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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아름다운 자녀 키우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살아있을 때 한 일이 이름과 함께 남는 만큼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그러나 이제는 이름이 아니라 ‘자식을 남긴다.’는 말로 바꿔야 할 듯싶다. 장삼이사(張三李四)는 자식을 남긴다는 말을 새길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그들의 자식은 대부분 선량한 시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살기 때문이다.그러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요즘 자식을 남긴다는 말을 새삼 깨우쳤을 것 같다.김영삼 전 대통령,김대중 대통령,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장상 총리 서리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식은 그들의 삶을 평가받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김 대통령은 아들 둘이 구속기소된 데 대해 ‘참혹함을 느낀다.’고 표현했다.이 후보도 자녀의 병역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장상 총리서리는 ‘총리가 될 줄 알았으면 아들의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등의 부적절한 말과 처신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우리나라에서는 왜진정한 지도자가 나오지 못하는지 정말 안타깝다.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에 자원해 참전한 전쟁 영웅이었다.존 에프 케네디보다 더 똑똑했으며 미래의 미국 대통령을 꿈꾸었던 그의 형 조지프 패트릭 케네디 주니어는 해군 비행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사망했다.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예일대학 재학중 2차대전이 일어나자 항공모함 탑재 뇌격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부상한 상이용사다. 지도층 자녀만 되면 외국 유학을 가고,병역을 면제받고,축재를 한다면 서민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그것은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남에게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사회가 일궈낸 과실은 편법과 불법으로 독식하고 책임은 서민들에게 돌리는 것이다.그렇게 되면 부와 권력은 대대손손 고착화될 것이다.그러나 국민들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청소년의 우상이었던 가수 유승준의 예를 보자.그는 올해 초 미국 국적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았으면서도 계속 한국에서 활동하기를 바랐으나 팬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우리는 자식들이 선량한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공정한 경쟁의 규칙에 따라 살기를 희망한다. 한달 내내 손은 얼얼하고 목은 쉬게 만든 월드컵 개막 축제의 메시지는 ‘어울림’과 ‘나눔’,‘조화’와 ‘상생’이었다.그리고 거대한 ‘붉은 물결’은 ‘나’라는 이기주의를 넘어선 ‘우리’를 확인시켜 주었다.우리 모두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는 순간 엄청난 동력이 생겼으며,전 세계가 경이의 눈길로 쳐다봤다.자녀 교육에서도 ‘상생’과 ‘우리’를 가르쳐야 한다.사람은 공동체를 만들어 상호 협력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그리고 그 공동체는 구성원이 스스로를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매개가 돼야 한다.특정인이 공동체 구성원의 희생 아래 이익을 챙기는 것은 범죄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말만 꺼내면 나만 알아서는 안되고 우리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한다.하지만 우리는 자신과 자식들만 잘 살아보겠다는 지도층의 행태를 자주 목격한다.일반인들도 자녀들에게 친구들을 이겨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그러나 그래 가지고는 진정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다 같이 망한다.가정은 물론 학교에서도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사는 건강한 젊은이들을 키워나가야 한다.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해야 한다.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자신이 한 일과 더불어 이름이 남으면 정말 기쁜 일일 것이다.그래야 우리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다.사회 지도층이 그 모범을 보여야 한다.이제 지도층이 남길 것은 이름이 아니라 선량한 시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아름답고 건강한 자녀라는 사실을 재인식하는 캠페인을 벌여 나가자. 황진선 논설위원jshwang@
  • 8·8 재보선 최대 격전지 3곳/ 서울 종로·서울 영등포을·경기 광명

    ■서울 종로-‘정치 1번지' 자존심 싸움 서울 종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천자의 면면으로 보면 ‘정치1번지’답게 ‘리틀 대선’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한나라당 박진(朴振) 공천자는 이회창(李會昌) 대선후보를 연상시킨다.경기고·서울법대 출신에 영국 뉴캐슬대 정치학교수,대통령 공보·정무기획 비서관 등 화려한 경력의 엘리트이다. 민주당 유인태(柳寅泰) 공천자는 민주화운동 출신이다.3선개헌 반대 학생운동,민청학련,광주민주화운동 등을 주도,투옥 후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투사’였다.과거 이곳에 출마했던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이미지가 상당부분 겹친다. 박진 공천자는 정치신인임을 강조하며 ‘참신성’으로 승부를 낼 생각이다.유인태 공천자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구 정치인’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모두 경기고·서울대 출신으로 ‘동문 대결’이 이뤄지게 됐다. 두 사람은 공천 후유증도 해결해야 한다.한나라당에서는 막판 탈락한 박계동(朴啓東) 전 의원이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중앙당사 농성을 준비중이다.민주당은정흥진(鄭興鎭) 전 종로구청장의 반발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서울 영등포을-소장변호사·마지막 在野 격돌 서울 영등포을에서 한나라당은 소장파 변호사인 권영세(權寧世)씨를 내세웠고 민주당은 최근 입당한 장기표(張琪杓)씨를 공천했다.대학 선·후배(서울대 법대) 사이이긴 하지만 그간 걸어온 길은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권 변호사는 검사시절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과 서울지검 부부장 검사를 지낸 대표적인 기획통인 반면 장 후보는 ‘마지막 재야’로 불릴 만큼 오랜 기간 민주화운동에 몸담아온 우리 사회 대표적인 재야 인사이다. 정치권 입문이나 공천 과정도 다소 대조적이다.공천 과정에서 ‘DJ 저격수’로 불리는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을 물리칠 만큼 뚝심을 과시한 권씨는 평소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로부터 젊고 유능한 법조인이란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중학 2년 선배이기도 한 장씨는 입당 이전부터 노 후보에 대해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한사람’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바람에 입당 및 공천 과정에서 심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하지만 공천 이후엔 상호 지지의사를 밝히는 등 화해분위기로 돌아섰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경기 광명-‘남녀 간판스타' 불꽃 접전 8·8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한나라당의 전재희(全在姬·전국구)의원과 민주당의 남궁진(南宮鎭)전 문화부장관이 불꽃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의원은 전국 유일의 민선 여성시장 출신.행정고시 여성 첫 합격자로 노동부 국장에서 관선·민선 광명시장을 거치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여걸’이다. 이에 맞서는 남궁 전 문화부장관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비서 출신의 정통 ‘DJ맨’이다.15대때 경기 광명갑에서 당선된 뒤 99년 옷로비 사건으로 여권이 흔들리자 의원직을 버리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양쪽 모두 필승을 자신하고 있지만 부담도 적지 않다.전 의원은 전국구 의원직을 버리고 다시 출마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남궁 전 문화부장관도 동교동 ‘가신’으로 DJ의핵심 측근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최근 일고 있는 정치개혁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에 직면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되살아난 ‘태극기 물결’, 제헌절 맞아 ‘월드컵 감동’ 재현

    월드컵 4강신화와 함께한 태극기 물결이 54돌 제헌절을 맞아 전국에 다시 넘실대고 있다. 국경일에도 드문드문 내걸렸던 태극기지만 이제는 휘날리지 않는 집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다시 태극기 패션 붐이 일었다.월드컵 4강의 벅찬 감동이 진하게 배어 있는 태극기는 국민들의 가장 친한 벗이 되고 있다. 제헌절을 하루 앞둔 16일부터 시민과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태극기 달기운동에 나섰고,관련 업체 등에는 태극기 구입 문의가 쏟아졌다. 서울 용강·석촌·도곡·우이초등학교 등 일선 학교와 유치원에서는 수업시간에 태극기를 그리고 제헌절 노래를 불렀다. 우이 초등학교 박신정(26) 교사는 “월드컵 이후 권위주의의 상징이었던 태극기가 생활 속의 가깝고 친근한 대상이 됐다.”면서 “제헌절을 앞두고 학생들이 서로 먼저 집에 태극기를 달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유치원의 원생 150명은 이날 다함께 태극기를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교사 배혜정(28·여)씨는 “아이들이 ‘태극기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기’라면서 무척 즐거워했다.”고 밝혔다. 젊은층 사이에는 이번 제헌절을 포함,국경일마다 태극 망토와 치마,두건 등을 착용하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학생 박은주(24)씨는 “월드컵 열기를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제헌절 하루 동안 길거리 응원 때 입었던 태극기 망토와 두건을 쓰고 다니기로 친구들끼리 약속했다.”면서 “태극기를 입고 다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활짝 웃었다. 붉은악마 응원단 부회장인 반우용(30·부산아이콘스 축구단 서포터스 전임회장)씨는 “이미 태극기 문양이 두건과 치마 등을 통해 젊은층 생활에까지 파고 들었다.”면서 “오는 9월 아시안게임 때 사용할 대형 태극기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버 공간에도 태극기 달기 열풍이 불고 있다.인터넷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송명호씨의 홈페이지에는 ‘태극기’를 내려받으려는 네티즌이 폭주했고,지금까지 30만명이 태극기를 내려받아갔다. 인터넷 다음카페 ‘붉은악마’에 글을 올린 ‘posh girl’이라는 네티즌은 “월드컵은 끝났지만 우리들의 태극기 사랑은 영원했으면 좋겠다.”면서 “제헌절을 맞아 태극기 달기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국기게양 운동본부 손명규(53)씨는 “제헌절을 앞두고 인천과 하남,성남시등 각 관공서에 태극기 1만여장을 납품했다.”면서 “관공서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태극기 구입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 강혜승기자 hyun68@
  • [대한포럼] 무늬만 ‘히딩크’인가

    연말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들은 월드컵 4강의 조련사 히딩크를 제대로 배워야 한다.대한축구협회장 정몽준 의원(무소속)이 대선출마 가능성을 한걸음 한걸음 구체화하는 분위기다.그는 얼마전 한 간담회에서 대통령선거 출마가능성과 관련,“어떤 마스터 플랜을 세워놓고 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그러면서도 “8,9월쯤 한번 보도록 하자.”고 했다.며칠 뒤엔 그러나 “여론이 하라면(대통령선거에 나가라면) 하겠다.”고 했다.상황을 살펴본 뒤 출마하겠다는 속내가 드러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도는 급상승하고 있다.대한매일 여론조사에서도 민주,한나라,민주노동당 후보와의 4자 대결 구도에서 11%가 넘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월드컵 신화가 지지의 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그래서인지 세불리기에 힘이 부친 박근혜 의원,이인제 의원과의 연대설도 탄력을 더하고 있다. 정치권은 빠르게 대선 물결을 타고 있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선거체제 정비에 한창이다.하반기 국회의장단 구성과 상임위원장단 구성을 둘러싸고 한달여 벌였던 힘겨루기도 따지고 보면 대선을 염두에 둔 기선잡기에 다름아니었다. 정계개편,권력구조개편 논란도 마찬가지다.‘이회창·노무현 둘 다 거부하는’ 반창비노(反昌非盧)세력이 정치판을 다시 짜보려는 ‘꼼수’이든,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고쳐나가려는 권력구조 개선의 노력이든,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이제 정치판이 어떻게 바뀔까.모두의 관심사다.민주당에서 제3후보론이 제기되면서 정 의원 이름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지난 11일 물러난 이한동 전 총리도 이제 정치의 꿈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DJ와 성향이 같다고도 했다.민주당의 제3후보론을 염두에 둔 발언처럼 들린다.지금의 하루는 보통 때 정치판의 몇 달과 맞먹는다는 말이 실감난다.8·8 재·보궐선거가 눈앞에 닥쳐 혼란스러움을 더한다.노무현 후보는 “누구와도 재경선하겠다.”며 개방형 경선 용의를 밝혔다.정몽준 의원이 8,9월쯤 보자는 것도 같은 맥락일 듯싶다. 그러나 지금 보이고 있는 정 의원의 행보는 정치판에 소용돌이가 일면 ‘무임승차’하려는 의도가 담긴 듯한 인상을풍긴다.정계개편과 관련한 그의 견해에서도 그런 의지가 읽힌다.그는 “대선을 얼마 앞두고 당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아울러 개헌 논란에 대해서도 “지금 거론하기에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일 수도 있겠으나,다른 당으로의 영입이나 추대형식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처럼 비친다.대선출마에 대한 신념이나 이념 같은 것은 찾기 어렵다.많은 사람들의 지지도에 걸맞은 소신이 아쉽다고 비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의정 활동이나 평소 대외 활동에서도 독특한 정치 컬러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느끼는 게 일반적인 정서다. 히딩크 축구의 신화는 충실한 기본기와 흔들리지 않는 프로정신이 바탕이 됐다.상대가 누구든 공포감을 갖지 않고 맞붙는 패기와 자신감이었다.그는 우리나라를 떠나기 직전 여러 어록을 남겼다.4강에 자만은 곤란하다고 했다.변화의 시기를 맞았을 뿐이라고 했다.진정한 축구스타라면 광고나 언론을 통해 유명해지기보다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진정 대권에 욕심이 있다면 좌고우면할게 아니라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을 보일 때다.적당하게 일부 언론을 통해 자신을 띄우는 모습도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는다.치열한 대결 없이 16강의 가능성도 찾기 어려웠던 게 지난 월드컵의 교훈이 아니었던가.대통령 후보로서 기본기를 갖췄는지,자신을 보일 준비를 착실하게 해왔는지,이제 비전과 철학을 보여야 한다. 적당하게 분위기에 편승하려 해서 후보자리가 굴러 들어올 순 없다.돌풍은 꾸준히 준비하고 적기에 승부수를 던지는 자의 몫이다.이는 역대 대선이 생생한 교훈이다.죽은(떠나간) 제갈공명(히딩크)이 살아 있는 사마중달(대선후보들)을 이겨주길 기대해서야 될 일인가. 최태환(논설위원) yunjae@
  • 월드 Biznews/ 햄버거/맥도널드 “”가격이 경쟁력””

    (도쿄 황성기특파원) 한번 튼 물결은 되돌릴 수 없는 걸까. 일본의 초저가 햄버거 전쟁에 불을 붙였던 일본 맥도널드가 59엔짜리 햄버거를 8월에 내놓는다. 저가 경쟁을 부채질하려는 의도라기보다 떠나간 손님을 다시 붙잡자는 속셈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2000년 실시했던 ‘평일 반액 세일’에 의한 65엔 햄버거 판매를 지난 2월 중단하는 대신 가장 싼 햄버거를 80엔으로 올렸다.엔고(円高)로 원재료 값이 올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가격이 오른 뒤 손님의 발길이 줄었다.전국 3900개 점포의 평균 매상이 지난 2월 16% 이상 감소한 것이다. 당시 맥도널드측은 “싸다고 소비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며 가격을 올렸으나 이번에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여전하다.”며 인하 조치를 설명하고 있다.불황으로 1엔에도 과민반응하는 일본 소비자의 구매심리가 얼마나 무서운지,한번 내려간 가격을 다시 올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맥도널드는 톡톡히 깨달은 셈이다. 일부 품목이긴 하지만 59엔으로 가격을 설정한 것은 소비자 조사에서 80%이상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 맥도널드측은 “59엔짜리 하나만으로는 이익이 나오지 않지만 다른 상품과 함께 구입하는 손님이 많아 원가율은 상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격인하에 따른 매상 전망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상승. 59엔짜리 햄버거 외에도 맥도널드는 120엔짜리 치즈 버거를 79엔으로 150엔짜리 프랑크 버거도 75엔으로 내리는 등 고육지책의 인하 상품을 속속 선보일 계획이어서 이래저래 소비자들은 즐겁게 됐다. marry01@
  • [2002 길섶에서] 소나기

    예상은 했지만 지난주 말 산행도 붉은악마의 물결이었다.월드컵의 열기가 아직도 여전했다.이제 막 산에 오르는 어린아이나 하산길의 아줌마에 이르기까지 붉은악마 차림새였다.붉은색 모자,점퍼,바지,신발….그렇지 않아도 유난히 붉은 계통이 많은 등산복 패션에 월드컵이 몰고 온 ‘색깔 파괴’가 힘을 보탠 것이리라. 태풍 라마순의 뒤끝이어서 그런지,계곡에는 물이 넘쳤다.하산길의 몇몇 등산객은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자연으로 돌아가 있었다.그도 잠시,갑자기 맑은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를 뿌렸다.피할 새도 없이 언제 그랬느냐 싶게 뚝 그쳤다.불안정한 대기가 ‘지나가는 비’를 만든 모양이다.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로 어린 시절 가슴이 설렌 적이 있다.철이 들면서는 김남조의 시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가 더 가슴 깊이 와 닿았었다. “…/비는 뿌린 후에도 거두지 않음이니/나도 스스러운 사랑을 주고 달라진 않으리라/아무 것도…/산은 참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나는 배운다.” 양승현 논설위원
  • 7·8호 태풍 북상, ‘차타안’ 한반도 비껴가

    6호 태풍 ‘차타안(CHATAAN)’은 우리나라를 비껴 일본 열도를 지나간다. 기상청은 9일 “차타안은 일본 가고시마 남남동쪽 해상에서 시간당 22㎞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으며 10일 오전에는 오사카 남서쪽 220㎞,11일에는 오사카 북동쪽 710㎞ 지점에서 반경 420㎞ 범위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차타안은 중심기압 945hPa,중심부근 최대풍속 초속 41m의 강한 대형 태풍이다.태풍 중심에는 8∼12m의 높은 파고가 일고 있으며,9일 밤부터 파랑주의보가 내려진 남해 전해상에도 물결이 밀려와 3∼5m의 파고가 예상된다.10일에는 서해남부 및 동해남부 전 해상에 파랑주의보가 내려지고 물결이 높게 일 전망이다. 약한 소형 태풍인 ‘할롱(HALONG)’은 괌섬 남동쪽 5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7㎞로 서북서진중이다.9일 오전 3시 타이완섬 남서쪽 400㎞ 부근 해상에서는 8호 태풍 ‘나크리(NAKRI)’가 발달했다. 윤창수기자 geo@
  • K리그 개막전 이모저모/송종국등 태극전사 출전하자 환호성

    ◇구덕종합운동장 창단 이래 최다인 3만 9000여명의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치러진 부산 아이콘스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는 부산의 정규리그 5회 우승을 기원하는 ‘V5’를 새긴 카드섹션이 등장했다. 팬들은 대표 선수 출신 부산 소속인 이민성의 선발 출전에 이어 송종국이 전반 36분 교체투입되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고 이들이 볼을 잡을 때마다 힘찬 응원으로 사기를 붇돋웠다.앞서 송종국은 경기장 입구에서 팬사인회를 가졌다.또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상대팀 울산의 이천수도 송종국과 함께 안상영 부산시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성남종합운동장 입구에는 ‘무료 초대권 암표상’까지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성남 구단은 팀의 아디다스컵 우승과 대표팀의 월드컵 4강진출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일주일 전부터 무료 초대권 2만 3000여장을 배포했지만 일부 암표상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초대권 없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돈을 받고 초대권을 팔기도 했다. ◇평소 썰렁하기로 악명이 높았던 전주도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전주 톨게이트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불편한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이날 3만 1000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 월드컵으로 점화된 전국적인 축구 열기에 불을지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는 특히 붉은악마의 빨간색 유니폼을 차려입은 팬들이 곳곳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과 ‘전북 현대’를 외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단연 톱스타는 최진철이었다.관중들은 최진철이 호명될 때 가장 뜨거운 박수를 보내 월드컵으로 인해 달라진 그의 위상을 반영했다.최진철은 월드컵 4강 신화에 기여한 공로로 전주시로부터 ‘자랑스러운 전주시민상’과 전북축구협회로부터 순금 10돈짜리 행운의 열쇠를 받았다. ◇전남 드래곤즈의 홈구장인 광양구장도 김태영 김남일 등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을 2명이나 배출한 덕에 2만 3000여 관중이 몰려 관중석으로 통하는 계단에도 앉을 틈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관중석 곳곳은 붉은 물결을 이뤘고 ‘대∼한민국’으로 응원전을 시작한 관중들은 이어 ‘드∼래곤즈’로 구호를 바꿔 연호하기도 했다. 앞서 식전 행사로 월드컵 4강 주역들인 김태영 김남일에 대한 환영행사도 열렸다.행사에서는 김태영 김남일 가족에 대한 꽃다발 증정과 격려금 전달이 이어졌고 경기가 끝난 뒤엔 이들 스타의 티셔츠 증정 추첨이 열렸다. ◇경기에 앞서 김남일 김태영의 팬사인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광양구장 입구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15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고, 김남일이 모습을 나타나자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리며 준비한 선물을 전해주기 위해 대혼잡을 이뤘다.그 결과 30여명의 경호원들은 질서를 유지하느라 진땀을 뺐으나 김남일은 일일이 악수를 해주며 답례했다. ◇성남 일화-포항 스틸러스의 공식 개막전이 열린 7일 성남종합운동장에는 경기가 시작되기 3∼4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려들어 2002월드컵으로 이어진 축구열기를 실감케 했다. 관중석 곳곳에는 ‘4강 신화,그곳엔 K-리그가 있었습니다.’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려 사그라지지 않은 월드컵 열기와 한국축구 대도약의 밑거름이 된 프로축구 발전에 대한 염원을 동시에 담았다. ◇성남경기장주변에서는 ‘비 더 레즈(Be the Reds)’티셔츠와 국가대표팀유니폼,배지,모자,마스코트 등 2002월드컵 공식상품을 50∼30% 할인해 파는 행사가 펼쳐져 눈길을 모았다.또 윤도현밴드의‘오∼필승 코리아’를 비롯한 붉은악마 월드컵 응원가와‘발로 차’등 응원가가 울려퍼져 분위기를 돋웠다. ◇포항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출전해 눈길을 모았다.달릴 때 긴 머리가 펼쳐지면서 사자 갈기를 연상케 해 ‘라이언 킹’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동국은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경기에서 머리를 단정하게 자른 가운데 경기에 나섰던 것.팀 관계자는 이동국이 월드컵 대표팀에서 탈락한 뒤 심기일전하기 위해 머리를 잘랐다고 귀띔했다.
  • 在韓 외국인이 본 월드컵/ “”이방인 품은 붉은물결 축제””

    국내에 수년간 머물고 있는 외국인 4명이 모여 이번 월드컵 기간에 자신들이 경험하고 느낀 생각들을 마음껏 털어놨다.참석자는 앤터니 스톡스 주한 영국 대사관 1등 서기관,숀 로드리게스 주한 호주 대사관 2등 서기관,일본인인 나베쿠라 마사카츠 ㈜호텔신라 판촉지배인,미국인인 대니얼 토머스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등이다.모두 한국 축구팀과 붉은악마의 열렬한 팬인 이들은 4일 본사 회의실에 모여 2시간여 동안 월드컵 기간에 한국에서 체험한‘잊지 못할’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대니얼 토머스 교수= 한국에 살면서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다른 외국에도 살아봤지만 훨씬 강했다. 하지만 월드컵 기간에는 내가 이 문화의 일부분이라고 느껴졌다. 붉은악마와 어울려 응원하면서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훨씬 덜했다. ▲앤터니 스톡스 서기관= 나도 외국인이라 불렸을 때 그런 느낌을 받는다.나는 외국인이 아니라 영국인일 뿐이다.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이분법적으로 사람들을 나누지 않았다.나도 붉은악마였지만 직업상 티셔츠를 입을 수 없었다.그래서 대신 빨간 넥타이를 했다. ▲나베쿠라 마사카츠 지배인= 붉은악마의 물결을 보는 것은 엄청난 경험이었다.일본에 있는 아내와 아들에게 붉은악마 티셔츠도 보냈다.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월드컵 기간에 한국에 머물고 있으니 한국 응원을 하자고 했다.한국인들의 친절에 보답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숀 로드리게스 서기관= 부모님과 가족을 위해 붉은악마 티셔츠를 7벌 샀다.아버지가 프랑스에서 한국 경기를 보면서 붉은악마를 무척 좋아하게 됐다.한국인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기쁨을 표현했다.한국인들은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인색하다.흥분과 기쁨을 솔직하게 표현할 기회였다. ▲스톡스= ‘미소를 보내자.’는 캠페인 광고를 봤다.정말 한국에서 미소짓는 사람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하지만 월드컵 기간중에는 자신들의 감정을 유감없이 표출했다.그래서 외국인들도 쉽게 동화할 수 있었다. ▲토머스= 대학로나 코엑스 부근에서 친구들과 경기를 봤다.정말 놀라웠다.사실 94년 미국 월드컵 때 인디애나주에 살았지만 그 사실조차 몰랐다.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모로코에 있었다.모로코는 축구의 나라다.월드컵이 열리면 사람들은 모두 경기를 본다.하지만 모로코가 16강 진출에 실패해 그 열기가 이번 월드컵 같지 않았다. 한국이 승리하면 도시 전체가,전국이 축제 분위기였다.미국에서 온 국민이 전국적으로 즐기는 축제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한국이 이기는 날이면 왕십리 근처에서 학생 수십명이 지나가는 차를 하나씩 잡고 좌우로 흔들었다.그때 택시를 타고 거기를 지나갔다.미국이라면 아마 두려웠을 텐데 학생들의 장난에 나도 절로 흥이 났다. ▲나베쿠라= 어마어마한 응원단 수에 놀랐다. 그 속에서 한국인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도 인상깊었다. 열광적으로 한국팀을 응원하지만 훌리건도,사고도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 리더가 없이 자발적으로 응원한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웠다.한·미전이 있던 날 시청 근처에서 45분간 걸었다.걷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사람이 많고 모두 축제를 즐겼지만 전혀 폭력적이지 않았다. ▲로드리게스= 특별히 휴가를 내 7경기를 관전했다.호주와 일본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였다.광주 전주 울산 등을 갈 때마다 놀라웠다.어느 도시건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광주 시내 조그만 술집에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전을 대형 TV로 봤다.우리가 그 술집의 첫 외국 손님이라고 했지만 아주 즐겁게 경기를 봤다. 지방 곳곳을 둘러볼 아주 좋은 기회였다.전에는 부산이나 광주를 잇달아 가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이번에는 모두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을 불렀다.분열된 마음이 하나로 뭉쳤다.이런 일체감이 지속되길 바란다. ▲토머스= 한·미전 때 호프집에서 미국을 응원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하지만 누구도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않았다.정말 인상적이었다. ▲로드리게스= 월드컵 개최국에서 개최국과 붙은 상대팀을 응원하면 위협을 느낀다.그러나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상대팀 응원단과 경기 전에 다정하게 사진도 찍고 경기에 졌어도 폭력적이지 않았다. ▲나베쿠라= 거스 히딩크 감독은 짧은 시간에 한국팀을 강팀으로 발전시켰다.어떤 조건도 필요없고 단지 능력이 있는 사람을기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그의 경영스타일을 축구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도입하려 하고 있다.히딩크 경영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스톡스= 히딩크는 외국인이 긍정적인 영항을 미칠 수 있음을 한국인에게 보여줬다.영국도 같은 교훈을 얻었다.점차 전세계는 이 사실에 동감할 것이다.이런 변화는 한국의 발전과 국제관계에 도움이 된다.이제 한국은 두려움 없이 열린 자세로 외국인을 맞게 될 것이다.외국의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토머스= 학생들에게 대표팀에 대한 이야깃거리를 가져오라 한 적이 있다.처음에는 히딩크가 훈련장에 여자친구를 데려왔다는 사실이 주제였다.그러나 한국팀이 첫승을 거둔 뒤 완전히 바뀌었다.“그는 한국인 같다.”는 식이었다.한국팀이 이기지 못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궁금하다. ▲로드리게스= 광주에서 일본 축구팬을 만났는데 반은 붉은색, 반은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이번 월드컵이 한·일 공동개최라 그런 옷을 도안했다고 했다. 공동개최국인 한국을 응원하러 왔다는 그사람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아시아 전체가 한국의 선전을 기뻐했다.많은 일본인들이 한국 응원을 왔다. 놀라운 일이다. ▲나베쿠라= 한·일은 이번 기회에 서로를 더 많이 알게 돼 신뢰와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월드컵이 한·일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본도 외국 감독을 받아들여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선수들을 훈련시켰다.그래서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일본에서는 4년이 걸렸지만 히딩크는거의 1년 만에 해냈다. 일본인들은 한국의 선전을 전혀 질투하지 않는다.한국은 공동개최국이고 여섯번이나 월드컵에 진출했다.일본은 두번째다.한국이 4강에 진출하면서 일본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스톡스=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을 질투하지 않는다.응원단의 열정과 선수들의 훌륭한 경기를 지켜봤기 때문이다.한국팀은 기술도 좋고 매너도 손색이 없다.절대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 ▲로드리게스= 붉은악마는 대부분 대학생으로 이뤄졌다.이들이 이처럼 강렬하게 조국을 사랑한다는 사실이 놀랍다.젊은이들이 보여준 애국심으로 한국의 미래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88올림픽이 한국의 고등학교 졸업식이었다면 이번 월드컵은 대학 졸업식이다.다만 젊은이들이 월드컵 뒤의 공허함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토머스= 친구들도 앞으로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한다. 금요일마다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나와야 하는건 아닌지. ▲스톡스= 한국은 전형적인 축구의 나라는 아니다.아프리카,유럽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분명 다르다.94년 월드컵 때 태국에 있었고 월드컵 개막 몇 주전 방콕에 갔었다.그곳 언론들이 월드컵에 대해 훨씬 많이 보도했다.한국은 조용했다.붉은악마가 갑자기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붉은악마를 포함해 한국인의 축구 사랑이 지속되길 바란다.새로 세워진 아름다운 경기장이 한두번 사용되고 방치된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아름다운 경기장이 그렇게 빨리 완성된 사실에 감탄했다. ▲나베쿠라= 일본은 한국과 유사하다.94년 J리그(일본의 프로축구)가 시작된뒤 일본인들의 축구사랑이 늘었다.젊은이들이 더욱 그렇다.한국팀 대표선수중 4명이 J리그에서 뛰었다.이중 홍명보도 있다.그가 누군지 이번에 알았다. 유치원생 초등학생 등 모두 야구보다 축구를 더 하고 싶어한다.전에는 야구가 훨씬 인기가 있었다.나도 야구를 더 좋아했는데 몇주 전에 마음을 바꿨다. ▲로드리게스= 일부 축구팬들이 태극기를 휘날리던 정몽준에게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봤다.친구들은 한국의 선전으로 정몽준이 대선 출마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12월에 정몽준은 축구가 아니라 정치로 승부수를 던져야한다.선거기간 내내 축구 이야기만 해서 당선될 수 있겠는가. ▲스톡스= 한국 승리를 기념해 무료로 음식이 제공되는 것도 흥미롭다.대전에서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보고 새벽기차로 서울에 왔는데 기차에서 맥주가 무료였다. ▲토머스= 미국에서는 지역 연고를 가진 미식축구팀이 우승하면 무료 행사가 가끔 있다.하지만 전국적이지 않다.광화문,대학로 등에서 무료로 음료수를 나눠준다는 걸 들었다.재미있다. ▲스톡스= 이탈리아전에서 설기현의 골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1시간 동안 기다려도 골이 터지지 않자 운동장 여기저기서 “이 정도면 잘했다.훌륭한 경기였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왔다.바로 그 순간 포기하지 않던 한국 선수들이 큰 일을 해냈다.얼마나 감동적인가. 정리 전경하 정은주기자 lark3@
  • 월드컵세미나 휴스 주제발표 “”대단히 인간적이었던 한.일월드컵””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과 한국’을 주제로 한 국제세미나가 2002한·일월드컵조직위원회의 주최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칼럼니스트인 랍 휴스(영국·사진)의 ‘2002월드컵의 인간적 측면’이란 제목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이번 월드컵은 다양한 얼굴을 가진 대회였다.아시아의 하나된 모습과 원활한 대회운영,물샐 틈 없는 안전,빼어난 시민정신을 세계에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의 내면에는 인간적인 것이 숨어 있다.미국의 ‘9·11테러’로 우리의 가치가 마비된 이래 아시아는 가장 감동적이고 다채로운 국제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인적인 어려움을 딛고 복귀해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호나우두와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펼쳐진 붉은 바다의 물결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팀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히딩크 감독의 최대 업적은 한국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이다.한국선수들은 아시아가 유럽이나 남미에 필적할 만한 체력 및 정신력이 없다는 편견을 불식시켰다. 한국팀의 강한 압박에 유럽은 약물복용이라는 악의적인 소문과 판정 음모론까지 제기했다.굳이 약물이라면 ‘민족주의(Nationalism)’를 꼽아야 할 것같다.폴란드와의 첫 승부터 스페인과의 8강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민족주의를 듣고,느끼고,심지어 맛볼 수 있었다. 영국사람으로서 과연 우리 영국인들은 이렇게 강한 민족주의를 표출하면서 동시에 예의를 지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한국과 일본은 상호경쟁과 아시아 경제난 속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하지만 일본은 진부했고 소심했으며 무엇보다 월드컵에 너무 무관심했다.일본은 한국처럼 세대통합을 이뤄내지 못했다. 한국에서 만난 68세의 한 할머니는 “월드컵 전에는 TV로도 축구를 본 적이 없다.공을 따라 뛰는 젊은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신문에서 월드컵 기사를 모두 읽는다.축구의 영향력은 참으로 놀랍다.”고 말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후나바시 아사히 편집위원 월드컵후 전망/ 韓·日 깊고 가까운 관계로

    (도쿄 신인하 객원기자) “두 나라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지혜를 짜내 해결한 공동작업의 경험은 대단히 가치가 있으며 앞으로 일·한 관계에서 문제가 많이 나오더라도 월드컵 공동개최는 소중한 추억,기억이 되어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 아사히(朝日)신문 편집위원은 월드컵 개최 의미를 이렇게 분석하고 “양국관계가 깊고 가깝게 될 것이라는 단순한 희망이 꽤 가능할 것이라는 강한 희망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공동개최는 성공했는가. 일·한 양쪽 다 처음에는 왜 공동개최인가 실망했다.유럽에서도 인정받지 못했다.지금은 바뀌었다.이번에 만난 영국·프랑스인 저널리스트 가운데에는 공동개최,그거 재밌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장래에 이번 같은 공동개최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좋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인간 사회가 그렇지만 무엇인가를 하나가 되어 한 점이 좋았다.세계인을 동원해서 세계인과 함께 연출했다.스포츠라는 문화를 함께 만들었다.이것은 협력 없이는 할 수 없다. ◇전체적인 인상은. 일·한이 보통 나라끼리의 보통의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개회식 일본 국가연주 때 관중들이 야유하지 않았다.한국인들이 일본과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하나는 한국에 있어서 중국의 무게인데,일·한 공동개최라고 하지만 중국도 배려하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새로운 정치 다이내믹스를 대단히 느꼈다. 한국-이탈리아전 경기가 북한에서도 방영됐는데,한민족의 자연스러운 민족의식의 발로였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정치외교적으로 표현하면 국가사업으로서 국가 위신,민족의식,대북호소,중국과의 새로운 관계강화,한·일 제휴 등 역사의식이 두드러졌다.일본은 거꾸로 희박했지만. ◇두 나라의 다툼,응원은. 일본도,한국도 세계적 입장에서 보면 비슷한 것 아닌가.일·한 모두 인간관계를 보면 인정에 얽매이는 게 크다.때문에 감독과 선수들간의 프로페셔널한 관계를 만들기 힘들었다.이번에 히딩크와 트루시에라고 하는 각각 외국,유럽 프로축구의 경험을 쌓은 감독이 와주어서 큰 변혁을 일으켰다. 한국은 원래전통이 있는 포워드가 있고 일본보다도 체력이 강하다.여기다 히딩크가 강훈을 해서 더 훌륭한 육체를 갖게 했다.또한 정신력도 있었다.하겠다는 생각과 사명감이다. 보통 선수들이 월드컵이라는 영예스러운 장에서 한민족의 한사람으로서 어떻게 역사 속에서 자신을 새길까 하는 것을 생각하고 경기를 했다.엄청나게 사명감을 느꼈다는 말이다.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다섯번째 승부차기를 성공시켰을 때는 감동했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관해서 감히 말하면 유교적인 것을 극복하고 97,98년의 경제위기로부터의 한국 경제구조가 변했다. 옛날의 재벌,일본을 모델링한 민·관협조로부터 크게 변화했다.개인의 이니셔티브,프로페셔널한 인간관계,글로벌 시각에서 인재를 평가하고,적재적소에 투입하는 방식이 이번에 시작됐다. 한국의 ‘붉은 물결’이 너무 국가주의적이고 조금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감각을 갖고 있는 일본인도 꽤 있었다. 그러나 일본인이 하고 있는 것도 상당히 진했다.국가주의까지는 아니라도 상당한 애국심의 발로를 보였다. 단 전세계적으로 볼 때 일본과 한국이 특이하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영국이든,아르헨티나든,프랑스이든 어디든 지면 울고 점점 한 사람의 생각이 모여가고 그러한 것이 월드컵의 역사이다. 나는 한국의 응원을 보고 조금도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다.자연스러웠다.일본의 응원도 그랬고,무섭다고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공동개최의 성공을 어떻게 보는지. 세계적 입장에서 일·한이 각각을 다시 보는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두 나라 모두 축구 개혁도상국이다.분명히 한국은 눈부신 활약을 했다.그러나 아직 개혁도상국이다.먼저 가고 있는 일본도 시작에 불과하다.어느쪽이 모델이냐 하는 게 아니고 서로 경험을 참고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월드컵을 계기로 양국에서 또는 중국도 넣어서 톱 클래스 팀끼리 슈퍼리그같은 형태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월드컵과는 별도로 1년에 한번 일·한·중 대표팀이 대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J리그,K리그의 교류도 좀더 있었으면좋겠다. ◇앞으로 두 나라 관계는 어떻게 보는지. 일·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진지하게 정부차원에서 추진할 것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세계화 속에서 두 나라가 서로를 보다 더 잘 알게 된다.그 발판을 굳혀서 두 나라가 보다 사이좋게,자유롭고 광범위하게 교류할 수 있게 된다. 단,이런 일은 서로 자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그 자신이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나온다고 생각하자.한국은 자신을 갖는 게 당연하고,일본도 자신을 가져도 좋다. yinha-s@orchid.plala.or.jp
  • 이팔호경찰청장 인터넷편지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이 2일 이번 월드컵에서 높은 질서의식을 보인 한국팀 응원단 ‘붉은악마’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이 청장은 이날 ‘붉은악마’홈페이지에 띄운 편지에서 “‘붉은악마’가 보여준 축구 열정은 선수들의 빛나는 투혼 못지 않았다.”면서 “여러분은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전사”라고 밝혔다.그는 “여러분은 세대간 벽을 허물고 4700만 민족이 하나되는 중심에 서 있었다.”면서 “상업주의를 배격하고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자신을 몰입하고,건전한 사회의 동참을이끌어내는 저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여러분의 함성이 경기장을 삼킬 듯 포효하고 붉은 물결이 성난 파도처럼 거리 곳곳을 뒤덮는 순간에도 우리가 안심할 수 있었던 것은 축구 열정만큼 높았던 질서의식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월드컵 다시보기] (5)기자 방담

    2002한·일월드컵은 브라질이 우승의 감격을 누린 가운데 막을 내렸다.당초첫 승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삼은 한국은 연일 파란과 돌풍을 일으키며 아시아 첫 4강 신화를 이루었다.31일 동안에 걸친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눈 월드컵 뒷얘기를 들어본다. ■안하무인 伊 ‘매너 후진국' 눈총 그야말로 ‘월드컵 외교’란 말이 실감나는 한달이었습니다.10여명의 전·현직 각국 정상들과 200여명의 VIP가 한국을 찾았습니다.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자녀들까지 동원,의전에 신경쓰느라 진땀을 흘렸다는군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네덜란드와는 마치 형제국처럼 돈독한 관계가 됐습니다.반면 오판시비와 음모설을 주장한 이탈리아와 스페인·포르투갈 등지에서는 한때 반한 감정이 증폭되어 교민 보호 주의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지요. ◆공연·전시·영화계는 월드컵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어요.미술·음악·연극·퍼포먼스·무용 등 많은 문화행사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열렸으나 성공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2002 서울공연예술제’는 일부러 행사기간을 월드컵에 맞추어 6월초로 앞당겼지만,한국팀이 경기를 하는 날은 대학로가 인파로 가득차는 바람에 아예 공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입장권을 반값에 팔아도 객석은 10%도 차지 않았답니다.이런 현상은 극장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TV화면에 이희호 여사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잡힌 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대통령 부인이 ‘경기 관람 도중 깜빡 졸았다.’는 얘기가 퍼졌다면서요. ‘기도하는 모습’이 와전된 것이었다고 합니다.오히려 함께 경기를 본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이 여사가 경기 도중 간절히 기도를 올려 주위가 숙연해졌다.”며 어이없어 했습니다. ◆개막식에 초대된 한 부처 차관은 장관과 함께 줄을 서 들어가려다 “초대인 명부에 없다.”는 진행요원의 저지에 얼굴이 홍당무가 됐습니다.장관 전용 출입문이었다는 것이었지요.“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본지가 월드컵의 열기를 살리기 위하여 사용한 ‘대∼한매일’제호는 단연 압권이었습니다.금융감독원 로비에 근무하는수위는 출근하는 본지 기자를 보고는 갑자기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대∼한매일”을 외쳤습니다.출근하던 금감원 직원들이 모두 웃어댔죠.‘대∼한매일’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월드컵 4강 진출을 예언한 ‘족집게’점쟁이들이 뜬 반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울상을 지었습니다.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월드컵 기간 주가 상승을 예언했는데 상승은커녕 대폭락해 증시는 만신창이가 됐지요. ◆한 이동통신회사는 ‘응원 따라하기’CF로 전국민을 ‘붉은악마’로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자연스럽게 수천억원대의 광고효과도 얻었답니다.이 회사는 내심 놀라면서도 상업성 배제를 대박의 원인으로 분석하더군요.만약 ‘붉은악마’를 이용,노골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했다면 국민들의 호응은 없었을 것입니다. ◆홈쇼핑과 편의점 등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린 반면 할인점과 호텔업계,인터넷 쇼핑몰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다만 월드컵 응원도구인 태극문양 상품과 ‘비더 레즈’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그나마 매출이 소폭 하락에 그쳐 위안이 됐답니다. ◆제4회 광주비엔날레는 월드컵 탓에 뒷전으로 밀려 ‘개점 휴업’이 됐습니다.기대했던 외국인 관람객도 거의 없어 울상을 지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이색적인 ‘선물’도 많이 받았습니다.제주도는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에 전원주택을 히딩크 감독에게 무상으로 주어 ‘히딩크 하우스’나 ‘히딩크 타운’으로 명명키로 했습니다.남제주군도 350년전 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한 안덕면 용머리 하멜기념비 주변에 히딩크 감독의 골 세리머니 동작을 형상화한 동상이나 선수들과 함께 있는 히딩크 동판을 제작,고마움을 표할 예정입니다. 네덜란드인 하멜이 지은 ‘표류기’의 무대가 된 전남 강진군은 명예국민증에 히딩크의 본적지를 ‘강진’으로 해줄 것을 법무부에 건의했습니다. ■한국팀 투지·열정 외신 찬사 월드컵 기간 동안 세계적인 스타들이 보여준 행동은 가지각색이었지요. 한국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폴란드의 선수들과 기자들이 대판 싸움을 벌였습니다.평소에도 다혈질로 알려진 토마시하이토는 기자회견장에서 대표팀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폴란드 기자와 20분이 넘게 설전을 벌였습니다. 보니에크 축구협회 부회장이 겨우 뜯어 말리긴 했지만 남의 나라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한거죠.꼭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폴란드는 결국 한국과 첫 경기에서 0대2로 완패를 했지요. ◆스페인은 월드컵 8강에 진출하자 체육부 차관을 한국에 급파하는 등 정부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총파업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파업의 기세를 꺾고자한 ‘정국타개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팀이 이탈리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심판 매수설’과 페루자구단의 안정환 파문 등이 일자 두 나라 국민사이에 감정적 대립까지 치달았습니다. 이탈리아팀의 오만함은 지나쳤지요.이탈리아는 한국과 16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장 출입이 가능한 믹스트존 카드 40장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한 별도의 특별카드를 요구하는 등 규정에도 없는 요구로 한국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조직위에서 거절하자 “일본은 요구를 들어줬다.일본을 배우라.”는 등 무례한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꾸 이탈리아만 거론하는 것 같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다혈질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있습니다.이탈리아 선수들은 지난달 18일 16강전에서 한국팀에 패하자 다음날 새벽 숙소인 국민은행 천안연수원으로 돌아가 문짝을 부수었어요. 패배의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디리비오 선수의 방문이 파손된 것이지요.이탈리아 선수단은 연수원측에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답니다. ◆한국팀은 외신기자들에게도 인기 절정이었습니다.한국이 뛰어난 성적을 거둔데다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기술이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한 목소리로 칭찬하며 한국팀이 움직일 때마다 구름처럼 몰려 다녔어요. 처음 경주에 훈련 캠프를 차렸을 때만해도 국내 기자 20여명에 불과하던 취재진 규모가 스페인전이 끝난 다음날 미사리연습장에서 가진 회복훈련때는 100명을 훌쩍 넘겼지요.CNN,BBC,TF1 등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방송사가 총출동했습니다.한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브라질 방송사까지 결승상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듯 기웃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외신 기자들은 한국기자들에게 따뜻한 지지와 연대를 표시해 주더군요.한국과의 4강전을 앞두고 독일 새시쇄(Saeshishae)신문의 스벤 가이슬러 기자는 이탈리아가 8강전에서 탈락한 뒤 연신 심판 판정을 문제삼자 “이탈리아는 경기에 지면 항상 그런다.”면서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해줬습니다. ◆한국민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벌인 응원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반응이 많았지요.특히 젊은층들은 삼삼오오 모인 자리마다 ‘다음 경기 카드섹션 문구는 무엇인지’를 놓고 내기를 벌이는 경우까지 많았다고 하더군요. ◆붉은악마는 여름철 패션 유행을 아예 ‘레드’로 바꿔버리는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패션업계는 앞다투어 레드를 이용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지요.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서 펼쳐진 응원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이었습니다.돗자리와 간식을 준비하는 등 가족 또는 친구,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요.시청처럼 전광판에 한발짝이라도 가까이 가려는 집착을 상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한국경기때마다 붉은악마들이 내건 대형 카드 섹션은 경기직전까지 베일에 싸였다가 ‘깜짝 공개’하는 방식을 택해 궁금증을 극대화했습니다.외신 기자들도 찬사를 많이 보냈지요. 한 중국 여기자는 ‘AGAIN 1966’,‘Pride of Asia’등은 쉽게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독일과의 4강전때 한글로 쓰여진 ‘꿈★은 이루어진다’가 등장하자 “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Dreams come true.’라고 말했더니 알듯말듯 묘한 표정을 짓던 게 기억나네요. ■일부 미디어 담당관 추태 눈살 경기장 기자석은 본부석 좌우에 마련됐는데 객관적인 자세를 지켜야하는 만큼 아무리 뜨거운 승부도 ‘냉정히’지켜보는 것이 보통입니다.하지만 14일 포르투갈전에서만은 기자들도 ‘한국민의 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성이 결승골을 넣은 뒤 ‘붉은 파도’가 경기장을 휘감자 기자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동참해 경기장을 온통 ‘파도의 물결’에 휩싸이게만들었습니다.그동안에는 몰려왔던 파도가 기자석에 이르면 잠잠해지다가 다시 일반관람석으로 이어지면 출렁이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거든요. ◆각 팀의 미디어연락관 등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은 ‘옥에 티’였습니다. 물론 대다수 자원봉사자들은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하지만 일부는 엉뚱한데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민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한국조직위원회가 각국에 파견한 미디어담당관의 일부가 보여준 안하무인격인 행동도 지적됐어요.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인포뉴스에 각국 팀의 훈련 일정 및 기자회견 일자와 시간을 조정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팀의 미디어담당관은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바에서 매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애인을 호텔 숙소로 불러들이는 것이 기자들에게 목격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어요.또다른 미디어담당관은 일정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한 기자에게 욕설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지구촌을 한 달 동안 뜨겁게 달군 월드컵이 큰 탈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하지만 문제점 또는 보완,반성해야 할 대목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9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잇따라 개최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더욱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우선 교통 숙박 등 관람객들을 위한 기반시설에 문제가 많았다고 봅니다. 특히 각 지자체가 지정한 ‘월드인’은 가격은 턱없이 높은 반면 시설은 대부분 형편없이 뒤떨어져 국내외 이용객으로부터 큰 불만을 샀습니다. ◆한·일 조직위원회를 가장 속앓이시켰던 곳이 FIFA와 숙박 및 입장권 판매대행 계약을 맺은 바이롬(Byrome)사였습니다. 바이롬은 개막식을 4∼5일 앞두고도 입장권 10여만장을 조직위로 보내지 않아 관계자들을 애태웠음은 물론이고 입장권을 구입한 축구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덕분에 조직위와 축구협회 게시판은 입장권 구입과 관련된 불만이 폭주했습니다.FIFA의 입장 무표명에 따라 정확한 원인과 배경이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기술적 역량도 없고 회사규모도 적은 바이롬의 경험 부족에 따른 업무혼선으로 정리됐습니다.조직위가 나중에는 입장권 파문과 관련된 정확한 원인과 배경 등을 조사해 FIFA 및 바이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조직위가 보인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지요.쏟아지는 축구팬들의 불만과 비판을 모두 바이롬사에만 전가한 것도 좋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정리 박홍기 박록삼기자 hkpark@ ▲월드컵 취재팀 박해옥 곽영완 서동철 임창용 임병선 최병규 이기철 이동구 이종락 송한수 김성수 박준석 조현석 김재천 류길상 박록삼 안동환 ▲국제팀 황성기 도쿄특파원 김규환북경특파원 백문일 워싱턴특파원 유세진 김균미 박상숙 ▲사회교육팀 이창구 구혜영 이영표 윤창수 ▲전국팀 김영주(제주)최치봉(광주) 이천열(충남) 강원식(울산) ▲정치팀 김수정 ▲경제팀 주병철박정현 ▲산업팀 류찬희 강충식 김경두 ▲문화팀 김소연 이송하 ▲사진팀 이종원 김명국 손원천 이언탁 안주영 도준석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萬華鏡]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한국의 태극전사들을 제치고 결승전에 오른 독일 전차군단이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삼바 군단의 노련한 전술 앞에 무릎을 꿇은 독일 전차군단이 왠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에서 위세를 떨치다 영국군에 참패한 독일 전차군단과 연결되는 것 같아 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 2차대전 때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승승장구하던 독일 전차군단은 천재적인용장 롬멜 원수의 지휘 아래 연합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그러나 그 위세에도 불구하고 1942년 이집트 공략전에서 영국군에 저지당해 괴멸당했다.‘사막의 여우’롬멜은 1944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에 연루돼 자살로 생애를 마감한다. 월드컵이 진행되면서 각국 대표팀에게 따라붙은 이름들이 나름대로 각국의 특성을 대변한 것 같아 흥미롭다.태극전사니 삼바군단이니 전차군단이니…물론 모두가 언론이 만들어낸 조어지만 그같은 별칭은 각국 대표팀의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인다.그 가운데 우리와 준결승을 치른 독일의 ‘전차군단’이라는 이름은 이제 국내에서는 삼척동자도 다 알게됐을 게다. 이번 월드컵에서 떠오른 이런저런 이름과 상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한국의 거리응원단인 ‘붉은 악마’일 것이다.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붉은 물결 속에선 여지없이 ‘대∼한민국’이 터져나왔다.추임새로 ‘짝짝짝 짝짝’박수가 따라붙었고 태극 패션이 붉은 물결과 함께 번져갔다.집안장롱 속에 정중하게 모셔지던 태극기가 치마로,혹은 윗옷으로 머리띠로 장식된 건 또하나의 이변이다. 응원구호 ‘대∼한민국’과 박수 ‘짝짝짝 짝짝’이 들불처럼 번진 현상을 두고 이런저런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지하 시인이 태극기 원리와 맥을 같이한다는 주장을 펴 관심을 끈다.‘짝짝짝 짝짝’박수와 ‘대∼한민국’구호는 ‘3박 플러스 2박’의 형식이고 3박은 태극기의 붉은색 즉,양(陽)을 뜻하며 2박은 태극기의 푸른색 즉,음(陰)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3박플러스 2박’은 양과 음이 합쳐진 태극이라는 주장이다.전반의 3박은 움직임역동 혼돈 변화를,후반의 2박은 고요함 균형 질서 안정을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우주의 질서를 지배하는중심음이자 그것을 반영하는 체계와 움직임을뜻하는 ‘율려’(律呂)를 중심으로 종교운동으로까지 해석되는 생명운동을 펼쳐온 그의 지론에서 멀지 않다.김시인의 주장은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4강진출을 기념한 자리에서 나온 것인만큼 우리 구미에 맞는 해석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그러나 ‘대∼한민국’이며 ‘짝짝짝 짝짝’에 담긴 의미가 종교적인 것이든 문화적인 것이든,이제는 단순한 의미부여를 넘어 이를 진지하게 응집 승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성호기자kimus@
  • [사설] 한·일 함께 거둔 월드컵 성공

    2002 한·일 공동 월드컵 대회가 한달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이번 대회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답게 각종 상쾌한 이변을 잇달아 연출해 전세계 축구팬을 열광케 했다.모두 32개국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한국은 4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핵(核)으로 등장했다.일본도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신기록을 세웠다.한·일 양국은 유럽과 남미 일색의 축구계에서 아시아의 저력을 보여줌으로써 아시아인 전부에게 환희와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21세기의 첫 월드컵으로,월드컵 72년 역사상 첫 아시아 대회이자 첫 양국공동 개최 대회인 이번 대회는 대성공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대회 개최 전만 해도 명칭 등을 둘러싸고 다소 껄끄러운 모습을 보였으나 막상 대회가 열리자 상황은 달라졌다.한·일 양국 월드컵 조직위는 빈틈없는 협력을 통해 역대 어느 월드컵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 대회를 가꿔냈다.훌리건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질서 안전 등 모든 면에서 양국은 뛰어난 월드컵을 이뤄낸 것이다.무엇보다 값진 소득은 한·일 양국 국민 간의 이해가 깊어졌다는 점이다.일본 국민들이 열린 마음으로 한국을 응원하는 장면은 한국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한국 국민들도 마찬가지로 일본의 ‘푸른 물결’에 박수를 보냈다.이런 일이 양국 사이에서 언제 있었던가.영원한 이웃이라고 하면서도 서로 마음을 주고 받지 않으려 했던 게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그러나 월드컵은 양국 국민의 자세를 크게 바꿔 놓았다고 할 수 있다.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는 양국에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품게 하고 있다.양국 국민이 보여준 우호적 태도가 일과성이 되어서는 안된다.한·일 양국은 이번에 조성된 새 기류를 현실로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여기에 사상 첫 월드컵 본선무대 진출에 성공한 중국이 손을 맞잡으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발전이 크게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시청앞 시민광장 10월 완공

    ‘길거리 응원’의 메카로 떠오른 서울시청 앞 길이 오는 10월쯤 ‘시민광장’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시청 앞 길을 시민의 날인 10월28일 이전에 시민광장으로 조성하고 이어 광화문과 남대문 일대에도 휴식공간과 시민 접근로 설치 등의 환경개선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는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월드컵기간중 붉은 응원의 물결로 출렁였던 시청 앞을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시의 조치다. 시는 1단계로 시청 정문 앞 3차선 도로와 남대문∼을지로,소공로∼태평로간 왕복 3∼4차선 도로 등을 폐쇄하고 이곳에 9500㎡(2879평) 규모의 광장을만들 방침이다.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남대문∼세종로 구간과 프라자호텔 앞 도로는 그대로 두되 프라자호텔 앞 일방통행로를 양방통행으로,소공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시는 20억원이 소요되는 이광장의 설계와 명칭을 현상 공모할 방침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일본에선] ‘할 수 있다’ 자신감 충만

    (도쿄 황성기특파원)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월드컵은 ‘다시 할 수 있다.’는 밝은 마음을 안겨주었습니다.” 가미조 노리오(上條典夫) 덴쓰소켄(電通總硏) 연구1부장은 “일본팀이 16강에 그친 것은 아쉽지만 열렬히 응원한 20대가 10년,20년 뒤에는 자신감을 갖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고 일본에서의 월드컵 개최 의미를 분석했다. ◇월드컵이 일본 경제에 미친 영향은. 일본 경제는 지난해까지 바닥이었다.올해 1∼3월 개인소비는 바닥을 치고 회복기조에 있다.4∼6월 월드컵으로 개인소비가 올라가고 있다.거시경제로 보면 월드컵은 일본 경기가 바닥에서 올라올 때 열렸다. 8,9월에 구체적인 숫자가 나와봐야 알지만 4,5월의 개인소비가 올라갔다는 보도가 나오면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신문,TV가 경기가 좋다고 하면 일본인들은 지갑을 열 것이다. 미시경제로 본다면 월드컵으로 6월 한달 동안 TV 매상이 40% 늘었다.위성방송 계약,튜너 매상도 배로 늘었고 월드컵 관련 상품도 크게 늘었다.호텔은매상이 20% 주는등 나쁜 영향도 있었지만 전체로 볼 때 경제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 ◇일본 사회와 일본인에 준 영향이라면. 일본 국민은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경기가 나쁘고 미국과 한국,중국의 중간에 끼어 개인도 기업도 자신을 잃었다.만일 예선에서 탈락했다면 사회 분위기는 더욱 침체됐을 것이고 소비도 더 악화됐을 것이다. 일본의 16강 진출은 “한번 더 할 수 있다.”,“네버 기브업 재패니즈 컴패니 앤드 피플(Never give up Japanese company and people).”의 정신을 안겨줬다.분위기가 밝아지면 돈을 쓰게 된다. 또 하나 그라운드에서 뛴 일본 선수의 평균이 23∼24세였다.경기장에서 열심히 응원한 것은 20대 남녀였다.그들은 10년,20년 후 비즈니스 리더가 된다.어느 나라 누구라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스포츠도 비즈니스도 자신을 갖게할 수 있을 것이다. ◇당초 일본팀의 8강 진출을 전제로 경제효과를 3조 3000억엔으로 어림했는데. 그렇다.추산 가운데 2조 5000억엔은 개최가 결정된 96년 5월부터 개막전까지 경기장 건설에 들어간 돈이다.나머지가 6월 한달의소비 추산인데 16강으로 다소 줄었을 것으로 본다. 숫자가 나와봐야 정확하겠지만 적게는 5000억엔에서 많게는 8000억엔으로 잡고 있다. 16강 진출에 그쳐 전체 액수로는 3조 1000억∼3조 2000억엔으로 보고 있다.최소한 6월 한달의 월드컵 경제효과는 GDP의 0.1%인 4000억엔이다. ◇일본의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인가. 4강 진출로 한국에서는 대회 뒤의 물결이 크다고 생각한다.일본의 경우 16강에 그쳐 다소 어정쩡하다.8강,4강까지갔다면 일본인은 축제를 좋아하니까 슈퍼,백화점에서 1개월간 세일을 했을텐데,유감이다. 그럼에도 소비 마인드가 100%까지 늘지는 않아도 50% 정도는 늘 것 같다.만일 일본이 예선에서 떨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면 그나마 플러스이다.게다가 7,8월 날씨가 더워지면 경기가 보다 좋아질 것이다. ◇정부나 기업이 나서 월드컵 분위기를 살리려는 움직임이 일본에선 잘 보이지 않는데. 8강까지 갔으면 달랐을 것이다.어정쩡하게 끝났다.8강,4강까지갔더라면 일본 정부도 정치,국제,외교에 활용하려고 했을 것이다.사전에 철저히 계획을 세워 분위기를 살리려는 면에서 일본쪽이 한국보다 좀 서툴렀다. 그렇지만 기업 차원에서는 축구 열기를 이용해 나카타,이나모토,베컴,안정환이 인기 있으니까 일본 기업이 광고에 내보내 상품 파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그런 효과는 있다. 한국은 월드컵을 계기로 경기가 좋아지겠지만 일본 거품경제의 교훈을 생각해 볼 때 자신에게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지키면서 올라가는 것이 좋다. ◇가미조 노리오 부장 나가노(長野)생.46세.와세다(早稻田)대학 상학부 졸업.저서 ‘EC통합과 유럽’,‘2001년 대예측’등 다수.일본 우정성 ‘우편사업의 마케팅 전략연구회’ 위원. marry01@
  • 월드컵 결승전 이모저모/’노란 물결’ 브라질 응원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이 열린 30일 요코하마 종합경기장의 관중석에는 노란 카나리아색 물결이 흰색의 무리를 수적으로 크게 압도했다. 카나리아색은 브라질 응원단의 복장이고 흰색은 독일의 응원복으로,브라질경기가 열릴 때마다 카나리아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던 일본팬들은 이날도 이를 잊지 않아 브라질팀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결승전을 관람한 관중 7만 2370명은 역대 월드컵에서 11번째로 많은 숫자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밝혔다.요코하마 종합경기장을 찾은 순수 관중수 6만 9029명은 5월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세네갈 개막전의 6만 2561명보다 6468명 많은 것으로 이번 대회 최다를 기록했다. ◇2002월드컵 폐막일인 30일 월드컵 우승 트로피인 FIFA컵을 누가 시상하느냐를 놓고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까지도 의견이 엇갈려 축구 팬들의 궁금증을 더했다. 이는 FIFA의 키이스 쿠퍼 미디어담당관이 경기전 가진 브리핑에서 “필드에서 행사를갖는다면 조제프 블라터 FIFA 회장,본부석에서 갖는다면 아키히토 일왕이 시상하게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변했기 때문.결국 시상은 필드에서 블라터 회장에 의해 이루어졌다. ◇결승전 보도를 위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이 무려 2000여명에 달해 경기장 부설 미디어센터(SMC)와 기자석은 북새통을 이뤘다. 일본조직위원회(JAWOC)에 따르면 이날 입장이 허가된 취재기자만 1700여명이고 사진 기자가 300여명.이 때문에 일부 취재진은 기자석을 배정받지 못해 발을 구르기도 했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붉은색 셔츠를 입은 한국인 관중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한국 경기때마다 전국의 거리를 물들여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Be the Reds’셔츠를 입고 나타난 붉은악마들은 두팀의 다소 ‘엉성한’응원을 보며 한국의 결승 진출 좌절을 아쉬워해야 했다. 브라질과 독일 응원단은 붉은악마의 카드섹션같은 장엄한 분위기 대신 자유분방하게 국기를 흔들며 고함을 지르는 것으로 응원을 대신했다. ◇일본 관중들은 비록 일본이 일찌감치 16강에서탈락하긴 했지만 결승전응원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경기시작 8시간전인 낮 12시부터 요코하마 경기장 주변에 모여든 일본 관중들은 삼바춤을 추는 브라질 응원단의 거리 응원에 동참하는 등 월드컵 열기를 고조시켰다. 오노 신지의 유니폼을 입은 한 일본 여성팬은 자신이 그동안 지켜본 월드컵경기장 입장권 16장과 “월드컵이 일본에서 열리게 되어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인 대형 팻말을 들고 다녀 눈길을 끌었다. 요코하마(일본) 송한수 류길상특파원 onekor@
  • [월드컵을 넘어서] (4)길거리응원을 사회통합 힘으로

    ■광장응원 열기 ‘사회융합' 용광로로 ‘2002년 6월’은 우리에게 실로 충격,그 자체로 다가왔다. 연인원 2500만여명,한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인파들이 전국의 길거리로 나와 ‘대∼한민국’,‘필승 코리아’를 소리높여 외치는 전대미문의 일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 역사상 세대·지역·이념·성별 등 모든 갈등을 뛰어넘어 오직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신명,열정이 표출된 한판 축제는 이번이 처음이다.아무도 예측 못한 거대한 ‘붉은 해일(海溢)’이 한반도,아니 전세계를 강타했다. 역사가들은 ‘6월 월드컵’을 3·1운동,4·19의거,5·17민주화 운동,6·10항쟁 등 우리 역사의 분수령을 이어갈 ‘쾌거’로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주체할 수 없는 숭고한 열정과 감동이 우리를 ‘하나’로 묶었던 이번 월드컵 체험은 분명 남북,동서,학연,지연으로 갈리고 찢긴 민족에 새로운 ‘공동체 건설’의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많다. ◇새로운 공동체의식 형성= 우리 국민들의 열광적 환호는 단지 축구를 향한 열정만이 아니다.세계 일류와 맞설 수 있다는,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쟁력과 당당한 자신감의 발로인 것이다. 애초 길거리 응원은 정치·경제·사회적 스트레스,IMF 이후 억압된 욕망과 좌절,욕구를 해소하는 자발적 ‘카니발’로 시작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에 농축된 강렬한 집단주의의 긍정적 표현으로 발전했다.불의에 저항하는 4·19의거,6·10항쟁 등으로 이어지는 길거리 투쟁의 훌륭한 유산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한 세대 전 군부독재와 맞서 50만명이 시위를 벌였던 시청 앞 광장에서 붉은 셔츠 차림의 젊은이 100만명이 국민적 메시지를 갖고 새로운 슬로건을 외쳤다.”고 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황익주 서울대(인류학과) 교수는 “평소 소외되고 단절된 생활을 하던 현대인이 모처럼 월드컵을 계기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일체감을 느끼는 등 공동체 의식이 확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제,“일시적 욕망 해소의 수단이 아니라 단절되고 갈라진 우리 사회가 통합의 길로 나가는 에너지로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서 통합과 열린 세계와의 접목= 월드컵 응원 열기는 동양 특유의 강한 집단주의와 민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인권·시민 단체에서는 “붉은악마(길거리 응원)가 국가주의와 맹목적 애국심을 부추겨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우려보다는 긍정적 가능성이 더 크다.정해진 목표를 향해 강도 높은 민족주의의 모습을 각인시켰지만 과거와 다른 점은 방어적·패쇄적이 아니라 ‘개방적’,열린 민족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 가치 희생을 전제로 한 과거 문화와 달리 집단적이되 수평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으로 탈바꿈됐다는 지적이 많다. 수직적 공동체주의가 서구 문화에 익숙한 90년대 신세대들의 수평적 개인주의와 결합,‘개인주의적 집단주의’라는 새로운 문화,동·서 통합적 문화를 창출한 것이다. 붉은악마들의 열광적 응원과 질서정연함이 조화된 응원 문화는 러시아가 일본에 패한 뒤 2명의 사상자를 낸 모스크바 난동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유럽의 악명높은 ‘훌리건 문화’는 감히 근접도 못할 수준이다.이 때문에 영국의 BBC는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고,로이터 통신은 “72년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경향을 제시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회통합의 과제= 우리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모처럼 이땅에 산다는 사실에 신바람 나 있다.우리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신바람이 나면 아무리 어려운 역경도 극복해 내는 것이다. 이 신바람과 기운을 잘 살려 갈등과 대립,분열을 누그러뜨리고 사회통합을 촉진,‘코리아’전체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에너지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만길(姜萬吉) 상지대 총장은 “3·1운동은 친일파가,4·19의거와 6·10항쟁은 군부·독재정권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6월 월드컵은 전국민이 합세한 역사적 사건”이라며 “여기서 분출된 에너지를 민주화와 사회통합,발전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요한 전제는 강제적 획일성이 아니고 자유롭고 자발적인 균형과 통합이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이다.축구의 역동성과 생명력,탈문명적요소가 공동체 문화의 복원과 민족·사회통합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겉으로 사회통합을 이야기하면서 실제 행동에선 학연 지연 등 패거리문화에 의존하는 우리 문화 특유의 ‘이중성’에 대한 철저한 반성없이 사회통합의 길이 요원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축구강국 100년 대계/ 저변 확대 꾸준히… 프로리그 활기차게 ‘이제는 소프트웨어다.’ 한국은 2002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창조하면서 당당히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자칫 방심하다가는 신화의 효과는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따라서 명실상부한 축구 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남달리 전력 강화에 힘썼던 대회 개막 이전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과거에 견줘 한국 축구의 인프라는 상당히 개선됐다.대표적인 예가 세계적 수준의 10개 경기장 신설이다.더구나 이중 7개는 축구계의 희망에 따라 전용구장으로 지어졌다. 이밖에 천연잔디 구장 6개면과 인조잔디 1개면,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숙박시설을 갖춰 각급 대표팀 훈련 및 심판·지도자 강습장으로 두루 활용될 파주트레이닝센터의 준공 등도 월드컵 개최가 가져다 준 부산물이다. 결국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하드웨어에서는 상당한 기틀을 갖춘 셈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남은 과제는 이같은 훌륭한 인프라를 활용해 100년 대계를 세우는 작업이다.그 내용은 크게 저변확대,과학적이고 통일된 커리큘럼에 의한 인재 육성과 지도자 양성,프로리그 활성화 등으로 요약된다. 저변 확대는 4강 신화의 효과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장기적으로 실천해야할 과제다.현재 한국의 축구 저변은 월드컵 4강 진입이 기적으로 비쳐질 만큼 열악하다.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등록선수.우리나라에서 현재 활동중인 등록선수는 1만 8000명.세계 1,2위를 다투는 프랑스와 브라질이 각각 180만,150만 이상의 등록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견주면 그야말로‘조족지혈’의 수준이다. 유능한 인재를 발굴·육성하는데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20세 미만의 선수 재목과 지도자 후보를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엄선해 해외 유명클럽이나 교육기관에 위탁해 교육받게 한다거나 프로팀 산하에 유소년 팀을 운영해 체계적으로 꿈나무를 육성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아직 통일된 틀이 없는 지도자 육성 과정도 하루 속히 완성해야 할 숙제다.이웃 일본이 우리보다 10년이나 늦은 93년 프로리그를 출범시키고도 ‘100년 프로젝트’아래 유소년팀,청소년팀,성인팀 별로 통합 과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것은 귀감이 될 만하다. 프로리그의 활성화 역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이는 10개 월드컵경기장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절실하다.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원 부산 울산 대전 외에 월드컵 개최 6개 도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안양 부천 성남 포항 광양 등을 연고로 하는 기존 프로구단의 연고지를 월드컵 개최도시로 이전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함께 국가대표팀의 근간이 되는 프로축구단을 유소년,청소년,성인팀등을 모두 갖춘 클럽시스템으로 바꾼 뒤 마케팅을 강화하도록 하는 일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수과제다. 그러나 이 모든 작업들이 순탄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축구협회뿐 아니라 정부와 축구인,축구팬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중지를 모으고 이를 관철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해옥기자 hop@ ■전문가 제언/ '길거리 응원문화'살려 아파트 공동체 운동으로 이제 7월이다.들떴던 축제의 장에서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올 때다. 지난 한달 동안 국민 모두를 축구마니아로 만들며 밤잠을 설치게 했던 월드컵 경기가 끝나면서 축구의 금단(禁斷)현상이나 심리적 공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월드컵에 대한 전 국민적 참여열기와 주최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분위기를 국운상승의 기회로 바꾸자는 움직임 또한 분주하다.정부가 직접 나서서 기념일을 제정하고,관련부처가 모여 아이디어를 짜내고 보고 대회를 갖는 등 월드컵의 불씨를 살리려는 징후가 역력하다. 문제는 이런 묘안들이 과연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과거에 경험했던 것처럼 소비적인 일회성 행사나 동기부여가 약한 전시행정에 국민들을 반강제적으로 끌어 모으는 일이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드러내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저 일상의 차원에서 생활문화의 격조를 높이는 방법이 궁리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월드컵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그렇지만 너무도 일상적인 문제인 동시에 우리 시대의 과제이자 더불어 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화두로서 아파트 공동체 운동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단지내 주차장으로,놀이터로,학교운동장으로 나가 한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는 이웃과 손을 마주쳤다.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했다.마주 보이는 집에서는 태극기가 보기 좋게 휘날렸고 동네 슈퍼와 길거리 과일장수 아저씨는 반짝 세일로 우리를 즐겁게 했다. 이렇듯 다정한 이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서로 몰랐던 이웃과 억지웃음으로 대했던 단지내 주민들이 어떻게 이렇게 친근한 이웃으로다가올 수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네거리 등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장소에는 온통 붉은색의 물결이 일렁였다.우리 스스로가 놀랐을 정도로 충만한 에너지가 지난 한달 동안 한반도에서 발산된 것이다. 아울러 더불어 만들어가는 사회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으며,아파트단지에서의 공동체 활동에도 적지 않은 시사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길거리 응원에서 비롯된 국민적 참여와 그 결과로 빚어진 공동체 문화의 아름다움에는 몇 가지 성립조건이 있다. 우선 더불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나 장소가 있어야 한다.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 경찰에 의해 보호되는 곳이 아니라 언제나 준비된 공간이어야 한다.이웃과 언제나 정담을 나누거나 더불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파트에 충분히 확보되어야 함이 바로 이런 까닭이다. 두번째는 그 공간에 담길 콘텐츠 확보이다.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품었던 소망이다.이 소망에는 집단이나 세대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으며,사회적 지위나 소득의 차이와 같은 갈등의 요인이 끼여들 여지가 없다. 아파트 주민들 모두의 소망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되 주민들 개개인의 의견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것부터 찾아 나선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아파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다. 세번째는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길거리 응원을 이끌었던 붉은악마는 우리 모두였다.어느 누군가가 강요하거나 강제해서 이루어진 응원이 아니었다.붉은악마의 활동가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묵묵히 일반 대중들의 축제를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전개했던 아파트 공동체 운동이 혹시 한 두사람이 이끈,그래서 대다수 주민은 멀뚱하게 바라본 일은 아니었을까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이제라도 그 운영의 틀을 재고해 봐야 할 때다. 박철수/ 주공 주택도시연구원 연구위원
  • 정몽준 월드컵조직위공동위원장 인터뷰 “”韓日 정기전·中포함 챔피언리그 추진””

    정몽준 2002한·일월드컵 한국조직위원회(KOWOC) 공동위원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남게 됐다.”며 월드컵의 성공 개최로 국가 위상이 제고됨과 동시에 국민화합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29일 터키와의 3,4위전이 열린 대구로 내려가기 직전 축구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될수 있도록 도와준 국민과 정부,각 기관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거취에 대해 “대회 기간중 몇차례 만나 한국에 남을 것을 요청했으나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창 무르익은 신당 참여설 등 정치 행보에 관한 질문에는 “월드컵이 끝나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2002한·일월드컵대회 전반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도와주신 국민 여러분과 정부,민간단체,언론 등에 감사 드립니다. 이번 월드컵은많은 분들이 우려한 것과는 달리 안전부문에서 단 한건의 사고도 보고되지 않은 그야말로 완벽한 ‘안전 월드컵’이 됐습니다.시설과 대회 운영면에서도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대표팀이 거둔 성과도 성공적이었습니다.우리 대표팀이 이번에 거둔 성과는 과거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것에 비추어볼 때 얼마나 값진 것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경기장 밖에서 거둔 성과 또한 적지 않습니다.그 첫째는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이고 둘째는 경제에 활력소가 됐다는 사실입니다.세계 각국의 언론은 2002월드컵이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였다고 평가했으며 국내 연구기관들도 앞으로 한국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매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국민 화합입니다.월드컵이 열리기 전만 해도 대회 기간중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연말에 대통령 선거가 있어 국민화합이 쉽지 않으리라 우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광화문 네거리와 전국의 주요 광장 등으로 몰려나온 붉은 물결은 우리 민족의 단합을 전세계에 과시한 하나의 쾌거입니다. 일본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습니다.월드컵 공동개최와 한국의 거듭된 선전으로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한 예로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 대한 일본 내 TV 시청률이 50%에 달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의 4강진출 원동력과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원동력은 바로 우리 국민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6월 한달 동안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쳤다는 것은 가장 값진 수확입니다.700만 명의 길거리 응원단을 비롯해 4700만 국민과 570만 해외 동포가 일치단결하여 민족 정신을 보여주었습니다.경기장 안팎에서 한국인이 한마음이 되어 펼친 붉은 물결의 응원은 한국의 대표브랜드로 전세계인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동반된 한국의 4강 진출이 주는 의미도 국민 화합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축구장에는 호남 영남 서울이 따로 없었습니다.이번 대회 기간 일어난 국민 단합 현상이 우리나라를 진정한 공동체로 만들어내는 힘이 될 것입니다.그리고 대회 개최 능력과 축구 실력 모두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 외국인들에게 우리 민족의 역량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개최와 4강이 남긴 중요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열광적 분위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되겠습니다.축구협회장으로서 월드컵 이후의 구상과 비전을 밝혀주십시오.유소년 축구와 프로축구 활성화,저변 확대 등 과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정부에서 6개 지역에 프로축구단 창설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유도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월드컵을 통한 국민 단합이 많은 감동을 준만큼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시민들이 함께 나선다면 프로팀 창단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한 기업이 프로팀을 만드는 것이 힘들 경우 여러 기업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협회에서는 기존의 ‘한국축구 10대 과제’를 새롭게 손질해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우선 육·해·공 3군 축구팀을 부활시키고 상무팀의 인원을늘리는 것과 함께 프로축구 1부리그에 참여토록 할 것입니다.협회 등록 규정도 개선해 직장 축구팀과 동호회 등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정식 등록팀으로 인정할 계획입니다.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지방 언론사 주최 전국 대회를 순차적으로 폐지해 이를 권역별 리그로 통합해 나갈 것입니다. 이밖에 내년부터 프로구단에 유소년팀 보유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프로축구를 1,2부로 나누어 진행하면서 매년 성적에 따라 1부 하위팀들을 2부로 떨어뜨리는 ‘업다운’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입니다. 여자 축구팀 창단 유도,우수지도자 육성,협회의 행정력 제고,안정적 재정확보 등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우리가 16강에 진출하리라 생각하십니까. 현재의 대표팀 구성을 살펴볼 때 박지성 이천수 최태욱 차두리 같은 선수는 20대 초반입니다.이들이 주축을 이루는 2006년이 되면 한국은 한층 더 강해져 있을 것입니다.이번 대표팀에 훈련 멤버로 참여한 청소년 대표 선수들도 좋은 재목들이고 유럽과 남미에서 유학중인 어린 선수들도 기량이 뛰어나다고 들었습니다.2∼3년 뒤 이들이 국가대표팀에 소집되고 좋은 지도자 아래서 조련되면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히딩크 감독의 거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그가 만약 떠난다면 다음에도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생각이십니까. 만났다는 사실을 일체 공개하지 않기로 전제한 상태에서 대회 기간 중 히딩크 감독을 몇차례 만났고 한국팀을 계속 지도해 주도록 요청했습니다.당사자의 답변이 아직은 유보적이라 지금 당장 뭐라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대회 이후 다시 한번 요청할 생각입니다. 짐작컨대,히딩크 감독은 지금 지도자로서 최고 절정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대회에서 4강을 이룬 그가 당장 있을 아시안게임 등에 흥을 내기가 쉽지는 않겠지요.예를 들면 소잡는 데 쓰던 칼을 닭 잡는 데 쓰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그가 떠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후임 문제를 논의해야겠지요.외국인을 영입할지 여부도 그때 가서 다 함께 논의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은 아시아 축구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촉매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아시아 축구의 동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밝혀주십시오. 이미 지난해 한·중·일 프로리그 챔피언끼리 내년초부터 대회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그러나 세나라의 리그를 완전히 통합하는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다만 유럽에서 각국 리그 챔피언끼리 겨루는 챔피언스리그가 있듯이 한·중·일 3국도 이런 문제를 점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일 정기전의 부활도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한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월드컵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한국과 일본에 세워진 좋은 시설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도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을 남북 화해의 장으로 활용하려던 몇가지 시도가 무산됐습니다.앞으로 추진할 남북관계 개선 방안은 무엇입니까. 이번 월드컵에 북한 축구인이나 협회 관계자가 직접 참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노력했는데 뜻대로되지 않아 무척 아쉽습니다.하지만 축구를 통한 교류가 앞으로도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 월드컵 때 북한이 이전과는 다르게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FIFA 총회를 전후해 조제프 블라터 회장에 대한 반대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그같은 일련의 상황이 자신의 FIFA내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십니까. 선거 때의 대립은 대립이고 결과에는 흔쾌히 승복했습니다.그러나 그 승복이 블라터 회장이 저지른 실정과 과오까지 덮어두겠다는 뜻은 아닙니다.앞으로도 지속적으로 FIFA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FIFA 내부에서도 블라터 회장에 대한 반대세력이 만만치 않으므로 그가 취할 운신의 폭은 한결 좁아질 것입니다. -정치권에서 신당 참여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는데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십니까. 월드컵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그때 가서 향후 입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월드컵이 끝나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할 생각입니다. 박해옥기자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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