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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징후 사전예측… ‘제2 강남역 사건’ 막는다

    지난 5월 서울 강남역에서 2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은 우리 사회 일각의 ‘여성 혐오’에 대한 우려와 함께 ‘묻지마 범죄’로 나타나는 정신질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불러일으켰다. 법무부 산하 보호기관장들이 1일 날로 증가하는 정신질환 범죄에 대한 효과적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법무부 산하 87개 보호관찰소장과 소년원장은 이날 경기도 안산 중소기업연수원에서 ‘제3회 전국 보호기관장 회의’를 갖고 정신질환 범죄와 관련한 다각도의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한 고위험 강력범죄자들에 대한 관리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 가운데서도 과거 범죄 수법이나 최근 이동 패턴 등을 분석해 범죄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범죄징후 사전예측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이 집중 거론됐다. 우리나라의 앞선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 분석 기법 등을 적극 활용해 위치추적 대상 고위험 범죄자들의 범죄징후를 미리 포착해 이들에 대한 관리 강도를 대폭 높임으로써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방안으로, 회의에선 과도한 사찰 논란 등 형사윤리 차원의 문제점 등도 함께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정신질환자에 의한 ‘묻지마 강력범죄’는 2012~2014년의 경우 전체 묻지마 범죄의 36%에 이를 만큼 위험 수위에 이른 상황이다. 2014년 기준으로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는 모두 731명이고 이 가운데 재범자는 49.8%(364명), 전과 9범 이상도 5.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에서는 이 밖에 정신질환 범죄자를 단순히 수용·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현재 금고 이상의 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들은 최대 15년까지 치료감호시설에 수감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재범 방지를 위해서는 치료 수준을 현격히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신보건 전문 인력 확보 및 국립정신병원 등과의 협력 방안에 대한 해결 방안 등도 검토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국민의당,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의혹에 “하필 지금…靑 의도 의심스럽다”

    국민의당,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의혹에 “하필 지금…靑 의도 의심스럽다”

    국민의당은 2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2억원대 향응을 받았다고 추가폭로한 것과 관련, “송희영 주필이 기업에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면 이는 언론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조선일보의 경우 최근 우병우 수석의 비리혐의에 대한 의혹제기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왔다. 하필이면 지금 시점에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청와대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이 고위 언론인의 실명을 거론하고, 묻지마식 문제제기로 청와대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우병우 수석을 구하기 위해 청와대가 권력으로 언론을 제압하려해서는 안 된다”면서 “언론인에게 의혹이 있으면 수사를 의뢰해 응당한 처분을 받게 하면 그만이지, 이번처럼 꽁꽁 숨겨두다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치졸한 방법으로 언론을 탄압하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괴물’, 그들은 왜 총을 들었나

    ‘괴물’, 그들은 왜 총을 들었나

    나는 오늘 사표 대신 총을 들었다/마크 에임스 지음/박광호 옮김/후마니타스/520쪽/2만 2000원죽음의 스펙터클/프랑코 비포 베라르디 지음/송섬별 옮김/반비/300쪽/1만 8000원 13명이 사망한 1999년 콜럼바인고등학교 사건, 한인 학생 조승희가 32명을 살해한 2007년 버지니아텍 사건, 2012년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 상영관의 총기난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국의 총기살인 사건들이다. 이 사건들을 둘러싼 추이는 공통점을 갖는다. 일상 대부분을 보내던 공간에 나타난 조용한 성격의 살인자, 똑같이 되풀이되는 지역사회와 주변 반응, 혐오증과 정신이상 같은 일탈적 병력 등이다. 그런데 주변인들의 살인자 인물평은 의외인 경우가 많다. “이해심 많고 성실한 사람인데”, “친절하고 온화한 사람인데”…. 그들은 왜 총을 들었을까. 미국 저널리스트가 쓴 ‘나는 오늘 사표 대신 총을 들었다’와 이탈리아의 사회참여적 사상가가 펴낸 ‘죽음의 스펙터클’은 갈수록 확산되는 ‘분노 살인’과 ‘묻지마 범죄’를 살인자가 아닌 사회 구조적 측면에서 들여다본 책들로 눈길을 끈다. ‘나는…’가 다중을 향한 총기살인 사건을 직장, 학교 등 일상에서 들췄다면 ‘죽음의…’은 무차별 다중 살인의 원인을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찾아내고 있다. 미국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첫 총기 다중살인은 공식적으로 1986년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우체국 지소에서 집배원 패트릭 셰릴이 직원 15명을 총을 쏴 살해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1998년 미국의 직장 내 분노 살인은 9건이 보고됐는데, 2003년에는 45건으로 늘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는 학교에서도 총격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올해만 해도 4월 기준으로 사상자가 네 명 이상인 대형 총기사건이 무려 78건이나 발생했다. ‘나는… ’는 그 사건들을 샅샅이 추적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원인을 밝혀내고 있다. 우선 다양한 직종으로 번진 ‘분노 살인’의 시작인 1986년 에드먼드우체국 총기사건을 보자. 여기에는 우체국이 1970년 우편재조직법에 따라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민영화되며 직원들이 가혹한 경쟁 체제에 내몰린 사정이 깔려 있다. 살인자 셰릴은 범행 전날 관리자에게 심한 질책을 듣고 자신의 해고를 확신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25년간 일한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뒤 회사로 찾아가 학살극을 벌인 로버트 맥의 경우를 보자. 그는 해고 통보를 받은 후 닷새가 넘도록 낙담한 채 겁에 질려 있었다고 한다. 잔혹한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아들이려 애썼지만 실패했고 마침내 “나 자신을 종료할 때가 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총기 살인사건의 추이를 훑다 보면 살인자들이 총을 든 이유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저자는 무엇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밀어붙였던 이른바 ‘레이거노믹스 ’이후 가혹해진 직장 환경과 노동자들에 가해진 정신적·육체적 충격에 주목한다. 견디기 힘들 정도의 스트레스와 장시간 노동, 구조조정의 불안감, 일터 괴롭힘…. 이 같은 요소들로 채워진 미국의 직장 문화가 직장인들에게 자살과 복수의 충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책 말미에 붙인 저자의 후기가 혹독하다. “왜 이 이야기의 진짜 악당들과 싸우지 않고 회사, 우체국, 학교에서 우리끼리 싸우는 것일까. 이 책은 레이건이 남긴 것들을 캐내어 인근 종려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마침내 그가 제대로 된 심판을 받게 하려는 시도다.” ‘죽음의 스펙터클’ 역시 ‘묻지마 살인’을 개인 문제로 치부해 온 태도에 경종을 울린다. 범죄와 자살이라는 절망적 사건들을 들여다보며 지옥을 견디다 못해 괴물이 돼 버린 사람들과 죽음을 택한 사람들의 고통에 주목한다. 2012년 영화상영관의 총기살인 사건을 계기로 책을 썼다는 저자는 비슷한 범죄들을 샅샅이 조사했다. 콜럼바인고교 사건을 일으킨 에릭 해리스는 ‘자연 선택’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범행했다. 2007년 핀란드 헬싱키의 고등학교에서 9명을 살해한 페카에릭 우비넨은 범행 직전 인터넷에 ‘자연선택 신봉자의 선언문’을 남겼다. 그 대목에서 저자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자란 이들이 승자 독식이라는 개념에 완전히 설득당했다”고 지적한다. 그 과시적인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총기난사범들을 저자는 이렇게 정의한다. ‘어머니보다 기계로부터 더 많은 말을 배운, 스펙터클에 매혹된 존재들.’ 그리고 이 사회와 시대가 개인들에게 가하는 비인간적 압력을 논의하지 않는다면 ‘괴물들’의 출현은 막을 수 없다고 단정한다. “그 끔찍한 광기를 이해해야만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정확히 볼 수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강남 ‘묻지마’ 살인범 “유명인 된 것 같다. 이렇게 인기 많을 줄 몰랐다”

    서울 강남역 근처 공용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김모(34)씨가 법정에서 “유명인이 된 것 같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대신 자신의 조현병·피해망상 증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유남근) 심리로 26일 열린 첫 정식 재판에서 김씨는 재판장이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자 “내가 유명한 인사가 된 것 같다.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공소사실과 관련해선 살인을 저지른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피해망상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피해망상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정신분열) 환자로 본 검찰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김씨는 이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담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대응 차원에서 그런 일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자신은 ‘정상인’이라고 주장하며 “어떤 여성이 담배를 피우다 내 발 앞에 꽁초를 던지고 가 갑자기 화가 치솟았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씨가 일했던 식당의 주인과 피해 여성의 어머니, 김씨의 정신감정을 했던 공주치료감호소 의사 등이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됐다. 재판부는 다음 달 9일 2차 기일을 열어 증인 신문과 피고인 신문까지 마치고 심리를 종결할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강남 ‘묻지마’ 살인범 “유명인 된 듯, 인기 많을 줄 몰랐다”

    강남 ‘묻지마’ 살인범 “유명인 된 듯, 인기 많을 줄 몰랐다”

    서울 강남역 근처 공용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김모(34)씨가 법정에서 “유명인이 된 것 같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김씨는 자신의 조현병과 피해망상 증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유남근) 심리로 26일 열린 첫 정식 재판에서 김씨는 재판장이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자 “내가 유명한 인사가 된 것 같다.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공소사실과 관련해선 살인을 저지른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피해망상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피해망상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정신분열) 환자로 본 검찰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김씨는 이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담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대응 차원에서 그런 일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자신은 ‘정상인’이라고 주장하며 “어떤 여성이 담배를 피우다 내 발 앞에 꽁초를 던지고 가 갑자기 화가 치솟았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씨가 일했던 식당의 주인과 피해 여성의 어머니, 김씨의 정신감정을 했던 공주치료감호소 의사 등이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됐다. 재판부는 다음 달 9일 2차 기일을 열어 증인 신문과 피고인 신문까지 마치고 심리를 종결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사회에 들끓는 분노… 불교적 관점으로 푼다

    한국 사회에 들끓는 분노… 불교적 관점으로 푼다

    보복 운전과 무차별 폭행, 묻지마 살인….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못 이겨 폭력을 부르는 불상사가 끊이지 않는다. 분노는 미리 제어하거나 이길 수 없을까.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분노 현상에 관한 불교적 분석과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불교평론이 26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여는 ‘한국 사회와 분노 그리고 불교’ 주제의 학술심포지엄이 그것이다. 불교계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분노 풀이에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허우성 경희대 교수는 ‘붓다는 의분(義憤)을 어떻게 보았는가’를 주제로 2천 수백년 전 붓다가 분노와 그에 따른 폭력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파고든다. 허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분노에 대한 초기불교 경전의 비판은 단호했다”고 단정 짓고 있다. 법구경 구절이 대표적이다. ‘분노는 분노에 의해선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분노가 아닌 것에 의해 사라지나니 이것은 영원한 진리다.’ 법구경에서는 ‘열반을 얻게 되면 어떤 격분도 네 속에 없을 것’이라며 아라한이 성취한 열반계를 탐욕의 지멸, 증오의 지멸이라 정의한다. 허 교수는 특히 “결국에는 비폭력 노선이 도덕적으로 바른길일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건설적인 길”이라고 고집하는 달라이라마의 비폭력주의와 폭력 비판을 주목한다. 그는 “달라이라마에 따르면 화가 난 경우 상대의 잘못이라고 우리가 주장하는 것의 90%는 우리가 투사한 것”이라며 “민족주의에 애(愛) 불애(不愛)의 감정이 있는 한 역사 서술이든 정의의 기억이든 왜곡시킬 가능성이 엄존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족사 기술에 필요한 것은 분노가 아니라 ‘자비와 용서의 역사 기술 원리’일 것”이라며 “소위 의분이나 공분 앞에서라도 주저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는 연기적 관점에서 사회구조와 의식 관계를 따진다. 유 교수는 ‘분노의 불교사회학적 이해’를 통해 “시기나 사람, 계층, 집단별로 차이가 있지만 현대의 자본주의적 속물주의가 전통적 권위주의 문화와 결합하면서 국민 대다수를 화병 환자 내지는 갑질 희생자로 만들고 있다”고 전제한다. 석가모니 고향인 사카족의 멸망을 통해 분노는 분노가 아니라 자비에 의해 비로소 멈춰지고, 분노의 마음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유동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분노의 마음은 정치구조의 작동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역으로 사회구조가 그 사회 내외적 분노, 혹은 자비의 증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한국 불교를 향해 주문한다. “분노를 확대재생산하는 세속 사회의 작동 방식을 비판하거나 적극적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전개해야 하며 현대인들이 끊임없이 마음, 태도를 성찰하는 실천 방법을 개발해 알려 줘야 한다.” 그와 관련해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개인적·사회적 분노와 치유의 길을 놓고 고민한다. 이 교수는 “선량한 민간인을 마구 죽이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올바른 대응은 기도가 아니라 맞서야 하는 경우처럼 중생 구제의 방편으로 정의나 자비의 분노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그러나 부처님 관점에서 볼 때 정의로운 분노가 늘 정당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정의로운 분노든 표출에 앞서 깊이 있는 성찰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절대악에 대응하는 분노라 할지라도 그 정의는 동일성의 패러다임에 갇힌 사고 혹은 이데올로기일 가능성이 있고, 정의란 동일성에 갇힐 때 늘 타자에 대한 배제와 폭력을 수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 교수는 “정의로운 분노는 먼저 파사현정을 한 후 상대방 입장에서 화쟁적 성찰을 해야 하며 그럴지라도 정의의 분노는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고 탄압받는 약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자비의 실천행에 한정해 표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출 면접서 승인절차 캐묻더니… 묻지마 P2P 창업

    대출 면접서 승인절차 캐묻더니… 묻지마 P2P 창업

    검색 광고·영업인 끼고 모집도 무검증 신생 업체에 피해 우려 지난 6월 부동산 전문 P2P(개인 대 개인) 업체 A사에 50대 남성이 자신의 제주도 땅에 빌라를 짓겠다며 3억~4억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이 남성은 대출 심사 면접을 받으면서 대출 승인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대출이 안 될까봐 걱정돼 그러는 모양”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면접이 통과되자 이 남성은 갑자기 서류 제출을 거부하더니 대출 신청을 철회해 버렸다. 그가 직접 P2P 업체를 차리고 빌라 자금을 대줄 투자자 모집에 나선 사실을 안 것은 며칠 뒤였다. 자신들의 대출 기법과 거의 흡사한 방식을 쓰고 있는 것을 보고 A사는 기가 막혔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현행법상 P2P는 대부업으로 분류된다. 자산 규모 120억원 이하 업체는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 A사 관계자는 “운영 노하우를 알게 되니 자신이 직접 P2P를 설립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그러나 자신의 사업에 대해 직접 투자자를 모집하는 건 객관적인 위험 검증을 받지 않았기에 자칫 투자자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4개 P2P 업체로 구성된 한국P2P금융협회도 이 업체의 협회 가입을 불허하고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최근 P2P 시장 성장과 함께 업체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신생 업체가 위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투자처를 내놓거나 오프라인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과당 영업을 벌이는 것이다. 최근 설립된 B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P2P 특성에서 벗어나 전문 영업인을 통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영입인에게는 투자금의 4~8%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인을 통해 비용을 지출하는 업체는 수익 내기가 쉽지 않아 고위험 상품으로 투자자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후발 P2P 업체 C사는 최근 포털 사이트에 선두 업체 검색 시 자사가 맨 위에 노출되도록 검색 광고를 진행해 논란이 일었다. 유명 업체인 D사 뒤에 ‘D(C)사’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업체 이름을 끼워 넣어 노출되도록 한 것이다. D사 사이트에 들어가기 위해 검색을 한 일부 투자자는 C사 사이트에 접속되는 불편함을 겪었다.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P2P 누적 대출액은 지난해 말 393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말에는 2161억원으로 7개월 새 5.5배 증가했다. 연말까지 4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P2P 업체 수는 6월까지 37개사로 집계됐으나 지난달에만 27개사가 새로 생겨 한 달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승행 한국P2P금융협회장은 “중국의 경우 P2P 시장이 급성장했다가 사기 대출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며 “업체 수가 갑자기 늘면 경쟁이 심화되고 투자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등록제를 인가제로 바꾸는 등의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 50여일 만에 1779명 사살

    “경찰이 남편과 시아버지를 구타하고 영장도 없이 끌고 가 사살했다”, “경찰이 압수 마약을 부모님에게 되팔게 해 돈을 챙겨오다 죽였다.”  필리핀 상원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불거진 마약 용의자 초법적 처형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22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청문회에서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는 피살자 가족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7월 1일부터 50여일간 마약 용의자 1779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이 중 712명은 경찰 단속 과정에서 사살됐고 나머지 1067명은 자경단을 비롯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 괴한의 총에 맞아 죽었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초법적 처형에 반대하는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지만 피살자 가족들의 증언을 보면 그렇지 못했다.  CNN 필리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 임신부는 남편과 시아버지가 지난달 6일 마닐라 파사이 시에서 경찰관들에게 맞고 체포 영장도 없이 끌려가 사살당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의 남편은 2015년 마약을 팔다가 체포됐지만 경찰관에게 뇌물을 주고 풀려난 적이 있다.  이 여성은 경찰이 집에서 남편과 시아버지를 체포할 때 두 살짜리 딸 아이의 속옷까지 벗기고 몸수색을 해 아이에게 큰 충격을 줬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남편과 시아버지는 죽어야 할 정도로 나쁜 사람이 아니다”면서 “마약 중독자도 나쁜 사람이 아니며 그들도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사이 시 경찰의 놀라스코 바탄 수사관은 이날 청문회 직전에 문제의 경찰관 2명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메리 로즈 아키노라는 여성은 부모가 경찰관의 마약 판매를 돕다가 죽었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경찰이 단속 과정에서 압수한 마약을 폐기하지 않고 자신의 부모에게 가져와 재포장과 판매를 시켜 수익금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마약 판매대금 5만 페소(120만 원)를 전달하기 위해 경찰관을 만나러 간 부모가 삼촌에게 ‘홍’이라는 이름의 경찰관이 자신들을 죽이려 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들이 나도 죽일까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그의 취임 전 발생한 사건이지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전후에 마약범을 죽여도 좋다는 발언을 잇달아 하면서 자경단과 같은 정체불명 단체나 개인의 ‘묻지마 사살’도 속출해 인권·법치 실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7월 한 여론조사에서 91%의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여전하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자위권 행사 범위를 넘어선 경찰의 총기 사용이 있다면 조사해 처벌할 것이라며 자경단의 마약 용의자 사살도 용납하지 않고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초법적 마약 소탕전을 중단하라는 유엔 인권기구의 촉구와 관련해 전날 기자회견에서 유엔을 탈퇴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유엔에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며 “우리는 유엔에서 떨어져 나오는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다음날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유엔에 대한 깊은 실망감 때문”이라며 “유엔에 잔류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국민 안전체감도 5점 만점에 2.79

    국민들이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 확산에 여전히 가장 큰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초기 방역 실패로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안전처가 18일 박인용 장관 주재로 연 제25차 안전정책조정회의에서 공개한 올 상반기 국민안전 체감도 분석 결과 국민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체감하는 분야는 ‘자연재난’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감염병 분야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오직 4.4%만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사회 전반에 대한 체감 안전도는 5점 만점에 2.79점으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상반기 수준(2.77점)으로 낮아졌다. 안전처는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남역 묻지마 살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등이 잇따르면서 우리 사회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의 4대 사회악 분야별로 보면 성폭력은 정부가 국민안전 체감도 조사를 시작한 2013년 하반기 이후 ‘안전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고, 가정폭력은 조사 이후 불안감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안전처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올 2~6월 전국 19세 이상 일반 국민, 중고생, 전문가 등 1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화, 이메일 등으로 진행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등산로 묻지마 칼부림 40대 징역 18년·치료감호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강영훈)는 12일 등산로에서 등산객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된 김모(49)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다중 장소에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범행하는 등 죄질이 중한 점 등을 들어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4월 17일 오후 광주 어등산 팔각정 인근에서 지인들과 등산 중이던 이모(63)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씨가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어 경찰에 신고하는 줄 알고 전화기를 내놓으라고 했는데 돌려주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범행 당시 잔류성 정신분열병 증세를 나타냈으며, 범행 전에는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받고 입원 권유를 받았으나 입원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경약도 30년 가까이 복용했다. 연합뉴스
  • 서울시, 2018년까지 비정규직 3% 이하로

    서울시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최소한 정규직의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또, 본청과 투자출연기관의 비정규직 비율을 3% 이하로 감축한다. 서울시는 11일 비정규직 비율을 축소하고 임금과 인사, 복리후생 등에서 차별을 줄이는 내용의 노동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신분은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애초 정규직 임금의 50%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급여를 2018년까지 70% 이상으로 상향한다. 시에 따르면 일부 투자출연기관의 정규직 전환자는 정규직 임금의 40% 정도만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반쪽짜리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으려면 임기를 보장해주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 처우개선이 있어야 해 이런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시와 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800명을 줄여 비정규직 비율을 현재 5%에서 2018년 3% 이하로 낮춘다. 민간 위탁분야는 비정규직 620명을 줄여 비율을 14%에서 10% 이하로 내린다. 서울시는 일단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뒤 이후 심사를 거쳐 정규직 전환해주는 ‘묻지마식 채용’ 관행을 없애고자 ‘비정규직 3대 채용 원칙’을 다음 달 중 수립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채용 때 ▲단기성(계절적 작업 등 짧은 기간만 필요한 업무 여부) ▲예외성(박사학위 소지자 등 기간제법상 정규직 전환 제외 사유 여부) ▲최소성(불가피하게 기간제 근로자 채용 때는 최소한으로 뽑는 원칙) 등을 따져 뽑겠다는 것이다. 또 내년부터 정규직 전환자에게도 장기근속 인센티브와 기술수당을 제공하고 특성에 맞는 직급과 직책을 부여하고 승진 기회를 준다. 능력껏 인정받도록 승진 상한제도 없애기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공원서 20대 女 피습…또 ‘묻지마 범죄’ 추정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2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10대가 붙잡혔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9일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A(24)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홍모(19)군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군은 이날 오전 1시쯤 광주 광산구 우산동의 한 공원에서 A씨를 뒤쫓아가 흉기로 등과 다리 등을 찌르고 도주했다. 홍군은 지팡이에 등산용 칼을 테이프로 묶어 창처럼 휘둘렀다. A씨가 격렬하게 저항하자 흉기를 던져 놓고 도주했다.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공원 내부 트랙을 걷고 있는 A씨 뒤에서 몰래 접근하는 홍군의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또 흉기에 찔려 길에 쓰러지는 A씨를 뒤로 한 채 달아나는 장면도 포착됐다. 홍군은 정신지체 3급으로 특수학교 3학년이다. 경찰은 “범인이 갑자기 다가와 흉기를 휘둘렀다”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성폭행 혹은 ‘묻지마 폭행’ 시도 여부를 의심하는 한편, 정확히 진술하지 않은 홍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경찰, 또 ‘여혐 사건’인가? ‘묻지마 칼부림’ 수사나서

    50대 남자가 공원을 산책하던 2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1시 광주 광산구 우산동 하남 제7 공원에서 A(24·여)씨가 흉기에 찔려 상처를 입었다. A씨는 등과 다리 부분을 찔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퇴근 후 공원을 찾아 운동하다 50대가량으로 보이는 남성으로부터 갑작스럽게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지팡이 끝에 등산용 칼을 테이프로 묶어 휘둘렀다가 A씨가 격렬하게 저항하자 달아났다. 경찰은 “범인이 갑자기 다가와 지팡이에 묶은 흉기를 휘둘렀다”는 A씨의 진술을 토대로 묻지마 폭행이 아닌가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160㎝가량의 키에 한쪽 다리를 절고, 얼룩무늬 티셔츠 차림의 5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을 추적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데스크 시각] 홍기택과 산업은행에서 배워야 할 교훈/김경두 경제정책부 차장

    [데스크 시각] 홍기택과 산업은행에서 배워야 할 교훈/김경두 경제정책부 차장

    지난 1월 초였다. “국익을 위해 우리를 도와 달라”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전화가 잇따라 걸려왔다. “그게 어떻게 국익이냐”고 묻자 “그럼 일단 부총재가 되고 난 뒤에 비판을 해 달라”고들 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와 초라한 경영 실적으로 능력을 의심받던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영전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 노동개혁의 핵심인 저성과자 퇴출에 어긋난다’고 쓴 기자 칼럼에 대한 변명이었다. 기획재정부 측은 “중국이 부총재 후보자의 한국 내 평판을 중시해 언론 보도 내용을 꼼꼼히 체크한다”며 나름의 사정을 하소연했다. 그러나 “왜 이렇게 하자가 많은 분을 추천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끝내 답변은 하지 못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대우조선 지원을 둘러싼 폭로와 AIIB 휴직으로 이어진 ‘홍기택 사태’가 시나브로 마무리돼 간다. 정부가 오매불망 원했던 국제금융기구 부총재 자리를 허무하게 잃어버렸고 국제 망신도 톡톡히 당했다. 뼈아픈 자충수다. 그렇다고 이 모든 책임을 홍 전 회장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오히려 깜냥이 안되는 인사를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묻지마’ 추천한 이들이 지는 것이 이치에 맞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 제기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마치 정부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홍 전 회장 개인의 돌출 행위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관련 공무원들은 ‘윗선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태도다. 기재부는 지난 2월 “우리나라가 국제금융기구 부총재를 수임한 것은 2003년 이후 13년 만으로,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과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고 자화자찬형 보도자료를 냈다. 그런데 결국 잘못된 추천으로 5개월도 안 돼 ‘4조원(AIIB 분담금)짜리 부총재직’을 날려 버렸다. 이에 대한 해명과 책임을 요구하는 게 지나친 것일까. 국제금융기구의 한국인 부총재는 다음에 또 나올 것이고,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 이번에 비싼 대가를 치른 만큼 적합한 인사 추천과 검증이 꼭 필요해 보인다. 국제기구 관례상 추천 인사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더라도 비(非)전문가를 배제하는 인사 원칙과 기준을 세워 ‘제2의 홍기택’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능력도 안되는 홍 전 회장을 추천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산업은행은 또 어떠한가. 2008년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와 배임 혐의를 우려해 우선협상 대상자였던 한화그룹의 재실사 요구를 거부했다가 최근 대법원 판결로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 일부를 토해 내게 됐다. 책임질 일을 피하려던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두고두고 발목이 잡혀 있고, 거꾸로 배임 혐의로 고생한 한화 경영진은 8년 만에 배임 혐의의 이유였던 이행보증금의 일부를 돌려받게 됐으니 참 아이로니컬한 일이다. 당시 다가오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감안했다면 산업은행으로서는 무조건 매각하는 것이 백번 천번 나은 선택이었지만 ‘낙하산 최고경영자(CEO)’의 한계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경영이 오늘의 ‘복마전’ 대우조선을 만든 게 아닌가 싶다. 최근 대우건설 낙하산 사장 논란을 보면 ‘과거로부터 배우는 것이 있기는 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그러다가 부실이 발생하면 정부에 또 손 벌리고 하는 식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금융기관’ 산업은행의 존재 가치에 회의를 느끼는 요즘이다.
  • 영국에서도 묻지마 살인이…

    영국에서도 묻지마 살인이…

    영국 런던 중심가의 러셀광장에서 3일(현지시간) 밤 19세 남성이 칼을 마구 휘둘러 행인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경찰은 현장에서 테이저건을 쏴 범인을 체포했다. 경찰은 범인이 정신질환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테러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숨진 60대 여성의 시신이 구급차에 옮겨지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 정세균 국회의장 “의원 불체포특권 꼭 폐지…‘방탄국회’ 사라지게 할 것”

    정세균 국회의장 “의원 불체포특권 꼭 폐지…‘방탄국회’ 사라지게 할 것”

    면책특권 ‘제한’ 명문화 검토 김영란법 先시행·後보완해야 정세균 국회의장은 1일 “지금껏 국회 특권 내려놓기는 검찰 개혁처럼 막 폼을 잡다가 국민 관심이 시들하면 흐지부지되곤 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면서 “불체포특권을 폐지해 앞으로는 방탄국회란 말이 사라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한 “면책특권은 유지하되 악의적 명예훼손 등 오·남용 방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불체포특권은 범법자를 국회가 비호하는 꼴이며 국민이 국회를 불신하는 첫 번째 요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이어 “면책특권은 행정부·사법부 등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본회의와 상임위원회를 제외한 기자회견 등에 대해서는 면책대상이 되지 않도록 명문화하는 방안도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지난달 18일 출범한 국회특권내려놓기추진위원회에서 세부방안을 10월까지 내놓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헌법 제45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본회의장과 상임위 발언이 면책특권 대상에 포함된다. 의원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행위도 판례에 따르면 면책 대상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묻지마식 폭로’를 막기 위해 보도자료 등을 통한 허위주장은 면책특권에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한편 정 의장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개정 논란에 대해 “지금 손보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가뜩이나 우리나라의 투명성 지수가 저 뒤에 있는데 시행도 전에 개정한다고 하면 세계적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선시행, 후보완’을 강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출판] 기타노 다케시가 말하는 새로운 도덕의 의미

    [출판] 기타노 다케시가 말하는 새로운 도덕의 의미

    착한 일을 해야 한다든지 노인과 부모는 공경해야 한다든지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일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뇌 당한 결과물이라면? 한국인에게는 영화 ‘하나비’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영화감독이자 일본의 대표 문화예술가 기타노 다케시는 그의 신작 ‘위험한 도덕주의자’에서 일반적인 도덕론에 과감한 물음을 던진다.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시대가 변화한 만큼 기존 도덕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도덕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뉴스를 보면 부모가 자식을 학대해 사망하게 하거나,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등 끔찍한 범죄가 줄을 잇고 있다.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 역시도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정재계도 도덕에 대한 상식을 흔들어 놓는다. 기타노 다케시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윤리적인 문제 현상들을 해결해려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도덕이 달라져야 하며 무조건적으로 지키기를 강요하는 도덕은 사라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학대나 무시를 당해 마음의 상처를 당한 아이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모가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아이에게 기존의 도덕 잣대로 부모님 말씀을 잘 들으라고 가르친다면 마음의 상처만 키우게 된다는 설명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없는 인터넷 시대에 자신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지금의 도덕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로 지적한다. 도덕이 곧 생존과 직결되던 원시시대는 지났다. 그렇기에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도덕은 영원불멸의 진리가 아니라고. 하지만 ‘위험한 도덕주의자’가 기존의 도덕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는 누가 언제 만든 건지도 모르는 도덕에 강요받지 말고 자신만의 도덕을 만들어 실천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출판한 MBC씨앤아이 측은 “단순히 새로운 도덕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차원을 넘어 세계적 명장 기타노 다케시의 인간에 대한 애정과 한차원 높은 철학적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신간”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묻지마 우회전… 사람 잡는 교통섬

    묻지마 우회전… 사람 잡는 교통섬

    운전자 81% 보행자 무시… 일반교차로 20%보다 많아사망사고 20건 중 3건 발생 복잡한 서울만 1000여곳 ‘과다’ “지난 일요일에 서울 을지로1가 사거리 오퍼스11 빌딩 앞에서 교통섬에 가려고 작은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투리스모 차량이 칠 것처럼 빠르게 다가오는 거예요. 보행자가 아니라 차가 먼저라는 듯 당당하게 스치며 지나는데 너무 놀랐죠. 운전자가 짜증난다는 듯이 눈을 흘기는 모습이 더 황당하더라고요.”-직장인 최모(41·여)씨 서울에만 1000여개나 되는 ‘교통섬’(보행섬)이 보행자 친화적인 교통체계 조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1988년부터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우회전 차량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교통섬을 설치해 왔는데 그간 지속적으로 보행자의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향후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점진적으로 교통섬을 줄인다는 입장이지만 막대한 예산이 걸림돌이다. 18일 오후 기자가 30분간 서울 지하철 1호선 종로1가역 5·6번 출구 사이의 교통섬을 점검한 결과 우회전하는 승용차들은 정지선과 횡단보도에 개의치 않았다. 보행자가 교통섬과 지하철 입구를 잇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경적을 울리기 일쑤였다. 길을 건너던 직장인 최모(29)씨는 “차들이 워낙 빠르게 달리는 데다 신호등도 없어 늘 위험한 곳”이라며 “분명히 횡단보도가 있는데도 사람이 차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의 ‘보행 우선권 확보를 위한 교통운영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10㎞당 교통섬이 11.7개다. 도쿄(4.8개), 런던(3.7개), 로스앤젤레스(1.7개)에 비해 월등히 많다. 교통섬은 원래 우회전 차량이 직진·좌회전 차량의 흐름과 상관없이 주행하기 위한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교통섬에 놓인 횡단보도 앞에는 대부분 정지선이 있다. 차량은 일단 멈춰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섬이 있는 24개 교차로에서 차와 보행자의 ‘심각한 상충’(사고 위험)은 2시간당 평균 0.27회, ‘가벼운 상충’은 29회나 됐다. 심각한 상충은 아예 없고 가벼운 상충도 0.5회에 불과한 일반교차로와 비교하면 상당히 위험한 셈이다. 특히 종로1가 사거리의 교통섬에 진입하는 차량 중 서행을 한 경우는 단 15.6%뿐이었다. 김원호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장은 “우회전 교통량이 시간당 260대 이상, 보행량이 시간당 800명 이하인 경우에만 교통섬 운영이 효율적인데 서울은 복잡한 시내에 교통섬이 1000여개나 된다”며 “보행자 주의 표시, 횡단보도 앞 신호등 설치 등 감속시설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교통섬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해부터 발생한 우회전 교통 사망 사고 20건을 분석한 결과 3건이 교통섬에서 일어났다. 국민안전처는 2010년부터 교통섬을 회전교차로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해 이달 현재 전국에 443개의 회전교차로가 생겼다. 하지만 회전교차로 한 곳당 2억 8000만원이 드는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올해 중에 경복궁사거리, 연희IC교차로 남단사거리 등 19곳에 우회전 신호등을 추가 설치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내 교통섬에 대한 진단을 통해 사고가 빈번한 교통섬을 철거하거나 차량 속도를 줄이기 위해 연석을 추가로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저금리·재건축 효과…전국 아파트 분양가 3.3㎡ 당 1000만원

    저금리·재건축 효과…전국 아파트 분양가 3.3㎡ 당 1000만원

    “공급 과잉 우려… 옥석 가릴 시점”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7년 만에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00만원을 넘어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부동산114는 이달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1018만원으로 2009년 1075만원 이후 7년 만에 1000만원을 넘었다고 12일 밝혔다.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2008년 3.3㎡당 1083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금융위기와 주택 과잉공급으로 2010년 이후 1000만원을 밑돌았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2012년 3.3㎡당 840만원까지 내려갔던 분양가가 2014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939만원으로 올랐고, 지난해 986만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서울 등 수도권 분양시장이 끌어올리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저금리 때문인지 투자금이 분양시장으로 많이 몰리고 있다”면서 “특히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조합들이 분양가를 높게 받기를 원해 한동안 가격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분양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와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역대 분양가 최고가를 경신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서울의 분양가 평균은 3.3㎡당 2158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 최고치는 2008년 평균 2171만원이다. 이 밖에 대구(1220만원)와 부산(1014만원), 경기(1097만원), 인천(1020만원) 등 5개 지역의 분양가도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아파트 분양가가 이전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일각에서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급증하고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는 묻지마 청약보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IS, 한가로운 ‘여름 운동회’ 개최로 대외 선전전

    IS, 한가로운 ‘여름 운동회’ 개최로 대외 선전전

    수세에 몰리고 있는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한가로이 그들만의 운동회를 열었다. 최근 세계 테러리스트 활동을 감시하는 단체인 테러모니터(Terrormonitor) 측은 IS의 운동회 사진들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지하디스트(Jihadist·이슬람 성전주의자) 게임'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운동회는 이달 초 IS 거점인 모술 인근 탈 아파르에서 개최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된 사진은 그간 IS가 벌여온 참수 장면 등 충격적인 사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아이들을 포함 많은 사람들이 줄다리기를 하거나 풍선 불기, 의자에 먼저 앉기 게임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IS 대원들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행사로 보이지만, 위기에 몰린 IS가 대외적으로 건재를 과시하는 선전전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사진 속 즐거워하는 모습과는 달리 IS 세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영국의 안보컨설팅 회사안 IHS 발표에 따르면 현재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 점령한 땅의 넓이는 6만8300㎢로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최근 미 정부 역시 IS의 트위터 트래픽이 2년 전에 비해 4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IS 세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와 미국의 지원을 받고있는 시리아 정부군과 쿠르드계 무장조직의 협공에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IS 측은 전세계 곳곳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묻지마’식 공격을 하는 이른바 ‘소프트타깃’(soft target) 테러를 벌이며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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