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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로스쿨 성공의 조건/소순무 대한변협 로스쿨대책위원장·법학 박사

    교육인적자원부가 당초의 로스쿨 총정원 결정내용을 번복하여 시행 첫해 총정원 2000명으로 늘리기로 확정하였다. 아직도 3000명 이상으로 확대를 요구하는 일부 대학의 반발이 남아 있지만 예비 단계에서부터의 첨예한 이해대립은 로스쿨의 성공적 정착에 어두운 전망을 안기고 있다. 오늘의 로스쿨 정원 갈등은 로스쿨 법이 국회에서 변칙 통과될 때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로스쿨 설립으로 일거에 일류대 반열에 오르려는 각 법과대학의 운영자들이 종래 거들떠 보지도 않던 법과대학에 엄청난 물적·인적 ‘묻지마 투자’를 한 결과다. 종래의 사법서비스를 소수 법조인에 의한 사법독점체제로 보고 이를 사법시험 증원이 아닌 제도적인 틀로서 허물자는 것이 로스쿨 도입의 기저에 깔린 사고이다. 사실 종래 소수이던 법조인은 높아지는 국민의 수준과 급변하는 사회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였고 그것이 로스쿨 도입의 계기가 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로스쿨 논쟁 12년 동안 법조계에는 변호사 업계에 시장원리의 작동, 여성 법조인의 급격한 증가, 다양한 학부 출신자들의 법조 진입, 대형 로펌을 통한 전문화 등을 통하여 이미 국민에 대한 사법서비스가 괄목하게 진전되고 있다. 사회공헌과 봉사를 추구하는 소규모 로펌도 생겨나고 변호사 단체들의 공익활동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종전의 틀로서도 이를 잘 가다듬어 가면 오래지 않아 국민이 바라는 사법서비스를 충족시킬 수 있었지만 결국 뿌리 깊은 법조 불신과 법조직역 이기주의라는 선입관념은 우리를 로스쿨이라는 어려운 시험대에 올려 놓은 것이다. 우리는 근대 사법 100년의 법조양성의 틀을 생소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여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법서비스의 적정한 수요와 공급을 위한 최적의 숫자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 국가의 사법제도 관행, 일반의 법의식, 분쟁해결의 전통, 국가발전의 수준, 문화의식 등에 따라 다른 역사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수요와 공급을 기초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사회적으로 적응성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로스쿨 총정원 논쟁은 애초부터 정답이 없는 것이었다. 국민들은 변호사의 공급확대만이 질 좋고 값싼 법률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믿을지 모르지만 이는 시장경제 아래서는 허구에 가깝다. 변호사 천국으로 인구 당 변호사 수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최근 세탁업을 하는 교포부부가 겪은 어처구니 없는 바지 소송은 선진국 미국의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 국민이 바라는 선진 법률서비스가 이와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초기 수 년 동안 대학이나 관련 단체들이 자기 입장을 자제하고 인내하지 못한다면 성공적 로스쿨은 헛 구호에 그칠 것이다. 여러 대학들의 현 행태로 보아 향후 개별인가 대학과 정원 획정의 단계에서 서로가 살아 남기 위해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일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로스쿨 신규인가나 증원 문제가 선거 때마다 정치권의 공약으로 내걸릴 것이다. 로스쿨을 가꾸어 가는 문제는 무엇이 진정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 심각하게 여러 각도에서 고민하여야 한다. 만일 이러한 고민 없이, 미래 사법서비스제도의 성패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 없이 각 대학과 단체들이 서로의 이익에 매달려 나눠먹기식 양적 확대만을 꾀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과연 어느 주장이 옳았는지 검증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불과 수 년 안에 판가름이 날 것이다.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6)유학생으로 먹고사는 대학들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6)유학생으로 먹고사는 대학들

    시드니 레드펀 소재 시드니대학 메인캠퍼스에 가면 ‘검은 머리’의 대학생을 많이 볼 수 있다. 캠퍼스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영어나 모국어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특히 학교의 명물인 중세풍의 건물 쿼드럼앞 잔디밭과 피셔도서관 앞의 매점부근은 일종의 만남의 광장. 이곳에 몇 분만 앉아 있으면 중국, 인도, 한국 등 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을 쉽게 본다. 영어 다음으로 많이 들리는 언어는 중국어. 그 틈새를 비집고 우리말도 들린다. 오랜만에 만난 한국 유학생들이 그동안의 회포를 풀고 있는 것이다. 낯익은 우리말에 취해 있다 보면 한국의 대학캠퍼스에 와있는 착각에 빠진다. 이런 풍경은 시드니대학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민 밀집지역인 이스트우드 인근 매커리대학에 가보면 유학생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졸업만 하면 영주권이 거의 보장되는 회계학과의 지명도가 높아 학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특히 UTS대학 한의학과의 경우 한 학년 정원 45명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한국 유학생들이다. ●전체 호주 유학생중 한국은 1만4866명으로 3위 호주국립대학(ANU), 멜버른대학, 시드니대학,NSW대학이 세계 50위안에 들고 모나시대학, 퀸즐랜드대학, 매커리대학이 세계 100위권 안에 드는 호주 대학들이 유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유학생들이 호주 대학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2007년 4월 이민부 최신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학생 가운데 중국인이 3만 9337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인도인이 2만 7445명으로 뒤를 이었고 한국인은 1만 4866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들 3개국의 유학생 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호주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교육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학들은 지난 수년간 두 자릿 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8%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졸리 비숍 교육부 장관은 “유학생이 많은 것은 호주의 우수한 교육체계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연간 100억 달러(이하 호주돈·약 8조 2206억원) 이상의 수출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대학들은 1980년대 중반까지는 공부를 마치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조건으로 유학생들의 학비를 무료나 저렴하게 해주는 정책을 펼쳤다. 이는 호주가 젊은 인재들을 양성,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교육에 상품적 가치를 부여하면서부터 이 정책은 사라져 버렸다. 호주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 먼저 유학원으로 빠져 나가는 돈이 적지 않다. 유학생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전세계 수백개 유학원에 학생 소개료로 연간 6400만 달러를 지불한다. 이는 전체 유학생들로부터 받는 수입의 3.8%에 달한다. 일부대학은 등록금의 25%를 소개비로 지불하며 보너스까지 지급한다. 가족이나 친구를 입학시키는 재학생에게 격려금이나 상품권을 주기도 한다. 소규모 유학원의 경우 소개료의 노예가 되면서 유학생들의 적성을 고려않고 소개료가 높은 대학으로 보내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유학생에게 돌아간다. 의사가 원예학을 공부하거나 간호사가 요리학교에 들어가는 웃지 못할 일도 생긴다. 또 하나 기본 실력을 갖추지 못한 유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학력저하와 함께 대학이 영주권공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재정의 15%를 유학생 학비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대학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묻지마 입학’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난은 연방 정부의 지원 부족도 원인이 됐다. ●“대학 학력저하·영주권 공장 전락” 비판도 밥 버렐 모나시대 교수는 “유학생의 33%는 영어실력이 형편없어 애당초 입학을 시키지 말아야 했었을 정도”라면서 “2005∼06년 영주권을 취득한 유학생 1만2000여명 중 34%가 국제영어평가시스템(IELTS)의 합격선인 6점에 미달됐다. 중국 유학생은 불합격률은 43%였고 한국과 태국 유학생의 불합격률은 50%가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UTS 한의학과 3학년 조한덕(23)씨는 “영어실력이 부족한 유학생들은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교과서를 통째로 외운다.”고 말했다. 반면 신기현(53) NSW대학 한국학교수는 유학은 ‘밖’에서 배워와 ‘안’에 기여하는 것으로 정의 내린 뒤 “NSW대 유학생 출신인 중국인 사업가, 싱가포르 정부 관리 등이 모교를 찾아와 연구 기금을 기부하는 일이 많다.”면서 “이들이 학창시절 이렇게 저렇게 잘 했었다는 얘기가 들리는 것을 보면 유학생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유학생들의 영어실력이 엉터리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연방정부는 올해 도입할 시민권 시험과 연계할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연방 정부는 총선을 앞둔 올해에 실질적으로 다문화주의를 폐기하면서 호주 가치관과 영어의 중요성을 최우선시하는 시책을 강력 추진 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재계에서도 유학생 고용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호주 대학에서 유학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사람들은 다음 두 분의 말을 곰곰이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진지하게 사고하려는 인내심과 의지가 중요하다. 모든 것을 쉽게 단시간에 노력을 투자함으로써 결과를 보려는 사고방식과 태도는 호주의 교육시스템에 적응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호주에서 교육받은 경험이 부족한 유학생들에게는 발표와 에세이 작문훈련이 필요하다.”(곽기성 시드니대학 교수) “호주에서의 교육은 critical mind (비판적 사고),quick thinking (빠른 판단),flexible thinking (유연한 사고),creativity (창조성) 등을 강조한다. 호주에서 공부를 잘 하려면 정해진 틀 안에서 기계적으로 생각하기보다 논리성을 갖춘 튀는 생각과 앞서 가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신기현 교수).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호주 미디어전문가 곽기성 교수 “루퍼트 머독의 뉴스 리미티드,PBL, 페어팩스 등 3개 미디어 그룹이 호주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다. 뉴스 리미티드와 페어팩스가 신문의 65% 이상을,PBL과 뉴스 리미티드가 잡지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 호주 미디어 전문가인 곽기성(48)시드니대학 아시아학부 교수는 11일 호주 언론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호주 신문과 방송의 규모는. -8개의 주에 11개의 일간지가 있고 각 주의 수도권에서 1∼2개의 종합 일간지가 발행된다. 전국지는 오스트랄리안과 파이낸셜 리뷰 두 개뿐이다. 지방·지역신문이 600개에 달한다. 영어외에 다른 언어로 발행되는 신문도 100여개 있다. 지상파 방송은 공영·상업 이원 구조이다. 공영 방송사로는 ABC와 SBS가 있다. 지상파 상업 텔레비전 방송사는 채널7, 채널9, 채널10 등 3개가 있다. ▶호주 콘텐츠 쿼터제란. -지상파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최소 55%, 유료 텔레비전은 최소 10%가 호주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방송 광고도 최소 80%가 호주 광고이어야 한다. ▶공영방영사인 ABC와 SBS의 차이는. -ABC는 연방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며 자체 헌장 하에 규제받고 있다. 상업방송사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정치적 간섭이나 영향을 배제하고 있다.SBS는 1980년대 이민자를 위해 출범한 방송사로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돼 왔으나 수 년 전부터 광고가 허용되었다.ABC는 고품질의 뉴스 및 시사 프로그램을,SBS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호주의 미디어정책은. -그동안 텔레비전·라디오·신문 간의 교차소유가 허용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달라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병행하는 규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디어 소유 규제 역시 다소 완화될 예정이다. 호주 콘텐츠 규제는 미국 프로그램의 범람을 막고 호주 문화를 유지, 육성하기 위해 수 십년 동안 유지해온 정책이다.2005년부터 발효된 호주·미국 자유무역 협정(FTA) 논의 당시 호주는 미국을 상대로 호주 콘텐츠 쿼터제를 지켜냈다. 호주 콘텐츠 규정은 큰 변화 없이 앞으로도 적용될 전망이다. ▶호주인들을 TV와 신문을 얼마나 접하는가. -저녁 7∼9시 사이 호주인의 40%, 전가구의 65%가 TV를 시청한다. 평균적으로 호주인들은 매일 3시간 7분 TV를 보지만 TV보다는 라디오를 듣는 시간이 더 많다.15세 이상의 호주인 가운데 55%가 평일에,65%가 주말에 1개 이상의 신문을 읽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색마’ 경계령! 8~38살여성 ‘묻지마’ 성폭행

    “세상에 이런 몹쓸 XX도 있나.사회에 대한 ‘복수’를 한다고 애꿎은 여성을 무차별 성폭행하다니!” 중국 대륙에 30대 중반의 한 사내가 사회에 대해 쌓인 불만을 아무런 죄도 없는 여성들을 무차별 성폭행하는 일을 자행함으로써 푸는 바람에 경악하게 하고 있다. 중국 중부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 창펑(長豊)현에 사는 한 사내는 지난 3년동안 무려 8∼38세의 여성 21명을 무차별 성폭행하는 천하의 몹쓸 짓을 저지르다가 붙잡혀 주변 사람들을 충격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신안만보(新安晩報)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5월23일 오후 1시쯤,창펑현의 모 초등학교.마침 수업이 끝난 시간인지라 수십명의 학생이 썰물처럼 교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아리잠직한 꼬마소녀 샤오훙(小紅·)양도 여느 때처럼 수업을 마치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혼자 귀가하고 있었다. 학교 담장을 길게 거의 다 돌아가자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공원이 나타났다.공원의 숲속에 난 조붓한 오솔길을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한 명의 ‘색마’가 나타났으니….어리고 약하디 약한 그녀는 속절없이 성폭행당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 발생 후 샤오훙양의 집안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서는 곧바로 창펑현 공안(경찰)국으로 달려가 신고했다.공안국은 고대 현장으로 달려가 현장을 조사해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성폭행사건 현장이 학교와 아주 가까울 뿐 아니라 대로와도 그리 멀지 않았다. 특히 사건 발생 시간도 학생들이 귀가하는 시끌벅적한 때여서 사람들의 왕래가 아주 빈번한 데도 주변 상황에 신경을 쓰지 않고 대담하게도 일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아니 이렇게 대담한 X도 있습니까.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서 성폭행 사건을 저지른 걸 보면 아무래도 초범은 아니고 별을 여러개 단 전과자임이 틀림없을 겁니다.” 사건 현장을 조사를 총지휘하던 공안국의 한 관계자가 아주 심각하게 말했다.창펑현 공안국은 이에따라 곧바로 ‘성폭행사건 특별수사대’를 꾸려 범인 색출에 나섰다. 공안국은 우선 지난 수년동안 창펑현에서 일어난 성폭행사건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다.그 결과 샤오훙사건의 수법이 지난 2004년부터 지난 3월까지 일어난 2건의 초중학교 여학생 성폭행사건과 흡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성폭행사건 특별수사대’가 수사를 벌이던 과정 속에서도 지난 6월26∼27일과 7월 13일 3차례에 걸쳐 또다시 성폭행사건이 터져 공안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이곳 주민들을 충격 속으로 빠뜨렸다.‘특별수사대’는 이번 연쇄 성폭행사건 범인도 범죄 수법 등으로 볼 때 샤오훙양사건과 동일인물임이 틀림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별수사대’는 샤오훙양 등 피해자들을 불러 정밀 조사해보니 범인은 나이가 20∼40세,키가 보통이며 검은색 상의를 입었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꼈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것으로 윤곽이 잡혔다.‘특별수사대’는 또 범행시간은 주로 학생들이 학교에 가거나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수사대’는 이같은 범인의 인적사항을 가지고 색출에 나섰다.그 결과 용의선상에 1997년 강간사건으로 세상을 온통 떠들썩하게 하고 붙잡혀 징역 3년을 살고나온 양(楊·36)모가 떠올랐다. 그는 최근들어 항상 학생들이 학교에 나가고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에 외출하며 다른 행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사나이인 것으로 드러났다.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위인이 오토바이와 휴대전화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공안국은 여러가지 사건 정황과 용의자 양의 인적사항,행적 등을 종합 조사해보니 양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공안국은 고대 ‘특별수사대’ 대원 20여명을 동원,양의 집을 포위한 뒤 덮쳤다.그때 한창 낮잠을 자던 그는 제대로 반항도 해보지도 못하고 덜미를 잡혔다. 공안국 조사결과 범인 양은 지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8∼38세 여성 21명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96년 성폭행 사건으로 붙잡혀 징역 3년을 산 것으로 밝혀졌다. 공안국의 한 관계자는 범죄 동기에 대해 “양이 지난 97년 성폭행 사건으로 붙잡혀 3년간 복역했는데,이때부터 ‘사회’에 대해 복수심으로 불타온 것이 이같은 엄청난 몹쓸 짓을 저지른 주요 원인이 된 것같다.”며 범행동기의 사소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돈줄 막혀 중견 건설업체 줄줄이 도산

    돈줄 막혀 중견 건설업체 줄줄이 도산

    지방을 중심으로 한 주택 미분양 대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무분별한 주택공급 확대와 정부의 획일적 규제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급기야 20일 정부가 미분양 주택 공공부문 매입과 세제혜택을 통한 민간자본 유치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공식 집계로만 9만채를 웃도는 미분양 주택의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의 심각성은 건설업체의 연쇄부도에서 잘 드러난다. 올해에만 시공능력 200위 이내 중견업체 중 한승종합건설, 신일, 세종건설, 동도 등 4곳이 부도를 맞았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집은 지었는데 분양대금이 안 들어온 탓이다. ●업계 “공식통계보다 미분양 훨씬 많다” 올 7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9만 822가구에 이른다.1998년 12월 말 10만 2701가구 이후 최대다. 수도권을 뺀 지방이 93.9%로 대부분이다. 특히 올 5월 이후 급증세다.5월에 전달보다 5178가구가 늘어난 데 이어 6월에는 1만 1353가구가 증가했다. 업체들은 고수익을 노려 분양가 상한제 실시 전에 분양을 끝내려고 물량을 쏟아낸 반면 청약대기자들은 상한제 적용 이후로 구입을 미룬 탓이다. 연말에는 미분양 주택이 12만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지방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중견업체 관계자는 “공식 통계로는 지방 미분양이 8만 5000가구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면서 “대출 규제에 따라 중도금을 다 내고도 잔금을 못내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건설업계판 ‘벤처 열풍’에 획일적 규제 미분양 사태의 1차적인 책임은 업계에 있다. 적지않은 건설사들이 사업성과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지방에서 사업을 확장했다. 주택업계는 2003∼2004년 수도권 재건축 시장이 경색되면서 지방으로 눈을 돌렸다. 수도권에서의 성공만 믿고 중대형 아파트를 대거 짓기 시작했다. 투기수요를 믿고 분양가도 높게 책정했다. 이 과정에서 지방에서는 공급이 초과상태라는 점과 수도권보다 취약한 지방의 경제능력이 간과됐다. 초기에 반짝하던 인기는 곧 사그라졌고 이내 청약미달 사태가 잇따랐다.2000년대 전후의 묻지마식 ‘벤처 열풍’이 주택업계에서 일어난 꼴이다. 정부의 획일적인 규제도 문제를 키웠다. 서울 강남지역 집값을 잡는 데 동원했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지방에 적용하면서 시장 침체를 부채질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한 업계의 노력도 치열하다. GS건설은 지난 3월부터 충남 연기군 조치원 죽림리에서 지난해 분양하다 남은 ‘조치원 자이’의 계약금을 80%가량 할인해 주고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해준다. 예컨대 당초 109㎡(33평형)의 계약금은 2200만∼2300만원이었으나 이제는 500만원만 내면 된다. 부산지역에서는 파격할인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7월 분양을 시작한 부산 정관롯데캐슬에 ‘아파트 공동구매제’를 적용하고 있다. 직장인 3명 이상이 공동계약을 할 경우 취득세와 등록세를 지원한다. 중도금은 무이자로 해준다. 쌍용건설은 최근 자사 아파트를 계약하는 사람들에게 660만원 상당의 경차를 끼워주기로 했다. ●전문가들 “정부가 나설 때”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지방은 주택공급이 100% 이뤄진 만큼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는 수도권의 시각으로 접근하면 답이 없다.”면서 “지방은 유주택자들이 새로 집을 교체하는 수요로 인정해 주고 1가구 2주택자에 대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등 강력한 지원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업계의 잘못도 크지만 문제 해결의 열쇠는 정부에 있다.”면서 “전매제한, 대출규제는 물론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고 양도세율을 낮춰 주는 등 거래 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태균 주현진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보고 또 봐도 한심한 신당의 경선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갈수록 가관이다. 예비경선에서 계산 잘못으로 순위를 뒤집는 촌극을 벌이더니 본경선에서는 박스떼기 접수에 이어 버스떼기 동원 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손학규 후보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통합민주당 지도부와 대선후보들은 공동책임을 느끼고 대오각성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신당 경선은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 낮아진 지지율을 일거에 만회하려고 완전국민참여경선이란 명목으로 무리한 경선 룰을 만든 데서 오늘의 혼란이 잉태되었다. 지역별 안배를 무시한 ‘묻지마 선거인단’ 모집은 유령 선거인을 양산했다. 거기에 더해 조직을 과도하게 가동한 후보가 나타남으로써 뒤처진 후보들의 극렬한 반발을 불렀다.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던 손 후보가 조직표에 밀려 순회경선 2등으로 내려앉고 여론 지지도마저 덩달아 떨어지자 그의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경선과정의 문제를 지적하는 손 후보측 항변이 일리는 있다. 그렇더라도 국민과 약속한 TV토론에 일방적으로 불참하고 칩거에 들어간 결정은 경솔했다. 경선 룰은 각 후보들의 양해 아래 만들어졌다. 부작용이 나타나면 보완을 요구할 수 있으나 그를 빌미로 한 중도하차는 당당하지 못하다. 손 후보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전력이 있다. 자신에게 불리하면 뛰쳐나간다는 인식이 고착됨으로써 몰락의 길을 걸은 다른 정치인 사례를 돌이켜보기 바란다. 손 후보는 빨리 경선무대로 돌아와 정상 일정에 복귀해야 한다. 토론과 회견을 통해 경선 절차를 바로잡는 노력을 하는 게 옳다. 그리고 당지도부는 선거인단 확대에 연연하지 말고 이제라도 유령선거인을 가려내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일각의 주장처럼 금품 동원이나 물밑 당권거래가 있었다면 철저히 조사해 엄단해야 할 것이다. 경선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 [사설] 위기의 정당정치, 대책 필요하다

    좋은 취지에서 출발했던 국민경선제도가 제 궤도를 이탈하면서 우리 정당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무조건 많은 유권자를 끌어들여 지지율을 올리는 이벤트로 활용하는 데 급급한 탓이다. 범여권의 이합집산으로 정당의 정체성이 크게 약해진 상황에서 대선후보 선출과정마저 민주주의 기본원리에서 벗어나고 있으니 큰 일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정당정치 복원노력은 외면한 채 그제 국고보조금 인상에 합의했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민경선제도는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를 본뜬 것이다. 공직선거 후보를 당원만으로 뽑을 때 나타나는 폐쇄성과 줄세우기 경향을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선거권 일부를 일반국민에게 개방하는 것은 좋으나 지금 대통합민주신당이 진행 중인 ‘묻지마 선거인단’을 통한 경선방식은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를 넘어선다. 미 캘리포니아주는 1996년 유권자가 여러 정당의 예비선거에 마음대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른바 블랭킷 프라이머리다. 미 연방대법원은 블랭킷 프라이머리가 정당결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위헌 판정을 내렸다. 과도기적 현상으로 이해하지만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등 주요 정당들이 여론조사를 포함시킨 점도 표의 등가성, 비밀선거 원칙에 맞지 않는다.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정당들의 경선이 원천무효라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본경선을 남겨둔 통합민주당과 이제 경선전에 돌입한 민주당은 경선 운용과정에서라도 정당정치를 극도로 훼손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유령 선거인단을 골라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 모바일 투표 과정에서 우려되는 대리투표, 공개투표를 방지하고 다른 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회는 다음 총선과 대선부터는 당원이 중심에 서는 국민경선 방식이 정착되도록 정치관계법을 손질하기 바란다.
  • 불륜 조장 ‘유부카페’ 기승

    ‘유부들의 비밀 장소, 유부남을 사랑하는 모임, 유부녀도 여자다…’ 경찰이 성매매특별법 시행 3주년을 맞아 성매매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기혼 남녀들의 일탈을 알선하는 `유부카페´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겉으로는 결혼과 육아, 가족 등 건전한 정보 교류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혼 남녀들의 성적 일탈을 부추기고 있다. 11일 서울신문이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유명 사이트마다 ‘유부카페’가 수백개씩이나 되고, 회원 수도 수십∼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2500여명의 회원이 있는 A카페는 남녀 회원들로부터 개인 정보를 얻은 뒤 카페 내 활동 정도에 따라 상대방을 고를 수 있는 권한을 차등 부여해 회원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회원들을 상대로 ‘번개(예정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임)’나 ‘정모(정기모임)’ 등을 통해 만남을 주선하고 불륜 경험담 등을 올리도록 해 정보를 공유한다. B카페는 드라이브 코스나 숙박장소 등을 소개할 뿐 아니라 일부는 회원들에게 성인용품을 판매하거나, 대형 버스를 빌려 1박2일 일정의 ‘묻지마 관광’을 알선하고 있다.C카페는 기혼 남성과 미혼 여성 또는 기혼 여성과 미혼 남성 간 만남을 전문적으로 주선하기도 한다. 한 유부카페 운영자는 기자가 불법 사실에 대해 캐묻자 “결혼하면 아내로서, 엄마로서만 살아야 하는 한국 여성의 처지가 안타까워 카페를 개설했다.”면서 “카페를 통해 일탈을 체험하면 결국 스스로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고 변명했다.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 외도와 혼외정사 등을 미화해 다루다 보면 일반인들도 동화돼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된다.”면서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애인만들기’ 열풍은 사회 구성원들이 불륜을 ‘다른 사람도 다 하는 것’이라며 당연하게 여겨 나타난 결과로 이는 가족 붕괴로 이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경찰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카페가 수백개에 이를 정도로 금품을 매개로 한 집단 성행위 알선 실태가 심각하다.”면서 “적발된 피의자들 중 일부는 ‘성관계를 한 게 뭐가 잘못이냐.’며 당당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신당 주자 5인, 자성 없이 미래 없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어제 대선 예비경선을 끝내고 후보를 5명으로 압축했다. 짧은 시간에 대선 전열을 갖춰가는 정치력을 평가할 수 있지만 창당과 경선과정이 개운치 않다.5명의 주자들은 벌써 본경선 룰 다툼에 여념이 없다. 과거의 문제점을 반성하지 않고 계속 구태의연한 태도를 보인다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반(反) 한나라당이라는 점을 빼고는 구성원들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았다. 이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정책대결보다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비판하거나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집중 공격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선에서 선거인단을 크게 늘려잡음으로써 부작용이 나타났다. 조직을 동원하거나 묻지마 형태로 선거인단을 마구잡이로 끌어모으면서 유령 선거인단 논란을 빚었다. 실제로 이번 예비경선에서 1만명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의 무효응답률이 53%에 달했다. 과반이 무효인 상황에서 컷오프 기준을 정할 수 있느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당내 구성원이 복잡하고, 경선 과정이 엉성하다 보니 후보들은 경선 룰에만 집착하고 있다. 선두권을 형성한 손학규·정동영 후보는 본경선에서 여론조사 반영 여부를 놓고 사활을 건 대치에 들어갔다.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경선 룰이 승패를 가르는 최대요인이 되는 불안정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통합민주당 본경선은 선두권 2명과 친노(親盧) 3명이 각축을 벌이게 됐다. 손·정 두 후보는 그들의 과거 경력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친노 후보들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분명히 하고 국민 평가를 받기 바란다. 그리고 한나라당 후보 비판에 머물지 말고 차별화된 정책비전을 확실하게 밝힐 때 본경선의 흥행에 도움을 주고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번지나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번지나

    정윤재(43) 전 청와대 비서관의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한림토건 대표 김상진(42)씨의 ‘전방위 로비설’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김씨가 정상곤(53)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 1억원을 준 데 이어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에게도 거액의 현금이 든 돈가방을 전달했다가 되돌려 받은 사실이 5일 드러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질 조짐이다.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농후해지고 있다. ●檢, 재개발 승인 부산시로 수사확대 검찰은 그동안 금융권의 대출 특혜와 김씨의 비자금 추적에 주력했지만 앞으로의 수사방향은 부산 연산동 재개발사업 계획을 승인한 연제구와 부산시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구청장은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김씨가 일방적으로 놓고 간 돈가방을 돌려준 것이며, 아무런 청탁이 없었다.”고 관련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 6월30일 돈가방을 받았다가 7월2일 돌려줬다. 그러나 연제구는 김씨가 ㈜일건을 내세워 연산동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이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돈가방을 받기 하루 전인 6월29일 연제구청이 ㈜일건의 지구단위계획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냈다는 점에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의혹의 눈길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연제구는 ㈜일건이 제안한 지구단위계획안의 아파트 용적률(291.85%)에 근접한 285%를 상한선으로 제시했고, 층수도 당초안(37층)과 비슷한 35층을 적정선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시 등에는 로비 없었을까? 콘도를 짓기 위해 매입한 민락동 놀이공원 부지도 용도변경이 추진되고 있어 부산시, 수영구 등과 관련한 특혜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지역출신 한나라당 K의원을 사석에서 만난 뒤 500만원을 후원금으로 낸 사실도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자치단체장을 비롯, 전·현직 국회의원 3∼4명과 지방의원 2∼3명이 김씨 형제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 전 청장이 받은 1억원의 용처는? 검찰이 이번 사건을 푸는 단초는 관련자들간 검은 돈거래 확인 여부에 있다. 유착을 했더라도 ‘검은 돈’이 나오지 않으면 법 적용이 어렵다. 그래서 김씨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 전 청장의 용처 파악에 매달리고 있다. 정 전 청장의 ‘1억원의 행방’이 최대 관건이지만 찾기가 쉽지 않아 검찰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정 전 청장이 돈을 돌려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 전 청장이 김씨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해 정 전 비서관에게 건넸을 수 있고, 정 전 비서관에게 ‘뇌물’로 줬을 수도 있다. 정 전 비서관이 아니라면 자신의 거취 등과 관련해 인사권을 쥔 사람에게 ‘묻지마’식으로 돈을 건넸다는 추론도 가정해 볼 수 있다. 돈을 받은 이후 정 전 청장의 행보를 보면 자신이 챙겼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검찰은 정 전 청장이 입을 열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정 전 청장이 입을 굳게 다물더라도 정 전 청장과 김씨의 계좌 추적,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에 대한 수사를 통해 과거의 부적절한 자금거래 및 지원 등이 파악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과정에서 김씨 형제의 정치인에 대한 불법 자금 지원 등이 밝혀지면 정치권을 향한 전방위 수사로 확대된다. 부산지역 여야 의원들이 수사 확대에 몸을 사린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부산 이정규·서울 주병철 홍성규기자 jeong@seoul.co.kr
  • PB3人이 본 부자들의 재테크 ABC

    PB3人이 본 부자들의 재테크 ABC

    부자들을 상대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고액자산관리자(PB)들은 한결같이 부자는 부자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고들 입을 모은다. 그런 특징들을 보통 사람들이 따라 하면 돈을 불릴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부자들의 노하우 중 일반인들이 실행할 수 있는 ‘재테크 10계명’을 은행·증권·보험 등 각 영역에서 PB로 활동중인 사람들에게 들어봤다. ●뚜렷한 목표부터 김인응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팀장, 정환 굿모닝신한증권 PB지점장, 강용각 대한생명 대전FA(PB)센터장 등 세 사람이 한결같이 처음에 내세운 항목은 뚜렷하고 구체적인 재테크 목표다. 돈을 왜 모으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얼마를 모으겠다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목표를 세워야만 수입과 지출을 적당히 조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천억원대의 자산을 관리하는 모 증권사 PB도 “(부자)고객들을 보면 남들보다 일찍, 남들보다 구체적으로 ‘나이 얼마에 돈 얼마’하는 식의 목표를 가지고 있더라.”고 전했다. ●주식, 나아가 금융 전반에 대한 관심 세 사람 모두 주식시장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조건이 있다. 김 팀장이 주식은 간접 투자에 장기 투자로 하라고 조언했다. 강 센터장은 CMA계좌를 가질 것을 조언했다. 정 지점장은 적립식펀드를 추천했다. 또 주거래은행과 CMA계좌를 동시에 추천했다. 그는 “은행은 서비스 위주로 이용하고 돈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CMA계좌로 이동시켜 이자를 더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돈도 부지런해야 버는 셈이다.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현재의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넓혀진다. 정 지점장은 “금리, 주가, 환율 같은 경제지표에 대해 대충이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의 흐름을 모르면 ‘장(場)맹’”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경제상황 변화가 큰 경우에는 시장의 변화를 적절히 활용해야 하고, 변화를 아는 만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알아야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을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남들 한다고 따라 하는 ‘묻지마 투자’의 유혹에서도 안전할 수 있다. ●가족은 소중하게, 소비는 엄하게 세 사람 모두 가족에 대한 관심, 나아가 가족의 위험관리를 주문했다. 강 센터장은 “가족은 재테크의 목표이자 종착지”라면서 목표를 가족과 공유하고 목표달성에 참여시키라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가족에게 닥칠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라고 했다. 정 지점장이 추천하는 보장성 보험 가입이 그 답인 셈이다. 반면 소비에는 모두 엄격했다. 강 센터장과 정 지점장은 자신의 지출내역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어디서 씀씀이를 줄일 수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신용카드보다 직불카드를 쓰라고 충고했다. 불필요한 초과 지출도 막고, 이용금액에 대해 연말소득정산효과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 지점장은 “금융인의 관점에서 보면 10가지는 다 실행해야 하지만 일반인이 다 하기에는 다소 벅찬 감이 있는 만큼 최소한 5개는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 사람 중 두 사람 이상이 동시에 추천한 항목을 실천하는 것이 재테크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카드대란의 추억’ 되살아나나

    “K 이동통신사 회원이시죠?이번에 우수고객으로 선정되셔서 L카드를 발급해 드리려고 합니다.” “지금도 카드가 많은데요.” “L카드는 없으시잖아요. 이미 조회해 봤어요.” “제 신용정보를 확인하셨어요?” “…이동통신사 자체 신용정보를 확인했죠. 연체도 없고 신용상태도 좋으시던데요….” 직장인 이덕규(31)씨는 얼마 전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신용카드사가 아닌 모 이동통신사 직원이 제휴된 카드 발급을 강요했다. 기본적인 금융 신용정보 조회도 없었다. 더구나 L카드는 이용하고 있지 않아 정보제공 동의를 한 상태도 아니었다. 이씨는 “카드사들이 회원 늘리기에 급급하면서 카드대란 이전의 길거리 ‘묻지마 발급’을 재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업계와 은행계 카드사의 카드 영업전이 불붙으면서 카드사들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휴사를 통한 영업뿐 아니라 하청 업체 직원에게 떠넘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전통적인 ‘사무실 판촉’도 부활했다.●제휴사 신용정보로 카드 영업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카드 판촉기법은 제휴사를 통한 마케팅.H카드 등은 계열사 인터넷 쇼핑몰 고객을 대상으로 전화 판촉을 하고 있다.‘우리 쇼핑몰을 이용했으니 쇼핑몰과 연계된 카드를 새로 발급받으라.’는 식이다. 이는 형식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 모든 고객들이 인터넷 쇼핑몰이나 이동통신 등을 이용할 때 ‘제휴사의 마케팅 활동에 개인 정보가 이용될 수 있다.’는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의하지 않은 내용도 판촉에 활용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직원이 아니더라도 카드사와 제휴한 업체 직원 역시 카드 판촉에 나설 수 있다.”면서 “고객 정보도 고객의 동의 하에 활용되고 있다.”고 해명했다.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제휴사 고객 정보를 무분별하게 카드 판촉에 활용하는 것은 엄연히 단속 대상이고, 더구나 제휴사 자체 신용정보만을 갖고 카드 발급을 해 주는 것은 부실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하청업체 직원도 카드모집 나서 시중은행에서 은행 직원들에게 신용카드 유치를 맡기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협력 업체 직원들에게도 카드 유치 할당량이 내려간다. 모 은행 전산 유지 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직원 한 명당 10장의 카드 판촉이 내려와 주말마다 친구와 친지 등에게 전화를 돌렸다.”면서 “하청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에 은행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밖에 카드 모집인들이 일반 사무실을 돌며 카드 영업을 하는 ‘사무실 판촉’이나 모델하우스 안에서 카드 신청을 받는 ‘모델하우스 판촉’ 역시 최근 다시 부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이자수익을 중시하는 은행계와 덩치를 더욱 키우려는 전업계 사이에서 ‘땅따먹기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신종 마케팅 기법들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업계 건전성 유지라는 면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CEO칼럼] 쩐(錢)이 일하는 사회/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CEO칼럼] 쩐(錢)이 일하는 사회/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우리 사회 전반에 언젠가부터 유동성이라는 단어의 쓰임이 많아지고 있다. 유동성이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자금이 시중에 많이 대기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동안 전국을 들끓게 했던 부동산 열풍이나 주가 2000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힘도 유동성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높다. 시중의 풍부한 돈이 투자처를 찾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돈 될 만한 곳이면 너 나 할 것 없이 한쪽으로 모이는 진풍경, 일명 쏠림현상이 연출되면서 최근에는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술품 경매 시장까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우리 경제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꼽히는 요즘이다. 글로벌 유동성과 저금리, 국경 없는 자본 등은 사람이 아니라 자본이 일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진시키고 있다.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들이 저축보다는 투자를 선호하고, 재테크 강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또와도 같은 아파트 청약 당첨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일명 ‘쩐’이 일하는 사회로의 진행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평균수명은 늘고 직장 안정성은 떨어지고 더구나 순수한 근로를 통해 서울에 집 한 채를 사는 데 20년 가까이 걸릴 정도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처럼 ‘쩐’을 통한 자산 축적 방법에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쩐’이 근로를 대체하는 시대가 좋기만 한 걸까.‘쩐’이 일하는 사회는 ‘쩐’을 가진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고 있다. 우리 사회의 소득 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최근 몇년 새 꾸준히 오른 게 이를 방증한다. 이러한 ‘쩐’의 집중화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근로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나만 소외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키워 묻지마 투자, 심지어는 로또나 경마 등 일명 대박 산업을 통한 한탕주의 풍조를 낳을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해야 하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순수한 근로의 가치를 등한시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다 이른 시간안에 어떻게든 ‘쩐’을 모으는 데 혈안이 되어선 곤란하다. 근로의 가치가 묻어나지 않는 ‘쩐’은 부자가 아닌 꼴사나운 졸부만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는 단순히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쩐’을 버는 행위가 아니다. 근로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갖게 하고 그 구성원들과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등 온전한 인간으로 성숙하게 하는 중요한 삶의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로 근로의 의무를 정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근로가 아닌 ‘쩐’이 일하는 사회는 그만큼 사회적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근로는 ‘쩐’을 만들어 내는 활동이지만 ‘쩐’은 더 큰 ‘쩐’을 만들 수도, 하나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다. 버블 위험이 늘 존재하는 것이다. 부동산으로, 증시로 ‘쩐’을 벌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흔들리지 않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쩐’을 벌었다는 소수 뒤에는 언제나 ‘쩐’을 잃은 다수가 존재하는 제로섬의 원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근로를 통해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졸부가 아닌 진정한 부자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건강한 우리 사회를 기대해 본다. 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 [열린세상] ‘경제 대통령 元祖’ 경쟁/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열린세상] ‘경제 대통령 元祖’ 경쟁/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2007년 대선은 ‘경제 대선´이 될 것 같다. 그동안 대선이 정치적 주제로 승패가 좌우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과거 대선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발휘한 것은 물론 지역주의였다. 지역간 대결 양상은, 선거 결과만 보면 여전하지만 이제 대선 흐름의 핵심 이슈라 하기는 어렵다. 때 되면 나타나던 사상검증도 일찌감치 시큰둥해졌고,‘X파일’이라고 불리는 도덕성 시비에 대해서도 예전만큼 관심이 없는 듯하다. 또 북핵 실험이 터져도 놀라지 않고,6자 회담이 재개되어도 별 관심이 없을 정도로 대북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의 중점 국정운영 분야를 물으면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은 바로 ‘경제’다. 남북문제, 정치개혁, 비리척결 등 나머지 모든 분야를 합쳐도 경제에 대한 국민 관심의 절반을 넘지 못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2007년 대선주자들은 너도나도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다.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는 일찌감치 ‘추진력’을 앞세워 고도성장 시절의 추억을 대중에게 상기시키며 사상 초유의 높은 지지도를 보여줬다. 또 지지도 2위를 달리는 박근혜 같은당 경선 후보는 경제 대통령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차이 나는 3위지만 범여권 유력 주자가 된 손학규 전 지사도 ‘진짜 경제 대통령’을 주장하며 원조경쟁에 가세했다. ‘경제 대통령 신드롬’이라고도 불릴 만한 이 경제에 대한 목마름은 고도성장의 금단현상,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심해진 양극화에 따른 불안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그동안 불안을 부채질하는 듯한 노무현 대통령의 거침 없는 행보도 ‘열심히 일만 하면 걱정 없이 잘 산다.’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대중의 욕망을 부추겼다고 본다. 문제는 지금 대중적 차원에서 나타나는 ‘오로지 경제(only economy)’ 현상은 ‘묻지마 성장론’으로 압축되는 외눈박이 경제관인 동시에, 공동체가 지켜나가야 할 또 다른 중요 가치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제러미 리프킨이 저서 ‘유러피언 드림’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을 주장하며 언급한 ‘공동체의 이상과 삶의 질, 무자비한 노력 대신 온전함을 느낄 수 있는 심오한 놀이(deep play)를 지향하는 새로운 공동체적 가치’ 등은 우리 사회에서 대안으로 끼어들 여지가 없어 보인다. 앞서도 언급한 대선주자에 대한 도덕성 시비라든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방관적 태도,‘시사저널’ 사태에도 관심 없지만 기자실 폐쇄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현상은 모두 같은 것일 수 있다. 다시 말해 돈 얘기만이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 국민이 유일하게 잘사는 방법으로 여기는 ‘성장 중심주의’ 말고 다른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는 대선주자는 없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성장 중심 가치를 지향하는 한나라당은 그렇다 치고, 대안적 사회경제 패러다임을 내놓고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해야 할 범여권 진영은 감동 없는 ‘대통합신당’ 만들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 대안은커녕 논쟁조차 하지 않는 것은 그런 점에서 크게 잘못되었다. 국민이 범여권 대선주자와 대통합에 냉담한 것은 그들에게 한나라당 후보들이 내놓는 ‘성장의 추억’을 대체할 만한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들에게 별다른 해법이 없다면 국민이 과거에 맛본 확실한 대안, 즉 ‘묻지마 성장’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초의 ‘경제 대선’이라는 이번 대선에서 차별화된 대안 없이 경제 대통령 ‘원조’ 경쟁에 너도나도 줄 서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 [염주영 칼럼] 주식시장의 레밍스 증후군/논설실장

    [염주영 칼럼] 주식시장의 레밍스 증후군/논설실장

    주식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마구 내달리고 있다. 코스피지수 2000을 넘나들며 과속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마침내 정부가 이례적으로 경보를 발령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주식투자자들에게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증권사들도 빚내서 주식 사는 외상투자를 억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장은 막무가내다. 주가폭등에 고무된 투자자들은 곳곳에서 위기경보가 울려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주가는 지난해 평균 50%가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이미 40% 가까이 올랐다. 시장분석가들은 이같은 주가 폭등이 세계적인 현상이며,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을 믿어도 될까. 그러기에는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올랐고, 투자자들의 행태도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필자가 만나본 어느 전문가는 “현재의 주식시장은 전문가의 영역을 한참 벗어났다.”고 말했다. 지금의 주가폭등을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망을 포기했다고 한다. 연말 지수 전망치를 내놓기가 무섭게 조기 돌파되고, 그럴 때마다 황급히 전망치를 올려 발표하지만 전문가 체면에 매번 그러기도 쑥스럽다고 했다. 주가가 계속 오르기만 할 수는 없다. 오르면 떨어지게 돼 있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그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머지않아 닥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은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있는 재산 다 털어 주식시장으로 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다음의 상투 얘기를 필독하기 바란다. 주식시장은 누가 상투를 잡느냐의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누군가가 상투를 잡으면 부풀 대로 부풀어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커다란 풍선을 슬그머니 떠넘긴다. 그런 다음 꾼들은 하나 둘 주식시장을 떠난다. 시장에는 상투 잡은 사람들만 남는다. 풍선이 터진다. 상투 잡은 사람들은 그제서야 ‘아차!’ 하지만 때는 늦었다. 발을 빼려 해도 뺄 수가 없다.‘은행이자보다야 낫겠지.’ 하고 시작한 주식투자가 ‘원금이라도 건져야지.’라는 처절한 싸움으로 바뀐다. 초조할수록 무리한 투자를 감행한다. 통장은 점차 깡통으로 바뀐다. 주식시장은 더욱 나빠지고 힘을 쓰면 쓸수록 족쇄가 조여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것은 일종의 가상현실이다. 그러나 주가 폭등의 뒤끝은 언제나 이렇게 귀결됐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우리는 주식투자로 떼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나도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그 성공 스토리의 이면에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 어린 실패와 좌절이 있다는 점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상투 잡은 사람들의 비극은 되풀이된다.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는 레밍(lemming)이라는 이름을 가진 들쥐들이 산다. 이들은 3∼4년마다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불어나 떼를 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이동할 때는 직선의 질주를 계속하는데, 앞에 절벽이나 바다가 나타나도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수천마리의 들쥐들이 절벽 위에서 바다를 향해 줄지어 투신자살하는 이상행동을 감행한다. 이들이 절벽 앞에 다다랐을 때 왜 멈추지 않는지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브레이크 없는 질주와, 여기에 동참하려는 ‘묻지마 투자’의 행렬을 보면 레밍스 증후군이 떠오른다. 기우일까.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국 ‘新성장 동력 찾기’ 다시 시작된다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국 ‘新성장 동력 찾기’ 다시 시작된다

    우리는 앞으로 무얼 해서 먹고살 것인가? 지난 40년간 섬유와 건설, 자동차와 반도체 등이 견인해 온 대한민국 경제는 이제 또 다른 출발점에 섰다. 주변국에 쫓기는 ‘샌드위치’ 위기 속에 경제성장 둔화, 세계 최저 출산율, 고령화 급진전 등으로 약화된 성장잠재력을 다시 북돋워야 할 시점이다. 당장 ‘먹고 살 거리’보다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우주항공기술(ST)에 이르기까지 10∼20년 뒤 열매를 거둬들일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 ●소득 3만달러시대,IT·BT에 달렸다 우리나라가 1인당 소득 3만달러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식기반 경제의 뒷받침이 핵심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IT와 BT산업이 관건이다. 조영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은 “IT와 BT 분야의 부가가치는 기초 및 원천기술에 의해 창출된다.”면서 “지적재산권을 선점함으로써 기술이전과 로열티 수입 등 지속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IT 강국’이라지만 소프트웨어는 취약하다.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 외국기업이 휩쓸고 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자동차·전투기·의료기기 등의 기기에 소프트웨어가 내장되기 때문이다. 산업시대의 ‘볼트와 너트’같은 핵심 역할을 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석호익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단품의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솔루션과 함께 기기에 내장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BT 역시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국내 바이오 산업은 걸음마 단계이다. 국내 매출 및 수출이 2005년 기준 2조 7714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2020년쯤 생명공학의 산업적 활용이 경제를 주도하는 ‘바이오경제’시대가 올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망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노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생명공학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BT분야는 특히 섬세함과 함께 인내와 끈기가 요구된다. 조성찬 과학기술부 원천기술개발과장은 “BT분야는 한국인의 적성과 정서에 맞고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 실정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유전체·생체네트워크·뇌인지 등과 함께 생체정보분석·합성생물학 등 신생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에는 BT에 IT와 나노기술(NT)이 접목되는 융합산업이 대두되고 있다. 융합기술(FT)이다. 따라서 신산업을 창출하고, 실용화하는 데 정부가 힘을 모아줘야 한다. ●미래를 찾아 우주로 간다 우주개발은 미래를 준비하는 신성장동력의 중추이자 ‘블루오션’이다. 정부는 2017년부터 본격적인 행성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우주기술은 방송통신·위성항법시스템 등 미래 산업와 국가안보를 이끌 첨단기술의 집합체다. 거대 자본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올랐다. 인공위성 가격은 자동차의 200∼300배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미 미국·러시아 등 세계 각국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우주기술 개발 경쟁에 매진하고 있다.‘우주 선진국’들은 위성과 로켓 개발 단계를 지나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활용한 달·행성탐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우주기술 수준은 이제 막 도약하는 단계다. 초보단계의 소규모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를 띄운 것이 1992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기술 수준은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에 뒤처진 ‘중간 그룹’에 속한다. 최근 해상도 1m급의 ‘아리랑2호’를 발사하는 등 소형 인공위성 분야는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지만, 로켓으로 부르는 발사체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우주개발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정부는 2016년까지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해 독자기술로 행성탐사 등 본격적인 우주탐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하는 ‘달 기지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2012년까지는 통신해양기상위성과 열탐지가 가능한 총 9기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내년엔 전남 고흥의 우주센터가 완공되고 국내 최초의 위성발사체인 KSLV-1(한국우주발사체)이 쏘아 올려진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유인 우주기술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낳을 헬륨 등 달 표면 자원 개발, 무중력·초진공 우주환경을 활용한 반도체, 신약 개발 등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유인 우주선 개발을 위한 투자와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년 뒤 한국 먹여살릴 과학기술 투자·지원 필요 정부는 미래 신기술 창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까지 기초연구 중 개인 연구 지원 비중을 60%까지 늘리는 등 연구·개발(R&D) 지원의 효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지원은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연구개발비는 지난해보다 9.6% 증가한 9조 7600억원이 책정됐다. 정부는 2000년 이후 해마다 평균 10% 이상씩 투자를 늘려왔다. 기초과학에 지원하는 예산비중도 2003년 19.4%에서 올해 25.3%로 크게 늘었다.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로 국가적 R&D 집중도는 선진국 수준에 버금간다.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규모는 우리나라가 2.99%로 미국(2.6%), 일본(3.2%), 독일(2.5%) 등과 엇비슷하다. 국가 총 R&D 투자규모도 세계 8위권 수준이다. 그러나 지원은 특정 분야에 편중되고 있다. 이에 기초과학분야 연구가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이공계 기피 현상 등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20년 뒤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새로운 과학기술 창출 분야에 지원을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그렇다고 황우석 사태 같이 ‘묻지마식’ 지원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연구비 지원이 21세기 프론티어연구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에 치우치지 않아야 수학·물리·화학 등 기초분야 연구자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시작하려는 젊은 연구자들이 정작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기철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코스피 2000시대 맞을 준비 돼 있나

    주식시장이 연일 뜨겁다. 최근 보름새 코스피지수가 200포인트나 급등했다. 그런데도 뭉칫돈의 유입은 그칠 줄 모른다. 증시가 침체한 것보다야 낫겠지만, 올라도 너무 오르니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날만 새면 증시에 신기록이 쏟아지는 판이니 너도나도 돈을 싸들고 ‘묻지마’ 투자대열에 끼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가 잘못되면 피해자가 속출할 텐데, 지금은 대책을 세울 틈도, 시장을 제어할 방도도 없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현재의 증시는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전국 곳곳에서는 지금 할아버지·농민·주부·학생 가릴 것 없이 주식투자 광풍에 휩쓸렸다는 소식이다. 증권사에 억대의 토지보상금을 들고 와서 “아무거나 사달라.”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주택전세금을 빼거나 은행빚을 얻어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자기 책임 아래 하는 투자라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현재의 증시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나 이론을 무색하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한다. 정보력 약한 개인투자자들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듯 부나비처럼 뛰어드니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경기 회복세에다 기업의 실적 향상, 넘치는 유동자금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지만, 일부의 무분별한 투자행태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기업의 건전한 자금조달시장이어야 할 증시를 투기장으로 변질시킬 수야 없지 않은가. 증권사 사장단이 오늘 과열증시를 진정시키기 위해 모임을 갖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일 것이다. 증권사들은 수익 욕심을 버리고 고객에 대한 창구지도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증권당국도 증시가 코스피 2000시대를 맞기 위한 건전성·투명성·안정성을 확보했는지 제대로 살피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옴부즈맨 칼럼] 평창의 실패와 언론보도의 교훈/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평창의 겨울올림픽 개최 도전이 또다시 좌절됐다. 평창의 좌절은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많은 언론의 표현처럼 평창의 도전과 노력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중복 및 과잉 투자의 문제는 우리가 깊이 고민할 주제이다. 대다수 언론들이 평창의 유치노력을 위로하는 기사를 채운 날, 서울신문은 “지자체들 국제행사 ‘마구잡이’ 유치경쟁”(1면) “평창 알펜시아 ‘묻지마 투자’ 뒤탈 우려”(사회면)라는 기사를 통해 유치실패의 후폭풍을 다루고 있다. 서울신문의 이날 기사는 뒤늦은 감은 있지만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여겨진다. 특히,1면 톱을 장식한 국제행사 유치경쟁 기사는 다른 언론사보다 한발 앞선 기사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시의성도 높았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 홍보전략과 국제행사 유치를 연계짓는 방식 역시 적절했다. 국가적 이익으로 치장되는 국제행사 유치에 대해 대다수 언론은 비판을 금기시해 왔다. 서울신문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가드 도그(guard dog)’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언론은 국내이슈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른 관점에서 ‘감시견(watch dog)’ 역할을 수행하지만, 국제간 분쟁이나 국가이익이 걸린 이슈에 대해서는 언론사의 이념을 떠나 공통되게 국가이익을 보호하는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다. 올림픽 같은 국제행사 역시 국가이익이라는 대의명분이 지배하기에 유치명분에 대해 다른 견해를 찾기는 어렵다. 둘째는 경제적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국제행사 유치에 막대한 홍보비용이 투입되고 그 중 일부는 언론사에 직·간접적 광고비로 지불된다. 대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하는 국제행사는 언론사 입장에서 반가워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평창이 도전한 2014년만 하더라도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대구에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가 확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어느 언론사도 중복 개최 문제를 다루고 있지 않다. 행사유치 주체가 제공하는 유치효과를 경제적 수치로 나열하는 보도는 있어도 이것이 초래할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다. 서울신문의 이번 보도도 몇 가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첫째는 국제행사 유치경쟁과 관련한 기사의 주된 정보원이 익명의 시민단체로 되어 있다. 게다가 인천연대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된 단체의 담당자나 전문가의 인용도 없었다. 뉴스 선정은 좋았지만 발품을 판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둘째, 지방선거와의 관련성만 부각시킨 반면 국제행사 유치와 관련된 비용문제가 제대로 분석되어 있지 않다. 중앙정부 지원예산은 물론, 지자체 예산, 지자체 출자회사의 투자금액, 행사와 관련한 사회인프라 구축의 타당성 등에 이르기까지 기사가 주장하는 바의 논증근거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셋째, 국제행사 유치의 문제점을 보다 세분화해서 정의내릴 필요가 있다. 내부효과로서 국가예산의 차원, 사업효과의 검증, 외부효과로서 부동산 투기, 알펜시아와 같은 지자체 투자기관의 과다 차입경영 등의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할 요소들이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신문의 이번 보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보도가 이제 시작이며 문제제기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 주제는 행정보도에 강점이 있는 서울신문이 밀도있게 탐사보도를 수행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들이 벌이고 있는 국내외 행사 유치의 타당성을 데이터에 근거해서 추적하는 작업은 국민의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지 않도록 감시하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와 관련한 서울신문의 후속작업을 기대해 본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평창 알펜시아 ‘묻지마 투자’ 뒤탈 우려

    평창 알펜시아 ‘묻지마 투자’ 뒤탈 우려

    강원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 사업이 강원도의 겨울올림픽 유치 실패로 사업 부실의 ‘핵(核)’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말이 무성하고, 의혹도 하나씩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분양을 마치겠다는 알펜시아내 ‘골프 빌라’ 분양률은 극히 저조한 상황이다. 알펜시아리조트는 2014겨울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경기와 관련한 핵심 시설로 활용하기로 계획됐던 사계절 종합휴양시설이다. 강원도 산하의 강원도개발공사가 주도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 6일 강원도·의회와 강원도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알펜시아리조트는 1조 4000억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2004년 6월부터 사업을 추진해 왔다. 내년말 완공 목표다. 하지만 사업 시행자인 도개발공사가 지난달 끝마치기로 한 골프 빌라 분양률은 이날 현재 지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빌라는 한 채당 분양가가 최저 17억원에서 44억원에 이르러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값비싼 프리미엄급 빌라다. 도개발공사는 컨셉트를 고품격 빌라촌으로 정해 국내의 최상위 계층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분양에 나서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개발공사의 당초 계획은 총 400가구 가운데 270가구(70%)를 지난달 말까지 분양해 투자금 5800억원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골프 빌라의 분양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사채 발행 등으로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도개발공사는 재정 압박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도개발공사는 초기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해 확보한 공사채만 3900억원에 이른다. 한해 이자만 18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강원도의회는 지난 5월 행정사무감사에서 골프 빌라 분양률 공개를 요구했지만 도개발공사가 공개를 거부하면서 말썽을 빚었다. 도의원들은 “분양가가 최저 17억원에서 44억원으로 3.3㎡당 2000만원에 분양하는 알펜시아가 목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분양률을 공개하라.”고 강도 높게 요구했다. 하지만 박세훈 도개발공사사장은 “적절한 기회에 공개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알펜시아의 조성 사업비가 해마다 증가한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사업 초기 1조 1400억원으로 책정했던 사업비는 지난해말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1조 2699억원으로 늘었다. 올 들어 의회에 보고한 자료에서도 1조 4000억원으로 사업비가 증가했다. 사업 전망이 불확실해지자 박 사장의 자질론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박 사장은 강원도지사 비서실장, 강원발전연구원을 지내 수조원대의 사업을 맡길 정도의 경영자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알펜시아 사업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본부장급도 벌써 몇명째 사표를 내 그 이유를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알펜시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지 보상가 문제를 놓고 토지 소유자들이 중앙토지수용위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말썽을 빚었다. 토지 소유자들은 “올초 올림픽 실사에 맞춰 공사를 진척시키기 위해 원칙 없는 보상비로 물의를 빚어 아직까지 앙금이 남아 있다.”고 원망했다. 심재영 강원도의원은 “이제는 알펜시아 사업 추진을 투명하게 밝힐 때”라며 “이른 시일 내에 설계 변경 등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한곳서 3~4개 추진 국가도 주민도 ‘피멍’

    한곳서 3~4개 추진 국가도 주민도 ‘피멍’

    최근 몇년간 일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묻지마식’의 국제행사 유치 경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광역 지자체들은 사업 효율성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앞다퉈 국제행사를 유치하거나 계획하고 있어 세금 낭비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행사 유치는 선거용? 6일 시민단체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각종 국제행사 유치를 단체장의 차기 선거용 실적 쌓기는 물론 도시기반시설 확충 등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젯밥에만 눈이 어두워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추진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북도는 2013년 여름유니버시아드 유치에 나섰다가 중도 포기한 뒤 2014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2015년 겨울아시안게임,2017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수엑스포’ 유치를 자신하고 있는 전남도는 2013년 여름유니버시아드에도 도전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안 하면 팔불출” 제주도는 그동안 눈독을 들여온 20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유치가 무산되자 2017년 대회에 다시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이어 2012년에는 국제곤충학회,2013년엔 세계에너지총회, 세계식물병리학회 등 크고 작은 국제행사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문어발식’으로 국제행사 유치를 시도하고 있어 이 대열에 끼지 못하면 ‘팔불출’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같은 현상은 국제적인 행사나 시설을 유치하면 정부의 재정지원뿐만 아니라 생산·고용효과 유발,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 등 각종 파급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자체 간 출혈경쟁은 물론 정치적 요인이 개입되는 등 부정적 측면이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 세계태권도공원은 강화, 춘천, 경주, 무주 등 10여개 지자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무주로 결정됐으나 이 과정에서 상호간 네거티브 공세와 정치권 개입설 등으로 사후에 심각한 후유증이 빚어졌다.전국종합 인천 김학준기자 자의든 타의든 중도에 포기했을 경우 행정력과 예산 낭비, 준비위원회에 투입된 인력문제 등 적지 않은 문제가 드러난다. 국제행사 유치는 지자체와 정부간에 입장 조율이 있어야 함에도 지자체가 일단 일을 저지른(?) 뒤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사례도 다반사다. 인천이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쁜 영향을 우려하는 정부의 승인 없이 아시안게임 유치에 뛰어든 뒤 뒤늦게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이 한 예다. 따라서 정부가 사전에 국제행사의 중요도와 파급 효과, 우선순위 등을 따져 적극적으로 교통정리를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막상 국제행사 유치에 성공해도 재원 마련 등에 고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가 일정 비율을 지원해준다 하더라도 결국 뼈대가 되는 재원 마련은 지자체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인천은 용역 결과 40개의 경기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자 난감해하고 있다. 인천에서 당장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시설은 5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최소한 4조원을 들여 경기장을 지어야 하나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사후 활용 문제도 간단치 않다. 월드컵 때 지은 문학종합경기장조차도 활용도가 낮아 매년 20억여원의 적자를 보는 실정이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사무처장은 “무리를 해서라도 유치만 하면 정부가 어쩔 수 없이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재정지원 등을 해줄 수밖에 없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kimhj@seoul.co.kr
  • 지자체들 국제행사 ‘마구잡이’ 유치경쟁

    지자체들 국제행사 ‘마구잡이’ 유치경쟁

    최근 몇년간 일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묻지마식’의 국제행사 유치 경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광역 지자체들은 사업 수행 능력을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앞다퉈 국제행사를 유치하거나 계획하고 있어 국민의 혈세 낭비 우려 등 갖가지 부작용과 후유증을 낳고 있다. ●국제행사 유치는 선거용 실적? 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인천아시안게임 유치 이후 각종 국제행사 유치를 단체장의 차기 선거용 실적 쌓기는 물론 도시기반시설 확충 등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젯밥에만 눈이 어두워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추진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북도는 201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에 나섰다가 중도 포기한 뒤 2014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2015년 동계아시안게임,2017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수엑스포’ 유치를 자신하고 있는 전남도는 2013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도 도전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경남도는 내년 10월 창원에서 람사총회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환경수도’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환경 관련 각종 국제회의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기로 했다. ●안하면 팔불출 말까지 제주도는 그동안 눈독을 들여온 20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유치가 무산되자 2017년 대회에 다시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이어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2012년 국제곤충학회,2013 세계식물병리학회 등 크고 작은 국제행사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문어발식’으로 국제행사 유치를 시도하고 있어 이 대열에 끼지 못하면 ‘팔불출’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같은 현상은 국제적인 행사나 시설을 유치하면 정부의 재정지원 아래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고용효과 유발,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 등 각종 파급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패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 하지만 지자체 간 출혈경쟁은 물론 정치적 요인이 개입되는 등 부정적 측면이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 세계태권도공원은 강화, 춘천, 경주, 무주 등 10여개 지자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무주로 결정됐으나 이 과정에서 상호간 네거티브 공세와 정치권 개입설 등으로 사후에 심각한 후유증이 빚어졌다. 자의든 타의든 중도에 포기했을 경우 행정력과 예산 낭비, 준비위원회에 투입된 인력문제 등 적지 않은 문제가 드러난다. 국제행사 유치는 지자체와 정부간에 입장 조율이 있어야 함에도 지자체가 일단 일을 저지른(?) 뒤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사례도 다반사다. 인천이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쁜 영향을 우려하는 정부의 승인 없이 아시안게임 유치에 뛰어든 뒤 뒤늦게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이 한 예다. 따라서 정부가 사전에 국제행사의 중요도와 파급 효과, 우선순위 등을 따져 적극적으로 교통정리를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막상 국제행사 유치에 성공해도 재원 마련 등에 고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가 일정 비율을 지원해준다 하더라도 결국 뼈대가 되는 재원 마련은 지자체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인천은 용역 결과 40개의 경기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자 난감해하고 있다. 인천에서 당장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시설은 5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최소한 4조원을 들여 경기장을 지어야 하나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사후 활용 문제도 간단치 않다. 월드컵 때 지은 문학종합경기장조차도 활용도가 낮아 매년 20억여원의 적자를 보는 실정이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사무처장은 “무리를 해서라도 유치만 하면 정부가 어쩔 수 없이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재정지원 등을 해줄 수밖에 없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국종합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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