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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준의 시간여행] 보리 서리, 그리고 성냥의 추억

    [이호준의 시간여행] 보리 서리, 그리고 성냥의 추억

    천지간에 봄이 깊숙이 들어앉았다. 남도로 가는 길, 황토까지 푸르게 덧칠한 보리들이 우쭐우쭐 키를 재고 있다. 성급한 눈에는 곧 이삭이 패고 누렇게 익어 갈 것 같다. 보리만큼 많은 추억을 품고 있는 단어도 드물 것이다. 세월이 흐르니 보릿고개나 보리 서리라는 말조차 정겹다. 풍경을 그려 보는 것만으로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채 여물지도 않은 보리를 몰래 잘라다 짚불에 익혀 손으로 비벼 먹던…. 그걸 보리 서리라고 했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던 시절이었다. 보리 서리는 놀이이기도 했다. 불장난만큼 재미있는 놀이가 있을까. 겨울에 쥐불놀이를 하든, 늦봄에 보리 서리나 밀 서리를 하든 성냥은 필수 도구였다. 성냥이 귀한 시절에도 아이들은 어떻게든 하나쯤 갖고 싶어 했다. 불장난을 하다가 불을 내는 경우도 많았다. 논둑에 놓은 불이 산불이 되기도 했고 심지어 집 한 채를 홀라당 태운 아이도 있었다. 그렇게 위험을 품고 있었지만, 성냥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했다고는 해도 부싯돌이 어찌 성냥을 따라갈까. 특히 불씨를 보존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이 땅의 여인들에게 성냥의 등장은 복음이었을 것이다. 최초의 성냥은 1827년 영국의 J 워커가 염소산칼륨과 황화안티몬을 발화 연소제로 써서 만든 마찰성냥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880년 개화승(開化僧) 이동인이란 이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가져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성냥이 들어왔다고 백성들이 바로 혜택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한일합병 후 일제가 인천에 ‘조선인촌’(朝鮮燐寸)이라는 성냥 공장을 세우고 대량 생산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는 수원·군산·부산 등에도 성냥 공장을 세웠는데, 조선인들에게는 제조법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그렇게 시장을 독점하고 성냥 한 통 값이 쌀 한 되 값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게 팔았다. 아무리 비싸도 편리함에 익숙해진 이상 성냥은 외면할 수 없는 필수품이었다. 1970년대까지도 시골에서는 등잔불을 켜거나 밥을 짓기 위해 성냥이 반드시 필요했다. 담배 역시 성냥이 없으면 피우기 어려웠다. 성냥 공장들은 한때 최고의 호황 산업으로 각광받았다. 지역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게 성냥 공장이었다. 유엔·아리랑·향로·기린표·새표·복표·야자수·대한·비사표·제비표·두꺼비표·토끼표…. 성냥의 종류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하지만 세월의 심술은 성냥이라고 비껴가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누구도 찾지 않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굳이 성냥의 위상이 추락하게 된 시기를 따지자면 1980년대 후반부터였을 것이다. 궁벽한 곳까지 전기가 들어가고 전기밥솥에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까지 등장하면서 점차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값싼 1회용 라이터가 쏟아져 나오면서 담뱃불을 붙일 때마저 외면받게 되었다. 성냥이 그렇게 생활공간에서 퇴장하면서 이제는 구경조차 어려운 물건이 되었다. 마당에 미루나무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수백 명의 직원이 일하던 성냥 공장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요즘은 어느 산골 외딴집 쇠죽 쑤는 부뚜막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까. 성냥이 다시 부엌으로 돌아올 날은 영영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냥과 함께했던 기억은 여전히 멀지 않은 곳에 머물고 있다. 보리 서리의 추억을 엊그제 일처럼 간직한 세대가 살아 있는 한….
  • [열린세상] 당신의 ‘온라이프’는 안전한가요/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당신의 ‘온라이프’는 안전한가요/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중국을 ‘신용사회’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심 찬 계획하에 2014년 시작된 ‘신용평가시스템’(social credit system)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신용 점수가 나쁜 자국민 1200만명의 기차 여행과 900만명의 비행기 여행을 5월 1일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2년 동안 신용 점수가 낮은 국민에 대한 기차나 비행기 여행, 대출, 부동산 소유 등을 금지하는 정부의 규제를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지원자를 대상으로 시험 운영 중이라고 하지만 모든 규제는 실제 상황이다. 2020년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용 점수를 매기고 그에 대해 상과 벌을 주는 제도를 강제 시행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사업체 및 개인의 신용 점수를 평가하기 위해 9곳의 민간 기업에 평가 모델을 만들어 시행하도록 허가했다. 신용평가 프로젝트에서 선두주자는 세서미카드와 차이나 래피드 파이낸스다. 세서미카드는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알리페이와 연계돼 있다. 알리페이는 5억 2000만명의 사용자가 매일 쇼핑하고, 영화를 보고, 학교 등록금을 납부하며, 교통비를 지불하는 수단이다. 차이나 래피드 파이낸스는 중국인 8억 5000만명이 사용하는 채팅앱 위챗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다. 두 회사가 시행하는 신용평가만으로도 빅데이터의 양이 얼마나 거대할 것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중국 정부가 가지고 있는 각종 공공데이터에 이 민간 기업들 데이터까지 합쳐서 점수를 매기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한다. 실제로 점수는 어떻게 매길까. 신용평가의 항목은 개인 신용도, 보안, 재산, 소비, 사회 연결망 등 다섯 가지다. 전기요금, 통신요금 등을 마감에 맞춰 납부했는지, 각종 금융 관련 계약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전화번호와 주소가 정확한지,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연결된 친구는 몇 명이며 어떤 사람인지, 어떤 물건을 주로 쇼핑하는지 등을 통해 점수를 매긴다.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거나 헌혈을 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좋은 점수는 보상으로 이어진다. 만약 세서미카드 신용평가 점수가 600점에 이르면 5000위안(약 82만 5000원)의 대출을 즉시 받을 수 있다. 650점에 이르면 보증금 없이 렌터카를 빌릴 수 있으며 공항에서 VIP 대우를 받는다. 666점이 넘으면 5만 위안(약 832만 7000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700점이 넘으면 별도의 서류 절차 없이 싱가포르 여행을 갈 수 있으며 750점이 넘으면 유럽 여행 비자를 패스트 트랙으로 받을 수 있다. 신용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이를 자신의 웨이보에 게시하며 자랑한다. 점수가 높은 사람은 취업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고 심지어 데이트 또는 결혼 상대를 찾을 때도 유리하다. 물론 점수가 깎이는 행동도 다양하다. 세금을 내지 않거나 암표를 판매하다가 적발되거나 대출금 납부 기한을 어기는 행동에 대해서는 점수가 깎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결된 친구가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정부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책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점수가 낮아진다. 게임 프로그램을 자주 구매하거나 장시간 게임을 하는 사람은 게으르다고 평가받는다. 벌은 기차나 비행기 여행 금지, 대출 및 부동산 구입 권한 정지 등이다. 예를 들면 기차의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기차표를 사지 않고 무임승차할 경우 180일 동안 기차표 구매를 할 수 없게 된다. 점수가 낮은 사람이 취업을 하거나 결혼 상대를 찾을 때 불리할 것임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중국인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만약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활용하고 트위터 팔로를 하며 온라인 채팅을 한다면, 페이스북으로 친구와 교류하고 있다면 당신의 정보는 이미 차고 넘치게 확보돼 있다. 오프라인에 있는 내 존재가 이미 온라인에도 생성돼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루치아노 플로리디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는 물리적 존재와 가상의 존재가 융합된 상태를 ‘온라이프’(onlife)라고 부른다. 우리의 온라이프에 대한 빅데이터 금맥을 손에 쥐고 수익으로 연결할 궁리만 하고 있는 인터넷 제국에 맞서 우리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 광주 집단폭행 피해자도 함께 처벌 받나

    광주 집단폭행 피해자도 함께 처벌 받나

    광주 집단폭행 사건에 대해 가해자 엄벌을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이 27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피해자 역시 공동상해 혐의로 입건돼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8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15명이 연루된 이 집단폭행 사건은 9일 검찰에 송치될 계획이다. 해당 사건에서 폭행을 당해 실명위기에 처한 A씨(33) 역시 공동상해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양쪽이 싸우는 과정에서 A씨가 박모씨(31) 일행 등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한 부분이 나왔기 때문에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가 많이 다친 점 등을 이유로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양쪽이 싸우는 과정에서 A씨가 박씨 쪽 일행에게 폭행을 한 장면이 있다”며 “이 부분이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 측 김경은 변호사는 이날 광주 광산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를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초 경찰 조사에서 쌍방 폭행으로 사건이 접수된 것 역시 이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때문에 A씨의 변호인 측은 시민 제보로 동영상 등 추가 증거를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김 변호사는 “피의자 2~3명은 ‘너 오늘 죽어야 한다’, ‘죽는 날이다’라며 나뭇가지로 A씨의 눈을 찌르고 커다란 돌로 내리찍으려 했다고 A씨가 진술했다”며 “다수가 집단 폭행을 가했고, 위험한 물건으로 내려치고 한 점 등을 이유로 살인미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상대방을 집단폭행한 혐의(공동상해 등)으로 박씨 등 5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30일 오전 5시쯤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서 택시 탑승을 놓고 시비가 붙으면서 발생했다. 피해자 일행은 남성 3명과 여성 2명이었으며, 가해자 무리는 남성 7명, 여성 3명이었다. 가해자들은 도로 옆 풀숲 등지에서 피해자 A씨와 그 일행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A씨는 사건 이후 광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실명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씨 등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송치 직전은 돼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에 ‘신발 디저트’ 대접…일본 외교관 “재미없고 불쾌하다”

    아베에 ‘신발 디저트’ 대접…일본 외교관 “재미없고 불쾌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부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총리실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에게 ‘신발 디저트’를 대접했다. 이를 두고 신발을 식탁에 올리는 것을 ‘경멸’하는 일본 문화를 고려할 때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날 양국 간 만찬에서는 디저트로 검은 구두에 담긴 초콜릿이 나왔다. 이날 만찬은 이스라엘의 스타 셰프 세게브 모셰가 담당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급 외교관은 8일(한국시간) 현지 언론 예루살렘포스트에 “(신발 디저트는) 멍청하고 센스 없는 결정이었다. 일본 문화에서 신발보다 더 경멸적인 물건은 없다. 일본인들은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가지도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 일본 외교관은 역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식탁에 신발을 올리는 문화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 (디저트가) 유머를 뜻했다면 우리는 절대 이걸 재미로 여기지 않는다.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엔은 예루살렘을 양국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 도시로 규정한다.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이 아닌 행정 수도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들 지지 호소

    서울시장 후보들 지지 호소

    대체 휴일인 7일 각 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각각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원순(오른쪽 첫 번째) 시장과 부인 강난희(세 번째)씨가 종로구 가회경로당을 방문하러 가던 중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김문수(가운데)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청량리역을 방문해 시민과 손잡고 인사하고 있다.안철수(가운데)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종로구 인사동에서 한 상인의 물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대법 “상습 폭행범, 부모 때리면 가중처벌”

    의붓아버지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한 차례라도 때렸다면 두 혐의를 묶어 상습존속폭행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던 중 부모가 피해자인 경우가 있으면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4일 상습폭행과 존속폭행 혐의로 기소된 최모(62)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씨가 폭행을 반복해 저지르는 버릇이 있고 이로 인해 단순폭행, 존속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다면 죄별로 상습성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중 법정형이 가장 중한 상습존속폭행죄만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원심이 최씨의 의붓아버지에 대한 상습폭행과 어머니에 대한 존속폭행을 2개의 행위로 보고 각각의 상습성을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폭력전과 23범인 최씨는 2016년 3월부터 7월까지 의붓아버지가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차에 태우고 폐휴지를 줍고 다닌다는 이유 등으로 3차례에 걸쳐 의붓아버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1심에서 상습폭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1심 선고 후인 2016년 12월에도 최씨는 의붓아버지를 두 차례 폭행(상습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어머니에게 물건을 던져 폭행한 혐의(존속폭행)로 추가 기소됐다. 두 사건은 2심 재판에서 합쳐져 1심 형량을 합친 징역 10개월이 최씨에게 선고됐다. 검찰은 최씨를 존속폭행 혐의로도 처벌해 달라고 했지만 재판부는 어머니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이 최씨를 상습존속폭행죄로 처벌해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한 만큼 최씨에게는 징역 10개월보다 무거운 형량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카네이션 색깔별 다른 꽃말... ‘조심하세요’

    카네이션 색깔별 다른 꽃말... ‘조심하세요’

    “빨간색 카네이션을 사가면 이제는 엄마들이 가장 저렴하다는 걸 알아요.” 직장인 금희주(27·여)씨는 이번 어버이날을 위해 색다른 카네이션을 준비했다. 빨간색과 파란색 비누로 만들어진 알록달록한 색깔의 카네이션이 그것이다. 어버이날(5월 8일)을 하루 앞둔 7일, 금씨처럼 기존의 빨간 카네이션이 아니라, 다른 색상의 카네이션 제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금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매번 빨간 카네이션을 사지만 이번엔 색다르게 파란색도 함께 준비해봤다”고 전했다. 직장인 박소현(28·여)씨도 보라색 카네이션을 샀다면서 그 이유를 “예뻐서”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 빨간색 카네이션을 사가면 이제는 엄마들이 가장 저렴한 것이라는 걸 아는 이유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빨간색 카네이션은 보급품처럼 미리 만들어 파는 물건이 많은 반면, 특이한 색 카네이션은 주문 제작해 ‘부모님을 위해 특별히 신경 써서 맞췄다’는 것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이렇듯 다양한 취향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 카네이션의 색깔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기존의 원색 계열에서부터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파스텔톤 및 줄무늬가 있는 카네이션까지, 점차 그 색상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또 이러한 카네이션을 활용한 디자인 상품도 각양각색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카네이션은 색상마다 다른 꽃말을 지니고 있어 어버이나 스승께 선물할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 어버이날에 전형적으로 선물하는 빨간색 카네이션에는 ‘어버이에 대한 사랑, 당신의 사랑을 믿습니다, 건강을 비는 사랑’ 의 뜻이 담겨 있다. 분홍색 카네이션은 ‘감사와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주황색 카네이션은 ‘순수한 사랑’을, 파랑색 카네이션은 ‘행복’을 뜻하며 보라색 카네이션은 ‘기품과 자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들께 드리는 선물이라면 빨간색, 분홍색, 파랑색 카네이션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반면 노란색과 흰색 카네이션은 어버이날 기피해야만 한다. 꽃말의 의미가 좋지 않은 탓이다. 노란색 카네이션의 꽃말은 ‘경멸’이다. 하얀색 카네이션은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나의 애정은 살아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쓰인다.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드리는 풍습은 약 100년 전 미국의 안나 쟈비스라는 여인에서부터 시작됐다. 선생님이셨던 어머니의 추모식에 카네이션을 바친 것이 계기였다. 이후 미국 윌슨 대통령이 1914년, 매년 5월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제정했으며 이날 행사에 어머니가 살아계신 이들은 빨간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참여했다. 어머니를 여읜 이들은 하얀 카네이션을 달았다. 우리나라의 어버이날은 1956년 국무회의에서 5월 8일을 어버이날로 정하여 기념한 것이 시작이다. 1973년에 대통령령에 의해 ‘어버이날’로 개칭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경기 접경지역 땅값 급등… 매물 품귀·묻지마 투자 우려

    경기 접경지역 땅값 급등… 매물 품귀·묻지마 투자 우려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 경기 북부 접경 지역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땅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경기 파주 문산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마다 정상회담 전에 팔려고 내놓았던 토지는 다 팔렸다. 투자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땅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일부 지방 투자자는 현장 확인에 앞서 중개업소에 계약금을 맡기는 경우도 나왔다.●임진강변 대지 3.3㎡당 최고 100만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일주일이 지난 주말 문산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땅을 살 수 있느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가끔은 땅주인들이 가격을 묻는 전화도 걸려왔다. 몇몇 중개업자들은 팔 부동산을 확보하려고 마을 이장을 찾아다니거나, 이곳저곳에 플래카드를 걸어 놓기도 했다. 문산에 있는 한 중개업자는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건이 없어 팔지 못한다”며 “중개업을 한 지 20년 만에 이런 투자 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산읍 통일로 주변 전답은 3.3㎡당 15만원에 거래되다가 정상회담 이후 30만~35만원으로 올랐다. 임진강변 장산리·임진리 일대 경치가 좋은 땅은 대지는 40만~100만원, 도로 접근이 가능한 전답은 30만원을 호가하는 등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파주~서울역~동탄신도시를 잇는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올해 착공되면 파주 일대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번 들썩일 전망이다. 문산읍 일대 땅값이 오르고 매물 품귀 현상이 생기면서 투자 범위가 문산에서 파주 광탄면, 파주와 인접한 연천까지 확산하고 있다. 광탄면 일대는 길가 임야도 3.3㎡당 2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신한법원경매 관계자는 “문산·통일로 주변 매물이 딸리면서 투자 범위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파주 토지 시장 전체가 꿈틀거리고 있다”고 말했다.●중개업자들 마을 유지 찾아 매물 사냥 접경 지역 부동산은 국민의정부 시절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와 개성공단 가동 이후에도 크게 주목받았다. 남북 화해 기대감에 땅값이 많이 올랐고, 외지인들이 대거 몰렸다. 통일로나 자유로를 따라 주변에는 음식점이 많이 들어섰고, 투자 목적의 부동산 거래가 꾸준했다. 중개업자들은 남북 화해 분위기가 피어오를 때마다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기는 했지만, 이번 남북 정상의 만남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예전과 다르다고 말했다. 평화적 교류와 왕래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회담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간 대화의 연결 고리 역할을 했고,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굳게 닫힌 문을 여는 순간 세계의 눈이 한반도로 쏠리면서 경기 북부 접경 지역 부동산은 투자 1순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후속 조치로 접경 지역 일대 개발·관리 방안이 나오면 부동산 가격은 또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문산읍에서 만난 중개업자는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계약금까지 받은 땅주인이 계약을 파기하자며 중도금 수수를 미루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주인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땅값을 두 배로 올려 부르는 바람에 거래 성사 직전에 계약이 깨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중개업자들은 팔 물건을 확보하려고 직원을 고용하거나, 마을 유지들을 찾아다니며 매매가 될 만한 땅을 찾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개발계획 소문도 떠돌고 있다. 연초부터 몇몇 대기업이 자유로 인근에 대형 물류센터 부지를 사들였다는 풍문이 돌았다. 문산 접경 지역 일대에 제2 개성공단이 조성될 것이라는 확정되지 않은 소문도 번지고 있다. ●北지역 땅문서 보이며 투자자에 접근 묻지마 투자도 우려된다. 개발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통행도 자유롭지 않은 민통선 안의 땅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소유권이 있는 땅이기 때문에 거래는 가능하지만, 사실상 개발 가능성이 작아서 주의해야 한다. 중개업자들은 “서울, 부산에서 땅을 구경하지도 않고 계약금을 보낼 테니 땅을 구해 달라는 전화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민통선 내 땅 모양 등기부와 다를 수도 주의할 점도 많다. 남북 관계가 하루아침에 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통선 안의 땅은 당장 개발할 수 있는 땅이 아니다.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현장 확인을 하지 않고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랫동안 발길이 끊겨 등기부등본과 토지 형상이 다를 수도 있다. 심지어 접근 자체가 금지되거나 작전 통제구역으로 묶인 곳도 많다. 따라서 민통선 안의 토지를 살 때는 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는 지목과 실제 이용 현황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지역으로 묶을 수도 있다. 거래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반드시 구입 목적에 맞게 이용해야 하고, 이후 거래도 자유롭지 않아 투자금이 묶일 수도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30만 국민청원에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철회키로…주민들 “정부가 답답”

    30만 국민청원에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철회키로…주민들 “정부가 답답”

    4일 오전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A아파트. “꺄르륵”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드르륵”하는 택배 핸드카트(끌차) 소리가 동시에 단지 내에서 울려 퍼졌다. 택배 대란을 일으켰던 ‘지상공원화단지’ A아파트는 현재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모두 막고 기사들이 입구에서 핸드카트를 끌어 각 동으로 택배를 배송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건 택배 대란이 일어났던 다산의 아파트 총 5곳 중 2곳이다.● 국토부, “실버택배 개선 검토” “추가비용은 택배사와 입주민이 부담”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29만 9793명이 참여한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비용을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충당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변했다. 김 장관은 실버택배 개선안 검토, 출입구에 택배 거점을 마련하고 단지 내 배송인력을 투입하는 방법, 신축 지상공원화 아파트 지하주차장 층고 높이기를 약속했다. 실버택배에 관해서 김 장관은 “실버택배 자체는 다산 이전에도 시행 중이었고, 호평받던 정부 정책”이라면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제도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산신도시 아파트와 같은 지상공원화 아파트 택배 문제 관련, “출입구에 택배 거점을 만들고 단지 내 배송인력을 투입하되 추가비용은 택배사와 입주민이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의 답변을 현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A아파트의 입주민대표는 무엇보다 “매번 주민과의 상의 없이 답변을 내놓는 정부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저번에도 우리 측엔 연락도 없이 실버택배를 대책으로 내놓아 국민들 반감은 우리가 다 받았는데 이번에도 협의가 없긴 마찬가지”라면서 “우리도 국민 세금 쓰는 것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아파트 측은 실버택배 운영을 맡는 B사 쪽에서 실버택배에 투자하기로 합의한 돈을 주민들에게 주면, 주민들끼리 책임지고 택배를 배송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대책도 마련 중이다. 택배 기사의 부담이 핸드카트 배송으로 늘어난 만큼, 주민들이 택배 한 건당 500원을 더 부담하는 방안을 가지고도 단지 내에서 여론 조사를 하고 있다고 입주민 대표는 밝혔다.A아파트 배송을 담당하고 있는 B택배 회사의 기사는 정부 대안에 실효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실버택배가 완전한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무거운 물건, 부피가 큰 물건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 가고 없는 시간대만이라도 차량 출입을 허가해 달라, 아이들이 잘 다니지 않는 아파트 뒷길이라도 열어달라고 A아파트 측에 요청했지만 모두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A아파트는 총 10동으로 이루어져있다. 아파트 입구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배송지는 거리가 350m 가량이다. 왕복 700m 거리를 택배기사들은 핸드카트를 끌고 하루 4번을 오간다. 먼 곳 한 동 분량을 배송 처리 하는 데에만 2.8km를 걸어야 하는 셈이다. C택배사의 기사는 지상에 차가 다닐 때보다 배달에 걸리는 시간이 저층 아파트는 2배, 고층에다가 엘리베이터가 하나뿐인 아파트는 3배까지도 더 걸린다고 한숨쉬었다. ● 입주민, “안전상 지상 차량 통행만은 안돼” 입주민 대표는 그럼에도 지상 차량 통행에는 곤란을 표했다. “현재 B회사만이 가장 물량이 많다는 이유로 시간제 개방을 요구하는데, 그렇게 되면 다른 택배사들도 열어달라 요청할 것”이라면서 “모든 택배사들이 일정 시간에 맞춰서 배달 오는 것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러다 상시 차량 통행으로 바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 “아파트로 향하는 모든 길이 뒷길로 나있는 상황이어서 뒷길 역시 열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A아파트에서 아이들은 지상 모든 공간을 자유롭게 뛰논다. 자전거, 킥보드를 타면서 아파트 단지를 휘젓고 다닌다. 단지가 하나의 큰 놀이터와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온 한 입주민은 “아파트 지상이 모두 인도로 구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차가 다니면 위험하지 않겠냐”면서 “차도가 따로 구분되어 있으면 오히려 안심할 수 있을텐데 그게 아니어서 어렵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입주 때부터 아파트 지상을 마음껏 뛰어놀아도 되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갑자기 차가 드나들면 사고 위험에 다시 노출될 수 있다며 걱정했다.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다산 신도시에는 아직 완공되지 않은 공사장이 많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면 주변 곳곳에 건설 자재가 쌓여있어 위험해 보였다. 아파트 단지에서만이라도 아이가 안전하게 뛰놀 수 있게 해주고픈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현재 A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에도 택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택배 배송이 늦어지면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화를 내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택배 기사님들 힘든 것을 잘 안다”며 직접 택배를 가지러 입구까지 나와 찾아가는 주민도 있다. 또, 궁여지책으로 회사로 택배를 시키는 주민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문제 해결은 답보 상태지만, 4월과 같은 택배 대란은 없었다. A아파트는 현재 스타트업 업체인 ‘대택근무’의 서비스를 통해 택배 배송을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이용에 동의하지 않은 B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택배사들을 통해 온 택배는 모두 대택근무자들이 배송하고 있다. B사는 택배 기사가 일하는 시간을 늘려서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는 상태다. 택배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택배기사의 근무시간이 늘어나거나 관리소 직원들이 도입한 대택근무 시스템 때문으로, 택배 대란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는 문제로 잠복해 있는 상태처럼 보였다. 대택근무란 앱을 통해 배송지 근처의 잉여 노동력을 가진 대택근무(택배일을 도와줄 수 있는 도우미)자와 매칭시켜 택배 배송을 하는 일자리 나눔 중개 서비스를 말한다. 청라신도시에서는 대택근무가 성공적으로 정착됐다. 그러나 다산처럼 택배 전체 물량을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택배 기사가 사정상 배달하기 힘들 때 요청하는 물량에 한해 운영 중이다.A아파트는 택배 문제에 대한 여론 조사를 마치면 정식 회의 및 투표 절차를 거쳐 문제 해결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입주민, 택배사, 정부의 협력에 아이들의 웃음과 택배 기사의 고충을 보듬는 상생의 길이 달려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때리고 부수고 경찰에게도 폭력… 극우 ‘태극기 집회’로 경찰 골머리

    때리고 부수고 경찰에게도 폭력… 극우 ‘태극기 집회’로 경찰 골머리

    주말마다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극우단체의 ‘태극기집회’에서 폭력 행위가 반복되면서 경찰이 대응책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태극기집회에서는 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에게도 폭행과 폭언이 이어지고 있다.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직장인 마모(31)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7시쯤 친구 김모(31)씨와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다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과 시비가 붙었다. 마씨는 집회 참가자들이 한 시민과 말다툼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말리는 과정에서 되레 “빨갱이냐”라는 폭언을 들었다. 이에 마씨도 ‘손가락 욕’을 했고, 이때부터 몸싸움이 시작됐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마씨 친구 김씨의 멱살을 잡고 위협했고, 김씨 멱살을 잡은 중년 여성을 밀친 마씨를 주변 집회 참가자들이 집단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2명은 이모(74·여)씨와 김모(70)씨 부부로 서울역에서 태극기집회를 매주 토요일 열고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하는 대한애국당 계열 시민단체 ‘천만인무죄석방본부’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함께 마씨를 폭행한 것으로 보고 공동폭행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김씨 부부는 마씨를 때린 적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본다”면서 “마씨도 이씨를 한 차례 밀친 것으로 조사돼 폭행 혐의 입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수원에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5살·3살 난 자녀를 데리고 운전 중이던 20대 남성을 폭행해 가해자 4명이 형사 입건되기도 했다. 집회 취재진에게도 욕설을 퍼붓는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과 마찰을 빚으며 완력까지 쓰는 이들이 목격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손에 쥐고 있는 태극기가 동원되기 일쑤이며 위험한 물건이 등장하기도 한다.지난 2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열린 태극기집회 참가자가 가스분사기를 경찰관에게 겨눈 적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일이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태극기집회로 인해 시민뿐 아니라 의경·기동대 등 경찰관이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거의 매주 발생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삼일절에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촛불 모양 시설물을 넘어뜨리고 불태우는 사건도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세워진 촛불조형물에는 ‘노란 리본’이 가득 붙어있었지만, 시설물이 넘어지고 불에 타는 과정에서 대부분 훼손됐다. 태극기집회를 주도하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의 욕설도 최근 논란이 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집회에서 조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미친 XX”라며 폭언을 이어갔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조 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3일에는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형사5부(부장 박철웅)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조양호 회장, 더 늦기 전에 결단 내려라

    대한항공 직원들이 촛불을 들었다. 어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 촛불집회’에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과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은 물론 조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에 분노한 시민들이 동참했다. 노조가 조직한 집회가 아니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집회다. 이들은 신분이 노출될 경우 인사 불이익 등을 우려해 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신변 불안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자명하다. 총수 일가의 갑질에 더는 속수무책 당하지 않겠다는 을들의 절박한 권리 주장이자 삶의 터전인 회사가 오너 리스크로 흔들리는 상황을 이제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주인의식의 선언이다. 상황을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은 전적으로 조 회장 일가에 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촉발된 사태는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폭력 갑질로 확산했고, 이어 밀수와 탈세 혐의로 일파만파 커졌다. 내부 제보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는 지난 9년 동안 일주일에 2~3차례 세관 신고 없이 해외에서 물건을 사들였다고 한다. 명품 가방부터 과자, 초콜릿까지 품목도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조 회장 일가가 증거 인멸을 지시한 정황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법질서도, 윤리도 깡그리 무시하는 재벌가의 점입가경 행태가 가히 목불인견 수준이다.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임에도 사태 해결을 책임져야 할 조 회장은 꿈쩍도 않고 있다. 물벼락 갑질 논란 10일 만인 지난 달 22일 여론에 떠밀려 진정성 없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두 딸을 물러나게 하는 보여 주기식 대응 이후로는 어떠한 언급도, 조치도 없다. 조 전 전무는 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죄송하다”는 사과를 여섯 차례나 했지만 조사 과정에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회장 일가가 현 사태를 2014년 ‘땅콩 회항’사건 때처럼 여긴다면 대단한 오산이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슬그머니 경영에 복귀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례가 재연될까봐 직원들이 촛불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나 한가. 한 번 속으면 속이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는 사람이 바보라고 했다. 조 회장은 더 늦기 전에 본인을 포함한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바닥으로 추락한 총수 일가의 신뢰를 회복할 방도가 없다.
  • 책꽂이를 밀자…한진家 리모컨으로 열리는 ‘비밀방’ 실존

    책꽂이를 밀자…한진家 리모컨으로 열리는 ‘비밀방’ 실존

    관세청 서울 평창동 압수수색서 비밀방 3곳 발견비파괴검사까지 동원…밀수·탈세 물품 발견에는 실패한진그룹 총수 일가 자택에서 확인된 이른바 ‘비밀공간’은 압수수색 당시 책꽂이와 옷으로 가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이 확인한 ‘비밀공간’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창고”라는 대한항공 측의 해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이 이틀 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부인 이명희 씨,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이 사는 서울 평창동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인한 비밀공간은 모두 3곳이다. 이 중 2곳은 지하와 2층 드레스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1곳의 정확한 위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관 당국은 3곳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장소라는 점에서 모두 ‘비밀공간’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3곳 중 2곳은 각각 책꽂이와 옷가지로 적극적으로 은폐된 정황이 확인됐다. 책꽂이와 옷을 모두 드러내지 않으면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비밀공간’이라는 뜻이다. 이는 “한진일가 자택에 비밀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대한항공 측의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대한항공 측은 전날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자택 2층 드레스룸 안쪽 공간과 지하 공간은 누구나 발견하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며 특히 지하 공간은 평소에 쓰지 않는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의 창고“라고 주장했다. 다만 세관 당국은 이런 은폐 정황은 인정하면서도 책꽂이나 옷의 구체적인 규모나 무게, 이동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옷으로 가려진 비밀공간은 제보를 통해 드러난 이 씨의 2층 드레스룸과 연결된 곳으로 추정된다. 책꽂이로 가려진 공간은 지금까지 언론이나 제보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제3의 장소일 가능성이 크다. 세관은 외관상 확인이 불가능한 벽 너머에 ‘은밀한 공간’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비파괴검사 장비와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가 3명을 동원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비파괴검사는 구조물 등의 원형이나 기능을 변화시키지 않고 내부 균열을 검사하는 방법으로 흔히 원자력발전소 안전점검 등에서 활용된다. 세관이 한진일가 자택에서 비밀공간은 찾아냈지만 이 곳에서 밀수·탈세 혐의와 관련된 물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진일가 측이 비밀공간을 적극적으로 숨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여전히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이 공간은 모두 한진일가가 의도적으로 숨겨 놓은 비밀공간이 맞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금 ‘칼퇴’ 화·목 ‘야근’ 많다

    수·금 ‘칼퇴’ 화·목 ‘야근’ 많다

    30대 43%·50대 26% 칼퇴 칼퇴족, 학원 등서 자기계발 야근족은 홈쇼핑 지출 많아직장인들이 수요일·금요일에는 주로 ‘칼퇴’(정시퇴근)하고 화요일·목요일에는 야근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근 후 ‘칼퇴족’은 학원 등 자기계발 업종에서, ‘야근족’은 홈쇼핑 등 자기만족 업종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았다. BC카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관련 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15주 이상 오전 6~9시 대중교통을 주 3회 이상 이용한 적이 있고 직장인으로 분류될 수 있는 30~50대 고객 21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BC카드는 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승차 이력이 오후 6시~6시 59분에 있으면 ‘칼퇴족’으로, 오후 8시~9시 59분에 있으면 ‘야근족’으로 분류했다. 칼퇴족은 ‘불금’인 금요일(50.7%)에 가장 많았고 ‘가정의 날’인 수요일(49.3%)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반면 야근족은 목요일(32.7%)과 화요일(30.9%)에 비중이 높았다. BC카드는 “수·금요일에 빠른 퇴근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이 화·목요일에 늦게까지 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젊은 연령대일수록 칼퇴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칼퇴족 비중은 30대가 42.8%로 가장 높았고, 40대 31.6%, 50대 25.6% 순이었다. 야근족은 출근 전후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야근족의 인터넷 쇼핑 시간대 비중은 출근 전이 25.1%, 출근 중이 22.7%로 칼퇴족보다 각각 3.4% 포인트, 8.1% 포인트 높았다. 칼퇴족과 야근족은 퇴근 후 소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퇴근 후 칼퇴족은 영업 종료 시점이 상대적으로 빠른 백화점, 보습학원, 의원 업종에서, 야근족은 늦게까지 영업하는 편의점, 주점, 홈쇼핑 업종에서 카드 사용이 많았다. 퇴근 후 남성 직장인은 여성 직장인보다 편의점 업종에서의 소비를 선호했다. 여성 직장인은 백화점, 서양음식 업종에서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자살자 92% “죽고싶다” 신호… 가족 21%만 인지

    자살자 92% “죽고싶다” 신호… 가족 21%만 인지

    3명중 1명 약물남용·충동구매 징후 알아도 22%만 병원동행 정신건강·가족·경제문제 요인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 대부분이 사망 전 ‘죽고 싶다’고 호소하는 등 경고신호를 보내지만 가족 가운데 이런 징후를 알아채는 이는 5명에 1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는 2015~2017년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심리부검한 자살사망자 289명의 분석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심리부검은 유가족 진술과 기록을 통해 사망자의 심리행동 변화를 확인하고 자살의 구체적 원인을 검증하는 조사방법이다. 분석 결과 자살사망자의 92.0%는 언어·행동·정서 상태 변화를 통해 주변에 명확한 자살 경고신호를 보냈다. 주로 자살이나 살인, 죽음에 대한 말을 자주 하고 자살 방법에 대해 묻거나 자신의 물건과 통장 등을 정리했다. 불면증과 과다수면, 과식, 소식 등 우울증 증상도 보였다. 자살자 3명 가운데 1명꼴인 36.0%가 약물·알코올 남용이나 충동구매, 과속운전 등 자극 추구 행위를 했고 12.8%는 자해, 35.6%는 자살 시도를 반복했다. 그러나 이런 경고신호를 인지한 가족은 21.4%에 그쳤다. 자살징후를 인지한 가족 역시 22.8%만 의료기관이나 전문가에게 데려가는 등 적극적 행동을 했다. (자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 비율이 36.8%, (자살자의 경고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비율도 21.1%였다. 자살사망자의 스트레스 요인(복수응답)은 정신건강 문제(87.5%)와 가족관계(64.0%), 경제적 문제(60.9%), 직업 관련 문제(53.6%) 순이었다. 경제적 문제(복수응답)의 경우 부채(71.0%), 수입 감소(32.4%)가 주를 이뤘다. 부채 발생 사유는 생활비 충당(24.8%)과 주택 구매(21.6%), 사업자금 마련(20.8%) 등이었다. 연령별로 청년기(19∼34세)는 연애 관계와 학업 스트레스 영향이 컸고 중년기(35~49세)는 대인관계 등 직장 스트레스와 주택 관련 부채로 인한 경제문제 스트레스가 많았다. 장년기(50~64세)는 실업 스트레스와 사업자금 관련 부채 고통을 주로 호소했다. 전명숙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가족이나 친구, 이웃의 자살위험 신호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살예방 게이트키퍼’를 100만명까지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밀수 내역 없애라” 조양호 일가, 증거 인멸 지시 정황

    9년간 밀수 담당한 직원 폭로 “조현아 자매 물건 내역 삭제” 주 2~3회 운반…“엄청난 규모” 땅콩회항 후 과장 이름으로 반입 물벼락 이후에야 물품 안 들여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해외 물품 ‘밀반입 의혹’이 제기된 이후 “관련 증거를 인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는 직원 간의 통화 녹취록도 공개됐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 등 대한항공 일가의 해외 쇼핑 물품 밀수를 9년간 직접 담당했다고 밝힌 전직 직원 A씨는 3일 조현아·현민 자매의 상습적인 밀수를 뒷받침할 통화 음성 파일 2개와 자매가 밀수에 사용될 빈 가방을 보낸 날짜 목록이 담긴 사진 파일을 공개했다. 두 직원 간의 통화 녹취록에는 “지점장에게 조현아·현민의 물건 내역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인천 담당자에게 간 메일이 있는데 그거 다 지워 버리라고”, “○○ 차장님이 다 지워 버렸다”는 등 윗선에서 증거 인멸 지시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이 담겼다. 녹취록에 따르면 조씨 자매는 지난 9년 동안 세관의 아무런 제재 없이 외국에서 물건을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으로 물품을 주문하면 외국 현지의 여객지점으로 배달되고, 공항지점으로 이송된 뒤 항공기에 선적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인천공항의 지점을 통해 자택으로 배달되기까지가 조씨 자매의 주요 ‘밀수 루트’인 것으로 여겨진다. A씨는 “조씨 자매가 온라인으로 물품을 주문하면 현지 지점으로 배달되는데, 지점장에게서 이 물품을 받아 여객 사무실의 대한항공 직원에게 전달했다”면서 “일주일에 2~3회, 한 번에 평균 4~5박스를 옮겼다”고 밝혔다. 이어 “물품을 즉각 보내지 않으면 사달이 난다. 몸이 아파도 무조건 운반하라는 압박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밀수 품목은 과자, 초콜릿부터 명품 가방까지 다양했다. UPS·페덱스 등 택배업체에서 보낸 물건에 나이키·아디다스 등의 브랜드명이 표기된 박스도 있었다”면서 “이 물건들은 아무런 검사도 없이 대한항공 담당자들의 손에 운반됐다. 엄청난 불법이고 밀수”라고 폭로했다. 이어 “최근 두 달 동안은 상자 대신 여행용 가방에 물품을 넣어 전달했다”면서 “한 번 운반에 평균적으로 큰 여행가방 하나와 중간 크기 하나가 사용된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 세관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박스 대신 여행용 가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A씨는 조씨 자매의 가방을 전달받은 날짜가 기재된 문서도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날짜 옆에 각각 ‘빈 Luggage’(여행용 가방)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해당 날짜에 빈 가방에 총수 일가의 쇼핑 물품을 채워 보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쇼핑 물품의 수신인은 ‘DDA’(조현아 코드명)로 적혀 있지만 2014년 발생한 ‘땅콩 회항’ 사건 이후에는 본사의 ‘모 과장’으로 수신인이 바뀌었고 ‘물벼락 갑질’ 사건 뒤엔 쇼핑 물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한진家 비밀공간은 3곳…해외 물품 확인까지 마쳐”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혐의에 대해 관세청이 참고인 조사에 나서는 등 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관세청은 2일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거주하는 서울 평창동 자택 등 5곳에 대한 3차 압수수색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제보에서 거론된 비밀공간 3곳도 확인했다. 고가 해외 주방용품 밀수 등에 대한 제보 확인을 위해 여성 조사관까지 투입됐다. 한 관계자는 “드레스룸 뒤편 등 일반인이 알 수 없는 3곳의 비밀공간을 찾아냈다”면서 “해외에서의 구입이 확인된 명품 등은 없었지만 해외에서의 구입이 의심되는 모든 물품에 대한 채증을 마쳤다”고 말했다. 조사를 전담하고 있는 인천세관에서는 이미 “밀수 혐의에 대한 입증은 끝났다”는 말이 나온다. 조 회장 일가 가운데 적어도 1명 이상은 구속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0시까지 이어진 대한항공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은 총수 일가와 관련된 화물, 내부 메일 정보 등을 확보하느라 시간이 늦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세관은 분석을 끝낸 신용카드 내역과 확인한 물품 등에 대한 대조 작업에 착수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로서는 해외에서 구매해 국내에 반입한 물품에 대한 확인뿐 아니라 자택과 사무실에서 확보한 해외 물건 가운데 구매 기록이 없는 제품에 대해 소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석 관세청 조사총괄과장은 “밀수·탈세와 관련된 자료 확보는 마무리된 상태로 일정에 맞춰 조 회장 일가의 소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이 확인된 관세법 위반뿐 아니라 횡령이나 배임 등이 적용될 수 있는 사안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비상구 막으면 징벌적 손해배상…재난 피해액 최대 3배 물어내야

    비상구 막으면 징벌적 손해배상…재난 피해액 최대 3배 물어내야

    불법 주정차 범칙금 8만원 모든 스쿨존에 CCTV 설치앞으로 건물 비상구를 잠가 두거나 그 앞에 물건을 쌓아 둔 채로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 금액의 3배 정도를 물어내야 한다. 피난시설을 폐쇄·차단하는 행위에 대해 안전 분야 최초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적용하기로 해서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안전무시 관행 근절대책’을 3일 발표했다. 류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천 화재를 계기로 사람의 생명·안전과 직결됐다는 걸 알면서도 비상구를 고의로 훼손하는 것에는 징벌적으로 배상을 청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도입 이유를 밝혔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2월 안전 분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연구가 마무리되는 오는 6월 이후 다른 부처와 협의해 도입 시기와 구체적 배상 범위 등을 정할 예정이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안전무시 관행은 총 7개다. ▲불법 주정차 ▲비상구 폐쇄 및 물건 적치 ▲과속 및 과적운전 ▲안전띠 미착용 ▲건설현장 보호구 미착용 ▲등산 시 화기·인화물질 소지 ▲구명조끼 미착용 등이다. 법·제도 개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안전 분야 최초로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일 때 실제 피해액보다 훨씬 많은 피해액을 물어내게 하는 것이다. 모든 안전 분야에 곧바로 도입하기는 어려운 만큼 우선 피난시설 폐쇄 및 소방시설 차단 행위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은 건물 주변 불법 주정차 때문이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소방활동에 장애를 주는 불법 주정차에 대한 범칙금을 현행 4만원에서 8만원으로 높인다. 이 외에도 과속운전을 줄이기 위해 도심 제한속도를 현행 시속 60㎞에서 50㎞로 낮춘다. 안전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 정부가 가장 앞세운 것은 ‘어린이 보호구역 폐쇄회로(CC)TV 설치’다.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를 줄이고자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6083곳)에 CCTV를 설치한다.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450억원이 투입된다. 오는 9월부터 시행하는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방침과 관련,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어린이 안전의자(카시트)를 무상 보급하는 사업도 지속 추진한다. 일상에 스며든 안전무시 관행을 신고하는 ‘안전보안관’도 지자체별로 꾸린다. 교육부·고용부와 협업해 앞으로는 학교·직장에서 안전교육을 할 때도 이런 관행을 근절하자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행사 없다

    문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행사 없다

    오는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은 별도의 기념행사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소박하고 간소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빼곡히 쌓인 서류와 씨름할 것이며, 참모들도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남북정상회담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는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냉정하고 차분하고 열정적으로 평화로운 한반도와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향한 여정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고, 끊어지고 단절됐던 정부와 국민 간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부, 국민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청와대가 되기 위해 매진했다”며 “많은 일이 있었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멀기에 묵묵히 남은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의 1년간 활동을 정리한 자료와 정부 정책 성과 자료를 내놨다. 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청와대 2층 로비에서 ‘다시 찾아온 봄, 문재인 정부의 1년을 돌아보다.’라는 주제로 취임 1주년 기록사진전을 개최한다. 청와대는 10일 당일에는 문 대통령의 주요 행보와 메시지·정책 성과를 화보 형태로 꾸민 자료집 ‘광장에서 골목으로, 국민과 함께 한 길’을 공개한다. 청와대 직원들의 출근 모습을 담은 미니 다큐 ‘청와대의 아침’과 일부 통제됐던 인왕산 길을 담은 영상 ‘열린 청와대, 인왕산 가는 길’도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날엔 또 청운동·효자동·삼청동 등 청와대 인근 주민들을 청와대 마당인 녹지원에 초대해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달 중에 문 대통령의 연설문집과 국정 정보 자료집, 오피니언 리더 평가를 담은 자료를 영문으로 낸다. 국민과 소통을 위해 문 대통령의 연설문집·말글 집이 7월에 발간된다. 연설문집에는 문 대통령의 1년간 연설과 행사 발언·주요회의 모두발언·SNS 메시지 등 300여 건의 메시지가 담기고, 연설문집 축약본인 말글 집은 e-북 버전과 시각장애인용으로 만들 예정이다. 새 기념품도 만들어진다. 국정 슬로건인 ‘나라답게 정의롭게’를 주제로 시계, 컵, 충전기, 문구류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 새로 제작된다. 21개 품목, 41종으로 구성돼있다. 4일부터 청와대 사랑채 기념품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스크림 속 선명한 쥐꼬리 ‘충격’

    아이스크림 속 선명한 쥐꼬리 ‘충격’

    중국에서 파는 음식에 대한 불신감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걸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불신감을 증폭시키는 영상이 화제다. 지난 26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보도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중국 동부 장쑤성. 이름이 양(Yang)으로 알려진 한 여성이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포장 비닐을 뜯었다가 충격적인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스크림 밖으로 쥐꼬리가 삐져나왔기 때문이다. 이로 짐작컨데 몸체는 아이스크림 안 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은 처음에 이 물체를 애벌레라고 생각했고 함께 있던 그녀의 친구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그들이 이 물체를 아이스크림에서 빼내려 시도하는 중에 곧 쥐의 꼬리라는 걸 알게 됐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녀는 물건을 산 가게로 찾아가 5만 위안(한화 850여 만 원)의 보상금을 요구했다.하지만 가게 주인은 돈 대신 수 십 개의 아이스 캔디를 제공해 주는 걸로 제안했고 양씨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양씨는 2천 위안(한화 34만 원)을 받는 걸로 가게 주인과 합의했다. 이후 분노를 삭이지 못한 양씨는 당국에 관련 내용을 보고 했다. 그러나 관련 법에 따르면 양씨가 보상금으로 최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천 위안(17만원)에 불과하다고 알려졌다. 사진 영상=The Zealot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쇼핑으로 외국인 관광객 잡는다’ 울산 사후면세점 특화거리 조성

    울산에 사후면세점 특화거리가 조성된다. 쇼핑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기 위한 정책이다. 울산시는 외국인 방문객의 쇼핑 인프라를 늘리려고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와 남구 삼산동 ‘디자인 거리’에 사후면세점 특화거리(TAX FREE ZONE)를 조성한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7월까지 이들 2곳에 사후면세점 매장을 대거 늘리고, 8월 사후면세점 특화거리 선포식도 한다. 현재 남구 디자인 거리와 중구 젊음의 거리에는 총 39개의 사후면세점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시는 또 이들 거리에 세금 환불을 의미하는 ‘TAX REFUND’라는 표시물을 세우는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사후면세점으로 지정된 매장은 외국인 판매분에 대해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받는다. 영세율은 세금 부과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세율을 0%로 적용하는 것이다. 외국인이 사후면세점에서 3만원 이상 물건을 구매하면 출국할 때 물품 대금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를 공항 내 택스프리(TAX FREE) 창구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현재 울산에는 총 83개 사후면세점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사후면세점 특화거리는 외국인 방문객을 매료시키는 쇼핑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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