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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한번 타는데 4300원…‘이 도시’ 운임료 올리자 “더는 못 버텨” 아우성

    지하철 한번 타는데 4300원…‘이 도시’ 운임료 올리자 “더는 못 버텨” 아우성

    뉴욕 지하철 운임료가 3달러로 오르면서 10센트 추가 부담에 대한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뉴욕 교통공사의 운임료 인상안이 이날부터 시행되면서 지하철 한 번 타는 데 드는 비용이 기존 2.90달러에서 3달러가 됐다. 10년여 만의 인상이다. 2023년 2.90달러로 오르기 전에는 2015년 2.50달러에서 2.75달러로 오른 바 있다. 시민들은 “10센트가 계속 쌓이면 부담이 클 것”, “내 월급으로는 이 돈을 감당하기 어렵다” 등 불만의 목소리를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승객들은 교통공사의 예산 낭비를 지적하며 운임료 인상보다 서비스 개선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번 인상은 새로 취임한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버스 완전 무료화 공약을 내건 상황에서 나왔다. 맘다니 시장은 이 계획에 필요한 7억 달러를 대기업과 고소득자 증세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주 감사원장 후보인 아뎀 분케데코는 “운임료를 올릴 게 아니라 동결해야 한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서민들이 출퇴근하는 데 더 많은 돈을 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세종시 소상공인 경영안정에 600억 지원, 업체당 최대 7000만원

    세종시 소상공인 경영안정에 600억 지원, 업체당 최대 7000만원

    세종시가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위해 올해 총 6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5일 세종시에 따르면 소상공인 정책자금은 분기별로 1월 100억원, 4월 200억원, 7월 200억원, 10월 100억원씩 순차적으로 공급되며 예산 소진까지 선착순 공급 방식이다. 지원 대상은 세종에 사업장을 둔 소상공인이며, 업체당 대출 한도는 최대 7000만원이다. 또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 금리의 일부를 지원한다. 2년 만기 대출은 연 2.0%, 3년 만기 대출은 연 1.75%의 이자를 부담할 예정이다. 시는 골목형 상점가 등 지역·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자금 공급을 통해 지원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원 내용은 세종시와 세종 신용보증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고, 자금 신청은 세종 신용보증재단 온라인 플랫폼인 ‘보증드림’에서 접수한다. 이승원 세종시 경제부시장은 “정책자금 지원이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세밀한 맞춤형 금융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무서워서 못 가” 배우 인신매매에 초토화된 ‘인기 관광국’…350만명 증발

    “무서워서 못 가” 배우 인신매매에 초토화된 ‘인기 관광국’…350만명 증발

    중국 배우 납치 사건을 시작으로 홍수와 국경 분쟁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10% 가까운 급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물가까지 급등하면서 ‘동남아 관광 1위 국가’ 자리를 베트남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타이 이그재미너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관광청은 2025년 외국인 관광객이 3200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도의 3550만명보다 9.8%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초만 해도 태국 정부는 관광객 4000만명 유치를 자신했다. 그러나 악재가 이어지자 목표치를 3800만명으로 낮췄고, 다시 3500만명으로 조정했다. 최종 전망은 3200만명까지 추락했다. 배우 납치·국경 충돌·홍수까지…악재 폭탄위기의 시작은 중국 배우 납치 사건이었다. 중국의 유명 배우 왕싱은 지난해 초 태국에 입국했다가 미얀마 접경 지대의 온라인 사기 조직에 납치됐다. 머리를 삭발당한 채 강제 노동에 시달리던 그는 나흘 만에 구출됐다. 이 사건은 중국 내에서 ‘태국 여행 공포증’을 일으키며 관광객이 급감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태국을 범죄 소굴로 묘사하는 글이 퍼졌고 국가 이미지는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으로 태국을 범죄 도시로 그린 중국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하며 불안감을 키우며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7월에는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졌고, 성수기를 강타한 남부 지역 홍수도 언론에 대대적으로 다뤄지면서 관광지로서의 신뢰가 바닥을 쳤다. 태국의 높은 교통사고율도 발목을 잡고 있다. 오토바이 사고로 외국인 관광객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방콕 물가 “유럽보다 비싸”…베트남으로 이탈 무엇보다 태국 통화인 바트화 강세가 관광업에 치명타를 입혔다. 금값이 폭등하자 태국인들이 보유하던 금을 대거 팔면서 바트화 가치가 올랐다. 여기에 캄보디아 사기 조직 등 범죄 집단 자금이 태국으로 흘러들어오며 바트화 가치를 더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트화 가치가 오르자 외국인들의 현지 여행 비용 부담이 커졌다. 수도 방콕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로 전락했다. 바트화 강세에 현지 물가 상승까지 겹치며 방콕의 고급 식당과 스파 비용이 일부 유럽 도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싸졌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가성비를 따지는 여행객들은 발길을 베트남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새로운 관광지를 개발하고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태국 관광청도 “알뜰한 여행객들 사이에서 베트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태국을 찾은 외국인은 3027만명으로 집계됐다. 관광 수입은 약 1조 4000억 바트(약 64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단기 반등에도 전반적인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게 중론이다.
  • 高등어 된 고등어… 올해 노르웨이산 공급 반토막

    高등어 된 고등어… 올해 노르웨이산 공급 반토막

    ‘서민 생선’ 고등어의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4일 나온다. 기후 변화에 따른 어획량 급감과 주요 수입국인 노르웨이의 공급 감축이 맞물리면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는 고등어 어획량 쿼터를 올해 7만 9000t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16만 5000t이던 어획량 쿼터를 절반 넘게 줄인다는 것이다. 2024년 21만 5000t과 비교하면 무려 63%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최대 고등어 수출국 노르웨이는 영국, 페로 제도, 아이슬란드와 올해 북동대서양 고등어 어획량 쿼터를 지난해 대비 48%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총 허용어획량(TAC)은 29만 9000t인데 노르웨이는 이 중 26.4%를 배정받는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국가들이 고등어 어획량을 급격히 줄인 이유로는 남획 등으로 고등어 자원량이 감소해 고등어가 더는 ‘지속 가능한 생선’이 아니게 됐다는 점이 꼽힌다. 고등어는 2019년 국제 비영리기구인 MSC(해양관리협의회·Marine Stewardship Council)의 지속 가능 어업 인증을 상실했다. 우리나라의 고등어 수입량은 2024년 5만 5000t에서 지난해 8만 3000t으로 51% 증가했다. 국내 수입 고등어 중 노르웨이산은 약 80~90%를 차지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국내 고등어 생산량이 줄어들며 노르웨이산 고등어 의존도가 대폭 늘었다. 노르웨이산 냉동고등어 수입 단가는 지난해 11월 기준 ㎏당 3.3달러로 지난해(2.6달러)보다 27% 올랐다. 이런 가운데 고환율로 인한 원화 약세 현상까지 맞물리며 수입 염장 고등어 한 손(2마리)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해 12월 평균 1만원을 넘어섰다. 수산물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상승했는데, 고등어 가격은 11.1% 뛰었다. 국산 고등어와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면 밥상 물가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 고금리·경기침체 이중고… 울산시, 중소기업에 3000억원 자금 지원

    고금리·경기침체 이중고… 울산시, 중소기업에 3000억원 자금 지원

    울산시가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해 새해 벽두부터 자금 지원에 나선다. 울산시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와 경영안정을 돕기 위해 올해 총 3000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시는 자금 수요가 몰리는 연초의 상황을 고려해 자금을 상반기 중 조기에 공급해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숨통을 틔워줄 계획이다. 시는 올해 일반 중소기업 시설자금을 줄이는 대신 미국발 관세로 지역경제에 타격이 큰 자동차 부품 업종의 자금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울산지역에 사업장을 둔 중소기업으로, 업체당 5억원 이내 자금을 지원한다. 상환기간은 경영안정자금 2~4년, 시설자금 5년으로 금융기관 대출이자 일부(이차보전 1.2~3.0%)를 지원한다. 1차 지원 신청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시는 또 올해 인공지능(AI) 대전환 추진을 위해 ‘AI 기반 육성자금’을 새롭게 만들어 지원한다. AI 기반 육성자금은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를 위한 AI 접목 생산 설비투자와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 등을 추진하는 중소기업에 지원한다. 지원은 200억원 규모다. AI 기반 육성자금은 오는 19일부터 신용보증기금 영업점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경영안정자금 지원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부진으로 이중고를 겪는 지역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특히 상반기 집중 지원을 통해 지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 ‘국민 생선’ 이제 밥상에 못 올리나…“말도 안되는 상황” 비상 걸렸다

    ‘국민 생선’ 이제 밥상에 못 올리나…“말도 안되는 상황” 비상 걸렸다

    ‘국민 생선’ 고등어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이른바 ‘금(金)등어’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주요 수입국인 노르웨이산 고등어마저 공급이 반토막 날 것으로 보여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는 고등어 어획량 쿼터를 지난해 16만 5000t에서 올해 7만 9000t으로 52% 감축할 계획이다. 2024년(21만 5000t)과 비교해 63% 감소한 수치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12월 영국, 페로 제도, 아이슬란드와 올해 북동대서양 고등어 어획량 쿼터를 지난해 대비 48%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북동대서양 4개 연안 당사국은 고등어 총허용어획량(TAC)을 29만 9000t으로 설정했다. 노르웨이는 이 중 26.4%를 배정받는다. 이들은 국제해양탐사위원회(ICES)의 권고를 바탕으로 총허용 어획량을 정하고 있는데, 이번에 설정한 쿼터는 ICES가 권고한 17만 4000t보다 높은 수준이다. 노르웨이 등이 고등어 어획량을 급격히 줄인 것은 남획 등으로 인한 고등어 자원량 감소로 고등어가 더는 ‘지속 가능한 생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등어는 지난 2019년 국제 비영리기구인 MSC(해양관리협의회·Marine Stewardship Council)의 지속 가능 어업 인증을 상실했다. 우리나라의 고등어 수입량은 2024년 5만 5000t에서 지난해 8만 3000t으로 51% 급증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고등어의 80~90%는 노르웨이산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지난해 소형 고등어 어획량은 증가했지만, 소비지가 선호하는 중대형 고등어 어획량이 감소하다 보니 수입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대형 고등어의 어획량 감소는 고수온의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하고 어군이 분산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르웨이산 냉동고등어 수입 단가는 지난해 11월 기준 ㎏당 3.3달러로 전년(2.6달러)보다 27% 올랐고, 최근 1500원대를 넘보는 고환율로 원화 기준 물가는 더 크게 오를 수밖에 없는 상태다. 국내 냉장고등어 소매가격은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어획량이 많이 줄어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주요 대형마트는 칠레산 고등어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 성장률 2% ‘반등의 해’ 될까…고환율·수출이 관건

    성장률 2% ‘반등의 해’ 될까…고환율·수출이 관건

    2026년 개장일인 2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3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 한국 경제는 반등 기대와 구조적 불안이 교차하는 출발선에 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올해를 본격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환율과 통상 환경 불확실 등 변수도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8%,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7%를 제시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친 뒤 출범한 새 정부의 인공지능(AI) 대전환 기조와 확장 재정 효과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1분기 -0.2%로 역성장을 기록한 뒤 2분기 0.7%, 3분기 1.3%로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보다 올해 성장률이 나아질 건 분명하다”면서도 “구조개혁 없이 생산성을 억지로 끌어올리면 반짝 성장은 가능하지만, 임금 인플레이션이나 부채 증가 등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리스크 등 통상 변수 여전“기후위기 대응 식량 정책 필요”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떠받친 것은 수출이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사상 처음 7000억 달러(약 1004조 7000억원)를 돌파했다. 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1734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그러나 올해 수출 전망을 두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며 반도체 등을 제외한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봤다. 반면 한국무역협회는 AI 수요를 기반으로 반도체와 IT 제품이 수출을 견인하며 지난해보다 약간 높은 71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날 신년사에서 “한미 관세협상을 마무리했지만 15% 상호관세는 여전히 수출에 큰 부담이고 글로벌 공급망 분절도 경제 안보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며 “M.AX(제조 인공지능 대전환)를 제조업 재도약의 결정적인 승부수로 삼아 국익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변수는 고환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새해 첫 거래일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대비 0.5원 오른 1439.5원에 개장했다. 지난해 연간 평균 환율(매매기준율)은 1422.16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개인 투자자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와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기업들의 달러 보유, 금리 격차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고환율이 이어지면 국내외 투자자 이탈로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며 “환율을 1400원 아래로 낮추려면 기준금리를 최소 0.5%포인트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 불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5년 만에 가장 낮았지만, 석유류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체감 물가 부담은 여전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어종·품종 변화에 대비한 중장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민연금 ‘환율 방어’…“노후 불안” vs “경제 안정”[취중생]

    국민연금 ‘환율 방어’…“노후 불안” vs “경제 안정”[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연금은 꼬박꼬박 가져가면서, 정작 필요할 때 줄 돈은 없다면서요? 그런데 왜 연금을 환율 막는 데 씁니까? 이건 앞뒤가 안 맞잖아요.” 지난달 크리스마스, 서울의 한 가정이 저녁 식사 도중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김모(32)씨가 국민연금을 활용한 환율 방어 얘기를 꺼내자, 그의 아버지가 “나라가 어려울 땐 국민 연금이라도 보태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김씨는 “우리 세대는 구경도 못 할지 모르는 돈을 국가가 쌈짓돈처럼 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맞섰습니다. 그의 부모는 “계엄 이후 경제가 비상인데, 너무 자기 생각만 하면 안된다”며 혀를 찼지만, 김씨에겐 생존 문제였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고공행진하는 환율을 잡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 환율 방어 카드를 꺼내자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지난달 24일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례적인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15일에는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이 연간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 계약 1년 연장을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이 국민연금을 동원한 배경에는 1500원을 위협하는 기록적인 고환율이 있습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수입 물가가 치솟자,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직접 소모하는 대신 국내 최대 달러 수요처인 국민연금의 발을 묶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구두 개입 직전 1484.9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개입 직후 1465.5원까지 급락했고,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오전 1440.2원 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개입 이전보다 44.7원이나 떨어진 셈입니다. 다만 2030세대 사이에서는 국민연금을 이용한 환율 방어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30대 공무원 A(33)씨는 “2030세대는 국민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큰데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을 투입한다는 소식에 배신감을 느끼는 또래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연구원 B(34)씨는 “인구가 많은 40~50대 표를 안 잃으려고 정치권이 일부러 침묵한다는 의심까지 든다”고 했습니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서도 김씨와 비슷한 토로가 쏟아집니다. “한미 금리 차이가 근본 원인인데 왜 개인 투자자를 탓하느냐”는 글부터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를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몰더니 정작 국민연금은 서학개미보다 더 많이 해외 주식을 샀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반면 당국의 이번 조치가 적절했다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4050세대 이용 비중이 높은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의 한 이용자는 “금리 올리고 내수 경제가 나락으로 가는 것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국장 호황으로 200조원 넘게 벌어들였는데, 환헤지 비용 몇천억 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아니냐”고 했습니다. 갈등의 핵심이 인구 절벽 시대의 부당한 세대 계약에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습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행 연금 체계는 이미 지속 불가능함이 증명됐음에도 정치권이 표심을 의식해 세대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면서 “연금 고갈 공포를 느끼는 청년들의 자산을 환율 방어에 동원하는 것은 윗세대를 향한 혐오를 국가가 조장하는 꼴이다. 환헤지는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국가 경제의 안정을 위한 기금의 공적 역할과 미래 세대가 요구하는 수익성 보호 사이에서,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국민의 노후를 지켜야 할 연금이 어쩌면 세대 사이의 가장 높은 벽이 돼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 새해 키워드는 민생경제 회복… 소비·일자리·기업육성 세토끼 잡는다

    새해 키워드는 민생경제 회복… 소비·일자리·기업육성 세토끼 잡는다

    제주도가 새해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총 2145억원을 투입한다. 내수 진작과 금융 취약계층 지원, 소상공인·골목상권 경쟁력 강화, 기업 육성과 수출 확대, 일자리 창출까지 전방위 대책을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새해 예산안에 민생경제·경제활력 분야로 일반회계 1719억원, 금융포용기금 20억원, 중소기업육성기금 406억원을 편성했다고 2일 밝혔다. 우선 민생 소비 활성화에 402억원을 투입한다. 지역화폐 ‘탐나는전’ 인센티브 10%를 유지하기 위해 280억원을 배정하고, QR 결제 확대와 기능 고도화, 도내 전 대학으로 학생증 연계 서비스도 확대한다. 착한가격업소 브랜드 ‘잘도착한점빵’은 500곳으로 늘리고, 전기요금 등 인센티브와 주 1회 장바구니 물가조사를 병행해 물가 안정과 소비 촉진을 동시에 노린다. 금융 취약계층 지원도 강화된다. 금융포용기금 20억원을 투입해 정책서민금융 이용자의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빛나는 제주청년 희망대출’은 대환대출을 신설해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제주혼디론’과 신용회복 신청비 지원도 지속된다. 노동·일자리 분야에는 299억원이 편성됐다. 도는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해 디지털 전환 등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노동권익센터 기능을 상담 중심에서 정책 연계형으로 확대한다. 이동노동자 쉼터 ‘혼디쉼팡’도 추가 조성한다. 관광·서비스·건설 분야 고용 회복과 인력 양성을 위해 일자리 예산은 기존보다 대폭 늘렸으며, 청년 취·창업을 지원하는 ‘제주더큰내일센터’ 운영에도 49억원을 투입한다. 기업 육성과 유치에는 254억원이 배정됐다. 도는 상장기업 20개 육성 목표를 내걸고, 상장 임박 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과 ‘J-유니콘’ 후보 기업 발굴에 나선다. 워케이션 사업에는 11억원을 투입해 단순 체류형을 넘어 본사 이전과 투자 유치로 연결하는 전략적 모델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노후 농공단지 개보수와 입주기업 환경 개선에도 14억원을 투자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분야에는 가장 많은 871억원이 투입된다. 경영 컨설팅과 디지털 전환, 로컬브랜드 육성은 물론 출산급여, 대체인력비 지원, 폐업 소상공인 재기 지원을 신규 도입한다. 공공배달앱 활성화, 전통시장·골목상권 지원을 통해 지역 상권 회복에도 힘을 싣는다. 중소기업 육성자금 380억원과 특별보증, 브릿지 보증 등을 통해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김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2026년 민생경제 예산은 도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며 “소비 촉진, 일자리 창출,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제주 경제의 알찬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 ‘이란의 봄’ 시작됐나…시위서 ‘총격전’ 최소 6명 사망

    ‘이란의 봄’ 시작됐나…시위서 ‘총격전’ 최소 6명 사망

    반관영 파르스 통신 “시위대가 방화·총격” 타스님통신 “바시즈민병대 1명 숨져” 이란 정부 “상인 대표와 대통령 대화할 것” 이란에서 화폐가치 폭락과 고물가 등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자 당국이 이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 최소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현지에서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남서부 로르데간에서 현지 경찰이 시위 주도자를 체포하다가 2명이 사망하고 여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스는 “폭도들이 타이어에 불을 붙여 도시 곳곳에 방화를 시도하는 바람에 주지사 집무실과 법원, 은행 건물 등이 피해를 입었다”며 시위대 일부가 총격을 가해 경찰관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서부 아즈나에서도 “집회를 틈타 폭도들이 경찰 본부를 공격해 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다만 사상자의 신원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전날 이란 서부 로레스탄주의 쿠다슈트에서 시위에 대응하던 바시즈민병대 1명이 숨지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인 1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바시즈민병대는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IRGC에 연계된 준군사조직이다. 이같은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에서 전국적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한 셈이다. 파르스는 아즈나 인근 호라마바드에서 권총을 소지한 이가 체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부 이스파한주에서도 시위대 1명이 총격에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을 인용해 보도했지만, 파르스 등 현지 매체에서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확산을 막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날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제라니는 엑스(X)에 성명을 올려 “대통령이 상인 대표들과 회동하고 지역별로도 직접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대화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수도 테헤란에서 상인들이 시작한 시위는 대학생 등 청년층의 가담으로 가담하며 닷새째인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이란은 핵프로그램, 미사일 개발, 역내 테러지원을 이유로 한 서방의 오랜 제재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란 대통령실이 환율 폭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기도 했다.
  • ‘이란의 봄’ 시작됐나…시위서 ‘총격전’ 최소 6명 사망 [세계는 지금]

    ‘이란의 봄’ 시작됐나…시위서 ‘총격전’ 최소 6명 사망 [세계는 지금]

    반관영 파르스 통신 “시위대가 방화·총격” 타스님통신 “바시즈민병대 1명 숨져” 이란 정부 “상인 대표와 대통령 대화할 것” 이란에서 화폐가치 폭락과 고물가 등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자 당국이 이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 최소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현지에서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남서부 로르데간에서 현지 경찰이 시위 주도자를 체포하다가 2명이 사망하고 여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스는 “폭도들이 타이어에 불을 붙여 도시 곳곳에 방화를 시도하는 바람에 주지사 집무실과 법원, 은행 건물 등이 피해를 입었다”며 시위대 일부가 총격을 가해 경찰관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서부 아즈나에서도 “집회를 틈타 폭도들이 경찰 본부를 공격해 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다만 사상자의 신원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전날 이란 서부 로레스탄주의 쿠다슈트에서 시위에 대응하던 바시즈민병대 1명이 숨지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인 1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바시즈민병대는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IRGC에 연계된 준군사조직이다. 이같은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에서 전국적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한 셈이다. 파르스는 아즈나 인근 호라마바드에서 권총을 소지한 이가 체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부 이스파한주에서도 시위대 1명이 총격에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을 인용해 보도했지만, 파르스 등 현지 매체에서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확산을 막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날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제라니는 엑스(X)에 성명을 올려 “대통령이 상인 대표들과 회동하고 지역별로도 직접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대화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수도 테헤란에서 상인들이 시작한 시위는 대학생 등 청년층의 가담으로 가담하며 닷새째인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이란은 핵프로그램, 미사일 개발, 역내 테러지원을 이유로 한 서방의 오랜 제재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란 대통령실이 환율 폭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기도 했다.
  • “양안 통일은 대세” “열도 강하게”… 중일 정상 ‘신년사 대치’

    “양안 통일은 대세” “열도 강하게”… 중일 정상 ‘신년사 대치’

    시진핑, 항일전쟁 승리 80돌 언급다카이치, 방위력·안보 정책 부각상호 조정보다 전략 재확인 초점예정된 재계 고위급 방문도 연기 중국과 일본이 신년사를 통해 대만과 안보를 둘러싼 기존 인식을 반복하며 새해 중일관계는 돌파구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날 중국중앙TV(CCTV)로 방송된 2026년 신년사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의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는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의 중요한 사건으로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행사와 일본의 대만 통치 종료를 기념하는 ‘대만 광복 기념일’ 제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양안 동포의 피’는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사용된 문구다. 이는 최근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등으로 다시 부각된 양안 정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 미국이나 일본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대신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등을 언급하며 중국이 세계 질서를 수호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두 소감문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질서가 흔들리고 패권주의적 움직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신년사에서 경제 회복을 전면에 두면서도 방위력 강화와 안보 정책 추진의 당위성을 함께 부각했다. 그는 인구 감소와 물가 상승, 안보 환경 악화를 일본이 직면한 복합 위기로 규정하며 “역사 속에 미래의 비밀이 있다”는 메이지 시대 사상가 오카쿠라 덴신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 “일본을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책임이 있다”고 했다. 외교가에서는 양국 정상의 신년사에 담긴 메시지들이 상호 조정보다는 각자의 전략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경색된 중일관계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새해 예정돼 있던 양국 재계 고위급 방문 일정도 중일관계 악화 영향으로 연기됐다. 양국 경제 교류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일중경제협회는 이달 예정돼 있던 중국 방문단 파견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중일 경제 사절단은 1975년 시작돼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거의 매년 이어져 온 교류 채널이다. 다만 2012년 센카쿠열도 국유화 이후 정치적 긴장 속에 한 차례 방문이 연기된 바 있다.
  • 고등어 한 손 1만원 시대… ‘가성비 상징’ PB 가격도 뛴다

    고등어 한 손 1만원 시대… ‘가성비 상징’ PB 가격도 뛴다

    수입 고등어 가격 1년 새 29% 올라고환율에 커피 원두 가격도 급등올해 커피값 인상 이어질지 주목세븐일레븐 PB제품 40여종 인상라세느 등 유명 뷔페는 20만원대 지난해부터 계속된 고환율 및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새해 첫날부터 먹거리 가격 인상 소식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국산 및 수입 식품 가격, 식재료 및 외식 물가 등이 동반 상승해 서민의 생계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입 염장 고등어 한 손(2마리)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1만 363원으로, 전달(9828원)보다 535원(5.4%) 올랐다. 1년 전인 2024년 12월 평균 가격(8048원)에 비해서는 2315원(28.8%)이나 급등했다. ‘국민 생선’ 고등어 가격 상승세는 노르웨이의 어획량 감소와 환율 상승으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커피 값도 들썩인다. 지난해 아라비카 원두의 국제 가격은 1t당 8116.9달러로, 2024년 평균(5157.9달러) 대비 57% 이상 급등했다. 대부분 수입하는 커피 원두는 환율 상승은 곧바로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프랜차이즈 텐퍼센트커피는 오는 5일부터 카페라테 가격을 기존의 33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리고, 디카페인 원두 가격은 500원에서 800원으로 올린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폴바셋, 메가MGC커피 등은 지난해 주요 음료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올해도 올릴지 고심 중이다. 서민 체감이 큰 편의점 자체상표(PB) 물가도 잇따라 오른다. 세븐일레븐은 과자·음료·디저트 등 PB 제품 40여 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세븐셀렉트 누네띠네’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착한콘칩’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GS25도 PB 상품 4종의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새해 첫날 특급호텔 뷔페는 ‘20만원 시대’를 열었다.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는 이날부터 주말 가격을 기존 19만 8000원에서 20만 3000원으로 2.5% 인상했다. 서울 신라호텔의 뷔페 ‘더 파크뷰’는 3월 1일부터 주말 만찬 기준으로 기존 19만 8000원에서 20만 8000원으로 5% 인상한다. 원가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이유다. bhc치킨을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지난달 30일 가맹점에 공급하는 튀김용 기름(해바라기유) 가격을 3년 반 만에 20% 올려, 치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먹거리 중 연간 상승률 상위 품목 5개는 보리쌀(38.2%), 오징어채(36.5%), 찹쌀(31.5%), 현미(18.8%), 귤(18.2%)이었다. 외식 물가는 연간 3.1% 상승했다.
  • 뉴욕시장, 쿠란에 손 얹고 폐쇄된 지하철역에서 취임 선서

    뉴욕시장, 쿠란에 손 얹고 폐쇄된 지하철역에서 취임 선서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시를 이끌 조란 맘다니(35) 시장이 1일 지난 80년간 폐쇄됐던 지하철 역사에서 성경 대신 쿠란에 손을 얹고 취임식을 올렸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난 맘다니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정치 지도자로 자칭 ‘민주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한다. 맘다니 시장은 시청 계단에서 열리는 공식 취임식에 앞서 새해 첫날 자정을 맞아 1904년 문을 열었던 지하철 구시청역 승강장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민사 소송을 걸어 트럼프 재단을 해산시켰던 최대 정적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과 시리아 출신 배우자 라마 두와지가 이를 지켜봤다. 취임 선서 이후 맘다니 시장은 폐쇄된 역사에 대해 “우리 도시의 활력, 건강, 그리고 유산에 있어 대중교통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시내버스 무료화 등 자신의 대중교통 공약 실천을 강조했다. 그는 “1904년 뉴욕의 초기 지하철역 28개 중 하나인 구시청역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이 역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위대한 건축물을 건설하고자 했던 도시의 용기를 보여주는 물리적인 기념비였다”고 설명했다. 맘다니 시장은 뉴욕시 역사상 최초로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조부가 사용했던 쿠란과 흑인 작가이자 역사가인 아르투로 숌버그의 쿠란을 취임식에 사용했다. 슘버그의 쿠란은 뉴욕 공립 도서관에서 대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쿠란 선서에 대해 전 세계 무슬림 공동체에 연대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종교부터 사상과 정책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든 충돌해도 이상할 것 없는 맘다니 시장은 지난해 11월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과거 서로를 ‘공산주의자’와 ‘파시스트’라며 비난했던 두 사람은 뉴욕을 포함한 미국의 물가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 새해에도 출구 없는 중일...시진핑·다카이치 신년사로 본 동북아 정세

    새해에도 출구 없는 중일...시진핑·다카이치 신년사로 본 동북아 정세

    중국과 일본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대만과 안보를 둘러싼 기존 인식을 반복했다. 중국은 대만을 핵심 이익으로 재확인했고 일본은 방위력 강화 기조를 고수했다. 누적된 인식 차 속 새해에도 악화된 중일 관계는 출구 없는 관리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관영 중국중앙(CC)TV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신년사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의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는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의 중요한 사건으로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행사와 일본의 대만 통치 종료를 기념하는 ‘대만 광복 기념일’ 제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양안 동포의 피’는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사용된 문구다. 이는 최근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 등으로 다시 부각된 대만 정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은 일본을 향한 외교·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한편 대만을 상정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이어왔다. 다만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 미국이나 일본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대신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등을 언급하며 중국이 세계 질서를 수호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연두 소감문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질서가 흔들리고 패권주의적 움직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인구 감소와 물가 상승, 안보 환경 악화를 일본이 직면한 복합 위기로 규정하며 “역사 속에 미래의 비밀이 있다”는 메이지 시대 사상가 오카쿠라 덴신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 “일본을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책임이 있다”고 했다. 경제 회복을 전면에 둔 메시지이지만 방위력 강화와 안보 정책 추진의 당위성을 함께 부각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외교가에서는 양국 정상의 신년사에 담긴 메시지들이 상호 조정보다는 각자의 전략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당분간 중일 관계는 완화보다는 긴장 관리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일본 재계가 참여하는 일중경제협회는 이달 예정돼 있던 중국 방문단 파견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중일 경제 사절단은 1975년 시작돼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거의 매년 이어져 온 교류 채널이다. 다만 2012년 센카쿠열도 국유화 이후에도 정치적 긴장 속에 한 차례 방문이 연기된 바 있다.
  • “올해 코스피 5000 넘는다… 성장률 1.8~1.9% 예상”

    “올해 코스피 5000 넘는다… 성장률 1.8~1.9% 예상”

    반도체 업종 성장, 코스피 상승 견인적극적 재정정책에 민간 소비 회복환율 1300~1500원대 ‘널뛰기 장세’ 부동산 보합세… 풍선효과 우려도기준금리 한두 차례 인하 전망 우세 금융권에서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히는 은행장들이 새해 경제에 대해 ‘완만한 오르막길’을 점쳤다. ‘오천피(코스피 5000)’를 달성할만큼 증시 체력이 회복되고, 경제성장률도 1.8~1.9%로 오를 것이란 진단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1300~1500원대 수준을 오가며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금리와 부동산은 쉽게 방향을 틀지 못한 채 ‘완행 구간’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뒤따랐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호성 하나은행장·정진완 우리은행장·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환주·정상혁·강태영 행장은 새해 코스피 상단을 5000~5100으로 내다봤다. 이환주 행장은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업종의 성장이 증시 전체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닥의 경우 바이오·로봇 업종의 약진이 더해진다면 상단 1000~1100 수준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천스닥(코스닥 1000)’ 시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은행장들은 202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6~1.9% 수준으로 전망했다. 앞서 2025년 3분기 기준 실질 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1.3%를 기록해 1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는데, 경기 하강 국면을 지나 회복 흐름이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가장 높은 1.9%를 제시한 정상혁 행장은 “반도체 중심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민간 소비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부 업종에 국한된 수출 호조 등으로 2%를 넘기는 버거워 저성장 국면에서 탈피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선 1300~1500원대를 오가는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환주 행장은 상반기 1380~1490원, 하반기 1360~1470원의 비교적 넓은 범위를 제시했다. 이호성 행장은 연간 환율 하단을 1380원 수준으로 봤고, 정진완 행장은 하반기 환율이 13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강태영 행장은 상반기 환율이 1520원까지도 갈 수 있다고 전망하며 ▲연 200억 달러(약 29조원) 대미 투자 관련 서울외환시장의 달러공급 감소 ▲개인투자자의 미국주식 순매수 지속 ▲국민연금 해외투자 수요 등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정부 규제 강화 여파로 보합세 전망이 많았다. 다만 거래 총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지역별 온도 차는 오히려 더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진완 행장은 “아파트 매매 총량은 줄겠지만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경기 과천·성남 분당 등 상급지 중심 수요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혁 행장은 “공급 부족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과 규제지역의 풍선효과로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준금리는 한두 차례 추가 인하를 거쳐 2.00~2.25%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호성 행장은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남아 있어, 무리한 인하보다는 통화정책 여력을 남긴 채 사이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50%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3.10%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 언어의 고고학/김세정 [서울신문 2026 신춘문예 - 소설]

    언어의 고고학/김세정 [서울신문 2026 신춘문예 - 소설]

    학과 필수모듈인 어학 파트에서 ‘초급 그리스어’를 들을 거라고 말했을 때, 홍은 조금 놀란 듯했다. 당장 졸업 작품부터 준비해도 모자랄 세 번째 학기였다. 그리스어나 라틴어는 아무리 날고 기어도 ‘이쪽 친구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걸 잘 알지 않느냐고, 차라리 일본어를 듣는 편이 도움이 될 거라고 홍이 종용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강의실에 모인 학생들은 겨우 열 명 남짓이었다. 상대적으로 비인기 언어라 그런지 학생 수는 다른 수업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원탁으로 빙 둘러앉은 좁은 강의실에서는 쿰쿰한 곰팡이 냄새와 학생들이 흘리는 땀내가 뒤섞여 불쾌한 냄새가 났다. 교수가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스어 학습 동기를 물었을 때, 그들 대부분은 어머니나 아버지가 그리스 계통이지만 자신은 그리스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는, 아마 높은 확률로 거짓말일 것임이 분명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어내고 있었다. 아마 수업 하나쯤은 먹고 들어가려는 심산이겠지. 사실 그런 학생들은 생각보다 흔했다. 이쪽은 어머니가 프랑스인이고, 저쪽은 할머니가 러시아인이고, 쟤는 어릴 때부터 함께 살았던 삼촌이 루마니아인이래, 하는 이야기는 너무 흔하디흔해서, 그런 일에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조차 우스꽝스러울 지경이었다. 곧 교수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그는 강의실에서 유일하게 동양인인 내가 그리스어 수업을 들으려는 이유를 내심 궁금해하는 듯했다. 그 호기심 어린 미소에 힘입어, 그럭저럭 교수가 만족할 만한 대답을 내놓을 수도 있었다. 가령, 코흘리개 시절부터 그리스 신화에 관심이 있어 제대로 연구해 보고 싶었다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에 희랍어가 등장한다는, 꽤 그럴듯한 말로 이야기의 물꼬를 틀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학습 동기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였고, 이들에게 그 이유ㅡ‘아오리스트의 마지막 습작을 읽기 위해서’라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 솔직히 그 말을 독일어로 제대로 설명할 자신도 없었다. 나는 그저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렸고, 그 사람이 내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생각했다. 그 사람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일생에 한 번쯤은 안티고네를 원서로 읽어 보고 싶어서요. 금발로 덮인 두피 곳곳에 희끗한 새치가 돋아난 중년의 교수가 나를 응시했다. 그러고는 턱에 난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흥미롭다는 듯 빙긋 웃더니, 다른 학생들을 둘러보면서 이 학생이 아주 ‘야심 찬 계획’(ambitionierten Plan)을 가져온 것 같다는 모호한 농담을 던졌다. 그는 말했다. 그 계획에 이르기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그리스 방언을 익혀야 하는지. 현대 그리스어에 대한 배경지식은 물론, 고전 그리스어의 아티카 방언, 이오니아 방언과 아이올리아 방언까지. 소포클레스나 호메로스 같은 작자들을, 화자가 사라진 언어를 읽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아냐면서. 시대와 지역별로 나눈 그리스어의 기원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설명 방식은 내 어깨를 점점 짓눌렀다. 마치 모든 학생 앞에서 나의 ‘야심 찬 계획’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이 자리에서 당장 밝혀내겠다는 듯. 그의 눈빛은 이제 처음 드러냈던 조소를 넘어 약간의 경멸마저 내비치는 듯했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내가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라는 것, 그 사실에 관해서라면 이미 오래전에 들은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수업에서 학습 동기를 제대로 밝혔더라면, 어쩔 수 없이 나의 ‘계조모’(Stiefgroßmutter)라고 소개해야 했을, 적어도 내가 아는 지구상의 유일한 아오리스트(Aorist)인 나의 할머니 하나코 씨로부터 말이다. * 시제(Tense)는 시간(Time)과 시상(Aspect)과 함께 작동한다. 할머니의 ‘아오리스트의 필사 노트’는 그렇게 시작된다. * 내가 그 노트를 처음 발견한 것은 라이프치히대학 문창과에서 석사 첫 학기를 보낸 직후였다.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학기 과제를 제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초봄이었다. 많이 아프셔? 출국하기 전에도 할머니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았다. 어제 쓰러지셨어, 라고 수화기 너머의 엄마는 말했다. 또? 엄마는 답하지 않았다. 조금 지친 목소리로 첫 학기도 보냈는데 한국에 한 번 들어와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아무 음악도 영화도 틀지 않은 채 맞은편의 화면을 응시했다.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노란 경로를 따라 비행기 모형이 느리게 움직였다. 나는 고개를 돌려 한반도 오른편에 있는 섬나라를 바라보았다. 문득 홍의 고향인 하코다테와 후추시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궁금했다. 엄지와 검지를 펼쳐 그 사이를 가늠해 보았다. 겨우 손톱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좁은 너비였다. 부모님은 대학에 합격한 후에야 유학에 대한 나의 의지를 인정했다. 엄마는 애초부터 내가 독일에 가는 것을 반대했다. 왜 거기까지 가서 또 글을 쓰려고 하냐고. 대체 돈은 언제 벌 셈이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굳이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찬성하지도 않았다. 아마 아버지는 내심 형과 함께 시장의 곡물 가게를 이끌어 가기를 바랐을 것이다. 독일에 오기 전까지 나는 서울로 도망간 형 대신 아버지의 쌀가게 일을 도왔다. 오랜만에 만난 할머니의 얼굴은 생각보다 밝아 보였다. 불과 삼 주 뒤에 죽음이 임박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 혈색에, 당황한 사람은 오히려 나였다. 나중에 병실 복도에서 엄마에게 들은 바로는 내가 한국에 도착하기 전날부터, 할머니의 정신이 거짓말처럼 맑아졌다고 했다. 나를 보자마자, 할머니는 거친 손으로 내 뺨을 매만졌다. 밥은 잘 먹고 다니느냐고, 애가 왜 이렇게 피골이 상접해 뱃가죽이 등에 눌어붙었느냐면서. 요 몇 달 동안, 자신의 모습을 한 번도 거울에 비춰 본 적 없는 사람처럼 말했다. 나는 그런 할머니의 손길이 낯설기도 했고 멋쩍기도 했다. 할머니가 그 정도로 내게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그녀가 나의 손을 잡아 침대 위에 살며시 놓았다. 나는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지 몰라 할머니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창밖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저물어 가는 햇빛이 할머니의 눈동자 속에서 반달 모양으로 일렁이면서 반짝였다. 그녀의 눈 밑에 오랜 세월 동안 자리 잡았을 것임이 분명한 푸르스름한 그림자가 비쳐 보였다. 할머니는 해외 생활은 잘 맞는지, 음식은 어떤지, 앞으로 무슨 글을 쓰고 싶은지 약간의 시차를 둔 채 차분히 물어왔다. 침묵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는 잠시 창밖을 보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와 나누는 대화는 항상 그랬다. 할머니는 서른이 다 되도록 취업하지 않은 나의 처지를 별달리 걱정하지 않았다. 그녀가 나에게 묻는 것은 미래뿐이었다. 그것이 정말 나의 미래를 궁금해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현재에 딱히 관심이 없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배우고자 하는 문학을 진지하게 궁금해하는 사람은 가족 중에서 할머니가 유일했다. 입원하기 전부터 종일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끼고 살았던 할머니였다. 그녀는 내가 유럽에서 인종차별을 겪지는 않았는지, 왜 라이프치히를 선택했는지, 독일의 문학 수업에서는 정말 그리스 신화들을 중요하게 읽는지, 평소 자신이 궁금해했던 질문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나로서는 평생 장사를 하면서 살아온 외할머니와 동년배임에도 불구하고, 질문의 방향이나 밀도가 전혀 다른 할머니의 목소리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답하면서도, 가슴속에서는 그런 지적인 대화를 가족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독일에서 지내면서 궁금해진 것들도 많았다. 가령 일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할머니의 시간에 대해. 홍과 같은 나라에서 나고 자랐으나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그녀의 발자국-그 삶의 궤적에 대해. 그러고 보니 너 마침 잘 왔다. 한참 동안 질문을 쏟아내던 할머니는 나를 보더니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다고, 혹시 집에서 노트 한 권을 가져올 수 있느냐고 물었다. 노트요? 희랍어 노트 말이야. 요즘에도 그리스어를 공부하고 계시냐고, 내가 깜짝 놀라 묻자, 할머니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일생에 한 번쯤은 안티고네를 원서로 읽어 봐야 하지 않겠니. 나는 조금 어안이 벙벙해진 채로 옆에 앉아 있던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는지 어서 갔다 오라는 듯 문을 향해 조용히 턱짓했다. 나는 외투를 챙기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떻게 생긴 노트인데요? 아오리스트. 네? 표지에 아오리스트의 필사 노트라고 적혀 있어. 처음 들어 보는 단어였다. 내가 반사적으로 아오리스트가 무엇이냐고 묻자, 할머니는 답답하다는 듯 외쳤다. 왜 이리 군말이 많아. 일단 가져와. 그러면 다 설명해 주겠다고, 할머니는 힘도 없으면서 내 엉덩이를 팡팡 내려치고는 지갑에서 오만 원을 꺼냈다. 갔다 오면서 밥도 먹고 와. * 아오리스트(Aorist)는 무정시제이다. 아오리스트로 포착된 사건은 완결적으로 제시되며, 문맥에 따라 과거에만 묶이지 않고 다양한 시간으로 퍼져 나간다. α -(아니다) όριστος(규정된, 한정된)는 정해지지 않은(αόριστος) 불확정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όριστος는 ὅρος(경계)에 맞닿아 있다. ‘무정’은 ‘부정’(不定)일 수도 있고 ‘미정’(未定)일 수도 있다. ‘부정’(不定)과 ‘부정’(否定)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구별되어야 한다. * 사실 할머니의 일생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할머니를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였고, 그때 우리는 구포시장 근처에 있는 고급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당시는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지도 겨우 한 달밖에 안 된 시기여서, 나는 그 모든 상황이 이상하고 낯설기만 했다. 할머니는 외할머니와 같은 나이인데도 열 살은 더 많은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나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와 부드러운 말투 때문인지 외할머니에게선 느낄 수 없던 우아한 기품이 느껴졌다. 할머니의 첫인상은 내게 꽤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건 그날, 내가 절반쯤 남겨 버린 짜장면을 할머니가 자신 앞으로 가져가 거침없이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이미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고 와 배가 부른 상태였다. 조금 전부터 할머니가 내 그릇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긴 했지만, 갑자기 그릇을 가져가 처음 보는 아이가 남긴 잔반을 거리낌 없이 먹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네가 입이 짧은 모양이구나. 할머니가 조용히 입을 닦으면서 말했다. 내가 당혹스러운 얼굴로 부모님을 바라보자, 아버지가 아무리 그래도 잔반을 드시냐고, 아직 출출하시면 한 그릇을 더 시켜 드리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한 손으로 손사래를 쳤다. 됐다. 그냥 딱 한 입 정도만 더 먹고 싶었어. 그리고 할미가 손주가 남긴 음식을 먹는다는데. 그깟 잔반이 뭐가 대수냐. 할머니가 반대편 손으로 냅킨을 꺼내 들며 덧붙였다. 이제 가족인데. 당시, 나는 그런 할머니의 행동에 내심 감동을 받았다. 물론 그것이 완벽하게 의도된 행동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할머니는 아마 아버지의 남동생 내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것이다. 그 여자가 나이가 어린 엄마를 가족으로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을. 그런 분위기를 내심 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렬한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나와 할머니 사이의 감정적 거리는 꽤나 오랫동안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할머니는 구포동에 있는 오래된 주공아파트 단지에 홀로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마치 분기 보고서를 쓰듯, 의무적으로 식재료를 잔뜩 사서 할머니를 방문했고, 그럴 때마다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는 의례적인 감사 인사를 건넸다. 내가 할머니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그때가 전부였다. 하지만 정작 할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나는 그 어색한 시간을 견디기 위해 괜히 할머니의 방안을 둘러보곤 했다. 안방의 벽에는 그 흔한 가족사진 한 장조차 붙어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런 시간들 속에서 할머니를 조금씩 알게 됐다. 아버지와 나누는 대화를 엿들으면서-이제 돈 쓰는 법도 좀 배우세요. 평생 고된 일만 하시고. 저희가 하지 말라고 해도 식당 일에, 식모 생활에… 몸 쓰는 일만 하셨잖아요-그녀의 성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두 아들이 용돈을 줘도 일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 그렇게 번 돈의 대부분을 저금하는 사람. 남편의 병수발을 들고, 두 아들이 먹을 반찬을 만드는 데 평생을 보낸 사람. 그러나 정작 두 아들은 일본식 반찬을 학교에 가져가는 것을 부끄러워해서 집에 두고 가고, 먼저 간 남편은 자신을 호적에 올리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사람. 일생을 거부당한 사람. 그래서 누구보다 상처받은 사람이 할머니였다. 그래서 가끔 아버지가 못마땅했다. 한 시간이 지나 정해진 칭찬의 레퍼토리가 모두 소진되면, 마치 알람 시계라도 설정해 놓은 사람처럼 이제 그만 가 봐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버지를 보고 있자면, 할머니의 기만당한 삶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버지도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 가장 가까이서 보고 들었을 텐데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쏜살같이 일어나 집을 나서려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마치 아버지의 진심을, 아직 오지 않은 불편한 미래를 보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어머니 인생도 굴곡이 많았지. 아버지는 종종 제사를 지낼 때도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할머니가 친모가 아니라 계모라는 사실, 친모는 아버지를 낳은 지 이 년도 되지 않아 돌아가셨다는 사실은 그때 들었다. 구포동 할머니는 1928년에 도쿄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어릴 때 부모를 따라 조선으로 넘어와 구포에 정착했다고.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조선인 남자와 눈이 맞아 결혼했지만, 불과 일 년 만에 병에 걸린 남편과 사별했다고 했다. 일본인 송환 때 돌아가지 않으신 걸 보면 아는 친척도 없으셨던 모양이야. 우리한테는 아들을 조선에서 키우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셨지만. 하나밖에 없던 아들은 전쟁 중에 죽었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스물세 살 때 할아버지를 만난 거라고 아버지는 덧붙였다. 아버지 바람기가 보통이 아니니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지. 제사상에 할아버지의 영정을 놓을 때마다 아버지는 그 시절이 떠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말을 멈추지는 않았다. 구포동 할머니를 들이기 전까지 집안에 몇 명이 거쳐 갔는지. 다들 하나 같이 화장이 진한 술집 여자들이었다고 했다. 구포동 할머니는 어린 아버지가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은 유일한 여자였다. 다른 여인들처럼 분 냄새를 풍기지도 않았고,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정신이 산만한 아버지를 따끔하게 혼냈다고. 그래서 아버지는 이 사람이 아니면 싫다고 했다. 다른 여자들은 싫다고. 어머니로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어린 아버지의 고집에, 할머니는 얼마 가지 않아 쌀가게 사모님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어머니도 참 박하게 사셨지. 같이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수군거리지를 않나. 그때만 해도 말을 좀 어눌하게 하셨으니. 대놓고 쪽발이라고 부르는 못된 인간들도 많았어. 나나 동생도 사춘기 때는 참 못됐지. 길가에서 친구들이랑 걷다 어머니를 만나면 일부러 못 본 척하고 피해 다녔으니. 어머니도 숨통 트일 때라곤 가끔 일본인 친구들 만나러 가는 게 전부셨을 거야. 거기 모임 이름이 뭐랬더라, 부영회였나? 나중에 검색해 보고서야 나는 그 모임의 이름이 ‘부용회’(芙蓉會)라는 걸 알게 됐다. 아버지는 자신의 생떼로 별난 할아버지 곁에서 평생을 살아야 했던 할머니의 삶을, 할아버지의 권유로 이른 나이에 아이를 세 번이나 유산해야 했던 그녀의 인생을 얼마간 가엾게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아버지는 할머니에 대해, 하나코라는 인간에 대해 그 이상의 의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버지에게 할머니란 그저 어머니, 지극히 언어적인 의미로서의 ‘어머니’일 뿐이었다. * 무정시제 연습 55 지배하다 현재 시제 : 지배하고 있다 과거 시제 : 과거에 지배를 했고 그 일은 그때 완결되었다 완료 시제 : 과거에 지배를 했고, 현재에도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무정 시제 : 과거에 지배를 했지만 그 일은 그때 완결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무정 시제 연습 178 잃어버리다 현재 시제 : 잃어버리고 있다 과거 시제 : 과거에 잃어버렸고 그 일은 그때 완결되었다 완료 시제 : 과거에 잃어버렸고, 현재에도 여전히 잃어버리고 있다 무정 시제 : 나는 과거에 잃어버렸으나, 그 일은 그때 완결되었고, 지금도 잃어버리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나는… 과거에 아이를 잃었으나, 그 일은 그때 한 번으로 완결되었고 지금도 잃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만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일이 아니기에 이것은 미완료가 아니다. 과거에 발생한 그 일이 현재에 하나의 상태로 고정돼 있다고 말할 수 없기에 완료도 아니다. 나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잊지 않는다. 영원히 재현할 수 없다. 늘 불완전한 중얼거림으로 남아 있다. 이 모든 것이 그 死語(사어)로부터 비롯되었다. * 홍과 만난 것은 베를린에서 어학원을 다니고 있을 때였다. 우리는 어학원 친구의 소개로 시내에 있는 한식집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홍은 내가 살고 있던 사설 기숙사 근처에 살고 있었다. 한 번 외식을 할 때마다 잔고가 추락하는 독일의 미친 물가 덕에, 우리는 제법 큰 공용주방이 있는 나의 기숙사에서 함께 요리를 하면서 가까워졌다. 홍이나 나나 독일의 행정은 지긋지긋해했지만, 맥주만은 사랑했다. 홍의 아버지가 외교관이라는 것, 일본에서 태어나 하코다테에서 초등학교에 다녔다는 것, 일본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그때 들었다. 솔직히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얼마간 비참해지기도 했다. 그건 아마 잦은 변화 속에서도 자상함을 잃어버리지 않았던 홍의 아버지에 대한 인상이 나의 친부에 대한 의문으로 귀결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친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친가와도 교류가 없었다. 친부는 고등학교 때까지 복싱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을 당한 뒤부터 구포시장의 도축업자로 일했다고 들었다. 내가 다섯 살 때, 심장병으로 죽은 그는 나에게 자랑할 만한 번듯한 직업조차 남기지 않았다. 고집불통에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인간. 아들보다는 딸을 원해 내 이름을 중성적으로 지어버려, 늘 사람들에게 나는 남자라고 해명하게 만든 사람. 그것이 내가 엄마에게 들은 친부에 대한 전부였다. 어릴 때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괜히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우리 아버지는 지금 해외에 계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들을 읊어 놓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러지 않았다. 엄마가 재혼한 뒤부터는 나에게도 번듯한 아버지가 생겼으니까. 나는 새아버지를 친아버지처럼 이야기했다. 아버지가 곡물 사업을 하고 있다는 모호한 말로 사람들의 상상력을 은근히 조장했다. 친구들과 격투기 시합을 볼 때면 우리 아버지도 복싱을 했었다고 말했고, 식당에서 시킨 소고기가 생각보다 적어 보일 때는 아버지가 축산업을 해서 아는데, 라는 말로 운을 뗐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오류는 있었을지언정 틀린 말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너희 할머니도 일본에서 태어났다고 하시지 않았어? 언젠가 홍이 그렇게 물은 적이 있었다. 물론 홍은 그 할머니가 혈연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나는 언젠가 그 말을 하려 했다. 때가 되면 홍의 머릿속에서 파편적으로 떠다닐 나의 가족들을 구분 지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일본인이셔. 술에 취한 그날에도 그랬다. 나도 모르게 말을 내뱉고서야 아차 싶었지만, 말을 고치기엔 이미 늦어버렸다. 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야. 그럼 너, 어떻게 보면 일본인 혼혈인 거네? 나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듯한 그 미소가 좋았다. 그 미소가 나도 모르게 거짓을 사실처럼, 허구를 진실처럼 이야기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나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근데 부모님도 아니고 기껏해야 할머닌데…. 얘 좀 봐. 21세기에 무슨 그런 시대착오적인 발언이야. 피곤함에 지쳐 있던 홍의 눈빛이 갑자기 선명해졌다. 됐고. 할머니 이야기 좀 더 해 봐. 혹시 자세히 말해 줄 수 있어? 그즈음 홍은 소논문을 위해 일본 여성들의 이주사를 정리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해명하는 일을 포기했다. 구포동 할머니가 도쿄도 후추시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오랫동안 부용회라는 재한일본인 처들의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던 사람이었다고 아버지에게 들은 그대로 말했다. 쌀가게에서 나오는 수익을 몇 번이나 빼돌려 해방 후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들의 생계를 돕고, 홀로 이국땅에서 죽은 그들을 위해 손수 장례까지 치러 주는 바람에 할아버지에게 죽도록 맞은 적도 있다고. 그러고 보니 이번에 장례식 끝나고 할머니 노트 가져왔는데. 노트? 무슨 노트? 그게… 할머니가 좀 특이한 분이셨거든. 그리스어 공부가 취미셨어. 나는 서랍 어딘가에 있는 할머니의 노트를 가져왔다. 할머니의 장례를 치른 후에, 엄마가 버리려던 것을 겨우 말려서 들고 왔다고. 구포동 할머니가 살아 있는 동안 썼던 수십 권의 노트들 중 하나라고 했다. εἰ μέν κ᾽ αὖθι μένων Τρώων πόλιν ἀμφιμάχωμαι 만약 내가 여기 머물며 트로이의 도시를 두고 싸운다면, ὤλετο μέν μοι νόστος, ἀτὰρ κλέος ἄφθιτον ἔσται 내게서 귀향은 사라지겠지만, 불멸하는 명성을 얻게 될 것이다. 할머니는 이 부분을 반복적으로 필사하셨어, 라고 나는 말했다. ‘일리아스’의 문장이래. 왜? 그야 나도 모르지. 잠깐 줘 봐. 홍이 할머니의 노트를 들고 가더니 빠르게 뒤쪽의 페이지를 훑었다. 할머니랑은 한국어로 소통했어? 응. 정확히 말하자면 일본어가 침투해오는 부산식 한국어긴 했지만. 너희 할머니 작가였어? 무슨 소리야? 너 뒷부분 안 읽어 봤어? 그냥 필사노트라 앞쪽만 읽었는데? 홍이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다시 노트를 건넸다. 그러고는 마지막 몇 페이지를 다시 읽어 보라고 했다. 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녀에게서 노트를 건네받았다. 그녀의 말대로 뒤페이지에는 앞쪽의 시제 연습과는 달리 꽤 긴 산문이 있었다. 모두 그리스어로 기술돼 있었다. 할머니는 그 위에 일본어로 ‘아오리스트의 마지막 습작’이라고 적어 놓았다. 나는 홍을 한 번 쳐다보고는 이국의 문자들을 멍하니 응시했다. * 모든 아오리스트는 언어의 흐름 속에서 소외된 존재다. 그러나 소외되었다는 사실이 사라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오리스트는 단일하고 완결된 사건이지만 지속성과 반복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아오리스트는 사라짐이 아니라 한순간의 존재다. 아오리스트는 불멸하는 명성을 추구한다. 끝났으나 끝나지 않은 것들을 찾아 헤매고, 떠나왔으나 정주하지도 귀향하지도 않으며, 죽었으나 결코 죽음 속에 내버려두지 않는다. 마치 나의 아이처럼. 마치 아이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나처럼. 알 수 없는 것으로 끊임없이 남겨 두려 하는 자세를 견지함으로써 영원한 탐구가 가능해진다. 나는 무정시제이다. 나는 한 명의 아오리스트다. * 그리스어 수업은 처참한 성적표와 함께 끝났다. 홍의 말대로 나는 이미 수준급의 그리스어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 틈에서 시간이 갈수록 기가 죽었고, 독일어로 작품을 써내느라 수업조차 제대로 참석하지 못한 날이 잦았다. 그리스어를 다시 공부하기로 결심한 것은 그로부터 반년 뒤였다. 졸업작품을 최종적으로 제출한 늦가을부터였다. 홍과는 그즈음을 전후로 헤어졌다. 나는 학업에 뜻이 없었고, 독일에 계속 체류할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었지만, 홍은 미국에서 박사 유학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이미 이국에서의 만남과 헤어짐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사람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깔끔하게 돌아섰던 마지막조차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처럼 느껴졌다. 한국에는 돌아가기로 결정했어? 아직 잘 모르겠어. 교수님이 졸업 작품을 출간해 보자고 하시는데. 너는 마음에 안 들지? 홍의 즉답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결말 부분을 좀 더 고치고 싶어서. 신중하게 써야지. 홍이 말했다. 너희 할머니 얘기잖아. 나는 그 말에도 잠시 주춤했다. 이번에도 홍의 대답이 곧장 돌아와서는 아니었다. ‘너희 할머니’라는 말. 마음이 잠시 흔들렸다. 일본에서 보고 싶은 게 있어. 겸사겸사 한국도 잠시 가고. 다른 계획은 있어? 그냥 친구들이나 만나겠지. 그간 미룬 성묘도 좀 가고. 홍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건 좀 궁금하네. 뭐가? 너희 할머니가 쓴 글들. 너는 마지막까지. 왜, 연구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그간 미국행 준비로 바빴는지 홍의 얼굴이 부쩍 수척해져 있었다. 아니, 라고 말하면서 홍이 미지근하게 미소 지었다. 그건 너만 알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아.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오래전처럼 화면 속의 경로를 응시했다. 홋카이도와 도쿄. 고료카쿠 타워와 도쿄 타워. 이제 나는 그곳으로부터 밀려나고 있었다. 오쿠니타마 신사와 유쿠라 신사로부터. 내가 한때 가깝다고 느꼈던 공간들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장소들에 대한 체감까지 사라진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웅크려 있던 그 수많은 장소들의 생동감까지 잃고 있는지는. 언젠가 홍과 함께 하코다테시의 도심을 거닐었던 적이 있다. 홍은 유년을 보낸 그곳에 다시 가고 싶어 했고, 그해 여름, 우리는 홍의 고향인 홋카이도로 떠났다. 홍은 이곳에 올 때마다 자신이 여기서 살았는지 헷갈린다고 했다. 그 시절이 자신에게 정말로 존재했는지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고. 한때 이곳을 떠났고, 떠남에 고통을 느꼈지만, 지금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그런 느낌이 있다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나는 그것이 지극히 아오리스트적인 느낌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해되지 않았던 일들을 아오리스트적 사고로 접근하니, 그 모든 일들을 아오리스트적 사건으로 남겨 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친모를 잃었고, 그때 그 일은 완결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잃고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죽은 친부는 나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그때 그 일은 완결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남기고 있지 않은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날,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상주인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의 이름 아래에는 ‘손자’라고 적힌 칸이 있었고, 그곳에 내 이름은 없었다. 아버지는 경황이 없었다고 했다. 남동생이 기입을 맡았는데 자신이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그래도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않냐…. 작은아버지란 사람은 여전히 엄마와 나를 무시했다. 나는 그 장례식장 구석에서 양복을 차려입고, 서울에서 몇 년 만에 내려온 형과 마찬가지로 몇 년 만에 만난 사촌 동생이 사람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에겐 애도할 권리조차 없구나. 그런 문장이 문득 떠올랐다. 그 학기에 교수가 기말과제를 내주며 했던 말-이번 학기에는 신화적 원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이 연이어 생각났다. 그때 느낀 박탈감은 이미 완결되었다. 그러나 그 박탈감이 아직까지 어딘가에서 지속되고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서…. 너는 이야기를 만들지. 그날 병원에서 할머니는 내게 말했다. 왜 그러고 싶니? 아이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창밖에서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였다. 내가 가져다준 노트를 유심히 보는 할머니에게 말했다. 계속 쓰다 보면 잊을 수 있을까 싶어서요. 누구에게도 고백한 적 없는 진심이었다. 엄마에게도, 한국에서 글을 쓰던 친구들에게도, 라이프치히 학우들에게도 말하지 못한 진심. 변주하다 보면 그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러자 할머니가 갑자기 나의 손을 덥석 잡아들었다. 그러지 마. 네?…. 나는 당황했다. 그런 신음에 가까운 말을 내뱉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할머니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했다. 할머니는 왜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그때는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할머니가 나보다 오랫동안 글을 쓴 사람이란 걸 알고 있으니까. 비록 할머니에게 나는 지극히 언어적인 차원에서의 손자에 불과했지만. 할머니의 글을 읽으면서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할머니는 왜 일본어도 한국어도 아닌 언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평생토록 자신의 삶을 부정당한 사람은 그 부정조차 부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이중부정이 삶을 긍정의 세계가 아니라 영원한 미지의 세계로, 비타협의 상태로 남겨 둔다면 어떨까? 미정도 부정도 아닌 그런 상태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고 할지라도, 그 왕복운동으로 인해 삶의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비록 할머니의 글에 신화와 문법에 대한 오독이 있을지라도, 나는 할머니가 노년에도 조화나 타협을 포기한 진정한 예술가라고 생각했다. 내가 할머니에게 완료형이 될 수 없는 시제였던 것처럼, 나에게도 예술가 하나코는 완료형이 될 수 없는 시제다. 할머니와 나는 그런 점에서 닮았다. 우리는 현재와의 연결성이 불확실한 아오리스트였다. 어쩌면 그래서 여전히 그리스어를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오리스트를 쓰기 위해. 아오리스트로 말하기 위해. * 나는 무덤이 되고 싶다. 한때 무정시제라는 언어체계였으나 그 야성적인 규칙에서마저 빠져나가 버린, ‘정해지지 않았다’는 규정에서조차 탈출해 버린 야성의 시간이 묻힌, 어느 범박한 무덤*이 되고 싶다. * 후추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오후였다. 미리 예약해 둔 호텔에 들러 체크인을 했다. 할머니의 노트를 넣은 백팩을 메고 바깥으로 나오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식당은 신사 근처였다. 신사 정문에서 본당까지는 꽤나 기다란 돌길이 일자로 뻗어 있다. 홍과 하코다테를 방문했을 때 들렀던 유쿠라 신사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말끔하게 도색된 유쿠라 신사의 도리이와 달리, 이곳의 석조 도리이에는 검은 이끼들의 흔적이 역력했다. 밝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단지 회색빛으로 수수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을 뿐. 길을 따라 양쪽에 늘어선 나무 도리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성역의 기둥들은 차라리 무덤가에 꽂힌 묘목들에 가까워 보였다. 할머니의 소설은 이곳, 오쿠니타마 신사의 어둠 축제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이곳을 떠났던 어린 할머니와 같은 나이인 여덟 살 소녀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이천 년의 역사를 지닌 신사로 들어선 소녀. 그러나 어째서인지 일본식도 한국식도 아닌 안티고네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의 얼굴 위로 노란 등빛이 번진다. 나는 할머니의 소설을 손에 쥔 채 그들의 맞은편에 쭈그려 앉는다. 이곳에는 빛이 없지만 저곳에는 빛이 있다. 그 빛 속에서 소녀는 부모님에게 신사의 전설을 듣는다. 대장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부인의 순산을 기원했던 이곳에는 늘 행복과 결연의 신이 사람들의 운명을 예언하고 있다고. 앞으로 우리 딸은 어떻게 살려나. 그런 물음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오로지 어머니와 딸의 대화로만 이루어진다. 마치 미래를 단정 짓듯, 혹은 예언하듯 미래형의 아오리스트로 기술된 이 소설에서 할머니는 미래를 잃지 않는다. 비록 단발성과 완결성으로 끝난 사건일지라도, 아오리스트의 불확정성이 이미 완결된 운명적 사건에 대한 상상을, 그 미래에 관한 끝없는 고투를 가능하게 한다. 그 습작에서 할머니는 농사꾼이었던 남편과 다시 사별하게 된다. 그러나 일 년 만에 헤어지지는 않는다. 할머니는 그를 더욱 극진히 간호했고, 사별하게 될 남편은 무려 일 년을 더 살게 된다. 그 일 년 동안, 할머니는 그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조선어가 서툴러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분명한 목소리로 고백한다. 할머니는 소설에서도 할아버지와 결혼한다. 시장 사람들에게 쌀가게 사모님으로 불리고, 결국 이번에도 할아버지의 주사에 뺨을 맞고, 결국 이번에도 임신했던 아이를 유산한다. 그러나 유산할지언정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할머니는 아이와 함께 육 년을 살게 된다. 아이는 여섯 살이 되던 해, 피란길에 장티푸스에 걸려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지만, 그가 죽기 두 달 전, 할머니는 아이의 손을 잡고 고향인 후추시에 방문한다. 바로 이곳에 와서 아이와 함께 밤의 축제를, 가부키극을, ‘거대한’(μέγα) 건물과 ‘넓은’(εὐρὺ) 하늘, ‘꺼질 줄 모르는’ (ἄσβεστον) 불빛들을 지켜본다. 어느새 그들이 바라봤던 집은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하늘의 풍경도, 그들을 비추었던 불빛도 희미해진다. 시간은 아이를 잃고 하나코 씨를 잃는다. 돌길 한편에 쭈그려 앉아 그들을 바라봤던 나도 잃어서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만, 반대로 무언가 분명 거대하게 남을 것이라고, 아오리스트는 말한다. 하늘을 바라봤던 사람의 심장에 단발성의 고통이 있었고, 그것은 이제 사라졌지만, 그 고통이 얼마나 넓었는지 미래의 자신은 분명 알 것이라고, 아오리스트는 말한다. 한때 이곳에서 손을 잡고 있었던 사람들을 밝혔던 불빛, 한순간의 빛과도 같은 그 시간은 이제 사라졌지만, 그 순간은 꺼지지 않을 것이고, 그 시간은 어느새 내가 될 것이며, 나는 미래에도 이곳에 있다고, 아오리스트는 말한다. *허수경, ‘꽃핀 나무 아래’(‘혼자 가는 먼 집’, 문학과지성사, 1992), ‘나는 비애로 가는 차 그러나 나아감을 믿는 바퀴/살아온 길이 일테면 자궁 하나/어느 범박한 무덤 하나 찾는 거라면’
  • “핵잠 한미 합의, 되돌릴 수 없게 트럼프 정부 때 진척시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핵잠 한미 합의, 되돌릴 수 없게 트럼프 정부 때 진척시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한미 관세 협상·후속 협의3500억弗 美투자 日보다 좋은 조건우라늄 농축·핵 재처리 물꼬도 성과실무진 TF 통해 조율… 실속 챙겨야한반도 둘러싼 외교·안보트럼프 김정은에 러브콜… 회담 의지韓 북미 만남 공헌하려면 신뢰 필요중일 갈등에 공개 발언은 신중해야“새해에도 관세 등 통상 전쟁은 장기화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등 ‘두 개의 전쟁’도 이어질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엄혹한 현실을 잘 돌파해 나가려면 국력과 외교력을 키워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을 상대로 벌이는 관세 전쟁과 미중 갈등, 북러 밀착, 중일 마찰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교·안보 정세가 출렁이고 있다. 유럽과 중동에서 수년째 이어지는 두 개의 전쟁은 세계적으로 국방비와 에너지 등 물가를 동시에 올리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교와 경제, 안보가 엮인 복합다층적 위기 앞에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경제외교 전문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을 역임한 이시형(68) 한국외교협회 신임 회장을 지난 17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만나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새해 전망 등을 들었다. 그는 2일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시작한다. ●韓 중재 없이 북미 만나면 위험할 수도 -트럼프의 복귀로 전 세계가 각자도생의 시대로 가는 것인가. “2025년은 트럼프발 큰 파도가 덮친 시기였다. 아직 코만 내놓고 호흡하는 정도지 빠져나온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쪽으로 튈지 불안한 요인이 많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우리에게는 상수일 수밖에 없는 북한 문제 등 2026년에도 상황이 그다지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한미가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후속 협의가 진행 중인데. “한미 관계는 두 대통령의 회담으로 관세 협상 합의 등 물꼬는 잘 텄는데 지금부터 속을 채워 나가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라는 큰 그림은 나왔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니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한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트럼프식 톱다운 협상으로 기대 난망이던 이슈들도 밖으로 나왔는데 실무진의 추가 협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속을 챙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미 합의 중 ‘1500억 달러 조선 투자, 2000억 달러 추가 투자’ 평가는. “양측 간 밀고 당기기를 통해 관세율과 투자금액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조선 투자 아이디어가 들어갔고 처음엔 현금 투자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상 현금 투자로 끝났다. 5500억 달러 투자를 합의한 일본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있으나 우리가 경제적으로 감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선 협력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고 추가 투자는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중요 분야에서 수익 배분 등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서 보면 우리가 아쉬운 면이 있지만 그만큼 투자 수익을 내야 한다.” -‘핵추진 잠수함 승인’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지지’도 포함됐는데. “관세로 시작해 안보, 핵잠에 농축·재처리까지 물꼬를 틀 수 있게 미국의 인정을 받아내고 문서화한 것은 상당한 성과다. 그동안 한미 원자력협정 협상마다 제약이 많았는데 통상과 안보 문제가 결합해 패키지딜이 되니 가능했다. 각각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조율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핵잠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때문에 우리가 기회를 잡은 것인 만큼 트럼프 정부 때 상당히 진도를 나가서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 미국보다 우리가 급하니 실무 협의를 진척시켜야 한다.” -한미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가운데 ‘자주파 vs 동맹파’ 논란이 있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서로 하는 일이 다르지만 함께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그런데 자주파로 밀어붙이는 원로들이 다시 등장해 현재 여건을 고려하기보다 평양에 가서 사진 찍고 내년 선거도 고려하고 그런 수준으로 보인다. 장관도 했던 분들인데 지금은 나라를 위해 걱정하는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다.” -새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특성상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 김정은을 향한 노골적 러브콜을 보면 의지는 있어 보인다. 페이스 메이커는 레토릭으로는 좋지만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우리 편은 물론 상대방과 최소한 같은 경기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굳이 용어로 정의하지 말고 북미가 협상 테이블에서 만날 수 있도록 뭔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면 우선 양측으로부터 신뢰가 있어야 한다. ‘하노이 노딜’ 후 남북 간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북미가 한국의 중재 없이 만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또 북러 관계, 미중 관계가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니 주시해야 한다.” -미중 간 관세 협상이 휴전 중이다. 이 대통령이 ‘안미경중’은 취할 수 없다는데. “미중 간 갈등과 경쟁 관계는 단기간 끝날 상황이 아니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이라는 용어는 치우자는 건데 미중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대중 수출이 전체의 50%까지 차지하다가 지금은 20%로 미국과 거의 비슷하다. 중국 경제 자체의 열기가 식은 데다 대미 투자와 무역이 늘어난 결과다. 기업들도 시장 다변화 필요성을 느꼈고 그러다 보니 미국, 아세안, 인도 등에 수출이 더 늘었다. 미국이 안미경중을 우려하지 않을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본다.” -최근 중일 갈등 속 이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언급했는데. “중일은 동북아에서 서로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나라들이라 중재는 큰 의미가 없다. 한일 간 신뢰가 중일 관계보다 더 돈독한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중일 관계도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다.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야기된 중일 갈등은 중국이 과잉 반응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중국의 의도는 대만 문제를 함부로 건드리면 다른 나라들도 그냥 안 둔다는 경고성으로 보인다. 그러니 우리도 중재 입장보다는 국가 지도자가 대중 관계에 있어 공개적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李정부 실용외교 치우침 없어 긍정적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 외교’에 대한 평가는. “한미 관계뿐 아니라 일본, 중국과도 우려했던 것만큼 한쪽으로 과도한 밀착 없이 잘 조절하고 있어서 긍정적이다. 전 정부의 ‘가치외교’가 단지 싫어서 실용외교인가 싶었는데 그런 걱정이 줄고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는 대놓고 뭘 할 수 없겠지만 상황 관리를 하는 것 같다. 북러 밀착 등 러시아도 한반도 문제 관련국인 만큼 더 벌어지지 않고 나중에라도 복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글로벌 코리아’의 외교 수요는 늘어나는데 외교 인력은 제자리걸음이다. “인력 부족은 외쳐 봤자 공허한 메아리 같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교부의 사기가 떨어져 황폐화하는 것이다. 이왕 키운 외교 인력을 국익을 위해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본전을 뽑지 못하고 있다. 공관장 인사가 지연되면서 20% 이상 비어 있고 주요 지역에 경험 없는 특임공관장이 나간다고 한다. 특임 40%설까지 있는데 박근혜 정부 때까지 15% 이내였고 그 뒤로도 25%를 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외교부 관련 인사가 장관이 관여하지 못한 채 이뤄지니 적재적소 인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큰 손실이다.” -한국외교협회 새 회장으로서 포부와 계획은. “전직 외교관 1200명, 현직 60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대국민 공공외교 및 포럼·출판 등 학술·연구 활동 강화에 힘쓰고자 한다. 은퇴 외교관과 대기업, 스타트업, 지방자치단체 등을 연결해 자문·컨설팅을 제공하고 고등학교 등을 찾아 안보특강, 진로상담 등 교육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회원들의 활동 참여를 독려해 미국외교협회(CFR)처럼 정책 제언 등 전문성을 발휘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시형 외교협회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14회로 입부한 정통 외교관 출신. 지난 11월 회원 투표를 통해 제24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1일부터 3년이다. 주미대사관·주제네바대표부 등을 거쳐 부처 교류에 따른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폴란드 대사 등을 역임했고 외교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지냈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을 역임했다. 김미경 논설위원
  • 4세도 무상 보육… 농어촌 ‘반값 여행’ [2026 새해 이렇게 달라집니다]

    4세도 무상 보육… 농어촌 ‘반값 여행’ [2026 새해 이렇게 달라집니다]

    만 5세를 대상으로 2025년 7월부터 지원이 시작된 무상교육·보육비가 새해부터 4세까지, 2027년에는 3세까지 확대된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지원되던 예체능(음악·미술·태권도 등) 학원비 15% 세액공제 혜택을 초등학교 1~2학년생도 받을 수 있다. 육아기 부모가 자녀를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에 보내고 출근할 수 있도록 ‘10시 출근제’가 신설된다.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을 여행하는 국민에게 여행 경비의 5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병오년 새해에 도입되는 새로운 제도와 정책을 살펴봤다. [금융·재정·조세] 증권거래세율 0.05%P 인상… 개인통관고유부호 유효기간 1년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국내 거주자가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이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서 분리돼 과세된다. 최고세율은 30%다. ●증권거래세율 인상 도입이 중단된 금융투자소득세를 전제로 인하했던 증권거래세율이 0.05% 포인트 인상된다. 코스피는 0%에서 0.05%로, 코스닥은 0.15%에서 0.20%로 오른다. ●초등 1~2학년 예체능 학원비 세액공제 새해부터 교육비 세액공제(15%) 대상에 만 9세 미만 초등학생의 예체능 학원비가 포함된다. 1월 1일 이후 지출분부터 적용된다. ●보육수당 비과세 자녀 수 따라 확대 근로자 1인당 월 20만원인 6세 이하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으로 확대된다. ●액상형 전자담배도 담배로 규제 ‘연초의 잎’으로 한정됐던 담배의 범위가 니코틴까지 넓어진다. 앞으로 전자담배도 제조업 허가를 받고 수입 판매업 등록을 해야 판매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 확대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고향사랑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15%에서 40%로 상향된다. ●무주택 주말부부 세액공제 확대 주거지가 다른 부부에 대해 월세 세액공제가 각각 적용된다. 부부합산 연 1000만원이다. 부부 주소지의 시군구가 달라야 한다. ●청년미래적금 신설 월 납입 한도가 50만원인 자유적립식 비과세 적금 상품이다. 가입 기간을 3년으로 설정해 장기 가입 부담을 줄였다. 정부 기여금 지원 비율은 일반형 6%, 우대형 12%다. ●개인통관고유부호 유효기간 도입 해외직구 시 필요한 개인통관고유부호에 1년의 유효기간이 도입된다. 만료일 전후 30일에 갱신할 수 있다. [교육·복지·노동] 육아기 부모 10시 출근제 신설… 먹거리 기본 2만원 ‘그냥드림’ ●육아기 10시 출근제 신설 만 12세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근로 시간을 하루 1시간 줄여도 임금이 삭감되지 않는다. ●유아 무상 교육·보육비 대상 확대 3월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 무상교육·보육비 지원 대상이 기존 5세에서 4세까지로 확대된다. 2027년에는 3세도 포함된다. ●아이돌봄서비스 정부 지원 확대 맞벌이 부부 가정을 찾아가 돌봄을 지원하는 대상이 기준 중위소득 200% 이하에서 250% 이하 가구로 확대된다. ●초등 3학년 방과 후 프로그램 이용권 도입 방과 후 학교 참여를 희망하는 초등학교 3학년생에게 ‘방과 후 프로그램 이용권’을 지급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시행 3월부터 기초학력 미달, 심리·정서 불안, 학교 폭력 등을 겪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복지·건강·진로 상담이 지원된다. ●먹거리 기본 보장 ‘그냥드림’ 시행 생계가 어려운 국민 누구나 먹거리와 생필품을 1인당 3~5개 품목, 2만원 한도로 지원받는 사업이 5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의료·요양·돌봄 통합서비스 시행 3월 27일부터 노인·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 서비스가 통합 제공된다. ●최저임금 1만 320원 1만원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하루 8시간 기준 8만 2560원, 주 40시간(월 209시간) 월 환산액은 215만 6880원으로 오른다. ●노란봉투법 시행 3월 10일부터 특정 근로조건에 대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단체교섭을 할 수 있다. [국토·교통·관광] 대중교통 초과분 100% 환급 카드… 배달 종사자 보험 의무화 ●‘모두의 카드’ 도입 대중교통 이용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초과분을 100% 환급하는 ‘모두의 카드’(정액패스)가 도입된다. 만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서는 기존 K패스(기본형) 환급률이 30%로 상향된다. ●인천대교 통행료 인하 인천대교 통행료가 경차 1000원, 소형 2000원, 중형 3500원, 대형 4500원으로 대폭 인하된다. 소형차 기준 매일 출퇴근 시 연간 약 172만원의 통행료가 절감된다. ●운전면허증 갱신 기간 변경 운전면허증 갱신 기간이 ‘1월 1일~12월 31일’에서 ‘갱신 연도의 생일 전후 각각 6개월’로 변경된다. 연말에 갱신 신청이 몰리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륜차 번호판 지역 표시 삭제 이륜자동차 번호판에서 지역 표기가 사라지고 전국 공통 번호판이 적용된다. 번호판 크기도 커진다. ●배달 종사자 보험·안전교육 의무화 배달 종사자는 6월부터 유상운송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12월 이후 배달업 신규 종사자는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가정폭력·범죄피해자 주거문턱 완화 가정폭력이나 범죄 피해자가 2차 피해가 우려돼 급히 이사해야 할 때 최초 계약에 한해 소득·자산 검증 절차가 생략된다. ●과적 차량 위반 책임자 확인 강화 화물차 과적 적발 시 실제 과적 위반 책임자를 확인해 운전자가 아닌 책임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인구감소지역 여행경비 지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을 여행하는 국민에게 여행 경비의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공모로 선정된 20개 지역에서 실시되며, 단체는 20만원, 개인은 10만원 한도 내에서 환급된다. [산업·농림·환경] 반려동물 필수진료 부가세 면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도입 ●중소기업 직장인 든든한 한끼 지원 1월부터 산업단지 입주기업 근로자 4000명에게 1000원의 아침밥이 제공된다. 하반기부터 중소기업 근로자 5만명을 대상으로 외식비의 20%, 월 4만원 한도로 점심값이 지원된다. ●건강한 어린이 과일 간식 공급 전국 초등 늘봄학교 1~2학년생 약 60만명에게 주 1회 고품질 국산 과일 간식을 공급하는 사업이 재개된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도입 농어촌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북 옥천 등 10개 군 단위 인구감소지역 거주자에게 매달 15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이 지급된다. ●반려동물 필수진료 부가가치세 면제 동물병원 진료비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기존 진찰·투약·검사·치료 등에 더해 간 종양, 변비 등 10개 항목이 추가된다. ●전기차 화재 100억원 보장 전기차 충전·주차 중 화재로 발생한 제3자 배상책임 손해가 보상 한도를 초과했을 때 사고당 최대 100억원까지 보장하는 ‘무공해차 안심 보험’이 도입된다. ●먹는샘물 무라벨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먹는샘물에서 라벨이 사라진다. 오프라인 판매는 묶음 제품만 라벨이 없어진다. 제품 정보는 뚜껑의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다. ●규제샌드박스 제도 개선 유사 과제에 대한 관계부처 의견 조회 기간이 30일에서 15일로 단축된다. 특례 유효기간도 실증 특례는 4+2년, 임시 허가는 3+2년으로 유연하게 운영된다. ●해외직구 안전관리 강화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가 실시된다. 위해 우려가 있는 제품은 반송·폐기될 수 있고, 위해성이 확인되면 당국이 사이버몰에 삭제를 권고한다. [국방·병무·행정] 장병 기본 급식 단가 1000원 인상… 호우·산불 때도 재난경보 ●장병 급식비 단가 인상 식자재 물가 상승분을 고려해 장병 기본급식비 단가가 1인당 하루 1만 3000원에서 1만 4000원으로 1000원 인상된다. ●예비군훈련 참가비 신설·인상 5~6년 차 예비군에게 기본 훈련·작계훈련 참가비 2만원이 새로 지급된다. 1~4년 차 예비군의 훈련비는 8만 2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급식비는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오른다. ●병역·입영 판정검사 얼굴 인식 병역·입영 판정검사 시 안면 인식을 활용한 본인 확인 시스템이 도입된다. 키오스크로 진위 확인 후 사진과 얼굴을 대조한다. ●대학 진학 예정자 입영 연기 자동 처리 20세 이하 대학 진학 예정자는 자동 처리 시스템을 통해 신청 즉시 입영 연기 처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현역 모집병 선발 면접 평가 폐지 병역 의무자의 불편 해소를 위해 모집병 선발 평가에서 면접 평가와 고등학교 출·결석 점수 평가가 폐지된다. ●호우·산불에도 재난경보 공습이나 지진해일뿐 아니라 태풍·홍수·호우·산불 등 주민 대피가 필요한 재난 상황에서도 재난경보 사이렌이 울리게 된다. ●재난 피해지원 대상 확대 농업·어업·임업 등이 주 생계 수단이 아니어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이 된다. 경북 산불 발생일인 2025년 3월 21일 이후 발생한 재난부터 소급 적용된다. ●공공서비스 맞춤 알림서비스 확대 ‘혜택알리미’가 확대돼 기업·우리·하나·신한은행, 웰로 앱에 더해 농협은행, 삼성카드 앱으로도 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착한 소비’까지 줄었다… 사라지는 친환경 매장

    ‘착한 소비’까지 줄었다… 사라지는 친환경 매장

    “집 주변에 플라스틱 용기나 포장재를 쓰지 않는 친환경 매장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3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제로웨이스트숍인 ‘알맹상점’에서 만난 직장인 김승민(26)씨는 친환경 매장을 이용하기 위해 중랑구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 시간 걸려 왔다고 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선물용 양초를 고르던 김씨는 “멀어서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 뜻깊은 소비를 한 것 같아 기쁘다”며 “이런 매장이 주변에 더 많았으면 한다”고 했다. 알맹상점은 고객이 직접 용기를 가져와 세제 등을 덜어가거나, 포장재 사용을 최소화한 제품을 판매하는 친환경 매장이다. 환경을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은 123대 국정과제로 ‘알맹상점을 비롯한 제로웨이스트숍 활성화’를 내걸기도 했다. 제로웨이스트숍은 단순히 친환경 제품 판매처를 넘어 종이곽이나 전선처럼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을 수거하는 지역 자원순환 거점 역할도 한다. 이날 매장을 찾은 인근 주민 강병수(47)씨는 재활용이 어려운 1ℓ 우유갑 50장을 들고 왔다. 강씨는 “이웃 6가구가 모아 배출한 쓰레기를 보름마다 대신 들고 온다”고 했다. 이렇게 모인 우유갑은 공장으로 옮겨져 친환경 휴지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정부의 탈플라스틱 기조에도 불구하고 제로웨이스트숍은 줄어드는 추세다. 제로웨이스트숍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고금숙(47) 알맹상점 대표가 2023년 조사했을 때 전국엔 285곳의 제로웨이스트숍이 영업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매장 현황을 조사했을 땐 약 30%인 최소 85곳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수익성이다. 친환경 원·부자재 가격이 높다 보니 비누 등 생필품 가격이 일반 공산품보다 50% 이상 비싼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강남구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36)씨는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 부담이 크다 보니 하루 방문객이 5명 안팎”이라며 “친환경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주목받던 2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제로웨이스트숍을 운영하다 2년 전 그만 둔 A(38)씨는 “수익성 악화로 지원금을 받기 위해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지만, 당시 예산이 줄어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결국 문을 닫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제로웨이스트숍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강홍윤 인하대 순환경제환경시스템전공 교수는 “폐기물이 줄어들면 지역사회 전체가 혜택을 보는 만큼 제로웨이스트 같은 친환경 매장을 대안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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