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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권력기관 예산 등 삭감…10대 민생 예산 증액 추진”

    野 “권력기관 예산 등 삭감…10대 민생 예산 증액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대통령실 이전 및 권력기관 예산을 대폭 손질하고 민생 예산을 되살리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이번 이태원 참사로 필요성이 대두된 안전 관련 예산, 일자리 지원 예산, 기후위기 대응 예산 등 ‘10대 민생 예산’을 항목화해 5~6조원 가량을 증액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민주당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박정 의원, 위성곤 정책수석부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김 부의장은 “역대 최대규모의 지출구조조정으로 인해 민생 경제·기후대응·안전 등 중요 사업 예산이 많아서 경제가 어려울 때 더 어려운 중산·저소득·취약계층 등의 민생난이 가중될 것이 우려된다”면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불안을 더 키우는 경제불안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지역사랑 상품권 7000억원 전액 ▲임대주택 6조 2000억원 ▲청년 내일채움공제 6724억원 등 감액된 사업 중 민생 관련 사업이 69개라며, 경제대응 사업,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및 운영, 안전 사업 예산도 올해 대비 각각 2조 6000억원, 4859억원, 1조 3000억원 줄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 중 ▲대통령실 이전 후속조치 ▲권력기관 ▲시행령 통치 관련 예산 약 14조원을 조정 대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 예산편성권을 존중해 전부 감액하지는 않되, 불요불급한 4~5조원을 삭감하고 종합부동산세·법인세 등 이른바 ‘초부자감세’를 줄여 전체적으로 6~7조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예산으로 ‘10대 민생 사업’ 예산의 증액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추린 민생 사업은 119 구급대 지원 등 안전, 지역화폐 발행, 어르신 일자리, 기초연금 단계별 인상, 저소득층 영구 임대주택 공급 확대, 청년내일채움공제, 쌀값 안정화, 취약차주 금융지원, 장애인 지원, 재생에너지 지원 등이다. 특히 정부가 전액 삭감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은 7050억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가 그동안 자신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의 경제적 선순환 등 효과를 들어 그 필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박정 의원은 “코로나19가 완전히 해결된 것도 아니고 경제가 어려우니 지역화폐 예산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10대 사업 외에도 전기요금 인상으로 어려운 저소득층의 부담을 경감하는 에너지바우처, 문화·체육·관광 지원 확대 등 민생 사업의 예산 증액도 추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 美 ‘4연속 자이언트 스텝’ 충격파 이어 10월 고용지표·CPI 주목 … 韓증시·환율 출렁

    美 ‘4연속 자이언트 스텝’ 충격파 이어 10월 고용지표·CPI 주목 … 韓증시·환율 출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고강도 긴축의 충격파가 확산된 데 이어 미국의 10월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고용지표가 양호하고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견고하면 연준은 초유의 5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24일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하는 한국은행이 고심에 빠진 가운데 우리나라 증시와 환율도 출렁이고 있다. 페드워치 “연준 자이언트 스텝 확률 52.8% vs 빅스텝 확률 47.2%” 4일(현지시간) 오전 3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52.8%,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47.2%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일 FOMC가 열리기 전까지는 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피벗(pivot·정책 전환)’ 기대감이 커져, 12월 FOMC에서 빅스텝과 자이언트 스텝의 확률이 대등하게 집계돼 왔다. 그러나 3일 FOMC 이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빅스텝 가능성을 앞서기 시작했다.앞서 연준은 3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3.75~4%로 올려 ‘기준금리 4% 시대’를 열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 중단을 고려하는 건 시기상조”, “역사는 이른 (금리)완화에 대해 강력 경고한다”고 밝히며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이날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최종금리의 수준과 기간이라면서 최종 금리는 예상보다 높게, 고금리의 기간은 예상보다 길게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시장은 4일 오전 8시 30분 발표되는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와 10일 발표되는 10월 CPI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2% 상승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10월 CPI 상승률을 8.1%로 예측하고 있다. 고용지표가 양호하고 CPI 상승률이 전망치보다 높으면 연준은 고강도 긴축의 고삐를 더 죌 수밖에 없다. 韓 증시·원달러 환율 불안 속 혼조세 한국 증시와 환율은 긴장감 속에 혼조세를 이어갔다. FOMC 직후 3일 오전 전거래일 대비 -1.73%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이날 0.33% 하락으로 마무리한 뒤 4일에도 소폭 하락한 뒤 혼조세를 보이다 0.83% 오른 2348.43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전일 종가 대비 2.2원 오른 1426.0으로 시작해 오전 중 1429.2원까지 올랐다 4.6원 내린 1419.2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CPI 결과에 따라 단기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면서 “경기 상황에 따른 연준의 금리 속도 조절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갈 수 있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주식시장의 하락 추세도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열린세상] 누구도 현장을 비난할 자격 없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누구도 현장을 비난할 자격 없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길어진 재판이 퇴근 시간 즈음 끝났다. 오후부터 폭설이 내렸고 한 달 안에 태어날 아기가 뱃속에 있었기에, 조심조심 교대역으로 향했다. 눈 쌓인 도로가 얼기 시작했기에, 지상교통 퇴근은 어렵겠다 싶은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내려가고 있었다. 집에 가는 지하철이 도착하는 플랫폼은 양방향 차량이 중앙 플랫폼 하나를 쓰는 곳이었다. 빽빽한 사람들 틈을 뚫고 타야 할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하는데, 공교롭게도 양방향 지하철이 동시에 도착했다. 활짝 열린 양쪽 문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플랫폼으로 내려오는 계단 쪽 사람들은 막 도착한 그 지하철들을 타기 위해 사력을 다해 내려오고 있었다. 사람에 치여 아까부터 숨 쉬는 것이 퍽 답답했는데, 갑자기 세게 짓눌리며 온몸이 터질 듯 아팠다. 살려 달라 소리는커녕 숨도 잘 안 쉬어졌고, 본능적으로 남산만 한 배를 꽁꽁 감싼 채 눈물만 뚝뚝 흘렸다. 마침 옆 남성이 내 배를 쳐다보더니 흠칫 놀라며 ‘밀지 마세요! 여기 임신부 있어요!’ 목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약간 길을 터 주자 그는 힘차게 나를 밀어 문이 막 닫히는 지하철에 넣어 주었다. 가까스로 탄 후에도 놀람과 아픔, 고마움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데 ‘아까 넘어져서 밟힌 할머니랑 아주머니 어떡하냐’며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불과 몇 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때 뱃속 아이가 둘째였는지 셋째였는지도 가물가물해졌지만, 수많은 인생이 순식간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던 그날의 감각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달 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참사로 300명 넘는 사람이 숨지거나 다쳤다.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과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고 장관, 시장, 경찰청장이 사과했다. 특별수사본부는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나섰다.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정작 책임져야 할 수뇌부에게 면죄부를 주고 현장에서 피땀 흘린 사람들의 노고가 폄훼되지 않게끔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함은 당연하다.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마주한 인간군상은 다양했다. 구급차로 시체를 나르는데 옆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무리를 본 사람, 심폐소생술을 멈추고 망연한 자신을 무심히 지나치며 시체사진을 찍는 모습에 몸서리가 쳐졌다는 사람도 있지만, 한 명이라도 더 살려 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사람들을 난간으로 밀어 올려준 사람, 다친 딸을 업고 뛰어가는 아버지를 차에 태워 끝까지 도와준 사람도 있었다.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 비쳐지는 단면들을 압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그 단면만 보고 왜 거길 갔냐며 조롱하고, 옆에 있었으니 2차 가해자라며 함부로 단정 짓는 목소리들이 있다. 이렇게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평가하는 심리의 바닥에는 ‘나는 저러한 불행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얻기 위한 옹졸함이 자리한다. 저 사람은 피해를 당할 만한 이유가 있고, 그에 비해 자신은 사리분별을 잘하기 때문에 세상의 불행이나 고난을 적절히 통제해 나갈 수 있다고 선을 긋는다. 세상은 몹시 복잡다단하기에 개인이 눈앞의 불확실성을 일일이 예측하거나 대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함에도, 이로 인한 불안감을 줄이고자 손쉽게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맘 편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을 많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떠났다. 책임질 사람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되, 피해자와 현장의 사람들에게는 비난도 평가도 삼가자. 온 마음으로 위로하고 추모해야 할 때이다.
  • 신촌·홍대골목 불법건축, 지옥철… ‘이태원 닮은 위험’ 뿌리 뽑는다

    신촌·홍대골목 불법건축, 지옥철… ‘이태원 닮은 위험’ 뿌리 뽑는다

    서울시가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골목길 위반 건축물부터 인파가 몰리는 한강공원, 지하철까지 일상생활 곳곳의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수립해 개선에 나선다. 대책은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실국별로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장소나 행사에 대한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 중이다. 해당 대책엔 주최자가 없는 행사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소에 대한 안전 책임을 공공의 영역으로 포함시키고,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는 이태원 사고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골목길 불법 증축물과 관련해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젊은층이 자주 찾는 상가 밀집 지역을 우선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뒤 서울 전역으로 점검을 확대한다. 유창수 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날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홍대입구, 신촌 등에서 보행자 통행을 어렵게 만드는 불법 증축물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최재란(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시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서울 내 위반건축물은 7만 749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시는 303건을 적발해 이행강제금 6억 1005만원을 부과했다. 그동안 건물 소유자나 상인들이 상권 위축 등을 이유로 위반 건축물 단속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 제재가 쉽지만은 않았다. 유 실장은 “자치구와 협력해 (위반 건축물에 대한) 자진철거를 유도하고 이행강제금뿐만 아니라 고발 등 행정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과밀 문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지옥철’로 불리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 대한 안전대책도 마련한다. 서울교통공사의 ‘연도별 최대혼잡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 지하철에서 가장 혼잡한 구간은 9호선 노량진역에서 동작역까지로, 혼잡도가 185%에 달한다. 혼잡도가 150%를 넘으면 열차 내 이동이 어렵다. 시는 신도림역, 사당역 등 혼잡도가 높은 지하철역을 대상으로 현장 분석에 착수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동 동선과 안전시설 보강, 대피공간 확보 등을 추진한다. 9호선의 현행 6량 열차를 8량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 한강공원을 관리하는 한강사업본부는 민간단체가 행사를 기획할 때 안전 매뉴얼이 미흡하면 승인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해 인파가 몰리는 곳이나 물가 등 위험 지역을 살피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편 시의회 국민의힘은 이날 주최·주관자가 없는 다중운집 행사에 대해서도 시장이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도록 하는 내용의 ‘다중운집 행사 안전 관리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다.
  • 안산시, “부동산 규제 해제해달라” 국토부 건의

    안산시, “부동산 규제 해제해달라” 국토부 건의

    경기 안산시가 시 전역에 걸친 부동산 규제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안산시는 3일 국토교통부에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지정 해제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안산시 전 지역은 지난 2020년 6월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특히 단원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부동산 거래에 제한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함께 ‘거래 절벽’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주택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49.6% 감소했으며, 아파트 거래량은 78.1% 하락했다. 주택가격상승률도 물가상승률보다 1.9%p 낮게 나타나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27년 신길·장상지구 2만927호 대규모 주택공급이 예정돼 있어 시는 규제를 이어갈 경우 주민 재산권 침해는 물론 지역경제 전반이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지역주민은 물론 국회의원 및 도의원 등 정치권과 긴밀히 연대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경제 한파에도 프리미엄폰은 활짝 피었습니다

    경제 한파에도 프리미엄폰은 활짝 피었습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불황의 직격타를 맞으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급락하는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출시된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폰 갤럭시 Z 시리즈 등 프리미엄폰은 선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심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유럽은 물론 북미 시장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23 시리즈 조기 출시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31일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실적에 따르면 MX(모바일경험) 및 네트워크 부문은 매출 32조 2100억원, 영업이익 3조 2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3.5% 줄었다. 영업이익 증감만 놓고 보면 ‘감소’에 해당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부터 모바일, 생활가전에 이르기까지 전체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는 점에서 ‘호실적’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시장이 불안정해진 상황 속에서도 올 상반기 출시한 플래그십폰 갤럭시 S22와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 Z플립4 및 갤럭시 Z폴드4, 웨어러블 신작인 갤럭시워치5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와 내년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시장 악화 지속 속 성장’을 전망했다. 현재의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프리미엄폰과 웨어러블 공략 강화로 매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말 스마트폰 성수기에 대응해 다양한 판매 프로그램으로 플래그십 모델 판매를 지속하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판매 확대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 시리즈와 갤럭시 Z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지난 9월 프리미엄폰 아이폰14를 출시한 애플은 점유율 2위를 지키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더욱 좁혔다.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6410만대로 2분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점유율은 21%를 기록했다.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5220만대를 출하했고, 점유율은 아이폰14 출시 효과로 전년보다 1.7% 포인트 오른 17.3%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3분기 5% 포인트에서 올해 3분기 약 4% 포인트로 좁혀졌다. 반면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들은 모두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했다. 3위인 샤오미의 출하량은 4050만대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다. 오포는 2910만대, 비보는 253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보다 18.9%, 22.4%의 감소세를 보였다. 재커 리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장 큰 요인은 중국 내수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팬데믹 관련 중국 주요 도시의 폐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도의 정치적 갈등, 경제 침체 그리고 중국 내수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아너, 화웨이와의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폰이 ‘불황 속 구원제품’으로 확인된 만큼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 매출 신장을 위해 갤럭시 S 신작 출시일을 당초 예정보다 2~3주가량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 내고 있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올해 2월 말, S21은 지난해 1월에 출시한 바 있다. 신작의 주요 성능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2억 화소를 구현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이 센서가 탑재되고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올해 말 공개될 퀄컴의 스냅드래건8 2세대 칩이 단독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00원을 훌쩍 뛰어넘은 원달러 고환율과 고물가 등으로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출고 가격 결정 여부에 따라 출시 시기도 조율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아직까지 출시 일정은 물론 제품 사양과 관련해 확인된 내용은 없다”며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 불황에 확인된 프리미엄폰 효과...갤럭시S23 조기 출시 기대감도

    불황에 확인된 프리미엄폰 효과...갤럭시S23 조기 출시 기대감도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불황의 직격타를 맞으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급락하는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출시된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폰 갤럭시 Z 시리즈 등 프리미엄폰은 선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심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유럽은 물론 북미 시장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23 시리즈 조기 출시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31일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실적에 따르면 MX(모바일경험) 및 네트워크 부문은 매출 32조 2100억원, 영업이익 3조 2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3.5% 줄었다. 영업이익 증감만 놓고 보면 ‘감소’에 해당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부터 모바일, 생활가전에 이르기까지 전체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는 점에서 ‘호실적’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시장이 불안정해진 상황 속에서도 올 상반기 출시한 플래그십폰 갤럭시 S22와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 Z플립4 및 갤럭시 Z폴드4, 웨어러블 신작인 갤럭시워치5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와 내년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시장 악화 지속 속 성장’을 전망했다. 현재의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프리미엄폰과 웨어러블 공략 강화로 매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말 스마트폰 성수기에 대응해 다양한 판매 프로그램으로 플래그십 모델 판매를 지속하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판매 확대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 시리즈와 갤럭시 Z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지난 9월 프리미엄폰 아이폰14를 출시한 애플은 점유율 2위를 지키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더욱 좁혔다.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6410만대로 직전 분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점유율은 21%를 기록했다.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5220만대를 출하했고, 점유율은 아이폰14 출시 효과로 전년보다 1.7% 포인트 오른 17.3%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3분기 5% 포인트에서 올해 3분기 약 4% 포인트로 좁혀졌다.반면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들은 모두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했다. 3위인 샤오미의 출하량은 4050만대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다. 오포는 2910만대, 비보는 253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보다 18.9%, 22.4%의 감소세를 보였다. 재커 리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장 큰 요인은 중국 내수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팬데믹 관련 중국 주요 도시의 폐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도의 정치적 갈등, 경제 침체 그리고 중국 내수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아너, 화웨이와의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폰이 ‘불황 속 구원제품’으로 확인된 만큼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 매출 신장을 위해 갤럭시 S 신작 출시일을 당초 예정보다 2~3주가량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 내고 있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올해 2월 말, S21은 지난해 1월에 출시한 바 있다. 신작의 주요 성능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2억 화소를 구현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이 센서가 탑재되고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올해 말 공개될 퀄컴의 스냅드래건8 2세대 칩이 단독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00원을 훌쩍 뛰어넘은 원달러 고환율과 고물가 등으로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출고 가격 결정 여부에 따라 출시 시기도 조율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아직까지 출시 일정은 물론 제품 사양과 관련해 확인된 내용은 없다”며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 임금은 올랐다는데…고물가에 주머니 사정은 ‘팍팍’

    임금은 올랐다는데…고물가에 주머니 사정은 ‘팍팍’

    ‘고물가’에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오히려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9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사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5.1%(18만 1000원) 증가한 370만 2000원으로 집계됐다. 300인 미만 사업체가 5.9%(18만 7000원) 상승한 338만 4000원, 300인 이상 사업체는 2.7%(13만 7000원) 증가한 530만 6000원으로 기록했다. 9월 초 명절에 상여금 분산 지급 등으로 특별급여가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340만 8000원으로 지난해 8월(342만 7000원)과 비교해 오히려 0.6%(1만 9000원) 감소했다. 월급이 올랐지만 물가 상승으로 쓸 수 있는 소비 여력이 줄면서 인상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실질임금 상승률은 올해 4월 이후 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1~8월까지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383만 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19만 8000원) 올랐지만 실질임금은 358만 6000원으로 0.5%(1만 6000원) 인상에 그쳤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2년 실질임금 성장률을 마이너스(1.6%)로 전망한 가운데 누계 실질임금 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경제불안전성 속에 실질임금 상승률이 현재보다 낮거나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근로자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은 162.9시간으로 1년 전보다 2.3%(3.7시간) 증가했다. 다만 1~8월 누계 월 평균 근로시간은 158.0시간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60.8시간)보다 1.7%(2.8시간) 감소했다. 근로일수가 2일 줄고,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영향이다. 고용 사정은 안정적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사업체 종사자는 매월 40만명 이상 증가하고 있다. 올해 9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는 1937만 6000명으로, 1년 전(1894만 5000명)보다 2.3%(43만 1000명) 늘었다. 상용직(1606만 7000명)과 임시일용직(218만명)이 증가한 반면 기타종사자(112만 9000명)은 올해 4월(114만명)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 산업 중 종사자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은 신규 종사자가 두 달 연속 5만명을 넘겼다.
  •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21대 국회, 남은 1년여만이라도 제대로 하라/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21대 국회, 남은 1년여만이라도 제대로 하라/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세간에선 ‘국정’ 빠진 국정감사였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정쟁으로 날을 새웠다는 얘기다. 지금 우리 현실은 고물가, 고환율, 급작스러운 채권시장의 위기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가 향후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또다시 서민들은 높아진 물가로 인한 고통을 겪어야 할지 모른다. 이렇게 국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지만, 민생을 위한 국회의 논의와 협치는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국회의 본래 기능은 각 정당이 가지고 있는 정책 신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회의 모습을 보면 국회는 국민을 위한 정책 토론의 장이 아니라 마치 각 정당의 지지자들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곳이 된 듯하다. 이 모습은 각자 다른 신념의 관철을 위해 서로 대결하는 정쟁이라고도 할 수 없다. 더 큰 걱정은 이러한 분위기가 쉽사리 사그라들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은 각자 알아서 불확실한 미래를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든다. 국민의 생활은 어렵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은 시급하지만, 21대 국회의 남은 기간 동안 국회가 무언가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정책을 만들어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간 국회가 보여 준 입법 활동의 모습을 보면 이런 우려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대 국회를 보면 의원들이 발의한 법률 제개정안은 총 2만 1954건이나 된다. 이는 국회의원 1인당 1년에 평균 18건의 발의안을 제출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처리돼 법률에 반영된 발의안은 전체 발의안의 32%인 6608건이다.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발의안이 1만 4796건으로 전체 발의안의 67% 이상을 차지한다. 즉 국회에서 의원들은 열심히 발의하지만, 정작 논의와 합의를 거쳐 통과되는 법률 제개정안은 몇 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리된 법안도 질에서는 개탄스러운 경우가 많다. 여야를 떠나 발의안의 형식적 요건마저 무시한 법안, 동일 또는 유사한 내용의 중복 발의, 베끼기 발의 등 ‘실적 쌓기용’ 발의안이 난무하고 있다. 이는 각 정당 내 정책조정 기능의 실종이 빚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국회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기본적이고도 필수적인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저출산ㆍ고령화의 인구구조 변화, 저성장 기조의 지속이라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인가? 국회 본연의 기능은 사회적으로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가치를 중재하고 대안을 모색해 사회통합을 이끄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국회는 협치는커녕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만을 확대재생산하는 공간이 된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는 국회가 현재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문제를 적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그동안의 논쟁은 잠시 멈추고 여야에서 어떤 조건이 선행됐을 때 국회 정상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부터 시작하자. 엉킨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대의민주주의 체계 내에서 국회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국회는 하지 않아도 되는 실적 쌓기에 매달릴 게 아니다. 복잡하고 급속한 환경변화에 대응하면서 적실성 있는 정책을 생산해 내는 숙의적 정책결정자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국회가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를 반영하고, 대립하는 가치를 중재하고 조정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하루속히 돌아와 사회통합에 앞장서기를 바라 본다.
  •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 루터, 위기 속 돌파구 찾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 루터, 위기 속 돌파구 찾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10월 31일, 오늘은 핼러윈이기도 하지만 종교개혁 505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1517년 10월 31일에 마르틴 루터가 그릇된 관습이나 잘못된 종교적 교리를 바로잡고 믿음의 근원으로 돌아가자고 주창한 날이다. 당시는 질병과 전쟁, 기근과 기후변화로 암울한 시대였다. 14세기 중반부터 주기적으로 유행한 흑사병이 유럽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앗아 갔고 결국 루터의 두 동생도 희생됐을 정도로 이 감염병은 오랜 시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또한 백년전쟁(1337~1453)이 끝나기 무섭게 동쪽에서 루터가 ‘사탄의 분노’라 불렀던 오스만 튀르크 세력이 서유럽 깊숙이까지 쳐들어오자 유럽인은 전쟁의 공포와 종말적 긴박감에 지속적으로 사로잡혔다.오랜 질병과 전쟁 그리고 소빙기(小氷期·little ice age)라고 불린 춥고 불규칙한 날씨와 굶주림에 허덕이던 시대에 사람들이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에 시달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루터 역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아플 대로 아픈 중세인은 종교와 교회에 의지하고자 했지만 삶이 어렵고 힘들어질수록 개인적인 기복신앙에 깊이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수많은 성직자, 특히 헌신적인 성직자일수록 죽음이 임박한 감염자들에게 병자성사를 행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성직자 부족과 전쟁·전염병으로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중심이라 할 성체성사와 죄를 고백하는 고해성사조차 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의 불안과 심리적 공황은 커져만 갔다.사후 심판과 구원에 대한 두려움은 중세인에게 실재적·절대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개인이 고해성사를 하고 죄를 뉘우치면 금식·기도·성지순례·자선 행위 등 참회 고행을 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처벌을 가볍게 하는 성례를 구원 수단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하지만 생전에 죄를 다 씻어 내지 않고 죽으면 천국에 들어가기에 앞서 연옥이라는 곳에서 고통받으며 죄를 마저 정화해야 했다. 구원을 갈망하던 대중의 간절한 욕구는 결국 면벌부(免罰符)라는 증서의 남발을 불러왔다. 면벌부를 돈으로 사면 참회 고행을 하지 않아도 벌을 가볍게 하는 특혜를 주는 것이었다. 이는 흑사병이 퍼지자 이동과 사제 접촉을 제한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대중의 종교적 욕구와 맞물려 확산된 민중적 신앙 행위였다. 나중에 루터는 물론 종교개혁의 후원자가 된 한 군주조차 200만년에 해당하는 면벌부와 성유물 1만 9000점을 소유했을 정도다. 1476년 교황 식스토 4세가 면벌부의 효력을 연옥에서 벌을 받고 있는 영혼들로 확대하면서 ‘망자를 위한 면벌부’가 죽음의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사실 대중은 이미 오래전부터 면벌부를 사들여 흑사병으로 급작스럽게 죽은 자들이 사면받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러한 행위가 광범위하게 늘어나면서 교회도 면벌부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수용해 교회 제도에 편입했다.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던 대중의 요구를 추인한 셈이다. ●기후변화와 성인 공경 종교개혁이 일어난 유럽 지역은 14세기 중반부터 소빙기에 접어들면서 한랭기후, 자연재해, 흉작, 굶주림과 폭동을 경험했다. 특히 15세기 후반에는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호우·홍수·산사태·병해충 확산 등의 재해가 빈번해졌는데, 이들은 주로 봄과 가을에 집중되면서 농업 생산성 하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잦은 전쟁으로 농산물의 생산, 유통, 판매에서 차질을 빚었고 물가는 상승했다. 흑사병이 남긴 상처에서 겨우 회복되던 때라 사람들은 더욱 심한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특화된 기능을 지녔다고 믿는 성인들에게 하는 호소는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치아가 심하게 아프면 아폴로니아 성녀에게 낫게 해 달라고 빌었고, 흑사병은 전염병의 수호성인인 로코 성인에게 치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성인들에게 매달리고 기도하는 것으로는 안심하지 못한 사람들은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성인들의 유골을 가까이 두고 싶어 했다. 살아 있을 때 이미 공경과 사랑을 받은 튀링겐 출신 엘리자베스 성녀의 장례식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얼굴을 가린 천 조각과 심지어 머리카락, 손톱 같은 신체 일부를 떼어 가려 했다. 민중의 이러한 기복신앙은 일종의 정신적 건강보험과 같았다.●개혁가 루터와 그의 후원자들 구원 문제에 극도로 민감했던 중세인들은 죄를 씻고 죽으려 했다. 그래서 이들의 종교심은 종종 불건전한 성인 공경과 극단적인 성유물 숭배, 망자를 위한 미사, 과도한 면죄부 구매 그리고 무엇보다 민간신앙적 행위를 수용하고 추인한 교회의 모호한 태도로 얼룩졌다. 루터는 이러한 신앙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가톨릭의 민중적 신심에 들어 있던 종교적 가치를 부인했다. 하지만 대중은 오래된 종교적 관행을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았고 급격한 변화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래서 루터와 다른 개혁가들은 때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종교개혁은 루터를 후원한 많은 사람의 헌신적 노력으로 수행됐다. 그렇지만 그를 보호하고 지원한 세속 제후들에게는 종교개혁에 따른 정치권력 강화와 경제적 이득도 중요했다. 이들은 교리 문제보다는 교황이나 친가톨릭적인 황제의 간섭과 압력에서 벗어나 독립적 통치 기구를 구축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무엇보다 백성들의 돈이 면벌부를 사느라 교황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내심 못마땅해했다. 루터는 25년간 2주에 한 번 책을 펴냈을 정도로 왕성한 다작가이자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의 책을 대량으로 생산한 인쇄출판업자들은 상당히 큰돈을 벌었다. 초기 자본가들이었던 시민 계층은 세속 군주들이 교회의 건물과 토지 재산을 몰수해 국유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잉글랜드의 헨리 8세는 교회에서 몰수한 토지를 자영농들에게 나눠줬는데, 이는 결국 근대 잉글랜드의 젠트리 같은 신흥 지주 계층이 성장하고 농업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계기가 됐다.세속 군주들과 시민들이 종교개혁에 가담한 중요한 목적은 바로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세속적인 이유 때문에 루터는 이들에게 갈등과 신뢰라는 양가감정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루터가 봉건 질서에 저항한 농민 봉기와 이를 지지한 급진적 개혁 세력에 반대하면서 개혁은 농민층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루터는 이들에게서 ‘제후들의 아첨꾼’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결국 그의 개혁은 대중운동 차원으로 승화되지 못했다. ●역사적 위기와 개혁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다. 그로써 세계적으로 곡물과 에너지의 가격이 갑자기 오르고 있다. 밀·옥수수 등 곡물의 국제 가격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그 여파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은 더욱 심각한 식량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질병·전쟁·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종교개혁 시대의 파국으로 치닫던 묵시록적 세계가 재현되는 듯하다. 세계 역사를 거시적으로 성찰한 야코프 부르크하르트는 ‘위기는 늘 우리 곁에 있었고 낡은 생활 방식을 정리하기 때문에 강인한 사람들은 오히려 위기의 분위기를 사랑한다’고 봤다.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으로 이어지는 위기의 시대를 살았던 루터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말세 풍조를 쇄신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그를 개혁으로 이끌었다. 지금 우리는 종교개혁의 성공 여부와 한계를 얘기하기보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 했던 루터의 정신을 기려야 한다. 이것이 2022년 10월의 마지막 날에 종교개혁 505주년 기념일을 기억하는 이유다. 중앙대 교수·작가
  • 김장철 앞뒀지만 여전히 높은 김장 물가… 정부 대책 효과 내나

    김장철 앞뒀지만 여전히 높은 김장 물가… 정부 대책 효과 내나

    다음 달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 재료 물가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어 서민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김장 재료 가격을 안정시키고자 선제적으로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주요 김장 재료의 소매가격은 28일 기준으로 평년보다 17~48% 높은 수준이다. 배추(상품)와 무(상품)의 소매가격은 각각 1포기당 4532원, 1개당 3340원으로 평년보다 17.5%, 46.8% 높다. 깐마늘과 양파, 굵은소금은 각각 1㎏당 1만 3630원, 1㎏당 2759원, 5㎏당 1만 1169원으로 평년보다 41.4%, 40.6%, 48.6% 인상됐다. 고춧가루(상품)만 1㎏당 3만 1252원으로 평년 3만 999원과 비슷하다. 다음 달 김장 재료 가격도 대체로 이달과 비슷할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10월호 엽근채소, 양념채소에 따르면, 다음 달 배추와 무의 도매가격은 가을 배추·무가 본격 출하되며 평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해 건고추와 양파, 마늘의 생산량은 평년 대비 감소했고, 소금(천일염)의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7.1% 감소해 네 품목의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28일 2022년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수급 불안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해 김장 비용을 지난해보다 낮게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공급량이 감소하거나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는 마늘, 고추, 양파는 정부 비축물량 총 1만t을 시장에 공급한다. 마늘은 소비자 가격 30% 할인을 조건으로 비축물량 5000t을 깐마늘로 가공해 대형마트에 공급한다. 고추는 비축물량 1400t을 매주 500t 내외로 3주간, 양파는 비축물량 3600t을 매주 240~500톤 내외로 시장에 공급한다. 소금은 비축물량 500t을 전통시장에 공급해 소비자 등에게 최대 30% 할인 판매하도록 한다. 아울러 정부는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고자 할인 판매도 지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과 연계해 마트, 전통시장, 지역농산물(로컬푸드) 직매장, 친환경 매장, 온라인몰 등 820곳에서 다음 달 3일부터 12월 7일까지 농산물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김장 채소류는 20% 할인해 판매하고 전통시장에서는 30%까지 할인 혜택을 준다. 할인 한도는 최대 3만원이다. 농협도 하나로마트와 온라인몰에서 김장 채소류를 품목별로 5∼40% 할인 판매한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열리는 코리아수산페스타에서 천일염, 새우젓, 멸치액젓을 할인 판매한다. 또 다음 달 11∼20일 수산전통시장 15곳에서 김장재료를 구매하면 최대 30%(1인 2만원 한도)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중소기업벤처부는 11∼12월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를 상향 조정한다. 유형별 구매 한도는 카드형 100만원, 지류형 70만원, 모바일 100만원이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12월 20일까지 수급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한다.
  • 11월 2일 운명의 날… “채권 시장 회복 여부 미 FOMC에 달렸다”

    11월 2일 운명의 날… “채권 시장 회복 여부 미 FOMC에 달렸다”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을 막기 위해 금융 당국과 민간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결국 관건은 오는 11월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일시적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조치에 대해 “고금리 상황에서 유동성 경색 우려는 수시로 불거질 수 있는 이슈였다”며 “한시적 유동성 공급 등 미시적 대응을 통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정책 시행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채권시장은 여전히 투자심리가 회복되기에는 가장 큰 전제조건이 변화하지 않았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11월 FOMC에서 어떤 시그널을 주는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가파른 금리 인상 이후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등의 언급이 있을 경우 시장은 연준의 피벗(정책방향 전환)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면서도 “6∼8월 시장을 통해 확인했듯 연준의 속도 조절 기대는 현재로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재차 반등시키는 요인이라 이를 확실하게 제어하지 못한 상황에서 연준이 다시 피벗 기대감을 높일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더 나아가 미 연준의 속도 조절 기대가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최종 금리 수준을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에너지 가격이 겨울철 수요로 계속해서 높게 유지될 경우 물가에 대한 경계감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부분이라 그 경우 내년 1분기 말까지도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다음 달 2일(현지시간) 끝나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0.75%포인트(p) 올리는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 [이필상의 경제정론] 선제대응으로 퍼펙트스톰 막아야/전 고려대 총장

    [이필상의 경제정론] 선제대응으로 퍼펙트스톰 막아야/전 고려대 총장

    한국 경제가 퍼펙트스톰의 위험에 처했다. 대외적으로 외환위기의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든다. 우리 경제는 1997년 역대 최악의 외환위기를 겪었다. 위기 발생 당시 연간 무역적자가 200억 달러에 달했다.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떨어져 외채 상환을 못 하고 국가부도 위기에 빠졌다.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누적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를 넘었다. 외환보유액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일본 경제는 무역적자가 쌓여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중국 경제는 올해 3분기까지 3% 수준의 낮은 누적성장률을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도 달러당 7위안을 넘었다. 아시아 외환위기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제2의 외환위기에 먼저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대내적으로는 금융위기의 뇌관이 터지고 있다. 최근 강원도 테마파크 레고랜드의 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이 빠른 속도로 부실화하고 있다. 관련 건설사와 금융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자금 조달의 길이 막혀 일반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높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재무제표가 공시된 750개 상장기업의 부채 중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부채가 58.2%에 이른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때와 유사하다. 당시 미국 금융회사들은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저신용도의 서브프라임 대출을 크게 늘렸다. 주택 가격이 급등한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자 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회사, 기업, 가계가 함께 부도 위기를 겪었다. 위기의 발단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미국이 1980년대 이후 최고로 오른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0.75% 포인트의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정책을 이어 가고 있다. 달러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세계 각국의 통화 가치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환율이 급격히 오르자 수입대금이 증가해 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른다. 물가 안정과 외국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 3고 현상이 경제를 위기로 몰아 가고 있다. 경제위기 대응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위기 발생 전 사전대응과 고통분담으로 위기를 막는 것이고, 또 하나는 위기 발생 후 구조조정과 자금투입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당연히 사전 대처가 우선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이상으로 큰 내부 위험을 안고 있다. 올해 민간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2배를 넘어 역대 최대다. 가계부채가 1869조원, 기업부채가 2476조원이다. 정부부채도 1075조원에 달해 GDP의 50%가 넘는다. 한 부문만 부채상환 능력을 잃어도 3부문이 모두 부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대외 여건도 열악하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자원이 무기화하고 국제 공급망이 훼손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해 수출도 어렵다. 정부는 위기 의식이 부족하고 사후 대응을 한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도 부도 사고가 터진 지 한 달이 지나 자금시장 안정책을 내놨다. 정부는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화 조치를 서둘러 최대한 가계와 기업의 부도를 막아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통화스와프 체결과 원자재 공급 안정, 환율불안 및 무역적자 해소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 재정지출을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높여 경제위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기업의 역할도 막중하다.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여 가격 안정과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일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몫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정부는 부문별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부도 사태를 사전에 막아야 할 것이다. 규제, 노동, 조세, 금융 등의 개혁을 서둘러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자생력을 회복하는 작업도 시급하다.
  • [사설] 높아 가는 경제 불확실성, 여야 위기 직시하라

    [사설] 높아 가는 경제 불확실성, 여야 위기 직시하라

    시장에서는 우리나라 3분기 성장률을 0.1%로 전망한다. 성장이 거의 멈췄다는 얘기다. 구체적인 수치는 한국은행이 오늘 발표하지만 크게 다를 것 같진 않다. 무역수지는 이달까지 7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처음 낮춰 잡았을 때만 해도 ‘피치 특유의 한국 깎아내리기’로 해석됐으나 이제는 1%대 전망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천하가 굳어지면서 ‘차이나런’(차이나+뱅크런·중국 탈출)이 생겨났다. ‘시진핑 리스크’에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과 채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위안화 가치는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화 가치도 달러당 150엔선이 무너지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두 통화의 약세가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에 도움이 됐으나 지금은 동조 현상에 따른 쏠림을 더 걱정해야 할 처지다. 국내 자금시장도 살얼음판이다. 정부가 50조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트리플A(AAA) 등급 채권도 잘 소화되지 않고 있다. 한은이 시장에 직접 돈을 푸는 카드가 남아 있으나 이는 고물가·고환율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려 온 그간의 긴축정책과 충돌한다. 이 충돌로 영국은 44일 만에 총리가 바뀌기까지 했다.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안팎 경제위기에 대처해도 불안불안한 형국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극한 대치를 풀 기미가 없다. 야당 대표의 대선자금 의혹은 이제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일이다. 정치권은 내년 예산안 심사와 경제 현안 해결에 눈을 돌려야 한다. 639조원의 내년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이 12월 2일인데 벌써부터 ‘준예산’ 얘기가 나와서야 되겠는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전년도 예산에 준해 나라 살림을 짜네 마네 하는 구태를 또 반복한다면 그 누구도 민생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기초연금 증액, 지역화폐 존치, 병사 월급 인상 등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디 예산안뿐인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엊그제 “법대로”를 외치며 한국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난색을 표시했다. 미 행정부가 새달 초까지 인플레감축법(IRA)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 모두 ‘한국차 예외 인정’을 끌어내는 데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삿대질만 하고 있기에는 나라 안팎 경제 여건이 너무 위태롭다.
  • [전문]尹 대통령, 첫 예산안 시정연설 “약자복지는 국가 책무”

    [전문]尹 대통령, 첫 예산안 시정연설 “약자복지는 국가 책무”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가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새 정부의 첫 번째 예산안을 국민과 국회에 직접 설명 드리고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5개월여 만에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습니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강달러의 추세 속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지고 경제의 불확실성은 높아졌습니다.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이 입는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금융 안정성과 실물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 간의 국제신인도 격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산업과 자원의 무기화, 그리고 공급망의 블록화라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안보 현실 또한 매우 엄중합니다. 북한은 최근 유례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위협적인 도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입니다. 나아가 핵 선제 사용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뿐 아니라 7차 핵실험 준비도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압도적인 역량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의 결단을 내려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면 이미 취임사와 8·15 경축사에서 밝혔듯 우리 정부는 ‘담대한 구상’을 통한 정치·경제적 지원을 다 할 것입니다. 경제와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국회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저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10차례에 걸쳐 진행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직접 민생 현안을 챙겼습니다. 물가 상승의 충격이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 동결을 연장한 것을 비롯해서 연료비, 식료품비, 생필품비도 촘촘하게 지원하는 한편, 장바구니 물가를 챙겼습니다. 폭우와 재난으로 인한 피해복구와 지원에도 매진하여 서민들의 일상 회복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351조 원의 무역금융을 공급하는 한편, 6조 원 규모의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과 50조 원을 상회하는 채권시장 등의 안정화 조치를 취해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유동성 공급도 시행하였습니다. 나아가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산업의 고도화, 미래 전략산업의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는 우리 정부가 글로벌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민생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 그 총체적인 고민과 방안을 담았습니다.지금 우리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되었고, 나라 빚은 GDP의 절반 수준인 1000조 원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세계적인 고금리와 금융 불안정 상황에서 국가 재정의 건전한 관리와 국제신인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과 약자 복지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을 위해서 국가재정이 건전하게 버텨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는 지난 7월의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건전재정 기조로 내년 예산을 편성하기로 확정한 바 있습니다.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639조 원으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입니다.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재정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되고, 국가채무 비율도 49.8%로 지난 3년간의 가파른 증가세가 반전되어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공공부문부터 솔선하여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고, 이렇게 절감한 재원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 민간 주도의 역동적 경제 지원, 국민 안전과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 강화에 투입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대법원장님, 헌법재판소장님, 선거관리위원장님, 그리고 감사원장님.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입니다. 우리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폭으로 조정하여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을 인상함으로써 기초생활보장 지원에 18조 7천억 원을 반영했습니다. 저임금 근로자,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그리고 예술인의 사회보험 지원 대상을 확대하여 27만 8000명을 추가 지원할 것입니다. 근로환경이 열악한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 7천 곳에 휴게시설 설치 등 근로환경 개선을 획기적으로 실행할 것입니다. 아울러, 장애인과 한부모 가족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할 것입니다. 장애 수당을 8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하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시간을 하루 8시간까지 확대함과 아울러 장애인 고용 장려금도 인상할 것입니다. 또한, 중증장애인의 콜택시 이용 지원을 확대하고 저상버스도 2000대 추가 확충하는 등 장애인의 이동권을 최대한 보장할 것입니다. 한부모 자녀 양육 지원 대상을 현재의 중위소득 52%에서 60%까지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올해 폭우 피해에서 드러났듯이 반지하·쪽방 거주자들의 피해가 많았습니다. 이분들께서 보다 안전한 주거환경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보증금 무이자 대출을 신설하고, 민간임대주택으로 이주할 경우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할 것입니다. 또한, 전세 사기의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보호를 위해 최대 1억 6000만원 한도의 긴급대출 지원도 신설하였습니다. 우리 청년들에게는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 5만 4000호를 신규 공급하고, 청년들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도약계좌를 새로 도입하는 한편, ‘청년 내일 저축계좌’ 지원 대상 인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어르신들께는 기초연금을 인상하고, 양질의 민간·사회 서비스형 일자리를 확대해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하겠습니다. 생활물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필수 생계비와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한 예산도 적극 반영하였습니다. 우선, 에너지 바우처 지원을 확대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 규모를 금년도의 590억 원에서 1690억원으로 약 3배 확대했습니다. 밀, 수산물 등 주요 농·축·수산물의 비축을 확대해서 수급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중·소농의 공익직불금 지급 확대, 비료, 사료 등의 구매자금 지원을 통해 농가 생산비 부담도 경감하겠습니다. 아울러 지방소멸 대응 특별 양여금을 1조 원으로 확대하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투자 규모를 지역 수요가 높은 현장 밀착형 자율사업을 중심으로 대폭 확대하여 지역 주도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첨단전략산업과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중소·벤처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성장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먼저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 인력양성과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총 1조 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겠습니다. 또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합니다.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원전 해체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겠습니다. 양자 컴퓨팅, 우주 항공,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등 핵심 전략기술과 미래 기술시장 선점을 위해 총 4조 9000억 원의 R&D 투자를 지원하겠습니다. 민간투자 주도형 창업지원을 통해 벤처 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스마트화 지원과 연구개발 등 혁신사업에도 3조 6000억 원을 투입하겠습니다.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 다시 뛸 수 있도록 채무조정과 재기 지원 등에 재정을 추가 투입할 것입니다. 청년 농업인에 대한 영농정착지원금, 맞춤형 농지와 금융지원 등을 패키지로 제공해서 농업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국민편의와 미래 산업기반인 교통혁신을 이뤄내도록 하겠습니다. 수도권 GTX는 기존 노선의 적기 완공과 신규 노선 계획에 총 6730억 원을 투자하고, 도심항공교통(UAM), 개인형 이동수단(PM) 등 미래교통수단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실증 실험시설, 환승센터 구축, 이런 것을 비롯한 기술 혁신기반을 조성하겠습니다. 홍수·가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대심도 빗물 저류 터널 3개소 설치를 지원하고 스마트 예보 시스템 구축 등 재해예방 체계도 강화하겠습니다. 보행자 교통안전을 위한 횡단보도 조명 등 시설 개선, 어린이 보호구역 무인 단속 장비 확대 등을 통해 생활 속 안전도 꼼꼼하게 챙겨 가겠습니다. 튼튼한 국방력과 일류 보훈, 장병 사기진작을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국가를 만들겠습니다. 안보 위협에 대응하여 현무 미사일, F-35A, 패트리어트의 성능 개량, 장사정포 등에 대한 요격체계 등 한국형 3축 체계 고도화에 5조 3천억 원을 투입하고, 로봇, 드론 등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 전환을 위한 투자, 그리고 군 정찰위성 개발, 사이버전 등 미래전장 대비 전력 확충 등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겠습니다. 국가를 위한 헌신에 존중과 예우를 하는 것은 강한 국방력의 근간입니다. 국민과 장병의 눈높이에 맞도록 병영환경을 개선하고, 사병 봉급을 2025년 205만 원을 목표로 현재 82만원을 내년에 130만 원까지 인상해서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 합리적 보상이 매년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보훈 급여를 2008년도 이후 최대폭으로 인상하고, 참전 명예 수당도 임기 내 역대 정부 최대 폭으로 인상할 것입니다. 격화되는 경제 블록화 물결에 대비하여 경제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니켈, 알루미늄 등 광물 비축, 그리고 수입선 다변화 추진을 위해 총 3조 2000억 원을 투자할 것입니다. UN 연설에서도 밝혔듯이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기여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국익도 제대로 지켜내기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정부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ODA)를 4조 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해외 긴급구호 지원과 저개발국과 개도국을 대상으로 원조를 확대할 것이며, 글로벌 보건 안보와 백신 개발 지원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대법원장님, 헌법재판소장님, 선거관리위원장님, 그리고 감사원장님. 예산안은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지도이고 국정 운영의 설계도입니다.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5월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추경도 국회의 초당적 협력으로 무사히 확정 지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 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하여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 [사설] 한숨 돌린 ‘돈맥경화’, 면밀한 대응 뒤따라야

    [사설] 한숨 돌린 ‘돈맥경화’, 면밀한 대응 뒤따라야

    정부가 50조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조치를 발표하면서 시장이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실종돼 ‘돈맥경화’를 보였으나 어제는 일부 매물이 소화되기도 했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위기 대응의 기본 원칙인 ‘신속·충분하게’가 지켜지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정부는 뼈아프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게 지난달 말이다. 정부 조치가 나온 것은 한 달이 지나서다. 그것도 1조여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정도만 만지작댔던 것으로 볼 때 상황을 안이하게 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뒤늦게나마 지원 규모를 50조원으로 과감히 늘린 것은 다행이지만 또 실기해서는 안 된다. 시장 불안이 근본적으로 해소된 게 아니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만 90조원이다. 옥석을 가려 내는 작업이 시급하다. 잘못하다가는 시장도 살리지 못한 채 돈만 풀어 물가를 더 자극하는 자충수에 빠질 수 있다. 이 위험성은 영국이 극명하게 보여 줬다. 한국은행은 조만간 은행채권 등도 담보로 인정해 주는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더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저신용 회사채까지 사들이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나 증권·보험사 특별대출 등의 카드는 아직 꺼내 들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망설여서는 안 된다. 다만 이는 금리를 올려 시중자금을 회수해 온 그간의 긴축정책과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추경호 부총리, 이창용 한은 총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경제팀의 면밀한 대응 노력과 능력 발휘가 절실한 대목이다.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이 주축이다 보니 금융불안 대처에 취약하다는 시선을 보기 좋게 불식시켜 주기 바란다.
  • [시론] 경제위기, 온고지신의 지혜로 풀자/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

    [시론] 경제위기, 온고지신의 지혜로 풀자/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빠르고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은 세계 금융시장을 미궁으로 몰아넣었다. 우리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고금리에 물가인상, 투자위축과 수출감소, 주택시장 경착륙 불안 등이 겹쳐 총체적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문제는 과거 두 번의 경제위기와 달리 이번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고 제도화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정부는 내수진작과 기업활동 관련 세 부담 완화 및 구조조정, 획기적인 규제완화와 수출경쟁력 강화, 국제금융협력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이미 돈이 많이 풀렸다.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라서 추가로 돈을 풀기도 어렵고 국제금융협력도 녹록하지 않다. 그나마 가능한 수단인 기업활동 관련 세 부담 완화와 구조조정, 획기적인 규제완화로 숨통을 틔워야 하는데 정치권이 정쟁에 파묻혀 협조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우선 시행령 이하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 신속하게 조치하고, 법 개정 사항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완결되도록 정치권을 설득해야 한다. 수출이 어려워지면 내수진작으로 버텨 나가야 하는데, 고금리 상황에서 설비투자와 소비진작도 쉽지 않다. 역대 정부는 위기 직후 내수진작 차원에서 적극적인 설비투자와 획기적인 규제완화로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이런 조치를 통해 이후 5~6년간 매년 0.5~1% 포인트 정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효과를 누렸던 점을 참고해 볼 만하다. 지방경제 침체 극복을 위해서는 건설투자가 특히 중요하다. 재정제약 속에서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매우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민간 투자기업들은 도로ㆍ철도ㆍ물류 등 유망한 SOC 사업을 많이 준비했는데, 금융권 위축으로 프로젝트 금융이 얼어붙으면서 사업이 좌절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의 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주택시장 연착륙도 중요하다. 지난 몇 년 동안 주택정책 실패에 따른 과도한 집값 상승은 시정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로 거래가 끊기고 이사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두 번의 경제위기 과정에서 경기침체로 주택건설 물량이 급감하면 이후 경기회복기에 절대량 부족으로 다시 집값이 급등해 국민 고통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겪어 봤다. 주택시장 경착륙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3년 동안 수도권 외곽 지역의 주택가격은 40% 내외, 서울은 30% 내외 하락했고 거래량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 이전 연평균 60만호 내외에 육박했던 주택건설 물량도 30% 이상 줄어든 38만호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누적된 공급 부족은 경기회복기에 집값 폭등으로 이어져 온 국민이 엄청난 고통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정부가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해 과감한 규제완화를 단행했던 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금과옥조처럼 지켜 왔던 분양가 규제를 과감히 폐지하고 투기지역 등 규제지역도 모두 해제했으며 공적 금융지원도 강화했다. 주택시장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완화와 더불어 과도한 세 부담을 덜어 주고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면 양도세도 깎아 줬다. 이미 확보된 땅에 안 팔리는 분양주택 대신 임대주택을 건설하도록 건축비를 현실화하고 공공자금 지원을 강화해 주는 방안도 시행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로 과거 두 차례의 위기극복 방안을 되돌아보고 이번 위기에 대처할 대책을 신속히 수립해서 착실히 시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 [세종로의 아침] 왜 노스트라다무스를 찾는가/이제훈 국제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왜 노스트라다무스를 찾는가/이제훈 국제부 전문기자

    프랑스 태생으로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예언가였던 노스트라다무스는 ‘세기들’이라는 예언집을 발간했다. 발간 초만 해도 그렇게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4행 운문으로 이뤄진 그의 책은 점성술이 유행하던 시기에 점차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끌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유행한 것은 인쇄술 발달과도 맞물려 있었다. 생각이나 발명을 인쇄를 통해 여러 사람이 공유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오늘날로 굳이 비유하자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여러 생각이 여러 사람에 의해 유포되는 것을 말한다. 그의 예언집에 실린 문구는 상징이 많아 여러 가지 해석이 이뤄지는데 후대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그가 써 놓은 문구를 해석했다. 예를 들어 그가 자신의 예언집에 언급한 “1999년 일곱 번째 달에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와 앙골모아의 대왕을 부활시키리라”라는 대목을 근거로 1999년 7월 4일 종말론이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고 1999년 7월 5일 영국 가디언의 1면 제목은 ‘노스트라다무스는 틀렸다’였다. 450년도 더 지난 인물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그가 쓴 예언서의 문장이 최근 유럽의 종말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는 예언서에서 “일곱 달의 대전쟁, 악행으로 죽은 사람들/루앙(프랑스 노르망디의 중심도시), 에브뢰(프랑스 북부 도시)는 왕의 손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 2월 시작돼 7개월을 넘긴 우크라니아 전쟁이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지는 것이 임박했다는 해석도 한다. 또 “40년간 무지개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메마른 땅이 더욱 바짝 말랐고 그것을 볼 때 큰 홍수가 있으리라”라는 대목에서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예측했다는 말도 나왔다. 사람들은 큰 변화나 불안한 순간에 어떤 패턴이나 예언에서 원인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가 주목을 받은 것도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류에게 있어 핵전쟁의 공포는 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뒤 70년 넘게 잊혀 왔다.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세가 불리해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핵탄두 4500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최고 지도자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류에게 재앙과도 같다. 전황을 뒤집고자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도 이런 러시아의 협박에 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마겟돈’을 언급했다. 인류 최후의 전쟁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백악관이 서둘러 진화에 나서긴 했지만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15일 핵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가 과거 냉전이 격화됐을 당시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핵전쟁과 기후변화 등으로 인류가 최후를 맞는 시점을 표시하는 지구 종말 시계는 종말까지 겨우 100초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는 종말시계를 표시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가장 위험한 수준이다. 거기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의 근본 이익이 침탈당하면 핵을 쓸 수 있다”고 말해 불안감을 자극했다. 노스트라다무스를 다룬 책이 서점에서 인기리에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불안해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하루하루 오르는 대출 금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물가, 환율 등 사람들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예언에 의존하려 한다.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지 모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질서는 물론 인류 멸망의 우려까지 하게 한다. 하지만 더이상 노스트라다무스를 찾고 싶진 않다. 아직 밝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 이디야커피, 다음 달 커피 값 인상 잠정보류 왜?…“올해 안엔 올린다”

    이디야커피, 다음 달 커피 값 인상 잠정보류 왜?…“올해 안엔 올린다”

    이디야커피가 음료 가격 인상 계획을 잠시 미룬다고 20일 밝혔다. 가격 인상에 따라 매장 운영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18일 재룟값 상승으로 인해 다음 달부터 음료 57종의 가격을 200∼700원 올린다고 밝혔으나, 이틀 만인 이날 이런 계획을 잠정 보류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는 2018년 이후 4년 만의 가격 조정으로 아메리카노는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었다. 이디야커피는 여러 차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격 인상이 고물가 시대에 고객과 점주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안이라는 점을 확인했으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일부 점주들의 불안감을 없애고자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디야커피는 직영점에서 마켓테스트를 실시하고 보완책을 마련한 뒤 될 수 있으면 연내 가격 인상 시기를 다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 [기고] 올겨울은 터틀넥/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기고] 올겨울은 터틀넥/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지난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터틀넥 패션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독일 베를린에서 터틀넥 차림으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는 사진이 국내에도 보도됐다. 야간에 에펠탑 소등 시간을 앞당긴 데 이어 에너지 절약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 같은 날 프랑스 정부는 2년 안에 에너지 소비를 10%, 2050년까지 40%를 줄인다는 에너지 절약 대책을 발표하면서 카풀과 사무실 조명 소등 등 업무공간은 물론 가정에도 실내온도는 19도, 침실온도는 17도로 낮출 것을 권고하는 등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을 요청하고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 가격뿐 아니라 물량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70년대 말 오일쇼크 이후 최대의 에너지 위기 상황이다.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해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스·석유·석탄 등 3대 에너지원에 대한 겨울철 필요물량의 조기 확보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발전원 조정과 연료대체 등 에너지 수요 절감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안정적 에너지 공급만으로는 이번 위기를 이겨 내기 어렵다.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을 통해 근본적인 에너지 수요를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제부터 공공기관의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가 시행됐다. 공공기관의 업무시간 실내온도를 17도로 낮추고 전력 피크시간대 난방 가동도 지역별로 순차 중단한다. 주요 건물과 시설을 비추던 경관조명도 밤 11시 이후 소등하게 된다. 국내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어제 30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은 겨울철 에너지 절약과 중장기 에너지원단위 개선을 위해 산업부와 ‘에너지 효율혁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높은 가격의 에너지 수입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환율 상승으로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그렇지만 답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에너지 소비를 줄여 에너지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나 에너지 절약에 기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격이 폭등한 천연가스는 전력 생산과 겨울철 난방에 쓰인다. 또한 가정에서 지역난방으로 공급받는 열의 에너지원도 대부분 천연가스다. 우리들의 에너지 절약이 에너지 수입을 줄이는 데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에너지 절약이 쉽지는 않다. 난방의 따뜻함에 익숙해 있는 우리 모두에게 낯설고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변화는 사소한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다. 그래서 올겨울은 터틀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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