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물가 불안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부의 격차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공영방송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서청원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73
  • ‘미국발 한파’에 무너진 코스피… “연준, 올 5회 이상 금리인상”

    ‘미국발 한파’에 무너진 코스피… “연준, 올 5회 이상 금리인상”

    24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맥없이 무너진 데는 ‘미국발 한파’의 영향이 컸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조기 긴축,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기술 종목 조정까지 크고 작은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까지 촉발된 상황이다. 당분간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증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2.29포인트 내린 2792.0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800선을 하회하며 장을 마친 것은 2020년 12월 23일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780.6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351억원, 개인이 1365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뒷받침했다. 다만 기관에서 5952억원을 순매수해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그동안 글로벌 자금을 급격히 빨아들였던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1일 뉴욕 증시에서는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3대 지수가 1.30∼2.72% 급락했다. 특히 기술주들이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이날 전장 대비 21.79% 하락했으며 줌은 전 고점 대비 73.6% 빠졌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 조정은 미 기술주 낙폭 영향이 컸다”며 “미 증시 장이 힘들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대거 매도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25~26일(현지시간) 열리는 1월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월가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 횟수를 올린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메러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연준이 5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나면 코스피가 2800 밑에서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 중 하나”라며 “미국의 매파적 긴축정책은 계속되겠지만 시장 우려만큼 무리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5일 마이크로소프트를 시작으로 테슬라·인텔·애플 등이 잇따라 양호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여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치솟는 유가·곡물값… ‘퍼펙트 스톰’ 덮친다

    치솟는 유가·곡물값… ‘퍼펙트 스톰’ 덮친다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2.5%)으로 오른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물가를 자극하는 각종 대내외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8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약 12만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고, 국제곡물가격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주요 항만 적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항공·해상 운임이 역대 최고치를 찍는 등 물류난까지 덮쳤다. 이처럼 물가를 중심으로 한 불안요소가 이중 삼중 불거지면서 경제회복 동력이 떨어지고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버블이 터지는 등 ‘퍼펙트스톰’(각종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초대형 복합위기)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주부터 배럴당 80달러 중반대의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8일엔 86.58달러까지 올라 2014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3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100달러’ 시대는 2014년 9월이었다. 먹거리 가격도 심상치 않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지난해 1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3.7에 달한다. 2014~16년 평균가격(100)보다 33.7%나 높다는 의미다. 재작년 12월 108.5에서 1년 만에 23.2% 뛰었다. 한국은 밀·옥수수·대두 등 상당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최근 곡물가격 상승은 수확 차질과 인건비 상승,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복합 요인이 작용했다. FAO는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아 가격이 한동안 안정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류비 급등은 설상가상인 악재다. 글로벌 해상 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연말 사상 첫 5000(1998년 1월 1일=1000)을 돌파했고, 올 들어서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항공화물 요금 수준을 보여 주는 TAC인덱스 따르면 지난해 12월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1㎏당 12.72달러로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분기 물가가 상당히 고공행진을 하고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이 경제 이슈가 될 것”이라며 “연간 물가상승률도 정부 전망치(2.2%)보다 높은 2%대 중반 이상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42.29포인트(1.49%) 떨어진 2792.0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800선을 밑돈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국내 증시가 연일 맥을 못 추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긴축 강화 움직임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미국발 한파’에 무너진 코스피...연준 올 5회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도

    ‘미국발 한파’에 무너진 코스피...연준 올 5회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도

    24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맥없이 무너진 데는 ‘미국발 한파’의 영향이 컸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조기 긴축,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기술 종목 조정까지 크고 작은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까지 촉발된 상황이다. 당분간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증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2.29포인트 내린 2792.0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800선을 하회하며 장을 마친 것은 2020년 12월 23일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780.6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351억원, 개인이 1365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뒷받침했다. 다만 기관에서 5952억원을 순매수해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그동안 글로벌 자금을 급격히 빨아들였던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1일 뉴욕 증시에서는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3대 지수가 1.30∼2.72% 급락했다. 특히 기술주들이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이날 전장 대비 21.79% 하락했으며 줌은 전 고점 대비 73.6% 빠졌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 조정은 미 기술주 낙폭 영향이 컸다”며 “미 증시 장이 힘들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대거 매도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25~26일(현지시간) 열리는 1월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월가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 횟수를 올린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메러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연준이 5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나면 코스피가 2800 밑에서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 중 하나”라며 “미국의 매파적 긴축정책은 계속되겠지만 시장 우려만큼 무리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5일 마이크로소프트를 시작으로 테슬라·인텔·애플 등이 잇따라 양호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여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마이너스…오미크론 때문에 미 슈퍼마켓 또 텅텅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마이너스…오미크론 때문에 미 슈퍼마켓 또 텅텅

    오미크로 확산으로 인력난 급증소매 식품 재고율 86%로 급락연초 식료품 공급망 위기론 부상물가상승 7%…임금상승 -2.4%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식품가공 공장의 공급 대란에 노동 인력 부족까지 겹쳐 미국 슈퍼마켓 진열대가 다시 비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의 밥상 체감 물가는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국 소매업체의 식품 재고율은 86%를 기록했다. 이는 재고율이 90% 이상이었던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떨어진 수준이다. IRI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소매 업체 식품 재고율 추이를 보면 2020년 5월 17일(86.74%) 이후 재고율이 변동세를 보이다 지난 16일 약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특히, 냉장 반죽(61%), 냉동 빵(72%)과 스포츠음료(78%)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재고율이 60~70%대로 추락했다. 통상적으로 식료품점들은 상품의 95%가량을 재고로 확보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식품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생산량도 줄었다. 미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소 도축과 소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떨어졌다. 또, 돼지 도축은 9%, 닭고기 생산은 4% 하락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몇 달째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업은행인 라보뱅크의 크리스틴 맥크라켄 육류 조사 책임자는 “육류가 공장에서 매장 진열대에 도달하기까지 몇 주가 걸리기 때문에 현재 생산업체 노동자들의 오미크론 관련 사태는 공급 문제를 연장시킬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냉동 채소와 육류 스낵을 만드는 미국의 유명 식품 회사 코나그라 브랜즈도 이달 초 소비자 수요가 이미 회사의 공급량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미국 중남부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피글리 위글리’는 앨라배마·조지아주 물류 담당 직원 3분의 1이 병가를 낸 상태다. 미국의 대형 농산물 생산업체인 처치 브라더스 팜스의 애리조나주(州) 생산시설에서는 노동자 10명 중 1명이 병가를 내고 쉬고 있다. 식품망 공급 대란으로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금 상승이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해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한 호텔에서 일하는 타이 스텔릭은 “코로나19 동안 임금 인상을 요구해 시간당 1달러씩을 더 받았지만 여전히 임대료와 식료품 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가족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시간당 평균 임금이 4.7% 올랐지만, 물가상승률(7%)을 반영하면 임금 상승률은 -2.4%로 오히려 떨어진 상태다. 한편 유럽에서도 오미크론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유럽 국가에서 식품 재고율이 떨어지고 있다. IRI에 따르면 프랑스의 소매 업체 식품 재고율은 이달 1일 기준 89%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90%대를 유지하던 기록이 처음으로 9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9일(97%)까지 9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윤연정 기자
  • 디즈니랜드, 넷플릭스 이어 이번엔 P&G 가격 인상…달리는 인플레이션

    디즈니랜드, 넷플릭스 이어 이번엔 P&G 가격 인상…달리는 인플레이션

    P&G“다음 달 28일부터…오는 4월에도↑”가격 인상, 원자재 때문…美, PPI 9.7%↑영국·독일·캐나다 CPI 30년만에 최고치美 CPI도 40년만에 7% 상승으로 최고치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서비스와 제품 가격이 연이어 올라가는 등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타격을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디즈니랜드 입장료 인상에 이어 지난 14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월정액 요금이 오른 가운데 세제·섬유유연제 등 소비자들의 생필품 가격마저 오를 예정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이 올해도 제품 가격을 추가로 올린다고 C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다음 달 28일부터 타이드 세제와 다우니 섬유유연제와 같은 섬유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오른다. P&G사는 이어 오는 4월 중순부터 개인 건강용품 가격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유통업체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P&G은 지난해부터 몇 차례 소비자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기저귀를 비롯한 아기용품과 스킨케어 등 10개 부문 제품 가격을 이미 올렸으며, 미국 시장을 포함해 일부 해외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가격 인상이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원자재와 인건비, 물류비 등 각종 생산 비용이 계속 상승하는 데 따른 조치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존 몰러 최고경영자(CEO)는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원자재발 가격 인상과 관련해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긍정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P&G 뿐 아니라 유니레버, 킴벌리클라크 등 다른 생활용품 업체들도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보다 9.7% 급등해 지난 201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7%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이어 발표된 유럽과 북미 지역의 12월 물가상승으로 영국, 독일 그리고 캐나다 내 민생경제도 압박받고 있다. 이날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4.8%)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기록한 4.7% 상승을 웃돌고 1991년 9월(4.4%) 이후 최고치다. 식료품 가격이 약 1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고, 주택 소유 비용도 약 1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이날 영국 통계청도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5.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5.1%)보다도 높은 수준이고 1992년 3월(7.1%) 이래 가장 높다. 전기·가스요금이 오르는 가운데 식품, 가구, 의류 가격 등이 뛰었고 외식비도 상승했다. 영국은 특히 에너지 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동 내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지난 18일 북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87.51달러를 기록하는 등 7년 만에 원유 가격이 최고치를 찍었다. 독일의 12월 물가상승률은 5.3%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물가 오름세가 잇따라 이어지면서 미국에 이어 영국과 캐나다 중앙은행에서도 긴축 행보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앤드루 켈빈 TD 증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다음 주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WSJ에 말했다. 영국에서도 CPI가 공개된 뒤 다음 달 3일 예정된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 전망이 제기됐다. 윤연정 기자
  • 정부, ‘설 물가’ 잡는다는데... ‘체감 물가’는 이미 최고치

    정부, ‘설 물가’ 잡는다는데... ‘체감 물가’는 이미 최고치

    설 명절을 3주 앞두고 정부가 물가 안정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다. 금요일마다 열리는 주요정책 점검 회의를 물가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다음 달부터 피자, 치킨 등 가격 동향도 발표한다. 그러나 서민 ‘체감 물가’는 오를 대로 올랐다는 지적이다. 커피, 피자, 치킨 등 외식 물가는 물론 저가 전략을 취하는 대형마트 자체상품(PB)도 연말연시 한 차례씩 이미 가격을 끌어올렸다.지난 1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47)씨는 “뉴스보면 인플레이션이 이제 시작이라는데 한번 오른 가격이 쉽게 내려갈 것 같지 않다”면서 “즐겨 마시던 커피 값도 오르고 애들 학원비도 오르고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날 인스턴트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은 카누와 맥심 등 커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2% 올렸다. 전날(13일)에는 스타벅스코리아가 아메리카노와 라떼류를 포함한 음료 46종을 100~400원씩 인상했다. 햄버거 가격은 일찍이 뛰었다. 버거킹은 지난 7일부터 25종 버거류를 포함한 총 33종 제품 가격을 2.9% 인상했고 롯데리아도 지난달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렸다. 치킨 브랜드 교촌과 bhc치킨도 지난해 말 주요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해 온 대형마트 PB 상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지난달 이마트 PB 브랜드 피코크는 요거트, 우유 등의 가격을 2~4.8% 인상했고, 롯데마트도 온리프라이스의 우유 가격을 약 16% 올렸다. 한우, 계란 등 축산 관련 품목 가격도 여전히 불안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한우 등심 1등급(100g) 소매가격은 1년 전 1만 2327원에서 14일 기준 1만 4511원으로 17.71% 비싸게 유통되고 있다. 국산 냉장 삼겹살(100g)도 같은 기간 2100원에서 2375원으로 13.09%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겨울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사례가 확인되자 계란가격 상승 우려도 다시 고개 드는 모습이다. 계란은 지난달 한판(특란)에 5000원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6000원대를 웃돌고 있다.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물류비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인건비 인상 요인도 여전하다”면서 “한차례 가격을 올린 제품들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들의 인상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설]한은의 세 번째 금리 인상, 영끌족 부담 완화책 시급하다

    [사설]한은의 세 번째 금리 인상, 영끌족 부담 완화책 시급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연 1.25%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은 세 번째 인상으로, 반 년 동안 0.75% 포인트나 금리를 올렸다. 한은은 “앞으로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적인 인상을 시사했다. 우리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저금리로 빚을 내 아파트나 주식을 샀던 ‘영끌족’이나 코로나 상황에서 빚으로 연명해온 영세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부담이 크게 늘 전망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모든 대출자가 6개월 전 변동금리로 은행 빚을 냈다고 가정했을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9조 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1인당 약 50만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대출 창구에선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는 줄이고 있어 이자 부담은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훨씬 크다. 실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불과 6개월 전 연 3%대에서 현재 5%대까지 치솟았다. 조만간 6%대 진입이 예상된다.  급격한 이자 부담 가중은 차주에게 큰 고통을 안길 뿐만 아니라 자산시장 불안이나 소비 감소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부담 완화책이 필요한 이유다. 어제 당정이 차주의 부담을 덜기 위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하는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는데 그 정도론 부족하다. 우선 은행들이 긴축기조를 틈타 우대금리는 깎으면서 가산금리를 과하게 올리는 관행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은행권은 지난해 대출절벽 상황에서도 이자마진을 최대화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냈고, 직원들에게 수백%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정부가 소상공인들에 대한 대출 만기와 상환 유예조치를 3월 말에 종료하기로 한 점도 걱정이다. 거리두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장사를 해 빚을 갚기는 어려울 게 뻔하기 때문이다. 세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특히 채무조정이나 차환 방안 등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취약 차주가 파산하는 일이 없도록 하길 바란다.
  • [열린세상] 국가급 공급망 관리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가급 공급망 관리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지난해 10월 중순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조치로 촉발된 요소수 품절 사태로 인해 전국적으로 물류 대란이 발생하고 화물용 차량의 피해가 속출했다. 우리나라는 요소 수입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요소수 품절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는 곧 부산과 인천 항만의 화물차 운행 중단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긴급한 외교적 협의와 국내 생산을 중단했던 기업의 생산 재개 노력으로 수급이 안정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현재의 공급망을 유지한다면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장기적 수급 안정화 계획을 세우는 게 절실한 것이다.  이번 요소수 대란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현재 수급에 문제가 없더라도 산업 전반에 영향력이 큰 물자에 대한 전략물자 지정 및 비축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입품 공급망 전반을 검토하고, 특정 국가 의존 비중이 높은 품목을 조사하고 선정해 수급 불안 가능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때 국민의 생산 활동, 방위사업, 물가 안정,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급망을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역 분쟁과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 재난을 포함한 여러 비상 상황 시에도 긴급히 대처할 필요가 있는 물자를 파악하고 중점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해운, 항공 등으로 물자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글로벌 경제에서 특정 국가의 공급망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며 국가 안보라는 명분하에 많은 국가들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면서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 7월에 발생한 일본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소재부품 수급 대응 지원센터를 만들어 일본산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 및 관련 기업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신속하게 도입했다. 지난 요소수 품절 사태를 계기로 지원센터 등 일본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마련된 민관 협력 단체를 우리나라가 가진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분석 및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확대 개편해 국가급 공급망 관리 컨트롤타워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이 컨트롤타워는 요소수 사태와 같은 공급망 리스크 발생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리스크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효과적으로 위기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요소수 대란의 시작은 비용 문제로 인해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국산 요소에 의존해 왔던 것으로부터 비롯됐다.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볼 때 단일 공급처를 선택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선 우위를 가지지만 복합 공급처에 비해 공급의 불확실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실제 산업에서 비용 측면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자원의 무기화 등 단일 공급처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비해 국내 생산기술 및 설비를 최소한도로 확보하고 운영 능력을 유지·지원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글로벌화된 공급망 아래에서 여러 나라는 보호무역 부활 등을 통해 자신의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에 발생한 한일 무역 분쟁, 2020년 코로나19 마스크 품귀 현상, 2021년의 요소수 사태에 이어 최근 중국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희토류를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석탄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글로벌화된 공급망에서 리스크 예측과 그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탄력적인 공급망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단순히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는 팔로어가 아니라 이를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무버(mover)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수 있도록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때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결혼을 해야 할 101가지 이유/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결혼을 해야 할 101가지 이유/작가

    백신 3차를 맞고 나서 딱히 아픈 곳은 없었지만, 한 보름 정도는 체력이 떨어진 느낌이었던지라 핑계 김에 몸보신을 하러 나섰다. 동네 설렁탕집. 오전 11시, 아직 이른 시간인지라 손님은 나밖에 없다. 뒤를 이어 들어오는 손님들은 형광 연두색 옷을 입은 환경미화원 두 분. 연신 어이 추워! 하며 자리를 잡는다. 새벽 청소 일을 마치고 온 것 같다. “여기, 탕 둘이요!” 곧 맹렬하게 부글대는 설렁탕 두 개가 나왔고, 두 남자는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는다. 나 또한 오랜만에 마주한 도가니가 젓가락에서 미끄러질세라 초집중하며 특유의 젤리 육질을 음미하고 있었다. “뭐? 네가 결혼을 해?” 내 시선에서 등 쪽이 보이게 앉은 아저씨의 놀란 듯한 소리부터 들렸다. “어. 이제 직장도 생겼고.” 환경미화원이 되신 지는 얼마 되지 않은 듯하다. 그런데 아저씨의 목소리, 무척 희망차다. 사랑에 빠진 사람 특유의 들뜸도 느껴지는 듯하다. “뭐하러 결혼까지 해. 더 자리잡고 안정된 다음에 해도 안 늦은데….” “지금 하나, 나중에 하나….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 I can do it. 이미 결혼할 것으로 굳히기를 마친 아저씨의 ‘할 수 있다’는 말에 결혼식을 할 수 있다는 의미뿐 아니라 더 많은 것이 담겨 있음이 확실했다.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배려하며 살 수 있어. 지금보다 더 재미나게, 신나게 살 수 있어. 둘이 살면 지금보다 더 좋을 수 있어. 앞에 앉은 아저씨는 내가 있는 곳까지는 잘 안 들리는 소리로 조곤조곤 결혼하지 말아야 할 101가지 이유를 대고 있었고, 곧 새신랑이 되고 싶은 아저씨는 상대의 강스파이크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블로킹하듯 결혼을 하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설파했다. 이쯤 되니, 나도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서 결혼을 결심했던 이유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꺼내 보게 된다. 아저씨의 얼굴에 가득 찬 저 희망! 저것이 유일무이한 결혼의 까닭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함께 힘을 합치면 더 평안해지리라는, 미래를 향한 희망 말이다.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그리고 나의 경우를 봐도 ‘과거’를 치유하기 위한 결혼은 늘 불안정하고, 건강하지 못했다. 결혼의 방향은 직진, 그것도 미래를 향한 직진이다. 아무도 인생의 그래프가 땅으로 떨어지기를 바라면서 감행하지는 않을 테니. “내가 낼게.” 아무래도 결혼을 해야 할 이유를 댄 분이 이번 판에서는 이긴 듯하다. 행복하시길. 다만, 다가올 날들에 대한 ‘희망’이 ‘환상’으로 둔갑해 연기로 날아갈 시점이 분명히 있음을 곧 알게 될 텐데…. 늘 ‘희망’과 ‘환상’ 사이에서 너울거리는 것이 우리들의 ‘체험, 삶의 현장’ 아니겠나.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WHO “코로나 연내 종식 가능” 전망 속… 신규 확진 급증, 물가 상승·공급망 우려

    WHO “코로나 연내 종식 가능” 전망 속… 신규 확진 급증, 물가 상승·공급망 우려

    전 세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말연시를 맞아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높은 백신 접종률과 오미크론 변이의 비교적 낮은 사망률 등이 “올해 안에 코로나19를 끝낼 수 있다”(세계보건기구)는 희망 섞인 전망에 힘을 싣고 있지만, 연일 쏟아지는 확진자로 인한 사회 체계의 마비와 가파른 물가 상승 등이 새해 벽두부터 먹구름처럼 드리워 있다. 2일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전 세계에서 하루 동안 189만 19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상 최다 기록이다. 지난달 31일 뉴욕에서는 8만 5476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확진자의 증가세가 둔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연말연시 휴가와 모임으로 인한 감염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1일 22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해 나흘 연속 일일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한때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까지 줄었던 일본에서는 1일 535명이 쏟아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우리가 목표대로 전진한다면 2022년 말에는 다시 모임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과 방역수칙 등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는 게 근거로,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낙관론을 제시한 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라고 영국 BBC는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고 애플,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이 직원의 사무실 출근을 미루는 등 일상 회복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1월 한 달간 석탄 수출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에 석탄 가격 인상과 수급 불안의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미국 CNN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공급망 혼란과 높은 원자재 가격, 주택 임대료 상승 등이 2022년에도 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 인상 시기를 당초 예상됐던 여름에서 봄으로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지난달 31일 56.5%로 한 달 전(25.2%)보다 두배 이상 올랐다.
  • 새해 경제성장률 얼마나? 2년 연속 3%대 이상 달성 여부 관심

    새해 경제성장률 얼마나? 2년 연속 3%대 이상 달성 여부 관심

    ‘임이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털고 얼마나 회복할지 관심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슬로건으로 ‘위기를 넘어 완전한 경제 정상화’를 내걸고 올해 3.1%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다. 국제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IB)도 3% 내외 성장을 전망하는 곳이 많다. 지난해 4.0% 내외 성장이 전망되는 터라 정부가 올해 목표를 달성한다면 2년 연속 3%대 이상 성장을 하게 된다. 2년 연속 3%대 성장은 2013~14년(각각 3.2%)이 마지막이었다. 1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 IMF는 지난해 7월 내놓은 전망에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제시했으나 지난해 10월 수정을 하고 0.1% 포인트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0%,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1%로 각각 예상했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의 성장률 전망치는 3.0%다. 글로벌 IB 전망치는 주로 2%대 후반에서 3%대 초중반으로 형성돼 있디. 씨티(2.8%)와 바클레이즈(2.9%)는 2%대로 잡았다. UBS(3.0%)와 BoA메릴린치(3.1%), 골드만삭스(3.4%), JP모간(3.6%) 등은 3%대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인플레이션이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국민 1000명과 전문가 309명을 대상으로 대외리스크를 물은 결과 국민은 ‘코로나19 재확산’(26.8%), 전문가는 ‘인플레이션 장기화’(2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대내리스크로는 ‘자산시장 불안정’(국민 23.9%)과 ‘신 양극화’(전문가 35.9%)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정부도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인정하고 있다. 기재부는 “올해 경제 회복속도가 내수·투자·수출의 고른 증가를 통해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빠를 것”이라면서도 “취약계층 피해 누적, 생활물가 상승, 신 양극화 등으로 민생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이주열 한은 총재 “새해 경제 개선 맞춰 통화정책 완화 정도 적절 조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새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31일 신년사에서 “새해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한다”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금융불균형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영향을 함께 짚어가며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선 “그간 높아진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상호작용해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했고, 대출제도와 관련해선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당분간 유지하되, 지원제도의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면서 코로나 이후 상황을 대비한 중장기 개선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외환시장 안정 유지에도 힘쓸 것을 주문했다. 이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금리 인상을 이미 시작했거나 예고하고 있다”면서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국제금융시장의 가격변수와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어 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가계·기업 부채의 부실 우려도 짚었다. 이 총재는 “각종 금융지원 정상화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 부채의 잠재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 등 금융시스템 위험 요인을 상시 점검하고 정부와 협력해 적절한 대응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 내년 46만 가구 확대분양… 정부 ‘집값 안정’ 기대 반 의문 반

    내년 46만 가구 확대분양… 정부 ‘집값 안정’ 기대 반 의문 반

    정부가 내년에는 집값이 ‘안정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분양 물량은 올해보다 7만 가구 증가한 46만 가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부동산 관련 부처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내년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내년 집값 전망치는 그러나 주택 관련 연구기관의 전망치(2~5% 상승)와 달리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지 않았고, 실제 집값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입주 물량도 올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아 자칫 ‘희망 고문’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은 내년 집값 전망에서 수도권은 5.1%, 지방은 3.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연구기관들도 2~5%의 상승을 전망하는 등 올해보다는 오름세가 꺾이겠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률 이상의 집값 상승을 예상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 근거로 내세운 상승률·실거래가지수 둔화, 매수심리 위축, 거래량 둔화 등과 같은 지표는 연초부터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며 들이댔던 통계다. 국토부는 서울 강남에서도 실거래가지수가 하락한 데다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전환되고 금리도 인상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지표의 변동폭은 미미한 수준이라서 폭등한 집값을 한꺼번에 누그러뜨리기에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연구기관들은 집값 상승 전망 근거로 서울에서의 공급 부족을 들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자체 주택 수급량 산정 방식을 통해 현 정부 5년 동안 서울은 14만 가구, 경기·인천은 9만 가구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내년에 전국적으로 48만 8000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서울 지역 입주 물량은 8만 1000가구로 올해보다 2000가구 정도 적다. 특히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 6000가구에 그쳐 올해보다 6000여 가구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구 지정을 앞당기는 등 장기적인 공급 물량 확대 대책을 내놓았지만 인허가, 분양, 입주까지는 빨라야 5~6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당장의 주택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지구 지정이나 보상을 놓고 주민 반대가 심한 곳도 있어 조기에 분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전세시장은 불확실성이 더 크다. 특히 내년 8월부터 2년 전 보증금을 5% 이내로 제한해 계약을 갱신했던 주택의 계약 기간이 끝나는 물건이 나오면서 집주인이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릴 것으로 우려돼 정부 계획대로 안정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셋값은 입주 물량 증감에 민감하게 작용하는데 수도권 준공 아파트 물량 감소는 전세시장 불안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 공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폭등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입주 물량 확보와 가수요 억제 수단, 정책 신뢰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며 “수도권과 주요 도시의 입주 물량이 증가해야 집값 안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최저임금, 양극화 해소 못해”…윤석열 “부동산 세제 합리화해야”

    “최저임금, 양극화 해소 못해”…윤석열 “부동산 세제 합리화해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 등 현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 너무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또 현 정부가 집값 상승의 원인을 다주택자의 매점매석 때문이라고 생각한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며 세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최저임금제 어려운 기업에 지원해줘야” 윤 후보는 25일 방송된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노동시장 양극화는 최저임금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대기업은 최저임금 규제가 없어도 그 이상이 나가고 지불능력이 없는 기업은 사람을 쓸 수 없고 문을 닫아야 한다. 기업이 이미 양극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제라는 것은 노동자의 인권을 최소한 보장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지 양극화 해결 방안에서 나온 건 아니라고 본다”며 “사업해서 이익을 얻는 문제에 도덕이나 규범을 먼저 들이대는 것은 문제다. 양극화로 국민 경제 생활이 어려워지면 재정·복지로 해결할 문제이지 지불능력이 안 되는 기업을 문 닫게 만드는 것을 양극화 해소정책이라고 하면 무식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무용하냐’는 질문에는 “무용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최저임금은 노동법에서 노동자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사용자가 이익을 많이 보면서도 착취하는 걸 막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을 분야별로 차등하는 것은 어렵다. 물가상승률, 경제상승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여기에 맞춰서 올려야 한다. 지금 최저임금이 8700원이 조금 넘는다. 여기에 주휴수당, 식사 제공 등을 생각하면 최저임금이 1만원을 상회한다. 이렇게 갑자기 올리면 일을 못하는 근로자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제를 지키기) 어려운 기업에 대해선 정부가 조금 더 부담해서, 사람을 채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불)능력이 안 되는데 더 주라고 하면, (노동자 입장에선) 일을 하고 싶은데 못 하고, (기업 입장에선) 사람을 고용해서 생산을 하려는데 못 할 수 있다. 이건 시장에 마이너스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본인의 경제 핵심 키워드를 묻자 “행복 경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52시간제, 3·6개월 단위 유연한 여건 마련해야” 근로시간과 관련해 ‘주 120시간’을 언급했다가 반발을 샀던 윤 후보는 “주 52시간을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주 단위가 아닌) 3개월, 6개월 단위로 해 기준을 지키게 하자는 유연한 여건을 마련해 주자는 이야기였다”며 “지금도 예외조항은 있지만 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규제”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월 주52시간 제도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다주택자 물량 나오게 세제 합리화”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윤 후보는 “이 정부가 집값 상승의 원인을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소위 매점매석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그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다주택자들의 물량이 시장에 좀 나올 수 있게 세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현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대해 “양도세도 적당히 올려야 되는데 너무 과도하게 증여세를 넘어서게 올려버리니 안 팔고 그냥 필요하면 자식에게 증여해버리는 것”이라며 완화 방침을 밝혔다. “재건축 규제 풀어야”…분양가상한제 부정적 입장 이어 “재건축 등 건축 규제를 풀어서 신규 건축물량이 공급되게 하고 다주택자는 적절한 시점에 팔아서 자산 재조정할 여건을 만들어줘야지 (규제를) 딱 묶어놓으면 안 팔고 물량이 안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임대주택은 공공 공급으로만 하기 어렵고 임대차 물량이 시장에서 공급돼야 한다. 그러면 임대업자가 다주택을 보유할 수밖에 없는데, 그걸 (현 정부가) 다주택자 투기 관점에서 봐서 정책이 실패한 것”이라며 “각도를 달리해서 보겠다”고 덧붙였다.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서도 “분양가격을 어느 정도 자율화하는 게 맞지 않나 본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분양가 상한제와 연동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선 “어떤 사업자가 재건축을 통해 물량을 공급했는데 이익을 많이 냈다고 배 아프니 걷어와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안 된다”며 “100채가 있다가 200채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교통 유발, 환경부담이 생기면 정부가 재정투입을 해야 하니 그에 대해 수익자로서 부담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공공환수를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종부세, 폐지는 어렵지만 합리화하겠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세목이 만들어졌다가 폐지가 쉽겠나. 재검토해서 합리화하겠다”면서 “특히 주택 하나 가진 사람한테, 예를 들어 퇴직하고 살고 있는데 종부세를 내야 하면, 그야말로 고통이고 정부가 약탈해간다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또 대출받아 집을 임대한 사람은 세금을 올려 조세 전가를 하므로 (종부세가) 임대료를 올리는 기능을 한다”고 지적했다. “주식 공매도, 전면금지·허용 아닌 균형 맞춰야” 개인 주식 투자자들이 반발하는 공매도에 대해서는 “지금같이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일시적인 규제를 좀 하고 상황이 좀 나아지면 점차 국제기준에 맞춰가는 게 좋지 않으냐”면서 “전면 금지도 안 맞고 그렇다고 전면 허용할 수도 없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 한쪽으로만 봐서 ‘O.X’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 [씨줄날줄] 조세 저항/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조세 저항/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올해는 집값 걱정이 특히 심했다. 정부가 오르는 집값을 잡겠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30회에 가까운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따라 주지 않았다. 임대차 3법 등 집 없는 서민들의 고충을 덜어 주겠다는 정책들 또한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그야말로 자고 나면 수천만원, 수억원 단위씩 오른다는 말이 실감나는 한 해였다. 젊은이들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 집을 마련한다는 ‘영끌’에 나섰고, 천정부지로 올라 버린 전셋값을 맞추지 못한 서민들은 탈서울, 탈수도권 행렬에 나서야만 했다. 지난 3분기 우리나라 실질 주택가격 상승률은 23.9%로 세계 1등이었다. 일본과 중국의 실질 주택가격 상승률 8.7%, 2.5%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았다. 최근에는 물가마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삶이 힘들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한 해로 기억될 만하다. 연말에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내년 1월 1일 기준 전국의 표준지(토지)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그제 공개되자 이번에는 집을 가진 국민들이 당황하고 있다. 부동산 과세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 공시가격은 올해보다 10.16%, 단독주택은 7.36%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공시가격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오른다는 건 그에 비례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것이어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내년 3월 발표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 상승폭은 올해 대비 20%를 넘어설 것이라니 불안할 수밖에. 이뿐인가. 공시가 상승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등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 각종 세금은 늘어나는데 복지 혜택은 줄어들어 이를 걱정하는 한숨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이러다 조세 저항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해야 할 판이다.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게 당연하지만 부동산 소유자들의 불만과 걱정에도 이유가 있다. 매매나 임대 등 거래 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세금만 한꺼번에 많이 오르니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 실정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는데 왜 소유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느냐고도 반문한다. 은퇴자 등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불어나는 세금 부담에 오랜 삶의 터전에서조차 쫓겨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조세제도의 대원칙이다. 하지만 폭등한 집값처럼 세금 또한 너무 가빠르게 오른다면 문제다. 정부가 내년도 재산세, 건강보험료 등의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세부 시행 방안을 마련 중이라지만 속도가 중요하다.
  • KRX 金 현물 매수 수수료 저렴…인플레 대비 金 투자 살펴보세요

    KRX 金 현물 매수 수수료 저렴…인플레 대비 金 투자 살펴보세요

    최근 블룸버그에서 금 생산업체 경영진이 현재 트로이온스(31.1035g)당 1800달러(약 215만원)를 밑돌고 있는 금 가격이 3000달러를 넘어 5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한 발언이 소개되면서 전통적 인플레이션 방어자산인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자산시장에 불안감이 커지는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금은 실물자산이기 때문에 가치가 물가상승과 연동되는데 경제위기로 불안심리가 높아지면 가치가 올라가는 안전자산의 성격이 있다. 특히 달러로 표시되는 금 가격에 환율이 곱해져서 계산되기 때문에 위기 시에는 분산 투자의 효과가 높다. 따라서 금을 투자자산의 가치하락 상황을 대비한 위험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금은 금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금은 실물이기 때문에 예금의 이자처럼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금리가 오를수록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져 금 가격에는 부정적이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지만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을 불러오기 때문에 금 가격과 상충되는 면이 있다. 지난해 8월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마이너스 수준으로 낮아진 미국 실질금리 등으로 금 가격이 최고 2093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금 투자는 방법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금 선물로 운용하는 상품은 현·선물 가격차이, 근원물과 원월물 교체 비용으로 금 현물가격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아울러 금광업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금 펀드는 변동성이 클 수 있고 수익률은 금 현물가격과 많이 다를 수 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상장 금현물’은 수수료가 적고 매매차익이 비과세이며 10% 부가세를 내면 금 현물로 받을 수 있는 선택권까지 부여돼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장점이 많다. KRX 금 현물 투자는 은행과 증권사에서 매수 가능하다. 은행에서 계좌 개설 시 투자하는 원화 금액에 상당하는 금 실물이 그램(g)으로 잔액 표시되며, 추가 입금 및 일부 매도도 가능하다. 은행에서 골드바를 살 때는 10g, 100g, 1㎏ 세 종류 중 선택할 수 있다. 골드바 매수 시 10%의 부가세와 골드바 제조비용을 포함한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부가세와 매입, 매도 시의 수수료를 고려하면 구입 시점보다 대략 20% 이상 올라야 손해를 보지 않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매매차익은 비과세된다. 또 골드바 매입 시에는 자금세탁 등 부정한 목적을 막기 위해 현금 구입은 불가능하며, 예금통장에서 출금해서 매입대금을 결제해야 한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
  • 5대 은행장, 내년 경제 전망 “성장률 2.8%, 부동산 상승폭 둔화”

    5대 은행장, 내년 경제 전망 “성장률 2.8%, 부동산 상승폭 둔화”

    코로나19의 여전한 확산세,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내년 우리 경제가 불투명한 가운데 실물경제에 밀접한 주요 은행장들은 내년 성장률을 연 2.8%로 내다봤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유지되겠지만, 그 폭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증시는 박스권을 맴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8% 예상, 변수는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21일 서울신문이 5대 시중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서면 인터뷰한 결과, 은행장 5명 가운데 4명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3.1%)보다 낮고, 민간 연구소(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와 같다.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세계경제 회복으로 국내경제 회복의 중심축은 수출과 투자에서 민간소비로 이동할 것”이라며 “수출과 설비투자는 이미 정상 수준에 도달해 있어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수출경기 둔화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불확실성,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민간소비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고 했고,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수출 증가폭 감소로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다만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가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개선으로 수출과 설비투자도 증가할 것”이라며 3.3% 성장을 예상했다. 내년 우리 경제의 변수로는 코로나19 확산 정도, 물가상승 지속 여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공통적으로 꼽혔다. 진옥동 행장은 “오미크론 확산이 각 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고 이동 제한이 내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등의 물가상승도 오랜기간 지속되면 경기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비용 부담, 이자 상승에 따른 리스크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상승폭은 둔화, 주식은 상반기까지 박스권 예상 올 하반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상승폭이 일부 둔화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은행장 5명 중 4명이 상승폭 둔화를 예상했다. 이재근 내정자는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오름폭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봤고, 권준학 행장도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상승, 주택공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광석 행장은 “내년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만큼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규 주택 공급물량 부족 이슈가 이어지고 있고 실물자산 투자심리가 견고해 보합 장세가 예상된다”고 봤다. 진옥동 행장은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공급량이 부족한 서울까지 하락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서울 및 수도권 지역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주식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박성호 행장은 “내년 기업들의 실제 이익은 올해와 비교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까지는 올해와 유사한 2900~3300선에서 증시가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돼 반도체 및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업황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증시가 상승해 3500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행장들도 대부분 상반기는 박스권, 하반기 상승을 예상했지만 “경기회복과 맞물려 상반기 고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상승요인이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권준학 행장)는 평가도 있었다. 내년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자산 배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옥동 행장은 “내년은 코로나19 극복에 따른 경기회복이라는 호재, 물가상승과 주요국의 긴축 전환이라는 악재가 공존한다”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5대 5 비중으로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은 내년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우주산업, 친환경, 미디어콘텐츠, 메타버스 등을 꼽았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어질 것”…연 2차례 인상 전망 아울러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는 내년에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권준학 행장은 “물가상승과 금융불균형에 대응한 금리인상 가속화로 최대 3차례 금리를 올려 연 1.75%가 되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이재근 내정자는 “1분기와 4분기에 인상돼 연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옥동·박성호·권광석 행장도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차례씩 기준금리가 인상돼 연 1.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연 2%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권광석 행장)는 의견도 있었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중채무자, 저소득자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봤지만, “금융기관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은행장들의 공통적인 견해였다. 내년 3월 종료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에 대해선 은행들 모두 자체 프리워크아웃 제도 등 연착륙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박성호 행장은 “고위험 차주 선별과 부실 조기 포착능력을 제고하고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차주 신용도 평가를 정교화하게 다듬었다”며 “원리금 장기 분할 납부 유도, 금리 감면 검토 등 유예 조치 종료후 연착륙을 유도 중”이라고 말했다. 권준학 행장도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단기적인 매출 감소가 유동성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내년에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것과 관련해 진옥동 행장은 “한정적 자원의 효율적, 효과적 사용에 중점을 두고 가계대출 규모를 관리할 예정”이라며 “고소득자의 거액대출을 취급하기보다는 다수의 서민층에 자금을 지원해 금융소비자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광석 행장도 “총량 규제 범위 내에서 실수요자와 중저소득자 위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은행권 주요 과제는 마이데이터, 금융플랫폼 아울러 내년 은행권의 주요 과제로는 마이데이터 사업, 금융플랫폼 확장,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공통적으로 꼽혔다. 박성호 행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재 확보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을 강조했고, 이재근 내정자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위드 코로나 시대의 리스크 관리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권준학 행장도 ESG경영, 디지털 전환, 고객신뢰 제고를 강조했다. 진옥동 행장은 “금융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서 ESG경영은 필수가 됐고, 디지털 전환은 플랫폼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 전 영역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권광석 행장도 “마이데이터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금융권에서 독점해왔던 데이터와 인프라 등이 개방되고 있다”며 “디지털 역량 강화와 코로나19에 따른 잠재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설] 가시밭길 내년 경제, 물가 잡는 데 사활 걸어라

    정부가 어제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3.1%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예상 성적(4.0%)보다는 못하지만 3%대만 유지해도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년 경제는 곳곳이 가시밭길이다. 우선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가세하면서 세계 각국은 다시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일각의 관측대로 코로나가 3년, 5년 후까지 갈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내년은 영향권 아래 놓여 있는 게 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치솟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2.4% 상승에 이어 내년에도 2.2% 오를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측이다. 2년 연속 2%대다. 한국은행이 정한 물가안정 목표치(2%)를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 부진 속에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현대경제연구원의 지적처럼 ‘스크루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스크루플레이션은 실질소득은 줄어드는데 물가만 오르면서 국민들의 삶이 쥐어짜기로 내몰리는 상황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정부가 자신들이 만든 ‘연료비 연동제’를 스스로 무력화시키며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어제 동결한 것도 이러한 판단이 작용해서일 것이다. 조만간 가스요금도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공요금 동결은 “개발연대식 물가 잡기 수단”(김종갑 전 한전 사장)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물가가 워낙 가파르게 치솟으니 잠시 시간을 벌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하더라도 한계가 분명하다. 더 찍어 누르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면 더 큰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음을 정부 관계자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중국에 기대기도 어렵다. 저가 물량 공세로 ‘디플레 수출국’으로 불렸던 중국은 이제 되레 ‘인플레 수출국’이 돼 버렸다. 물가 인상 요인을 적절히 분산시키고 이해관계가 맞는 나라들과 ‘공급망 동맹’을 주도적으로 맺어 나가야 한다. 올해 체감 물가 오름세의 가장 큰 주범이 집값이었던 만큼 공급 확대도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 내년에는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소비 진작도 큰 과제다. 자칫 물가 억제라는 정책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기재부·한은 등 경제팀의 대처 능력과 팀워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역대 최장수 경제부총리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연임 중앙은행 총재다. 두 경제사령탑은 타이틀에 걸맞은 실력과 존재감을 보여 주기 바란다. 대선이 끝나면 새 경제팀이 꾸려지겠지만 물가 관리의 중요성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 전기료, 물가 기여도 0.04%P…내년 물가 잡기 실효성 미지수

    기획재정부가 20일 ‘2022년 경제정책방향’ 발표와 함께 내년 1분기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것은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폭이 가파를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경제 주체가 예상하는 미래 인플레이션)까지 자극해 한층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공공요금이 전체 물가에 끼치는 영향(기여도)이 크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사전브리핑에서 “공공요금을 무작정 억제하는 게 아니고 (인상) 시기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가는 특정 시기에 한꺼번에 인상이 집중될 경우 부담이 커지고 불안을 확산시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이날 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을 결정했다. 한전은 분기별 조정폭을 적용해 ◇당 3원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정부가 ‘유보’를 결정하면서 동결됐다. 전기요금은 한전이 발표하지만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협의 등을 거쳐 결정된다. 다만 지난달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3.7%)에서 전기·수도·가스의 기여도는 0.04% 포인트, 공공서비스는 0.08% 포인트에 그치는 등 미미해 공공요금 옥죄기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공공기관 반발을 계속 잠재우는 것도 쉽지 않다. 이날 기재부가 공공요금 동결 시기를 1분기로만 한정하고 2분기부터는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공공요금 동결뿐만 아니라 내년 4월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 조치도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연장하거나 인하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가며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유소의 알뜰주유소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율을 10% 포인트 상향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