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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 흘리는 ‘증인’들

    피 흘리는 ‘증인’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과 진술을 하는 것에 앙심을 품고 증인이나 신고자에게 해(害)를 가하는 ‘보복범죄’가 늘고 있다. 최근 3년 새 84%나 증가했다. 때문에 진실을 말하거나 신고하기가 두렵다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칫 범죄에 눈감아 버리는 사회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1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경찰청의 ‘보복범죄 발생 현황’(기소 전단계 기준)에 따르면 보복범죄 발생 건수는 2006년 70건, 2007년 85건, 2008년 79건, 2009년 129건으로 3년 사이에 84.2% 증가했다. 4년간 발생한 363건의 보복범죄 중 65.5%에 해당하는 238건은 직접 물리적 위해를 가한 경우다. 상해 118건, 폭행 116건이다. 상해치사와 폭행치사도 2건씩이나 된다. 단순한 경고 수준이 아닌 직접적 신변위협이 동반된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협박은 91건, 체포감금 6건, 면담 강요 등 기타 28건이다. 박정열 경찰청 인권보호계장은 “보복범죄는 통상 가중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엄격히 분류된다.”면서 “피해자가 증인이나 참고인, 사건 관련 자료제출자 등에 해당되고 보복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또 범죄행위 유형이 살인, 폭행(폭행치사), 상해(상해치사), 협박 등에 해당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복범죄가 판치는 것과 관련, “경찰 인력 부족 등으로 피해자나 신고인 보호는 사실상 말뿐이고, 증인 보호 프로그램 등 대안 마련도 몇년째 겉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직 경찰관인 배모(47)씨는 불법 도박장을 함께 운영했던 동업자 화모씨가 지난 1월 검찰조사에서 공동운영 사실을 털어놓자, 같은 달 11일 불을 질러 화씨를 숨지게 했다. 배씨와 화씨에 대한 대질조사는 이날 예정돼 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21일 배씨가 화씨를 폭행해 불구속 입건되는 등 충분히 보복이 예견되는 상황이었지만 실질적 보호조치는 없었다. 또 지난 9일에는 부산에서 자신을 고소한 여성의 집을 찾아가 수차례에 걸쳐 협박한 A(46)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범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도 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보복범죄는 사회불안을 가중시키는 데다 당사자를 향한 일대일의 분노를 넘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범죄’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며 “보복 가능성이 높은 피의자의 경우 처벌 외에 접근 금지나 보호관찰, 치료명령 등을 병행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내여자친구는구미호 결말 두고 네티즌 의견분분

    내여자친구는구미호 결말 두고 네티즌 의견분분

    종영을 앞둔 SBS 수목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이하 ‘여친구’)의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월29일 방송된 ‘여친구’ 15화에서는 이별을 택한 후 다시 재회한 구미호(신민아 분)와 차대웅(이승기 분)의 엇갈린 행보가 그려졌다. 미호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이별을 택했던 대웅은 갑작스러운 미호의 결혼소식을 듣고 혼란에 빠졌다. 대웅은 “생각보다 아주 잘지내 보여서 다행이네”라고 씁쓸하게 되뇌지만 미호가 자신의 헤어진 후에도 인간이 되고픈 집념을 버리지 못해 곧 죽게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호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여우꼬리를 내보이며 “난 곧 사라지게 될거야”라고 고백했다. ‘반인반요’ 미호는 단 하나의 꼬리를 남겨둔 채 대웅과 재회했다. 앞서 꼬리가 다 사라지면 구미호의 몸안에 나뉘어 있던 요괴의 흔적이 모두 제거돼 균형이 깨지고, 결국 사라지게 된다. 드라마 전반에 걸쳐 암시됐던 구미호의 죽음은 30일 방송되는 마지막 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여러차례 미호의 죽음이 암시됐던 점을 예로 들어 “홀로 남은 대웅이 미호의 자취를 찾아 산사에 갔다가 이번에는 처녀귀신과 엮이게 된다”, “미호가 죽는다는 것은 동주 선생의 계략일 뿐, 꼬리가 사라지고 인간이 된 미호는 대웅과 헹복하게 산다”, “대웅이 죽어있는 미호의 얼굴위로 눈물을 뿌리면 기적처럼 손끝을 바들거리며 눈을 뜰 것” 등 다양한 엔딩을 제시했다. 한편 마지막회를 앞둔 ‘여친구’ 15회는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전국시청률 16.6%를 기록하며 소폭 하락했다. 사진 =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22년간 1000여명을… 대담무쌍 성폭행▶ 여자도 서서 볼일 보는 화장실 등장▶ 허물 벗는 희귀피부… ‘홍당무 소녀’ 충격▶ 中, 게이 200명 ‘묻지마’ 체포 논란▶ 큰 딸을 4년간 매일 성폭행한 ‘짐승父’ 경악▶ 저스틴 비버 꼭 닮은 ‘피규어 인형’, 출시 임박
  • [신간 리뷰] 신화연의 ‘부끄러움 코드’

    [신간 리뷰] 신화연의 ‘부끄러움 코드’

     잘 나가던 배우 C씨는 왜 산속에 은둔했을까? 최고의 여배우 C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히틀러가 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괴물’이 됐으며,명품족과 묻지마 살인범의 공통점 또한 무엇일까···.  심리학을 전공한 신화연씨가 최근 펴낸 ‘부끄러움 코드’(좋은책만들기)는 이 수많은 물음에 대한 답을 한가지로 요약해 낸다. ‘부끄러움’이다.  그는 책에서 “예시 인물들의 이런 행동은 부끄러움에 직면한 뒤 사태를 합리화하는 심리적 과정이 단기적이고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란 이유들을 줄곧 탐색해 낸다. 이어 예시된 인물들을 은둔형·자아공격형·회피형·타인공격형으로 정의한다.  노인에게 막말을 하고 폭행을 한 배우 C씨가 무릎을 꿇고 사과했지만 여론이 돌아서지 않자 산으로 들어가 생활한 경우, 이것은 대표적인 은둔형 해결방식으로 꼽았다.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받아들이는 자아공격형은 몇년 전 탤런트 C씨의 안타까운 자살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풀이한다.  회피형은 한국형 허장성세를 예로 든다. 명품족 등은 부끄러움의 회피를 업고 키워지는 대표적 대중문화로 보았다. 멋있어 보이고 섹시해 보이고 싶은 그들의 욕망 뒤엔 숨기고 싶은 부끄러움의 그늘이 있다는 심리적 요인을 제시한다.  타인공격형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하는’ 적반하장격 유형이다. 자기 일이 잘 안 풀리면 부모를 탓하는 사람들, 자신이 실업자가 되고 알콜중독자가 된 걸 아내의 탓으로 돌리는 남자, 자신이 요모양 요꼴로 사는 건 순전히 무능한 남편 때문이라고 장탄식을 늘어놓는 여자들이 이 유형이다. 가장 극단적인 타인공격형은 살인까지 한다고 작가는 분석했다. 또한 히틀러의 어린시절에는 수치심과 폭력이란 키워드가 존재했고, 그 결과 ‘역사적으로 해선 안 될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고 적고 있다.  저자는 이 모든 일에 ‘부끄러움’이 깔려있다고 말한다. 현재 호주연방정부 복지부에서 시니어 정책연구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그는 이 책에서 “부끄러움, 그것은 현 사회의 문제점을 꿰뚫는 정서이기에 이제 사회소통의 공간을 마련하는 부끄러움에 우리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느냐.”고 조심스럽게 제언한다.  이른바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는 체면이 밥 먹여주고 얼어죽어도 곁불은 안 쬐는, 과도하리만큼 부끄러움에 얽매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었지만 산업사회 이후 직장·사회에서 앞서가기 위해, 돈을 더 벌기 위해 타인의 뒤통수를 치거나 짓밟는 짓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제 몫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인륜조차 서슴지 않고 저버리는 일도 많다고 꼬집는다.  신씨는 한마디로 사람들은 이제 부끄러움을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말한다. 부끄럽다는 것은 패자(敗者)의 감정이며, 희생자에게 강요된 사회적 족쇄같은 감정이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에서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그는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 하자.”고 거듭 강조한다. 부끄러움이야 말로 인간 내면의 가장 기본적인 정서 중 하나로 사람들간의 소통의 길을 틔워주는 감정이란 점 때문이다. 부끄러운 일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 잘못한 일을 부끄러워하는 것은 인간의 미덕이며 소중한 능력이라고 결론짓는다. 가격 1만 2000원.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이승민 “노출신, 프로정신으로 당당히 임해”

    이승민 “노출신, 프로정신으로 당당히 임해”

    배우 이승민이 영화 ‘무법자’에서 ‘묻지마 살인’의 피해자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노출 장면과 폭행 장면을 소화해낸 이승민은 “쉬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무법자’(감독 김철한·제작 청강스토리) 언론시사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승민은 “하지만 나도, 현장 관계자들도 모두 프로라고 생각했다. 더 과감하게 연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무법자’에서 이승민은 수차례 범죄에 노출되는 가련한 여인 지현으로 분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어머니께 이런 연기를 해도 될지 여쭤봤다.”고 말했다. 이승민의 망설임에 그의 어머니는 “너는 시나리오에 쓰인 대로 움직이는 배우다. 그리고 세상에 그토록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딸의 연기를 응원했다. 여배우에게 과격한 폭행 장면과 노출 연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승민은 “촬영장은 누군가의 생계를 위한, 혹은 누군가의 예술혼을 불태우는 신성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또 현장 관계자들 역시 이승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승민은 “촬영장 분위기는 영화 속에 비친 것처럼 암울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어 “폐공장에서의 촬영 당시 비가 내렸는데 모든 관계자들이 나서서 천정에 비닐을 씌워주셨고 배우들 역시 나를 배려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이승민의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에 대해 그의 남편인 송병준 에이트 대표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 대표와 함께 영화를 본 이승민은 “영화 보는 내내 걱정하는 내 손을 꼭 잡아 주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무법자’는 ‘묻지마 살인’을 소재로, 살인범에게 가족을 잃은 형사 오정수(김우성 분)의 분노와 복수를 그렸다. 이승민을 비롯, 감우성과 장신영 등이 열연을 펼친 ‘무법자’는 오는 18일 개봉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옥지영, ‘부자의 탄생’서 특종전문 여기자 신고식

    옥지영, ‘부자의 탄생’서 특종전문 여기자 신고식

    ”톱스타가 날 쳤어? 나 방기자야!” 배우 옥지영이 8일 방송되는 KBS 2TV 월화극 ‘부자의 탄생’(극본 최민기, 연출 이진서)에서 심상치 않은 등장을 알린다. 극중 ‘묻지마 선데이’의 특종 전문 방순진 기자(이하 방 기자) 역을 맡게 된 옥지영은 첫 등장에서 최근 연예계 최대 이슈였던 연예인과 기자의 폭행시비 사건을 코믹하게 패러디한다. 톱스타의 열애설을 취재하기 위해 당사자의 집 앞에서 잠입했던 방 기자가 그와 밀고 당기는 미비한 몸싸움을 벌이게 되는 것. 처음부터 강한 임팩트로 ‘부자의 탄생’에 등장하는 방 기자는 특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열혈 기자다. 석봉(지현우)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어려서부터 자신이 재벌임을 주장하는 석봉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그가 재벌아빠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가십성’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빌미로 석봉이 가지고 있는 재벌가의 정보를 캐내려하지만 번번이 실패, 발만 동동 구르는 코믹한 인물이다. 지난 2008년 KBS 드라마 ‘연애결혼’ 이후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게 된 옥지영은 이로써 박철민, 성지루, 윤주상, 정한용, 김응수 등이 포진한 ‘부자의 탄생’의 막강 조연라인에 당당이 합류하게 됐다. 제작사 크리에이티브 그룹 다다측은 “2년만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옥지영의 코믹 연기가 물이 올랐다. 드라마 속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부자의 탄생’ 막강 조연라인에 힘을 보태며 코믹한 스토리 전개에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진=다다크리에이티브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형폐지 없다” 메모… 죽음의 공포 못 이긴듯

    “사형폐지 없다” 메모… 죽음의 공포 못 이긴듯

    자살한 정남규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한때 호흡과 맥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목을 맨 정이 21일 오전 6시35분쯤 구치소 순찰 근무자에게 발견돼 즉시 인근 평촌 한림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CT촬영 등 정밀진단 후 중환자실에 입원조치됐다고 22일 밝혔다. 하지만 정은 이날 0시50분쯤부터 상태가 악화돼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회생하지 못하고 2시35분쯤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정은 유영철부터 강호순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사이코패스 묻지마 살인자의 대표격이다. 어린시절 성폭행 당한 고통을 안고 살던 정이 본격적으로 살인에 나선 것은 2004년부터다. 정은 2004년 1월 경기 부천에서 초등학생 윤모(당시 11세)군과 임모(당시 10세)군을 납치·성폭행한 뒤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경기 서남부 지역을 돌아다니며 심야에 귀가하는 여성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거나 집에 침입해 살인과 방화를 함께 저지르는 등 연쇄살인 행각을 벌였다. 이후 2년여동안 정에게 살해당한 사람만 13명, 중상을 입은 사람은 20명에 달해 ‘제2의 유영철’로 불렸다. 정은 폐쇄회로(CC)TV가 적은 서민주택 등지를 범행 무대로 삼는 치밀함을 보였고, 특히 비오는 목요일에 살인을 집중해 ‘비오는 목요일 괴담’이 돌기도 했다. 2006년 4월 한 남성과 싸우고 도망치다 검거됐던 정은 한 차례 도주를 감행, 공권력을 희롱하기도 했다. 다시 체포된 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백을 통해 유영철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던 이문동 살인사건의 진범이 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조사를 담당한 경찰은 정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결론냈고, 재판과정에서도 정은 “사람을 많이 죽일 때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하는 등 범행을 뉘우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아 충격을 줬다. 또 항소심 재판에서 “부자들을 죽이지 못해 안타깝다. 빨리 사형시켜 달라.”고 말해 극심한 반사회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정은 강도살인 혐의로 2007년 4월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항소심 결심에서 검사에게 돌진하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정은 수형 생활이 시작된 이후 성경을 열심히 읽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22일 “정이 남긴 물건 가운데 자신의 범행을 반성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은 사형수를 상대로 실시되는 심리 검사에서 자살 징후를 내비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 최근 사형집행 및 사형제 존폐 등의 내용이 사회적 이슈로 다시 등장하자 커지는 불안감을 억누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정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개인노트에 “현재 사형을 폐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요즘 사형제도가 다시….”,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같은 것”과 같은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고 반성의 기미마저 보이지 않았던 정도 죽음 앞에서 밀려오는 불안과 공포를 이겨낼 수는 없었던 셈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5억넘는 뇌물 살인죄 수준 처벌

    5억넘는 뇌물 살인죄 수준 처벌

    앞으로 5억원 이상의 뇌물을 수수하는 공무원에 대해 살인죄만큼 엄정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화이트칼라 및 성범죄 등의 형량이 크게 높아진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석수)는 24일 ▲살인 ▲뇌물 ▲성범죄 ▲강도 ▲횡령 ▲배임 ▲위증 ▲무고 등 8개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의결했다. 기준안은 5월 중 관보에 게재되고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양형위는 “우리나라 최초의 양형기준을 마련하면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횡령·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와 성범죄에 대한 형량을 상향 조정해 엄정한 양형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뇌물수수의 경우 수수액에 따라 제1(1000만원 미만)~제6유형(5억원 이상)으로 분류됐으며, 제6유형 기본형이 9~12년으로 살인 기본형(징역 8~11년)보다 형량이 높다. 가담 정도 등이 미약해 감경을 해도 징역 7~10년형으로 살인죄에 준해 엄하게 처벌받는다. 뇌물을 5000만원 이상 받은 경우 최저 형량이 징역 3년 6개월~6년으로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 집행유예는 징역 3년 이하에 대해서만 선고할 수 있다.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을 저지른 경우도 기본형이 징역 5~7년, 감경을 해도 4~6년형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게 했다.  살인범죄 양형기준안은 현재 ▲5년 이상 징역 ▲무기징역 ▲사형 등 3개 법정형으로 규정돼 있는 것을 9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횄다. 살인 동기별로 성폭행 피해자의 살인처럼 동기에 참작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제1유형, ‘묻지마 살인’처럼 비난가능성이 높은 경우 제3유형에 속한다. 범행에 취약한 여성, 아동, 노인 등을 살해했거나 본인의 지휘를 받는 사람에게 살인을 교사한 경우 형이 가중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제2유형-기본형’은 징역 8~11년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주식투자했다 휴지조각…화병 난 사회

    주식투자했다 휴지조각…화병 난 사회

    스트레스 시대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실직 위험은 코앞이고 자산 가치는 뚝 떨어졌다. 취업길은 막혔고 경쟁만 살벌하다. 경제 지표가 급락하는 만큼 각종 ‘스트레스 지수’는 상승하고 있다. 가슴이 콱콱 막혀 화병 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스트레스성 우울증 환자도 증가했다. 한때 감소하던 성인 흡연율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머리도 한 움큼씩 빠진다. 작은 일에도 발끈해 ‘묻지마’ 폭행 건수도 늘었다. 수월성 교육 강화에 따라 교육열이 가열되면서 청소년 상담 건수도 폭증했다. 전 사회가 스트레스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직장인 이모(38)씨, 2007년 여름 서울 노원구 집을 팔아 주식 투자에 나섰다. 1억원. 모험이었다. 그래도 여기 저기 쉽게 돈 버는 모습에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몇 달은 좋았다. “금방 부자 되겠다.”는 생각에 흐뭇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기다리면 오르겠지.”했지만 여전히 가망이 없어 보인다. 이씨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막힌다. 울화가 치밀고 열이 오른다. 그래서 화병클리닉을 찾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화병클리닉을 찾은 환자수는 2007년 1554명에서 2008년 1970명으로 26.8% 증가했다. 특히 경제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에 환자 56%가 몰렸다. 화병 전문의는 “치료를 제때 안하면 심각한 스트레스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스트레스성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찾은 사람은 월평균 1만 6231명이었다. 전년 월평균 1만 5472명보다 4.9% 증가했다. 역시 경제 불황 이후 환자가 집중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스트레스성 우울증 환자는 상반기보다 8.9%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월평균 1만 7070명이 정신병원을 찾았다. 이씨는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씨 같은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매년 급격하게 떨어지던 성인 흡연율은 지난해 하반기에 9년 만에 상승했다. 상반기 21.9%였던 게 하반기 22.3%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 여파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로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씨도 아침마다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진다. 그는 “돈 잃은 것도 서러운데 머리 빠지는 건 더 서럽다.”고 했다. 지난해 C홈쇼핑에서는 탈모 관련 상품이 64만 세트나 팔려나갔다. 전년 51만 세트보다 25% 증가했다. 연세 원주의대 이원수 교수는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진단했다. 폭행 사건 건수도 늘고 있다. 어깨만 부딪혀도, 옆자리에서 크게 떠든다는 이유로, 왜 반말하냐고 서로 때리고, 차고, 들이받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폭행 건수는 11만 1858건이었다.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역시 하반기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상반기보다 18.8% 증가했다. 교육 현장에서 경쟁이 강조되면서 학생 체감 스트레스도 높아졌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 건수는 8만 1002건이었다. 전년 5만 6899보다 42% 늘어났다. 상담원 오혜영 팀장은 “학업 부담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대법, 살인·뇌물·성범죄 양형기준안 1차 공청회

    대법, 살인·뇌물·성범죄 양형기준안 1차 공청회

    A씨는 공무원이다. 업무와 관련해 업자로부터 2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예전엔 징역 1년이 보통. 하지만 새로운 양형기준에 따르면 판사가 적용할 수 있는 기본 형량은 최소 징역 1년에서 최대 3년이다. 고위 공무원으로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받은 돈을 빚 갚는 데 쓴 사실이 확인됐다. 가중 인자가 많아 형량이 징역 1년 6개월∼3년 6개월로 늘었다. 판사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A씨는 예전 같으면 사회적 명예 실추 등이 고려돼 집행유예도 나올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신분상실 또는 사회적 명예 실추, 부정한 이익의 몰수, 관련 징계처분 등은 집유 고려 요소가 아니라고 정해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석수)는 24일 서울 고법 청사에서 살인, 뇌물,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을 마련해 1차 공청회를 열었다. 양형위는 개별 범죄의 특성을 살려 범행유형을 구분하고 이에 맞게 세분화된 형량 범위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살인죄의 경우 5년 이상 징역 또는 무기, 사형으로만 규정된 법정형을 9개 범위로 잘게 나눴다. 양형위는 내년 1월 강도, 횡령·배임, 위증·무고죄에 대한 2차 공청회를 연 뒤 같은 해 4월 양형기준을 공포, 시행할 예정이다. 성범죄는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강간,13세 이상 강제추행과는 별도로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를 가중 처벌하는 기준을 따로 뒀다. 상해나 사망으로 이어진 성범죄의 경우에도 가중 기준이 마련됐다.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강간살인범에 대해서는 기본 영역에서도 무기징역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성폭행 유형으로는 일반강간과 주거침임·특수강간, 강도강간으로 분류됐다. 뇌물수수와 뇌물 공여의 경우 받은 액수에 따라 각각 5가지,4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5000만원 이상을 받았다면 원칙적으로 실형을 내리도록 권고했다. 살인죄의 경우 범행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보통 살인, 비난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 3가지로 구분했다. 참작 사유는 장기간의 가정폭력·성폭행 등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하다 못해 살인을 저지른 경우 등이다. 반대로 비난 사유는 ‘묻지마 살인’이나 청부살인 등 범행 동기가 매우 나쁜 경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의 무차별 살인 공포/ 박홍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무차별 살인 공포/ 박홍기 도쿄 특파원

    일본은 최근 잇단 무차별 살인에 겁에 질려 있다.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도리마(通り魔·길거리 악마)’의 출현이 잦아진 탓이다. 올 들어 벌써 8차례다.8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부상했다. 도리마는 범행 동기도, 대상도 따로 없다. 죄책감도 없다.“누구라도 좋다.”는 게 범인의 공통적인 진술이다. 섬뜩하기 그지없다. 걸어다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지난 22일 도쿄 하치오지의 한 서점에 도리마가 나타나 아르바이트 여대생을 살해했다. 손님도 찔렀다. 지난달 8일 17명의 사상자를 낸 도쿄 중심지인 아키하바라의 무차별 살인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다. 또다시 경악했다. 일본의 무차별 살인은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아니다.10년 동안 무려 67차례나 일어났다. 하지만 요즘 눈에 띄게 늘었다. 사회를 향해 조롱하듯 적의를 드러내는 경향도 강해졌다. 사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측면이 짙지만 무시할 수만도 없다. 심각성이 더해지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행위가 정당화될 여지는 전혀 없다. 대표적인 사례는 보행자 천국이라는 아키하바라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일본 속에서 꿈틀대던 사회적 병폐를 고스란히 담아 냈다. 낙오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비정규직, 빈부 격차, 학력지상주의, 사회 부적응, 가족 해체 등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 다만 개별적 요인들에 의한 폭발이 아닌 서로 뒤섞여 융합한 결과다. 일본은 사건 때마다 재발방지, 예방책을 모색했다. 무차별 살인의 고리는 당연히 끊어야 한다. 문제는 뾰족한 처방전이 없다는 점이다. 하치오지 사건도 아키하바라 사건이 터진 뒤 휴대용 흉기의 구입·판매를 제한하거나 관리를 강화하던 차에 일어났다. 결정적인 수단으로서는 미흡했다.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포함, 일용직 파견제도 금지하는 법규를 마련하고 있다. 사회적 모순이나 폐해로 지적되는 부분부터 고쳐나가려는 의도다.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방편인 만큼 맞다. 그러나 사회의 근저까지는 건드리지 못하는 것 같다. 일본 역시 신자유주의의 정글 법칙이 상존한다. 거품 경제가 깨지면서 더 두드러졌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긴자와 진자라는 이분법적인 원칙이 철저하다. 절망감과 좌절감 속에서 소외된 진자들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 구조다. 도리마로 낙인찍힌 범인들은 대체로 자기 주장은 부족했지만 평범했다. 때문에 최후·최악의 수단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교수는 “일본인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조직을 우선시하는 구조 속에서 개인은 묻힐 수밖에 없다. 불만·분노를 발산할 분출구가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실제 일본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습성이 오히려 무관심으로 잘못 엇나간 면도 없지 않다. 단적인 예이지만 열차 안에서 성폭행을 당해도 신고조차 않거나 흉기에 찔린 피해자들을 휴대전화로 태연히 촬영하는 ‘기계 사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적도 있다. 전반적인 사회 점검이 필요하다. 우선 인간 관계의 회복이다. 학교·직장·사회·가정의 실질적인 네트워크 복원이 요구되고 있다. 연결고리 찾기다. 특히 교육을 통한 대처는 당연하다. 새삼 생명의 소중함과 함께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인(人)’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야 한다. 한사람 한사람이 사회의 담당자라는 ‘시민 교육’도 한 방안이다. 그렇지 않는 한 도리마의 등장을 막을 수 없다.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하는 너무 비싼 대가임에 틀림없다. 사회적 비용이다. 분명한 점은 무차별 살인이 이웃나라의 엽기적인 사건으로 지나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묻지마 살인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이미 팍팍한 사회의 길로 들어섰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남아공 폭동 ‘악화일로’

    2010년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묻지마 폭행’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요하네스버그 주변 흑인거주지인 알렉산드라 타운십에서 시작됐던 외국인 집단폭행 사건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최대도시인 더반에서도 발생했기 때문이다.외국인 혐오증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는 폭력사태를 진압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군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CNN, 남아공 일간지 머큐리 등에 따르면 이날 더반 외곽에 위치한 움빌로에서 현지주민 100여명이 돌과 병, 몽둥이 등을 들고 외국인 거주자들에게 이사갈 것을 종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20일 밤에는 나이지리아인이 운영하는 한 술집이 현지 주민들로부터 습격을 받아 외국인 6명이 다쳤다. 현지주민인 다이아몬드 민나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평화롭게 살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이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돌아가지 않으면 죽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음푸말랑가주 타운십 두 곳에서도 외국인 소유 상점들이 약탈당하거나 불에 탄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기차로 출퇴근하는 외국인들을 겨냥한 테러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남아공 국영철도회사 메트로레일은 보안요원을 늘리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10일째 계속된 폭력사태로 짐바브웨, 말라위, 모잠비크 출신의 외국인 이주자 42명이 목숨을 잃었다. 외국인 1만 6000여명은 집을 떠나 경찰서와 교회 등지로 피신해 있다. 또 현지 주민 400명이 살인·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이처럼 남아공에서 외국인에 대한 폭력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경제난에 따른 생활고를 겪는 도시 빈민들이 일자리가 없고 자기들이 못사는 것이 외국인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짐바브웨인들이다. 짐바브웨인 수백만명은 최근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야기된 정정 불안에 따른 폭력사태를 피해 남아공으로 옮겨왔다.현재 남아공 인구는 4500만명으로 추산되면 400만명이 불법 거주자로 추정된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색마’ 경계령! 8~38살여성 ‘묻지마’ 성폭행

    “세상에 이런 몹쓸 XX도 있나.사회에 대한 ‘복수’를 한다고 애꿎은 여성을 무차별 성폭행하다니!” 중국 대륙에 30대 중반의 한 사내가 사회에 대해 쌓인 불만을 아무런 죄도 없는 여성들을 무차별 성폭행하는 일을 자행함으로써 푸는 바람에 경악하게 하고 있다. 중국 중부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 창펑(長豊)현에 사는 한 사내는 지난 3년동안 무려 8∼38세의 여성 21명을 무차별 성폭행하는 천하의 몹쓸 짓을 저지르다가 붙잡혀 주변 사람들을 충격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신안만보(新安晩報)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5월23일 오후 1시쯤,창펑현의 모 초등학교.마침 수업이 끝난 시간인지라 수십명의 학생이 썰물처럼 교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아리잠직한 꼬마소녀 샤오훙(小紅·)양도 여느 때처럼 수업을 마치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혼자 귀가하고 있었다. 학교 담장을 길게 거의 다 돌아가자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공원이 나타났다.공원의 숲속에 난 조붓한 오솔길을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한 명의 ‘색마’가 나타났으니….어리고 약하디 약한 그녀는 속절없이 성폭행당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 발생 후 샤오훙양의 집안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서는 곧바로 창펑현 공안(경찰)국으로 달려가 신고했다.공안국은 고대 현장으로 달려가 현장을 조사해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성폭행사건 현장이 학교와 아주 가까울 뿐 아니라 대로와도 그리 멀지 않았다. 특히 사건 발생 시간도 학생들이 귀가하는 시끌벅적한 때여서 사람들의 왕래가 아주 빈번한 데도 주변 상황에 신경을 쓰지 않고 대담하게도 일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아니 이렇게 대담한 X도 있습니까.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서 성폭행 사건을 저지른 걸 보면 아무래도 초범은 아니고 별을 여러개 단 전과자임이 틀림없을 겁니다.” 사건 현장을 조사를 총지휘하던 공안국의 한 관계자가 아주 심각하게 말했다.창펑현 공안국은 이에따라 곧바로 ‘성폭행사건 특별수사대’를 꾸려 범인 색출에 나섰다. 공안국은 우선 지난 수년동안 창펑현에서 일어난 성폭행사건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다.그 결과 샤오훙사건의 수법이 지난 2004년부터 지난 3월까지 일어난 2건의 초중학교 여학생 성폭행사건과 흡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성폭행사건 특별수사대’가 수사를 벌이던 과정 속에서도 지난 6월26∼27일과 7월 13일 3차례에 걸쳐 또다시 성폭행사건이 터져 공안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이곳 주민들을 충격 속으로 빠뜨렸다.‘특별수사대’는 이번 연쇄 성폭행사건 범인도 범죄 수법 등으로 볼 때 샤오훙양사건과 동일인물임이 틀림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별수사대’는 샤오훙양 등 피해자들을 불러 정밀 조사해보니 범인은 나이가 20∼40세,키가 보통이며 검은색 상의를 입었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꼈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것으로 윤곽이 잡혔다.‘특별수사대’는 또 범행시간은 주로 학생들이 학교에 가거나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수사대’는 이같은 범인의 인적사항을 가지고 색출에 나섰다.그 결과 용의선상에 1997년 강간사건으로 세상을 온통 떠들썩하게 하고 붙잡혀 징역 3년을 살고나온 양(楊·36)모가 떠올랐다. 그는 최근들어 항상 학생들이 학교에 나가고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에 외출하며 다른 행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사나이인 것으로 드러났다.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위인이 오토바이와 휴대전화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공안국은 여러가지 사건 정황과 용의자 양의 인적사항,행적 등을 종합 조사해보니 양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공안국은 고대 ‘특별수사대’ 대원 20여명을 동원,양의 집을 포위한 뒤 덮쳤다.그때 한창 낮잠을 자던 그는 제대로 반항도 해보지도 못하고 덜미를 잡혔다. 공안국 조사결과 범인 양은 지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8∼38세 여성 21명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96년 성폭행 사건으로 붙잡혀 징역 3년을 산 것으로 밝혀졌다. 공안국의 한 관계자는 범죄 동기에 대해 “양이 지난 97년 성폭행 사건으로 붙잡혀 3년간 복역했는데,이때부터 ‘사회’에 대해 복수심으로 불타온 것이 이같은 엄청난 몹쓸 짓을 저지른 주요 원인이 된 것같다.”며 범행동기의 사소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X은 묻지마 발바리? 10~50대 무차별 성폭행

    “나는 미모나 연령을 따지지 않습니다.그냥 치마만 두른 여자라면 모두 좋은 ‘사냥감’이죠.” 중국 대륙에 한 20대 남성이 모색이나 나이에 상관하지 않고 무차별 성폭행하는 이른바 ‘잡식성 묻지마 발바리’가 등장,충격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시에 살고 있는 20대 남성은 지난 10년동안 10대∼50대 여성 40여명을 무차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영어(囹圄)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활보(生活報)가 최근 보도했다. 이 ‘잡식성 묻지마 발바리’는 다칭시 두얼바이터 몽골족자치현에 살고 있는 자오페이(趙非·29).키꼴이 설멍한 그는 모색이 해사하고 반반한 탓인지 ‘얼굴값’을 톡톡히 해냈다.특히 조신한 아내까지 두고 있는 멀쩡한 유부남이다. 경찰 조사결과 ‘종자’는 장장 10년 가까이 다칭시 전역에서 1년에 4∼차례씩 무려 40여명의 여성을 성폭행했다.아직 꽃망울도 피우지 못한 14살까지 소녀 등 10대 초반부터 50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상대 여성의 미모나 연령에 상관없이 무차별 범행을 자행했다. 그가 ‘발바리’ 길로 들어선 것은 10년 전인 지난 1997년.중학교 때부터 공부는 하지 않고 도색잡지와 소설,영화에 빠진 ‘종자’가 집에서 핀둥거리던 19살 때였다.혈기방장한 그는 성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10대 후반의 소녀를 덮친 게 ‘잡식성 묻지마 발바리’로 ‘양명(揚名)’하는 도화선이 된 셈이다. 10년 가까이를 요리조리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잘도 빠져나가던 자오가 붙잡힌 것은 성공에 따른 지나친 자만심이 화근이 됐다.같은 여성에 대해 여러차례 성폭행을 자행하다가 덜미를 잡힌 것이다. 지난해 8월 27일 오후 7시쯤 다칭시 두얼바이터현.종자는 길거리서 늘씬한 몸매에 미니 스커트를 입은 천훙(陳紅·가명)씨를 보고 한눈에 반해 뒤를 살금살금 밟았다.그녀는 홀로 사는 싱글족이어서 ‘희생의 제물’에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몰래 문을 밀고 들어가 자오는 고대 문을 닫아걸고 그녀를 덮쳤다.힘에서 밀린 천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이때 천씨는 “만일 다음에도 오면 경찰에 신고해버리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종자는 이를 비웃으며 또다시 그녀를 덮치자,분노한 천씨가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차디찬 쇠고랑을 차게 됐다.다칭시 중급인민법원은 죄질이 악랄한 자오페이에게 강간죄를 적용,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 기자 khkim@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하)] 용산초등생 성추행살인 1년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하)] 용산초등생 성추행살인 1년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없는 세상은 언제 올까…. 서울 용산 초등학생 허모(당시 11세)양이 성추행을 당하고 무참히 살해·유기된 지 꼭 1년을 맞은 22일. 허양이 다니던 용산 K초등학교에서는 아동 성폭력 추방의 날 선포식이 열렸다. ●“친척 집에도 아이 못 맡기겠다.” 허양의 부모와 친구·동네 주민·시민단체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해 채 피지도 못하고 꺾인 허양의 넋을 위로하면서, 아동 성폭력이 판치는 세상을 한탄했다. 허양의 아버지(39)는 “가해자는 딸을 죽이기 전에 다른 성범죄를 저질렸는데도 집행유예로 풀려나와 있는 동안 딸을 죽였다.”면서 “법원의 관대한 처벌이 우리 딸을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머니 이모(38)씨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터트렸다. 어머니는 “딸의 가해자는 성북구에 살았는데 용산구까지 와서 우리 딸을 죽였다.”면서 “아동 성범죄자의 신상을 주민등록상 거주지 주민에게만 공개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의 문제점을 탓했다. 허양 부모는 기자의 질문에는 악몽을 잊고 싶은 듯 “괴롭다. 묻지마라.”며 손사래를 쳤다. 부모는 사건이 난 뒤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주민들은 “사건 이후에는 겁이 나서 아이들에게 비디오가게·만화가게도 가지 못하게 한다.”면서 “겁이 나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12살 딸을 키운다는 장모(41·여)씨는 “아이가 잠시만 보이지 않아도 집안에는 비상이 걸린다.”면서 “친척도 성폭행을 한다는 소리에 외출할 때 아이를 친척집에 맡기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허양의 단짝 친구들은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보내는 글’에서 “친구가 사고로 죽은 뒤 그 친구랑 가까운 곳에 사는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다.”면서 “친구를 죽인 아저씨가 죗값을 치르지 않아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어른들한테 들었는데, 나쁜 아저씨들을 제대로 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 성범죄자 20%만 실형 최영희 국가청소년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아동 성범죄자 가운데 20%는 실형을 선고받지만 40%는 집행유예, 나머지 40%는 벌금형”이라면서 “관대한 처벌을 내리는 것은 법이 시대에 맞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성폭력 없는 건강한 세상을 만들자는 소원을 담은 희망함을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전달했고, 장 장관은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폭력 관련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여성부와 청소년위원회 등이 마련한 이날 행사가 끝날 무렵 성폭력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뜻의 푸른색 종이비행기가 하늘로 날았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韓·베트남 ‘묻지마 결혼’

    “나를 선택한 남자가 한국인인지, 타이완인인지도 몰랐다.” 국회 보건복지위 안명옥(한나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제결혼 중개시스템:베트남 현지 실태조사’ 연구용역 결과를 입수해 12일 발표했다. 연구용역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의 의뢰로 베트남 현지에서 실시됐다.●맞선 상대 거부땐 기회 박탈 이에 따르면 베트남에서의 결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한국 남자가 베트남 여성을 배우자로 맞는 형식이다. 맞선과 결혼식, 신혼여행까지 2박3일에서 6박7일 안에 모두 이뤄진다. 맞선은 한국 남성 1명에게 20∼30명에서 많게는 200∼300명의 현지 여성을 선보이는 ‘1:다수’의 ‘집단 맞선’형식이다. 정해진 맞선 장소에 현지 여성 5∼10명씩이 들어오면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찍는 식이다. 마음에 드는 여성이 나타날 때까지 이 과정은 반복된다. 한 남성은 “배우자를 고를 수 없어 망설였더니 결혼 중개업소 사장이 골라줬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성을 거부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 현지 중개인이 다시는 맞선볼 기회를 주지 않는다. 당연히 배우자에 대한 허위 정보가 판을 친다. 한 베트남 여성은 “회사원인 한국 남성의 한달 수입이 200만원이 넘는다고 들었는데 막상 결혼해 한국에 와보니 일용직 노동자였다.”고 말했다. 현지 여성 정보가 차단되는 것은 한국 남성도 마찬가지다.●중매업체, 베트남 여성 정보 차단도 하지만 이 같은 결혼은 베트남에서 불법. 모든 과정이 음성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베트남 곳곳에서 몰래 모집된 여성들은 현지 중개인이 관리하는 호찌민시 등지의 공동 숙소에 머물며 한국인 짝을 찾는다. 한국 남성이 베트남 여성을 맞아들이는 데에 드는 공식 비용은 1000만원 안팎. 이 가운데 650만원은 한국 중개업체가, 나머지는 현지 중개업자들이 챙긴다. 낙점된 현지 여성이 우리나라 입국 비자를 받기까지는 보통 2∼3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에 여성들은 공동 숙소에서 한국어 공부와 한국음식 강습, 예절 교육 등을 받는다. 비용은 모두 자부담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국에 와도 역경은 계속된다. 한 여성은 “한국에 오자마자 남편이 여권을 뺏고 폭행했다.”면서 “술취한 남편이 무작정 성관계를 요구, 거절했다가 얼굴을 얻어맞고 머리채를 잡아 뜯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의 국제결혼 건수는 2004년 현재 총 결혼 건수 31만 944건의 11.4%인 3만 5447건이며, 이 중 농촌의 국제결혼은 27%에 이른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범죄로 본 2004 서울] 동기없는 ‘묻지마 범행’… 괴담만 떠돌아

    [범죄로 본 2004 서울] 동기없는 ‘묻지마 범행’… 괴담만 떠돌아

    2004년은 어느 해보다도 범죄피해에 대한 불안이 컸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을 비롯, 서울 각지에서 흉악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는 부녀자 피살 및 피습사건이 잇따랐다.‘서울판 살인의 추억’이라는 괴담까지 떠돌았지만, 경찰은 용의자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고 있다. 서울신문은 범죄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올 한 해 서울에서 일어난 살인 및 피습사건을 분석했다. 구로·관악·동작·강서구 등에서 잇따른 7건의 ‘서남부 연쇄살인’은 동일범에 의한 연쇄범행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양동의 20대 여성 살인사건과 용답동 모녀 살인사건은 ‘비오는 목요일’에 일어나 연쇄살인 괴담을 증폭시키는데 한몫했지만, 수사 결과 내연관계에 의한 치정살인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대림동 중국동포 살인사건 역시 평소 피해자와 금전 문제로 갈등관계에 있던 탈북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비오는 목요일’은 없다 우연히 사건발생 요일과 날씨가 같았을 뿐 범행도구도 일치하지 않았다. 신림4동 여고생 피습사건에서는 10㎝ 정도, 신대방동 보라매 공원 여대생 살인사건에서는 18∼20㎝ 길이의 흉기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은 일치하지만 연령은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연쇄살인범은 비슷한 범행대상을 고르고, 도구에 집착하는 성향도 짙다. 유영철 역시 20대 전화방 도우미와 출장마사지사를 주로 범행대상으로 골랐다. 형사정책연구원 최인섭 범죄동향연구실장은 “올해같은 ‘살인 괴담’이 등장한 것은 화성 연쇄살인사건 이후 처음”이라면서 “살인사건이 연속적으로 근접한 지역에서 일어나고, 일부 언론이 이를 과대포장하면서 막연한 공포심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경기불황으로 어려워진 시기에 강력사건까지 잇따라 공포로 시민들의 삶은 더욱 움츠러들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강력범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무(無)동기 범행’을 꼽았다. 범행동기나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범인추적 단서가 없다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여대생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사망 직전 “모르는 사람이 찔렀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 8월 미아4동과 9동에서 10분 간격으로 일어난 심야 부녀자 피습 사건의 피해자들 역시 “갑자기 뒤에서 아무 말 없이 찔렀다.”고 진술했다. 고척2동 여대생 살인사건은 범인이 피해자의 집 현관 앞에서 기다렸고, 피해품이 없는 것으로 미뤄 원한에 의한 면식범 소행으로 추정했으나 주변인 수사는 성과가 없었다. 대부분 피해자를 흉기로 난자했다. 잔인한 범죄는 원한이 개입된 것이라는 상식도 뒤엎었다. 경기대 이윤호 행정대학원장은 “잇따르는 무동기 범죄는 금품을 목적으로 하는 생계형 등 ‘도구형 범죄’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한 불만 등을 분출하는 ‘표출형 범죄’의 전형”이라고 분석했다.30년 경력의 한 형사는 “용의자가 주변인을 벗어나면 동종전과자에서 사회불만자, 여성혐오자까지 수사대상이 거의 무한대로 넓어진다.”면서 “범행동기조차 뚜렷하지 않아 범인 검거는 더욱 힘들다.”고 털어놨다. 대낮에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상가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범행현장에 불을 지르는 등 범죄의 흉포화·지능화 성향도 짙었다. 지난 8일 오후 1시쯤 석촌동 상가에서 발생한 연쇄피살 사건은 피해자가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비디오방 안에 손님이 있는데도 성인남성 2명을 여러 차례 흉기로 찌른 뒤 유유히 사라지는 대담함으로 시민들을 경악케 했다. ●흉포화 끝이 없다 부녀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았지만 성추행이나 성폭행 시도가 거의 없었던 것도 특징적이다. 정액이나 체모 등 증거가 남을까봐 일체의 성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것. 고척2동과 보라매공원 살인사건 등을 비롯, 지난 5월 용산 원효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에게도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방범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은 머리에 둔기로 수차례 맞아 함몰된 상처가 있었다. 지난 19일 광진구 중곡동에서 50대 건물주를 살해한 세입자 역시 둔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모두 유영철 사건에서 수법을 착안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월 금천구 독산4동에서는 40대 중국동포 여성의 토막난 시체가 여행가방에 든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독재정치나 경제적 궁핍 등 국민을 위협하는 대형이슈가 사라지면서 개인의 범죄피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최근 범죄는 현장에서 과학적인 증거를 잡지 않는 이상 용의자를 특정하기조차 힘들다.”면서 “웰빙 등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는 ‘괴물’의 존재는 새로운 위협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수난의 공권력-올 25명 순직… 공격받는 경찰 2004년에는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목숨을 잃는 사례가 유난히 많았다. 흉기에 찔리거나 총상을 입는 등 공무를 수행하다 부상을 입은 경찰관도 급증했다. 올 한해 순직한 경찰관은 모두 25명이다. 이 가운데 범인에게 피격을 받아 숨진 경찰관은 이학만 사건에서 순직한 2명을 포함, 모두 3명이다. 지난 2003년과 2002년 순직자는 각각 27명,39명으로 올해보다 많았으나, 범인에게 피격된 사망자는 2003년 1명,2002년에는 한명도 없었다. 그만큼 경찰관이 목숨을 위협받는 강력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8월 부녀자 폭행피의자 이학만을 검거하려다 경찰관 2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은 경찰이 사건현장에서 처해 있는 위험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상대는 흉기상해까지 저지른 전과 10범이었지만, 두 경찰관은 맨손으로 이에 맞서다 변을 당했다. 지난달에는 대구에서 경찰관이 수십차례에 걸쳐 절도와 방화를 저지른 모자 일당을 검거하려다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이 경찰관은 중상을 입고서도 범인들을 추격, 휴대전화로 지구대에 연락한 뒤에야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공무를 수행하다 다치는 경찰관도 크게 늘었다. 올해 1088명으로 지난해 896명보다 21.4%나 급증했다.2002년에는 803명이었다. 이처럼 범인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경찰관이 잇따르자 경찰의 총기사용규정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제한이 많아 실질적으로 범인 제압에 총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9월 경찰이 총격전 끝에 날치기범들을 검거한 것은 총기사용의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장에 출동한 영등포경찰서 박현수(45) 경위는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잘리는 부상을 입으면서도 실탄을 발사,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범인을 검거했다. 함께 출동한 고남귀(30) 경장 역시 허벅지와 엉덩이에 총상을 입고도 2인조 일당 검거에 일조했다. 지난달에도 서울 서부경찰서 한재군(29) 경장이 강도강간 피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부상을 입었으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실탄을 발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범인을 제압했다. 서울경찰청 송좌균 강력실장은 “갈수록 범죄가 흉포화하고 있어 경찰관도 언제 어디서 공격을 당할지 모른다.”면서 “총기 사용 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을 전제로 규정을 좀 더 완화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범죄로 인생역전” 한탕주의 기승 올해는 부유층을 노린 범죄가 어느 때보다 만연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로또복권처럼 ‘한방’에 ‘인생역전’을 꿈꾸는 범행이 잇따라 불황을 힘겹게 헤쳐가는 서민의 마음을 씁쓸하게 했다. 지난 1월30일에는 재력가 집안 여성이 자주 드나드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강남구 청담동의 최고급 옷가게 앞에서 가게 주인(72·여)이 떼강도 일당 5명에게 폭행을 당하고 납치된 뒤 현금 1500만원을 뜯겼다.9월에는 용산구 후암동 모 이동통신회사 전 사장(51) 집 앞에서 부인(51)과 처이모(60)가 금품을 노리던 성모(34)씨에게 흉기로 찔려 처이모가 숨지고 부인이 중상을 입었다. 특히 11월에는 일당 5명이 중소기업 회장(77)과 일가족 3명을 납치한 뒤 대낮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버젓이 현금 5억원을 건네받아 사라진 초유의 사건이 발생,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범인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탕’이라는 카페에서 만나 범행을 꾸민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하지만 한탕을 노린 범죄들은 결국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 한탕 범죄를 위해 모인 집단은 대부분 돈을 보고 모인 범인들이라 조직력이 허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소 수억원 이상을 노렸던 청담동 옷가게 주인 사건의 범인들은 현장에서 챙겼던 1500만원이 의외로 적어 밖에서 지휘하던 공범들의 의심을 살까봐 일부러 돈을 가져가지 않기도 했다. 중소기업 회장 일가 납치사건을 수사한 남대문서 송용욱 수사과장은 “한탕을 노리고 다수가 가담하는 범죄는 결국 허점이 남을 수밖에 없다.”면서 “순간적인 허영심으로 한탕을 노린 결과는 결국 초라한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3. 10대부터 아줌마까지 섹스산업으로

    IMF 외환위기는 주부들까지 향락업소로 내몰았다.경제가 다소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한번 빠져버린 구렁텅이에서 그들이 헤쳐나오기는 쉽지 않다.정신적인 수치와 고통을 감내한다면 상대적으로 손쉬운 돈벌이라는 점에서 향락업소에 발을 내딛는 평범한 여성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취재진이 노래방과 퇴폐이발소,화상대화방에서 만난 주부들은 예상대로 경제적 난관을 이겨내지 못하고 찾아온 사람들이었다.실직과 이혼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여성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바로 향락 유흥업소였다.그곳에서 주부들은 금전적인 면에서 바라는 만큼 보상을 얻기는 했지만 그들 자신과 가정은 전보다 더 피폐해져가고 있었다. 8일 밤 서울 강북구 수유지하철역 근처 H노래방을 기자가 찾아갔다.처녀같은 ‘아줌마 도우미’가 있다는 여주인의 말을 듣고 “불러달라.”고 했다.10분쯤 기다리니 3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들어와 근처 동네에 사는 조미애(가명·37)라고 소개했다.‘보도방’을 통해 이 일대 노래방을 돌며 일한다는 조씨는 ‘수고비’ 1만 5000원을 요구했다. 돈을 지불하자 조씨는 최근 인기있는 가수의 ‘랩송’을 부르며 흥을 돋우었다.조씨는 100점을 맞으면 ‘축하금’으로 1만원을 달라고 했다.이 돈에서 보도방 업자에게 2000원,노래방 주인에게 3000원을 떼어준다는 것이다. 노래방 도우미를 시작한 지 4개월된 조씨는 하루 10시간 남짓 노래방 7∼8곳에서 일을 한다고 말했다.5년전 IMF 한파로 남편이 실직한 뒤 이혼해 혼자 살고 있다는 조씨는 “빚 수천만원을 갚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2년 전에는 ‘묻지마 관광’에 일당 10만원을 받고 몸을 파는 아르바이트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씨는 비슷한 처지의 주부들이 수유역 일대에만 100여명은 족히 되고 일부는 유흥주점에도 나간다고 했다.시간이 끝나가자 조씨는 춤을 추자며 손을 끌면서 귀엣말로 “2시간에 5만원만 주면 ‘2차’도 나갈 수 있다.”고 유혹했다. 비슷한 시각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이발소.이곳에서 만난 고윤자(가명·47·경기 광명시)씨는 5년 전 부도를 내고 도피중인 남편의 빚 2억 5000만원을 갚기 위해 ‘산전수전’을 다 겪고 있다고 말했다.면도와 안마를 해주는 고씨는 “나도 집을 뛰쳐나오고 싶었지만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던 어린 자식들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식당 종업원이나 파출부 일도 해봤지만 빚을 갚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생활정보지 광고를 보고 찾아간 이발소 생활은 자신도 모르게 윤락으로 이어졌다.혹시 자식들이 알까봐 인천·수원 등 집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다른 지역 이발소만 골라 출근을 했지만 비밀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단속에 걸려 잠시 쉬고 있을 때 딸(22·대학 3년)이 출근을 재촉하는 이발소 전화를 받는 바람에 들통나고 말았다.딸은 펑펑 울어댔고 아들(14·중학 2년)은 결석과 가출이 잦아졌다.고씨는 “빚 갚기를 포기하고 아이들과 ‘야반도주’하는 길 말고는 방법이 없다.”면서 “엄마를 위로하는 딸의 모습을 보면 죽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 8일 오후 강남구 신사동 J화상대화방에서 만난 최은주(가명·35·종로구 효자동)씨는 7살 난 딸과 남편이 있다고 털어놓았다.실직한 남편 대신 돈벌이에 나섰다는 최씨는 “남자들과 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알선업체로부터 월급 12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최씨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계층이 오지만 폰섹스나 2차를 원하는 손님이 많다.”면서 “대부분 곧바로 옷 벗을 것을 강요한다.“고 했다. 최씨는 “그래도 얼굴이 보이는 화상방은 손님들이 상대적으로 체면을 지키기 때문에 전화방보다는 낫다.”면서도 “‘왜 이런 수치스러운 일까지 하게 됐나.’라는 생각에 하루에도 몇번씩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최씨는 “같은 알선업체에 소속된 여성 100여명 가운데 주부가 반 이상”이라면서 “상당수가 ‘2차’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영표 유영규 박지연기자 tomcat@kdaily.com ◆천호동 윤락녀의 하소연 “종일 장막같이 검은 커튼 뒤에서 손님을 기다리다보면 햇빛이 그리워져요.” 서울 미아리텍사스,청량리588과 함께 성매매업소가 밀집된 강동구 천호동 423 ‘천호동텍사스’.지난해 1월 김모(24·여)씨가 이곳에 온 것은 카드빚 300만원 때문이었다. 경기도 어느 농촌이 고향인 김씨가 “미용기술을 배우겠다.”며 상경한 것은 지난 97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식당 허드렛일을 해 매월 100만원을 벌었지만 방세 30만원을 내고,혼자 사는 아버지에게 30만원을 보내고 나면 생활이 벅찼다. 10만원,20만원씩 쓰기 시작한 신용카드 대금은 연체로 이어져 빚이 순식간에 불어났다.카드대금을 갚기 위해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다 결국 사채까지 얻게 됐고,빚 독촉을 견디지 못해 직업소개소를 찾았다. 선금 500만원을 받아 빚을 갚은 뒤 도착한 곳이 천호동이다.이곳에서 김씨가 매월 버는 돈은 300만∼400만원.선금으로 쓴 500만원은 석달 만에 갚았지만,10평 남짓한 원룸의 월세와 화장품·옷값 등 지출이 만만찮다.김씨는 이곳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대부분은 전세나 월세방에 살면서 출퇴근하는데 그 이유가 컴컴한 업소를 잠잘 때만이라도 탈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독신으로 살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면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답답하다.지금도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늙은 아버지는 김씨를 옷가게 종업원으로 알고 있다.김씨는 “돌아가실 때까지 아버지께 알리지 않는 것이 효도하는 길”이라면서 “생전에 번듯한 일을 하는 걸 보여드리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황장석기자 ◆성매매 멍드는 외국인여성들 “돈을 모아 한국을 떠나야 하는데,마음의 병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2년 전 중국 옌볜(延邊)에서 온 동포 김영숙(가명·32)씨는 서울 영등포의 한 퇴폐이발소에서 일한다. 처음엔 식당일을 했지만 100만원의 월급으론 고향에 있는 남편과 7살짜리 아들의 생활비를 부치기에 너무나 빠듯했다.게다가 한국에 오기 위해 빌린 돈 1000만원 때문에 사채업자의 독촉에 시달리는 가족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석달 만에 식당일을 그만둔 김씨는 “선금을 주고,한 달에 300만원을 쥐어주겠다.”는 말에 ‘이상한’ 이발소에 발을 들여 놓았다.김씨는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있지만 갈수록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대낮에도 낯 부끄러운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이전혀 딴세상 같다.”고 말했다.경기도 동두천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필리핀 여성 메리(가명·22).지난해 6월 예술·흥행(E-6)비자를 받아 한국 땅을 밟은 그는 손님 무릎 위에 앉아 ‘랩댄스’를 추며 웃음을 팔고 있다. 업주는 매월 한 잔에 10달러짜리 주스 200잔을 팔 것을 강요한다.할당량을 채우려면 한 차례에 150∼300달러를 받고 성매매 티켓을 끊지 않을 수 없다.그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숙소에서 달아나고 싶지만,한국인 ‘이모’가 따라 붙어 쇼핑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지촌내 자활공동체인 ‘새움터’ 등은 러시아 여성의 윤락업소 고용비율이 99년보다 최고 15배 늘어나는 등 외국인 윤락여성이 급증하고 있지만,성매매 강요·폭행·벌금착취·월급 안주기 등 인권유린 현상이 심각하다고 밝혔다.한국교회여성연합회 김정우(32·여) 간사는 “정부가 나서서 시민단체와 함께 외국인 윤락여성의 인권착취 실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생계형 윤락 급속 확산 주부들이 ‘밤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환란’ 이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생계형’ 윤락에 뛰어드는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이대로 가다간 사회의 기반인 가정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윤락의 출발지인 ‘티켓다방’에 발을 들여 놓는 가출소녀,향락산업의 주 공급원인 20대 여성에 이어 가정을 지켜야하는 ‘안방주인’인 주부들까지 ‘노래방 노우미’ 등으로 나서 향락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하는 단체인 ‘새움터’가 지난해 16∼59세의 윤락산업 종사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주부층인 30대 이상이 42%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윤락업에 종사하는 기혼여성을 ‘개인의 윤리성 결여’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정치·사회·경제적 약자인 여성이 ‘밤거리’로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왜곡된 사회구조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향락산업의 비대화가 ‘새롭고 값싼’ 성에 대한 수요를 낳고,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생산·윤리지수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향락산업에 종사하는 주부들은 노래방과 유리방,안마시설소 등에서 ‘삐삐 아줌마’,‘묻지마 언니’ 등으로 불린다. 거액의 카드빚을 대납해주는 서울 강남 등지의 업주에게 직접 찾아가거나 출장이 잦은 기업체 간부들을 대상으로 명함을 돌리며 ‘잠자리 아내’를 자청하는 사례도 있다. 청소년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국정감사 자료에서 ‘전화방’을 이용하는 여성의 41.3%가 가정주부로 조사됐으며,이가운데 49.3%가 “돈이 필요해서”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여성문화 동인 ‘살류쥬’의 장정임(張貞任·55) 고문은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은 기혼여성에게 더욱 불리한 형태로 이뤄졌고,어쩔 수 없이 윤락업을 택하게 된 여성들은 가부장제 구조에서 이중삼중의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정현백(鄭鉉栢·50) 공동대표는 “기혼여성은 취업시간과 형태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이들을 찾는 업소가 많다.”면서 “일반 여성은 성매매를 하지 않는 서구의 풍속에 비해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한 윤리의식이 지나치게 결여돼있다.”고 지적했다. 성매매 근절을 위한 모임인 ‘한소리회’ 사무국장 조진경(趙眞卿·35) 사무국장은 “윤리적 반성과 함께 윤락여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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