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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묻지마 우회전… 사람 잡는 교통섬

    묻지마 우회전… 사람 잡는 교통섬

    운전자 81% 보행자 무시… 일반교차로 20%보다 많아사망사고 20건 중 3건 발생 복잡한 서울만 1000여곳 ‘과다’ “지난 일요일에 서울 을지로1가 사거리 오퍼스11 빌딩 앞에서 교통섬에 가려고 작은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투리스모 차량이 칠 것처럼 빠르게 다가오는 거예요. 보행자가 아니라 차가 먼저라는 듯 당당하게 스치며 지나는데 너무 놀랐죠. 운전자가 짜증난다는 듯이 눈을 흘기는 모습이 더 황당하더라고요.”-직장인 최모(41·여)씨 서울에만 1000여개나 되는 ‘교통섬’(보행섬)이 보행자 친화적인 교통체계 조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1988년부터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우회전 차량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교통섬을 설치해 왔는데 그간 지속적으로 보행자의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향후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점진적으로 교통섬을 줄인다는 입장이지만 막대한 예산이 걸림돌이다. 18일 오후 기자가 30분간 서울 지하철 1호선 종로1가역 5·6번 출구 사이의 교통섬을 점검한 결과 우회전하는 승용차들은 정지선과 횡단보도에 개의치 않았다. 보행자가 교통섬과 지하철 입구를 잇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경적을 울리기 일쑤였다. 길을 건너던 직장인 최모(29)씨는 “차들이 워낙 빠르게 달리는 데다 신호등도 없어 늘 위험한 곳”이라며 “분명히 횡단보도가 있는데도 사람이 차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의 ‘보행 우선권 확보를 위한 교통운영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10㎞당 교통섬이 11.7개다. 도쿄(4.8개), 런던(3.7개), 로스앤젤레스(1.7개)에 비해 월등히 많다. 교통섬은 원래 우회전 차량이 직진·좌회전 차량의 흐름과 상관없이 주행하기 위한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교통섬에 놓인 횡단보도 앞에는 대부분 정지선이 있다. 차량은 일단 멈춰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섬이 있는 24개 교차로에서 차와 보행자의 ‘심각한 상충’(사고 위험)은 2시간당 평균 0.27회, ‘가벼운 상충’은 29회나 됐다. 심각한 상충은 아예 없고 가벼운 상충도 0.5회에 불과한 일반교차로와 비교하면 상당히 위험한 셈이다. 특히 종로1가 사거리의 교통섬에 진입하는 차량 중 서행을 한 경우는 단 15.6%뿐이었다. 김원호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장은 “우회전 교통량이 시간당 260대 이상, 보행량이 시간당 800명 이하인 경우에만 교통섬 운영이 효율적인데 서울은 복잡한 시내에 교통섬이 1000여개나 된다”며 “보행자 주의 표시, 횡단보도 앞 신호등 설치 등 감속시설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교통섬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해부터 발생한 우회전 교통 사망 사고 20건을 분석한 결과 3건이 교통섬에서 일어났다. 국민안전처는 2010년부터 교통섬을 회전교차로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해 이달 현재 전국에 443개의 회전교차로가 생겼다. 하지만 회전교차로 한 곳당 2억 8000만원이 드는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올해 중에 경복궁사거리, 연희IC교차로 남단사거리 등 19곳에 우회전 신호등을 추가 설치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내 교통섬에 대한 진단을 통해 사고가 빈번한 교통섬을 철거하거나 차량 속도를 줄이기 위해 연석을 추가로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저금리·재건축 효과…전국 아파트 분양가 3.3㎡ 당 1000만원

    저금리·재건축 효과…전국 아파트 분양가 3.3㎡ 당 1000만원

    “공급 과잉 우려… 옥석 가릴 시점”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7년 만에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00만원을 넘어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부동산114는 이달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1018만원으로 2009년 1075만원 이후 7년 만에 1000만원을 넘었다고 12일 밝혔다.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2008년 3.3㎡당 1083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금융위기와 주택 과잉공급으로 2010년 이후 1000만원을 밑돌았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2012년 3.3㎡당 840만원까지 내려갔던 분양가가 2014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939만원으로 올랐고, 지난해 986만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서울 등 수도권 분양시장이 끌어올리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저금리 때문인지 투자금이 분양시장으로 많이 몰리고 있다”면서 “특히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조합들이 분양가를 높게 받기를 원해 한동안 가격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분양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와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역대 분양가 최고가를 경신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서울의 분양가 평균은 3.3㎡당 2158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 최고치는 2008년 평균 2171만원이다. 이 밖에 대구(1220만원)와 부산(1014만원), 경기(1097만원), 인천(1020만원) 등 5개 지역의 분양가도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아파트 분양가가 이전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일각에서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급증하고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는 묻지마 청약보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IS, 한가로운 ‘여름 운동회’ 개최로 대외 선전전

    IS, 한가로운 ‘여름 운동회’ 개최로 대외 선전전

    수세에 몰리고 있는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한가로이 그들만의 운동회를 열었다. 최근 세계 테러리스트 활동을 감시하는 단체인 테러모니터(Terrormonitor) 측은 IS의 운동회 사진들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지하디스트(Jihadist·이슬람 성전주의자) 게임'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운동회는 이달 초 IS 거점인 모술 인근 탈 아파르에서 개최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된 사진은 그간 IS가 벌여온 참수 장면 등 충격적인 사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아이들을 포함 많은 사람들이 줄다리기를 하거나 풍선 불기, 의자에 먼저 앉기 게임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IS 대원들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행사로 보이지만, 위기에 몰린 IS가 대외적으로 건재를 과시하는 선전전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사진 속 즐거워하는 모습과는 달리 IS 세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영국의 안보컨설팅 회사안 IHS 발표에 따르면 현재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 점령한 땅의 넓이는 6만8300㎢로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최근 미 정부 역시 IS의 트위터 트래픽이 2년 전에 비해 4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IS 세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와 미국의 지원을 받고있는 시리아 정부군과 쿠르드계 무장조직의 협공에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IS 측은 전세계 곳곳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묻지마’식 공격을 하는 이른바 ‘소프트타깃’(soft target) 테러를 벌이며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성만 노렸는데… ‘강남역 살인’ 여혐은 아니다?

    검찰이 지난 5월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의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범인에게 평소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이 있었음에도 검찰이 경찰과 유사하게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고 섣불리 선을 그은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이 사건 범인 김모(34)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재범 방지를 위해 치료감호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김씨는 5월 17일 오전 1시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 A(23)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불안 증세를 보인 김씨는 2003년 신학원에 입학한 뒤로는 ‘여자들이 내 얘기를 하고 흉보는 것 같다’는 등 신경과민 증세를 보였다. 2009년 8월 조현병 진단을 받은 이후에는 6차례 이상 입원치료를 받았다. 올 1월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김씨는 약물 복용을 중단했고, 3월에는 집을 나와 서울 강남 일대의 화장실에서 숙식했다. 김씨는 조사에서 “여성들이 길에서 앞을 가로막아 지각을 했다”는 말을 하고, 사건 이틀 전에는 그가 근무하던 음식점 근처 공터에서 한 여성이 던진 담배꽁초가 신발에 떨어져 분개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검찰은 이 일이 김씨의 범행을 유발한 직접적 계기였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김씨를 국립법무병원에 유치해 정신 상태 감정을 의뢰한 검찰은 김씨에게 조현병이 있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결과를 받았다. 여러 가지 정황을 토대로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여성혐오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씨가 여성에 대한 무차별적 편견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씨가 우발적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남성이 아닌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현병 환자의 범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을 ‘묻지마 범행’으로 규정한 경찰과 더불어 검찰 역시 법률 기준이 미비한 증오 범죄를 자의적으로 규정해 여성혐오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혐오라는 개념이 너무 애매모호해 언론이나 사회에서 쓰는 개념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음주 상태에서 특별한 동기 없이 고령자, 아동,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폭행해 상처(전치 4주 이상)를 입힌 경우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합의가 됐더라도 구속 수사하는 등 여성·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 처벌 강화 방안을 내놨다.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가 살인 등 강력범죄를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는 적극적으로 치료감호 기간 연장을 청구해 최장 21년까지 수용할 방침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단독] 성분 모르는 ‘묻지마 세척제’… 제2 옥시 사태 우려

    서울 중구의 A중학교 급식실이 사용하는 세척제는 모두 7종. 매일 사용하는 식기세척용 세제에는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데, 일련 숫자 세 자리로 표기된 ‘카스번호’가 다른 제품과 달리 표기되지 않았다. 이른바 ‘영업비밀’ 제품이기 때문이다. 월 4회 오븐과 석쇠 등 찌든 기름때를 제거하는 다른 제품의 성분 역시 영업비밀이다. 이 학교가 사용하는 영업비밀 제품은 7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4개나 된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 학교 급식실 세척제 사용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4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년 동안 서울 지역 초·중·고교 1197곳이 사용한 세척제 총 8780개(1294종) 가운데 A중학교처럼 영업비밀로 성분이 불분명한 제품이 906개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에서 쓰는 10개 가운데 1개 이상은 성분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가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서 받은 서울 전체 초·중·고교 세척제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모두 분석한 결과다. 학교들이 성분도 모르는 세척제를 버젓이 쓸 수 있는 이유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이들 세척제를 자율안전관리 품목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업체가 제품에 대해 건강에 해가 없다는 결과를 내면 성분을 밝히지 않아도 기술표준원의 인증마크를 받을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일으킨 옥시의 경우처럼 이들 제품에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됐을 땐 제2, 제3의 옥시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셈이다. 교육 당국의 허술한 관리도 문제로 지적된다. 교육부가 마련한 ‘학교급식 위생관리 지침’에는 ‘세제·소독제·살충제는 표식을 부착하고, 식품과 분리 보관해 오염·혼입의 우려가 없는지를 따지라’고만 돼 있다. 제품의 양은 정확히 얼마나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 없이 업체가 제시하는 기준을 믿고 쓰는 수밖에 없다. 예컨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유럽에서 사용을 금하는 트리클로산은 0.3%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되지만 일부 제품에서는 ‘10% 미만’이라고 표기됐다. 1급 발암물질인 비소나 카드뮴이 들어 있는 제품처럼 희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제품들에 대해서도 학교가 이를 제대로 지키는지 또한 알 수 없다. 서울의 한 학교 급식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학교 급식실 영양사가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지, 영업비밀 성분이 들어 있는지 따질 만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김 의원에게 자료를 주기 위해 학교로부터 관련 자료를 모두 받고 나서 이와 관련한 별도 조사를 하거나 발암물질이 함유된 세척제를 쓰는 학교에 대한 안내 등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옥시 사건이 불거지자 ‘학교가 MSDS를 확인하고 적정량에 맞게 사용하라’는 공문을 학교들에 보냈을 뿐이다. 올해에는 학교가 어떤 제품을 쓰고 있는지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시교육청 급식운영팀은 이와 관련, “정부에서 인정한 제품들에 대해 시교육청이 특정 제품을 쓰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료 분석을 담당했던 최인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분석팀장은 이번 일과 관련, “영업비밀 제품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커 교육 당국이 급식실 세척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일선 학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고용노동부는 영업비밀 적용제외 대상 화학물질로 납, 카드뮴, 비소 등 각종 유해물질 1060종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정하는 공산품을 믿고 사용한 행위에 대해 서울학교(소비자)를 탓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당국은 별도의 성분검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고 국가기관이 인정한 제품의 사용을 금지할 어떤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 시교육청은 “세척제에 영업비밀 등의 이유로 성분이 적혀있지 않다고 하여 ‘제2 옥시사태 우려’, ‘급식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것은 서울 학교 급식의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수많은 학부모를 불안하게 한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성분 모르는 ‘묻지마 세척제’… 제2 옥시 사태 우려

    건강 무해만 증명하면 ‘KC마크’…서울교육청은 자료 받고도 ‘침묵’ 서울 중구의 A중학교 급식실이 사용하는 세척제는 모두 7종. 매일 사용하는 식기세척용 세제에는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데, 일련 숫자 세 자리로 표기된 ‘카스번호’가 다른 제품과 달리 표기되지 않았다. 이른바 ‘영업비밀’ 제품이기 때문이다. 월 4회 오븐과 석쇠 등 찌든 기름때를 제거하는 다른 제품의 성분 역시 영업비밀이다. 이 학교가 사용하는 영업비밀 제품은 7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4개나 된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 학교 급식실 세척제 사용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4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년 동안 서울 지역 초·중·고교 1197곳이 사용한 세척제 총 8780개(1294종) 가운데 A중학교처럼 영업비밀로 성분이 불분명한 제품이 906개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에서 쓰는 10개 가운데 1개 이상은 성분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가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서 받은 서울 전체 초·중·고교 세척제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모두 분석한 결과다. 학교들이 성분도 모르는 세척제를 버젓이 쓸 수 있는 이유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이들 세척제를 자율안전관리 품목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업체가 제품에 대해 건강에 해가 없다는 결과를 내면 성분을 밝히지 않아도 기술표준원의 인증마크를 받을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일으킨 옥시의 경우처럼 이들 제품에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됐을 땐 제2, 제3의 옥시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셈이다. 교육 당국의 허술한 관리도 문제로 지적된다. 교육부가 마련한 ‘학교급식 위생관리 지침’에는 ‘세제·소독제·살충제는 표식을 부착하고, 식품과 분리 보관해 오염·혼입의 우려가 없는지를 따지라’고만 돼 있다. 제품의 양은 정확히 얼마나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 없이 업체가 제시하는 기준을 믿고 쓰는 수밖에 없다. 예컨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유럽에서 사용을 금하는 트리클로산은 0.3%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되지만 일부 제품에서는 ‘10% 미만’이라고 표기됐다. 1급 발암물질인 비소나 카드뮴이 들어 있는 제품처럼 희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제품들에 대해서도 학교가 이를 제대로 지키는지 또한 알 수 없다. 서울의 한 학교 급식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학교 급식실 영양사가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지, 영업비밀 성분이 들어 있는지 따질 만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김 의원에게 자료를 주기 위해 학교로부터 관련 자료를 모두 받고 나서 이와 관련한 별도 조사를 하거나 발암물질이 함유된 세척제를 쓰는 학교에 대한 안내 등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옥시 사건이 불거지자 ‘학교가 MSDS를 확인하고 적정량에 맞게 사용하라’는 공문을 학교들에 보냈을 뿐이다. 올해에는 학교가 어떤 제품을 쓰고 있는지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시교육청 급식운영팀은 이와 관련, “정부에서 인정한 제품들에 대해 시교육청이 특정 제품을 쓰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료 분석을 담당했던 최인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분석팀장은 이번 일과 관련, “영업비밀 제품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커 교육 당국이 급식실 세척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일선 학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고용노동부는 영업비밀 적용제외 대상 화학물질로 납, 카드뮴, 비소 등 각종 유해물질 1060종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정하는 공산품을 믿고 사용한 행위에 대해 서울학교(소비자)를 탓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당국은 별도의 성분검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고 국가기관이 인정한 제품의 사용을 금지할 어떤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 시교육청은 “세척제에 영업비밀 등의 이유로 성분이 적혀있지 않다고 하여 ‘제2 옥시사태 우려’, ‘급식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것은 서울 학교 급식의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수많은 학부모를 불안하게 한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버벌진트, 음주단속 도망가다 포착 ‘양심고백?’ 알고보니 “거짓”

    버벌진트, 음주단속 도망가다 포착 ‘양심고백?’ 알고보니 “거짓”

    음주운전 사실을 SNS로 고백한 버벌진트가 “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줄 몰랐다”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6일 방송한 KBS2 ‘추적 60분-도로 위의 묻지마 살인? 음주운전’ 편에서는 힙합가수 버벌진트가 경찰의 음주 단속에 걸린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6월 13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전국 1547 곳에서 일제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 경찰의 모습이 공개됐다. 사전 공지가 된 단속이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음주 단속을 피해 우회하려던 벤틀리 차량을 목격, 단속반과 함께 뒤쫒아 갔다. 차량의 운전자는 버벌진트였고 그의 혈중알콜농도는 0.067%로 면허정지에 해당됐다. 제작진은 버벌진트에 “술을 얼마나 드셨냐”라고 물었고 그는 “집에서 맥주 세 캔 정도 마셨고 술을 마시다 잠깐 집 앞에 술을 사러 나왔다”고 했다. “대리를 왜 안 부르셨냐”는 질문에는 “집 근처라서 안 불렀다.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제작진은 “공인이시잖아요. 방송에 나가게 될텐데 그래도 한 말씀 해주시는게 어떠시냐. 아까 도망 가신 것에 대해서도 하실 말씀 없으세요”라고 물었고 버벌진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제작진은 현장에서 방송을 분명히 사전 고지했음을 보여줬다. 이에 버벌진트가 자신의 음주운전 단속 현장이 방송에 포착된지 몰랐다고 했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게 됐다. 지난 6월 19일 버벌진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음주운전 사실을 자백, 화제가 됐다. 당시 버벌진트는 “지난 16일 집 근처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67%로 음주운전을 하고 적발됐다.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는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숨길 수도 없으며 숨겨져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부끄러운 글을 올린다. 다시 한 번 실망 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양심 고백처럼 보여진 이 글은 그의 음주운전 적발 현장이 ‘추적60분’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선수치기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방송 전 선수를 친 것이라는 오해는 정말 억울하다. 버벌진트는 ‘추적 60분’이 당시 상황을 찍었다는 것도 몰랐다. 회사에 어떤 카메라가 있었던 것 같다고만 이야기 해 경찰 자료용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성 안전 살리고

    여성 안전 살리고

    서울 성북구가 공공화장실 출입구에 폐쇄회로(CC)TV를 100% 설치한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5일 “여성이 안전한 도시에서 아동과 사회적 약자도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안전만큼은 소극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는 공감대를 만들고 남녀노소 모든 구성원이 안전하고 행복한 안전도시 성북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최초의 유니세프가 인증한 아동친화도시 성북이 여성 안전·행복도시로 거듭난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발생한 여성 사망사건 등 날로 급증하는 ‘묻지마’ 사건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현장부터 조례까지 꼼꼼하게 손질하고 관리해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있다. 현재 구 공중화장실 90%에 있는 출입구 CCTV 설치율을 100%로 끌어올린다. 내부의 안심 비상벨도 확대한다. 비상벨은 3G 통신망을 통해 관할 지구대와 구청 관제센터에 동시에 연결된다. 화장실 범죄예방과 신속한 출동이 가능해 여성은 물론 노약자가 위협적인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대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에도 나선다. 인권침해 논란 등으로 적극적인 조치가 힘든 현실에서 성북구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진단받지 않은 우울증과 스트레스, 음주 사례에 대한 발굴과 상담을 강화한다.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도 대폭 확대한다. 동시에 서울시에 권역별 광역센터의 추가 설치도 요청할 계획이다. 범죄예방디자인 조례도 꼼꼼하게 손본다. 모든 공공시설에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하고 범죄예방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전문가인 경찰의 의견을 반영한다. 기본계획 수립 사항에 ‘범죄예방진단 및 분석’ 사항도 신설하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성북구 공공화장실 입구 CCTV 100% 설치

    성북구 공공화장실 입구 CCTV 100% 설치

    서울 성북구가 공공화장실 출입구에 폐쇄회로(CC)TV를 100% 설치한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5일 “여성이 안전한 도시에서 아동과 사회적 약자도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안전만큼은 소극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공감대를 만들고 남녀노소 모든 구성원이 안전하고 행복한 안전도시 성북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최초의 유니세프가 인증한 아동친화도시 성북이 여성 안전·행복도시로 거듭난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발생한 여성 사망사건 등 날로 급증하는 ‘묻지마’ 사건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현장부터 조례까지 꼼꼼하게 손질하고 관리해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있다. 현재 구 공중화장실 90%에 있는 출입구 CCTV 설치율을 100%로 끌어올린다. 내부의 안심 비상벨도 확대한다. 비상벨은 3G 통신망을 통해 관할 지구대와 구청 관제센터에 동시에 연결된다. 화장실 범죄예방과 신속한 출동이 가능해 여성은 물론 노약자가 위협적인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대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에도 나선다. 인권침해 논란 등으로 적극적인 조치가 힘든 현실에서 성북구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진단받지 않은 우울증과 스트레스, 음주 사례에 대한 발굴과 상담을 강화한다.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도 대폭 확대한다. 동시에 서울시에 권역별 광역센터의 추가 설치도 요청할 계획이다. 범죄예방디자인 조례도 꼼꼼하게 손본다. 모든 공공시설에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하고 범죄예방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전문가인 경찰의 의견을 반영한다. 기본계획 수립 사항에 ‘범죄예방진단 및 분석’ 사항도 신설하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中, 年 34억弗 묻지마 원조… 아프리카 지도자 뒷돈으로 유입

    中, 年 34억弗 묻지마 원조… 아프리카 지도자 뒷돈으로 유입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있는 말라위는 인구 1700만명의 소국이다. 인근 잠비아와 탄자니아에 비해 작은 이 나라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만연한 가난한 곳이다.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40억 달러(약 4조 6900억원)에 불과한 말라위는 그렇지만 영국을 비롯해 미국 등이 대외원조를 많이 하는 곳 중에 하나였다. 실제로 서방국가가 말라위에 제공하는 대외원조는 2012년 한 해에만 11억 7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말라위 국내총소득(GNI)의 28%에 해당하는 액수다. GNI가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국민이 지출하는 실질구매력의 척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은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환영받는 인사였다. 하지만 최근 말라위는 서방 국가로로부터 대외원조 대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나라다. 부패한 행정과 정치인, 무능한 관리로 인해 해마다 최소 3000만 달러 이상의 대외원조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가난한 국가를 돕기 위해 서방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외원조가 정작 필요한 곳으로 가지 않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는 등 불균형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외원조는 자금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정부개발원조(ODA)와 수출신용·해외투자금융, 비영리단체 증여 등 3가지로 분류된다. 기술지원이나 차관 등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대외원조는 한 해에만 대략 1300억 달러(약 152조 6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당액은 독일과 일본,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이 부담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도 많은 대외원조를 하고 있다. 대외원조의 20% 이상은 주로 세계은행(WB)이나 유엔 등을 통해 집행되는데 지원 분야도 다양해 의료, 보건 등에 사용됐다. 최근에는 난민 문제에 관심이 쏠리면서 지난해 대외원조 지원액의 9%가량이 난민문제에 사용됐다. 지난해 아프리카계 주민이 대거 유럽으로 이주한 데 따른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적지 않은 대외원조에도 불구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대외원조에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하루 1.9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빈곤층이 2억 7500만명에 달하는 인도의 경우 2014년 대외원조로 48억 달러(약 5조 6300억원)를 지원받았다. 한 사람에 대략 17달러에 달하는 액수다. 그러나 인도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베트남 역시 2014년 48억 달러의 대외원조를 받았다. 빈곤층이 상대적으로 인도에 비해 적은 베트남은 국민당 1658달러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특히 베트남은 2015년 1인당 국민소득이 2109달러에 달했다. 이렇듯 대외원조가 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급진 이슬람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외원조를 활용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터키 등에 대외원조가 늘고 있는 것은 이런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의 경우 2014년 대외원조 지원액이 34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10년 전인 2004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유럽연합(EU)도 최근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의 이민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대외원조를 약속했다. 대외원조 전문가인 대런 호킨스는 “대외원조 지원국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정책을 실행하는 국가에 보상차원에서 지원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서방 선진국이 대외원조를 과거 식민지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지원했던 것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대외원조를 대외정책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싱크탱크인 ‘센터 포 글로벌 디벨롭먼트’의 오웬 바더 연구원은 “대외원조를 정책도구로 이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원조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지원대상 국가의 무능력도 원인이 됐다. 말라위의 경우만 해도 2014년 9억 3000만 달러의 대외원조를 받았지만 지원국들은 말라위 정부에 현금이 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외원조로 인해 시장경제가 왜곡되거나 빼돌려진 대외원조 금액이 독재정권의 정권 유지와 연장을 돕는 모순이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어쩔 수 없이 지원국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행정이 안정된 국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윌리엄 어스터리 뉴욕대 교수는 “원조는 조직적으로 정부를 통해 이뤄져야 효율성이 높아지는데 최빈국의 경우 조직적인 원조를 방해하는 요소가 많아 결국 일정부분 행정력을 갖춘 국가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원조가 독재자에게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다자협력을 통해 지원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대외원조 싱크탱크인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2013년 대외원조 프로젝트에 따른 평균 자금 투입규모는 190만 달러였다. 2000년 530만 달러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모잠비크에서 이뤄지는 대외원조 사업의 경우 벨기에와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스웨덴 등 무려 2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지원하고 있는 액수는 모두 100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다. 프로젝트 규모가 줄어들다 보니 지원을 받는 국가 역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누수를 막기 위한 끊임없는 문서작업은 지원국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불만도 고조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은 민주주의 정착을 대외원조의 조건으로 내거는 등 각종 까다로운 요구를 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경우는 독재자에게 아무런 조건도 내세우지 않고 지원을 하고 있어 선진국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이 말라위에 대한 대외원조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기아해소를 위해 지난달 6500톤의 식량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또 100대의 경찰차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왕스팅 말라위 주재 중국대사는 “기아에 허덕이는 주민을 위해 중국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34억 달러에 달하는 대외원조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패한 독재자에게 중국의 대외원조는 달콤한 유혹일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를 대외원조의 조건으로 내세우지도 않을 뿐더러 쓸데없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외원조 기금을 사용해도 좀처럼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돈을 빼먹는 것도 쉽다. 중국의 대 아프리카 대외원조 중 상당액이 지도자의 고향으로 흘러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지만 지원국들은 더이상 직접 예산지원을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영국의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부(DFID)도 지난해 직접 예산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의 대외원조를 모니터링하는 전문가들도 대외원조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행정력이 안정된 국가에 대외원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민주주의 진전이 이뤄질 경우 오히려 대외원조가 줄어드는 모순도 나타난다. 미국은 오랜 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는 페루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에이드데이터의 브래드 파크 연구원은 “저개발국가 중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달성한 페루에는 대외원조가 줄어들었다”며 “이는 일종의 벌칙”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초보창업자를 위한 올해 뜨는 유망 프랜차이즈 창업아이템은? 디저트카페창업이 열풍!

    초보창업자를 위한 올해 뜨는 유망 프랜차이즈 창업아이템은? 디저트카페창업이 열풍!

    취업난에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층, 은퇴 후의 노후 삶을 계획하는 퇴직예정자, 육아와 가사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들까지 창업을 할 수 있는 이들은 정말 다양해졌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속에서 취업이 아닌 새로운 창업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자본금만 준비된다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창업이지만, 그 성공의 문턱은 결코 낮지가 않다. 특히 대다수 예비창업주는 창업 경험이 전무한 초보창업자들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선택하는 SPC그룹의 파리바게트는 기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창업의 고려당 크라운베이커리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갖고 있었지만 지속적인 히트제품을 만들어내며 현재 국내 최다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로 거듭나게 된다. CJ그룹의 뚜레쥬르의 경우 제일제당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기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반제품 생지를 매장에서 직접 구워 판매하여 더 좋은 맛의 제품으로 인기를 얻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39가지의 프리미엄 디저트를 메인으로 내세운 dessert39은 일본 유명 디저트, 프랑스 정통 디저트 등 프리미엄 디저트를 내세워 현재 국내 디저트 카페 프랜차이즈 1위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작년 가명사업을 본격화 한지 6개월 만에 현재 250호점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기준 7560억원대의 연매출을 보이고 있는 디저트시장은 앞으로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이상의 매출 증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Dessert39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현재 국내에 전무한 프리미엄 디저트시장과 자체 생산을 통한 높은 퀄리티의 제품이 시장에 전무한 현재 상황과 맞물려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이에 창업 전문가들은 “창업아이템에 대한 타당성, 수익성, 차별성, 시스템 등 수많은 고려사항을 뒤로 한 채, 단순 브랜드 인지도 또는 입소문에만 초점을 둔 ‘묻지마 창업’이 성행하고 있다.”, “마케팅이 범람하는 인터넷에 의존한 정보수집만으로는 올바른 창업아이템을 선정하기 어렵다.”며 현 창업 시장의 실태를 지적함과 동시에 철저한 사전 조사와 준비에 대해 재차 강조하였다. 실 예로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저가 대용량 커피 전문점, 생과일 주스 전문점의 경우 기이할 정도의 매장 증가와 브랜드 인지도를 확립해가고 있지만, 모방업체가 쉽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과열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20대 국회 자체 예산부터 다이어트해야 한다

    4·13 총선 결과에 따라 3당 체제로 출발한 20대 국회가 초반부터 구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던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어제 동반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영교 의원의 ‘일가족 채용’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총선에서 참패해 의정 주도권을 잃은 터라 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국회 개혁은 요원해 보인다. 이런 판국에 20대 국회가 시작부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비상설특별위원회 신설을 무더기로 남발하면서다. 특권은 내려놓고 민생을 받드는 협치를 하겠다더니 정반대로 가는 형국이다.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새 정치를 하겠다던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 때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벌써 싹수가 노란 정도를 넘어섰다. 초반부터 독과(毒果)를 주렁주렁 매달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야권이 연루된 두 가지 비리 의혹은 이를 여하히 처리하느냐가 20대 국회의 개혁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만일 두 야당이 이를 적당히 눙치고 가려 한다면 신악이 구악을 뺨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이번에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당 안·천 두 대표가 사퇴하고, 서 의원 파문에 대해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중징계를 벼르고 있다니 결자해지 여부를 지켜보려고 한다. 문제는 20대 국회의 퇴행이 더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악의 국회라던 19대 국회의 악폐 중 하나로 ‘묻지마 특위 구성’이 꼽혔었다. 그런데도 그끄저께 여야는 무려 7개의 비상설 국회 특위를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즉 민생경제·미래일자리·정치발전·지방분권·규제개혁·평창동계올림픽·남북관계 특위 등이다. 백번 양보해 국가 대사를 다루는 평창특위와 정치발전특위는 필요하다고 치더라도 나머지는 기존 상임위나 소위를 통해 얼마든지 현안을 다룰 수 있어 옥상옥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처럼 여야가 ‘셀프 일자리 창출’에 야합한 배경이 뭐겠나. 상임위원장직을 배정받지 못한 다선 의원들에게 막대한 특수활동비를 받는 특위 위원장 감투를 씌워 주고 특위 위원들은 회의 수당을 챙길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기라고 여겼을 법하다. 이러니 총 33개의 비상설 특위가 대부분 헛바퀴를 돌렸던 19대 국회의 악몽이 떠오르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강화도에 휴가철에나 쓰는 연수원이 있는 국회가 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강원도 고성에 제2 연수원을 짓고 있단다. 국민이 명령한 정치 개혁은 않고 특권 챙기기에 몰입하는 꼴이다. 입법부가 이렇게 집단 모럴 해저드에 빠져 있으니 세비 880만원이 너무 적다고 투덜대는 초선 의원까지 나왔지 않겠나. 가뜩이나 조선·해운·철강 등 주력 산업이 구조조정의 칼날 위에 선 데다 브렉시트로 인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까지 추가되면서 민생 경제는 그야말로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마당에 여야가 합작해 견제 장치 부재를 틈타 입법부 예산을 마구 탕진한다면 상처 난 민심에 소금을 뿌리는 일임을 깨닫기 바란다.
  • ‘강남 묻지마 칼부림’ 막은 법원 직원들

    ‘강남 묻지마 칼부림’ 막은 법원 직원들

    지난 27일 오후 9시 20분쯤 서울 서초구 지하철 2호선 교대역 8번 출구 인근에서 최모(24·큰 사진 오른쪽)씨가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다 오모(29)씨 등 법원 직원 4명과 몸싸움 끝에 현장에서 제압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아래 작은 사진은 직원들과 대치 중이던 최씨가 현장에서 제압되는 모습. 연합뉴스
  • ‘교대역 흉기난동’ 20대男, 정신이상 범행 가능성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인근에서 일어난 일명 ‘묻지마 칼부림’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피의자 최모(24)씨가 ‘정신이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최씨 어머니의 진술과 최씨의 진술 태도를 볼 때 현재로서는 피의자가 정신이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심신장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후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28일 밝혔다. 최씨는 전날 오후 9시 20분쯤 교대역 8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다 오모(29)씨 등 지나가던 법원 직원 4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법원 직원들에게 제압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경남에 사는 대학생으로 확인됐다. 그는 범행 당일 흉기를 챙겨 가방에 넣고 집을 떠나 고속버스를 이용해 낮 2시쯤 서울 남부터미널에 내렸고, 주변을 배회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씨 가족을 조사한 결과 최씨가 1년 전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왔으며, 관련 치료를 받은 적은 없지만 범행 당일 정신병원에 데리고 가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최씨 가족은 최씨가 갑자기 소리 내어 웃거나 혼잣말을 하고, 고함을 지르거나 가족을 때리려는 듯 팔을 휘두르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지인들이 정신과 치료를 권유해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범행 당일 오전 10시 가족에게 “우체국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하고 집을 나간 뒤 낮 2시쯤 서울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걸었다. 오후 7시에 또 전화를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고 최씨 가족은 전했다. 체포된 최씨는 당초 진술을 거부하다가 결국 범행을 인정했다. 하지만 동기와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진술했으며, 웃거나 중얼거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를 계속 조사중이며, 최씨에 대해 특수 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최씨를 제압한 공로로 오씨 등 4명과 피의자의 칼을 빼앗은 다른 1명 등 시민 5명에게 오는 29일 오전 감사장과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강남역 살인’ 한 달… 여성 불안 신고 1만건

    ‘강남역 살인’ 한 달… 여성 불안 신고 1만건

    경찰이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이후 1개월간 ‘여성 불안요인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 결과 1만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골목길에 가로등이나 폐쇄회로(CC)TV가 없어 불안하다’는 내용이 특히 많았다. 경찰청은 지난 1일부터 4주간 여성 불안요인 집중 신고기간을 통해 1만 367건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으슥한 장소에 대한 불안 신고가 5945건으로 가장 많았고 특정인 때문에 불안하다는 신고도 4422건이나 됐다. 접수 유형별로 보면 순찰 과정에서 만난 주민들이 신고한 경우가 7344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찰서별 간담회가 2094건, ‘스마트 국민제보 앱’이 929건 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특정 인물이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다는 내용보다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10건 중에 7건꼴로 많아서 우선 순찰을 강화하고 상담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재개발 예정지 골목길에 가로등이 없어 불안하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은 지자체에 방범등과 CCTV 설치를 요청하는 한편 순찰을 강화했다. 부산 사하구에서는 골목이 어둡고 일명 ‘바바리맨’이 자주 나타나 불안하다는 신고가 접수돼 CCTV의 각도를 조정했다. 경찰은 지자체와 함께 공중화장실 678곳을 합동점검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한 여성들에게 451대의 스마트워치를 보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안요인 신고와 별도로 각 경찰서 형사과에서 여성 상대 범죄를 특별단속한 결과 강도와 데이트 폭력 등 혐의로 52명을 구속했고 44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묻지마 유통’되는 맹독성 니코틴 원액

    ‘묻지마 유통’되는 맹독성 니코틴 원액

    액상 제조법 ‘김장’ 온라인 퍼져 세금 회피·자살 등 범죄 악용 정부 단속규정 없어 속수무책 “세금만 내면 (니코틴 원액 구매하는 데) 아무 문제없습니다. 10㎖ 제품이 10.99달러예요.” 27일 중국에 있는 직접구매 사이트에 접속해 니코틴 원액을 구입할 수 있는지 묻자 판매원이 바로 가격을 말해 준다. 니코틴 원액은 향료와 10대1로 섞어 전자담배에 넣어 사용한다. 문제는 이 원액 자체는 성인 기준 35~65㎎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맹독성 물질이라는 점이다. 구입 과정은 너무나 간단했다. 우리나라 고객이 얼마나 많은지 24시간 한국말 상담도 가능했다. “100㎖ 제품은 59.99달러(약 8만원), 10㎖ 제품은 10.99달러(약 1만 3000원)인데 20㎖ 이상이 되면 세금 폭탄 맞아요. 1㎖당 세금이 1500원씩 붙으니까 10~20㎖ 제품(9000~1만 8000원)을 사는 게 좋아요. 배송비는 별도로 13달러이고 배송 기간은 2일에서 5일 정도 걸립니다.” 니코틴 원액을 살 수 있는 건 온라인사이트뿐만이 아니다. 담배를 대체하는 전자담배의 원료가 된다는 이유로, 현존하는 독극물 가운데 가장 독성이 강하다고 알려진 니코틴 원액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니코틴 원액은 시중 가게에서도 판다. 니코틴 원액과 향료를 섞어서 달라고 하자 가게 주인은 “집에서 조심히 ‘김장’해 쓰면 된다”며 귀찮아했다. ‘김장’은 니코틴 원액과 향료를 직접 혼합해 전자담배용 원료를 만드는 것을 뜻하는 은어다. 직접 전자담배 원료를 만들면 비용은 시중가의 10% 선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니코틴 원액은 마치 염산처럼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입힌다. 전자담배 원료를 만들다가 니코틴 원액이 피부나 안구에 튀어 병원을 찾는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20대 여성이 충북 청주에서 니코틴 희석액을 마시고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한 법의관은 “최근 외상이 없는 시체를 부검하다 보면 니코틴이 검출되는 경우가 눈에 띈다”며 심각성을 경고했다. 포털사이트에서도 ‘니코틴으로 자살할 수 있느냐’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니코틴 원액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부분 해외 직접구매를 통해 반입되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다. 또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구입한 니코틴의 경우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자담배 업체를 운영하는 신모씨는 “국내에 유통되는 니코틴 원액 중에는 전자담배용이 아니라 살충제용도 꽤 있다”면서 “통상 저렴한 비용 때문에 해외 온라인사이트에서 구입하지만 개인이 니코틴을 관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내 판매업체도 관리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염산, 황산 등 맹독성 화학물질을 구입할 때는 구매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날짜 등을 기재하고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업체 모두 신분증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아 명의를 도용해 구매할 수 있다. 얼마든지 이 독극물을 살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니코틴 원액은 전자담배용으로 쓰인다는 이유로 화학물질관리법에서 사고대비물질(급성 독성·폭발성이 강한 물질)이 아닌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된다. 사고대비물질의 경우 실험 연구 용도가 아닌 개인적인 목적으로 판매할 경우 온라인 중개업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되지만 유해화학물질은 판매자 허가만 있으면 제재가 따로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확실한 단속 규정이 없음을 인정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단독] ‘묻지마 보석’이 송창수 2600억 사기 키웠다

    [단독] ‘묻지마 보석’이 송창수 2600억 사기 키웠다

    2011년 이후 5차례에 걸친 사기로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힌 송창수(40) 전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가 재판 과정에서 ‘특혜성 보석’을 세 차례나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송 전 대표는 구속기소 후 4~5개월마다 어김없이 풀려났고, 그 직후에는 또 다른 사기 사건을 저지르면서 보석 등으로 석방된 기간에만 6459명의 피해자와 2636억원의 피해액을 낳았다. 법원의 ‘마구잡이식’ 보석 허가만 없었다면 이러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정운호(51·구속 기소)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와 더불어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구속 기소) 변호사에게 50억원의 수임료를 건네 ‘전관(前官) 로비’ 논란의 ‘진앙’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송 전 대표가 처음 사기를 쳐서 기소된 건 2011년 7월이다. 그해 1월부터 5월까지 292명의 투자자로부터 인터넷쇼핑몰 분양대금 9억 2290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었다. 송 대표는 구속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다가 12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석방 직후 휴대전화 판매위탁 판권 대금 명목으로 207명으로부터 9억 86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이 사건으로 송 전 대표는 이듬해인 2012년 7월에 다시 구속 기소되지만 역시 5개월쯤 지난 12월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증인이 많아 구속기한 6개월 이내에 재판을 끝낼 수 없다”는 게 법원의 보석 허가 이유였다. 풀려난 송 전 대표는 곧바로 피해액이 10배 이상 불어난 또 다른 사기 사건을 주도한다. 석방된 지 한 달 뒤인 2013년 1월 인베스트컴퍼니라는 투자회사를 세워 구직자 717명으로부터 선물 투자금 명목으로 106억여원을 가로챘고, 그해 10월 수원지법에 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불과 4개월 만인 2014년 2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특히 당시 보석 결정은 서울중앙지법이 앞서 송 전 대표가 저지른 인터넷쇼핑몰 분양대금 사기 사건 등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지 나흘 뒤에 이뤄졌다. 하지만 중앙지법 선고 당시 송 전 대표는 구속 상태여서 따로 법정구속이 되지 않았고, 수원지법의 보석 결정에 따라 송 전 대표는 다른 건의 실형 선고가 있었음에도 구치소 문을 나설 수 있었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타 법원에서도 피고인에 대한 선고 사항은 전산망을 통해 쉽게 검색할 수 있다”며 “실형 선고 사실을 알고도 보석을 결정했다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사기 규모는 더욱 커졌다. 그는 2014년 8월 투자사 리치파트너스를 세워 피해액만 1139억원대의 사기 사건을 일으키고, 지난해 3월에는 이숨투자자문을 설립해 1381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였다. 2011년 9억원대 사기범의 범행 규모가 5년 새 100배 이상 커진 셈이다. ‘의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원은 2015년 10월 인베스트컴퍼니 사건 항소심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송 전 대표가 최 변호사 측 브로커인 이동찬(44·구속 중)씨에게 10억원을 건넸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고, 검찰이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서울신문 6월 21일자 1면> 서보학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보석이 쉽게 내려지지 않는 국내 법원에서 한 사람이 세 번이나 보석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전관의 영향력이 발휘된 결과가 아닌지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송 전 대표에 대한 보석 결정 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는 없었다”면서도 “피고인의 다른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박성중 의원 ‘착한 사마리아인 법’ 발의

    박성중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구조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착한 사마리아인법’을 대표발의 했다. 법률안은 형법 개정안과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법 개정안이다. 형법 개정안은 재난 또는 범죄로 인해 구조가 필요한 사람을 구조하지 않은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법 개정안은 구조 행위가 공공의 안전이나 공익 증진에 기여할 경우 의사상자 지정 전에 의료급여를 우선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의원은 “최근 공공장소에서 ‘묻지마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개인주의가 심화되다보니 각종 위험에 노출된 이웃들을 외면하거나 방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다른 상당수의 국가에서 입법화 돼 있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을 국내에도 도입해 사회 공동체 의식과 인명존중의 가치가 제고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인생 끝내고 싶었다” 日서 묻지마 흉기난동

    일본의 상업시설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 15분쯤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시의 ‘이온몰 구시로쇼와점’에서 30대 남성이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에 찔린 6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70대 여성 한 명이 허리를 찔려 중상을 당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과 40대 여성은 손이나 목에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흉기를 휘두른 남성 용의자는 상점 경비원에게 제압당했고 이후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구시로시에 사는 용의자는 자신이 정신 질환에 시달렸다며 “인생을 끝내고 싶었고 사형을 당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사람을 찔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남성은 피해자들과 전혀 면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 확인을 서두르는 한편 용의자의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미국이 총기 소지 자유국?… 수정헌법 2조 ‘무장 권리’의 함정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미국이 총기 소지 자유국?… 수정헌법 2조 ‘무장 권리’의 함정

    미국에서 또 한번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게이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범인을 포함해 총 50명이 사망했다. 이는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사망자 수인 32명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동성애자를 겨냥한 혐오범죄인지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기획 테러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총기 규제와 관련한 논란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총기 규제를 둘러싼 미국 내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에서도 총기 소지의 찬반 여부는 유권자들을 사로잡는 핵심 이슈 중 하나일 정도다. 미국의 상당 세력들이 총기 소지에 찬성하는 이유는 다양한 배경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영국의 식민지 시절을 거치면서 억압받았던 역사적 트라우마다. 공권력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독재와 국왕, 상비군으로부터 개인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대비책이 무기 소유의 권리와 민병대였던 것이다. 다양한 민족이 혼합된 문화 역시 미국이 총기를 이용해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피부색부터 가치관까지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융화되는 과정에서 논쟁과 이견을 피하기란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고조된 불안감을 상쇄하고자 등장한 도구 중 하나가 총기인 셈이다. ●무장 도구는 주법 따라 달라… 총기류 불허하기도 많은 외국인이 미국을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나라로 인식하는 근거는 헌법에 있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 1조는 ‘종교와 언론 및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청원의 권리’ 이며, 제2조는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 즉 무장의 권리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미국 국적을 소지한 미국 국민이라면 자신과 가족을 보호할 수 있도록 무장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것은 사실인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용어가 주는 ‘함정’이 있다. 무장할 수 있는 권리에 해당하는 ‘무장’에 반드시 총기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정헌법을 포함하는 연방법과 각 주마다 각기 제정한 주법에 따라 법률을 집행한다. 무장의 권리는 연방법에 해당되지만, 법적으로 허용하는 무장의 도구, 즉 무기의 종류는 주법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A주에서는 총기 중에서도 화약을 사용하지 않는 총기류만 무장이 가능한 도구로 인정하는 반면, B주에서는 무장의 권리를 인정하기는 하나 총기류는 일절 사용을 불허하는 대신 전기 충격기나 가스분사기 등의 도구만 허가하는 것이다. 국내를 예로 들자면 호신용 전기충격기 혹은 작은 주머니칼을 휴대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는 않는데, 이 역시 큰 의미에서 무장의 권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국가는 헌법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무장’이라는 범위와 정의가 국가마다 다를 수 있으며 미국의 경우는 주마다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수정헌법 제2조가 가진 진짜 의미는 총기를 가질 권리가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라고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다소 다른 목소리를 낸다. 총기 소지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세력 중 대표적인 단체는 미국총기협회(NRA)다. 올랜도 클럽 사건이나 버지니아공대 사건 등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 규제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는데, NRA는 이때마다 총기 소유의 정당성을 적극 대변해 왔다. NRA는 수정헌법 제2조를 지키는 것이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주창해 왔다. 수정헌법 제2조는 곧 총기를 포함한 무기 소유권과 맥을 같이하며, 개인이 무기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는 절대적인 기본권에 속한다는 것이다. NRA 주장의 저변에는 총기 사용을 불허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가 총기 소지를 허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피해보다 더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최선의 방어가 공격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총기에 희생된 미국인, 전쟁 사망자 수 넘어서 반면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총기에 의한 사상자 수의 증가를 근거로 내세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1968년 이래 총기로 인한 모든 미국인 사망자 수가 미국이 역사상 참전한 모든 전쟁 사망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 총기로 인해 사망한 미국인은 3만 5000명에 달하며, 30여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 소지 허용의 목소리와 규제 강화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상충하는 가운데, 지금 이 순간에도 일명 ‘묻지마 범죄’와 허술한 총기 관리로 안타까운 목숨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당장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긴 힘들지라도, 수정헌법 제2조를 포함해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법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이에 따른 적정한 대응을 펼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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