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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은행 ‘식량 뉴딜정책’ 시동

    세계은행 ‘식량 뉴딜정책’ 시동

    식량 위기가 글로벌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세계은행(WB)이 식량위기를 헤쳐나기기 위해 ‘식량판 뉴딜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식료품값 폭등과 연계된 물가 불안으로 반정부시위와 폭동이 확산일로에 있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 대한 긴급지원을 확대했다. 식량 폭동으로 최근 무정부상태에 빠진 세계 최빈국 아이티에 1000만달러를 추가 제공했으며 아프리카에 대한 농업대출도 종전의 4억달러에서 8억달러로 늘렸다. 13일(현지시간)BBC 등 외신들은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식량 가격 앙등으로 가난한 나라들의 1억명이 더욱 굶주리고 있으며 지금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졸릭 총재는 선진국들이 더이상 이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되며 농업생산량의 증산을 꾀할 실질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식량 폭동은 아이티와 필리핀, 이집트 등 식량 안보가 취약한 나라들에서 발생했다. 날개를 단 식량가격은 올들어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보리값은 3월까지 무려 130%나 올랐다. 쌀은 74%, 옥수수는 31%, 콩은 87% 뛰었다. 앞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도 12일 “식량 가격이 가파르게 계속 오른다면 대규모 기아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자크 디우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11일 “세계 지도자들이 곡물가격을 낮추는 조치들을 취하지 않으면 개발도상국에서 식량폭동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었다.FAO의 세계식량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37개국이 식량위기에 직면해 있다. 식량 가격 급등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사태와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맞물려 있어 당분간 그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식량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또 다른 요인은 농업생산비용의 상승이다. 농업생산비용은 지난 6개월 새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비료와 씨앗, 연료값이 최고 3배 올랐다. 태국 방콕 북부의 농부인 사메아 루엔그리트(37)는 월스트리트저널에(WSJ)에 “디젤, 비료, 살충제 등 모든 농자재의 값이 슬그머니 올랐다. 평균 비용이 지난해보다 50%가량 뛰었다.”고 불평했다. 이로 인해 쌀 등의 곡물가격이 올라도 동남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농부들이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영호박사는 “짐바브웨에서는 물건 사러 줄을 설 때와 돈을 낼 때의 가격이 다를 정도로 인플레가 심각하다.”며 “미국 달러 가치가 안정돼야 식량 위기가 해소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내다봤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영원 전략분석실장은 “신흥시장과 대체연료 개발에 따른 수요 급증에 달러 약세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안전자산인 현물시장에 몰려든 결과”라며 “단기적으로 달러가 제 가치를 찾아야 하고 장기적으로 수급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그 해법”이라고 분석했다. 최종찬 이순녀기자 siinjc@seoul.co.kr
  • [사설] 내수진작 인위적 경기부양 안돼야

    정부가 추경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내수 진작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기세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내수 위축이 민생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지적한 데 이어 그제 기자회견에서는 내수를 부추기기 위해 지난해 더 걷힌 세금을 활용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살리기의 양대 축으로 제시했던 감세와 규제 완화 외에 재정 투입 확대와 금리 인하 등 정부가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 같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떨어뜨렸으나 기필코 5% 중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도 감지된다. 물가불안이든 경기침체든 최대 피해자는 서민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내수를 진작하겠다고만 했지 어떤 사업을 통해 하겠다는 ‘내용’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과거 정부처럼 각 부처에 사업비 집행을 떠넘기는 식의 전시성 부양책으로 흘러선 안 된다. 내수 진작의 타깃을 먼저 분명히 한 뒤 공공근로사업 확대 등 1회성 지원보다는 기초체질을 강화하는 사업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가 내수 진작 효과가 큰 사업의 목록을 작성한 뒤 재정 투입의 우선 순위부터 매겨야 한다. 정부는 특히 성장률 수치에 집착한 나머지 내수 진작이 인위적인 경기부양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경제 실정’으로 호된 비판을 받았음에도 끝까지 인위적인 경기부양의 유혹을 뿌리친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새 정부도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다던 처음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강만수 경제팀은 경기의 급격한 침체는 막되 물가불안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 수단을 구사하기 바란다.
  • “곡물값 폭등이 인플레이션 부른다”

    “곡물값 폭등이 인플레이션 부른다”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확산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12달러를 기록하고, 곡물가격이 1년새 45%나 급등하는 등 원자재 상승 압박이 심해지면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구촌 경제를 휩쓸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물가급등의 충격이 세계 빈곤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더 힘을 얻으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10일(현지시간)“인플레이션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경고했다.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트라우스 칸 총재는 선진7개국(G7)연차회의를 앞두고 이날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얼음과 불인 성장둔화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대한 위협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올해 소비자물가는 2.6% 상승,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개발도상국까지 포함할 경우 7.4%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2월에 4% 상승, 전년 동기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로존 15개국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예상치를 넘어선 3.5%를 기록,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국제 식품가격이 지난 3년간 83%나 급등하면서 그동안 국제사회가 이룬 빈곤 퇴치의 성과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옥수수 같은 곡물이 대체에너지 원료로 부상하면서 식품가격이 상승했으며, 식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개발도상국들의 사회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이날 곡물가격 상승이 33개국에서 소요사태를 촉발시켰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가들이 유엔 식량원조에 5억달러를 추가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세계은행은 곡물가격이 2015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올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식량원조를 2배로 늘려 8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이제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 차례다

    지난해부터 정치판을 달궜던 대형 정치일정이 마무리됐다.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이어 국회도 과반 의석을 장악했다. 새 정부가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그동안의 대립과 갈등을 접고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 것을 당부한다. 우리 경제는 지금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국제 원자재값 폭등에서 촉발된 물가불안과 경상수지 적자 확대, 투자와 내수의 둔화 등 수출을 제외하면 모든 지표가 적신호투성이다. 특히 내수의 급격한 위축은 자영업자 등 서민의 생계와 직결된다. 새 정부는 경제를 살려달라는 여망을 안고 출범했음에도 정부조직 개편, 개각, 총선 등을 치르느라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된 만큼 규제완화,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투자활성화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대부분 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하다. 여권은 과반 의석을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긴밀한 당·정 협의를 거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바란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17대 국회도 당리당략을 떠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포함해 경제 살리기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다만 한반도 대운하 등 대형 국책사업은 충분한 여론수렴 절차를 거칠 것을 권고한다. 이 대통령이 내수진작책 강구를 주문한 데 이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 통화정책을 ‘성장’에 무게를 둘 뜻을 피력했다. 그동안 성장과 안정 사이에 오락가락하던 경제운용 방향이 성장 우선으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제 원자재발(發) 물가불안 가능성이 여전히 잠복해 있고, 시중의 유동성은 지난 5년 이래 최고인 상황이다. 따라서 단기 실적에 집착한 나머지 무리한 부양책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급할수록 기초체력을 다지는 등 성장잠재력 확충에 충실해야 한다.
  • “곡물값 폭등 못참아” 검은 대륙 폭동 확산

    아프리카가 국제곡물값 폭등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쌀, 밀값 등의 사상최고치 행진은 물가 폭등으로 이어져 사회 불안으로 나타나고 있다.카메룬, 코트디부아르, 모리타니에서는 유혈 폭력사태가 일어나고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이집트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아프리카 역내 안보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6일(이하 현지시간) AF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아프리카대륙이 식량 위기의 몸살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메룬에서는 지난 2월 한달 동안 물가 폭등에 항의하는 폭동으로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코트디부아르와 모리타니에서는 폭력사태로 희생자가 생겼다. 세네갈과 부르키나파소에서도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늘어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8일부터 총파업이 예정돼 있어 사태 악화가 우려된다. 이집트에서는 물가 폭등의 주범인 쌀값의 안정을 위해 쌀 수출을 10월까지 중단하고 일부 식량에 부과됐던 수입관세도 폐지하는 고강도 처방을 내렸지만 물가 오름세는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도 갈수록 거세져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집권 이후 최대위기에 봉착했다.6일에도 고물가와 저임금에 항의하는 사상 최대의 시위가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는 8일로 예정된 지역의회 선거를 앞두고 물가폭등에 대한 불만을 정치행위로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식량 위기가 아프리카 역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자 국제사회도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7일 선진 8개국(G8)개발관계 장관들은 도쿄에서 이틀째 회의를 갖고 식량값 폭등이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슬로베니아에서 회동을 갖고 지구촌 저소득층이 식량 위기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으며 인플레 진정 방안이 시급하다고 의견을 모았었다.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재무장관들도 베트남에서 회담을 갖고 아세안도 식량값 폭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역내 인플레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소비자 기대심리 1년만에 ‘마이너스’

    소비자 기대심리 1년만에 ‘마이너스’

    경제 살리기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무너지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금융시장 불안 등의 여파로 분석된다. 각종 지표상으로는 경기하강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뒤의 경기와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 기대지수는 99.7로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2월보다 3.4포인트나 떨어졌다. 소비자기대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지면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 기준치를 하회한 것은 2007년 3월 97.8 이후 1년 만이다.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로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상승세를 타며 1월에는 105.9로 2002년 9월 이후 최고치까지 기록했으나 물가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다시 1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모든 소득 계층과 연령대에서 지수가 하락했으며 기준치를 상회한 연령층은 20,30대에 불과했다. 월평균 소득 200만원 이상의 계층도 간신히 기준치를 넘겼다. 통계청은 지난주 경기 선행·동행지수가 동반 하락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꼭짓점을 찍고 하강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100.1에서 92.1로 무려 8포인트나 떨어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서울광장] 비정규직보호법 속도 조절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비정규직보호법 속도 조절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이번엔 일자리 비상이다. 정부가 지난 2일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내린 진단이다. 새 정부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물가 불안보다 고용 불안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한다. 급격한 일자리 감소가 경기 침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 불안의 심각성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1월까지 28만∼30만명 수준을 유지했던 신규 취업자는 12월 26만 8000명으로 줄어들더니 올 1월에는 23만 5000명,2월에는 21만명으로 급락했다. 오는 16일 발표되는 3월의 고용동향에서는 신규 취업자가 20만명 이하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울한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대선당시 공약한 연 60만개의 일자리 창출에서 수정제시한 연 35만개에도 60%를 밑도는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용변동 내용이다. 연간 4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던 서비스부문에서 10만개 이상 줄었다. 지난 2월 임시·일용직 10만 8000명, 비임금근로자 8만 7000명이 줄어든 데서 확인된다.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채권)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경기 변동성이 큰 변두리 일자리부터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특히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으로 고용 유연성의 이점이 사라진 비정규직의 채용을 기피하는 것은 탓할 바가 못된다. 그렇다고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일자리 붕괴의 재앙을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는 총선이 끝나면 수도권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주택을 비롯한 건설 수요를 부추기는 식의 내수진작 방안을 궁리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국은행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도 한층 드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부양책은 자칫하면 시장의 흐름을 왜곡시켜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차라리 오는 7월로 예정된 10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사업장에 대한 2단계 비정규직보호법 적용을 일정기간 유보할 것을 권하고 싶다. 지난해 7월 공공부문과 대규모 사업장에 대해 비정규직보호법을 적용한 결과, 비정규직을 보호하기는커녕 도리어 일자리에서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다. 최저임금제 시행 확대가 아파트 경비원 등의 일자리 소멸로 귀결됐듯이 선한 의도로 출발한 제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만 낳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 입증된 것이다.‘보호’보다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옥죄는 ‘규제’로 작동한 탓이다. 아직도 끝모를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이랜드 사태가 이를 방증한다. 현행 비정규직보호법은 노사 모두가 불만이다. 양측의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는 중소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밀어붙이기보다는 1단계 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아웃소싱 비율, 비정규직 일자리 감소와의 인과관계 등을 먼저 세심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중소·영세사업장에 몰려 있다. 지난해 말부터 중소사업장의 아웃 소싱이나 일자리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비정규직보호법의 영향이라고 봐야 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중국동포들에 대한 방문비자 취업허용 이후 최소한 5만명 이상이 국내에 취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에도 취업 통계에서 누락된 것은 문제다. 비정규직보호법의 적용시기 조절과 더불어 취업 통계도 현실에 맞게 조사 샘플링 대상을 수정할 것을 권고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친정부·친한은파 라뇨?”

    누가 한국은행 금통위원회의 ‘트로이의 목마’가 될까. 신임 금융통화위원에 대한 성향 분석이 금융시장에서 난무한 가운데 최도성·강명헌·김대식 내정자는 자신들에게 붙은 ‘친(親)정부파’와 ‘친(親)한은파’의 꼬리표를 거부하며 자기 목소리를 냈다. 최도성 금통위원 내정자는 4일 전화통화에서 “나는 친정부도 친한은파도 아닌 ‘친국민파’”라고 선언했다. 최 내정자는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은 물가냐 성장이냐는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심리적 불안요소 때문”이라고 규정한 뒤 “국내외 불확실성이 일부 개선되고 총선이 끝나 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하게 되면 잘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명헌 내정자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일부에서 내가 물가를 성장보다 우선시해야 한다고 보도했는데 그것은 잘못된 거다. 물가와 경제살리기가 같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강 내정자는 “‘물가가 안잡혔는데 경제성장해서 뭐하냐.’는 발언은 ‘물가는 잡혔는데 경제성장이 안 되면 어떡하냐’는 말과 같은 의미다.”고 부연했다.그러나 강 내정자는 “물가는 3% 이내로 잡아야 한다.”고 발언해 역시 성향분석에 혼란을 던져주고 있다. 현재 물가는 4%에 육박하고 있다. ‘친한은파’로 분류됐으나 지난 1월 신문칼럼에서 ‘금리인하론’을 주장한 것으로 밝혀져 친정부파로 돌아섰다고 분석된 김대식 내정자.김 내정자는 “당시 칼럼은 학자로서 원론적이고 교과서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 “정책을 결정할 때는 현실적인 경제지표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정책 전공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벤치마킹하는데,FRB의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금리결정이 표준”이라며 한은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마무리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경상수지 적자 대책은 없나] (중) 강만수의 ‘1996 트라우마’ 깨라

    [경상수지 적자 대책은 없나] (중) 강만수의 ‘1996 트라우마’ 깨라

    ‘1996년은 물가를 희생해서라도 환율을 크게 올려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억제했어야 했다.10%가 넘는 임금상승에서 가격경쟁력 상실을 보전할 수 있는 수단도 사실상 환율뿐이었다.’-‘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 377쪽. 10년 만에 ‘야인’에서 새 정부 경제 사령탑으로 복귀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저서에 나오는 글이다. 원화 약세를 유지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경상수지 적자를 막겠다는 강 장관.1996년은 외환위기가 발발하기 1년 전으로, 그해의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231억달러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4.1%였다. 일반적으로 3%를 넘으면 지급불능 상태로 보기 때문에 국가재정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올 경상적자 GDP대비 0.3~0.7% 예상 환란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현재의 경제 상황은 어떠한가. 올해 적자 규모를 한은은 30억달러, 정부는 70억달러로 예상한다. 올 GDP는 1조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므로 GDP 대비 0.3∼0.7%에 불과하다.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도 최근 “경상수지 적자가 GDP 1% 이내면 크게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도 대체로 동의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같은 의견이었다. 다만 우리는 외환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에 정부나 외국인 투자자가 다소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전세계적인 달러 약세에도 원화는 초약세를 보이기도 했다.1,2월 경상수지 적자가 큰 악재로 부각된 것이다. 또한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들은 2차 위기에 노출되는 경향도 있다.‘국제수지는 종합건강지수다. 국제수지가 나쁘면 경제에 탈이 난 것’이라는 강 장관의 신념은 그래서 수긍할 만한 대목이다. ●기초체력 없던 환란때와 달라 성장 우선을 문제는 올해 상황이 10여년 전과 상당히 다른데 정부가 경상수지 적자에 과민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강 장관의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거론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정부 당사자로서 과거 10년간 절치부심했던 강 장관이 의식·무의식적으로 정책의 우선 순위를 ‘국제수지-성장-물가’ 순으로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어차피 ‘세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만큼 ‘성장-물가-국제수지’로 순서를 잡는 것이 국민경제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1996년의 적자는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수출은 잘 안 되는데 재벌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엄청나게 중간재를 수입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반면 현재의 적자는 수출이 1∼2월 전년 동월보다 각각 15%,18% 상승하는 가운데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발생한 것으로 성격과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큰 문제가 없는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우려해 원화 부양의 ‘환율주권론’을 펼친다면 경제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나의 예로 기업들이 원화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에 기대어 품질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등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외국의 적자 해결 사례보니 美, 中에 시장개방 등 통상으로 대응 印·브라질 적자불구 성장에 더 무게 미국은 1992년부터 경상수지 적자를 보고 있고 GDP 대비 비율이 6%를 넘기도 했다. 지난해 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달러 약세가 원자재값 상승을 부추기면서 일부 국가들의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달러 약세가 자국 통화의 강세를 가져오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2006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8115억달러로 GDP의 6.2%다.2007년에는 7386억원으로 GDP 대비 5.3%로 줄었다. 수출이 8.1% 늘어난 반면 수입이 1.9%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금융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가 경상수지 적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 셈이다.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를 통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대(對) 중국 무역역조를 막기 위해 중국통으로 알려진 잭 폴슨을 재무장관에 임명한다거나, 중국에 시장 개방과 환율절상을 줄기차게 요구한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경제연구본부장은 “현재 국내의 물가불안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서 경상수지 적자 문제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면서 “여러 문제 가운데 더 크고, 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미국처럼 우리도 경상수지 적자보다는 물가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2003년까지는 경상수지가 104억달러 흑자였다.2004년에 64억달러 적자로 돌아서더니 2007년 적자는 222억달러로 급증했다. 인도 정부는 경상수지 적자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반면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대외경제연구원 이순철 부연구위원은 “금리를 내려 소비를 진작할 경우 제조업으로 돈이 흘러들어 가는 것이 아니고 수입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도 경상수지가 지난 1월 42억달러로 적자로 전환됐다. 동양종금증권 이철희 연구원은 “브라질 정부는 지금 정도의 적자라면 내수를 통해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전경하 김재천기자 lark3@seoul.co.kr
  • [문화마당] 선진 일류국가의 꿈/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화마당] 선진 일류국가의 꿈/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우리 아파트 단지 화단에 어느새 파릇한 쑥이 얼굴을 내밀었다. 장미 나무에도 새파란 잎사귀가 돋아났다. 집에 오던 길, 한강변엔 노오란 개나리꽃이 제법 사춘기 티를 내고, 버들가지도 예의 연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정말 봄이다. 생명과 희망이 넘실대는…. 그런데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죽음과 절망의 아픔에 신음하고 있다. 국보1호 숭례문이 불타 새 정부의 출범을 우울하게 하더니, 다시 떠올리기도 끔찍한 네 모녀 살해사건이며 온 국민을 공분케 한 어린이 유괴살해사건, 또 언제 일어날지 모를 사건 사고로 국민은 불안하다. 사회 한복판에서 버젓이 자행된 인간성 상실의 비극을 동시대인으로 마주하고 있는 우리네 자화상은 무엇인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경제성장 제일주의로 살아왔다. 현 정부의 화두는 지난 2월25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경제발전’과 ‘국민화합’을 두 축으로 선진일류국가의 꿈을 이루는 것일 게다. 그러나 실은 경제 살리기가 시급하다고 그날 대통령이 언명한 바와 같이 경제 대통령을 주창하고 집권한 새 정부도 ‘경제제일’ 정책을 펼 것임이 자명하다. 우리는 앞으로 5년 더 경제, 경제를 외치는 정부와 함께 고락을 함께할 것이다. 어떻든 광복 후 이룩한 경제발전 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국가 전체로는 웬만큼 살게 되었는데, 왠지 우리의 허리에 스며오는 허전한 냉기는 무엇일까. 새 정부는 지금 갈 길이 바쁘다. 출범하자마자 환율에 고유가에 물가 문제까지 적지 않은 숙제들이 쌓여 있다. 그래서 새 정부가 경제문제에 더 집착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취임사에서 함께 언급했던 ‘국민화합’ 없이 경제성장만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을 터이다. 우선 새 정부에서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정신문화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하도 위원회 혐오증이 심한 요즘인지라, 또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그 자체로 반문화적인 여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서 말하기 쑥스럽지만 대통령 직속으로 그 흔한 민관합동위원회 하나 만들 순 없을까. 명칭이야 어떻든 간에 이름하여 ‘참살이 위원회’나 ‘정신문화위원회’쯤으로. 거기에서 최소한 인간성 회복을 비롯해 정신문화 정립을 위한 국가 전반의 정책을 의제화하고 각 부처에서 구체화해 가도록 하는 것이다. 괜히 만들어진 또 하나의 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교육, 보건복지, 여성, 환경, 노동 등 여러 분야의 관련 부처들이 함께 진지한 정책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신문화를 대변하는 정부부처라 할 문화체육관광부조차도 지난달 3월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보고서에서 ‘콘텐츠산업 전략적 육성’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하였다. 문화의 산업화, 경제화를 제1과제로 표방한 것이다. 국가경제를 위해서 문화도 산업화해야만 하는 현대 조류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럴진대 다른 부처는 말하여 무엇 하겠는가. 이제야말로 정부의 모든 부처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문화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을 정책기저에 두고 살맛나는 소관 정책들을 펴줬으면 좋겠다. 이 일에 정부만 나서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사회 각계각층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종교 지도자에서부터 학교 선생님, 언론인, 기업인 등 모두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짐할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정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은 바로 국민인 우리 각자의 몫이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 가공식품 ‘짝퉁 국산’ 사라진다

    앞으로 반(半)가공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마지막 가공해 판매하는 제품은 반가공국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생쥐머리 새우깡’과 관련, 우리나라와 중국이 2일 각각 상대국의 현지공장 실태조사에 나선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생쥐머리 새우깡’과 미국산 ‘생쥐 야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수입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수입식품 안전관리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9월부터 반가공 식품의 제조국 표시가 의무화된다. 식약청은 이를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와 협의해 원재료명 표시란에 반제품 표시를 병행토록 표시기준을 바꿀 계획이다. 또 수산물가공품 등을 위해 발생우려가 큰 식품을 수출하려는 외국 제조업체는 식약청에 제조공장을 사전 등록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식약청은 이날 ‘노래방 새우깡’에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혼입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 칭다오 소재 농심 반(半)제품 가공공장 실사에 나선다. 우리나라 식약청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질량감독검사검역총국 직원 3명도 농심 부산공장의 실사를 위해 이날 방한할 예정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올 하반기 경기 회복될 듯 미국발 충격 잘 이겨낼 것”

    “올 하반기 경기 회복될 듯 미국발 충격 잘 이겨낼 것”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돼 6%가까이, 최소 5.4% 이상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취임 1주년을 막 넘긴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31일 오랜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는 우리 경제를 이렇게 낙관했다. 남산타워가 바라다 보이는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19층에서 만난 박 행장은 전세계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충격에 휩싸여 있지만 우리 경제는 그만큼 충격이 크지 않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박 행장은 “희망의 첫째는 기업들의 수출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활기찬 경제정책과 기업규제 완화를 ‘두번째 희망’이라고 꼽으면서 “과거 10년 동안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가 새 정부 출범 한달 만에 결정된 것도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다. 박 행장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국제유가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곡물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환율은 걱정거리지만, 경제의 큰 흐름으로 볼 때 올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행장은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을 겪은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극복에는 선진국이어서 최근의 위기도 잘 극복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경험을 뒤돌아볼 때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처가 늦어진 것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을 확대하고, 부실규모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시가평가되는 자산의 부실을 확대하고, 다시 불안이 확산되어 재차 부실 규모가 커지는 악순환을 겪었다는 의미다. 금융계에서는 박 행장이 전임 황영기 회장에 이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산규모를 더 키워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은행은 2006년 말 자산 187조원에서 2007년 말 현재 219조원으로 32조원이 더 늘었다.2006년 한 해에만 46조원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다소 감소한 수준이지만 가계대출이 묶였고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해 상황을 감안할 때 큰 성과다. 동시에 지난해 연체율이 0.56%로 은행권 최저 수준을 나타낼 정도로 자산의 우량성·건전성 확보에도 주력했다. 탁월한 성과는 카드사업 분야에서 보여줬다. 우리은행장으로 부임하기 전 LG카드 사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박 행장의 회심작인 ‘우리V카드’는 역대 최단 기간에 200만 회원을 확보했다.5%대 후반대였던 카드 분야 시장점유율을 9개월만에 7.4%로 끌어올렸다. 올해 말까지 10%대까지 높일 계획이다. 카드는 내수가 활성화될 경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한다. 박 행장은 “카드영업은 소매금융 영업의 첨병이고 고수익 사업”이라면서 “그동안 업계 2위인 우리은행이 사업 역량을 집중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했다. 박 행장은 또 해외진출 전략인 ‘글로벌 10200’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아시아 등 성장 유망지역에서 인수·합병(M&A) 또는 현지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도 검토 중이다. 브라질과 두바이, 말레이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당면 과제인 은행 민영화에서도 박 행장은 중심적인 역할을 하길 희망하고 있다. “자본시장이 100% 완전 개방된 상황에서 ‘토종은행’의 중요성은 강조돼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다른 은행들의 주주 구성을 잘 보십시오. 토종 투자은행(IB)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국책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합니다.‘우리나라’는 ‘우리은행’입니다.” 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성장 vs 물가 갈팡질팡”… 평점 C+

    “성장 vs 물가 갈팡질팡”… 평점 C+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25일로 한 달이 됐다. 지난 대선 때부터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했으나 출발이 썩 좋지 않았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기대 이하다. 성장과 물가를 둘러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성장이 재벌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 한 달의 평가와 함께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24일 경제전문가 10인이 채점한 새 정부 경제팀의 한달 성적표는 ‘C+’ 학점이었다. 좋은 성적은 아니다.10명 중 5명은 B학점을 줬고,3명은 D학점을 줬다. 남은 두 사람 중 한 명은 A학점을, 나머지 한 명은 평가를 유보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는 정책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도 1970·80년대의 낡은 방식으로 경제정책을 짜고 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다. 또한 성장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질책했다. 환율·금리정책에 대해서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 목소리가 커질 것을 주문하면서 성장 정책이 재벌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기를 주문했다. ●‘물가안정’과 ‘성장’ 어느 장단에?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은 ‘물가안정’을, 경제팀은 ‘성장’을 이야기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성장과 물가는 한꺼번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로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없고 수출기업을 위한 환율 상승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물가와 성장을 별개의 것으로 이분법적으로 보면 안 된다.”면서 “대외 여건이 나쁜 중에 장기적으로 성장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단기적으로 물가불안 요소를 잡겠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겸임교수는 “물가불안에 대해 50개든,100개든 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물품들은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면서 “시장논리에만 맡긴다는 것이 세계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철학부재,70·80년대식 아니냐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경제팀들이 시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것은 다행이지만 경제팀의 철학·시대정신이 70·80년대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각종 경제정책이 70·80년대 재벌중심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대기업 중심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뤄지는 투자확대다.”라고 지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현 정부가 10여년의 공백 탓에 방향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확한 수단과 운용하는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 같다.”면서 “외환위기 전과 다른 수단과 방법으로 친성장 정책을 펴되 자유·개방체제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교수와 권 수석연구원은 “금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와 달리 정부가 한국은행의 독립을 지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원은 “정부조직 개편과 각료 구성을 볼 때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한 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납품가격을 두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마찰을 빚었는데 해결 방식을 대·중소 기업들의 협력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진한 충남대 경제무역학부 교수는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고, 규제완화 등 큰 그림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민간기업들의 애로사항 중심으로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민간을 이해하라고 재촉하라고 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미시적으로 지적하니 비전이 안 보이고 철학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일하는 방식이 70년대 고속도로 건설을 생각나게 한다.”고도 지적했다. ●평가 아직 일러 장하성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평가를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는 말과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달라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라고 비판했다. 조각과 정치안정이 경제성장을 돕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광두 교수는 “경제를 둘러싼 것이 정치인데, 정치가 서투르다.”면서 “정치가 시끄러워지면 새 정부가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준 교수도 “인사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문소영 전경하 김재천기자 symun@seoul.co.kr
  • 수출주도 6%대 성장 한계에

    수출주도 6%대 성장 한계에

    경제성장률 5%,1인당 국민소득 사상 처음으로 2만 달러 돌파.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지난해 우리 경제 성적표다.2006년 5.1% 성장률을 감안하면 연속 2년 5%대 성장을 이뤘다.‘4%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게 됐다. 올해 6%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새 정부는 그래서 고민이다. 지난해 경제 성적표가 좋았기 때문에 올해 6%까지 끌어 올리는 것은 훨씬 어렵다. 게다가 고물가, 고유가, 세계경제 불안 등 경제환경도 어렵다. 따라서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지난해보다 개선하는 것도 쉽지 않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는 1년으로 끝나고 다시 1만 달러 시대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1000원대의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수출을 활성화하지만 역으로 달러화로 표시되는 1인당 국민소득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1만달러로 복귀 가능성 지난해 성장은 역시 수출이 주도했다. 재화수출 성장률은 원화 강세의 악조건을 뚫고 전년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한은은 “수출 호조는 또한 제조업이 6.5%의 높은 성장을 하도록 이끌고, 이에 따라 설비투자도 7.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1분기에도 수출 증가율이 20%에 이른다.”면서 “올해도 수출 증가가 제조업의 설비투자로 이어지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수출환경에 우호적이긴 하지만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미국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최고가 경신 등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다. ●내수활성화로 실질 GNI 높여야 여전히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실질 GNI성장률은 고민거리다.2006년 2.6% 증가율에 비해 3.9%는 개선된 상태지만, 서민들 살림살이가 팍팍하게 느껴진다. 수출 증가에 따른 이익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만큼, 내수 활성화를 통해 실질GNI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소비가 지난해 2006년에 이어 4.5% 성장했다. 국민총생산(GDP)에서 내수의 성장기여율이 73.1%로 전년도 79.4%에서 6.3%포인트 줄었다. 여기에 올해 물가불안 등으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춘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그러나 “지난해 국민총소득이 늘어나 앞으로 민간이 지출할 수 있는 소득수준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올해는 민간소비가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출총제 등 규제 완화 속도조절 필요”

    경제학계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현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규제 완화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와 상반된 논리여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학계는 완화에 따른 효과보다는 각각 출자 확대와 금융안전망 위협이라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에 빠질 우려가 있어 당국은 정책의 초점을 물가 안정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새정부 기조와 상반된 논리 파장 예고 경제학회는 2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재정학회와 한국응용경제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3단체와 공동으로 ‘경제선진화를 위한 신정부의 정책과제’라는 제목의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말 그대로 경제학계가 새 정부의 정책 과제들을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날 세미나의 중심 주제는 실용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활성화와 건강한 시장경제’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출총제가 시행된 1987년부터 외환위기 직후까지 누구도 출총제가 투자 방해 요인이라고 주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재벌들의 중복 과잉투자가 심각한 문제였다.”면서 “재벌 가족이 회사돈으로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출총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출총제를 폐지하면 투자 대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출자에 자금이 쏠리면서 오히려 설비투자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면서 “또 공기업 매각 시장에서 재벌들의 경제력 집중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적어도 5대 재벌에 대해서는 출총제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윤석헌 교수는 ‘한국 금융의 선진화 과제’ 논문에서 “현재의 금융감독 역량과 금융안전망 체계로는 금산분리 완화에 따른 시스템 위험 확대의 폐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시스템 위험이 늘기 때문에 위기 발생 때 금융권에서 자체 조달한 예보 기금만으로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 결국 외환위기 때처럼 금융권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재현될 수 있다는 말이다. 윤 교수는 또 “국내 증권사들을 산업자본과 비산업자본 계열로 구분, 경영성과를 비교한 결과 산업자본 계열 증권사의 수익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는 산업자본의 금융진출 이유가 기업활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업종다각화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과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민영화는 옳은 방향이지만 산은 매각기금을 밑천 삼아 중소기업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우리금융은 국민주나 연기금을 활용, 소유의 안정화와 분산을 도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목소리도 서울대 김인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 패러다임의 변화-금융중심’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미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라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부동산을 포함한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신용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는 경상수지의 어려움이 감지되면 토대와 상관없이 경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통화신용정책과 환율정책의 적정한 조합을 구해야 하고, 다만 과도한 외환시장 개입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노사 안정은 정규직 근로자와 사용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근시안적인 노사 담합구조여서 기업의 생산성 확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는 개별 노사갈등 불간섭과 당사자 해결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사용자의 탈·위법 행위에 대해서도 공정한 법의 잣대를 적용,‘노조에만 법과 원칙을 요구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감세정책이 성공하려면/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前총장

    [열린세상] 감세정책이 성공하려면/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前총장

    정부가 감세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투자와 소비를 촉진해 대통령 임기 동안 평균 7%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선거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의 세제 개선 방안에 따르면 기업의 법인세 최고 세율을 내년에 3%포인트,2013년에 2%포인트 내려 20%로 하향 조정한다. 또 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를 7%에서 10%로 높인다. 더 나아가 관계회사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부과하는 연결납세 제도를 도입해 손실이 나는 회사가 있으면 세금을 덜 내도록 한다. 한편 정부는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를 10% 내렸다. 또 물가가 오르면 세금계산시 그만큼 소득공제를 더 해주는 물가연동 공제제도를 도입한다. 논란이 큰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 부담도 크게 줄인다. 이같은 감세 정책은 정부 기능 대신 시장 기능을 활성화해 경제를 살린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현재 우리 경제는 성장잠재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물가 불안이 심한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정부가 나서 재정이나 금융 팽창 정책을 펼 경우 경제 거품이 커질 수 있다. 그러면 성장잠재력이 더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정부는 빚더미에 올라앉고 국민은 물가 상승과 세금 덤터기를 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 투자의욕을 고취하고 동시에 개인들의 세금을 깎아줘 소비활동을 활성화하려면 시장에서 투자와 소비가 서로 맞물려 살아나는 근본적인 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최근 세계 각국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경제 경쟁력을 높이고자 세금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감세를 하면 실제로 이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근본적인 문제가 양극화 구조이다. 우리 경제는 기업·소득계층간 양극화가 심하다. 이런 상태에서 감세정책을 펼 경우 그 혜택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세금을 깎아준다고 해서 투자와 소비가 늘어난다고 보기 어렵다. 대기업들은 이미 대규모의 유휴자금을 갖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고소득층은 소득이 늘어도 추가적 소비가 미미한 사람들이다. 오히려 우려가 큰 것이 재정의 경기활성화 및 소득재분배기능의 위축이다. 감세정책을 펼 때 정부 사업의 축소는 불가피하다. 또 취약 부문과 소외계층 지원도 감소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세제완화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다시 가열될 경우 경제를 투기거품으로 들뜨게 만들 수도 있다. 한편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구조의 악화로 정부부채도 늘 수밖에 없다. 이미 300조원이 넘는 정부부채가 더 증가할 경우 정부의 정상적인 재정운영이 어렵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통화를 증발하면 물가상승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이렇게 되면 결국 경제를 살리려는 감세정책이 경제회생을 막는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러면 감세정책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본적으로 자금흐름의 선순환과 양극화의 개선이 전제조건으로 필요하다. 정부는 감세정책을 시행하기 앞서 신산업 발전전략을 제시하고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켜 시중 부동자금이 기업투자 자금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한편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대거 일어나도록 획기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하여 투자바람을 일으키고 기업 규모나 소득 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경제주체들이 동등한 참여 기회를 갖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감세 정책을 펴야 비로소 세금 감소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증가가 투자와 소비의 선순환 구축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감세 정책이 경제를 살리는 효과를 가져오려면 자금흐름의 정상화, 중소기업 활성화 등 생산적이고 균형적인 투자여건조성을 선결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前총장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8) F. 루스벨트 전 美 대통령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8) F. 루스벨트 전 美 대통령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올해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발표, 시행한 지 75주년이 된다. 미국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는 가운데 미국인들은 경제적 수렁에서 자신들을 구해줄 ‘21세기의 루스벨트’를 고대하고 있다. 루스벨트가 제32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1933년 3월 미국의 경제상황은 최악이었다.1929년 10월24·29일 뉴욕증시의 폭락은 대공황의 신호탄이었다.1929∼1933년사이 실업률은 4%에서 25%로 급등했다. 산업생산은 35% 줄었다. 농산물가격도 60%나 급락, 농업의 근간이 흔들렸다.200만명이 집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았다.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로 문을 닫는 은행들이 속출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두려움 그 자체”라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1차 뉴딜(1933∼1934) 미국 역사가들은 뉴딜정책의 핵심을 ‘구호(relief), 회생(recovery), 개혁(reform)’으로 정리한다.‘100일 계획’은 1단계 구호에 초점이 맞춰졌다. 루스벨트는 취임 닷새째인 3월9일 ‘100일 계획’을 발표했다.6월16일까지 100일 동안 15개의 긴급구제·경제개혁 법안을 마련했다. 학자들로 구성된 ‘전문위원회(Brain Trust)’는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자유방임주의 대신 연방정부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그는 첫 조치로 부실은행을 정리했다. 취임 다음날인 5일 전국 은행들에 ‘휴업(bank holiday)’명령을 내렸다.9일 은행들을 재무부의 감독 아래 두고, 필요할 경우 연방은행에서 자금을 지원토록 한 긴급은행법이 통과됐다.12일 일요일 루스벨트는 유명한 ‘노변정담(fireside chats)’을 시작했다. 라디오 앞에 앉아 국민들에게 ‘은행권 위기’에 대해 설명하며 은행에 돈을 맡기라고 당부했다.3일 뒤 75%의 은행들이 다시 문을 열자 미국인들은 은행으로 몰려들었고 은행들은 빠르게 안정됐다. 연방예금보호공사(FDIC)를 설립,1인당 5000달러까지 보호해 주었다. 실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연방긴급구호청을 신설했다. 민간자원보호단(CCC)을 만들어 청년실업자 25만명을 고용, 전국 국립공원에 나무를 심고, 다리를 놓았다. 농가 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해 농업조정국(AAA)을 만들었다. 균형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경제법이 1933년 3월14일 제정됐다. 균형예산을 달성하기 위해 참전군인 연금을 40% 삭감하고, 연방공무원 월급도 줄였다. 국방비도 대폭 삭감했다. 경제회생을 위해 공공사업청(PWA)을 신설,33억달러의 예산으로 다리·도로 등 공공시설에 투자했다. 테네시계곡개발공사(TVA)도 그 일환이다. 댐을 건설해 홍수를 방지하고 전기를 공급하며 가장 가난하고 낙후한 테네시강 유역 일대와 남부를 현대화했다. 개혁은 경제공황이 재연되지 않도록 경제시스템을 바꾸는 장기적인 작업이다.1933년 전국산업부흥법(NIRA)의 제정으로 시동을 걸었다. 기업들에 제품가격 인상을 허용하는 대신 최저임금(시간당 20∼45센트)과 노동시간제한(주당 35∼45시간), 아동노동 금지 등을 다룬 협약을 체결토록 했다. 이 법은 노조를 활성화했다. 1933년 은행구조개혁 관련 법들이 통과됐고,1934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를 감독하게 됐다. ●2차 뉴딜(1935∼1936) 루스벨트는 193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상·하원 양원을 장악하자 본격적인 사회·경제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은 중요한 법안들이 이때 통과됐다. 역사학자들은 2차 뉴딜정책이 1차보다 훨씬 급진적이고, 친노동·반기업적이라고 평가한다. 공공사업진흥국(WPA)을 만들어 200만명에게 다리와 도로, 공항, 공원 건설 등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뉴딜정책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인 사회보장법도 이때 통과됐다. 연금제도와 실업보험을 도입하고 노인과 극빈자, 장애인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틀을 갖췄다. 노동관계법(이른바 와그너법)을 제정, 노조결정·단체협상·파업권을 인정했다. 뉴딜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공황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1933년 25%였던 실업률은 1937년 10%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고,2차 대전이 발발한 뒤에야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1937년 경기침체에 다시 빠지자 루스벨트는 50억달러를 투입, 경기부양에 나섰다. 연방정부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29년 3%에서 1937년 9%로 늘었다. 국가부채비율도 20%에서 40%로 높아졌다. ●엇갈리는 평가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후한 점수를 주는 반면 경제학자들은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뉴딜정책으로 경제공황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연방정부의 개입과 각종 규제정책의 도입으로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 다른 경제학자들은 뉴딜정책 때문에 경제회복이 오히려 더뎌졌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루스벨트가 사회보장제도의 기초를 확립했고, 부의 공평한 분배에 노력했으며, 정치·경제에서 연방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kmkim@seoul.co.kr ■리치 美상원 역사전문위원이 말하는 루스벨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도널드 리치 미국 상원 역사 전문위원은 제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것은 “확실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뛰어난 대의회 설득력과 강력한 정책 추진력, 탁월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신뢰구축으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과 뉴딜정책에 관한 책 ‘FDR 대통령’을 펴낸 루스벨트 대통령 전문가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열린 루스벨트 대통령 토론회에서 루스벨트가 성공한 이유와 지도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루스벨트가 가장 성공한 경제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 역사상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암울한 시기인 대공황 때에 취임했다. 루스벨트는 고통받는 이들을 구제해 주었고, 무엇보다도 대공황을 불러온 경제·사회적시스템을 개혁했다. 또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했고, 최저임금을 보장함으로써 보통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뉴딜정책과 같은 방대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루스벨트 개인의 능력도 출중했지만 주위에 강력한 지지자들과 뛰어난 학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루스벨트는 서로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일하도록 만드는 데 달인이었다. 서로 입장이 다른 사람들을 한 방에 몰아넣고 결론을 도출해 내라고 다그쳤고, 결국 이들은 타협을 통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았다. 루스벨트는 상당히 인간적인 면이 강했던 대통령이다. 특히 의사소통 능력이 탁월했다. 매주 일요일 대국민라디오 담화, 이른바 ‘노변정담’이 대표적이다. 국민들은 경제건 전쟁이건 루스벨트만 믿고 따르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현재 경제상황이 매우 나쁘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사람들은 루스벨트 같은 지도자를 열망하는데. -그는 보통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이들의 기본적인 삶의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 애썼다. 부자들로부터 떼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줬다. 루스벨트는 매우 창조적인 인물이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에 해결책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방안을 강구했다. 그는 뭔가를 계속 시도해야 한다고 믿었다. ▶일반적으로 지도자가 정책을 추진하다 실패하면 비판에 직면하는데 루스벨트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유럽인들은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을 ‘루스벨트식 실험’이라며 매우 관심있게 지켜봤다. 당시 유럽은 극좌·극우의 이념적 틀에 얽매어 있었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이념적 차이를 뛰어넘어 절충을 모색했다. 변화를 시도하다 실패하면 이를 솔직하게 알리고 대안을 찾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이런 모습은 국민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안겨줬다. kmkim@seoul.co.kr
  • 지자체들도 “공공요금 동결”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지방 공공요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 중앙 정부의 ‘물가잡기’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20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대전시는 지난 6일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층의 생활불안을 덜기 위해 공공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7일 지방공공요금은 물론 자치도로 이양된 항만하역요금도 노사합의로 동결한 데 이어 어린이집 보육료, 주차료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서울시도 행안부가 지난 10일 시·도 부단체장 연석회의에서 지방물가 인하 노력을 당부하자 5월부터 20.5%를 올리기로 계획했던 하수도요금의 인상을 유보시켰다. 전북도 역시 11일 부시장·부군수 회의에서 5월과 7월로 예정된 시내버스와 택시요금, 도시가스요금을 동결하거나 하반기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광주시는 25일 유관 기관·단체, 자치구 등 20여 기관이 참여하는 ‘지방물가 실무위원회’를 열어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품목에 대한 ‘담당관’을 지정, 수급 상황과 가격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지방공공요금의 상반기 인상을 억제하고 경영 합리화를 통해 공공요금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기로 의견을 모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청원군은 올해 상반기내로 예정됐던 하수도요금 인상을 내년 1월로 미뤘으며, 경남 사천시는 4월로 예정된 하수도 요금 인상을 일단 보류했고, 함안군·의령군 역시 5월로 예정했던 쓰레기 봉투료 인상을 유보시켰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행안부가 각급 지자체에 도입을 독려한 ‘원가분석 검증제’도 일부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홍성군의 경우 원가분석 검증제를 적용한 이후 관내 일부 칼국수 값이 업소별로 500∼1000원씩 인하되기도 했다. 충남도는 ▲원가분석 검증대상 품목을 확대 실시하고 ▲500원,1000원 등으로 정해지는 가격 인상 단위를 100원,200원,300원 단위로 세분화해 결정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대구시(상수도 요금), 충북 청주시(쓰레기 봉투료), 진천군(상수도 요금), 경북 김천시(하수도 요금), 창원시(상수도 요금) 등은 자체 조례를 재개정해 인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시론] 환율 안정을 위한 제언/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

    [시론] 환율 안정을 위한 제언/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

    원화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달러당 1000원,100엔당 1000원인 원화 환율의 ‘1000-1000’ 시대가 다시 돌아왔다. 원화 환율이 급등하게 된 것은 달러화에 대해 엔화가 강세를 띠고 있는 반면, 원화는 가파른 약세 기조를 나타내고 있는 까닭이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 투자기관들이 한국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고 있어 달러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비해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의 신용경색으로 달러화 차입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국내 경상수지는 적자로 반전되어 달러화 공급은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원화 환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달러화에 대한 가수요가 늘어나 원화 환율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모습을 나타냈다. 원화 환율의 약세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경기가 단기간 내에 회복될 가능성이 낮고, 국내 경상수지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12월 결산 기업들의 외국인 주주들에 대한 배당으로 본국 송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원화 환율 절하는 국내 경제에 부작용을 확산시킬 우려가 크다. 우선, 수출 증가에 의한 무역 수지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원화 환율의 급등은 수입 가격을 상승시켜 수출 증대 효과를 상쇄시킨다. 물가 상승에 의한 내수 부진은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원화 환율이 크게 올라가면 수입 물가가 급등하여 국내 물가도 동반 상승하여 국내 소비를 위축시킨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투자 심리도 움츠러든다. 원화 환율 상승에 따르는 금융 손실 증대로 국내 금융 시장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도 있다. 원화 환율 상승은 외화 채무를 지고 있는 기관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증대시키고,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을 유도하여 국내 주가 하락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다. 이는 추가적인 원화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여, 또다시 외국인 투자자의 탈출을 부추겨 국내 증시는 물론 금융 시장 전반을 불안하게 만드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케 한다. 결국, 원화 환율의 급등은 수출 증대 효과보다 국내 경기의 위축 위험성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큰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원화 환율의 과도한 급등락을 예방하는 한편, 환율 안정을 위해서라도 내수 경기 활성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첫째, 원화 환율 상승 기대 심리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원화 환율의 급등락을 방지하고 수출 증가와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적정 환율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원화 환율 약세를 활용한 수출 증대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원저 시대를 서비스 수지 적자 해소를 위한 계기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 관광 서비스 향상과 홍보 증대로 외국인과 국내 소비자의 국내 관광 활성화를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 경제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내수 활성화 정책의 차질없는 추진이 필요하다. 개인 부동자산의 유동화 촉진, 고용 연장 지원, 가계 부채 증가 억제 등을 통해 국내 소비 심리를 진작시켜야 한다. 규제 완화의 신속 추진, 신성장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유인책 마련 등을 통해 투자 증대도 실현해야 한다. 아울러 건설 경기 진작을 위해 SOC 투자를 확대하고, 지역 건설 경기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확산되고 국내 내수 경기 둔화가 심화될 경우 선제적인 금융 정책도 검토해야 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
  • 금리 간극 진퇴양난

    금리 간극 진퇴양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추가 인하를 계기로 민간경제연구소들과 시장에서는 한국은행도 5.0%로 8개월째 동결하고 있는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목표치인 3.5%를 상회하는 물가상승 압력과 시중의 높은 유동성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서민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호민관’을 자처한 이성태 총재의 발언의 강도를 볼 때도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인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세계경기와 국내 경기하락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은이 얼마나 뚝심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성장과 물가 앞에서 고민하는 한은의 4월 선택은? ●선제적으로 금리인하 대응해야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19일 “최근 3개월간 경기선행지수들이 모두 나빠지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지표가 나빠질 때까지 한은이 기다려서 금리를 인하하면 실기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발 위기로 ‘약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예상되기 때문에 경기진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 수석연구원은 현재 금리인하로 인한 금융시장의 교란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금리는 2.25%이고, 한국은 5.0%로 금리차가 크게 벌어졌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따라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화 약세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떠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현재는 충분히 줄어들었다.”면서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환율 상승으로 물가상승과 소비둔화, 기업들의 금융손실 증가 등으로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동결해야 물가·금융시장에 안정적 한양대 하준경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과 미국사이에 이보다 더 큰 금리차가 벌어진 적도 있다.”면서 “현재 물가수준을 볼 때 금리인하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미국은 부도위기에 처한 금융산업을 구제하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야 하는 당면의 과제가 있다.”면서 “무조건 한은이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하를 따라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도 3월까지 9개월째 4.0%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있고, 일본도 0.50%에서 13개월째 금리동결이다. 중국은 오히려 시중유동성과 자산가격 거품 등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면서 나라별로 처한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하 교수는 “현재 부동자금들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동산 시장으로 뛰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증권시장쪽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높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면 자본시장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환율안정 등을 위해서라도 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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