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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FTA 집회 큰 충돌없이 끝나

    31일(한국시간 오전 7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한 종료를 앞두고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왕복 16차선 도로가 2시간여 동안 점거되는 등 도심 일부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지만 우려했던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동당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5일 오후 2시부터 2시간여 동안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7200여명(경찰 추산ㆍ주최측 주장 2만)이 참석한 가운데 FTA저지 총궐기대회를 잇따라 열었다.‘반FTA집회’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문성현 민노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FTA 타결 선언을 하는 순간부터 민중의 배반자로 간주하고 타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범국본 측도 “국민들을 따돌린 채 ‘묻지마 협상’‘밀실협상’으로 이어지는 FTA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집회는 오후 4시40분쯤 참가자들이 을지로 방향으로 일제히 뛰쳐나가면서 다른 양상으로 변했다. 시위대는 수백명 단위로 흩어져 도로와 골목으로 피해다니며 경찰과 숨바꼭질을 했다. 시위대는 5시30분쯤 교보생명에서 경복궁까지 도로를 점거한 채 2시간여 동안 연좌 집회를 가진 뒤 자진 해산했다. 하지만 범국본 측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기보다는 게릴라식으로 흩어지거나 문화행사 위주로 집회를 진행에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도 지난 10일 ‘반 FTA집회’ 때의 무리한 진압에 대한 비난을 감안한 듯 강제해산이 아닌 자진해산을 설득했고, 연행보다는 불법 행위자들의 사진 채증에 주력했다.이날 집회에선 의경 1명이 시위대와 부딪쳐 찰과상을 입었고 시민 조모(68)씨가 넘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한편 전국 37개 인권단체들의 모임인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이날 “경찰이 사실상 집회 허가제를 운영하고, 시위대를 과잉 진압하고 있다.”면서 “4월 한 달 동안 신고 없이 집회 및 시위를 강행하겠다.”고 불복종운동을 선언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박석운 한미FTA 저지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박석운 한미FTA 저지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

    한·미 FTA 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에 대한 저항강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철저한 경제적 실익’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회에까지 차기 정권 연기론이 나오는 이상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한·미 FTA반대 기류의 중심에 박석운(52) 한·미 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이 있다. 수배상태인 탓에 동료들과 떨어져 모처에서 혼자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박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자신은 결코 쇄국주의자가 아니라 단지 실패가 잠복된, 준비 안된 한·미 FTA에 반대하는 것뿐이라며 협상내용 공개와 국민의견 수렴을 강조했다. ▶협상 타결이 임박한 분위기입니다. 범국본 활동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협상 중단을 끌어내지 못했으니 전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중간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데는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또한 지난 1년간의 투쟁은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6월항쟁 이래로 이렇게 많은 시민, 민중, 전문가단체가 연대하여 운동을 벌인 적이 없었거든요. 최종 결과는 좀더 두고봐야 하지만, 협상이 체결된다 하더라도 이번 경험은 다른 사회·연대운동의 소중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범국본은 작년 1월 준비위가 구성돼 3월 말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범국본이 협상에 기여한 사례로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협상에 들어간 한국대표단을 비판하여 꼼꼼한 대비를 하도록 여론의 질타를 끌어냈고, 독자적인 문제의식으로 투자자국가소송제와 무역구제 분야 등의 문제점을 제기한 점을 들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는 공공정책에 결정적 족쇄가 될 수 있는 사안인데 범국본의 문제제기가 있은 후, 협상 개시 6개월이 지나서야 헌법충돌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슈퍼 301조 남용의 문제점을 제기한 무역구제 분야 역시 미국의 사법절차는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에 머물러 있던 것을 협상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결과를 끌어냈다고 했다.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정부가 몰랐다는 주장은 믿기 어려운데요. “사실입니다. 미국은 작년 2월3일 협상 개시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협상목표를 미국의회에 송부했을 정도로 뚜렷한 목표와 준비를 갖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3월21일 범국본은 수석대표를 면담하여 미국에 4대 선결조건을 들어주고, 우리가 받을 게 뭐냐고 물었으나 아무런 대답도 못 들었습니다. 이것은 협상전략 때문이라기보다, 협상목표 자체가 없었던 때문이라고 우리는 봅니다. 무역구제 반덤핑 항목은 우리가 그날 제기했는데, 그 자리에서는 협상대상이 아니라더니 8,9월에 가서는 16개 항목을 요구하기 시작했어요.” 박 위원장은 졸속 추진의 또다른 예로 지난달 말 국정홍보처 사이트에 제시된 협상 추진일정을 들었다. 미국 무역촉진권한(TPA)은 협상결과를 의회에 통보한 후 90일이 지나야 협정을 체결하도록 돼 있는데, 이 추진일정은 4월2일 협상타결과 동시에 한·미 양측 대통령이 협정문을 조인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측이 TPA 기본내용조차 보지 않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협상 진행을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통상관료들의 무리한 성과주의, 대통령의 잘못된 확신 때문이라고 봅니다.‘묻지마 체결’을 위해 더듬수를 계속하고 있어요. 이미 30개 쟁점분야에서 우리 측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부분은 3∼4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쯤되면 작년 12월 말에 협상중단 선언을 했어야 합니다.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유리한 분야가 3∼4개라도 파급효과가 크다면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지요. 사실 지금까지 진척이 많이 된 것 같지만 결정적 쟁점은 타결이 안 됐어요. 그래서 7차협상 때부터 빅딜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항목별로 구체적 실익이 수치로 나와야 한단 말이죠. 그러나 막연하게 한·미FTA가 되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된다, 수출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식으로 홍보만 하지, 항목별로 이것을 하면 경제효과가 얼마가 마이너스고 얼마가 플러스가 된다는 얘기는 하나도 없어요. 언론도 검증에 손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죠. 지금이라도 합의내용, 예측치 등을 공개해서 국민들이 따져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범국본은 그동안 한·미 양측에서 나오는 단편적인 자료를 모아 손익을 따져왔는데 이것만으로도 빅딜을 통해서는 얻을 게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전체 내용이 공개될 경우 더욱 상세한 검증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예로 무역구제와 자동차·의약품, 농산품과 섬유의류 등의 빅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 경우 대차대조표는 완전참패라는 주장이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한 칼럼에서 국민투표를 요구했던데요. “범국본도 13일 집행위원회에서 협정 체결 전 내용 공개와 국민투표를 정식으로 요구하기로 했어요. 곧 공식 입장을 밝힐 겁니다. 물론 국회가 있지만 FTA에 관한 한 국회는 국민대의기관으로서 성실한 논의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FTA는 충분히 국민투표 사안이 된다고 봅니다. 스위스도 미국과 협정 체결 전 국민투표를 통해 부결시킨 전례가 있습니다. 바람직하기는 협상기한에 연연하지 말고 경제적 실익에 입각하여 실사구시로 협상하는 것입니다. 무모하게 일정에 맞춰 끝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11일 금지된 가두시위를 강행하여 서울시내 교통이 마비됐고,25일에 또다시 시위가 예정돼 있는데, 이런 과격 이미지로 국민을 설득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국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만, 원인제공은 경찰이 했습니다. 시위를 금지하지 않았다면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겁니다. 헌법이 보장한 집회 시위를 경찰이 금지할 수는 없습니다. 주권자로서 25일 집회를 신고하겠고, 평화집회를 할 것을 약속합니다. 다만 국민 설득부분은, 한·미 FTA의 내용이 베일에 가려 있고, 내용이 추상적이라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협상 내용이 전면 공개되면 사정은 달라질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4월에 협상 타결이 돼도 5월 중하순에 공개하겠다는 것이지요.” 박 위원장은 뒤늦은 공론화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느니, 졸속·밀실 협상을 중단하고 내용을 공개하여 국민의사를 수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쇄국정책을 하자는 것이냐는 반박에 대한 견해를 묻자 ‘웃기는 얘기’라고 일축하며 준비 안된 졸속 FTA에 반대할 뿐임을 분명히 했다. ■ 박석운 그는… 1955년 2월, 부산 출생(만 52세).1973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으나 긴급조치 위반으로 두 차례 투옥,1986년 졸업했다.80년대 후반까지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노동운동 투신.1988년 원진레이온 직업병 투쟁에 참여, 노동자 측 협상대표로 직업병 판정을 이끌어냈다. 이때 노사 동수 추천의 전문가그룹이 직업병 유무를 판정토록 한 것은 당시로서는 유례가 없던 갈등해결 방식. 이어 이주노동자 운동에도 참여, 외국인노동자보호법 제정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1994년부터 4년간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노동정책연구소 소장과 원진직업병관리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자녀들에게 알려줬던 자신의 직업은 ‘사회운동가’. 요즘은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 한국진보연대(준) 상임위원장 등으로 연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선언적으로 사안을 옳고 그른 것으로 가르는 데 대해서는 체질적으로 거부하며 자신은 ‘실사구시’가 신조라고 공언한다. 노동자 인권향상에 대한 공로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주는 제4회 시민인권상을 수상했다(1996). yshin@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X은 묻지마 발바리? 10~50대 무차별 성폭행

    “나는 미모나 연령을 따지지 않습니다.그냥 치마만 두른 여자라면 모두 좋은 ‘사냥감’이죠.” 중국 대륙에 한 20대 남성이 모색이나 나이에 상관하지 않고 무차별 성폭행하는 이른바 ‘잡식성 묻지마 발바리’가 등장,충격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시에 살고 있는 20대 남성은 지난 10년동안 10대∼50대 여성 40여명을 무차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영어(囹圄)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활보(生活報)가 최근 보도했다. 이 ‘잡식성 묻지마 발바리’는 다칭시 두얼바이터 몽골족자치현에 살고 있는 자오페이(趙非·29).키꼴이 설멍한 그는 모색이 해사하고 반반한 탓인지 ‘얼굴값’을 톡톡히 해냈다.특히 조신한 아내까지 두고 있는 멀쩡한 유부남이다. 경찰 조사결과 ‘종자’는 장장 10년 가까이 다칭시 전역에서 1년에 4∼차례씩 무려 40여명의 여성을 성폭행했다.아직 꽃망울도 피우지 못한 14살까지 소녀 등 10대 초반부터 50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상대 여성의 미모나 연령에 상관없이 무차별 범행을 자행했다. 그가 ‘발바리’ 길로 들어선 것은 10년 전인 지난 1997년.중학교 때부터 공부는 하지 않고 도색잡지와 소설,영화에 빠진 ‘종자’가 집에서 핀둥거리던 19살 때였다.혈기방장한 그는 성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10대 후반의 소녀를 덮친 게 ‘잡식성 묻지마 발바리’로 ‘양명(揚名)’하는 도화선이 된 셈이다. 10년 가까이를 요리조리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잘도 빠져나가던 자오가 붙잡힌 것은 성공에 따른 지나친 자만심이 화근이 됐다.같은 여성에 대해 여러차례 성폭행을 자행하다가 덜미를 잡힌 것이다. 지난해 8월 27일 오후 7시쯤 다칭시 두얼바이터현.종자는 길거리서 늘씬한 몸매에 미니 스커트를 입은 천훙(陳紅·가명)씨를 보고 한눈에 반해 뒤를 살금살금 밟았다.그녀는 홀로 사는 싱글족이어서 ‘희생의 제물’에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몰래 문을 밀고 들어가 자오는 고대 문을 닫아걸고 그녀를 덮쳤다.힘에서 밀린 천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이때 천씨는 “만일 다음에도 오면 경찰에 신고해버리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종자는 이를 비웃으며 또다시 그녀를 덮치자,분노한 천씨가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차디찬 쇠고랑을 차게 됐다.다칭시 중급인민법원은 죄질이 악랄한 자오페이에게 강간죄를 적용,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 기자 khkim@seoul.co.kr
  • 고가분양 중대형 아파트 ‘찬밥’

    ‘묻지마 청약’ 열기가 사라지는 등 투자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아파트는 분양 시장에서 고전하는 기조가 정착되고 있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짓는 아파트인 롯데캐슬로잔은 이날 3순위까지 청약을 마감한 결과 112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46명에 불과했다.‘롯데캐슬로잔’의 청약 성적 부진은 평당 평균 2450만원이나 되는 비싼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인근 롯데낙천대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평당 1700만원대(50평형)다. 반면 코오롱건설이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같은기간 청약 신청을 받은 ‘송도 더 프라우’의 경우 청약 첫날인 지난 5일 126가구 모집에 966가구가 신청해 1순위에서 전 평형이 마감됐다. 경쟁률도 최고 11.4대1(2단지 50평형)이나 됐다. 평균 경쟁률은 7.7대1이었다. 주변시세 보다 분양가가 싸게 나온 게 인기를 모은 이유로 꼽힌다.평당 1310만원에 나온 50평형의 경우 주변 같은 평형의 일반 아파트보다 최고 500만원가량 싼 편이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하)] 용산초등생 성추행살인 1년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하)] 용산초등생 성추행살인 1년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없는 세상은 언제 올까…. 서울 용산 초등학생 허모(당시 11세)양이 성추행을 당하고 무참히 살해·유기된 지 꼭 1년을 맞은 22일. 허양이 다니던 용산 K초등학교에서는 아동 성폭력 추방의 날 선포식이 열렸다. ●“친척 집에도 아이 못 맡기겠다.” 허양의 부모와 친구·동네 주민·시민단체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해 채 피지도 못하고 꺾인 허양의 넋을 위로하면서, 아동 성폭력이 판치는 세상을 한탄했다. 허양의 아버지(39)는 “가해자는 딸을 죽이기 전에 다른 성범죄를 저질렸는데도 집행유예로 풀려나와 있는 동안 딸을 죽였다.”면서 “법원의 관대한 처벌이 우리 딸을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머니 이모(38)씨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터트렸다. 어머니는 “딸의 가해자는 성북구에 살았는데 용산구까지 와서 우리 딸을 죽였다.”면서 “아동 성범죄자의 신상을 주민등록상 거주지 주민에게만 공개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의 문제점을 탓했다. 허양 부모는 기자의 질문에는 악몽을 잊고 싶은 듯 “괴롭다. 묻지마라.”며 손사래를 쳤다. 부모는 사건이 난 뒤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주민들은 “사건 이후에는 겁이 나서 아이들에게 비디오가게·만화가게도 가지 못하게 한다.”면서 “겁이 나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12살 딸을 키운다는 장모(41·여)씨는 “아이가 잠시만 보이지 않아도 집안에는 비상이 걸린다.”면서 “친척도 성폭행을 한다는 소리에 외출할 때 아이를 친척집에 맡기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허양의 단짝 친구들은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보내는 글’에서 “친구가 사고로 죽은 뒤 그 친구랑 가까운 곳에 사는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다.”면서 “친구를 죽인 아저씨가 죗값을 치르지 않아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어른들한테 들었는데, 나쁜 아저씨들을 제대로 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 성범죄자 20%만 실형 최영희 국가청소년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아동 성범죄자 가운데 20%는 실형을 선고받지만 40%는 집행유예, 나머지 40%는 벌금형”이라면서 “관대한 처벌을 내리는 것은 법이 시대에 맞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성폭력 없는 건강한 세상을 만들자는 소원을 담은 희망함을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전달했고, 장 장관은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폭력 관련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여성부와 청소년위원회 등이 마련한 이날 행사가 끝날 무렵 성폭력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뜻의 푸른색 종이비행기가 하늘로 날았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시론] 해외 부동산 투자 이대로 좋은가?/이원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시론] 해외 부동산 투자 이대로 좋은가?/이원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1월 중순 정부는 자본 유출을 확대하여 환율 안정과 해외시장 개척을 목표로 하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 및 해외투자 확대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정책의 내용 중에는 해외 부동산투자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기업과 개인들이 해외 부동산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게 하였다. 2006년 해외 부동산에 1조원 이상이 투입되어 전년 대비 34배 증가한 것을 보면, 향후 규제 완화와 함께 내국인의 해외 부동산 취득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 자금은 넘쳐나고, 원화 가치의 강세는 지속되어 해외 부동산 구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해외 주택은 국내 다주택 계산에 포함되지 않아 양도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어,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국내 부동산 구입과는 달리 해외 부동산 구입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먼저 해외에 있는 부동산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사진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이 결과 매물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발생하는 ‘묻지마 부동산 투자’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또한 부동산 관련 제도가 국가마다 상이하기 때문에 구입 당시에 개별 국가들의 법과 제도의 현황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의 경우 토지 소유권이 국가에 있고, 개인소유는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 국가로부터 개인 사용권을 장기 임대받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은 개인 명의의 부동산 취득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현지인의 명의를 빌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게다가 해외의 부동산 관련 법과 제도는 그 국가의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최근 미국 부동산 경기는 침체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국제유가의 하락과 함께 기업 실적과 어울리지 않는 미국 주식시세의 고공 행진 때문에 미국 경기의 경착륙이 지연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는 경착륙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의 호황기였던 2004년 하반기 이후에 증가한 주택 담보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와 3∼5년 거치 상환(Interest rate Only) 조건으로,2007년 하반기 이후부터 채무자는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현재 미국의 하락한 주택가격은 주택 담보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리파이낸싱을 감소시켜 주택 경기와 소비를 위축시킨다. 따라서 미국의 경기 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그 영향은 전 세계로 파급되어 세계 경기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에 머물던 자금은 고성장을 기록하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흥시장의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은 과열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일시적으로 높은 투자 수익률을 보일 수 있으나, 반면에 급격한 자본 유출에 의하여 거품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자산운용사를 이용한 부동산 투자는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성이 낮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를 분산하여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해외펀드 투자는 주로 신흥 시장에 집중되어 위험성이 낮은 것만은 아니다. 이원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은행 주택대출 장삿속 지나치다

    은행 주택대출 장삿속 지나치다

    서울 금호동에 지난해 11월초 25평형 아파트를 마련한 이모(33·회사원)씨는 약 2억원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았다.13년 거치 15년 분할상환조건이었다.13년간 매월 90만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회사원 7년차인 그의 이자부담은 월급의 2분의 1수준이다. 이씨는 “20평대 아파트에 살기 위해 61살까지 아파트 대출을 갚는다고 생각하면 갑갑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의 김모(31·회사원)씨도 지난해 7월 2억원을 대출받아 32평형 아파트를 3억 8000만원에 구입했다. 조건은 1년 거치 14년 분할상환. 김씨는 “월급쟁이 입장에서 2억원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당시 은행에서 ‘요즘은 다 대출 받아서 집 산다. 금세 또 오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적극 권유해 망설임을 접었다.”고 했다. 하지만 담당직원은 최근 “앞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고 규제도 강화돼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부담되면 파는 게 어떠냐.”고 해 김씨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김씨는 “설득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그러는지 모르겠다. 집값도 제자리인데…”라며 흥분했다. 대출자의 상환능력과 계획을 꼼꼼히 살피지 않고 ‘묻지마 대출’에 매달렸던 은행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요즘 대출자들이 패닉 상태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거액의 대출을 받았다가 1가구 1주택 비과세가 적용되는 시점인 만 3년 뒤에 아파트를 팔아 대출을 일시에 상환할 수 있었다. 시세 차익을 보는 ‘한탕’이 가능했다. 그러나 가격정체기나 하락기에는 불가능해서 문제가 된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모(39·회사원)씨는 지난해 11월말 4억 5000만원에 집을 사면서 2억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3년 거치 20년 분할 상환이다. 이자만 120만원선. 김씨는 “대출 때 3년 뒤에 상환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은행에서는 ‘3년 뒤 재연장이 가능하고, 다른 은행에서 ‘갈아타기’도 할 수 있으니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은 ‘갈아타기’가 아예 불가능하다. 그는 ‘시한폭탄’을 들고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채권자인 은행은 걱정이 없다. 은행들은 “대출자들이 상환하지 못하면 대출금을 회수하면 된다.”고 말한다. 은행이 1순위 채권자인 만큼 회수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안이한 시각은 19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한 ‘월례 금융협의회’에서도 확인됐다. 시중은행장들은 이날 ‘주택가격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은행의 경영건전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상환 계획을 철저히 따지고 분할상환을 주문한다. 미국 뉴저지에 43만달러의 단독주택을 구입한 이모(37·교수)씨는 은행에 3000달러의 다운페이먼트(일종의 선납)를 한 뒤 나머지 40만달러를 20년간 대출받았다. 대출 다음달부터 매월 3000달러씩 갚아나간다. 이씨는 “상환액수와 기간에 대해 은행과 충분히 토론했다.”면서 “은행이 재정능력에 대해 더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 현재의 대출자들은 거의 상환능력이 없다.”면서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거치지 말고 대출과 함께 원리금을 분할상환하는 식으로 대출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의 금융자산대비 개인의 금융부채비중은 52.9%로 미국(31.5%)이나 일본(26%), 영국(35%), 타이완 (17%)보다 약 20%포인트 높아 상환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과거를 묻지 마세요’의 나애심(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과거를 묻지 마세요’의 나애심(2)

    국내 최초로 본격적인 ‘싱잉스타’ 시대를 연 나애심씨가 발표한 노래들은 대부분 오빠인 작곡가 겸 연주인 전오승씨가 만든 곡들이다. 이 ‘전봉수-전봉선’ 남매, 즉 ‘전오승-나애심’ 콤비는 대구 피란시절 취입한 나애심씨의 데뷔곡 ‘밤의 탱고’를 시작으로 ‘언제까지나’ ‘미사의 종’ ‘황혼은 슬퍼’ ‘과거를 묻지마세요’를 비롯해 60년대 들어서도 ‘맘보는 난 싫어’ ‘해 떨어지기 전에’ ‘아카시아 꽃잎 질 때’ 등을 잇달아 히트시킨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우리 생활 속에 미국 문화가 급속히 유입되었다. 대중가요 역시 상당수의 노래가 5음계를 탈피해 화성과 선율이 서양화되기 시작한다. 이전 가요에서 찾기 쉽지 않았던 새로운 리듬들이 속속 등장할 무렵 당시 젊은 작곡가 전오승 역시 특히 폴카나 룸바 리듬에 매력을 느낀 듯하다. 계층상승적 욕구와 더불어 이러한 새로운 조류가 유행을 선도했던 그 변화의 중심에 전오승씨가 있었고 그와 콤비를 이루며 새로운 리듬을 따라 인기를 누리던 리더가 나애심씨였다. 이들 남매의 대표곡 중 하나가 ‘과거를 묻지마세요’. 이 노래는 1959년 개봉된 영화주제가로 영화에서의 타이틀 롤은 배우 문정숙씨가 맡아 열연했다. 주제가는 정성수 작사, 전오승 작곡, 나애심 노래로 이들은 모두 이북 출신이다. 이를테면 아픈 역사의 증언이요, 우리 민족의 넋두리인 셈이다. 작사자 정성수씨는 이 노랫말을 통해 ‘38선이란 장벽이 하루 빨리 무너지고 북녘 땅에도 성당의 종소리가 울려 어둡고 괴로웠던 과거를 서로 묻지 말고 앞으로 평화롭게 함께 살자’라는 메시지를 담아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의 희망을 동시에 노래하고 있다. 아울러 이 노래의 빅 히트와 더불어 한때 이 ‘과거를 묻지마세요’라는 단어는 남녀관계를 비유하는 말로 비화되어 한동안 유행어로 대중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은막의 스타’로서 나애심씨는 1956년 ‘백치 아다다’에 이어 ‘나는 너를 싫어한다(권영순 감독)’,‘쌀(신상옥 감독)’,‘육체의 고백(조긍하 감독)’,‘감자(김승옥 감독)’등을 비롯해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의 활동이 주춤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 “처음엔 다큐멘터리 기록영화, 문예영화 등에 주로 출연했어요. 이후 술집마담 같은 역을 맡기도 했는데 어느 날 세 살 난 어린 딸이 젓가락장단을 두드리며 엄마의 영화장면을 흉내내며 놀고 있더군요. 이때 충격을 받아 이후부터는 주어지는 배역들에 지나치게 신경쓰다 보니 연기 폭이 많이 위축되었지요.” 이 회고 속에 등장하는 어린 딸이 바로 가수 김혜림씨.1989년 ‘DDD’라는 노래를 발표해 사랑받았던 가수다. 그렇듯 ‘나애심 가족’은 소문난 ‘스타 패밀리’였다. 오빠인 연주인 겸 작곡가 전오승씨, 그리고 신상옥 감독의 영화 ‘사랑방손님과 어머니(1961년)’에서 ‘옥희’로 기억되는 아역배우 출신 전영선씨가 바로 전오승씨의 딸. 또 나애심씨의 세 살 아래 동생 전봉옥씨 역시 성악을 전공했던 재원으로 전오승 작곡의 ‘샌프란시스코의 꾸냥(姑娘)’,‘스냅 사진사’ 등을 발표했던 가수. 아울러 나애심씨의 딸인 가수 김혜림씨까지, 말하자면 이들 ‘연예가족’의 이야기는 한동안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애심씨의 큰 키는 세월이 지나면서 많이 줄었다. 아울러 본인 스스로 ‘쿤타킨테 머리’라 부르는, 이른바 머리숱이 많아보이게 하는 파마 헤어스타일로 변신해 지내고 있다는 조크를 던지기도 하는 그는 1983년부터 그 동안의 모든 연예활동을 접고 신앙생활에만 전념하고 있다. 동시에 ‘세상노래’는 앞으로 입에 올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그동안 성가집만을 틈틈이 발표해 왔다. “처음 병원에서 ‘골다공증’ 진단이 나왔을 때는 그게 무슨 용어인지 몰라 ‘골고다의 언덕’이라고 하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고 살아왔지요. 또한 연예활동 내내 나이를 적게 속였으나 이제는 하나님을 믿으니 거짓말은 더 이상 안 되겠지요?”라며 실제 본인은 ‘30년 말띠 생’이었음을 웃으며 밝히기도 했다. 특히 물자부족과 열악한 시설로 ‘우리나라 최악의 음반 침체기’였던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 더욱이 음반 제작 자체가 결코 쉽지 않았던 그 시절 ‘전오승-나애심’ 콤비가 남긴 아름다운 노래들은 그 때문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낚시광’으로도 소문난 작곡가 전오승씨는 현재 딸 전영선씨와 함께 미국 LA에 거주하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특정지역 쏠림… 환리스크 우려

    재정경제부가 해외펀드의 주식양도차익에 3년간 비과세하기로 하자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특정지역으로 해외투자의 쏠림현상 ▲국내 증시의 수급불균형 ▲‘묻지마 투자’에 따른 위험성 증가 등이다. 재경부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특정 이해 관계자에게만 불리하다고 큰 틀을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증권·투신업계에 따르면 비과세 혜택에서 제외된 ‘역외펀드’와 국내외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의 자금이 국내 해외펀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문제는 대부분의 해외펀드가 중국 등 특정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몰려 투자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해외펀드의 투자처는 중국 45.2%,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15.4%, 인도 8.7%, 친디아(중국과 인도) 6.3% 등으로 아시아권 이머징 마켓에 쏠렸다.반면 재간접펀드는 아시아지역 분산투자 상품이 31.2%, 글로벌 분산투자 상품이 26.3%로 포트폴리오 구성이 안정됐다. 증시 관계자는 “비과세를 통한 해외투자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일부 펀드에만 혜택을 주면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로 돈이 몰려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에 정부는 “수익률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될 문제”라고 밝혔다. 대우증권의 이건웅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수급기반이 나빠질 가능성은 있지만 국내에서 고수익을 올리는 펀드가 탄생하면 국내로 자금이 유턴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최대 150억달러 자본순유출 효과”

    정부가 15일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의 최우선적인 목표는 국내에 넘쳐나는 달러가 해외로 빠져 나가도록 길을 터 원·달러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최대 150억 달러의 자본 순유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단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환율 안정에만 ‘올인’하다 보면 탈세·도피성 외환 유출 등 부작용이 뒤따를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기업들의 해외투자 지원과 해외 펀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투자한도도 300만 달러로 늘어난다. 외화 유출 확대를 통해 환율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궁극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 자본수지 적자’라는 선진국형 시스템의 토대를 구축하자는 복안이다. 정부는 최근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흑자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에 달러가 초과 공급돼 환율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 절상 정도는 주변국가에 비해 더욱 심하다. 지난해 원화는 달러화 대비 8.8%나 절상됐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0.7% 절하됐다. 타이완은 절상률이 0.7%에 그쳤다. 이를 위해 정부는 투자신탁과 투자회사의 해외 주식투자에서 발생한 매매차익 분배금에 대해 3년 동안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현재는 국내 주식의 매매차익은 비과세지만 해외주식 거래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14%의 소득세가 원천징수돼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또 국내에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해외 자산운용사의 규모 요건도 5조원에서 1조원으로 인하된다. 부동산 펀드와 실물 펀드 판매 등도 허용된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자본유출과 자본 억제 효과 등을 모두 따져 100억∼150억 달러의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환율 안정과 관련) 상당한 안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중장기적으로는 외환의 안정적 수급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환율 안정 효과를 논하기에는 애매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방화 흐름에 맞춰 자본시장 자유화라는 제도적인 길을 터주는 정책임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장에는 환율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이번 방안은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940원선 위로 올라갈 때 선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이번 대책의 효과에 의문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금융인력과 시스템 등 취약한 국내 여건을 고려해 정책 추진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배 연구위원은 “과거 외환위기는 우리의 경제 수준보다 빠르게 외환시장을 열어 발생한 것”이라면서 “해외 투자 규제 완화로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되면 급격한 자본 유출 현상도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산도피 목적의 불법적 외환 유출이나 ‘묻지마 투자’ 등 부작용 발생을 막기 위한 정부 모니터링 강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새해엔 나이를 묻지마세요/류재명 서울대 지리학 교수

    새해라는 말 참 재미있다. 지난해 하늘을 왔다 갔다 하던 해, 어디 가고 새 태양이 떠올랐나? 화롯불처럼 지난해의 태양 불 버리고 새 태양 만들어 켜놓은 것도 아닌데, 왜 새 해라고 할까? 새 ‘불’을 말하는 게 아니고, 새 ‘년’을 말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렇다. 단군 이래만 따져도 수천 년이나 세월이 흘렀는데, 무슨 새 ‘년’인가? 사실 새해란 말은 우리가 보는 대상이 새것임을 알게 되었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새 눈’으로 보자는 우리의 다짐이 담긴 말이다. 우리가 보는 대상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사물을 보는 내 마음을 바꾸려고 하는 이 정신, 얼마나 훌륭한가? 그런데 인간은 항상 훌륭한 생각만 하는 게 아닌가 보다. 새해라는 말을 그렇게 자주 사용하면서도, 아직도 새롭게 바꾸지 못하는 생각들이 많다. 그런 게 한두 가지 아니지만 먼저 나이에 대한 우리의 바보 같은 생각을 살펴보자. 지난해의 그 ‘헌’ 태양을 새해라고 생각하는 것은 놀라운 발상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과감한 생각을 사람의 나이를 볼 때에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나이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은 참으로 이중적이다. 스스로는 늙어간다고 서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론 몇 개월 누가 먼저 태어났나 따지면서, 아랫사람 지배하려고 하는 바보짓을 못 버리는 사람이 많다. 우리의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시대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농경시절에는 나이가 삶의 지혜를 짐작케 하는 하나의 지표였을 수 있다. 세상에 첫발을 디딜 때나 회갑, 진갑 등의 잔치를 할 때나 기술에 차이가 없는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나이 하나만으로도 젊은이들에게 공경을 요구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떤가?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첨단제품이 몇 년도 지나지 않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으로 전락해 버릴 정도로 변화 속도가 빠른 때이다. 다시 말하면 과거에 대단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 해도 오늘이나 또 내일에는 그 지혜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시절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알게 모르게 인지하고 나이 먹는 것을 걱정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나이가 공경의 대상이 되던 옛날의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초면임에도 나이를 물어보고 상대방의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바로 어른 행세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나이깨나 먹은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나이를 따지면서 상대를 지배하려고 하는 경우를 본다. 세상에 우리처럼 ‘나이’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흔치 않을 것이다. 우리의 나이 문화에 무슨 문제가 있나? 어떻게 보면 ‘동방예의지국’의 전통으로 노인공경과 이어져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생각이 든다. 현대 정보산업사회에서의 국가 경쟁력은 새로운 지식의 생산과 유통 속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정보의 양도 중요하지만 같은 양의 정보라고 해도 사회적으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빠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정보의 혜택자도 많이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사람 간에 의식하는 장벽이 많으면 정보의 교류는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나이, 성별, 피부색깔 등으로 우리가 장벽을 의식하여 각자가 가진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는 문화가 강하면 강할수록 국가의 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지지 않겠는가? 나이를 따지는 우리의 문화도 우리가 만든 아이디어에 지나지 않는다. 수십억 년이나 늙은 태양까지도 새해로 보는 ‘혁명적인’ 생각을 사람의 나이를 볼 때에도 적용해 보면 어떨까? 류재명 서울대 지리학 교수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과거를 묻지마세요’의 나애심(1)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과거를 묻지마세요’의 나애심(1)

    정열적인 눈, 이지적인 마스크로 등장,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노래하는 스타, 즉 ‘싱잉 스타 시대’를 열었던 나애심(77)씨.1953년 ‘밤의 탱고’를 시작으로 300여 곡의 주옥 같은 노래를 남김과 동시에 1980년대 초까지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그는 스크린과 무대를 동시에 장악, 배우와 가수 두 분야에서 모두 큰 획을 그었던 인물이었다. 아울러 ‘백치 아다다’,‘과거를 묻지 마세요’,‘미사의 종’,‘아카시아꽃잎 필 때’ 등 직접 영화에 출연하며 동시에 영화주제가까지 히트시켰다. 당시로서는 꽤 큰 키에 속하는 162㎝에 ‘버스트, 웨이스트, 히프 사이즈가 몇이냐.’로 화제가 되며 한국 여배우 최초로 글래머 스타라는 칭호까지 얻은 그의 또 다른 애칭은 ‘한국의 안나 카시피’. 이렇듯 이국적인 용모가 돋보이던 나씨는 실제로 ‘춤추는 안나’라는 노래까지 발표했을 정도. 나씨로부터 시작된 글래머 스타, 즉 육체파 배우의 계보는 이후 김지미, 도금봉, 김혜정으로 이어졌다. ‘글래머스타’이자 ‘멋쟁이의 대명사’로 1950∼60년대 예술인들의 집합지인 ‘명동시대의 주역’이기도 했던 나씨는 또한 당대 예술가들과 폭넓은 교류를 가지며 시인 박인환이 즉석에서 시를 쓰고 극작가 이진섭씨가 즉흥적으로 곡을 붙여 만든 노래 ‘세월이 가면’을 현장에서 최초로 부른 일화 속 인물로도 유명하다. 본명은 전봉선(全鳳仙).1930년 9월5일 부친 전상연, 모친 장중차 사이의 5남3녀 중 장녀로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났다.‘과거를 묻지 마세요’ ‘미사의 종’의 작곡가 전오승씨가 바로 그의 친오빠. 진남포여고를 졸업한 뒤 잠시 아이들을 가르치던 스무 살 때 6·25 전쟁이 발발한다. 이어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된 이튿날, 그는 당시 정동방송국(현 KBS, 당시 이념의 혼란기라 ‘대적방송국’이라고도 부름)의 ‘HLKA 경음악단‘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던 오빠 전오승씨를 찾아 단신 월남한다. 이듬해인 1·4 후퇴 당시 서울로 피란내려온 나머지 가족들과 가까스로 상봉, 피란길에 오른다. “당시 오빠와 함께 방송국 경음악단에서 활동하던 박춘석, 최상용씨 등 연주인 여덟 명의 가족들, 총 80여명과 함께 남쪽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피란민 행렬에 합류했어요. 먹을 것이 없어 한 끼 걸러 한 끼씩 동냥을 하며 죽음의 사선을 넘던 그 25일 간의 일들은 지금도 생각날 때마다 가슴이 메어옵니다.” 그의 회고다. 그렇게 정착한 대구 피란 시절, 그는 작곡가 김동진씨를 단장으로 이북 출신 예술인들로 구성된 ‘꽃초롱’ 단원으로 입단, 첫 무대 활동을 시작한다. 이 무렵 곽규석(후라이보이), 구민(성우) 그리고 현미(가수) 등과 오페라 ‘아리아’의 무대에 서기도 했고 또 호구지책으로 함께 피란생활을 하던 김미정(미스코리아 출신 영화배우, 가수 현인의 미망인), 그리고 이경희(영화배우), 그리고 막내 동생 전봉옥(가수) 등과 함께 ‘아리랑시스터즈’를 결성해 미8군 무대와 일반무대에까지 나섰다. 비록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지만 미군부대공연을 갈 때마다 손짓발짓해가며 군인식량이나 초콜릿,DDT, 휴지 등을 얻어 와야 했을 만큼 물자가 매우 귀했던, 절박한 시절이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도 실력을 인정받은 나씨는 당시 대구에 있던 오리엔트레코드 녹음실을 빌려 정식 음반을 첫 취입한다. 전오승 작곡의 ‘밤의 탱고’,‘정든 님’ 같은 블루스 리듬의 곡들로 당시엔 녹음 시설과 방음 시설이 매우 열악해 어렵게 녹음을 끝낸 뒤 테이프를 틀어 보면 ‘재치국 사이소!’ 같은 당시 주위의 소음들이 종종 들어가 있어 몇 번이고 재취입해야 하는 소동이 다반사로 일어나던 시절이라 회고했다. 이 때 처음 사용한 예명이 나애심(羅愛心).‘나는 내 마음을 사랑한다.’라는 뜻을 담은 이름으로 ‘빈대떡 신사’로 유명한 가수 겸 작곡가 한복남씨가 지어준 것. 환도 직후, 영화배우로도 활동을 시작하는 그는 16㎜ 다큐멘터리 ‘여군’을 시작으로 ‘불사조의 언덕’ ‘미망인’ 등 전쟁영화에 이어 극영화 ‘구원의 애정’에서 첫 주연을 맡는다. 이 영화의 주제가가 ‘물새 우는 강 언덕’. 영화에서는 나씨가 이 주제가를 불렀고 음반으로는 백설희씨가 취입해 널리 알려진 노래다. 이어 문예영화 ‘물레방아’로 주목을 받은 그는 계속해서 계용묵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백치 아다다’에 캐스팅되는데 처음엔 기분이 매우 언짢았음을 숨기지 않았다. 가수로서 목소리 연기 또한 누구보다 자신 있었는데 하필 대사가 거의 없는 언어 장애인 역할이 맡겨진 것이 나름대로 불만이었던 셈. 그러나 6개월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촬영된 이 영화의 연출을 맡았던 이강천 감독은 늘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그의 선글라스 아래에는 항상 눈물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이 감독의 실제 다섯 살 난 딸이 바로 언어장애인이었기 때문. 해서 나씨는 ‘아다다’ 역을 위해 온몸을 던져 열연함과 동시에 ‘가고파’의 작곡가 김동진씨가 곡을 쓰고 홍은원씨가 노랫말을 만든 주제가 또한 발표되자마자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며 큰 반향을 몰고 왔다. 결국 이 ‘백치 아다다’는 그의 대표곡이자 대표작으로 자리잡는다.1956년의 일이다.(계속)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2)] 4000만원 딱지 두달새 두배로… “없어 못팔아”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2)] 4000만원 딱지 두달새 두배로… “없어 못팔아”

    ■ 판교 신도시 ‘묻지마 투기’ 현장 ‘판교 로또’라고 불리면서 지난해 투기 광풍에 가까운 투자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판교의 겨울은 적막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9일 찾은 판교는 제2의 투기열풍이 불면서 내홍을 예고하고 있었다. 판교 신도시는 불법성 거래가 성행하는 투기의 온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상가 딱지는 없어서 못 판다.6월이면 값이 두 배로 뛸 텐데 누가 팔겠느냐.”고 말했다. 판교에서 처음 찾은 A부동산중개업소 이모씨는 “4000만∼5000만원에 거래되던 딱지가 최근 두 달 사이에 8000만원으로 올랐다. 원주민 대상자들 70∼80%가 이미 다 팔아 넘겨 매물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가 딱지를 10여개씩 물건 사듯 싹쓸이하는 사람도 봤다.”고 전했다. 상가 입찰우선권인 상가 딱지는 오는 6월 대상자로 확정되기 전에는 잠재적인 권리일 뿐이다. 그래서 ‘물딱지’라고도 불린다. 이런 허점을 노려 물딱지를 중복해서 팔고, 심지어 이중삼중으로 팔아넘긴 사례도 나온다.B부동산중개업소 오모씨는 “아직 등기를 확인할 수 없으니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딱지 하나를 4명에게 속여 팔았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도소득세를 편법으로 해결하는 아이디어도 나온다.C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부분 상가 딱지를 거래한 값이 8000만원이라면 양도세 부담까지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팔아넘긴 원주민은 차익의 5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하지만 매입자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양도세를 얼마나 내야 할지 모르는데도 양도세를 500만원에 해결해 주겠다고 나서는 부동산도 있다.D중개업자는 “매매가격을 1000만원으로 후려치는 ‘다운 계약서’를 작성해 양도세를 500만원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판교 주변의 백현동·궁내동에는 상가조합이 난립해 있다. 거리 곳곳에는 조합원 가입을 권하는 플래카드들로 어지럽다. 조합들은 확성기 차량은 물론 지역신문과 지역 케이블 TV에 광고까지 내면서 치열한 유치전을 벌인다. 딱지를 많이 모아야 대규모 상가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E상가조합은 조합 가입 조건으로 토지매입비와 건축비 대납이란 약속을 내걸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상가 딱지는 말 그대로 분양권일 뿐, 진짜 상가를 분양받으려면 부지도 사야 하고 건물도 지어야 하는데 여기에만 최소 1억 5000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면서 “부담이 될 테니 추가부담금을 조합에서 부담하겠다.”며 조합 가입을 부추겼다. F상가조합의 얘기는 달랐다. 관계자는 “일부 조합에서 공짜로 주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말도 안 된다.”면서 “비용을 대납하고 8평짜리 상가를 주겠다고 하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불리한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을 ‘최대 규모’라고 내세운 G상가조합은 “무조건 조합원이 많아야 좋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조합원 수백명이 모이면 건물을 여러 층 지을 수 있고, 용적률에 따라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러면 토지매입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며 가입을 권했다.H조합은 16평짜리 상가를 주겠다고 약속했고,I조합은 수익의 50%를 조합원에게 돌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등 조합들은 조합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 ‘상가 딱지’ 중복 계약 확인 사실상 불가능 “정식 계약이 체결되고 나면 피 튀기는 한 판 싸움이 벌어질 거요.” 판교 부근 백현동의 K조합에서 만난 원주민 대상자인 김모씨는 “이 조합, 저 조합에 동시에 가입한 사람도 많고 조합끼리 멱살잡이하는 모습도 가끔씩 목격할 수 있다.”며 판교 상가 딱지가 몰고 올 엄청난 후유증을 우려했다.‘피 튀기는 한 판’이 가시화되는 시점은 오는 6월쯤이 될 전망이다. 그때쯤에는 주택공사·토지공사·성남시 등 3개 공동시행처가 상가 딱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원주민 상가 딱지 대상자 개인이 아닌 그들로 구성된 조합이 계약 대상이다. 계약을 치르고 나서 원주민 대상자가 상가 딱지를 중복 계약한 게 드러나면 원주민 대상자와 매입자간 분란이 빚어질 게 뻔하다. 한 번 전매를 허용했기 때문에 딱지 매입자들은 원주민 대상자에게 자신의 명의로 이전을 요구할 테고, 이 과정에서 많게는 3중4중으로 중복 판매한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S부동산 관계자는 “조합과 시행처간 정식 계약이 체결되고 나면 실제 권리를 가리려는 법정 분쟁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원주민 대상자들의 조합 중복가입이다. 토공 관계자는 “중복 가입으로 드러나면 조합은 상가 용지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1개 이상의 조합에 중복가입한 원주민 대상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해당 조합은 시행처와 상가 택지 분양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조합들간 무더기 소송은 불 보듯 뻔하다. 조합은 원주민 대상자들로부터 다른 조합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각서를 형식적으로 받고 있기는 하지만 중복 계약 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주민 대상자들과 조합들 간의 분쟁 가능성도 있다. Q상가조합 조합장은 “조합 운영비만 한 달에 3000만원 이상 막대하게 들어간다.”면서 “벌써부터 시행사에서 빌려쓴 빚 독촉으로 잠적한 조합 임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 “불법매매 우린 몰라” 손놓은 공공기관 양모(32·여·회사원)씨는 원주민 대상자인 친척을 대신해 판교 상가딱지 매매가 문제가 없는지를 알기 위해 한국토지공사·성남시와 함께 판교 신도시 개발의 3대 시행사의 하나인 대한주택공사에 전화를 걸었다. 주공의 판교사업단 직원 P씨는 판교의 상가 딱지 거래가 불법이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 권리를 파는 것에 대해서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일은 막말로 우리가 알 바 아니다.”라면서 “알아서 하라.”고 했다. 양씨는 토공의 판교사업단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대답은 마찬가지.“사겠다는 사람과 약속을 해서 돈을 주고 받는 것이 나중에 도움이 될지는 본인 스스로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는 답변을 들었다. 성남시도 “대상자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체도 없는 생활대책용지 권리증 불법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은 몇번 들었고 나중에 사기피해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사기관이 할 일이지, 행정기관에 문의할 게 아니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신도시 기획팀 관계자도 문제점을 알고는 있지만 개인간 약속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 [사설] 묻지마 해외부동산 투자 자제해야

    해외부동산 투자 열기가 한창이라고 한다. 지난 5월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매입이 허용된 이후 10월 현재 내국인의 해외부동산 취득은 937건,3억 6000만달러나 된다. 실거주 목적의 투자만 허용됐던 지난해에 비해 1년새 건수·금액이 30배씩 늘어났다. 해외부동산 투자가 이렇게 급증한 데는 정부 조치의 영향이 크겠으나, 그만큼 국내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넘쳐난다는 뜻일 게다. 그러나 돈깨나 있다는 사람들이 요즘 너도나도 해외부동산에 눈을 돌린다니 걱정부터 앞선다. 개인이 여유자금으로 재산을 불리겠다는데 말릴 일은 아니다. 해외부동산으로 돈이 흘러가면 국가적으로도 달러유출에 따른 환율안정에다 집값 폭등이 잦아드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외부동산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으면서 무분별한 투자가 성행하면 투자손실이나 사기를 당할 우려가 적지 않다. 실거주 투자는 별문제 없겠으나, 투자목적인 경우는 부동산을 원격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만약에 대비해서 투자금의 회수도 고려해야 한다. 전단광고지와 현지교포의 말만 믿고 큰돈을 덜컥 투자할 일이 아닌 것이다. 강남·분당을 중심으로 해외부동산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는데, 부화뇌동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 정부도 해외투자의 문을 열어두기만 하고 사후 조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1980년대 일본이 엔화강세를 업고 해외부동산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개별 투자보다는 합법적 금융기관을 통한 펀드형식의 안전한 투자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해외재산 보호를 위해 투자급증 국가와 긴밀한 제도적 채널도 구축해야 한다. 부동산 말고 원자재 매입 등 생산적 투자지원으로 해외투자를 다각화할 필요도 있다.
  • [사설] ‘공동선 위해 시위도 양보할 줄 알아야’

    서울 도심이 어제 몸살을 앓았다. 한·미FTA 저지 궐기대회와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연가투쟁 집회 등 각종 시위가 잇따라 열렸기 때문이다.FTA 반대시위는 부산 등 전국 13개 도시에서도 열렸다. 시위는 대부분 오후에 시작됐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은 아침부터 시작됐다. 경찰 차량이 일찌감치 시위장 주변에 배치됐고, 시위본부의 선전용 확성기가 곳곳에 등장하는 바람에, 시민들은 종일 교통체증과 소음에 시달려야 했다. 일부 지역에선 시위대에 의한 고속도로 점거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제 시위에 대한 인식과 행태가 달라져야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도심으로 몰려나가 자신의 주장을 쏟아내는 ‘묻지마 시위’는 시민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 낼 수 없다. 사회의 외면을 자초할 뿐이다. 최근 ‘평화적 집회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민·관공동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시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응답자가 시위로 인한 교통체증 등 불편을 경험했다고 한다. 광화문 등 도심 시위는 안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또 응답자의 66%는 앞으로도 불법 폭력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인식했다. 위원회 공동의장인 함세웅 신부는 요즘 시위가 지나치게 이기적인 접근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자유로운 집회는 보장돼야 하지만 공동선을 위해선 양보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이익만 막무가내 내세우는 ‘떼 법’의 시대는 지났다. 시위에 앞서 공동선과 보편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시위에서 엄격한 룰과 금도를 지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집회 장소나 시간을 재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도심 집회는 주말만 허용하고, 평일은 4대문 밖 외곽을 활용하는 방안을 관계당국과 시민단체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 고덕 주공 16평 호가 2000만원↓

    ‘11·15대책’이 나온지 5일 만에 집값이 일단 잡히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주택시장에서 사자 주문이 줄어들고 추격 매수세가 약해져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중개업계는 아파트값이 단기간 폭등한 데 따른 경계심리 확산과 공급 확대에 따른 집값 안정이 예상되면서 묻지마 사재기가 주춤해졌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거래 부진은 내년 봄 이사철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호가 오름세 꺾이고 거래 중단 수도권 전역에서 아파트값 폭등세가 일단 진정됐다. 대책이 나오기 전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은 차분해졌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대책 발표 후 호가 올리기 경쟁이 사라지고 약세로 돌아섰다. 개포 주공 13평형 아파트는 가구당 1000만∼2000만원 호가가 떨어졌다. 고덕 주공2단지 16평형은 7억원에서 6억 8000만원으로 내렸다.이병헌 대모산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장은 “이번 대책이 급등한 아파트값을 한꺼번에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일단 추격 매수를 잡고 가격 오름세를 꺾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강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대문구 독립문 일대 아파트는 대책 이전까지만 해도 사자 주문이 밀려드는 데 비해 팔자 물건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었지만 대책 이후부터는 널뛰기 오름세가 잡혔다. 김정선 삼호공인중개사 사장은 “잇단 수요 억제 대책이 나오면서 단기간 폭등한 집값에 경고 사인이 켜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눈에 나타나는 집값 하락 현상은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내년 봄 이사철 전셋값 안정이 분수령 더 오르기를 기다리며 버티기에 들어갔던 팔자 매물이 일부 나왔지만 거래는 끊기다시피 했다. 이번 대책에 재건축 규제 완화가 포함되지 않아 추가 집값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한 강남 일부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이 조심스럽게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수요자들은 선뜻 달려들지 않고 있다. 아직은 집주인들이 관망세인데다 수요자들도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눈치만 보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멈칫거리다가 다시 강세를 띨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전문가들은 내년 봄 이사철 전셋값 안정이 주택시장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매매 가격 오름세가 진정됐기 때문에 전셋값만 잡는다면 추가 상승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내년 봄 이사철에는 2년 전 전세시장이 안정될 때 나왔던 전셋집 계약 갱신 시기와 맞물려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올리거나 월세로 바꿔 내놓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봄 이사철 전셋값 폭등을 막는 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자고나면 억~ 억~” 부동산 재테크 배우기 광풍

    “죄송하지만 낮 강의는 인원이 넘쳐 마감입니다. 저녁 강의는 어떠세요.”15일 오후 10시쯤 서울 서초동 상업지구에 있는 한 부동산 전문학원.4일간의 무료 부동산 특강을 마련했는데 예약 전화가 쇄도해 상담원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같은 시간 40여명이 오밀조밀 모인 3층 강의실에서는 강의가 한창이다. 대부분 직장인과 자영업자다. 학원측은 “부동산 열풍으로 여름에 비해 신청자가 두 배나 늘었다.”면서 “주부 등이 많은 낮 무료강좌는 며칠 전부터 서둘러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학원 여름보다 신청자 2배 집값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이 앞을 다퉈 부동산 재테크 학습현장으로 몰리고 있다. 기존 학원에 더해 대학 사회교육원, 백화점 문화센터까지 부동산 강좌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지만 수강 신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할 정도다. “남들은 돈 벌었다는데 앉아서 신세 한탄만 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배워서라도 준비해야지요.” 연봉 3000만원 수준의 중소기업 회사원 김모(30)씨는 신문광고를 보고 특강을 찾았다. 경기도 남양주시 직장에서 1시간 20분을 달려와 난생 처음으로 부동산 강의란 걸 듣게 됐다.“3년 전 결혼해 두 살짜리 아들과 아내와 함께 서울 면목동 부모님 집에 얹혀서 살고 있는데 앞으로가 너무 불안해요.”김씨는 무주택자 딱지를 떼기 위해 적금 2000만원에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아 7000만원짜리 재개발지역 주택을 구입하려고 계획 중이다. “투기꾼들 아니에요. 답답해서 왔어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온 전임석(39·은행원)씨는 현재의 26평짜리 아파트를 30평대로 늘려 이사하는 게 목표다. 아이를 위해 학군이 좋다는 인근 목동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미 두 지역간 가격차는 전씨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아파트 값이 올라 부자 됐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더 늦기 전에 공부를 해야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습니다. 수강료가 얼마가 드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두달짜리 부동산 과정을 운영 중인 K부동산 학원은 즐거운 비명이다.10차례 강의당 55만원의 적지 않은 수업료를 받지만 최근 정원 40명이 모두 사전예약으로 마감됐고 그보다 2주 후에 있는 강의도 이미 정원의 3분의2가 찼다. ●‘족집게 과외´·‘성급한 투자´ 조심해야 목 좋은 곳을 고르는 현장 강좌도 인기다. 전문가와 버스를 타고 다니며 아파트 등의 투자가치와 땅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학원 관계자는 “참가비 5만원에 전세버스를 대절해 평일 아침 함께 출발하는데도 인원이 넘쳐 못 받을 정도”라면서 “사업가, 월차를 낸 직장인, 주부 등 구성원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강사들도 상종가다.‘집중특강’‘일대일 강의’‘전화강의’ 등 형식도 다양하다. 한 강사는 “단기강의는 시간당 30만원, 일대일 강의는 시간당 20만원, 전화강의는 30분에 10만원 정도가 기본”이라면서 “하지만 신문·방송 노출이 많은 특급 강사는 요즘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른바 ‘족집게 과외’는 조심하라고 말한다. 한국부동산칼리지 김진현 원장은 “전문가에 기대는 초보투자가일수록 ‘대박’ 터지는 자리가 어딘지 등 구체적인 장소를 짚어달라는 일이 많은데 이는 아주 위험한 태도”라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만 의지하는 경우 대부분 묻지마 투자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칫 사기를 당하기도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급한 자세’가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재훈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아파트 청약바람 거세진다

    아파트 청약바람 거세진다

    기존 아파트값 폭등에 이어 ‘청약광풍’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 아파트 거래는 부진한 반면 새 아파트 시장은 모델하우스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등 청약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이 비정상적인 아파트값 폭등으로 ‘상투’를 잡을까 우려해 방향을 분양쪽으로 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값 폭등은 경매 시장도 달구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도 영향을 미쳐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묻지마 청약’ 조심 지난주 문을 연 서울 성수동 현대건설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연일 인산인해(人山人海)로 발디딜 틈이 없다. 주말에는 3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붐볐다. 입지가 빼어나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관심을 끌던 터라 어느 정도 인기는 예상했지만 인파가 이렇게 몰릴 줄은 현대건설측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승현(37)씨는 “아파트값이 오를 대로 올라 분양 아파트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새로운 평면에 고급 자재를 사용해 분양가가 다소 높더라도 기존 아파트에 비해 손해볼 것 같지 않아 청약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인천 한화메트로시티 역시 수요자들이 몰려 단번에 분양된 데 이어 100%계약으로 이어졌다. 건설사는 당초 지역 우선순위에서 분양을 마감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 서울 거주 청약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지역 거주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서울지역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청약할 기회조차 없었다. 5개 업체가 아파트를 내놓은 시흥 능곡지구도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5만여명을 넘어섰다. 입지가 그리 좋지 않고 분양가가 높다는 이유로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던 지역이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미분양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도 만만치 않다.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새로운 평형·자재 등으로 주택 품질 수준이 기존 아파트와 비교할 정도가 아니더라도 겉으로 드러난 분양가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당장 강제적으로 분양가를 끌어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신규 아파트를 청약하라고 권한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공공택지가 아닌 일반 아파트라면 분양가 인하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청약가점제 실시로 청약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통장 가입자들도 서둘러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묻지마 청약’을 경고하는 전문가도 많다. 은행돈으로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하던 관행에 어느정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지나치게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사람은 분양가가 저렴한 아파트가 공급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매, 미분양 아파트도 불티 비정상적인 아파트값 폭등은 경매시장 과열도 불러왔다. 값이 폭등하기 전에 감정한 가격으로 경매에 부쳐졌기 때문에 차익을 많이 남길 수 있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에 부쳐진 서울·수도권 아파트 고가(감정가 이상) 낙찰 건수는 지난 1월 61건에서 10월에는 318건으로 증가했다. 미분양 아파트도 줄고 있다.10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4만 6681가구로 전달보다 3202가구(6.4%) 줄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미분양아파트 885가구(18.4%)가 팔렸다. 기존 아파트값 상승과 청약시장 과열로 새 아파트를 빨리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라도 잡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月상환액 소득의 40% 안넘어야

    月상환액 소득의 40% 안넘어야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9)씨 부부는 최근 시중은행에서 ‘자산 리모델링’ 상담을 받았다.4년 전 김씨 부부는 1억 3000만원짜리 빌라에 살면서 주택담보대출 1억 2000만원을 받아 추가로 1억 6000만원짜리 집을 샀다. 맞벌이 부부여서 연소득이 6500만원 정도는 됐기 때문에 다소 무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 추가로 구입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대박의 꿈’이 가물가물해졌다. 더구나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신용대출까지 끌어다 쓰고, 저축을 게을리하는 바람에 총 부채가 2억원을 훌쩍 넘었다. 김씨는 “부채상환 원리금으로만 한 달에 170여만원씩 들어가는데다 교육비와 생활비까지 합치면 매월 100여만원씩 적자가 난다.”면서 “내년에는 1가구 2주택자에게 양도세를 중과한다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불패’가 계속되면서 김씨처럼 무리해서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신의 수입이나 상환계획을 따지지 않는 ‘묻지마 투자’로 가계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었고, 급기야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가계가 지출한 주택담보대출 이자액만 8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 1000억원보다 17.8%나 증가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위에서 아무리 부동산 성공 신화를 이야기하더라도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효과적인 재무설계를 위해서는 매월 부채 상환액이 월 순소득의 40% 이하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는 자기자본이 최소한 50%를 넘어야 안정적이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PB지원실 김은정 차장은 “이미 주택 구입 계획이 세워졌던 사람은 서두르는 게 좋지만, 아무런 계획 없이 덜컹 대출받아 집을 장만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면서 “집값 거품이 조금이라도 꺼지면, 소득 범위를 넘어서는 이자를 물면서 장만한 집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특히 “지금은 모든 아파트가 다 오르는 것처럼 보이나 곧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출받을 때는 자신의 수입과 현금 흐름을 따져본 뒤 만기에 일시상환할지, 월 상환액이 점차 줄어드는 원금 균등분할상환을 택할지, 아니면 상환액이 끝까지 똑같은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으로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연체 위험이 높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보다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금리는 물론 설정비와 중도상환수수료, 각종 금리 우대 혜택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인권 실종된 베트남 여성 결혼 중개

    한·베트남 남녀의 ‘묻지마 결혼’ 중개의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처녀에게 1대1 맞선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의 국적조차 알려주지 않고 5일만에 합방시키는 사례도 확인됐다. 그야말로 속전속결 짝짓기다. 중개업자의 잇속 챙기기에 밀려 결혼 당사자의 인격과 인권은 뒷전이라는 것이다. 어제 공개된 대통령자문빈부격차차별시정위의 보고서는 다수의 국민이 공범자가 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중개업자의 베트남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는 날로 심각해지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무감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도 국제결혼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동남아 출신 처녀를 신부로 맞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명절때가 되면 동남아 출신 신부를 둔 화목한 가정이 단골 메뉴로 언론에 소개되고, 너나없이 흐뭇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도 결혼중개업자의 동남아 처녀에 대한 인권 침해는 도를 더해 간다니, 이런 반문명이 없다. ‘묻지마 짝짓기’는 약자에게 강요되는 비열한 인권침해다. 베트남 등 현지에서도 여러차례 문제가 제기됐다. 동남아출신 신부를 맞는 우리의 농어촌 총각도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정부나 공적기관에서 제대로 된 처방전을 내 놓은 적이 없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 동남아 국가들과 합동으로 악덕 중개업자를 단속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경제형편이 조금 낫다고 동남아 처녀를 함부로 수입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더 이상 심어 줘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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