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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컵 속의 물 절반’ 벤투 선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컵 속의 물 절반’ 벤투 선임을 어떻게 봐야 할까

    ‘협회 수뇌부의 근본적인 물갈이 없이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는 선에서 얼버무리려 한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의 지도력으로는 대표팀을 일신하기 어렵다.’ 일견 모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데 말입니다. 축구대표팀의 차기 감독 선임 과정과 1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차기 감독 발표 내용에 대한 축구 팬들의 지적에 고개를 주억거리다가도 어쩔 수 없이 생각을 달리하는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신태용 전 감독이나 그를 선임한 협회 집행부의 책임을 명확히 따지지 않고 선임 절차로 넘어간 점은 두고두고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팬들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팬들이 아무리 아우성을 쳐도 정몽규 회장 등 수뇌부가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결심하지 않고, 신 감독 선임에 대해 도덕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증거가 확인되고 공유되지 않는 한. 다른 대안세력도 마땅한 수권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 언제까지 공허한 집행부 혁신 목소리만 내지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기자 역시 신 전 감독의 공과를 명확히 매듭짓지 않은 채 ‘꼬리 자르기’도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차기 감독 선임 국면으로 얼렁뚱땅 넘어간 것이 마뜩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지난 한달여 온갖 억측 보도에도 불구하고 뻔한 길을 멀리 돌아 최근 맡은 팀마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야 하는지 속상합니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 와중이나 직후에 열리기 시작하는 감독 영입 시장에서 모든 이들이 경쟁에 뛰어들면 한국과 같은 나라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팬들의 눈에 ‘이 정도는 돼야지’ 싶은 이들은 협회의 지불 능력을 뛰어넘는 연봉을 조건으로 제시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이렇게 축구 실력은 떨어지는데(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의 패스 성공률이나 질을 비교해 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입니다) 열정적인 한국 축구팬들과 함께 하려면 상당한 용기와 그를 뛰어넘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판단일 것입니다. 내년 1월 아시안컵,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수술에 필요한 시간, 그 성과가 뿌리내리길 진득하게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차기 감독 선임은 이달 안에 마무리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기자 역시 지난달 10일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이 유럽 출장을 떠나면서 시작한 감독 영입 작업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이 적지 않았습니다. 불안감도 상당했습니다. 사실 벤투 만도 못한 지도자가 오면 어떨지 두렵기도 했습니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중국 리그 충칭 리판에서의 성적 등을 이유로 그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는 팬들은 ‘이럴 바에는 차라리 신태용 감독으로 계속 가지 그랬냐’라고 전혀 엉뚱한 논리 전개를 하고, 이를 ‘제목 장사’에 이용하는 매체도 있었습니다만 그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판곤 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상대 공격 전개를 허용하지 않는 전방 압박과 역습 방지를 추구하는 것에서 한국 축구 철학에 맞았다”면서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거의 이겼고, 카리스마와 전문성, 열정, 자신감을 가진 감독으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선임위가 요구한 훈련 내용 등에 대한 기술적인 자료를 점검한 결과, 앞으로 4년간 인내하고 지원하면 한국 축구를 분명히 발전시킬 수 있는 감독과 팀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벤투 감독에 대한 지지를 부탁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설명 가운데 ‘인내’에 상당한 방점을 찍었다는 점은 쉬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협회의 근본적인 개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차기 감독 선임을 제물로 삼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근본적인 개혁 요구를 위한 목소리를 내면서 벤투 감독이 제대로 대표팀 체질을 개선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은 결코 모순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안팎의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벤투 선임은 ‘컵 속의 물 절반’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최악은 면한 것으로 앞으로 우리 하기 나름이라는,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용섭 광주시장, 산하 공공기관장 대폭 물갈이 예고

    “날씨도 더운데 옷벗고 합시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19일 열린 시 산하 공공기관장 회의에서 무더운 날씨를 감안,기관장들에게 편하게 회의하자는 의미로 건넨 말이다. 그러나 이 인사말이 공공기관장 ‘물갈이 태풍’을 예고하는 신호가 아느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이어진 후속 발언 때문이다. 이 시장은 민선 7기 들어 처음 열린 이날 회의에서 “시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선출된 임면권자는 시민권익과 광주의 발전에 적합하지 못한 기관장을 바꿀 권한을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았다”며 “올 하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은 잔여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이후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은 그동안 중앙정부, 감사위원회, 관련 부서들의 경영 성과,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해 임기보장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임기가 끝나는 광주영어방송 사장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잔여 임기를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이후 임기가 만료되는 나머지 15개 기관 기관장에 대해서는 경영 평가 등을 통해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년 이후 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은 2019년 7개 기관, 2020년 7개 기관, 2021년 1개 기관 등이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광주테크노파크, 과학기술진흥원, 그린카진흥원은 업무 공백이 없도록 최대한 빨리 임명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광주도시공사와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은 시의회와 민선 7기 인사청문 협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여러차례 기관장의 자격 요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기관장은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며 “특히 나와 시정철학이나 가치가 같아야 한다. 즉 방향성이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나와 철학과 가치가 같지 않으면 광주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가 없다”며 “100m를 10초 이내로 달린다 하더라도 왼쪽으로 가야 하는데 자꾸 오른쪽으로 가면 잘 달리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드’가 맞지 않으면 임기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창군 이래 최대 ‘기수 파괴’… 4기수 낮춘 해군총장

    창군 이래 최대 ‘기수 파괴’… 4기수 낮춘 해군총장

    해군 장성 10여명 물갈이될 듯 기무사 사태로 군개혁 여론 커져 육군·공군도 파격 인사 가능성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신임 해군참모총장으로 현 참모총장보다 무려 4기수나 낮은 기수를 파격 발탁했다. 육·해·공군을 망라해 역대 2~3기수 아래를 총장으로 발탁한 사례는 있었지만 4기수 아래는 창군 이래(6·25전쟁 시 제외) 처음이다. 국방부는 이날 신임 해군참모총장에 현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인 심승섭(55·해사 39기) 해군 중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심 중장을 해군총장(대장)으로 진급 및 보직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전했다. 해사 35기인 현 해군참모총장보다 무려 4기수나 낮은 파격 발탁 인사다. 이에 따라 10여 명의 해군 고위 장성이 대거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현재 국군기무사령부 사태 등 군 개혁 이슈가 불거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육군, 공군 등 다른 군 인사에서도 파격인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 해군총장의 임기 만료는 9월이지만, 새로운 총장에 의한 후반기 중요업무 추진과 인사권 보장 등을 위해 스스로 퇴진을 희망해 이를 수용해 교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6년 9월 임명된 엄현성 현 해군총장은 지난해 8월 임명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육사 39기)과 이왕근 공군참모총장(공사 31기)보다 두 기수 높다. 따라서 심 내정자가 임명되면 전진구 해병대사령관(해사 39기)과 함께 육군총장과 공군총장이 역으로 두 기수 높아지는 상황이 된다. 해군 내부적으로도 총장의 기수가 낮아지면서 해사 35기, 36기, 37기, 38기, 39기 해군 고위 장성 10여 명에 대한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중장급 후속 인사가 이뤄진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해군총장보다 높은 기수인 해군 장성이 자진 사퇴 의사를 보이면 인사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 내정자는 1함대 사령관과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등을 역임한 해상작전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국방부는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기 위한 군사 전문성과 해상작전 지휘능력을 갖췄으며 미래 안보환경에 대비한 전략적 식견과 군심을 결집할 역량을 겸비하고 있어 국방개혁을 선도할 해군참모총장 적임자로 선발했다”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부인 이경숙 씨와 1남 1녀가 있다. ▲전북 군산 ▲군산고 ▲해사 39기 ▲합참 작전2처장 ▲합참 전력2처장 ▲제1함대사령관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세대교체 & 황금세대’ 러시아월드컵 4강전을 꿰뚫는 키워드

    ‘세대교체 & 황금세대’ 러시아월드컵 4강전을 꿰뚫는 키워드

    11일 새벽 시작하는 러시아월드컵 4강전을 꿰뚫는 키워드는 ‘세대 교체’다. 준결승에 오른 4개국 모두 4년 전과 비교해 상당한 변화를 추구한 것이 이번 대회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꼽혀서다.●잉글랜드, 단 2명만 두 대회 연속 출전 실제로 4개국 출전 엔트리의 91명(크로아티아만 22명) 가운데 4년 전 브라질 대회를 경험한 선수는 34명에 불과하다. 슈퍼스타가 아니라 슈퍼스타 후보들이 포진한 ‘황금세대’가 각국의 4강 진출을 이끈 것이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나란히 평균연령 26세로 나이지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팀이며, 벨기에도 27.6세(13위), 크로아티아가 27.9세(15위)로 비교적 젊은 축에 든다. 1998년 자국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의 준결승 진출은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프랑스의 상대인 벨기에는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2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28년 만이고 크로아티아 역시 20년 전 프랑스 대회 3위에 오른 뒤 처음으로 결승 진출을 겨냥한다. 가장 큰 변화를 겪은 팀은 잉글랜드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를 거느린 잉글랜드는 그동안 앨런 시어러, 마이클 오언, 웨인 루니 등 특급 스타들을 꾸준히 배출했지만, 메이저 대회에선 굵직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1무2패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그러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은퇴한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등을 대체하는 자원이 나오면서 브라질월드컵 때의 선수 가운데 대니 웰벡과 라힘 스털링 둘만 남았다. 또 이번 대회에 나선 23명 가운데 무려 19명이 1990년대생이다. 이들은 경험 부족이 약점이 될 것이란 예측을 뒤집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팀 컬러도 달라졌다. ‘킥 앤 러시’로 대표되는 기존의 힘과 스피드 위주의 축구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짧은 패스로 빠르게 전진하는 축구를 구사한다.●프랑스, 10년 걸려 ‘포스트 지단’ 체제 프랑스도 세대교체를 통해 패기와 스피드를 얻었다. 프랑스는 준우승을 거둔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지네딘 지단이 대표팀에서 떠난 뒤 12년 동안 4강 진출을 하지 못했다. 지단 이후 중원을 장악할 선수가 없었고, 세대교체가 10년 가까이 이어진 탓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브라질 대회를 뛰었던 선수 23명 가운데 6명만 살아남았고, 17명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 특히 제2의 앙리로 불리는 만 19세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의 활약이 반갑다. 음바페 외에도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등이 향후 프랑스 축구의 10년을 책임질 선수들로 주목된다.●물갈이 완성 벨기에, 신구조화 크로아티아 벨기에는 브라질 대회 이전에 세대교체를 완성한 팀이다. 15명이 브라질에 이어 러시아까지 입성해 4년 전 대표팀 명단과 비슷한 골격을 갖고 있다. 현재 황금세대에 속하는 선수들의 기량과 팀워크가 절정에 이르러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꿈이 무르익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22명 가운데 절반인 11명만 두 대회 연속 출전했다. 젊은 선수들을 ‘필드 위의 모차르트’라 불리는 루카 모드리치(33)를 선봉으로 마리오 만주키치(32), 이반 라키티치(29) 등 베테랑 스타들이 역시 조국에 첫 우승컵을 안기겠다는 각오로 이끌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씨줄날줄] 비상대책위원장/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비상대책위원장/김성곤 논설위원

    선거가 끝나면 일자리가 생기는데 이게 바로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선거에서 진 정당의 대표가 사퇴한 뒤 어김없이 비대위가 꾸려지고, 그 위원장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꼭 필요한 사람은 고사하고, 오고자 하는 사람은 감이 안 되는 ‘미스매치’가 되풀이된다. 여야 불문하고, 숱한 유력 인사들이 비대위원장을 거쳐 갔지만,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의욕만 앞서 발을 담갔다가 망신을 당하거나 자신의 정체성만 애매해진 분도 많다. 어찌 보면 비대위는 선거 패배에 따른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정치권이 찾아낸 묘수라는 생각도 든다.성공한 비대위원장 사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과 2011년 한나라당에서 두 번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두 번째 때에는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꾼 뒤 강력한 공천권 행사로 2012년 총선에서 152석을 얻어 여대야소를 열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12월 안철수 당시 의원의 탈당으로 위기에 처한 민주당이 영입한 비대위원장이다. 그는 ‘우클릭’을 강조하며, 중도 인사를 영입하는 등 막강한 공천권을 행사해 2016년 4·13 총선에서 123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6·13 지방선거에서 전례 없는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비대위원장을 물색 중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서부터 김황식·황교안 전 총리,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도올 김용옥, 박 전 대통령 탄핵 주문을 낭독했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유시민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등 1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이 최근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을 만나 비대위원장 제의를 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역량이 부족하다”며 고사했다. 즉각 “한국당은 외과 수술이 아니라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조롱이 댓글들로 나왔다. 번지수를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것 같다. 야당의 위기를 얼굴마담이나 ‘올드보이’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국당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성공은 인적 물갈이에 있었다. 물갈이는 강력한 공천권에서 비롯됐다. 콩가루 집안처럼 친박, 진박, 비박, 복당파 등 계파를 챙기는 당에서 비대위가 무슨 힘을 발휘하겠는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국민이 공감하는 보수의 새 좌표를 찾는 것이다. 나아가 총선 공천권에 버금가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전당대회 때까지 한시적으로 당을 이끈다면 광대놀음에 불과하지 않겠나. sunggone@seoul.co.kr
  •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申, 미워도 다시 한번

    “신태용호 너무 못해요. 전해 주세요.” 회사 동료가 보내온 메시지다. 명색이 기자인 그가 이러니 여느 축구팬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솔직히 말해 지난 12일부터 신태용호와 러시아월드컵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국내 취재진도 갑갑하고 답이 없긴 마찬가지다. 한 번도 속 시원히 훈련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 초반 15분을 공개한다지만 몸 풀고 운동장 몇 번 뛰어다니면 끝이다. 기자단 숙소에서 버스로 왕복 90분 이동해 뻔한 인터뷰 따고 15분 훈련 보고 돌아서면 예쁜 구름 많은 상트페테르부르크 하늘 보기가 민망해진다. 기자들끼리도 참 많이 속닥거렸다. 감독이나 선수들이나 왜 저렇게 자신 있어 하지? 99.9% 준비됐다고, 이건 정말 뭐지? 정녕 뭔가 있는 건가? 그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기사에 스며들어 ‘희망고문’의 상처를 키운 모양이다. 정작 스웨덴을 상대로 뚜껑을 연 신태용호에는 박주호(울산)의 갑작스러운 부상 탓도 있었지만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러니까 그 전의 트릭은 소중한 것을 감추려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포장한 속임수로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팬들은 절망과 좌절에 몸을 떤다. 대표팀이 그렇게 운영되는 줄 알고 세금 값을 해 달라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오류, 시간 낭비를 질타하다 지치면 특정 선수 때문에 졌다느니, 누가 X맨이라는 식의 댓글을 단다. 그리고 조금 더 넓게 보는 이들은 축협의 물갈이와 쇄신을 외친다. 물론 어느 나라 축구에나 있는 일이다. 결과가 발생하면 원인과 책임을 따져야 하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90분여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동작들의 총합을 놓고 어느 순간 한 선수의 잘못에 모든 책임을 씌울 수는 없는 일이다. 플레이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지 않은 지 오래다. 그래도 아우성은 듣고 있다.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안다. 내심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데 ‘넌 왜 그것밖에 안 되니’라고 비난받을 때의 기분이 어떠했는지 돌아보면 어떨까. 신 감독이 밉보일 행동으로 화를 자초한 측면도 분명 있다. 하지만 지난 10개월 대표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힐 기회와 여건을 만들어 줬는지 성찰해야 한다. 지금의 대표팀을 만드는 데 우리 모두 책임의 일단을 나눠 갖고 있다. 늘 대표팀을 저주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4년 전 홍명보 전 감독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벌어지는 이 모든 일들이 늘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식이라면 정녕 우리는 불행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추미애 “지역주의 해소한 민주 압승… 솔직히, 文대통령 효과 컸죠”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추미애 “지역주의 해소한 민주 압승… 솔직히, 文대통령 효과 컸죠”

    추미애 대표는 꽃을 좋아한다. 연꽃을 으뜸으로 손꼽는다. 추 대표의 어머니가 연못에서 연꽃 두 송이를 따 품에 안는 태몽을 꾸고 그를 가졌다. 낳기도 전에 고이 기르고 싶어서 그림전람회에 걸린 화가 이름을 따 이름부터 지어 놓고 낳기를 기다리던 딸이었다. ‘아름답게(美) 사랑하며(愛) 살아가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추 대표는 이름 같은 인생을 살 수 없었다. 경쟁적인 약육강생의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독하게 살았다. 15대 초선 전후로 ‘추다르크’로 시작해 ‘추고집’, ‘독불장군’, ‘추설공주’라는 별명이 붙었다.그런 추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동산에서 화사한 웃음을 지어 보이니 생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6·13 압승에 등골이 서늘하게 두렵다”고 했지만, 지방선거 등에서 압승한 당 대표로서 추 대표는 10대 소녀처럼 보였다. 당 대표실에는 축하 난 화분 세 개가 놓여 있다. 두 개는 문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지난해 10월 23일 추 대표 60세 생일 때 보낸 축하 난이다. 나머지 한 개는 6·13 지방선거 승리 직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보낸 난이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짧게 씌어 있었지만, 지역주의 타파에 승부를 걸었던 노 전 대통령의 유지가 보이는 듯했다. 추 대표는 지난 15일 권 여사에게 감사의 전화 통화를 했다. 권 여사는 “이렇게 좋은 날도 있네요. 대통령이 보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추 대표도 수화기 너머 흐느꼈단다. 민주당 사람들에게 노무현은 아직 눈물이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로 노무현을 표현한다.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걸린 추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저를 많이 아껴 주셨어요. 통일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을 제안하시기도 했어요”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다. 추 대표는 지난 2004년 민주당 대표 시절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후 2박 3일 광주 금남로에서 5·18 망월동 묘역까지 15㎞를 삼보일배로 사죄했지만, 그해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런 추 대표를 무척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 후보 시절에 “차기에 추미애도 있고, 정동영도 있고”라고 발언했다가, 대선 투표 전날 정몽준 후보로부터 ‘팽’당하기도 했다. 추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의 완승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선전에 한껏 고무됐다. 민주당 출신으로는 처음인 정세용 구미시장의 당선뿐만 아니라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도 39.8%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분전한 덕분이다. ‘대구의 딸’ 추 대표로서는 뿌듯한 업적이다. “지역주의가 극심할 때는 계층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당보다는 지역주의에 함몰돼 투표하는 경향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지역주의가 이번 선거에서 해소됐다. 고향 분들이 드디어 마음을 여셨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1997년 대선부터 추 대표는 민주당 깃발을 들고 대구로 향했다. 당시 대구 인심은 민주당이 들어갈 틈도 없었다. 많은 사람이 ‘대구에서 민주당 유세를 하면 돌을 맞는다’는 말이 떠돌 때다. 그러나 그는 마치 잔다르크가 프랑스 샤를 왕세자를 도와 프랑스·잉글랜드 100년 전쟁에 참여해 샤를 7세를 옹립한 것과 같이 대구에 나타나 선거유세를 벌였다. 그는 이때 지칠 줄 모르는 선거유세로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추 대표는 무려 20년을 넘어서야 결실을 본 셈이다. 민주당의 이번 압승을 지지율이 높은 문 대통령 효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문 대통령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은 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 그리고 내각이 아주 잘해 준 덕분”이라며 선거를 치른 당사자인 여당은 쏙 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후 “오늘 회의는 청와대와 정부 직원들을 상대로 한 회의여서 문 대통령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라면서 긴급히 진화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 효과가 컸던 게 사실”이라고 인정한 뒤 “특히 대통령이 현충일 행사에 국가 유공자 자녀의 키 높이에 맞춰서 아이를 격려해 주는 모습처럼 우리는 그런 시각에서 유권자 분들을 대해 이겼다”고 말했다.‘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정국’에서 여성계는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의 사생활 논란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을 한 추 대표를 비판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에 추 대표는 “이 당선자는 당의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 후보였다. 후보자격심사위원회 등을 통해 일단 후보로 결정됐으면 도와야 하는 게 당 대표의 책무다. 하지만 이 당선자의 사법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사견을 피력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민주평화당 등 야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협치는 개방돼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인위적인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개헌과 같은) 국민에게 (대선) 공통 공약으로 내건 것마저도 야당들이 협조할 자세가 안 돼 있어서 개별 정당이 국민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추 대표는 당 대 당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정도 힘든데) 통합은 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연정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민주평화당에 대해 그간의 태도를 반성해야 연정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비쳐졌다. 추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역대 어느 민주당 대표가 이루지 못한 성과를 이뤄 냈다. 우선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설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 냈고, 지난해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보궐선거에서도 12개 지역구 중 11개 지역을 휩쓸었다. 2년간의 대표 임기를 완주한 거의 유일한 당대표다. 지난 2008년 이후 정세균, 손학규, 한명숙, 이해찬, 김한길·안철수, 문재인, 김종인 등이 당 대표를 지냈지만 추 대표처럼 2년을 꽉 채운 대표는 없었다. 그만큼 체급이 커진 추 대표이다 보니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무총리 기용설, 차기 대선 직행설, 법무부 장관 입각설 등 설만 난무한다. 이런 성공적인 당대표로서의 이미지를 형성했지만, 사실 추 대표의 지난 2년간 대표 시절은 녹록지 않았다. 한때 ‘추미애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청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때도 있었다. 추 대표는 “당·청을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사실을 상당히 부풀린 측면이 있었다”면서 “진실이 아닌 이상 묵묵히 기다렸다. 여러 현안에 대해 당·청 간의 소통이 잘 된 편”이라고 자평했다. 오는 8월 25일 전당대회 이후의 계획을 묻자 “지난 23년간 정치를 하면서 개인 진로를 언론에 대놓고 말한 적 없다”면서 “내 진로는 전당대회를 치른 이후에 천천히 생각하겠다”며 지극히 무미건조한 답변만 돌아왔다. “저는 일생 입당원서라고는 한 번밖에 안 써 봤다”는 게 추 대표의 자랑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으로 들어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뒤 당적을 한 번도 바꾼 적 없다. 민주당이 새천년민주당을 거쳐 열린우리당으로 분열했다가 나중에 합쳐 통합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등으로 간판을 바꾸었지만, 추 대표는 언제나 민주당이었다. 그는 한번 결정을 내리면 좀처럼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고집불통이라고 비난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그 뚝심이 ‘임기를 채운 당 대표’의 원천이 되지 않았나 싶다. “숨가빴던 지난 2년을 반추하며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고 싶다”는 추 대표는 연꽃처럼 화사하게 웃었다. 보수세력의 앞날에 대한 견해는 어떨까. 추 대표는 “대선 이후 1년간 야당은 전혀 반성을 안 했다. 건강한 보수로 전환했어야 했는데 민주주의를 왜 망쳤는지 아무런 반성 없이 1년을 소진했다. 이번 기회에 보수가 물갈이를 해야 한다. 중진들도 도망치듯 떠날 게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국민이 평화를 원하면 그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위장 평화쇼’라며 퇴행적인 모습만 보였다”며 일갈했다. 추 대표는 이어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에 앞서 개헌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큰 만큼 책임지고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jrlee@seoul.co.kr
  • 20人의 당권 경쟁…민주 8월 전대 ‘가닥’

    20人의 당권 경쟁…민주 8월 전대 ‘가닥’

    오늘 첫 최고위 열어 일정 논의 총선 공천권에 후보 ‘과열’ 양상 친문 후보 ‘교통정리’ 필요 공감 최고위원 분리 선거체제에 무게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유례없는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당권 경쟁 국면에 돌입한다. 20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등 일찌감치 전당대회 준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지방선거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2년 임기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추미애 대표의 임기는 오는 8월 27일까지다. 민주당은 빠듯한 일정을 고려해 전당대회를 9월로 미루는 방안도 한때 고려했지만 일단 추 대표 임기 종료 이전 8월 말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7선의 이해찬 의원, 6선의 이석현 의원, 5선의 이종걸 의원, 4선의 김진표·박영선·설훈·송영길·안민석·최재성 의원, 3선의 우상호·우원식·윤호중·이인영 의원, 재선의 박범계·신경민·전해철 의원, 초선의 김두관 의원 등이 있다. 또 행정부에 나가 있는 4선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3선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거론된다. 웬만큼 이름값 하는 의원들은 대부분 당대표 후보로 꼽히는 모양새다. 이처럼 과열 조짐까지 보이는 데는 차기 당대표가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갖기 때문이다. 당내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수도권 비문(비문재인)계 지역구 중진의원들은 친문(친문재인)계 중심으로 당이 움직이면서 다음 총선 공천에서 물갈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커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전당대회를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심은 당내 주류인 친문계의 선택이다. 친문계는 여러 명의 친문 후보가 난립할 경우 비문계에 어부지리를 안겨 줄 수도 있다고 보고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다만 부산·경남(PK) 친문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친문, 중진 친문 등이 생각하는 당 대표감이 미묘하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측 관계자는 “중진 친문은 관리형 인물을 앞세우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고 나머지 친문은 청와대와 직접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 당대표가 돼 공천권 등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린다”고 했다. 친문 김진표·전해철·최재성 의원 등은 이달 말까지 교통정리를 끝낸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에 앞서 전당대회 룰을 어떻게 설정할지도 중요하다. 최고 득표자가 대표가 되고 차순위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되는 집단지도체제와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뽑는 체제 등 두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후자(後者)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권 문제 때문에 권한을 나눠 갖는 집단지도체제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과거 그렇게 지도부를 꾸렸다가 서로 권한만 내세워서 당이 혼란스럽지 않았나”라며 “대표에게 권한을 집중하는 게 더 낫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군 수뇌부 교체/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한군 수뇌부 교체/이종락 논설위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빈번하게 군 수뇌부를 물갈이해 왔다. 북한군 내 서열 1, 2, 3위인 총정치국장, 인민무력상, 총참모장을 수시로 바꿨다. 우리의 국방장관 격인 인민무력상에는 2011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무려 7명(김영춘·김정각·김격식·장정남·현영철·박영식·노광철)이 재임했다. 인민무력상의 평균 임기는 1년이 채 안 된다. 집권 17년 동안 인민무력상을 거쳐 간 사람이 4명으로, 평균 임기 4년 이상이던 김정일 시대와 비교된다.최근 김 위원장은 놀라운 인사를 했다. 군 수뇌부 3인방을 한꺼번에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정치국장은 김정각에서 김수길 평양시 당위원장으로 교체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인민무력상은 박영식에서 노광철 인민무력성 제1부상, 합참의장급인 총참모장은 리명수에서 리영길 제1부참모장으로 각각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뇌부를 한꺼번에 교체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시기가 더 예사롭지 않다. 북한의 미래를 결정할 절체절명의 기회인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남북 관계 및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따라 ‘매파’ 군부의 불만을 제어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라는 게 북한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 군부는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 덕분에 승승장구해 왔다. 군부는 김정은 시대에도 ‘핵ㆍ경제 병진노선’에 따라 힘을 과시해 왔다. 다만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노선을 선택할 경우 군부가 반발하지 않고 김 위원장에게 충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김 위원장은 이번 인사로 군부 원로 세력의 불만을 원천 봉쇄한 셈이다. 리명수는 지난 4월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졸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이미 ‘찍힌’ 상태였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출발해 평양을 비울 경우를 상정했다는 해석도 있다. 쿠데타 등을 방지하려고 김 위원장이 100% 통제할 수 있는 군부내 온건파들로 교체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평양을 비워도 군사정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거의 ‘제로’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군부에 대한 통제가 그만큼 잘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은 군 수뇌부 3인을 왜 교체했을까. 정영태 북한연구소 소장은 “김정각-박영식-리명수도 믿을 만하지만, 김 위원장이 다루기가 훨씬 수월한 사람들로 교체했다”고 분석했다. 북·미 회담에서 핵 폐기를 합의한다면 약 110만명의 북한군 축소도 불가피한데, 이럴 때 반기를 들지 않고 이를 실행할 인물들로 미리 바꿨다는 얘기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교육감 깜깜이 선거 막자] 유치원·초·중·고 총괄… 우리 아이 삶 바꾸는 ‘교육 소통령’

    [교육감 깜깜이 선거 막자] 유치원·초·중·고 총괄… 우리 아이 삶 바꾸는 ‘교육 소통령’

    ‘임기 4년짜리 차관급 선출직 공무원.’전국 17명뿐인 시·도 교육감 지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거창할 게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흔히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실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 장관보다 오히려 교육감이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현장을 더 획기적으로 바꿀 권한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6·13 지방선거에 교육감직을 맡겠다며 나선 후보자 59명 가운데 전직 장관(2명)과 국회의원(4명), 대학 총장(8명) 등 언뜻 화려해 보이는 이력의 소유자가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고위직 출신이 교육감 직무 수행을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학생·학부모·교원들의 고민에 대한 이해력,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 중앙 정부가 잘못된 정책 추진을 막아설 과단성 등은 이력서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왜 우리는 교육감을 잘 뽑아야 하는가. 그들이 가진 권한을 중심으로 그 이유를 살펴봤다. ●내국세 20%가 교육 예산 재원 예산과 인사권 규모는 특정 기관장이 얼마나 힘센지 따질 때 가장 흔히 쓰는 척도다. 17개 시·도 교육감의 손에 쥐인 예산은 연간 60조원이 넘는다.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올해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 규모(64조원)와 맞먹는다. 학교·학생 수가 지역 중 최다인 경기교육청 예산이 14조 5484억원(2018년 기준)으로 가장 많다. 중앙 정부와 해당 광역 시·도 지방자치단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라는 이름으로 각 시·도 교육청에 예산을 내려준다. 내국세의 20.27%가 교육 예산의 재원이다. 또 담배에도 교육세가 붙는데 흡연자가 20개비짜리 ‘에쎄’ 담배 한 갑(4500원)을 사면 약 2개비(443원) 가격은 교육청으로 흘러들어 간다. 인사권 규모도 상당히 크다. 17개 시·도 교육감이 승진·전보 등 인사 조치 가능한 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 수는 모두 37만명. 직접 인사할 수 있는 인원으로만 치자면 대통령(행정부, 공공기관 등 7000명)보다 훨씬 많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교육감의 힘은 사실상 인사권에서 나온다”면서 “교장 등 학교 관리직에 누굴 앉힐지, 어느 학교에 얼마나 능력 있는 교원을 보낼지 등을 통해 현장에 자신의 철학을 전달하고, 바꿔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육을 총괄해 책임지는 자리다. 대학 입시 제도를 뺀 교육 정책 상당수를 교육감이 정하거나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우리 아이의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거나 실내 체육관을 세울지 여부부터 공립 유치원을 어디에 지을지, 인구가 많이 빠져나간 도심권 학교를 타 지역으로 이전할지, 학원 운영 시간이나 요일을 규제할지 등을 결정한다. 지난해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무릎호소’로 관심이 쏠렸던 특수학교 설립 권한도 교육감에게 있다. 또 학생 두발·복장 등의 제한, 교내에서 휴대전화 사용 여부 등도 교육감이 어떤 생각을 가졌느냐에 따라 학교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수업·내신 시험 방식도 바꿀 수 있어 교육감의 철학과 의지에 따라 각 학교의 교수·학습법도 크게 달라진다.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다룰 내용(교육 과정)은 교육부가 중심이 돼 만들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고 평가할지는 교육감 권한으로 어느 정도 정할 수 있다. 교육감이 마음먹으면 일선 학교의 객관식형 지필고사를 없앤 뒤 서술·논술형 시험이나 수행평가 등으로 대체하고, 수업 방식을 토론 위주로 바꿀 수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지금껏 교육부가 가졌던 권한 상당수를 시·도 교육청에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예컨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를 폐지할 권한이 시·도 교육감에게 완전히 넘어갈 예정이다. 실제 서울 교육감 출마자 중 진보 성향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고, 중도인 조영달 후보는 특목고·자사고 등은 없애지 않되 선발 방식을 추첨제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보수인 박선영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유지하고, 서울 전체 고교 입학을 현행 교육청 배정 방식이 아닌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바꾸겠다고 했다. ‘교육에는 좌우가 없다’는 표현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59명은 ‘학생이 행복한 학교 현장을 만들겠다’는 같은 목표에 공감한다. 하지만 세부 정책은 진보·보수 여부에 따라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교육감 17명 중 진보 성향이 13명이었다. 이 중 다시 출마한 11명은 “임기 중 뿌려 놓은 혁신 교육 실험이 완전히 뿌리내리려면 4년이 더 필요하다”며 유권자의 선택을 바란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진보 교육감은 실패했다”며 물갈이를 호소하며, 중도 후보들은 “이념을 벗어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임기 남았는데 하나 둘 후두둑… 과기부 산하기관장 ‘잔인한 계절’

    [관가 인사이드] 임기 남았는데 하나 둘 후두둑… 과기부 산하기관장 ‘잔인한 계절’

    봄꽃의 절정을 이루는 4월을 두고 영국 시인 토머스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들에게는 지난해 말부터 잔인한 고민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임기를 채울 것인지, 자진 사퇴를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남은 기관장들, 자진 사퇴냐 임기 채우기냐 지난해 12월 박태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올해 2월 장규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3월 말에는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이달 초에는 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과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이 사퇴했다. 서너 달 사이에 과학기술 분야 기관장 5명이 줄사표를 낸 것이다. 장 전 원장은 ‘건강상 이유’로 돌연 사퇴를 해 연구원 내부 관계자들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더군다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기관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었던 장 전 원장은 남극 세종과학기지 방문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한인과학자포럼 등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었기 때문에 사퇴는 급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시각이 강하다. 조 전 이사장은 ‘일신상 사유’로 3년 임기 중 절반 가까이를 남겨 둔 시점에서 전격 사퇴했다. 74세라는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체력과 ‘수신제가’에도 큰 문제가 없는 조 전 이사장이 사퇴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초대 원장을 역임한 경력 때문에 ‘전 정권 인사’로 분류돼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 왔기 때문이라는 것은 과학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임 전 원장은 현 정부 출범 한 달 전인 지난해 4월 3년 임기로 취임했지만 임기 2년을 남겨 두고 사퇴했다. 임 전 원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 등을 지내 전 정부 ‘적폐’ 인사로 찍혔고, 취임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시점부터 과기부로부터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기 1년 6개월 정도를 남겨 뒀던 신 전 원장의 사임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비정규직 전환과 직원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지만 내부에서는 전 정권 핵심 실세와 친인척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사퇴 종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전 정부에서 임명된 출연연 기관장들의 임기는 보장해 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임기가 한참 남은 기관장에게 사퇴하라고 종용하지 않는다. 다만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알아서 (사퇴)하지 않겠냐”라고 답해 왔다. 출연연 관계자들은 장관의 그 같은 발언은 “지난 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암시가 아니겠냐는 반응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장관의 말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에 대해 과기부 고위직들이 돌아가면서 자진 사퇴를 압박해 왔다는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 사퇴를 한 기관장들이 몸담았던 기관들은 올 초부터 고강도의 감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전 정부 임명 기관장들을 쫓아내기 위한 ‘표적 감사’였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었다. # “하마평 후임 인사들 여당 캠프 출신이라는데…” 문제는 기관장들의 잇단 중도 사퇴 이후 후임자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이 연구 경험이 풍부하거나 학계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공계 출신일 뿐 전문성도 떨어지고 대선 당시 현재 여당의 선거캠프에 참여해 이런저런 인연을 맺었던 사람이라는 점이다. 과기부 소속 과학기술 분야 기관들은 30여개에 달한다. 올 1월에 임명된 7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 정부가 끝날 무렵인 2016년 말~2017년 초에 임명됐다. 기관별로 기관장의 임기는 3~5년 정도로 다르지만 대부분 1~2년 이상씩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인데 현재 상황이라면 나머지 기관장들도 언제 사퇴를 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새로 임명된 기관장들이라고 마음이 편치는 않다. 이번 정부에서 과학기술계 주요 현안으로 보고 있는 비정규직 전환, 연구과제 중심 제도(PBS) 폐지 같은 굵직한 문제들을 잡음 없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와 달 탐사 개발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월 임철호 원장이 취임했다. 임 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항우연을 개방적이고 소통하는 기관으로 만들고 연구 효율화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공공연구노동조합 항우연지부는 지난 3월 과기부 담당 국장이 임 원장을 찾아와 “발사체 분야 조직과 인사는 건드리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뒤 조직 개편 작업이 사실상 ‘올스톱’됐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이달 초 단행된 연구원 인사에서 발사체 분야 조직 개편은 물론 인사는 열외였다. #美·獨 연구기관은 정권 바뀌더라도 수장 6~10년 이처럼 정부의 입김이 여전히 세기 때문에 출연연 관계자들은 “기관장 고유의 인사권마저도 정부의 입김을 받다 보니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하는 ‘연구기관의 독립성’은 그저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제는 상식처럼 돼 버린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기관장이 기관의 독자적인 연구를 이끌고 독창성 있는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겠냐”고 자조했다. 매년 10월 노벨상 시즌이 되면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과학재단(NSF)과 독일 막스플랑크연구회처럼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는 연구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NSF 총재 임기는 6년으로 대통령 임기보다 길다. 막스플랑크연구회 이사장도 평균 8년, 길게는 10년 넘게 임기를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가 바뀌더라도 연구기관 수장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출연연 연구자는 “과학기술 분야는 인문사회 계열 연구기관보다 정치색이 약하고 정치적으로 좌우될 이유가 없는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기들 입맛대로 바꾸는 게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다”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을 갈아치울 거면 왜 임기제로 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엽관제(정권을 잡은 쪽이 공직을 지배하는 제도)로 바꾸겠다고 공식 선언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공기관 감사 물갈이 속도 낸다

    공기관 감사 물갈이 속도 낸다

    정부가 공기업 기관장 선임을 다음달 완료하는 대로 상임감사 교체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임원추천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선임을 서두르고 있다. 공공개혁 차원에서 공기업 상임감사에 대한 전문성과 윤리성을 강화하는 시스템 개선도 병행할 방침이다.서울신문이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알리오)에 실린 공기업 35곳과 준정부기관 88곳의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 공기업 8곳, 준정부기관 25곳 등 33곳은 상임감사 임기가 종료됐지만 후임 선정 작업이 늦어지면서 현직 감사로 일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임기 종료에도 불구하고 감사 선정 작업이 늦어지면서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 정치권 출신 공공기관 ‘낙하산’ 상임감사가 11명(공기업 6곳, 준정부기관 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국회의원(김기석 신용보증기금 감사),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충남도당 사무처장(박대성 서부발전 감사),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활동한 김현장 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 자유민주연합 대변인을 지낸 유운영 대한석탄공사 감사가 대표적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에너지공단 등 일부 공공기관은 임기가 끝난 지 최대 1년 5개월이 되도록 계속 감사로 일하는 곳도 있었다. 정치권 출신 감사들 중 일부는 자질 부족과 잦은 돌출행동으로 파문을 일으킨 사례도 적지 않다. 공기업 내 음주 폭력사건 감사를 하는 도중 피감인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거나, 피감인 태도가 불량하다며 머리와 어깨를 때렸다가 지난해 환경부 경고를 받았던 이진화 국립공원관리공단 감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새누리당 부대변인과 서울시의원을 역임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최근 새 감사 선정 작업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많이 붙어 있었다”고 귀띔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석인 공기업 기관장 4명 선임을 다음달 마무리하면 감사 교체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공기업 3곳, 준정부기관 8곳은 새 감사 선임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감사가 공석인 준정부기관 8곳을 포함해 최대한 신속하게 새 감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감사 평가를 임기 중 한 번으로 축소했던 걸 되돌려 내년부터는 매년 감사 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전문성과 윤리성을 평가하는 비중을 높이고 감사 평가 결과를 각 공공기관 감사실 성과급과 연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라영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은 “기관장만 해도 제 구실을 하도록 강제하는 제도가 많이 갖춰진 반면 상임감사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제대로 된 감사를 선임하고, 감사가 기관 내 감시자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6·13 선거현장] 충북지사 물갈이냐, 3선이냐

    [6·13 선거현장] 충북지사 물갈이냐, 3선이냐

    6·13 지방선거 충북지사 선거는 3선을 준비하는 이시종 현 지사와 도전장을 내민 새로운 후보로 열기가 뜨겁다.이 지사는 지난 8년간의 도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3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충북호’가 거센 파도를 헤치고 희망의 땅, 기회의 땅에 안전하게 도착하기 위해서는 경험 많고 노련한 1등 선장에게 계속 맡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행정고시 10회로 관료 출신인 이 지사는 1995년 충주시장 선거에 이어 국회의원, 도지사 등 과거 일곱 차례 선거에서 모두 당선됐다. 그러나 당 안팎의 도전자 견제도 만만치 않다. 재선 당시 이 시장이 선거 26일 전에야 출마 선언을 한 것과 달리 이번엔 선거 86일 전에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일단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오제세 의원이 지난 1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충북 청주시에서 17대부터 내리 4선 의원을 하고 있는 오 의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 분야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다. 행시 11회 출신인 오 의원은 당내 ‘경제통’으로도 불린다. 오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이 지사는 8년 하셨고 저는 처음 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천 화재 참사의 1차 책임은 이 지사에게 있다”, “(당선되면) 예산 낭비인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취소하겠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오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현역 의원 출마 자제 기류에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민주당 후보 접수까지 마쳤다.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박경국 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 공천을 확정했다. 행시 24회 출신인 박 전 위원장은 오랜 기간의 행정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충북에서 다년간 공직 생활 끝에 부지사까지 올랐고 박근혜 정부에서 안전행정부 제1차관을 지냈다. 박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에서 “낡고 고루한 행정으로는 충북의 희망을 찾을 수 없고,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 전 위원장과 함께 한국당 후보로 경쟁하던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는 탈당 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1호로 입당해 도지사 후보로 등록했다. 기업인으로 활동해 온 신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대우건설 임원진 5명 대폭 물갈이

    3000억 해외손실 경질성 인사 실적 악화되자 책임경영 강화 대우건설이 인사철이 아닌데도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해외 현장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데 따른 경질성 조치다. 대우건설은 20일 사업총괄 임원을 폐지하는 한편 토목사업본부장, 인사경영지원본부장, 조달본부장, 기술연구원장, 품질안전실장 등 5명의 임원을 경질하고 각각 직무대리를 임명했다. 대우건설이 연말 정기 인사철이 아닌 때에 임원을 교체한 것은 대우건설 분리 이후 처음이다. 대우건설 측은 “지난해 양호한 연간 실적을 기록했으나 해외 현장 손실 발생으로 연초 정했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데 따른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본부장급 임원 일부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겨 3000억원의 손실을 보았고, 이를 지난해 4분기 털어내면서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임원진 경질은 매각 무산과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합병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지 9일 만에 인수 포기를 결정하면서 산업은행이 현 임원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인수 포기 이유로 미처 알지 못했던 대우건설 해외건설 손실과 추가 손실 우려를 들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장의 신뢰가 훼손된 만큼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차원에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며 “임원 세대 교체로 향후 지속적인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참모 반대 못 참는 트럼프… 다음 물갈이 대상은 누구

    참모 반대 못 참는 트럼프… 다음 물갈이 대상은 누구

    특검 소극적 방어한 세션스 ‘위험’ 외유성 출장 논란 셜킨도 ‘빨간불’ 시리아 사태 이견 맥매스터 ‘아슬’ 틸러슨·매티스·켈리 ‘동반 협정’ 생사 함께 약속해 곧 물러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서 보인 “넌 해고야”(You are fired)라는 외침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이후에 누구를 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반대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하고 지난달 28일에는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이 물러나는 등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대통령 곁을 떠난 핵심 참모는 20여명에 달한다. CNN은 13일(현지시간) 틸러슨 장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를 떠날 인물 1순위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꼽았다. 세션스 장관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관한 특검 수사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지 오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세션스 장관에 대해 “나이가 많고 근시안적이며, 도박에 빠진 만화주인공인 ‘미스터 마구’(mr. magoo) 같다”고 비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세션스 장관이 해외정보감시법(FISA)의 잠재적 남용 실태에 대해 감찰관이 조사할 것이라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왜 법무부 변호사를 쓰지 않나. 수치스럽다!”고 남겼다. 2순위로는 데이비드 셜킨 보훈장관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셜킨 장관이 지난해 영국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을 알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초고가의 가구를 사들인 사실까지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는 셜킨을 해임 후보 1순위로 꼽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릭 페리 에너지 장관에게 보훈장관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군기반장’으로 알려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대통령과의 불화설에 휘말려 있다. 켈리 실장은 롭 포터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가정 폭력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안이하게 대응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의 비밀취급 인가 권한 등급을 강등해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CNN은 켈리 실장이 틸러슨 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이른바 ‘동반 자살 협정’(suicide pact)을 맺어 이 세 명 중 한 명이라도 퇴진하면 함께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냈다고 전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만간 켈리 실장과 매티스 장관이 곧 물러날 수있다는 얘기다. 다만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마찰이 적고 오히려 칭찬을 받은 유일한 각료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양보하지 않는 성향이 강해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 이그재미너 등 다른 매체는 켈리 실장 대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매티스, 틸러슨 장관과 지난해 동반 자살 협정을 맺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틸러슨 장관의 해임 여부를 검토할 당시 맥매스터 보좌관도 경질하려 했다고 전했다. 고립주의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맥매스터는 시리아에서 군사 개입을 주장해 마찰을 빚어 왔다. 맥매스터는 지난달 17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관련해 “이론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있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CNN은 이 밖에 라이언 징키 내무장관,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국(EPA) 국장,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장관 등도 해임 후보로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확 바뀐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민단체 추천 인사 3배 늘어 “평가 지침은 그대로” 지적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의 인적 구성과 평가 방식 등이 ‘물갈이’ 수준으로 대폭 개편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들이 받아들 성적표 역시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기획재정부와 경영평가단에 따르면 최근 각 부처와 협회와 학회, 시민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500명 규모의 평가단 풀을 구성한 뒤 89명을 위촉했다. 그 결과 35개 공기업과 88개 준정부기관 등 12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평가단 인력의 60% 정도가 교체됐다. 특히 ‘경평 마피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가단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행정·경영·회계학과 교수 비중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비율이 10%에도 못 미쳤던 이공계 교수와 시민단체 추천 인사 비중은 각각 3배 이상 확대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행정·경영·회계학과 교수 비중은 지난해 84%에서 올해 63%로 축소됐다”면서 “이공계 등 분야별 전문가 비중은 8%에서 28%, 시민단체 추천 인사 비중은 6%에서 17%로 늘었다”고 말했다. 평가 방식도 이전과는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절대평가와 정성평가를 강화하고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평가단을 분리하는 등 제도 변화도 적지 않다. 평가단에 참여하는 A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과 평가를 강조하고 노조를 적대시했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면서 “기재부에선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을 강조하는데 평가단 경험이 많은 일부 인사는 오히려 효율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걸 보고 묘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부 방침과 평가 기준이 달라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B씨는 “인적 구성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지만 평가지표 자체는 이전 정부에서 만든 것”이라면서 “평가 일정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평가단에 참여하는 C씨는 “경영평가를 수행할 사람은 꽤 많이 바뀌었지만 평가 지침은 그대로”라면서 “올해는 과도기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하나금융 김병호·함영주 사내이사 제외

    백태승씨등 5명 사외이사 추천 기존 윤성복·박원구 이사는 연임 하나금융지주가 사외이사를 대폭 물갈이하고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사내이사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만 유일한 사내이사로 남게 됐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6일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장,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홍진 한국남부발전 사외이사,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 5명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백 회장은 연세대 법학과 교수 등을 거쳤고 박 교수는 대법원 대법관을 역임했다. 김 이사는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 등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이며 양 교수는 한국회계학회장을 맡고 있는 재무회계 전문가, 허 교수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 등을 지낸 금융·경제 분야 전문가다. 신임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중임할 수 있다. 기존 사외이사 중에서는 윤성복, 박원구 이사만 연임하기로 했다. 차은영 이사는 아직 임기가 남아 있다. 사외이사 정원은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이달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사내이사는 2년 만에 김 회장 ‘1인 체제’로 복귀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이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독립성 약화와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경영유의 사항을 반영해 두 사람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제외했다”면서 “이에 따라 이사로서의 역할이 축소돼 사내이사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1인 사내이사 체제에서는 회장 유고 시 이를 대체할 사내이사가 없어 경영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김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주주총회 이후 새로 꾸려진 이사회에서 회장 유고 시 대체할 임원을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김성곤 위원이 만났습니다 - ‘MB 저격수‘ 정두언 前의원 평창동계올림픽이 마무리되면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유용과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MB) 전 대통령 소환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미 MB의 형인 이상은 회장, 조카 이동형 부사장, 아들 이시형 전무(이상 다스),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 친인척이 줄줄이 조사를 받았다. 관심은 MB와 부인 김윤옥 여사로 모아지고 있다. 2007년 대선 때 MB의 가족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 세 가지가 있었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정두언 전 의원을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뜻 맞는 전직 관료들이 모여서 일한다는 그 법인의 휴게실 벽엔 수십 병의 와인이 채워진 와인 냉장고가 있었고, 옆엔 드럼, 색소폰, 기타 등이 있는 연주실이 구비돼 있었다. 그때서야 정 전 의원이 음반을 낸 아마추어 가수라는 게 기억났다. 동료가 모여서 가끔 노래와 연주를 한단다. 궁금한 것은 경천동지였지만 바로 묻진 못했다. “그런 것은 말 못 해요”라고 하면 인터뷰가 싱겁게 끝날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근황부터 물었다.→요즘 같으면 정치를 접은 것 같다. 방송인도 괜찮은 것 같은데. -종편과 라디오 몇 개, 자원봉사 겸해서 다문화TV에 나가서 진행도 하고 패널도 한다. 인터넷 강의로 상담도 하고 있다. 진짜 은퇴하면 자원봉사하려고 자격증도 땄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카운슬러라면 잘할 것 같았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지 않나. 허허허. →그래도 본업은 정치 아닌가. -정치는 그만뒀다. 접었다. 지구당 사무실도 정리했고 당 소속도 없다. 정치 접었다고 써도 된다. 어릴 적 꿈은 연기였다.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는데 연락이 안 온다. 이 나이에 주인공을 할 것도 아니고, 악역을 하고 싶다. 황정민이나 송강호도 악역으로 시작한 것 아닌가. 그래야 뜬다. 하하하. →‘MB 저격수’로 불려서 나중에 정치에 부담되는 것 아닌가 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말 다하면서 하자고 다짐했다. 정치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정치를 하면서 무엇을 하는가가 목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다. 난 다섯 번 출마를 했는데 한 번도 공천 경합을 한 적이 없다. 우리 지역구(서대문을)가 구여권에 굉장히 불리한 곳이어서 공천 신청자가 없었다. 눈치 볼 필요가 없었다. →나중에 마음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어느 당에 가겠나. 정치를 하려고 해도 방법이 없다. 길이 있어야 정치를 하지. 당이 있어야 정치를 하지, 정치권이 천지개벽하듯이 변하면 몰라도 지금은 정치를 할 수 없다. 자의 반 타의 반 정치 그만두게 된 거다. →본래 고향은 어디인가. -광주다. 작고하신 백부가 광주에서 6선 하신 정성태 전 의원이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생활이 어려워 어렸을 때 광주 외가 등에서 좀 살았다. 하지만 학교는 모두 서울에서 다녔다. 차별을 받아서인지 호남 사람이 서울에 살면서 호남 출신이라고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 되니까. 평생 안 그러다가 “내가 호남이다”라며 총리도 하고, 장관 한 사람도 많다. MB 정권 땐 장관을 시켜 놓고 원적을 찾아내 호남 사람 만들기도 했다. 오기 때문인지 차별받으니까 오히려 난 호남이라고 박박 우기며 살았다. 공무원 시절 청와대 파견 갔는데 신원 조회에서 세 번이나 걸렸다. ▶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MB가 당선되고 인수위원회에서도 그런 게 있었나. -그때 내가 인사를 많이 주관했다. 요즘 실세라고 하나. 견제가 심했다. 세 번에 걸쳐 나를 음해했다. 엉뚱하게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도 하고, 대구에서 국회의원도 한 H씨가 MB를 만나 “물갈이를 해야 하는데 정두언을 그대로 두면 호남 출신만 중용할 것이다.” 이게 첫 번째다. MB가 수긍 안 하니까 “정두언이와 일하는 애들이 운동권인데 그대로 두면 빨갱이 세상 못 바꾼다.” 두 번째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세 번째로 들이댄 게 “정두언이가 부인 화랑을 하면서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했다더라. 결국은 내가 나오고 그 자리를 박영준(당선인 비서팀 총괄팀장)이 차지했다. 형님(이상득 전 의원) 뜻대로 된 것이다. 그 후 그들이 결국 인사를 좌지우지한 것 아닌가. →MB가 왜 그렇게 형님에게 의존했다고 보나. -형님한테 빚을 많이 진 셈이다. 특히 돈 관리는 위험한 것인데 형님이 다 했다. 그래서 이상득 전 의원이 한 번은 저축은행으로, 그다음은 포스코 관련으로, 이번에는 특수활동비로 조사를 받는 것 아닌가. 역할 분담을 한 것이다. MB는 우유부단해서 인사나 이런 것은 결정을 못 한다. 형님이 그런 것 나서서 많이 했다. 인사를 못 한다는 것은 사람을 못 믿는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의심하는 줄 아는가. 잘 속이는 사람이 의심도 많다. 남들도 다 그러리라 생각한다. →MB와 틀어지게 된 계기는. -결정적인 게 한상률 전 국세청장 때문이다. 대선 후 국세청에 MB 파일을 내놓으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 한 전 청장이 만든 것들이다. 검찰에서 ‘도곡동 땅이 제삼자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애매하게 결론 내렸지만, MB를 많이 괴롭힌 파일이다.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최대 걸림돌이 도곡동 땅이었고 본선 때는 BBK였다. 그래서 MB에게 국정원과 국세청 파일을 받겠다고 보고까지 했다. 그런데 국정원 자료는 신문 스크랩 수준이었다. 국세청에도 파일을 내놓으라고 했더니 아무리 독촉해도 안 내놓았다. 이게 남아 있으면 나중에 무슨 일을 할 줄 모르니까 (방비 차원에서) 한 것인데…. 아마 그때가 한 전 청장과 이상득 전 의원이 거래를 했던 때였던 것 같다. 이 전 의원 아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을 때니까. 그런데 한 전 청장이 “정두언이가 MB 파일 뒤지고 있다”고 모함을 한 것이다. MB에게 “쓸데없는 짓하고 다닌다”며 한 시간을 깨졌다. 당선자 신분이니까 롯데호텔에서 박영준 팀장, 김모 교수 등 셋이 있는 자리였다. 나는 그를 보호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 파일이 진짜 문제가 있는 거였다. 지금 그게 드러나고 있다. 그때부터 틀어졌다. 자기가 떳떳하지 못하니까 날 배척한 것이다. →그런데도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해서 인수위에서 나왔는데 나를 괴롭혔다. 뒷조사하다가 나에게 들켰다. 그때 내가 모 언론사 간부하고 술 먹다가 욱해서 MB 정권의 인사 등에 대해 하소연을 했는데 그게 ‘고소영 강부자’(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에 강남 부동산 자산가가 요직을 차지한다는 것을 빗댄 말) 내각 건이다. 그 이후에 박영준 등 청와대 참모 개편이 이뤄졌다. 원인은 이상득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55인 서명 파동도 이재오 전 의원이 시작해 놓고 쏙 빠지면서 내가 총대를 멨다. 65세 이상을 커트라인으로 정해 박희태 전 의원 등은 공천에서 다 날리면서 형님만 준 것 아닌가. 결국은 내가 주동자를 자임했다. 내가 모든 게 옳진 않지만, 그래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박근혜 정부 때 유승민 의원 쫓아내려고 할 때도 나는 바른말을 했다. 그러다가 배신자로 덧칠해졌고, 권력과 투쟁만 하는 사람이 돼 버렸다. →경천동지를 언급해 화제다. 욕도 많이 먹고. -경천동지를 꺼낸 배경을 생각했으면 한다.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착실하고 깨끗한 친군데 이혼했다가 재결합했다. 어려울 때 집이라도 하나 만들어 보려고 실수를 한 것인데 “너 돈 받은 놈 아니냐” 하고 내쳐 버렸다. 김희중은 MB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실수 한 번에 내쳐졌다. 부인이 기다리다가 출소 두 달 전에 자살했는데 문상도 없었다. 그런데 각종 의혹에 대해 최근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떳떳한 것처럼 하는 것을 보고 나서 어이가 없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사실 MB와 나만 아는 것이 있잖겠는가. 적어도 본인은 알 텐데, MB는 공사 구분이 안 된다. ‘권력의 사유화’란 말을 내가 처음 만들어 냈다. 정권을 잡은 게 아니라 이권을 잡은 것이라고 했잖나. 국민은 MB는 실제로 돈이 많은데,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왜 그러냐고 욕한다. 병적이다. 돈이 신앙인 것이다. →MB 구속이 불가피해 보인다. -형량이 얼마냐만 남은 것 같다. 그에게는 선민의식이 있다. “하늘이 자신을 보호하고,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이 잘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를 자주했다. 자기 뜻대로 인생이 흘러왔고 돈, 명예, 권력을 다 가진 그에겐 지금이 괴로울 것이다. →경천동지에서 한 발짝만 더 나가 보자. 가족과 돈 얘기라고 했는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관련된다고 얘기했다. 돈 얘기 아닌 것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돈이다. 이후에 돈이 들어갈 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말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 밝히면 MB에게 큰 위해가 간다. 지금도 MB는 물려 있는 데 나까지…. →김윤옥 여사 얘긴가. -(한참 생각을 하더니) 엄청난 실수를 했다. 정신 나간 일을 한 것이다.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내가 무슨 짓까지 했냐면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서도 써 줬다. 거기서 요구하는 돈도 다 주면서…. 사재를 털어 가면서 많이 줬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MB 정부 출범 후에 찾아왔더라. 그래서 내가 “권력하고 멀어져 있었는데 살아 있는 권력에 가서 얘기하라”고 했다. 자기네가 기획 일을 한다고 하더라. 인쇄 이런 것인데 당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도와주라고 했더니 그냥 대충해서 보낸 모양이더라. 그래서인지 그 이후에도 자꾸 괴롭히기에 청와대 가족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경찰 출신 김모 행정관에게 연결해 줬다. 그 후 보상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이 건도 수사를 할 것으로 보나. -검찰에서 누군가 선을 대서 내게 한 번 연락이 왔다.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엮이긴 싫었다. 그리고 아마 MB가 구속되더라도 거기까진 안 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지간하면 가족을 같이 구속하지는 않으니. 여기까지만 하자. sunggone@seoul.co.kr■ 정두언 前의원 프로필 4집 음반을 낸 아마추어 가수다. 지금은 시사평론가이지만 꿈은 연기자였다. 악역을 원해 곳곳에 문을 두드리지만 아직 답을 못 받았다. 좀더 늙으면 어려운 이웃에게 상담을 해주는 카운슬러가 되려고 한다. 상담사 자격증도 땄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상과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24회)에 합격해 21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끝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서울 서대문을)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뒤 3선을 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이명박(MB) 후보를 도와 서울시장 당선에 기여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MB의 최측근이었다. 대선 뒤 당선자 비서실 보좌역으로 인수위원회에 참여했지만, MB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에 밀려 중도 하차한다. 이후 한나라당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소장, 19대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뒤 우울증에 빠져 모진 맘을 먹기도 했었다. 지금은 방송에 출연하며, 행정서비스 자문 및 대행 법인인 ALPS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 [사설] 금융기관장 매관매직 의혹까지 받는 MB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또 다른 뇌물 의혹이 추가됐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업 청탁 대가로 이 전 대통령 측에 총 22억 5000만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이 전 회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이 전 대통령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게 2008년 3월부터 2011년 2월까지 14억 5000만원, 형 이상득 전 의원에게 2007년 10월 8억원의 금품을 건넨 정황이 적힌 메모와 비망록을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돈이 이 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 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 대선캠프 상근특보를 지낸 최측근이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공모했다가 탈락했다. 하지만 석 달 뒤인 6월 낙하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최대 주주인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이어 2011년 2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은 이 전 회장이 이 전무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건넨 시기와 일치한다. 인사권자인 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 전 회장은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등과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금융계 4대 천왕’으로 통했다. 낙하산 논란도 모자라 대통령이 돈을 받고 금융기관장 자리를 넘긴 게 사실이라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나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도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대통령이 매관매직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면 그건 다른 차원의 범죄 행위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사적 이득을 챙기는 도구로 전락시킨 대가가 얼마나 엄중한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서 충분히 보고 있지 않은가.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기관장 자리를 둘러싼 매관매직이 더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정권 초 민간인 출신 금융기관장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이후 실제로 공공·금융기관장이 대거 물갈이됐다. 금융공기업·공공기관의 낙하산 관행에서 역대 어느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논란이 아무리 거세도 정권 창출에 기여한 측근들을 챙기는 걸 개의치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한술 더 떠 자리를 대가로 이익까지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니 기가 막힐 뿐이다.
  • 사우디 軍 수뇌부 물갈이… 예멘 참전 부진 탓?

    BBC “빈살만 왕세자 개혁 착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군 수뇌부를 물갈이했다. 사우디가 개입한 예멘 내전이 지지부진한 데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27일 살만 국왕이 참모총장을 포함해 최고위급 군사령관, 육군·공군 수뇌부를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왕실은 “이번 인사는 은퇴 연령에 이른 일부 인사가 퇴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임 인선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제1 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지 3년이 다 돼 가는 시점에 이런 인사를 한 데 대해 미국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수뇌부를 경질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사이먼 핸더슨 연구원은 “이번 인사의 이유는 예멘”이라면서도 “종전의 강경 기조를 이어 갈 것인지,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지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수석 전략가는 “빈살만 왕세자의 지지 기반이 한층 단단해졌다”고 평가했다. BBC는 “사우디의 예멘 내전 참전은 빈살만의 주도로 이뤄졌다. 지금까지는 사실상 실패한 전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빈살만 왕세자가 또 다른 개혁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사우디는 2015년 3월 적성국 이란에 우호적인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정권을 잡는 것을 막으려고 예멘 내전에 참전했다. 사우디의 참전으로 예멘은 대규모 인명피해와 경제파탄 등 피해를 입었고 사우디 또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고 부족에 시달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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