겨져왔다.이를 반증하듯 절집의 서북쪽 삼성각에는 상팔달,세존봉 등 금강산 봉우리를 그린 그림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찾을 수 없다. 금강에는 8만9개의 암자가 있었다하니 이 절집은 그 암자군의 첫째인격. 신라 진흥왕때 지장율사가 화엄경을 설법했다 하여 처음에는 화엄사로 불렸단다.추사 김정희의 글씨체로 쓴 현판 ‘무량수’가 완당이라는 호와 함께 새겨져있어 눈길을 끈다. 또 이 절집에는 한가지 특이한 게 있다.신선골 계곡에 기둥을 곧게박고 전통찻집 ‘란야원’(033-633-9998)이 들어선 것.요사채에 절집이라니.단청은 적당히 퇴색해 낯선 이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그저푸근하게 차향의 감미로움에 빠져들게 한다. 안에 들어앉아 동해바다를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다.눈이라도 내리면 그 삼삼한 정경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절집을 나와 500m를 달리면 세계잼버리대회가 열렸던 신평벌.농사를짓던 땅이 분명한 구릉에 억새물결이 일렁인다.때마침 울산바위에 해가 얹어지자 그만 억새는 눈이 되고 만다.하늘하늘 춤추다가 이내 서로 부둥켜 안고 울음을 토하고 만다.“눈이 부셔.”이곳은 강원도 양양의 여운포 억새밭(대한매일 10월19일 18면)과 함께 드라마 ‘가을동화’를 찍었던 곳으로 알려져있다.극중 준서(송승헌)와 은서(송혜교)가 키스를 나누던 장면이란다. 산봉우리에 걸친 햇살은 더욱 예광을 발하고 그 빛을 받은 억새는 더슬프게 흐느낀다.자동차를 몰고 억새밭을 누빌 수 있다. 다음날 낙산 앞바다에서 일출을 만끽함으로써 산과 계곡,사찰,평원,바다가 어우러진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어떻게 가나] 설악산 가는 길이야 다 아는 것이고,미시령 넘어 20여분 달린다.금강산 가는 길에 들어서 5분 정도만 조심스럽게 내려가면왼쪽으로 수바위가 눈에 들어와 쉽게 찾을 수 있다. 수바위가 가까워질 무렵,화암사 일주문도 눈에 들어온다. 군부대 앞에서 3분 정도를 더 달리면 신평벌 억새밭.여기에서 15분정도 더 내려가면 방포항.방파제에 부서지는 거친 파도를 보며 겨울바다의 진미를 만끽할 수 있다. [가을동화의 위력]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의 ‘순례’인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우리여행사(02-335-7137)는 2∼3일(무박) 화암사를비롯,가을동화 촬영지를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열린답사(02-2282-0624)와 옛돌(02-2266-1233)도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 속초 임병선기자 bsnim@
  • 독자의 소리/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안동댐 입구 잔디공원에 가면 큰 돌에 새긴 시문 두 가지를 볼 수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11월 문화인물로 선정한 ‘정부인 안동 장씨’시비다.이문열의 소설 ‘선택’의 주인공이기도 한 정부인 안동 장씨(1589∼1680)는 퇴계학파의 정통을 이은 유학자 경당 장흥효 선생의 따님으로 석계 이시명 선생의 부인이며,갈암 이현일 선생의 모친이다.시문과 서예에 능할 뿐 아니라 자녀교육에 귀감을 보인,신사임당에 버금가는 진정한 어머니상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시비에 새긴 글은 장씨부인이 십여세 무렵에 지은 시로 ‘경건한몸가짐을 다짐하며’란 ‘敬身吟(경신음)’이란 시다. 身是父母身(신시부모신)敢不敬此身(감불경차신)/此身如可辱(차신여가욕)乃是辱親身(내시욕친신) ‘이 몸은 바로 어버이 몸,어찌 이 몸 공경치 않으랴./이 몸을 욕되게 하는 일 있으면,바로 어버이 몸 욕되게 함이리니.’ 제 자신이 소중하기에 낳아주신 부모님이 소중하다는 효(孝)의 본질인 ‘경신(敬身)’ 즉 스스로를 공경하는 마음이 효라는 것을 말하고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산업정보화의 급격한 물결 속에 인간성 상실과물질 만능주의,인륜도덕의 붕괴로 반인륜적인 패륜범죄가 끊이지 않는다.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찌 이웃을 사랑하겠으며 부모에게 효도하겠는가. 부모에게 효도함은 인륜의 으뜸이다.그리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마음이야말로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추스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믿는다.사회·경제적으로 어수선한 이때 이 한편의 시문은 우리에게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우리 모두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효의 본뜻을 되새겨 건강하고 밝은 가정과 사회를 만들기에 온힘을 다해야할 것이다. 이경섭[대구광역시 중구]
  • “金대통령 노벨상은 민족이 받는 상”

    청와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다음달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수상식에 불참해야 한다는 국내 일각의 견해에대해 “김 대통령의 수상은 개인적 영광을 떠나 우리 민족이 받는 상”이라며 참석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을 수행 중인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우리나라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발전시키고 세계 유일의 긴장지역에 화해의 물결을 이룬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라며 김 대통령의 수상식 불참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식은 세계 여러 나라가 중계하며,김 대통령은 수상연설을 통해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한반도의 평화 노력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국가 이미지 제고 등국익에도 크게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세계화시대에는한반도지도만 보지 말고 세계지도를 보면서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청와대는 그러나 공동정권의 한 축인 자민련이 27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김 대통령의 수상식불참 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불편함과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 정략적으로 수상식 참석에 대한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는것 같다”면서도 자민련의 성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않았다. 자카르타 오풍연특파원 poongynn@
  • 金대통령 노벨상 시상식 참석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수행중인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28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시상식 불참 주장과 관련,“노벨평화상은 개인적인 영광일 수도 있으나 국가적 대사”라며 “이는 세계 유일의 냉전지역인 한반도에서 일고 있는 화해의물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라고 반박했다. 박대변인은 “김대통령의 노르웨이 방문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에게주어지는 연설 의무를 다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 상과 관계가없는 세계 여러 나라들이 수상 장면을 생중계하는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이어 “노벨평화상 수상은 국가는 물론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조성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한뒤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은 목전의 이해관계를 떠나 장기적 안목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 오풍연특파원 poongynn@
  • [기고] 되돌아 본 선열들의 순국정신

    1세기 전 우리 민족은 세계사의 큰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여 나라를 잃는 뼈아픈 역사를 맛보았다.한 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역사적 반성과 함께 강탈당한 국권회복을 위해 국내외에서 풍찬노숙하며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위국(爲國)헌신하신 애국선열들의 조국애와 희생정신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17일은 제61회 ‘순국선열의 날’이었다.정부는 순국선열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여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애국선열들의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를 계승하고자 정부기념 행사를 거행한다.그러나 이 날을 기억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같다. 사실 ‘순국선열의 날’의 역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 할 것이다.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1월17일을 순국선열 공동추모일로 지정하여 추모행사를 거행한 데서 연유한다.이 날로 정한 까닭은 1905년 을사조약이 늑결(勒結)되어 사실상 국권이 강탈당한 치욕을 씻기 위함이며,그 날을 전후하여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비분강개하여 자결하거나의병투쟁으로 순국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뜻깊은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선열을 추모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후손된 당연한 도리일 것이다.또한 선열의 거룩한 희생정신의 가르침도 본받아야겠다.새천년을 맞이하여우리 민족에게는 희망찬 일들이 찾아들지만 반면에 일부 어려운 일에도 직면해 있다.무엇보다 민족분단 55년을 뛰어넘어 가슴벅차고 경사스러운 일이 새천년에 찾아왔다.6·15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남북 화해·협력의 실질적 성과가 계속 이어지는 일은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의 위대한 역사를 열어나가는 역사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세계화의 큰 물결에 도전받고 있으며 사회 각분야에 부패와 물질만능주의,상대방을 존중하는 가치관의 부재 등 심한 대립과 갈등 속에 흔들린다.그 원인을 급속한 산업화가 빚어낸 정신문화의 상실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과거 국가발전의 토대가 된 국민정부의 부재가 곧 정치·경제 및 사회 전체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경제위기도,직접적인 원인은 각 경제주체의 책임이라 하더라도본질적인 원인은 정신문화의 황폐화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일 것이다.몸이 아무리 건장한 사람도 건전한 정신이 없으면 강한 사람이 될 수 없듯,외형적으로 아무리 큰 나라라 하더라도 올바른 국민정신이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곧 무너지고 만다.우리는 정신문화의 부재로한 시대를 풍미한 나라가 지구촌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교훈을세계사를 통하여 흔히 보아왔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선열이 물려주신 훌륭한 정신문화 유산이 있다. 조국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버린 선열의 순국정신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덕목이며, 국민정신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서로의 지혜와 힘을 모아 지금 우리에게 닥친 여러가지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사 흐름에 적극 대처하여 1세기 전 역사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아야겠다.나아가 모처럼찾아온 남북통일의 기반조성을 굳건히 세워나가야 한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는 선열의 순국정신을 새롭게 본받고 21세기 위대한 한민족 통일국가 건설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보자. ◆ 양동영 서울지방보훈청장
  • [외언내언] ‘오늘의 책’

    서울 강동구 하일동에 있는 한 파지업체.이곳에서는 매일 1만여권의 책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20권의 책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기계 버튼을 누르면 ‘위잉’하는 굉음과 함께 풀칠된 부분이 삭둑 잘려 나간다.내용에 담긴 정신의 무게와 상관없이 ㎏당 80원의 낱장으로 산산히 흩어지는 순간이다.출판업계가 1년에 찍어내는 책은 만화를 포함해 1억1,000여만권.베스트 셀러 꿈을 안고 만들어진 이 책들가운데 8,000여만권이 반품창고에 쌓여 있다가 파지업체로 보내진다. 올 가을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의 55.4%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갤럽이 지난 9월 전국의 18세 이상 1,6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이 조사에 의하면 한달에 한 권 읽은 사람이 15.5%,두 권이 14.7%,세 권 이상이 14.4%다.세상이 무섭게 변하고 있는 데 반해 변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독서인구라는 출판계 한탄을 그대로 반영한 통계다.독서인구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데 책 구입은 오히려 줄었다.1996년엔 독서인구 1인당 평균 1.59권을 구입했으나 1999년에는 0.9권으로 감소했다.경제 불황으로 대여점 등을 통해 빌려 보는 사람이 많고 주 독서연령층인 20∼30대가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진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모든 업계가 그렇듯 출판업계도 불황 덕택에 재미보는 분야가 있고불황의 여파를 혼자 뒤집어쓰는 분야가 있다.전자가 ‘돈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쪽이라면 후자는 사회과학 분야다.세계화 시대 신자유주의가 휩쓸고 시장경제가 강조되는 시속(時俗)을 반영한다고나 할까.요즈음은 ‘연봉 100억 최고경영자’‘돈을 쓰면 쓸수록 늘어난다’‘나는 26살에 억만장자가 되었다’ 등 돈 이야기를 다룬 책이 짭짤하게 재미를 본다고 한다.반면에 이제 더이상 시대를 고민할 필요가없음인지 사회과학 도서는 찬바람 맞은지 오래다. 서울 신촌에 남아있던 사회과학 전문서점 ‘오늘의 책’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다.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한국적 현실 덕택에 한때 호황을 누리던 사회과학 전문서점들은 사회변화와 함께 1990년대부터 급격히 줄어들었다.‘오늘의 책’도 90년대 중반 문을 닫을뻔했다가 신촌 일대 대학총학생회 후원 아래 조합공동체형식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한시절,금서(禁書)공급처였던 그 자리는 카페나 24시간 편의점을 하려는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눈독을 들여 온 곳.‘오늘의 책’과 함께 80년대를 고뇌하면서 보낸 사람들에게는 신자유주의 물결에 고향마을이 수몰된 것 같은 심정이리라.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중세의 빛 품은 ‘아드리아海 보석’

    내전의 총성은 멎었고 두브로브니크의 밤은 아름다움으로 빛났다.전쟁의 상흔이 짙게 깔려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옛 유고연방의 크로아티아(현지에서는 크리에이시아로 발음한다)는 두브로브니크라는 ‘아드리아해의 보석’을 필두로,기품있는 중세도시 스플리트와 자다르,미증유의 폭포와 호수를 지닌 플리트비체 등의 빼어난 관광자원을 감추고 있었다.유니세프(UNICEF)는 일찍이 두브로브니크와 플리트비체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여기에 흐바르 등 빼어난 섬 지방의 풍광이 보태지면 아드리아해를 따라 길게 뻗어난 소국의 아름다움은 더 총총히 빛난다.크로아티아 여행기를 두브로브니크와 플리트비체·스플리트·자다르로 나눠 게재한다. 크로아티아의 해안선은 총 1,772㎞.자그레브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의 자다르에서 스플리트를 거치면서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길게펼쳐진 아름다운 여정이 시작된다.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한 것은 보름달이 뜬 한밤중. 유난히 바위가 많아 흰눈이 내린 것같은 산길을 내려가자 두브로브니크를 만났다.두브로브니크 맞은편의 외로운 섬,로크럼 위에 보름달이 떠오르자 이 밤은 평생 기억에 남을 밤이 됐다.대해(大海)답지 않게 잔잔한 바다,그 물결위에 보름달이 아로새겨지고 멀리 붉은 지붕의 성채는 보석처럼 빛나고….날이 밝았다.발칸의 트레이드 마크격인붉은 기와지붕을 인 하얀 집들이 예쁘장하기만 하고 그 사이 고개를내민 교회의 종탑들, 이 둘다를 감싸안고 든든히 서있는 길이 2㎞의성채. 밤새 내려온 길을 거슬러 올라갔다.해안도로를 따라 길게 목을 쳐든사이프러스와 올리브, 소나무들.그 사이로 두브로브니크가 웅자를 뽐내고 있고 성채 앞 부두에는 하얀 보트들이 짙푸른 바다빛깔과 멋진대조를 이루고 있다. 7세기경부터 달마티아 로마인들에 의해 이 도시는 건설되기 시작했다.슬라브인들이 대거 밀려 들어와 이름도 슬라브 냄새짙게 두브로브니크로 바뀌었다.10세기에 왕국을 건설했으나 12세기 국왕이 암살되자 헝가리국왕에게 나라를 헌사해버렸다.13세기 오스만튀르크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북상하자 헝가리도 이내 지배권을 포기하고 물러났다.그 틈을 베네치아와 합스부르크 제국이 밀고 올라왔다. 이런 정복과 침탈의 역사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96년 내전때는 성채안으로 포탄이 날아들어 어린이 등 270명이 숨지고 도시 곳곳이 파괴됐다. 총성이 멎은 지 5년,전쟁의 공포는 잊혀졌다.하지만 중세의 기억으로 반짝이는 이 도시는 천년의 세월을 비웃는 것처럼 보인다.지중해나 아드리아해를 건너온 유럽인들이 두브로브니크에 열광하는 이유도이곳만큼 중세 유럽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서쪽에 난 필레문을 들어서면 오노프리오 분수가 손님을 맞는다.중심거리 플라카에 선다.반대편 동쪽 문이 훤히 보인다.성 구세주교회,성 프란시스코 수도원,성 블레즈 수도원이 차례로 나타난다.부속 약국·고아원·양로원이 세계최고의 역사를 자랑한다.성 블레즈광장에서면 오란도 기사상을 중심으로 스폰사궁전,시계탑 등이 들어서 있다.부도로 빠지는 길을 끼고 조금 더 오르면 렉터궁.최고 행정관의 집무실이 있던 이 궁은 지금은 바로크시대 회화와 이곳의 역사자료를보관하고있다. 플라카 도로는 수은등 조명을 받아 거울처럼 반짝이며 몽환(夢幻)적인 느낌마저 던진다.달이 첨탑에 걸린다.아름답다.천년의 세월,또 앞으로의 천년이 간단치 않겠지만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성채 위로는 관광객들이 두브로브니크를 만끽할수 있도록 길을 냈다.1시간정도 걸린다. 두브로브니크 맞은 편에는 천혜의 섬 로크럼이 있어 아드리아해를더욱 아름답게 만든다.나폴레옹도 탐냈다는 이 섬에선 한여름 유럽의부호들이 나체파티를 열기도 했단다. 91년 1차내전 때 프랑스 학술원 회장인 장 도르메송(당시 66세)은유럽의 지식인들을 이끌고 두브로브니크 해상에 배를 띄운 채 포격을중단하라고 절규했다. “두브로브니크를 지켜내지 못하면 우리가 무슨 낯으로 유럽의 미래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겠느냐.” 버나드 쇼도이렇게 말했다.“진정한 낙원을 찾는 이가 있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라.”■크로아티아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국호.그들 자신은 헤르바츠카라고 부른다.국토는 5만6,538㎢로 남한 땅의 3분의 2에 이른다.480만명의 인구 가운데 크로아티아인이 80%,헝가리계와 체코계가 소수민족을이루고 있다. 30여년동안 복잡다단한 유고연방을 무리없이 통치해 ‘부드러운 독재자’란 명성을 얻은 요시프 브로즈 티토가 80년 사망한 이후 연방은 급속한 와해의 길에 들어섰다.크로아티아는 91년 옛 유고연방 가운데 가장 먼저 독립을 선포해 내전을 촉발,연방 와해를 가져왔다고볼 수 있다. 화폐단위는 쿠나(Kuna).미화 1달러가 8.9쿠나이며 시장물가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음식점에선 맥주 한병에 10∼12쿠나를 받는다.우리나라보다 8시간 늦다. ■어떻게 가나 직항편이 없어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간 다음 자그레브를 거쳐 두브로브니크까지 이동해야 한다.비행기가 싫다면 자그레브에서 플리트비체를 거쳐 자다르에 이른 다음 해안선을 따라 남하하는 렌터카 여행도 권할만하다.그러나 길이 험해 주의해야 한다.아직국내에서 크로아티아 여행을 주관하는 여행사는 없고 콘돌코리아(02-735-3335)가 지중해와 아드리아해의 풍광을 연계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크로아티아 성지 및 문화유산 답사여행 상품을 개발 중이다.두브로브니크에 본부를 둔 현지 에이전트 아틀라스(385-20-442-222)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두보로브니크 임병선기자
  • ‘狂暴한 자유주의’를 넘어서

    자유주의의 도도한 물결이 세계를 뒤덮고 있다.결국 시장이 자원을마음대로 처분하고 우리를 인도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가. 프랑스 사회학자 알랭 투렌은 ‘어떻게 자유주의에서 벗어날 것인가’(당대 펴냄)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그 광폭성으로 인해 인간들이 겪게 되는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탈출구나 대안을 모색하는일이 시대착오적이고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때 이른 포기를 비판하며 ‘가능함의 모색’을 주장한다. 투렌은 세계의 작동 구조와 그 내부의 고통스러운 몸부림,대안적 탈출 시도,좌파정치세력의 다양한 구도를 분석한 뒤 ‘2½의 정치’를진정한 대안으로 제시한다.새로운 사회운동 발현과 국가의 사회연대적 정책 복원을 통해 자발성과 계획을 조화시키자는,생산과 분배를동시에 고심하는 중도 좌파적 시각이다.배제되고 소외된 이들의 사회적 재통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자는 것이다.이를 위해 노동문제에 우선권을 부여하고,경제에 대한 공적 개입 확대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발전을 추진하며,모두의 권리를 모두가 승인하는 문화의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세금 인하와 고용창출활동 강화,혁신을 향한 교육을지향하면서 내부 소비를 증대시키고 구매력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낡은 경제 운영방식의 해체는 반드시 필요하지만,모든 외부통제를 거부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를 움직이려 드는 시장경제는 위험스럽다며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지적한다.특히 생산적인 투자보다는 전적으로 금융이익을 추구,단기간에 경제 전체를 난폭하게 파괴할 수 있는 자본의 무절제한 흐름의 위험을 강조하며 정부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금융자본주의와 정부의 무책임성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을 근대경제에 대한 총체적인 부정과 혼동하지 않으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힘들을 식별해내자고 덧붙인다. 희생자들의 이름으로 지배행위를 폭로하는데 만족하는 극좌파와,사회해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으로서 제도를 방어하라고 부추기는 공화주의의 문제점도 지적한다.지금 필요한 것은 경제·사회·문화적인 문제들을 국가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국유화의논란에 종속시키기 위해 국가에 호소하는 낡은 방식이 아니라 정치개혁을 이룰수 있는 새로운 사회운동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사회운동은단순히 지배에 반대하는 거부의 운동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적인 상징의 이름으로 자신의 요구를 펼치는 주장의 운동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중도 우파적 ‘제3의 길’에 대해서도 반론을 편다.제3의 길 신봉자들은 자발성을 발전시키고 일자리의 창출을 가로막는 경직성을 제거함으로써만이 가장 취약한 부분들을 방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비난한다.서구 인구의 20∼25%가 반실업자로 살아가는 상황에서이러한 해결책은 밖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복귀에 힘쓰기보다는 이미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다는 것. 정치가 사회현실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때 극단주의적인 운동이형성된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고원 옮김 7,500원. 김주혁기자 jhkm@
  • 金대통령, 서민·소외계층 챙기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서민과 소외계층 ‘챙기기’에 직접 나섰다.대통령이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사회적 분위기를 유도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지난 11일 대학생 무료 인터넷 과외학습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정이 넘치는 사람들의 모임(정사모)’ 회원들에게 서신을 띄워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젊은 대학생들이 무료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형편이어려운 학생들에게 과외지도를 해주고 있다니 얼마나 마음 훈훈하고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여러분의 활동에서 우리나라의 밝은미래를 보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또 “지금 진행중인 지식정보화의 물결은 한편으로는 부를 증식시켜생활을 윤택하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적응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간에빈부격차를 더욱 크게 할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때에 자신의 시간과 지식을 쪼개 아무런 대가없이 봉사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이 시대의 선구자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웃을 생각하는 여러분의 훈훈한 정과 노력이야말로일부에서 걱정하고 있는 고액과외 문제와 신세대 젊은이들의 이기적인 일탈행위 등을 한낱 기우(杞憂)로 만드는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런 일”이라고 치하했다. 김대통령은 최근 한 방송사가 기획보도한 부상 소방관들의 애환(哀歡)을 시청한 뒤 비서관을 불러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불철주야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마음놓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특별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대한광장] 과감히 변해야 산다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은 MIT 교수였던 토머스 쿤(Thomas S.Kuhn)이 1962년 저서‘과학적 혁명의 구조’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전문 용어로 라틴어에서 유래된‘모형’을 말한다.패러다임은 한 조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하나의 방도이다.즉 이치가 닿고 뜻이 통하는 하나의 방도로 어떤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통전(通典)적 가정이다.다른 말로 공동체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신념,가치,기술의전 체계를 말하며 삶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가치와 규칙의 골격이라고말할 수 있다. 이처럼 패러다임이 일련의 가정이라고 한다면 패러다임 전환은 어떤개인이나 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일련의 가정이 극적으로 바뀌어지는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예를 들면 사회의 경제가 오로지 산업에만의존하던 것이 정보화사회가 되면서 뒤집어진 충격을 최초로 입증한사람은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였다.그는‘미국 사회의 열가지대변동’이라는 책을 통해 이 사실을 밝혀냈다.앨빈 토플러는 이같은사회적 흐름의 전환을 ‘제3의 물결’이라고 이름짓고 새 문명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음을 선언하였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패러다임이 심한 도전을 받고 있음을 몸으로 체험하는 나날이다.밖으로부터오는 도전을 견뎌 내기에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가치관의 틀이 역부족인 셈이다.정부,기업은 물론 사회적 가치관까지도 변화된 시대에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는 ‘급변’이라는 말로는 부족해 ‘격변’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할 정도이다. 사회뿐만 아니라 많은 기관들과 조직체들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기업,대학,학교,병원,가정,봉사기관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이처럼 현대문명은 굴뚝연기들이 파동치던 산업혁명시대를 거쳐 전자파장이 파도치는 정보화시대에 돌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제2의 물결이 빚어낸 옛 패러다임의 옷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치권의 낡은 정치 행태와 재벌기업으로 대표되는 한국 경제의 구태의연한 모습은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채 우리 사회의 전진을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기업의 경우 1960년대 존재했던 100대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기업은 29개뿐이다.격변하는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기업도 옛 패러다임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현 정부와 채권단이 서두르고 있는 기업 퇴출작업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체 갱신을 서두르지 않는 기업은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서부터 밀려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실례가 되고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정화하는 자정능력(自淨能力)을 지니고 있게 마련인데 그 자정능력을 잃게 되면 생명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개혁이라는 말은 한자의개(改)와 혁(革)자에서 나온 말이다.글자 그대로 고친다는 뜻이다.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히셨다.인간 최초의 개혁은 이렇게 가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인류가 맨 먼저 터득한 기술은 가족을 무두질하는 방법이었다. 무두질이란 뻣뻣한 날가죽을 기름을 뽑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말이다.날가죽(皮)은 60도의 물에서 녹아버리고 말지만 무두질이 잘된 가죽(革)은 끓는 물에 넣어도 끄떡없다고 한다.날가죽을 무두질하면 방부성,유연성,불변성이 생기는데 이 3대 요소는 개혁정신의 원형이라 한다.어떤 조직이나 단체도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세가지 열린 구조를 갖지 못할 때 소용돌이치는 변화 과정 가운데서 살아남지 못한다.종교개혁도 부패한 교회,경직된 종교,변질된 신앙을 썩지 않게 부드럽게 열린 종교,그리고 영원토록 변치 않는 신앙으로 개조하는 데 있었지 않는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낡은 패러다임의 망령들이 물러가고 새로운시대에 걸맞은 새 패러다임으로 전환된 새 사회와 새 사람의 모습을기대해본다.이를 위해 개인이나 단체는 부단히 자체 갱신을 통한 거듭남의 변화 가운데 있어야 한다. 김원배 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
  • [각료 에세이] 열린마음으로/ 바이오혁명과 우리 농업

    정보산업과 바이오산업이 21세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기원전 7,000년경의 농업혁명,17∼18세기의 산업혁명에 이어 최근에는 ‘디지털혁명’이 짧은 시간에 우리 생활방식을 바꾸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혁명’에 이어 제4의 물결인 ‘바이오혁명’이가까운 장래에 인류의 생활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해독하기 위해 추진해온 ‘인간게놈 프로젝트’ 연구성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생명공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생명체를 이용해 산업적·의학적으로유용한 기술과 소재를 개발하는 ‘바이오산업’의 발전도 가속화하고있다. 생명공학·유전공학·생물산업·바이오텍(BT)이라고 일컬어지는 바이오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98년 1,800억달러 수준에서 2010년에는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의 4배가 넘는 7,00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게놈연구의 선두주자인 미국 셀레라사의 시장가치는 99년 5월 2억5,000만달러에서 지난 5월 23억달러로 1년 사이에 무려 9배나 상승했다.국내에서도 바이오 벤처가 급증하고 대기업도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혁명과 바이오혁명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선진국들은 정보통신과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우리 경제와 국가의 장래도 이들 핵심기술의 개발에 달려 있다.이중 생물체의 세포·분자 구성물질을 이용해 인류가 필요로 하는 제품과 유기체로 변형하는 생명공학기술은 그 뿌리가 농업에 있다.농업은 그 자체가 생명체를 다루는 ‘생명산업’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바이오산업’은 생명산업을 관장하는 농림부가 주도해나가야 한다.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생물자원의 확보 여부로 판가름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앞서갈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췄다.남방식물의 북방한계이자 북방식물의 남방한계에 위치해 식물종(種)이 다양하고 유용한 자생식물도 많다.토종 동·식물과 미생물을 활용한 신기술을 개발해 농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신물질과 신품종을 만들어낸다면 농업분야에서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지금이야말로 농업과 농업관련 산업이 첨단생명산업으로 발전하도록국가적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한다.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올해로 다섯번째인 농업인의 날 주제가바로 ‘새 천년 생명산업을 선도하는 우리농업’이다.‘바이오혁명’이 우리 농업에 찾아온 기회임을 인식하고 이를 놓치지 말아야 할것이다. 韓甲洙 농림부장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