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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셨다하면 홀랑 벗는 사나이

    마셨다하면 홀랑 벗는 사나이

    D=술만 마시면 옷을 홀랑 벗어 던지고 행패를 부리는 몹쓸 놈의 술버릇도 다 있더군. 11일 동대문경찰서에 폭력혐의로 구속된 신(申)모씨(36·동대문구 신설동) 이야기인데 이 친구 지난 10일 밤 10시쯤 파출소장이 동네청년들을 모아 놓고 교양강좌를 벌이고 있는 동사무소에 뛰어들어 역시 옷을 벗어던지고는『먼저 소장은 사람이 그럴 수 없이 좋았는데 지금 소장은 XX이다』라며 예의 주정을 부리다 철장신세를 지게 됐어. B=화약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든 격이군. D=경찰에 잡혀온 신씨『술을 마시고 한 일은 전연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동네사람들은 그가 행패를 부리면 『술 마시면 저런 친구려니』하고 아예 제쳐 놓았던 모양이야. 조서에 적힌 주정만 하더라도 6월 10일에는 대낮에 이웃구멍가게 앞에서 나체「쇼」를 벌이며 소주를 공짜로 달라고 행패했고, 8월 8일 밤 10시 30분쯤에는 공동수도장에 나타나 물 길러온 부녀자가 5~6명이나 있는데도 역시 발가벗고『물값을 너무 많이 받는다』고 트집, 관리인 김모씨(51)에게서 돈 5백원을 받아 갔는데 김씨는 그전에도 그에게 담배 20여갑을 사준 것으로 돼 있더군. [선데이서울 72년 8월 27일호 제5권 35호 통권 제 203호]
  • [발언대] 식량위기 조짐… 농업 장려가 살길/박동훈 농협중앙회 경주환경농업연구원 교수

    [발언대] 식량위기 조짐… 농업 장려가 살길/박동훈 농협중앙회 경주환경농업연구원 교수

    “농업을 장려하는 것이 이 나라의 살 길이다.” 다산 정약용의 이 말씀을 다시 새겨야 할 때가 된 듯하다. 국제 곡물값 폭등으로 일부 곡물 수출국이 수출을 금지하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태국, 베트남 등 주요수출국들은 가칭 ‘쌀수출국기구(OREC)’까지 만들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작년에 28%(쌀을 제외하면 5%)로 OECD국가 중 세번째로 낮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돈을 주고도 식량을 사지 못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농림생산액은 갈수록 감소하면서 농가소득은 점점 줄어들고 그중에서도 식량작물 생산액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국내총생산액(GDP) 대비 농림어업총생산액이 차지하는 비중(4.3%)이 낮아 ‘글로벌시대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사고’라고 일부 비교우위론자들은 주장한다. 식량은 공산품 등을 수출해서 번 돈으로 외국에서 사오면 된다는 발상이다. 반면 선진국일수록 농업을 최우선적으로 여기는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1, 절반의 땅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는 세계 3위의 농산물 수출국이며, 무역흑자액의 44%를 농업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농업이 이 시점에서 왜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생각케 한다. 성장논리로, 외국 쌀이 싸다는 이유 등으로 쌀을 사먹는다면 식량위기는 반드시 겪게 된다. 농업이 전 국민의 생존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데 대비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식량위기에 대처하는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농지 확보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매년 1만㏊(여의도의 30배)이상의 농지가 타 용도로 전용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 모두가 농업과 농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먹거리를 제공하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우리 농촌과 농업이 갖는 공익적인 역할을 자라나는 자녀들에게도 다시 교육할 때가 됐다. 박동훈 농협중앙회 경주환경농업연구원 교수
  • 강원도 폐광 부활의 날갯짓

    강원도 폐광 부활의 날갯짓

    풍력·태양광·지열 등 신 재생에너지가 각광받는 요즈음 잊혀졌던 석탄·몰리브덴·철광석 등 화석연료와 자원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부터다. 이런 움직임은 해를 넘겨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부는 노다지 광산개발 바람이다. 강원 태백지역에서는 폐광을 다시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양양지역에서는 폐광된 철광을 재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채광계획허가와 산림훼손하가까지 끝냈다. 영월 상동에서도 문을 닫았던 몰리브덴광산 개발을 위해 캐나다 자본이 올해 초 시추와 타당성 조사까지 끝냈다. 인근 주민들도 “흥청대던 옛 영광을 다시 찾자.”며 은근히 기대를 부풀렸다. ●상동 몰리브덴 개발 탄력… 추정 가치 2조원 가장 활발하게 개발 붐이 일고 있는 곳은 영월 상동지역이다. 1993년 생산원가가 높아지면서 경제성을 잃어 문을 닫았던 상동읍 구래리 몰리브덴광산에 대해 오리엔트하드메탈즈홀딩즈코리아㈜가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다. 추정 매장량만 1600만t으로 1조 9000억원의 가치가 점쳐진다. 세계적인 규모다. 최근 몇년 동안 국제적인 자원부족으로 몰리브덴 가격이 급등하면서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말까지 80개에 이르는 시추탐사작업을 마치는 등 올 1월 타당성 조사는 모두 끝냈다. 주민설명회까지 마쳤다. 일단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반응이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강원도에서 채광계획인가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캐나다 본사와 조율만 이뤄지면 연내에 곧바로 채광작업이 이뤄진다. 양양군 서면 장승리 일대 양양철광(추정 매장량 124만 5000t) 개발에도 관심이 높다. 양양철광은 일제 강점기인 1937년 문을 열었던 국내 최대 철광으로 광물값 하락 탓에 1995년 폐광됐다. 하지만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7월 민간업체가 채광 승인을 받아 노다지 꿈을 이었다. 최근 세계적인 불황으로 국제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서 주춤하고 있지만 경제가 좋아지면 중국 등에서 철광석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예측에 채광 준비를 모두 끝냈다. ●태백 “탄광 재개발 막는 석탄법 개정해야” 태백 함태탄광은 재개발 논란이 거세다. 1980년대 초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조치에 따라 폐광됐지만 다른 탄광의 채탄여건이 악화되면서 다시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태백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채탄 고갈에 대한 대비책은 함태탄광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무연탄 생산량이 줄면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탄광 재개발을 막는 석탄산업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크다. 주민들은 벌써부터 “광산개발이 한창 절정일 때는 강원 산골에 수만명이 모여 살며 대중극장이 들어서고 시장이 흥청대던 꿈 같은 시절이 있었다.”며 “수십년 만에 다시 광산이 개발된다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남 강원도 탄광지역개발과 담당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간직한 강원도가 다시 한번 각광을 받고 있다.”며 “지금은 다소 주춤하지만 중국 등 국제경제가 좋아지면 개발 여건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선거 금품향응 50배 과태료 ‘헌법 불합치’

    선거와 관련해 음식물 등을 제공받은 경우 받은 물품 액수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물게 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지나치게 과중,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물품을 제공받은 경위 등을 기준으로 지금보다 액수를 줄여 부과하라는 취지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부산지법이 공직선거법 261조 5항 1조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100만원 이하의 물품·음식물·서적·관광 기타 교통편의 등을 제공받은 사람에게 과태료 50배를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모씨 등 74명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부산시장 후보에게서 9000원 상당의 건어물 1상자씩을 택배로 받은 뒤 선관위에 적발됐다. 이들은 1심 법원에서 건어물값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45만원을 부과받자 즉시항고를 제기하고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제청 결정을 했다. 헌재는 과태료 부과 기준이 획일적이고, 액수가 지나치게 많아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물품 제공의 경위와 방식, 물품을 주고받은 이들의 관계, 사후 정황 등에 따라 위법성 정도에 큰 차이가 있는데도 개별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정해진 액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책임에 상응하는 제재를 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100만원 이상의 물품을 제공받은 경우 물게 되는 벌금형 최고액이 500만원인 데 비해 이보다 경미한 사안,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물품을 제공받은 경우에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경미한 제재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서 “과태료 ‘50배’가 아니라 ‘50배 이하’로 정하는 등 액수를 완화해도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입법목적은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과태료 50배’ 조항의 적용은 법 개정때까지 중지됐다. 하지만 헌재의 위헌 결정은 기준과 액수에 대한 것이지 과태료 부과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거와 관련해 불법으로 물품 등을 제공받으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즉, 4월29일 실시되는 재·보선 때까지 법 개정이 되지 않더라도 불법으로 음식물 등을 제공받는다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를 물지는 사후 개정되는 법 조항에 따라 정해지게 된다. 통상의 헌법 불합치 결정과 달리 언제까지 법을 개정하라는 입법 개선 시한을 정하지 않은 데 대해 헌재 관계자는 “시한까지 법을 개선하지 않으면 법 조항 자체가 효력을 잃게 되는데, 이런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 최대한 빨리 개정하라는 취지로 시한을 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나눔 바이러스 2009] 광주 일곡새마을부녀회 ‘사랑의 장터’

    [나눔 바이러스 2009] 광주 일곡새마을부녀회 ‘사랑의 장터’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동 일곡주민자치센터에는 매년 이맘때 중고교복 장터가 열린다. 주변 10여개 중·고교생들이 졸업한 뒤 내놓은 교복을 사고 파는 장터이다. 이곳에선 지난달에도 교복 250여벌이 거래됐다. 주부 40여명이 참여한 일곡새마을부녀회가 마련한 행사이다. 부녀회는 이를 통해 47만원의 수익금을 냈다. 그냥 두면 버릴 수밖에 없는 교복이 재활용되는 셈이다. 부녀회는 수익금 전액을 ‘북구 장학회’에 기부했다. 회원들은 학년이 바뀌는 철이면 으레 주변의 아파트단지를 돌며 헌 교복 모으기 행사를 편다. 단지별로 박스에 수거된 교복은 회원들의 세탁과 수선 등을 거쳐 새 교복으로 바뀐다. 이영순(62) 부녀회장은 “교복값이 크게 오른 3년 전부터 이 행사를 열고 있다.”며 “서민들이 자녀들의 교복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고, 자원 재활용이 가능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부녀회의 나눔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혹한·혹서기의 한두 달을 제외하고 매월 첫째 토요일 마을공원 등지에서 ‘아나바다 장터’를 운영한다. 이번 달은 지난 7일 골곡주민자치센터 건너편 근린공원에서 열렸다. 부녀회는 초등학생 등이 내놓은 학용품, 책, 장난감을 100~500원을 받고 판다. 최근엔 이 장터를 통해 모은 기금을 인근 일곡·일동·서일·일신초등학교 등에 장학기금으로 보탰다.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전후해서는 주민자치센터 주차장 등지에서 농산물직거래 장터도 연다. 친환경적으로 재배된 양파, 배추, 시금치 등 농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떼다가 적은 이윤만 남기고 주민들에게 판다. 회원들은 직거래 장터에서 얻은 수익금을 관내 23개 노인정에 보내는 선물값으로 사용한다. 회원들은 새해 초에 이들 노인정을 돌며 라면, 과일, 음료수 등을 전달한다. 마을 어른들께 새해 인사를 겸한 자원봉사 활동의 하나이다. 부녀회는 지난해 도심 외곽 150㎡ 규모의 땅을 빌렸다. 무와 배추를 심어 김장을 담그기 위해서다. 지난 김장철에는 무를 수확해 관내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무김치를 선사했다. 부녀회원 이모(54)씨는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나눔과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日 100세 고령자 생일선물 축소

    日 100세 고령자 생일선물 축소

    │도쿄 박홍기특파원│‘정부가 경기침체에 따른 재정악화로 100세 생일을 맞는 고령자의 축하 선물값조차 감당하기 어렵다.’ 후생노동성이 올해 100세가 되는 고령자가 2만명을 넘어서자 이들에게 증정하는 ‘은잔’의 크기를 축소하기로 한 데 따른 우려 섞인 목소리다. 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후생성은 한정된 예산으로 급증하는 100세 고령자의 생일 선물인 은잔의 수량을 확보할 수 없게 되자 이같은 고육책을 마련했다. 은잔은 총리가 해마다 9월15일 경로의 날에 100세가 되는 고령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잔의 안쪽에는 장수를 뜻하는 ‘수(壽)’, 바닥에는 ‘총리’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현재 은잔의 지름은 10.5㎝이지만 앞으로 9㎝로 축소하는 한편 두께도 다소 얇게 할 방침이다. 7000∼8000엔(약 12만원) 정도인 은잔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은잔 선물제가 처음 시행된 1963년 153명에 불과했던 100세 고령자가 1986년 1000명, 2002년 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엔 무려 1만 9768명으로 증가, 비용만 1억 4000만엔에 달했다. 지방자치단체들에서는 “국가재정의 악영향이 100세 장수를 축하하는 정책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hkpark@seoul.co.kr
  • [녹색성장을 말한다] “이산화탄소 감축, (주)대한민국 위축 없도록 하겠다”

    [녹색성장을 말한다] “이산화탄소 감축, (주)대한민국 위축 없도록 하겠다”

    “저탄소 녹색 성장 정책의 목표는 강력한 ‘주식회사 한국’ 만들기입니다.” 녹색성장위원회의 김형국 위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회견에서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도 국가경제와 기업활동에 절대 타격을 주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잘 조절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1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첫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한 녹색성장위원회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출신인 김 위원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 이상으로 늘린다는 이른바 20-20-20 정책을 발표했다. 우리도 이처럼 명확한 정책 목표를 제시할 필요는 없을까. -유럽 등의 그런 목표를 유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자동차도 팔아야 하고 하니까. 그러나 유럽과 우리는 산업구조가 다르다. 유럽은 이미 탈제조업 사회에 도달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조업 사회의 최정점에 도달하고 있다. 우리의 대책이 너무 앞서나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우리가 국제경쟁에서 생존(survive)할 수 있는 선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수출산업화 연구해야 →저탄소 녹색 성장 법안에 예고된 이산화탄소 배출량 할당 및 거래(Cap and Trade) 제도는 생존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다고 기업들은 주장하는데. -기준을 따르지 않고는 우리(국가 전체)가 생존할 수가 없다. 예전에 GM의 이익은 미국이란 말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우리 기업의 이익은 ‘주식회사 한국’의 이익이다. 정부나 위원회는 절대 기업에 해가 가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Cap and Trade 제도는 도입되는가. -Cap and Trade가 됐든지, 다른 방안이 됐든지, 불가피하게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과의 협상에서 이것을 많이 요구하지 않겠는가. 그들의 요구에 대한 우리의 협상카드로 열어두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달라.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자원은 충분한가. -우리 여건에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어렵다는 것이 지식경제부 등의 실무자들 생각이다. 일본이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약간 소극적인 생각을 한다는 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러나 독일은 태양빛이 약한데도 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태양광 산업이 100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열심히 연구는 해야 한다. 안 하고 가만 있을 수는 없다. 물론 우리가 직접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느냐 하는 것은 두고 봐야 한다. 왜냐면 그렇게 하려면 많은 보조금이 필요하고 국가 재정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일의 큐셀(Q-Cells)처럼 수출산업화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는 해볼 만한 저력을 갖고 있다. →발전차액지원금은 증액할 생각이 있나. -산업 초기 단계에서 선의의 이용자에게는 보조금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포스코처럼 보조금을 악용하는 사례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대기업으로서 도덕성이 없는 행동이다. (포스코는 최근 철강제조 과정에서 나온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전기를 비싼 가격에 한전에 되팔아 논란이 됐다.) 정책의 원칙은 시장 메커니즘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을 정부 시설에 먼저 할 수도 있다. 정부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역할도 하니까. ●대운하는 하고 싶어도 물리적 불가능 →녹색성장 정책에 환경 정책 쪽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환경 오염에는 수질오염, 토질오염, 대기오염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기본적으로 대기오염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후변화의 요인이 온실가스 배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질오염에 대한 대책이 바로 4대강 살리기다. →4대강 살리기가 대운하를 추진하는 전단계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제가 (이명박)대통령이 발언하는 것도 여러번 직접 들었다. 생태복원이 절대적이다. 그리고 운하든 뭐든 강의 적극적 이용은 이 정부가 아무리 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그것이 다음 정권의 선택이 될 수는 있다. →청와대에서 소득에 대한 세금(Earnning Tax)을 탄소배출에 대한 세금(Burning Tax)으로 바꾼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가능할까.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는 세제상의 큰 변혁이기 때문에 많이 검토돼야 할 사안이다. →탄소세 도입은 어떻게 생각하나. -세원 포착이 가능하기는 하다. 기업의 생산량을 역산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계산 가능하니까 기업에 대해서는 적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들에 이중규제가 되지는 않도록 하겠다. →녹색성장은 여러 부처와 관련이 있다.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텐데. -정부 조직도 생물체 같아서 영토 넓히기가 치열한 것은 잘 알고 있다. 임기응변이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임사응변, 즉 일에 따라서 각 부처들에 힘을 실어주는 식으로 조정해보겠다. ●北과 녹색협력 땐 큰 성공 거둘 것 →녹색성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너무 어렵다고 한다. 국민이 쉽게 이해하도록 홍보나 교육하는 방안은. -우리나라의 물값과 전기값은 세계적으로 싸다. 그래서 낭비도 많다. 지금 아끼지 않으면 상승요인이 빨리 다가온다는 식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교육은 가장 좋은 것이 가정교육이다. 특히 주부들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녹색성장이 교육 과정에도 반영되고 있다. 또 초등학교 교사들을 위한 교재도 만들고 있다. →북한과 녹색성장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은. -꼭 해야겠는데 그런 장치를 어떻게 해서 들어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을 일으킨 것보다 산림녹화를 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제1차 녹색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대구, 산업폐수 공업용수로 재활용

    버려지는 산업단지 폐수가 공업용수로 재활용된다.대구시는 9일 시청 상황실에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이병욱 환경부 차관, 양용운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달성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수 공업용수 재이용 사업’ 양해각서를 교환했다.이 사업은 공장 오·폐수를 고도처리시설을 갖춘 폐수처리장에서 정수한 뒤 관로를 통해 물 사용량이 많은 제조업체에 싼값으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12월 완공 목표로 사업비 200억원을 투자, 달성산업단지에 고도처리시설 공사를 한다.시는 물 사용을 희망하는 인근 현풍공단내 세하·경산제지 등 2곳을 선정, 달성 산단 폐수처리장과 이 공장들을 연결하는 7㎞ 배관망 설치공사를 내년 초까지 끝내고 이르면 내년 2월부터 하루 1만 5000t의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이 사업이 끝나면 해당 업체는 연간 29억원의 물값을 절약하게 되고 낙동강에 배출되는 오염물질 양도 줄어 영남권의 식수원인 낙동강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시는 제지업체 2곳에 공급하고 남은 물은 복합산업단지로 조성 중인 대구 테크노폴리스 공사 때 도로 살수용이나 조경용수 등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또 녹색 뉴딜사업의 하나로 대구 염색산업단지와 서대구공단에 북부하수처리장 방류수를 하루 10만t씩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대구시 관계자는 “물을 재활용,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리겠다.”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양용운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양용운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경제사정이 아무리 어려워도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지원과 한국환경자원공사와의 통합 업무는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할 것입니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이 둘은 꼭 필요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양용운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올해부터 ‘성장 드라이브’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가 제시한 각종 ‘녹색뉴딜’사업들이 환경관리공단에는 다시 찾아 오기 힘든 성장의 기회인 만큼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해 환경관리공단의 최대 현안은 환경자원공사와의 통합을 전제로 한 ‘한국환경공단’(2010년 1월 출범)의 설립이다. 환경관리공단은 수질·대기·토양 오염 제거와 환경개선시설설치,하수관사업 등을 담당하고 환경자원공사는 폐기물 재활용과 영농폐비닐 수거 등을 맡고 있다. 현재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방안의 일환으로 양 기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0일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이 ‘한국환경공단법’을 대표 발의했으며, 현재 양 기관의 직급·급여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실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노조는 잉여인력의 전환배치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면서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환경관리공단은 직원 1047명, 자산 4조 4800억원, 매출액 2054억원 규모이며, 환경자원공사는 직원 1116명, 자산 3조 440억원, 매출액 98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 이사장은 현재 녹색성장 관련 인력수요가 큰 만큼 공단의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탄소 배출권 국제거래 새 시장 창출” “애초 환경자원공사는 환경관리공단에서 분리된 만큼 한 식구라고 할 수 있죠. 비슷한 업종간 공기업을 통합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인 만큼 내년 1월까지 한국환경공단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습니다. 양 기관의 통합으로 업무가 중복되는 인력(150여명 추정)은 전원 공단의 미래 ´블루오션´이 될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업무에 투입할 생각입니다.” 양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 당시부터 여러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지식경제부 등 기존 부처 소관이어서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으로서 현실화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현재 양 이사장은 환경관리공단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녹색성장 관련 아이템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환경부에 폐자원·바이오매스 에너지화 등 25개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해 이 중 6개가 채택됐다.대표적인 사례가 올 가을 출범을 목표로 한 온실가스 배출권 국제거래소의 설립이다. “현재 유엔으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았고, 미비점을 보완해 올해 3·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거래에 나설 계획입니다. 아무리 피하려고 발버둥쳐도 2013년 이후에는 우리나라도 포스트 교토체제에 편입돼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에 들어간다고 봐야 합니다. 환경관리공단이 이런 흐름에 선제적으로 나서 기존에 없던 새 시장을 창출해 보려고 합니다. 온실가스 배출권 국제거래가 가능한 국내 최초의 거래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산업 민간기업 주도는 대세” 양 이사장은 선진국의 사례에서처럼 국내 물 시장도 장기적으로 민간기업이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준비도 시작하려고 한다. 환경관리공단은 현재 행정구역 단위로 나눠 수백개로 나뉘어 운영되는 하수도 관리를 강 줄기별로 통합하는 ‘하수처리 광역화’도 추진 중이다. 하수도 체계를 경제성이 확보되는 큰 단위로 재편해 이를 운영할 수처리 전문기업들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댐 권역별로 하수시설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행보가 결국 수도 민영화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 “민간기업이 하수처리에 나설 경우 처리비용이 폭등해 시민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양 이사장은 경기도 이천시 하이닉스 반도체의 사례를 들며 반박했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지금 프랑스 베올리아사에 하수처리를 맡기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하수처리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비용은 이전보다 30% 이상 줄일 수 있었습니다. 베올리아가 효율적으로 하수처리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은 우리 지자체들의 상하수도 관리가 지나치게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상하수도 민영화가 가격을 끌어 올릴 것으로 우려하지만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물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처럼) 하수도 처리시설은 국가가 갖되 운영만 민간에게 맡기면 운영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무리한 가격 인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결국 이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비즈&피플] 김쌍수 사장 간담회

    [비즈&피플] 김쌍수 사장 간담회

    “부동산 개발로 수익을 내고, 여기서 생긴 수익은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겠다.”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비쳤다. 전국에 있는 한전 소유의 부동산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한전이 전국에 보유한 토지는 3조 4317억원(장부가액), 면적도 1650만㎡에 이른다. 건물값만도 1조 8476억원이나 된다. 삼성동 본사 사옥과 부지만도 시가로 1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사장은 “삼성동 본사만 해도 2012년 나주로 이전할 때 그냥 팔면 1조 2000억~1조 3000억원 정도를 받는 정도지만 부동산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면 3조~4조원도 받을 수 있다.”면서 “한전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여기서 얻은 수익을 투자재원으로 다시 쓰는 만큼 결국 국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KT나 코레일도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전법 등에 전력과 관계없는 사업을 하는 것은 제한돼 있어 실제 부동산 개발에 나서려면 법개정이 필요하다. 한편 김 사장은 “지난해 연료값 상승 등으로 2조 7000억~2조 800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구조조정이 인력감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가장 마지막 선택”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공기업의 인력조정에는 희망퇴직 외에 방법이 없다.”며 다음달 중 희망 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수원시, ‘레인시티’사업 발진

    수원시, ‘레인시티’사업 발진

    경기 수원시가 올해부터 도시 전체의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레인시티(Rain City)’ 사업을 추진한다. 일부 국가나 도시에서 소규모 빗물관리 시설이 운영하는 사례는 있지만 도시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추진하는 것은 수원시가 처음이다. 시는 15일 시내 모든 공공건물과 대지면적 2000㎡ 이상, 연면적 3000㎡ 이상 건축물에 빗물을 모아 조경수나 화장실에 사용하는 빗물저장시설을 설치하도록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또 이런 시설을 설치하는 건물에 비용 지원, 용적률 상향, 세금 감면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관공서와 학교 등 공공시설 10곳을 선정,빗물 저장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1곳당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빗물이 토양에 스며들도록 도심에 깔린 콘크리트를 물이 통과하는 재질로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우선 주차장과 통행량이 적은 도로부터 투수재로 포장한다. 이를 통해 10년 뒤에는 하루 1만 2000t, 연간 439만 8000t의 빗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수돗물값(t당 평균 970원)으로 환산하면 하루 1160만원, 연간 42억 6000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시는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과 수출산업 육성을 위해 다음달 중 유엔환경계획(UNEP), 서울대 빗물연구센터, 세계물협회 빗물특별위원회(IWA) 등과 물관리 국제표준 프로젝트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열린세상] 법보다 소통과 신뢰를 우선해야/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법보다 소통과 신뢰를 우선해야/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학 교수

    한나라당이 최근 들어 국회 내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는 ‘국회폭력방지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한 기선잡기라고 비난한다.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기고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한 국회폭력은 마땅히 근절되어야 한다. 국회 내에서부터 법과 질서가 바로 서야 하는 것도 옳다. 그렇지만 국회폭력방지 특별법이 일하는 국회, 민주적인 국회를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법치주의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규제와 법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국회폭력방지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더 이상 의원들의 볼썽사나운 멱살잡이는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다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경제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함께 모색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당은 여전히 수를 앞세워 야당을 압박하고 야당은 특별법을 적당히 피해 가면서 여당의 독주에 맞서려 할 것이다. 그 와중에 쟁점법안 처리는 점점 늦어지고 국민의 고통은 가중될 것이다. 정부와 네티즌 간의 불신도 심각하다. 인터넷 경제논객이었던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반발한 네티즌들 사이에 구속영장을 발부한 담당판사의 신상정보가 유포되고 담당판사를 탄핵하자는 청원도 포털 사이트에 올라왔다. 네티즌들이 법원의 판단마저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분명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법을 통해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 역시 비판받을 만하다. 사이버모욕죄를 만들어 인터넷 공간에 떠도는 유언비어와 욕설을 없애겠다는 것도 지나치게 법 편의적 발상이다. 네티즌들이 왜 정부의 말보다 정체도 알 수 없는 한 인터넷 논객의 글에 더 열광하였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촛불시위 기간에는 화장품이나 생리대도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잘못된 정보들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감기 치료에 10만원이 들고, 수도 사업이 민영화되면 하루 물값이 14만원이라는 허무맹랑한 글도 네티즌들을 끌어들였다. 정부가 아무리 진실을 외쳐도 네티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었기에 진실도 믿으려 하지 않은 것이다. 사이버모욕죄를 만들어 욕설과 비방은 없앨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네티즌과 소통할 수는 없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을 구속할 법안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소통방법을 찾아야 한다. 몇몇 국제금융회사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도 올 한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기대보다 낮은 1%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한다. 굳이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매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정부도, 국민도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초조하기는 매 한 가지다. 그렇다고 우격다짐으로 법안을 상정하고 처리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금 모으기 운동을 생각해 보자. 지금 정부와 여당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쟁점법안 처리가 아니라 국민과 야당의 마음을 움직일 방도를 찾는 것이다. 규제와 처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법을 통한 일시적 처방이 아니라 병의 근원을 도려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결국 소통을 통한 신뢰 회복이다. 비록 더디고 힘이 들더라도 정부와 국민이 그리고 여당과 야당이 마음으로 통할 때 비로소 어둠을 헤치고 나갈 등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학 교수
  • 맨유의 크리스마스는?

    맨유의 크리스마스는?

    영국 클럽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정상에 오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2일 저녁(영국시간) 맨체스터에 도착했다. 맨유 선수들은 당장 26일 오후 9시 45분 원정경기로 열리는 스토크시티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위한 휴식과 적응에 돌입했다. 기분좋은 쾌거로 금의환향한 선수들에게 흥성스러운 영국의 성탄절 분위기는 포근한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크리스마스 전후의 축제 분위기는 맨유 선수들에게 언제나 위안이자 행복이었기에. 그렇다면 맨유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어떤 것일까. 매 년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새해 초까지는 빠듯한 일정에 사로잡혀. 눈 뜰 새 없이 바쁜 맨유지만 크리스마스는 그냥 지나쳐 보내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전야에 선수들이 벌인 광란의 파티는 으레 영국 대중지의 먹잇감이 됐다. 지난 해에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수비수 에반스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이 때문에 퍼거슨 감독은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파티는 불허한다고 방침을 세웠다. 그나마 클럽월드컵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던 14일 런던에서 선수들에게 밤 늦게까지 파티를 허락해 아쉬움을 달래게 했다. 최근에는 맨유 선수단 내에 특별한 크리스마스 문화가 조성됐다. 영국 신문 ‘더 선’은 최근 ‘맨유 선수들이 서로에게 5파운드(9800원) 짜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받는다’며 이른바 ‘비밀 산타’ 얘기를 언급했다. 퍼거슨 감독이 크리스마스에 맞춰 선수들간 선물을 비밀리에 전달하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다만 거액을 받는 선수들의 돈잔치가 돼선 안 된다는 단서 조항을 붙였다는 것. 이 때문에 선물값은 5파운드로 제한했는데. 주급으로 12만 파운드(2억 3500만원)를 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몸값에 비하면 너무 소박한 액수다. 이같은 제도는 첼시에도 있는데. 2년 전 조제 무리뉴 감독은 ‘비밀 산타’ 제도가 팀 사기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맨유 선수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수들끼리 짝을 지어 지역 병원을 돌며 미리 준비한 선물을 어린이 환자에게 나눠주는 행사도 매년 펼치고 있다. 박지성도 이 행사에 지난 2년간 매번 참석했다. 대체로 이같은 행사는 크리스마스 전후의 빡빡한 일정을 고려해 12월 초에 진행된다. 아울러 퍼거슨 감독은 맨유 구단과 함께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였다. 지난 8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이집트 테마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려 코칭스태프와 200명의 구단 스태프가 함께 하는 성대한 파티를 즐겼다. 이 파티는 이집트 무희들의 밸리댄스가 펼쳐진다고 해서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보은에 지하 1224m 온천수 수영장

    충북 보은군은 내년 봄에 국내에서 첫 심층 온천수 수영장을 운영한다.보은군 관계자는 15일 “기름값과 물값이 계속 올라 예산절약 차원에서 온천수를 끌어다 수영장의 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온천수는 보은읍 이평리 군청 진입도로 앞에 있는 것으로,하루 300t씩 뽑아올릴 수 있다.평균 수온은 25.4도다.군은 올해 초 5억원을 들여 이곳 지하 1224m에서 온천수를 뽑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내년 3~4월에 이 물을 350m 떨어진 국민체육센터 수영장(길이 25m×6레인)에 공급한다. 온천수는 한국지질자원연구소와 한국환경시험연구소로부터 수영장 원수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이 수영장은 하루 300명이 이용하는 소규모이지만 연간 3100만원의 수도요금과 1억 3000만원의 기름값이 들어가면서 연간 2억~3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보은군은 수영장에 하루 100t의 온천수를 공급하고 남는 물은 군청사 난방용 등으로 활용,기름값을 절약할 계획이다. . 보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춘천, 쓰레기 가스 연료화

    강원 춘천시가 버려지는 하수와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에너지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19일 춘천시에 따르면 근화동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인근 음식물 자원화시설의 공정수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시는 33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음식물 자원화시설에 용수공급관을 설치하는 공사를 이달 중에 실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하수는 의암호에 그대로 방류됐지만 음식물 자원화시설에 용수공급관을 설치,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염분 제거 용수로 재활용된다. 음식물 자원화처리 용수는 다시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자원화시설에 공급되는 순환형 물에너지 관리시스템이 갖춰지게 된다. 음식물 자원화시설의 경우 하루 40여t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하루 120t의 공정수를 사용하고 있다. 음식물 자원화시설 용수설비를 하수 재활용방식으로 변경하면 음식물 처리에 들어가는 물값이 들어가지 않아 연간 5000만원가량의 운영비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신동면 혈동리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질 높은 가스로 바꿔 연료화하거나 소각열을 이용한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 한국전력에 판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내년 초 민간투자방식을 통한 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성이 확보될 경우 본격적인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광준 춘천시장은 “폐지나 고철, 플라스틱처럼 버려지는 하수나 매립가스도 활용 여부에 따라 자원이 될 수 있다.”며 “자원과 에너지 순환시스템이 갖춰질 경우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은 물론 예산절감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물은 미래다] 전국 구역묶음으로 물 안정공급

    [물은 미래다] 전국 구역묶음으로 물 안정공급

    수도산업은 전기·통신처럼 모든 국민에게 언제, 어디서나, 꼭 필요한 생활 필수품을 제공하는 ‘보편적 서비스’이다. 많은 선진국이 상수도를 민간 기업에 개방하고도 공공 역할 의무를 지우거나 민영화 금지법을 만들려는 것도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수돗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대책이 광역상수도사업이다. 광역상수도는 지방자치단체별 운영에서 벗어나 전국을 몇몇 구역으로 묶어 수도사업을 펼치는 형태를 말한다. 지금과 같은 영세한 지방 상수도 체제로는 서비스 불균형·비효율성·품질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민영화 부작용을 막고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기업 형태의 광역상수도 서비스가 필요하다. 공기업 형태의 광역상수도를 갖추면 4대강 유역에 편중된 수도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 지자체마다 용수 개발·건설·운영에 투자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운영을 민간에 맡길 경우 중소 도시·농촌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지역은 신규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지만 공공성을 띠면 개발 여건이 좋지 않은 곳까지 수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자체마다 천차만별인 수도요금을 단일 요금체계로 바꾸기 쉽다. 현재 지역에 따라 물값이 3배 이상 차이나는 곳도 있다. 수도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산업이다. 작은 규모로 쪼개면 신규 투자가 어렵고 시장 개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어 국내 물시장 잠식도 우려된다. 물 공급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광역상수도가 필요하다. 성영두 수공 수도권지역본부장은 “전국 상수도 시설은 통합 운영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도 즉각 조치가 가능하다.”며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때 물 공급 안전성과 수질 개선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농작물도 희망도 잃는다

    농작물도 희망도 잃는다

    강원 철원에서 고추농사(330㎡)를 짓는 김모(61·여) 씨는 최근 애써 수확한 고추를 몽땅 도둑 맞았다.1년동안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자식처럼 정성껏 키운 고추였다. 김씨는 “말린 고추가 밤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져 더이상 농사 짓기가 겁난다.”며 울먹였다. 올해 고추농사가 흉년인 탓에 수확량은 예년에 훨씬 못 미친 90㎏에 불과했으나 비료값 등 빚을 갚아야 할 소중한 재산이었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농촌에 농산물 절도사건이 크게 증가해 농심을 울리고 있다. 경제 사정으로 생계형 범죄까지 농촌을 파고 들고 있다. ●“팔아서 빚 갚을 작물인데” 울먹 농민들은 비료값 폭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에다, 애써 수확한 농산물마저 도둑맞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15일 원주경찰서는 상습적으로 농작물을 훔친 박모(51)씨와 김모(47)씨 형제 등 3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 달 17일 원주시 호저면 무장리의 윤모(56)씨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보관 중이던 고추 6포대를 훔치는 등 최근까지 원주, 횡성, 평창, 충북 제천 등의 농촌마을을 돌며 20차례에 걸쳐 고추 280㎏(1000만원 상당)을 훔쳤다. ●비료값 폭등·농작물값 폭락 겹쳐 휘청 경찰 조사 결과 대리운전 업체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은 생활고에 시달리자 승합차를 이용해 관리가 소홀한 농촌 등 지역을 돌며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 4월에는 정선군 북면 구절리 최모(68)씨가 5년 동안 애써 기른 황기 130여 뿌리를 도둑 맞았다가 순찰에 나선 경찰의 도움으로 하루 만에 되찾았다. 수확하지 않은 배추와 무도 밭에서 도둑 맞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김재범(57)씨는 “최근 차량을 동원한 전문 농산물 절도범들에게 애써 가꾼 배추와 무를 한 트럭가량 도둑 맞았다.”며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밭이어서 항상 지킬 수도 없어 고민이다.”고 허탈해 했다. ●강원, 절도 건수 해마다 급증 강원도내 농산물 절도사건은 지난 2004년 37건에 그쳤지만 ▲2005년 50건 ▲2006년 75건 ▲2007년 102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지난 8월말까지 75건이 발생하는 등 농작물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충남 논산경찰서는 지난 19일 김모(48·무직)씨 등 2명을 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 등은 3일 오전 3시쯤 논산에서 백모(33)씨가 1t 화물트럭에 열쇠를 꽂아둔 채 귀가한 틈을 타 백씨 정미소에서 40㎏짜리 찰벼 와 일반벼 각각 15포대와 40포대(시가 290만원)를 트럭에 실어 훔치는 등 전북과 충남을 돌며 총 1000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훔쳤다. 충북 영동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장모(54)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장씨는 농산물회사 경비로 일하면서 최근 3개월간 회사 공장 기름통의 호스 밸브를 열어 자신의 화물차 등에 시가 60만원 상당의 경유 400ℓ를 옮겨실어 훔친 혐의다. ●야간 이용·기동성 갖춰 속수무책 절도범들이 야간을 이용해 인적이 드문 농촌의 허술한 보관시설을 노리고 있어 농민들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차량 등을 이용해 기동성까지 갖춰 검거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원도 농정담당 관계자는 “경찰에서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차원의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도 “인적이 드문 농촌의 농산물 절도범을 일일이 단속하기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농민들은 “일부 지역 주민들은 농작물을 집안에 보관하는가 하면 청년들을 중심으로 순찰조를 편성해 마을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농촌 일손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춘천 조한종·대전 이천열기자 bell21@seoul.co.kr
  • [물은 미래다] (3) 깐깐한 수돗물 어떻게 만들어지나

    [물은 미래다] (3) 깐깐한 수돗물 어떻게 만들어지나

    우리가 먹는 수돗물은 선진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맛도 좋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수돗물은 냄새 나고 이물질이 섞여 있다는 불신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수돗물의 생산·공급 과정을 알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활성탄으로 냄새↓… 숯 이용한 조상 지혜 수돗물 생산 과정은 복잡하고 엄격하다. 취수장에서는 끌어들인 물을 1차로 눈에 보이는 이물질만 제거하고 정수장으로 보낸다. 정수장으로 들어온 원수(原水)는 7~8시간 동안 20여 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먼저 약품처리를 하기 위해 물의 양과 수위를 조절하는 곳(착수정)을 지난다. 다음에는 물과 약품을 골고루 섞어 이물질을 걸러내기 쉽도록 작은 알갱이로 응집시킨다. 응집지에서 생긴 알갱이들은 침전지를 통과하면서 바닥에 가라앉는다. 이렇게 하면 물에 섞여 있던 웬만한 오염물질은 없어진다. 그래도 남은 이물질은 두꺼운 모래층을 통과하면서 걸러낸다. 그래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남아 있는데 이를 없애기 위해 염소를 넣어 소독한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물에 활성탄을 넣어 냄새를 줄이고 맛도 좋게 한다. 우리 조상들이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해 물에 숯을 담가뒀던 지혜를 응용한 것이다. 그렇다고 바로 물을 내보내지 않는다. 깐깐한 수질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취수에서 정수까지 검사하는 항목이 무려 300여개나 된다. 합격 판정을 받아야 비로소 수돗물로 태어난다. 이 과정을 거친 물은 먹는 물(생수) 수준이기 때문에 그냥 마셔도 탈이 나지 않는다. 가끔 수돗물에서 나오는 녹물이나 이물질은 정수장에서 걸러내지 못한 것이 아니라 배수지에서 가정까지 연결된 급수관이나 물탱크 등에서 생긴 것이다.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은 일정한 압력을 주면 대형 송수관을 타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배수지를 거쳐 비로소 가정으로 들어가고 공장용수로도 쓰인다. 수돗물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서울시(아리수)다. 이중 수공은 4대강 유역에서 광역상수도사업을 운영하면서 전국 수돗물의 46%를 공급하고 있다. 하루 생산능력은 1654만㎥에 이른다. ●가구당 수도 요금, 통신비 지출의 12분의1 수돗물의 가정 공급은 지자체별로 이뤄진다. 만약 광역상수도망이 없다면 지자체는 각각 수돗물 생산 시설을 갖추고 전문가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값싼 수돗물을 생산하기 어렵다. 안정적인 공급도 기대하기 어렵다. 수공이 공급하는 수돗물값은 ㎥당 394원으로 전국적 단일 요금이다. 지자체별로 물값이 제각각인 것은 지자체 공급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공은 수돗물값 안정을 위해 2007년부터 5년간 물값 동결을 선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가구당 월 평균 지출한 수도요금은 1만 1331원이다. 다른 공공요금과 비교하면 전기요금은 3.7배, 통신요금은 11.8배 많이 지불하고 있다. 이처럼 저렴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받기까지는 다목적댐이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67%를 다목적댐에서 얻기 때문에 기상이변에 따른 오랜 가뭄에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그래서 다목적댐은 홍수를 막는 안전판일 뿐만 아니라 생명수(生命水)를 공급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방의 작은 도시나 시골·섬지역은 아직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았다. 보편적 서비스 차원에서 소외지역 상수도 보급을 늘리는 과제가 남아 있다. 소외지역 상수도 보급을 위해서는 엄청난 시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수자원공사와 같은 대형 물 공급기관이 나서야 한다. ●수공 수돗물 센터 세계 4대 분석센터 꼽혀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수공의 수돗물은 대전에 있는 수자원공사 수돗물분석연구센터에서 안전성 품질을 테스트한다. 수돗물연구센터는 세계 4대 물 연구·분석센터로 꼽힌다. 이곳의 시험 결과는 45개국에서 통용된다. 수돗물연구센터에서는 먹는 물로 적합한지 평가한다, 맛있는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활동도 한다. 항온항습·무균실·방진시설 등 수질 분석을 위한 최적의 전자동 장비와 화학·유기·무기·미생물 등 4개 분야 16개 실험실을 갖췄다. 잔류농약·항생제·방사선물질·각종 바이러스 등을 분석해낼 수 있는 시설이다. 물 맛, 냄새 등을 측정하는 설비도 갖췄다. 검사 기준은 먹는 물 수질기준 55가지와 먹는 물 수질감시 20항목 등 75개 법정 항목에 175개 항목을 추가, 모두 250항목이다. 일본·미국 등 선진국보다 훨씬 강화된 수질 기준을 적용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기고] 물 부족 대비, 이렇게 하자/지홍기 영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기고] 물 부족 대비, 이렇게 하자/지홍기 영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물이 넉넉한 나라가 아니다. 물론, 수돗물 사용에 관한 한 대다수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물의 유한성과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공감대는 희박한 실정이다. 경제재로서 물에 대한 이해부족 탓일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값 등 생활여건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물이 모자라면 사회 전반에 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생활의 불편뿐만 아니라, 질병이 증가하고 사회가 불안해지는 요인이 된다. 수질오염에 따른 처리비 증가, 농작물 수확 감소, 생산중단에 의한 손실과 물가상승 등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장기적인 물 부족은 특정 산업에서부터 관련 산업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가경쟁력 전반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가을 가뭄이 심상치가 않다. 특히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 등 남부지역의 가뭄은 매우 걱정스럽다. 올해 낙동강유역의 강수량은 763.7㎜에 불과하여 예년 평균의 63% 정도밖에 안 된다. 밭작물들이 생육에 큰 지장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안과 섬, 일부 산간지역에서는 최소한의 물마저도 제대로 구할 수 없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가뭄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자연 현상이다. 문제는 가뭄의 정도와 기간이고, 국민의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이다. 지구온난화로 가뭄의 강도와 빈도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수자원의 편중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어 관련 재해에 대한 취약성이 그만큼 증가한 것이다. 가뭄에 대비하면서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선, 단기 대책으로 기존 댐 저수지 시설물의 탄력적 운영을 통한 용수공급 능력 확대방안을 들 수 있다. 이때에는 저수지 용도간 물 사용 전환 방안을 마련하고, 물 소비활동의 억제와 제한급수, 절수 시책 홍보 및 교육 방안 등을 함께 강구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다 함께 깊이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은 중장기 가뭄 대책이다. 늘어나는 물 수요에 대비한 지속적인 수자원시설 확충, 특히 새로운 댐 건설이 필요하다. 단일목적 댐보다는 다목적 댐을, 대규모 댐보다는 중소규모 댐을 지속적으로 건설해 나가야 한다. 댐이라면 무조건 백안시하기보다는 중소권역별로 소요 수자원 시설을 확충함으로써, 하천환경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 관리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광역상수도의 지속적인 확충과 광역상수도를 서로 연결하여 지역적인 가뭄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지형여건상 수자원시설의 입지가 어려운 지역은 기존의 소규모 농업용 저수지나 댐 등을 서로 연결시켜 이용하고, 이를 다시 대 하천 그리고 대규모 댐과 연결함으로써 전국적·안정적 물이용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물론 댐 건설을 둘러싼 지난 몇 년간의 사회적 논란과 갈등에 대해서는 필자도 잘 알고 있다. 물 관리 분야에 있어서도 시대적인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접근과 시도가 항상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견해에도 공감한다. 문제는 물 관리 정책의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각계의 의견 차이로 인해 부담하는 국가적 비용과 손실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방법론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물이 얼마나 소중한 자원이고 현실화되는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수자원 관리가 절대 필요하다는 원론에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다. 힘과 지혜를 모아 최적의 물 관리 방안을 도출해 내는 일이 중요하다. 물 관리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법률과 제도를 개선하면서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어 물 부족과 이로 인한 재해에 슬기롭게 대비하자. 지홍기 영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현찰장사’ 장안동 성매매업소 카드매출만 월 2000만원

    단속이 한창인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 성매매업소의 카드 매출만 한 달 2000만원이 넘고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업주의 몫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8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동대문경찰서에 적발돼 구속된 업주 김모(42)씨의 영장을 통해 성매매업소의 운영실태가 19일 확인됐다. 김씨는 장안동의 한 상가건물 지하1층∼지상5층, 총 594㎡의 공간에 15억원을 들여 26개의 이른바 ‘탕방(욕조와 침대가 있는 방)’ 등을 마련해 놓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 업소는 성매매 요금으로 신용카드 결제시 11만원, 현찰 결제시 10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절반은 김씨가, 나머지는 성매매 여성이 챙겼다. 하지만 업주는 물값이나 콘돔값 등의 명목으로 여성들에게 일정액을 더 걷어갔다. 적발 당시 여성 14명을 고용해 영업하던 이 업소에는 월평균 150여명이 찾고 매출은 2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결제 내역을 바탕으로 추산한 액수다.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매출은 10∼20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건물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으로 10억원을 투자해도 6개월만 벌면 본전을 찾을 수 있다는 업계의 얘기가 헛소문이 아닌 셈이다. 경찰은 지난 54일간 장안동 일대 성매매 업주 7명을 구속하고 성매매 여성과 손님 18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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