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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서 마스크 1만개 ‘박스갈이’ 한 홍콩인

    인천공항서 마스크 1만개 ‘박스갈이’ 한 홍콩인

    인천공항공사 112 신고…공항경찰 임의동행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정부가 물량이 달리는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시작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대량의 마스크를 택배상자에 옮겨 담던 홍콩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국내에서 무려 1만개의 마스크를 구매해 출국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인천공항경찰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1분쯤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인근에서 인천공항공사 관계자가 “대량의 마스크를 택배 상자에 옮겨 담는 사람이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마스크를 택배 상자에 옮기는 이른바 ‘박스갈이’를 한 홍콩인을 인천공항경찰단 사무실로 임의동행했고 조만간 조사할 예정이다. 이 홍콩인이 국내에서 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스크는 1만개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는 마스크 사재기 등 불안감을 가중하는 시장 교란 행위나 매점매석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일부터는 마스크를 대량으로 해외로 반출할 경우 간이 수출절차를 정식 수출절차로 전환한다. 앞서 기획재정부도 ‘보건용 마스크 및 손 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이날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재부 장관이 고시를 통해 지정한 매점매석 행위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는다. 정부는 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작년 신규 사업자는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행위를 매점매석으로 판단한다. 영업 2개월 미만 사업자는 매입한 날부터 10일 이내 반환·판매하지 않는 행위를 매점매석으로 보기로 했다.이번 고시 시행에 따라 누구든지 매점매석 행위를 확인하면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각 시도 신고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고시 시행에 맞춰 경찰청과 관세청을 참여 시켜 조사 인원을 18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경찰은 홍콩인이 사들인 마스크가 정식 수출품인지 아니면 매점매석에 해당하는 물품인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통역을 불러 놓은 상태”라며 “아직 처벌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산시 마스크·소독제 사재기 집중 단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보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 가격이 급등하자 부산시가 사재기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부산시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사재기하는 행위를 방지하고자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매점매석 행위 판단 기준은 2019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행위,영업일 2개월 미만인 사업자의 경우 조사 당일 확인된 보관량을 10일 이내 반환 또는 판매하지 않는 행위 등이다.현행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은 서민 생활 보장과 국민경제 안정을 위해 주무부서 장관이 특정 물품의 최고 가격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초까지 매점매석 행위 금지행위를 고시해 폭리 목적으로 물품을 매점하거나 팔지 않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정부 고시에 앞서 마스크와 손 소독제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가격 동향과 매점매석 행위를 매일 점검하고 있다. 또 정부 합동단속반과 함께 생산에서부터 유통에 이르는 과정 전반에 걸쳐 가격 동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산시는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틈타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돼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크·손 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051)888-3381∼4 )로 하면 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마스크 품절에 불안한 시민…손소독제 만들며 ‘셀프 방역’

    마스크 품절에 불안한 시민…손소독제 만들며 ‘셀프 방역’

    “마트 6군데 돌아… 메르스 때보다 심각” “온라인선 일주일째 발송 예정 알림만” 경찰 “매점매석 수사… 2년 이하 징역형” “새벽부터 마스크 구한다고 전화를 얼마나 돌렸는지 몰라요.” 3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삼성역 근처의 A약국. 점심시간을 이용해 마스크과 손소독제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계산대 옆에는 5상자 분량의 마스크가 쌓여 있었다. 약사 김은영(가명)씨는 “며칠째 약국에 어린이용 마스크밖에 없었는데 오늘 성인용 마스크를 겨우 구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보건용 마스크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일 800만개가 생산되고 1300만개가 시장에 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물량이 있어도 상인들이 마스크 값을 올려받아 분통을 터뜨리는 이도 적지 않다.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 있는 약국을 살펴보니 ‘손소독제 품절’, ‘KF94 마스크 구비’ 등 안내문이 크게 붙어 있었다. 마스크가 걸려 있어야 할 매대가 비어 있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홍모(47)씨는 “마스크를 사려고 대형마트, 잡화점 등 하루 6군데를 돌았다”면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보다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편의점들도 발주에 제한이 걸렸다.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손모(55)씨는 “지난주까지는 발주한 수량만큼 왔는데, 지금은 10개를 주문하면 5개만 오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마스크가 ‘2+1’ 행사 상품에서도 제외됐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모(28)씨는 “지난 설 연휴 때 주문한 마스크 30장을 아직도 받지 못했다. 일주일째 ‘판매자 재고 확인 후 발송 예정’이라는 알림만 뜰 뿐”이라고 했다. 손소독제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B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요즘은 손소독제가 약국에 있는지를 묻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 20통 넘게 온다”면서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손소독제가 다 떨어져서 추가 주문을 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재고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손소독제를 직접 만드는 방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마포구 망원동의 C약국은 ‘손소독제 만드는 방법’을 적은 종이를 약국 계산대에 붙여 놨다. 한편 경찰은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매점매석하는 행위에 대해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현행 물가안정법(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점매석 행위로 지정한 행위를 한 사람을 징역 2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0년 전 30초 지진이 이 나라를 영원히 바꿨다

    10년 전 30초 지진이 이 나라를 영원히 바꿨다

    100억弗 기부금 아이티에 직접 지급 10%정부 “있지도 않은 시설에 다 썼다” 보고서대통령은 “10년간 복구 진전 없었다” 인정트라우마 주민에 정부부패, 생활고, 전염병 2010년 오늘(현지시간 12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30초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발생한 규모 7.0 지진은 나라 전체를 10년간 악몽으로 몰아넣었다. 일주일 새에 7만명이 매장됐으며, 이후 수십만 명이 이들을 따라 무덤 속으로 들어갔다. 이 나라 역사는 지진 전과 후로 나뉘게 됐다. 지진 이전의 역사는 나폴레옹의 군대를 이긴 노예혁명의 자존심으로 독재와 침략에 저항한 역사다. 이후 역사는 아무것도 적지 못한 빈 종이다. CNN은 지진 뒤 10년이 흐른 아이티를 찾았다. 희망은 있었다. 당시 현장 기사를 소화한 CNN 산제이 굽타는 “세계 모든 곳은 아니지만, TV를 켜거나, 신문을 펼치거나, 동료와 얘기를 나눌 때 항상 아이티에 대한 지지와 연민이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뉴욕시에선 소방관이, 아이슬란드에선 구조대원이, 이스라엘에선 병원 천막이 왔다. 중국은 구조견을 보냈고 베네수엘라는 연료용 기름을 보냈다. 아이티와 다른 국가 사이에 연대가 확산되며 주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이미 아이티에 들어와 있던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을 뛰어다니며 행동에 들어갔다.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달러씩 기부하겠다는 행렬이 이어졌다. 국가 재건을 위한 기부 약정이 100억 달러(약 11조 5700억원)를 넘어갔다. 아이티 북부도시 마일로의 산부인과 의사인 헤럴드 프레빌은 “지진 직후 엄청난 희망을 느꼈다”면서 “이 재앙에서 벗어난 뒤 나라의 공공 서비스를 통해 모두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절망은 더 컸다. 지난 11일 조베넬 모이즈 대통령은 아이티가 10년 동안 거의 발전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했다. 그는 성명에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나라를 부양할 기본 인프라와 서비스가 부족하다”면서 “지진 이후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이 비극적 사건의 상처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청사인 국립궁전을 포함해 2010년 파괴된 뒤 아직도 복구되지 못한 곳이 즐비하다. 재건된 건물들도 혹시 또 지진이 났을 때 주민들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견고한지 알 수 없는 상태다. CNN는 아이티 주민들이 10년간 자연재해와 정치 재해를 모두 겪으면서 정신적, 정서적으로 재건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지진 뒤 사지를 잃은 환자나 참상을 목격한 사람들과 함께한 현지 심리학자 마르라인 나로미 요셉은 “시체가 트럭에 떨어지는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울린다”면서 “몇년 동안 길을 걸을 때마다 이 길에서 인부들이 시신을 아이와 어른으로 분류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남의 정신 외상을 치료하는 자신조차 외상 환자였다는 증거다.조셉에 따르면 지진 이후 지난 10년간 계속된 이 나라의 불행은 이미 정신적 충격을 받은 주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쌓아 올렸다. 허리케인, 홍수, 가뭄이 연이어 찾아왔다. 콜레라가 창궐한 뒤 정부 부패가 드러났다. 정부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떠는 분노는 지금까지 아이티를 정치 불안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조셉은 지진 이전보다 더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거리에 살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기아와 물가상승, 연료 부족으로 지진 발생 10주년 기념일엔 씁쓸한 좌절감만 드러났다. 프레빌 박사는 “지진 10년 뒤 내과 의사인 나는 210개 병상을 보유한 의료시설의 최고 경영자지만, 나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엔 재해구제기구(OCHA)에 따르면 아이티 물가 상승은 이제 가난한 사람은 기본적인 물품조차 살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아이티인 40%는 오는 3월까지 식량 불안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10%는 식량 불안정이 긴급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이즈 대통령은 성명에서 “초기에 받았던 국제적 관심은 순식간에 잠잠해졌고 당시 금융 공약은 상당 부분 답지하지 않았다”면서 “받은 원조 중 아이티인 손에 전달된 것은 극히 일부이며, 그 많은 돈은 제대로 된 사업과 장소에 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유엔 아이티 부특사를 지낸 폴 파머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기부 약속 중 64억 달러가 실제 지출됐으며, 첫 2년간 지출 보고서엔 아이티 정부에 직접 지급된 금액은 10% 미만, 단체와 기업에 보조금으로 지급된 것은 0.6% 미만에 불과했다. 아이티는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부패 대응에 관한 문제로 약 2년간 시위를 겪었다. 시위는 연료 가격 인상 불만으로 일어났지만 대규모로 폭발한 것은 과거 정부 때문이다. 전 정부는 기간시설 건설 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낭비하고, 건설되지도 않은 도로와 건물에 대해 대금이 지불된 것처럼 조작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아이티는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카리브 해에서 아이티는 허리케인 벨트 한가운데에 있다. 아이티 경제 연구자인 엣저 에밀은 “만약 아이티 재건이 성공적이었다면 훌륭한 사례 연구로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겠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프레빌은 “여전히 사람들이 발 밑에서 땅이 움직이는 느낌을 떠올리는 아이티에 다시 한 번 지진이 오면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난 일단 책상 밑에 숨었다가 내 비상 계획대로 바로 출발해 가능한 많은 사람을 구할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니까”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주민들이 ‘꿈의 섬’ 하와이를 떠나는 이유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주민들이 ‘꿈의 섬’ 하와이를 떠나는 이유

    높은 생활비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꿈의 섬’ 하와이를 떠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조사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 연방 센서스국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와이 주 거주민의 수는 2018년 7월~2019년 7월까지 총 4700여명 이상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수치의 인구 감소폭으로, 하와이 인구는 같은 기간 141만 명을 기록했다고 해당 보고서는 덧붙였다. 실제로 하와이 인구는 지난 2015년 이후 3년 째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눈 여겨 볼 점은 하와이 인구 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하와이를 떠나 본토로 떠나는 이들의 수가 증가한 것이 주요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상당수 국가의 인구 감소 주요 원인이 저출산 문제에 기인했던 것과 다른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하와이에서의 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고 미국 본토로 이주한 주민의 수는 본토에서 섬으로 이주해 온 이들의 수보다 무려 1만 4000명이나 많았다. 일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하와이를 떠나려는 인구 이동 현상에 대해 성경에 등장하는 ‘출애굽’의 일종으로 지칭할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하와이를 떠난 이들이 선택한 거주지로는 미 남부 지역이 주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의 대표적인 도시 텍사스 주 등의 인구 수는 이 기간 동안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성장세를 과시했다. 이 일대는 낮은 집값과 저렴한 물가, 인프라 등을 갖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는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하와이 섬을 청산하려는 이들의 수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 기간 동안 ‘파라다이스’ 하와이를 떠난 이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섬의 ‘물가’와 생활비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와이 주는 미국에서도 생활비 물가가 높은 지역으로 상위에 오르는 지역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물가 지수 관련, 1위에는 뉴욕 맨해튼, 2위와 3위에는 각각 호놀룰루 시와 ‘빅 아일랜드’가 선정됐다. 2~3위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생활비 높은 지역에 선정된 도시 두 곳이 하와이 주에 속하는 도시다. 같은 기간 호놀룰루 시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1인 가구 최저 월 3102달러(약 360만원), 4인 가족 최저 5500달러(638만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 대륙 전역 가운데 상위 92%에 속하는 생활비 수준이다. 안타까운 것은 하와이 높은 생활비의 문제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가운데는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의 사연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지 유력 비영리 언론 ‘Honolulu Civil Beat’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와이 소재 대학교 재학생의 상당수가 학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아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하와이 국립대 마노아캠퍼스 ‘로스쿨’ 재학생 중 상당수가 학기 당 2만 2000달러에 달하는 수업료와 교통비, 주거비 등을 위해 학비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 형편으로 알려졌다.해당 언론은 2만 2000달러의 로스쿨 수업료는 미국 내에서 가장 저렴한 학비에 속하지만, 호놀룰루 시의 높은 교통비와 주거비는 입학 수속을 마친 학생들에게 조차 대출을 감행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쿨이 시작되는 매 학기 초, 학생들은 학비와 생활비 감당을 위해 매년 한 두 차례씩 대출을 감행할 수밖에 없으며, 졸업 후 빚더미 위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하와이 학생들의 사정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상당수 학생들은 높은 생활비 문제로 안정적인 식사를 이어가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들 중에는 하루 평균 한 끼의 식사만 영위한 채, 식비를 절약해야 하는 등 심각한 식량 불안 상태에 놓여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하와이대 마노아 캠퍼스 학생 5명 중 1명이 안정적인 식사 공급 불균형 상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4명 중 1명은 높은 생활비 탓에 정상적인 식사를 유지하지 못한 채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인 켈리 콴(25)은 “호놀룰루 시에 소재한 식료품 점에 들어가면 살 수 있는 물건이 매우 적다”면서 “미국 본토의 식료품 가격과 비교하면 더욱 그러한데, 매달 교통비와 생활비, 주택 임대료 등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먹고 마시는 기본적인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의 처지가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는 꿈도 못 꾸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물론 학생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도우려는 일반인들의 긍정적인 움직임도 포착됐다. 최근 식비 부담 문제로 고통 받는 대학 재학생들을 위해 현지 시민단체가 강의실 내부에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냉장고와 식재료 등의 설치를 진행해오고 있는 것.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와이 현지 일부 시민 단체는 식재료 기업체 후원 방식을 통해 강의동 내부에 무료 식재료 배포용 냉장고 설치를 독려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향후 강의동에 추가로 설치될 식재료 냉장고 속 식품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뜻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학생들을 위해 해당 냉장고 속에 식재료를 기부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년 동안 하와이 주에서 출생한 신생아 수는 1만 6878명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2016년 7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약 1년 동안의 신생아 수는 1만 8019명을 기록했던 바 있다. 신생아 수 역시 지속적인 감소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국회 때문에”… 농어민 36만명 연금보험료 지원 끊길 위기

    “국회 때문에”… 농어민 36만명 연금보험료 지원 끊길 위기

    ‘연장 법안’ 법사위 계류… 연내 처리 난망 내년 1월부터 1인당 4만 1484원 더 낼 판 기초·장애인연금 확대 혜택도 못 볼 듯농어업인 36만명에게 매달 지원되는 연금보험료가 내년 1월부터 끊길 위기에 처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수급자 165만명도 월 5만원씩 늘어난 연금액의 혜택을 받지 못할 처지다.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국민연금법과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개정안이 연말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3개 법안 모두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됐으나 법사위에 계류된 채 심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농어업인에게 연금보험료를 지원하는 기한을 2024년 12월 31일까지 5년 연장하는 내용이다. 정부가 책정한 내년도 지원금액은 농어업인 1인당 매월 4만 1484원이다. 개정안은 5년마다 처리해야 하는 일몰법이다. 현재 국회에는 일몰법 지원의 불안전성을 막고 안정적인 농어업인 지원을 위해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지원 근거를 연금법에 신설하고 현행 한시적 지원 규정은 폐지하는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지원 사업은 농산물 수입개방 확대 등에 따른 농어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 주고 노후생활을 지원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농어업에 종사하는 국민연금 지역가입자와 60세 이상 지역 임의계속가입자가 대상이다. 기준소득금액(올해 97만원)을 기준으로 연금보험료의 최대 50%까지 지원한다. 1995년 제도 시행 이후 모두 185만명의 농어업인에게 1인당 평균 108만원씩 모두 2조원을 지원했다. 기초연금법과 장애인연금법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수급 대상자를 확대하고, 물가상승률 반영시기를 4월에서 1월로 앞당기는 내용이다. 기초연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수급 대상자가 현행 소득하위 20%에서 내년에는 40%로 늘어나 163만명이 월 연금액 5만원을 추가 지원받게 된다. 장애인연금법 개정안은 월 30만원의 기초급여액 지급 대상을 현행 생계·의료 급여 수급자에서 주거·교육 급여 수급자와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1만 6000명이 매월 5만원씩 추가 지원을 받는다. 이와 관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내년도 정부 예산에 농어업인과 노인, 장애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내용이 반영돼 있으나 관련 법 개정안들의 국회 심의가 지연되고 있어 내년 1월 정상 시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취약계층의 안정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민생법안을 국회가 조속히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바오류 사수’ 발등의 불 풀 수 있는 카드 다 푼다

    ‘바오류 사수’ 발등의 불 풀 수 있는 카드 다 푼다

    #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1~10월 모두 7643억 위안(약 127조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21건을 승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인프라 투자(3743억 위안) 규모의 100%를 넘는다. 나단 차우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프라 투자는 경제성장을 안정화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라며 “인프라 투자 증가가 내년 경제 회복의 방아쇠가 될 수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 인민은행은 앞서 16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2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 공급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유동성 공급은 통상적으로 만기가 도래했을 때 늘려 왔는데 이번에는 만기일(11월 5일)을 20일 가까이 앞두고 갑작스레 이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를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중국 경제성장의 급속한 둔화가 현실화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바오류’(保六·6% 성장 유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이 크게 압박을 받자 중국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경제지표는 온통 ‘빨간불’ 일색이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2분기(6.2%)보다 0.2% 포인트 둔화했다.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다. 중국의 올해 목표치의 하한선(6.0%)에 턱걸이한 수준이다. 1분기에는 세금 인하와 대출규제 완화 등의 부양책이 효과를 내며 지난해 4분기와 같은 6.4%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2분기부터 급격한 내림세로 돌아섰다.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도 6.2%로 낮아져 바오류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하락했다. PPI 상승률이 7월 이후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PPI 상승률 -1.2%는 2016년 7월(-1.7%) 이후 가장 낮다. PPI는 원자재 및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 정도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표로 통한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것은 디플레이션 전조로 해석된다. 디플레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산업생산 감소,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커다란 부담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PPI가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중국 당국은 수요부진으로 침체한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꺼내야 하는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수출과 수입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9월 수출 및 수입은 전년보다 각각 3.2%, 8.5% 감소해 전문가 예상치(수출 -2.8%, 수입 -6%)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서민물가 수준을 대변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크게 올랐다. 9월 CPI는 지난해보다 3.0% 높아져 2013년 10월(3.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폭등 등 식료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까닭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상장사들은 3분기에 줄줄이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적 예비 보고서를 내놓은 상하이·선전증시 상장기업 1200여곳 중 지난해와 비교해 수익 감소와 적자 전환, 적자 확대 등 실적 악화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44%에 이른다. 1년이 넘게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자동차 업종에서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중국 이치(一汽)자동차는 3분기 최대 3억 위안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5억 위안 흑자에서 급반전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20%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네비게이션용 지도업체 쓰웨이투신(思維圖新)도 3분기 최대 6500만 위안 적자를 전망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순이익 증가율이 80%에 이르는 ‘유망주’였다. 지난해 3억 2800만 위안 흑자였던 영화사 화이(華誼)브러더스도 3분기 최대 6억 4600만 위안의 적자를 예고했다. 주차오핑(朱超平)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마켓 투자전략가는 “모든 게 미중 무역협상에 달려 있다”며 “무역협상이 수출과 기업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장사 수익성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4일 산시성 시안에서 경제정세 좌담회를 열고 “향후 경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긴박감과 책임감을 더욱 크게 가져야 한다”며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감세 정책 외에도 추가 거시경제 도구들을 유연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지급준비율 인하, 감세,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 이유다. 금융 당국은 올해 3차례에 걸쳐 전면적인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고 8월에는 대출우대금리(LPR)를 통해 점진적인 시중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연초부터 2조 1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핵심으로 한 재정 정책을 내놓았으나 효과가 신통찮아 인프라 투자와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의 대출 규모는 큰 폭으로 늘어나며 부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9월 은행들의 위안화 대출 증가액은 1조 6900억 위안에 이른다. 2001년 이후 9월 증가액 가운데 가장 크다. 전문가 예상 평균치 1조 4000억 위안을 크게 웃돈다. 9월 채권 발행액 등 사회융자 증가액도 전달 1조 9800억 위안에서 2조 270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베키 리우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투자 전략가는 “중국의 이번 유동성 공급을 시장이 기대하지 못했다”며 “10월 중순 납세 시즌이 돌아오는 만큼 더 많은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경기부양에 따른 중국의 심각한 부채 문제는 오랫동안 ‘회색 코뿔소’(Grey Rhino·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로 불릴 정도로 중국 경제에 위기를 몰고 올 위험 요인이다. 더구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는 자칫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활동 촉진 효과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WB)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때 부채 문제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B는 “통화 정책을 통한 추가 부양이 만일 필요하다면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추진했던 성공적인 정책과 반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은 6%로 급락한 반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주택과 식품 등의 가격 상승은 사회불안 가중과 소비 부진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WSJ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인프라 건설 확대에 나서지만 이미 충분한 수준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野 “정부주도 확장재정 대전환”… 與 “추경 늦어진 탓”

    野 “정부주도 확장재정 대전환”… 與 “추경 늦어진 탓”

    한국 “재정 당겨썼는데도 성적표 충격” 바른미래 “만성질환, 文정부 성찰 필요” 민주 “흔들림 없이 확장재정 추진해야”여야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마지막 종합감사에서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친 것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만으로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며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비협조로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성장률 둔화의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과거 2% 미만 성장 때는 모두 ‘급성질환’이었기에 강력한 대응 정책으로 쉽게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대외 여건 악화 등이 다 섞인 ‘만성질환’이라 더 엄중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자화자찬하기보다는 성찰의 자세로 임해야 국민 신뢰를 찾아갈 수 있다”며 “정치에서는 ‘내로남불’이 통할지 모르지만 경제에서는 그렇지 않다. 지출 혁신을 통해 ‘저혈압 경제’에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재정을 그렇게 당겨썼는데도 충격적인 성적표”라며 “문재인 정부 들어 사상 유례없이 정부가 주도를 하게 됐다. 정부 주도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경제체제가 됐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은 “이렇게 재정을 풀고도 어렵다면 정책의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경이 3개월 넘게 늦어지고 대폭 삭감까지 당하면서 재정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지나치게 경제 위기를 확대·과장하는 게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은 “경기 둔화와 불안이 있을 때 확장 재정이 중요하다. 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의원도 “과거 낡은 성장론을 뒤집고 혁신과 재정 역할이 중요한 새로운 성장정책, 포용적 성장정책을 더욱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성장률 6% 사수’에 불똥 떨어진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성장률 6% 사수’에 불똥 떨어진 중국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人民銀行·PBOC)이 지난 16일 오후 전격적으로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2000억 위안(약 33조 48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시장에 긴급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성 공급은 통상적으로 만기가 도래했을 때 늘려 왔는데 이번에는 만기일(11월 5일)을 20일 가까이 앞두고 갑작스레 이뤄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를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데 따른 중국 경제성장의 급속한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급속한 둔화세를 보이는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이 크게 압박을 받자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통해 최대한 이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지표는 온통 ‘빨간 불’ 일색이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중국 정부의 올해 목표치의 하한선(6.0%)에 가까스로 턱걸이한 수준이다. 2분기 성장률(6.2%)보다는 0.2%포인트 둔화했다. 중국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처음 발표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다. 올해 1분기엔 세금 인하와 은행 대출 규제 완화 등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내며 지난해 4분기와 같은 6.4%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2분기엔 6.2%로 떨어졌다.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6.2%로 낮아져 중국 정부로서는 올해 목표치 ‘바오류’(保六·6% 성장 사수)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하락했다. PPI 상승률이 7월 이후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PPI 상승률 -1.2%는 2016년 7월(-1.7%) 이후 가장 낮다. PPI는 원자재 및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만큼 제조업을 비롯한 경제 활력 정도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표로 통한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것은 보통 디플레이션 전조로 풀이된다. 디플레는 경기가 침체된 국면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뜻한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는 산업생산 감소,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PPI가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만큼 중국 당국은 수요부진으로 침체한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꺼내야 하는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9월 수출과 수입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및 수입은 전년보다 각각 3.2%, 8.5% 감소했다. 전문가 예상치(수출 -2.8%, 수입 -6%)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일반 서민이 느끼는 물가 수준을 대변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크게 올랐다. 9월 CPI는 지난해보다 3.0%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10월(3.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는 등 식료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상장사들은 3분기에 줄줄이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8일까지 실적예비 보고서를 내놓은 상하이·선전증시 상장기업 1200여곳 중 지난해와 비교해 수익 감소와 적자 전환, 적자 확대 등 실적 악화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44%에 이른다. 1년이 넘게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자동차 업종에서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중국 이치(一汽)자동차는 3분기 최대 3억 위안(약 500억원)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5억 위안 흑자에서 급반전한 것이다. ‘적자왕’이라는 불명예를 지닌 창안(長安)자동차는 3분기 최대 5억 5000만 위안 적자를 예고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도 3분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네비게이션용 지도업체 쓰웨이투신(思維圖新)도 3분기 최대 6500만 위안 적자를 전망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순익 증가율이 80%에 이르는 등 블루칩 중의 블루칩으로 꼽혔다. 영화사 화이(華誼)브라더스도 3분기 최대 6억 4600만 위안의 적자를 예고했다. 지난해엔 3억 2800만 위안 흑자였다. 주차오핑(朱超平)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마켓 투자전략가는 “모든 게 미중 무역협상에 달려 있다”며 “무역협상이 수출과 기업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장사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4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성정부 관계자들과 경제정세 좌담회를 열고 “향후 경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긴박감과 책임감을 더욱 크게 가져야 한다”며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감세 정책 외에도 추가 거시경제 도구들을 유연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중국 정부는 인프라투자, 지급준비율 인하, 감세,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금융 당국은 올해 3차례에 걸쳐 전면적인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8월에는 대출우대금리(LPR)에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하고 점진적인 시중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앞서 2조 1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핵심으로 한 재정 정책을 내놓았으나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자 급기야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의 대출 규모는 큰 폭으로 늘어나며 부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인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9월 은행들의 위안화 대출 증가액은 1조 6900억 위안이다. 시장조사업체 차이신(財新)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평균치 1조 4000억 위안을 크게 웃돈다. 2001년 이후 9월 증가액 가운데 가장 크다. 9월 채권 발행액 등 사회융자 증가액도 전달(1조 9800억 위안)에서 2조 2700억 위안로 증가했다. 베키 리우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투자 전략가는 “중국의 이번 유동성 공급을 시장이 기대하지 못했다”며 “10월 중순 납세 시즌이 돌아오는만큼 더 많은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중국의 심각한 부채 문제는 오랫동안 ‘회색 코뿔소’(Grey Rhino·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로 불릴 정도로 중국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더구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는 자칫 스테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활동 촉진 효과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WB)도 지난주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때 부채 문제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B는 “통화 정책을 통한 추가 부양이 만일 필요하다면,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추진했던 성공적인 정책과 반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은 6%로 급락한 반면 최근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주택과 식품 등의 가격 상승은 사회불안 가중과 소비부진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WSJ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인프라 건설 확대에 나서지만 이미 충분한 수준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금리 인하로 집값 등 유동성 관리 더 중요해졌다

    한국은행이 어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 포인트 내려 역대 최저금리로 2년 만에 돌아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필요 시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아직 남았다”고 답해 사상 첫 기준금리 1.00% 가능성도 열어 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그제 세계경제 침체 등을 이유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6개월 만에 0.6% 포인트 내린 2.0%로 전망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IMF의 한국 경제 전망 수정폭은 2012년 유럽 재정위기(-0.9% 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0.4%까지 겹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는 예견됐다. 문제는 금리 인하의 효과다. 현재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은 1100조원으로 추정되고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를 내려도 소비나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투자처를 찾아 시중을 떠도는 자금만 늘어나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질 확률이 높아졌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쏠려 집값을 끌어올리거나 위험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대기 수요가 많은 서울 부동산시장의 움직임도 면밀하게 살피고 시장이 불안할 경우 쓸 수 있는 정책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중에 풀린 자금이 생산과 투자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동안 금리가 높아 기업이 투자를 안 한 것이 아니다. 신경제를 활성화시켜 유동성 함정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정부와 국회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 내길 주문한다.
  • [속보] 한은, 기준금리 1.25%로 인하…역대 최저 수준

    [속보] 한은, 기준금리 1.25%로 인하…역대 최저 수준

    한은, 경기둔화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미중 ‘스몰딜’ 세계경제 불확실성 여전반도체 시황 반등 불투명…투자도 부진내년 추가인하에 관심…집값 자극 우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p) 인하, 1.25%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돌아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또 내린 것은 경기 둔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린 뒤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에 0.25%p씩 올렸다가 올해 7월 다시 0.25%p 내렸다. 한은은 2.7%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1월), 2.5%(4월), 2.2%(7월)로 계속 낮춰 왔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여파로 올해 2.2%마저 달성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마이너스를 기록, 저성장과 저물가가 장기화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태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때 신인석·조동철 금통위원은 ‘인하’ 소수의견을 냈고, 다른 금통위원들도 “7월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번에 결국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7월의 한 차례 인하로는 경기 회복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 데 통화 정책의 초점을 맞춘다는 정책 신호를 금융시장에 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에 이르렀지만, 이 같은 ‘스몰 딜’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 국내 경기를 좌우하는 반도체 시황의 반등 시점도 여전히 불투명하다.이에 산업계 전반의 투자도 부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최근 금리 인하를 예견해왔다. 금융투자협회가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1∼8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인하를 전망했다. 다음달 29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선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관심사는 내년에 추가 인하 여부에 모아진다. 경기가 내년에도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 금리를 내리더라도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금리 인하가 시중의 유동성만 늘려 최근 불안 조짐을 보이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주열 “경제성장률 1%대로 내려가지 않을 것”

    이주열 “경제성장률 1%대로 내려가지 않을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8일 전망했다. 디플레이션(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한은이 지난 7월 전망한) 2.2%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한은은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발표한다. 이 총재는 내년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5%)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과 관련해 “이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물가가 반등하는 시점을 감안하면 지금 마이너스를 보인 것을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디플레이션 발생 징후가 크지 않다”고 전제한 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금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론하기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실제로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는지 실효하한에 관한 논의가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나 영란은행은 소폭의 플러스(+)가 실효하한이라고 거론되는데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 나라보다는 높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높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파급 효력이 과거같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이럴 때일수록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효과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국회 업무현황 자료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 불안에 대비한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상시적으로 점검·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포퓰리즘에 등 돌린 민심… 유럽의 극우당, 전성기는 끝났다

    포퓰리즘에 등 돌린 민심… 유럽의 극우당, 전성기는 끝났다

    지난주 그리스 북부의 번화가 메소지온 거리에 있는 5층짜리 건물에 일꾼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건물에서 가져갈 수 있는 걸 전부 들고 나와 차에 실었다. 뜯어내다 만 간판엔 ‘황금’(Golden)이라는 글자가 사라지고 ‘새벽’(Dawn)만 남았다. 건물은 최근 몇 년 동안 그리스를 넘어 유럽을 강타했던 신나치 정당 황금새벽당을 상징해 왔다. 하지만 이제 너덜너덜한 깃발과 부서진 간판이 이 극우 정당의 상황을 보여 주고 있다. 2010년 아테네 시의회 입성, 2012년 국회 진출, 2015년엔 7% 득표율로 제3당까지 올랐던 이 정당은 지난 7월 2.93%를 득표해 의회 진출에 실패했다. 국가 지원금을 받지 못해 건물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가디언, 폴리티코 등 외신은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들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잇달아 진단했다. 유럽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고통받던 서민들이 전통적 정당·의회 정치와 유럽연합(EU)에 반감을 가지면서 국수주의, 민족주의, 반세계주의 등을 내세운 극우 정당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극우 정치세력은 소득 불평등과 실업, 이민자 증가와 저숙련 일자리 부족 현상으로 불안에 빠진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줬다. 소셜미디어는 가짜뉴스를 증폭시켜 이들의 효과적인 선거운동 도구가 됐다. 2010년 초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극우 정치세력은 최근 수년 새 급격하게 성장해 2017년 전후로 유럽 대부분 국가 의회에서 의석을 얻었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전체의 4분의1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했다. 이들은 지금도 범유럽 정치세력으로 조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스트리아 조기 총선 결과는 유럽에서 극우 정당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예시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2015년 서유럽을 관통한 난민 이슈를 타고 인기를 거둔 자유당은 2017년 총선에서 보수 국민당과 연정을 이뤄 부총리, 국회부의장 등을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점유율이 약 10% 포인트 떨어지며 무너졌다. 당 대표이자 부총리였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는 자신이 일으킨 부패 스캔들 탓에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참패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이탈리아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는 극우 동맹당을 이끌며 지난해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 내무장관과 부총리에 올랐다. 최근까지 인도주의 단체의 난민 구조선을 자국 항구에서 몰아내며 반이민 정책을 강행해 왔다. 그는 EU 회원국 내 다른 극우 정당들과 연합해 유로화에 반대하는 범유럽 연합체 조직을 추진했다. 그는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조기 총선을 통해 총리가 될 생각으로 이탈리아 연정을 붕괴시켰다. 하지만 오성운동은 그가 주장한 조기 총선을 거부하고 중도좌파 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했다. 당연히 살비니와 동맹당 인사들은 모든 공직을 내려놓고 정부에서 물러났다.2012년 프랑스 대선에서 약 18%의 지지율로 파란을 일으킨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결국 당을 주류 정치권으로 끌어올린 뒤 2017년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과 나란히 결선에 진출해 약 34%의 지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올 초 노란조끼 운동의 격렬한 시위에 힘입어 마크롱 대통령을 흔들었음에도 그의 지지율을 빼앗아 오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선 뒤 ‘국민연합’으로 당명을 바꾼 국민전선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정당 중 1위를 차지해 승리한 듯 보이지만 2014년 선거보다 훨씬 적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게 가디언의 분석이다. 스페인에서 지난 4월 무려 24개 의석을 확보하며 처음 국회에 입성한 극우 복스당은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성폭력 관련 법률들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2017년 10월 분리독립이 무산된 카탈루냐 지역에 대해 자치권 회수를 주장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상승세는 거기까지였다. 사회당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정부 구성에 실패했음에도 인기를 잃지 않고 있으며, 복스당은 여론조사에서 계속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영국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을 격파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의제를 선점했으면서도 지난 6월 자국 보궐선거에서는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 추진에 성공, 보수당의 잔류파를 쳐내고 진정한 브렉시트당을 만들길 기대했지만 이 계획도 실행이 어려워졌다. 최근 독일 지방선거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브란덴부르크주와 작센주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결국 어느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폴리티코는 독일 주류 정당들이 지방의회나 국회 어디에서도 AfD에 권력을 주지 않기로 결심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AfD는 11% 정도 득표하며 2017년 총선 득표율(12.6%)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폴란드와 헝가리에선 아직 극우 포퓰리즘이 번창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폴란드를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는 인종주의적 포퓰리즘과 가톨릭 국가주의, 사회보수주의에도 불구하고 다음 총선에서 과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체코에선 극우 성향의 총리가 공산주의 몰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에 직면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에선 진보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럽 유권자들은 극우 포퓰리즘 정책이 빈곤과 사회 불평등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걸 확인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극우 정당의 무서운 상승세가 꺾이게 된 공통의 이유다. 시민들은 달콤하게 들렸던 말들이 가짜뉴스였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반자유주의적이고 극단주의로 흐르기 쉬운 정책과 언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이런 인식 전환의 이유는 각 나라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프랑스의 경우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안정돼 여권이 견고한 지지를 받아서다. 오스트리아에선 자유당의 부패 스캔들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스에선 황금새벽당 당원 69명이 살인 사건 등 폭력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극단적인 이유도 있지만, 포퓰리즘 정권의 긴축정책 실패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극우 세력의 가장 큰 에너지원이었던 이민자·난민 문제가 국제사회의 최우선 의제에서 밀려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 유럽을 강타한 이상고온현상과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 호소 등으로 유럽의 의제가 기후변화 쪽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기존 정치세력은 극우 포퓰리즘을 견제하기보다 녹색 이슈를 선점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극우주의가 다시 팽창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불평등, 긴축과 난민에 관한 두려움, 세계화·자동화에 따른 실업 등 포퓰리즘이 들어섰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그대로 남아 분노의 정치에 싹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정치세력은 주류 정치 무대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폴리티코는 이들이 더이상 의제를 정하기 위해 권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난민·이민과 같이 언제든 뜨거워질 수 있는 문제에 관해선 이미 의제가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난민과 유로존 내 이민자들을 잘 받아들일 방법을 고민하던 유럽은 이제 타당한 난민 신청도 허가되기 어려운 진입장벽과 ‘유럽요새’를 강화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흐름은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처리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들끓는 벌레떼, 찜통·냉골 쪽방… ‘주거 지옥’ 젊어 고생 사절

    들끓는 벌레떼, 찜통·냉골 쪽방… ‘주거 지옥’ 젊어 고생 사절

    “제가 살던 하숙집은 가벽으로 공간을 쪼개 방을 나눠 놓은 곳이었어요. 에어컨은 복도에 딱 한 개라 여름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고, 겨울에는 실내에서 털옷을 껴입어도 이가 덜덜 떨렸어요.”서울에서 10년째 자취 중인 김모(28)씨에게 집은 ‘그냥 잠만 자는 곳’이다. 대학 입학 이후 기숙사, 원룸, 하숙집을 전전한 김씨는 “그동안 ‘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안락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며 “비싼 방값에 비해 주거환경의 질은 턱없이 낮았다. 집이라는 단어는 답답함과 짜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열악한 환경에 몰려 주거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성신여대 총학생회,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등 16개 학생회·학생단체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대학생 주거권 보장을 위한 자취생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청년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유엔은 1986년 모든 시민에게는 안전한 곳에서 안락하게 생활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을 세계 주거의 날로 정했다.●서울 거주 청년 3명 중 1명은 ‘주거 빈곤’ 청년층 주거 빈곤은 심각하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최저 주거기준(1인 가구 최저 14㎡)에 미달하거나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가구 비율인 주거빈곤율은 청년층에서만 ‘역주행’ 중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이슈보고서 ‘지난 20년 우리가 사는 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에 따르면 서울의 만 20~34세 1인 청년 가구 중 주거 빈곤 가구의 비율은 2005년 34.0%, 2010년 36.3%, 2015년 37.2%로 갈수록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 빈곤 가구 비율이 20.3%, 15.6%, 12.0%로 꾸준히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서울 1인 청년 가구 빈곤 비율이 2000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것은 (반)지하, 옥탑, 고시원 등 최저 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에 사는 비율이 청년층에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가 발표한 2018 청년 가구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10명 중 1명이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옥탑에 거주하는 비율도 2.4%였다.‘자취생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대학생 천기주(20)씨는 자신을 ‘하우스 푸어’라고 소개했다. 천씨는 “지난해 기숙사에 살 때만 해도 좁은 곳에서 여럿이 사는 게 싫어 자취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런데 기숙사 선정에서 탈락해 하는 수 없이 자취를 시작하니 그 생각이 다 깨졌다”고 말했다. 그는 “개강 직전 남은 방은 창문이 없는 9.9㎡(약 3평)짜리 고시원뿐이었고, 폐쇄회로(CC)TV도 없어 불안했다”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집을 찾아 헤매다 결국 학교에서 버스로 30분 떨어진 곳에 있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6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수도세와 관리비 10여만원은 별도다. 매달 집이라는 공간을 사용하는 대가로만 한 학기 기숙사비(70만원)와 비슷한 수준의 돈을 내야 한다. 대학생 김혜린(25)씨는 “부모님께 기대지 않고 자립하고 싶다는 마음에 몇 년 전 친구와 같이 자취를 하기로 결심했는데, 처음 집을 구할 때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것보다 심한 곳이 많아 충격이 컸다”며 “보증금 300만원, 월세 33만원을 주고 겨우 계약한 집은 도넛 등 과자를 상온에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개미 떼가 모여들고, 해가 들지 않아 식물이 말라 죽는 곳이었다. 그곳은 아무리 꾸며도 결코 ‘안식처’가 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이들처럼 그나마 ‘창문 있는 방’에서 살기 위해선 월세 푸어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국토부의 2018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자가점유율(자기 소유의 주택에 자기가 사는 비율)은 18.9%로, 취약층 외 일반 가구(57.7%)는 물론 신혼부부(48%)에 비해서도 훨씬 낮았다. 대신 월세 거주 비율은 51.7%에 달했다. 자취생 총궐기 기획단이 지난 5월 서울지역 대학 자취생 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월평균 생활비의 52.7%에 달하는 49만원을 주거비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명 중 1명은 최저 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살고 있었다.대학생 주솔현(24)씨는 “창문이 A4용지 크기 정도밖에 안 되는 12㎡(약 3.5평)짜리 원룸에서 산 1년은 제일 병원에 많이 갔던 기간”이라며 “환기가 거의 되지 않아 요리는 꿈도 꿀 수 없었다. 매끼를 사 먹었는데 가격이 싼 패스트푸드나 라면을 자주 먹다가 응급실에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을 보러 다닐 때 부동산 관계자가 ‘학생들은 좁은 데서도 잘산다’고 한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공교육에서 의식주가 인간의 필수조건이라고 가르쳤으면 우리 같은 자취생이 고시원과 반지하에서 겨우 연명하는 현실에 대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청년 하우스 푸어 막으려면 적극적 정책 필요” 청년층의 주거 빈곤이 계속되는 건 주거 안정을 통해 안정적 생활을 이어 가는 이른바 ‘주거 사다리’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소득 대부분을 비싼 월세로 지출하는 탓에 미래에 대한 대비도, 주거환경 개선도 불가능하다. 인천에서 2년째 자취를 하고 있는 대학생 한모(22)씨에게 ‘개강’은 한 학기의 시작이자 아르바이트가 또다시 시작되는 시기다. 한씨는 “종일 학교 주위 원룸을 보러 다니다 겨우 계약한 방이 보증금 300만원에 월 38만원짜리인 지금의 집”이라며 “월세가 생활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기 때문에 항상 돈이 부족하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저축이나 취미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취업준비생 조모(28)씨는 “좁은 공간이지만 혼자 사는 것 자체가 부모님에게 죄송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 입학 때부터 매달 월세 50만원을 부모님에게 받고 있다는 조씨는 “지금까지 주거비만 어림잡아 3000만~4000만원 정도 들었다”고 전했다.청년의 주거환경은 수십년째 ‘사각지대’에 있다. 그러나 맞춤형 대책은 마련되지 않는다. 정부의 사회 초년생, 청년, 신혼부부 주거 정책에 대해 당사자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공하는 행복주택의 계약률은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평균 67%에 그쳤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등의 계약률은 90% 이상이었지만 다른 지역은 20~40%에 불과했다”며 “행복주택이 청년이 거주하기엔 너무 외곽에 있거나 청년 인구 비율이 적은 지방에 지어지는 등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세 보증금을 지원하는 청년 전세 임대주택 역시 한계가 크다. 지원 자격이 까다롭고, 치열한 경쟁 끝에 ‘당첨’된다 해도 지원 금액이 제한적이라 현실 물가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청년 전세자금 대출로 집을 구한 직장인 차모(25)씨는 “서울 집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대출금을 끌어모아 1억원을 만들어도 16.5㎡(약 5평) 정도의 작은 공간만 구할 수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조금 더 넓은 곳으로 가는 대신 교통 인프라를 포기했다”며 “LH 전세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매물도 많아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차씨는 “기껏 당첨돼도 집 같은 집을 구하기는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자 그 뒤로는 ‘어차피 아등바등 돈 벌어도 집은 절대 못 산다’는 생각만 들었다”면서 “돈을 저금하는 대신 ‘욜로’(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방식)하며 살고 싶다”고 토로했다. 청년들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근형 자취생 총궐기 기획단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거비가 월 소득의 20%를 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수도권 지역 자취생 대부분은 소득의 절반을 주거비로 쓰는 게 현실”이라면서 “청년 대상 주거지는 임대료를 월 15만원 수준으로 정하고 최저 주거기준 이하인 주택은 개선 권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정책국장은 “행복주택 등 상당수 정책은 중산층 이상이 접근 가능한 정책”이라며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전·월세 인상률 상한을 도입하고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처럼 민간 자본을 이용해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자는 제안도 있다. 영국이 2011년부터 도입한 ‘부담 가능한 주택 프로그램’(Affordable Homes Programme·AHP)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다. 서울연구원이 2017년 발간한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영국은 임대료가 낮은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2020년까지 공공이 민간 공급 주체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국가가 재정 부담을 안고 모든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민간에 보조금을 줘 새로운 주택 건설을 유도하는 것이다. 미국 역시 1986년부터 저소득층 주택을 짓는 민간 개발자에게 10년간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또 하락 44.8%…민주-한국 격차 좁혀져

    문 대통령 지지율 또 하락 44.8%…민주-한국 격차 좁혀져

    문 대통령 긍정 44.8%…2.5%p 빠져부정 51.5%…긍정-부정 격차 5.7%p중도층 긍정평가 크게 하락해 39.2%‘검찰개혁 촛불집회’ 후 오히려 떨어져중도층, 민주당 이탈해 한국당으로 이동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한 주 만에 다시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도 함께 떨어진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지도가 소폭 상승해 민주당과 격차를 줄였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10월 1주차 주중 동향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 대비 2.5%포인트(p) 내린 44.8%로 나타났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1.3%p 오른 51.5%(매우 잘못함 39.1%, 잘못하는 편 12.4%)로 나타났다. 긍정평가와의 격차는 오차범위(±2.5%p) 밖인 6.7%p로 벌어졌다. ‘모름·무응답’은 1.2%p 증가한 3.7%였다.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진보층에서 77.0%, 부정평가는 보수층에서 79.4%를 기록하며 진영별 인식이 극명하게 엇갈렸고 그 수치 또한 팽팽했다. 중도층의 긍정평가는 39.2%로 상당 폭 떨어졌다. ‘조국 사태’를 둘러싸고 진영 간 대립이 더욱 격화하면서 새로운 이슈가 나올 때마다 여론이 불안정하게 요동치는 형국이다. 중도층의 변동성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리얼미터 측은 “이러한 변화는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청와대의 검찰 개혁 지시 등 관련 쟁점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지속적으로 격화한 가운데, 물가·집값·수출 등 민생 경제의 어려움에 관한 보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역시 중도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부 계층별로는 중도층, 20대와 50대, 40대, 60대 이상, 대구·경북(TK)과 충청권, 부산·울산·경남(PK), 서울, 경기·인천, 호남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하락했다. 다만 30대, 진보층에선 지지율이 상승했다.정국 이슈와 맞물린 일간 지지율 변화를 보면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있었던 주말 이후 월요일에 전주 금요일 대비 지지율이 1.8%p 내려갔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찰개혁안 발표가 있었던 지난 1일에는 1.2%p 올랐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8.0%로 1주 만에 다시 30%대로 돌아갔다. 전주 대비 지지도는 3.9%p 빠졌다. 한국당은 32.6%로 같은 기간 2.1%p 상승했다. 지지도가 1주 만에 반등하며 4주째 30%대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진보층(64.9%→65.5%)에서 소폭 상승했다. 한국당 역시 보수층(60.9%→62.9%)에서 지지도가 올랐다. 이로써 양당의 핵심이념 결집도는 2.6%p로 좁혀졌다.중도층에서는 민주당(36.7%→33.6%)에서 이탈해 한국당(29.0%→33.0%)으로 이동했다. 양당 간의 격차는 7.7%p에서 0.6%p로 상당 폭 좁혀졌다.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바른미래당은 5.6%로 전주대비 0.7%p 오르며 5%대를 유지했다. ‘조국 딜레마’로 고전하고 있는 정의당은 5.4%로 같은 기간 0.4%p로 떨어지며 3주째 5%대를 이어갔다. 우리공화당은 1.3%로 지난주와 비슷했고, 민주평화당은 1.2%로 1%대 초반에 머물렀다. 이번 주중집계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9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응답률은 5.6%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부, 6개월 째 ‘경기 부진’…“수출 투자 부진 지속되지만 디플레 우려는 과해”

    정부, 6개월 째 ‘경기 부진’…“수출 투자 부진 지속되지만 디플레 우려는 과해”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에 관해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부진 진단은 6개월 째 계속됐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도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지난 4월호부터 6개월 연속 사용했다. 2005년 3월 그린북 창간 이후 가장 긴 사용이다. 다만 4∼5월에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수출지표가 부진 판단의 대상이었다면, 6∼9월에는 ‘수출, 투자’로 범위가 축소됐다. 7월 주요 지표를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전기·가스업, 광업 등의 호조로 전월 대비 2.6% 늘어 6월(0.1%)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면서 1.0% 늘었다. 이에 따라 전 산업 생산은 1.2%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2.1% 늘었다. 다만 소매판매는 0.9%, 건설투자는 2.3% 각각 감소했다. 8월 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1년 전보다 13.6% 줄었다. 9개월째 감소세다. 8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로 1년 전과 비교할 때 보합을 나타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최근 소비자물가가 낮은 부분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 측면과 유류세 인하·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무상급식 등 정책적 측면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이를 제외하면 1% 초중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가 나타났지만, 그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내수 디플레이터는 1%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하다”며 “다만 일본의 사례를 보며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서는 “물량 부족 우려 등으로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해 도매가가 급등했지만 소매가는 영향이 미미한 상황”이라며 “가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홍 과장은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낮춘 데 대해 “세계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갈등 등으로 본격적으로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OECD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고, 한국이라고 예외가 되기는 어렵다”며 “다만 하향 폭은 주요 20개국(G20) 평균 수준이고, 2.1%는 G20 중 다섯번째로 높은 성장률 전망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中, 위안화 약세에 유가 불안 겹쳐 ‘이중고’ 오나

    中, 위안화 약세에 유가 불안 겹쳐 ‘이중고’ 오나

    “통화 완화, 유가 상승·식료품값 폭등으로” 돼지고기값 급등에 민심 이반 우려까지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국 경제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 피습 사태로 인한 유가 불안이 위안화 약세 상황과 겹쳐 중국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급등의 진짜 패배자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은 이미 인플레이션과 제조업 경기 부진,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해 17년 만에 가장 낮았다. 물가도 2013년 이후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길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져 돼지수가 급감해 8월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7% 올랐다. 주식인 돼지고기가 귀해지면서 민심 이반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국가 비축분 1만t을 방출하기로 했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컨설팅업체 차이나데이터닷컴의 짐 황의 발언을 인용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저유가가 중국 소비자와 기업들의 고통을 줄여 줬다. 하지만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시설 테러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피해 원유 시설이 이달 말까지 완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조금의 불안 요소로도 유가는 언제든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 원유 의존도는 70.8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사우디에서 4475만t의 원유를 들여 왔다.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15.7%다. 사우디 원유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이다 보니 이번 사태로 공포에 휩싸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경제매체 허쉰은 아람코 원유시설 피습 사태를 두고 “한 마리의 거대한 ‘블랙 스완’이 출현했다”고 비유했다. 블랙 스완이란 대단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가리킨다. WSJ는 “그간 중국은 미국의 관세 인상을 통화 완화를 통해 무력화해 왔다”면서 “하지만 유가 상승과 식료품값 폭등으로 위안화 절하가 지금보다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원유 가격이 더 오르고 이는 고스란히 가계와 기업 부담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9·13대책 1년만에 서울 집값 다시 꿈틀…약발 끝났나 우려도

    9·13대책 1년만에 서울 집값 다시 꿈틀…약발 끝났나 우려도

    초강력 부동산 규제 정책인 9·13부동산 대책이 시행 1년을 맞는다. 초강력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청약제도 강화, 3기 신도시 공급 등 규제의 ‘끝판왕’으로 여겨졌다. 각종 규제 탓에 9개월 간의 하락 안정세를 유도하는 등 한동안 집값 안정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울 집값이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분양시장도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결국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역부족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32주 연속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7월부터 상승 전환해 10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거래 건수 역시 올해 7월 7009건으로 지난해 8월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지난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생각에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화되기 시작했고, 점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더욱이 최근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디플레이션(저물가) 우려, 화폐개혁(디노미네이션) 가능성 등으로 부동산과 같은 실물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정부는 9·13대책의 효과가 약화하고,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후분양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해가려는 단지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결국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칼을 빼내들었다.하지만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양가뭄’ 우려에 최근 신축 아파트값이 불붙기 시작해 종전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98㎡는 올해 6월 24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말에는 27억 7000만원으로 4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란 극약처방을 내릴 경우 한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외교분쟁 등으로 불안해지는 대내외 환경에서 주택 공급감소와 시장불안이란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사유재산의 가격을 국가가 통제한다는 점에서 시장 경제에 반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가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 있지만 결국 길게보면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을 줄여 집값을 올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4~5년 후 집값 상승으로 부작용이 본격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의진의 교실 풍경] 이상한 나비 효과

    [이의진의 교실 풍경] 이상한 나비 효과

    1학기 중간에 교육부에서 공문이 내려왔다. 지금도 개개의 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에 접근하려면 교육부가 발급한 인증서가 있어야 로그인이 가능하다. 그런데 2학기부터는 한발 더 나아가 휴대폰 문자든 ARS든 인증을 한 번 더 거치는, 이른바 2차 인증을 의무로 하라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교사들이 반발한다. 이미 학교생활기록부는 교육부로부터 발급받은 인증서가 없으면 접근 불가다. 한데 거기서 번거롭게 인증을 한 번 더 거치라는 건 아무리 좋게 봐줘도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대국민 불안감을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달래 보자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차 인증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당사자 아닌 누군가가 불법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접근하는 것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증서를 뚫는 자가 2차 인증을 못 뚫을 리 없다. 업무의 불편함만 가중시키는 조치였고, 이 때문에 대부분 교원단체가 반발했다. 그제서야 2학기를 앞두고 다시 공문이 내려왔다. 대입과 직접 연관 없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2차 인증을 거치지 않는 상태로 모두 원위치, 고등학교만 ‘교과별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입력 시 2차 인증을 거치는 걸로 말이다. 맞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는 중요하다. 꼭 대입의 전형 요소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인 정보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한 개인의 가장 민감한 정보들이 무더기로 실려 있는 게 바로 생기부다. 주민번호, 살고 있는 집 주소, 성적, 성적 관련 특기사항, 각 교과 교사가 수업 시간에 관찰한 학생에 대해 기록한 특기사항까지 한 아이의 학교생활 전체가 기록돼 있는 공문서다. 그렇기에 보안과 관련해서 해마다 현장의 교사와 교직원을 조이는 지침이 끊임없이 새로 생기고 하달된다. 그럼 현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보안을 책임지는가. 우선 담임을 제외한 개개의 교사는 일부 영역에만 접근 가능하다. 예를 들어 동아리 관련 사항을 기록하려면 자신이 맡고 있는 동아리만 열리고, 그 외에는 열람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생기부를 출력하는 경우에도 보안과 관련해 절차가 나뉜다. 외부 제출용의 경우 행정실에 정식으로 발급 신청을 해야 한다. 이때 반드시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만 한다. 검토, 확인용의 경우에만 담임교사가 출력할 수 있는데 그 경우 외부 유출은 불가하고 그 자리에서 검토, 확인한 후 바로 분쇄기에 넣어 파기하게 돼 있다. 오늘도 우리 반 학생이 생기부를 출력해 달라고 왔길래 행정실 가서 정식으로 신청하라고 했다. 개인정보가 모두 담겨 있는 거니 보안에 신경 쓰라고 당부에 당부를 하고도 꼭 물가에 어린애 내놓은 심정이라 결국 어디 흘리지 말라고 뒤통수에 대고 한 번 더 잔소리를 하고야 말았다. 그런데 이번에 깜짝 놀랐다. 졸업한 사람의 생기부가 중인환시리(衆人環視裡)에 마구 공개되고 있는 게 아닌가. 졸업생의 생기부는 학교 내 어떤 교사도 접근 불가다. 딱 두 명만 예외다. 행정실의 생기부 출력 담당자와 나이스 업무 담당 교사만 열람 및 출력 권한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구멍이 뚫릴 수 있단 말인가. 누군가 거부할 수 없는 압력을 행사해 유출을 지시한 건지 정의감에 불타는 한 개인이 저지른 범법행위였는지 아직까지 밝혀진 것은 없다. 그러나 이런 식이면 법이고 뭐고 우습다. 생각해 보자. 졸업했는데도 내 아이의 생기부가 본인 동의 없이 누군가에 의해 낱낱이 털리는 상황을 말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있다 해도 선량한 다수의 사람은 언제든 자기 개인정보가 낱낱이 털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늘 불안에 떨어야만 한다. 게다가 학교 현장에서는 작금의 사태와 관련해 또 무슨 엉뚱한 조치가 내려올까 두렵다. 잘못은 엉뚱한 놈이 했는데 뒷수습은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해야 하는 상황, 이미 우리는 이런 ‘이상한 나비 효과’를 수십 년째 겪고 있기 때문이다.
  • 이주열 “‘R의 공포’ 부쩍 늘어나…추가 금리인하 여력 있다”

    이주열 “‘R의 공포’ 부쩍 늘어나…추가 금리인하 여력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지만, 대내외 경제가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10월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정책금리 실효하한이 소위 기축 통화국보다는 높아야 하고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정책 여력이 충분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경제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의 통화정책의 여력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효하한은 실질적으로 금리 인하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지노선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실효하한 금리 수준을 0.75~1.00% 수준으로 추정하고,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실효하한 수준 밑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원론적으로 말하면 (실효하한) 밑으로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당연히 신중히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효하한 금리 수준에 대해선 “통화정책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점을 실효하한으로 볼지, 한국과 같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에서 자본유출을 촉발하는 지점으로 볼지 등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며 “추정 방법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금년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못하고 점차 악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많은 나라가 소위 ‘자국 우선 원칙’에 따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 예를 들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움직임, 일부 신흥국의 금융위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소위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부쩍 늘어나는 게 작금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외환시장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 환율 변동 자체보다 그것이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게 원칙”이라면서도 “최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인 만큼 향후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금융·외환시장 상황에 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데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지만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세달 정도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면서 “가격 하락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아직 디플레이션까지 우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2%)를 달성할 가능성에 대해선 “성장률 전망 달성을 어렵게 하는 대외 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수치로 바로 반영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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